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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로서 15년만에 미국 방문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쿠바 관영 통신사 프렌사 라티나는 쿠바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25일 보도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이 2000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한 것이 쿠바 지도자로서는 마지막이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주말에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8일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몇 시간 뒤에 연설하는 것으로 순서가 정해졌다. 그는 형이기도 한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 정부를 수립한 1959년 휴스턴을 잠깐 다녀간 것이 개인적으로 마지막 미국 방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이번 연설에서 미국이 1962년부터 쿠바에 취하는 경제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진정한 국교 정상화를 위한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피델 카스트로는 1960년 유엔총회에 처음 참석해 269분간에 걸친 인상적인 연설을 한 바 있다. 쿠바 경제 봉쇄 해제 결의안이 이번 총회에서도 상정된 가운데 최근 쿠바와 외교 관계를 복원한 미국이 표결 시 ‘반대’가 아닌 ‘기권’을 을 하거나 찬성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유엔총회는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 해제 결의안을 1991년부터 23회 연속 채택해왔다.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과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 등 뿐이다. 결의안 표결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이 연설하기 하루 전인 27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브로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지난주 쿠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경제 봉쇄에 따른 쿠바의 피해 규모가 8330억 달러(약 994조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현재 쿠바 인구의 77%가 경제 봉쇄 기간에 태어났다”며 “재산적인 손실과 인권 피해는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산하 라틴아메리카·카리브경제위원회(EALCA)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제 봉쇄에 따른 쿠바의 피해 규모가 1170억 달러(약 139조6000억 원)라고 밝혀 쿠바 측 산정과는 차이를 보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특파원 칼럼] 교황, 시진핑, 반기문과 북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교황, 시진핑, 반기문과 북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최근 몇 주간 이분들 때문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생애 처음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처음 국빈 방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유엔 70주년을 맞아 70차 총회를 개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교황이 방미에 앞서 지난 19일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는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추진 막후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교황에게 카스트로 의장은 깊은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교황은 “정치 지도자들이 전 세계를 위한 화해의 모범으로서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교황과 카스트로 의장이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눌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교황은 쿠바에서 워싱턴DC로 가는 비행기에서 “원래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합의로 쿠바에 가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교황이 열흘간 쿠바·미국 방문에서 일관되게 전달한 화두는 빈곤과 종교의 자유 문제였습니다. 검소하고 겸손한 교황이 가난한 자와 병자, 노숙자 등을 돌아봐야 한다고 일갈할 때마다 기자의 머릿속에는 북한이 떠올랐습니다. 독재자의 핍박을 받는 북한 주민들은 과연 교황의 메시지를 접할 수나 있을까요. 가톨릭계에 따르면 북한에도 가톨릭 신자가 적어도 1만명은 된다고 합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핵·미사일 개발에 여념이 없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교황과 쿠바, 미국 간 벌어지는 역사적 변화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시 주석의 첫 국빈 방미는 주요2개국(G2)이 얼마나 할 얘기가 많은지 다시 한번 실감케 했습니다. 양국 간 첨예하게 대립해 온 사이버안보·남중국해·인권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 보였지만, 미·중은 정상회담 전후로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북핵 문제는 기후변화, 이란 핵합의 등과 함께 미·중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그리 많지 않은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의 지주”라며 중국의 더 큰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시 주석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여섯 차례나 만났지만, 김정은과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김정은 대신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 구석 자리를 지켰습니다. 지난 15일 개막한 70차 유엔총회에서 반 총장은 교황을 비롯, 160여개국에서 온 지도자들과 바쁘게 만나고 있습니다. 28일부터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 주석, 카스트로 의장 등이 총출동해 기조연설을 합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10월 1일 기조연설을 하는데, 정상급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 대통령’ 교황과 북한의 ‘혈맹 대통령’ 시 주석, ‘세계 대통령’ 반 총장에게 요청합니다. 이제는 북한을 돌아봐 주길 바랍니다. 쿠바는 개방의 길을 선택했고, 이란은 핵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까지는 교황이 있었고, 미·중 정상의 협력이 있었고, 유엔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남북 관계 진전에 맞춰 세계 유력 지도자들이 김정은을 만나 북한 주민들의 나은 삶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 주길 앙망합니다. chaplin7@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마신 ‘물 ‘슬쩍 훔친 美의원 화제

    프란치스코 교황 마신 ‘물 ‘슬쩍 훔친 美의원 화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방문해 미 의회에서 역사적인 합동연설을 하는 동안 마신 물이 담긴 컵을 한 의원이 슬쩍 훔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밥 브래디(민주당,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이다. 그는 지난 24일 교황이 의회 의사당에서 합동연설을 한 직후, 어수선한 틈을 타 재빠르게 연단에 있던 교황이 연설 도중 마신 물이 담긴 컵을 훔쳤다. 브래디 의원은 자신이 훔친 컵을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와 아내와 함께 마시는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그의 절도(?) 행각은 드러나고 말았다. 그는 "교황께서 만지신 물건은 모두 축복받은 것"이라면서 자신의 이러한 행동을 정당화했다. 그런데 브래디의 이러한 절도(?)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첫 취임식을 거행하고 취임 연설을 할 당시 연단에 놓여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한 물컵도 슬쩍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브래디는 이에 관해 "희귀 동전이나 유명 야구 선수의 홈런볼 수집처럼 중요한 행사에 사용된 물건을 모으는 것이 자신의 취미지만, 당시 정치인 오바마가 마시고 남은 물은 마시지 않고 컵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디는 "교황이 마신 물은 영적인 축복을 주는 것으로 기쁜 마음으로 주위 사람과 함께 나눠 마셨다"며"오바마의 컵과는 비교도 안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번 컵 절도에 관해서도 미 의회 측에 보상할 의사를 피력하며 수표를 송부했으나, 담당자들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황당해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교황이 마신 물컵을 슬쩍해 자신과 아내가 마시고 있는 브래디 의원의 모습 (브래디 의원 제공 사진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프란치스코 교황 물 마신 ‘컵’ 슬쩍 훔친 美의원 화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방문해 미 의회에서 역사적인 합동연설을 하는 동안 마신 물이 담긴 컵을 한 의원이 슬쩍 훔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밥 브래디(민주당,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이다. 그는 지난 24일 교황이 의회 의사당에서 합동연설을 한 직후, 어수선한 틈을 타 재빠르게 연단에 있던 교황이 연설 도중 마신 물이 담긴 컵을 훔쳤다. 브래디 의원은 자신이 훔친 컵을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와 아내와 함께 마시는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그의 절도(?) 행각은 드러나고 말았다. 그는 "교황께서 만지신 물건은 모두 축복받은 것"이라면서 자신의 이러한 행동을 정당화했다. 그런데 브래디의 이러한 절도(?)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첫 취임식을 거행하고 취임 연설을 할 당시 연단에 놓여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한 물컵도 슬쩍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브래디는 이에 관해 "희귀 동전이나 유명 야구 선수의 홈런볼 수집처럼 중요한 행사에 사용된 물건을 모으는 것이 자신의 취미지만, 당시 정치인 오바마가 마시고 남은 물은 마시지 않고 컵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디는 "교황이 마신 물은 영적인 축복을 주는 것으로 기쁜 마음으로 주위 사람과 함께 나눠 마셨다"며"오바마의 컵과는 비교도 안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번 컵 절도에 관해서도 미 의회 측에 보상할 의사를 피력하며 수표를 송부했으나, 담당자들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황당해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교황이 마신 물컵을 슬쩍해 자신과 아내가 마시고 있는 브래디 의원의 모습 (브래디 의원 제공 사진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열려라 참깨 외치면 중국 문 열릴 겁니다”

    “열려라 참깨 외치면 중국 문 열릴 겁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시장을 더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시애틀에서 미국 싱크탱크 ‘폴슨연구소’가 주최한 ‘미·중 기업가 좌담회’에 참석해 “개혁 없이는 추진력을 가질 수 없고, 개방 없이는 진보를 이룰 수 없다”면서 “시장 친화적 개혁을 가속화해 외국 기업과 자본이 중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오는 주문처럼 ‘열려라 참깨’를 외치면 중국의 문이 열릴 것이고 한번 열린 문은 닫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상하이 디즈니랜드 유치 내가 찬성” 시 주석은 “중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285억 달러(약 153조원)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받았다”면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경제 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 중국 시장은 더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답보 상태에 놓인 미·중투자협정(BIT)과 관련해 “양국 모두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투명한 시장 규칙을 만들어 결실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해킹 문제에 대해서는 “각국이 현실에 맞게 인터넷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도 “중국은 사이버 안보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늦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있는 워싱턴으로 가는 바람에 스포트라이트를 교황에게 빼앗겼다고 해석하지만 시 주석은 ‘서부의 워싱턴’인 시애틀에서 벌이는 ‘차이나 세일즈’가 더 중요했다. 홍콩 봉황TV는 “이번 방미의 가장 큰 특징은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초반부터 정치 문제로 으르렁거리지 않은 것과 흔한 대학 강연 대신 기업인 상대 강연을 세 차례나 한 것”이라며 “정교하게 짜인 경제 외교”라고 평가했다. 이날 기업가 좌담회에는 미국과 중국의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15명씩 참석했다. 3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다. 이곳에서 중국의 3대 인터넷 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텅쉰) 회장들은 미국의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마주했다. 전자에서는 롄샹(聯想·레노버)과 IBM이, 금융에서는 중국은행과 버크셔 해서웨이, 식품에서는 이리(伊利)와 스타벅스 회장이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곧 개장할 상하이 디즈니랜드 유치에 찬성표를 던진 게 바로 나였다”며 “미국의 선진 기업이 중국에 본부와 연구·개발센터를 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테니 미국도 중국의 미래 기업에 문을 열어 달라”고 강조했다. 좌담회 이후 시 주석은 MS 레드먼드 캠퍼스에서 열린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시 주석은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보잉사 찾아 항공기 300대 현장 구매 시 주석이 경제 외교의 대미를 보잉사 공장에서 마무리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중국은 향후 20년간 6330대의 항공기가 더 필요한 국가다. 시 주석은 “보잉은 중국과 미국 경제협력의 상징”이라며 “중국이 1972년 처음으로 보잉 항공기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1500대를 구매했고 요즘 보잉에서 생산하는 신형 737기의 33%가 중국으로 온다”고 말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항공기 300대를 추가로 구입하기로 했고 보잉사는 자국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해외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보잉과 기술 이전 양해각서를 맺었다. 중국이 항공기 부품 납품 국가에서 항공기 생산 국가로 발전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8·25 남북합의, 그 후 1개월/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8·25 남북합의, 그 후 1개월/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위기가 끝난 지 한 달이 됐다. 국민들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났기에 안도했고, 정부와 언론은 우리의 원칙과 강압에 북한이 굴복했다며 승리에 도취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합의라는 예상 밖 성과로 우리는 모두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감마저 품었다. 하지만 그간 남북 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위기의 종결이 곧 평화의 도래를 의미하지 않고, 합의가 협력의 지속을 보장하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을 시사하며 한반도에 새로운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이 그들의 공언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 속단하기 어렵다. 현시점에서 도발을 감행 혹은 자제할 이유들이 각각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의 선택이 도발이라면 남북한은 새로운 전략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우선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곧이어 4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8·25 합의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당장 10월 20일부터 시작될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성사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의 희망과 노력에 상관없이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압을 핑계로 남북 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지난 남북합의문에 언급된 ‘비정상적인 사태’로 해석할지도 사태 전개에 중요 변수다. 북한의 핵실험만큼 비정상적이고 더 위중한 안보 도전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로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하고 강대국들의 대북 전략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다. 이미 지난주 개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제59차 총회에서 중국·러시아를 비롯한 165개 회원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엄중한 우려로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도발이 현실화된다면 2013년 3월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보다 훨씬 강화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연관된 물자의 수출입만 규제해 왔던 데 비해 새로운 제재안에는 북한의 일반 무역까지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더불어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도 훨씬 강경하게 바뀔 것이다. 당장 지난 16일 존 케리 국무장관은 북한에 경제제재 이상의 새로운 압박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그리고 정부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의 의회 입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국의 정책 기조가 ‘전략적 인내’를 넘어 ‘전략적 징벌’로 선회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집권 기간 중 북·미 관계의 진전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강압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이 그간 소위 ‘대중 경사론’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힘을 기울였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제 역할을 해 달라는 혹은 해 줄 수 있다는 전략적 요구와 계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거나 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중국을 통한 대북 간접 강압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한국 내에 증폭될 수 있다.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유엔 제재 결의안에 신속히 동의함은 물론이고, 대북 원유 수출을 장기간 중단하는 등 실효적 강압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전략적 고심은 깊다. 만약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강압에 나설 수밖에 없다. 아니 주도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남북 관계 경색은 불가피하다.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더라도 전략적 딜레마는 여전히 존재한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선제적 신뢰 조치로 주장하며, 우리 정부에 5·24 대북제재 해제와 같은 값비싼 대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요구에 섣부르게 응하면 이는 북한의 돈줄을 막고 제재를 더욱 강화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역행이다. 아울러 한국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것이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국제공조 또한 느슨해질 수 있다. 어느 상황이든 신뢰 프로세스와 신뢰 외교를 주장해 온 우리 정부에 전략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요구를 수용할 수 없고, 모든 목적을 동시에 이룰 수도 없다. 북한의 선택만큼 우리의 결심도 궁금하다.
  • ‘실험적인 vs 격조높은’ 미셸·펑리위안 두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외교

    ‘실험적인 vs 격조높은’ 미셸·펑리위안 두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외교

    2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두 나라 퍼스트레이디 간의 ‘패션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援)이 모두 국내 브랜드 옷을 자주 선보여 자국 문화와 디자인을 구현하는 패션을 소프트파워(연성) 외교의 수단으로 잘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23일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기간동안 두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펑 여사는 22일 미국 시애틀 북쪽 페인필드 공항에 도착하면서 깔끔한 올림머리에 차이나 칼라가 돋보이는 상의와 화초 무늬가 그려진 치마로 이뤄진 흰색 중국풍 투피스를 입고 시 주석과 함께 비행기 트랩을 내려와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펑 여사는 중국 최고 패션브랜드인 익셉션 드 믹스마인드 등 자국 브랜드를 지원한다고 알려졌지만 대체로 입는 의상의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진 탄 홍콩이공대 섬유·의류학 교수는 “펑 여사의 스타일은 격식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셸 여사는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영접하기 위해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나타났다. 평소 미셸 여사가 제이 크루와 타깃 등 저렴한 미국 패션 브랜드에서 알렉산더 매퀸과 같은 세계적 유명 디자이너의 야회복까지 다양한 의상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교수는 “미셸 여사는 실험적인 면을 더 강조한다”며 “고급 여성복 브랜드와 대중 패션 브랜드는 물론 관능적인 드레스까지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朴대통령, 덴마크·파키스탄 정상과 경협 논의

    朴대통령, 덴마크·파키스탄 정상과 경협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미국 뉴욕 방문에서 유엔 개발정상회의, 유엔 평화활동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파키스탄, 덴마크 등 2~3개국 정상들과도 양자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23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26일 오전 유엔 개발정상회의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오후에도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 행사를 갖는다. 정부는 유엔개발계획(UNDP)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으로 이번 행사를 열고 새마을운동이 국제적 차원의 개발 프로그램으로 발전되는 계기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UNDP 및 OECD 수장과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국가들의 정상들도 참석한다. 저녁에는 미국의 외교 관련 주요 협회 및 연구기관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우리의 핵심 외교·안보정책 및 한반도·동북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27일 오전에 박 대통령은 이번 개발정상회의의 6개 상호대화 세션 가운데 ‘지속 가능 개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이고 책임 있는 포용적 제도 구축’ 세션을 칠레의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공동으로 주재한다.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에 참석한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 기간에 반 총장과 공식·비공식으로 여러 차례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28일 유엔 총회에서는 기조연설을 한 뒤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 총장이 공동 주재하는 유엔 평화활동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주뉴욕 한국문화원을 방문, 국가 브랜드 전시회와 케이컬처 체험관 개관 행사 등에 참석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낮은 걸음·낮은 메시지

    낮은 걸음·낮은 메시지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사랑합니다.” 22일 오후 3시 49분(현지시간)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교황을 기다리던 수백 명이 열광하며 이렇게 외쳤다. 전용기에서 내려 레드카펫을 밟은 교황은 직접 영접 나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과 조 바이든 부통령 가족, 미 주교단 10여명과 차례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전임 교황들이 입던 붉은 망토 대신 흰색 성직자 평복을 입고 수수한 검은색 신발을 신은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담소를 나눈 뒤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대신 회색 소형 ‘피아트500L’을 탔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두 딸, 바이든 부통령 부부와 두 손녀까지 나선 영접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미국을 방문한 교황 바오로 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중 베네틱토 16세만 2008년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극진한 영접에 대해 “교황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가톨릭뿐 아니라 모든 종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과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를 비롯해 기후변화, 빈곤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앞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수천 명이 환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우리가 쿠바인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데 귀중한 도움을 주셔 감사하다”고 했다. 교황은 답사에서 스페인계를 비롯한 이민자 인권 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성실한 대처를 주문했다. 교황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차별을 거부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미래 세대에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쿠바를 떠나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교황이 사회주의자라거나 심지어 가톨릭교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회의 사회적 교리에 있는 것 이상으로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답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교황은 또 “(내가 하는 말이) 약간 좌경적으로 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통역의 실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보인 사회참여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이날 워싱턴 시내 퍼레이드에 이어 세인트매슈성당 연설, 성모국립대성당 미사 집전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24일에는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세인트패트릭성당에서 노숙자와 이민자 등을 만난다. 25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박물관 방문, 매디슨스퀘어가든 미사 집전을 한 뒤 필라델피아로 옮겨 26일 미사 집전, 27일 세계천주교가족대회 행진에 참여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화려한 고사성어로 미국을 가르치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화려한 고사성어로 미국을 가르치다

     “봉황은 죽었다가 더 강하고 아름답게 부활한다.”(鳳凰涅槃, 浴火重生)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가진 만찬 연설에서 중국 고금의 4자성어를 종횡무진 쏟아내며 화려한 언변을 뽐냈다. ●봉황의 부활 언급하며 중국의 환골탈태 강조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경제를 ‘봉황열반 욕화중생’이라는 8자성어로 압축해 평가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봉황열반 욕화중생’은 중국 문학가 곽말약(郭末若·1892~1978)이 1920년에 발표한 시 ‘봉황열반’에서 나온 말이다. 작품 속 ‘봉황’은 아라비아 신화 속에 나오는 불사조인데, 500년마다 향나무 가지에 불붙여 자신을 불사른 후 다시 태어난다. ‘열반’은 인도 범어(梵語·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의 음역이다. 타오르는 번뇌를 꺼뜨린 듯한 ‘해탈의 경지’를 의미한다. 이 두 단어의 조어인 ‘봉황열반’은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화중생’은 ‘봉황열반’의 의미를 쉽게 풀이한 말로 ‘불 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이 말은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불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가 ‘봉황열반 욕화중생’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이 치욕의 과거사를 떨쳐내고 오늘의 부흥(열반)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할 때도 이 말을 자주 언급한다. 2006년 저장(浙江)성 당서기 시절 ‘철흔’이란 가명으로 기업의 ‘봉황열반’ 정신에 대한 칼럼을 썼고, 지난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최근 열린 중국 중앙정치국 25차 집체학습회의에서도 ‘봉황열반’을 강조하며 중국 사회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촉구했다. ●”세사람만 말맞추면 호랑이 나왔다는 거짓말도 통한다” 미국의 의구심 경계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 간에 상대방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짬짜미하면 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와 열자(列子)의 설부(說符)편에 나오는 ‘남이 도끼를 훔쳐간 것으로 공연히 의심을 한다’(疑人竊斧)는 중국의 고사성어를 소개했다. 그는 “색안경을 끼고 상대방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투키디데스 함정’은 세상에 없는 것이지만 대국간에 전략적으로 오판할 경우 자신을 스스로 여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을 두고 ‘패권국과 신흥 강국은 싸우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한 내용으로 최근의 미·중관계를 이야기할 때 종종 거론된다. 그는 국가부주석이던 2012년 2월 캘리포니아에서 ‘투키디테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오바마에게 ‘신형 대국관계’(미국은 주요 2개국(G2)으로서 중국을 대접하라)를 제의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순자(荀子) 군도(君道)편의 ‘법자, 치지단야’(法者, 治之端也·법이란 것은 다스리는 단서)를 매개로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쇠를 두들기려면 스스로 단단해야 하며(打鐵還需自身硬·자신부터 솔선수범하라) 여기에서 쇠를 두들기는 사람은 중국 공산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의 결정적인 시기에는 용감한 자가 승리한다”며 ‘잉구터우’(硬骨頭·물어뜯기 어렵고 딱딱한 뼈라는 뜻으로 어렵고 힘든 개혁)를 용감히 물어뜯겠다‘는 비유적 표현과 ’의무반고‘(義無反顧·정의를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간다)란 성어도 동원했다. 그러면서 반(反)부패 투쟁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호랑이와 파리(부패 고위관료와 하급관료)를 모두 때려잡을 것”(老虎,蒼蠅一起打)이라며 “이는 권력투쟁이 아니다. 미국 정치드라마 ‘하우스오브 카드’는 없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 양국 협력 강조  시 주석은 중국의 평화발전의 길을 강조하면서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의 ’국수대 호전필망‘(國雖大 好戰必亡·나라가 비록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멸망한다) 성어를 소개하며 2000년전부터 중국인들이 잘 알고 있는 진리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여간 미·중이 북핵, 이란핵, 중동문제, 테러 대응 등 각종 국제현안에 협력을 해왔다며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꽃이 곱고 열매가 맛이 좋으므로 오라고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그 나무 밑에는 길이 저절로 생긴다는‘(桃李不言 下自成蹊·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른다)란 사기(史記) 속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세계의 중심을 잡는 미·중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통점은 취하고 다른 점은 바꾼다’(聚同化異)와 ‘다른점은 인정하고 같은 점은 추구한다’(求同存異)는 외교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무슬림 대통령은 안된다” 기독교 美정치권 두얼굴

    “무슬림 대통령은 안된다” 기독교 美정치권 두얼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이 ‘종교의 자유’를 둘러싸고 몸살을 앓고 있다. 공화당의 대권 경선 주자들이 보수 기독교인의 주장에 동조해 국가 고위직 공무원의 종교를 사실상 기독교로 재단하려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빚어진 때문이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21일(현지시간) 이런 정치권의 분위기를 보수 기독교 정객들의 이중적 잣대 탓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조치 이후 기독교에 기반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보수론자들이 성적 소수자에서 무슬림으로 타깃만 바꿨을 뿐이란 지적이다. 이미 대선판에선 “무슬림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할 수 없다”며 무슬림 대통령 불가론이 불거졌다. 공화당 여론조사 1위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17일 유세에서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고 주장한 지지자의 발언에 “맞다”고 동조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를 바짝 따라잡은 공화당 경선 주자 벤 카슨 역시 “무슬림이 미국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가 무슬림 단체로부터의 후보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카슨의 발언은 미 수정 헌법 1조가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배치되지만 최근 시류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일리노이주 의회는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야말로 종교차별”이라며 지난 2월 주법령 ‘101’을 통과시켰다.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증)와 맞물린 미국 사회의 두 얼굴은 지난 14일 벌어진 무슬림 고교생 체포 사건 이후 극명하게 드러났다. 고교생 아흐메드 무함마드(14)는 직접 만든 시계를 가지고 등교했다가 시계가 폭탄으로 오인받아 경찰에 체포됐다. 미 전역에선 흑인 무슬림이란 이유로 아흐메드에게 과도한 대응이 이뤄졌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격려 메시지가 쇄도했다. 반면 트럼프와 절친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그게 시계면 난 영국 여왕”이라며 과도한 경찰의 공권력을 옹호했다. 현재 미국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28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정부의 시리아 난민 수용계획 발표 직후 이슬람 테러리스트 유입을 걱정하고 백인들이 이슬람학교에 난입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9·11 테러의 트라우마 탓으로 해석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까칠 오바마’ 예고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현지시간)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경제 발전 사이에서 선택을 분명히 하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미·중 관계 연설에서 “중국은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지렛목”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데 단합돼 있다”며 “우리는 지역 안정과 두 나라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노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북한을 결코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의 북핵 관련 발언은 단호했지만 이날 30여분간의 연설에서 북한 관련 언급은 1분에 그쳤다. 한 소식통은 “25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는 원론적 수준에서 다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라이스 보좌관은 연설에서 중국의 사이버 해킹과 남중국해, 인권 문제 등을 신랄하게 지적함으로써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그는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는 경제적이고 국가 안보적인 우려”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는 “항행의 자유와 상업의 자유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솔직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서 소형 ‘피아트’ 탔다. 한국선 쏘울..”서민행보 계속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서 소형 ‘피아트’ 탔다. 한국선 쏘울..”서민행보 계속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이탈리아산 소형 피아트 500L을 탔다. 첫날부터 친서민 행보다. 교황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 조 바이든 부통령 가족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숙소인 워싱턴D.C.의 교황청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교황이 오른 차는 대형 세단이나 방탄차가 아니라 이탈리아 산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이다. 배기량 1400cc 안팎의 소형차다. 교황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방문국의 서민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 방문 당시 기아 소형차 쏘울을 선택했다. 지난 1월 필리핀 방문 때에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서민 교통수단 ‘지프니’를 이용했다. 교황은 취임 당시 방탄차도 타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었다. 젊은 시절 19년 간이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활동한 교황은 오는 24일 역사적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친 뒤 워싱턴 D.C.의 성패트릭 성당으로 가 수백 명의 노숙자와 극빈자, 이민자들을 만나는 데 이어 일용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성마리아 식사’ 푸드트럭 봉사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낮은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r@seoul.co.kr
  • 교황에겐 열광 시진핑엔 냉랭

    교황에겐 열광 시진핑엔 냉랭

    미국이 2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같은 기간 방문으로 들떴다. ‘빅 2’인 이들의 경호와 교통 체증에 미국은 비상이 걸렸다. 이들의 행보는 닮은 듯 다른 꼴이다. ●NYT·WSJ 머리기사는 모두 교황 쿠바를 방문한 교황은 이날 오후 수도인 동부 워싱턴DC에 도착한다. ‘신권의 상징’으로 국가 정상급 예우를 받으며 언론의 조명이 집중된다. 반면 글로벌 리더십의 정점에 선 시 주석은 취임 이후 처음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같은 날 정오쯤에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닿지만 미국 정부나 언론이 인권과 사이버 해킹 문제 등으로 벼르고 있는 중이다. 미국 신문에서는 교황이 판정승을 거뒀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호 아래 주요 기사로 교황을 다뤘고 시 주석에 대해선 비판이 주류였다. 교황의 발길에는 지지자들이 몰려 열광하지만 시 주석 방문지에서는 시위대가 ‘수행 시위’를 벌인다. 시 주석이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4박 5일간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직 생활 시작 이후 7번째인 이번 방미는 시 주석에게 기회이자 위기다. 중국을 미국과 동급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고 ‘호랑이 굴’에서 약점만 노출하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시 주석의 방미를 ‘신뢰를 증진하고 의심을 해소하는 여행’(增信釋疑之旅)이라고 규정하며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신경전보다는 서부 시애틀에서 펼쳐질 각종 경제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시애틀은 ‘서부의 워싱턴’이자 미국이 중국에 열어 놓은 기회의 창”이라고 전했다. ●中, 중국계 미국인 체포… 양국 긴장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방미 기간에 기후변화와 관련한 협약을 포함해 40개 이상의 합의와 협정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7년째 교착상태가 이어진 양국 간 투자협정(BIT)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군축협정’이 처음으로 논의될 예정이며 미국 여객기 구매 및 보잉사 중국 공장 건설, 미국 고속철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에도 합의할 전망이다. 경제협력은 뜨겁지만 시 주석은 25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돌직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당국이 최근 중국계 미국인 판 판 길리스를 간첩 혐의로 정식 체포했다고 WSJ 등 미국 언론이 21일 보도하면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교황·시진핑 만날 일은 없을 듯 22일 워싱턴DC에 방미 첫발을 내딛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는 분위기가 열광적으로 변하고 있다.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 내외에게서 최고 의전의 환영을 받으며 생애 첫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백악관은 “2008년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베네딕토 16세를 직접 영접한 전례를 따르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백악관 행사에서는 교황이 밟을 레드카펫과 21발의 예포, 군악대 연주 등이 마련된다. 교황은 시 주석이 워싱턴DC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뉴욕으로 떠나 이들의 조우는 성사되지 않는다. 시 주석과 교황은 비슷한 시기에 워싱턴에서 각각 2박 3일 머문다. 교황이 먼저 도착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고 시 주석은 하지 않는 미 의회 합동연설까지 하면서 이목이 더 집중된 상황이다. 가톨릭 교계 언론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의 평론가 마이클 숀 윈터스는 WSJ에 “시 주석의 방문이 신문 (1면이 아닌) 경제면으로 밀릴 것 같다”며 “교황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방미가 교황의 후광에 가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미 공화당, 특히 대선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미·중 간 갈등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교황처럼 너무 두드러지기보다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돌아가는 것도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 첫 방문, 오마바 대통령 직접 영접...’최고 예우’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 첫 방문, 오마바 대통령 직접 영접...’최고 예우’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에 첫발을 디뎠다. 5박6일 간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시작한 것이다. 교황청기와 성조기가 내걸린 교황 전용기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두 딸이 전용기에서 내려오는 교황을 직접 맞이했다. 교황은 쿠바에서와 같이 선대 교황들이 입던 붉은 망토 대신 흰색 ‘수단’(카속·cassock)만 입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까지 나온 수백 명의 환영 인파는 ‘웰컴 투 유에스에이’(미국 방문을 환영합니다)를 연호했다. 교황은 트랩을 내려와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한 뒤 부인 미셸 여사, 두 딸, 미셸 여사의 어머니,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 미국 주교단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앤드루스 공군기지 귀빈실에 잠시 머문 뒤 양 옆이 개방된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대신 미국 측에서 준비한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을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항 영접은 매우 이례적이다. 교황에 대한 각별한 예우인 셈이다. 교황 전용기 트랩 아래에는 레드카펫을 깔았다. 28명으로 구성된 의장대도 사열했다. 교황은 23일 오바마 대통령 회동, 워싱턴D.C. 시내 퍼레이드, 성 매튜성당 기도,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미사 집전, 2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대중과의 만남, 성패트릭 성당 방문 25일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 방문,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 26일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 미사 집전, 27일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교황이 방문하는 도시에 ‘국가 특별 안보행사’를 선포했다. 국가 특별 안보행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국정연설, 정당의 정치 행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와 2001년 9·11 사태 직후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2002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만 발동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이념 아닌 사람을 섬기라” 쿠바에 직언한 교황, 美도 놀래키나

    [글로벌 인사이트] “이념 아닌 사람을 섬기라” 쿠바에 직언한 교황, 美도 놀래키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처음으로 최강대국 미국과 유엔을 방문한다. 쿠바를 방문 중인 교황은 22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 유엔 총회 연설, 뉴욕 ‘그라운드 제로’ 방문 등을 한다. 교황으로선 29번째 미국 방문이지만 일정만 보면 정치인처럼 보인다. 이번 방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의 단골 주제인 기후변화, 사회 불평등, 교회 개혁 문제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쿠바의 마지막 날 교황은 앞서 20일(현지시간)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89)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 40분간 만나 환담했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와이셔츠 위에 체육복을 걸친 상태로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70년 전 카스트로 전 의장이 다닌 가톨릭 예수회 고교의 교사인 아르만도 로렌테 신부의 책과 관련 CD 등을 전달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답례로 브라질의 대표적 해방신학자인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의 대화를 담은 책 ‘피델과 종교’를 증정했다. 교황으로선 세 번째 쿠바 방문이다. 교황은 이날 오전 수도 아바나의 중심부인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인간 존중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이념이 아니라 섬기는 마음으로 서로 아끼라”면서 “섬김은 결코 이데올로기가 아니니 이념이 아닌 사람을 섬기라”고 강조했다. 교황이 이데올로기보다 이념을 강조한 것은 쿠바가 사회주의 국가인 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저녁 미사에서는 원고 대신 즉흥 연설로 “신은 교회가 가난해지기를 바란다”며 성직자들이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빈자와 약자를 돕는 데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美 파격 의전 22일 쿠바 일정을 마친 교황은 미국 워싱턴 근교의 앤드루스공군기지에 도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조 바이든 부통령으로부터 영접받는다. 다음날 교황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1만 4000여명의 손님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식에 참석한다. 환영식 전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이 계획돼 있다. 순방 셋째 날인 24일에는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한다. 뉴욕으로 이동한 교황은 25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9·11테러가 발생한 ‘그라운드 제로’에서 다(多)종교 예배를 집전한다. 순방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필라델피아에서 1만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번 순방의 마지막 미사를 집전한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부통령은 27일 교황 환송식을 여는 등 교황이 참석하는 대부분의 행사에 동행할 예정이다. 79세의 교황은 미국에서 열여덟 번의 크고 작은 연설을 하는 강행군을 한다. 쿠바에서 한 여덟 번의 연설과 합하면 이번 순방에서 한 연설은 모두 스물여섯 번에 이르지만 영어 연설은 네 번뿐이다. 기후 회담 오바마 대통령이 교황에게 최고의 영전을 베푸는 이유는 그가 12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바마 정부가 임기 후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려는 기후변화 방지, 사회 불평등 해소, 사법 개혁 등에 대한 교황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미국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9월 미국 내 교황의 지지도는 66%로,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이고 유력 대권 주자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보다 높다. 교황과 오바마 대통령 간 양자 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주제는 기후변화다. 최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교황의 지원을 고대하고 있다. 교황도 지난 6월 기후변화 문제에 강력 대처할 것을 주문하는 회칙을 발표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과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교황의 미국 방문 목적은 미국 내 가톨릭 인구의 중요성과 두 세계 정상의 가치관 공유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정책적 대화가 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사회 불평등 등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관계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교황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문제인 “세계 금융시장의 독재성”, “일회용 소비문화의 유해성”을 비롯해 인신매매, 실업, 전쟁, 소수 종교 및 인종의 박해 등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개혁 등의 종교 문제도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5년간 미국 가톨릭계는 교회 성범죄 스캔들과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그리고 교리의 보수화 등으로 인해 신자의 급감을 겪어 왔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300만명의 신자가 교회를 떠났으며 같은 기간 전체 인구 대비 가톨릭 신자 비율은 23.9%에서 20.8%로 감소했다. 미국 가톨릭 관계자들은 개혁적인 교황의 순방으로 쇠퇴하던 미국 가톨릭이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교황은 순방 전에 두 가지 중대한 개혁 즉, 신부가 낙태한 여성을 사면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결혼 무효화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시카고의 세인트메리성당 부제인 케이트 보하릭은 “교회로부터 추방당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그들은 원래 가톨릭 신자였으나 이혼 또는 낙태했다는 이유만으로 교회로부터 지옥을 선고받았다고 느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인류 향한 메시지 그러나 교황의 메시지를 접할 미국민은 점점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7월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교황 지지도는 59%로 지난해 2월의 76%에 비해 17%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보수층의 지지도는 지난해에 비해 27% 포인트 급락한 45%를 기록했다. FT는 지난 7월 교황이 남아메리카 국가들을 순방할 때 “규제받지 않는 자유시장은 악마의 배설물이며 교묘한 독재정권”이라고 말하며 반자본주의적 태도를 보인 것이 미국 보수층이 돌아서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6월 교황이 기후변화에 관한 회칙을 발표하며 “자연을 약탈하는 거대 기업”들을 비난한 것도 환경규제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가톨릭 신자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선 젭 부시 후보는 “종교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삼아선 안 된다”고 했으며 릭 샌토럼 후보 또한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맡기고 교회는 신학과 도덕에 집중해야 한다”며 교황과 각을 세웠다. 미국 가톨릭 내 보수파도 교황의 교회 개혁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 결혼 무효화 간소화 조치가 발표된 뒤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보수파 성직자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은 “교회 내에서 결혼제도를 무자비하게 공격한 것에 통탄한다”면서 교황의 개혁 조치에 대해 “감정에 치우친 것”이라고 반발했다. 보수파는 또 교황이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고 미국과 쿠바 간 관계 정상화를 물밑에서 도왔다는 점에서 공산주의자이자 반미주의자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황의 메시지를 보수, 진보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분석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교황에 대한 평전을 쓴 폴 발레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진보적 경향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보수적 경향 또한 있다”면서 “다만 교황은 교리 문제보다는 빈곤 문제에 더 집중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닉 미로프 칼럼니스트는 “교황은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닌, 다양한 소수 계층을 교회로 끌어들여 가톨릭의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복음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교황이 이번 미국 순방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든 특정 교인이 아닌 전 인류를 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AP는 분석했다. AP는 교황이 유머감각을 갖고 있으며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황은 가톨릭 교리를 알지 못 하는 비교인에게도 자신의 메시지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대교구의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교황은 단순함, 겸손, 진실함만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서 “교황의 연설에는 대본도, 홍보도, 마케팅도 없다. 오직 교황 그분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이슈분석] 군국주의 본색 드러낸 일본의 안보법안

    [오일만 기자의 이슈분석] 군국주의 본색 드러낸 일본의 안보법안

    일본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9월 19일 새벽 이른바 ´안보법안´을 국회 참의원 본회의에서 전격 통과시켰다. 안보 법안이 일본 국회를 최종 통과해 법제화가 완성됨에 따라 2차대전 패전 이후 평화헌법 체제 하에서 자위 차원의 무력만 행사할 수 있게 했던 일본이 해외 무력행사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일본이 집단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한 안보 법안을 다수의 일본 시민들의 반대와 야당의 저지 속에서 통과시킨 것은 미일 군사 동맹 강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의 군사적 동맹이 왜 강화되고 있고 앞으로 동북아 외교안보 정세에 어떤 파고로 다가올 것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 미군과 함께 지구방위대 길 터... 센카쿠 분쟁 적극개입 가능 이번에 통과된 11개 안보법안은 지난 4월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일 동맹은 지난 4월 자위대가 일본과 주변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미군과 함께 진출하여 지구방위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새롭게 열어 놓았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과 역할분담을 규정한 정부간 문서이다. 1978년에 만들어졌고 1997년 한 차례 개정 됐다. 지난 4월 18년 만에 재개정된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정부간 문서이므로 그 차제로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일본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자위대의 역할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 이번에 법제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시’로 확대한 것이다. 위기의 범위도 일본 유사시, 제3국 피습시, 일본 재난 발생시라는 3개 상황으로 세부화했다. 그리고 각 시기별로 정보, 감시정찰, MD, 해상안보, 군사훈련, 재난구호 등 미일 공동 대비책을 마련했다.   주변사태를 삭제하고 이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위기시로 대체한 것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이 섬)에서의 중국과의 분쟁을 상정함과 동시에서 궁극적으로 자위대의 역할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미군 가는 곳에 자위대가 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처럼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사태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미일 방위협력 지침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이번에 일본이 안보관련 11개 법안의 제.개정을 밀어부친 것이다. 이미 이 법은 지난 5월 14일 일본 각의에서 통과됐다. 자위대법, 무력 공격사태 법, 주변사태 법,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 등 10개 법안의 개정을 일괄한 ‘평화안전법 제정비 법안’과 국제 분쟁에 대처하는 타국군의 후방 지원을 수시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법안인 ‘국제평화지원법안’ 등 2개다. ●한국 전시작전권 미국에... 자위대, 미군과 한반도 개입 길 열려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한국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영역국가 동의’ 규정을 포함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유사시에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군이 가지고 있고, 미군은 일본과 공동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일 개연성이 크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번 지침은 무엇보다 북핵 위협을 넘어 중국의 부상 등 근본적인 안보환경 변화에 맞춰 미일간 중장기적 협력 방향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태 재균형 정책의 틀 속에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역할 증대 요청에 일본이 적극 부응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은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위기로 확장해서 한반도에 일본이 미군 지원 명목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강화해서 글로벌 동맹으로 확대하여 한국이 제3국의 분쟁에 의지와 상관없이 비자발적으로 연루될 소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갈등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과 한국이 동맹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일본의 대외팽창주의 노선과 뗄 수 없는 관계다. 1978년 소련의 팽창 저지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처음으로 체결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1997년 개정되면서 대외팽창 노선을 노골화했다는 평가다. 일본에게는 미일협력의 구도를 활용하면 일본이 독자적인 대외팽창이라는 주변국가들의 의혹과 불만을 해소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에 미국은 일본과 책임분담을 통해서 안보비용을 절감하고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 미일 신안보공동선언 법률적 토대 마련... 미국 세계전략 조연으로  근본적은 미일 군사 동맹 강화는 조셉 나이가 1995년에 작성한 ‘나이 이니셔티브’ (Nye Initiave)에 기초하고 있다. 조셉 나이는 미일동맹의 역할을 ‘대소봉쇄’에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 유지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고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탈냉전 이후 세계전략을 추구하는데 든든한 조연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셉 나이의 구상은 일본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서 미일 신안보공동선언과 1997년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이어졌고 2015년에는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꿈꾸는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와 접목된 것이다. 신안보공동선언에서는 미일 안전보장의 범위를 아시아 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한 두 나라의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탈냉전기에 미국의 세계전략 수립에 있어서 일본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결국 2015년 4월 오바마-아베의 미일정상회담은 ‘나이 구상’의 부활이자 강화인 것이다. 나이 구상으로 미일 가이드라인이 개정(97년 가이드라인)되었다면, 나이 구상의 부활은 가이드라인 2차 개정(2015년 가이드라인)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쿠바 간 교황 “美와 관계 회복은 화해의 모범”

    쿠바 간 교황 “美와 관계 회복은 화해의 모범”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하면서 취임 후 가장 긴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교황은 이날 아바나 공항에서 마중 나온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 역사적 대화를 나눴다.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에게 “쿠바와 미국 간 관계 회복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에 교황은 “최근 몇 달간 우리는 희망에 찬 사건을 목격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치 지도자들이 이 길에서 참을성 있게 견디고 그 잠재력을 모두 개발하기를 촉구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 화해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교황 맞이에 분주한 미국은 경호 비상이 걸렸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가 교황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잠재적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경호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교황이 22일부터 27일까지 방문하는 워싱턴DC와 뉴욕, 필라델피아 곳곳에서 거리행진과 미사, 연설 등이 이뤄지는데, 테러리스트들이 언제 어디에서 교황을 노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FBI와 국토안보부는 교황 방문 행사를 ‘국가 특별안보 행사’로 규정, IS 등 테러단체뿐 아니라 자생적·잠재적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反)가톨릭 주장을 펼쳐온 개인과 그룹이 종교적 이유로 교황에게 테러를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각종 행사 참석자들은 셀카봉 등의 지참이 금지되며 드론(무인기) 등의 비행도 금지된다고 관계 당국은 밝혔다. 교황청과 백악관은 23일 열리는 백악관 행사 초청 손님을 둘러싸고 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손님 명단에 동성애·낙태·안락사 옹호론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이는 교황청이 반대하거나 논의하기를 꺼리는 주제라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교황청과 불편한 관계인 미가톨릭사회정의단(NCSJL) 책임자인 사이먼 캠벨 수녀와,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주교가 된 진 로빈슨 미 성공회 주교, 성전환자 권익옹호 단체 관계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교황과 기념사진을 찍어 선전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행사에 초청받은 인사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언급을 피했다.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정책을 지지하는 교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폴 고사르 하원의원은 24일 교황의 의회 연설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고사르 의원은 “교황이 기후변화 등에 대해 ‘좌파 정치인’처럼 행동하고 말한다면 그렇게 대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정책을 반대한다는 점에서, 연설 불참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미 언론은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뉴스 플러스] 쿠바, 54년 만에 주미대사 임명

    쿠바 정부가 54년 만에 주미대사를 임명했다. 대사로 임명된 호세 카바나스는 1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했다. 카바나스 대사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공식적으로 정상화된 지난 7월부터 주미대사대리를 수행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의 쿠바 현지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양국 간 우편서비스를 재개하는 등 쿠바에 대한 경제 재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준비 중이다.
  • ‘시계 폭탄 오인’ 14세 무슬림 소년, 오바마 만난다

    ‘시계 폭탄 오인’ 14세 무슬림 소년, 오바마 만난다

    자신이 직접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지고 갔다가 폭탄으로 오해받아 체포당한 해프닝을 겪은 미국 14세 소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사는 아흐메드 모하메드(14)는 자신의 집에서 직접 전자시계를 제작한 뒤 기술 선생님에게 이를 보여줬다가, 다른 선생님의 오해 탓에 경찰에 체포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모하메드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을 두고 “아들이 ‘모하메드’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우리가 무슬림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했다”라고 주장했고, 현지에서도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혐오증)이라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소년은 다행히 무혐의 처분을 받아 조사를 끝냈지만 현지에서는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학교에서 끌려 나가는 모하메드의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논란이 커져갔다. 소식을 접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흐메드, 멋진 시계구나. 백악관으로 가지고 오는 것은 어떻겠니”라고 물으며 “우리는 더 많은 아이들이 과학을 좋아하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소년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년을 응원하는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에서 그치지 않았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페이스북 본사에서 모하메드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글을 남겼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유명인사 중 가장 먼저 모하메드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하메드는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 “모든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인종적인 불평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호된 비난을 받은 현지 경찰은 당초 모하메드를 가짜 폭탄 제조 혐의로 기소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현지시간으로 16일,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해당 사건을 종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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