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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사과의 품격과 향기/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사과의 품격과 향기/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사과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잘못했을 때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잘못을 슬쩍 넘기려고 하거나 은폐하고 싶은 유혹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는 강함, 유능, 지혜가 아닌 약함, 무능, 무지와 같은 부정적인 가치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고정관념 때문에 망설이며 인색하게 된다. 세상이 살벌해지면서 “미안합니다. 제 탓입니다” 하는 사과를 하면 간음한 여인에게 돌팔매질하듯 비난하며 관용과 배려가 사라진 탓일 수도 있다. 청와대의 사과 때문에 우리 국민의 심기가 불편한 지난주였다.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들의 잇단 낙마사태에 대한 사과를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사과 발표문은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하여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사위원장 허태열”이 전부다. 이 발표에 대해 달랑 두 문장, 17초짜리 발표, 마지못해 토요일에 한 사과, 국민을 졸로 보는 나쁜 사과 등으로 비판이 거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판을 들어 마땅했고, 사과 발표는 졸작이었다. 우선 내용이 부실했다. 두 줄짜리 분량으로 어떻게 청와대가 사과할 만큼 중대사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겠는가. 건전한 사회적 합의가 효율적인 말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고 수사학의 체계를 세운 아리스토텔레스가 환생해도 달랑 두 줄을 가지고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잘못의 확인, 원인, 책임감, 재발 방지, 개선 방안 등 사과가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거나 아예 없는 꼴이 되었다. 특히 원인에 대한 변명 없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점에 대해 냉철한 판단을 해야 재발 방지와 개선 방안과 같은 체계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책임감을 인정하는 것도 두루뭉술하게 원론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잘못에 대해 일체의 타협 없는 단호한 인정을 통해 잘못의 주체로서 역할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자세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 청와대나 책임자의 구출보다는 국민과의 관계에 큰 가치를 두는 정직한 사과가 되는 것이다. 이번 사과문 발표를 둘러싼 상황 요인도 비호감을 야기하기에 충분했다. 사과까지의 과정은 차치하더라도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무렵은 부적절했다고 본다. 사과를 국민에게 전달해 주고 국민의 반응과 평가를 전해야 할 언론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좋은 시간이 아니었다. 나라에서도 국민행복을 위하여 토요일을 휴일로 권하지 않았는가. 버티다가 작전하듯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피할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당당한 청와대이지 눈치를 살피고 얼렁뚱땅 진정성 없는 사과로 국민을 무시하는 청와대가 아니다. 사이비 종교집단과 유사한 무오류, 무결점의 정권이 아니라면 사과가 불가피한 일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사과를 할 수 있도록 사과에 대한 철학과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잘못이 있기 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과 도전 의식을 지닌 자만이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다. 사과는 ‘뒤틀린 관계를 회복하고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좋은 일들을 가능하게 하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신비한 힘이 있다’(존 케이도의 ‘한 마디 사과가 백 마디 설득을 이긴다’ 중). 사과를 임시모면용으로 인식하거나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다. 국민에게 행복감을 주는 사과라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건전한 사회적 통합을 적극적으로 이루어 가는 소통과 공감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과를 초래한 혼돈과 배타의 카오스 세계는 품격을 갖추어 향기를 풍기는 진정한 사과를 통해 질서와 통합의 코스모스 세계로 옮겨갈 수 있다. 사과는 밀실의 답답한 공기를 광장의 신선한 공기로 바꾸어 준다. 품격과 향기를 겸비한 사과가 중요한 까닭이다.
  • ‘오·의역 논란’ 탑골공원 독립선언서 영문본 이번엔 번역본 수정 논란

    광복회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기미독립선언서의 영문 번역본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의역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이 영문 독립선언서는 3·1 운동 당시 미국 동포들이 해외에 국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직접 번역한 것으로 사료의 역사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광복회 종로지회는 8일 “독립선언서 영문본의 새로운 번역을 위해 지난달부터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어영문학 교수 3~4명에게 번역을 맡긴 뒤 수정본이 완성되면 광복회 명의로 서울시와 종로구, 문화재청 등에 번역본 수정을 청원하기로 했다. 지회 관계자는 “외국인도 많이 찾는 탑골공원에 오·의역본을 그대로 두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면서 “미주 한인 동포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지만 독립선언서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탑골공원에 설치된 영문 번역본은 ‘슬프다’를 ‘기필코’(Assuredly)로 오역하는 등 육당 최남선이 작성한 원문의 품격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독립선언서 발표 이후 100년 가깝게 지난 현재의 관점으로 사료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부 오류가 있다고 해서 역사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현대적 번역을 추가해 새로운 조형물을 세우는 등의 절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화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사료의 역사성을 인정해 그대로 보존할 것인지 새로운 번역을 통해 원문을 잘 전달할 것인지는 자치구 등 지역사회가 논의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조세 회피 행위는 합법이 맞다? 공인중개사 시험 또 오답 논란

    공인중개사 시험이 또 오답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23회 공인중개사 국가자격증 시험의 부동산학 개론 A형 18번(B형 16번) 문제에 대해 수험생들이 “조세회피를 합법이라고 주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논란을 낳은 18번 문제는 ‘부동산 조세에 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으로 자격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5번 보기를 정답으로 발표했다. 5번 보기는 “절세는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행위이며, 조세회피와 탈세는 불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려는 행위이다”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수험생들은 “전문가들도 조세회피는 불법적인 조세절감 시도라는 의견이며, 론스타의 스타타워 판결을 보더라도 실질과세원칙에 의한 법원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의 오류를 주장했다. 수험생들은 또 “산업인력공단 측은 부동산 전문가가 문제를 냈고, 조세회피 행위를 합법으로 본 판례가 있다며 수험생들의 오답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험생 30여명은 지난해 11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위원회는 ‘조세회피는 조세법이 예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조세부담의 감소를 기도하는 행위일 뿐 법을 직접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란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수험생들은 재심을 주장하고 있으나 행정심판은 재심 절차가 없어 소송만이 가능하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거의 매년 오답 논란이 있었으며 2011년 시행된 22회 시험에서는 수험생들이 행정심판을 제기한 33개 문제 가운데 1문제가 잘못 출제되었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으로 수험생 63명이 구제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관사 실수 32% 줄인 코레일 비법

    기관사 실수 32% 줄인 코레일 비법

    코레일이 휴먼에러 연구위원회를 가동한 결과 직원들의 실수로 인한 오류가 32%나 줄어드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철도사고 예방을 위해 ‘제2차 휴먼에러 연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31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직원들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처벌 위주의 처방 대신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는 것이 위원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4월 1차 휴먼에러 연구위를 발족시켜 25개 부문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그 결과 사람의 실수로 인한 오류가 전년 대비 13.6% 줄어드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연구위원회를 발족한 5월 이후에는 전년 대비 32.3%(93건→63건)나 오류가 감소했다. 지난해 코레일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철도운행 안전성 국제공인기관인 영국 로이드 레지스터 사로부터 세계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차 휴먼에러 연구위는 숭실대 오철호 교수를 위원장으로 2개 분과를 운영해 내년 3월까지 1년에 걸쳐 관리체계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타지역 과학관 이름, 당선작으로 뽑은 오산시

    경기 오산시가 도서관 명칭을 공모하면서 이미 다른 기관에서 사용 중인 이름을 당선작으로 선정해 부실 심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오산시에 따르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세교동에 건립 중인 금암도서관(가칭) 명칭을 공모를 통해 ‘꿈아띠’로 선정했다. 명칭 공모에는 모두 437건이 응모했으며 시는 지난 11일 황모(여·인천)씨가 제출한 꿈아띠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꿈아띠는 ‘꿈’과 ‘아띠’(친구) 합성어로 친구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도서관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그러나 이 명칭은 지난해 12월부터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이 공모해 체험관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측은 당시 타 기관이 동일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특허청에 상표 출현을 신청했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오산시가 경위를 파악한 결과 당선작을 제출한 황씨와 국립중앙과학관 명칭 공모 수상자가 부부관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 당선작을 부인이 3개월 후 오산시 도서관 명칭 공모에 응모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산시가 구성한 도서관 명칭 심사위원회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해 부실 심의란 지적을 받고 있다. 심사에는 시의원과 지역 문학계, 향토사학계, 교육계, 문화예술계 등 전문가 9명이 참여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표현의 독창성, 친밀감, 호칭의 편리성, 미래지향성, 도서관 이미지 표현성 등에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고 시는 밝혔다. 오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이미 다른 기관에서 사용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이런 오류를 저질렀다는 게 납득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측이 “꿈아띠는 우리가 상표 출현한 이름인 만큼 타 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국 보건소 전산망 장애 오류 장비 교체… 정상화

    21일 오후 전국 보건소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40분간 전국 보건소가 사용하는 내부 업무시스템인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을 가동하는 네트워크 장비 중 1대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 시스템은 방문자의 진료 기록 등을 관리하며 오류가 발생할 경우 방문자의 진료 기록을 조회하거나 진료 내용을 입력하는 등의 업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산망 장애로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는 민원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 장비의 단순 오류이며 다른 장비로 전환해 정상화했다”면서 “지난 20일 발생한 방송, 금융기관 사이버 테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⑥ 지구촌학교서 희망 배우는 ‘흑진주 삼남매’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⑥ 지구촌학교서 희망 배우는 ‘흑진주 삼남매’

    검은 얼굴에 한국식 교복을 입은 중학생 하나가 국내 첫 다문화가정 대안학교인 서울 구로구 오류동 ‘지구촌학교’ 행정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 학교를 졸업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찾은 ‘흑진주 삼 남매’ 가운데 둘째 황용현(13)군이다. 용현이는 20일 학교 설립자이자 삼 남매를 뒷바라지하고 있는 김해성(52) 목사의 부름을 받고 나온 참이었다. 밝은 얼굴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이제 즐거운 생각만 하려고 해요. 제 꿈은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고요. 영화 ‘맨인블랙’에 나오는 윌 스미스처럼 유명해지고 싶어요. 그래야 하늘에 계신 엄마와 아빠가 기뻐하시죠.” 맑게 반짝이는 눈망울에서 쑥스러움이 묻어난다. 하지만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해놓고 금세 큰 눈에 그리움이 드리운다. 용현이는 2008년 검은 얼굴의 엄마(36)를 잃었다. 그녀는 아프리카 가나에 정박한 원양어선의 기관장이던 한국인 남편을 만나 이국 만리까지 시집을 왔건만 7년 만에 삼 남매만 남겨두고 세상을 등졌다. 용현이와 누나 도담(14)양, 남동생 성연(12)군은 아빠와 함께 슬픔을 떨치고 열심히 살려고 했다. 2008년 당시 9살, 8살, 7살이던 흑진주 삼 남매의 사연은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됐다. 갑작스러운 병으로 엄마가 죽자 아빠는 어린 삼 남매의 엄마 역할까지 했다. 김치찌개도 끓여 주고 아침마다 삼 남매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줬다. 소녀티가 나던 도담이가 자신의 검은 얼굴과 곱슬머리를 싫어하자 “아빠와 엄마가 도담이에게 물려준 선물”이라며 달랬다. TV 방영 후에는 이웃들이 삼 남매를 격려해 주었고 학교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2010년 삼 남매에게 또 청천벽력 같은 일이 터졌다. 아빠(당시 40세)가 돌연 부산 태종대에서 투신자살을 한 것이다. 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탓이었다. 이때 아무도 돌보려고 하지 않는 삼 남매를 외국인 노동자 지원단체 일을 하던 김 목사가 거뒀다. 삼 남매는 먹고사는 걱정을 덜었지만 비극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방황했다. 맏딸 도담이는 중학교 입학 2개월 만에 자신의 손목을 면도칼로 4차례나 긋고 자살을 시도했다. 한국인 학생들의 놀림감과 왕따의 대상이었던 삼 남매는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김 목사가 포스코와 익명의 후원자 등의 도움을 받아 지구촌학교를 세운 게 이 즈음이다. 2011년 11월 정규학교로 등록된 지구촌학교에는 현재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과테말라 등 16개국 출신 99명의 학생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입학한 한국인 학생도 8명 있다. 학생 수는 적어도 교사가 25명이고 수업료 등 모든 비용이 무료다. 그럼에도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한국어와 영어, 출신국 언어 등을 배우고 태권도와 합창, 체험 학습 등의 체계적인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는 늘 시끌시끌하고 학생들의 표정이 무척 밝다. 학교를 옮긴 삼 남매의 태도도 달라졌다. 막내 성연이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인기가 좋은 한국인 학생 후보는 마치 국회의원 선거를 하듯 공약을 발표하고 모여서 구호를 외치며 ‘선거송’도 불렀다. 반면 성연이는 인도나 모로코 친구들조차 아는 척하지 않거나 겸연쩍어하며 피했다. 선거 유세 마지막 날 성연이가 단상에 섰다. “얘들아, 내 얼굴이 까맣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도 까매.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 출신이고 나는 엄마가 가나에서 왔기 때문이야. 나도 오바마 대통령처럼 되고 싶어.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우리 학교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어. 날 도와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한국인 학생들도 따라서 박수를 쳤고 성연이는 압도적인 표 차로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성연이는 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지구촌학교에도 들러 달라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그런 내용의 영문 편지도 백악관에 보냈다. 사실 막내 성연이의 꿈은 축구 선수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FC 소속 강수일 선수가 성연이의 전부다. 성연이는 강 선수의 검은 얼굴에 친밀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지구촌학교 중등 과정에 다니는 누나 도담이의 꿈은 모델이다. 벌써 키가 168㎝이고 엄마를 닮은 듯 아프리카 소녀의 맵시가 엿보인다. 도담이는 모델 겸 가수인 장윤주를 좋아한다. 방송국을 찾아가 만난 장윤주로부터 “도담이는 매력적인 피부색과 동양적인 멋이 함께 보인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듣고는 가슴에 꼭꼭 담아 두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30년 전 훔친 돈 갚습니다” 회개한 익명의 도둑

    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산 도둑이 잘못을 뉘우치며 경찰에 편지를 보내왔다. 도둑은 피해자를 찾아 전해 달라며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 현찰을 봉투에 넣어 보냈다. 미국 미시간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전직(?) 도둑이 보낸 한 장의 편지가 하스팅즈 바리 카운티의 경찰에 전달됐다. 도둑은 “30년 전 ‘미들 마트’라는 상점에 들어가 800달러를 훔쳤다.”며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피해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편지에는 철자법 오류가 많았지만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마음이 곳곳에 녹아있었다. 도둑은 “(이유야 어쨌든) 나쁜 짓을 하고 말았다. 내가 저지른 짓에 창피함을 느낀다. 그간 이런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았다.”고 적었다. 그는 “(피해를 본 주인에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피해자를 찾는다면 도둑질을 했을 때 나는 바보였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편지에는 발신자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지 않았다. 도둑은 편지와 함께 현금 1200달러(약 133만원)을 경찰에 보냈다. 원금(?) 800달러에 나름 이자를 보탠 금액이다. 하지만 30년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도둑이 보낸 돈은 원금을 갚기에도 모자라는 돈이다. 현지 언론은 “인플레이션에 맞춰 피해액을 환산하면 지금 도둑이 갚아야 하는 돈은 (원금만) 1800달러(약 2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현지 지방방송 우드-TV는 “1980년대 절도피해를 입은 상점이 1988년 팔려 지금은 ‘그레그스 겟-엔-고’로 개명됐다.”며 “실제로 당시 절도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눈뜨고 당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교묘해지는 수법들

    [눈뜨고 당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교묘해지는 수법들

    3월 휴대전화 요금명세서를 본 교사 오수정(28·여)씨는 깜짝 놀랐다. 소액결제(통신과금서비스)로 20만원이 빠져나가 있었다. 게임업체 ‘넥슨’의 이름으로 같은 시간에 5만원씩 4차례가 결제됐다. 누군가가 게임머니를 사면서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오씨에게 결제를 떠넘긴 것이다. 순간 오씨는 얼마 전 휴대전화로 들어온 수상한 피자 홍보 문자가 떠올랐다. ‘[피자헛]리치골드치즈킹L세트 공짜쿠폰도착!(2월 26일까지)’라는 문구 뒤 주소(bit.ly/YIHJNR)를 클릭하자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되다가 멈췄다. 그냥 “오류가 났나 보다” 하고 말았는데 악성 앱이 설치돼 결제가 이뤄진 것이다. 게임 회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씨는 “클릭 한번 잘못해 사기를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게임 회사도 통신사도 수수방관하는데 내 돈은 누구한테 보상받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회사원 김모(33)씨도 지난해 8월 소액결제로 9900원이 빠져나갔다. 본 적도, 결제한 적도 없는 모바일 성인동영상 이용료였다. 피해 금액이 크지 않아 넘어갈까 하다가 경찰에 신고를 한 후에야 김씨는 매월 자동결제로 자기 돈이 빠져나가게 돼 있었다는 걸 알았다. 사기꾼들은 결제 문자를 ‘[안내]초특가 대박이벤트 9900원 무제한정액제 문의(rdrtv.kr)’라는 홍보 메시지로 바꿔 보내 사람들을 속였다. 이로 인한 피해자는 2만 1719명에 금액은 2억원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8일 프로그램 개발자 강모(37)씨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로 달아난 운영자 이모(30)씨와 박모(35)씨를 지명수배했다. 문자 소액결제를 뜻하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뜻하는 SMS와 피싱의 합성어)이 하루가 다르게 교묘해지고 있다. 순진하게 주소를 누르거나 앱을 설치했다가 ‘눈 뜨고 코 베이는’ 피해자가 부쩍 늘고 있다. 유명 외식업체인 척 유인해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은 이제 고전이다. 지인을 가장한 약속 문자, 스마트폰 앱을 업데이트하라는 문자, 연말정산 영수증을 확인하라는 문자를 무심코 눌렀다가는 20만~30만원이 훌쩍 빠져나간다. 일단 문자메시지 속 주소를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심어져 소액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나 결제 통보 문자가 전부 사기꾼에게 간다. 돈이 빠져나간 걸 알게 되는 것은 휴대전화 청구서가 나오는 한 달 뒤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접수된 소액결제 관련 신고 민원은 3555건으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733건)의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 17일까지 3월에만 2204건이 접수됐다. 소액결제 피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소액결제8585’에는 비슷한 내용의 신고·문의글이 34만여개가 올라와 있다. 올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새로 발견한 악성 앱은 179개에 달한다. 스미싱 범인들은 주로 해외 인터넷 주소로 활동하기 때문에 검거하기가 어렵다. 인증번호에 의존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소액결제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이 개인들의 세심한 주의 말고는 거의 없다. 소액결제에 관련된 이동통신사, 결제 대행사, 수금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에 환불도 쉽지 않다. 그나마 이동통신 업계가 이날부터 경찰에서 스미싱 피해를 확인받은 사람에 한해 구제해 주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스미싱 사기가 자주 일어남에 따라 소액결제 서비스 가입 약관 변경, 피해 환급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남한은 정전협정 당사국 아니다?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의 효력을 놓고 남북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전협정의 일방적 폐기는 불가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고, 일방이 지키지 않으면 백지화가 가능하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 것일까. 국제법 전문가들은 양쪽 주장 모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전협정은 당사자 가운데 어느 일방이라도 전면적 적대행위를 실제로 재개하는 경우 정지되거나 종료된다. 일방적 폐기는 가능하지만 그것은 일방의 선언이나 천안함 폭침과 같은 국지도발이 아니라 오직 전면전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은 전쟁을 일으킨 쪽이 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남한은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라는 북한의 주장도 맞지 않다. 한국전쟁 당시 남한은 작전권을 유엔에 넘기면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했다. 참전국 중 유엔군사령관만이 유일하게 정전협정에 서명했지만 이는 교전당사국의 주권을 대표해 일괄적으로 서명한 것일 뿐, 남한은 가장 중요한 교전 당사자의 지위를 갖는다. 북한의 위협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한국과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북한의 해상과 공중을 통제할 수도 있다. 합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유엔 회원국인 북한은 이에 대해 선제적 자위권을 발동하지 못한다. 그러나 유엔 탈퇴라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 中·高 49곳 교복값 공동구매가 더 비싸

    서울 中·高 49곳 교복값 공동구매가 더 비싸

    서울 지역 일부 중·고등학교들의 교복 공동구매가 개별구매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같은 제조사가 만든 교복도 학교마다 가격 차이가 심해 ‘담합’의혹도 나왔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이 13일 공개한 서울 지역 전체 중·고교 663개교를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교복구매 실태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학생의 평균 공동구매 가격은 18만 2872원으로 개별구매 22만 6733원보다 24% 정도 저렴했다. 고등학생도 평균 공동구매 가격은 19만 3799원으로 개별구매 21만 5029원에 비해 11% 정도 쌌다. 하지만 19개 중학교와 30개 고등학교는 개별구매 가격보다 공동구매가 오히려 비쌌다. 원촌중학교는 개별구매보다 공동구매가 5만 3267원 비싸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다. 양정중의 가격 차는 3만 1267원, 신도림중은 2만 6267원, 동대부속중 2만 2267원 등의 순이었다. 고등학교도 서울국제고 22만 971원, 광영고 12만 631원, 세그루패션디자인고 10만 6971원, 동명여고 6만 5971원, 우신고 6만 2971원 등의 순으로 공동구매가가 개별구매가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공동구매 가격이 오히려 더 비싼 곳들은 교복 업체들이 담합 등에 의해 폭리를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공동구매라도 학교마다 가격 차이가 났다. 원촌중학교는 28만원이었지만 오류중학교는 11만원으로 17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고등학교에서도 차이가 최대 29만 6000원까지 벌어졌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4개 교복 브랜드는 한 회사에서 만든 교복임에도 학교에 따라 가격 차가 중학교는 최대 11만 2000원, 고등학교는 26만 6000원이 났다. 민 의원은 “같은 제조사가 만든 교복의 가격이 학교에 따라 두 배 이상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원단이나 디자인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일부 교복 업체는 담합과 덤핑 등으로 교복 공동구매를 방해하기도 했다면서 학부모들로부터 관련 사례를 모아 이달 안에 공정거래위원회를 고발하고 가칭 ‘교복 공동구매 촉진에 관한 법’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구로 내년까지 한 교실 25명으로 줄인다

    구로구는 내년 2월까지 총 35억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교육 환경 혁신 사업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9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치구 첫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돼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협력교사 지원, 지역사회 교육전문가 배치 등 각종 혁신 사업을 추진해왔다. 구는 우선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7000만원을 투입해 학급 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이는 사업을 추진한다. 교실 개선 사업은 내부 리모델링과 학습기자재 및 비품을 구입하는 데 집중된다. 구로·영서·개봉·오류중 등 4개 학교 7개 교실이 올해 리모델링 대상이다. 이외에 학교 교육에 소외된 학생들의 체계적인 성장관리에 필요한 공간인 ‘교육복지실’을 마련하는 데 1억 3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복지실은 사회복지전문가가 상주해 학생 상담과 돌봄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쉼터로도 활용한다. 고척·신구로·개웅·오류초교와 영림·고척·경인·개웅·우신중 등 9개 학교에 설치한다.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환경개선 도색작업도 올해 본격 진행된다. 총 4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낙서 방지용 도료를 신도림·구로남·동구로·미래·세곡·오정초교와 신도림·영서·경인·개웅중 등 10곳에 제공한다. 구는 지역 학력신장을 위해 2011년부터 구로·오류고를 ‘리딩스쿨’로 선정해 4년간 매년 2억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과학중점학교인 신도림고에도 4년간 1억원을 지원해왔다. 구와 학교의 노력으로 올해 대입 수시에서 상위권대 합격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도 올렸다. 구 관계자는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민등록번호 변경 불허는 위헌” 네이트 정보유출 피해자들 헌소

    네이트·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주민등록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가 28일 밝혔다. 진보넷 회원 등 15명은 이날 “해킹으로 인해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명의 도용, 피싱 사기 등 2차 피해가 우려되지만 현행 주민등록법에는 이런 이유로 인한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정정 규정이 없다”면서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고유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해 개인식별에 사용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헌법소원 대상이 된 주민등록법 7조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주민에게 개인별로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오류 등의 사유를 제외하면 변경과 정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진보넷은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의 핵심적 내용”이라면서 “주민등록번호에는 개인의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 등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또 “13자리 코드가 아니더라도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정보만으로 개인식별이 가능하고 운전면허번호, 예금계좌번호 등을 통해 각각의 행정영역에서 개인에게 별도의 식별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활용으로 인해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1년 네이트와 옥션의 대규모 해킹 피해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바꿔 달라”면서 서울행정법원 등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현행법상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진보넷은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같은 이유로 각하돼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현대차 ‘美 연비’ 소송 조기 매듭될 듯

    현대차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연비 과장’ 집단소송에서 원고들과 합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원고들이 현대차와의 합의 조건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며, 함께 피소된 기아차도 현대차와 원고들 간에 합의된 내용을 따를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서에는 원고들이 현대차로부터 일괄적으로 보상금을 받는 선택 사항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원고들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제품의 연비를 실제보다 높게 설명해 소비자들을 오도했다며 미 전역에서 38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들은 모두 병합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으로 관할이 옮겨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합의란 표현은 시기 상조”라면서 “소송 원고 측과 합의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 연비 소송이 길어지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국내 연비 소송과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연비 표시는 지식경제부의 고시에 따른 것으로 연비 규정을 해석하는 데 오류가 있어 보상을 했던 미국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국내에서도 차주 48명이 법무법인을 통해 “현대차 일부 차종의 연비가 표시된 것보다 낮다”며 1인당 재산·정신적 손해 50만원씩 총 1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성와대’(成瓦臺)/임태순 논설위원

    성균관(成均館)은 조선시대 때 최고의 국가교육기관이다. 진사시·생원시 합격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입학 권한이 주어졌으며 정원은 보통 200명이었다. 학생들은 성균관에서 유교경전 등을 공부했지만 조정의 부당한 처사에 왕에게 집단으로 상소하면서 현실정치에 참여하기도 했다. 명종 때인 1565년 성균관 유생들은 사화(士禍)의 원인이 된 승려 보우를 탄핵하라며 상소를 올렸다. 왕이 받아들이지 않자 30여 차례나 상소를 올려 명종을 압박했다. 상소가 약발이 없으면 권당(捲堂)을 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오늘날로 치면 대학가의 동맹휴학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요직에 성균관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와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가 모두 법대 동문이다. 또 유민봉(국정기획수석), 이남기(홍보수석), 모철민(교육문화수석) 내정자가 전공은 다르지만 동문수학했다. 3실 9수석 등 12명의 비서실 체제에서 5명이 같은 대학 출신으로 구성된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를 조합한 ‘성와대’(成瓦臺)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성대 출신 비서진이 상소의 전통을 이어받아 직언을 서슴지 않으면 좋으련만 국민들은 비서실 동질화에 따른 집단사고의 폐쇄성 등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집단사고 폐해의 사례로는 흔히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피그만 침공사건이 회자된다. 1961년 쿠바의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정권을 선언하자 케네디는 쿠바를 침공한다. 러스크 국무장관, 맥나마라 국방장관,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 등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구성된 안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만장일치로 쿠바 침공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피그만에 상륙한 미군병사들은 쿠바군에 궤멸돼 미국은 국제적 망신을 당한다. 일반적으로 중요한 사안은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면 혼자서는 못 보던 면을 발견하게 돼 훨씬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그만 사건에서 보듯 집단의 구성원이 동질화돼 있으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중세 가톨릭에선 추기경을 심사할 때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말하는 ‘악마의 대변자’(Devil’s Adovocate)를 뒀다. 집단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성균(成均)은 음의 어그러짐을 바로잡고, 지나치고 모자라는 것을 고르게 한다는 뜻으로 음악에서 유래된 용어다. ‘성와대 비서진’들도 돌아가면서 악역을 맡으면 ‘성균’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미주통신] 100살 넘으면 페이스북 회원가입 오류 논란

    [미주통신] 100살 넘으면 페이스북 회원가입 오류 논란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이 회원 가입에 있어서 100살이 넘은 사람은 아예 나이가 입력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4월이면 105살이 되는 미국 미시간 주에 거주하는 마거릿 조셉(104) 여사는 이미 2년 전부터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지인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가입 당시 그녀가 실제로 태어난 해인 1908년을 입력하였으나 페이스북은 이를 1928년으로 자동으로 변화되는 등 99세 이상의 나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말았다. 마거릿 여사는 현재 고령으로 눈과 귀가 어두워 그녀의 손녀가 할머니의 페이스북 활동을 돕고 있다. 손녀는 페이스북 측에도 이러한 오류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페이스북은 할머니가 세상과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다. 할머니의 실제 나이가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현재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사진=미 지역 방송(Local4)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사설] “교과서 수정명령 위법” 대법판결 당연하다

    대법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교과서 수정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최근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 저자들이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소송에서 교과부의 수정명령이 위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표면적으로는 절차상 잘못을 내세웠지만 교과서가 정파의 의견에 따라 가볍게 변경돼선 안 된다고 본 것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교과부는 이번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여 향후 교과서 개편 시 행정력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 좌편향 논란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좌편향이 심각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교과부가 전문가 검토를 거쳐 29개 항목에 대해 수정지시를 내리자, 저자들이 반발해 소송을 냈다. ‘교과서 수정 소송’의 핵심은 어느 정도의 내용 변경을 수정 또는 검정으로 볼 것인가에 모아진다. 1심은 내용변경의 정도가 심해 검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봤으나 2심은 저자 동의 등 검정절차 없이도 수정할 수 있는 정도라며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명령권에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내용 변경이 단순한 표현상의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를 바로잡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봤다.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에 실질적 변경을 가져오는 이상 새로운 검정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검정교과서가 중·고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연구검정위원들의 심사 등 10단계의 까다로운 검정절차와 교육부 편수관들의 내용 분석 등을 거쳐 선정되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교과서는 자라나는 세대의 보편적인 가치관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은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판결이 나온 뒤 “더 이상 국가권력이 교과서 내용을 흔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교과부는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명령 권한 및 감수권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담보한 것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조선족 손건성(14)군은 2011년 1월 한국땅을 밟았다. 3년 전 한국에 먼저 들어온 엄마 아빠를 찾아왔다. “가방에 넣어서라도 한국에 데려가 줘”라고 떼쓰는 외아들이 눈에 밟혔던 부모는 힘들더라도 함께 살기로 했다. 하지만 생활은 팍팍하고 고단했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반지하 셋방은 폭염도 추위도 막아주지 못했다. 찬바람을 맞은 어머니 김순옥(43)씨는 안면마비가 왔을 정도다. 아버지 손강수(49)씨는 매일 날품을 팔아 고단한 생계를 꾸렸다. 부모는 건성이가 오자마자 입학시킬 학교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한국말을 못하는 아이를 받아주는 학교는 없었다. 그러다 개교를 앞둔 다문화 대안학교인 ‘지구촌 학교’의 전단지를 발견했고, 건성이네는 희망을 찾았다. “엄마 아빠랑 떨어져서 다시 중국으로 갈까 봐 너무 무서웠어요. 학교 입학이 결정됐을 때 세 식구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또래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학교지만 건성이에겐 삶의 유일한 숨통이자 안식처였다. 한국말을 배우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 어머니가 일하는 공장이 경기 김포로 이전한 지난해에는 학교를 포기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 통학하는 데만 왕복 6시간. 김포 월곶면에서 서울 구로구 오류동 학교까지 버스 세 번을 갈아타는 고된 여정이었지만 건성이는 결석 한 번 안 했다. “워낙 외지에 있어서 15분을 걸어나와 버스를 탔고, 50분씩 버스를 기다릴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학교는 제 생활의 끈이라 안 간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부모와 떨어진 세월 동안 말과 웃음을 잃었던 건성이는 2년의 학교생활을 통해 본래의 밝은 성격을 되찾았다. 한국말도 자연스러워졌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앞뒤에서 춤추고 노래를 하며 끼를 뽐낸다. 인기도 많아 지난해 2학기에는 전교 회장에 당선됐다. “속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의견상자’를 만들어서 수요일마다 토론하고 있어요.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서 월·화요일 7~8교시를 축구시간으로 만들었어요. 잘했죠?” 장밋빛 미래도 꿈꾼다. “중학교에서는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수학 과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틈틈이 춤과 노래를 연습해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처럼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 학교는 15일 건성이를 포함해 6명의 1기 졸업생을 배출한다. 건성이가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다. “졸업식이 벅차고 설레요. 가난·시련·아픔 같은 것도 얼른 졸업할래요.”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정보공개시스템 툭하면 ‘고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 사항인 ‘정부 3.0’의 주된 책임을 떠맡고 있는 정보공개시스템이 문제다. 툭하면 고장을 일으키는 정보공개시스템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낡은 서버를 바꿨지만 장애로 인한 불편은 여전하다. 서울신문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3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 하드웨어와 상용 소프트웨어에서 문제가 발생해 접속을 어렵게 만든 사례는 최근 5년 동안 17건이다. 통신포트 장애, 실명 인증서비스 장애, 수수료 결제 중단, 검색서버 장애, 공공아이핀 본인인증 오류 등 접속 장애의 원인 및 유형은 다양하지만 연평균 3건 남짓 정도다. 행안부는 지난해 4억 4800만원을 유지보수 비용으로 쓰는 등 5년 동안 18억 6000만원을 들이며 시스템의 안정적 관리·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접속장애가 더욱 빈번하다는 점과 서버 교체 전후의 개선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말 2006년 도입된 이후 교체되지 않았던 낡은 서버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바꾸면서 부족한 용량을 늘리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연초에 서버와 방화벽 변경 등에 따른 장애가 자주 발생했지만 점점 안정화되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벌써 데이터베이스 용량 초과로 로그인 접속 지연 장애가 발생하는 등 실제로 정보공개시스템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몸으로 느끼는 문제는 더욱 빈번하고 더욱 심각하다.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간사는 “따로 기록하고 통계를 내본 건 아니지만 (행안부가 말한 것처럼) 1년에 3, 4건 정도가 아니라 한 달에도 십 수 차례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행안부가 서버를 교체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서버 교체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공개시스템 접속 장애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홈페이지 아래쪽에 나온 문의 전화번호를 눌러봐도 통화중 신호음만 듣기 십상이다. 정 간사는 “한 번에 통화에 성공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고, 열 번 이상을 전화 걸어야 겨우 연결될까 말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탓에 정보공개 수수료를 납부하고서도 결제 과정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해 확인이 안 돼 넘겨버리거나 해당 정보공개기관에서는 공개한 자료의 PDF 전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정보공개청구 기간을 넘겨버리는 경우조차 발생하곤 한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정보공개시스템 안에 별도의 본인인증, 공인인증서 기능, 민원24 등 연계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잦게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지난해 말 서버를 교체하면서 용량도 더 커지고 향후 서비스가 많아질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유연성도 좋아진 만큼 과거보다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대규모 정전사태 등 ‘X사건’이 발생한다면…

    수학자 출신으로 복잡성 과학을 적용한 미래예측연구에 주력하는 존 캐스티(70) 박사는 2010년 자신의 저서 ‘대중의 직관’에서 “대중이 만들어내는 전체의 분위기(소셜무드)가 미래를 예측한다”는 주장을 폈다. 대중에게는 합리성과 효율성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내포돼 있고, 이것을 분석해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캐스티 박사는 이런 사회적 트렌드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극적인 사건(Extreme Event), 재조직화가 순환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 흐름의 두 번째 단계인 ‘극적인 사건’을 설명한 책이 ‘X이벤트’(이현주 옮김, 반비 펴냄)다. X이벤트(X사건)은 “매우 드물고, 놀라우면서, 사회적 파급 효과가 아주 큰” 사건이다. 저자는 X사건의 원인을 미국 건축가 브라이언 버그가 만든 ‘카드로 지은 집’에 빗대 설명한다. 카드와 카드가 서로 기대어 있듯, 현대사회는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 위에 의존하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이다. 인터넷이 전력망에, 전력망은 석유·석탄·핵발전에, 또 발전소는 또 다른 에너지에 의존하는 식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회에서는 고리가 하나만 끊어져도 체제는 연쇄적으로 무너진다. 저자가 X사건 후보 중 하나로 꼽은 ‘정전’이 대표적이다. 정전뿐만 아니라 인터넷 오류로 인한 디지털 암흑, 식량 부족에 따른 세계적 재난, 유럽연합 몰락이 부르는 세계화 붕괴 등 11가지를 X사건 후보로 꼽았다. 이들 사건의 과정과 발생을 모의실험하면서 우리 생활 방식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다. 저자는 “책의 진짜 테마는 ‘전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위험을 규정하고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밝힌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7년에 쓴 ‘블랙 스완’과 비슷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다. X사건은 복잡성의 과부하·부조화가 원인이 되므로 시스템의 복잡성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한다. 해결책은 다소 막연하지만, 세계에서 일어나는 파괴력 있는 사건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는 유용하다.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이 책의 해제에서 X사건을 보충 설명하고, 한국에서 일어날 만한 X사건을 소개했다. 전면적 인터넷 단절, 동북아원전사고 등이다. 1만 7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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