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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복원의 산실 ‘안양천생태이야기관’ 개관 7주년

    생태복원의 산실 ‘안양천생태이야기관’ 개관 7주년

    생태복원의 산실 경기도 안양시 ‘안양천생태이야기관’이 개관 7주년을 맞았다. 시는 다음달 2일 기념행사로 체험한마당 ‘이야기가 있는 생태놀이터’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2012년 개관한 안양천생태이야기관은 안양천이 물맑은 하천으로 되살아나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준다. 특히 안양천 환경대학과 생태교실을 포함해 하천생태계를 조명하는 10여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던 안양천은 1970년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큰 위기를 맞았다. 안양천변에 들어선 대규모 공단의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정화 없이 배출돼, 하천으로 흘러들며 크게 오염됐다. 점차 오염의 심각성이 커지자 시는 안양천을 살리기 위해 1986년 하수처리장을 건설을 시작해 6년여만에 준공 1992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안양천정화사업 등 오랜 노력 끝에 하천수질이 개선돼 일부 구간에서 고기가 서식하게 되면서 물맑은 안양천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현재 안양천과 지천에는 잉어, 붕어, 모래무지 등 어류 34종, 황조롱이, 흰뺨검둥오리 등 조류 65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서·파충류, 곤충 등 수백여종을 관찰할 수 있다. 안양천생태이야기관은 이랬던 안양천의 오염과 물맑은 하천으로 되살아나까지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7주년을 기념해 오염에서 되살아난 안양천의 생태계를 살펴보는 체험의 시간 비롯해 여러 행사를 마련했다. 먼저 개관 특별사진전으로 ‘2019 안양천의 여름새’를 개최한다. 올여름 안양천을 찾은 ‘물총새’와 ‘새호리기’ 등 현장감과 생동감 넘치는 20여점의 조류사진을 선보인다. 물총새는 생태이야기관 상징이다.특별 프로그램으로 777프로젝트 ‘물총새탐사대! 이야기관 어디까지 가봤니?’를 진행한다. 개관 7주년을 맞아 7가지 생태를 체험하고 7개 스탬프를 찍는 행사다. 이 프로그램은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목표물을 찾아가는 생태체험인 ‘에코티어링’ 기법을 결합했다. 물총새탐사대가 되어 이야기관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놀이와 게임을 한다. 또 생태이야기관 옥상정원에서는 공동작품 “안양천의 수호천사가 돼 주세요”를 마련했다. 아울러 생태이야기관 해설사들이 생태작품전, 창작교실작품전, 안양천사진전을 마련한다. 한강의 제1지류인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 지지대 고개에서 발원한다. 군포시를 경유 안양시 도심 중앙을 가로질러 광명, 서울시를 거쳐 한강에 유입되는 도시형 하천이다. 유역면적은 286㎢, 하천연장이 32.5㎞로 비교적 규모가 크다, 학의천, 삼성천, 수암천, 삼막천, 오전천, 산본천 등 크고 작은 지천이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아프리카돼지열병, 집돼지와 멧돼지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아프리카돼지열병, 집돼지와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지 한 달이 넘어간다. 그동안 15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선제적 조치로 수매하는 돼지를 포함하면 수십만 마리의 돼지가 희생되는 셈이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전국적으로 멧돼지 포획도 본격화되고 있다. 가히 돼지의 수난 시대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는 국민 모두의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발병 직전까지 축산 농가의 잔반돼지 중단 요구를 거절했다, 휴전선 철책을 이유로 멧돼지를 통한 질병 유입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고 휴전선 인근 지역의 선제적 멧돼지 포획 제안도 거부했다. 또한 2004년 이래로 방역 소독시설의 표준을 단 한 번도 개정하지 않았다. 2011년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거듭된 살처분, 그리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대재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가축 전염병 방역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독 시설의 표준을 지난 15년간 방치한 셈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의 상황은 그간 정부의 사전 준비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질병 감염을 최초로 신고한 농장은 정부의 지침대로 농장에 펜스를 설치하고 잔반을 급이하지 않은 모범 농장이었다. 중국산 불법 돼지고기 육가공품은 버젓이 유통되고 있으며, 잔반의 불법 유통도 근절되지 않았다. 음성적으로 잔반을 급이하는 농장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음성적으로 잔반을 급이하는 무허가 농장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했다. 또한 정부가 질병 차단을 위해 설치한 거점 소독시설의 소독 효과를 정부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최초의 발병 원인과 질병 확산에 관련한 역학 규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질병 확산 경로가 오리무중이니 정밀하고 제한적으로 진행돼야 할 살처분은 불가능해진다. 정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500m 이내 농장의 돼지를 살처분하게 돼 있었지만 살처분과 수매는 반경 10㎞로 확대됐다. 서울로 따지자면 인왕산에서 발생한 질병으로 잠실의 돼지 농장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멧돼지 역시 상황은 만만치 않다. 정부는 최초 발견 시점에 매뉴얼에서 정해진 초동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금 뒤늦게 대규모 포획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멧돼지는 하루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멧돼지를 통한 돼지열병 감염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정부의 매뉴얼을 정부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상황, 정부의 안이한 사전 대응으로 집돼지와 축산 농가 그리고 멧돼지가 수난을 겪고 축산 농가는 생계의 근간을 위협받게 됐다. 그 갈등은 돼지가 있는 현장을 넘어서 그 축산 농가와 멧돼지를 지키려는 시민단체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대통령, 총리, 관련 업계가 지난 1년간 경고를 하고 사전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두껑을 열어 보니 정작 실행 부서에서 준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 부실한 방역 소독시설은 추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추수가 지나면 먹이를 찾아 나서는 멧돼지의 활동반경은 더 넓어질 것이다. 이제 더이상의 무사안일과 실패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 옛날 무장공비가 발각되면 그 침입 경로를 확인해 관련 부대를 엄중 문책했다고 한다. 정부는 그간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대책이라는 것이 지난 1년간 업계와 전문가가 요구해 온 바와 다르지 않다. 또한 그간의 부실 대응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축산 농가에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합당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
  • 엽총 들고 나타난 학생 따뜻한 포옹으로 살린 美 교직원 (영상)

    엽총 들고 나타난 학생 따뜻한 포옹으로 살린 美 교직원 (영상)

    하마터면 비극으로 끝날 뻔했던 학생의 삶을 따뜻한 포옹으로 되살린 교직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은 미국 오리건주의 한 고등학교 교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학생의 목숨을 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17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파크로즈 고등학교. 이날 수업 중이던 교실에 학생 한 명이 엽총을 들고 나타났다. 놀란 학생들은 교실 문을 박차고 도망쳤고, 학교는 아수라장이 됐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교직원은 망설임 없이 다가가 총을 들고 있던 학생을 와락 끌어안았다.현지언론은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앤젤 그라나도스 디아즈(19)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엽총을 들고 교실로 난입했다고 전했다. 또 이를 본 축구팀 코치 키아난 로우(27)가 기지를 발휘해 사고를 막았다고 전했다. 로우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 한 명이 총을 들고 서 있는 게 보였다.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아 곧장 다가가 괜찮다며 안아줬다”라고 설명했다. 물리력 대신 진심이 담긴 포옹으로 위로하는 로우의 마음 씀씀이에 디아즈는 곧 총을 떨구었고, 그사이 달려온 다른 교직원이 총기를 낚아채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조사 결과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우울증에 시달린 디아즈는 어머니가 안 계신 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집 대신 학교를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아즈가 들고 있던 엽총에 장전된 총알은 단 한 발뿐이었다. 법원은 공공장소에서 불법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디아즈에게 36개월의 보호관찰을 선고하는 한편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한편 로우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디와즈와 나눈 대화에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널 구하고 싶었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달려온다…22일 새벽이 관측 적기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달려온다…22일 새벽이 관측 적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옆에 또 하나의 유명 유성우인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오는 22일 화요일 밤 극대기에 이른다. 정확한 극대기 시각은 22일 오전 8시 22분인 만큼, 유성우를 가장 관측하기 좋은 시간대는 22일 새벽이 되는 셈이다. 다만 밝은 하현달이 유성우 관측에 약간 지장을 주겠지만 시간당 최고 20개씩 떨어지는 유성우를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오리온자리 유성우는 일반적으로 10월 17일부터 27일까지 지속되지만, 빠른 것은 10월 초에 나타나기도 하고, 11월 초까지도 2개 정도 나타날 수 있다. 오리온과 쌍둥이자리 경계 근처에 있는 유성우 발산 지점(복사점이라고 함)의 하늘 상태가 좋을 때는 시간당 최대 20개 정도의 유성우를 볼 수 있다.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은 오리온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인 베텔게우스에서 약간 떨어진 북쪽이다. 적색 초거성인 이 별은 별빛이 붉어서 눈에 잘 띈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는 현재 자정 무렵에야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데, 새벽 4시 반시께 가장 높은 고도에 이른다. 이때 오리온의 유명한 삼형제 별 벨트가 천구 적도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오리온 유성우는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똑같이 잘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몇 안 되는 유성우 중 하나다.​​오리온 유성우는 종종 '핼리 혜성의 유산'으로 불린다. 태양 궤도를 도는 핼리 혜성이 뿌리고 간 우주 먼지 내지는 돌덩이이기 때문이다. 공전하는 지구가 이 혜성 잔해 속으로 돌입하면 혜성 잔해들이 지구 중력으로 끌려들어 와 대기 중에서 마찰로 불타는 것이 바로 유성, 곧 별똥별이다. 이런 별똥별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것을 유성우라 부른다.유성우를 잘 관측하려면 일단 빛 공해가 적고 하늘이 확 트인 곳을 찾아야 한다. 날씨가 추우니 방한은 필수고, 접이식 긴 의자나 돗자리, 그리고 쌍안경 하나쯤 가지고 가도 좋을 것이다.​오리온자리 유성우는 화요일 새벽에 정점에 도달하면 천천히 빈도수가 내려가기 시작하여 10월 26일께는 시간당 약 5개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참고로, 핼리 혜성의 주기는 약 75년으로 최근 도래년은 1986년이었다. 따라서 다음 도래년은 2061년 여름께로 예측되는데, 한국인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198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말년에 장엄한 핼리 혜성의 귀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리뷰] 화려함에 유머 더한 완벽한 세대교체, 매튜 본 ‘백조의 호수’

    [리뷰] 화려함에 유머 더한 완벽한 세대교체, 매튜 본 ‘백조의 호수’

    ‘영국 왕실 기사’ 매튜 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의상과 조명 등 무대 소품과 장치는 더욱 화려해졌고, 캐릭터들은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24년 전 ‘파격’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제는 ‘진화’를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9년 만에 한국으로 날아온 남성 백조,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 이야기다.지난 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오는 20일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고 24~27일 부산 문현동 드림씨어터에서 관객을 맞는다. 2003년 한국을 포함해 4차례 한국을 찾은 매튜 본 ‘백조의 호수’가 지방 공연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은 가녀린 여성 발레리나 이미지가 강한 원작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유약한 영국 왕자와 자유롭고 남성미 넘치는 남성 백조의 우정 혹은 사랑을 그렸다. 1990년대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를 중심으로 한 왕실 스캔들에 착안해 작품을 만들었다. 매튜 본은 2016년 작품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현대무용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왕실 기사 작위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영화는 영국 탄광촌 꼬마 ‘빌리’가 세상의 편견과 가족의 반대에도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마지막, 성인 ‘빌리’가 첫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힘차게 도약하는 부분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로 연결된다. 매튜 본과 함께 성공 신화를 쓴 ‘남성 백조’ 애덤 쿠퍼가 영화에서도 ‘남성 백조’를 연기했다.서울에서 진행 중인 공연장은 매 회 새로 단장한 ‘백조’를 보기 위한 관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개막 당일 공연에는 9년 전 내한공연의 기억을 간직한 팬들도 많았다. “작품을 바꾸었다기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해 ‘리프레시’했다”라던 안무가 매튜 본의 말은 무대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작품의 큰 줄기는 초연 당시와 같았다. 다만 등장 무용수들의 의상과 액세서리, 조명 등 아주 선명하고 화려해졌다. 역삼동 공연장을 찾았지만,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로 여행 온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여왕 비서의 사주를 받고 왕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으나, 이후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여자친구’ 역은 작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사위 속에 ‘미스터 빈’의 로완 앳킨슨과 같은 유머를 쏟아낸다. 보름달 아래 푸른빛 호숫가를 배경으로 15명의 근육질 백조가 펼치는 군무는 이 작품의 압권이다. 이들은 손끝과 발끝, 표정은 물론 신체의 세밀한 근육까지 모두 춤과 연기로 담아낸다.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방울과 그들이 내뱉는 거친 호흡 소리에 관객은 더욱 숨죽이고 집중하게 된다.공연은 커튼콜을 포함한 공연장 내 사진 및 영상 촬영 모두 금지다. 물론 해외 오리지널 공연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조치이지만, 관객을 위한 배려로도 느껴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모두 일어서서 무용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순간, 관객은 더 깊은 감동과 추억을 얻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위대한 탐험가 수난시대. .콜럼버스, 쿡 등 동상 훼손 이유는

    위대한 탐험가 수난시대. .콜럼버스, 쿡 등 동상 훼손 이유는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를 꼽는다면 대부분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뉴질랜드를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을 꼽는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이 실시한 ‘11~20세기 최고 탐험가‘ 여론조사에서 콜럼버스와 쿡 선장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아직도 그들의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가 아니라 평화로운 원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약탈자’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동상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지고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지난 14일(현지시간)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미국의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10월의 두 번째 월요일)였다. 하지만 이날 미국 곳곳의 콜럼버스의 동상이 훼손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콜럼버스 동상에는 누군가가 얼굴에 붉은색 페인트를 붓고, ‘집단 학살 기념을 중단하라’고 적힌 표지판을 걸쳐놨다. 또 샌프란시스코 ‘리틀 이탈리’에 있는 콜럼버스 상에는 누군가가 “모든 집단학살의 기념물을 파괴하고, 모든 식민지 개척자를 살해하라‘라고 적어놨다.이는 콜럼버스가 북미지역을 식민지화하고, 원주민 학살과 노예제 확산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원주민 상당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식민지 개척자의 행위를 인정, 연방 국경일로 지정해 기념하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처사라며 항의하고 있다. 그래서 뉴멕시코주를 필두로 현재 10여개 주가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바꿨다. 또 100여곳 이상의 도시와 마을, 대학 캠퍼스도 원주민의 날 기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쿡 선장도 푸대접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8일은 쿡 선장의 탐험대가 지금의 뉴질랜드 북섬 기즈번에 첫발을 내디딘 지 250년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와 마찬가지로 쿡 선장도 환영받지 못했다. 특히 쿡 선장의 ‘뉴질랜드 도착’ 250주년을 맞아 뉴질랜드 정부가 마련한 기념행사는 반대 시위로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마오리족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의 한 참가자는 “쿡 선장 일행에게 집단 학살을 당한 마오리 원주민에게 이날은 끔찍하고 충격적인 날”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땅은 원래 ‘발견’돼 있었는데, 이 자를 추켜올리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누군가 호주 시드니 센트럴하이드 공원에 설치된 쿡 선장의 동상에 흰 페인트로 비키니를 그려 넣기도 하고, 다른 곳의 동상에는 분홍색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신대륙의 발견은 탐험가에게 영광이었겠지만, 그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던 원주민들에게는 재앙이었다”면서 “콜럼버스와 쿡 선장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부동산에도 부는 ‘건강 중시’ 바람

    부동산에도 부는 ‘건강 중시’ 바람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현대 사회는 이와 관련된 ‘헬스케어’와 ‘웰니스케어’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헬스케어란 기존의 치료 부문 의료서비스에다 질병 예방 및 관리 개념을 합친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뜻하며, 웰니스케어란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가운데 부동산시장도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실제 최근 건설업계는 사회적 흐름에 발 맞춰 건강을 주요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분양시장에서는 헬스케어와 웰니스케어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를 강조하는 고급 주거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건강 관련 상품은 주로 최고급, 럭셔리 주거시설을 표방한 단지들 사이에서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연말 분양한 ‘더 라움 펜트하우스’가 꼽힌다. 최고급 주거시설로 만들어질 예정인 이 단지는 그 일환으로 웰니스케어를 도입했고, 이를 주요 마케팅 요소로 삼았다. 실제 단지는 카페&레스토랑, 피트니스클럽, 사우나클럽 등이 조성되는 ‘더 라움 웰니스 센터’를 만들어 입주자들에게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높은 관심이 이어진 단지는 높은 분양가격에도 3개월 만에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고급화를 내세운 단지들이 최근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른 건강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최고급 주거공간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가을 분양시장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KCC건설이 10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공급하는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는 럭셔리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입주자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특화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KCC건설에 따르면 이 단지는 한화호텔&리조트 및 한화에스테이트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최고급 주거서비스와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가 예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는 ‘헬스케어 피트니스’와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먼저 헬스케어 피트니스를 통해서는 목적별 건강관리 프로그램과 식이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웰니스 프로그램으로는 필라테스, 요가, 명상 등을 구성해 최근 관심이 높아진 웰니스케어를 단지 안에서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100시대를 맞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와 관련된 상품을 고민한 결과 헬스케어 피트니스와 웰니스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단지는 이 뿐만이 아니라 럭셔리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특화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일정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제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는 다양한 특화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대 1 개인레슨이 가능한 ‘골프레슨’과 쿠킹, 커피, 취미, 교양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며, 조식서비스를 비롯해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 서비스, 컨시어지, 홈 케어 서비스(소모품 교체, 정기 점검), 홈 클리닝, 차량관리 서비스 등을 도입한다. 한편, 오리시아 스위첸 마티에는 수분양자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한화호텔&리조트 회원권을 제공해 수분양자는 입주 후 전국에 있는 한화리조트를 5년동안 연 5박(주말, 성수기 포함, 선착순 또는 추첨 방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5년간 연15박은 회원추천가로 주중에 이용할 수 있다. 또 한화호텔&리조트가 운영하는 인프라시설도 할인된 가격으로 누릴 수 있다. 한화리조트 워터피아(설악, 경주) 와 아쿠아플라넷, 제이드가든(주중 할인), 골프장 그린피(용인, 태안, 설악) 할인 쿠폰을 제공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는 전국구 관광명소로 떠오른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공급되는 유일한 주거 가능 상품이다. 지하 2층 ~ 지상 26층, 총 5개동, 분양면적 74㎡•82㎡ 등 총 800실 규모의 레지던스로 조성된다. 타입별 세대수는 ▲74㎡A 200실 ▲74㎡B 100실 ▲74㎡C 100실 ▲82㎡A 100실 ▲82㎡B 100실로 구성된다. (단기 투숙형 제외)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의 견본주택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마련되며, 10월 중 오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통 디자인에 실용성 살린 궁궐·조선왕릉 새 근무복

    전통 디자인에 실용성 살린 궁궐·조선왕릉 새 근무복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궁궐과 조선왕릉 직원들이 입을 새 근무복을 경복궁 근정전에서 18일 공개했다. 동복은 패딩 점퍼, 짧은 재킷, 바지, 조끼로 구성했다. 하복은 짧은 재킷, 바지, 긴소매 티셔츠, 반소매 티셔츠, 조끼를 입는다. 새 근무복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고, 기능성도 좋다고 궁능유적본부는 설명했다. 한복의 부드러운 깃과 동정(한복 저고리 깃 위에 덧대어 꾸미는 헝겊 오리)의 선을 적용해 목선을 단아하게 표현했다. 주머니는 궁궐 담 모양을 응용해 만들었다. 또 밤에는 빛이 반사되는 재질을 사용했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문화예술공연팀 의상감독을 지낸 임선옥 파츠파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제작했다. 직원 의견을 수렴한 뒤 전문가 논의를 거쳐 최종 디자인을 선정했다. 궁능유적본부 측은 “궁궐과 왕릉 직원 근무복은 그동안 관리소별로 지급돼 통일되지 않고 관람객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실용성과 관람객 안전을 고려해 새 근무복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의 한 수 : 귀수편’ 권상우, 범상치 않은 포스 ‘한 손으로 서 있다?’

    ‘신의 한 수 : 귀수편’ 권상우, 범상치 않은 포스 ‘한 손으로 서 있다?’

    ‘신의 한 수‘ 오리지널 제작진의 스핀오프 범죄 액션 ‘신의 한 수: 귀수편’이 귀신의 수를 두는 자 ‘귀수’의 사활 수련 포스터 3종을 공개했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영화. 공개된 사활 수련 포스터 3종에는 전작 ‘신의 한 수’의 ‘태석’(정우성)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절대 고수의 바둑 실력과 그에 버금가는 액션 실력을 보여줄 주인공 ‘귀수’의 피나는 수련이 담겨 이목을 끈다. 15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영화 속 ‘귀수’(권상우)는 맹기 바둑과 인생을 가르친 스승 ‘허일도’를 잃고 난 후, 홀로 냉혹한 내기바둑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바둑 수련을 거듭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첫 번째 사활 수련 포스터에서는 홀로 액션을 수련하는 귀수의 모습이 담겨 ‘신의 한 수: 귀수편’이 선보일 도장 깨기 액션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이어서 사방이 막힌 곳에서 덤불에 둘러싸인 채 오로지 머릿속으로만 바둑을 두는 ‘귀수’의 맹기 바둑 수련 모습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마지막 포스터는 바둑을 통해 바둑의 신이 되려는 ‘귀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거꾸로 매달린 채 한 땀, 한 땀 바둑의 기보를 그려나가는 그의 모습에서 귀신의 수를 두기까지 치열한 수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특히 ‘귀수’가 홀로 치열하게 바둑과 액션을 수련하는 모습은 마치 무협 만화 속 고수를 향한 주인공의 성장과 겹쳐지며 ‘신의 한 수: 귀수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킨다. 특히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도장깨기 바둑액션, 다양한 캐릭터들을 106분의 러닝타임 안에 빼곡히 채운 것은 물론, 15세 이상 관람가를 확정 지으며 더욱 많은 관객들이 ‘신의 한 수’ 시리즈를 즐길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귀신의 수를 두는 자 ‘귀수’의 치열한 수련이 담긴 ‘사활수련 포스터’ 3종을 공개하며 주목 받고 있는 ‘신의 한 수’ 스핀오프 범죄액션 ‘신의 한 수: 귀수편’은 11월 7일 개봉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140/90㎜Hg ‘정상수치’에 붙잡힌 현대의학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140/90㎜Hg ‘정상수치’에 붙잡힌 현대의학

    숫자, 의학을 지배하다/제러미 A 그린 지음/김명진·김준수 옮김/뿌리와이파리/456쪽/2만 5000원연말이 되면 뒤늦게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검진센터가 북적인다. 어디 아픈 곳 없는 사람들도 혈압을 재거나 채혈을 하는 순간에는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한다. 검진은 일상이다. 채용 신체검사부터, 정기 국민검진, 직종에 따른 특수검진,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수많은 추가 검사를 포함하는 종합검진까지. 병원을 아플 때만 가는 게 아니다. 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하고, 발병하더라도 조기 발견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됐다. 그런데 이 상식은 언제부터 우리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일까. 내과의이자 의학사가인 제러미 A 그린은 ‘숫자, 의학을 지배하다’를 통해 현대의학에서 질병이 규정되어 온 흐름을 검토한다. 반세기 전만 해도 미국 사회는 ‘증상 없는 질병’에 대해 지금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명한 징후 없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 숫자만으로도 질병을 진단하게 된 것은 최근 일이다. 그린은 이러한 질환의 경우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약이 병을 규정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질병의 개념이 역학 연구와 더불어 의료산업 마케팅 활동의 산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을 중심으로 이 질환들을 치료하는 약제 다이우릴, 오리네이스, 메바코의 역사를 면밀히 살핀다. 약과 질환의 관계는 복잡하다. 약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객관적 사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질병을 연구하고 분류하는 도구로 쓰여왔다. 또한 약은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질병의 새로운 증상을 발현시킨다. 제약시장의 마케팅에 의해 질병의 개념 자체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증상이 분명하지 않은 만성질환의 경우, 고혈압의 기준이 140/90㎜Hg인 것처럼 정상과 질병을 구분하는 숫자가 필요하다. 이 숫자는 결코 고정값이 아니며, 당대 사회 속에서 숱한 논쟁과 갈등을 거쳐 합의된다. 그린은 현대의학과 의료시장, 제약산업이 복잡하게 맞물려 만들어내는 숫자들의 이면을 보여준다. 그린은 제약 마케팅과 만성질환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균형적 서술을 하고자 한다. 시장과 질병의 상호작용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상호작용을 신중하게 관찰하고 이면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질병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이해할 때, 우리가 현재 가진 질병 예방과 관리에 대한 믿음 역시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 시월愛 시애틀, 잠 못 이루는 만추…인생은 짧아요 지금을 즐겨요

    시월愛 시애틀, 잠 못 이루는 만추…인생은 짧아요 지금을 즐겨요

    가을 해외 여행지로 단 한 곳을 꼽으라면 미국 시애틀이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주연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현빈과 탕웨이가 출연한 영화 ‘만추’로 유명한 곳. 스타벅스 1호점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을 거닐어 봐도 괜찮겠다. 오래된 와이너리에 앉아 향긋한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가을을 즐겨 봐도 좋을 듯. 아니 꼭 그래 보길 바란다. 영화 ‘만추’의 대사대로 좋은 시절은 짧고 즐길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잠 못 이루는 영화팬을 위한 도시 중장년층에게 시애틀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도시다.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 영화는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법한 고전이다. 아내를 여읜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톰 행크스가 찾아온 곳이 바로 시애틀이다. 유니언 호수에 영화 속에서 그가 생활한 수상가옥이 실제로 있다. 좀더 젊은 영화팬들은 ‘만추’를 떠올린다. 영화 대부분을 시애틀에서 촬영했다. 영화에서 두 사람이 시장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곳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가 점심 식사를 했던 ‘아테니안 시푸드 레스토랑’은 지금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 중 한 곳이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80여년 전에 세워진 네온사인 시계는 지금도 멀리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방금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해 가져 온 과일과 채소, 향기를 듬뿍 머금은 꽃, 직접 만들어 온 미술품 및 공예품 등이 가득하다. 시장은 1907년 문을 열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다. 언제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 앞이다. 이 가게는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 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푸드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45달러를 내면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내려와 워터 프런트로 갈 수도 있다. 시애틀 서쪽에 있는 잔잔한 바닷가 워터 프런트는 엘리엇만이 인접한 곳으로 부두에서는 관광 유람선이 출발한다.시애틀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것이 라이드덕이다. 오직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를 90분간 타고 시애틀 시내 곳곳을 돌아본다. 라이드덕 운전사는 ‘왜키 캡틴’이라고 부른다. 괴짜 운전수라는 별명 그대로 복장도 요란하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익살스러운 설명으로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을 해 준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끄러운 록 음악을 틀며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주고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주는 식이다. 버스에 탄 사람은 그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나온 라이드덕은 차에서 배로 변신하며 유니언 호수로 풍덩 빠져든다.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언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개 정도가 남아 있다.●스타벅스 1호점 위치… 미국 커피의 본고장 커피 애호가에게 시애틀은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애틀은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문을 연 도시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의 영향을 받아 싸구려 아메리카노를 밀어내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고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원조점이 자리한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달고 있는 유일한 가게다. 가게는 20평 남짓으로 작다. 가게 앞에는 원조의 맛을 찾아온 전 세계 관광객들로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오전 9시를 넘겨 찾으면 적어도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스타벅스 1호점 앞은 거리의 악사의 명당이다. 하루에 스무 명 남짓한 악사들이 돌아가며 연주한다. 이들의 활기찬 연주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기 차례가 돌아온다.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구매한 원두를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로스팅해 다시 공급한다. 캐피톨힐은 우리나라 홍대 비슷한 분위기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힐 사람들이 어울려 만들어 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돼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록의 도시… 지미 헨드릭스의 전율을 느끼다 시애틀은 록 음악 마니아들에게 성지이기도 하다.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지미 헨드릭스가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 있다. 록 음악 박물관인 EMP(Experience Music Project)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개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돼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 열풍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여성 뮤지션의 연대기도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글라스 전시관’은 유리 예술가 데일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치훌리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돼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전시관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 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스페이스 니들은 시애틀의 랜드마크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전망대 높이가 185m에 달한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호수,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산이 한눈에 바라보인다.●와인의 도시… 美서부 최고의 풍미를 마시다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컬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시애틀이 자리한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컬럼비아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은 시애틀을 대표한다. 샤토 생 미셸은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로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합니다.” 와이너리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와인을 테이스팅한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 와인까지 추가로 맛볼 수 있다.●숲의 도시… 영화 ‘트와일라잇’ 판타지를 즐기다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영화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리지.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시킨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은 결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만난다. ‘만추’의 결말은 이와는 반대다. 시애틀행 버스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애나(탕웨이)와 훈(현빈)은 3일 동안 많은 일을 겪고 애나가 출소하는 날 다시 만나길 기약한다. 하지만 교포 여자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게 잡혀들어간 훈은 끝내 2년 후 출소한 애나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두 영화 모두 우리 인생은 짧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토록 짧기에 화내고 싸우고 슬퍼하기보다는 즐기고 사랑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인생에서 좋은 시절은 후딱 갑니다. 즐기세요. 마음을 열고 지금 사랑하세요.”■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등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10시간 15분 정도 걸린다. 시애틀공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다운타운이 있다. 시애틀 시티패스(citypass.com)를 이용하면 스페이스 니들, EMP 박물관, 항공박물관 등 시애틀 대표 관광지 6곳을 45% 할인된 가격에 둘러볼 수 있다. 시애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3232.
  • ‘달리는 조사관’ 특별출연 김영재, 현실감 살린 열연 ‘몰입감 높여’

    ‘달리는 조사관’ 특별출연 김영재, 현실감 살린 열연 ‘몰입감 높여’

    배우 김영재가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에 특별출연해 몰입감을 더했다.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연출 김용수, 극본 백정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은 평범한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싸워나가는 사람 공감 통쾌극이다. 김영재는 극 중 다니던 직장에서 정리해고 될 위기에 처한 ’원석‘ 역을 맡았다. 원석은 오랫동안 일해 온 직장인 미래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해 노조에 가담하게 됐다. 살기 위해 시작한 투쟁이었지만 극심한 생활고를 겪게 됐고 이에 시달리던 아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앞길이 막막한 원석은 결국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측 노조로 돌아서게 됐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동안 사이가 각별했던 동료 정완은 해고 노조원으로 남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소원해졌다. 그 가운데 노조 폭력 사태가 일어나 정완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조사 중 cctv에 원석이 정완과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찍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정황상 불리한 입장에서도 원석은 끝끝내 함구 하며 의뭉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의심은 확신이 되어갔다. 이처럼 원석으로 분한 김영재는 특별출연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 현실감을 살린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적절한 완급 조절로 안타까운 사연과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그는 전작 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 젠틀한 순정남의 면모를, 최근 개봉한 영화 ‘양자물리학’에서는 출세 지향적인 인물의 모습을 선보인 바. 과연 ‘달려라 조사관’에서는 어떤 색깔로 말미를 장식할지 기대감을 더한다. 사진 = OCN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곽병찬 칼럼] (속)살인의 추억

    [곽병찬 칼럼] (속)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의 출세작 ‘살인의 추억’은 불완전했다. 수사관의 입장에서 ‘그놈’에 대한 분노만 다뤘다. 범인으로 몰린 무죄한 이들의 비참은 없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이춘재의 자백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사건 당시 ‘그놈’으로 몰려 육체와 영혼을 난도질당한 용의자가 무려 3000여명이었다. 4명은 살인적 수사의 트라우마와 악마의 낙인 때문에 무혐의로 풀려나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한 명은 10대였다. ‘속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소재를 꼭 ‘화성사건’ 수사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살인적 수사의 전통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10년 전에는 퇴임한 지 불과 1년밖에 안 된 대통령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았다. 현직 검사(임은정)의 말대로 ‘죽을 때까지 찌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도 다르지 않다. 방법은 달라졌다. ‘화성 시절’만 해도 지하실에서 거꾸로 매달아 놓고 야구방망이 따위로 두들겨 패는 식이었다고 한다. 분노조절 장치가 망가진 수사관들은 자백할 때까지 용의자를 짓이겼다. 지금은 몸뚱어리를 파괴하지는 않는다. 10년 전 ‘논두렁에 시계를 내다 버렸다’는 말로 인격을 살해했던 것처럼 지금은 ‘(컴퓨터 하드 교체, 즉 증거인멸을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 따위의 조작된 ‘자백’을 흘려 파렴치범으로 내몬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9월 10일부터 보름간 7개 중앙일간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조씨 가족에 대해 ‘단독’을 달고 보도한 기사는 75건이었다. 이 가운데 ‘검찰을 출처로 한’ 기사가 30건이었고 ‘법조계발’로 한 ‘단독’도 12건이었다. 조 장관의 딸이 검찰에서 ‘서울대 인턴은 집에서, 동양대 자원봉사는 어머니(정경심) 연구실에서 했다’고 진술했다는 조작된 ‘단독’이 그런 종류다. 검찰은 이 충실한 조력자들 덕분에 지금까지 손 안 대고 코를 풀었다. 조씨 가족에 대한 전면적 강제 수사가 시작된 지 오늘로 51일째다. 수사 인력은 검사만 40여명에 수사관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현직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던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검사 24명, 특별수사관 40여명)은 비교도 안 된다. 압수수색은 9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70여곳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런 강제 수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 무엇인지는 오리무중이다. 피고에게도 공소장을 보여 주지 않는다. 알려진 것은 논란이 많은 정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뿐이다. 조 전 장관을 옭아매려던 혐의 내용도 조잡하다. 애초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사모펀드 관련 의혹은 털면 털수록 오히려 깨끗해졌다. 동생 사건에 연루시키려던 위장 소송 및 배임 혐의는 범죄로서 소명되지 않았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서울대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혐의는 딸이 참가한 동영상의 공개로 무색해졌다. 증거인멸 공모 혐의의 스모킹건이라던 ‘고맙다’는 말은 발설자(김경록)에 의해 왜곡임이 드러났다. 검찰과 언론은 조국 동생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실질심사를 포기한 피의자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펄펄 뛰었지만 전례는 많았다. 대표적인 게 2007년 검찰이 공문서 위조 및 동행사, 업무방해 등으로 청구한 신정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다. 신씨는 영장심사를 포기했지만, 법원은 간단히 기각했다. ‘생사람 잡는 수사를 끝내라’는 주장이 ‘조국 구하기’ 전사들 말고도 법조계 주변에서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뉴스채널 YTN의 시사프로그램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한 일간지 검찰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뾰족한 증거가 없는 검찰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자백밖에 없는데, 그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시간을 끌면서 괴롭히고 있다.” 정씨는 지금 뇌경색, 뇌종양과 투병 중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른바 검찰 관계자들은 정씨의 건강 문제로 영장 청구를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떠든다. ‘죽을 때까지 찔러’ 놓고 연민과 인륜을 가장하는 것은 너무 뻔뻔하다. 깔 게 없으니 눙치고 뭉갠다는 비난을 살 필요는 없다. 공언했던 대로 영장을 청구해 유무죄 판결에 앞서 조씨 가족의 파렴치함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자. 검찰이 지금까지 도대체 어떤 범죄 혐의를 얼마나 찾아냈는지도 알아야겠다. ‘살인(적인 수사)의 추억’ 속편의 결말을 미리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 LG 라렌 30득점 폭발… 오리온 꺾고 5연패 탈출

    LG 라렌 30득점 폭발… 오리온 꺾고 5연패 탈출

    개막 후 5연패로 부진에 빠졌던 창원 LG 세이커스가 6경기 만에 귀중한 첫 승을 따냈다. LG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LG는 16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를 74-61로 꺾었다. 캐디 라렌이 30점 15리바운드로 연패 탈출의 선봉에 섰고 정희재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보탰다. LG는 경기 초반부터 라렌을 앞세워 오리온을 몰아붙였다. 오리온은 국내 선수들이 라렌의 골 밑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많은 점수를 내줬다. 라렌은 전반에만 18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마커스 랜드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조던 하워드가 전반 1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경기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을 37-32로 마친 LG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격차를 벌리며 순식간에 점수 차가 두 자릿수가 됐다. 오리온은 3쿼터에 9점만 넣는 데 그치며 패배를 자초했고 4쿼터 때도 별다른 활로를 찾지 못하며 시즌 4번째 패배를 당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세상 남자는 둘로 나뉜다”… 박나래, ‘청불’ 코미디쇼 서다

    “세상 남자는 둘로 나뉜다”… 박나래, ‘청불’ 코미디쇼 서다

    “세상에 남자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나랑 잔 남자, 앞으로 잘 남자.” 개그맨 박나래(34)의 더 화끈한 입담이 16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공개된다. ‘농염주의보’는 박나래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행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다. 국내 여성 코미디언 최초의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의미도 갖는다. 박나래는 성역 없는 연애담과 필더 없는 입담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농염주의보’에는 박나래가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전국 투어 실황이 담겼다.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성남, 전주 등에 열린 공연은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대세 중의 대세’ 박나래의 인기를 재확인했다. 박나래는 재기발랄한 연애담은 물론 농염함의 ‘끝판왕’ 면모까지 과시하며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앞서 공개된 ‘농염주의보’ 예고편 영상에서 박나래는 “자신감 있게 들이대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얻어걸리는 거야”, “많이 한 거 창피한 게 아니에요. 아끼면 똥 된다” 등 거침없는 연애 조언을 내놨다. ‘넷플릭스’를 통해 그간 방송에서 다 못 보여준 ‘비방 나래’를 전 세계에 마음껏 펼쳐놓을 박나래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제2의 홍콩’ 시위로 번지는 카탈루냐

    ‘제2의 홍콩’ 시위로 번지는 카탈루냐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점거·100편 결항 총파업·대규모 시위 예고… 공권력 이동스페인 대법원이 분리독립을 추진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14일(현지시간) 국제공항까지 점거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항공편 100여편이 결항되고, 경찰과 충돌한 시위 참가자 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법원은 이날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에게 선동·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카르메 포카델 전 자치의회 의장에게는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당시 수반은 벨기에로 피신한 상태다. 지도부 12명은 2017년 10월 1일 카탈루냐 지방에서 스페인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한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됐다. 투표 결과 독립 찬성이 90%(투표율 42%)라는 결과를 바탕으로 독립을 선포했다. 분리독립을 주도한 지도부에 9~13년형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이날 알려지면서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카탈루냐 전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진압 경찰에 의해 7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가 도로와 철로에서 타이어와 목재를 불태워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고, 스페인 제2 공항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졌다. 카탈루냐의 주요 노동단체들도 스페인 정부에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카탈루냐 지역으로 전국의 경찰력을 속속 이동시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넷플릭스, 설리 사망에 행사 취소 ‘급하게 내린 결정’ [전문]

    넷플릭스, 설리 사망에 행사 취소 ‘급하게 내린 결정’ [전문]

    넷플릭스가 가수 겸 연기자 설리에 애도를 표했다. 넷플릭스는 15일 오전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제작발표회 취소 소식을 전했다. 행사가 진행되기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내린 결정이다. 넷플릭스는 “금일 예정되었던 넷플릭스(Netflix)의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의 제작발표회를 취소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어제 많은 분들을 안타깝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분들이 열정으로 준비한 작품이며 기자 분들과의 약속인 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결국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들려온 비보에 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의 제작진을 비롯한 넷플릭스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설리는 전날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설리의 빈소와 장례 일정은 유족의 요청으로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다. 다음은 설리 사망 관련 넷플릭스 입장 전문 금일 예정되었던 넷플릭스(Netflix)의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의 제작발표회를 취소합니다. 어제 많은 분들을 안타깝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분들이 열정으로 준비한 작품이며 기자분들과의 약속인 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결국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들려온 비보에 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의 제작진을 비롯한 넷플릭스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객… 직접 경험하러 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객… 직접 경험하러 왔습니다

    “한국에서 공연한 동료들이 ‘한국에서 꼭 공연해 봐야 한다. 무대에 서는 게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깨닫게 해 주는 나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죠. 당장 공연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굵은 중저음의 목소리, 우람한 체격에 선 굵은 외모, 여기에 ‘흰 가면’만 씌우면 비밀을 품은 ‘유령’ 역할에 제격이지 싶다. 현실의 조너선 록스머스(32)는 흥분과 설렘을 마음껏 표현하며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청년의 모습도 보였다. 세기의 명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연진이 오는 12월 한국 개막 공연을 앞두고 서울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 2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시작으로 대규모 월드투어 중이다.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주연배우와 제작진은 ‘뮤지컬 클래식’으로 꼽히는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객’을 만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 발표한 동명 소설에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음악을 입혀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처음 올렸다.초연 이후 지금까지 세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되며 1억 4000만명 이상이 ‘유령’의 마법에 홀렸다. 국내에서는 2001년 한국 출연진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처음 관객을 만났고, 2005년과 2012년 오리지널팀이 방한해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와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엇갈린 사랑을 담았다. 우리말로 또박또박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클레어 라이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32)은 2012년 내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한국 공연이다. 지난 공연 당시 한국에 8개월가량 머물렀던 그는 “한국 사람들은 뮤지컬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진심으로 한국 관객과 제작진의 능력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었다”고 떠올린 뒤 “친한 동료들에게 꼭 가서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록스머스와 라이언 그리고 라울 역의 맷 레이시(38) 세 배우 모두 ‘오페라의 유령’을 ‘어린 시절의 꿈’이라고 했다. 레이시는 “제가 아주 꼬마라 뮤지컬을 볼 수 없었던 때 가족들이 저만 빼고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와서 ‘너무 좋았다’고 떠드는 모습에 무척 샘이 났다”면서 “지금도 극장에서 음악이 흐르고 ‘가면’(유령 소품)을 보면 감탄하며 놀라고, 가끔 제 볼을 꼬집어 보기도 한다”고 들뜬 모습으로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라이언은 “5살 때 처음 공연을 보고, 피아노를 가르치시는 어머니의 연주에 따라 노래를 부르곤 했다. 제 방에 당시 크리스틴 역을 맡은 가수 세라 브라이트먼의 사진을 걸어 놓고 ‘꼭 나도 저렇게 될 거야’라고 꿈꿔 왔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 캐스팅 소식에 어머니와 함께 펑펑 울었다”며 여전히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작품은 초연 30년이 지났지만 이야기 구성과 전개 등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고 첫 작품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다. 시대가 흐르면서 무대로 곤두박질치는 1t 대형 샹들리에와 자욱한 안개 사이로 솟아오른 281개의 촛불 등 무대장치의 ‘업그레이드’만 있을 뿐이다.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은 “이 작품은 런던 초연 이후 미국으로 넘어갈 때도 전혀 작품을 고치지 않았다. 이후로도 작품 수정 논의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작품이 ‘나 좀 내버려 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며 “처음부터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완성도를 그대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한 뒤 2020년 3월 14일~6월 26일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7~8월(날짜 미정)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는다. 부산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해산물이 얼마나 맛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산에 갈 날을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부산아, 우리가 곧 간다!” 프리드 연출과 배우들은 작품을 기다리는 팬만큼이나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방사성 폐기물 행방 ‘오리무중’… 침수된 신칸센 전량 폐차 위기

    방사성 폐기물 행방 ‘오리무중’… 침수된 신칸센 전량 폐차 위기

    폐기물 보관 포대 규모조차 파악 안 돼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나무·흙 등 보관 사재기·외국인 대피안내 부실 도마위 사망·실종 70명 넘어… 복구 장기화될 듯지난 12~13일 일본을 강타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간토, 도호쿠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가운데 신칸센 고속철도 침수 등으로 산업생산 및 일상생활에서 후유증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폭우로 유실된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폐기물의 행방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14일 밤까지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58명, 실종자는 14명, 부상자는 211명으로 집계됐다.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후쿠시마 다무라시에서 유실된 방사성폐기물 보관 포대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앞서 다무라시는 “지난 12일 방사성폐기물 임시보관소에 보관돼 있던 2667개의 폐기물 보관 포대 중 일부가 폭우에 쓸려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든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무라시는 “유실된 포대 중 10개를 회수했으며 포대의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고 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해당 지역이 막대한 피해로 쑥대밭이 된 상황이어서 정확한 유실 규모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루에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인근에서 수거한 풀, 나무, 흙 등이 들어 있다. 태풍이 몰고온 폭우로 이시카와, 도야마 등 호쿠리쿠 지역을 운행하는 호쿠리쿠신칸센 고속철도 전체의 3분의1인 10편성 120량이 물에 잠긴 가운데 ‘전량 폐차’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NHK는 “신칸센 차량이 이 정도까지 물에 잠긴 것은 처음”이라며 “최소한 바닥에 있는 전기·기계장치는 모두 교체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재생이 불가능해 폐차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10편성의 제작비는 약 328억엔(약 3600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 곳곳에서 교통·통신 및 생활기반시설이 훼손되고 마비돼 산업생산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을철 단풍관광으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 등산철도는 선로, 교각이 유실돼 연내 복구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도심지역의 재해 대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쿄 중심가와 주택가의 편의점, 슈퍼마켓 등은 11일부터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 물건이 동나는 등 대혼란을 겪었다. 상당수 대피소에서는 반려견 등의 동반 거부를 놓고 주민과 당국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고, 그 결과 대피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나타났다. 급증한 외국인들에 대한 재난 안내 부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안내자가 없어 당장 대피가 필요한 민박시설에 그대로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달리는 조사관’ 장현성,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현실 아니야?’

    ‘달리는 조사관’ 장현성,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현실 아니야?’

    절묘한 현실 균형감으로 인권증진위원회를 이끌어가는 장현성의 활약이 ‘달리는 조사관’을 더욱 빛내고 있다.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연출 김용수, 극본 백정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팩트가 우선인 냉철한 조사관 한윤서(이요원 분)와 불의를 못 참는 행동파 조사관 배홍태(최귀화 분)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는 조사과장 김현석(장현성 분)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평범하고 지극히 ‘현실주의자’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한때 열혈 조사관이었던 명성답게 중대한 결정을 마주한 순간 그가 체득한 비법이 빛을 발한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 존재가치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김현석.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냉, 온탕을 오가는 장현성의 깊고 변화무쌍한 모습이 흥미롭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사관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예리한 조언을 남기기도 한 그는 지난 방송에서 군대의 인권 침해문제를 밝혀내기 위해 나선 조사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야식을 챙기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복잡한 표정을 한 김현석의 모습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번 주 방송되는 9. 10회에서는 열혈 조사관이었던 김현석의 과거가 그려질 예정. 조사관들은 인권위에 새롭게 접수된 ‘노조 폭력사태’를 둘러싼 진실 밝히기에 나선다. 한발 물러나 사건을 바라보던 기존과 달리 무슨 사연인지 직접 조사에 나선 김현석의 날카로운 눈빛에 과거의 사연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김현석 조사과장은 한윤서와 배홍태의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 사이에서 현실적인 조언으로 균형을 잡아 왔다. 특히, 테이저건 격발과 관련된 경찰의 인권침해를 조사한 사건에서 그의 진가가 빛났다. 철저히 중립을 고수하는 한윤서와 ‘인권위라면 약자의 편에서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하소연하는 배홍태. 김현석 과장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두 사람에게 ‘누구의 시선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한 마디로 깊은 여운을 안겼다. 특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신중하게 방향을 제시하는 김현석은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중립을 지켜야 하는 인권위 일원으로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진정사건에는 자기 자신을 조사에서 배제를 요청하던 김현석 과장. 전원위원회의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놓고 한윤서와 인권위원장의 의견이 엇갈릴 때 ‘중립외길’ 처세술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적인 조사과장의 모습은 물론, 한 가장의 아버지로 군대 간 아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아버지가 인권위에 다니는 것을 알면 괴롭힘당하진 않겠지”라며 인권위 봉투를 찾아 헤매는 그의 ‘웃픈’ 모습을 짠내를 불러일으키기도. ‘달리는 조사관’ 제작진은 “장현성의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 김현석이라는 인물의 매력과 존재가치가 살아난다”며 “총괄조사과의 중심을 잡고 현실적 공감을 불어넣은 김현성의 활약은 물론, 지극한 ‘현실주의’ 조사관으로 변하게 된 그의 사연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매듭지어지지 않은 과거의 과잉진압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는 ‘노조 폭력사태’의 진정사건이 그려질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9회는 오는 16일(수)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 OCN ‘달리는 조사관’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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