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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체부 아저씨 위해 아이스박스 준비한 8살 소년

    우체부 아저씨 위해 아이스박스 준비한 8살 소년

    찌는 듯한 무더위도 소중한 이웃에게 깜짝 선물을 주고 싶어한 소년의 진심을 막지 못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 로즈 지역은 체감온도가 40.5도가 넘을만큼 올해 들어 외부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이었다. 오후 12시부터 8시 사이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사람들 대부분이 외출을 꺼릴 정도였다. 당시 그 지역 뉴포트 뉴스에 사는 8살 소년 카르민 맥다니엘은 유독 한 사람이 걱정됐다. 바로 자신의 집에 편지를 가져다주는 우체부 아저씨였다. 카르민은 우체부 아저씨가 더위를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카르민의 생각은 오랜 시간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 아저씨에게 마실거리를 건네는 것이었고, 즉시 아이스박스에 갈증을 해결해 줄 스포츠 음료와 물을 가득채워 현관문 앞에 놔두었다. 카르민의 집을 방문했다가 문 밖에서 아이스박스를 발견한 우체부는 얼음처럼 차가워진 음료를 꺼내면서 “맙소사, 휴,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카르민은 “밖이 너무 더워서 아저씨가 힘들어하거나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지 않았으면 했다. 사람들이 청구서 요금을 내거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는 것도 우체부 아저씨 덕분이다”라고 아이스박스를 둔 이유를 밝혔다. 엄마에 따르면, 카르민은 이 일을 계기로 무더위에 밖에서 일하는 배달원, 환경미화원처럼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계획이라고 한다. 우체부 헨리 베일리는 미국 ABC13과의 인터뷰에서 “카르민의 행동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고마움의 제스처를 취했다. 같은 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카르민의 선행은 단순히 좋은 생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카르민의 행동을 칭찬했다. 한편 엄마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우체부의 반응이 담긴 영상은 54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같은 행동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비롯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진=유튜브, 엔비씨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자유 되찾은 ‘곰돌이 푸’

    중국에서 사라졌던 ‘곰돌이 푸’가 돌아왔다. 중국 검열당국은 최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와 푸의 친구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함께 걷는 사진을 차단했었다. 이 사진은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닮아 화제를 모았다. 차단 이후 과도한 검열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19일 웨이보와 웨이신(위챗) 등에서 푸의 중문 이름(維尼熊)을 검색하니 해당 사진이 다시 나왔다. 누리꾼들은 “푸야 다시 자유를 찾은 걸 축하해”라며 환영했다. 검열 당국이 푸를 다시 살린 것은 이번 조치로 세계적 비아냥을 받는 등 오히려 역풍을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다시 으르렁대는 美·이란

    미국과 이란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핵협정 타결로 해빙 무드를 맞았지만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단체 지원 관련 개인·기관 등 18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이란 우주항공 관련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이와 별도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개인과 단체 16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 대상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과 미국기업은 이들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란이 중동의 안정을 위협하는 하마스 등의 테러단체와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등 역내 평화와 안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국무부는 전날 이란 핵협정 합의 준수 여부에 관한 의회 보고에서도 ‘이란이 핵협정은 준수하고 있지만 협정 정신은 이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이란은 2015년 7월 이란의 핵개발 중단과 서방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90일마다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지를 판단해 의회에 보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협상 위반을 선언하고 싶어 했지만 국가안보 측근들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란도 강경 어조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AP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번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나쁜 습관”이라고 부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합의 이행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의회 역시 미국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혁명수비대 해외조직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추가 재정 투입을 승인했다. 이란 의회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16일에는 이란이 미국인에게 간첩죄를 적용해 징역 10년형을 선고하면서 양국 간 외교 악재가 추가로 불거졌다. 이란은 지난해 8월 현지에서 학술활동을 벌이던 미 프린스턴대 대학원생인 중국계 미국인 시웨 왕(37)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 정권이 날조된 국가안보 관련 혐의로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임기 내→조기 전환’으로 수정, 배경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임기 내→조기 전환’으로 수정, 배경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 안에는 미국이 갖고 있는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국정기획위가 전작권의 전환 시기를 현 정부의 ‘임기 내’에서 ‘조기 전환’으로 수정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국정운영 계획 최종 발표를 앞두고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임기 내 전환’ 문구를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조기 전환’으로 바꿨다. 이렇게 문구가 수정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19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으로의 전작권 전환을 위해 미국과 합의한 조건이 있는데 그게 이행되면 임기 내든 임기 후든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성명 방식으로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부가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임기 내로 특정하지 않은 것은 한미 정상 간의 합의 사항을 고려해 앞으로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전환 시기를 확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저지하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구축 시기를 고려하겠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의 필요조건으로 △전작권 전환 합의 당시 안보상황과 앞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재평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군의 군사적인 능력 등을 꼽고 있다. 이 중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우리 군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구축 시점을 2020년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서 3축 체계란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을 가리킨다. 군이 예상하는 시점에 3축 체계가 구축되면 전작권도 2020년대 초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군사능력을 오는 2025∼2026년쯤 완전히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 시점에 전작권을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미는 2006년 10월 제38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을 “2009년 10월 15일 이후, 그러나 2012년 3월 15일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한국으로 신속히 이전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자로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2010년 6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14년 10월 제46차 SCM에서 ‘2020년대 중반’으로 재차 연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시진핑과 곰돌이 푸’로 돌아본 풍자

    [송혜민의 월드why] ‘시진핑과 곰돌이 푸’로 돌아본 풍자

    중국에서 때 아닌 ‘곰돌이 푸’ 논란이 일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곰돌이 푸’가 검색 금지어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웨이보에 푸의 중문 이름(小熊維尼)을 검색해 보면 푸의 다양한 사진들은 검색되지만, 푸와 푸의 친구인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함께 걷는 사진 등 몇몇 사진은 찾기 힘들다. 푸와 티거가 나란히 걷는 모습의 그림은 2013년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닮아 화제를 모은 그 그림이다.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 하는 풍자 소재로 활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검열 대상에까지 올려야 했는지를 두고 물음표가 쏟아졌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국가 지도자에 대한 풍자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모든 풍자가 검색 검열이나 불법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다. 풍자는 오랜 시간 표현의 자유와 특정 개인, 민족, 종교, 정치의 모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 ◆단순한 희화화? 풍자의 위력은 강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풍자가 존재하지만, 특히 한 국가의 정치나 정치인, 혹은 민족과 종교를 겨냥한 풍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그 첫 번째 사례는 영국이 총선을 앞뒀던 지난 5월에 발표된 테레사 메이 총리를 풍자한 노래 한 곡이다. ‘라이어 라이어 2017총선‘(Liar Liar GE2017)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정치운동단체가 기획한 캠페인의 하나로 현지의 한 뮤지션이 제작했다. 레게와 펑키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메이 총리를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하며 일관되지 않은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영국의 교육과 빈곤, 국가보건서비스 등의 문제를 랩 형식으로 리드미컬하게 담았다. 메이 총리의 연설과 인터뷰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까지 공개됐다. 이것이 어느 국가에서나 들을법한 풍자노래라고 생각하면 오산인 이유는 이 노래의 ‘성적’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 26일, 이 노래가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영국 아이튠스 다운로드 차트에서는 2위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는 주중 업데이트 7위에 올랐다. 연이은 테러와 대형 화재사고 탓에 영국 정치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이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 시기였던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현 세태와 지도자를 풍자한 노래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당당하게 차지하는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의 사례가 정치를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프랑스의 사례는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5년 1월, 프랑스에서는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엎드려 있는 모습의 만평을 게재한 뒤 범이슬람권의 공분을 샀다. 이에 이슬람 지하디스트인 쿠아시 형제가 사무실을 급습해 총기를 난사했고, 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같은 해 11월의 파리 테러, 다음 해 7월의 니스 테러로 이어지면서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만화 한 편이 가져온 끔찍하고 안타까운 나비효과를 실감케 했다. ◆풍자의 영역은 어디까지? 위 사례를 통해 풍자의 명확한 특징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풍자가 희화화해서 놀리거나 비판하는 것 이상의 힘을 가졌다는 것, 또 하나는 풍자의 영역이 몹시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정치(혹은 정치인)는 풍자가 허용되는 영역 즉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는 영역으로, 종교와 민족은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이분화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인 프랑스 인권선언의 11조는 ‘모든 시민은 자유롭게 말하고, 저작하고, 출판할 수 있다. 단 모든 시민은 법률에 규정된 경우에는 이러한 자유의 남용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는데, ‘자유’와 ‘남용’의 애매모호한 영역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예컨대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사회적 금기, 문화, 인물에 대한 풍자는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으면서도 때로는 인권에 반(反)하거나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몰지각함과 멸시를 드러내기도 한다.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보자. 표현의 자유만큼 해석의 자유도 존중한다면, 또 풍자가 가진 위력을 우려한다면 중국 정부가 특정 곰돌이 푸 그림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어쩌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닐 수 있다. 다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했을 때, 더 이상 푸와 티거가 나란히 걷는 사진을 볼 수 없는 중국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기발한 풍자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중국 정부가 일일이 이를 검열하고 금지시킬 수 있을런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도 연차휴가 다 쓴다는데/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도 연차휴가 다 쓴다는데/이순녀 논설위원

    퇴임 직전까지 55%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8년 임기 내내 여론의 비판을 받은 게 있다. ‘호화 골프 휴가’ 논란이다. 오바마는 다른 선진국 정상들처럼 휴가를 확실히 챙겼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2주씩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지에선 골프를 주로 즐겼는데 때론 열정이 지나쳐 광적으로 비칠 정도였다. 재밌는 건 오바마의 호화 휴가를 맹렬히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취임 2주 만에 최고급 휴양지로 3박4일 휴가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길어야 한 해에 일주일가량 여름휴가를 가는 게 다였다. 나라 안팎에서 큰일이 터지면 그마저도 취소하는 것이 당연했다. 별다른 이슈가 없어도 대통령의 휴가에는 늘 ‘정국 구상’이라는 과제가 따라붙었다.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온전히 휴식을 즐길 자유는 대한민국 대통령에겐 사치라고나 할까.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 덕이다.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연차 사용을 독려하면서 장관들도 앞다퉈 휴가 전도사로 나섰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새로운 것을 쥐려면 손에 쥐고 있던 것은 놔야 한다”며 “휴가 마음껏 다녀오라”고 권장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직원 워크숍에서 “저도 꼭 휴가를 다녀올 테니 여러분도 가족들과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휴가란 게 묘해서 아무리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고 해도 윗사람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조직의 장이나 상사가 “휴가 가라”고 말만 하고 정작 자신은 회사에 ‘껌처럼’ 붙어 있으면 아무리 배포 큰 직원이라도 휴가 내고 돌아서는 뒤통수가 따갑기 마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연평균 15.1일의 연차휴가 중 7.9일(52.3%)을 사용하는데,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직장 내 분위기’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 일수는 20.6일, 휴가 사용률은 70% 이상이라고 한다. 휴가 눈치 보기는 공직사회가 더 심해서 인사혁신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공무원 평균 연차 휴가 20.4일 가운데 사용률은 근로자 평균보다 낮은 50.3%(10.3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장관의 솔선수범은 공직사회의 자유로운 휴가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휴식을 즐기면 노동 효율성이 올라가고, 국내 관광 등을 통해 내수 활성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고용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체부는 근로자들이 연차를 100% 사용할 경우 여가소비 지출액은 16조여원, 생산유발액은 29조여원, 고용유발 인원은 21만여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민간 기업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속도가 중요했던 시절엔 밤낮없이 일하는 게 미덕이었지만 방향이 중요해진 지금은 충분한 휴식, 적당한 여백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매년 이맘때 신문을 장식하는 ‘재벌 총수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몰두한다’는 단골 기사도 이제는 미담으로 소개돼선 안 될 것이다. 총수가 휴가를 안 간다는데 사장이, 임원이, 직원이 맘 편히 갈 수 있을까. 문 대통령은 이달 말이나 8월 초 휴가를 갈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양산 사저로 가서 쉴 것이라고 한다. 농어촌 휴가 캠페인을 직접 제안한 만큼 사저 외 여러 지역도 다니시길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율 31%였던 지난해 7월 방문한 울산 십리대숲도 대박이 났는데 지지율 75%인 문 대통령이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국내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사족. 대통령의 연차휴가는 21일로, 지난 5월에 하루 연차를 내 20일이 남았다. 이번에 5일을 갈 경우 15일이 남는데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3.8일씩 써야 전부 소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100% 사용이 어렵다면 OECD 평균인 70%라도 꼭 지키시길 부탁드린다. coral@seoul.co.kr
  • 이라크·시리아 민간인 사상자 트럼프 취임 후 4배 이상 늘어

    이라크·시리아 민간인 사상자 트럼프 취임 후 4배 이상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 주도의 연합군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의 숫자가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7일(현지시간) 이라크·시리아의 민간인 사상자를 집계하는 영국 독립매체 에어워즈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뒤 최소 2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월 360명 이상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매월 80명)과 비교해 사망률이 4배 이상 뛰어올랐다. 오바마 정권하에서는 모두 2300명이 사망했는데, 트럼프 정권에서는 취임 6개월 만에 이 수치에 육박한 것이다. 이렇게 민간인 사망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에어워즈는 “트럼프 정권하에서 전장의 민간인 보호가 줄어들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케이스가 지난 3월 이라크 모술에서 일어난 폭탄 투하 사건이다. 미 국방부는 당시 미군이 공습 한 번으로 1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사망시켰다고 인정한 바 있다. IS가 건물 내부에 비밀리에 심은 장치들이 2차 폭발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콘크리트 건물이 붕괴해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군이 IS를 격퇴하기 위해 2014년 8월 공습을 시작한 이래 단일 규모로는 최대 민간인 피해로 기록됐다. 세계적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벨키스 윌 이라크 담당 선임연구원은 “내가 만난 난민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한 것은 IS 치하에서 보낸 끔찍한 세월도, 음식과 마실 물이 없는 난민 생활도 아닌 바로 미국의 공습이었다”면서 “그 모든 고통에서 살아남아 가족들과 가까스로 탈출했는데 공습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에어워즈를 통해 말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제연합군의 폭격으로 죽고 다치는 민간인 수를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 점검기구를 구성하고 연간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노력을 기울였다. 에어워즈는 “트럼프 정부는 이 관계기관 검토기구를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IS 말살’로 전략의 중심을 옮기면서 민간인 보호는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별걸 다 검열하는 中… ‘곰돌이 푸’ 검색 막은 이유는

    별걸 다 검열하는 中… ‘곰돌이 푸’ 검색 막은 이유는

    오동통한 배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곰돌이 푸’가 최근 중국 검열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푸와 관련된 글이 지난 주말부터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워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푸의 중국 이름을 입력하면 ‘불법 콘텐츠’라는 메시지가 뜨고 심지어 메신저인 웨이신(위챗)에서는 곰돌이 모양의 이모티콘이 사라졌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 설명은 없었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푸에 빗댄 사진이 인기를 끄는 것이 ‘푸 검열’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2013년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사진이 푸와 호랑이 친구 티거의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다. 2014년에는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는 사진이 푸와 당나귀 친구 이요르의 닮은꼴로 또 한번 거론됐다. 시 주석이 퍼레이드 차량에 탄 모습이 푸가 장난감 차에 타고 있는 모습과 비교된 사진은 정치컨설팅업체인 ‘글로벌 리스크 인사이츠’가 선정한 ‘2015년 최대 검열 사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FT는 푸에 대한 검열이 국가 지도부를 임명하는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인터넷 검열의 가속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를 앞두고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지도부에 관한 토론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국어대 언론학부의 차오무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면 (당 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결사와 행동이 금지됐다. 올해는 세 번째로 시 주석에 대한 언급이 추가됐다”고 FT에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트럼프 지지율 36%뿐… 역대 최저

    트럼프 지지율 36%뿐… 역대 최저

    70년간 美대통령 중 최악 ‘굴욕’… 미국인 48% “전혀 믿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6개월차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6개월이 국내외적으로 혼란과 시련의 연속이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ABC 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36%에 그쳤다고 전했다. 지난 70년간 취임 6개월을 맞은 미국 대통령의 지지도 중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38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39%)보다 3% 포인트 더 낮았다. 전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같은 시기 각각 59%의 지지율을 기록했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부정적인 응답자 비율은 58%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특히 48%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의 거의 모든 질문에서 부정적인 답을 받았다. 응답자의 48%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됐다고 답했다. 강해졌다는 답은 27%에 그쳤다. 파리기후협정 탈퇴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 준 모습에 많은 미국인이 실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 대한 불신도 컸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대통령을 전혀 안 믿는다’고 했고, 3명 중 2명은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새로운 건강보험인 ‘트럼프케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케어를 선호하는 비율이 응답자의 50%로 트럼프케어 24%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의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도 60%에 달했다. 지난 4월 조사(56%)보다 오른 수치다. 또 지난주 뉴욕타임스(NYT)가 폭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러시아 변호사의 만남에 대해서도 부정적 답변이 우세했다. ‘부적절했다’고 답한 이의 비율이 60%였다. ‘적절했다’는 답변 비율은 26%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론조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트위터에 “40%에 달하는 지지율 조사결과가 현 시점에서 그다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부정확한 여론조사”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 정세를 요동치게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의 화해·협력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상호 중단,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다. 남북 관계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의 통일 기반 마련과 남북 대화 등을 책임졌던 전직 통일부 장관의 조언을 들어 봤다.●정세현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을 긍정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ICBM 발사 직후 상황 때문에 당장 실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남북 관계와 관련해 새 정부가 내놓아야 될 로드맵은 다 나왔다”면서 “베를린 구상을 북한이 마냥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면서 “국제 정세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북·미 간에 비공개 접촉 같은 것이 진행 중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북 간에도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될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해야 할 건 다 끝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은 확성기 방송을 서로 합의해 중단하자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때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 북한한테는 당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판문점의 전화선도 끊어졌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든 군사회담이든 체육회담이든 먼저 판문점 채널 복원이 제일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메시지는 북핵 등 미사일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 병행이라는 ‘투 트랙 정책’을 확인한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운전대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보다 한 반발짝 정도 앞서 나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여건을 조성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 한·미 정상회담의 운전대론”이라고 설명했다. 재임 시절 개성공단 조성 사업을 추진했던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기능주의적 접근으로 인도주의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 사회·문화적 접근인 평창올림픽 단일팀과 공동 입장, 안보 문제인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를 제안했다”면서 “개성공단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확성기 방송 중지 같은 데서 서로 합의가 되고 성과가 나면 시작할 수 있는 그다음 단계의 사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제안했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선 “군사지역에 생태평화공원을 만들려면 지뢰를 제거해야 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 연후에나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이디어는 좋지만 ‘백일몽’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나진·하산 물류사업이나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남북 간에 정치·군사·경제적인 신뢰 관계가 굉장히 잘 돼야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우리의 경제적 이득이 크고 매력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기능주의적 접근을 입구로 해서 정치적 화해협력이라는 출구로까지 간다는 식으로 순서를 잡아야 한다”면서 “소위 낮은 단계의 화해협력에서 시작해 높은 단계의 화해협력으로 가는 게 바로 베를린 구상의 철학적 기초”라고 조언했다.●정동영 “9년간 압박 붕괴론 폐기 선언”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9년간 역사를 퇴보시켰던 압박 붕괴론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방향은 잘 정했는데 제목에 따른 내용물이 채워져야 한다”면서 “아직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대북 제안을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데에만 그쳐 진정성이 없었다”면서 “이 내용이 실현되려면 평양과 워싱턴 접촉과 설명이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2005년 6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정권의 대화 의지에 대해 “탄도미사일은 전략무기라서 숨기는 것인데 북한이 계속 공개한다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년간 이명박, 박근혜, 오바마 정부 역시 대화를 원하면서도 핵을 포기한다면 보상으로 대화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면서 “대화는 보상이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에 외교적 수단으로 가기 위한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맹이면 미국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북·미 대화와 함께 남북 대화 재개가 병행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과거에는 인도적인 교류인 이산가족 상봉, 경제 교류,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정치, 군사 문제로 나아가는 점층적·단계적 접근을 했다면 지금은 극점에 이르렀다”면서 “인도적인 문제, 경제·사회·문화적인 교류와 북한 핵, 미사일 등 정치 군사적인 문제가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 점에서 베를린 구상이 긍정적”이라며 “평화체제와 협상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테이블이 있어야 하는데 북미, 남북, 4자회담, 6자회담 등 테이블이 여러 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지난 9년 동안 한국의 역할은 ‘제로’였다”면서 “역할 자체를 외면하고 미국이 알아서 하도록 외주를 주고 한·미 동맹만 강조한 결과 남북 관계가 최대로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통일을 조성하는 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한 점은 당연한 일”이라며 “불교 용어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처럼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기간 개성공단 활성화에 힘썼던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서 폐쇄한 게 아니라 상관없이 폐쇄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 없이 이뤄진 법과 헌법 위반이다. 그래서 당시 청와대도 통치권적 행위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과 헌법을 초월하는 통치권은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통해 강한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안보리 사무국에 설명해야 될 문제”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문제는 미국 허가 사항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남북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개성에 투자한 기업들의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거다. 이들이 공장 설비 보전을 위해 가도록 즉각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것은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맨 먼저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남북 문제에 관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여기서부터 첫 단추를 꿰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재정 “즉각적 반응보다 인내심 가져야”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이재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우리 대통령으로서 취임한 이후에 표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다만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하나의 표현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과거의 민주정부가 남북 대화를 할 때 실현 가능했던 내용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 관계가 실 매듭을 풀 듯이 맺힌 부분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맺힌 상태에 있기 때문에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베를린 구상에 대해 “남북 간의 상황이 좋아져야 각론도 따질 수 있다”면서 “방법론으로 보면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했으니까 일단 대북 특사를 파송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대통령의 의지와 하나의 포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대북 정책의 내용들을 설명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정말 어떤 것인지 연설 하나만으로는 충분한 표현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9년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취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건 잘했고, 북과의 대화를 열어 가는 방법으로 특사를 보내는 건 우리 측의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아주 확실한 북한의 상황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황 변화 이후에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 있는 걸 이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국내에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색깔론과 이념 논쟁으로 아직 우리 내부가 갈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 대화의 채널을 상시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상시적인 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의 방향에 대해 “북·미 관계나 다른 국제 관계까지도 9년 동안 막혔던 걸 풀어야 한다”면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의 공약수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류길재 “통일교육으로 국민 관심 높여야” 박근혜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류길재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북한에 강한 메시지와 함께 대화라든가 정상회담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같이 얘기한 건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류 전 장관은 “당연히 북한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당장 호응해 나올 거라고 기대할 순 없다”면서 “북한은 자기들 시간표와 전략에 따라 계속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만약에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을 못 움직이면 마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보는 건 대북 정책을 대단히 좁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믿을 만하고 설득력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지금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하나 빼고 덜고 할 것 없이 다 잘됐다고 본다”면서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 오느냐, 안 오느냐 문제지 제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정치적인 조건이 중요하다’고 얘기한 것이 북한의 태도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제안들이 중요하다기보다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과 남북 관계의 큰 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류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말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것”이라며 “북한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온 것이 공식적인 입장인데 그런 측면에서 북한에는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대북 정책을 입안했던 류 전 장관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 대박이 됐건, 통일준비위원회가 됐건, 통일 기반 조성이 됐건 어떤 말을 쓰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인 관점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가져야 한다”면서 “단순히 통일 비용이나 통일 편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초중고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통일교육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의 방향과 이유를 알게 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자치광장] 코스타리카에서 본 행복의 조건/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코스타리카에서 본 행복의 조건/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행복은 국가나 마을, 그리고 개인의 궁극적 목표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국민들이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한다. 얼마 전 목민관클럽을 통해 다녀온 쿠바·코스타리카 연수는 이를 새삼 느끼게 했다. 목민관클럽은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이다.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로 상징되는 사회주의 국가다. 1959년 혁명 이후 소련의 원조가 중단되기 전인 1991년까지는 나름 잘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리더들이 정치적인 고립을 자초해 의료와 교육제도를 제외하고 경제 영역에서는 사실상 실패했다. 내외국인이 쓰는 화폐가 다르고, 아직도 혁명 이전인 1952년에 제작된 자동차가 매연을 잔뜩 내뿜으며 도로를 달린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다소의 시간이 필요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15년 쿠바와의 단절된 외교 관계를 복원했지만 경제 봉쇄는 여전하고 주거, 교통, 산업 등의 분야에서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반면에 코스타리카는 자본주의를 넘어 ‘공존 시대’에 우리가 주목할 만한 나라다. 인구 500만명에 국민 소득이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자주 쓰는 말이 ‘충만한 삶’, ‘순수한 삶’의 뜻을 가진 ‘푸라비다’일 정도로 국민 행복 만족도가 세계 선두권이다. 군대도 없다. 군사 비용은 무상 교육과 의료에 투입된다. 국민들은 오히려 안전감이 높다고 한다. 군대를 없애게 된 이유도 재미있다. 1948년 대통령 부정 선거에 반대한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군대를 해체했다. 코스타리카는 지속 가능 사회를 위한 생태보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덕분에 지구상에 있는 생물 종(種)의 5% 이상이 살 정도로 생태 관광 천국이 됐다. 국내 소비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모두 충당하고 있어 2004년 발견된 유전 개발을 포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도 결국은 코스타리카처럼 국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 정부는 제도적으로 불평등을 줄여 나가야 하며, 행복은 삶의 습관이라는 말처럼 행복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노원구는 올해 ‘행복은 삶의 습관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민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주체가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행복이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오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 글로벌 금융위기 월가와 다른 한 축 英 시티 파헤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월가와 다른 한 축 英 시티 파헤치다

    상어와 헤엄치기/요리스 라위언데이크 지음/김홍식 옮김/열린책들/416쪽/1만7000원서양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미국 편향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여서인지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시선이 뉴욕 월스트리트(월가)로 향하게 된다. 위기의 단초가 된 리먼 브러더스 파산 등은 익히 들어봤을 터이다. 관련해서 월가를 다룬 책들이나 영화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런데 이 책은 월가가 아니라 금융 위기의 다른 한 축이었던 영국 런던 금융가 ‘시티 오브 런던’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만든 사람조차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파생 상품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금융 위기를 불러왔는지 애써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도 신선하다. 저자는 2년 반에 걸쳐 ‘시티’의 내부자 200여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금융인을 무책임, 무관심하고 비윤리적이며 통제도 불가능하고 원시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시스템에서 재앙의 원인을 찾는다. 2008년 시티와 월가가 합작해 세계 경제를 붕괴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달라졌을까.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비행기 날개 엔진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승무원에게 이야기해도 안전하니까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어렵사리 비행기 조종석까지 가봤더니 텅 비어 있는 형국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이 이러한 상황을 통제해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법은 금융의 부패를 합법화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존경받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조차 재임 중에 금융 부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공직 자리에 월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로비스트 두 명을 지명했다거나 퇴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은행의 요청으로 한 연설의 대가로 40만 달러를 챙겼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들려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우두커니 바라봐야만 하는 것일까. 저자는 금융인이 눈앞의 이익에 쫓겨 일탈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회사 출입카드를 찍었을 때 경보음을 듣고서야 자신이 해고된 사실을 알게 될 정도로 단기적인 실적을 강요하는 구조가 문제란 것이다. 탐욕 추구는 금융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 탐욕을 추구하더라도 단기가 아닌 장기적으로 해야 그나마 12시를 향해 가는 세계 붕괴의 시계를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존경의 선물’인가 ‘권력의 산물’인가...기념우표 논란 ‘팩트체크’

    ‘존경의 선물’인가 ‘권력의 산물’인가...기념우표 논란 ‘팩트체크’

    ‘정부에서 발행하는 우편요금 선납의 증표. 최근에는 취미나 기념으로 모으는 수집용으로서의 부가적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의 우표포털 서비스에 나오는 우표에 대한 소개다. 정보통신 발달로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이 우표가 최근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둘러싼 논란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6월 발행이 결정됐으나 문재인 대통령 시대로 바뀐 지난 12일 발행이 취소됐다. 그러자 국민통합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행 취소 비판론과 독재자를 미화 찬양하는 행위야 말로 적폐청산에 맞지 않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다.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는 지난해 4월 구미시가 우정사업본부의 ‘2017 기념우표 발행 공모 사업’에 신청해 그해 6월 선정됐다. 오는 9월 15일 발행 예정이었으나 거센 논란에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2일 우표 발행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박정희 기념우표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국내외 기념우표를 둘러싼 궁금증을 짚어본다.● “역대 대통령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가 가장 많았다?” 한국우표 포털서비스에 등록된 역대 대통령 기념우표를 살펴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가 46가지(외국 대표 방한 기념 포함)로 가장 많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가 23가지(육영수 여사 기념, 새마을운동 기념 포함)로 두 번째로 많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가 6가지(국토통일 기념 포함)로 뒤를 이었다. 다른 대통령의 경우 취임 기념우표가 각 1회 발행됐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우표가 추가돼 모두 2회의 기념우표가 제작됐다. 가장 많은 우표를 발행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주로 해외 순방 우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인도, 호주, 스리랑카, 뉴질랜드 방문’ 기념우표 4종을 순방에 앞서 발행했지만 그해 아웅산 테러사건이 일어나 순방이 취소되며 ‘기념할 것 없는’ 기념우표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군사정권으로서 부족한 정통성을 확보하기위해 우표발행을 많이 했다는 지적이 있다.●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에 정치인이 들어간 적은 없었다?” 한국에서 발행된 100주년 기념우표 중에 정치인이 들어간 적이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0주년 기념우표가 발행됐더라면 최초로 대통령 탄생 100주년 우표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역대 기념우표를 살펴보면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는 한 번도 없었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우표는 윤봉길 의사 탄신 100주년과 이중섭 탄생 100주년, 슈바이처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가 있었다. 이 외 생일 관련 우표로는 우당 이회영 선생 탄생 150주년, 이승만 탄신 80주년, 이승만 탄신 81주년, 루이 브라유 탄생 200주년, 괴테 탄생 250주년 등이 있다.● “외국에선 대통령이라고 100주년 기념우표 만들어주지 않는다?” 지난 5월 미국에서는 케네디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으로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 루즈벨트 전 대통령, 레이건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도 발행됐다. 2009년 당시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인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을 승인했고 2년 뒤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가 나왔다. 영국에서도 1974년 전 총리인 윈스턴 처칠의 100주년 기념우표가 만들어졌다. 이땐 영국뿐 아니라 처칠을 존경하는 다른 국가들도 처질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중국에선 초대 총리인 저우언라이, 두 번째 국가주석인 류샤오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등이 발행됐다.● “중국에선 논란의 인물 마오쩌둥 탄생 100주년 우표도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는 기념우표 발행이 취소되자 13일 기자들에게 “중국에서는 모 주석 시기에 문화대혁명으로 수천명이 희생당했다”며 “그런데도 중국에서는 모 주석 탄신 100주년에 기념우표를 발행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박근령씨가 언급한 중국 모 주석은 ‘마오쩌둥’ 주석이다. 중국에서는 1993년 마오쩌둥의 100주년 탄생을 기념하는 우표가 나왔다. 마오쩌둥은 중국의 정치가로 장제스와의 내전에 승리해 베이징을 중심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세웠다. 그러나 문화대혁명 당시 각종 사상 탄압이 이뤄져 상반된 평이 나오는 인물이다. 그러나 박근령씨의 말대로 마오쩌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둘 다 재임 기간의 공로와 과오가 뚜렷하나, 이를 받아들이는 국내 정서는 사뭇 다르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에 대한 국민정서가 극단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 이미 길거리에서 모택동 티셔츠나 열쇠고리 등 기념 물품을 파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화폐인 인민폐에도 마오쩌둥의 초상이 들어 있다. 한편 1993년 북한에서도 마오쩌둥의 100주년 탄생 기념우표를 발행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이 우표를 만들려고 법을 바꿨다?” 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 발행을 위해 내부 규정을 바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의혹의 대상이 된 규정 개정을 살펴보면 ‘특수우표’라는 용어를 ‘기념우표’로 바꾸고 우표발행 ‘신청제한기간’ 규정을 삭제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용어를 제외한 ‘우표 발행대상 세부내역’은 변경된 바 없고, 우표발행 신청 접수는 관례적으로 신청기간이 지나도 반영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사문화 됐다는 판단 하에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존에 발행된 이중섭 탄생 100주년, 2016국제로터리 서울대회 등의 우표도 접수 기간이 지나서 신청됐지만 결국 발행됐다. 따라서 이번 규정 개정이 기념우표 발행과 관련한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이하영 수습기자 hiyoung@seoul.co.kr
  • 트럼프 “누구라도 그런 만남 했을 것”…장남 트럼프 주니어 방어

    트럼프 “누구라도 그런 만남 했을 것”…장남 트럼프 주니어 방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떠오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적극 방어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장남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은 미 대선 기간인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건네받기로 하고, 러시아 변호사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사실이 폭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아들은 훌륭한 젊은이다. 그가 러시아 변호사와 만났다. 러시아 정부 변호사가 아니다”라며 “짧은 만남이었다. 매우 매우 급하게 빨리 이뤄진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또 “실질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은 (장남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그런 만남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모임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솔직히 많은 이들이 하는 어떤 것을 두고 언론이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셀니츠카야가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에 입국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 변호사는 (당시 법무장관인) 로레타 린치 때문에 여기에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과 달리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베셀니츠카야가 러시아 정부를 대변하는 변호사인 것으로 알고 만났던 것으로 관련 이메일 등에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미·중 전략적 경쟁과 북한의 ICBM 도발/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In&Out] 미·중 전략적 경쟁과 북한의 ICBM 도발/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면서 이전 대북 정책을 포괄적으로 검토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폐기되고 제재 강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점이 골자인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이 수립됐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고 하지만 미국의 목표는 제재 강화가 우선이다. 문제는 역내 안정을 우선시하는 중국이 이를 반대한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마찰을 피함과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미국은 중국의 현상유지 선호에 지금까지 인내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계기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은 강경해지고 현상유지보다는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미사일 도발은 미국이 주 대상이지만 암묵적으로 중국에 대한 도발이기도 하다. 미국에 대한 북핵 위협이 가시화되면 사드와 같은 미사일 방어체제가 동북아에 구축될 것이라는 점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사드 배치는 새로운 상황 전개가 아니라 예전 경고가 비로소 현실화된 것뿐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대북 압박에 소극적인 것은 북한이라는 전략적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중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몰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회피한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깊은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전략적 딜레마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자세는 항상 소극적이다. 미국도 전략적 딜레마를 갖고 있다. 미국은 무역, 금융, 및 군사적 측면에서 중국에 대해 많은 수단을 갖고 있지만 북한을 제재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북·중 무역의 규모는 연 60억 달러 수준이다. 연 대외무역 규모가 4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반나절 무역 거래량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적 보복이 두려웠다면 중국은 애당초 미국과 협력해 북핵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딜레마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딜레마가 해소되기 전까지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기보다는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두 강대국 각각의 전략적 딜레마 때문에 북핵 해결은 정체됐다. 미국과 중국 간의 ‘폭탄 돌리기’는 시작됐다. 미국은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라고 요구하고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라고 애써 축소한다. 이 큰 틀 안에서 한국의 대북정책은 부침을 거듭하고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대북 정책은 북한의 핵 위협만큼이나 동북아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현재 북·중 무역에 간여하는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중국을 압박하지만 이보다 더 강력한 제재 도구는 금융제재, 핵전력의 대대적 강화 및 재배치, 그리고 대만 독립이다. 미국의 금융제재는 글로벌 규모의 중국 금융기관을 목표로 할 것이고 전술핵을 서울 이남에 위치한 오산 기지에 배치해 무력시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미·중 관계에 있어서 대만 독립은 북핵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사안이다. 동북아 정세가 이 정도 상황에 도달하게 되면 미·중 관계와 한·중 관계는 실질적으로 파탄할 것이다. 미국이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느끼는 위기감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도 북핵 위협에 있어서만큼은 대동단결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 올여름엔 중학생 아이랑 코딩 좀 배워볼까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코딩) 교육이 초·중·고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된다.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관련 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지방자치단체들은 각종 무료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설 학원도 성업 중이다. 동시에 ‘무료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14일까지 무료 ‘코딩 야학’(code-night.ga) 2기생을 모집한다. 앱 만들기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중·고생 및 직장인에게 적정한 교육 수준이다. 지난달 진행한 1기 교육에는 약 2만 6000명이 참여했다. 전문가가 개인의 수준에 맞는 온라인 강의를 선정해 주고, 맞춤형 진도도 안내한다. 수업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다. 서울(7월 19일), 제주(7월 30일), 광주광역시(8월 7일) 등 10개 도시에서 오프라인 순회 강의도 한다. 초등학생이라면 KAIST 학생들이 2013년 문을 연 ‘엔트리’(www.play-entry.org)가 적당하다. 긴 명령어를 각각의 버튼에 담아 두고, 학생들이 마우스로 버튼들을 움직이며 프로그램 제작을 익힐 수 있게 해 준다. 게임을 하며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배우는 식이다. 무료 동영상 강좌도 제공한다. 특정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오프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MIT미디어랩에서 운영하는 무료 사이트 ‘스크래치’(www.scratch.mit.edu)도 인기다. 엔트리와 마찬가지로 게임처럼 블록을 옮겨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식이다. 주로 만 8~16세가 사용하지만 부모의 도움이 있으면 미취학 아동도 즐길 수 있다. 한글도 지원된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www.code.org)를 방문해 “게임을 내려받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직접 만들어 보라”로 말한 바 있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프로그래밍을 단계별로 배울 수 있다. 역시 한글이 지원되며, 만 4~6세를 위한 교육과정도 있다. 컴퓨터 없이 종이놀이 등으로 프로그래밍 원리를 배우는 참고서도 얻을 수있다. ‘번개맨 코딩게임 라이트(Lite)’나 ‘박스 아일랜드’와 같은 교육 앱도 있다. 전용 앱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면 명령에 따라 로봇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스마트 토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포토] ‘ESPY 어워드’ 시상자로 무대 오른 미셸 오바마

    [포토] ‘ESPY 어워드’ 시상자로 무대 오른 미셸 오바마

    전 미국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ESPY(Excellence in Sports Performance Yearly Award) 어워드’에서 아서 애시 용기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보와 잇단 인연… 전생에 종묘지기였나 봐요”

    “어보와 잇단 인연… 전생에 종묘지기였나 봐요”

    “우연치 않게 연이어 어보와 인연을 맺고 좋은 성과를 거두니 ‘내가 전생에 종묘지기였나, 궁궐 무수리였나’ 하곤 했죠(웃음). 조선의 왕들은 어떤 전란에도 종묘에 봉안된 어보를 지키려 의주까지 지고 나르며 갖은 애를 썼어요. 선조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또 다른 어보의 행방을 추적해 한자리에 모아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가 아닌가 싶습니다.”김연수(53)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한·미 정상회담 기간인 지난달 30일 미국 이민관세청(ICE)으로부터 조선 문정왕후 어보(1547년 제작)와 현종 어보(1651년 제작)를 직접 건네받았다. 학예사 출신으로 드물게 지난해 10월 국립고궁박물관장으로 취임한 김 관장은 유독 어보와 인연이 깊다.조선왕실 유물 5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재는 국왕과 왕비,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인장인 어보다. 현존하는 어보 329점 가운데 322점이 이곳에 보관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멤버인 김 관장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실장으로 일하던 2014년 덕종 어보의 행방을 확인했고, 이듬해 4월 문화재청 국제협력과장 시절 덕종 어보를 국내로 들여왔다. 당시 함께 환수를 추진하던 문정왕후·현종 어보는 이번에 직접 미국에서 받아 들고 왔다. “어보의 실물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 헤아릴 수 없는 감동과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지난 4년간 어보가 언제 들어오느냐는 국회와 시민단체의 질문조차 큰 압박으로 다가왔거든요. 하지만 빨리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법 유출된 문화재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우리나라 소유라는 걸 국내외에 알리는 게 앞으로의 문화재 환수 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김 관장에 따르면 이번 문정왕후·현종 어보 환수는 미국 측이 한·미 수사 공조 과정에서 ‘한 국가의 정체성을 담은 부당한 도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고 천명해 줘 선례로 남았다. 미국은 세계 최초로 전시 문화재 보호법규(리버 코드)를 1863년 마련하고 도난 문화재는 선의취득을 인정하지 않는 등 불법 유출된 문화재를 원래 국가에 돌려주는 법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이에 반해 일본,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은 문화재 반환에 어려움이 여전하다. 김 관장은 오는 8월 19일부터 10월 29일까지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열어 이번에 환수된 문정왕후·현종 어보를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가져온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과 덕종 어보도 함께 선보인다. “문정왕후·현종 어보는 오랜만에 돌아온 유물이라 빠른 시일 내 보여드리려 현재 보존 처리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번 전시는 고유제(국가와 사회, 가정에 큰일이 있을 때 신령에게 그 사유를 고하는 제사)의 의미가 있어요. 문정왕후 어보는 종묘에 석 점이 봉안됐는데 한 점이 유출됐다 이번에 돌아온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석 점이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현종 어보는 넉 점이 만들어졌는데 다 사라지고 이번에 돌아온 것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죠.”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인 5만여점의 왕실 유물 가운데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된 것은 5분의1도 채 안 된다. 김 관장은 “대부분 왕실 의례·생활 용품으로 쓰이며 보관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유물 감상, 교육 기회를 넓혀 주기 위해 이르면 내년쯤 박물관 내부에 개방형 수장고(면적 265㎡)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빠 자리 차지한 이방카… ‘신스틸러’ 트뤼도 3살 아들

    아빠 자리 차지한 이방카… ‘신스틸러’ 트뤼도 3살 아들

    ‘천진난만’ 트뤼도 막내아들 G20회의서 외신 주목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앉은 것이며 이례적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대통령의 딸이어도 정부 수반의 역할을 할 자격은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이방카가 앉아 있는 사진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 관계자 개인 트위터에 게재되면서 촉발됐다.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측근으로 백악관 공보국장과 선임고문을 지낸 댄 파이퍼 CNN 정치평론가는 트위터에 “미 정부의 권위는 혈통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부여된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대선캠프 출신 정치평론가 잘리나 맥스웰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부적절한 일”이라면서 “테리사 메이나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만한 어떤 자격과 경험이 이방카에게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최근 인터뷰에서 ‘정치에서 벗어나 있으려고 한다’고 했던 이방카가 중국과 러시아, 터키 대통령과 독일, 영국 총리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고 비꼬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돼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잠깐 대리로 출석한 것”이라면서 “다른 국가 정상이 자리를 비워도 누군가 대리 출석한다. 이방카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대통령의 빈자리는 주로 각료가 채운다”고 반박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자신을 공복(公僕)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고 생각한다. 그는 세계를 돕는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을 낭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처신으로 이방카가 구설수에 오른 반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3살 난 막내아들 아드리앵은 천진난만한 행동을 해 전 세계를 미소 짓게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아드리앵은 G20 정상회의의 ‘신스틸러’(주연 이상의 활약을 보인 조연)”라고 보도했다. 아드리앵은 어머니 소피가 행사 관계자에게 받은 환영 꽃다발을 빼앗아 들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G20 행사장 출입증을 목에 걸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등 꾸밈없는 모습으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부시·오바마도 다 한 G20 기자회견, 트럼프는 생략

    부시·오바마도 다 한 G20 기자회견, 트럼프는 생략

    독일 함부르크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 막바지에 관례로 하던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생략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G20 폐막을 앞두고 참가국 정상들은 국내외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G20 주최국 수장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물론 터키, 영국, 캐나다, 스페인 지도자도 모두 단상에 서서 쏟아지는 질문에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가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긍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와 관련된 그 어떤 공식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으며 언론의 질문을 받지도 않은 채 마무리하며 타국 정상들과는 다른 행보를 나타냈다. 이는 G20에 참가했던 이전 대통령과도 다른 모습이라고 WP는 지적했다. WP가 백악관 기록을 찾아본 결과, 2008년 미 워싱턴DC에서 첫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래 총 11차례 열린 정상회의에서 당시 대통령이 언론과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리베르트 디터 독일국제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상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큰 관심이 있고, 이 기회를 정부의 주요 결정과 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기회로 본다”며 “(이런 간담회는) 당연히 국제사회가 아닌 국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유권자들이 G20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생략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디터 연원의 분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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