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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교과서 왜곡 본때 보여라”

    정부가 8일 일본 정부에 35개 항목의 역사교과서 왜곡 재수정 요구안을 전달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학계,시민들은“늦게나마 구체적으로 수정을 요구한 것은 환영하지만 이를 어떻게 관철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태평양전쟁피해보상추진협의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일본 교과서 바로잡기운동본부’는 “35개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수정안을 지지한다”면서 “요구안이 최대한 수용될 수 있도록 시민운동 차원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양미강(梁美康·여)총무는 “특정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수정 요구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평화와 인권 의식을 토대로 일본의 역사 인식과 역사교육 과정을 교정할 장기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독도수호대 김점구(金點九)사무국장은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일본문화 개방 연기 등 외교·문화적 분야에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의 역사교육에 대한 반성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서울대 국사학과 권태억(權泰檍)교수는 “역사 관련 단체들이 지난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는데도 정부와 언론이 뒤늦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학계도 일본 역사학계와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의식을 바로잡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청담고 박진동(朴振東·36·국사)교사는 “일본을비판하기에 앞서 점수 따기 위주의 우리 역사교육에 대한진지한 반성과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정부와 학계,시민사회가 합심해 한·일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는 구체적 계획과 재원을 마련해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한양대 이수정(李守禎·22·여·중문과 3년)씨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는 근본적으로일본의 오만과 우리 정부의 눈치보기 외교가 빚어낸 작품”이라면서 “정부와 국민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 강력히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부 이정화(李柾和·57·관악구 신림2동)씨는 “세계의평화와 화해·협력의 흐름을 거짓 역사로 왜곡하려는 일본에 대해 동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한데 모아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성공회대 교직원 송영일(宋永一·31)씨는 “일제 강점기에 동아시아 각국에서 일어난 종군위안부나 민간인 학살 등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할 때 피해 국가와 일본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전영우 박록삼 류길상기자 anselmus@
  • 美 ‘국제 왕따’ 전락

    초강대국으로 국제경찰을 자임하던 미국이 국제사회로부터소외되고 있다. 지난 3일 유엔 인권위원회 위원국 자격을 상실,자존심을구긴 미국이 같은날 국제마약감시기구에서도 밀려났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미국은 자국 출신인 허버트 오쿤(70)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부위원장의 3기 연임을 위해 활발히 선거운동을 펼쳤으나 3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비밀투표에서 탈락했다고 외신들이 7일 보도했다. 각국 대표 13명으로 구성된 INCB는 ‘마약오용 및 불법거래에 관한 유엔협약’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산하기구로 미국은 그간 이 기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위상실추에 대해 지구온난화 방지협정이탈 결정과 미사일방어(MD) 계획 추진 등 일련의 움직임에대해 유럽 동맹국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인권위원회 투표에서와 마찬가지로 INCB 위원선거에서도 똘똘 뭉친 가운데 프랑스와오스트리아,네덜란드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벌여 오쿤 전대사를밀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처음에는 유엔 주재 미 대사가 4개월 가량 공석으로 남아있어 로비활동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최근에는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극히 유감스럽다.그곳에서 뭔가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의 고립에 대한 위기감을나타냈다.그는 또 “우리의 행동방법 등과 관련된 문제가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도 유엔에 가장 많은 돈을 내고 있는 미국이 이런 지경까지 몰린 데에는 회원국들의 분노를 살만한 충분한근거가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잭 매트록 전 러시아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의 오만에 대한 큰 분노감이 형성돼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기준을 정하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를 해왔으나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제국을 건설하고 세계의 경찰이 되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미국의 행동변화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몇몇 신문들도 유엔에서의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자성론을 제기하며 이 때문에 유엔과의 관계가 악화돼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이총리 내일 중동 순방 출국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6일부터 17일까지 12일간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연합(UAE),오만 등 중동지역 4개국을 순방한다고 총리실이 4일 공식 발표했다. 이 총리는 순방기간 중 방문국 국가원수 등 유력 인사 예방 및 주요 경제계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반도 및 중동문제를 비롯,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와 건설·플랜트분야의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 등 공동관심사와 우호증진방안 등을 논의,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계획이다.이 총리는 특히 우리 기업들의 수출증진과 대규모 국책사업 수주를 적극 지원하는 세일즈 외교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는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이희범(李熙範)산업자원 ·조우현(曺宇鉉) 건설교통차관 등 정부관계자들과 오영교(吳盈敎)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 경제인들이 수행한다. 한종태기자 jthan@
  • ‘부시의 오만함’ 反美 자극

    미국의 유엔인권위원회 탈락은 “놀라운 결과”라는 것이외교가의 공통된 목소리이다. 초일류 강대국으로 ‘인권보안관’을 자처해 온 미국은 3일(현지시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실시된 유엔 인권위원회 선거에서참패,체면을 구겼다. 미국은 1947년 인권위 창설 이후 이사국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이외에도 매년 ‘연례 인권보고서’를발표,북한이나 중국 등을 우회적으로 압박해왔다. 이번 탈락은 미국이 자초했다고 보는 여론이 많다.우선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나타난 미국의 오만이다.미국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강행하고 교토기후변화협약에 반대했다.최근 미국의 행보가그동안 숨어 있던 반미 감정에 활로를 열어줬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미국의 ‘잘못된 믿음’이다.미국은 지금까지 우방의 지지표만 모아도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올해도 그랬다.미국은 투표 2∼3일 전에야 표를 점검하다 경제사회이사회 다른 이사국들의 표가 이미 다른 나라에 대한 지지 약속에 묶여있는 것을 알고 뒤늦게 선거운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표결은 상대방에 대한 표를 약속하고 표를 확보하는 ‘상호교환지지’ 방식으로 이뤄져뒤늦은 선거활동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 탈락 전에도 미국은 인권위원회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지난달 18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에서미국은 중국에 대한 인권비난 결의안을 상정하려 했으나중국의 강력한 로비에 밀려 실패했다.당시도 제3세계가 적극적으로 중국을 지지했다. 여기에 이번 인권위 탈락까지 겹쳐 미 의회내의 ‘반(反)UN’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미국은 UN 분담금 8억2,600만달러를 아직 지불하지 않은 상태고 여기에는 미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어쨌든 미국이 없는 인권위는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한 서방외교관은 “최강국이 참여해야만 인권위가 큰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좋지 않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고이즈미의 일본/ (하)경제 회생될까

    ‘고이즈미 정권’의 새 경제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666조엔에 이르는 국가부채,늘어만 가는 은행들의 불량채권,곤두박질치는 주가와 환율 등 중병에 걸린 일본경제는지난 10년간 경제 대국 일본의 발목을 잡았을 뿐 아니라세계경제 침체의 큰 원인이었다. 재무상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경제 재정상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금융상 야나기자와 하쿠오(柳澤伯夫) 등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경제각료 면면이 알려진 26일 도쿄 니케이 주식시장은 3개월만의 최고치를 갱신했다.시장은 고이즈미호(號)경제팀의 일본 경제회생에 전망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고이즈미의 경제정책 기조는 ‘구조개혁 없이는 경기회복도 없다’는 것.‘선(先)개혁,후(後)경기부양’책으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정권으로이어진 ‘경기 자극형’정책과는 다른 각도다. 그는 금융·산업을 재생하고 구조개혁을 발판으로 경기를 부양하며 규제완화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심지어 “1∼2년 마이너스 성장을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신규 국채 발행은 연간 30조엔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방침.고통이 따르더라도 국가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회복시켜 놓는 것이 경제회생의 길이며장기적 목표 아래선 대량실업 사태 등 부작용도 최소화만하면 성공이라는 입장이다. 해외 언론들도 고이즈미의 경제팀이 일단은 개혁성을 담보한 진용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유임된 야나기자와 금융상의 경우 부실채권에 허덕이는 일본 은행의 구조개혁을 과감히 추진해온 인물이다.98년부터 금융재건위(FRC)위원장으로 금융 위기를 진두지휘했으며 7개 은행을 국유화시킨 주인공. 다케나가 경제재정 IT담당상은 게이오대 교수출신으로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주창자다.특히 정보 기술업계의 경쟁력을 위해 니폰텔레콤(NTT)해체 등을 강력히 주장해왔다.일본 정부에서 대학교수가 경제각료로 임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전문가들은 고이즈미정권이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실시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는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의 이우광 연구원은 “은행부실 채권처리등의 문제는 고이즈미의 대표적인 공약사항일 뿐더러 미국과 IMF 등의 압력도 있어 빠른 시일내 금융재생을 시도할것”보인다며 구조개혁에서 비롯된 대량 실업사태 등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라면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은 어느정도 걷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고이즈미의 추진력 한계,그리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당장 고통으로 다가갈 이같은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오는 28일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서방선진 7개국(G7)경제장관및 중앙은행장회의에서 시오카와 재무상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수정기자 crystal@. * 日각료 “여성파워”…전후 최대규모. 일본 정치권에 ‘여성 파워’바람이 거세다. 일본 사상 첫 여성 외상 자리에 오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를 비롯,문부과학상,후생상,국토교통상,환경상 등고이즈미 내각 주요 포스트에 여성 5명이 포진했다.전후최대 규모.각료급 및 각료 17자리 중30%를 차지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파격적 인사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 일본사회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파워가 급신장한반증이라는 분석이다. 국회와 내각,선출직 지방자치단체 수장 등 일본 정치세계는 남성 지배적인 사회였다.지난 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연립정권 시절 3개 각료직을 여성이 차지했을 때도 ‘여성파워’운운하며 떠들썩했다. 일본 여성계는 지난해 6월 총선에서 여성 후보가 14.4%나 출마,35명이 당선(7.3%)된 것을 계기로 일본 정치권의 실질적인 여성 파워가 형성됐다고 본다.현재 중의원 480명가운데 36명,참의원 252명 가운데 43명이 여성이다.중·참의원 전체 732명의 중 79명.10% 정도를 차지한다. 정당의 경우 특히 여성리더들의 활약이 눈부시다.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은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보수당의 당수.사민당 역시 여성인 도이 다카코 의원이 당수를 맡고 있다.사민당의 경우 소속 19명 의원가운데 10명이 여성의원이다. 지난해 2월엔 오사카(大阪)부의 오타 후사에(太田房江)지사가 첫 여성지사로 당선됐고 이어 시오타니 요시코(潮谷義子) 구마모토(熊本)현 지사,도모토 아키코(堂本曉子)지바(千葉)현 지사가 속속 탄생했다.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 총리의 딸인 다나카 마키코 외상을 비롯,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 총리의 딸인 유코(優子)등 여성 세습 정치인들도 한몫하고 있다.사상 최연소 의원기록도 지난해 6월 총선에서 당선된 하라 요코(25)가 세웠다. 김수정기자
  • 눈뜨고 볼수 없는 해외스타 횡포

    라틴팝 스타 리키 마틴이 내한공연차 서울에 도착한 지난24일 오후.그의 한국내 홍보를 맡은 음반사 소니코리아측은 부랴부랴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다음날 정오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하기 위해서였다.“(가수가)피곤해서 도저히 기자회견장에 나갈 수 없다고 한다”는 게 이유였다.소니코리아측은 “지난해 내한공연 때 손상된 (리키 마틴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려고 어렵게 주선한 자리였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그의 2박3일 체류일정에 한국음반사가 들인 경비는 3,000만원가량.리키 마틴은 지난해 10월 내한때 매끄럽지 못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을 크게샀었다. “해외스타들의 ‘매너’가 수준 이하다” 요즘 공연계 안팎에서 이런 볼멘소리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최근 해외아티스트들의 ‘횡포’사례가 리키 마틴 말고도 여럿 있는 탓이다. 지난달 인기그룹 ‘마이클 런스 투 록’은 서울공연을 느닷없이 취소했다.“10월로 공연을 연기했지만 성사될 지는 미지수”라는 게 공연을 주선한 EMI측의 해명이다.취소이유는 더욱 아리송하다.“투어공연을 하기로 한 동남아 몇개국 중 하나가 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그룹 ‘보이즈 투 멘’이 왔을 때도 마찬가지.한 멤버는 허리부상을 이유로 아예 입국도 하지 않은데다 반주테이프에 맞춰 공연하다 관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기획사가 입장료를 돌려주는 웃지못할 결과를 빚었다. 주가높은 아티스트일수록 ‘까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메일로 후식메뉴까지 주문하는가 하면,식중독 예방주사를 맞는 극성을 떨기도 한다.지난해 내한한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과일쥬스 농축액의 농도와 생수의 상표까지 지정했다. 외국인 스타의 꼴불견은 클래식계도 뒤지지 않는다.독창회를 위해 입국한 세계적 소프라노 제시 노먼은 지난 26일기자회견에서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흑인 성악가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느냐”는 첫 질문이 껄끄러웠는지 노먼은 각종 질문에 단답식으로 간단하게 대답해 기자들의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는 방한 일정을 묻자 “28일 공연이 끝나면 30일 일본으로 떠난다”고 했고,공연장인 예술의전당에 대해아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이런 모습은 1회공연에 1억3,000여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프로의 자세는 아니라는게 공연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내한공연한 캐슬린 배틀의 안하무인도 입방아에 올랐다.오만함과 기행(奇行)으로 악명 높은 그녀는 호텔방 배정 등에서 트집을 잡았다.리허설 취재도 방송사 1곳에만 허용했다.그나마 “이 장면을 찍어라,이장면은 안되니 카메라를 치워라”는 등 끊임없이 간섭했다.그러나공연의 질은 실망스런 수준이었다는게 관객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이같이 해외스타들이 수억원의 몸값만 챙기고 무성의한행태만을 되풀이하는 데 대해 “기획사들의 무분별한 스타 유치경쟁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공연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허윤주 황수정기자 rara@
  • [사설] ‘신문고시’때리기 속셈

    족벌언론과 한나라당이 매일처럼 ‘신문고시’를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족벌언론이나 한나라당이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의 신문고시 부활을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마당에,이들이 신문고시를 한목소리로공격하는 것은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문제는 공격 메커니즘의 졸렬성이다. 족벌언론이 자사 이익을 위해 신문고시를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보도하면,한나라당은 족벌언론의 왜곡된 논리를 그대로 받아 정부를 공격하고,족벌언론은 다시 한나라당의주장을 대서특필한다.악의적인 왜곡의 확대재생산이라고나 할 것인가.근거없는 주장도 자꾸 되풀이되다 보면 일정한 사회적 설득력을 얻게 된다는 게 언론학자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거대 발행부수를 지닌 족벌언론들이 왜곡된 주장을 확대재생산하게 되면 사회에 미치는 그 폐해는 엄청나다. 따라서 국민들은 족벌언론과 한나라당이 신문고시를 때리고 있는 속셈을 꿰뚫어 봐야 한다. 족벌언론들이 신문고시를 공격하는 것은 역대 독재정권시절 권언유착을 통해 축적한 거대자본을 무기로 광고·판매시장에서 오늘날 누리고 있는 독과점적 지위를 지키기위해서다.한마디로 말해,정치권력을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된 상황에서 족벌언론들은 우리 사회를 마음대로좌우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들은 이미 ‘언론권력’인 것이다. 한나라당이 족벌언론을 감싸고 드는 이유는 새삼 설명할필요도 없다.한나라당은 역대 독재정권의 집권여당에 그뿌리를 두고 있다.한나라당 핵심 구성원들 가운데 일부 재야 출신들을 제외하면,그 엄혹했던 독재정권 때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한 사람이 몇사람이나 되는가.한나라당이 족벌언론들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은,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거대 발행부수를 지닌 이들 족벌언론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다.이게 바로 족벌언론과 한나라당이 한목소리로 신문고시를 때리는 속셈이다. 그들의 얄팍한 속셈이 드러났다며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이들의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민주언론을 열망하는 국민들이라면,정부가 혹시 이들의 압력에 밀려 후퇴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감시해야 한다.
  • [사설] 방자한 ‘자위대 파병’ 발상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잇달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주장하고 나와 우리 국민들을 자극하고 있다.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정조회장은 14일 요미우리신문과 회견에서 “주한 미군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한반도에 자위대를 파병해야한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후보 아소 다로(麻生太朗) 경제재정담당상도 같은 날 산케이신문과 회견에서 “현행 헌법 9조 2항에 ‘육·해·공 자위대를 둔다’는 문장을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집단적 자위권의 적극적 행사를주장했다. 우리는 자민당 총재 후보 네사람이 최근 역사왜곡 교과서검정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데 이어 집단적 자위권을 거론하고 나오는 저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일본 우익세력이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헌법과 자위대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현행 일본 헌법은 군대보유와 전쟁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따라서 자위대는 선제공격이나 전쟁목적에 동원될 수 없다.1999년에 체결된 미·일 신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에 따르더라도 자위대의 임무는 미군 활동의후방지원이나 자국민 구출에 국한돼 있다. 가메이 정조회장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 턱이 없다.그럼에도 그는 ‘한반도 자위대 파병’을 직접 거론하고 나왔다. 지난 2월 자민당 실세인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이“동맹국 미국이 무력공격을 받으면 일본도 자위대를 보내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한걸음더 나아간 것이다.한반도를 자위대의 작전범위 안에 일방적으로 포함시키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한반도가누구 땅인데 파병을 들먹이는가.일본 우파 정객들의 오만방자한 발상에 모욕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정부는 일본의군국주의 발흥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지난날 한국과 중국 등을 침략한 전범국(戰犯國) 일본은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평화애호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력을 믿고 다시 군국주의로 치닫는 것은 중국과의 대결을 불러오게 되어 주변 국가들은 물론 일본 자신에게도재앙이 될 수 있다.일본의 양심세력은 이점을 분명히 명심하기바란다.
  • [김삼웅 칼럼] 한반도주변을 배회하는 먹구름

    신냉전의 먹구름이 한반도 주변을 배회한다.동해에서 불어오는 왜풍과 대륙에서 밀려오는 황사는 어제오늘의 일이아니지만 요즘 ‘해양성저기압’과 ‘대륙성고기압’이 갈수록 짙어진다. 우리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중간에 위치하여 항상 주변정세의 변화에 따라 국운이 좌우되었다.여기에 멀리 권외(圈外)의 세력들까지 넘보면서 자주성과 독립성을 위협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서 나타난 노골적인 신군국주의노선과 중국의 급격한 군사대국화, 미국이 추진하는 전역미사일방위(TMD) 그리고 미·중의 공중충돌 등은 한반도주변의 심상찮은 기류를 보여주는 ‘징조’들이다. 소련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는 적어도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부시미국대통령의 굴욕적인 대중국 유감표명과 저자세는동북아에서 팍스 아메리카나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군사대국화를 가져오고 일본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위대를 강화하여 세계 제2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한반도 주변에 미·일·중 3강과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러시아가 기회와 틈새를 노리고 있다.지금 한반도 주변은새로운 모습의 4강이 자신들의 세력확장을 위해 지상에서물밑에서 공중에서 치열한 경쟁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중국 하이난다오의 군용기 공중충돌은 동북아질서 변화의 ‘예비된 사건’의 시작인 셈이다. 중국은 올해 국방비를 지난해보다 무려 17.7% 증액하여 1,410억위안(21조1,500여억원)으로 책정했다.국방예산 증가폭은 북한미사일 문제로 국제정세가 불안했던 94∼95년을제외하면 건국이래 최대 증액이다. 일본의 올해 국방예산은 4조 9,552억엔(약41조원)이다.올부터 시작되는 5년간의차기방위력 정비계획에 포함된 대형호위함 건조와 장거리공중급여기, 미사일 호위함도입,게릴라 공격에 대비한 특수부대 창설 등에 사용될 예산이다. 한국의 금년 국방예산은 총예산의 15%가 약간넘는 15조 3,700여억원이고 북한은 약20억달러 정도이지만 군내 경제활동 등으로 실제 국방비는 40억달러 수준이다.국방부의‘2000년 국방백서’는 남북 국방비 규모가 3대1로서,북한국방비를 약5조억원으로 추정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국방비는 단순 수치 비교 이상의 개념이다.두 나라의 엄청난 국력과 인구 특히 언제든지 군사력화할수 있는 과학기술과 경제적인 잠재력을 과소 평가해서는안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의 오만과 중국의 발언권에 무게가 실린 것은이와같은 ‘잠재력’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동북아 지역의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과 경쟁 또는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부시 미국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외교도 ‘경쟁’과 ‘충돌’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 될지 모른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기압은 난기류다.일본의 국가안보 전문가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교수는 대한매일과 인터뷰(4월7일자)에서 “2차세계대전 이후의 냉전(cold war)과는 성격이 다른 냉전(cool war)의 시작”이라 분석했다. 모리모토교수의 견해가 아니라도 한반도 주변에 신냉전의징후는 눈밝은 사람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보’됐던일이다. 문익환선생은 생전에 미·중의 신냉전을 예상하면서 그들이 적대관계에 이르기전에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일깨웠다.그리고 지난해 남북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6·15선언에 합의한 것도 비슷한 시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후 화해협력 분위기에 놀란 보수를위장한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은 북한불변론·속도조절론·이면합의설·달러제공설·퍼주기·구걸외교 등 온갖 음해와 비방을 퍼붓고 부시의 대북강경정책에 편승하여 한반도에 신냉전체제가 구축되기를 시도한다.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면 미물들도 비바람에 대비한다.서양속담에는 햇볕이 비칠때 풀(草)을 말리라고 했다.주변정세가 어지럽고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고단한데도 때아닌개헌론을 지피는 정치인들,남북화해협력에 해코지나 일삼는 언론인들은 머리들어 한반도 주변을 보라.신냉전의 먹구름이 보이지 않는가,더늦기 전에 민족의 하나됨을 서둘러야 하지 않겠는가. 김삼웅 주필 kimsu@
  • [매체비평] 일부 신문 미디어면 운용을 보고

    미디어면의 대거 등장과 미디어간의 상호비평은 2001년들어 한국 언론계에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다.수년 전 한겨레가 미디어비평을 시작한 이후 1999년 대한매일이 시작했고,최근에는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중앙일보가매체비평 또는 미디어면을 신설했으며,경향신문이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한 미디어면을 신설하겠다고 나섰다.한편 미디어면을 통해서 신문과 방송 사이의 교차비평도 상당히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언론의 기본적 임무 중의 하나가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비판이며,이 과정에서 성역과 금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자유언론·민주언론의 기본적 요구조건이다.그러나 세상만사에 대한 비판자인 언론매체들은 그동안 자신에 대한 타자의 비판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들끼리도 상호비판을 자제하는,흔히 동업자 봐주기라고 말하는 무언의 신사협정을실천함으로써 자기얼굴에 흙칠하지 않고 고상한 얼굴을 유지해 왔다.신선한 물이 공급되지 않는 작은 연못에 고인물은 썩게 마련이다.언론매체와 언론인들을 긴장시키는 언론비평과 언론비판이 없었던 만큼 언론은 스스로 자기수정능력을 상실해 왔다.비판받지 않는 비판자는 결국 오만과편견에 사로잡힌 무책임한 권력으로 변환되고 말았다.그러던 차에 미디어면을 신설하여 자신을 되돌아보고 남의 장점과 허물을 되짚어보는 일을 시작한 것은 언론문화 발전의 계기가 될 만하다. 그러나 미디어면의 신설과정과 그 이후 행적을 보면 너무도 석연치 않다. 몇몇 매체들의 미디어면은 불행하게도 미디어비평의 중요성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서라기보다 언론사에 대한세무조사나 불공정거래 조사가 시작된 이후 급조되었다는심증을 피할 수 없다. 해당 일간지들은 미디어면을 통해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조사,신문고시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하고,몇몇 매체들을 자사와 갈등관계에 있는 것으로 규정하며 그 매체들의 약점을 캐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자사를 홍보할 만한 자료가 있으면 그것을 뽑아내 과장보도함으로써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하기도 했다. 가령 한겨레의 ‘언론권력’ 시리즈는 특정사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언론역사바로세우기라는 좀더 큰 담론을 목표로 삼고 전개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그러나 이 시리즈에서 주로 언급된 신문사들은 그 시리즈를 자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즉물적 대응만 일삼고 있다. 법인세납부와 관련하여 자기 회사는 세금을 잘 내고, 다른 몇개신문사는 마치 탈세를 일삼은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도 있었다.이 기사는 기자나 신문사의 실수가 아니라 자사 홍보와 상대방 흠집내기라는 목적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정보를 의도적으로 왜곡해석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몇몇 신문들은 미디어면을 이용하여 정부의 언론관련 정책을 자사에 대한 공세적 비판을 무력화시키고, 상대방을음해하거나 공격하며,자사의 실적을 과장홍보하고,일그러진 과거의 역사를 다시 한번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처럼 신설한 미디어비평이 결국 자사이기주의의 표현수단이나 싸움의 상대방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미디어비평의 존재 자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미디어비평은 신문사의 영업전략이나 싸움의 수단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미디어에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라야 한다.미디어면의 주인은 신문사가 아니라 독자이다. 미디어비평은 엄정해야 한다.동종업계에 대한 비판은 말하기 껄끄럽지만 할 필요가 있으며, 바로 그 때문에 다른어떠한 정보보다 더 엄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경쟁사로부터 되돌아오는 부메랑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혹시나 언론매체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을 하게 되지 않을까를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면이 충실한 내용으로 언론발전의 초석이 되고 독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언론학
  • 역사왜곡 日교과서 검정통과 파장/ 국내 반응

    3일 왜곡된 일본 중학교용 역사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교육·시민단체와시민,네티즌들은 ‘제2의 침략행위’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대외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주변국의 역사를 폄하하는 등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아온 일본 정부의 보수·우익사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일본정부에 여러차례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변화가 없다는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는 단순히 역사왜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소중함을 배워야 할 어린이들에게 그릇된 역사관을 갖도록 강요하는 꼴”이라고논평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일본교과서 역사왜곡 검정통과는 제2의 침략행위’라는 성명서를 통해 “일제침탈과 만행을 합리화하고 위안부 사실을 삭제한 것은 아시아지역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임시정부 수립일인오는 13일부터 1주일간을 특별수업주간으로 정해 전국의초·중·고교생들에게 일본의 역사왜곡을 알리는 특별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역사교과서 개악저지 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독도수호대,민족문제연구소 등 47개 시민단체들도 “역사왜곡은 전쟁피해를 입은 주변국가는 물론,일본에도 절대로 득이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역사적 진실을 몸으로 알고 있는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음에도 일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회사원 송재복(宋在馥·29)씨는 “우리나라를 포함,모든아시아 국가들의 국민들이 힘을 모아 일본이 다시는 반역사적이고 반평화적인 책동을 하지 못하도록 심판해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인터넷 게시판에도 우려와 비난,분노의 글이 쏟아졌다. 정대협 게시판에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몰아내자’라는글을 올린 하동준씨는 “지난달 31일 사이버 시위에서처럼 네티즌들이 힘을 모아 유엔본부,미국 등에 역사왜곡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e메일을 보내 제국주의 근성을 버리지못한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회원국이 되는 것을저지하자”고 촉구했다. 하이텔 이용자 ‘WEBPAD’는 “일본 극우세력에 의해 날조된 역사교과서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내정간섭’이라며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등 일본은 야만적인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현석 박록삼기자 hyun68@
  • 2001 길섶에서/ 오만과 무지

    1868년의 일이다.아라비아 사막 부근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베두인족이 어느날 비석을 발견했다.알 수 없는 글씨가깨알같이 적힌, 꽤 낡은 비석이었다.마침 서양인 선교사가달려와 비문을 탁본했다. 고대사의 비밀이 담겼을지 모른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유럽 여러나라 관계자들이 비석을 손에 넣으려고 앞다퉈나섰다.너나없이 후하게 값을 쳐주겠다고 했다.베두인족은고민에 빠졌다.회의 끝에 비석을 팔지 않기로 했다. 비석안엔 황금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이들은 마을 한복판에서 불을 지피고 비석을 넣었다.비석이 벌겋게 달아오르자 물을 부었다.몇 차례나 반복했다.그러나 끝내 황금은 나오지 않았다.구약성경에 나오는 모아브왕에 관한 기록을 담은 비석은 그렇게 사라졌다.비문은 성서가 역사적사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글이었다. 얼마전 아프가니스탄 정권이 세계 최대의 바미안 석불을파괴해 세계를 경악케 했다.세계의 문화유산이 오늘날도인간의 오만과 무지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 상암구장에 미니 FM방송국

    상암동 서울 월드컵주경기장에 ‘미니 방송국’이 설치돼각종 게임을 현장에서 외국어로 중계하게 된다.서울시는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의 경기관전 편의를 위해 4개채널의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미니 FM방송국을 설치,관람객들이 FM수신용 라디오만 있으면 자국어로 해설되는 생중계는 물론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또 컴퓨터 시스템과 영상장비를 이용해 자체 영상제작은 물론 공중파를 수신,일본이나 지방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도 실시간 중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 월드컵주경기장은 착공 28개월이 지난 현재 78%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심재억기자
  • 서울대 한상진교수 “美 끌어들여 用美黨爭 주도”

    현정권 출범초부터 2년간 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교수가 조선일보 김대중주필의 칼럼을정면으로 비판한 글을 사이버공간에 띄워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교수는 19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www.ohmynews.co.kr)의 1만 297번째 뉴스게릴라(시민기자)로 가입한후 첫 데뷔작으로 조선일보 김주필의 글을 반박한 ‘계산된 용미당쟁(用美黨爭)의 해악’을 게재했다.이는 중진 대학교수가 보수언론의 중견 언론인을 상대로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한교수는 지난 17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김대중칼럼‘대북 원맨쇼에 걸린 제동’을 읽고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하고는 “언론권력의 무모함과 오만함을 넘어 조선일보가 미국을 국내정치에 끌어들여 용미당쟁을 선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선일보 주필이 이런 혼탁한 글을 발표하는것은 이 시대의 비극이자 우리 모두의 부끄러움이 아닐 수없다”면서 “지식인의 한사람으로서 참을수 없어 이 글을쓴다”고 심경을 털어 놓았다.한교수는 “한미간에 불신과오해를 부추길 수 있는 주장이 조선일보같은 거대 신문의주필 이름으로 나오는 것은 언론권력의 숨은 의도와 계산때문”이라며 “이는 김대통령의 상표랄 수 있는 북한포용정책을 흔들어 놓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혔기 때문” 이라고비판했다. 정운현기자
  • 2001 길섶에서/ 逆바벨탑

    노아의 자손들은 번성했으나 우상숭배에 기울었다.이들은바빌로니아 평야에 정착하여 ‘하늘에 닿을만큼 높은 탑’을 쌓아 나갔다.이때만해도 이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의사소통이 잘 되었다.그러나 신은 인간들의 오만을 징벌하기 위해 이들의 언어를 혼란케 하여 탑을 무너뜨려 버렸다.‘바벨탑’이 허물어진 뒤 인류는 여러 종족으로 갈라지고 언어도 각기 독자적인 것을 쓰게 됐다고 한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 5,000∼7,000개의 언어가 있는데 이중 2,500개 이상이 사용자가 1,000명에도 못미쳐 소멸 위기에 있다.100년후엔 전세계 언어의 90%가 소멸될 것이라고 유엔환경계획(UNEP)보고서는 전한다. 이렇게 언어가 사라지는 것은 많은 소수 종족의 젊은이들이 토착어를 버리고 영어 등 주요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언어를 다시 통합하는 ‘역(逆)바벨탑’의 주역은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이라고 한다.이럴수록 우리말을 풍성하게 키워나가야 하는데 한쪽에서는 ‘창발성’단어가 북한용어라고 야단들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31일 개봉 ‘친구’ 주연 유오성

    ‘주먹’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오성(35)과 부리부리한눈망울이 사슴같은 장동건. 그런데 오는 31일 개봉될 영화 ‘친구’(감독 곽경택)의 포스터는 엉뚱하다.두 사내의 이미지를 뒤집어 놨으니 말이다. 오만상을 구긴 장동건은 당장이라도 주먹다짐할 기센데,그곁에서 유오성은 표정이 없다. “영화에서 그건 큰 재미요소가 됐어요.상식을 엎는 캐릭터설정. (영화)생산자인 배우 입장에서나 소비자인 관객 입장에서나 다같이 즐거운 거니까요.”그가 새 영화를 이전의 어떤 작품보다 사랑하게 된 작은 이유다. 첫 시사회가 있은 지난 12일과는 달리 이틀후 만난 그는 무척 편안해 보인다.커피를 연거푸 두잔이나 들이키며 묻지도않은 말에 이것저것 잘도 대답한다.하지만 버릴 말이 없다. 어물쩍 질문을 넘기는 법도 없고.‘주유소 습격사건’이 대표작이 아니냐고 했더니 뜻밖에 정색한다.이런 논리다.“TV드라마 때문에 공을 못들이고 찍은 영화였다.그런데 떴다.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그러니까 내게 베스트필름이 아니다.” 강단 있는 말투에 생생한 부산사투리로 돋을새김한 영화 속대사들이 휙휙 겹쳤다 지나간다.“인자부터 니는 니처럼 살아라,나는 내처럼 사께”“쪽팔리서…” 영화의 리얼리티를다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콘티북에다 억양의 높낮이를 점으로 찍어놓고 달달 외웠으니까.부산 올로케로 진행된 촬영현장에서도 억척을 부렸다. 11개월 된 아들이 눈이 짓무르게 보고 싶었지만,한달에 하룻밤만 서울집을 다녀갔다. 새 영화에 대한 애착이 이만저만 아니다.“시나리오를 처음읽는 순간부터 곽감독의 다원적 사고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이제 사석에선 서로 이름을 부른다.영화를 찍으면서 친구가 된 셈이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는 한참동안 연극무대에 섰다.지난 94년 ‘나는 소망한다.내게 금지된 것을’이 첫 영화였으니 스크린 이력은 올해 7년째다. “최선을 다했다”는 이번 영화에 그는 얼마만큼의 무게를실을까.예상했던 답이 돌아온다.“작은 점 하나를 또 찍었을뿐인데요.”황수정기자 sjh@. *‘친구’는 어떤 영화. 곽경택 감독의 세번째 영화 ‘친구’는 꽤 큰 파괴력을 자랑할 것같다.건달세계에 초점을 맞췄지만,그건 주먹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억수탕’에서 사람냄새 진하게 풍기려다 외면당한 곽감독의 휴머니티가 이번엔 제대로 빛을 봤다. 주제부터 쉽고 상식적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네 사나이들의 우정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는다.폭력조직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유오성),장의사 아들 동수(장동건),밀수업자 아들인 중호(정운택),반듯한 가정의 모범생 상택(서태화).넷은 추억을 공유해간다.바다 멀리까지 물장구치며 몰려다녔고,다락방에 숨어 포르노잡지를 보고 깔깔댔고,교모를삐딱하게 눌러쓰고 패싸움도 했다. 시간이 흘러 스무살이 됐을 때 모든 것은 달라진다.준석은마약에 절었고,동수는 감옥을 들락거리고,상택과 중호는 대학생이 됐고.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폭력조직에 몸담은 준석과 동수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리라곤 누구도 몰랐다. 감독은 제 이야기를 직접 시나리오로 옮겼다. 현실에 발을딛고선 우정이 ‘친구’의 리얼리티를 돋보이게 하는 데 큰몫을 했다. 부산 올로케로 촬영한 영화는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를 시점으로 잡았다.올리비아 핫세의 포스터,70년대 유행음악 등이 중·장년층 관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 전남 장흥 천관산·회진항

    봄의 교향악이 우렁차다. 남녘에 아지랑이가 일기 시작했다.지난 11일 낮 전남 장흥보리밭을 거닐다 아지랑이를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 지.지난 겨울 삭바람도 남동풍에 이제 물러가고 봄볕이 틀어 앉았다. 봄볕 이는 장흥의 천관산과 남도문학의 산실,회진항을 찾았다.태조 이성계가 방방곡곡 사찰을 돌며 건국의 야심을 지필 때 ‘그건 쿠데타’라고 반기를 들었던 산이 지리와 이곳천관 뿐이었단다.그래서 붙은 이름이 ‘아태조 불복산’. 우리 시대 걸출한 글발의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송기숙을배출한 고향으로도 장흥은 이름높다.장흥의 가장 남쪽,회진포구를 사이에 두고 이청준의 고향 진목리와 한승원의 고향대리 방산마을이 마주보고 있다.특히 진목리에는 청보리밭이 유명하다.이청준의 단편 ‘눈길’에서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끝내 숨긴 채 광주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과 따스한 하룻밤을 보내고 차부가 있는 읍내까지 시오리길을 바래다 주었던 그 길.오늘 그자리에 눈은 없지만 대신 청보리가 바람결에 봄소식을 속살거린다. ◆결기 찬 천관산=천관산은 태조에 불복한 죄로 이웃 고흥군으로 ‘유배’를 당해 한때 고흥군에 속하기도 했었다.산은그 기개를 뽐내기라도 하듯 결나 있다.한군데도 두루뭉수리한 구석이 없고 하늘에라도 올라 앉을 듯 오만하다.정상인연대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들,하나같이 ‘저잘났다’. 그러나 연대봉쪽으로 40분쯤 숨을 헉헉거리며 오르자 바다가 살가운 손짓을 보내온다.우선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은수십만평 간척지를 아로새기는 청보리들의 푸릇한 함성.산마루에 선 이들은 탄성을 토해낸다. 섬과 방조제 등에 가로막혀 잔잔하기 이를 데 없는 바다물결.바람이 산마루를 지나 풍덩 바다에 뛰어들자 해무로 흐릿했던 시야가 일순 맑아진다.기암들 뒤로 새파란 하늘이 가을처럼 또아리를 튼다. 건너편 만장대(萬藏臺)는 마치 책갈피를 포개놓은 책장을연상시킬 만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이어진다.암릉지대가 끝나자 억새가 무릎까지 차오른 능선길이 시작된다.1.5㎞ 정도의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 정상 연대봉(723m)이 있다.누구는이 오르막 능선을 ‘흰빛 비늘 퍼득이는물고기같다’고 했다. 천관산이 왜 호남 5대명산에 끼는 지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왼편으로 고흥 녹동과 소록도,멀리는 지리산 영봉도 고개를 내민단다.정면으로는 제주 한라산 마루와 여서도 등이차오르고 오른편으로는 완도,신지도,해남 땅끝마을,두륜산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연대봉에서 만장대까지 1.8㎞,폭 300여m의 억새밭이 장관이다.가을엔 사람 키 두배는 너끈히 넘어 온산을 뒤덮는 억새가 오늘은 무릎아래 잠겨 겨울을 이겨냈노라고 귀엣말을 건넨다. 한 사내가 탑돌을 쌓고 있다.회진포구에서 일한다는 박해종씨.나이 마흔을 훌쩍 넘겨 보이는 그는 아직 가정을 꾸리지못해 주말마다 텐트를 짊어지고 올라온단다.“이 산에 쓰잘데 없는 돌도 많고 하릴 없어” 탑돌을 쌓고 있단다.사람 키 두배는 됨직한 탑돌을 벌써 다섯기 정도 이루어냈다. 박씨는 달이 만장대에 걸치는 장관을 꼭 일독하라고 권한다.그러나 그의 얼굴에 왠지 수심이 그득하다.“억새풀밭에 몇년전부터 외래풀이 날아와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다 몇년 뒤에는억새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억새풀을 헤친 뒤 만나는 암릉지대가 환희대.이름이 그럴듯하다.환희가 가슴에 벅차오르고 산을 내려오는 데 자꾸 고개가 산마루쪽으로 돌아간다. ◆그림같은 회진포구=말이 포구이지 여느 항구처럼 떠들썩한 활기는 찾기 어렵다.이곳 풍광은 정물화.그럼에도 사람들이 회진에 반하는 건 어인 연유일까.갯벌을 끼고 살아온 이 들녘 사람들의 검박하면서도 질긴 삶이 캔버스에 번진 유화처럼 그려지기 때문이다.호수처럼 잔잔한 포구에는 오늘도 고단한 삶의 그림자가 깊게 닻을 내리고 있다. 회진항 왼쪽 대리 방산마을에는 한승원 생가와 함께 그의 문학을 기리는 헌정비가 바닷가에 세워져 있다.이 갯벌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작품 ‘폐선’‘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 그려졌던 바다가 그가 나고 자란 이 바다다. 회진에서 오른편 고갯길로 1시간 정도 걸으면 이청준의 고향,진목리 표지판이 보인다.보리밭의 향연이다.다랑논(좁고층층으로 된 작은 논배미)에 보리가 일렁거리며 햇볕을 많이 받는 쪽은 벌써 누런 때깔을비치기 시작했다. 작가의 어린 시절엔 저멀리 마량포구까지 이어진 이 갯벌이 좀더 안쪽에 자리잡았을 것이다.갯벌이 멀어진 만큼 이 들녘을 가득 채우는 봄 향기는 더욱 진한 향수를 부채질한다. 장흥 글 임병선기자 bsnim@. *여행 가이드.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으로 나와 13번국도를 따라 나주로 간 다음 23번국도로 장흥을 지나 관산읍에 닿는다.계속 남하하면 회진항.회진에서 진목리가는 버스는 드물어발품을 팔거나 지나가는 자동차를 얻어 탄다.푸근한 남도 인심은 ‘덤’이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하루 4회(8:45 10:15 15:40 16:50)장흥까지 운행한다.장흥에서 관산,회진 가는 버스는수시로 있다. ◆들를 곳=장흥이란 지명은 고려 인종의 공예태후 임씨에서연유한다.왕비를 끔찍히 아낀 왕은 ‘길이 번성하라’는 뜻에서 지명을 하사했다.그를 기리는 사당이 관산읍 옥당리에있다. 천관산를 내려와 장천재에 들르자.풍류를 아는 이 동네 선량들이 시를 읊던 곳이다.H자형 전통 가옥과 홍예,태고송 등이 어우러진 게 멋지다. 춘백과 동백이 담을 넘어오는 위씨 성택도 들여다보자.앞의연못에 두개의 작은 섬도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호남 실학파의 태두,위백규 서가에 앉으면 두팔괴고 천관산의 사계를 만끽할 수 있다.장흥읍에서 가까운 제암산에는 5월이면 철쭉으로 장관이 연출된다. ◆먹거리=장흥읍 건산리 군청옆 한정식집 신녹원관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인 산해진미 50가지가 나온다.이곳 특산키조개가 별미.2인상 3만원.(061)863-6622회진포구의 산호횟집(867-5502)과 관산읍의 회무침 전문집오대양해물탕(867-0933)도 괜찮다.
  • [김삼웅 칼럼] 현대사의 순교자들

    헤겔이 “세계의 역사는 자유의식의 진보과정이다”라고 했을 때 압제에 시달리던 수많은 사람이 냉소했다. “인간의역사는 학대받는 자의 승리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고 타고르가 설파했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사람들은 오히려 사마천의 “천도는 공평해서 언제나 선인편을 든다고 말하는 자도 있다. 그러나 백이숙제는 선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면서도 굶어죽지 않았는가. 안연(顔淵)은공자 문하 제1의 호학자라고 불리면서 먹는 것도 부족하였고젊어서 죽지 않았는가. 이것이 하늘(역사)이 선인에게 보답하는 방식인가. 도척은 날마다 죄없는 사람을 해치고난폭방자한 수천의 도당을 모아 천하를 횡행하였지만 천수를다하였다. 이는 대체 무슨 까닭인가”라는 말에 공감했다. 조선시대 기득세력은 ‘벽이숭정(闢異崇正)’을 지배논리로써먹었다. 이단을 배격하고 정학(正學)을 높인다는 이 논거는 정통유학 이외의 모든 학문을 ‘사문난적’으로 몰았다. 얼마나 많은 선비학자가 희생됐는지는 묻지 말자. 어둠이 채 걷히기 전에 고정희는 ‘망월리비명’을 썼다. “한 세대 긋고 지난 업보가 어디/망월리에 잠든 넋뿐이랴만/한 세대가 쌓아올린 어둠의 낟가리에/불쏘시개 되어 하늘 툭 틔우고/황산벌 숯가마로 묻힌 저들이/오늘은 가는달 붙잡고 묻는구나/내 죄값을 달에게 묻는구나.” 어찌 망월리나 황산벌뿐이랴. 서대문형무소, 안기부지하실,남영동독방,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고 불구가 되고 골병이 들었던가. 그리고 정의와 역사를 원망했던가. 군사정권 치하에서 300여명이 암살·옥사·고문사·옥고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분신·투신·자결 등으로 산화했다. 폭력정치에 희생된 4·19와 5·18 희생자를 포함시키면 800여명에 이른다. 잘못된 정치가 빚은 6·25전쟁의 와중에 민간인 수십만명도 학살당했다. 우리 현대사는 굽이마다 이른바 특정 ‘메인 스트림(main stream)’이 국민의 희생과역사왜곡의 가해세력이 되어온 것이다. 국민은 긴 날들을 ‘가는 달 붙잡고’한탄하면서 힙겹게 살았다. 그리고 역사를 원망하고 하늘을 저주하는 사람이 늘었다. ‘자유의식의 진보’나 ‘학대받는 자의 승리’는 언어의 유희일 뿐이었다. 그러나 누가 역사앞에 오만한가. 우리는 친일파들이 설땅을 잃어가고 독재자와 하수인들이 단죄되고 심판받는 것을 보았다. 이승만이 쫓겨나고 박정희가 암살되고 전·노씨가 수감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남북화해협력에 발목을 잡아온 족벌언론이 ‘안티’의 대명사가 되고있음도 지켜본다. 반면에 ‘죄값을’ 달에게나 물어야 했던 현대사의 순교자들이 역사앞에 복권되는 모습도 지켜본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구성된 것을 필두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제주4·3진상규명위원회가 날개를 펴고,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활동이 민주화운동으로 결정된 데 이어, 80년대 신군부 집권시절 30여명이 옥고를 치르고 500여명의 해직노동자가 발생한 원풍모방사건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았다. 5공시절 서울·부산·광주의 미문화원점거농성사건도 ‘반미’의 딱지를 떼고 역시 민주화운동으로규정되었다. 때맞추어 ‘민족일보’사건에 대한진상규명의요구가 터져나오고 사법살인의 희생자 진보당사건도 재조명이 기대된다. 그동안 뒤틀린 폭력정치의 희생물이 되었던사건들이 하나씩 밝은 하늘 아래 진상을 밝히고 있는 것은 역사의 승리다. 비록 아직도 어둠의 역사를 지키려는 검은 손길이 수구의커튼을 움켜쥐고 반격을 노리지만 시시각각 밝아오는 정의의태양이 어찌 손바닥으로 가려지겠는가. 밖에서도 정의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일본의 우익 교과서에 대한 검정통과가 굳혀져가는 때에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R)이 최근 주관한회의에서 “식민지정책과 노예제도의 책임을 지고 희생자에대해 배상해야 한다”는 테헤란선언을 채택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죄지은 자에 벌을 주고 공세운 사람에 상 주는 것은 만고의진리다. 그래야 질서가 잡히고 정의가 선다. 화해나 용서는그 다음의 문제다. 상벌이 뒤바뀌어도 안되지만 사적인 온정주의로 공적인 범죄의 용서도 안된다. 비록 더디게 ‘학대받는 자의 승리’가 가능하더라도 우리는 역사의 법칙을 믿는다. 현대사의 순교자들에게 명예와 영광있으라!■김삼웅 주필 kimsu@
  • 日야당 예산일정 거부

    [도쿄·베이징 AFP AP 연합] 태평양 전쟁을 정당화하는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민당 노로타 호세이(野呂田芳成) 의원으로 인해 일본 야당이 중의원 예산위원회 의사일정을 거부했다.야당측은 또 노로타 위원장의 예산위원회 의사진행 방식과 망언을 문제삼아 21일 해임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외무성 기밀비 유용의혹,미 핵잠수함 충돌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골프사건’ 등 잇단 스캔들로 모리 요시로(森喜郞)총리에 대한 사퇴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태까지 발생함에 따라 모리 총리의 퇴진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자유·공산·사민당 등 일본의 4야당은 20일 중의원예산위원장인 노로타의원이 내년도 예산공청회 일정을 야당의 동의없이 오는 27일과 28일로 일방 결정한 데 반발,이날예정됐던 의사일정을 거부했다. 한편 중국은 20일 노로타 위원장의 침략전쟁 정당화 ‘망언’을 강력히 비난했다.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로타 중의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 침략전쟁을 미화해 역사를왜곡하려는 ‘우스꽝스러운 주장’이라고 비난하면서 “역사에 대한 일부 일본인들의 오만과 무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여성 선언] 북한에 식량 지원하자

    눈물이 저절로 망막을 열고 넘쳐나오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광우병 의심이 가는 쇠고기를 북한이 독일에 지원요청을 하다니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라고 내 머리가 생각하는 사이에,이미 가슴은 벌렁거리고 눈앞이 흐려진다.오죽하면,오죽했으면…. 기억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옛날로 돌아간다.배고팠던 시절로.시레이션 깡통과 밥솥에 찐 우유로,급식 옥수수빵과 수제비로,하루종일 쑥을 캐어 저녁에 밀가루 쳐서 해 먹던 쑥버무리로 돌아간다.입술 퍼렇게 씹어대던 삘기의 기억으로돌아간다.급기야 부패의 경계를 살짝 넘어선 끈적대는 밥에물을 부어 헹구고 또 헹구던 그 기억으로 돌아간다.…….겨우 30년 전이다. 그래,지금 북녘의 아이들이,가슴 봉곳한 처녀들이,노인들이,국경을 건너다니며 가족을 위해 동냥하던 꽃제비들이,광우병에 걸렸을지도 모를 쇠고기라도 좋으니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는 것이다.독일정부는 광우병 쇠고기의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지만,인접국인 스위스에서는 430만달러 상당의지원금을 마련하여 식량지원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바로 유럽인들이 먹지 않겠다고 폐기하는 쇠고기를 북녘땅에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란다. 배고픔의 비극을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랜 지금에도,가장 비참한 공포는 굶는 일이다.굶는 비참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이 괴테였던가? 고상하게“눈물젖은 빵”이라고 했던 그 말을 이제 병든 쇠고기로 바꾸어야 하는 것일까? 병든 쇠고기를 먹어보지 않고는 평화를 논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은 너무나 잔인한 해법이다.북한의 선택 앞에서 남한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된다.저 스위스의 발상은,새로 개발된 분유나 이유식을 제3세계의 굶는 아기들에게 먹이고서 경과를 살펴보던 다국적기업들의 발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우리정부는 오로지 쇠고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저 자금을 건강한 곡물과 다른 육류로 대체하라고 요구해야 하며,동양의 굶주린 국가를 자기들 건강의 실험장으로 기꺼이 삼아주겠다는 저 오만한 발상에 항의해야 한다.광우병이 도대체무엇이던가? 고급 쇠고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동물성 사료를먹인 저들의 배부른 투정이 빚어낸 질병이 아니던가? 마하트마 간디는 “내가 배부르게 밥을 먹는다면 지구상 어딘가에서 다른 사람이 나 때문에 굶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과연 그렇다.지구상 식량이 절대량에서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굶는 사람들은 배부른사람들이 왜곡시켜 놓은 경제구조 때문에,독점 때문에 굶는것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내동족이 바로 그러한 불균형의 희생자 가운데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그 무엇보다 우선해서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자.북한이 통치를 잘했느니 못했느니,군량미로 보내느니 않느니 하는 잔인스러운 논의는 내가 알 바 아니다.일단 먹고 살게 하자. 정부뿐이 아니다.지금 당장 적십자 회비를 내고,지금 당장한 숟갈의 쌀을 아끼자.사람부터 살리고 보자.정말 더 이상울고 싶지가 않다. △노혜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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