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오만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추석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대국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한우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인출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89
  • 김진현장관이 새해에 띄우는 과학메시지(특별기고)

    ◎“과학기술도 도덕성 갖출때 위력”/경제 재도약위해 첨단과기개발 선진국과 경쟁/모든 전문가엔 국가·인류 이끌어야할 책임/“자기몫 이룬일만큼 요구하는 사회풍토 바람직” 과학기술의 결정체가 바로 경제력의 근간이 된다.기술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하고 있을 수 없다.국내시장을 노린 외국업체의 공세가 계속되고 기술장벽은 높아도 우리는 또 도전할 것이다.새해 재도약을 다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과학기술행정의 대표주자인 과학기술처 김진현장관이 새해과학기술계에 띄우는 메시지를 싣는다. 일본의 미야자와(궁택희일)총리는 히로시마 지방방송국에서의 신년사를 통해 클린턴 미대통령이 취임하면 초기에는 무역수지문제로 다소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그러나 『미국은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시끄럽게 떠들지만 두세달만 지나면 곧 수그러든다』고 말했다.미야자와수상은 전후 일본에서는 가장 오랜 지미파관료요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갖고 있다.그런 그가 비록 지방방송국용 신년사라서 다소 입조심을 덜한 것일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도 당당하다 할까 오만하다 할만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이 없이 일본의 「힘」때문이다.칼라 힐스가 미국무역대표로 등장한 이후 환율,수입개방의 압력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1천5백억달러선에서 1천억달러이내로 개선되었고 특히 일본을 제외한 나라와는 현저한 개선이 이루어졌다.특히 한국은 원화절상화 수입개방에다 국내임금,노사관계악화로 1백억달러 가깝던 대미무역흑자가 오히려 3년만에 적자로 반전해 버렸다. ○일본총리의 호언 그러나 일본의 대미흑자는 조금도 줄지 않고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전체무역적자중 일본의 비중은 종래 30%선에서 오히려 60%선 가까이 개악되고 있다.그럼에도 미야자와수상은 대일공평무역을 공개적으로 표방한 클린턴에게 마저 좀 시끄럽겠지만 두세달 지나면 수그러든다고 장담할만큼 힘을 믿고 있는 것이다.현상만 보면 미일간의 첨단기술과 특히 첨단기술산업의 경쟁력 차이는 대단히 명료하다.반도체기억소자만해도 81년에 미국 62%,일본 34%였던 세계시장점유율이 90년에는 22%대61%로 역전된 X커브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미·일 역전 더욱 중요한 첨단기술산업에 속하는 반도체 장비만해도 79년에 미국 74%,일본 19%였던 것이 90년에 와서는 42%대49%로 역전되고 만다. 공작기계,자동차,터빈,컴퓨터,LCD,원자력 등에서 X커브현상이 벌어져 모두 미국에 비교할수 없이 낮은 수준,엄두도 내지 못할 저질의 수준에서 시작하여 까마득히 앞서간 미국을 어느덧 꼼짝없이 앞질러 버렸다.그리하여 미국을 대표하는 GM·IBM이 감원과 축소와 사상최대의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미국을 상징하는 PAN AM이 사라지고 록펠러센터와 컬럼비아사가 일본소유로 이적하였다. ○일의 미 회유작전 지금 1기가 반도체,화합물반도체,플래시메모리,컴퓨터분야에서 미일기업체간의 활발한 연구개발제휴,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IBM­동지,TI­일오,인텔­샵,APPLE­NEC,AT&T­NEC,AMD­부사통,MOTOROLA­동지등 실로 어지러울 정도로 미일첨단기술손잡기가 진행되는 듯한 인상을 준다.그러나 실은 일본측의 공동연구개발이라는 이름의 미국 회유작전이라는 해석도 있다. 첫째는 이미 연구개발에서 일본이 워낙 앞서 공동개발이라 해도 미국의 기여가 보잘것이 없어 일본이 우위를 유지할 수가 있고 둘째,설사 명실상부한 공동연구개발이라 해도 그 결과를 일본은 산업화,시장화에 성공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만일 이대로 간다면,또 이런 해석이 옳다고 한다면 이미 86년 영국·이코노미스트지가 예측한 대로 21세기 들어서는 일본이 제1층의 최고우위에 있어 그 누구와도 경제마찰을 졸업하고 경제마찰은 오히려 제2층의 백인선진국권과 제3층의 NICS중진국권간에 벌어질 것인가? 그 판단은 전적으로 일본이 기술력위에 도덕력마저 갖추느냐에 달렸다.분명한 것은 일본이 거의 무에서 오늘의 미국을 넘보는 기술력을 갖기에는 니시자와 같은 과학자가 있기 때문이다.현재 동북대학학장이며 일본의 반도체기술이 오늘에 있기까지 연구실에서의 연구업적과 연구계,산업계를 붙들어매는 지도자로서의 업적은 실로 눈부시다. ○한 과학자의 소신 맥아더사령부로부터 전기통신분야 연구금지명령을 받고도 없는 문헌자료,없는 실험기구,없는 실험재료,비새는 실험실에서 트랜지스터연구를 계속,끝내 PIN다이오드를 발명해 냈다.그 후에도 반도체레이저,편광형파이버 등을 계속 발명,일본의 반도체와 광통신분야에 불멸의 연구업적을 냈다. 그의 책을 최근에 읽다 감복할만한 대목에 접했다.그는 윤리관이나 철학을 제대로 가진 자가 올바른 인간이요,올바른 과학기술자요,동시에 올바른 인간만이 올바른 과학기술을 다룰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그래서 그는 이공계 학술서인 「가로로 쓴 책」보다는 인문,철학,종교,역사,문학등 「세로로 쓴 책」을 압도적으로 많이 읽는다고 했다.이런 「연구인생의 기본」을 지속하다 보니 졸업생의 딱딱한 연구논문만 읽어도 이사람이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무엇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고 했다.그래서 논문제출자의 직장선배에게 그 친구 이런 고민 있는것 같으니 상담을 해주라고 권고하면 얼마후 논문제출자로부터 「선생님 제 고민을어찌 알고 계십니까?」라고 전화가 오더라는 경험을 쓰고 있다. ○바른 인생관으로 그의 결론은 따라서 인생관을 갖지 못한 인간으로서는 아무리 전문적으로 훌륭한 일을 해도 쓸모없으며 인간성을 무시한 과학기술연구는 일시적으로는 훌륭한 것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벽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다.즉 「발명도 발견도 철학이다」 만일 미야자와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니시자와교수정도의 윤이관·도덕력마저 갖춘다면 일본은 세계를 제패할 것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세계를 경쟁대상으로 해서 이기려면 니시자와교수같은 분 즉 과학기술의 전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깊이로 철하면서 동시에 올바른 인생관으로 넓게 연구계와 사회를 덮는 지도자가 여럿 있어야 한다.한가지만 잘 하는 것은 한가지도 못하는 사람보다는 낫다.그러나 한가지만 잘한 것을 갖고 일생을 보장하라거나 여러 사람의 몫까지 자기 것으로 알라는 사람은 한 가지를 잘못하고 잘못한 몫만 받고 있는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이다.우리같이 일본보다 더 선진국에의 추격이급한 사정에서는 모든 깊이있는 전문가들은 동시에 사회전체,국가전체,인류전체를 지향하는 인생관·도덕력까지를 갖춘 지도자로 성장해야만 비로소 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학이냐,기술이냐,기초냐,응용이냐,자연이냐,공학이냐,대학교육이냐,산업기술이냐의 이해다툼의 공론에서 벗어나 자기 전문에서는 세계를 철하고 인생의 관리는 철학과 윤리기준에 철한 도덕적 지도자가 많이 나와야겠다.
  • 발레리나 김혜식씨(이세기의 인물탐구:9)

    ◎도약때 새의 비상 방불… “춤의 요정”/외지,“미감번득이는 탐미주의적 포즈” 격찬/세계적 명성 얻고도 자만하지 않는 노력형/포용력있는 성품… 「사치와 무관한 예수셰계」 추구 꽃잎처럼 여리고 가늘고 향기로운 느낌.한국이 낳은 세계적 발레리나 김혜식씨의 이미지다.곧고 균형잡힌 체격과 세련된 용모,예술가의 찬란한 경력과 연륜,세계적 명성에 비해 그의 어느 구석에서도 자랑과 오만,자부심의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알프스 소녀같은 순백한 표정에 말씨도 미소도 웃을때의 눈매도 부드럽다.걸음걸이도 발레리나 특유의 티를 내지않는다. 그러나 목선과 어깨선 조용히 앉아있거나 책을 읽을때 주스를 따를 때도 그에게선 어쩔수 없이 일가를 이룬 한 발레리나로서의 기품이 엿보인다. 잔잔한 리듬이 밴 발동작과 우아한 스텝은 그가 국립발레단 시절 「레 실피드」에서 보여준 「공기의 정령」,또는 몸속에 쇼팽의 선율이 흐르는 듯한 물결같은 움직임이다. 일명 「백색발레」(aballetblanc)로 불리는 「레 실피드」에서의 아라베스크와 절정을 향한 앙트리샤는 그의 많은 묘기중에서도 눈부시게 뛰어난 테크닉으로 손꼽힌다.특히 그의 도약은 그림자무게만큼이나 가벼울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곧잘 새의 비상(비상)에 비유되곤 한다. 한발로 선채 한 다리와 한팔을 마음껏 뒤로 뻗치는 앙트리샤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신문과 댄스 전문지등에서 일찍이 「미감이 번뜩이는 탐미주의적 포즈」로 호평된바 있다. 외지 보도에서 그는 언제나 「혜식(Haeshik)」으로 불리고 한국의 임성남 사사를 밝히는등 최근의 「댄스 티처나우」지(92년 1월호)는 「서울에서 온 김혜식」특집기사속에서 「잠자는 미녀」의 「오로라」,또는 「봄의 요정」에서의 「요정(Fairy)」자체로 그의 춤을 표현하고 있다. ○임성남씨에 사사 그는 무대위에서 「사랑스럽고 감미롭고 고혹적」이다.그러나 이 글을 쓴 무용 평론가 레슬리 프라이드맨은 그의 무용가로서의 이면에는 「고집이 세고 책임감이 강하고 주어진 일에 대한 확고한 판단력과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완벽주의가 도사려 있다」고 밝힌다. 이대 무용과에서 같이 무용을 공부한 미스코리아 출신 오현주씨는 「예술가적 양심과 도덕성,세계적 수준의 발레 기교와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동시에 갖추었으나 언제나 온순하고 겸손하고 관대하다」고 친구를 자랑한다. 그의 관대함과 포용력은 이번 국립발레단 새단장 내정때 이를 질투하고 항의하는 전화를 받고도 수화기를 든채로 코를 골고 잔 이야기가 잘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그의 국립발레단 새단장은 새삼스럽게 거론된 것은 아니다.3년전부터 해마다 동아무용콩쿠르 심사위원자격으로 서울에 올때마다 스승인 임성남씨의 간곡한 권유가 있었고 무용계에서도 양식있는 실력자의 출현을 당연히 환영하는 빛이었다. 「임성남씨가 은퇴하더라도 김혜식이 있으니 안심」이라는 반응이 그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너무 깊이 외국무대에 뿌리를 내린 그로서는 거미줄같은 스케줄에 얽매여서 이를 뿌리치고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지난 16년간 교수로 몸담아온 프레스노대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았다.그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농공학교수인 부군 김주익씨와의 섬세하고도 다각적인 의논끝에 「나를 키워준 고국에 대한 감사의 차원」에서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내린 입장이었다. ○유복했던 어린 시절 김혜식은 서울에서 태어났다.아버지 김응순씨(70년 작고)는 고대출신으로 오랫동안 교통부 해운국장으로 재직,비교적 건강하고 구김살없는 환경에서 명랑하게 자란 편이다.집안에 무용을 하는 사람은 없다.다만 사촌언니이며 문단의 중진인 시인 김양식씨가 김혜식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발레리나의 꿈」을 심어주었다. 성공회 유치원시절부터 춤을 추기 시작하여 이화여중때 일본에서 러시아발레를 전공하고 돌아온 임성남무용연구소에 입소,중학교 3학년때 「꽃의 왈츠」에서 군무로 명동 시공관 무대에 섰고 고3 되던해 「백조의 호수」에서 스승인 임성남씨의 파트너로 본격 무대에 데뷔,「발레 신데렐라」로 떠올라 무용계는 일찍이 김혜식 발레시대를 예고했다. 「타고난 재능보다 부족함을 메운다는 노력」을 신조로 하여 그는 밤낮없이 포즈연습에 매달렸고 하루가 멀다하고 토슈스를 해어뜨리는 딸의 춤을 그의 부친이 말없이 뒷바라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 「수정 온디누」를 보고 그때부터 막연히 마것 폰테인의 영국 로열발레 진출을 꿈꾸게 되었다. 당시 미국대사관 공보관으로 와있던 미스터 핸더슨은 김혜식의 「백조의 호수」「레 실피드」에서의 연속회전인 푸에테에 반해 뉴욕시티발레·로열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 공연 필름을 구해주었고 새들러스 웰즈의 「불새」공연에서 눈이 핑핑 돌것같은 마것 폰테인의 현란한 선회를 마치 그 자신의 운명을 응시하듯 지켜봤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드디어 그는 67년 5·16장학금을 받아 영국으로 갔고 런던의 로열발레스쿨에 입학,세계적 프린시펄인 줄리아 파론,일리아 워드 도널드 리튼을 차례로 사사,발레스쿨 수료후엔 에롤 에디슨에게서 알레그로 스텝의 보충레슨을 위해 1년간 수업을 연장했다. 그러나 시즌엎이어서 로열발레단 오디션을 놓치는 바람에 「잠자는 미녀」솔로로 니콜라스 베리오소프 감독에게 발탁되어 스위스 취리히발레단에 입단,이 사실은 국내에도 널리 보도되었었다.그는 아름다운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에 머물면서 각국에서 모여든 재능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춤출 수 있는 이상 행복하기만 했다. 그때 미국에 살고있던 동생이 그를 만나러 왔다가 「유명 발레리나의 춥고 가난한 생활」을 보고는 실망을 금치 못하자 『예술은 사치스럽다든가 풍요로운 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모든 동작이 정지까지도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우냐만이 우리의 생명』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춤출 때외엔 화장을 하지 않는다.멋진 옷을 탐내지도 않는다.유럽 구석구석을 누비는 투어중에도 이 도시에서 저도시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모든 발레리나들이 그런 것처럼 그도 겨울에 입을 스웨터나 머플러를 뜨개질 하면서 공연 틈틈이 보았던 샛별같은 발레들을 머리속에 그리곤 한다.그중에서도 유럽공연을 가진 캐나다 레그랑 발레 캐나디안의 토슈스를 신지않은 「카르미나 브라나」는 퍽이나 인상적인 무대였다. 그는 이에 자극받아 취리히 발레단과의 3년계약을 끝내고 캐나다 몬트리올 발레단에 입단,오디션에서 2백명중 1명으로 뽑혀 처음엔 세미 솔로이스트,다시 솔로이스트로 올라서 모든 공연에서 「작은 코리안의 센스있는 작품해석,유연한 기량」등의 개인평과 함께 차츰 춤의 요정으로 변신해갔다. ○공연때마다 호평받아 「나이든 모습으로는 무대에 서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30세가 되던 72년,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있었던 록 발레 「토미(Tommy)」공연에 찾아온 김주익씨와 그해 12월20일 프레스노에서 결혼,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농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주익씨는 「무용하는 와이프를 원치않아」결혼과 함께 그곳 신문들은 「프린세스 차밍과의 결혼을 위해 토슈스를 포기한 발레리나」를 대대적으로 보도해주었다.예상치못한 김혜식 발레 포기는 미국은 물론 한국무용계를 크게 놀라게한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정주부로 머물면서 뜨개질이나 하고 한밤중에 몰래 일어나 발레 필름에 넋을 빼앗기는 아내를 발견한 김주익씨는 「그는 아내이기전에 한사람의 예술가」임을 뒤늦게 깨달았다.더구나 「이 도시에 세계를 누빈 발레리나가 와있다」는 소문과 함께 결혼 3개월만에 프레스노 시립발레단이 「호두까기인형」「잠자는 미녀」공연에 초청,네 왕자와 더불어 추는 「로즈아다지오는 비길데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란 극찬등 프레스노 시립발레단 초청발레리나겸 안무자로 활약하다 77년 프레스노대 연극무용과 교수로 초빙됐다. 자녀가 없는 이들은 푸들 스카티를 아들삼아 키우면서 친구처럼 남매처럼 오로지 세상에 두사람뿐인 것처럼 누구보다 다정한 부부다. 발레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던 부군도 언제부턴가 발레전문가를 능가하는 발레이론가가 되어 어떤 외조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식으로서는 그동안 큰 좌절이나 난관은 없었다.좌절과 난관이 있기 전에 철저한 연습으로 이를 대비했기 때문이다.슬픔이 있었다면 20년 가까이 친자식처럼 키워온 스카티를 지난해 모국방문기간 동안 잃은 일이다.스카티 얘기가 나오면 언제 어디서라도 『나를 닮아서 춤을 잘추었는데,바느질 스티치같은 부우레가 얼마나 귀여웠는데』하며 소녀처럼 눈물을 글썽인다. 그러나 그런 이면에는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과 판단,완벽주의」가 도사려 오는 1월 단장취임에 앞서 지난 3주동안 발레단체의 대대적인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연스케줄이 짜져야만 2∼3시간씩 하던 연습을 하루 8시간으로 대폭 늘렸다.타성이 된 모든 잘못된 포즈나 폼은 연습을 통해서 고친다는 각오다. 이제 우리는 본격적인 김혜식 발레시대의 출범과 함께 그가 세계무대에서 호평받았던 젤롬로빈스의 「목신의 오후」,조지 발란신의 「알레그로 블리리안」그리고 토슈스 없는 「카르미나 브라나」를 국립극장 무대에서 보게될지도 모른다.그리고 그것은 그의 우상이었던 마것 폰테인의 이미지를 몸속에 간직한 꽃잎과도 깃털과도 같은,김혜식 특유의 미감이 번뜩이는 불멸의 예술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연보 ▲1942년4월 서울출생 김응순씨와 백운정여사의 3남2녀중 셋째(장녀) ▲61년 이화녀고 졸업 ▲57∼64년 임성남 무용연구소 사사 ▲63년 제1회 동아무용콩쿠르 김상 수상 ▲64년 이대 체육대 무용과 졸업 ▲64∼66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66년 5·16장학금과 동아일보 장학금 받아 도영,영국 로열발레 스쿨 수학(RADDIPLOMA) ▲67∼69년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특별연수,스위스 취리히 발레단 차석 무용수 ▲69∼72년 캐나다 몬트리올 발레단 프리마발레리나및 솔로이스트 ▲73∼77년 미캘리포니아 피그가든 댄스아카데미 안무및 지도위원 ▲72∼92년12월 미캘리포니아 주립대 프레스노대 연극무용과 교수 ▲67년 이탈리아 댄스페스티벌 초청예술가 참가 ▲68년 스위스 주네브 댄스페스티벌 초청예술가 ▲69년 캐나다 퀘백주립고교및 대학에서 발레교육과 테크닉을 위한 설기지도 ▲70년 미 자코브스 필로댄스 페스티벌 초청예술가 ▲71년 미 케네디센터 개관기념 공연 참가 ▲73∼74년 미 프레스노 시립발레단 발레리나 「잠자는 미녀」「호두까기인형」공연·안무 ▲77∼92년12월 프레스노대 포타볼댄스 투톱을 위한 안무와 초청발레리나 ▲82·86년 포타볼댄스 투톱의 일본 대만등 순회공연 ▲83년 홍콩아카데미 아트센터 발레실기지도 ▲85∼89년 센트럴 캘리포니아 발레콩쿠르 심사위원 ▲87∼89년 미국대학 발레전공 장학생 선발 콩쿠르 심사위원 ▲90∼92년 동아일보 주최 동아무용 콩쿠르 심사위원 「백조의 호수」「로미오와 줄리엣」「잠자는 미녀」「코델리아」「호두까기인형」「프린스 이글」「연」「아이다」「파우스트」「토미」「파이어버드」「미스줄리」「카르미나 브라나」「더트립」「아루키(ARUKI)」「인터플레이」「알레그로 블리리안트」「세레모니」「레 실피드」「목신의 오후」「봄의 요정」등 수십편.
  • 화가 장우성씨(이세기의 인물탐구:8)

    ◎시·서·화 도양화삼절의 노인가/인위·조작없는 「무위사상」바탕,독창적 화풍/안으로는 응축된 깊은 사유 은은하게 표출/정많은 성품.부정엔 단호… 「친일논란」때 미술계풍토 비판도 대나무처럼 곧고 차가운 죽색청한과 물빛처럼 영롱하고 푸르른 수광징벽의 한벽원.이는 월전 장우성화백의 개인미술관 이름이다. 경복궁뒤 사간동 화랑가에서 삼청공원으로 이르는 초입에 위치한 한벽원은 서울 한복판(종로구 팔판동 35)이건만 인적없는 산간에 묻힌 선비의 서숙인양 적요속에 묵향이 감도는 분위기다. 눈부시게 흰 화강암건물과 「한벽원」이란 이름만으로도 주인의 기상과 풍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나무·대나무·백매와 계수나무 사이사이로 진귀한 옛 석물·석등이 배치되고 뜰한가운데는 일중 김충현의 「한벽원용」,내부벽면은 12지신·광개토대왕 비문·석굴암 관음상에서 탁본해온 석고부조로 장식되어 미술관다운 품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바로 이곳이 월전의 모든 예술생애가 집약되고 또 앞으로 우리 한국전통미술의 올바른 맥을 보존·육성해나갈 본산이기도 하다. 아다시피 화단의 거봉인 월전은 시를 짓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서·화의 삼절로 동양화 전영역에서 유창탁발의 화업을 이뤄낸 노대가다. 그의 작품은 공자가 그림을 두고 말한 「회사후소」,즉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마음을 깨끗하게 가다듬는다는 후소정신과 인위와 조작이 없는 무위사싱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월전의 이런 선비기질은 그의 그림에서 보듯 한점의 허세나 과장이 없이 잔잔한 운율이 유운문처럼 번지고 안으로는 응축된 깊은 사유가 은은하게 표출되어 있다. 그가 즐겨 그리는 학과 백로,화훼와 산수는 모든 기교가 배제된 간결 산뜻한 선묘와 담백한 설채,특히 그만의 묵의 묘취는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기막힌 환희를 안겨준다. ○담백한 선조 일품 월광을 배경으로한 백매가지에는 방금 물오른 새싹을 틔울듯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이고 흰 눈속을 헤쳐서 꺼낸듯한 꽃의 화관은 보석처럼 눈부신 진주빛을 발한다. 마치 신운이 움직이는듯한 절제의 필치로써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과 장인기질보다는 원로의 정신미를 정밀하게 누리고 펼치는 시기라 할수있다. 1912년 임자생.80의 나이에도 그에게는 「노인」이란 단어가 무색하다. 바르고 건강한 모습에 단정하고 깎듯한 움직임,사물을 꿰뚫는듯한 예지의 눈길은 『글씨나 그림등 예술은 가장 천진한것이 극치』라는 완당의 말대로 그 청정의 눈빛을 지니고 있다.그에게선 어떤 흐트러짐이나 허술한 곳도,만모의 기색도 찾아볼수 없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선 다감하고 정이 깊고 상대방을 포용한다.단지 그것이 마음에 들지않으면 추호의 용서나 양해가 없다.늘 옳은자의 편을 들고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한다. 주말에는 골프,커피와 담배,두주불사의 애주가로 몇년전까지만해도 양주 한병을 비운 술실력이나 요즘은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 순한 청주나 곡주를 즐긴다. 집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그러나 작업실이 있는 한벽원까지 아침 9시반에 출근해서 하오2시부터 작업대 앞에 선채로 3시간에서 4시간씩 작업에 몰두한다. 내년 가을 호암아트홀이 기획한 그의 화력 60년을 총정리하는 신작준비 때문이다.이는88년 일본 세이브미술관 초대 「한국·국화의 거장 장우성전」이후 5년만의 대작전시회여서 그는 모든 정열을 이곳에 쏟고있다. 그의 화적을 새삼 더듬을 필요는 없겠지만 월전은 18세되던 해인 30년 스승인 이당의 낙청헌에 입문,초기에서 10여년은 사실적 시각에 바탕을 둔 감각적 형태의 극세극채색의 치밀한 묘사에 밀착해왔다.그러다가 해방후 서울대미대에 재직하면서 스승의 회화권에서 벗어나 전통동양화인 수묵화에 정진하여 추상이 곁들여진 힘차고 분방한 용필로 활달한 화면을 추구해나갔다. ○18세때 이당에 사사 그는 경기도 여주의 전통적 유교가문에서 2남5녀중 다섯째,부친(장수영씨)의 나이 30세에 얻은 만득자여서 부모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고 자랐다.「월전」은 어릴때부터 유난히 달을 좋아한 아들을 위해 부친이 손수 지어내린 아호다. 할아버지에게 「동몽선습」「소학」「명심보감」과 「사서삼경」을 배우고 붓글씨를 공부하면서 그림을 시작,그림공부를 위해 상경할 무렵에는 평소 위당 정인보선생과 교분이 두터웠던 부친의 배려로 위당댁에 드나들면서 조선역사를 익혔다. 이당문하에서 운보 김기창,현초 이유태와 나란히 수학한지 2년만인 32년 제11회 선전에서 부서지는 파도와 갈매기를 그린 「해병소견」으로 화단에 등단,41년에 「푸른 전복」으로 총독상,그리고 연이어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두차례 수상하고 44년 화가로서 최고의 영예인 추천작가가 되었다. 이때 그린 「푸른 전복」은 열정적으로 부채춤을 추고난후 호흡을 가다듬는 무녀의 휴식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으로 우리미술사를 말할때마다 거론되어지는 대표작중의 하나다. 범접하기 힘든 깨끗한 눈매며 전립의 영모,패영의 구슬은 이슬이 방울진듯,푸르른 구군복과 치마단까지 흘러내린 붉은 끈의 선과 색의 대비,공간을 여백으로 설정한 것등은 훗날 월전 문인화와도 일맥 상통한다. 싸늘한 겨울 날씨와 화면을 가득 채운 만월,한천을 가로지르는 기러기떼를 문인화의 무기교와 자연스럽게 절제된 묵선으로 관조한 조형어법은 「종교와도 같은 높은 이념이 함축」되어있다는 평이 뒤따르고 있다. 한치의 흔들림없이 지금도 여전히 화단의 정상을 지키는 월전으로서도 80성상을 돌아보면 흑색반점처럼 지워버리고 싶은 이야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44년 최고상을 받았을때 총독부의 요청으로 수상자를 대표하여 「답사」한것을 스승과 의논없이 했다는 이유로 수년간 이당의 미움을 받아 소원했던 일,서울대 미대교수시절 「교수자리」를 탐내는 후배의 이간으로 미대 창설동지이며 당시 학장이던 장발씨와의 긴 오해등,어지러운 세속에 휘말려야했던 곤혹과 환멸이 잊을수 없는 얼룩으로 남아있다.물론 시간이 흘러 밝은 대낮처럼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곤 하지만 꼿꼿하게 앞만보고 살아온 그에겐 자존심에 먹칠당한 슬픈 추억의 장면장면들이다. 문인사대부의 학문과 역량은 익히 알려진 바이고 그의 그림속에 실린 아름다운 시구외에도 그는 「화맥인맥」등 신문에 자주 글을 발표한 미문으로도 유명하다. ○문장력도 뛰어나 그 한예로 83년봄 한 미술계간지가 다룬 「한국미술의 일제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이란 특집기사로 인한 「친일 화가파동」때 그는 대단한 문장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같은해 4월21일자 모 두 일간지 광고를 통해 발표한 「불신과 불화를 조장하는 저의를 묻는다」는 이 성명서는 잡지에 게재한 내용을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일제36년과 해방후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미술가는 친일파이며 모든 미술작품은 일본의 식민지 잔재인양 매도하고 미술교육도 잘못되어 후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했다는 기사내용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설」임을 전제,「작고작가와 현역 미술인 대부분을 부관참시식으로 난도질」하면서 과거 민족수난의 불행했던 역사는 외면한채 「민족예술창조라는 허구에찬 궤변」으로 사회여론을 오도,「이 방약무인한 오만을 나무라기전에 그들은 일제 강점하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왔으며 소위미술평론가의 자격은 어디에서 취득했고 누가 인정했던가 묻고싶다」는 실랄한 항변과 규탄의 내용이 그것이다. 이 글을 기초한 사람이 바로 월전으로 이 사건은 화단의 경종이 되어 서로 자숙하고 침착하게 자기 성찰하는 기회로 마무리 되었다. 월전은 이처럼 깐깐하다.굳이그가 나서지 않아도 되지만 「화단의 누」라는 차원에서 가차없이 솔선하고 나섰다.그의 작업실은 그의 성품만큼이나 정갈하고 청결하여 난초의 홍자색은 싱그럽고 고고하기만 하다.호불호를 선명하게 가려 「한다」고 마음먹은 것은 일사불란하게 실천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이번 미술관도 88년 구상·계획하여 그가 몸담았던 서울대 미대와 홍대미대의 제자·화우들을 주축으로 즉시 월전미술문화재단을 설립,89년 미술관 착공,91년 3월개관 2주일전 부설 동양미술연구소 제1회 수강생 20명을 배출했다. 까다로운 성품과는 달리 각계각층과의 다양한 교분은 수화 김환기,영운 김용진,의재 허백련,소전 손재형과 친형제같은 우의를 다졌고 대한교육보험의 신용호회장과 황수영 유경채 이대원 김원용 특히 일중과의 우정은 난향과도 같다. 가족은 부인 유리정여사(73)와 1남3녀.장녀인 정란씨가 동양미술사를 전공했다.그의 만년의 예술은 「붓가는대로 그린다」는 명경지수의 염과 자연에 돌아가 자유하는 마음으로 우주를 넘나드는 광대무변의 세계를 구사하고 있다. 이제 월전화는 그의 생을 황홀하게 장식하기 위한 무르익은 화경에 접어들어 그 마지막 붓끝까지도 불후의 명작을 그리게 될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아산 현충사·정읍 충렬사 봉안 이충무공 영정,세종대왕 기념관 벽화 「집현전학사도」 낙성대봉안 강한찬장군·김경신장군·윤봉길의사·정포은선생·문익참선생·김종직선생·조식선생·정기용박사·유관순열사등 영정 제작.국회의사당 벽화 「백두산천지도(1천호)」,고려대벽화 「군려도」크리스트상화(63빌딩)제작. □연보 ▲1912년6월 경기도 이주출생 ▲30년 이당 김은호 「낙청헌」입문 ▲32’ 제11회 선전 「해병소견」입선이후 계속 출품 ▲33’ 육교 한어학원 졸업 ▲41∼44’ 「푸른 전복」등 연4회 특선·추천작가 ▲46∼61’ 서울대 미대 교수 ▲49’ 로마 국제미전 「성모와 순교복자」3부작 출품(바티칸시 수장) ▲50’ 제1회 개인전(동화백화점 미술관) ▲63’ 도미,미국무성 화랑 개인전 ▲64’ 워싱턴 스퀘어 화랑주최 국제미술제 한국대표초대출품 ▲65’ 워싱턴에 동양예술학교 설립 ▲71’ 홍대 미대 교수 ▲75’ 유럽7개국 미술계시찰 ▲80’ 현대화랑서 도불 기념전 ▲〃 프랑스 정부초대 파리세루뉘시 미술관 개인전 「홍매」「석」등 프랑스문화성소장 ▲81’ 월전화집(지식산업사간) ▲82’ 독일 쾰른 시립미술관 초대 개인전 ▲85’ 국립 현대미술관 원로작가 초대전 ▲88’ 도쿄 아트포럼에서 「한국 국화의 거장 장우성전」개최 ▲〃 동산방화랑서 개인전 ▲92’ 오늘의 작가 11인전(진화랑) 국전심사위원·운영위원역임 현 예술원회원 서울특별시 문화상·예술원상·5·16민주상 수상.
  • 암·에이즈 퇴치하고 나면(박갑천칼럼)

    「비과학적」이라는 단정(단정)만큼 비과학적인 말도 없다는 말들을 한다.사람의 지혜가 미처 미치지 못한 대목을 이르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가령,비행기가 나오기 전의 사람들은 쇠붙이가 엄청난 짐을 싣고 하늘을 난다는 말을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그렇게 비과학적일수도 있는 과학을 지나치게 믿으면서 사고의 날개를 펴기도 하는 것이 사람들이다.하지만 그게 인지(인지)의 범위 안이고 보면 스스로 변수를 내포한다고 할 것이다. 지난달 말께 일본의 과학기술정책 연구소가 향후 30년의 신기술 개발 예측조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우주·의료·에너지등 16개 분야 1천1백49 과제에 대한 것이었다.그에 의할 때 2006년에는 에이즈 치료법이 확립되고 2015년에는 암세포를 정상화시키는 치료가 일반화한다는 것이다.그 결과로서의 「건강한 미래」를 내다보고도 있다. 오늘의 사람들은 인류가 암과 에이즈만 물리치고 나면 질병의 공포에서는 해방될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과연 그런 것일까.그렇다면 암과 에이즈만 놓고 생각해보자.에이즈가 문제화한 것은 얼마 되지 않고 그 이전에는 암만이 문제였다.그러다가 에이즈가 가세한 것인데 최근에는 또 다른 별종 에이즈가 발견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기까지 하다.질병은 계속 「탄생」하고 있지 않은가.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인류에게 공포를 안겼던 질병들을 잠깐 되돌아보면­14세기의 나병,15세기의 파상풍·페스트,16세기의 매독,17∼18세기의 티푸스·두창(두창),19세기의 성홍열·결핵 따위이다.물론 이러한 질병들을 극복했다곤 해도 아주 스러진 건 아니다.우리나라 전염병 예방법 2조에 그 대부분이 들어있을 정도로.그러나 주목해야 할점은 시대의 흐름 따라 새로운 질병들이 위세를 떨쳐온다는 사실이다.암도 고대 이집트·그리스 시대에 이미 알려져 히포크라테스 저서에 카르키노스라는 이름으로 나온다.그때는 성하지 못했던 질환이 20세기 들어 고개를 쳐든 것은 생활양식·식생활 등의 변천과 관련된다고 말하여 지는 터이다. 그렇다 할때 암·에이즈 퇴치이후에도 새로운 공포의 질환은 나타날 수 있다.아니,어쩌면 더 가공스런 것일지 모른다.의약과 질병은 상승작용을 하면서 차츰 표독스러워져 오는 게 아닌가.암유발의 원인이 된다는 전자파병이 언제 더 심각한 것으로 변모할 것인지 알수 없다.파괴 돼가고 있는 남극 오존층이 어떤 옰을 내릴지를 누가 알랴.무엇보다도 섭리(섭이)의 영위 앞에 오만해져 있는 인류의 모든 행태는 스스로 공포의 질환을 잉태하고 있다고도 할 일이다. 『…생장(생장)하는 것이 있고 생장하는 것을 생장하게 하는 것이 있다.형체를 지닌 것이 있고 형체 지닌 것을 형체 지니도록 하는 것이 있다.…』(열자:천서편).감관(감관)에 와닿지 않는 그 「힘」을 두려워할줄 알아야겠다.
  • 앞으로 257일(93대전엑스포 소식)

    ◎“건설현장 보자” 10만명 방문/러·오만·파나마 참가통보… 94개국으로/휘장사업 78개사 1백61개품목 참여 ◎…러시아가 92번째로 대전엑스포 참가를 공식통보해 온데이어 오만과 파나마도 공식통보해와 대전엑스포 참가국은 모두 94개국으로 늘어났다. 스미르노프 러시아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7일 오명대전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만나 공식참가 서한을 전달했다. 스미르노프회장과 오위원장은 러시아의 대전엑스포 참가를 계기로 양국간 경제교류가 보다 실질적으로 확대되고 경제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했다. ○양국경협 발전 기대 ◎…대전엑스포 조직위는 엑스포93 휘장사업에 78개사 1백61개 품목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반도패션 진로등 8개사 12개 품목이 공식후원자로,삼화식품 일양약품등 24개사 32개 품목이 공식공급자로,한국도자기 백양등 45개사 1백25개 품목이 공식상품화권자로 각각 참여키로 했다. 공식후원자는 EXPO측에 일정액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박람회장내의 시설물에 대한 우선 영업권이 주어지고 상품광고에 EXPO 엠블렘을 사용할 수 있다. 또 공식공급자는 자사에서 만든 제품등 물자를 지원하며 공식상품화권자는 마스코트등 기념품을 제작할 권리를 갖는다. ○외국인은 2천5백명 ◎…현재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대전엑스포 건설현장을 찾은 방문객이 10만명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달 12일 10만명째로 엑스포회장을 찾은 주인공은 경남 밀양군 산내면 남명국민학교 5학년 홍애정양(11)으로 손종석 조직위 사무총장으로부터 입체 꿈돌이 모형등 기념품을 받았다. 대전엑스포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주로 국내·외언론인,수학여행단,단체관광객,공무원 등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2천5백21명으로 집계됐다. ○해외교포 유치힘써 ◎…조직위는 해외동포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교포밀집지역에 집중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강현 엑스포 운영국장을 단장으로 한 미주지역 교포 유치단은 지난 8일부터 23일까지 미국 LA,시카고,뉴욕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돌며 엑스포 홍보전시회 관광설명회를 개최하고 엑스포 자원봉사자와 시범컴파니언 모집에 교포들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교포유치단은 앞으로 구주,중국등의 교포밀집지역도 순방할 계획이다. ○단지내 2학교 건설 ○…대전엑스포 아파트단지안에 행사후 입주하는 주민들의 자녀를 위해 36학급 규모의 전민국민학교와 24학급 규모의 전민중학교가 세워진다. 대전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착공한 전민국민학교는 학년당 6학급씩 36학급 규모로 27억원을 들여 1만3천1백84㎡의 부지위에 보통교실 36실,과학실,음악실 등 특별교실 3실,시청각실,보건위생실,교원휴게실등 총 45실을 지을 계획이다. 또 전민중은 학년당 8학급씩 24학급 규모로 19억원을 들여 총 41실을 짓는다. 이들 학교는 각 교실별로 난방이 완비된 초현대식 건물과 쾌적한 환경으로 꾸며지며 내년 12월31일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 연극배우 전무송씨(이세기의 인물탐구)

    ◎긴 갱도 헤치듯 살아온 무대인생 30년/파란·곡절·절망속에서 뼈깎는 변신 시도/몸에 밴 「햄릿형」서 탈출… 본능적 연기 발산/“인생은 걷고 있는 그림자… 주어진 시간·무대서 서성일 뿐” 하나의 공연에서 성공적인 연기자를 발견하면 뉴욕타임스의 공연평론가 잭 앤더슨은 『어둡고 탁한 브로드웨이 하늘에 오늘밤 별이 떴다』고 말하고 브룩스 애트킨즈는 『폭죽을 터뜨린듯 눈부시다』는 표현을 즐겨 쓴다. 60년초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학생들의 「햄릿」공연을 본 극작가 차범석씨는 『드라마센터 무대는 괜찮은 배우를 품고 있다.이제 곧 연극계에 새로운 별이 탄생될 것 같다』고 예고했다. 그후 20년이 지난 82년 극단 산울림이 연극 「쥬라기의 사람들」을 대한민국연극제 무대에 올렸을때 연극평론가 정진수씨는 『신연극 70년을 통틀어 걸출한 수작』임을 못박고 『주인공 「만석」은 인간의 표리부동과 배반,진실의 모순 속에서 정의가 얼마나 외로운가를 피가 뚝뚝 흐르는 절규로 보여주었다.그의 연기는 범용한 우리 연극계에 폭죽처럼 찬란하게 피어올랐다』고 호평했다. 드라마센터 무대가 품고 있는 「별」과 「쥬라기의 사람들」의 「만석」은 바로 연극배우 전무송이다. ○데뷔때부터 능력 인정 그리고 전무송은 드라마센터가 배출한 수많은 연기자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부상되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밤하늘의 폭죽처럼 찬연하기까지는 순풍에 돛단듯 그렇게 순조로운 항해를 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파란과 곡절,절망의 나락을 수없이 넘나들었으나 지난 세월을 망각한채 성공한 오늘에 안주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전무송은 그렇지 않다. 이미 60년대부터 연극무대의 주역으로 각광받아 그는 우울한 햄릿과 세일즈맨인 윌리 로먼의 연기로 각박한 현실에서 무기력하게 파멸되고 함몰되는 패배주의자,음습한 도시 뒷골목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이방인의 모습속에 노스탤지어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단지 새뮤얼 베케트의 블라디미르나 헤롤드 핀터의 스탠리,테네시 윌리엄즈의 브리크를 분장하지만 그는 언제나 햄릿형 배우를 면치못하는듯 했다. 그는 배우의 생명인 혁신적인 연기변신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벽에 부딪쳐 자질부족이라는 자책을 스스로에게 제기했고 햄릿과 윌리로부터 도망치려고 때때로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줄도 모르고 사람들은 그의 연기를 「끌과 망치로 다듬어진 대리석」이라 평했다.그만큼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리듬이 배어있지 않다는 의미도 될것이다. 결코 오지않는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처럼,그리고 블라디미르가 기다림을 멈추지않듯 그의 연기세계의 앞날은 농무속의 안개꽃처럼 불투명하기만 했다. 그는 대사 한마디짜리 역할로 첫 무대에 올랐다. 재학생 발표무대에 올린 유치진작·오사양 연출의 「소」가 그것이다. 『우리집 타작은 낼 모레니까 그때 들러 술이나 한잔 하세』 무대를 가로질러 이 한마디를 하고 들어오는데 연출자가 다짜고짜 따귀를 올려붙였다. 그건 술취한 걸음걸이가 아니라 깡패의 건들거림이라 했다.그날 진눈개비가 내렸다.인천행 기차를 타기위해 서울역까지 걸어내려오면서 그는 허공에 대고 『오사량,두고보자』고 소리쳤다.두빰위로 눈물과 진눈개비가 범벅이 되어 흘러내렸다고 그는 곧잘 그날을 회상하곤한다. ○대사 한마디에 뺨맞고 전무송은 인천에서 가난한 어부 집안의 7남매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인천공고 3학년때 대학진학을 포기하면서 신포동 동방극장에 들락거렸고 서울에 왔다가 우연히 관람한 김동원의 「햄릿」을 보고 막연히 햄릿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모의 도움으로 서울예전 전신인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에 입학,유치진 오사양 이해랑 이진순 이원경씨등 기라성같은 연극대가들의 연기지도를 받았으나 기본단계인 대사외우기와 작품몰입 템포부터가 너무 어눌하고 뒤늦다는 것이 교수들의 지적이었다. 어둠속에 잠긴 원형무대를 응시하면서 그는 인생의 진로를 잘못 선택했다는 참담한 후회에 허우적거렸다. 이후 그는 동랑레파토리극단창단과 함께 드라마센터내의 골방에 기숙하면서 자신의 약점들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갔다. 「마의태자」「춘향전」「나운규」와 「햄릿」으로서 전무송이 등장한 무대는 살아있다,무한한 가능성이 보이는연기자 등의 평을 받아냈고 그의 앞길에 청신호가 반짝거리는듯 했으나 인생역전은 예측 불허였다. 극단창단 6년만인 70년 유치진 2세이며 미트린티대·예일대에서 교육을 받은 유덕형이 새로운 연출자로 부임하게 된다는 뉴스였다. 모름지기 동낭의 간판배우로서 당대 대연출가들의 인정을 받고있는 전무송으로서는 자만심과 야심,오만이 넘쳐있었는지도 모른다. 연극 본고장인 뉴욕에서 본격적인 연극체험을 했다는 이 촉망받는 신성에게 그는 자신을 과시하고 싶기도 했다. 유덕형의 귀국기념 무대는 헤롤드 핀터의 「생일파티」였다. 대본을 읽는 과정에서 연출자는 「느낌이 없다」「사극조(사극조)다」하는 식으로 그에게 주역을 주지 않았다.「언더스터디」를 하라고 했다. 「언더스터디」가 무슨 소린지 몰랐던 전무송은 주인공인 스탠리의 상대역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은 한낱 「대역」에 불과했다. 동낭의 간판배우에게 대역이라니­.「연기에 대한 접근방법이 너무 경직되어 작품을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연극을 전체적으로 보지않고 자기역에만 깊이 빠지는데다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든다」「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무대의 조화를 깬다」는 것이 연출자가 배역을 정한 이유였다. 전무송은 고요하고 다감하고 부드러운 반면 술만 마시면 그의 주사는 소위 「울분」을 터뜨리는 식이었다. 더구나 갓 결혼한 부인 이기순씨는 남대문시장에서 옷장사,아기의 우유 살 돈,쌀 살 돈이 없어 그는 갓난아기를 연습장에 데리고 다니는 형편이었다. ○혹독한 가난에 시달려 그는 눈에 보이는 것 없이 날뛰었다. 유치진씨가 그를 불렀다. 『연기자는 취한 모습으로 연기할 수 없다.정결한 생활없이는 연기를 위한 시선과 접촉·언어·동작을 무대에서 구사할 수 없다』고 엄히 나무랐다. 다음해 앙코르 공연에서 신구의 TV출연으로 주인공 스탠리가 돌아왔으나 처음엔 「사극조」라고 못박아 사기를 죽이더니 유덕형이 이번엔 「리처드 버튼을 흉내내지 말라」고 힐난했다. 『넌 백날 해도 리처드 버튼은 쫓아가지 못한다.네속에 있는 네것을 끄집어내라.연기생활 10년이면 제대로 무대에 설수 있는데 왜 남의 것을 쫓는데 급급하고 있는가』 유덕형의 이 말한마디가 그에게 잠재돼 있던 영감과 본능의 연기를 끌어낸듯 그는 비로소 눈앞을 가리웠던 두꺼운 커튼이 활짝 열리는 것 같았다. 이리저리 곤두박질치며 그는 이렇게 성장했다. 「생일파티」는 템포빠른 극진행과 눈부시게 현란한 조명,록뮤직 불꽃튀는 화합의 무대로 번역극일망정 『우리 연극사에 전례없는 자극제가 되었다』는 평과 함께 연극계의 화제가 됐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혹독한 가난 속에서 그의 부인은 회사의 경리일,그때도 6개월에 한번씩 삭월세 방을 찾아 창동에서 쌍문동 문래동 다시 인천에 내려갔다가 서울로 올라와 개봉동에서만 여섯차례나 이사를 다녔다. 그때까지 그는 극단 성좌,국립극단,동랑레파토리 극단에서 여전히 세일즈맨 윌리역을 해냈고 그는 인생의 비바람에 시달릴대로 시달린,피로하고 허약한 윌리 로먼이 영락없이 자신의 모습처럼 착각되었다. 그런 그에게 윌리를 벗어날 수 있는 운명적인 기회가 다가왔다.영화 「만다라」출연이었다. 어지러운 속세를 등진 채 인간적 욕망과 갈등과 싸우는 젊은 지산의 영혼은 방황하는 윌리라는 다른 또하나의 자신의 분신이었다. 짐짓 불경스러운 몸짓과 땡추임을 자초하는 그 찐득하고도 냉소적인 체취는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연기의 환희이기도 했다. ○만다라서 연기폭 넓혀 그는 「생일파티」에서 튼 본능의 연기를 이 작품에서 마음껏 펼쳐 나갔다.그가 설 무대는 광활하고 그의 역할은 얼마든지 다양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수 있었다. 그는 결국 「쥬라기의 사람들」의 「만석」처럼 좁고 길고 어두운 갱도를 나와 그때부터 눈부신 햇살속에 서있게 되었다. 아기를 맡길데가 없어 연습장에 안고 다니던 딸아이 현아는 동대 연극과에 재학중이고 아들 진우(고2)도 연극을 하고싶어 한다. 그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윌리 로먼도,오지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도 더이상은 아니다. 아침햇살에 사라지는 별빛,밤하늘의 폭죽같은 순간적인 아름다움도 아닐 것이다. ­인생은 다만 걷고있는 그림자,주어진 시간과 무대에 서성이다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초라한 배우에 불과할뿐­. 다만 예술세계에서는 어떤 우둔도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그는 책임질 줄 아는 위치인 것이다. □연보 ▲1941년 인천 출생.전경식씨와 원복희씨의 3남4녀중 장남 축현국민교­인천중­인천공고졸업 ▲64년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현서울예전)졸업 ▲64∼74년 동랑 레파토리극단 단원 ▲75∼79년 국립극단 단원 ▲83년 극단 집현 창단 ▲현재 극단 ‘산울림’ 단원 ·64년 데뷔무대 유치진작,연출 「춘향전」을 비롯,「나운규」「마의태자」「햄릿」「수치」「태」「하멸태자」「대이인」「생일파티」「잉여부부」「돈주앙」「베케트」「쇠뜨기놀이」「초분」「고도를 기다리며」「세일즈맨의 죽음」「루브(Luv)」「뜨거운 양철지붕의 고양이」「쥬라기의 사람들」「징비록」「손탁호텔」「뜨거운바다」(일본스가고헤이작 연출)「시즈위벤지는 죽었다」 「맨발로 공원을」「파우스트」등 1백여편. ·영화 「만다라」 대종상,백상연극상,대한민국연극제 남자연기상,연극평론가협회상등 수상
  • 비디오시장(외언내언)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비디오테이프제작및 유통실태조사」자료는 좀 곰곰이 들여다 볼만한 내용을 갖고 있다.조사대상 8개업체의 91년 매출액이 8백73억원.이중 외국비디오에 대한 판권료가 4백5억원.판권료의 총액보다 그 지급률 46·4%라는 것이 무엇보다 난처한 문제이다. 어느 업종에서도 저작권로열티가 10%를 넘지는 않는다.비디오만 이렇게 되는것은 우리끼리의 수입과당경쟁에 연유한다.그나마 괜찮은 수준의 작품을 이렇게 사다 본다면 얼마쯤 참을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비싸게 주는 것일수록 꼭 봐야할 이유가 없는 폭력물이거나 외설물 들이다.대단한 낭비라고 할수 있다. 이렇게 비싸게 사왔으므로 또 편수늘리기라는 비이가 생긴다.1백50분정도의 작품은 당연히 테이프 1권에 담아야 하는데 1백20분짜리까지도 2권1조로 만들어 판다.10편이 넘는 만화영화들은 또 40분짜리로 만들어낸다.대여시장의 규모는 91년 기준으로 6천억원대.이중 5분의 1쯤은 이런 방법에 의한 부당폭리라고 봐야 한다. 시장이 이렇게 되니까 미비디오 메이저들의 판권횡포도 커지게 마련이다.한국현지법인을 만들어 직배에 나섰을뿐 아니라,이제는 가격인상까지 마음대로 시도한다. 최근엔 비디오숍에 구입의사조사를 선행해서 수요가 적은 것은 아예 만들지 않는 방법도 쓰고 있다.좋은 비디오를 보자는 시민운동이 있으나 이 운동도 이제는 할일이 없어질 수 있다.우리에게서는 지금 수요가 적은 것이 곧 좋은 비디오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VTR보급대수는 5백만대에 이른다.개인용 안방극장이 5백만개 생겨났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이 극장들이 지금 별것 아닌 작품을 비싸게 사다가 더 비싸게 파는 폭리와 횡포의 문화온상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정신차릴 일이 한둘이 아니다.
  • 미국은 하나(외언내언)

    부시 미행정부가 대EC(구주공동체)무역보복조치를 발표하던 날,논평을 요구받은 클린턴대통령당선자는 『우리는 한명의 대통령만을 두고 있을뿐이다』라고 답변했다.자신이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1월20일까지는 부시현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하고 그의 정책을 지지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의 정책보좌관도 『우리는 12년을 기다렸다.하물며 2개월을 못기다리겠느냐』는 여유를 보였다.클린턴 진영은 부시행정부가 70여일간의 잔여 임기중 내리는 주요 국사결정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그래서 신정부가 정식출범하기 이전엔 어떠한 정책개입도 자제할것으로 보인다. 시선을 우리한테로 돌려보자.대통령당선자가 결정되기는 커녕 선거일조차 공고되지 않았는데도 우리 대권주자들은 정부가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경부고속전철,영종도신공항 건설등 주요 국책사업의 연기를 주장하기가 일쑤다.클린턴과는 너무 대조적이다.우리 정치문화의 미숙때문일까,노후보들의 오만때문일까. 변화의 기수를 자처한 젊은 클린턴은 부시와 다른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부시는 1주일전만해도 클린턴이 자신의 애견인 밀리보다 외교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 비판을 퍼부었다.그러나 지금 두사람은 한 목소리로 세계를 향해 『미국의 정권 이양기를 악용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외정책에 관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클린턴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부시의 관장하에 있다는것을 분명히 했다.그는 이라크·이란·중국을 겨냥한듯한 메시지를 통해 워싱턴이 권력이양기를 맞아 지도력 상실을 빚고 있다는 오판을 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경고했다.우방국들에 대해선 마찰을 빚을수 있는 비우호적 행위를 삼가도록 당부했다. 클린턴의 발언은 정권교체후에도 미국의 기본적인 국가이익은 불변임을 천명하는 것이다.대내적으론 몰라도 대외적으론 부시의 레임 덕 현상을 극소화시킬 것이다.
  • “하늘이 언제 말을 하더냐”(박갑천칼럼)

    단풍 소식이 남하하면서 비가 흩뿌리더니 지는 나뭇잎들.아침 산책길에 거치는 활엽수림 아래로도 후북히 낙엽이 쌓여간다.발자국 뗄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소리.그 소리가 예와 다르랴마는 그 소리를 듣는 감회는 연륜 따라 달라진다 할 것이다. 사람들은 낙엽에 감상을 싣는다.인생과 똑같이 비유됨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봄에 딴딴한 외각을 뚫고 솟아나는 새 생명은 바로 인생의 탄생.연초록빛 눈엽은 유년기이며 엽록소 왕성한 여름은 청장년기이다.그러고서 맞는 조락의 계절은 노년기.나목의 겨울은 암울한 죽음이다.그래서 낙엽은 둔감한 사람에게도 문득 처연한 심경을 안겨주는 것.하물며 시인에 있어서이겠는가. 『하나둘 구르는/낙엽을 따라/흘러갈 내 영혼의 머언 길이여』하고 읊는 우리 멋의 시인 조지훈.프랑스의 문인 르미 구르몽도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면서 슬퍼한다.낙엽귀근이라 했던가.썩어서 내 뿌리를 걸우려 했건만 그도 못하게 심술꾸러기 바람이 불어 멀찌감치 날려 버린다.낙엽은 그래서 한번 더 슬퍼진다. 낙엽은 잠시 눈을 감아본다.따가운 햇볕속에 싱그러웠던 젊은날.암수꾀꼬리가 위아래로 날면서 희롱하는 광경은 그림이었지.매끄러운 울음소리로 숲의 영광을 찬미했어.시끄럽기는 했지만 노상 친구가 되어 주었던 매미들.다 어디로 갔는가.그리고 바람 따라 굴리는 이 신세.조상해줄 풀벌레울음도 없는 것인가. 어느 날 공자가 자공이 듣는 앞에서 『나는 이제 말을 하지 말았으면(말이 없고자)한다』(모욕무언)고 혼잣말을 했다.제자가 되받았다.『선생님께서 말씀을 않으신다면 저희가 무엇을 어떻게 배운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말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한다.『하늘이 언제 말을 하더냐(천하언재).사시가 제대로 운행되고 온갖것들이 다 생겨나지만 하늘이 어디 말을 하더냐』하늘뜻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고 하는 가르침이었을까. 그렇다.하늘은 말을 한 일이 없다.그러면서 누만년 누억년을 두고 똑같은 일을 어김없이 싫증내본 일 없이 되풀이해 온다.봄의 맹아와 가을의 낙엽도 그 섭리의 영위.주기가 다를뿐 인생의 생사와도 같아보인다.잎이 진 나무줄기에서 내년 봄 다시 똑같은 잎이 돋듯이 이승을 살다간 인생에게도 「내년봄」은 있는 것 아닐지.다만 낙엽이 그 줄기를 못보듯 사람도 영혼의 줄기를 보지 못한다. 낙엽 타는 연기에서 진한 커피 향기가 난다고 한 사람은 이효석이었던가.하지만 오늘의 낙엽 타는 연기에서는 공해에 찌든 냄새가 난다.하늘이 말을 않는다 하여 인간들은 하늘에 대해 너무 오만해져 간다 싶다.
  • 원주 교회방화사건을 보고…/정진홍 서울대교수 종교학

    ◎종교에 대한 상식갖추기 절실/성직자·신도 모두가 맹신의 사슬 벗어야 어제 원주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은 한마디로 기막힌 일이다.그야말로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의 벌어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건은 사람들에게 「드디어」라든가 「마침내」라고 하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을 적중시킨 것이기도 하다.이에 이르면 그 사건은 분노스럽기보다 아예 슬프기 짝이 없는 일이다.예방이 가능한 일인 줄 알면서 뻔히 당한 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회한이 스미기 때문이다. 우리네 종교가 어딘지 삐걱거리고 이상하게 뒤틀리면서 위태 위태하다고 여기지기 시작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런 조짐은 60년대 후반부터 이미 태동하고 있었던 터였다.「섰다하면 교회」라고 하는 놀람과 질시와 불가사의가 시민들의 의식에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신도 수의 급팽장에 이르러 종교가 거대한 사회세력으로 자리잡았지만 그래도 시민들은 그 종교에 대한 기대를 그에 대한 불안보다 귀하게 여겨왔다.암울한 정치적 겨울의 한 복판에서 그래도 종교의 발언이 한 가닥 출구를 가리키는 빛처럼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 때문에 들뜬 탓일까.종교는 이상스럽게 오만해지기 시작했다.어떤 행동,어떤 주장도 거룩한 이름으로 정당화하면서 분명히 반종교적이고 비종교적일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마구 벌어졌다.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사회체제에 편입되어 함몰되면서 상업주의의 제반 원칙이 그대로 종교에 의해 수행되고 종파간·교회간의 집단 이기주의는 팽창만을 위해 경쟁원칙에만 성실했다.사랑이라는 이름의 저주가 횡행하고,신에의 봉헌이라는 이름의 몰상식과 파렴치가 덕목으로 기려지고,반지성적 독선이 정의의 이름으로 선포되고,환상적인 자기몰입이 신앙으로 승인됐다. 이같은 흐름의 거대한 여울에서,개인의 실존적 정황과 그 고뇌의 현실은 오직 자기 종교,그것도 제도화된 실체로서의 교회나 사원의 이익을 위해 충동에 의하여 간과되고,사회나 역사에 대한 아픈 참회마저 그 조심스러운 인식이나 실천의 지혜로움을 소박한 선언으로 차단해버리고 말았다. 마침내 오대양 사건이나 시한부 종말론에 이르러 그 여울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급기야 어제의 사건을 저지르는데까지 펼쳐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종교가 주장하는 이른바 그 진리의 참됨이 소멸되거나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그래서도 안되고,그럴 수도 없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판이 벌어지는 것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은 오늘 우리 종교계를 이끄는 그 지도자들,곧 성직자들에게 있다.도대체 신앙이라는 것을 어떤 것이라고 가르쳤기에 그 지경이 되었는가.어떻게 이끌고 보살폈기에 그 착하디 착한 신도들을 그처럼 무섭게 온갖 것 다 버리고 가정도,생업도 다 팽개친 채 맹목적인 광기에 자기를 내던지게 한 것일까? 물론 원주의 사건은 분명하게 범인이 있다.방화하고 살생한 그 범인이 저지른 사고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그렇게 말하고 끝난다면 도대체 그것은 「종교적」이지 않은 태도다.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뼈저리게 참회하고 책임져야할 것은 성직자들이다.이 사건이 난 그 종파만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종교의 성직자들이 그 책임을 통감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와 아울러 단단히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오늘을 사는 시민들 누구나,종교에 대한 보다 진지한 관심을 가지는 일이 그것이다.종교가 하나가 아니고 여럿인 종교다원 사회에서,종교적 가치가 여러 가치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세속사회에서,이제는 종교도 알아보고 살피고 선택할 줄 아는,그리고 종교적 신앙이란 것이 얼마나 쉽게 광기를 수반하는 것인지도 조심스럽게 헤아릴 줄 아는,그러면서 귀하게 자기 신앙으로 받아들이거나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파악할 줄 아는,종교에 대한 상식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그러지 않으면 이런 비극의 잠재성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종교문화에 대한 이해,우리는 차제에 그러한 주제를 범사회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 김일성부자 연구 왜 필요한가(사설)

    최근들어 북한의 언론들이 과거 「김일성주석」에 못잖게 「김정일주의」라는 신어를 유난히 빈도높게 인용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이로 미루어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일체제 구축및 정립과 관련하여 「중대한 변화」가 끝났음을 알수 있다.보다 구체적인 상황은 정확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나 이른바 세습체제 권력이양은 완결됐다는 것이 내외의 분석이다. 이럴즈음 이른바 「김정일의 북한」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그들 관변으로부터 흘러나와 주목되고 있다.유엔총회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북한외교부장 김영남이 뉴욕주재 언론인들 특히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회견에서 현재 북한 정부및 당의 모든 실권이 사실상 김정일에게 이양됐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그에 따르면 「김정일비서」가 당 국가 정치 외교 군대 경제 문화분야의 모든 사업을 한몸에 지니고 「영도」하고 있다는 것이다.「김정일의 북한」이 정립됐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 주석 김일성은 아직 건재하다.극히 최근까지도 우리측 방북여성대표들을 만난 사진이 발표됐고 여러자료를 종합하면 언론보도의 빈도역시 아직은 큰 변화가 없다. 사실 김일성의 실체와 하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깊은 연구와 분석이 축적돼 있다.역사의 긴 안목에서 한 전형적인 독재적인물에 대한 정의의 필요성때문이다.그럴수록 그에대한 검토는 정확해야할 것이다.현재 서울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한 「신고 김일성자서전 연구」의 큰 의미도 여기서 찾아진다고 할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 그 김일성이 세습으로서 권력을 물려준 김정일에 대한 연구도 더 철저해져야겠다는 것이다.김정일은 지난해말 전격적으로 북한군 최고사령관이 되었다.그리고 얼마전에 원수칭호를 부여받았을때 세계는 그 세습권력의 이양이 완결됐다고 판단했었다.북한 내부로부터 전해지는 모든 자료와 분위기 또한 실제로 그러했다. 따라서 이번 김영남으로부터 확인된 사실은 북한 정권의 향배및 그들 개방·개혁의 과제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북한 세습권력의 완전이양이 지금으로서는 새삼스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왜냐하면 그것은 그들의 수십년간에 걸친 치밀한 체제유지의 방법이었고 그들식 사회주의 고수의 방편이었으며 사상 이념적으로는 주민을 규제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다만 우리가 주목코자 하는 것은 한반도문제 접근과 관련한 「김정일 북한」의 변모여부인 것이다. 김정일은 아직도 「북한을 노동자 낙원으로 만든 향도역으로 신격화되고 있으나 외부세계와는 접촉을 일체 단절하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뉴스위크지)로 묘사되고 있다.더구나 그가 외신들의 눈에 비친대로『아첨꾼에 둘러싸여 양주와 양담배를 즐기는 오만하고 고립적인 인물』이라면 북한으로서는 물론 한반도 전체로서도 그이상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는 것이다.그럴수록 김정일을 철저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사람됨을 알아보는 일이 모든 일의 시작이다.대화를 하려면 상대를 알아야 한다.김일성·김정일부자를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 제12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대상 오서운작 「사각의 소우주」

    ◎우수상 김미영씨 「껍질속의 기」/특선/서상원씨 「환상속으로」 등 5명/장려상/안병옥씨 「작품92­8」 등 5명/20일부터 서울갤러리서 전시 서울신문사 주최 제12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최고 대상(상금 3백만원)은 「사각의 소우주」를 출품한 오서운씨(26·서울 노원구 상계동 벽산APT 109동 818호)가,우수상은 김미영씨(24·서울 강서구 화곡4동 488의30)의 작품 「껍질속의 기」가 차지했다.그리고 특선은 ▲서상원씨(27·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APT 607동 403호)의 「환상속으로」 ▲이헌정씨(26·인천시 동구 송현동 동부APT 3동 13 02호)의 「부담스러운 경기」 ▲임진호씨(42·인천시 남구 학익2동 신동아APT 1동 901호)의 「도화Ⅱ」 ▲유성희씨(23·서울 성동구 응봉동 대림APT 2동 603호)의 「푸른 단상」 ▲정자은씨(35·서울 도봉구 미아4동 7의28)의 「무제」로 각각 결정됐다.그밖에 장려상으로는 ▲강종숙의 「탄생」 ▲민홍동의 「기법92」 ▲신은영의 「구성」 ▲안병옥의 「작품92­8」 ▲정재진의 「층의 기억­B」를 뽑는 한편,입선작 64점을 선정했다. 상금은 대상 3백만원,우수상 2백만원,특선 1백만원,장려상 50만원.입상및 입선작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입선자명단◁ △김영실 「산빛물든 노래」 △임육선 「이브의 눈물」 △김혜정 「가을­Ⅰ」 △정대연 「뼈­단면적구조」 △이재숙 「망오존인­Ⅰ」 △나현희 「기억속의 추억」 △정미숙 「하나됨을 위하여」 △김수형 「회귀」 △유태근 「위기의 자연」 △최동욱(2점)「92산」「92선」 △한영석「형­Ⅳ」 △조창경「따스한 당신의 품」 △김선현 「만남」 △이화수 「가을이야기」 △박선순(2점)「우리는…」「일상」 △황도영(2점)「우리들의 이야기」「기억으로부터」 △오성석 「우상의 형상」 △최남길 「생의 찬가」 △허윤정 「가을이야기」 △윤상종 「빛과 땅」 △김미규 「싹」 △조성자 「시인의 마음」 △김미향 「꽃병」 △김은희 「서울타워」 △조영국 「구도자」 △조무현 「선율」 △여운미 「하나된 이유」 △권령복 「결합92­Ⅰ」 △이강심 「리듬Ⅱ」△나종순 「작업Ⅰ」 △김미연 「태초에…」 △이은정 「수명」△장유미 「무의 기다림」 △이연희 「상감무늬접시」 △곽로훈 「가을이미지」 △민경영(2점)「생의 기원」「되물림」 △임미강 「변주곡」 △진장현 「토기장이가 흙덩어리로」 △조기악 「태동」 △오순민 「담담」 △강승우 「조명등(야의)」 △최승주 「부」 △김은진 「삶 19 92」 △손창귀 「그믐밤」 △이선미 「삶의 형태」 △이홍근 「축성Ⅱ」 △강흥순 「산­이미지」 △이만재 「진달래꽃」△김용순 「두시간동안 기다렸다.그날 나는 그녀를」 △안해옥 「구성­92」 △최병만 「Cupofthecup」 △신미영 「굴레­92 02」 △권오만 「유동」 △변은미 「1+1=1」 △조일묵 「장군」 △한대웅 「환상속의 그대」 △서병호 「바람」 △안병진 「새벽녘」 △최기진 「문」 △정미정 「율­활원」 ◎뽑고나서/“개성·독창성 빼어난 작품위주로 선정/대상후보작 3점 놓고 수차례 협의거듭”/권순형 심사위원장 서울대 미대교수 오늘의 도예세계는 동서를 막론하고 자국의 문화척도를 가늠하듯이새로운 조형의식 속에서 소재와 기법을 달리하면서 독창적인 실험작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예도 역시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이 해마다 보여주듯 의욕넘치고 개성이 강한 독창성을 표출하고 있다.그러나 작품내용에서는 각자가 모색하고 있는 방향에 있어서 몹시 고심한 의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결정적으로 자신의 확고한 작품에 대한 의도가 설정되지 못한 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작품경향은 편중된 오브제의 작품이 많이 출품되었다.이점에 있어서는 기능상의 문제와 미적 조형성을 보다 넓게 시야를 돌려 특유의 멋과 기능에 맞게 연출하는 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공모의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예년보다는 성숙된 정교도와 처리과정이 보여지는 작품이 많이 보였으며 제한된 입선수에 의하여 입선치 못한 아쉬운 작품들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소견은 대체로 입상권의 작품은 개성이 있으면서 독창적인 작품으로 수준이상의 수작으로 인정하였고 대상선발에 있어서는 3점을 놓고 의견차이로 수차에 걸친 협의끝에 대상에 오서운작「사각의 소우주」와 우수상에 김미영작 「껍질속의 기」를 선정하였다.이 두 작품은 형태의 구상에 있어서 흙이라는 소재로 이루어 놓을 수 있는 최대한의 이점을 살려 대범하게 또는 섬세하게 면의 처리와 형태상의 흐름을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또한 소성에서도 유약과 화도처리가 심오한 색을 내면서 그 작품의 격조를 높여주고 있다. 각자의 작품세계는 항상 내면적인 작가의 의도와 여러번의 시도에 의하여 도자로서의 온화하고 정겨운 멋과 강한 표현의 의지가 깃들어야 하겠으며 오랜 세월을 두고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 부산택시 노조 파업돌입 결의

    【부산=이기철기자】 전국택시노동조합 부산시지역 택시노조(위원장 권오만·41)가 26일 92개 각 사업장별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노조원 1만4천9백54명가운데 88.2%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 부산택시노조는 완전월급제를 요구하며 사업자측과 그동안 8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지난 9일 부산지방노동청에 쟁의발생신고를 냈었다. 한편 부산택시운송사업자조합(이사장 강규)는 지난 24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직권중재를 요청함에 따라 오는 10월9일까지 냉각기간을 갖게된다.
  • 오만대사 장승옥씨/엘살바도르 홍장희씨

    정부는 19일 주오만대사에 장승옥 외무부본부대사(오른쪽),주엘살바도르대사에 홍장희 주스페인공사를 각각 임명했다. ◇장대사 ▲서울·51세 ▲연세대 정외과졸 ▲주인도네시아공사 ▲주유엔대표부공사 ▲주미공사 ◇홍대사 ▲충북 충주·52세 ▲외대 서반아어과졸 ▲주스페인 1등서기관 ▲미주총괄과장 ▲남미과장 ▲주콜롬비아 참사관 ▲주아르헨티나 참사관▲미주국 심의관
  • 외언내언

    지난 8일저녁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이색적인 모임 하나가 있었다.전중화민국대사관의 공보담당 조의홍참사관과 요욱광·왕경화비서관의 송별연이었다.30여명의 언론인들이 마련한 자리.국교단절로 떠나는 외교관 송별연인데 이상할게 무어냐면 할말은 없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많은것을 생각케한 그런 모임이었다.◆언론인들이 외교관환송회를 해준다는것부터가 예사로울수가 없는것.누가 시킨것도 아니다.몇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이 큰호응을 얻어 자연스럽게 성사된것.웬만해선 모으기도 힘든 언론인들이 그것도 적잖은 회비까지 부담하면서 30명이나 모인것을 보면서 본인들도 놀랐다.◆어느나라 대사관사람이 떠나면서 이런 대접을 받을수 있을까 싶다.물론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이 「중화민국」초청으로 대만을 방문했거나 취재여행에서 편의를 받아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러나 그래도 그렇다.미국이나 일본·유럽등 선진국에서도 한국기자들을 많이 초청하지만 돌아와서는 반미·반일적인 언행을 일삼는 사람이 적지않다.◆단순히 은혜를 입고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만은 아닌 무언가 훈훈한 인간적인 유대를 만든 그 무엇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일단 인연을 맺은 사람은 절대로 놓지지 않는것이 그들 외교의 특징인지도 모르겠다.10년 20년을 두고 기회있을 때마다 연락을 취하고 인사도 차리며 친분을 두터이하는 노력을 꾸준히 끈질기게 계속한것도 사실이다.그들만큼 인간관리를 철저히 잘하는 외교관은 아마없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대만의 「중화민국」이 오늘 누리고 있는 번영과 자신감이 그냥 된것이 아니란 생각을 새삼 실감케한 모임이었다.여행사직원을 출입금지시킨 일본대사관,새벽부터 줄서기를 시키는 미국대사관의 오만도 생각해 본다.현지인 직원이 되는대로의 차림으로 국기를 내리는 모습이 세계에 보도된 대만주재 우리대사관 외교관들은 어떤 대접을 받고왔는지 궁금해지게도한 모임이었다.
  • 대이라크 주권침해 논의할듯/비동맹정상회담

    【자카르타 로이터 연합】 말레이시아는 비동맹정상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미국 영국 프랑스등 걸프전 서방동맹국들이 이라크 남부지역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에 『힘을 앞세운 미국의 오만』을 규탄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인도네시아 외무부의 한 관리는 이 문제가 1일 개막되는 비동맹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더불어 살기 위해서(사설)

    장애인올림픽 선수단이 28일과 29일에 출발했다.같은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지만,온국민의 관심속에 화려하게 출진했던 하계올림픽에 비하면 가는지 오는지 별로 관심도 못받으며 떠나는 그들이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그들이 다지는 승리의 결의가 대견하여 마음으로부터 빛나는 성과를 기대한다. 바르셀로나에서 9월3일부터 열리는 이 대회에 우리는 10개종목 65명의 선수를 출전시키고 있다.이 규모는 지난 88 장애자올림픽때에 비하면 25%수준밖에 안된다고 한다.세계 94개국에서 3천9백여명이 참가할 이 대회에서의 우리 목표는 10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다소 무리한 기대이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우리의 장애자 동기간들이 불굴의 투지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오리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나 이 대회에의 출전은 금메달이나 입상순위보다는 참가하는데 더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출전선수 모두가 힘껏 뛰어 삶의 탄력을 회복하고 다시 태어나는 기쁨을 가지고 귀국하기를 빈다.떠나기도 전부터 국민의 무심함 때문에 적지않이 노여움을 겪은 일이 우리는 미안하고 부끄럽다.부디 선전하여 그런 마음도 극복하기를 빈다. 사람이란 의외로 단견해서,성하고 불행을 모를 때에는 불행에 대해 오만하고 겸허하지 못하게 마련이다.온갖 시련을 겪어가며 자기 앞의 삶을 수용해온 장애인은 그런 뜻에서 성한 사람들보다 숭고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다.더구나 불굴의 의지로 올림픽경기를 대비하며 훈련해온 출전선수들은,모두가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그런 장애인의 삶은 성한 사람들을 일깨우고 각성하게 한다. 지난 88년 하계올림픽을 사상 유례없이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는 잇따라 장애자 올림픽도 썩 훌륭하게 치렀다.그 관심과 능력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랐지만 오늘의 현상은 그렇게는 되지 않은 것같다.우리가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88대회때 우리는 매우 진귀한 경험을 한 바가 있었다.당시의 하계올림픽이,구소련 동구권으로 이뤄진 이른바 사회주의 국가들에 의해 메달을 석권당한 것에 비해 장애자 올림픽은 그 역현장을 빚었다.미국 캐나다 영국등 장애자 복지정책이 잘되어있는서방선진국들이 장애자스포츠의 강국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목격했었다.국가가 얼마나 장애자에게 공을 들이는가의 척도가 그것으로 드러났던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 대회가 정식대회로 출범한 60년이후 제3회 대회인 68년 이스라엘부터 참가하여 첫해에는 메달없이 29개국중 23위를 기록하고 7회대회까지는 20위권만을 맴돌아왔다.그러다가 제8회였던 서울대회 유치를 계기로 종합 7위로 뛰어오르는 계기를 만들었다.이것이 이어지고 못하고가 판가름나는 것이 금번의 바르셀로나대회다.잘사는 사회란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며 고르게 사는 사회다.장애자처럼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불행을 안고 사는 이웃이 불행하지 않도록 더불어사는 사회를 말한다.장애자에게 무심한 편인 우리는 슬기롭게 더불어사는 이웃이라고 할수 없다.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름다운 승리의 드라마를 많이 가지고 돌아오도록 간절히 빈다.
  • 서구국 딜레마 「이라크 제재」(해외사설)

    서방국들의 대이라크 군사공격 임박설이 최근 강도 높게 거론되고 있다.군사력을 동원한 이라크제재의 불가피성은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유엔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정부의 교묘한 방해활동과 이라크남부 회교반대파인 시아파교도에 대한 테러,사담 후세인의 끈질긴 쿠웨이트 영유권 발언등이 문제가 되기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영유권 주장은 중동전 휴전협정을 무시하는 발언인만큼 재공격을 가해서라도 따끔한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실 쿠웨이트해방전쟁이 끝난 직후부터 바그다드 정부가 보여준 오만한 태도로 인해 이라크를 다시 제재해야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전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직후 부시 미국대통령은 다음번 선거에서 승리를 굳힌 것이나 다름없이 생각되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인 클린턴후보가 인기를 얻어 최근 여론조사에선 부시보다 훨씬 앞서있다. 선거전략가들은 반년전만 해도 부시대통령이 중동전 성과에 힘입어 어느 후보도 넘겨다 보지 못할 만큼 유권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고지를 확보했었다는 점에서 부시가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강력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미국 유권자들의 불만은 최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육전에 대응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우유부단한 태도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서방국들은 발칸지역에 군사력동원이 효과적이냐를 둘러싸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백악관측은 국제문제에 있어 미국의 강경대응이 부시의 인기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서방국들이 이라크에 대해 종전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그렇다고 당장 군사력을 동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부시대통령이 지금 이라크와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유권자들은 이를 부시의 확고한 신념에서 나온 행동이라기보다 선거를 겨냥한 인기술책으로 받아들여 그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으로서는 이라크가 공격을 받게 된다면 그가미국선거의 속죄양으로 선택돼 아랍세계를 대신해서 희생자가 됐다는 점을 부각,선전전서 또다시 승리자가 될 것이다.
  • 양국수교 의미와 전망/특별대담

    ◎한·중 「최고의 경협파트너」로 급부상/한국 기술·중국 인력 보완형태 바람직/“이념보다 실익… 북한도 거역 못할것”/대만관계 악화가 「옥의 티」… 설득 노력 했어야 동북아 지역의 지각변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역사적인 한·중수교시대가 열렸다.한국과 중국의 국교정상화는 한·중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뿐아니라 구소련과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에 이어 동북아에도 탈냉전의 본류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중국문제전문가인 박두복교수(외교안보연구원)와 국제정치전문가인 강성학교수(고려대)의 대담을 통해 한·중수교의 의미,한·중 양국간 교류·협력증대와 남북한 관계및 통일에 미칠 영향,그리고 동북아질서 재편전망등에 대해 알아 본다. □대담 강성학 고려대 교수 박두복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박두복교수=6공정부가 지난 88년이후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종착역은 남북한 통일입니다.즉 구소련을 비롯한 동구국가와의 관계정상화는 통일로 가기위한 수단일 뿐입니다.따라서 한·중수교는 통일을 이루기 위한 여건을 충분히 성숙시켰다고 할수 있습니다. ▲강성학교수=한·중수교의 의미는 동북아 중심국가간의 관계정상화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작년 남북한의 유엔가입 당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비토권을 행사하지 않았을때부터 양국은 사실상 관계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할수 있습니다.그렇다면 하필 왜 이시기에 수교가 이뤄졌는지를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오는 9월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것은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의 존재를 부각시켜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적 역할을 견제할수 있기 때문이지요. ▲박교수=그렇습니다.한·중 수교의 여건은 이미 충분히 성숙되었으나 시간과 절차만 남아 있었던 셈입니다.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고립을 우려해 시기를 선뜻 잡지 못했습니다.그러나 중국이 이제 수교하기로 한 것은 중국 외교정책의 현실화를 반영하면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야 할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대만의 실질외교전략과 성과에 자극받아 그들의 통일정책논리와 대한반도정책을 차별화시킨 것입니다.또 연말의 한국과 미국의 정치일정도 고려,지금이 수교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고 생각한 것같습니다.즉 북방정책을 추진해온 6공정부와 수교교섭이 바람직하며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경우 새로이 수교교섭을 벌여야 한다는 위험부담과 자칫 수교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같습니다. ▲강교수=중국은 사실 북한의 경제난 타개에 별다른 도움을 줄수 없는 실정입니다.따라서 북한이 미·일과의 수교교섭을 통해 도움을 기대할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중수교로 북한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이제 미국과 수교를 맺는 일이며 이는 결국 북한이 핵문제에 얼마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느냐에 귀착됩니다.미국이 걸프전 이후 이라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북한이 어떠한 압력을 받을 것인지가 명확해집니다.북한은 앞으로 우리를 비롯,미·일과의 관계에서 경제협력에 가장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입니다.또 핵문제도 멀지않아 반드시 해결될수 밖에 없으리라 보입니다. ○대만외교에 자극 ▲박교수=미국의 대북한 자세가 변화되지 않는한 일본의 대북한자세도 결코 변화될수 없다는 점이 중요합니다.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일과 북한간 관계가 변화되지 않는다고 한국과의 수교를 마냥 늦출 경우 한·중관계가 답보상태에 머무를수 밖에 없다고 여긴 것같습니다.이같은 정체상태를 탈피하기 위해 수교라는 충격요법이 필요했을 것입니다.한·중관계의 변화없이 북한과 미·일과의 관계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강교수=한·중 국교정상화로 교차승인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정세안정에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지만 남북한 통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중국은 한국과의 수교와 관련,북한을 사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한·미관계가 유지되는한 중·북한관계도 불변임을 명백히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교수=북한의 대내정책과 대외정책은 불가분의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습니다.남북관계는 경직시킨채 대외정책에만 융통성을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북한은 최근 남방정책이라고들 하는 전방위외교정책을 펴고 있습니다.중국과 북한은 교차승인을 이룬다는 합의하에 정책의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번 수교를 계기로 북한은 남한과의 공존및 협력관계로 정책을 급선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북한의 정책 우선순위가 체제유지에 있으며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남한과 공존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강교수=북한의 핵문제라는 걸림돌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미·일과 북한의 수교가 한·중보다 먼저 이뤄졌을 수도 있습니다.한·중수교를 계기로 남북한을 비롯한 6개국의 상호관계가 아연 활기를 띨 것입니다.그러는 가운데 이면적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진영의 대결이 아니고 국가간 쌍무적인 정치·경제적 경쟁시대에 돌입할 것입니다.이런 치열한 경쟁속에서 우리는 일본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수정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일본은 최근 평화유지법안 통과로 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열었듯이 매우 오만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또 그들은 경제력을 내세워 유엔의 상임이사국이 되려고 질주하고 있습니다.중국이 핵보유국라는 점에서 일본보다 강하다는 인상을 줄수도 있지만 국제정치의 영향력이 핵무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북한 변화 불가피” ▲박교수=동북아 정세에서 이제 중국의 정치적 역할이 확대될 것임은 분명합니다.그동안 중국은 탈이데올로기가 기조를 이루면서도 동북아정세의 최대 변수인 한반도에 대해서만은 이데올로기를 탈피하지 못해 왔으며 그것이 바로 중국이 강대국으로서의 정치적 역할을 못해온 결정적 이유입니다. 이제 중국은 한반도에도 탈이데올로기 정책을 폄으로써 행동반경을 확대시킬수 있게 됐으며 정치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는 일본을 적절히 견제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교수=적절한 힘의 균형이야말로 동북아 평화 구축의 첩경이지요.만일 균형유지에 실패한다면 우리나 중국은 19세기말에 경험했던 역사의 객체로 전락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얻고자하는 경제적 목표는 고도의 기술이 아닌 그들의 풍부한 인력을 활용할수 있는 중간기술입니다.우리가 중국에 기술을 이전해주면 경쟁자를 키워주는 결과를 낳을수도 있습니다.그렇다고 기술이전등에 다소 폐쇄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수교에 따른 상호 협력이 정체국면을 맞을수도 있으며 이것이 우리의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대일본 입장 수정을 ▲박교수=수교로 인해 양국간 교역규모나 인적교류는 확대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양국은 경협에 대해 상호 이상적인 보완관계로 갈 것입니다.중국이 지금은 연해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내륙의 자원개발단계로 돌입하면 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로서는 더좋은 파트너가 될수 있지요. 그런데 한·중수교가 대만에는 「뼈아픈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대만과의 관계는 외교적 이해 이외에 역사적인 유대관계가 있습니다.대만과의 단교는 그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상당한차질을 주고 집권 국민당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사전 통보의 형식보다는 수교 결정과정에서 그들의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강교수=대만이 분노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들 하지만 대만이 그런다고 얻을 것은 없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합니다.한국과 대만 양국관계가 실질면에서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같지는 않습니다.
  • 외언내언

    『일제의 군국주의에 피해와 고통을 당하기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각국도 마찬가지다.그래도 한국만큼 극렬한 반일감정은 나타내지 않는다.그렇게 증오·비난·경계하지도 않는다.이미 47년전의 일 아닌가.주요우방국이며 덕도 보고 있으면서 말이다.이해를 못하겠다』일본인들이 가끔 사석에서 하는 말이다.◆또 이런 말도 한다.『오늘의 일본이 정말 군국주의·제국주의 하리라 생각하는가.한국인도 본심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일본은 민주선진국이다.평화헌법도 갖고있다.세계에서 가장 예의바르고 친절한 국민이기도 하다.일제는 과거의 잘못이며 우리는 그것을 반성하고있다.과거만 갖고 우리를 평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우리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다.한일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공존·공영해나가는것이 양국은 물론 아시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생각한다.하면서도 오늘의 일본 하는짓 보면 그만 지난날의 일제를 상기하고 마는것을 어쩌겠는가.군비증강·파병법제정·핵무장준비에 평화헌법까지 버릴 기세며 또 오만한 경제세도는 어떤가.◆풍족하고 평화로울때 사람은 본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흔히 말한다.구일본군의 정신대만행폭로에 이은 인육식과 독가스전 보도를 우리는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포로를 가축처럼 잡아먹고 민간인까지를 독가스전 실험과 훈련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보도다.급하면 못할짓 없다지만 그래도 사람이 어떻게 그리 잔인해질 수 있단 말인가.몸서리를 치게된다.◆불과 47년전의 일본인 모습이다.지금은 부유하고 여유있어 상냥하고 친절하며 평화를 사랑하는지 모른다.다시 급하고 어려워지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본 아닌가.식민지종주국시절의 그 무서웠던 일본인모습을 잊지못하는 우리다.8·15의 이 아침,우리에게 있어 일본·일본인은 무엇이며 누구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지않을수 없게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