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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법 제정… ‘유죄’ 없던 일로”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 방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심을 통한 해법과 특별법 제정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당사자 등의 청구에 의해 다시 재판하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재심청구사유를 원판결의 증거서류나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변조된 것으로 증명된 경우 등 7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원판결에 설령 사실오인 등의 잘못이 있더라도 이 재심 규정에 해당되지 않으면 재심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인혁당 사건은 재판에 증거로 사용된 진술서와 수사기록 등이 고문 등 불법행위를 통해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심이 받아들여졌고 32년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그동안 이 재심청구사유를 좁게 해석한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넓게 해석하고 있다. 재심청구가 원판결의 법원이 관할한다는 형소법의 규정을 따를 경우 인혁당 사건은 원래 1심 법원이었던 군사법원에서 담당해야 했었다. 유가족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재심도 법적논란이 될 수 있었지만 법원이 이를 그대로 인정한 것이 좋은 예다. 1972∼87년 시국공안사건 중 사건 당사자가 불법구금이나 불법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224건 등은 재심의 소지가 있는 사건으로 대법원은 보고 있다. 이 사건의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져 대법원까지 올라올 경우 대법원 판결을 통해 판례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물론 과거의 판결이 잘못됐었다는 점을 판결문에 밝히는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판사 실명을 공개한 ‘긴급조치 판결’중에는 재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예가 적지 않다. 그래서 특별법을 만들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긴급조치 자체를 특별법으로 무효화해 이 법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사건을 모두 없던 것으로 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는 “재심청구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정도로는 미흡하고 긴급조치에 대해 특별법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특별법 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부산대 법대 김배원 교수는 특별법 제정에는 동의하면서도 “특별법의 기준과 범위, 보상·배상문제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정당성 차원에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모든 법의 무효화를 주장하게 될 수도 있고 유신시절에 불합리한 판결에 적용된 모든 법들을 무효화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긴급조치 판사 명단 공개 파문] ‘사법부 과거 정리’ 어디까지 왔나

    유신시대 긴급조치위반 사건에 관여한 판사들의 실명이 공개돼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2005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이 대법원장은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사법부는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인권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다.”고 전제,“사법부가 행한 법의 선언에 오류가 없었는지, 외부 영향으로 정의가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유지담 대법관도 퇴임사에서 “환송을 받기보다 용서를 구하고픈 심정”이라며 “사법부의 독립을 외쳤어야 할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에 침묵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전수안 대법관도 “과거의 판결들에 대하여 잘못이 인정되면 대법원장이 법원을 대표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흐름에 따라 1972∼87년 긴급조치법 및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사건의 판결문 6000여건을 수집해 분석해 왔다. 이 중에는 이번에 실명이 공개된 대법관들이 관여한 사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제청 때 긴급조치 판결에 관여했던 점을 검토했다.”면서 “대법원장도 많이 고민했지만 이런 식으로 인적 청산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제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판결문 분석작업은 이미 지난해 3월 마무리된 상태다. 대법원 관계자는 “분석결과는 코드맞추기 논란 등을 피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으로 안다.”면서 “이때 사법부 과거사에 대한 발언도 함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법부의 과거청산 방법에 대해 판결을 무효화한 독일처럼 특별법을 만들거나 32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인혁당 사건처럼 재심을 통해 과거사를 정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작가가 부화뇌동하는건 문학에 대한 배반”

    소설가 조정래(64)씨가 작심한 듯 얘기를 꺼냈다. 비록 질문에 대한 답변 형태였지만 ‘민족문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문인들의 보수화 등을 꼬집었다. 2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소설 ‘아리랑’(해냄 펴냄·전 12권) 100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다. “작가가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자유지만 오류를 범하는 정치세력에 들어가 부화뇌동하는 것은 자기파멸의 길이자 문학에 대한 배반입니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신작 ‘호모 엑세쿠탄스’에 정치적 견해를 반영하고 황석영씨가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작가와 지식인은 끝없이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들을 더 많이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이같은 원칙론을 들고 나왔다. 작가가 현실정치에 대해 발언한다면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내용이 옳고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가에게는 ‘사회의 산소’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지도자의 최고 덕목으로 ‘정직성’을 꼽고, 우리 정치에 가장 필요한 것은 ‘타협’이라고 주장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명칭변경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계화시대라 해도 민족이라는 울타리를 허물어 버릴 수는 없다.”면서 “지켜야 할 가치까지 폐기해야 한다는 것은 신사대주의나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남북이 통일하려는 이유도 민족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면서 “민족 문제를 폐기처분하는 시기는 통일 이후여도 된다.”고 덧붙였다. 대하소설을 읽지 않는 세태나 ‘문학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역사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하소설로 쓰는데 어떻게 독자들이 읽지 않겠느냐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팔리고 안팔리고는 나중 문제로 작가가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쓰면 된다.”고 단언했다. 작가는 또 “15년만 젊었어도 대하소설 2편을 더 쓸 소재가 있지만 이제는 후배들이 썼으면 좋겠다.”면서 “‘한강’을 끝으로 더 이상 대하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앞으로 신채호, 한용운, 안중근 등 국내 근현대사 인물 15명과 마더 테레사, 퀴리 부인 등 인류 문화에 기여한 해외인물 15명 등 총 30명의 위인전을 권당 400쪽으로 펴내 청소년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우리 전래동화 20권을 보태 총 50권의 아동물을 쓰기로 했다. 그는 오는 9월 일반인에게 개방할 전남 보성군의 ‘태백산맥 문학관’에 마련되는 집필실에 한달에 1주일 가량씩 머무를 예정이다. 국내에서 100쇄를 넘긴 작품을 쓴 작가들은 이청춘, 최인훈, 조세희, 이문열씨 등이 있지만 순수 문학작품으로, 그것도 장편소설로 100쇄를 넘긴 작가는 조정래씨가 유일하다. 조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부터 ‘100쇄 기념패’를 받았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엄격한 통로로 ‘대중의 지혜’ 구하라

    바야흐로 대선 국면이다. 언론매체마다 정기적으로 유력 대선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지난달에 비해 몇%포인트 올랐다느니, 부동층은 또 얼마나 늘었다느니 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앞으로도 11개월 남짓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을 것이 분명하다. 선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의 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 조작되거나 방법상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참여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과연 대중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보다 열세로 나타난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의문 속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선거, 마케팅, 정책입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로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또 과연 여론조사는 믿을 만한 것인지 등을 명쾌하게 짚어주는 해설서가 나왔다.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미국 갤럽의 편집장 프랭크 뉴포트가 쓴 ‘여론조사-대중의 지혜를 읽는 핵심 키워드’(정기남 옮김, 안부근 감수, 휴먼비즈니스 펴냄)가 그것이다. 근대 이전 농경사회에서 여론조사는 필요가 없었다. 언제든 얼굴을 맞대며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여론조사는 최상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떠올랐다.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선거에서도 여론조사는 중요한 예측 수단이 됐다. ‘여론조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갤럽은 겨우 수천명의 표본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36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선을 정확히 예측해냈다. 반면 구독 명부와 전화번호부 등에 기재된 1000만명에게 용지를 보내 여론조사를 실시한 유력 잡지사는 상대 후보였던 알프레드 랜던의 승리를 예측했으나 실패로 끝났고, 얼마 후 이 잡지는 폐간됐다. 이 ‘사건’은 과학적 표본추출 방법을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이른바 ‘무작위 표본추출’의 ‘무작위(random)’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뽑은 것이 아니라 ‘엄격한’ 과정을 통한 선택이라는 게 뉴포트의 설명이다.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뉴포트는 두 장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중요성에 대한 저자의 철학은 확고하다.“일반인들이 공유하는 지식에서 위대한 식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시민들의 통합된 경험에서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상호작용하고 결합돼야 적합한 의사결정을 해낼 수 있는데 그런 지혜를 모으는 방법이 여론조사라는 것이다. 이른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저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는 지도자라 해도 모든 일에 관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자세하게 시민들의 의견을 묻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에는 지도자들이 시민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도 자세히 적혀 있다. 모두 11장으로 이뤄진 책에서 저자는 ‘여론조작’의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열번째 장에서 저자는 언론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을 강조해 보도하는 사례를 제시한 뒤 “매체는 여론조사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평가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384쪽.2만 5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특파원 칼럼] 프랑스를 보는 두 극단적 편견/이종수 파리 특파원

    생 텍쥐페리의 명작 ‘어린 왕자’의 화자가 여섯살 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다. 그런데 모든 어른들은 그 그림을 모자로 생각했다. 뜬금없이 ‘어린왕자’ 얘기를 꺼낸 것은 화가가 되려던 화자의 꿈을 질식시킨 편견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5년만에 다시 찾은 프랑스는 많이 바뀌었다. 유럽연합(EU) 출범이 주된 배경이다. 프랑화 대신 유로화가 쓰인다. 그 과정에 물가가 많이 올랐다. 월세를 내거나 장을 볼 때 체감하는 ‘바구니 물가’가 단적인 예다. 그러나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게 있다. 불법체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입학을 허가하는 학교 등의 이른바 ‘배려의 문화’다. 도착한 뒤 5개월동안 기자를 당혹스럽게 한 것은 바뀜과 바뀌지 않음의 공존이 아니다. 프랑스에 대한 여전히 바뀌지 않은 극단적인 편견이다. 출장 등 업무상 방문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이런 멋진 곳에 살아서 너무 좋겠다.”고. 그때마다 “살면 또 다르죠.”라며 반론을 제기한다. 몇가지 사례를 곁들이면 고개를 끄덕인다. 영화·책·입소문 등으로 갖게 된 환상 혹은 ‘그들만의 프리즘’이 약간 달라진 표정이다. 정작 더 곤혹스러운 것은 두번째 부류의 편견이다. 프랑스에서 3∼5년 정도 살다갔거나 산 이들의 ‘일그러진 시선’…. 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에 살아봤더니 톨레랑스(관용)가 없다.’는 단정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톨레랑스가 없다.’는 단정은 논리학에서 말하는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흑백 논리의 오류다. 혹자는 톨레랑스가 없어졌다는 주장의 논거로 인종차별을 든다.2년 전 프랑스 전역을 불태운 파리 등 대도시 교외지역의 소요 사태도 거론한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시외곽 빈민지역 이른바 ‘비동빌(Bidonville·빈민가)’ 문제와 대책도 1970년대부터 공론화됐다. 이 문제가 부각된 것은 극우파나 우파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에 오래 산 교포들의 시각이다. 기자가 만난 정책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인종차별이 심해진 것이라기보다 물가 상승, 취업난 등 살기가 힘들어진 이들의 불평에 편승한 우파의 공세가 통했다는 것이다. 톨레랑스가 없다는 단정은 이런 맥락을 놓친 결과로 보인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 끝내 톨레랑스가 없어 보인다는 주관적 판단을 고집하려면 ‘없다.’가 아니라 ‘줄었다.’고 말하자. 한 사회의 시스템이나 관행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국민이 국가를 상대로 주거지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대항력 있는 주거권’을 입법화했다.‘돈키호테의 아이들’이란 시민단체가 지난해 말 파리 센강가에 150개의 텐트를 설치한 뒤 투쟁한 결과다. 만성적 주택난에 시달리면서도 소외된 이들을 배려해 이런 법을 채택하는 사회를 향해 ‘톨레랑스 실종’ 운운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프랑스에 살게 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불편한 일화가 있다. 한달이 더 걸리는 전화 연결이나 인터넷 설치, 살갑지 않은 서비스 정신…. 대개 유럽 특유의 비효율·비경쟁 문화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효율성·경쟁·성장보다는 분배나 배려를 중시해온 그들만의 가치 모델이 존재한다. 남을 배려하다 보니 경쟁심은 약해지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다 보니 사회보장제도가 튼실해졌고 자연스레 근로 의욕이 낮다. 이런 맥락은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미국식 문화에 익숙한 우리 시각에는 낯설다. 그렇다고 ‘배려’의 문화가 지닌 미덕 자체를 부정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주관적 경험을 확대하거나 부분적 사례를 일반화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어린왕자’의 화자를 질식시켰던 ‘어른’이 되지 말자. 물론 기자도 그 어른일 수 있다.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주먹구구 ‘시험행정’에 소송 줄잇는다

    주먹구구 ‘시험행정’에 소송 줄잇는다

    사례#1. 지난해 11월 변리사 1차시험 탈락생들은 쾌재를 불렀다.“특허청이 시험평가방식을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1차 시험에서 떨어졌다.”며 특허청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승소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1차 시험에서 절대평가의 합격기준을 넘기고도 떨어진 수험생 689명이 2007년,2008년 2차 시험 응시기회를 받게 됐다. 사례#2. 지난 1월15일 수원지방법원은 공인중개사 시험 2문항에서 오류가 인정된다며 불합격처분취소 소송을 낸 김모씨 등 99명에 대해 불합격처분을 취소한다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2문항을 맞혀 합격점을 넘긴 13명이 구제를 받았다. ●꾸준히 계속되는 시험제도에 대한 불만 공무원 임용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소송이 급증하면서 시험 관련 행정이 비교적 투명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험생들의 불만 섞인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시험과 관련된 이의신청은 주로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원회에 접수되거나,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다. 최근에는 행정법원에 바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보다는 행정심판위원회가 1심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행정심판위원회에 접수된 시험관련 행정소송을 분석해 본 결과 2000년 23건에 불과했던 접수 건수는 2001년 153건,2002년 112건 등 줄소송이 이어지다가 2003,2004년 급감했다. 그러다가 2005년 들어 281건,2006년 168건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공인중개사 시험과 중등교사 임용시험 집단 소송이 많았던 탓으로 분석된다. 시험종류별로는 공인중개사 시험이 338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교원·교사 임용시험이 145건, 사법시험 108건 순이었다.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 시험관련 소송은 2003년 31건,2004년 24건,2005년 30건,2006년 18건으로 나타났다. ●비용부담 줄이려 집단소송도 잦아 시험관련 소송 전문 설경수 변호사는 이같은 줄소송 이유로 첫째 투명하지 않은 시험행정을 꼽았다. 현재 많은 시험이 문제를 공개하고 이의신청을 받고 있지만 수험생의 불만을 사는 주먹구구식 시험행정은 여전하다는 것.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공인노무사 시험에 대해서도 수험생들이 합격 예정인원 없이 매년 합격인원을 달리하는 선발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정 공무원 집단, 대기업 노무담당 출신을 부정합격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설 변호사는 “1990년대 후반 국가를 상대로 해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소송이 봇물터지듯 늘었다. 이후 정답공개, 이의신청, 재검토 등 제도가 개선되면서 소송이 줄었지만 승소율은 높아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두번째로는 소송에 대한 수험생들의 부담이 낮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밑져야 본전인 셈이기 때문.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 변호사는 “소송으로 인해 수험생이 받는 불이익은 없다.”면서 “하지만 소송에서 이겨서 합격하겠다는 기대보다는 제도가 개선되고 보완되는 걸로 만족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명예훼손인가, 비판 입막음인가

    가수 유니의 자살로 인터넷 ‘악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TV 프로그램이 의도적인 악플러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35분에 KBS 2TV를 통해 방송되는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24일 악플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의 이기원 PD는 게시판에 욕설과 비방을 일삼는 악플러 한 명에 대해 반성을 촉구한 후, 효력이 없으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다. ‘미녀들의 수다’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운데 20대 미혼여성 16명이 출연해 그들의 눈과 입을 통해 한국을 알아보는 프로그램. 앙케트와 토크 형식으로 지금까지 10회분이 방송됐다. 매주 방송이 나간후 500∼1000건의 댓글이 달리고 있으며, 이중에는 악플러에 의한 악성 댓글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방침을 놓고 ‘시청자의 입을 막으려는 의도’라며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KBS 시청자게시판은 실명제로 본인의 이름으로 글을 올리고 있는 시스템이다. 일부 악플러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미녀들의 수다’에 대한 비판이다. 한국말에 서투른 외국인들을 모아 웃음거리로 만들고 MC 남희석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 역사적 오류와 성적 표현 등 고쳐야 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문화마당] 자기 확신범과 거울/김지우 소설가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할 것 없이 선거 때가 되면 인파가 쏠리는 거리 한복판에 그야말로 대문짝만 하니 사진이 붙나니, 때 빼고 광내고 잘 차린 인물사진이렷다. 아라비아숫자 하나씩 박고 나와 노랑 파랑 초록 하양 껍데기들 속에서 일동 차렷! 흐, 하고 웃고 있겠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웃고 있는 낯짝들은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관상쟁이나 점술가가 아닌 바 저마다의 타고난 인물로 품평회를 할 생각도 없다. 문제는 그들 앞에만 서면 실실 웃음이 난다는 것이다. 어째 허세와 자기 확신으로 가득 찬 확신범들 전단을 보는 것 같다.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나르시시스트들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실은 섬뜩하다. 그리고 참으로 알지 못하고 이해 못할 의아함이 솟는다. 어떻게 스스로 자기 검증을 하고 나왔을까. 내가 대통령감이다, 국회의원감이다, 무엇으로 자기 확신을 했을까. 어떤 자기규정, 어떤 삶의 방식, 어떤 신념과 가치, 어떤 사상과 이념, 어떤 도덕과 윤리관으로 자신을 그 무서운 시험에 들게 했을까. 어느 날 백설공주네 마녀 새엄마가 거울을 들여다보았겠다. 개 같이 벌었든, 정승 같이 벌었든, 이만하면 학연, 지연, 미모, 권력 다 자신이 있었으렷다. 자신의 집에 내밀히 감춰두고 혼자 보는 거울 앞에서 물었겠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젤 예쁘니?” 고작 얼굴이나 빠끔히 들여다뵈는 손바닥 거울은 고심했다. 사실대로 백설공주요 했다간 한성질하는 마녀 성격에 와장창 작살을 낼 게 아닌가. 숙고 끝에 손바닥 거울은 “주인님요.” 하고 비위 맞춰 주었다. 자신을 얻은 새엄마는 이번엔 윗몸 아랫몸 다 비춰보는 체경에게 물었겠다. 체경도 손바닥 거울처럼 곤혹스러웠으나 질끈 눈감고 “주인님요.” 했다. 러면 그렇지, 새엄마는 대단히 만족스러웠겠다. 세상의 모든 거울들이 자신을 소명의식에 가득 찬 구국의 전사로 비춰줄 것이라고 확신했겠다. 어느덧 새엄마는 이 신자유주의시대에 오로지 나만이 국가와 민족을 구할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순교의식까지 느꼈겠다. 드디어 새엄마는 거울들과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작전회의에 들어갔겠다. 환경단체가 뭐라 하든, 시민단체가 뭐라 하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뭐라 하든, 자기 확신에 꽉 찬 새엄마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싹 무시했겠다. 새엄마는 그야말로 자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세상의 다른 거울들이 보고 실실 웃는 것이다. 웃는 얼굴 다정해도 믿을 수 없어요 하며 말이다. 안타깝게도 새엄마는 속내까지 들여다뵈는 거울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요리 보고 저리 보고, 자신의 껍데기는 비춰보았어도 자신의 속마음, 속내까지는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나니 아뿔싸, 그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세상의 거울들은 그, 혹은 그녀의 속을 꿰뚫어 보는 마술 거울이었다. 모름지기 자기 확신범들의 오류는 자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데서 저질러진다. 자기 자신을 세상의 거울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거울에다만 비춰보는 까닭이다. 때문에 편견과 오만과 독선과 아집으로 점철된 자가당착적 판단착오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그 판단착오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람살이를 위태롭게 한다. 나아가 생명 붙은 모든 것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나를 규정하는 네가지 요소가 있나니,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요, 나는 알되 남은 모르는 나요, 나는 모르고 남은 아는 나요,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악마 같은 나, 그 넷이 모여 온전한 나를 구성하나니. 자기 확신범들이여 부디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받되 부단히 분별하고 경계할지어다. 김지우 소설가
  • [인혁당 재건위 무죄판결]유족들 배상 어떻게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재판이 진행 중인 비슷한 사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유신시대 이후의 시국·공안·간첩·시위 사건 등 이른바 ‘과거사 사건’의 재심 및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유신정권이 인혁당 재건위의 배후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던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해 사법처리된 20여명도 이달안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된 8명의 유족들은 지난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34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가족별 손해배상 청구액은 36억∼48억원이다. 피고측인 국가의 답변서가 제출되지 않아 현재 이 사건 재판은 첫 기일도 열리지 않은 상태다. 제주도에서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가석방된 강희철(50)씨와 신군부의 5·18광주민주화운동 탄압 실상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중형이 선고된 ‘아람회’ 사건 당사자들이 각각 지난해 6월과 7월에 낸 재심청구는 현재 제주지법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4년간 복역하다 1998년 8·15 특사로 가석방된 이장형(76)씨, 위장간첩 ‘이수근 사건’에 연루돼 21년간 복역한 이씨의 처조카 배경옥(67)씨 경우는 법원에서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잘못된 사형선고라고 발표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사건 등 과거 사법부의 판결 오류가 밝혀진 사건들의 재심청구도 있을 예정이다. 또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등 민사사건은 배상 청구시효가 지났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재심 선고일을 시효가 시작되는 날로 보지 않더라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서 시효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판례가 축적돼 왔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 [인혁당 재건위 무죄판결] ‘사법과오’ 인정… 과거사 정리 본격화될 듯

    유신정권 시절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법원이 재심이기는 하지만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스스로 과거 잘못된 판결을 내렸음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혁당 사건은 유신정권 시대에 자행된 ‘사법살인’의 대표적 사건으로 꼽혀 왔다. 특히 1975년 4월9일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된 8명에 대해 사형 확정 18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 재심 기회를 원천 박탈한 것에 대해 스위스 국제법학자협회로부터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재심에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으로서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채 법적 안정성만 추구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지만, 정의만을 앞세우다 자칫 법적 안정성이 무너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심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였다. 이날 재판부는 숨진 피고인 8명에게 적용된 혐의 중 재심 대상이 아닌 것을 제외한 모든 사안에 대해 무죄를 선고,‘인혁당 사건’이 유신정권에 의해 조작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정권 안보를 위해 필요하면 정보기관이 고문과 조작을 통해 허위 진술을 받아내고, 검찰도 이를 그대로 기소하고, 법원 역시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는 판결을 내렸던 ‘전근대적 형사사법 절차’의 오류를 비록 늦었지만 스스로 인정했다. 재판부가 당시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서가 조작 또는 강압적인 상태에서 작성됐다며 아예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선고로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는 2005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이런 차원에서 이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72∼87년 사이의 긴급조치법, 국가보안법, 반공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사건의 판결문 5000여건을 수집할 것을 지시했다.법원행정처는 지난해 3월 판결문 분석 및 검토를 마무리지었다. 따라서 법원은 앞으로도 유신정권 이후 암울했던 시기의 법원 판결에 대해 재심을 확대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거쳐 판례 변경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참여정부 ‘정책백서’ 초안 나왔다

    참여정부의 4년을 평가한 이른바 백서인 정책보고서가 나왔다. 주요 정책 53개 과제를 24권에 묶었다. 정책보고서를 총괄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김병준)는 22일 정책보고서에 대한 보완 작업을 거쳐 단계적으로 일반에게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일·외교·안보 등의 민감한 과제는 가급적 제외할 방침이다. 정책위는 지난 17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책보고서를 보고했다. 정책보고서는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을 ▲사회·정치개혁(7개 과제) ▲정책추진(31개 〃) ▲정부혁신(13개 〃) ▲청와대 개혁(2개 〃) 등 4개 분야 53개 과제로 나눠 작성됐다. 부동산·북핵·자유무역협정(FTA)·국방개혁·균형발전·한미동맹을 비롯, 참여정부 출범 이래 4년 동안 추진해온 웬만한 국정과제는 총망라됐다. 특히 참여정부 4년 동안의 정책을 평가한 만큼 현재 진행중인 부동산·북핵·한미 FTA 등의 정책 과제는 현 단계를 기점으로 삼았다. 정책보고서별 분량은 50∼300쪽에 이른다. 더욱이 핵심 과제를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책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교육개혁의 경우,2008학년도 대학입시, 방과후 학교, 사립학교법 개정, 교육정보화시스템(NEIS)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윤후덕 정책위 비서관은 “역대 정부에서 임기말에 부처별로 정책 성과를 담은 백서와는 달리 과제별로 보고서를 작성,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 효율성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 보고서는 정책의 평가, 즉 성공과 오류, 실패의 여부를 떠나 객관적으로 기록했다.”면서 “정책의 입안에서부터 법제화, 예산, 실행에서의 문제점과 걸림돌 등의 정책 환경을 빠짐없이 넣었다.”고 덧붙였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김명호씨 온라인 구명운동 활발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법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서울 모 대학 김명호(50) 전 교수에 대한 구명 운동이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씨의 사연에 공감하는 네티즌과 대학 제자들은 인터넷에 모임을 만들고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사건 이면에 가려진 대학 사회와 법원 판결의 불합리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김명호 교수 구명운동’ 카페에는 하루 1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김씨의 제자이자 카페 운영자인 현모(35)씨는 “과거 재임용 과정에서 부당했던 부분에 대해 소명된다면 교수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제2의 김명호 사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카페 개설 배경을 밝혔다. 현씨는 “본고사 출제 오류 논란이 일어나기 전인 95년 1월까지만 해도 김 교수는 수학과 학과장으로 추천될 정도로 자질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판결문에서는 95년 전후 상황의 반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사이트 네티즌 청원 코너에는 ‘석궁 사건 교수님을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가 올라오는 등 9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논쟁은 국회로도 무대를 옮길 전망이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내에 김명호 전 교수 사건의 진상조사단을 꾸릴 것을 법사위와 교육위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18일 송파경찰서에 수감돼 있는 김 전 교수를 직접 만났다. 임 의원은 “김 전 교수가 본고사 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동료 교수들이 나서서 징계를 요청한 것은 교육계의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김 전 교수가 특이성격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몰아가면 우리 사회는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판결문으로 본 김前교수 해직 진실

    ‘석궁 테러’를 한 김명호 전 교수가 해직된 실체적 진실은 무엇일까.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쏜 김씨는 “1995년 대학별고사에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하자 재임용에서 탈락시켰고, 법원도 결국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의 교수지위 확인 청구 소송에 배석했던 서울고법 민사2부 이정렬 판사는 17일 재판 과정에 있었던 일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상세하게 올렸다. 법원이 특정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공개한데 이어 배석 판사가 이를 통신망에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판결문과 이 판사의 통신망 내용에 따르면 법원은 출제문제 오류와 관련해서는 김씨와 비슷한 판단을 했다. 판결문에는 “김씨의 대학별 입학고사 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부교수 승진 탈락, 재임용 거부 결정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적혀 있다. 김씨의 교수 능력과 관련해서는 연구실적이 ‘B’이상을 받는 등 연구실적 기준에는 적합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가 대학 교원으로서 갖추고 있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지니고 있지 못한 이상 그런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재임용 거부 결정이 부당하다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C·D·F학점을 주면서도 수업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은 학생에게 ‘A+’학점을 주는 등 학생들의 성적을 자의적으로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본고사 문제의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보복을 당할 수 있는데도 학자적 양심에 따라 정당한 원칙을 주장하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을 할 것이면, 대학 교원으로서 지녀야 할 다른 덕목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것이지 가정교육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진술했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생의 인격 도야를 위한 지도에 대해 별다른 노력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수학문제 출제 오류를 지적하지 않았다면 교육자적인 자질이 재임용 탈락의 주된 배경이 됐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으로 남는다. 특히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대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AST 실전강좌] 언어논리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AST 실전강좌] 언어논리

    문 1.A-E는 미술가, 음악가, 교수, 판사, 한의사로 각각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다음의 사실로부터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을 고르시오. (1) A는 한의사이다. (2) B는 교수이다. (3) C는 판사이다. (4) D는 미술가이다. (5) E는 교수이다. 문 2.다음의 내용을 전제로 하여 철수, 영수, 용수의 정체를 순서대로 밝히시오. (1) 참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축구선수 : 거짓말 하는 사람 (2) 거짓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축구선수 : 참말 하는 사람 (3) 거짓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축구선수 (4) 참말 하는 사람 : 거짓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축구선수 (5) 거짓말 하는 사람 : 거짓말 하는 사람 : 참말 하는 축구선수 문 3.다음 중에서 애매성(애매어, 애매구)과 관련한 오류를 발견할 수 없는 진술의 수는? (1) 0 (2) 1 (3) 2 (4) 3 (5) 4 문 1. (4) 1.(ㄱ) : A는 음악가와 미술가가 아니다. 2.(ㄴ) : B와 E는 미술가가 아니다. 3.(ㄷ) : D는 한의사는 아니다. 4.(ㄱ),(ㄹ) : A는 판사가 아니다. 5.(ㄴ) : B는 배우자가 없으므로 한의사와 판사가 아니다. 6.(ㄷ) : D부인의 언니에게 자녀가 없으므로 한의사에게도 자녀가 없는 것이며,A에게는 딸이 있고 E에게는 아들이 있으므로 A와 E는 한의사가 아니다. 문 2.(5) 용수의 말을 거짓으로 가정하면, 참말만 하는 사람이 두 사람 이상 존재해야 하므로 철수와 영수는 모두 참말만을 해야 한다. 그러나 축구선수가 한 명밖에는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모순이 일어난다. 따라서 용수는 참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수와 영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므로 축구선수는 용수가 된다. 문 3.(1) ㄱ : ‘선생’이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 ㄴ : ‘독극물’의 이중적 의미 ㄷ : ‘크다’라는 상대적인 말(상대어)의 사용 ㄹ : 50%와 33.3%의 범죄건수는 동일하다.(애매성이 통계상의 수치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경우) ㅁ : ‘폭설’이라는 단어의 애매성 ㅂ : ‘무거운’은 상대어에 해당함 ㅅ : 소비자의 수명인지, 상품의 수명인지가 애매함 베리타스 법학원 PSAT강사 방재훈
  • 구로 “강남 8학군 안 부럽게…”

    ‘강남 8학군이 안 부럽다.’ 구로구가 17일 과학고, 자립형 사학고 등 10개의 학교 설립과 도서관·체육관 8곳 건립을 담은 ‘교육혁신 4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4년간 서울시와 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모두 4380여억원을 투입한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부문은 학교·체육관 건립 등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2010년까지 총 3880억원을 투입해 궁동 과학고와 자립형 사립고, 공연 예술고 등 특목고 3개교, 신도림고등학교, 영풍고등학교 등 고등학교 2개교를 신설한다. 천왕동 택지개발지구에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1개교, 고척·개봉·오류·수궁동 등에 과대학급 해소를 위해 중학교 1개교를 각각 짓는다. 주민의 문화생활과 학생들의 특성화 교육을 위해 도서관, 체육관 건립도 잇따른다. 부지는 학교 용지를 이용하고, 건물 신설 비용은 구와 교육청, 서울시가 분담한다. 구는 신도림고에 도서관과 체육관, 영풍고에 체육관, 구로초등교에 도서관, 체육관, 주차장 등 도서관 3곳, 체육관 5곳을 건립한다. 이밖에 영어 원어민 교육에 42억원을 투입한다. 자율학습실 설치, 구로인터넷 수능방송국 운영, 논·구술 대비반 운영 등 대학진학률 향상을 위해 18억원을 지원한다. 또 과학교육 강화를 위해 과학축전에 9억원, 유치원 및 학교 환경개선사업에 87억원을 쏟아붓는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판사 석궁테러’ 파문] 테러부른 수학문제

    전직 대학교수를 테러범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수학문제 출제 오류 논쟁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모 대학은 1995년도 대학별 고사 수학Ⅱ의 7번 주관식 문제를 출제했다. 당시 채점위원이었던 김명호 교수는 “문제의 전제 조건 자체에 모순이 있는 만큼 전원 만점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름의 ‘모범답안’을 내놨다.‘문제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1996년 3월 전국 44개 대학 수학과 교수 189명은 “문항에서 제시된 가정을 만족하는 벡터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제시한 모범답안은 잘못을 호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김씨의 이의 제기는 정당했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명을 주도했던 계승혁 서울대 교수는 16일 “수학 전공자의 입장에서 문제의 오류가 너무도 분명했다. 김 교수의 연구실적도 우수해서 탄원서를 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한 대한수학회장은 “입시 오류 문제가 불거진 1996년 3월 당시 대한수학회가 법원의 사실 조회 요청에 대해 ‘답변 불가’라고 회신한 것은 입시 문제 논란에 개입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조만간 논의해 이사회를 소집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대한수학회 차원이 아니라 수학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삼갔다. 대학 관계자는 “12년전 일이다.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줄도 몰랐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의 행동과 평소 수업 때 얘기를 들어보면 교수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의 학문적 연구업적에 관한 부분은 재임용 거부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지치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씨가 이 대학에서 연구능력과 연구실적은 평균 이상인 B등급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김씨는 학교측으로부터 학생 생활지도 능력과 실적,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등에 대해 평균 이하인 D·E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일영 김효섭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석궁의 진실/진경호 논설위원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괴상망측한 생김새의 오크족들이 사용한 석궁의 위력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하다. 수백m를 날아가서는 철갑을 뚫고 인간과 엘프족들을 살상한다. 쉬잉∼ 하며 날아가는 소리도 괴기하기 짝이 없다. 이 판타지 영화 탓일까. 16일 아침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서울고법 부장판사 석궁 피습 사건 보도가 물리학적으로 어처구니없는 오류를 범했다. 피해자 박홍우 판사가 복부에 1.8㎝ 깊이의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데 대해 많은 언론이 박 판사와 석궁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수사경찰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박 판사가 외투를 입은 데다 1m 거리에서 화살이 탄력을 받기 전에 맞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석궁의 경우 70∼80m 정도 날아갔을 때 가장 파괴력이 크다.”는 총포류 판매상의 말이 버젓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류다. 석궁처럼 별도의 추진동력 없이 날아가는 비행체는 발사 직후부터 위력(속도 에너지)이 떨어진다. 날아가는 화살에는 공기의 저항과 지구 중력만이 작용할 뿐 더 빨리, 더 멀리 날도록 하는 그 어떤 추진력도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탄력 받을 이유도, 파괴력이 증가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고려대 물리학과 조동현 교수는 “물리학적으로 석궁의 화살은 발사 직후부터 위력이 떨어진다.”며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보도”라고 지적했다. 석궁의 실제 위력도 ‘반지의 제왕’이 묘사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석궁 대다수의 유효사거리는 30∼40m로, 위력이 크지 않아 사냥보다는 레저용으로 쓰인다. 역사적으로도 백년전쟁을 영국의 장궁(잉글리시 보)이 프랑스의 석궁(크로스보)에 승리한 전쟁으로 보는 해석(활이 바꾼 세계사, 김후 저)도 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가는 탄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발사 직후 회전력에 의한 파괴력 증가가 있을 수 있으나 무시할 정도라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탄환의 전체 운동에너지 가운데 속도에너지가 줄어드는 만큼 미미한 정도로 회전에너지가 늘 수는 있으나 파괴력을 결정짓는 것은 속도에너지이기 때문에 발사 직후 위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여전히 국민이 대통령입니까?

    [김형준 정치비평] 여전히 국민이 대통령입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새해 벽두 기습적으로 제안한 ‘4년 연임제 개헌’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이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개헌 당위성 홍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개헌론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논리적 오류와 전략적 오류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첫째,“개헌은 나라와 미래와 다음 대통령을 위한 일이고, 헌법이 개정되더라도 다시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정략적이지 않다.”는 노 대통령의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 개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나라당의 협조를 얻어 내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불쑥 개헌안을 제시하고 한나라당과 의도적인 대립 전선을 펼치는 것이 정략적이다. 다시 말해,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줄 뻔히 알면서 발의하겠다는 것 그 자체가 정략적이라는 뜻이다. 둘째,“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맞추는 개헌을 해야 정치적으로 안정된다.”는 논리도 지극히 자의적이다.5년 단임제이면서 대선과 총선의 주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를 지배하는 정당이 서로 다른 ‘여소야대’가 자주 나타나고, 그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논리에는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를 제도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나쁜 의도’가 숨어있다. 국정운영의 성공 여부는 제도보다는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의 능력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시대와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십중팔구 실패한다는 것이 검증된 사실이다. 셋째,“개헌안을 발의할 때 자신에 대한 신임을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는 한 부결되더라도 중도 사퇴 등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도 편의주의적 발상의 극치이다. 헌법 개정안 발의 자체가 목적이 아닌 이상 발의라는 정치적 행위와 이후에 벌어질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국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걸 우겨서 하고, 부결돼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책임정치라고 할 수 없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권 자체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이 따르는 고도의 정치 행위이기 때문이다. 장기 집권 등 개인의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 개헌을 하는 것도 나쁜 대통령이지만, 국민이 전혀 원하지 않는데도 오로지 합법적인 권한이라는 이유만으로 개헌하는 것도 나쁜 것이다. 4년전 참여정부 대통령 인수 위원회는 ‘국민은 대통령입니다’라는 신선한 슬로건을 제시했었다. 국민은 더 이상 단순한 설득의 대상이 아니고 국정운영의 주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노 대통령에게 묻습니다.“국민은 여전히 대통령입니까? 아니면 무지한 설득의 대상입니까?” ‘국민은 대통령이다’라는 철학이 아직도 노 대통령의 가슴에 살아 숨쉰다면 개헌 시기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 거부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노 대통령은 대승적 차원에서 개헌 발의를 접고 보다 건설적인 선언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정계개편 불개입’,‘임기단축 불용’,‘초당적 국정운영’ 등의 3대 정치선언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개헌 수용’이라는 전제를 달지 말고,“향후 정계개편에 절대로 개입하지 않겠다.”,“어떠한 경우에도 임기를 단축하지 않겠다.”,“탈당을 감수하더라도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남은 임기동안 식물 대통령이 되지 않고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의 이러한 정치선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민심에 부응하는 이러한 역발상적인 선언이야말로 개헌 발의보다 훨씬 나라와 미래를 위한 노 대통령의 진정성이 인정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수학과 조교수…본고사 오류 의혹제기로 정직

    수학과 조교수…본고사 오류 의혹제기로 정직

    현직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쏴 상처를 입힌 김명호(50)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 서울 모대학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그러나 95년 1월 본고사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후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런 징계가 부교수 승진 탈락에 영향을 미쳤고, 이듬해 2월 ‘해교행위’와 ‘논문 부적격’이라는 사유로 재임용에서도 탈락했다. 당시 교수들은 해직결정이 나기 5개월 전인 95년 10월 법원에 ‘부교수직 직위확인 소송’을 냈으나 당시 법원은 “부교수 임용은 피고 법인(대학 재단측)의 전적인 자유재량이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후 뉴질랜드와 미국 등에서 무보수 연구 교수로 지내 온 김씨는 2005년 3월 귀국해 다시 ‘교수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김씨는 같은 해 여름부터 장기간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매일 법원앞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재판과 관련된 판사 전원을 고소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고법 부장판사 석궁 피습

    고법 부장판사 석궁 피습

    현직 부장판사가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소송 당사자인 전직 대학교수로부터 석궁으로 피습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55) 부장판사가 이날 오후 6시33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전직 서울 모 대학 수학과 교수 김명호(50)씨가 쏜 석궁에 왼쪽 복부 아랫부분을 맞아 병원으로 실려갔다. 박 부장판사는 퇴근길에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2층 계단에 숨어 있던 김씨가 부르는 소리에 위를 쳐다보다 1m 앞까지 다가온 김씨가 쏜 석궁에 맞았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박 판사를 위협하고 항소심 기각 이유를 따지기 위해 6개월 전에 종로 인근에서 산 석궁을 들고 다가갔지만 박 판사가 가방으로 밀어 서로 승강이를 벌이다 발사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서울의료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다음 밤늦게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입원했다. 서울의료원 신준섭 응급센터장은 “왼쪽 복부 아래쪽에 지름 8㎜, 깊이 2㎝ 정도의 상처가 났는데 다행히 복강을 뚫지 않아 장기 손상은 없었다.1주일 이상 안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기사 문모씨와 아파트 경비원 김덕환씨의 신고로 현장에서 김씨를 붙잡아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1995년 이 대학 본고사 채점위원으로 활동했다가 “학교가 한 문제를 잘못 출제했다.”고 입시 오류 의혹을 제기, 학교측과 마찰을 빚었다. 그후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법원에 복직을 요구하는 교수지위확인 소송을 냈으나 1심에 이어 지난 12일 서울고법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자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합법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판사들과 사법부가 무시해 억울한 점을 알리려 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밤 장윤기 처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사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로 보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상명 검찰총장도 “법관의 재판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홍희경 이재훈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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