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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바람 타고 패러글라이딩

    주말인 지난 21일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는 경기도 양평 유명산 종합 활공장으로 ‘하늘에 미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모두 패러글라이딩 스쿨 ‘날개클럽’의 회원들이었다.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비행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그들.10대 소년부터 백발을 휘날리는 60대 할아버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활공장이 유명산 정상부근에 있어 사륜구동차만 접근이 가능했다.어렵게 도착한 활공장에서 회원들은 자기 기체를 가지고 정상에 서서 이야기하며 경치를 감상했다.그때 누군가가 “바람이 일기 시작했습니다.준비하세요.”라고 소리치자 사람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경력 2년차의 차장원(38)씨가 헬멧,하니스(앉을 수 있는 의자)를 착용하고 무전기를 점검하더니 장비를 편다.회원들이 마치 자기 일인 양 캐노피(차양막·둥근 반원 형태의 패러글라이딩의 날개)를 옮겨주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자 바람 좋다.”라는 말과 함께 폭 10m가량의 캐노피 날개가 펴지고 산줄(캐피노와 몸을 연결해주는 연필심 만한 굵기의 끈)이 잡아당겨지자 바람을 맞은 캐노피가 퍼덕 퍼덕 소리를 내며 살아 있는 것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공중으로 떠오른다. 차씨의 얼굴이 상기되며 사뭇 긴장한다.“심장이 터질듯이 두근두근거려요.항상 이륙 직전에 산 아래를 보며 갖는 느낌이지만 약간의 두려움과 흥분,설렘 등으로 정말 긴장되고 ‘내가 살아있구나.’하는 기분이 들어요.” 말이 채 다 끝나기 전에 5∼6m가량을 내 달리자 이내 몸이 두둥실 솟구쳤다.빠르게 저쪽으로 날아간다.나머지 회원들도 뒤따라 날아간다.활짝 펴진 원색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은 철새가 줄지어 가는 것 같았다. 비행시간은 20여분.땅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이준수(32)씨는 패러글라이더를 다시 접으며 이야기한다.“하늘에서는 쉬익 쉬익 소리를 내며 옆을 가르는 바람.초보때는 그 소리가 무서웠지만 지금은 너무 아름답다.”면서 “일상에서도 바람소리가 나면 활공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또 “하늘에서는 세상 시름을 다 잊고 오직 비행에만 몰두하게 된다.탁 트인 경치를 보면 1주일 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린다.”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비행에 미쳤다고 말하는 박성진(34)씨는 “저는 비행을 시작한 지 2개월 되었는데 정말 일주일에 두번 이상 강습에 참가하며 생업을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제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라며 “부드러운 ‘마누라품’에 있을 때보다 포근한 ‘하늘품’에 있을 때가 더욱 편안하고 좋다.”고 하자 회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초보라고 밝히는 김수연씨는 “‘비행’이란 하면 할수록 그 매력에 빠지는 것 같아요.정말 파란 하늘에 떠 있으면 땅에 내려오기 싫어요.”라면서 “제 발아래에 펼쳐져있는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넉넉해져요.아등바등 사는 제 삶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서 좋아요.”라고 이야기한다. 신입 회원으로 탠덤비행(교관과 둘이서 하는 비행)을 한 최윤선(31)씨는 “처음 느껴보는 이런 짜릿한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합니까.한번 해 보세요.신선한 공기,탁 트인 경치,좋은 사람들이 어우러진 이런 레포츠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라며 첫 비행 후 자랑이 대단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권상우와 김하늘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무전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시작했다는 김신년(23)씨는 “비행을 한다는 것이 역시 쉽지는 않다.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파란 하늘을 유영하며 사랑을 나누고 싶다.”며 웃었다.그는 또한 “‘술’에 취하는 기분보다 ‘비행’에 취하는 기분이 더욱 좋고 뒤끝도 깨끗하다.”며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재비행을 위해 활공장에 다시 섰지만 바람이 거칠어졌다.끝내는 신일호(45) 교관이 “오늘은 더 안될 것 같습니다.바람이 거칠어져서 여러분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회원들을 막아섰다.일주일 내내 기다렸건만 어느 누구하나 항의하지 않는다.신 교관의 말이 곧 ‘법’인 것처럼 느껴졌다. 비행 경력 3년차인 임채범(43)씨는 “여기서 비행의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교관이나 10년차 이상 선배들에게 있다.”며 “아쉽지만 할 수 없다.한번의 실수가 자칫하면 생명과 연결될 수 있어 절대로 날씨가 좋지 않으면 비행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 이곳의 ‘법칙’이다.”면서 장비를 챙겼다. 신 교관은 “패러글라이딩은 사람들이 흔히 걱정하는 것처럼 위험하지 않다.”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교관이나 선배들의 말을 잘 따르면 가장 안전한 레포츠다.”라고 강조한다. 조한철씨는 패러글라이딩을 인생(人生)에 비유한다.그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서로를 도우며 비행을 해야지 혼자 할 수 없고 오만하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언젠가는 사고를 당한다.”면서 “넓은 하늘을 날다 보면 자연 앞에 스스로 겸손해 진다.”고 나름의 깨달음을 말한다. 글 한준규기자 hihi@ ■이것만 배우면 나는 슈퍼맨 처음 패러글라이딩을 배우는 사람들은 땅위에서 지상연습을 한다.지상에서 기체 각 부분의 이름과 기능부터 캐노피 접고 펴는 방법 등을 배운다.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캐노피를 펴고 달리면 발이 땅에서 약간 떨어진다.반복적으로 훈련을 한다.이것이 이륙하는 기본이 된다.그 다음은 낮은 슬로프에서 발을 땅에서 떼는 연습을 한다.익숙해지면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며 연습을 한다.이런 단계를 거치면 낮은 활공장에서 혼자 이륙하며 하늘을 나는 자유를 만끽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흔히 패러글라이딩은 높은 활공장에서만 내려오는 줄로 알고 있지만 초보자들은 낮은 곳에서 내려 온다. 구름이 있는 곳까지 올라 가려면 3,4년차 정도는 돼야 한다.이때 쯤 되면 상승기류를 찾아다닌다.활공장에서 하늘로 두둥실 뜬 뒤 계곡 쪽에 붙어서 산 위로 상승하는 기류를 타고 고도 300∼400m까지 상승한다.밑에서 보면 점처럼 보인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서면 하루에 한번 이상 비행하지 않습니다.제대로 된 바람 불면 한번의 비행으로 보통 1∼2시간은 하늘을 날아다니니까요.”라며 “보통 태양이 오전부터 땅을 데우기 시작하면 오후 1∼2시부터는 대지에서 하늘로 상승기류가 만들어집니다.이때가 패러글라이딩을 할 최적의 시간입니다.”라고 경력 5년차인 유원상(39)씨는 말한다.또 “혼자 단독 비행을 하는 것보다는 회원들끼리 뭉쳐서 비행을 하며 무전기로 수다(?)를 떠는 것이 정말 패러글라이딩의 참맛”이라고 한마디 보탰다. 패러글라이딩의 한계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이들은 보통 취미 수준을 넘어 각종 대회에서 묘기를 부리며 자동항법장치(GPS)를 이용해서 장거리 비행에 나서기도 한다.고수들은 보통 경기도 유명산에서 강원 홍천 정도는 기본이고 서너 시간을 비행해 동해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이것만 있으면 나도 배트맨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 누구나 한번쯤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하지만 ‘돈이 많이 들거야.’,‘저걸 언제 배워 저 사람들처럼 타 보나.’,‘저거 너무 위험해.’하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세 가지 모두 틀린 생각이다.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면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나가보라.그러면 쉽게 해결된다.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200 여개의 비행클럽 가운데 어떤 클럽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전문가들은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항공협회나 활공협회에 인증을 받은 클럽.둘째 활동을 시작한 지 5년 이상된 클럽.셋째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이 많은 클럽.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면 무리가 없다고 한다.또 홈페이지에 들러 게시판 등을 둘러보면 활동이 왕성한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습클럽 날개클럽은 우리나라 항공 레포츠의 대표클럽이다.1985년에 만들어져 패러글라이딩.행글라이딩.초경량항공기 등을 배울 수 있다.50여명의 회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가입비 30만원,월회비 6만원이다.일주일에 한번 강습은 기본이고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목,토,일요일 일주일 세 번 강습에 모두 참가해도 된다.요즘 가입비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있다.www.nalgaeclub.co.kr,(02)927-0206.조나단 클럽(02-4215284)-이나 천지연 클럽(02-868-2676)도 좋다는 평을 듣고있다. 클럽을 선택했다면 초보자들은 편한 복장과 운동화만 신고 나가면 된다.나머지는 클럽에서 빌려준다.교육은 세 번 정도만 받으면 혼자 비행이 가능하다. 초보 딱지를 떼면 장비 욕심이 생긴다.일단 가격이나 알아보자.패러글라이더와 몸에 걸치는 하니스,보조 낙하산을 포함한 풀 세트가 약 300만원. 물론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평생 자기의 비행체를 갖는다고 생각해보라.평생 A/S가 가능하다.자신의 몸무게와 기술수준에 따라 기종을 선택해야 하므로 클럽 선배들이나 교관과 꼭 상의할 것. 안전을 위해 헬멧착용은 필수.클럽에서 빌려주지만 자기 것을 구입하고 싶으면 15만원쯤 든다.물론 5만원짜리부터 50만원까지 있지만 중간급이면 무리없다. 비행복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방수와 방풍,발수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좋다.20만원 정도.이밖에 무전기,장갑,고글 등도 갖추면 좋다.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27세 비행처녀 4일만에 날다 ●[1日] 맨땅에서 헤딩만… 올해 27세의 평범한 직장인 최정은씨.그녀가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다.그녀를 보면 하늘을 난다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알 수 있다.164㎝의 키에 몸무게는 비밀,보통 여자인 최씨가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체험기를 썼다.오래전부터 하늘을 날고 싶었는데,우연히 신문에서 지금 다니고 있는 스쿨에 대한 기사를 보고는 회원 가입을 하고 무작정 교육에 참가했다. 첫날,조금만 하면 하늘을 날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오직 지상훈련뿐이었다.패러글라이딩의 기본인 이착륙,지상교육을 철저히 마쳐야 안전한 비행이 가능하다고 해서 1일차는 패러글라이딩 기체에 대한 설명과 이론교육,캐노피를 펴고 접는 법 등의 지상훈련으로 마감했다. ●[2日] 30m 높이 나는 맛만 쬐금 2일차에는 30m높이로 올라가 지상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연습하는 단계에 들어갔다.30m에서 뜰 때에도 하늘을 가르는 기분만은 제대로 느낄 수 있다.‘역시 하길 잘 했어.’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보통 2일차 정도엔 교관님이 탠덤비행(2인비행)을 해주시는데,무섭다거나 하여 고사하지 말도록 하자.탠덤은 비행자 자신뿐 아니라 동승자의 안전까지 보장해야 하는 것으로 숙련된 교관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다. 나는 800m고도의 양평 유명산에서 했는데,800m라는 게 어느 정도 높이일지 한번 상상해보시라.땅에서 발이 떨어지고 하늘로 날아 올랐던 그 순간은 내 평생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었다.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돌아왔다.하지만 하늘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광경이 일주일 뒤에 나를 다시 양평으로 뛰어가게 했다. ●[3日] 70m에서 이리쿵 저리쿵 3일차엔 조금 더 올라가 70m에서 연습을 했다.나는 그때까지도 아직 기체를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해 수없이 여기저기에 처박혔다.내게 그 날은 정말 지긋한 지옥훈련의 날로 기억된다.하지만 철저한 연습만이 안전 비행을 보장하는 것이므로 교관님들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했다. 그리고 초보때는 잘 넘어지므로 절대 좋은 옷은 입고 가지 말고 막 빨기 직전의 옷을 골라 입고 가는 것이 좋다. ●[4日]800m상공 들리나 오버 나는 4일차 되던 날,달 수로는 두 달만에 내 기체를 장만하고 혼자 정식 비행을 하게 되었다.장소는 탠덤비행을 했던 양평 유명산,고도는 800m.탠덤할 때는 마냥 좋기만 했으나 혼자 하려고 보니 얼마나 높던지.하지만 교관님들께서 이륙할 때부터 착륙할 때까지 단 일초도 놓치지 않고 무전지시를 내려주셔서 안전하게 비행했다.내가 조종하는 대로 기체가 움직이고 하늘을 날아다니니까,탠덤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스릴이 있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속칭 ‘폐인’이 되어 지금도 여전히 주말만 되면 하늘을 휘젓고 있다.위험하지 않을까,힘들진 않을까 하는 생각은 접어도 된다.안전사항을 숙지하고,자기 실력보다 욕심을 부리지만 않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조종줄을 당길 수 있는 두 팔과 땅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두 다리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항공레포츠가 바로 패러글라이딩이다. 맘 맞는 친구들과 유유자적 하늘에서 손 흔들며 얘기를 나누는 광경을 상상해보시라.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하늘을 날도록 창조되지 않은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아니,그것은 매력이 아니라 오히려 마력이다.그 마력에 한번 몸을 던져보시길….절대 헤어나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날개클럽 최정은 정리 한준규기자 hihi@˝
  • [눈에 띄네~ 이 얼굴]‘아홉살 인생’ 나아현

    1970년대의 남루한 추억이 그대로 ‘소품’이 된 성장영화 ‘아홉살 인생’(제작 황기성사단).외모만 번지르한 선배스타들의 기를 팍팍 꺾어 놓을 만큼 아역배우들의 연기력이 빼어나기로 입소문이 짜하다. 그런데 홍보사에서도 놀란 ‘다크호스’는 극중 금복을 연기한 나아현(12).시골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주요인물로 설정된 영화에서 금복은 주인공들을 떠받치는 양념으로 출발했다가 갈수록 주연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돋을새김된다.짝사랑하는 남자친구 백여민(김석)이 서울에서 전학온 새침떼기 여자친구 장우림(이세영)과 친해지자,속이 타서 안절부절.그럴 때마다 관객들은 까무러치게 재미있다. “(자신의 옷·신발 등을 미제라 속여온 우림에게 경상도 사투리로)니 방금 이것도 미제라 캤제? 우리나라 고추장이 미국가면 미국고추장이 된다 카더나?” 깍쟁이 우림에게 번번이 무시당하다 복수의 한마디를 날릴 때는 관객들의 체증도 싹 내려갈 정도.촌티가 확 풍기는 짧은 단발머리,제 마음을 몰라주는 여민이 야속해 오만상을 구기는 표정연기 등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실제 금복이는 초등학교 6학년생(부산 남천초등).영화출연 경험이 있는 김석,이세영과는 달리 이번이 데뷔작이다.지난해 여름 제작자가 4개월여 동안 전국 주요도시를 돌며 진행한 오디션에 부모의 만류를 뿌리치고 응시했단다. “여섯 살때부터 연기자가 되는 게 소원이었다.”고 당차게 데뷔소감을 밝히는 이 꼬마아가씨를 스크린에서 계속 만날 수 있을까.금복의 엄마아빠가 딸이 연기자로 사는 걸 썩 내켜하지 않는다는데….영화를 꼭 한번 보시라.틀림없이 금복이가 좋아질 것이다. 황수정기자 sjh@˝
  •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 내몸이 둘이라면…

    ‘바쁘다,바빠!’ 말레이시아 원정경기를 끝으로 26일 귀국하는 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이라크와의 평가전(6일)에 대비,다음달 3일 재소집될 때까지 열흘 정도 꿀맛 같은 휴식에 들어가지만 오히려 더 바빠지는 선수들도 있다.조병국(23)과 김두현(22·이상 삼성)이 그들이다. 오는 31일 몰디브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치를 ‘코엘류호’(국가대표팀) 엔트리에도 포함된 이들은 26일 귀국하지 않고 25일 싱가포르를 거쳐 형님들보다 앞서 몰디브로 날아간다. 축구협회는 올림픽 최종예선 일정이 빡빡한 점을 감안,젊은 피를 차출하지 않으려고 했다.하지만 몰디브전을 아시안컵에 대비한 실전훈련으로 삼아 해외파까지 포함한 ‘정예 멤버’로 팀을 구성키로 계획을 수정,이들을 승선시켰다.그만큼 조병국과 김두현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두주자로 낙점받았다는 얘기다. 조병국은 올해 코엘류호와 김호곤호에 번갈아 승선하며 발군의 활약을 펼쳐,‘자책골의 사나이’라는 오명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스위퍼로서 폭넓은 시야와 강력한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방’까지 갖춰 이제 ‘포스트 홍명보’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달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예선전의 추가골은 백미.후반 5분 박지성(23·에인트호벤)의 코너킥을 정확하게 헤딩으로 연결시켜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것.앞서 열렸던 오만과의 친선경기에서도 한국팀의 첫 골도 사실상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전반 25분 코너킥 세트 플레이에서 작렬한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설기현이 그대로 차 넣어 5-0 대승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김두현은 날카로운 패싱 능력에 감각적인 슈팅력까지 겸비한 만능 선수다.소속팀 선배 고종수의 뒤를 이을 멀티플레이어로 각광받는 그는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공격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두루 섭렵했다.지난해 12월 코엘류호에 탑승,일본에서 벌어진 동아시아선수권 홍콩전에서는 빨랫줄 같은 슛으로 A매치 첫 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일본과의 평가전에 이어 지난 3일 중국전에서는 부진한 플레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란과의 고지전에서는 투지와 체력이 되살아 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고행은 몰디브전으로 끝나지 않는다.다음달 3일에는 K리그가 개막하며 사흘 뒤에는 이라크 올림픽팀과의 친선경기가 있다.14일에는 말레이시아와의 올림픽예선 리턴매치에도 출전해야 하고,2주 뒤에는 코엘류호에 재승선,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나서게 된다. 무리한 일정으로 주변에서 다소 걱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젊으니까 뛰어야 한다.”며 오히려 패기를 과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은 있다/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놀란 것은 히타치라는 기업이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것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기업에 있더라도 필요한 연구시설의 구축을 지원해 주는 일본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다. 난주 도쿄 북서쪽의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히타치 기초연구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이 연구소는 일본 대표기업의 하나인 히타치의 차세대 이후 사업품목을 개발하고 첨단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한다고 한다.한마디로 히타치의 미래를 짊어진 연구소이다.십여만평의 언덕에 자리를 잡은 4층 건물의 겉모습은 여느 연구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 연구소 홍보영화의 절반이 한 연구자의 소개로 구성되어 있고,그 연구자를 위한 실험시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무척 의외였다.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나 기업연구소 어디를 가도 개인 연구자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곳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일본기업이 미국기업과 엎치락뒤치락 경쟁할 수 있는 원천이 무엇인가 짐작케 한 부분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 일본 손님만 오면 인사하지 못해 안달을 하던 미국인들을 보고 놀랐던 것이 1980년대 중반이다.‘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거리낌없이 얘기하는 일본이 얄미웠고,일본을 배우자고 외치던 미국에 왠지 동정이 갔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1990년대 초반 미국 출장을 갔을 때 더 이상 일본을 배울 게 없다고 의기양양해 하던 미국사람들의 오만이 무척 눈에 거슬렸던 생각이 난다. 지금까지는 1990년대 미국기업의 절치부심이 일본기업을 압도해온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지난주 일본 출장에서 왠지 또 다른 역전의 서곡이 들리는 것 같았다. 외환위기를 겪고 피눈물 나는 경제구조조정을 한다고 해온 우리는 왜 이들의 게임을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우리 경제의 문제에 대한 진단도 가지가지이다.혹자는 ‘1만달러 함정’이라고 하고,혹자는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 성급함을,혹자는 정치적 통합능력의 약화를 들고 있다.모두 틀린 말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뛰어난 과학자를 찾기 어렵고 키우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국가발전에 필요한 전세계의 고급인력을 얻어왔다.그것이 과학부문의 노벨상을 미국이 휩쓸고 있는 이유이며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해온 비결이다. 비록 문화와 언어의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일본도 과학기술 부문의 노벨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시켰다.순혈주의를 고집해온 일본임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실적이다.특히 최근 3년간 연속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새로운 역전을 위한 일본의 준비가 견실함을 보여준다. 히타치기초연구소가 내세운 도노무라박사는 노벨상 순번을 기다리는 후보였기에 자랑스러웠던 것이다.더욱 놀란 것은 히타치라는 기업이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것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기업에 있더라도 필요한 연구시설의 구축을 지원해 주는 일본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다. 히타치기초연구소가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우리 정부가 최근 시작하고 있는 신기술 분야로 양자계측,뇌과학응용,나노기술 등 세 분야이다.양자계측 연구는 새로운 계측시스템과 소재 및 디바이스개발에 응용되고,뇌과학응용은 인간의 질병치료에 응용될 수 있다.나노기술 개발도 새로운 고기능 소재의 개발과 고온 초전도체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언제 제품화가 되고 이익을 실현할지 모르는 분야에 세계 최고의 연구자를 고용하여 투자할 수 있는 일본기업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고의 권위가 인정된 연구자 대신에 역대 기관장의 인물사진이 걸려있는 우리의 연구기관이나 대학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국가의 경쟁력이 과학기술경쟁력에 좌우되는 시대에는 최고의 인력이 필요하다.최고의 권위자를 키우는 정책과 또 그를 인정해 주는 연구풍토가 없다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는 없다.정부연구개발사업의 선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데 급급해하면 최고의 권위자는 탄생시킬 수 없다.최고의 전문가가 있는 곳에 연구비가 따라가야 하며,그 연구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조급함으로 결과를 채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물갈이연대 “탄핵찬성 의원 지지후보서 배제”

    ‘2004 총선 물갈이연대’는 22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 193명을 지지후보자 명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열 공동대표는 “탄핵은 명백한 ‘의회쿠데타’이며,탄핵세력에 대한 책임추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물갈이연대는 ▲부정부패·비리연루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지난 12일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배제한 상태에서,개혁성·정책지향성·전문성 등 5가지 항목의 점수를 합산해 지지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한편 참여연대는 “열린우리당이 최근 총선후보 공천에서 스스로 제시한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지지율 상승으로 오만과 착각에 빠져 다수 의석만을 탐한다면 야당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와 개혁정신을 팽개친 구태정당이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체호프 희극정신 제대로 전해야죠” ‘갈매기’ 연출 지차트코프스키

    러시아를 대표하는 모스크바예술극장의 무대막에는 비상하는 갈매기가 새겨져있다.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걸작 ‘갈매기’를 기리는 상징물이다.1896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될 당시 혹평을 면치 못했던 이 작품은 2년 뒤 이 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올려져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체호프 서거 10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연극 ‘갈매기’(4월14일∼5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초빙 연출가 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45)는 “한국에 오던 날 극장앞을 지나면서 ‘그때 러시아인들이 느꼈던 감동을 어떻게 한국 관객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지차트코프스키는 2001년 러시아의 권위있는 연극상인 황금마스크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러시아 현역 최고의 연출가로 꼽히고 있다. ‘갈매기’는 체호프를 현대 연극계의 독보적인 위치로 올려놓은 대표작이지만 내용이 지루하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근래 들어 러시아 관객들조차 외면하고 있다.국내에서도 ‘벚꽃동산’‘세자매’등 체호프의 다른 작품에 비해 그리 각광받지 못하는 편이다.20년 경력의 지차트코프스키가 ‘갈매기’를 연출하는 것도 이번 한국 공연이 처음이다.그는 “러시아에선 가장 용감한 연출가와 배우들만이 체호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면서 “연출을 의뢰받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한국에 오는 비행기안에선 ‘장례식때 샴페인을 마셔달라’는 체호프의 마지막 유언처럼 샴페인을 터뜨리기 위해 방한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재은(아르카지나)오만석(트레플레프)등 함께 작업하는 한국 배우들이 러시아 배우들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묻자 “배우는 또다른 국적,제3의 성(性)이고,연극 연습은 배우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섣부른 비교를 경계했다. 이번 무대는 초연 당시 왕실검열관에 의해 삭제됐던 15분 분량의 대사를 모두 복원한 세계 최초의 원본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그는 “좋은 고전작품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작가의 숨은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상황적인 모순에서 오는 코믹함을 강조한 체호프의 희극 정신이 한국 관객에게 제대로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이순녀기자˝
  • 우리당 ‘정체성’ 흔들

    열린우리당이 최근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선 불복종,무분별한 외부 인사 입당,옥중 출마설,불출마 선언 번복,의원직 사퇴 등 사례들이 ‘사실상 1위 정당’의 오만함,부도덕성으로 언론에 비쳐지면서 여론의 새로운 공격 대상으로 떠오르자 긴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하지만 일부 사안은 당내 의견이 엇갈려 쉽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당 지지율 50%를 훌쩍 넘어서는 ‘탄핵 특수’를 누리는 열린우리당은 19일 클린선거위원회,선대위 비상회의,상임중앙위원회 등을 잇달아 열고 흔들리는 당 정체성 문제에 대한 처리 원칙을 논의했다.천정배 클린선거위원장은 “선거법위반 정도가 중대한 후보나 경선에서 탈락했거나 불출마선언 후보가 재공천받는 일은 결코 없다.”고 못을 박았다.상임중앙위 역시 불출마 의사를 번복한 송석찬 의원,정만호 전 의전비서관의 옥중출마설 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진짜 ‘뜨거운 감자’는 외부영입 문제와 의원직 총사퇴다.키워드는 ‘명분과 실리’다. 광역단체장 등 외부인사 영입은 급등한 당 지지율을 실제 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영입으로 당의 정체성이 흔들릴 위기도 될 수 있다.의원직 총사퇴 역시 명분을 좇아 사퇴서를 내고 국고보조금 54억원을 포기해야한다는 의견도 아직은 있지만,실리를 위해 의원직 총사퇴 약속을 접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단 세를 얻어가는 국면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문화마당] 낭만적 사랑의 열병/백지연 문학평론가

    얼마 전 즐겨보던 연애 드라마 한 편이 막을 내렸다.신분의 격차가 있는 네 명의 연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의 심리학이 매우 흥미로웠던 드라마라서 결말이 퍽 궁금했다.어느 정도의 작위적인 설정은 예상했지만 인물들의 죽음으로 장식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그동안 부풀려왔던 환상을 한번에 박살내기에 충분했다.질투에 눈멀어 연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비장함은 접어두고라도 여주인공이 피흘리며 죽어가면서도 ‘사랑해요.’를 내뱉는 장면은 심란하기까지 했다.허탈하게 다가오는 이 고백은 우리가 경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떨쳐버릴 수 없는 사랑의 고정관념을 확인시키는 듯했다. 금지된 사랑을 돌파하려는 열정이 결국 죽음을 만들어내는 극단적 설정은 근대의 연애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다.많은 사회학자들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근대사회가 호소한 개인의 자의식에서 본격적으로 발화된다고 지적한다.신문물이 유입되던 1920∼30년대 한국문학작품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자유연애였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신분질서를 초월하는 금기의 사랑은 봉건적 질서를 벗어나는 개인적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통로였던 것이다. 1920년대 조선사회의 성과 사랑에 대한 문화적 풍속도를 고찰한 권보드래의 책 ‘연애의 시대’를 읽으면 비극적인 연애를 보여준 흥미로운 사건 세 가지가 소개된다.‘독살미인 김정필’ 사건과 기생 강명화의 자살,윤심덕·김우진의 동반자살은 1920년대의 3대 연애사건이었다고 한다.부호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으나 주위의 반대에 상심해 애인의 눈 앞에서 음독자살한 기생 강명화 사건은 연애 열풍의 절정을 보여주는 일로 기록된다.더불어 현해탄에 몸을 던진 윤심덕·김우진의 이야기도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유명한 사건이었다. 근대 사회의 도입부를 장식했던 사랑의 열풍은 불합리한 제도와 질서를 넘어서려는 개인의 합리적 의지를 표방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문화 속에 꿈틀거리는 사랑의 상징들은 무수한 소비상품으로 전환되고 있다.즉물적으로 소비되고 탐닉될 수 있는 문화적 상품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기에 더 격렬하고 가슴아픈 사랑의 공식은 숱한 드라마와 영화,소설 속에서 변주되는 기본적 공식이다. 평범하고 가난한 여자가 재력을 소유한 멋진 외모의 남자와 우연히 인연을 맺고 사랑에 빠진다는 흔한 공식은 사춘기에 즐겨 읽던 하이틴 로맨스 시리즈에도 줄기차게 등장한다.감수성이 예민한 10대에 읽는 하이틴 로맨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노골적으로 자극하면서 낭만적 사랑의 열병을 마음껏 상상하게 해준다.괴팍하고 오만하지만 여린 내면을 갖고 있는 부유한 남자가 가진 것이라곤 자존심 하나밖에 없는 여성에게 매료되는 과정은 갑갑한 일상을 잊는 그 무엇인가를 던져준다. 하이틴 로맨스가 시시해져버린 성인의 세계에서도 사랑의 환상은 무수한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연애의 무한한 가능성에 열려 있는 발랄한 20대의 젊은이들은 오히려 사랑 이야기에 목매지 않는다.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눈물짓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은 ‘아줌마’와 ‘아저씨’들이다.죽음까지도 무릅쓰겠다는 지고지순한 순정의 공식은 우리들이 버리지 못하는 연애의 환상을 자극한다.나이가 들면서 대책없는 사랑타령을 늘어놓는 소설과 영화에 가끔씩 빠져들고 싶은 것도 이런 욕망 때문이다.‘알면서도 속는 것’,그것은 낭만적 사랑의 열병이 남기는 하나의 금언이다. 백지연 문학평론가˝
  • 탄핵안 처리 전망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금명간 발의할 것으로 보여 청와대와 야당간 감정싸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2야(野)는 ‘노무현 대통령이 실정법 위반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는 등 오만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8일 현재 야3당이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탄핵 발의 찬반을 조사한 결과 164명 안팎이 찬성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적 의원 271명 가운데 3분의2를 넘는 181석에 17석 정도가 모자라는 규모다.그러나 재적 과반수인 136명을 넘어 탄핵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들은 사실상 확보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막상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입장을 유보하거나 반대하는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찬성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가결여부를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형국이다. 한나라당에선 소속 의원 144명 가운데 112명 정도가 찬성 의견을 갖고 있으며 10여명이 유보,반대하는 의원이 2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민주당에선 50명이 찬성하고 있다.이중 47명은 이미 탄핵안에 서명한 상태다.그러나 추미애·설훈·정범구·김기재·김성순·조성준 의원 등 7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민련의 경우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2명 정도가 찬성의 뜻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김종필 총재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국회 본회의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된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막상 법안이 발의되면 각당에서 반대했던 의원들도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열린우리당 쪽에서도 공천탈락 등으로 ‘팽’당한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한나라당은 지난 닷새간 신중한 자세를 보이다가 이날 의총에서 탄핵 발의쪽으로 의견을 모았다.“의총에서 홍사덕 총무가 ‘발의를 한다면 소속 의원 전원의 명의로 할 것’이라고 했고,이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오세훈 의원이 전했다. 탄핵안이 일단 발의되면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해야 한다.271명 재적의원의 3분의2인 181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된다. 열린우리당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김근태 원내대표는 “물리력으로라도 저지하겠다.”고 말해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본회의 상정 자체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이에 한나라당 홍 총무는 “(국회의장에게) 경호권 발동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열린우리당과 대통령은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는 추한 꼴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인데,일단 열린우리당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표결을 강행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세계최대 LNG선 따낸 김정국 삼성중공업 상무

    “조선 수주프로젝트는 사실상 첩보전입니다.사전 마케팅으로 발주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경쟁사의 동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LNG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6%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 깃발’을 세계에 휘날렸다.이를 진두지휘한 김정국(48) 상무는 한순간의 기쁨을 위해 1년 가까이 피를 말리는 긴장과 고통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LNG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선가가 높은 대신 발주량이 적어 경쟁사간 수주전이 치열하기 때문이다.조선시장에서 수주 성공률은 대략 25% 정도.입찰에 들어가는 경비도 100만달러가 넘는다. 김 상무는 지난해 수주한 9척 가운데 오만에서 따낸 세계 최대 규모의 14만 7000㎥급 LNG선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한다. “그 고생을 어떻게 말로 표현합니까.승용차 천장이 녹을 정도로 날씨는 덥고,일본업체의 로비는 갈수록 집요해지고….우리가 따낸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만은 사실상 일본 조선업체들이 ‘우리 땅’이라고 자신할 정도다.당시 발주된 LNG선도 일본의 MOL사와 미쯔이물산이 지분에 참여했다.특히 MOL사는 기술 및 계약서 미팅에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참석할 정도로 수주전에서 일본의 입김은 셌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오만에 ‘교두보’조차 없을 정도로 빈약했다. 김 상무는 “당시 1차 평가가 중요하다는 정보를 입수,연료 소모량과 적재 능력을 향상시킨 모델을 가장 앞서서 제시했다.”면서 “이것이 1차평가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섰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수주전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일본업체들이 본격적인 로비에 들어간 것.여기에 국내업체들도 저가 경쟁을 펼치며 가세했다.삼성중공업은 공정경쟁을 촉구하는 서신을 오만 정부에 전달하고 현지 인맥을 총동원했다.그 결과 발주 선박 4척 가운데 일본업체와 삼성중공업이 2척씩 나눠 수주하게 됐다. 김 상무는 “막판 치열한 로비와 저가 경쟁 때문에 선가가 300만달러 가까이 떨어진 1억 505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면서 “일본업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업체간 협조가 아쉬운 수주전이었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 [여자가 본 여자] (상)일상에서

    “쯧쯧,여자들이란….” 남성들의 이 말 속에는 비하와 비난이 그득하다.여성들도 말한다.“저 여자,왜 저래?”,“저 여자 정말 (꼴보기)싫어!”.이는 남자들이 “저 남자 싫다.”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왜 여자가 싫을까.남성들이야 자신과 달라 이해할 수 없어서 경원시할 수도 있다고해도,여성이 여성이란 사실을 콕 찍어 비난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다. 물론 여성들도 여성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여자 팔자가 다 그렇지.”라는 여성 비하를 담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일상에서,직장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성들 사이를 흐르는 거리감의 정체를 상,하로 나눠 해부해 본다. ‘시샘이나 하는 소인’이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유교에 뿌리하고 있는 것같다.칠거지악·씨받이·남아선호 등 여성을 억압하는 갖가지 풍습은 결국 이 땅의 여성들을 무능하게 만들었다.늘 약자는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여성의 적은 여성’이란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본 편견의 말을 거리낌없이 여성들은 차용하면서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보고 건너편 여성을 경멸한다. ●고부 갈등은 삼각 관계인가 여자가 싫은,싫을 수밖에 없는 연결고리는 고부 갈등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시어머니의 ‘심술’.이는 결혼생활을 ‘매운 시집살이’로 바꿔놓는다.20대 여성들이 모이면 주제는 ‘시집 흉’이고,30대는 ‘과외’라든가. 결혼을 하고나면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는 넋두리가 연습이라도 한 양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바로 며느리로서 받게 되는 불평등 때문이다.그 불평등은 남성인 남편보다는 여성인 시어머니로부터 시작되게 마련이다. 김성자(68·서울 도봉구 수유6동)씨는 호된 시집살이를 이야기하면 지금도 어젯일인 양 넋두리가 나온다.“가난한 집안의 큰딸이라 7살부터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도 하고,동생도 키워 웬만한 고생엔 이골이 났지.그래도 17살에 시집 가서는 시어머니의 구박 때문에 못 살겠지 뭐야.이혼이나 가출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고 몇 차례나 아이를 들춰업고 목 맬 생각을 했는지 몰라요.그때마다 아이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살았지.새벽같이 일어나 일해도 내 입에 들어가는 보리밥 한덩이를 아까워하는 시어머니를 내가 45년이나 모셨어.돌아가시면서는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시더만.나는 시집와서 웃음을 아예 잃어 버렸어요.요즘같은 세상이었으면,나…안 살았어.” ‘시어머니 노릇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김씨,그러나 그의 며느리 윤자혜(47)씨도 시어머니는 여전히 어렵다.“시할머니가 시어머니에게 유난했던 것은 저도 알아요.그래서 나는 우리 시어머니가 안됐고,잘 해드리고 싶어요.하지만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세요.‘무거운 것,아비에게 들게 하지 마라.’는 등 아들을 남편마냥 섬기시지요.나는 아들을 내 마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킬 생각이에요.그게 마음대로 될지….” 고부 갈등은 여전히 부부 갈등의 중요한 요소이자,이혼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상담소의 이혼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는 6호 사유(민법 제840조 6호)를 보면,고부갈등은 4.1%정도이지만 여기에 시가와의 갈등(2.6%),생활양식차이(0.9%),혼수시비(0.2%),마마보이(0.1%) 등을 합치면 8%에 이르는 내용들이 시가와 연결돼 있다.여기서도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시가와의 갈등관계가 부부갈등의 중요한 원인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일러줬다.한 남성을 사이에 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가히 ‘삼각 관계’라 할 만하다. ●남자가 되고 싶어 프로이트에 따르면 3∼5세의 여자 아이들은 자신에게는 오빠나 아버지가 갖고 있는 성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남성을 부러워 하는 한편 자신에게 남성 성기를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한다고 한다.그래서 딸은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경향이 생긴다는데,이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 한다. 정신분석학자 이론의 틀에 우리를 가둘 필요는 없겠다.그러나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겪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느낀 여성은 자신만은 여성이 처한 부당한 현실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이기심을 갖게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여자로 살기 싫어.”라는 외침과 “여자가 싫다.”는 말은 어쩌면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폭력 가정에서 자랐던 김순진(가명·42)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다.어머니를 늘 구박했던 폭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김씨.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먼저 떠오른단다.“아버지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엄마가 불쌍하기도 했고….그러나 내 속마음은 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싫었어요.고교시절까지 사회적으로 문제없는 아버지가 유독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만은 이렇게 이상하게 된 것은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머니 탓이란 생각을 했고,어머니의 태도가 못마땅했어요.지나고 보니 폭력에 의해 어머니는 판단 능력을 잃었던 것인데….그래서 난 내가 여자인 것도 싫었고,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그는 결혼생활이 10년이 넘으면서,이제야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신은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도 남편의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던 지난 시대의 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사셨을지 조금은 알겠어요.” 사춘기의 딸들이 어머니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어낼 때면,어머니들은 말했다.“너도 살아봐라.”.어머니의 말씀처럼 ‘(결혼해서)살아본’ 딸들은 이제사 여성의 지난했던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해란 ‘여자의,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는 것 일뿐,여성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더욱이 성숙해졌다고 지난 시대의 여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의 딸들은 어머니와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경제력을 갖지 못한 채 살았던 어머니의 딸들은 “절대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반면 일하는 어머니 때문에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딸들은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다.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어머니와 다른’ 삶을 택한다.반항하듯. 이혜정(4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결혼 후 병치레가 심한 아이를 위해 교사생활을 접었다.“아플 때,엄마가 내 곁에 없었던 외로움을 알기 때문에 아무런 미련없이 직장을 떠났어요.엄마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겁니다.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제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열심히 사신 내 어머니에 대해 왜 나는 긍지를 가질 수 없었을까,이제 돌이켜 보면 내 겉은 여자이지만 속은 남자인 채 살아온 것 같아요.”이씨는 중2 딸이 “나는 직장을 가진 멋진 엄마가 더 좋은데 1등만 했다는 엄마가 왜 직장도 없느냐?”고 물으며,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한단다.“내 삶이 ‘전면 부인’해야 할 만큼 무의미한 것이 아님을 딸에게 보여주는 것,그것이 딸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동서,따지고 보면 남인데…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갈등 중 하나는 동서와의 갈등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보다 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부유한 집 출신으로 결혼할 때 시어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동서가 시집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김진숙(3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동서’가 가족이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동서는 남이지 않아요? 전통 사회에서야 시집가면 친정 식구와는 모두 떨어졌고,한 울타리에서 설움받는 존재였던 동서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일 뿐,현대 사회에서 동서지간을 가족으로 묶는 것은 우스운 것이죠.그러니 이 정도 떨어져서 서로 좋게 지내면 되는 것이지,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한 것 같아요.” 4남매의 장남과 결혼해 동생들을 모두 결혼시킨 정유선(51·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직도 큰아들네에서 얻어서 동생들에게 주려고 애쓰는 시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남편이 어렵게 자랐지만,사회에 나와 빨리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우리는 집사고,재산불리고 살았어요.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잘 하려는 남편 마음에 맞춰 왔어요.하지만 이젠 동생들도 40대에 들어서면서 자리잡았는데도 여전히 시어머니는 내게 ‘뜯어서’ 동생들에게 갖다주는 게 낙이죠.그러면서 늘 나더러 욕심 많다고 흉보고….나 이렇게 말하면 나쁘지요? 하지만 제 속마음이에요.” 부모에게는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자식’이지만,엄연히 며느리에게는 ‘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알고 있다.다만 입에 올리면 나빠지기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할 뿐.이 역시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서와 친자매 이상 가깝게 지낸다는 여성들도 있긴 했지만,이들도 ‘새로 만난 친구’정도라는 개념일 뿐,그것을 가부장적인 시각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부정의 뜻을 밝혔다. ●남성의 눈으로 보면 “여자는 참 이상해” ‘공자가 죽은’ 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신봉하고 있다.남성들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지만,정작 여성들의 시각 역시 남성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철저하게 남성의 눈으로 여성을 바라본다. 이에 대해 여성학자 박혜란씨는 명쾌한 답을 한다.“내가 여성학을 배운 39살 이전에는 내 주위에는 온통 ‘이상한 여자’투성이었다.그러나 내가 여성을 알고,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성들은 온통 당당하고,겸손하고,자신만만하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여성들이었다.그 여성들을 알게 된 것이 행복하다.여성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성을 보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hhj@˝
  • [기고] ‘친일 규명법’ 왜 머뭇거리나/박유철 전 독립기념관 관장

    3·1절 85돌을 맞은 지금 우리가 가장 부끄러워할 일은,과거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라기보다 광복 반세기를 훌쩍 넘긴 지금까지 잘못된 과거사에 책임을 물은 일도,물을 수도 없다는 점이다.당시 일제에 빌붙었던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은 고사하고,그들 스스로가 반성도 사죄도 없고,부끄러워할 줄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오만과 뻔뻔스러움을 대물림까지 하는 현실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우리나라 꼴이 이 모양이니 잘못된 한·일 관계의 과거사야 들춰내 무엇하겠는가.친일파가 득세하는 세태에서 과거사가 청산될 리 없다.이 과거사를 정리하지 않고 어찌 이 나라에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과거사를 반드시 정리하고 청산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과거의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어찌 새로운 거래가 이루어지겠는가. 일본이 툭하면 제기하는 식민지 시혜론과 신사참배,교과서 왜곡 등의 행위도 따지고 보면 우리가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한·일 관계와 비슷한 독·불 관계를 보면 독일의 적극적인 사죄와 반성으로 과거사를 깨끗하게 청산해 어느때보다 원만한 관계가 정립되었다.프랑스는 종전 60년이 가까운 지금도 나치 부역행위를 가차없이 처벌한다.부역행위를 숨기고 경찰국장과 장관까지 지낸 자가 9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끌려나와 10년 징역형을 받은 기사를 보았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랑스 사회가 그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역사에 대해 경외심을 요구하는 프랑스의 사회적 환경이다.역사에 대해 경외심이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나치 부역자에 대한 철저한 숙청이 오늘날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프랑스에서는 진정한 과거 청산이 있었기에 그 바탕 위에 국가의 진로를 바르게 설정하고,건전하고 정의가 살아 있는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떳떳하게 행세하고 있지 않는가. 16대 국회에서 과거청산 관련 4대 법안의 발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진보를 확인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비록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 묻혀 일반은 물론 언론에서조차 큰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이 법안이야말로 엄청난 역사의 변화요,사회환경의 변화였다.그런데 이 4대 법안 중 친일관련법과 6·25 전쟁 휴전 이전 민간인 희생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안),이른바 6·25 통합 특별법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가 어렵다고 한다.이로써 제16대 국회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란 수치보다 더 부끄러운 모습을 민족과 역사 앞에 노출한 것이다. 더구나 친일규명 관련법은 국회 법사위에서 당초 법안에 수정을 거듭하여 친일행위의 죄상을 규명하고 단죄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있으나마나 한 법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그것조차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다니 민족정기와 사회정의가 통째로 사라지는 느낌이다.그런다고 친일행위를 한 그들의 과거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결국 이를 계속 감춰 국민을 기만하고 역사를 경시하는 행위는 그 자신들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친일행위자들은 과거의 잘못된 역사에 대한 심판을 면했을는지 모르나 용서받을 기회까지 잃은 셈이다.우리는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또 한번 꺾이게 되었다.진정한 의미에서의 국민화합은 철저한 과거 청산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항일했던 사람,친일했던 사람,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던 사람들 사이에 맺혀 있는 갈등,…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안목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지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은 전적으로 옳다.국회의원들은 역사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그래야 16대 국회도 살고 우리 민족도 자존심을 찾게 될 것이다. 박유철 전 독립기념관 관장˝
  • 아시아 티켓3장 결정 어떻게

    아시아에 배정된 3장의 티켓을 놓고 12개팀이 3개조로 나눠 최종예선전을 치른다.조별리그를 통해 각조 1위팀에만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경기방식은 조별로 독자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따라서 한국 중국 이란 말레이시아가 속한 A조와 중동국가들이 포진한 C조(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오만)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3일부터 오는 5월12일까지 팀당 모두 6차례의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초반 중국전과 이란전이 고비다.부담스러운 중국전을 이긴다 해도 중동의 강호 이란이 기다리고 있다.오는 17일 이란전은 원정경기인 데다 경기장이 고지대로 알려져 적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상대전적에선 1승1무로 앞선다.지난 1999년 던힐컵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2002부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선 0-0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한적이 있다. C조는 절대 강자가 없어 혈전이 예상된다. 반면 일본을 비롯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이 속한 B조는 1일부터 18일까지 단시간내 승부를 가린다.물론 팀당 6경기씩을 치르는데 총 12경기 가운데 앞선 6경기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나머지 6경기는 일본에서 치른다.따라서 전력과 경기장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의 진출이 유력시된다. 박준석기자˝
  • [열린세상] 누가 미국의 주류인가/임춘웅 언론인

    부시가 이끄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저버리며 국제 사회의 자유와 독립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요즘 미국에 때 아닌 ‘주류’ 논쟁이 한창이다.돌발사태가 없는 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확실시되는 존 케리 상원의원이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 정부는 극단이고 우리가 주류”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서 비롯된 논쟁이다.그는 이어 “오는 대선은 미국민이 주류의 편에 설 것인가,아니면 반대의 길을 갈 것인지를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주류는 보수파인 게 보통이다.보수파란 결국 그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며 나라의 중심에 서있는 세력인 때문이다.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주류라 하면 보수당인 공화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세력인 것이다.지금의 공화·민주 양당 체제가 굳혀진 제16대 링컨 대통령 이래 27명의 대통령만 해도 공화당 출신이 17명으로 단연 많다. 그런데 미국의 리버럴리스트 집단인 민주당의 케리 의원이 미국의 주류는 부시의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선언한 것이다.현재의 판세만 보아도 공화당은 백악관은 물론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대법원 판사 수에서도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이런 판국에 민주당이 우리가 미국의 주류라고 나선 것이다.특이한 현상이다. 지금 미국에 일고 있는 주류 논쟁의 핵심은 부시에 대한 ‘반(反) 부시’ 바람이다.부시가 이끄는 미국에 대한 불안과 위기의식이 민주당을 한층 결속시켜주고 있고 케리 후보가 일찌감치 민주당 경선을 압도하게 된 것도 부시를 무너뜨리는 데 민주당이 힘을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면서 반 부시편에선 ABB(Anybody But Bush·부시만 아니면 누구라도 좋다)라는 배지를 달고 다닌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이유는 간단하다.주류 보수가 보수해야 할 것들을 스스로 버리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자유와 독립 같은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부시 정부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자유와 독립은 미국 건국의 뿌리이다. 그런데 부시가 이끄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저버리며 국제 사회의 자유와 독립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9·11 테러는 미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갖게 한 게 사실이다.그런데 네오콘(neo-con)으로 불리는 이들 신(新) 보수주의자들이 이를 극단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다.여러 가지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목표는 쉽게 말해 미국 지배하의 세계질서 구축이다.공화당 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필요하다면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부시 독트린’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을 통해 미국은 선제공격이 어떤 것인가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이는 미국이 건국이래 취해온 대외정책 기조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의미한다.미국은 전통적으로 고립정책을 유지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만 해도 미국의 외교정책 기반은 ‘봉쇄와 억제’였다.그러나 이제는 미국이 제국의 길을 갈 것이며 그것을 성취하는 데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을 공세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네오콘들의 내심이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가치와 대외정책의 기조를 뒤엎는 혁명적인 발상이다.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동안에는 국제적 ‘합의와 동의’라는 과정을 중시해 왔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이들 네오콘들은 제국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는 제국처럼 행동하고 있다.제국처럼 생각하고 제국처럼 행동하면 제국인 것이다. 미국의 주류 논쟁은 미국의 주류들이 오만에 빠져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지켜야 할 덕목을 스스로 저버렸기 때문에 비주류가 나서서 그것들을 지켜 내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금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힘을 통한 ‘충격과 공포’가 아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통합된 지구 공동체를 구현해 내는 데 미국의 힘을 활용하는 참다운 리더십의 구축인 것이다. 임춘웅 언론인˝
  • 지구촌 아테네行 축구전쟁

    ‘세계는 지금 축구전쟁중.’ 오는 8월 아테네올림픽 축구 본선진출을 향한 경쟁이 뜨겁다.개최국 그리스를 포함해 모두 16개국이 나서는 남자축구 지역예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6장의 주인은 가려졌고,10장은 ‘무주공산’이다.월드컵대회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임을 감안하면 올림픽은 절반밖에 안돼 관문이 더욱 좁다. 먼저 88서울올림픽 이후 5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소속된 아시아대륙(3장)은 다음달부터 최종예선에 들어간다.12개국이 3개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겨뤄 각조 1위에 티켓이 주어진다.중국 이란 말레이시아와 함께 A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3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아테네행 마지막 예비시험을 치른다.시드를 배정받은 한국의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중국과 이란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21일 열린 일본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한 한국으로서는 3일 중국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국가대표인 박지성(PSV에인트호벤)과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를 불러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반면 B조에서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 등 약체와 겨루는 일본의 무난한 진출이 점쳐진다.C조에서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오만 중동팀끼리 각축을 벌인다. 개최국 그리스를 제외하고 3장의 티켓이 걸린 유럽은 다음달 3개월간의 장정에 들어간다.결전을 앞두고 벌써부터 각국은 들썩이고 있다. 가장 많은 4장의 티켓이 주어진 아프리카는 카메룬의 진출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오는 28일 쯤 향배가 결정된다. 출전국이 확정된 대륙은 남미와 북중미,그리고 오세아니아.남미(2장)는 전통의 강호 브라질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지난달 열린 최종예선에서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 밀려 3위에 그쳐 2위까지 주어지는 티켓 획득에 실패한 것. 특히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을 한 브라질로서는 체면을 구기며 다시 한번 올림픽징크스를 겪은 셈이다.브라질은 84LA올림픽과 88서울올림픽에서 준우승한 것이 최고의 성적으로 아직 한 차례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티켓이 2장인 북중미에서도 강호 미국이 탈락했다.84년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지난 12일 끝난 예선에서 멕시코 코스타리카에 밀렸다.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가 뉴질랜드를 따돌리고 본선에 올랐다. 박준석기자 pjs@˝
  • 고개숙인 올림픽호 ‘허리’ 때문에 …

    ‘플레이메이커 급구.’ 5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플레이메이커 부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지난 21일 일본과의 오사카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플레이메이커 부재가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됐다.따라서 다음달 3일(중국전)부터 시작되는 아테네올림픽(8월) 최종예선을 위해 국가대표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23·PSV 에인트호벤)을 긴급수혈하는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팀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지난달 강호들이 출전한 카타르 8개국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올림픽 본선에서의 선전도 기대됐다.그러나 내심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플레이메이커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21일 일본전은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경우다. 김두현(22·수원)이 중책을 맡았지만 상대의 거센 압박으로 중원싸움에서 밀리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이렇게 되자 연쇄적으로 좌우측 미드필더도 패스미스를 남발했고,일순간에 팀 전체 조직력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물론 후반에 전재운(23·울산)을 교체투입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청소년대표팀에서 발탁된 권집(20·수원)도 있지만 역시 신뢰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따라서 김 감독도 한·일전 뒤 박지성을 데려오고 싶다는 의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박지성은 2002월드컵 4강 멤버로 최근 치른 오만·레바논과의 두차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도 플레이메이커로서 맹활약했다. 박지성이 합류한다면 올림픽팀의 전력은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공격에선 최태욱(23·인천) 최성국(21·울산)이 건재하고 수비에선 국가대표 신예 중앙수비로 떠오른 조병국(23·수원)이 버티고 있다.따라서 공수를 연결해 주는 ‘허리’만 보강된다면 최강팀의 면모를 확실하게 되찾을 것으로 점쳐진다.그러나 문제는 ‘수혈’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올림픽 본선도 아닌 예선전에,에인트호벤이 박지성을 풀어줄지는 미지수다. 박준석기자 pjs@˝
  • 서울시 김순직대변인, 후배승진에 밀려 대기발령

    “월드컵 4강에 빛나는 한국축구가 인구 252만명의 약체 오만에 질 때도 있는 법….” 최근 서울시 인사에서 대기발령을 받은 김순직(49) 전 대변인의 퇴임변이다.“불자(佛子)로 성실하게 살면 족하다고 생각했으나 모든 게 (나 자신이) 아둔한 탓”이라면서도 “하지만 진짜 누가 아둔한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인사에는 으레 뒷말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많은 후배 공무원들은 대과 없이 업무를 처리해 온 인물이 ‘찍혀 나가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해 냈다. 김 전 대변인은 1978년 기획예산계장으로 시에 첫 발을 내디딘 뒤 40세인 95년 재정기획관,3년 뒤인 98년에는 업무를 총괄하는 행정관리국장으로 승승장구했다.이 때 그는 ‘서울판 토니 블레어’라는 별칭을 얻었다. 예리한 판단력과 합리적인 업무스타일을 높이 산 이명박 시장은 지난해 1월 그를 초대 대변인으로 발탁했다.이 시장의 핵심 프로젝트인 청계천 복원,대중교통체계 개편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거중조정’할 인물로 적격이라는 평가에서였다. 그런데 19일 단행된 고위직 인사에서 김 전 대변인은 행시 기수(18기)로 낙마하고 말았다.21기가 1급으로 승진한 마당에 선배 기수는 용퇴해야 한다는 인사기준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21기의 파격승진은 능력보다는 나이가 고려된 것이라며 그의 퇴장을 더욱 아쉬워하고 있다.김 전 대변인은 일단 행정국에 대기했다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일할 40대 간부가 본의와 달리 물러나게 되자 직원들은 “자치정책을 선도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서울시를 공직 첫 부임지로 선택하는 이가 많다.”면서 “등 떠밀려 나가는 경우를 지켜 보며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한·일 축구전쟁

    한국과 일본이 21일 ‘축구전쟁’을 치른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아테네올림픽(8월) 최종예선에 대비한 리허설을 겸해 21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경기장에서 일본올림픽팀과 친선경기를 펼친다.또 박성화 감독을 사령탑으로 한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은 같은 날 중국 후베이성 위창에서 열리는 스타스국제청소년대회 2차전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김호곤호’는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첫 경기인 중국전(3월3일)을 앞둔 만큼 실전과 같이 임하겠다는 각오다.김 감독은 “국가대표팀 차출 등으로 준비가 완벽하진 않지만 상대가 일본인 만큼 배수의 진을 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지난 16일 소집된 올림픽대표팀은 비록 손발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진 않았지만 지난달 카타르친선대회에서 준우승하면서 성공적으로 시험을 거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공격 선봉에는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1)을 비롯해 최태욱(23) 조재진(23)이 나선다.여기에다 지난해 7월 일본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 이후 8개월 만에 ‘김호곤호’에 재승선한 정조국(21)도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조병국(23)이 버티는 수비라인은 더욱 견고해졌다.14일 오만전과 18일 레바논전에서 거푸 국가대표팀의 중앙수비수로 나섰고,특히 레바논전에서 A매치 첫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병국의 기세가 믿음직스럽다.‘젊은 거미손’ 김영광(21)이 지키는 골문도 든든하다. 물론 일본도 만만치는 않다.지난 8일 이란과의 평가전(1-1)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고교생 스트라이커 리하야마 소다(19)를 선봉에 내세웠다.지난달 18일부터 한달 이상 합숙훈련을 해온 만큼 조직력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일본도 아테네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마지막 시험무대로 한국을 택한 만큼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대표팀은 이번이 설욕전이다.비록 19일 첫 경기에서 중국 후베이선발팀에 0-1로 덜미를 잡혔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로 꼽힌다.4개팀이 풀리그로 패권을 가리는 만큼 일본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20승4무3패로,2000년 이후 맞대결에서는 4승1무1패로 앞선다.그러나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 16강전에서는 1-2로 패했다.절치부심한 박성화 감독은 깨끗이 설욕하겠다는 각오에 차 있다. 박준석기자 pjs@˝
  •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차두리·조병국 ‘릴레이골’

    ‘가자,2006독일월드컵으로’ ‘코엘류호’가 레바논을 완파하고 6회 연속 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진출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첫 경기에서 차두리(24·프랑크푸르트)의 선제골과 신예 조병국(23·수원)의 추가골로 레바논을 2-0으로 눌렀다.차두리는 지난 2002년 4월20일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국가대표팀간) 첫 골을 넣은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골맛을 봤다.부상당한 노장 유상철(33·요코하마) 대신 중앙수비수로 투입된 조병국은 A매치 첫골을 기록했다. 14일 오만전 5-0 대승에 이어 다시 한번 압승을 거둔 ‘코엘류호’는 올들어 2연승을 기록했고,출범 이후 9승2무6패가 됐다.또 레바논과의 상대전적에서도 5전 전승으로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레바논을 비롯해 몰디브,베트남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31일 몰디브와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32개팀이 8개조로 나눠 치르는 아시아 2차예선은 각조 1위팀만이 최종예선에 진출하게 된다.최종예선에 오른 8개팀은 아시아에 배정된 4.5장의 본선티켓을 놓고 내년 마지막 전쟁을 치른다. 2002월드컵 4강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월드컵 멤버를 중심으로 해외파를 총출동시켜 전력을 배가시킨 한국은 한층 세련된 플레이로 코엘류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그러나 24차례의 슈팅을 날리고서도 2골밖에 뽑아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자 오히려 상대의 역습을 허용하는 등 수비력 문제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한국은 초반 ‘선수비 후기습’작전으로 나온 레바논의 밀집수비에 막혀 애를 먹다 선제골 기회를 내줬다.전반 30분 한국 문전에서 공을 다투던 김태영(34·전남)이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그러나 모하마드 카사스가 찬 공을 골키퍼 이운재(31·수원)가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한국은 곧바로 첫 득점을 올리면서 안정을 찾았다.전반 32분 이영표(27·PSV에인트호벤)가 상대 왼쪽 코너부근에서 센터링한 공을 쇄도하던 차두리가 방향만 살짝 틀어 레바논의 골문을 연 것. 전반 추가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후반들어 더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후반 5분 박지성(23·에인트호벤)의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조병국이 정확하게 헤딩으로 연결시켜 그물을 뒤흔들었다. 한편 같은 조의 베트남은 몰디브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4-0으로 크게 이겼고,5조의 일본은 홈에서 오만에 1-0으로 신승했다. 수원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
  • “오만전 전술 그대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첫 경기인 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오만과의 친선경기에서 사용한 전술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선수들에게 압박,스피드,투지를 강조했다.일부를 제외하곤 오만전 선수들 위주로 투입할 생각이다.중앙수비는 조병국이 맡는다.레바논이 약팀이지만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선수들이 오만전처럼 움직여 준다면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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