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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만」장기화 조짐 따른 각사 대응책

    “물량을 잡아라”… 정유사,원유확보 비상/베트남서 1만배럴 도입 추진 극동정유/인니등과 장기계약교섭 부산 유공ㆍ호유/하루 14만배럴 차질 예상… 동자부도 대책 고심 이라크ㆍ쿠웨이트 사태로 당장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 들여오던 하루 13만6천배럴의 원유를 어디서,어떻게 메우냐는 것이다. 동력자원부와 정유사들은 이번사태를 계기로 중동일변도의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고 공급부족량을 메운다는 목표아래 베트남 등에서 원유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 극동정유가 하루 1만배럴의 중질유를 베트남으로부터 사들이기 위해 교섭을 추진중이며 유공ㆍ호남정유 등이 사우디아라비아ㆍ리비아ㆍ인도네시아 등과 장기도입계약을 추진키 위해 활발한 교섭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부족물량 확보나 도입선의 다변화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현물시장의 원유값이 연일 배럴당 26∼27달러로 천정모르게 뛰고 각 석유소비국들이 국제석유시장에서 이라크ㆍ쿠웨이트 생산량인 하루 4백만배럴의 원유가 없어지자 서로 앞을 다투어 도입선을 붙잡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산유국들은 당장의 교섭이나 협상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 발생후 지난 9일 일본이 겨우 이란으로부터 오는 12월까지 하루 20만배럴의 추가 도입계약을 맺었을 뿐 세계 어느 국가도 추가도입계약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실적은 신통치 않다. 우리도 추가도입은 물론이거니와 다 됐다던 리비아로부터의 원유도입계약마저 여의치 않은 상태. 지난 4월부터 우리측은 리비아로부터 5백47만5천배럴의 원유를 도입키 위해 5개 정유사가 컨소시엄을 형성,리비아정부와 교섭을 벌여왔다. 리비아측은 처음 어떻게해서든지 우리나라에 원유를 판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우리측은 리비아정부가 요구한 배럴당 19달러가 당시로는 너무 비싸 값을 깎기 위해 도입을 차일피일 미뤄왔던 것. 이러한 상황이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시유가 인상과 이라크ㆍ쿠웨이트 사태로 국제원유가가 폭등하면서 우리정부가 적극적으로 매달리자 리비아측은 『당분간 없었던 일로 치자』며 우리측에 일방적으로 교섭중단을 통보해 왔다. 여기에 인도네시아ㆍ이집트ㆍ오만등 다른 산유국으로부터의 추가도입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극동정유 장홍선사장은 『평소 호의적인 산유국들도 추가도입을 타진해보면 아주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물량확보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있다. 오는 12월 OPEC 임시총회가 열릴 예정으로 있어 현사태가 그대로 반영될 경우 OPEC의 공시유가는 배럴당 25달러선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유국들이 그때까지 증산이나 계약을 꺼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유사들은 이번 중동사태로 차질이 예상되는 하루 14만6천배럴의 확보방안을 마련하느라 무척 고심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우선 삼성등 국내 4개사가 지분의 10%를 갖고있는 이집트 칼다유전에서 하루 3천배럴을,올 하반기에 들여올 예정인 리비아ㆍ멕시코로부터 하루 2만5천배럴을,북예멘 마리브유전에서 2만2천배럴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머지 9만6천배럴의 부족물량이 여전히 발생,정부가 비축원유를 대여해 주지않으면 고가의 현물시장으로부터 도입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비상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비축물량을 무한정 대여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이 때문인지 당초 물량확보에는 어려움이 없다던 동자부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우선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금을 현재 21억원에서 2억∼3억원정도 더 늘리고 외무부를 통해 현지 대사관에 협조토록 요청하는등 연일 부산스러운 모습이다.
  • “경제봉쇄”“아랍패권” 전운짙은 페만

    ◎“쿠웨이트합병”” 선언 왜 나왔을까/이라크,제2침공의 기지화를 겨냥/“석유수급 치명타” 서방선 결전태세 이라크가 전격적으로 쿠웨이트 합병을 선언한 것은 쿠웨이트 침공을 정당화시키고 국제적인 비난여론을 잠재우는 동시에 쿠웨이트 점령을 기정사실화시키려는 「굳히기 작전」 시도로 풀이된다. 아랍권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침공규탄과 강대국의 경제ㆍ군사제재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호락호락하게 군사력을 철수,외세에 굴복하는 무기력한 인상을 자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차피 한판 붙거나 그렇지 않으면 쿠웨이트를 먹어치우는 선에서 일단 사태를 종결짓고 제2ㆍ제3의 팽창을 노리겠다고 후세인은 판단한 것 같다. 점령이 아닌 합병상태에서 철군하라는 것은 자국 영토안에서 물러나라는 말이기 때문에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 이라크의 논리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선언에는 그들 나름대로 배경이 없지 않다. 역사적으로는 지난 1534년 오스만 터키제국에 의해 멸망되기전까지 존재했던 이슬람제국 당시 아랍세계전체가 단일국가였으며 특히 쿠웨이트는 이라크 남부의 바스라지역에 속해 있었다고 이라크는 주장한다. 1차대전후 페르시아만지역을 점령,분할통치한 영국이 1932년 이라크의 독립후에도 쿠웨이트를 계속 식민지로 유지한 뒤 자의적으로 국경선을 그어 1961년 별도 왕국으로 독립시켰기 때문에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국주의자에 의해 분리된 조국이 통합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이라크의 입장이다. 이라크가 정부대변인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가 이라크의 일부분임은 역사가 증명해 왔다』고 합병을 합리화시키는 것도 이같은 역사적 배경에 기인한다. 또 정치적으로는 대이스라엘관계에 있어서 온건ㆍ현실노선을 주장하며 친서방적인 쿠웨이트가 후세인의 눈에는 실리에만 눈이 어두운 부도덕한 정권이요 제국주의및 시오니즘과 결탁한 부패한 왕정으로서 타도대상으로 비쳐졌던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쿠웨이트 독립직후인 지난 63년 쿠웨이트 합병을 요구했으나 영국군이 쿠웨이트에 진주함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고 지난 73년에는 군대를 동원,접경 쿠웨이트 유전지대인 삼타를 점령하는 등 과거에도 쿠웨이트에 대한 합병의욕을 불태워 왔다. 이번 합병선언에 대한 쿠웨이트 국민들의 반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왕가나 기업가 등 일부 기득권층을 제외하고는 크게 저항감을 표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과거에도 무수한 외세의 지배를 받으면서 꾸준히 부족중심의 생활을 유지해온 쿠웨이트 국민들에게는 국가개념이 희박한 대신 항상 강자에게 복종하는 체질이 몸에 배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 영국식민지에서 벗어난 국가들의 국경선이라는 것도 지배자인 영국이 편한대로 사막에 국기를 꽂아 인위적으로 강제지정해준 것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주변 아랍국이나 강대국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합병을 묵과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아랍국 중 최초로 터키가 합병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유엔이 합병불법화및 규탄움직임을 보이는 데 이어 각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랍제국이 합병을 좌시할 경우 이라크의 군사력에 의한 인접국의 합병이 계속될 것이고 이라크의 군사위협에 전전긍긍하는 처지를 자초하게 된다. 미국등 서방 여러나라의 입장에서는 후세인의 무력합병을 용인할 경우 아랍권에서의 원유공급안정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합병할 경우 이라크는 원유매장량 1천9백45억배럴(이라크 1천억,쿠웨이트 9백45억),1일 생산량 5백만배럴(이라크 3백만,쿠웨이트 2백만)로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 2천5백40억배럴 1일 산유량 5백40만배럴)에 버금가는 거대산유국으로 부상,원유무기화정책을 휘두르게 된다. 따라서 강대국들은 경제제재조치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쿠웨이트를 이라크로부터 떼내기 위해 무력개입도 불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뜻 군사행동을 취하기에는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라크와 쿠웨이트내에 체류중인 미국 영국등 서방국민들의 신변안전문제를 들 수 있고 서방국의 무력행사에 따른 범아랍주의의 부활도 우려된다. 또 1백만대군을 거느린 이라크의 무릎을 꿇리기 위해서는 장기전이 불가피해 그에 따른 유가파동의 불안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랍권의 세력판도는 친이라크파와 반이라크파로 양분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의 헌장에서 규정된 「아랍은 하나」라는 아랍민족통합운동은 이제 물건너 가버린 것이다. 지난 50년대 낫세르 당시 이집트대통령의 주도로 피크를 이뤘던 아랍통합운동은 58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통일아랍공화국으로 통합되는 등 결실을 맺는 듯 했으나 3년밖에 지속될 수 없었고 이제는 형제나라들 사이에 적과 동지를 가를 수밖에 없는 형편에 다시 이른 것이다. ◎“사면초가” 이라크,얼마나 견딜까/석유수입 끊겨 경제전반에 큰 타격/비축식량 많아 6개월은 지탱할 듯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응징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들이 경제제재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등 서방강대국들의 전함이 페르시아만으로 몰려들어 군사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한편 이라크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는 송유관 봉쇄,식량등의 수출입금지를 통해 이라크의 목을 죄고 있다. 그렇다면 이라크는 「범세계적인」 경제제재 조치에 과연 어느정도 버틸 수 있을까.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분석이 나올 수 있지마 적어도 경제구조적인 면에서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이라크경제는 기본적으로 원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수출 금지는 이라크경제에 치명적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 외화수입의 90%가 석유수출에 의한 것임을 감안할 때 석유수출이 금지될 경우 당장 필요한 경화를 구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외국으로부터 차관을 빌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유엔의 결의에 따른 경제제재조치의 여파로 이라크에서는 이미 과일과 야채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는 통상적으로 식량의 70%를 외국에서 수입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은 올해의 가뭄으로 올해는 식량의 80%를 수입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이라크의 주요 수입품목은 주식인 쌀과 밀이다. 이라크는 밀의 절반을 호주에서 수입하고 나머지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입해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경제제재조치로 밀수입 길이 막혔다. 미국의 정세분석가들은 이라크가 6개월분의 밀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은 상당량을 미국에서 수입해 왔으나 최근에는 수입선을 다변화 해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많은 쌀을 수입해오고 있다. 태국이나 베트남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제재에 적극적이 아니기 때문에 쌀수입은 가능하겠지만 대금지불의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경제는 이같이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라크인들이 경제제재조치를 피부로 느끼게 될 때까지는 적어도 몇개월이나 그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철저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실효성이 의문시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에너지 안보 전문가인 헨리 슐러는 『경제제재조치는 이라크에 대해 대단한 압력이 되겠지만 과연 누가 먼저 고통을 느끼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이라크도 물론 어려움을 겪겠지만 유가상승으로 많은 나라들은 이미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래서 단시일내에경제제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철저한 해안봉쇄와 함께 모든 국가들의 유엔결의 준수를 주장하고 있다. 과거 이란이나 아르헨티나 남아공에 대한 경제제재조치가 많은 나라의 비협조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에 비하면 대이라크 제재는 서방국가들은 물론 소련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어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는 특히 수출품이 원유외에는 이렇다 할 품목이 없고 수출선도 다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국과 「비밀교역」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이라크는 이같이 경제봉쇄에 대해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산 원유의 수출중단으로 유가가 급등해 「반이라크전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수출하던 하루 4백만∼5백만배럴의 원유는 이란ㆍ베네수엘라ㆍ사우디 등이 증산하면 어렵지 않게 보충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겠으나 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비축량이 1년정도는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과거 1ㆍ2차 오일쇼크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는 경제봉쇄의 타개책으로 제재조치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를 상대로 국제가격보다 훨씬 싸게 원유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효성은 의문으로 남는다. 후세인대통령은 경제사정이 악화될 경우 국민들에게 내핍생활을 유도하고 경제봉쇄에 대처할 심리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반미선동정치」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외교분석가들은 치밀한 군사전략가인 후세인은 최악의 경우 다른 아랍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이스라엘과 분쟁을 야기,대이스라엘 성전을 선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시나리오는 군사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한 엄청난 도박이며 아랍국가들로부터 어느정도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후세인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이라크에 대한 효과적인 경제제재 조치는 이같은 또다른 분쟁을 잉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외언내언

    기우자 이행은 여말의 문신. 정몽주를 죽인 조영규를 탄핵했고 고려가 망하자 은거했던 사람이다. 조선조에서 여러 차례 불렀으나 안나가다가 태종때 예문관 대제학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이 기우자가 「물맛」 감별사였음을 성현의 「용재총화」(권3)는 적어놓고 있다. 성용재의 증조부인 상곡 성석인과는 각별한 사이였다. 어느 날 그가 상곡의 집에 오자 주인은 집안 젊은이를 시켜 차를 끓이게 했다. 그런데 잘못하여 차물을 엎지르고는 다른 물을 함께 부어 끓였다. 이 차를 마시던 기우자가 젊은이에게 말한다. ­『네가 두가지 생수를 부었구나』. 보기라도 했던 듯한 지적. 기우자가 전국 제일로 치는 물맛은 충주 달천수였다고 한다. ◆물의 맛을 감별할 수 있을 정도라면 다도의 깊은 경지에 이른 사람이었던 것이리라. 범인은 비슷하다고 느껴도 어느 고장의 물로 끓인 차맛이 어떻다는 것까지 구별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렇게 물의 맛까지는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 놓고는 마실 수 있었던 시대 얘기. 여름날 그 물에 꽁보리밥을 말아 먹으면 물이 바로 반찬이었다. 거기 포함된 각종 미네럴은 피와 살이 되어 주었고. 그날의 달천물이 지금까지도 과연 전국 제일일지는 의문이다. ◆전국 약수터의 수질을 검사한다고 한다. 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으면 폐쇄할 방침. 물에서 맛을 느끼기는커녕 마음 놓고 마실 수부터 없게 되어 버린 세상. 엄밀하게 따지자면 어떤 약수터의 물도 백% 깨끗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갈수록 오염도가 높아지는 산성비를 생각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거기에 오물ㆍ독물로 덮여 가고 있는 전국의 산야. 약수는 오수로 변할밖에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 뒷산에 오른다. 거기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는 상쾌함이란…. 그 약수터가 폐쇄되었다 할때 여태껏 마셔온 사람들의 기분은 어떠할까. 자업자득­그렇다. 우리 모두의 불찰과 방만과 오만의 천혜의 복락마저 앗아가게 하고 있구나.
  • 이라크,“쿠웨이트와 합병”선언/이라크강점 1주… 위기의 「중동」

    ◎페만국 외무,“쿠웨이트 괴뢰정부”불용/이붕,“미에 기지제공 사우디결정 존중”… 소선 관망/소,쿠웨이트 거주 자국민 철수 서둘러 ○미 원유확보책 모색 ○…미국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이 야기할 어떠한 원유공급 부족사태도 막기 위해 서구동맹국,일본 및 기타산유국들과의 협조하에 다각적인 원유확보방안을 수립중이라고 미관리들이 7일 밝혔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우리는 각국이 협조적 대응방안에 나설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다른 원유다량 소비국들이 이라크와 쿠웨이트산원유 도입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제시장의 원유거래량은 1일 5백만배럴정도 줄어들었으나 다른 산유국들의 공급량 증대와 원유도입국들의 신중한 구매정책등은 보이콧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 ○서방인 일부는 탈출 ○…이라크군은 이라크를 빠져 나오기 위해 차편으로 바그다드에서 요르단국경을 향하던 일단의 서방인들을 저지,바그다드로 되돌려 보냈으나 일부 서방인들은 국경을 무사히 통과,이라크탈출에 성공했다고 외교관들이 8일 밝혔다. 한 이탈리아 외교관은 『8∼10대의 차량에 분승한 서방인들이 7일 오전 요르단 국경을 향해 바그다드를 출발한지 3∼4시간 뒤 이라크군은 이들을 저지,바그다드로 되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서방인들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는데 영국 대사관은 한명의 영국인이 7일 자동차를 타고 요르단 국경에 도착했다고 말했으며 스페인 대사관도 한대의 버스에 탄 60명의 관광객이 6일 요르단을 거쳐 현재 시리아에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페르시아만 4개 아랍국가는 7일 망명 쿠웨이트 정부와 함께 이라크 침공군의 쿠웨이트로부터의 즉각 철수를 촉구. 페르시아만 협력협의회(GCC)의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연합ㆍ카타르ㆍ바레인ㆍ오만ㆍ쿠웨이트 등 6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긴급 비공개 회의를 가졌으며 회의가 끝난 뒤에 발표된 성명은 이라크측이 쿠웨이트에 세운 괴뢰정부를 GCC가 불용할 것임을 천명했다. ○소선 철수에 회의적 ○…소련은 이라크가 점령중인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알렉산데르 벨로노고프 소련 외무차관이 밝혔다고 정부 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아지가 7일 보도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거의 매일 모스크바 주재 이라크 및 쿠웨이트 대사와 회담을 가져온 그는 또 소련은 쿠웨이트에 있는 8백여명의 소련인들을 철수할 계획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 관영 INA 통신은 이날 하오 6시30분(한국시간 하오 11시30분)『후세인대통령이 「이라크인과 아랍인의 삶에 무한한 기쁨을 가져온 날」을 선언하기 위한 중대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 이에 대해 바그다드의 정치 소식통들은 『이는 두나라간의 병합이나 통일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분석. ○국경변화 엄중 경고 ○…이란은 쿠웨이트의 기존 국경선에 대한 어떠한 변화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7일 경고. 이란관영 IRNA 통신은 이날 이란 외무장관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의 말을 인용,이란은 지상 또는 해상을 막론하고 쿠웨이트 국경선의 변화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지난 80년대 약 8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렀던 이란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강력히 비난해 왔다.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이붕 중국총리는 8일 미군의 기지사용을 허용한 사우디아라비아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카다피도 전화접촉 ○…무하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미군의 아랍 영토 상륙으로 제기된 「위기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아랍권 지도자들과 접촉했다고 리비아의 JANA통신이 8일 보도. 이 통신은 카다피가 미군의 아랍영토 상륙으로 인해 「아랍의 자유와 존엄성」이 침해된 사실을 논의하기 위해 7,8일 이틀에 걸쳐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후세인 요르단 국왕,하산 모로코 국왕,아라파트 PLO의장을 비롯한 아랍권 7개국 지도자들과 전화 접촉을 가졌다고 설명. ○침공군 11명 살상 ○…쿠웨이트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로 탈출한 한 쿠웨이트인은 쿠웨이트와 사우디간의 사막국경지대를 통해 매일 1천명꼴로 쿠웨이트인들이 이라크침략군을 피해 사우디로 탈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웨이트를 탈출한 저항세력들은 베이루트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차례의 매복작전을 통해 11명의 이라크군을 사살하거나 부상시켰다고 발표하는 등 점령이라크군에 쿠웨이트측의 산발적인 저항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각국의 지원을 호소.
  • 아랍국,겉으론“형제”속으론“남남”/이라크침공사태이후 겉도는 회교권

    ◎대책보다“불똥튈라” 전전긍긍/세계비난 일자 뒤늦게 소극적 제재만/원유가 논의때도 이해따라 이합집산 아랍형제국들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태를 맞아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제각기 자국의 이해타산에만 급급한 나머지 불똥이 튀어 넘어오지 않도록 눈치만 보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81년 이란회교혁명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쿠웨이트와 함께 페르시아만협력협의회(GCC)를 결성,상호방위협정까지 맺어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ㆍ바레인ㆍ오만ㆍ아랍에미리트연합 등 5개왕국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직후 방위협정에 따른 대이라크 선전포고를 하기는 커녕 침공사실을 보도하는 것조차 기피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GCC는 이라크를 비난하는 국제여론이 들끓게 되자 침공 48시간 뒤에야 이라크를 규탄하고 나섰으나 규탄성명 외에는 이렇다할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5개 회원국이 경제적으로는 부유하지만 군사력면에서는 모두 합해봐야 1백만대군을 거느린 이라크의 20% 수준에도 못미치기 때문에 이라크의 제2의 침공목표가 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GCC의 리더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파드국왕이 사태발생 직후 거의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이라크의 쿠웨이트점령군이 사우디국경으로 배치되고 체니 미 국방장관이 전격 방문해 미군의 주둔을 허용하고 이라크의 송유관을 폐쇄해 주도록 요청하는 등 사태가 급진전되자 마지못해 미군의 잠정주둔만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라크 송유관 폐쇄요청에 대해서는 이라크에게 침공구실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 나머지 아직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GCC는 8년간의 이란ㆍ이라크전쟁때 이란의 회교혁명이 확산돼 자국의 왕정이 흔들리는 사태를 방지할 목적으로 이라크를 전면지원했고 전후복구비용까지 합해 총4백억달러이상을 지원했으나 오히려 「호랑이」를 키운 셈이 됐다. 이라크와 함께 아랍협력위원회(ACC)를 구성하고 있는 이집트 요르단 예멘 등 3개국의 대응자세도 제각각이다. 지난달 18일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원유도굴과 산유쿼타위반을비난하며 석유분쟁을 일으키자 곧바로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등을 오가며 중재역을 자임했던 이집트의 무바라크대통령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만난뒤 지난달말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사태가 정반대 방향으로 진전됨에 따라 모멸감을 느낀 나머지 아랍권지도자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규탄하고 나섰다. 1백만명의 이집트인이 이라크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과 이라크와의 화해를 통해 아랍권내의 중재자 지위를 추구했던 점을 감안할 때 무바라크에게는 어려운 결단이었으나 후세인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 워낙 컸기 때문에 모로코와 함께 자국군을 다국적군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과 인접해 있으면서 경제ㆍ군사적으로 이라크의 지원을 받고 있는 요르단의 후세인국왕은 이번 사태에 대한 서방세계의 개입을 경고하고 예멘 리비아 수단 등과 함께 아랍연맹 및 회교회의기구(ICO)의 이라크 침공규탄 결의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 임시 정부(괴뢰)에 대한 승인은 거부하는등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랍국지도자들과의 접촉을 활발히 하며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태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경우 사우디와 쿠웨이트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까지 분쟁이 있을 때마다 전통적으로 온건아랍국들을 지지해왔으나,이집트 중재하에 추진돼온 미ㆍPLO간 대화가 부진한 데 대한 실망과 아랍권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르는 이라크와의 유대필요성 때문인지 이번 ICO의 이라크침공규탄 결의에 반대했다. 아라파트 PLO의장은 파드 사우디국왕 등과 접촉하며 중재를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와 함께 이라크의 송유관을 자국영토내에 두는 대가로 연간 4억달러의 재정수입을 올리고 있는 터키는 사태초반까지 이라크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미국의 이라크 송유관 폐쇄요청을 거절해 왔다. 그러나 UN의 이라크제재결의가 나오고 국제여론이 거세지자 이에 힘입어 7일 뒤늦게 이라크 송유관 폐쇄를 결정했다. 이라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란과 시리아도 이라크군 철수를 촉구하는 것 외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와의 화해를 선도했던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강경파들의 입지가 강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원유 증산채비를 갖추고 있다. 리비아 튀니지 모리타니 알제리 등 아랍마그레브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아프리카지역의 아랍국가들도 아직 태도표명은 유보한채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이같은 아랍국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이합집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다트 전이집트대통령이 지난 70년대 후반 이스라엘과의 화해정책을 촉구했을 당시 나머지 아랍국가들은 즉각적인 반발을 보였으나 사우디 등 온건국들이 점차 이집트 동조로 돌아섰으며 이란ㆍ이라크전쟁 당시에는 리비아와 시리아 등 극소수국가를 제외하고는 모든 아랍국들이 이라크를 적극 지원했다. 유가정책에 있어서도 사우디등 온건국들은 「지나친 유가인상은 원유수입국들의 에너지절약을 유발시켜 오히려 원유수입감소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저렴한 가격에 충분한 원유공급을 주장하는 반면 이라크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은 고유가정책과 원유무기화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네바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각료회의에서는 이라크 등 강경국들의 주장이 먹혀들어 공시유가를 배럴당 18달러에서 21달러로 인상하는데 성공,모처럼 합의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정치분야의 이집트,경제분야의 사우디아라비아,군사분야의 이라크 등 분야별 리더들이 완전한 아랍세계의 주도권을 따내기 전까지는 이슈에 따라 이들 맹주들의 눈치를 살피는 주변국들의 이합집산은 끊임없이 반복될 전망이다. 이같은 사분오열 때문에 이번사태가 아랍권내에서 자체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직접적인 피해의 우려가 없는 아랍산유국들은 이번사태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는데 대해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 「힘의 공백」틈탄 패권주의/임춘웅 국제부장(데스트 메모)

    냉전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했을때 세계는 온통 핑크빛으로 물드는 듯했다. 냉전체제는 군사적 대결체제였고 경직된 이념적 대결체제였으며 두 초강대국간의 패권주의에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부의 사려깊은 학자들은 냉전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을때 국제경찰이 없는 세계를 우려했었다. 반세기 동안이나 질서를 유지해온 거대한 힘이 사라진 세계의 질서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력충돌 가능성 상존 이번 이라크의 쿠웨이트 무력 침공은 이들의 우려가 얼마나 현실적이며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실례라 할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이라크의 군사적 폭력은 냉전체제가 채 와해되기도 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아직은 모색되고 관망돼야할 시점에서도 폭력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완전 장악하는데는 불과 5시간여가 소요됐을 뿐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일 아침 이라크의 폭력행위를 비난하고 이라크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 이시간 유엔결의안에 따라 이라크군이 즉각 철수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피해당사자인 쿠웨이트가 가입돼 있는 GCC(페르시아만 협력협의회)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엄연한 안보기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CC가 이라크의 무력침공앞에 어떤 군사적 행동을 취했다는 증거가 없다. 중동의 대국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 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등 6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GCC는 이번 사태에 성명하나 발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떤 실질적 역할을 할 것 같지 않다. 1주여전 이라크가 군사행동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을때 지중해의 6함대를 동원,UAE와 예정에도 없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대이라크 무력시위를 주도했던 미국은 막상 일이 터지자 속수무책이었다.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가 페르시아만으로 항진 중이고 군사적 제재가능성이 전혀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떻게 보면 미국은군사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게 돼 있다는 것이 불개입 논거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전쟁은 이미 끝나 버렸고 1백만이나 되는 막강한 이라크군과 정면 대결을 벌일 수단을 미국은 현실적으로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성급한 이상론은 금물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현재로서는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이라크군이 쿠웨이트를 스스로 떠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당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내 이라크자산의 동결,이라크와의 통상거래 중단 정도가 고작이다. 현재로서는 소련의 역할에나 기대해 보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듯싶다. 다행히도 소련은 정부 대변인을 통해 『소련 정부는 이라크군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철수가 페르시아만의 긴장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확신한다』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 이라크에 무기지원을 해온 소련은 군사적 리버레이지를 갖고 있는 나라다. 「역사의 종언」을 썼던 프란시스 후쿠야마(미국 RAND연구소 선임연구원)는 마르크스­레니니즘이 완전한 패배로 끝난 역사는 지루하고 평화로운 문화적 사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가 평화롭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 평화는 모든 인류가 행복하게 되었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새로운 과학,새로운 경제적 필요가 인류를 평화롭게 지낼수 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예언은 아나톨 프랑스의 작가다운 감상이었다. 동서화해시대가 열리며 한껏 부풀었던 후쿠야마의 「문화사회」,아나톨 프랑스의 「신천지」는 과연 도래할 것인가. 이라크사태는 불행히도 핑크빛 미래사회가 결코 가까이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념이 소멸해도 인간의 갈등은 영원히 남으리라는 것은 이념의 대결이 없었던 먼먼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벌써부터 또다른 파시즘이 운위되고 새로운 권위주의의 대두를 내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담 후세인 같은 엉뚱한 「시저」가 나타나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 화려한 미래사회는 그 기반을도덕과 윤리에 두고 있다는 데 취약점이 있다. 도덕과 윤리는 역사를 움직이는 위대한 힘이지만 파괴자가 나타나면 언제나 무너지고 마는 약점이 있다. ○멀고먼 세계평화의 길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야할 미래사회의 안정된 질서를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야할 필요성을 이번 사태를 통해 절감한다. 그것은 어려운 작업일테지만 대단히 화급한 일인지도 모른다. 또다른 쿠웨이트가 나타나지 않기 위해서다. 어떤 경우도 역사를 냉전시대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또 그렇게 되지도 않기 때문에 새 질서를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될 작업이다.
  • “이라크 본격제재”전세계가 나섰다/쿠웨이트점령이후 숨가쁜 국제정세

    ◎소련이어 이서도 무기공급 전면중단/불,군함 2척 급파… 미 함대와 페만 합류/일ㆍ서독ㆍ벨기에 등 잇따라 「자산동결」 동참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비난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ㆍ소련을 비롯,서방 각국의 대이라크 제재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원유구입 보이콧 촉구 미국ㆍ영국ㆍ프랑스가 2일 자국내 이라크자산을 동결시킨데 이어 3일에는 일본ㆍ서독ㆍ이탈리아ㆍ벨기에ㆍ룩셈부르크가 잇따라 이라크가 세운 괴뢰정부가 이들 나라에 있는 쿠웨이트 자산을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국내 쿠웨이트 자산을 동결시켰다. 소련에 이어 이탈리아가 이라크에 대한 무기수출을 중지시켰으며 미국은 원유를 포함,거의 모든 이라크상품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미의회는 전세계가 이라크원유 보이콧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3일 군함 1척을 페르시아만에 추가 배치,2척의 군함을 이 지역에 배치해 미 7함대와 합류케 하겠다고 발표했다. ○요르단 국왕,이라크행 한편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3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요르단 관리는 『우리는 현시점에서 이라크의 입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내 아랍국가간의 이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후세인국왕의 바그다드행 목적을 설명했다. 이란ㆍ중국ㆍ쿠바도 서방국가들에 이어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침공을 비난하고 즉각 철수를 주장했다. 서독정부의 디터 포겔 대변인은 3일 서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쿠웨이트 자산동결조치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히고 이라크가 무기구입을 못하도록 차관공여를 포함해 각종 대이라크 수출규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쿠웨이트정부가 자국 자산을 동결해 주도록한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와타나베 다이조 일 외무부 대변인이 3일 발표했다. 와타나베 대변인은 이어 일본정부는 3일 하오 유엔안보리 결정을 지켜보며 추가제재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의 마크 에이스켄스 외무장관은 3일 자국내 쿠웨이트자산동결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유럽공동체(EC)12개 회원국은 5일 로마회의에서 이라크 자산동결을 포함,가능한 모든 조치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지아니 드 미켈리스 이탈리아 외무부장관이 3일 밝혔다. 한편 중국의 한 관영신문은 미국이 군함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하는 한편,미국내 이라크자산을 동결함으로써 중동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걸프 5국선 보도 자제 자비르 아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2일 밤 사우디 아라비아의 제다항에서 쿠웨이트가 회원국인 걸프협력회의(GCC)의 다른 회원국 정상들과 만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공동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GCC에는 쿠웨이트 외에 사우디아라비아ㆍ바레인ㆍ아랍 에미리트연합ㆍ오만ㆍ카타르가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쿠웨이트를 제외한 이들 5개국은 아직 이라크의 침공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의 관영 매체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 무력개입 말라” 경고 쿠바는 쿠웨이트의 주권 회복이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라크군의 철수를 촉구하는 한편 미국과그 우방국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어떠한 무력개입도 행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유고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비동맹운동 의장국인 유고가 이번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촉구했다. 쿠바 외무부는 성명에서 국제분쟁을 해결하기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하고 아랍리그를 통해 해결책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석유시장 긴장… 「제3쇼크」 우려/페만 새 불길

    ◎유가상승 국면에 “기름 부은 격”/중동산에 12% 의존하는 한국에도 곧 영향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으로 세계석유시장이 다시 큰 불안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영국의 브렌트유가 배럴당 20.5달러에서 23.5달러로 폭등했는가 하면 현물시장가격도 심한 동요를 보였다. 이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시유가를 18달러에서 21달러로 인상한 것과 상승작용,국제석유시장을 제3의 석유파동으로까지 몰고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자아내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필요한 석유의 60%를 현물시장에서 도입하고 있고 특히 이란과 쿠웨이트로부터 12%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곧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영향이 없을지 모르나 이라크­쿠웨이트의 앞으로 전개과정·해결과정에서 유가의 상승,물량수송의 애로 등이 나타난다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페르시아만은 이라크·쿠웨이트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이란·오만 등 세계의 대산유국들이 집결해 있는 곳. 중동산유국의하루 석유생산량은 1천6백여만배럴로 자유세계의 소요량 4천5백여만배럴의 35%수준이다. 이라크의 1일 생산량은 3백20만배럴로 자유세계 전체의 7%,쿠웨이트의 생산량은 1백60만배럴로 3.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전체로 놓고 볼때 이라크와 쿠웨이트 원유생산량은 10.5%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전쟁결과로 중동산유국은 물론 OPEC내에서도 강경국가로 통하는 이라크의 발언권이 훨씬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라크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도 국제 공시유가를 25달러 수준으로 올리자고 주장해온 입장. 때문에 이라크가 의도한 바대로 그동안 흐지부지됐던 OPEC의 하루 원유생산쿼타량 2천2백50만배럴 준수전망이 커진 셈이다. 또 올 연말쯤 가면 국제 공시유가도 21달러 수준을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직전인 1일 뉴욕 현물시장 유가는 31일보다 85센트가 높은 배럴당 21.54달러였다. 여기에 국내시장과 직결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는 배럴당 18.70달러였던 두바이유종이 20.20달러까지 올랐다.더구나 이라크가 석유운송의 관문인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장악하게 됨으로써 지난 이란­이라크 전쟁때처럼 수송의 어려움때문에 국제석유수급 구조를 상당기간 왜곡시킬 가능성도 없지않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이들 2개 국가로부터 1일 도입물량은 10만9천배럴로 총도입량의 12.2%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동자부는 양국으로부터 도입비중이 큰 유공과 극동정유의 경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5개 정유회사들의 비축물량이 20일분인 1천9백만배럴이어서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양국간의 긴장상태가 계속될 경우에 대비,「민관합동비상대책반」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정유사별로 자체대응방안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각 정유회사들은 앞으로 산유국외교를 강화,도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이달 중순부터 관계자들을 파견할 방침이다. 또 정유사별로 책임물량을 할당,현물시장에서의 구입을 점차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양승현기자〉 ◎이라크­쿠웨이트사태 일지 ▲7월17일=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원유시장에 물량과잉공급해 유가하락시켜 이라크측에 1백40억달러의 손실을 초래케 했으며 걸프만의 아랍국들이 미국과 공모 이라크의 경제·군사력 약화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 ▲7월18일=이라크,쿠웨이트가 양국접경지역의 원유저장소에서 24억달러어치의 원유를 훔쳤으며 원유를 과잉생산해 유가를 하락시킴으로써 이라크 경제를 파탄시키려 한다고 비난. ▲7월24일=미국방부,미해군 군함과 전투기가 UAE군과 쿠웨이트­이라크 접경지역서 남동쪽으로 9백60㎞ 떨어진 걸프만에서 합동군사훈련 실시중이라고 발표. ▲7월25일=이라크,쿠웨이트분쟁과 관련된 미국의 협박에 개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 사담 후세인,협상명분을 내세워 미국주재대사 소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분쟁해결위해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사우디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발표. ▲7월26일=OPEC 각료들,제네바회담서 원유가 인상위해 과잉생산 중지키로 합의하고 쿠웨이트와 UAE도 이 협정 준수키로 약속. ▲7월31일=양국 협상대표,분쟁해결방안모색위해 사우디의 제다서 회담. 이라크군 10만여명이 양국 접경지역에 집결.
  • “통일일꾼” 전금철단장에게/황석현 북한부장(데스크 메모)

    전금철 단장선생.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천리길을 내려왔다가 회담도 못한채 다시 돌아간 선생의 심경이 어떤지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지만 조금은 미안하고 약간은 계면쩍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직 대면도 못한 처지에 이처럼 결례에 가까운 편지를 쓰는 것은 도리가 아닌줄 알지만 선생이 판문점까지 와서 저지른 방자한 행동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결례는 용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회담하고는 전혀 관계도 없는 사소한 절차문제를 트집잡아 회담을 거부해버린 선생의 그 오만불손에는 울분을 금치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가련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성사 안믿어 우리 털어놓고 얘기해봅시다. 선생이나 선생을 판문점까지 내려보낸 선생의 위대한 수령은 애초부터 회담을 할 생각이 없었읍니다. 북한부장이란 자리에 앉아 그쪽 사정을 조금이라도 안다고 자부하는 나는 처음부터 이 회담이 성사되리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선생은 회담을 하기위해 판문점까지 내려온 것이 아니라 어떤 트집이라도 잡아 회담자체를 무산시켜 버리고 그 책임을 남쪽정부에 전가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띠고 있었고 그 임무는 각본대로 진행된 것입니다. 선생의 심경이 「조금은 미안하고 약간은 계면쩍으리라」고 한 것은 바로 이때문입니다. 이른바 「판문점 범민족대회」란 것도 그렇습니다. 선생의 위대한 수령이나 선생이 부위원장이란 직책으로 몸담고 있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속셈을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지요. 오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판문점에서 열기로 되어있는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는 북쪽의 「통일일꾼」들과 해외의 친북인사들만 모여 그쪽의 통일노선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굿판아닙니까. 이 굿판에 남쪽의 반정부단체인 전민련이 참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전민련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사실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예정대로 「판문점 범민족대회」가 열리고 전민련이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실정법을 어기고 이때문에 몇몇 재야인사가 구속이라도 된다면 그쪽에서는 쾌재를 부르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전금철 단장선생. 어떻습니까. 쓴웃음을 지을지언정 틀렸다고는 못할 것입니다. 만일 그쪽의 각본대로만 된다면 쾌재를 안 부를 수도 없겠지요. 「남조선의 반통일 음해」를 전세계에 소리높이 선전할 수 있고 남쪽정부와 재야단체간의 갈등을 부추켜 「남조선에서의 혁명역량」을 보다 성숙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남쪽 정부가 전민련 뿐만아니라 모든 단체에게 이대회의 참가를 권유하고 전민련도 이에 동의했을 뿐만 아니라 북쪽 대표와 전민련과의 예비회담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자 그쪽의 각본은 뒤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비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회담을 거부한 선생의 태도가 너무 치졸하고 방자했습니다. 민간기구끼리의 회담인데 정부 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전민련의 안내로 전민련이 정한 장소에서만 회담을 하겠다고 우기다가 전민련이 정부측안을 모두 수용하자 이번에는 일방적으로 접촉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래놓고는 하루가 지난뒤 다시판문점에 나타나 억지를 부리다가 돌아가버린 것 아닙니까. 전금철 단장선생. 선생은 예비회담을 하루앞두고 그쪽의 연형묵 정무원총리가 한국의 강영훈 국무총리에게 예비회담에 참석하는 북쪽대표단의 신변안전과 회담에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낸 사실을 잊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그 요청대로 회담장소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편의시설도 완벽하게 구비해 것입니다. 그것이 남쪽정부의 부당한 놓은 간섭이고 개입입니까. 또 선생은 북쪽대표들과 전민련의 예비회담을 민간기구끼리의 만남이라고 우겼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억지입니다. 선생이 모시고 있는 조평통의 허담위원장은 그쪽 권력서열로 11위에 올라있는 막강한 실력자이고 선생도 노동당내에서 만만찮은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 진정한 의미의 민간기구나 재야단체가 없다는 사실은 선생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곳엠도 사로청이나 여맹 등 이런저런 단체가 많지만 모두가 노동당 영도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행정부인정무원도 당의 지휘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의 체제가 어떻게 되어 있던 그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쪽으로서는 그것이 옳다고 믿고 45년간 그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시시비비를 가릴 한가한 마음도 아닙니다. 그러나 남쪽에는 재야라고 일컬어지는 반정부단체가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민련이 재야단체라는 것은 선생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 이 단체가 남쪽사회 일부계층의 의사를 대변하는 소수세력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남쪽사회에는 정부를 반대하는 단체도 있지만 정부를 지지하는 단체도 많고 중도적인 입장에 서있는 단체도 적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사고와 시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어울려 사는 「다원화의 사회」입니다. 그런데도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를 열겠다면서 그쪽에서 신뢰하는 단체만 참가시키겠다니 어불성설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범민족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당장 통일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이 대회에는 우리민족이 하나로 되기 위한 갖가지 다른 목소리들이 한데 어울려 공감할 것은 공감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서로의 이해를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동반자의 입장임을 계속 확인하면서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나씩 하나씩 헤쳐나가야 합니다. 북쪽이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정치선전이나 상투적인 평화공세의 장으로 이용할 뜻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남쪽의 모든 단체들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단체에 문호 열라 전금철 단장선생. 평양에 가시거든 선생의 위대한 수령께 이점을 건의하십시오. 십중팔구 실패하겠지만 계속 건의해 보십시오. 진정한 「통일 일꾼」이라면 욕을 먹더라도,아오지탄광에 끌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할말은 해야 합니다. 건승을 빕니다.
  • OPEC 인하추진과 대한 파장 분석

    ◎“유가 올라도 당장엔 큰 영향없다”/베럴당 22불선이면 1년은 현수준 유지/물량 장기계약ㆍ비축된 석유기금 활용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수준을 넘게 되면 국내기름 값은 어떻게 될까. 최근 국제원유가가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공시유가가 20달러이상으로 인상될 것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1.2차 석유파동 때처럼 기름값이 치솟고 기름을 사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는 불편을 또다시 겪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같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각료회의가 아직 구체적인 원유값 인상폭을 결정한 상태는 아니지만 20달러 이상의 인상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동자부는 현재 국제원유값 인상수준이 20달러선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배럴당 20달러로 오르면 당장은 아니지만 국내 석유수급구조 및 유통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원유도입선의 중동 의존도는 72%로 연간 2억1천5백만 배럴에 이른다. 이를 국가별로 보면 오만이 가장 많은 6천6백만배럴로 22%이며 아랍 에미리트 4천8백만배럴(16%),이란 3천9백만배럴(13%),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각각 1천5백만배럴(5%)이다. 나머지는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미국ㆍ아프리카 등에서 들여오고 있다. 때문에 국제원유가의 인상은 국내 기름값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석유사업기금 징수기준인 배럴당 18달러 수준을 넘어 인상된 원유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는 9월부터 석유사업기금을 한푼도 거둬들일수 없어 유가인상 완충역할을 할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렇지않아도 지난해 연말 이상한파와 북해 유전폭발사고 등으로 기름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지난 2월부터 4개월동안 석유사업기금을 징수하지 못해 기금운용계획의 축소ㆍ조정이 불가피한 판에 엎친데 덮친 꼴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기준유가가 10∼20%정도 껑충 뛴 20∼22달러 수준이 된다하더라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동자부의 얘기이다. 동자부 지계식 석유조정관은 『지난 5ㆍ6월 국내도입단가는 산유국들의 할인 판매로 배럴당 14∼16달러 수준이었으며 오는 9월까지는 값이 오르기 전인 6∼7월 계약분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볼때 올 평균 도입원유값은 17달러50센트 수준』이라면서 또 도입원유가 모두 공시유가의 적용을 받는 장기도입 계약분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 우리가 도입하는 원유는 공시유가가 적용되는 장기계약 물량이 41.4%인 1억2천2백83만9천배럴이며 공시유가보다 10∼20센트 정도 싼 현물시장 물량이 58.6%인 1억7천3백57만1천배럴이다. 더구나 우리가 들여오는 원유는 중질유 계통이어서 OPEC 공시가보다 1달러정도 저렴해 충격을 다소 줄일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원유값 인상에 대비,지난 80년대초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석유사업기금을 유가완충자금으로 활용할수 있다. 현재 정부가 마련해 놓고 있는 유가완충자금은 재정융자특별회계예탁금 1조2천억원,산업은행예탁금 4천3백억원 등 모두 1조6천3백억원이다. 국제원유가가 20∼22달러 수준으로 오르더라도 이자금으로 2년동안은 국내 기름값의 인상없이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배럴당 10%씩 부과하고 있는 긴급관세를 할당관세인 1%로 낮추면 국내 도입가격은 다시 떨어지게 돼 국제원유가 인상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자부는 먼저 현재 배럴당 3달러씩 징수하고 있는 석유사업 기금을 8월부터 1달러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만약 국제원유가가 20동∼22달러로 결정되면 오는 9월부터는 징수를 중단함은 물론 관세율을 조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자부 김관영 석유정책과장은 『20달러선일 경우 2년동안은 버틸 수 있지만 22달러 수준이 되면 내년 중반부터는 국내 기름값의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공시유가가 22달러로 오르면 완충자금만으론 견디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흐름을 알수 없는 국제원유시장에 어떤 돌발사태가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해 이에 대한 대비자금을 일정액 확보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5개 정유회사가 20일 사용물량인 2천만배럴을,정부가 40일 사용물량인 3천8백만배럴을 비축해 놓고 있어 비상사태가 발생하더라도 60일은 아무 걱정이 없다. 그러나 기우겠지만 만약 공시유가가 25달러 수준으로 결정되면 우리뿐 아니라 세계가 「제3차 석유파동」이라는 엄청난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게 된다.
  • 고르지 못함을 걱정해야 할 때(사설)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한다(불환과이환불균)』는 말이 있다. 공자가 그 제자를 꾸짖으면서 한 말이다. 적은 것보다 더 걱정해야 할 일은 고르지 못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참으로 만고의 진리로 되는 명언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모두가 못살 때는 못사는 것만이 걱정이다. 그러나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면 그에 따라 마음의 병이 도지게 된다. 못가진 자는 자칫 가진 자와 위정을 원망하면서 불평 불만과 반항 정신을 싹틔우고 가진 자는 또 가진 자대로 군림하면서 오만해지기 쉽다. 공자가 걱정을 했던 것도 그것이다. 함께 없을 때는 심성이 상하지 않았던 것인데 고르지 못하게 됨에 따라 빈부간에 심성이 비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3일 경제기획원이 국회에 제출한 한 자료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깊이 해보게 한다. 절대 빈곤층이 3백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7%에 이른다는 것이니 말이다. 이들은 자력으로 최저수준의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다. 그보다는 좀더 낫다고 하더라도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층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개인소득 5천달러로 선진국 대열에 끼어 들고 있는 우리는 대단히 많은 빈곤층을 안고 있다할 것이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기에 미국 같은 나라에도 거지는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 가난에 대해서는 제가 무능하고 나태했기에 결과한 것 아니냐 하는 극단론도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논리를 한결같이 적용시킬 수는 없다. 질병·불구외에도 복합된 사회의 부조리 현상이 빚어내는 소년소녀 가장의 경우 등 갖가지 요소를 내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웃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절대빈곤층이 많다는 것은 우리의 치부이다. 생각하자면 체제 유지의 측면에서도 이 문제는 대단히 중요시해야 한다. 금세기들어 공산주의 사상이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절대빈곤층이 두터웠던 데에 연유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절대빈곤층이나 준절대빈곤층을 줄이는 일이야 말로 「민중」과 「대중」을 앞세우는 운동권 논리의 소지를 없애는길로도 된다 할 것이다. 이들 절대빈곤층은 자신들의 생계를 위하여 그 흔한 데모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한 배려를 반드시 정부의 시책에다만 미루어 버릴 일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부를 구가하는 층들이 수수방관하지 않아야 겠다는 뜻에서의 말이다. 물론 당장의 구호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자녀교육에의 길을 열어주고 또 가능한 경우 자활에의 의지를 심어주는 가진 자들의 장기적 안목의 노력이 정책과 병행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진다. 그 점에서 얼마전 발표된 럭키금성의 「사회복지재단」에 찬사를 보내면서 운영의 묘까지 살릴 것을 아울러 당부해두고자 한다. 이번 기획원 제출 자료에서 주목되는 것이 절대빈곤층의 시도별 분포상황이다. 전남이 1위이고 전북이 2위로 되어 있는데서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감정 해소는 어떤 외침이 아니라 이런 불균형의 시정에서부터 출발되는 것임을 명념해야겠다.
  • 외언내언

    김일성이 언제 어떻게 북한땅에 들어왔는지,그리고 해방전 수년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관해 북한 공식문서는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가 대중앞에 나타난 것은 45년 10월14일 소위 김일성장군 환영 평양시 민중대회. 본명 김성주,만 33살의 청년이었다. ◆소련군 장교복장의 그는 주둔소련군 당국의 완전무결한 지원아래 난마처럼 얽혀있던 평양정국을 헤치고 전면에 등장한다. 그가 손쉽게 정권을 창출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다음 4가지로 꼽힌다. ①뛰어난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다 ②다른 당파들은 분열돼 있었다 ③소련진주군이 그를 한가닥으로 밀었다 ④군과 정보를 장악했다. ◆6ㆍ25동족 전쟁은 김일성이 남한내 무장봉기와 미군개입 가능성을 오판한 스탈린의 승인을 얻어 도발했던 사실은 이제 세계적으로 검증된 진실이다. 정권을 잡은 그는 곧 2개년경제계획을 실시했으나 곧바로 실패했다. 그의 정적들과 주민들의 비난이 들끓었다. 한반도를 군사적으로 적화통일하겠다는 집념을 가졌던 그는 이 공격과 비난을 외부로 돌려야 했다. 남한에서는 미군이 철수했다. 호기였다. ◆전쟁을 일으켰을 때 그의 나이가 38살. 치기와 오만과 저돌성으로 형성된 그는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에 있어 서울및 대전지역의 점령작전을 직접 지휘했다고 엊그제 그들 중앙방송은 밝혔다. 김은 서울함락 하루전인 27일 전투보고서를 받고는 「서울을 해방할 데 대한 전투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결국 또한번 남침을 시인한 셈이 됐다. ◆그의 나이 지금 78살. 고희를 넘겨도 한참이나 넘겼다. 그 엄청난 민족적 비극을 초래한 장본인으로서,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6ㆍ25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도 이제 노쇠했다. 지난 4월 그 자신의 생일행사에 참석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도 경호원의 부축을 받을 정도였다. 며칠전엔 그의 아들 김정일의 6ㆍ25당시 어린시절 벌거숭이 사진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 두장의 사진이 새삼 민족의 비애를 되새기게 한다.
  • 외언내언

    『아버지 또 그 말씀이시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아니에요?』 일제말기와 6ㆍ25를 거쳐온 아버지가 어려웠던 시절을 열변하건만 그 자녀들은 이렇게 시큰둥이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아버지는 그 자녀들의 낭비성 소비성향이 대단히 못마땅하다. 휴지는 돌돌 말아 한웅큼씩 쓰고 먹다 남는 건 아무렇게나 버리며 전등이나 라디오는 켜놓은 채 잠을 자고. 뭘 아까워할 줄 모르는 그 태도에 「잔소리」는 절로 나온다. ­일제 말기,보리를 맷돌에 갈아 나물 넣고 죽 쑤어 물배만 불렸다,산에 올라 나무열매ㆍ풀뿌리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학교가다 기함해 논둑길에 쓰러지고…. 『지금은 천당에 살고 있는 줄 알기나 해라』 ◆굶기를 밥 먹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 전주감영 돈짐 져주고 남의 곤장 대로 맞아주며 벌어도 입에 풀칠이 어려웠던 흥부도 그런 사람. 「흥부전」에 나온다. 굳이 흥부의 시대까지 거슬러 오를 것도 없다. 6ㆍ25 전란이 멎은 60년대 초까지도 신문의 사회면에는 보릿고개에 아사자 기사가 실렸던 것 아닌가. 배곯는 설움만큼 큰게 있으랴. 그들은 이런 생각을 하곤했다. ­『한 열흘 쌀밥 실컷 먹어보고 그 다음날 죽어도 원은 없겠다』. ◆「6ㆍ25때 음식 먹어보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꽁보리밥에 개떡ㆍ깻묵밥ㆍ주먹밥 등을 먹어보자는 것. 그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는 가운데 오늘의 복된 삶에 감사하는 뜻을 갖자는 취지이다. 본디 창고에 곡식 그득한 사람이 굶어보는 것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굶어야 하는 것은 그 질이 다른 것. 그러니 이 운동은 배부른 자의 「막연한 추체험」이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만해진 마음들에 자성의 계기는 지어주는 것 아닐까. ◆우리의 40∼50년대같이 지금도 기아의 공포에 떠는 검은 대륙이 있다. 이번 운동이 그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게 돼야겠다. 일손이 달려 보리밭에 불을 놓고 갈아 엎어 버리게된 세상. 하늘은 어찌 보고 계시는 걸까.
  • 일 신세대 “제1의 가상적은 미”/월스트리트저널지 여론조사

    ◎20세이하 “전쟁가능성 소보다 높다”응답/경제성장에 자부심… “미의 부당간섭”불만 일본 젊은이들의 세계관,특히 대미감정이 미국과 전쟁을 벌였던 그들 윗세대보다 더 비우호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일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일 일본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어느 나라와 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일본인들의 16%가 미국을 지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소련과의 전쟁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34%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것이지만 북한과의 전쟁가능성(12%)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젊은층은 미국과의 전쟁가능성이 소련보다 높은 것으로 응답했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20세이하의 일본인들은 전쟁상대국으로 30%가 미국,23%가 소련을 지적했으며 북한은 20%를 차지했다. 20∼30세 사이에서는 33%가 소련,23%가 미국,11%가 북한을 각각 전쟁상대국으로 지목했다. 한편 지금까지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 가상적국 여론조사에서는 소련보다 일본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었다. 이 신문은 미국 청소년들도 일본의 경제대국 부상,미국시장침투 등으로 빚어진 미국의 상대적인 지위 약화에 불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청소년들이 보이고 있는 것과 같은 오만불손,일본이 제일이라는 민족우월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윌 스트리트저널은 전쟁을 경험한 일본의 기성세대는 전쟁에서 패배한 굴욕감과 함께 일본을 점령한 미국이 보인 관대함에 고마움을 갖고 있으나 전후세대인 젊은이들은 그동안 일본이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껴 미국이 일본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터뷰를 통한 미국관계 분석기사에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일본이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위치를 갖고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널지는 또 미일관계가 밀접해졌고 국제문제의 처리에 있어서도 점점 미일간의 협력이 필요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일간의 의식,문화적차이는 전보다 더 벌어지고 있는것 같다고덧붙였다.
  • 정보화시대 부응,공ㆍ민영 체제로 복귀/방송구조 개편의 배경과 전망

    ◎전파개방으로 폭넓은 채널 선택권 부여/「민방」 주인 누가 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비대경영의 역기능 개선… 저질막게 심의기능 강화 정부가 6공 출범이후 계속 구상해오다 14일 확정,발표한 방송구조 개편안은 크게 보아 ▲민영방송의 허용 ▲KBS의 채널특성화 ▲교육방송의 확대개편 ▲방송위원회및 방송광고공사의 기능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큰 줄기는 지금까지의 공영방송 체제에서 공ㆍ민영 방송의 혼합체제로 방송구조를 개편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밝혔듯이 지난 80년 방송통폐합의 산물로 공영방송 체제를 유지해 왔던 우리 방송은 10년만에 민방의 설립이 허용됨으로써 70년대의 공ㆍ민영 혼합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그동안 우리의 방송체제는 60년대 국ㆍ민영혼합,70년대 공ㆍ민영,80년대 공영으로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대략 10년 주기로 탈바꿈을 거듭해 왔다. 정부가 이번에 민방허용으로의 방송구조 개편을 하게 된데는 개방화와 민주화를 내세우고 있는 6공정부가 공영방송을 이유로 방송매체를 계속 독점할 수 없다는 당위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다양한 방송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더이상 묶어 둘 수 없었다는 게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그러나 민방허용의 이번 방송구조 개편을 앞두고 방송사 노조ㆍ재야 등에서는 「정부의 방송 재장악음모」로 규정,오래전부터 논란을 벌여온 만큼 정부로서는 민방의 필요성을 나름대로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그 첫째 이유를 새로운 방송기술의 발달에 따라 위성방송ㆍ종합유선방송 등 많은 수의 방송주파수와 채널활용이 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전파의 개방은 필연적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즉 급변해가는 방송환경에 기존의 공영체제로는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폭넓은 채널 선택권을 부여해야 하나 필요한 방송채널을 국민의 부담으로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의 위성방송이 우리의 안방까지 침투,우리의 문화를 침식하고 있음에도 방송채널이 없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경제규모의 팽창에 따라 광고의 수요도 급증,KBSㆍMBC두 매체만으로는 광고수요를 메울 수 없으며 대기업의 광고독점폐해를 막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본직적인 원인은 공영방송인 KBS의 기구가 너무 비대해져정부의 통제권에 한계가 왔으며 이에따라 무사안일과 방안한 경영으로 KBS가 방송의 질적 향상노력이 미흡한 데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방송의 공영체제 독과점현상이 방송체제및 질에 있어서 역기능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번 방송구조 개편안에 있어 KBS의 기구가 대폭 축소되고 KBS채널의 특성화를 기하겠다는 정부의 복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MBC를 현상태로 유지하고 위상정립은 별도 검토하겠다는 것도 역기능을 줄이기 위한 분위기 일신책으로도 풀이된다. KBS의 경우 현재 TV 3개,라디오 8개 등 총11개 채널에서 TV 2개,라디오 4개 채널로 기구가 대폭 축소되는 데 대해 정부와 방송계 일각에서는 시각이 상이하다. 정부는 채널의 특성화에 따른 기능강화,경영합리화 방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방송계 일각에서는 KBS만큼은 MBC와는 달리 정부의 통제권에 두겠다는 의도로 보고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공ㆍ민영 방송시대의 도래로 시청률경쟁에 따른 프로그램의 저질화ㆍ상업화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심의 기능및 방송위원회의 기능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에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감시코록 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시한부 방송중단,시한부 광고방송정지조치및 방송국허가등과 관련한 행정조치건의권 등을 부여하는 것은 운영 여하에 따라 또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높다. 특히 방송광고공사가 공ㆍ민영 혼합체제에서도 민방의 재원인 광고업무등 영업권을 대행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정부가 방송광고공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방송위원회및 방송광고공사의 기능강화는 민방의 편성권을 제약하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방송관계자들과의 검증작업을 거쳐야 할 것 같다. 이밖에 새 민방의 방송구역을 수도권으로 제한하는 데 따른 지역간 불균형 현상과 KBS2라디오의 교육방송 배정으로 인해 2라디오만 청취되던 순천 목포 창원 군산 등지의 난청문제도 개선되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발표한 방송구조개편 내용에서 최대의 관심거리는 「누가 황금알을 낳는 민방을 차지하느냐」일 것이다. 정부는 국민적인 감정을 고려,1개 재벌이나 재벌 콘소시엄 형태는 물론 재벌의 계열기업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정부는 6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이 개정되는 대로 「민영방송설립추진위」를 구성,방송주체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방송가의 최대 이슈로 등장할 조짐이다. 주식공모 등의 방법도 동원될 것으로 부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방송구조 개편안에서 내면절으로 눈길을 끄는 대목은 MBC 위상정립문제가 별도검토라는 단서가 붙어 빠졌다는 점이다. 당분간 MBC에 대한 위상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정부의 복안이 「민영화」였던 만큼 여건이 성숙되면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또 한차례의 방송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시기는 미군방송인 AFKN채널이 우리측에 반환결정이 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TVㆍ라디오 방송 개편안 구분 KBS1 KBS2 MBC 소유형태 공영(방송공사) 공영(방송공사) 공영(MBC) 재원 시청료+광고 시청료+광고 광고+기타수익 채널 9 7 11 내용 종합 문화전용 종합 매체수 TV2 라디오4 TV2 라디오4 TV1 라디오2 구분 교육방송 민방 소유형태 공영(문교부) 민영(민간) 재원 국고 광고+기타수익 채널 13 5(검증후) 내용 교육 종합 매체수 TV1 라디오 2 TV1 라디오1
  • 한반도에 감도는 「독일증후군」/서병철 외교안보연 교수(세평)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에 이르는 가장 바람직한 처방은 독일식 접근방법인데 그 가능성이 보이고 있어 이는 우리에게 신선한 희망을 갖게한다. 독일식 방법이라 하는 것은 분단국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력사용을 배제하고 상호간 위협대상이 아니라는 신뢰를 구축한 속에서 접근을 통하여 실직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서로 방문하고 경제적으로 도와주며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개최하고 유엔에서 옆자리에 앉아 국제문제에 의견을 일치시키는 가운데 국경선을 개방한 후 민족자결에 의하여 통일에 이르는 합리적 방법이 독일식이다. ○독일식 접근 바람직 지금까지 동서독에서와는 달리 남북한 관계개선이 전혀 진척되지 않은 것은 북한의 후기 스탈린주의적 경직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한으로 하여금 고집을 꺾고 타협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국제적 추세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계기가 지난 6월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회담을 통하여 마련되었다. 소련이 회담에서 경제문제에 치중하는 인상을 주려 했어도 국교수립이 안된 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에 나선 것은 이미 양국간 관계에 급변을 예고해 주는 것이다. 한소 정상이 불과 1시간 동안 만났지만 양국간의 수교,서울과 모스크바 상호방문,한반도의 평화정착 공동노력,남북대화를 통한 교류 증진,그리고 경제협력 등 당장 필요한 모든 사항에 합의함으로써 근본적인 교류기틀이 마련되었다. 이로써 한반도의 긴장과 남북한간 대립을 조성한 배후의 근원인 소련이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냉전시의 산물을 정리하고 신사고를 한반도에 적용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표현하였다. 북한은 고르바초프의 개혁ㆍ개방정책이 체제유지에 장애물이라는 관점에서 외면해 왔으며 현상 유지에 도움이 안되는 외풍을 원천봉쇄하려 함으로써 소련에는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이제 고르바초프는 북한으로 하여금 현실을 깨닫게 하는 충격요법을 활용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련은 대세에 동조하지 않는 나라는 과거의 브레즈네프 독트린과는다른 방법으로 벌을 받는다는예를 동유럽에서 보여온 바 있다. 특히 루마니아에서는 「페레스트로이카는 사회주의를 망치는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분수에 넘치는 저항을 하다가 차우셰스쿠가 쓰러졌다. 동독에서도 「자주성」을 내세우는 오만을 보인 호네커가 권좌에서 물러나는 결과가 초래되기도 하였다. ○소,북한에 충격요법 고르바초프는 한걸음 더 나가 분단국을 통일시키는 산파역할까지 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통독을 가로막는 빚장을 잠갔던 소련이 민족자결원칙에 따른 통일에 청신호를 보임으로써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되었고 이에대한 반대급부로 「한지붕 밑의 유럽」 계획을 성사시키는 결심을 얻게 되었다. 고르바초프는 세계질서를 재정립하는 데 마지막 저해요소는 북한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탈바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는 이미 1987년 11월 볼셰비키혁명 70주년 기념연설에서 소련과 동맹국들의 관계가 수직에서 수평으로 조정되었음을 분명히 하였고 다음해 12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각국이 독자적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할 수 있음을 허용한 바 있다. 이는 소련이 자국의 행동 반경과 정책방향의 선택폭을 스스로 확대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지나치게 소련에 기대하지 못하게 쐐기를 박은 것으로 이해된다. 오늘날 소련과 동맹국들간의 관계는 50년대 중반기 상황을 방불케 한다. 당시 탈스탈린 정책이 소련에서 시작되어 다른 공산국에 전파되었고 얼마 가지않아 위성국들이 오히려 소련을 앞질러 스탈린 망령에서 벗어났었다. 이와 비슷하게 오늘날 공산체제 개혁과 해체가 바로 그 진원지에서 시작되었으며 주변국들이 질적인 면에서 소련을 추월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오직 북한만은 45년전과 흡사하게 소련의 권유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련이 탈스탈린운동 때와는 달리 「신사고」 실현을 중단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북한도 계속해서 소련의 희망을 묵살할 처지에 있지 못하다. 소련은 북한이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고 페레스트로이카 파급을 방해할 경우 전격적으로 한소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것과 같이 가까운 시기안에 한국과의 일방적인 국교수립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도 소련은 동유럽 동맹국가중에서 가장 중요한 동독의 반발을 외면하고 1955년 10월 서독과 수교한 예가 있다. 이는 동독이 미국과 국교를 수립한 1974년 9월보다 19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소련의 입장에서 서독의 경제적 잠재력이 협력대상으로서 매력적인 것이었는데 이는 마치 오늘날 소련이 시베리아 개발을 위한 한국의 자본과 기술,그리고 생활필수품 제공을 기대하는 것과도 비유된다. ○집안단속 강화할 듯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단기적으로는 체제유지를 목적으로 집안단속을 위한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최신군비를 전적으로 소련에 의존하고 있으며 무역 60%,외채 80%를 소련이 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볼때 계속해서 소련의 비위를 거스를 입장이 못된다. 소련의 군사원조가 중단되면 잠재적 저항세력인 군부를 자극하게 되고 이는 체제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결국 북한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소련이 원하는 대로 동독이 택했던 것과 같은 협력정책을 답습하는 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문제의 독일화를 위하여 서독이 추진했던 예를 참고삼아 「북방정책」으로 주변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한반도 정책」으로 북한을 회유하는 신축성 있는 정책을 구사함이 바람직하다.
  • “강행”·“불참”… 여야의 「하루국회」 대책

    ◎「쟁점현안」 절충에 기선제압 포석/“책임정치” 들어 야 파상공세 봉쇄 민자/“과잉대응땐 역기능” 실력행사 자제 평민/총재회담 막후접촉 통해 「6월 국회」 합의 가능성 상임위원장 배분및 임시국회 일정 등을 둘러싼 여야간의 이견대립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29일의 임시국회는 여당 단독출석과 평민·민주(가칭)등 야당 불참이라는 파행속에 진행되게 됐다. 민자당은 29일 의장단 선출 강행과 함께 30일에도 이문옥감사관사건을 다루기 위한 법사위 소집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평민당측은 1개월동안 회기로 임시국회가 소집되지 않는 한 29일 회의 불참은 물론 향후 여권의 개별상위 소집제의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여야간의 냉각기류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간의 이같은 대결양상은 여야총재회담및 각종 개혁입법·지자제법안 정리 등 쟁점현안에 대한 절충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제한적인 「시위」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따라서 앞으로 여야총무접촉등 막후대화및 총재회담등을 통해 「합의」에 의한 6월 국회소집 일정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민당측은 현안법안 처리과정에서 여권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실력저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한 난항이 예상된다. ▷민자당◁ 「다수에 의한 횡포」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여 단독으로 29일 임시국회 소집 강행을 결정한 데는 명분상 여권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장단 구성문제가 여야 정치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의장단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29일의 국회소집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의장단 구성문제를 나머지 현안절충과 연계시킬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요컨대 더이상 야권의 정치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정국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민자당측은 쟁점법안등에 대해 여야간 의견절충및 타협이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오는 6월19일로 상임위원장 단임기가 만료되는 점등을 고려할 때 6월 중순까지 여야간 현안절충작업을 거친 뒤 새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함께 쟁점법안등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야간에 사전 이견조정작업도 없이 국회를 열 경우,결국 또다시 여야가 각자의 목소리만 높이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국회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자당은 이에따라 6월 중순까지 대야 대화를 통해 현안법안등에 대한 절충을 벌여나가되 ▲광주보상법 ▲국군조직법 ▲안기부법 ▲국가보안법 등은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를 통해서라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광주보상법등은 여야총재회담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광주등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평민당측의 입지등을 감안할 때 여야 단일안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제법안은 최근 여권이 여러차례 확인한 것처럼 여야 단일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되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여야 모두 내심 연내 지방의회 구성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민자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처리할 경우 야권으로부터 지방의회선거 보이콧등 대여 공세의 빌미만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집권당의 책임정치구현 차원에서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관련,야당측에 한석도 할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이에대한 대야 설득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앞으로 임시국회 일정등과 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평민당◁ 29일의 하루국회에 대한 평민당의 입장은 「회의참석·실력저지」라는 강경론과 「불참」이라는 소극적인 대응방안으로 양분됐으나 28일 의총에서는 「불참」으로 결정됐다. 평민당이 단상점거등 실력저지방법을 피하기로 한 것은 중대 국사도 아닌 의장단 선출에 과잉 대응하는 것은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이유때문이다. 김대중총재는 설명처럼 앞으로 지자제선거법,국군조직법 개정안,각종 개혁입법등 당운을 걸고 싸워야 할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단상점거등 물리력을 사용하게 되면 대국민 이미지 관리측면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고 여당에게는 면역성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총재는 이날 『평민당이 민자당이 내정한 의장단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아닌데 여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소집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3당통합이후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를 실력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으나 적정선에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국회 불참론」을 개진했다. 평민당은 최근 야권통합과 관련한 당내 불협화음이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또다시 표출될 것을 우려해 이날 의총에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불참」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의총에서는 이를 만장일치로 추인하는 방식을 썼다. 평민당 지도부가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한 민자당의 「다수에 의한 횡포」를 그동안의 당내분규를 일소하고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차피 하루로 끝나는 29일의 임시국회는 대결의지만을 보여주며 넘기고 다음달 19일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원장직 개편및 각종 주요현안들을 놓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김총재로서는 6월 초순으로 여권과 합의한 여야총재회담을 앞두고 하루 임시국회에서 평민당 스스로가 팽팽한 대결국면을 조성해서는 결코 이로울 게 없다고 계산한 듯한 눈치다. 총재회담의 결과가 앞으로 평민당이 선택할 대여 투쟁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만큼 일단은 대화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여권의 향후 정국운용 방향의 확실한 감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 일본의 오만/임영숙 문화부차장(오늘의 눈)

    달포전 국내에서도 개봉된 「블랙 레인」(흑우)이란 영화가 지난해 여름 미국 뉴저지주의 한극장에서 상영됐을 때였다. 일본의 폭력조직 야쿠자를 쫓던 일본경찰과 미국의 수사관이 의견충돌을 일으켜 서로 다투던 끝에 미국의 수사관이 일본경찰을 때려 눕히자 객석에서 요란한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국 보통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감정을 그곳에서 읽고 약간은 의아한 느낌이었는데 그해 겨울 워싱턴에서는 일본의 저명한 기업가와 정치인이 쓴 한권의 책이 다시 말썽을 빚어냈다. 문제의 책은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란 책으로 일본의 국제적 대기업 소니사의 사장 모리타 아키오와 일본정부의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이시하라 신타로가 쓴 것이었다. 일본의 자신감을 과시하고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의 이 책은 지은이들이 영어로 번역되기를 바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무단번역」되어 「불법복제」판이 워싱턴정가와 기업인들 사이에서 무서운 속도로 읽혀졌다. 「일본이 미국을 꾸짖다」란 제목으로 이 사실을 보도한 미국의 한 신문은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이 책이 『일본 지도자들이 이제는 자기주장을 해야할 때라고 믿는 일본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경제대국 일본의 지나친 자신감과 자기주장은 세계 곳곳에서 이제 마찰을 빚고 있다. 노태우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일제의 한국 식민통치 36년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할 필요 없다』는 식의 신경질적인 발언으로 한국 국민의 오랜 상처를 후벼파낸 일본 「지도자」들이 최근 또 프랑스를 발끈하게 만들었다는 소식이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구메사장이 90년대 말까지 지탱해낼 수 있는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로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서독의 폴크스바겐 2개만 꼽아 프랑스인들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상냥한 미소와 깍듯한 예의,좋은 품질의 상품으로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하게된 일본의 숨겨진 본래의 모습은 타민족을 인정하지 않는 이 오만한 태도가 아닐는지. 서울에 머물고 있는 영국인ㆍ일본인과 우연히 자리를 함께 한 후 일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그 영국인이 기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그 오만한 일본인에게 친절할 수 있느냐』고. 반공교육과 함께 반일교육을 받아온 세대로서 일본의 오만함은 끊임없이 묵은 역사의 상처를 덧나게 하지만 오늘 우리가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일본에 대한 감정적 대응보다 차가운 지일의 태도에 있다고 믿는다.
  • “일본식” 쇼비니즘/장수근 국제부차장(오늘의 눈)

    한일 과거사에 대한 일왕의 「사죄」 수준을 놓고 현재 두 나라간에 첨예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참으로 유감」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일측 공론에 한국의 불만이 토로되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선까지면 어떻겠는가고 우리 속을 떠보는 보도를 흘리는 국면에까지 이른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가슴 아프게…」 만으로는 과거에 대한 반성언급이 명확하지 않고 또 책임의 주체가 일왕임이 명시되지 않기 때문에 받아 들일 수 없다며 거듭 일본의 성의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외교적 수사를 동원한 일본의 말장난 말고도 근자에 일본에서 돌출하고 있는 「일왕사과 위헌론」등 정치권의 동향과 극우단체의 반한시위등을 보는 우리의 심사는 몹시 착잡하다. 과거는 따지지 않더라도 일본이 우리의 이웃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 그러나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일본인들은 그들을 선린으로 여기기에 지나치게 무례하고 오만한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해왔다. 그 숱한 망언이 이를 방증하고있다. 과거 구보타(구보전)를 비롯,『노태우대통령이 일본의 방위정책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란 15일의 이시가와(석천)망언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한나라의 주체성과 심지어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극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다. 이같은 망언이 행여 한때 한국을 식민통치했다는 우월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 일본이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긴 더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것이다. 진정 일본이 아키히토 일왕이 노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할 인사말중에 담겨 있듯이 『양국간의 유대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면 과거에 대한 겸허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거나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등의 말로만의 사과가 아닌 가슴으로부터의 사과다. 우리에게 역사가 소중한 까닭은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의 자료로 삼아 다시는 같은 잘못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데 있다. 또 그래서 역사는 그것의 미추를 떠나 객관적으로 기술돼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결국 현재에 대해서는 맹목이 된다』했다. 다가오는 21세기 태평양 시대의 주역을 탐내는 일본인들이 지금 엄계해야할 것은 바로 과거를 분식하고 억지를 부리는 일일 것이다.
  • 외언내언

    개인이건 국가건 일단 자만심을 갖기 시작하면 위태로워지게 마련. 이웃을 불안하게 하고 심하면 자신의 묘혈을 파기도 한다. 우리의 이웃 일본이 그런 자만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생긴다. 그동안 마음속에 숨겨오던 오만무례한 말들을 이웃들에게 거침없이 내뱉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 된 일본이니 이제 못할 말 못할 짓이 무엇인가 하는 자세로 바뀌고 있는 인상이다. ◆미국과의 무력전쟁에서는 졌으나 그다음 45년간의 경제ㆍ무역ㆍ기술ㆍ금융전쟁에서는 이겼다. 미국에 대해 이제는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국수주의경향작가이자 정치인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가운데 요즈음 일본지식인 사이에서는 「팩스ㆍ자포니카」(일본의 세계경제지배시대)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경제대국에 걸맞는 군사력을 갖춘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는 발언도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을 방문했던 중국 인민일보의 전주일특파원 손동민씨는 일본의 그런 분위기를 이렇게 비판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는경제적 성공을 기초로 하는 「자신과잉」 상태로 편집적 민족주의 색채를 띄운 「신일본주의」 사상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생활상의 배외의식이 강하고 슈미트 전서독수상의 표현처럼 친구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으며 특히 아시아에 대해선 마음을 닫고 있다』 ◆이런 일본은 같은 패전국으로 경제기적을 이룩했으면서도 일본과는 다른 서독과 흔히 비교된다. 서독은 전후 나치스에 대한 안팎의 철저한 청산이 있었으나 일본에서 일제 군국주의 잔당의 청산은 커녕 그 정신이 애국주의로 잠복 계승되었기 때문이란 것. ◆허술했던 미국의 실책이었다고나 할까. 이제 그 보상을 미국은 물론 한국과 아시아 각국이 해야할지도 모른다.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일본자신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를 수도 있다. 『일본의 신일본주의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장차 일본은 또 한차례의 잘못된 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인민일보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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