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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선명씨의 오만한 작태(사설)

    북한을 방문한 통일교 교주 문선명목사의 분별없는 처신은 우리에게 당혹감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한다.그의 방북이 개인적인 차원임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넘어선 언동은 오만한 작태로 볼 수 밖에 없다.북한당국의 국가원수급 예우에 들뜬 탓인지,40여년만에 고향땅을 밟은 감격에 겨운 탓인지 자신이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분별하지 못했다.지난달 30일 평양에 도착한 그는 이날밤 북한당국이 마련한 환영만찬에서 김일성주석과 김정일비서를 최대의 경어로 칭송,낯뜨거운 꼴을 보이더니 지난 5일에는 북한의 조선해외동포위원회 위원장 윤기복과 「공동성명」 이란걸 발표했다.그런데 이 공동성명의 내용이 가관이다. 이산가족의 만남을 위해 면회소와 우편물교환소의 설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한반도 핵의 평화적이용과 ▲불가침조약체결을 촉구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해괴한 행각이 아닐 수 없다.윤기복은 대남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북한의 당국자이고 문선명목사는 순수한 민간인이다.북의 당국자와 남의 민간인이 남북의 막중한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가.이런 것들은 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해결해야할 미묘한 사안들이다. 그런데도 김일성주석은 문선명목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공동성명」의 내용을 추인했다고 한다.남북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주석이 일말의 가치도 없는 일에 선뜻 도장을 찍어준 저의는 어디에 있을까.통일전선전략과 대남전략의 상투적인 수법에 지나지 않는다.남쪽에 주체적 통일열기를 북돋우고 사회의 혼란을 부채질해 보겠다는 정치적인 책동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책동을 임수경양과 문익환목사등을 통해 이미 경험한 바 있다.문선명목사는 북한이 줄기차게 추구하고 있는 통일전선전략의 또하나의 희생양에 불과하다.문선명목사가 승공투쟁을 주도해온 진정한 종교지도자라면 어느곳에서든 그 언동은 정정당당해야 한다.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핵무기개발의 포기를 냉엄하게 촉구하는 한편 신앙의 자유를 강력하게 요청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절박한 문제를 외면한채 북한의 장단에 춤이나 추는꼭두각시 역할밖에 못했다면 그는 표리가 부동한 위선자이며 거짓 목사로 지탄 받을 수 밖에 없다.공안당국은 문선명목사의 방북 언동이 당초의 방문목적과는 어긋난다고 판단,실정법위반여부에 대한 검토작업에 나섰다고 한다.또 각종 사회단체와 종교단체는 문목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그의 실정법위반여부는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문목사는 방북기간중 여러형태의 경제협력을 타진했고 북한은 1억5천만달러의 헌금을 요청했다고 한다.경제파탄에 직면해 있는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그러나 이것도 우리 정부가 설정해 놓은 원칙에 어긋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목사의 방북을 계기로 우리는 북한당국에 또다시 촉구하고자 한다.상투적인 통일전선전략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진주만기습 50주년(사설)

    과거는 현재의 원인이며 현재는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7일(한국시간 8일)은 일본이 미국의 하와이진주만을 기습공격한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아침 7시30분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에 나선 3백50여기의 일본전폭기들은 불심을 자랑하던 미전함 애리조나등 미태평양함대 군함 수십척을 격침하고 2천4백명의 사망자를 포함,수천명의 군인·민간인들을 살상했다. 이른바 「진주만기습」인 것이다.세계사에 있어 그것은 태평양전쟁의 개전이다.일제에 있어 그것은 제국의 팽창을 견제하고 봉쇄하던 미국을 극복하기위한 「성전」의 개시를 의미했으며 미국에 있어 그것은 불의에 당한 오욕의 패배였다.우리와 아시아이웃에 있어 그것은 보다 심각한 수난의 시작을 알리는 비극의 신호였다.무수한 인명과 재산을 앗아가고 참기 어려운 고통과 희생을 강요했던 5년간의 이 전쟁은 일제의 패망으로 끝이 났다.그리고 개전 50주년이요,종전 46주년인 것이다. 당연히 회고와 반성이 있어야할 날인 것이다.그것은 지난날의 과오와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위해 필요한 것이다.새로운 비극의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불가결하다.전쟁의 당사자인 미국·일본의 경우는 말할것도 없고 그 희생자인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성하고 자중해야할 나라는 개전의 장본인인 일본이다.미·구의 봉쇄에 대항하기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는가 하는것이 그동안 일본의 은연중의 변명이었다.일본은 한번도 개전의 과오를 정말로 인정하고 반성하거나 사죄한 일이 없다.입으로만 하고 지나가는 형식적인 사과와 반성은 몇차례 있었으나 그것도 마지못해 하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것이었다.진주만기습50주년을 계기로한 일본의회의 사과와 반성의 「비전결의 무산」소동은 오늘의 일본 심리상태를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라 할수있다. 일본은 그동안 반성하고 사과하며 보상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변명하고 외면하며 회피하려고만 해왔다.그러고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의 논리로 적반하장의 역습만 일삼아왔다.일제만행을 외면하는 역사교육이 그것을 말한다.그동안의 일본에서는 개전의 날을 기억하거나 기념하는 사람이나 행사는 거의 없었다.오직 8·15종전의 날만 와신상담의 계기로 기억되어왔다.히로시마(광도)나가사키(장기)에 대한 미국의 「무자비한」원폭피해만 강조하고 선전해왔다.개전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원폭이 죄악이라는 것이 많은 일본사람들의 논리다.사죄는 미국이 하라는 것이다. 선전포고 없는 기습의 진주만공격은 전쟁이었지만 야비한 비도덕의 상징이다.그것을 옹호하고 변명하는 심리도 불도덕인 것이다.그 부도덕을 오늘의 일본사람들은 예사롭게 생각하게 된것이 아닌가.승패의 역전을 논하는 성급한 사람도 있다.일제가 가졌던 자만이요,오만의 부활인 것이다.패전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숨어있다가 「다행스런 점령자」미국의 비호와 도움속에 거부가 되면서 다시 살아나고있는 것은 아닌가.「미국에 대해선 경멸밖에 할말이 없다」는 말도 거침없이 하게된 오늘의 일본인이다.패전당시의 겸손과 자중은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경제뿐아니라 정치 군사대국화의 21세기를 거침없이 지향하고있다. 사정이 이렇고서는 또 한차례의 「진주만」이걱정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다.일본은 진주만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 외언내언

    『천우를 보유하고 만세일계의 황조를 이은 대일본제국천황은…』으로 시작되는 이른바 「선전의 조서」.1941년 12월8일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는 일제의 전쟁 선언문이다.◆지금으로부터 50년전의 일.그때 학교에 다닌 세대들은 추운 운동장에 서서 교장선생이 읽는 이 「조서」를 들었다.진주만을 선제공격하는 일본 군국주의.이로부터 침략자의 말기증상은 더 악랄하게 구체화한다.거둔 곡식 모조리 「공출」해 가고 집안에 있는 쇠붙이란 쇠붙이는 모두 거둬갔다.젊은 남자는 징병으로,나이든 남자는 징용으로,젊은 여자는 정신대로 끌어갔으며 국민학교 어린이들은 비행장공사에 동원되고 또 소나무 뿌리도 캤다.거기서 나오는 송탄유가 비행기 날리는 기름이 된다 하여.◆50년.짧지 않은 세월이다.사람의 경우 공자가 천명을 깨달았다(지천명)고 한 연륜이다.「회남자」(원도훈)에도 그 비슷한 말은 나온다.위나라의 현대부 거백옥의 입을 빌려 『나이 50에 이르러 지나간 49년의 잘못을 깨달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잘잘못이나 물때 설때 등 인생의 기미에 대해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하는 반백년.일본은 지나간 49년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전쟁에는 졌다.그런데도 「새로운 일본」은 지금 경제대국으로 우뚝 올라서서 승자인 미국과 키재기를 하려 든다.아니,올라서고도 있다.반세기란 세월이 승자와 패자의 한계를 불분명하게 한 것인가.강자로 부상한 일본은 해외 파병에의 길까지 열면서 옛날의 대동아공영권을 다시 꿈꾸는양 하다.그래서 미국에서는 『제2의 진주만 공격은 시작되었다』는 말도 나온다.◆패전국이었으면서도 그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를 구가해 온 나라가 일본.미국의 핵우산 덕택이었다.하건만 지금의 양국관계는 50년 전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것이 현실.오만의 대가를 잊어선 안되련만.
  • 불조심의 계절(사설)

    연말 대목을 노린 상품이 쌓인 남대문시장 의류상가를 한밤중에 화마가 덮쳤다.경찰이 추정하는 피해액과 상인들의 주장은 다르지만 5시간 동안 태운 피해액이 엄청난 대화재다.밤중에 난 화재이면서도 화상자가 좀 났을 뿐 인명 참사가 없었다는 점만은 불행중 다행한 일이라고 하겠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무슨 사건이고 간에 터지고 나서 보면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음이 드러난다.이번 화재도 그렇다.미로속의 복합건물은 화재가 날 경우 대형화를 예견케 하는 것이었다.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서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을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으니 믿는 것은 설마 뿐이었다.화마는 그 설마를 덮친 것이다. 옛날의 화재는 불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되었다.그러나 전기 사용량의 증가에 따라 지금은 전기에 의한 화재의 비율이 으뜸자리를 차지한다.작년의 경우 전기가 원인이 된 화재가 전체 화재에서 37.2%를 차지하여 2위 담뱃불에 의한 화재(14.1%)를 훨씬 앞지르고 있음이 그를 말해준다.그리고 전기에 의한 화재의 63.9%는 합선에 의한 것으로알려졌다.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합선이거나 전열기기 과열인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그동안 마음대로 뜯어고친 전기 배선이 화마를 불러들였다고도 하겠다.전기화재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은 가정의 경우라 하여 다를 것이 없다. 이번 화재에서 한번 더 부각된 것이 좁은 소방도로와 막혀 버린 소방도로이다.상가의 경우 상품들이 소방도로를 메우고 있고 주택가의 경우 자가용 자동차들이 막고 섰다.이것은 화재가 났을 때 커다란 장애요인이 된다.이번 화재의 경우도 긴급출동한 소방차의 길을 막은 것은 지방에서 상품구입을 위해 올라온 차량등 자동차였다.그로 해서 진화작업이 늦추어지고 그 사이 불길은 더 거세게 번져났던 것이라고 할수 있다. 화재 뒤끝처럼 허망한 것도 없다.잠깐사이에 재화가 잿더미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건만,대도시 서울임으로 해서 그런 화재가 하루 평균 13건 정도씩 발생한다.지난해의 경우 5천93건이 일어났고 사망자 89명에 부상자 3백79명을 낸바 있다.올해도 지난 10월말까지 4천6백86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1백24명의 사망자와 3백3명의 부상자를 내고 있다.참으로 아까운 재산 손실이며 인명 손상이라고 할 것이다. 천재는 피하기가 어렵다.그러나 화재는 그런 천재가 아니다.그러기에 평소에 조심하고 배려만 게을리 않는다면 피할 수가 있다.화재에의한 재난을 입는 것은 그래서 인재라 할 수 있다.사람의 불찰과 태만과 오만이 불러들이는 재앙이기 때문이다.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추운 동안에 화재는 많이 일어난다.화재를 당하고 나서 발구르며 후회할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점검하여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 일본은 군아닌 평화의 공헌을(사설)

    일본 자위대,곧 일본군의 본격적인 해외파병의 문을 여는 일본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이 일본 내외의 심한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성립되려하고 있다.PKO법안의 금년내,중의원 금회기중의 성립은 집권자민당의 기본방침이었으며 신임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도 그것을 다짐한 바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누구의 어떤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일본 PKO법 처리상황이 아닌가 한다.적어도 상황전개의 과정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킬 때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된다.우리는 일본내의 찬·반각축에는 별로 큰 관심이 없다.성립의 대세에만 관심이 있으며 우려와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음을 몇번이고 밝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은 왜 국내에서도 반대가 많고 주변국들의 우려도 그토록 심각하며 그렇게 절실하고 급박하지도 않은 일본군의 해외파병법을 그처럼 서둘러 성립시키는 것인가. 일본정부·자민당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평화를 위해 인적 측면에서일본도 적극적 역할을 해야할 입장이고 유엔평화유지활동 협력은 그중에서도 가장 적합한 일이다』 『협력치 않고 국제사회에서 명예로운 위치를 확보할 수 없으며 소극적 협력에 그치면 국가운명이나 장래를 전향적으로 개철할 수 없다』 『민주적 통제와 관리하에 자위대가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민중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실적을 쌓는 진지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아시아인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와 사람들이 헌신하고 있는 세계평화를 위한 업무에 참여치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대국주의다』 PKO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서둘러온 일본정부·자민당이 내세운 표면상의 이유인 것이다.표면상의 이유에서도 세계평화를 위한다는 구실하의 집요한 일본 국익추구 의지를 읽을 수 있다.일본의 일본 국익추구가 나쁜 것은 아니다.다만 그것이 진정한 국익이어야하며 선린을 위협하고 희생하는 것이어서는 안되는 것이다.일본은 비슷한 논리로 이웃을 공격하고 세계를 「성전」이라는 이름의 전쟁으로 몰아넣은 역사가 있다.불과 50년전의일인 것이다.일본의 본심은 이미 장악한 경제패권을 지키고 강화하기 위한 정치·군사패권의 장악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지 오래다. 『일본은 하룻밤 사이에 군사대국화할 수 있는 재정능력과 기술지식을 갖고 있다.미일협력관계가 유지될 때는 아시아제국도 불편하나 그것을 수용했지만 미국이 고립주의화 하고 일본이 다시 민족주의로 나올때 그것은 과거의 적대감을 모두 되살아나게 할지 모른다』 싱가포르 국방장관의 경고다.한중을 비롯한 모든 아시아국가들은 일본의 정치·경제·군사 패권을 반대·경계하고 있다. 일본의 평화유지군 파견을 자청할 아시아 국가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그런데도 일본은 평화유지군을 보내고 싶어한다.일본은 군사적인 방법 말고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평화적인 방법·수단에 의한 길을 일본은 찾아야 할 것이다.선린들의 우려와 충고를 오만하게 무시하기만 한다면 일본은 아시아제국의 어쩔 수 없는 공동대응까지 자초하는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 휘발유 값 인하/새달중 2%선/원유가 하락 영향

    이달초 일제히 인상됐던 휘발유가격이 다음달 중 2%가량 내릴 전망이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기준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인 두바이와 오만의 국제원유가격이 지난달 배럴당 평균 19.175달러에서 지난 25일 18.827달러로 내렸으며 월말까지는 18.645달러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평균 2%안팎의 휘발유 소비자가격 인하요인이 발생했다.
  • 「왕회장」님의 「희수연」/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주식의 변칙이동과 이에따른 상속·증여세 납세거부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이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각계인사 5백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희수생일잔치를 벌여 또한번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의 생일잔치가 「세금거부철회발표」로 기자들이 현대사옥에 모두 모여있던 바로그날 돈이 없다던 전날까지의 엄살(?)과는 달리 장애자용 방한복 자선기금으로 13억원을 선뜻 내놓았던 일과 함께 뭔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기보다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것만 같아 아무래도 곱게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아래서라면 정회장처럼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인물이 77세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왕성한 기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각계의 축복을 받고도 남을만하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태평가를 부를수 있는 호시절이 아니다.국민 모두가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을 자책하면서 「한번 더 뛰어보자」고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운동을 앞장서 이끌어 가야할 위치에 있는분이 1천여만원의 경비를 써가며 호텔에서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여 과소비의 시범을 보이는 듯하다. 더구나 정회장 자신은 국가의 권위에 도전한 오만함 때문에 국민의 호된 질책으로 바로 며칠전에 결국 백기를 들고 사죄하지 않았던가.그렇다면 최소한 당분간만이라도 은인자중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정회장이 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지위에 걸맞는 행동일 것이다.또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련에 직면한 이때 생일을 맞아 자손들을 한데 모아놓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한토막의 「금언」이라도 들려줬다면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이목은 새삼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정회장이 벌인 이날의 생일잔치를 「희수연」이라고들 한다.최근 사회가 풍요해지면서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전래의 환갑,고희에 덧붙여 일본의 풍습을 들여와 벌이고 있는 잔치가 희수(77세),미수(88세),백수(99세)등 이다. 무역적자와 개방압력에 직면,온 국민이 과소비풍조 추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수입향연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일찍이 공자는 인생일흔을 「종심소욕 불유구」,즉 하고픈대로 해도 법을 뛰어넘지 않는다면서 무심·무욕의 경지라고 했다. 그런데 70세 하고도 7년을 더 보낸 정회장의 마음은 아직도 유심·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비난받을 일들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 납세 거부하는 재벌 세상에 어디있나/장정행 경제부장(데스크시각)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추징세금을 못내겠다는 선언은 국민 모두를 당혹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정부,나아가 국민을 너무 업신 여기는 것같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분노조차 느끼게 한다. 세금이 많고 적건간에 내수중에 들어온 돈을 세금으로 내라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이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 정회장의 경우 시작부터가 떳떳하지 못했다.우리나라 최고의 재벌이 당대에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려다 저지른 일이 아닌가.설령 세금이 너무 많아 억울하다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구하면 될일이었다. 아무리 돈으로 무엇이든 다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왕회장」이지만 국세청이 치밀한 조사끝에 사실 확인을 하고 현행 세법에 따라 고지한 세금을 정면으로 당당하게 나는 내지못하겠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며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내겠다」니 한나라의 대표적 재벌총수로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넘어 우롱당하는 느낌을 어쩔 수 없다. 돈이 없어서 세금도 못낼 사람이 평양이다 소련이다를 다니며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금강산개발을 하겠다」「시베리아를 어쩌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 내로라는 저명인사 70여명을 이끌고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중국땅을 휩쓸고 다닐 수 있었단 말인가. 계열기업의 주식을 공개직전 자기돈도 아닌 법인돈으로 대량 확보했다가 공개뒤 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기고 주식을 회사임원등 제3자 명의로 숨겨두었다가 적당한 때에 아들들에게 넘겨 수천억원대의 기업을 세금없이 고스란히 상속하려던 사람이 세무조사로 탈세가 밝혀졌는데도 끝까지 세금을 낼수 없다면 도대체 이 나라에서 어느 누가 세금을 내려하겠는가.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 친척·친구집까지 잡히고도 모자라 집안식구 모두를 동원해 새벽부터 자금마련하랴 제품만들랴 판로개척하랴 이리뛰고 저리뛰며 어렵게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자들이 여유가 있어 세금을 꼬박 꼬박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또 「회장님」 밑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한달에 몇십만원씩 받는 숱한 근로자들이 「회장님」처럼 돈이 남아서 가뜩이나 얄팍한 월급봉투가세금으로 더욱 줄어드는 것을 기꺼이 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잘못하면 백담사에 가고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도 범법행위가 밝혀지면 감옥살이를 하는 민주화된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재벌들은 법이나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마음내키는대로 해도 그대로 두어야한단 말인가. 중동의 사막에 나가 불가능한 공사를 해내고 울산앞바다에 수십만t의 유조선을 만들어 띄우는등 지난날 이나라 경제발전에 끼친 공헌을 인정하여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한나라의 지도적 재벌총수가 탈세로 추징된 세금을 내지못하겠다고 외국기자들까지 모아 기자회견을 하고 대문짝같은 신문광고까지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기업인이 단순히 세금과 관련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이번 정회장의 행동은 정부의 기본기능인 조세권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며 실정법을 단순히 위반한것이 아니라 고의로 부정하는 것으로 밖에 보지않을 수 없다. 정회장은 평소 「기업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하다」는 말을 즐겨 쓰고있다.그 오만이 지나쳐 정권과 정부를 혼동하는 지경에 이르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경제에 더이상 별 도움이 되지않고 정부와 국민까지 업신 여기는 재벌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국민들이 어렵사리 한푼 두푼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부채나 잔뜩 진채 부동산투기나 하고 일가의 사욕만 차리는 기업이라면 하루빨리 정리하여 보다 성실한 기업인에게 넘겨주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백번 나은 일일것이다. 정회장의 말처럼 기업은 영원해야 하지만 영원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세습되어서는 안되고 기업주는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항상 바뀌어야 한다.
  • 「무기거래 등록제」 가결/유엔

    ◎일·EC서 제출… 모든 재래식장비 포함 【유엔본부 로이터 연합】 유엔총회의 한 위원회는 15일 각국이 매년 재래식무기의 수출입 실태를 등록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무기류 등록부를 유엔본부에 설치하기로 하는 획기적인 결의안을 가결했다. 유엔의 관계위원회는 이날 중국과 북한·이라크·미얀마·오만 8개국이 기권한 가운데 찬성 1백6개국,반대 1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의 부속문서에는 회원국들이 자료를 제공해야할 무기류의 종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에는 전투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는 물론 군함과 미사일·갑차등이 포함돼 있다. 현 유엔총회의 회기중 가장 큰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 결의안은 EC(유럽공동체)의 12개 회원국과 일본이 주축이 돼 마련한 것으로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40개국이 후원국이 됐다.
  • 외언내언

    독일은 세계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 나라의 하나다.우수한 두뇌에 근면·검소한 국민성이 자랑거리다.패전후의 서독은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는 겸손의 나라였다.경제대국으로 발전하면서도 일본과는 달리 외국과의 무역마찰을 모르는 합리적인 나라였다.이런 인상도 독일의 통일을 앞당기는데 큰 도움을 준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그 좋은 인상이 통일후 크게 흐려지고 있는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겸손이 사라지고 오만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전한다.지난 3일로 통일 1주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선 때아닌 외국인 배척운동이 한창이며 이에 편승한 국수주의 신나치스운동이 극우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나치스의 죄악을 반성한다는 뜻으로 전후의 서독은 정치망명을 헌법상의 의무로 수용하고 난민도 관대하게 받아주었다.그 상황이 작년의 통일과 동구개방후 크게 달라졌다는 것.외국노동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독일 특히 구동독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길까봐 두려워졌다는 것.금년만도 9월까지 19만의 외국인이 독일로 이주했다니 이해도 간다.◆그러나 문제는 네오 나치스운동이 이런 상황의 분위기를 악용하고 있는 것.머리를 박박깎아 「스킨 헤드」로 불리는 극우파와 신나치스청년들의 외국인배척운동은 구나치스를 무색케할 정도.외국인수용소를 습격하고 거리의 외국인을 무차별 공격한다.금년들어 지난 8월말까지만도 4백여건.최근의 베를린 한국여자유학생 피습·피살사건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할 수 없는 억울한 희생.◆진상이 조사되고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주간지 슈피겔은 나치스의 유태인학대이후 최악의 외국인 배척 사태라고 경고하고 있다.일간 디 차이트는 「통일을 달성한 독일인이 통일이전과는 다른 추악한 독일인으로 변했는가」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악몽의 역사가 되풀이 되려 하는가.「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존경받는 독일인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 종업원이 전원 끊어/사상자 더 많이 발생

    ◎대구 나이트클럽 방화범 구속 【대구=최암·김동진기자】 대구 서부경찰서는 18일 거성관 나이트클럽에 불을 지른 김정수씨(29·경북 금릉군 부항면 두산리 308)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거성관 주인 양귀영씨(49·여)등 술집 관계자들을 소환,건물 개조및 소방시설 미비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관련기관에서 법규위반 사실을 묵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 모두를 구속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종업원 권오만씨(24)가 화재발생시 전원스위치를 내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오씨를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에앞서 대구지검 오병국검사는 이날 하오 2시부터 1시간동안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사망자 1천만원씩 한국화재해상보험에 11억5천만원의 화재보험에 들어 있는데 한국화재보험협회 대구지부는 이날 사망자의 경우 1천만원,부상자는 40만∼8백만원의 후유장애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변동하(28·여·대구시 동구방촌동 113의 8)▲신금안(47·여·달서구 송현1동 산24) ▲주종원(37·수성구 지산동) ▲장대환(40·동구 방촌동) ▲서상우(26·경북 안동군 와룡면) ▲권순년(57·여·남구 대명10동 623의 45) ▲박춘자(50·여·동구 신천동 556의 49) ▲조점순(36·여·동구 신천동) ▲김순희(29·여·수성구 수성동 645의 1) ▲윤복수(42·달서구 송현동 송현주공아파트) ▲김점옥(62·동구 신천동 47의 13) ▲황성환(32·남구 대명동) ▲김현수(33·달서구 이곡동 700) ▲홍현주(56·여·서구 내당동 212의 16) ▲배태윤(43·북구 매천동 498의 1) ▲30대 여자 1명
  • 국제원유값 두달째 오름세/오만유 배럴당 2불 뛰어 20불 육박

    ◎원화가치 큰 폭 하락… 도입가 더 올라/석유기금으로 인상요인 해소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국제원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석유를 많이 쓰는 서구 선진국들이 거의 대부분 북반구에 자리잡고 있어 이맘 때면 해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모두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에는 남달리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더구나 원화의 환율마저 큰 폭으로 올라 국내 정유회사들은 엄청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15일 동자부에 따르면 국제 석유시장에서 대표유종으로 꼽히는 오만유의 가격은 지난 8월 배럴당 17.15달러에서 9월 18.3달러,10월14일 19.51달러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두바이유,북해산 브렌트유,미국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등 기준유종으로 꼽히는 원유들의 가격도 19달러에 육박하거나 20달러를 넘어섰다.국내 유가에 반영된 국제원유가는 배럴당 17.7달러이므로 국내 유가에 그만큼 상승요인이 생기는 셈이다.동자부는 올해 국내도입 원유의 복합단가는 배럴당 18.4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원유가 상승에 겹쳐 국내 유가에 달러당 7백30원으로 반영된 환율도 최근 7백50원을 넘어서 정유사들은 원유가 상승과는 별도로 배럴당 20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유가상승에 의한 손실액이 생각보다 적은 것은 원유수송에 약 한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오늘 들어온 원유는 이미 한달 전의 가격으로 계약한 것이고 오늘 계약한 원유는 약 한달 후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원유가와 환율이 한꺼번에 오른다 해서 당장 국내 유가를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 성수기의 원유가 상승은 대략 12월쯤 피크를 보이고 그 이후는 하락세로 반전되는 것이 예년의 추세이다.또 현재 유정화재의 78%를 진화한 쿠웨이트가 내년에는 석유수출을 재개할 전망이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 소련도 증산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생산량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도 안정되게 마련이다.따라서 돌발적인 사태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석유사업기금을 활용,국내 기름값을 올리는 일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 미야자와 그는 누구인가

    ◎통산·외상등 거친 9선의 경제·외교통/「리크루트」 연루… 대중 인기는 높지 않아 일본 자민당내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의 지지를 획득함으로써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의 뒤를 이어 총리 겸 자민당총재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 되고있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72)는 부총리 경제기획청장관 대장상 통산상 외상 관방장관 당총무회장등을 두루 거친 경제·외교통.동경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한 뒤 40년대에 고 이케다(지전용인)전총리의 권유를 받아들여 대장성관리로 관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2차대전 패전으로 미군정이 실시되던 당시 일본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탁월한 영어 구사력을 인정받아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등 미국과의 전후협상에서 일본정부 전권대표단의 일원으로 활약,전후 미일관계의 산증인이자 친미파로 통한다.국회심의중에도 영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즐겨읽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케시타파(1백5명),미쓰즈카(삼총)파(89명)에 이어 중의원 62명과 참의원 19명등 총 81명의 의원들로 구성된 당내 3번째파벌을 이케다,오히라(대평),스즈키(영목)전총리로부터 이어받아 이끌고 있는 9선의원이다.이케다,사토(좌등),미키(삼목),후쿠다(복전)총리 정권하에서 각료를 역임한 뒤 다케시타총리 시절 대장상을 지내던 중 리크루트 스캔들에 연루돼 88년12월 사임,정치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었다. 의회내 최고의 지성파로 손꼽히고 관계 재계의 여론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다소 오만하고 냉정한 성격때문에 당내와 국민대중들로 부터의 인기는 별로 높지 않다.정치개혁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는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최근의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쓰레기통에 처넣어도 될 문서』라고 혹평하는등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평. 일본총리가 대미관계등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못하고 「주니어」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개선,최소한 강대국 지도자들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워왔다.그러나 대한반도정책을 포함,외교·경제문제에 있어서 특별한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중 노조원 집단해고/재벌의 반사회적 횡포”

    ◎민주당,비난 성명 민주당은 5일 현대 중공업 노조대의원 52명의 집단해고 사태와 관련,발표한 성명에서 『현대중공업의 이번 노동탄압행위는 최근 현대그룹의 주식위장매각을 통한 탈세혐의와 같은 차원에서 엄중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회사측이 노사평화를 스스로 깨뜨리는 보복인사를 이번에 단행한 것은 산업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완전히 저버리는 오만한 재벌기업의 반사회적 횡포』라고 비난했다.
  • “국회해산“ 실언으로 파벌서 등돌려

    ◎가이후 일 총리 「재출마 포기」 배경/정치개혁안 폐기 반발이 화 자초/미쓰즈카·와타나베·미야자와 3인 각축/최대 파벌 다케시타파 제휴가 관건으로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가 자민당 총재선출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출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또한 집권당 총재가 자동적으로 총리가 되는 정치관행에 따라 자민당 총재선출이 실시되는 오는 27일 일본총리도 바뀌게 된다. 가이후총리는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집권 자민당의 최대파벌 다케시타(죽하등)파의 지지를 더이상 받을 수 없다고 판단,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가이후총리는 그동안 다케시타파의 지원을 바탕으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가이후총리가 정치개혁안 폐기에 대해 국회해산을 운운하는등 강력히 반발하자 다케시타파가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선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다케시타파는 가이후총리를 버림으로써 다케시타파는 자파의 후보를 내든가,아니면 다른 파벌과 막후 협상을 벌이든가의 두가지 선택을 남겨두고 있다. 다케시타파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후보로 내세울 마땅한 인물이 없는 형편이다.다케시타의 후계자로 키워온 하시모토 류타로 대장상은 대형 금융스캔들로 큰 상처를 입었으며 오자와 오치로(소택일낭)전간사장도 도쿄지사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데다 와병중이다. 다케시타파는 가이후총리의 재집권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협조적」태도를 보여오고 있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전대장상,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전외상,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전통상상등 파벌지도자들중 어느 한사람과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3개 파벌중 비교적 다케시타파와 가까운 파벌은 미쓰즈카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양자의 제휴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다른 파벌과의 제휴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후보를 내세워 한판승부를 겨룰 가능성도 적지않다. 다케시타파가 차기 총리선거무대에서 주역임이 확실하지만 미야자와파·미쓰즈카파·와타나베파가 「연합」할 경우 이들도 총재선출의 큰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파벌은 가이후총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사실상 지금까지 「연합전선」을 펴왔다.이들은 가이후총리가 강력히 추진해온 소선거구제로의 전환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폐기시켰으며 결국 가이후총리의 총재선거불출마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일본의 정치분석가들은 이들 3개파벌은 지금부터는 서로 독자적인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어느 파벌 지도자도 쉽게 총재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3파연합도 실패하고 후보출마도 없는 가운데 가이후총리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차기지도자를 선출하기가 어려울 경우 자민당내 원로들이 난국수습 차원에서 다케시타전총리에게 재집권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차기총리선출을 위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만 있을뿐 아직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 하지만 가이후총리의 불출마 선언은 하나의 시나리오를 줄이면서 본격적인 선거정국의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 타협 모르는 구태 정치/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논쟁이나 싸움에서는 흔히 「네가 먼저 그랬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자기합리화를 위한 억지논리가 등장한다. 30일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감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내놓은 논리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민주당은 국감불참이유를 『정부의 방약무인한 수감태도와 증인신청을 원천거부하는 여당의 비이성적 행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몇가지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인 대화와 타협을 무시한채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국정감사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보면 『국회는 매년 정기회 개회 다음날부터 20일간 감사를 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국감대책을 논의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증인채택문제에 있어서도 미리 완벽한 대비를 했어야만 했다.심하게 표현하자면 『장은 벌여놓았는데 사전준비 부족으로 「장사」가 안되니 아예 판을 엎어버리겠다는 짓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더구나 민주당은 「쟁점상위의 국감은 거부하되 비쟁점상위는 국감을 계속하자」는 당내의 일부 의견도 무시해버렸다. 민주당이 「3당합당으로 오만방자해진 정부·여당」이라고 몰아세우려면 스스로도 야권통합이후 세를 과시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국감을 포기하지 않았어야만 논리에 맞는다. 공교롭게도 공전·파행국감이 계속되는 동안 일부정치지도자가 국내에 없었던 사실도 되새겨 볼만하다.야당내에서도 「김대중대표가 없으니 효율적인 국감운영이 잘 안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일부 세대교체및 정치판물갈이를 주장하는 정치그룹에서는 패권정치·비타협정치를 그이유로 지적해 왔었다.그러나 결과는 과거와 별반 다름없이 「타행일변도」였다.결국 13대국회를 결산하는 마지막 정기국회운영을 지켜보노라면 정치권 전체가 구시대의 그릇된 유산을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 유엔가입 기념품 69국서 86점

    ◎「월인천강지곡」 기증 계기로 본 “평화선물” 명세/달리·타마요등의 세계적 명화 즐비/오만은 커피포트·가선 출입문 기증 우리나라의 유엔가입을 기념하는 문화선물 「월인천강지곡」활자판틀이 25일 새벽 총회연설을 마친 노태우대통령에 의해 데 케야르사무총장을 통해 유엔본부에 기증된다. 현재 유엔본부 건물 안팎에 전시되고 있는 각국의 기념품은 모두 69개국에서 보낸 86점으로 「월인천강지곡」 활자판틀이 기증됨으로써 이 숫자는 모두 70개국 87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70개국 가운데 2점 이상의 기념품을 기증한 나라는 모두 14개국으로 멕시코와 폴란드가 각각 3점,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프랑스 그리스 인도 이란 오만 태국 터키 소련 미국 독일등 12개국이 각각 2점씩을 기증했다. 유엔본부에는 이처럼 국가차원에서 기증된 기념품이 있는 반면 스페인화가 살바도르 달러가 기증한 유화 「굳게 잡은 손」이나 포드재단이 건립한 하마슐드 도서관건물처럼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선물도 43건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월인천강지곡」활자판틀이용고와 천마총금관등과의 저울질끝에 어렵게 선정되었듯이 각국의 기념품도 명분과 실리를 따져 심사숙고끝에 결정되었다는 것은 기념품목록만을 훑어보아도 바로 알수 있다. 「명분」을 고려한 기념품은 일단 2가지 성격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벨기에의 타피스트리 「평화의 승리」나 인도네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2개의 조형물」,그리고 멕시코가 기증한 루피노 타마요의 유화 「형제애」등 유엔의 이상을 상징하는 미술품이다. 다른 하나는 자기나라의 역사와 문물·예술·사상을 보여주는 기념품이다. 키프로스가 기증한 기원전 6,7세기쯤 만들어진 항아리나 이집트의 기원전 7세기에 만들어진 「오시리스신의 금동상」,이란의 「페르시아융단」,프랑스가 기증한 앙리 마티스의 타피스트리,핀란드가 기증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동상등이 여기에 속한다. 「실리」를 택한 기념품도 많다. 오스트리아는 본회의장 지하1층의 커피바에서 쓰여지고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을 기증했고 캐나다는 본회의장 북쪽출입문 7개를 만들어 보냈다.오만은 대표단 식당에 순은제 커피포트를 기증했으며 스위스는 시계의 나라답게 세계각국의 시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월드클럭」을 기증했다.
  • 외언내언

    89년 첫 방미길의 한낮 공항 활주로에서 태연히 소변을 본 사람.방소 부시미대통령 초청 공식만찬에서 반쯤잘린 불구의 왼손인지 손가락에 묻은 버터를 혀로 핥은 사람.천상천하에 거칠것이 없는 낙천주의자.소쿠데타 저지로 영웅이 되기도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보리스 옐친.최근의 미시사주간지 타임이 그를 소개한 글의 서두다.◆삼엄한 계엄령과 자신에 대한 체포령도 아랑곳없이 탱크위로 기어오르는 그의 용기와 그런 성품이 소련을 구했는지 모른다.러시아 민족주의자요 대중 선동가이기도한 그런 그를 러시아인들은 무척 좋아한단다.그것이 그의 최대무기라고 타임지는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그의 그런무기도 러시아밖에선 통하지 않는 모양.◆쿠데타 저지후 열린 최고회의에서 자신의 비상조치안을 시간없어 못읽었다는 고르바초프에게 삿대질하며 모욕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실망했다.러시아최초의 민선대통령이자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생명을 건 정도이상의 인물은 아니지 않는가.그렇게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타임지는 쓰고있다.◆최근의 타임과 CNN­TV공동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고르바초프의 계속 집권을 바라는 사람은 53%,옐친을 지지한 사람은 22%.그런 여론을 반영이라도 하듯 옐친을 특별히 못마땅해 하고있는 것은 부시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라고.이기주의적이고 권력욕에 미쳐 있으며 조급하고 오만방자해 지도자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것.◆러시아의 영웅이 세계의 영웅일수는 없는 것인가.미국에 뒤질세라 중국도 옐친을 경계하고 나섰다.보수파 원로 진운은 중국에 옐친같은 인물이 절대 등장하지 못하도록 막아야한다는 것.급진개혁에 대한 두려움의 표시다.옐친을 막자면 고르바초프가 잘해야하듯 중국도 그것이 겁나면 개혁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막기만하면 많은 옐친을 기르는 결과가 된다는것을 중국의 보수파는 모른단 말인가.
  • 공화국 입지 강화… 고르비 견제/소 최고회의,연정구성 촉구 의미

    ◎연방정부의 와해 막고 위상은 격하/러시아 독주… 타공화국 조연 양상 각공화국정부가 참여하는 소연방 연립정부를 1개월내에 구성하도록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지시」한 소연방최고회의의 30일 결정은 공화국의 입지강화와 연방정부의 위상격하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이는 1차적으로 쿠데타 이후 실추된 권위회복을 노리며 서서히 반격을 개시한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결정적인 타격이다.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독주에 대한 여타공화국들의 견제효과도 아울러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연방정부는 공화국들이 필요에 의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징적인 기구에 불과할 뿐 이제 더이상 공화국위에 군림하는 막강한 존재로 간주하지 않으며 실권은 모두 공화국들이 차지하고 연방정부는 껍데기뿐인 조정자로서의 역할만 남겨두겠다는 의지표명이라는 점에서 고르바초프에 대한 직격탄이라고 할 수 있다. 옐친이 이미 연방정부의 각료임면권을 사실상 주도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이 조치는 군소공화국들이 이 권한을 나눠갖자는 것이어서 대러시아주의에 대한 제동의 의미도 강하다. 연방최고회의의 결정이 없더라도 고르바초프는 연방정부 구성과정에서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를 비롯한 각공화국들의 협조와 참여를 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KGB의장과 내무·국방장관의 지명권을 옐친에게 넘겨줬던 불가피한 양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발적인 협조와 강요된 협조와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앞으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과 공화국지도자들의 입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사이의 분기점을 이루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쿠데타 당시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요청,최고회의의 압도적인 가결을 얻어내고 KGB의 개편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정국주도권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그러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포고령을 발할 수 있는 비상대권을 박탈당한데 이어 자신이 국가안보위원회에의 참여를 권유했던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과 야코블레프 전대통령보좌관 포포프 모스크바시장 등 개혁파 인사들로부터도 거절당하는 등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차에 또다시 결정적인 쐐기를 맞은 것이다. 이제 새로운 연방체로의 변모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 소련내에서 고르바초프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조연에 그칠 수 밖에 없게 됐다.명실상부한 주연으로 등장한 옐친을 위시한 공화국 지도자들의 뜻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내정을 그들의 손에 맡겨야 할 궁색한 처지에 몰린 것이다.외교를 전담한다고는 하지만 실세를 우대하는 국제정치의 생리상 외교무대의 주연자리도 안정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반면 옐친은 견제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구성될 새로운 연방체제에서 러시아공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히고 여타 공화국의 핵무기 공유와 반러시아 소요를 절대로 허용치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등 상승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발트3국을 방문,독립협상을 주도하는가 하면 루츠코이부통령을 보내 우크라이나공과 군사·경제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카자흐공과도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발트3국을 포함한 15개 공화국의 경제장관들은 30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최소한 경제공동체만이라도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소연방의 급격한 와해는 일단 비켜갈 전망이다.그러나 러시아에 이어 2·3번째 영향력을 갖고있는 우크라이나와 카자흐공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공화국들은 종전의 연방정부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하려드는 러시아공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감추지 않고 있다.국경재검토권이 러시아공에 있다는 오만불손한 태도 뿐 아니라 연방정부의 경제각료를 러시아공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대한 불안때문이다.이 불안은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의 공급방식을 어떤 방식으로 뒤바꿔 놓을지 모르는 데서 연유한다.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보수강경파를 의식하는 가운데 협조속의 경쟁을 벌였던 소련정국은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독무대식 권력쟁탈전 국면을 어느덧 지나 이제 러시아와 여타공화국들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전돼가고 있다.
  • 미 싱글로브장군 회고록/위험한 임무:6

    ◎“포플러나무 잘라라”… 폴 버년작전 발동/21일 새벽 특공대 60명 돌진… 전폭기 엄호/“만행응징” 한밤 펜타곤서 작전개시 재가/김일성 “유감”표명… 9월8일 경계태세 「데프콘4」로 완화 8·18만행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첫째는 군사적 행동 없이 정전위를 통한 강력한 항의,두번째는 즉각적인 군사보복,세번째는 상징적 경고행위등이 스틸웰사령관에게 보고되었다. 스틸웰사령관은 지하벙커의 월 룸으로 곧바로 와서 참모회의를 열어 작성중인 OPLAN(작전계획)을 점검했다.우선 정전위 차석대표인 마크 푸르덴 해군소장을 불러 다음날 소집키로한 정전위원회에서 자신이 북한의 김일성에게 보내는 강력한 항의서한을 전달토록 지시했다.한편 즉각적 군사보복은 3차대전으로의 확대위험이 있다는 판단하에 상징적 경고행위를 채택키로 했다.그 작전은 유엔사령부의 힘을 명백히 보여주는 동시에 경고를 주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했으므로 장소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로 한정키로 했다. ○「상징적 경고」 채택 작전의 주요내용은 문제의 포플라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이었다.결국 그 나무가 미국 권위의 상징처럼 된 것이다.지난 8월초 유엔군이 처음 그 나무를 베려했을때 북한군의 공갈협박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그것이 바로 북한군에게 약점을 보였다는 판단에서였다.따라서 증강된 무력시위와 함께 공동경비구역 안에 들어가 그 나무를 당당하게 베어버림으로써 북한측에 심리적 위축을 주자는 것이었다. 다음날인 19일 아침 본토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미군의 방어태세를 데프콘­3로 격상시키도록 지시가 하달됐다.이는 1953년 휴전협정조인 이래 처음 내려진 조치였다.30분후 한국 국방부장관도 한국군에 비상전투태세를 명령했다.잠시후부터 SR­71초음속정찰기들이 고공으로 발진,DMZ 상공을 가로지르며 북한군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기 시작했다.또 나이키­허큘리스 장거리미사일도 적의 레이다를 향해 발사준비를 완료했다.RF­4D 정찰기와 와일드 워젤 방공억제기가 일본과 필리핀기지에서 이날 아침 발진,한반도의 오산 군산 대구기지에 도착했다.또 미아이다호의 마운틴 홈 공군기지에서는 핵을 장착한 F­111전략폭격기가 한반도를 향해 출발했다.이로써 북한과의 신경전이 개시됐다. 지상군은 미보병2사단과 한미1군단이 DMZ를 따라 전진배치를 끝냈으며 여러 구경의 재래식 포와 전술핵 미사일등이 발사준비를 완료하고 있었다.수많은 트럭이 병력을 싣고 전방으로 투입됐으며 수송헬기가 계속 전선으로 보급물자를 날랐다.이같은 움직임은 과거어느때도 볼 수없는 규모로 북한측에게 불안한 징조로 받아들여졌음이 틀림없었다. 사건발생 다음날인 8월19일 밤까지 우리는 북한군이 전 전선에 걸쳐 전시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전의 이름은 폴 버년(PAULBUNYAN)으로 명명됐다.작전의 목적은 공동경비구역은 물론 DMZ지역 어디서나 미군지휘하에 있는 유엔군이 권리를 침해당했을 경우 반드시 행동으로 응징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작전내용은 포플라나무를 자르고 또 지난 65년부터 북한측이 공동경비구역내 도로상에 불법으로 설치해 놓은 2개의 차량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었다.작전개시일은 8월21일 토요일 상오7시 정각이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군과 조우하지 않고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하고 철수하는 일이었다. ○남침땐 핵 사용 공동경비구역내에서의 실제작업은 빅토르 비에라중령이 이끄는 한미합동으로 편성된 2개소대 60명의 특공대가 맡기로 했다. 20일 새벽 펜타곤으로 보내진 이 작전에 대한 최종 재가는 작전개시를 7시간여 남겨놓은 그날밤 23시45분에 내려졌다. 다음날 새벽까지 나는 이번 작전에 동원된 모든 예하부대 지휘관들로부터 전투준비를 완료하고 출발선에 대기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결전의 시간을 앞두고 나는 월 룸 맨끝에 있는 빈방으로 가서 기도를 올렸다.이번 작전의 전쟁발생 가능성은 반반이었다.만일 전쟁으로 비화된다면 불과 한시간도 못돼 수십만명이 피로 물든 산과 들에서 싸우다 죽어야할 것이었다.북한군의 살인공격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부를 것이고 이 대응이 또 북한의 침공으로 이어진다면 대량살상을 피할수는 없을 것이었다.사실 우리는 북한군이 서울을 향해 대규모 공격을 가해온다면 2차대전 이래 최초로 핵무기 사용을 요청할수 밖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상오6시48분.특공대병력을 실은 대형트럭들이 키티호크기지를 떠나 공동경비구역으로 출발했다.앞에는 미군 소령이 칸보이했다.공동경비구역의 남쪽 통로인 제2초소를 통과,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소령은 인접한 중립국감시위원회 막사로 갔다.그곳에는 스위스대표 클라우드 무브덴소장과 스웨덴대표 라게 베른스테드소장이 있었다.소령은 그들에게 나의 인사장을 내밀고 방금 시작될 우리의 작전을 설명하고 북측의 폴란드와 체코대표단에도 통보해주도록 요청했다.그러자 장군들은 이 계획을 사전에 자신들에게 통보하지 않은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공격은 공동경비구역 안으로 특공대트럭이 요란하게 돌진하면서 시작됐다. ○북 경비병들 당황 동시에 20대의 병력수송 헬기가 12대의 AH­1G 코브라건십의 에스콧을 받으며 공동경비구역 남쪽에 엄호병력을 풀었다. 동시에 대전차 F­4팬텀기와 F­111 중거리 전략폭격기들이 발진했으며 서해쪽으로는 괌기지에서 B­52 수개편대가,또 동해상으로는 항공모함 미드웨이호에서 40여대의 전폭기가 발진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공대중 1개소대는 포플라나무를 둘러싸고 다른 1개소대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쪽으로 가 북한군의 진입로를 차단했다. 북한경비병들이 놀라 자기네 진영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우리 작업단은 신속하게 나무밑둥을 베어나갔고 다른 작업팀은 적들이 설치해 놓은 차량장애물 쪽으로가 그 구조물을 크레인으로 들어내고 있었다.이때 수십명의 북한경비병들이 달려왔으나 몽둥이와 곡괭이등으로 무장한 건장한 60여명의 경비병이 작업단을 호위하고 있었으며 중무장된 한국군 수색대가 공동경비구역 남쪽에 포진돼 있는등 엄청난 규모에 놀라는듯 했다. 10분쯤후 우리 작업단이 잘라낸 밑둥을 작게 잘라 트럭에 싣고 있을때 버스 한대와 트럭 2대 그리고 덜거덕거리는 동독제 고물 세단 한대로 편성된 북한경비대가 경비구역 안으로 들어왔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 앞에 멈추더니 AK­47소총으로 무장한 1백50명가량의 병사들이 차에서 내려 제방주위로 포진했다.그러나 그들은 계속 지켜보기만 할뿐 이렇다할 행동은취하지 않았다. 우리 작업단이 경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철수를 시작한 것은 상오7시45분부터 였다.적의 기습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철수가 진행됐으며 모두 키티호크기지로 귀환한 것은 8시30분 이었다.유엔측 경비병들은 정위치로 돌아갔고 북한경비병들은 포플라나무로 와서 잘린 부분을 살펴보고 철거된 장애물들을 돌아봤다. 작전은 무사히 끝났으나 상오10시15분쯤 공동경비구역남쪽을 날며 작전의 마무리를 지휘하던 브래디장군의 헬기가 북한군의 자동화기 사격을 받았다. ○폭력책임 첫 시인 그러나 여섯대의 코브라헬기가 사격자세를 취하며 선회하자 그들의 사격은 멎었다.정오무렵까지 더이상의 총성이 들리지 않았으며 북한측이 정전위원회를 즉각 열자고 제의해 왔다.이 회의에서 북한군측 대표는 그들의 총사령관인 김일성의 메시지를 읽어내려갔다.그는 8·18사건을 「유감」으로 표시했으며 남북 양측이 이같은 불행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주장했다.이는 휴전협정이 조인된지 23년만에 북한이 부분적일 망정 DMZ내에서 폭력의 책임을 시인한 최초의 일이었다. 이후 수일 동안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이 계속 방어적 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그들이 서서히 경계를 완화시키는 동안 미군은 그대로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9월8일 북한이 우리들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수용했을때 합동참모본부는 경계태세를 데프콘­3에서 데프콘­4로 완화시켰으며 미드웨이호는 동해를 떠났다. 폴 버년작전은 북한의 오만하고 필사적인 공산지도자들을 힘으로 다스린 예가됐다.김일성이 마침내 물러서게된 유일한 이유는 그가 직면한 위험상태를 우리가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미군은 동남아시아에서의 퇴각에도 불구하고 동맹국 한국에 대해서는 강력한 입장을 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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