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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죽이는 스크럽 속 ‘미세 알갱이’… “최대 280만 개”

    바다 죽이는 스크럽 속 ‘미세 알갱이’… “최대 280만 개”

    여성들이 피부 각질제거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페이셜 스크럽 한 통에 최대 280만 개의 알갱이가 들어 있으며, 이 미생물들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진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작은 알갱이가 든 페이셜 스크럽 제품 6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페이셜 스크럽 제품에 든 플라스틱 성분의 미세 알갱이 크기는 최소 0,01㎜에서 최대 1㎜정도였으며, 일부 용해되지 않는 알갱이가 바다로 흘러들어갈 경우 해양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선데이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1회 사용량이 사람마다 다르고 알갱이의 크기가 매우 작은 탓에, 1회 사용량에 얼마나 많은 스크럽 알갱이가 사용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실험을 통해 각 사의 페이셜 스크럽 제품에 어느 정도의 알갱이가 들어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연구에 사용한 6개 제품의 상표를 가린 채, 이 제품에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크럽 알갱이의 양을 유리병에 넣은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일부 제품에서는 최대 280만 개, 평균 9만 4500개의 알갱이가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 미세 알갱이의 표면에 각종 화학성분이 묻어 있으며, 지나치게 작은 탓에 하수처리 시 필터를 빠져나가 강이나 바다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작은 물고기나 플랑크톤이 물이나 먹이와 함께 미세 알갱이가 든 물을 마실 경우 유독성분에 중독될 가능성도 있어 해양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리차드 톰슨 플리머스대학 해양생물학 교수는 “생태계의 순환 과정을 통해 중독된 물고기를 사람이 섭취하거나, 미세 알갱이가 든 물이 농경지로 다시 되돌아오면서 농작물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이러한 미세 알갱이는 페이셜 스크럽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용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러한 미세 알갱이는 일명 ‘미세 플라스틱’ 혹은 ‘죽음의 플라스틱’으로도 불리며, 여과 시설로도 걸러지지 않고 물에도 녹지 않아 환경 파괴 및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샴푸와 치약 등에도 다량 함유돼 있는데 유해성 논란이 일자 미국에서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2015년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세 플라스틱 프리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2017년 7월 1일부터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를 첨가한 세정제품 생산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추세다. 사진=ⓒwhiteshoes91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알파고와 교육의 자율성/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알파고와 교육의 자율성/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교육 관련 정책 토론을 할 때마다 한국 교육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열정을 갖고 공부에 임하는 한국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교육 습관을 본받아야 한다”라고 하거나 “한국의 부모들은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자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했다. 우리 국민의 교육열을 높이 산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교육 열풍과 외국으로 나가는 유학생 규모를 생각하면 당혹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5번 공개 대국에서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4승 1패를 기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대결을 보며 과연 우리나라의 교육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보면 단순 지식과 정보 암기에서 인간은 더이상 기계를 따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먼 앞날까지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 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정책에 관해서는 국가가 개인의 교육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자유교육론에서부터 국가가 교육의 내용을 정해 국민을 교육할 수 있다는 국가교육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입장이 있다. 우리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면서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자유 교육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교육의 능률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등학교 의무교육 등 일정한 범위에서 국가의 개입을 허용한다. 빈부격차에서 발생하는 약자의 교육 기회 차단 또는 불균등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구조 개혁 평가를 통해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누어 정원 감축률을 정하고 대학 정원을 강제적으로 감축하는 구조개혁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대학 입학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면 2018년부터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1만여명이 많게 되고 2020년 이후에는 15만명 정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추어 인문·예체능계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프라임사업을 위한 대학 평가를 마쳤다.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을 둔 강점 분야에 특성화하도록 대학을 유도하기 위한 대학특성화사업의 중간 평가가 올해 실시된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재정 지원 대학에서 제외하는 등록금 동결 정책도 같이 펴고 있다. 교육부의 임명 제청 거부로 총장이 2년 가까이 공석인 국립대학도 여럿 있다. 수조원의 재정지원을 무기로 등록금 동결, 입학 정원 감축을 요구하며 개별 대학 교과 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연구와 교육의 내용, 인사까지 간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 교육 정책은 자기 자식만은 대학 교육을 반드시 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유아 교육부터 고등학교 교육에까지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찍부터 헌법재판소는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학에 대해서는 공권력 등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대학 구성원 자신이 대학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대학 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연구와 교육의 내용, 그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한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뉴노멀, 즉 구조적 저성장 기조를 이어 가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여러 가지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으로 인구절벽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미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기계가 흉내 내고 따라올 수 없는 창의성과 윤리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 또한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새로운 인재 양성과 기초 연구 환경을 책임져야 할 대학들이 정부 정책에 눈치를 보고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잃지 않을까 염려된다.
  • 공화 출신 前뉴욕시장, 클린턴 지지… 중도표 모을까

    공화 출신 前뉴욕시장, 클린턴 지지… 중도표 모을까

    공화당 출신으로 대선 출마를 고려했던 마이클 블룸버그(74) 전 뉴욕시장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고립주의적 이민·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주된 이유로 민주당은 세계적 미디어그룹 블룸버그의 창업자로 중도성향 유권자의 신망이 두터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참모인 하워드 울프슨은 “블룸버그는 이번 대선에서 클린턴을 선택하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연사로 나서는 27일 찬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2000년 뉴욕 시장에 도전하기에는 당내 경쟁자가 많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뒤 2001년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2009년에는 공화당적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고민했지만 지난 3월 자신의 출마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축제 전날 ‘샌더스 비방’ 스캔들… 클린턴 또 ‘이메일 악몽’

    축제 전날 ‘샌더스 비방’ 스캔들… 클린턴 또 ‘이메일 악몽’

    경선 운영 편파 의혹 사실로 확인 샌더스, 논란에도 첫날 찬조 연설 지지자들은 전대장 인근서 시위 클린턴측 “트럼프 지지 러 소행” 트럼프 전대 효과에 2~4%P 앞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인근에 모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경선 기간 샌더스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샌더스를 지지하는 시위대는 주로 백인 젊은층이었다. DNC의 이메일 스캔들은 위키리크스가 지난 22일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해킹된 이메일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들 이메일에 샌더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경선을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샌더스가 지난 경선 과정에서 DNC의 편파 운영을 비판하며 제기한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인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은 이날 “전대가 끝나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는 신속하게 슐츠의 의장직을 박탈하고 찬조연설자 명단에서도 삭제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클린턴이 샌더스의 진보 공약을 반영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며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협정은 철회돼야 하고 월스트리트 개혁 방안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라델피아 경찰은 지금까지 샌더스 지지자의 집회 10여건이 신고됐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전당대회장인 웰스파고센터 인근은 경계수위를 대폭 높여 시위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샌더스 지지자의 집회가 이어졌지만 샌더스는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전대 첫날인 25일 저녁 찬조연설자로 나선다. 그는 “이번 이메일 사태에 실망했지만 이번 선거운동은 클린턴에 대한 것도 아니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에 관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운동은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샌더스가 트럼프를 물리쳐야 하는 것과 자신의 공약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한다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라도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찬조연설을 목적 달성을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DNC의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과 트럼프 캠프의 충돌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로비 무크 클린턴 선대본부장은 CNN에 출연, “DNC 이메일 해킹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러시아의 해커 소행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트럼프 정책을 친러시아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샌더스를 의도적으로 밟아 온 클린턴 캠프의 조작된 시스템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며 “조작과 거짓말의 대명사인 클린턴은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복형인 말리크 오바마는 “트럼프가 뭔가 새롭고 신선한 것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공화당의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전당대회 효과’에 힘입어 급상승세를 보였다. 공화당 전당대회(7월 18~21일)가 반영된 최근 3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모두 클린턴을 앞질렀다. 지지율 격차는 2~4% 포인트였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부터 ‘뒤숭숭’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했다. 미국의 독립선언과 헌법이 제정된 장소일 만큼 상징성을 갖는 이곳에서 28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는 클린턴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클린턴 전 장관 가족,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대의원 5000명 등이 참석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정권을 이어가기 위한 ‘화합의 장’을 만든다. ‘함께 단합하자’를 테마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첫날 행사에서 샌더스 의원과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지지 연설을 한다.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데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이 이날 사퇴하면서 전당대회는 파행을 빚었다. ‘샌더스’와 ‘이메일’이 다른 형태로 클린턴 전 장관을 계속 괴롭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공약의 기초가 될 정강도 채택한다. 정강은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북핵 포기 압박 및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오바마 이복형 “동생에 실망…트럼프 지지” 선언

    美오바마 이복형 “동생에 실망…트럼프 지지” 선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복형인 케냐의 말리크 오바마(58)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말리크는 케냐에서 뉴욕포스트와 한 인터뷰를 통해 “나는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우선으로’(Make America First Again)라는 대선 슬로건이 매우 마음에 든다. 후에 트럼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본래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을 지지했었지만, 오바마의 임기 동안의 행적에 큰 실망을 느낀 뒤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말리크의 이러한 발언은 이복형제인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럼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현 상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복형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이미 수 년 전 일이다. 2011년, 말리크는 리비아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죽음과 관련해, 카다피를 “친한 친구 중 한명”이라고 설명하며 오바마와 힐러리 클런턴 전 국무장관에게 책임을 돌렸고, 오바마가 공식 지지하는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말리크의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트럼프 역시 반기는 기색을 내비쳤다.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오바마 대통령의 형제인 말리크가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과 형제들간의 껄끄러운 관계에 다시 한 번 주목했다. 오바마에게는 결혼을 네 번이나 한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많은 이복형제가 있으며, 어머니 쪽으로도 이부 여동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밀라크는 독보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어왔다. 2013년에는 케냐 주지사에 출마했다가 지지율 1%의 ‘굴욕’을 얻으며 패배했고, 같은 해에는 오바마가 젊은 시절 쓴 친필편지 2통을 각각 1만 5000달러(한화 약 1700만원)에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에는 오바마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했으며, 아내가 12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 NO”···블룸버그,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서 클린턴 지지연설 눈앞

    “트럼프 NO”···블룸버그,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서 클린턴 지지연설 눈앞

    한때 미국 대통령선거 출마를 타진했던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시장이 조만간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참모인 하워드 울스픈의 말을 인용해 그가 오는 25∼28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전대)에서 클린턴에 대한 찬조 연사로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설 시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의 연설이 예정된 오는 27일로 예상된다. 울프슨은 NYT에 “블룸버그가 이번 주 필라델피아에서 이번 대선의 뚜렷한 선택은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것을 강력히 주장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인사의 시각으로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무소속 후보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지난 3월 초 뜻을 접었다. 자신이 출마해 민주-공화-무소속의 3자 구도가 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유리해진다는 게 이유였다. 출마를 포기하면서도 이민 정책 등을 놓고 트럼프 후보를 ‘분열적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정치적 이유로 민주당을 떠났던 그가 민주당 전대에 등장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0년 뉴욕시장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 민주당 당적을 버렸고, 2009년 3선 도전 때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민주당과는 계속 거리를 뒀다. 클린턴 후보 캠프는 몇 주 전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전대 연설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후보 측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원이 클린턴의 ‘중도 클릭’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아온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합 주(州)의 중도층 유권자, 나아가 트럼프 후보에게 불만을 가진 공화당 유권자를 끌어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과의 기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과의 기술’

    공개 사과의 기술/에드윈 L 바티스텔라 지음/김상현 옮김/문예출판사/340쪽/1만 5000원 할리우드 배우 멜 깁슨은 2006년 7월 과속과 음주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체면을 구긴 ‘빅스타’는 체포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유대인이냐고 묻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튿날 멜 깁슨의 홍보담당자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수치심’ ‘사죄’ 등의 용어를 동원하며 사뭇 진지한 자세로 일관했지만 유대인 차별 반대 단체에서는 사과 수용을 즉각 거부했다. 대체 왜? 최근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빚어졌다.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했던 정부 관료가 국회에서 울먹이며 사과했지만 여론은 더 악화됐다. 대체 그들의 사과는 뭐가 잘못된 걸까. 새 책 ‘공개 사과의 기술’에 따르면 그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의 첫 단계에서 실패했다. 이런 경우가 꽤 빈번한 편인데, 자신의 잘못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고 사과의 표현 앞에 ‘~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놓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빚어진다. 멜 깁슨은 “음주로 인한 통제불능 상태” 탓으로 원인을 돌렸고, 전 교육부 관료는 “영화 대사를 인용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해 화를 키웠다. 제때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이를 ‘적시의 단계’라 부르는데, 이 요소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인 국민들도 사과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정치인과 기업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사과 사례를 분석해 진실한 사과와 그렇지 못한 사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어 사과의 바탕에 깔린 원칙을 분석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이 소개하는 사례 속 인물들의 스펙트럼은 꽤 넓다. 링컨, 루스벨트, 케네디, 조지 부시, 클린턴,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에서부터 오프라 윈프리 같은 유명인들과 독일 등 정부 차원의 사과 사례까지 포함하고 있다. 저자가 보는 완전한 형태의 사과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첫째 사과하는 이의 수치심과 유감을 표명하고, 둘째 특정한 규칙 위반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비판을 수용하며, 셋째 잘못된 행위의 명시적 인정과 자책을 분명하게 표시하고, 넷째 앞으로 바른 행동을 하겠다고 약속하며, 다섯째 일정한 배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요소에 비춰 보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 사건들의 사과 행위가 왜 문제를 더욱 불거지게 했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올 美 대선, 주류 세력 ‘문명의 대전환’

    올 美 대선, 주류 세력 ‘문명의 대전환’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안병진 지음/메디치/272쪽/1만 6000원 ‘이번 미국 대선은 이념과 정당, 그리고 정책 대결로 이해하면 안 된다. 문명사적 대전환과 충돌이라는 프리즘으로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힐러리 대 트럼프 대결이 아니라 미국 건국 초기의 근대적인 문명의 틀과 주도 세력이 모두 바뀌는 대전환기로 이해해야 한다.’(7쪽) 올해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정책이나 정치인이 아닌 문명의 대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접근, 미국 문명이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적응하며 세계적 리더십을 유지할지 전망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치고 있다. 진정한 변화를 요구하는 샌더스 열풍이 아래로부터 불었고, 여성과 이민자를 배제한 위대한 미국을 외치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다. 저자는 “미국의 주류 세력이 바뀌고 있다. 이는 곧 문명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큰 흐름을 읽어야 미국 정치 지형 변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저자는 당선 직후부터 연임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집권기를 가능케 했던 원동력과 부침의 원인을 진단하며 미국 주도 세력이 변하고 있음을 조목조목 짚었다. 세대 담론에 산업적·인종적 관점을 더해 촘촘하게 논의를 전개했다. 제조업과 군산복합체 등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통적 주도 세력인 와스프(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 문명이 황혼기에 접어들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자유·평등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새 천년 세대(1981년 이후 태어난 성인들로, 현재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이들)와 다인종 연합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배트맨’ 별칭인 ‘다크 나이트’, ‘트로이’ 주인공 ‘아킬레우스’, ‘아이언맨’(백만장자 토니 스타크), ‘헝거 게임’ 시리즈의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 등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영웅들을 모델로 미국 정치인들을 분류한 게 흥미롭다. 오바마, 힐러리는 윤리와 권력 사이에서 고뇌하는 ‘다크 나이트’,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은 신에 가까운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복고적 영웅 ‘아킬레우스’,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어마어마한 재력을 갖추고 기업국가를 추구하는 ‘아이언맨’, 힐러리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샌더스는 양극화에 분노하는 이들을 대표하는 ‘캣니스 에버딘’으로 구분했다. 저자는 “미국의 올 대선과 미래는 이 네 가지 영웅 모델들 간 각축전이 될 것”이라며 “각 영웅 모델이 상징하는 시대정신과 문명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커버스토리] 참석 대의원 5000명 ‘공화당의 2배’… 첫 女대통령 후보 ‘축포’

    [커버스토리] 참석 대의원 5000명 ‘공화당의 2배’… 첫 女대통령 후보 ‘축포’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정권을 재창출하자.’ 미국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도 오는 25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미 주요 정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가 탄생하게 될 민주당 전당대회는 공화당 전당대회와는 여러 가지로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샌더스 등 거물 대거 참석 ‘화합의 장’ 참석 대의원 규모도 공화당의 두 배가 넘는 5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며, 분열적 양상을 드러낸 공화당과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클린턴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을 비롯,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민주당 거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화합의 장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샌더스와 오바마 대통령 부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해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하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이 찬조 연설자로 참석한다. 특히 경선에서 졌는데도 막판까지 클린턴을 공식 지지하지 않다가 최근 입장을 바꾼 샌더스의 찬조 연설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경선에서 클린턴이 아니라 샌더스를 뽑은 젊은 유권자 등 지지자들의 표를 클린턴으로 몰아줄 수 있을 것인지, 샌더스의 진보 정책이 전당대회에서 채택될 대선 정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클린턴과 샌더스는 표심과 정책을 함께 붙잡을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샌더스를 놔주지 못하고 있는 지지자들의 시위도 예상되지만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등 가족도 연단에 올라 입담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와, 첼시는 트럼프 딸 이방카와 각각 비교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의원·주지사 등 유력 정치인과 각료들도 총출동한다. 민주당은 공화당과 달리 각 주 상·하원 의원 등 주요 인사 700여명을 자신의 뜻에 따라 후보를 뽑는 ‘슈퍼 대의원’으로 두고 있어, 이들이 대의원으로 모두 참석할 경우 ‘별들의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사들을 보면 진보의 아이콘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찬조 연설이 눈길을 끈다. ●초미의 관심사는 부통령 후보 공식 지명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등 뉴욕파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민주당의 핵심 정책인 총기 규제, 이민 개혁 등을 지지하기 위해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사건 희생자 어머니들, 2011년 총격 테러 피해자 개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 멕시코계 이민개혁운동의 상징인 아스트리드 실바 등도 찬조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전당대회에서 공식 지명되는 클린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누가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클린턴 측은 이르면 22일 러닝메이트를 발표하고 전당대회에 앞서 주말까지 플로리다주 등에서 공동 유세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최근 버지니아주에서 공동유세를 했던 팀 케인 버지니아 상원의원과 톰 빌색 농무장관, 토머스 페레스 노동장관, 히스패닉계 훌리안 카스트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이 최종 명단에 올라 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커버스토리] 분노의 용광로, 비전을 지우고 분열을 낳았다

    [커버스토리] 분노의 용광로, 비전을 지우고 분열을 낳았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전당대회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70)의 후보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전대에서는 공화당 주류 의원들의 대거 불참과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의 지지 거부, 매일 트럼프 가족이 등장한 지원 연설 등 160년이 넘는 공화당 역사에서 가장 기이한 전당대회로 남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수락 연설은 꿈과 희망 등 미래를 말하기보다는 미국의 위기와 분열만 부각한 ‘어둠의 연설’이었다.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정책토론은 실종됐다. 마지막 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격퇴 등을 얘기하면서 “위협”이라는 말을 7번, ‘법과 질서’라는 말은 4차례 사용했다. ●이번 전대 최고 유행어는 ‘클린턴을 감옥에’ 이날 밤 10시 30분. 전대 장소인 ‘퀴큰론스 아레나’ 농구 경기장에 마련된 연설 무대에서 트럼프가 최종적으로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서자 객석에선 이번 전대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 대신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Lock her up)가 쇄도했다. CNN이 “전대에서는 보통 비전을 담은 구호가 인기가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상하게도 클린턴에 대한 비난이 이를 대체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청중들은 전대 기간 내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나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FTA)·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언급될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클린턴을 감옥에’를 외쳤다. 미 조지타운대 E J 디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논평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죽을 지경에 이를 정도로 겁을 주는 전략으로 승리를 얻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정책대결보다는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였다. 트럼프의 이런 연설과 이에 대한 청중의 호응과 관련해 미 매체 보스턴글로브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코언은 “내가 들었던 미국 정치인들의 연설 가운데 가장 암울하고 어둡고 파시스트적인 연설”이라고 말했다. 작가 스티븐 킹도 트위터에 “저건 전당대회가 아니라 폭력배(lynch mob)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반면 유명 보수 방송인 로라 잉그레이엄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기반을 넓히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부 아래서 고통을 받았던 ‘도심’(inner city)은 더이상 무시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아리 플레이셔도 “이 연설이 너무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인의 69%가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다수가 트럼프에 동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가 침몰하던 트위터 살리기도 특이하게도 이번 전대는 침몰하던 트위터를 살려 놓기도 했다. 트럼프가 연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아 접속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하루에도 4~5개의 글을 올리는 열혈 트위터 애용자다. 지난 15일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지목할 때도 트위터를 이용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도 계정이 있지만 유독 트위터를 사랑한다. 글을 길게 쓰지 않아도 돼 지지자들에게 가장 쉽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14.01달러에 머물던 트위터 주가는 21일 18.39달러로 마감하며 2개월 만에 30% 이상 급등했다. CNN머니는 “(트럼프식) 정치가 트위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대기간 행사장 밖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뒤섞이면서 클리블랜드 전체가 논쟁의 장으로 변모했다. 전당대회가 열린 아레나 인근 광장에는 ‘혁명공산당’ 당원들로 알려진 이들이 모여들어 성조기를 태우고 전대 슬로건을 비틀어 “미국이 언제 위대했나”(America was never great)를 외치자 이를 막으려는 다른 시위자들로 연일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시위자들을 바닥에 눕히고 수갑을 채워 연행했지만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 성소수자 옹호 단체와 이들을 막기 위한 보수단체, 마리화나 합법화 추진 단체들이 한꺼번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종교단체 회원들이 ‘예수가 노할 것’이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거나 아예 “다음 대선에선 예수를 대통령으로 뽑자”고 외치기도 했다. ●예상 밖 질서 유지로 경찰·클리블랜드 안도 다만 경찰과 클리블랜드 당국은 이번 전대 결과에 대단히 만족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대회 개막 전만 해도 하루 수백명씩 연행될 것으로 보고 최대 1000명 안팎을 수감할 수 있는 임시 교도소를 마련해 뒀다. 전대장마다 저격수를 배치하고 경찰들도 반자동 소총을 휴대하게 하는 등 이번 전대를 위해 5000만 달러(약 570억원) 이상을 써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가 IS를 막겠다며 총기를 갖고 대회장으로 들어오겠다고 밝히는 등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토] 오바마 美 대통령, 캔자스시티 명예 멤버 된 후 표정이…

    [포토] 오바마 美 대통령, 캔자스시티 명예 멤버 된 후 표정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 프로야구 2015년 월드 시리즈 우승 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명예 멤버로 임명돼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썰전’유시민, 박 대통령 향한 두테르테 팬심은 “도움 안돼”

    ‘썰전’유시민, 박 대통령 향한 두테르테 팬심은 “도움 안돼”

    지난 21일 JTBC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가 “두테르테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의 열성 팬이라고 한 것은 사실 도움이 안 된다”고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MC 김구라가 “두테르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팬이라고 했다”고 운을 떼자 전원책 변호사는 “박대통령이 두테르테가 당선했을 당시 축전을 보내자 (두테르테가) 팬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유시민 작가는 “그런 건 사실 박 대통령한테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나 시진핑이 ‘빅 팬’이라고 하면 도움이 되는데 두테르테는 어법이나 행동 등 모든 게 우리나라와 안 맞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에 마약사범 70여 명을 사살하는 등 강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일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대사가 예방해 박 대통령의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은 박 대통령의 열성 팬(great fan)”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 방송인 김구라가 토론을 펼치는 JTBC ‘썰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시의 길… 고액 컨설팅보다 밥값하는 무료상담

    수시의 길… 고액 컨설팅보다 밥값하는 무료상담

    일반고 고3 학생 장모군의 내신 평균은 2.3등급, 6월 수능 모의평가 성적은 1.88등급이다. 고려대를 지원하고 싶지만, 내신과 수능성적은 조금 모자란 편. 서상원 일산 대진고 교사는 장군의 비교과 활동이 빼어난 것을 눈여겨보고 고려대 기계공학부 과학영재 전형을 추천했다. 장군이 고교 3년 동안 과학실험동아리 활동을 했고, 과학경시대회, 융합과제 연구프로젝트 대회 등 수많은 교내대회에서 상을 받았던 점, 과학고 출신이 주로 몰리는 전형이지만 지난해 과학고 출신 지원자가 한시적으로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장군은 이 조언대로 지원해 올해 고려대에 입학했다. 지난해 방송됐던 tbs(교통방송) 프로그램 ‘기적의 TV 상담받고 대학 가자’의 실제 사례다. ●3번 이상 상담·희망대 입학설명회 참가를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늘어나면서 ‘상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 판가름 나는 정시모집과 달리 수시모집은 학생부와 비교과활동, 면접, 논술 등 따져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는 9월 수시모집 접수를 앞두고 일대일 상담을 비롯해 온라인·전화 상담 등이 인기다. 일부 수험생은 수백만원짜리 사설 대입 상담을 받기도 한다. 그야말로 ‘대입 상담 전성시대’다. 비슷한 성적이어도 어떤 상담을 받고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갈린다. 대입 전문가들은 “값비싼 대입 사설 상담보다 효과가 검증된 상담을 두루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상담을 받을 때에는 우선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상담 내용에 따라 합격 가능한 대학과 학과의 범위를 조금씩 좁혀가는 게 좋다. 강인환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자료개발부장(배명고 교사)은 21일 “상담을 통해 합격 가능한 대학을 좁혀나가 수시 6회 지원을 빈틈없이 맞추라”고 했다. 강 부장은 “수험생 중 일부는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일부러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지적을 오히려 더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약점·단점 새겨듣고 극복해야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일부 값비싼 사설 상담보다 tbs나 EBS,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비롯해 검증된 상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상담을 받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윤 교사는 “상담자가 자신의 적성과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제시하는 통계가 정확한지, 지금 대입의 경향을 읽고 진단하는 능력이 정확한지 꼼꼼히 따져보라”며 “적어도 세 군데 이상 상담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담임교사와 논의해 결정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지원하려는 대학이 정해졌다면 대학별로 진행하는 수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 등에 참가해 일대일 상담을 받는 일이 필수다. 그리고 이 상담을 토대로 이후 지원전략을 좀더 다듬도록 하자. 다만 지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일정을 알아보고 가급적 빨리 신청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외국어대는 다음달 6일 서울캠퍼스 오바마홀에서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수시모집 상담을 하는데, 신청 첫날 모두 마감됐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장은 “대학 상담은 전년도 입시 결과를 토대로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식의 고가의 컨설팅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고 했다. 교사들이 권하는 무료 상담은 신청과 동시에 마감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상담이 마감됐다면 함께 열리는 설명회 등에 참가한 뒤 당일 빈자리가 생기면 참석하는 것이 일종의 ‘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연다. 대교협 대입상담 교사단이 일대일 상담을 해주는데, 지난 7일 신청 5분 만에 560명이 모두 마감되기도 했다. 김영심 대교협 대입센터장은 “일대일 상담의 인기가 높긴 하지만, 당일 현장 신청도 가능하니 우선은 설명회에 참석하는 게 좋다”고 했다. ●tbs‘기적의…’ 작년 144명 상담 중 91명 합격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TV 프로그램으로 tbs의 ‘기적의 TV 상담받고 대학 가자’가 대표적이다. 2011년 5월부터 6년째 방영 중인 이 프로그램은 고1~3 학생이 홈페이지(tbs.seoul.kr)에 신청하면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진학담당 전문 교사와 학원 스타 강사 등으로 구성된 강사진이 학생의 학생부와 모의고사 성적 등 자료를 사전 분석하고 이를 월~목요일 매일 2명씩 1시간에 걸쳐 생방송으로 분석해준다. 지금까지 누적 상담인원만 2500여명에 이르며, 지난해에는 고3 학생 144명이 상담을 받아 91명이 합격하기도 했다. 최성우 텔레비전국 제작팀장은 “단순히 합격, 불합격 가능성만 진단하지 않고 수시 지원을 위한 보완 전략과 학습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며 “선정되지 않더라도 지난 방송 가운데 자신과 유사한 사례 등을 찾아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tbs는 30일에는 서울시청에서 입시설명회와 현장상담을 병행하는 ‘tbs 2017학년도 대학입시설명회&1:1 무료 수시상담’을 실시한다. 상담신청 인원 300명이 모두 마감됐지만, 결원이 생기면 현장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BS 홈피서 사전 접수 후 자소서 첨삭 EBS는 올해 대입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신규 개설했다. EBS 입시 홈페이지인 EBSi(ebsi.co.kr)에서 다음달 13일까지 총 42회에 걸쳐 ‘수시 특집 라이브 진학상담’을 실시한다. 한 회당 30명의 신청을 받아 채팅방을 만들고, 지정된 1명의 학생을 상담하면서 실시간으로 다른 학생들의 질문을 강사진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8월 말까지는 ‘자기소개서 상담실’을 운영한다. 자기소개서의 공통문항 내용 구성 등에 대한 지도를 하루 1인당 2건, 선착순 180건까지 해준다. 김재천 EBS 학교교육본부 학교교육기획부장은 “수시 특집 라이브 진학상담은 지방에서 상담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시·도교육청이 방학을 맞아 여는 설명회, 박람회 등에서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으니 챙겨보도록 하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선 때 양심 투표하라” 크루즈 앙심 연설

    “대선 때 양심 투표하라” 크루즈 앙심 연설

    “11월 (미국 대선에서) 집에 머물지 말고 일어나 목소리를 내라. 그리고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 순간 청중이 술렁거렸다. ‘우~’ 하는 야유도 쏟아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 ‘퀵큰론스 아레나’에서 사흘째 계속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를 위한 찬조연설에 나선 경선 라이벌 테드 크루즈 텍사스 하원의원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는커녕 트럼프 반대세력의 구호인 ‘양심 투표’를 강조하고 나서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트럼프의 고향인 뉴욕주에서 온 대의원들은 ‘트럼프를 원한다’, ‘서약을 지켜라’ 등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크루즈를 비롯해 트럼프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거물 정치인 4명의 이날 행보는 엇갈렸다. ‘4인 4색’ 대응이 나오면서 전날 대선 후보 지명식으로 봉합되는 듯했던 공화당의 분열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특히 크루즈는 트럼프와 경선 막판까지 경쟁했던 후보 중 한 명으로, 찬조연설자로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수용했으나 30여분에 걸친 연설에서 트럼프에게 각을 세우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트럼프가 어젯밤 대선 후보로 지명된 것을 축하한다”며 연설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특정 후보나 한 캠프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원칙을 지지하고 공유된 가치 아래 우리를 묶어 주며 사랑을 위해 분노를 버리는 후보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연설을 듣는 여러분은 양심껏 투표하라. 우리의 자유를 옹호하고 헌법에 충실하기 위해 여러분이 신뢰하는 후보들에게 투표하라”며 반(反)트럼프 세력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이에 뉴욕주 대의원들이 야유를 보내며 “트럼프”를 연호하자 크루즈는 “여러분의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며 맞섰다. 그때 청중석 위쪽에 트럼프가 어두운 표정으로 깜짝 나타나 앞자리로 내려와 가족 옆에 앉았다. 청중의 관심이 트럼프로 쏠릴 때 크루즈는 서둘러 연설을 마무리하고 부인 하이디와 함께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트럼프는 이어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들은 뒤 그와 함께 무대에 나타나 손을 흔든 후 자리를 떴다. 그는 이어 트위터에 “와우, 크루즈가 야유를 받고 무대를 떠났다. 그는 서약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의 연설문을 2시간 전에 봤지만 그가 하도록 놔뒀다. 큰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NN은 “크루즈가 연설하기 전 양측이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크루즈가 4년 후 대권을 노리면서 올해 대선과 2020년 대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크루즈는 당이 아닌 자신만 생각한 이기주의자로, ‘정치적 자살’ 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경선 라이벌 4명 중 한 명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11월 트럼프를 뽑아야 한다”며 강한 지지를 밝혔다. 전당대회에 오지 않았으나 영상 메시지를 보낸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트럼프가 경제, 안보 면에서 낫다”며 트럼프 지지를 당부했다. 연설자 명단에서 아예 빠진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은 채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과 함께 부대 행사에만 모습을 나타내며 트럼프와 거리를 뒀다. 미 언론은 “케이식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제안을 강하게 거부해 골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4명의 제각각 행보에 언론 등의 관심이 쏠리면서 펜스 주지사의 수락 연설은 존재감 없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소식통은 “오늘은 ‘펜스의 날’이어야 했는데 당내 분열만 드러낸 이례적 전당대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구본영 칼럼] 중국은 통일 도우미일까, 걸림돌일까

    [구본영 칼럼] 중국은 통일 도우미일까, 걸림돌일까

    “잠자는 사자 중국을 깨우지 마라. 세계가 흔들린다.” 유럽을 석권했던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경고였다. 세계는 지금 잠자던 중화(中華)제국의 기지개에 아연 긴장하고 있다. 중화 패권주의는 얼마 전 남중국해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을 부인하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물론 중국은 재판 결과에 불복을 선언했다. 필리핀·베트남 등 분쟁 중인 국가들로선 뾰족한 해법이 없어 미국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조차 일대일 견제가 버거운 모양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앞장서 인정하는 등 그가 즐기는 농구에서처럼 지역방어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야말로 어느새 팔뚝 힘을 키운 중국의 위세를 실감 중이다.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 미군 배치를 결정하자 온 나라가 벌집을 건드린 꼴이다. 찬성론을 펴는 쪽에서 10가지 이유를 말하면 반대론자들도 그만큼의 근거를 댄다. 사드 레이더로 인한 전자파가 문제라고? 괌의 사드 기지에서 2013년부터 근무해 온 미군의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걸 보면 일단 과도한 걱정으로 보인다. 역시 논란의 핵심은 중국 변수다. 배치에 찬성하는 쪽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순수 방어용임을 강조한다. 사드의 엑스밴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가 최대 800㎞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할 탄도미사일의 궤적은 그 범위 밖이란 게 그 근거다. 그럼에도 반대파들은 실효성 없이 중국만 자극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중국의 뺨을 때린) 사드 배치 결정이 북·중 관계의 강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라며 지레 켕겨 하는 듯한 관점이 그것이다. 전자는 미·중 패권 경쟁 국면에서 중국의 우려를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중국도 사드 그 자체가 실질적 위협이 아니라는 걸 모를 리 없다. 다만, 한·미가 밀착하는 게 탐탁지 않을 뿐이다. 반면 후자는 남북 관계에 대한 중국의 긍정적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격이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북한의 후견국으로 ‘되돌아간다는’ 시각은 착시란 뜻에서다. 중국이 언제 북한을 포기했나. 중국이 한·일의 핵무장이나 군사력 강화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막기 위해 북핵을 반대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 번도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으로 열린 뒷문을 완전히 닫은 적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톈안먼 망루에 오르고 4조 3000억원을 들여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다. 하지만 경북 성주로 사드 배치가 결정된 후 중국의 태도를 보라. 관영 환구시보는 ‘성주군 제재를 준비하고 미사일로 사드를 겨냥하라’는 위협적 사설을 실었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북·중 관계의 본질이 그대로라면? “외적과 싸우는 데는 등신이지만, 우리끼리 싸우는 데는 귀신”이라고 탄식만 하고 있을 건가. 남중국해와 동아시아에서 미·중의 헤게머니 다툼이 본격화하는 요즘 우리의 갈 길은 분명하다. 통일한국이라는 중견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하고 중국과도 협력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이 답이긴 하다. 그러나 통일 과정에서 중국이 우리 편을 들 것이란 희망은 그야말로 짝사랑일는지도 모르겠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과민 반응이 새삼 그런 심증을 갖게 한다. 고구려를 자국의 지방 정권으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보면서 진작에 일본의 독도 야욕 못잖은 불길함을 감지했어야 했다. 우리의 외교적 역량에 따라 중국은 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도, 도우미가 될 수도 있다. ‘먼 길을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함께 큰 몽둥이도 들어야 한다.’ 국제정치에서 회자되는 서아프리카 속담이다. 그렇다면 굳이 거친 외교적 언사로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군사주권까지 내려놓고 비위를 맞추면 중국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란 기대도 근거 없는 ‘소망적 사고’에 불과하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거나, 통일이 되면 사드는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히 밝혀야 할 이유다.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

    “최선의 무리들은 신념을 잃었고, 최악의 인간들은 열렬한 격정에 차 있다.”(The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1865~1939)의 시 ‘재림’(The Second Coming)에 나오는 유명한 시구이다. 얼마 전, 봄이었다. 미국 CNN 방송에서 독일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했었다. 집에서 무심코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잘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대충대충 따라가다 내 귀가 번쩍 놀랐다. 그 특유의 정확하며 재기발랄한 영어로 이슬람 테러리스트 세력인 IS의 위협을 언급하던 오바마의 입에서 내가 즐겨 외우던 시인의 시구가 흘러나왔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맥락이었다. ‘예이츠 시인이 말했듯이 오늘날 우리 중에 가장 나은 인간들은 신념을 잃었고, 최악의 인간들은(IS는) 열렬한 격정으로 가득합니다.’ 악에 맞서 싸우면서 신념을 잃지 말자, 우리는 IS를 격퇴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자신감을 세계에 천명하는 게 오바마 대통령이 예이츠를 인용한 이유일 것이다. 역시 오바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죽은 시인의 시를, 내가 좋아하는 (살아 있는) 남자의 육성으로 만나는 즐거움은 각별했다. 내 눈과 귀와 감각이 오랜만에 호강한 날이었다. ‘재림’은 예이츠의 후기 작품 중에서 유독 난해하며 기독교적 상징이 풍부해 사실 나는 그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낭만주의자이며 최초의 모더니스트로 불리는 예이츠의 시 세계는 아주 깊고 넓다. 유치한 사랑노래에서부터 ‘이니스프리 호수’처럼 낭만적인 자연 찬미 그리고 짧은 경구 같은 시, 시대와 문명을 아우르는 ‘재림’이나 ‘1916년 부활절’에 이르기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감상한, 아일랜드 태생의 배우 리암 니슨이 낭독하는 ‘1916년 부활절’은 색다른 맛이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 가장 쉽고도 어려운 시인. 예이츠의 영어는 어렵지 않다. 중학교 영어 수준의 일상적인 단어들로 인생의 핵심을 건드리며 우리를 무장해제시킨다. 젊은 날 나는 예이츠의 시를 영어로 외우며 잠들곤 했다.(불면증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시 암송을 권하노니, 시가 길수록 좋다.) 요즘은 시를 암송하는 대신에 축구나 야구 경기를 보다 잠들지만, 문학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내 손에 제일 먼저 잡히는 책이 예이츠의 시집이다. 그날그날의 내 기분에 따라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편집한다. 수강생들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면,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와 ‘깊게 맺은 언약’을 준비한다.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The Coming of Wisdom with Time) -W B 예이츠 Though leaves are many, the root is one; Through all the lying days of my youth I swayed my leaves and flowers in the sun; Now I may wither into the truth. 이파리는 많아도, 뿌리는 하나; 내 젊음의 거짓된 나날 동안 햇빛 속에서 잎과 꽃들을 마구 흔들었지만; 이제 나는 진실을 찾아 시들어가리. 비유가 아주 구체적이고 살아 있지 않은가. 쉬운 것을 어렵게 비비 꼬는 게 아니라, 어려운 것을 쉽게 표현하는 게 진짜 재능이다. ** ‘깊게 맺은 언약’을 읽으며 내가 떠올린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 내 청춘의 한 부분이었던 여자친구와 연락이 끊어지고 십년쯤 지나서, 어느 잠 못 이루던 밤. 예이츠의 시를 외우며 나는 무너졌다. 이 세상에 용서 못 할 죄가 어디 있으랴. 오래된 친구와는 헤어져선 안 된다는 것을 예이츠가 내게 가르쳐 주었다. 깊게 맺은 언약(A Deep-Sworn Vow ) Others because you did not keep That deep-sworn vow have been friends of mine; Yet always when I look death in the face, When I clamber to the heights of sleep, Or when I grow excited with wine, Suddenly I meet your face. 그대가 우리 깊게 맺은 언약을 지키지 않았기에 다른 이들이 내 친구가 되었으나; 그래도 내가 죽음에 직면할 때나, 잠의 꼭대기에 기어오를 때, 혹은 술을 마셔 흥분했을 때, 나는 문득 그대의 얼굴을 만난다. ■시인 최영미는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로 등단.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출간. 2006년 이수문학상 수상.
  • 호된 신고식 치른 존슨 英외무장관

    존슨 “사과하려면 전세계 돌아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막말’로 논란을 빚은 기자 출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과거 발언을 추궁하는 기자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존슨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런던 외교부 청사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영 관계, 시리아 내전 등을 논의한 뒤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존슨의 막말 이력에 쏠려 있었다. AP 기자는 존슨에게 과거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모욕했던 데 대해 사과할 뜻이 있는지 물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 기자는 이어 “이런 발언들이 앞으로 당신이 보여줄 외교의 모습인가”라며 비판했다. 앞서 존슨은 오바마 대통령이 브렉시트 반대 의견을 밝히자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의 옛 식민지였던) 케냐의 피가 절반 섞여 있어 태생적으로 영국을 혐오한다”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7년에는 “힐러리 클린턴은 정신병동의 가학적인 간호사 같다”라면서 “남편 빌 클린턴이 그녀를 잘 다룬다면, 세계적 위기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존슨은 “내가 했던 발언들이 너무 많아 나도 모르는 방식으로 곡해돼 왔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왜곡된 수많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려면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며 농담조로 사과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존슨과 기자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자 케리는 “존슨 장관이 현명하고 유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면서 “이런 모습의 존슨 장관이 바로 내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며 진정에 나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통령궁 귀환한 에르도안… 교육·언론계 등 5만명 숙청

    대통령궁 귀환한 에르도안… 교육·언론계 등 5만명 숙청

    美에 “배후 귈렌 보내라” 공식요청 터키 당국, 쿠데타 5시간 전 파악 국민 32%는 “에르도안의 자작극” 군부 쿠데타 진압 뒤 이스탄불에 머물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 5일 만에 수도 앙카라로 귀환했다고 AFP 등이 20일 보도했다. 그는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게오르기 크비리카쉬빌리 조지아 총리와 회담하는 등 완전히 국정을 장악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내각회의를 차례로 주재한 뒤 국가안보 강화와 쿠데타 세력 신병 처리에 관한 ‘중대 결정’을 내렸다.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국가안보회의가 열리는 것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이 회의에는 군 수뇌부와 안보분야 장관 등이 대거 참여했다. 터키는 이와는 별도로 반대파 숙청을 확대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사립학교 교사 2만 1000명의 자격을 박탈했으며, 학자들의 외국 활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검거작전으로 지금까지 체포되거나 직위해제, 사표 제출을 요구받은 사람은 모두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19일 하루에만 총리실 257명, 교육부 1만 5200명, 내무부 8777명, 종교청 492명, 에너지부 300명 등이 직위해제됐다. 또 터키고등교육위원회는 전국 모든 국공립·사립대 학장 1577명 전원에게도 사표 제출을 지시했다. 터키는 또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75)의 송환을 미국에 공식으로 요구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미국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담은 문서 4건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귈렌의 송환에 소극적인 미국을 겨냥해 “미국은 9·11 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 신병을 요구할 때 증거를 구했느냐”며 “(혐의는) 이미 확실하며 미국에 증거를 가득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크르 보즈다그 법무부 장관은 귈렌의 송환 요구 문서에 혐의사실을 넣지 않았지만 향후 검찰이 수사한 결과물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려 모의한 개인을 지지하지 않지만 터키가 송환 요청 법을 준수하고 미국 거주자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귈렌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송환 절차를 악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터키 정보당국은 쿠데타 모의를 약 5시간 전에 알았으며 이를 군 수뇌부에 미리 전파했다고 터키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터키인 2832명을 대상으로 쿠데타 시도 배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32%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연설 표절 논란…책임자 해고 놓고 내분양상도

    미 언론 “두 단락 이상 매우 유사”…캠프 소식통 “트럼프 격노하고 있다” RNC위원장 “누군가 해고하는 게 합당” vs 매나포트 등 “논란 어처구니없어” 해고된 루언다우스키, 매나포트 ‘정조준’…“연설원고 승인했다면 물러나야”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주인공은 단연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였다. 그러나 멜라니아에게 쏟아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연설 직후 제기된 ‘표절 논란’으로 상당 부분 빛을 잃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전날 멜라니아가 한 찬조연설이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한 연설과 두 단락 이상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표절로 의심받는 부분은 10분가량의 연설 중 초반부에 어린 시절 교훈을 언급한 부분이었다. 멜라니아는 “어린 시절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한 대로 하고 약속을 지켜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라는 가치들을 강조해 깊은 인상을 주셨다”고 말했다. 8년 전 8월 25일 미셸 여사가 “버락과 나는 많은 가치를 공유하며 자랐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나 말한 대로 하라’ ‘위엄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멜라니아는 이어 “우리는 이러한 교훈들을 앞으로 올 여러 세대에 전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아이들이 그들의 성취의 한계는 오직 꿈의 강도와 꿈을 위한 그들의 의지뿐이라는 것을 알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미셸 여사는 “버락과 나는 이러한 가치에 따라 삶을 일구고, 이 가치들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 그리고 미국의 모든 아이들이 그들의 성취의 한계는 그들의 꿈과 꿈을 위한 그들의 의지의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알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사한 부분은 또 있다. 멜라니아는 연설 중 부모님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진실함과 동정심, 지성은 오늘날 나 자신, 그리고 가족과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에 반영돼 있다”고 표현했다. 8년 전 미셸 여사는 어머니를 거론하며 “내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어머니의 진실함과 동정심, 지성이 내 딸들에게 반영된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연설의 유사성은 전직 방송기자였던 재럿 힐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커피숍에서 멜라니아의 연설을 시청하다가 그런 주장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고, 이를 뉴욕타임스(NYT)가 받아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연설하기 전 멜라니아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다른 이의 도움을 덜 받으면서 내가 연설문을 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 트럼프 측은 캠페인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멜라니아 팀은 아름다운 연설문을 작성하면서 멜라니아가 삶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을 기록했으며 그의 생각도 일부 반영했다”면서 “연설에 멜라니아의 이민 경험과 미국에 대한 사랑이 빛을 발했다”며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트럼프 진영의 고위 인사들도 이날 오전 잇따라 나서서 멜라니아를 ‘방어’ 했다. 선거대책위원장 폴 매나포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가 “일상적인 단어와 가치들에 대해 말했고, 그녀(멜라니아)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 말했으며,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베낀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베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crazy) 생각”이라며 “그녀(멜라니아)가 나와서 그녀의 전날 밤 연설이 얼마나 비판받는지 알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로 어처구니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매나포트는 “이번 일은 여성이 나서서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했을 때 클린턴이 어떻게든 공격자를 쓰러뜨리려 시도하고 있음을 보이는 사례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논란을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클린턴에게 돌리려 시도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CNN 방송에 출연해 “멜라니아의 연설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표절했을 리가 없다”고 가세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도 멜라니아를 엄호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애초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연설이 작성됐는지 알지 못한다”며 표절 논란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 폴리티코 등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자신 같았으면 연설문 작성자를 해고했을 것이라면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연설문과 관련해 (책임 있는) 누군가를 해고하는 것이 분명히 타당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때 최측근이었다가 해고된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매나포트가 만약 최종 연설문을 승인했다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매나포트를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경선 선대본부장까지 지낸 루언다우스키는 매나포트 영입 이후 핵심에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소통 부재’의 중심 비판에다 ‘여기자 폭행’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지난 6월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미 언론은 두 사람이 캠프 내부 파워게임의 중심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트럼프 캠프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멜라니아 연설 스캔들’에 트럼프가 “격노하고 있다”고 전하는가 하면, 다른 소식통은 “머리통들이 굴러 다닐 것”이라고 전해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자들에 대한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올해 46세인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 태생 전직 모델로 2005년 트럼프와 결혼해 트럼프의 세 번째 아내가 됐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20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태생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하며, 대통령의 세 번째 부인이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첫 사례도 된다. 표절 논란이 제기되기 전에 멜라니아는 이날 전당대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WP의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전당대회 첫날의 ‘승자’로 멜라니아를 꼽고 “멜라니아는 따뜻하고, 호감가고, 진실했다. 유머감각도 있었다”며 그의 연설이 “트럼프 팀의 큰 승리”라고 표현했다. 실리자 기자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연설에 대해서도 호평한 반면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과 제프 세션스(공화·앨라배마) 상원의원의 연설은 ‘단조로웠다’며 이날의 ‘패자’로 꼽았다. 그러나 멜라니아마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멜라니아 연설의 표절 논란이 ‘아수라장’처럼 보였던 공화당 전대 첫날 풍경의 정점에 자리 잡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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