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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난사군도 해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부딪치면서 생긴 격랑이 한반도로 밀려올 기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 할 때 한국도 말을 해 달라”고 했다. 그가 공개리에 주문한 대로 우리의 입장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형국이 됐다. 한반도가 강대국들로 에워싸여 있음을 실감케 되는 요즘이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 간 한·중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난 듯했다. 한국산 김치와 삼계탕까지 대중 수출길이 트였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만 해도. 하지만 리 총리가 배타적경제수역(EEZ) 협상을 제의했다는 중국 측 보도를 접하고 등골이 서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이어 이어도 해역을 분쟁 수역화한다면 우리에겐 악몽의 시나리오다. 우리는 일본과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함께 받쳐 쓰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한 관계개선 의지는 여전히 미심쩍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교섭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게 해결됐다”고 말을 바꿨다. 엊그제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사실을 슬그머니 흘렸다. “함께 우산을 쓰면 연인이 되지만, 함께 비를 맞으면 동지가 된다.” 우리의 뒤통수를 때리는 아베의 행보를 보면서 떠올린 어느 논객의 책에서 읽었던 메타포다. 한·일은 근세사에서 차가운 역사의 소나기를 함께 뒤집어쓴 적은 있다. 숱한 청년들이 일제의 징용에 끌려가 죽었고, 가련한 이 땅의 소녀들은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돼야 했다. 그야말로 원치 않은 억울한 희생이었다. 이런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 없이 한·일이 연인이나 동지가 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중재한다고 될 일인가. 그렇다고 지레 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다. 어제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무상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0년 ODA 규모는 4조원에 이르게 된다. 미국의 잉여 농산물로 허기를 달래던 산업화 세대가 일궈 낸 국격 제고의 징표다. 지금은 힘이 턱없이 모자라 열강의 각축 속에서 국권을 잃었던 구한말은 아니다. 그러나 온전히 마음 놓기는 아직 이를 듯싶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선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이 즐겨 인용했던 서아프리카 속담이다. 미·일과 중국이 노골적으로, 혹은 넌지시 자기 편에 줄을 설 것을 요구하는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경구다. 남중국해 사태는 윤병세 외교장관의 비유처럼 우리에 대한 러브콜일 순 없다. 어느 편을 들더라도 후환이 두렵지 않을 만큼 우리에게도 ‘큰 몽둥이’가 있다면 별문제겠지만. 아쉽게도 경제력·군사력 등 우리의 총체적 국력은 아직 취약하다. 통일과 번영으로 가는 긴 여정을 안전하게 가려면 ‘부드러운 말’로 주변 강국의 협력을 얻어 내야만 한다. 고난도의 과제다. 이런 판국에 어설픈 이념에 찌든 우리 사회 일부 인사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더 가까이 하자는 주장을 편다. 무책임한 탈미 친중론이다. 시진핑 주석은 며칠 전 국제 싱크탱크 21세기위원회 대표들과 만나 “중국은 공격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만리장성도 방어를 위해 쌓았다는 걸 근거로 들면서다. 하지만 반만년 역사에서 중국은 공룡 같은 위험한 이웃이었다. 멀리는 고조선 멸망, 가까이는 중국이 북한의 편에서 참전한 6·25전쟁에서 체득한 사실이다. 까닭에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는 고전적 외교 전략을 싹 무시해선 안 될 법하다. 멀리 있는 미국이 인접한 중·일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게 하는 안전판임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베이스캠프가 든든하지 않으면 어느 히말랴야 고봉엔들 오를 순 없다. 한·미 동맹을 공고히 다지면서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이 갈 길이다.
  • 소신의 오바마

    소신의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최초로 동성애자 잡지 표지 모델이 됐다. 성 소수자 잡지 ‘아웃’은 12월호 잡지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흑백 사진을 표지에 싣고 “우리의 대통령-협력자, 영웅, 우상”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웃이 매년 성 소수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 100명을 선정해 발표하는 ‘아웃 100’ 명단에도 포함됐다. 잡지는 “44번째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 개입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직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가 자신의 문화에 속하지 않는다며 이질적 가치로 색칠하려는 이들이 있지만, 진실은 성 소수자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인권 보호는 보편 가치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기 판다 ‘베이베이’ 첫걸음마 떼는 순간 포착

    아기 판다 ‘베이베이’ 첫걸음마 떼는 순간 포착

    아기가 첫걸음마를 내딛는 모습은 부모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소중한 순간이다. 그런데 그런 뜻깊은 순간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이들이 동물 중에도 있다. 바로 세계적인 희귀 동물 판다들이다. 최근 미국에서 태어나 화제가 됐던 아기 판다 베이베이가 첫걸을마를 떼는 순간이 영상을 통해 공개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CNN 등 여러 외신 보도로 공개된 영상에서 베이베이는 엄마 판다 메이 시앙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 걷는 데 성공했다. 베이베이는 메이 시앙과 아빠 판다 티안티안과의 사이에서 지난 8월 말 태어났다. 함께 태어난 쌍둥이 동생은 태어난 직후 죽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베이베이는 메이 시앙의 헌신적인 양육 속에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동물원 측은 해당 영상에 ‘판다에 작은 걸음…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스럽고 떨리는 순간'이라는 짧은 글도 곁들였다. 베이베이의 이름 뜻은 ‘소중한 보물’이라고 한다.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과 펑리 위안 중국 국가주석 부인이 9월 이 동물원을 방문했을 때 처음 이 이름을 공표했었다. 판다는 번식률이 매우 낮아 아기 판다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암컷 판다의 발정기는 한 해 2~3일 정도뿐이며, 사육되는 수컷 판다의 경우 짝짓기 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다. 이에 동물학자들은 인공수정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판다 번식률 증가에 힘쓰고 있다. 판다의 임신 기간은 95~160일이다. 갓 태어난 아기 판다 분홍색에 이빨이 없고 몸무게도 어미 판다의 800분의 1밖에 안 되는 90~130g 정도다. 생후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판다 특유의 무늬가 드러나며 70~80일이 지나야 기어 다니거나 장난을 칠 수 있다. 판다는 국제자연보호연맹(World Conservation Unio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야생 판다는 총 1864마리가 중국 내에서만 살고 있으며 전 세계 동물원 및 사육센터에서 300여 마리를 돌보고 있다. 사진=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쌀, 지키기 쉽지 않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쌀, 지키기 쉽지 않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비밀이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초 TPP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최경환 부총리는 국회에서 TPP 참여를 표명하면서 쌀은 양허 제외로 하고 계속 보호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진 상대가 있는 통상협상임을 고려할 때 그 발언은 좀 앞선 느낌이다. 비슷한 시기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그 느낌에 더욱 무게를 보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협상 타결 이튿날 첫 TPP 홍보 외부 활동을 가졌는데 다른 곳이 아닌 농무부를 찾았다. 거기서 농무부 장관을 배석시키고 농업계 인사들에게 TPP가 미국 농업의 세계시장 개척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국 농산물 시장 확대가 TPP의 관심 사항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한국 뜻대로 될 수 없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2013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농업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를 공언하며 일본의 TPP 참여를 선언했다. 여당인 자민당은 쌀을 포함한 5개 농산물을 ‘성역품목’으로 정하고 보호 의지를 피력했다. 그런데 협상 결과는 쌀의 의무수입 물량 확대였다. 일본은 1999년 쌀 관세화 협상에서 연간 의무수입 물량을 76만 7000t으로 정했다. 그런데 이번 TPP 협상에서 미국에 7만t, 호주에 8400t 등 총 7만 8400t에 이르는 10%가 넘는 의무수입 물량을 추가 제공했다. 특히 추가 물량의 실제 수입 보장을 위한 세밀한 장치까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연 6회 수입 입찰을 하되 전반부 3회 입찰 후 의무수입 물량 수입 실적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수입 실적이 목표 수준 이하일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추가 물량을 일본이 반드시 수입하도록 하겠다는 미국과 호주의 의지가 반영됐다. 일본의 정치권 공언과 최종 협상 결과를 보면 ‘쌀 지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41만t의 의무수입 물량을 가진 한국에 일본과 같은 기준을 앞으로 적용한다면 최소 4만t 이상의 추가 물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과잉 공급이 초미의 과제인 한국 쌀 산업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한국 쌀은 현재 관세화 이행 협상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쌀 관세화를 발표하고 관세 수준 513%를 세계무역기구에 통보했다. 지금 이 관세 수준을 두고 이해 관계국과 검증 절차에 있는데 미국과 호주가 강력한 상대다. 물론 진행 중인 관세 수준 협상과 앞으로 올 TPP 가입 협상은 별개다. 하지만 한국이 TPP 가입에는 적극적이되 쌀 추가 개방은 불가라는 입장을 밝힐수록 이해 관계국은 두 협상을 연계할 것이다. 두 협상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TPP 가입을 검토한다면 쌀은 지키겠다는 일방적 선언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준비가 중요하다. 올해도 쌀은 ‘풍년의 역설’을 경험하면서 과잉 공급 문제가 가중된다. 쌀을 사료로 활용할 것까지 고려할 정도로 정부 고민이 깊다. 그런데 하나 반가운 일은 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쌀 검역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거대 쌀 수입국이 되고 있다. 한국 쌀의 가격 경쟁력이 취약하지만 중국 길이 열려 고품질·친환경 생산 전략으로 나간다면 기회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궁극적 대책은 못 되겠지만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반세기 이상 지속된 쌀 중심 기술개발 정책으로 쌀은 100% 기계영농이 가능한 유일한 품목이다. 농업 노동력이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쌀 생산 집중은 필연적이다. 직접 지불이라는 쌀 중심의 소득정책 역시 쌀 생산 집중을 유도한다. 이처럼 쌀 생산 집중을 유도하는 기술과 정책 구조를 가진 채 과잉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대체 작목 기계화 기술개발로 고령 노동의 작목 전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영세 고령 농가에는 일반 복지정책 도입을 통해 쌀 중심 소득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참여국의 국내 비준 절차로 TPP가 실제 발효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TPP 참여를 검토한다면 이 동안에라도 기술과 정책 조정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 [송혜민의 월드why] 곰돌이 푸가 ‘선정적’이라고? 오해와 진실

    [송혜민의 월드why] 곰돌이 푸가 ‘선정적’이라고? 오해와 진실

    곰돌이 푸.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사랑스럽고 유명한 곰 캐릭터다. 그저 유아시절 잠시 빠졌던 ‘어린 시절의 추억’ 정도로만 여기기에는, 곰돌이 푸의 역사가 비교적 장대하고 최근까지도 ‘논란 아닌 논란’에 휩싸일 만큼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익숙하지만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지금까지 몰랐었던 곰돌이 푸에 대해 알아보자. ▲나이는 여든 아홉, 고향은 영국, 풀 네임은 위니 더 푸 곰돌이 푸의 역사는 무려 8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6년 영국의 작가인 A.A.밀른의 동화 속 주인공으로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탄생 51년 후인 1977년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밀른의 동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더욱 유명해졌는데, 이 때문에 곰돌이 푸의 ‘고향’을 미국으로 알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곰돌이 푸는 엄연히 영국인으로부터 탄생했다. 현재 숱한 캐릭터 용품에 활용되는 곰돌이 푸의 이미지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E.H Shepard)가 그린 것이다. 즉 작가 A,A 밀른과 일러스트레이터 E.H 쉐퍼드는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부모'인 셈이다. 곰돌이 푸의 풀 네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 여기서 ‘위니’는 밀른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가지고 놀던 곰인형의 이름이고,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런던 동물원에서 본 아메리카 흑곰 ‘위니’를 본 뒤 이를 자신이 애정하는 곰인형의 이름으로 사용했다. 물론 곰돌이 푸의 친구들인 티거나 피글릿 등도 작가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가진 인형을 본 따 탄생했다. 곰돌이 푸가 초절정 인기 캐릭터라는 사실은 삽화 경매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 나온 E.H 쉐퍼드의 삽화 원본은 각각 11만 5250파운드(약 2억 200만원), 9만 7250파운드(약 1억 7000만원)의 고가에 낙찰됐다. 또 A.A 밀른이 1926년에 출시한 첫 번째 ‘곰돌이 푸’ 에디션은 당시 예상 경매가의 2배에 달하는 3만 9650파운드(약 7000만원)에 팔렸다. 곰돌이 푸의 식지 않는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곰돌이 푸를 둘러싼 각종 사건과 논란 어눌한 말투와 친구들을 위하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곰돌이 푸는 약 90년의 세월을 거치며 당혹스러운 논란에 휩싸이거나 미움을 받아야 했다. 곰돌이 푸가 원치 않게 ‘삭제’ 되어야 했던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닮은꼴이라는 이유만으로 굵직한 국가 행사를 앞두고 검열 1순위에 떠오르곤 했다.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유사한 ‘곰돌이 푸’의 한 장면을 웨이보에 올렸고 이 사진은 6만 건이 넘게 공유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인터넷 검열 대상에 올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들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9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열병식 직후, 자국산 자동차를 타고 군인들을 바라보는 시 주석의 모습을 본딴 '자동차를 탄 곰돌이 푸' 장난감 사진이 올라온 바 있지만 역시 곧 삭제됐다. 중국 당국은 곰돌이 푸를 검열 대상에 올린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한 바는 없지만, 한 국가의 수장이 희화화 될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추측된다. 평소엔 바보스럽지만 ‘불의’ 앞에서는 쓴 소리를 마다않는 곰돌이 푸가 어린이들의 비만 주범이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다. 지난 7월 미국 콜로라도대학연구진은 과체중 캐릭터를 본 아동들이 고열량 음식을 더 섭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언급된 ‘비만 체형 캐릭터’에는 곰돌이 푸를 포함해 ‘슈렉’ 등이 포함됐다. 복부비만이 의심되는 곰돌이 푸 등 일부 과체중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3배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테 폐 한번 끼쳐본 적 없을 듯한 곰돌이 푸에게는 불명예스러운 연구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의 벗은 곰돌이 푸는 자웅동체? 황당한 선정성 논란 2014년 곰돌이 푸는 일생일대의 스캔들에 휘말리게 된다. 곰돌이 푸의 ‘성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나온 것. 당시 폴란드 중부도시 튜션(Tuszyn)의 국회의원들은 “이 ‘곰’의 문제는 적절한 의복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상의만 입고 하의는 입지 않은 반나체 복장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캐릭터 사용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폴란드에서 제작된 또 다른 곰 캐릭터를 예로 들며 “우리(폴란드)가 제작한 이 캐릭터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옷을 입고 있다. 푸 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곰돌이 푸의 ‘퇴출’을 주장한 또 다른 국회의원은 “푸가 하의를 입지 않은 것은 성별이 없기 때문이다. 혹은 자웅동체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주장이 나왔다. 곰돌이 푸는 수컷도, 자웅동체도 아닌 암컷이라는 주장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곰돌이 푸는 런던 동물원에 있던 아메리카 흑곰인 ‘위니’를 본 따 만들어졌다. ‘위니’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수의사가 캐나다에서 어미를 잃은 곰을 발견한 뒤 영국 런던으로 데려갔는데, 당시 ‘위니’가 암컷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곰돌이 푸 원작 모델인 ‘위니’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다 영국에서 생을 마감하는 글로벌한 삶을 산 암컷 아메리카 흑곰이며, 때문에 곰돌이 푸 역시 암컷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원작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곰돌이 푸가 실제 암컷인지 아니면 자웅동체 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또 바지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나체’라고 규정하며 선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오로지 어른의 시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약 90년간 곰돌이 푸는 성별이 명확하지 않아도, 바지를 입지 않고 있어도 아이들에게 꿈과 우정을 선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학과의 [  ] 때문에 캠퍼스 간 해외 거물들

    대학과의 [  ] 때문에 캠퍼스 간 해외 거물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 등 해외 거물 정치인들의 국내 대학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여러 대학 중에서 유독 특정 대학을 골라서 가는 것은 왜 그럴까.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한·아이슬란드 정상회담을 한 후 국민대를 방문해 유지수 총장으로부터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대 측은 “1996년부터 아이슬란드의 5선 대통령으로서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도 폭넓은 국제 관계로 평화를 유지하는 수준 높은 정치력을 보여 주고 있다”며 학위 수여 이유를 밝혔다. 그림손 대통령의 국민대 방문에는 1977년부터 39년째 주한 아이슬란드 명예 총영사를 역임해 온 조해형 전 국민대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국민대 관계자는 “한국에는 아이슬란드 대사관이 없어 베이징의 대사관과 연락하며 일정을 조율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보통 외국 정상의 대학 방문은 해당 국가의 대사관에서 본국의 요구나 자국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추진한다. 지난 4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이화여대 방문이 그런 경우다. 한·불 수교 이후 프랑스 대통령이 방문한 첫 국내 대학인 이화여대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프랑스 교환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이화여대를 상징하는 건물인 ECC(Ewha Campus Complex)를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프랑스 대사관 측에서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연세대 등 여러 대학을 동시 접촉한 것으로 안다”며 “특히나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는 열흘 사이에 4번이나 본교를 방문해 사전 조사를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학이 가진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현역이 아니라 퇴임한 정상을 섭외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 5일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의 서울대 특강을 추진한 강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장은 “광복 70주년이 되도록 한·일 관계가 경색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해법을 들어 보기 위해 다섯 달 전부터 접촉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도쿄대, 와세다대 등에서 강의하면서 확보한 개인적 학맥을 통해 섭외했다”고 말했다. 학교 특성상 해외 ‘VIP’들의 선택을 자주 받는 곳도 있다. 서울대는 국내 최고 학부라는 명성에 걸맞게 각국 정상뿐 아니라 노벨상 수상자,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등 다양한 해외 인사가 찾는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서울대에서 강연했다. 40여개가 넘는 각국 언어가 전공으로 개설돼 있는 한국외대도 VIP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2012년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한국식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과 함께 캠퍼스가 비교적 작아 경호에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외국 정상들의 대학 방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대학 관계자는 “외국 정상의 경우 청와대에서 경호를 맡기 때문에 각종 의전 등 실무자 입장에서는 신경 쓸 것이 많다”면서도 “유명 인사가 학교를 방문할 경우 대내외적인 홍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유치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방문하면 대학 인지도가 올라가 QS 등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대학 평가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美정부 내 ‘한국 中경사론’ 우려 없어…트럼프 안보 무임승차론 대응 불필요”

    “美정부 내 ‘한국 中경사론’ 우려 없어…트럼프 안보 무임승차론 대응 불필요”

    “미국 정부 내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없습니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은 미 보수층 일부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니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 출신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한국 민주화에서의 반미주의’ 발표회에 앞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최근 제기된 한국의 중국 경사론과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 이렇게 명쾌한 의견을 제시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미 정부 내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일본 측 입김이 작용하는 워싱턴 일부 싱크탱크에서 나오는 얘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중국의 강한 관계를 원할 뿐 아니라 미국도 중국과 강한 관계를 원한다고 밝힌 만큼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택일해야 할 이유도, 방법도 없다”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미·중 양쪽의 구애를 받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그때그때 국익을 고려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보다 작은 싱가포르는 미·중 사이에서 택일이 아니라 양쪽을 잘 활용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다만 남중국해 문제는 미국 편이냐 중국 편이냐가 아니라 역사적·국제법적으로 볼 때 중국이 인공섬 건설 등 너무 나가고 있으니 미국·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최근 대응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제규범을 중시하고 따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트럼프가 주장하는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유약해서 외국으로부터 손해만 보고 당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일부 보수층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해외 군대 주둔은 군사·외교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애국심 고취하는 행사 열어주고 돈 챙긴다?

    애국심 고취하는 행사 열어주고 돈 챙긴다?

     애국심을 불어넣는 행사를 돈으로 사야 하는가?  북미프로풋볼(NFL) 사무국이 애국심을 고취하는 행사를 열어주는 대가로 미국 국방부로부터 돈을 받은 구단들이 있는지 조사한 뒤 부당하게 받은 사례가 확인되면 돌려주겠다고 나섰다. 조사위원회에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도 참여하고 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조사위원회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부터 올해까지 국방부와 스포츠 단체들이 맺은 122건의 계약을 검토한 결과 이 중 ‘매수된 애국주의(paid patriotism)’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 2일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가 작성한 서한은 “부적절한 거래가 확인되면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네 시즌 동안 NFL 3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구단은 애틀랜타 팰컨스로 87만 9000달러였다. 구단은 2013년 장병 감사의 날에 발맞춰 의장대를 경기장 안에 입장시키고 조지아주 국경수비대원들이 국가를 연주하게 하며 80명의 장병이 성조기를 그라운드에 펼치게 하는 대가로 펜타곤 자금 31만 5000달러를 지원받았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입장권, 무료 출입증, 훈련캠프 출입증과 기념 유니폼 제작 등에 70만달러를 지원받아 그 뒤를 이었으며, 10번째가 32만 7500달러를 챙긴 뉴욕 제츠였다. 제츠는 두 차례 홈 경기 전광판에 우리 고향의 전쟁 영웅 두 명의 얼굴을 각각 올려주고 2만달러를 챙겼다.    미프로야구(MLB) 구단 중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45만달러를 받아 가장 많았으며 북미아이스하키연맹(NHL) 구단으로는 미네소타 와일드가 57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다섯 프로 스포츠 단체 가운데 NFL이 가장 많은 금액을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지원받고 있으며 19개 팀이 모두 610만달러를 건네받아 메이저리그사커(MLS) 등 다른 4개 리그의 지원금을 모두 합친 440만달러보다 더 많았다. 네 시즌 동안 1050만달러(약 120억원)니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무엇보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국방부가 국기 게양과 전몰 장병 추모 같은 행사에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2016회계연도 국가방위정당화법((NDAA) 개정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어 국방부가 얼마나 많은 계약을 맺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소명하지 못했다며 어떤 계약이 정확히 모병 취지에 부합하며 얼마만큼의 효과를 내는지 역시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뉴스 플러스-국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9일 訪美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미국을 방문한다. 백악관 측은 “각종 지역 안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미 공화당이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이유로 회담을 거부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새 홍보수석으로 초강경 유대주의자를 지명하자 백악관이 비난하는 등 이들의 관계는 여전히 험악하다.
  • [서울광장] 미·중 패권 전쟁, 남중국해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중 패권 전쟁, 남중국해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남중국해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의 장이 됐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과 해양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국가 전략이 부딪치면서 엄청난 파고가 넘실거린다. 양국은 ‘항행의 자유’니 ‘주권 침해’니 하며 국제법 조항을 들먹이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국제질서는 힘의 논리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중국해에서 미·중의 충돌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이는 2011년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순간부터 예정돼 있다고 보면 된다. 미국은 2001년 9·11사태 이후 중동 지역에 깊숙이 발을 들여 놓았다가 깊은 수렁에 빠졌고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패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틈을 타 중국은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이 됐고 2010년에는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위기에 처한 미국이 아시아 패권 탈환을 위해 구상한 것이 바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다. 반면 중국의 입장은 어떤가. 힘과 덩치를 키운 중국은 전후 미국이 만들어 놓은 세계 질서를 불편해했다. 군사 안보적으로 시시각각 조여 오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이 중국의 근본적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미국은 중앙아시아에 미군 기지를 구축했고, 중국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군사동맹 복원을 시작했으며,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은 한·미·일 3국 군사협력 체제로 포위망을 가동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포위 전략을 무너뜨리기 위한 회심의 전략이 바로 남중국해 인공섬 구축이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2가 지나는 길목을 막아서는 중국을 미국이 어찌 가만 두고 볼 것인가. 지난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비공식 만찬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격한 입씨름을 벌였고 급기야 지난달 27일 군함을 보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모든 정책의 기준은 국익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어떤가.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미국이 오래전부터 기획한 국가 전략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전면에 나섰지만 정작 막후 연출자는 미국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의 재무장이 미국의 국익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종전 후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것은 새로운 미·일 동맹의 탄생을 알리는 출범식이다. 일본의 재무장 뒤에는 미국의 ‘아시아 안보질서 재편’이라는 큰 그림이 걸려 있다. 욱일승천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20년 전인 1995년 조지프 나이가 구상한 ‘나이 이니셔티브’가 토대가 됐다. 미·일 동맹의 역할을 ‘대소(對蘇) 봉쇄’에서 ‘세계의 안정 유지’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던 아베 정권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 일본의 재무장 전략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경제적으로 휘청거리는 미국은 다른 특혜를 줬다. 바로 아베노믹스다. 일본 중앙은행이 거의 무제한 엔화를 찍어 내면서 엔화 절하를 인위적으로 추진하는데도 미국은 한마디 경고도 하지 않았다. 중국의 위안화나 유럽연합(EU)의 유로화를 대하는 태도와 사뭇 다르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야 재무장이 가능하고 그래야 아시아 패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속셈이 있는 것이다. 기축 통화국 미국이 화끈하게 일본 경제를 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본의 노림수는 또 있다. 바로 군수산업의 부흥이다. 지난해 ‘무기수출 금지 3원칙’을 폐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승인 없이는 어림없는 일이다. 미쓰비시나 가와사키중공업 등 이른바 ‘전범기업’들이 세계 무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변국들은 정교한 전략을 갖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또 남중국해 분쟁에 ‘울며 겨자 먹기’로 끼어들게 생겼다. ‘미국의 요청’을 받아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미국 편에 선 것이다. 중화부흥을 꿈꾸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중국이나 자신들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지키려는 미국과 우리의 국익은 분명 다를 것이다. 양국의 패권 다툼 과정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작금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국익은 늘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oilman@seoul.co.kr
  • 아디다스 “아메리카 원주민 마스코트 없애자”

     스포츠웨어 업체 아디다스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마스코트로 사용하는 미국 고교 스포츠 팀들의 마스코트 변경을 위해 디자인 원안을 무료로 제공하고 변경에 드는 경비를 대겠다고 나섰다.   6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제안은 마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567개로 인정되는 부족 지도자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한 날에 성명으로 공표됐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팀 마스코트로 쓰거나 엠블럼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미국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되어왔다. 현재 2000여곳에 이르는 미국 고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마스코트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12곳이 이들 마스코트를 폐기했으며 약 20곳의 학교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이미지가 인종 공격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고정된 편견으로 바라보게 한다고 강조한다.   백악관 전국부족회의(White House Tribal Nations Conference) 주관사인 아디다스는 이 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스포츠에서의 아메리카 원주민 마스코트를 변경하는 결사체의 발기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스코트 변경을 원하는 학교들은 아디다스의 디자인 팀과 연결돼 엠블럼이나 유니폼 디자인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프로풋볼 워싱턴 레드스킨스도 구단 이름부터 인종차별적이란 공격을 받아왔다. 레드스킨스는 물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인과 분간하기 위해 먼저 스스로를 일컬은 말이지만 19세기 들어 경멸적인 표현이란 지적이 대두됐다. 물론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등장해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언론인들이 레드스킨스란 이름을 기사에 등장시키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최근의 점증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구단은 명칭과 엠블럼 변경에 저항하고 있다. 댄 스나이더 구단주는 2013년 5월 인터뷰에서 “이름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절대, 괄호치면 돼”라고 대꾸했다. 이 마스코트를 옹호하는 이들은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며 원주민들의 미국 사회에 대한 기여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2005년 대학농구를 관장하는 전미대학체육협의회(NCAA)는 아메리카 원주민 마스코트를 변경하지 않는 대학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공표했다. 당시 플로리다 스테이트 세미뇰을 비롯한 일부 대학 팀들은 원주민들에게 이름과 이미지를 사용해도 좋다는 동의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외교전문가 이규형 삼성경제硏 고문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외교전문가 이규형 삼성경제硏 고문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달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 같은 달 16일 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이달 1~2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외교적 이벤트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을 비롯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주중·주러 대사를 지낸 이규형(64)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을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나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및 현안에 대해 들어 봤다. →역사 인식과 영유권 문제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재개됐다.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3년 반 만에 3국 정상회의가 재개된 데 의의가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얻은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회의를 열 수 없을 정도의 악화된 관계에서 최소한 같이 만나 여러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뒤, 그중 합의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만들어 낸 3국 정부의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회의를 제안해 성공시킨 주최국 한국의 역할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성과는 역시 경제 부문의 협력증진 모색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3국 간 FTA 협상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3국 정상회의가 정체돼 있는 동안 한·중 FTA가 서명돼 발효를 앞두고 있고,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했기 때문에 3국이 직접은 아니더라도 미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매개로 서로 느슨한 연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직접적인 경제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는 데 3국 정부가 거듭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의미가 있다. →3국 정상회의에서 한·중 양자회담의 결실을 꼽는다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지속적으로 비약적 발전을 해 온 두 나라 경제·통상 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회담으로 기록될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한국 쌀과 삼계탕 수출이 가능하게 된 점, 한·중 FTA 조속 발효를 위한 상호 노력,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합의, 특히 우리 정부가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한·일 정상회담은 의미도 있었지만 한계 역시 드러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에 정상회담이 처음 열리게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이 과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이룩해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위안부 문제의 타결을 위해 협상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과연 어떤 내용의 해결 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타협될지 미지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학자의 견해대로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 간 대화의 시발점으로 앞으로 계속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참석이 여러 가지 요인들을 감안해 오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참석을 어렵게 결정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박 대통령이 참석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항일전쟁 승전 기념에 항일 공동투쟁 경험이 있는 한국의 축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원수가 참석한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잘 설명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전승절 행사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갔다.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고 해도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나라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방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김정은으로서는 베이징을 방문하기는 해야 한다.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안정됐다고 생각하면 내년 중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북·중 관계에 그런 조짐이 보인다. 김정은이 베이징에 가면 북·중 관계 회복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지난 7월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실험이 시도됐다.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한·중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두 나라 관계 발전을 논의하는 ‘1.5트랙 대화체제’의 출범에 대표로 참석했는데.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박 대통령과 합의한 지 1년 만에 열렸다. 한·중이 맞닥뜨릴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선 과거와 같이 소수 정책 결정자의 역량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이젠 민간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공이 필수다. 그런 만큼 ‘1.5트랙 대화’는 정부 간 대화와 민간 대화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는, 다시 말해 정부의 추진력에 민간의 유연함을 더하자는 것이 목표다. 1.5트랙 대화의 구성은 두 나라 외교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전직 고위 관리와 외교·안보·경제·언론·문화·학술 분야의 민간 전문가 등 각각 10명씩으로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사론(傾斜論)’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 비해 국가 지도자 회동 등 중국과의 접촉이 많아 그런 인상을 주는 것 같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반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여섯 번이나 만났다. 이렇게 자주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아주 가깝다 보니 1년 동안 두 나라에서 1000만명이 오가는 등 경제 및 인적 교류가 매우 많다. 지난해 양국 간의 교역량도 2354억 달러(약 268조원)에 이른다. 미국(980억 달러)과 일본(950억 달러)보다 2배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북핵이나 탈북 등 북한에서 발생한 문제,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 등을 놓고 한·중 간에 자주 만나다 보니 가까운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런 실상을 알면 ‘중국 경사론’은 전혀 타당한 지적이 아니다.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이 최근 들어 부쩍 ‘힘자랑’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국의 국력이 세졌는데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새로운 환경 속에 자기 능력에 맞는 행동을 할 때(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를 말한다. 중국이 국력에 상응하는 역할, 즉 인류 번영에 지원한다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 출범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합목적적으로 운용된다는 평가를 받느냐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7%를 유지하던 중국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6.9%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조 달러를 넘는 나라가 6.9% 성장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물론 서방에서 중국 통계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설령 성장률이 6.5%라고 하더라도 일자리 창출 등에 별 문제가 없고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중속(中速)성장을 목표로 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및 지방정부 부채 등의 문제가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해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 지도자들 못지않게 미국 지도자들과도 많이 만나 한·미 관계를 튼튼히 했다. 지금 한·미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나. 주한 미군 분담금 문제도 원만히 해결됐고 원자력 협정, 미사일 사거리 조정 문제 등도 타결됐다. 특히 무기 수입 때 미국에서 사들여 오고 있다. 한·미 간에는 문제가 없다. 미국 입장에서 동맹은 일본처럼 ‘유착’돼야 한다고 보고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한·미 관계를 아베의 미·일 관계처럼 하지 못하는 데 대해 조바심을 갖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일제 식민지, 남북 분단 및 대치 상황, 중국과 같은 이머징(신흥국) 국가 등 한국이 처한 위치가 일본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을 통해 미국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신흥국과 남북 분단 등의 다른 요소를 갖고 있는 데서 양국 간에 오는 간극이 있다. 우리가 처한 이런 위치를 미국 측에 자꾸 거론해 설득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남북 관계뿐 아니라 대외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다. 남북 관계의 교착으로 한·미 관계 및 한·중 관계 등 우리 외교에도 제약이 많다. 남북 관계는 정권적 차원이 아니라 민족 화합적 차원에서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는 마땅히 응징하는 스탠스도 있어야 한다.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증진 방안’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권력 기반이 공고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정권의 3년 동안 권력 공고화 작업이 끝나 남북 관계, 북·중 관계 등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모처럼 남북이 만나 이산가족 상봉 등이 담긴 8·25 남북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규형 고문은… ‘외교관의 꽃’ 주중·주러 대사 역임 40년 가까이 현장을 누벼 온 외교관 출신이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들어간 뒤 유엔과장, 주유엔 공사 참사관, 국제기구정책관, 주중 공사, 방글라데시 대사, 대변인, 제2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외교관의 꽃’인 4강 대사를 두 번(주중·주러)이나 지냈다. 주중 대사 시절 중국 전통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경극(京劇) 외교’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부터 3년간 주중 공사로 근무할 때 주재국 중국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경극을 배우기 시작했다. 노래와 춤과 연극이 혼합돼 있는 경극은 고음이 많아 중국인들도 배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경극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2011년 대사로 부임한 이후에도 틈나는 대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제갈량이 눈물을 머금고 심복 마속의 목을 베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과정이 묘사된 ‘실가정’(失街亭) 등 경극 10곡을 ‘완창’해 낼 정도로 실력이 빼어나다. 이 덕분에 어렵고도 미묘한 중국과의 외교전에서 ‘필살기’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외교 당국을 포함한 각종 모임에서 경극을 한 대목 들려주면 아무리 어려운 자리도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1985년부터 4년간 주일 1등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07년부터 3년간 주러 대사를 지내는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에 정통하다. 1991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할 때 유엔과장으로 실무를 담당했다. 대변인 시절이던 2005년 첫 시집인 ‘때로는 마음 가득한’을 펴낸 데 이어 2009년에도 ‘또다시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임기 후반 박근혜 정부의 실용외교가 정착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남북한은 8·25 합의대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리에 마쳤고, 민간 교류도 확대될 전망이다. 3년 6개월 동안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재개됐다. 박 대통령은 중국 경사론 우려에도 불구하고 9월 3일 열병식 참석으로 중국의 한·중·일 회담 참가 약속을 받아 냈다. 10월 16일 워싱턴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대로 냉각된 한·일 관계를 복원시켰다. 11월 1일 한·중·일 정상은 매년 3자회담 정례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북한 비핵화 촉구와 6자회담 재개라는 상당한 성과를 일구어 냈다. 박 대통령의 뛰어난 외교 행보는 동북아 지역 리더로서 이미지를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한·일, 한·중 양자 간 회담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한·일 정상이 3년 5개월 만에 만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위안부 해법을 포함해 한·미·일 안보협력,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일본인 납치 문제, 양국 청소년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를 다루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인식하고, 조기에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직접 국회를 방문해 한·중 FTA 비준을 촉구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중국 내륙,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기반시설 연결과 무역투자 확대, 제3국 시장 공동개척 등 구체적인 협력안도 나왔다. 거대한 대륙을 경제공동체로 묶어 북한 개방을 유도하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가 만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3대 외교정책으로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본격적으로 시동된 것이다. 그러나 걱정이 더 늘었다. 만남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 외교의 시험대는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미국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회귀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의 해양 진출 반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북한 비핵화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은 미·중 간 정면충돌로 공동선언문조차 내지 못했다. 남중국해 진출에 반대하는 미국·일본·필리핀과 중국·캄보디아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주요 2개국(G2) 체제에 낀 한국은 언젠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진입에 한국의 사전 동의 전제만으로 미·일 양국을 설득할 수 없다. 북한 미사일이 주일 미군 기지를 공격해 미군, 자위대, 민간인 살상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 자위대는 북한을 원점 타격할 수도 있다.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 이후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한국군과 주한·주일 미군, 일본 자위대 간 공조와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 씨름판 한복판으로 걸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일 간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단 성과였다. 그러나 내년 선거 일정과 평균 연령이 90세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타결을 시도해야 한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 외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이 없다. 북한의 위험한 실험은 당분간 유예됐지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조만간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첩첩산중을 어떻게 헤쳐 갈 것인가. 내정과 달리 외교 면에서 국책 실패는 돌이킬 수 없다. 신중히 판단하되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켜 나갔으면 한다. 첫째, 한국의 국력은 구한말 수준이 아니다. 중견국 한국의 위상을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동북아 외교를 주도해야 한다. 둘째, 미·중 G2 체제에서 나 홀로 한국은 버겁고 위태하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 위안부 해법에 매달리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 셋째, 한국의 외교 입지 확대와 유연한 대응을 위해 한·중·일, 한·미·일 등 다자간 네트워크를 적극 추진해 가는 것이다.
  •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英이어 테러 가능성 무게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英이어 테러 가능성 무게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英이어 테러 가능성 무게 러 여객기 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 원인이 폭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영국 총리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같이 말하며 테러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시애틀 지역 계열사인 KIRO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폭탄이 비행기에 실려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의 정보는 정확히 무엇이 비행기를 추락시켰는지 말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집트) 현지의 보안 절차는 미국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정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밝힐 시간을 수사·정보기관에 줄 것”이라면서 “하지만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우리가 파악한 정보들은 사고가 테러리스트 폭탄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더 가깝다는 우려를 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는 사고 비행기가 출발했던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영국 항공기의 이륙을 전면 중단시켰다. 앞서 IS 이집트 지부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직후 5개국어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나이 지방에서 러시아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샤름엘셰이크 공항이 있는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군과 IS 연계 무장세력이 수년째 대치하는 곳이다. IS 지부 중 활동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이며 폭탄 제조 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폭발물이나 미사일이 여객기 추락을 초래했다는 주장들은 근거 없는 추정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하다” … IS 소행 추정?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하다” … IS 소행 추정?

    러 여객기 사고, 오바마 “폭탄 실렸을 가능성 분명하다” … IS 소행 추정?러 여객기 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 원인이 폭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영국 총리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같이 말하며 테러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시애틀 지역 계열사인 KIRO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폭탄이 비행기에 실려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의 정보는 정확히 무엇이 비행기를 추락시켰는지 말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집트) 현지의 보안 절차는 미국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정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밝힐 시간을 수사·정보기관에 줄 것”이라면서 “하지만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우리가 파악한 정보들은 사고가 테러리스트 폭탄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더 가깝다는 우려를 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는 사고 비행기가 출발했던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영국 항공기의 이륙을 전면 중단시켰다. 앞서 IS 이집트 지부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직후 5개국어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나이 지방에서 러시아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샤름엘셰이크 공항이 있는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군과 IS 연계 무장세력이 수년째 대치하는 곳이다. IS 지부 중 활동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이며 폭탄 제조 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폭발물이나 미사일이 여객기 추락을 초래했다는 주장들은 근거 없는 추정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 레인저 스쿨, 여성에게도 공식 개방

     지난 8월 사상 최초로 여성 졸업생을 배출한 미국 육군의 특수부대 훈련 과정인 ‘레인저 스쿨’이 공식적으로 모든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했다고 미 육군 당국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군사 훈련 과정으로 평가받는 레인저 스쿨은 지난 2일 혼성기수 운영을 시작하면서 성별에 따라 훈련 강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원칙대로’ 교육하기로 했다. 지난 60년간 존재했던 ‘금녀의 벽’이 허물어진 셈이다.  아미타임스(AT), 밀리터리닷컴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성별 차별이 철폐된 첫 혼성기수에는 모두 417명의 지원자가 참여했다. 여군 자원자들도 상당수 포함됐지만, 육군 당국은 정확한 숫자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레인저 스쿨 교장인 데이비드 파이브코트 대령은 “조건에 부합하는 자원자는 누구나 훈련에 참여할 수 있기에 굳이 성별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수학교 등 미국 내 다른 훈련소들은 이미 남녀 차이를 두지 않고 여성에게도 똑같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훈련에선 117명이 탈락했으나 육군 당국은 여성이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40분 안에 5마일(8.04㎞)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등 체력 테스트가 주를 이뤄 상당수 여성들이 탈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레인저 스쿨은 두 달 가까운 기간동안 기초체력과 소부대 전술 등을 이수하는 1단계, 산악훈련 중심의 2단계, 악어와 독사 등이 우글거리는 환경에서 생존과 도피 등을 습득하는 3단계로 각각 훈련 과정이 구분된다. 수료율은 절반 남짓에 그친다.  레인저 스쿨은 내년까지 모든 전투병과를 여군들에게 개방하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시범적으로 현역이나 예비군 신분 여군들의 지원을 받아 훈련을 시켰다.  이에 따라 헌병대대 소대장인 크리스틴 그리스트(26) 대위와 아파치 조종사인 사예 하버 중위(25) 그리고 두 자녀를 키우는 예비역 육군 소령 리사 재스터(37) 등 모두 세 명이 ‘3수’ 끝에 61일 기간의 지옥훈련을 수료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 대한 반발도 적잖다. 혼성 기수 운영 과정에서 여군 자원자들을 위한 체력 측정 기준 완화나 성추행. 폭행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푸틴? 박근혜 대통령 43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사람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3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40위와 43위를 기록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45위와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4일(현지시간) 정치인, 경제인, 자선사업가 등 세계를 움직이는 엘리트 74명을 선정해 영향력 순위를 발표했다. 포브스는 푸틴 대통령을 3년 연속 1위로 선정하며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도 책임을 면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6월 지지율이 사상 최고인 89%를 기록했고 시리아 공습을 단행해 중동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2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차지했다. 포브스는 메르켈 총리가 올해 시리아 난민 사태와 그리스 부채 위기에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포브스 순위에서 2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프린치스코 교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가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43위를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3계단 상승했다. 여성 중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이완구 전 총리 등 측근의 뇌물수수 스캔들로 부담을 지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처럼 한국의 임금, 소비, 수출도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그늘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최근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고 중국 및 일본과 환경 협력을 이끌어 냈으며, 동북아원자력안전협의체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외교적 성과를 평가했다.  올해 순위에 새로 오른 사람으로는 마이클 델(59위) 델 최고경영자,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68위) 완다그룹 회장, 이번달 4일 공식 취임한 쥐스탱 트뤼도(69위) 캐나다 총리,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70위) 아이칸캐피탈매니지먼트 창업자, 도널드 트럼프(72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등 5명이 있다. 최연소는 19위를 차지한 31세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였으며, 32세의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바로 뒤를 이었다.  순위에 오른 74명 중 30명은 미국인이었고, 중국인은 8명이었다. 여성은 9명이 올랐다.  포브스는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 수와 영역, 영향력의 강도, 자본력 등 네 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고 밝혔다. 4위를 기록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12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에 첫 번째 기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38위를 차지한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및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의 경우 자동차산업과 우주산업 두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에 두 번째 기준을 충족해 순위에 올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500만명의 북한 국민들에게 절대 권력을 휘두르기에 영향력의 강도가 세다고 판단해 46위에 올렸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리퍼트 美 대사 해군특수전전단 창설 60주년 축하

    리퍼트 美 대사 해군특수전전단 창설 60주년 축하

    마크 리퍼트(왼쪽) 주한 미국대사가 4일 경남 창원 해군회관에서 열린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창설 6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정호섭 해군참모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리퍼트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끼리 잘 지내고 관계도 좋다”며 “지도자끼리 잘 지내면 나머지 관계도 정리가 잘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2시간으로 예정됐던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3시간 15분으로 길어졌으며 그 이후에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실례를 들었다. 창원 연합뉴스
  • 美 “분기별 두번 남중국해 진입”… 시진핑 “中 의도 정확히 알라”

    “분기별로 두 번 이상 진입하겠다. 그러나 들쑤시지는 않겠다.” 지난달 27일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으로부터 12해리(약 22㎞) 이내 수역에 이지스 구축함을 진입시켰던 미국 해군이 앞으로 분기별로 최소 2회 이상 남중국해를 정기 항행할 계획이라고 BBC 등이 미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법에 따라 (공해를 항행할 수 있는) 미국의 권리를 정기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중국과 기타 국가들에 우리의 입장을 상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미·중 간 남중국해 갈등이 충돌과 대화 사이에서 외줄을 타고 있다. 미국은 ‘군함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고 중국은 ‘실탄 훈련’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대화의 끈도 놓지 않았다. 중화권 언론은 이날 “중국 함대가 실탄 군사훈련을 하기 위해 남중국해 해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날짜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주야에 걸쳐 남중국해의 ‘중국 영해’에 침입하는 가상 적군 함정을 타깃으로 방어, 수비, 반격을 염두에 두고 실탄을 사용하는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인 셈이다. 지난 2일 중국에 온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이틀째 중국 인민해방군 수뇌부들과의 협상을 이어 갔다. 중국 언론은 해리스 사령관이 군사교류와 태평양 합동 군사훈련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만 보도했다. 그러나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한 미국에서 가장 강경한 해리스 사령관이 이 문제를 의제에 올리지 않았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는 이날 베이징대 강연에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언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며 남중국해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들은 외교전에 출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제5차 미·중 고위급 대화’를 위해 방중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중·미는 상호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의 의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시 주석은 5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직접 부딪치는 베트남을 방문한다. 시 주석은 경제 협력 카드로 베트남을 중국 편에 묶어 놓을 작정이다. 이에 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19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다. 필리핀은 미국의 최대 우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필리핀을 중심으로 ‘반중 전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 주석도 APEC 참석을 검토하고 있어 필리핀에서 미·중 정상의 외교전이 불을 뿜을 수도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공화당은 비전이 없고, 대통령은 신뢰할 수가 없다.” 지난주 45세 나이로 미국 정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폴 라이언(공화당·위스콘신)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자신이 속한 공화당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하원의장 선출 후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가진 CNN·폭스뉴스 등 5개 방송사와의 릴레이 인터뷰에서 라이언 의장은 먼저 공화당에 대한 고해성사를 썼다. ●행동하는 보수, 극보수파 지지 유지 확신 그는 “공화당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전술만 가지고 싸운다”며 “우리는 정책에도, 비전에도 너무 소극적이었다.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화당이 비전을 갖고 이 나라에 대안을 제시해야 국민들이 우리가 나라를 이끌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의회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중산층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을 지난달 사실상 몰아낸 공화당 극보수 세력인 ‘프리덤 코커스’를 의식한 듯 “지난달 상황은 성장통이었다”며 “내가 행동하는 보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고 밝힌 뒤 자신에 대한 공화당 극보수파들의 지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와 민주당 추진 유급휴가제도 부정적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추진하고 있는 이민개혁법안과 유급휴가법안을 거부한다고 밝혀 백악관과 의회 관계의 앞날이 평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라이언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등을 거론한 뒤 “이민개혁과 관련,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스스로가 법을 쓰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가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언 의장은 과거 포괄적 이민개혁법을 지지했고 베이너 전 의장도 지난해 이 같은 법안 채택을 추진했는데 보수파들의 반발로 모멘텀을 잃었다”며 “라이언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이민개혁법 채택을 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해온 유급휴가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주말엔 무조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패밀리 가이’인 라이언 의장이 가정과 일의 균형을 위한 유급휴가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나보고 유급휴가제를 연방법으로 만들어 납세자들의 돈을 더 걷기 위해 의장이 되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담배광 베이너 냄새 밴 곳서 생활 고역 라이언 의장은 주중에는 워싱턴DC 의회 사무실에 있는 간의침대에서 계속 취침하며 생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이 됐지만 1999년 워싱턴에 입성하면서부터 사용해온 간의침대를 사용해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헬스광’인 그는 ‘담배광’인 베이너 전 의장이 남기고 간 의장실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베이너 전 의장이 신의 뜻이라고 끊임 없이 설득해 후임 의장직을 결국 수락했다”며 “그런데 베이너 전 의장의 담배 냄새가 진하게 스며 있는 카펫에서 일해야 하는 것은 힘들다”고 털어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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