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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폴로 11호 달착륙은 조작? 발칙한 상상력 쏘다

    아폴로 11호 달착륙은 조작? 발칙한 상상력 쏘다

    지나치게 진지하고, 거대한 명분을 좇는 권력의 탐욕은 때로는 조롱과 냉소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풍경들을 연출하곤 한다. 물론, 전제가 필요하다. 몇 걸음 떨어진 바깥에서 봐야 한다. 그 시대 안에 함께 있으면서 그 권력에 의해 피해를 겪는 이들 혹은 역사에 대한 냉소로까지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작인 프랑스 감독 앙투완 바르두 자퀘트의 영화 ‘문워커스’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속에 벌어졌을 법한 상황을 영화로 다루고 있다. 권력이 벌이는 과도한 경쟁과 집착은 이렇듯 전복적 상상력과 코미디를 낳게 된다. 예매 사이트를 오픈하자마자 무려 8초 만에 전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기대가 높았다. 1969년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낸다. 소련은 이미 개, 고양이를 태운 스푸트니크호를 달에 보내는데 성공했고, 우주경쟁에서 소련에 뒤처진 미국은 자존심이 상한다. 달 착륙만큼은 우리가 소련보다 먼저 하자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아폴로 1호부터 10호까지 줄줄이 실패를 거듭하자 조바심이 난다. 그러자 미국 정보기관 CIA가 앞장서서 음모를 꾸민다. 아폴로 11호를 다시 쏘고, 아직 달 착륙의 기술적 완성도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니 실패에 대비해 달 착륙 영상을 가짜로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누가? 바로 1년 전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을 만들어서 많은 이들의 찬탄을 자아내게 했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제법 그럴싸한 계획이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스탠리 큐브릭을 찾아 달 착륙 영상을 만들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CIA 정예요원 키드만(론 펄먼)이 그 임무를 맡는다. 문제는 키드만이 베트남전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온갖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영국으로 가던 도중 큐브릭의 사진에 커피를 쏟아 제대로 식별할 수 없게 흐릿해졌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여러 해프닝이 거듭됨은 물론이다. 술과 담배, 아편에 찌든 히피 감독, 인생의 루저로 당장 돈이 필요한 매니저 조니(루퍼트 그린트), 마약 중독과 무기력증에 빠진 평화주의자 가짜 큐브릭(로버트 시한) 등까지 어우러져 온갖 소동을 벌인다. 여기에 중무장한 CIA 요원들은 유럽 갱단들에게 허망하게 당하고 만다. CIA는 인류를 속이기 위한 희대의 사기극을 벌이려 하고, 이 찌질한 예술가들은 CIA를 속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부조리한 상황의 연속이다. 영화는 애써 결론을 내지는 않는다. ‘스탠리 큐브릭’이 아닌 B급 감독이 만든 가짜 달 착륙 영상이 잘 편집돼서 전 인류를 속인 것인지, 실제로 달 착륙에 성공했는지 굳이 명쾌하게 보여주지 않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9년 동안 지속적으로 표방해온 부분은 무조건적인 전복이나 장르 영화의 추구만은 아니다. 가치와 형식, 현실을 뒤집고 비틀어 보며 궁극적으로 다시 ‘지금, 여기’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객의 몫이 더 큰 이유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 각국 전문가 선정 ‘최고의 미국영화 100선’

    세계 각국 전문가 선정 ‘최고의 미국영화 100선’

    20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세계 각지 영화 평론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최고의 미국 영화 100선’을 발표했다. BBC는 영국, 중동, 인도, 남미, 호주, 미국 등에서 일하는 영화관련 신문·잡지 기자 및 저술가 62인의 참여로 이번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에 여타 단체나 매체에서 발표했던 ‘최고의 미국영화’ 리스트는 대부분 미국 영화산업 내부 인물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BBC는 이번 조사의 취지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국 영화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을 다양하게 반영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 리스트에서 지칭하는 ‘미국영화’란,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말한다. 따라서 다른 국적 감독이 제작했거나 미국 이외 국가에서 촬영된 영화도 포함된다. 실제로 선정 영화 중 32편은 미국 이외 국적 감독의 작품이다 BBC는 우선 평론가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미국영화 1~10위를 꼽게 했다. 그 뒤에 각각의 1위 영화에는 10점, 다음 순위부터는 1점씩 감해 점수를 부여했고 이 점수를 합산해 리스트를 만들었다. BBC는 평론가들로 하여금 각 영화가 지니는 '중요성'을 고려하는 대신 자신의 순수한 기호에 따라 영화를 선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선정된 영화 100편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00. 비장의 술수(Ace in the Hole, 1951)99. 노예 12년(12 Years a Slave, 2013)98. 천국의 문(Heaven’s Gate, 1980)97.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96.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95. 식은 죽 먹기 (Duck Soup, 1933)94. 25시 (25th Hour, 2002)93. 비열한 거리 (Mean Streets, 1973)92. 사냥꾼의 밤 (La noche del cazador, 1955)91. ET (ET: The Extra-Terrestrial, 1982)90.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89. 고독한 영혼 (In A Lonely Place, 1950)88.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1961)87.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86. 라이온 킹 (The Lion King, 1994)85.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 1968)84. 서바이벌 게임 (Deliverance, 1972)83. 아이 양육 (Bringing Up Baby, 1938)82.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81.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1991)80.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 (Meet Me In St. Louis, 1944)79.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78.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77. 역마차 (Stagecoach, 1939)76.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Star Wars Episode V: The Empire Strikes Back, 1980)75.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74.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73. 네트워크 (Network, 1976)72. 상하이 제스처 (The Shanghai Gesture, 1941)71.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70. 밴드 웨곤 (The Band Wagon, 1953)69. 코야니스카시 (Koyaanisqatsi, 1982)68. 오명 (Notorious, 1946)67.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66. 붉은 강 (Red River, 1948)65. 필사의 도전 (The Right Stuff, 1983)64. 자니 기타 (Johnny Guitar, 1954)63. 사랑의 행로 (Love Streams, 1984)62. 샤이닝 (The Shining, 1980)61.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 1999)60.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59.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58. 모퉁이 가게 (The Shop Around The Corner, 1940)57. 범죄와 비행 (Crimes And Misdemeanors, 1989)56.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55. 졸업 (The Graduate, 1967)54.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 1950)53. 그레이 가든 (Grey Gardens, 1975)52. 와일드 번치 (The Wild Bunch, 1969)51. 악의 손길 (Touch Of Evil, 1958)50.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 (His Girl Friday, 1940)49. 천국의 나날들 (Days Of Heaven, 1978)48. 젊은이의 양지 (A Place In The Sun, 1951)47. 마니 (Marnie, 1964)46.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1946)45.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 (The Man Who Shot Liberty Valance, 1962)44. 셜록 2세 (Sherlock Jr., 1924)43.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1948)42.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Dr. Strangelove, 1964)41. 리오 브라보 (Rio Bravo, 1959)40. 오후의 그물 (Meshes Of The Afternoon, 1943)39. 국가의 탄생 (The Birth Of A Nation, 1915)38. 죠스 (Jaws, 1975)37. 슬픔은 그대 가슴에 (Imitation Of Life, 1959)36.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Star Wars, 1977)35. 이중 배상 (Double Indemnity, 1944)34.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33.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 1974)32. 레이디 이브 (The Lady Eve, 1941)31. 영향 아래 있는 여자 (A Woman Under The Influence, 1974)30.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1959)29. 성난 황소 (Raging Bull, 1980)28. 펄프 픽션 (Pulp Fiction, 1994)27. 배리 린든 (Barry Lyndon, 1975)26. 양 도살자 (Killer of Sheep, 1978)25. 똑바로 살아라 (Do The Right Thing, 1989)24.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The Apartment, 1960)23. 애니 홀 (Annie Hall, 1977)22. 탐욕 (Greed, 1924)21.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2001)20. 좋은 친구들 (Goodfellas, 1990)19.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18.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17. 황금광시대 (The Gold Rush, 1925)16.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 (McCabe & Mrs. Miller, 1971)15. 우리 생애 최고의 해 (The Best Years Of Our Lives, 1946)14. 내쉬빌 (Nashville, 1975)13.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st, 1959)12. 차이나타운 (Chinatown, 1974)11. 위대한 앰버슨가 (The Magnificent Ambersons, 1942)10. 대부 2 (The Godfather Part II, 1974)9. 카사블랑카 (Casablanca, 1942)8. 싸이코 (Psycho, 1960)7.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6. 선라이즈 (Sunrise: A Song of Two Humans, 1927)5. 수색자 (The Searchers, 1956)4.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3. 현기증 (Vertigo, 1958)2. 대부 (The Godfather, 1972)1. 시민 케인 (Citizen Kane, 1941)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전시]

    [전시]

    환상적인 수중 세계,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촬영하는 여성수중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영국의 유명 컬렉터 찰스 사치가 선택해서 유명해진 ‘앤젤스’와 ‘더 워터 베이비’ 시리즈 등 작가의 주요 작품 시리즈를 포함해 최근 20년간 작품활동을 총망라한 200여점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자연의 신비함과 피사체의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수중에서의 극한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된다. 11일과 12일엔 작가가 직접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태안반도를 옮겨온 듯… 손현주 ‘안면도 오디세이’展 사진작가 손현주의 ‘안면도 오디세이’전이 10~19일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내 두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의 고향인 태안반도의 크고 작은 119개의 섬에 맞춰 119점의 사진들을 마치 지면을 구성하듯 벽면에 연출해 전시한다. 윈도갤러리에 부표와 갯벌 사진을 설치한 것을 비롯해 안면도 해안가를 따라 일주하며 촬영한 사진들을 황도, 안면암, 정당리, 독개, 라암도,누동리, 영목, 바람아래, 샛별, 꽃지 등 12개의 소제목으로 분류해 서사적으로 펼쳐보인다. (02)708-5050. 장애·비장애를 넘어선 안윤모 ‘나비가 되다’展 자폐성 장애와 비장애 어린이들의 나비 그림을 대형 설치작업으로 선보여 온 안윤모 작가의 ‘나비가 되다’전이 스페이스K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사회통합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로 국내외 자폐성 장애아동과 과천, 안양, 의왕 등지 11개 초등학교 어린이 2000여명이 그린 나비 그림과 안윤모 작가의 회화, 조각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작품에 들어간 어린이들의 그림은 내년 봄 뉴욕의 유엔본부 전시회에서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15일까지. (02)3677-3119.
  • [글로벌 인사이트] 직수입 링컨·캐딜락엔 호가 랠리… 낙찰자는 권력 쥔 듯 ‘好好’

    [글로벌 인사이트] 직수입 링컨·캐딜락엔 호가 랠리… 낙찰자는 권력 쥔 듯 ‘好好’

    지난해 초 중국 인터넷에는 벤츠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강아지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시 공안국장이 강아지 나들이를 위해 관용차를 이용한다”고 폭로했다. 조사 결과 공안국장은 벤츠와 아우디, 혼다 오디세이 등 3대의 외제차를 관용차로 굴리고 있었다. 중국 고위 공무원에게 관용차는 권력과 특혜의 상징이었다. 공공기관은 경쟁적으로 관용차를 늘렸고, 공무원들은 이 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가족들에게 한 대씩 나눠 주기도 했다. 은밀한 뇌물은 보이지 않지만, 고급 외제 관용차는 눈에 쉽게 띄어 관용차가 많아질수록 민초들의 불만은 커졌다. 국민에게 반부패 드라이브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방법을 찾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상징적인 조치로 관용차를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국무원은 지난해 7월 중앙정부의 장·차관급 밑으로는 관용차 이용을 금지했고, 올 1월부터는 해당 관용차를 경매하기 시작했다. 시 주석의 의도대로 관용차 경매는 반부패 운동의 상징이 됐다. 지난 4일 베이징시 창핑(昌平)구 야윈(亞運)촌 자동차 매매 시장에서는 여섯 번째 관용차 경매가 실시됐다. 공터에는 경매에 부칠 차량 160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앞유리에는 경매 번호와 경매 개시 가격, 연식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입찰자들은 경매 회사가 인터넷으로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미리 점찍어 놓은 차량을 꼼꼼히 살펴봤다. 어느 기관에서 누구를 모시던 차였는지가 궁금한 듯 차량을 쓰다듬는 이도 있었다. 오후 1시 30분 경매가 시작됐다. 첫 번째 매물은 2007년식 폭스바겐 파사트였다. 지난 5번의 경매에서 가장 많이 나온 차종이었다. 흔한 만큼 싱거웠다. 5만 8000위안(약 1000만원)에서 시작된 경매는 세 번의 경합 끝에 6만 500위안에 낙찰됐다. 아우디, 도요타, 벤츠, 뷰익 등 외국 브랜드 차량에 대한 경매가 이어지다가 10번째로 중국 토종 승용차 훙치(紅旗)가 등장했다. 개시 가격이 1만 위안에 불과했지만, 호가를 내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경매사는 바로 유찰됐음을 알리고 다음 차량으로 넘어갔다. 경매회사 측은 “유찰된 차량은 다음에 한 번 더 경매에 부쳤다가 그래도 유찰되면 폐차하거나 다른 중고 매매상에게 판다”고 설명했다. 한국 브랜드도 경매 시장에선 경쟁력이 없었다. 이날 유일하게 경매에 나온 한국 브랜드는 비교적 신형에 속하는 2010년식 쏘나타였다. 개시가 4만 5000위안에 1명만 주문을 내 그대로 낙찰됐다. 25번째 경매물이 소개되자 장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포드사의 2001년식 링컨. 경매사가 개시가 4만 위안을 부르자마자 여기저기서 구매 의사 표시로 번호표를 들어 올렸다. 1000위안씩 오르던 가격이 갑자기 5000위안씩 뛰었다. 12만 위안을 돌파하자 한 고객이 단번에 15만 위안을 질렀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매사가 “더이상 없나요? 그럼 마지막 15만원으로…”라며 방망이를 두드리려는 순간 한쪽 구석에서 “15만 5000위안!”이라고 소리쳤다. 15만 위안을 제시했던 고객은 바로 16만 위안(약 2900만원)으로 응수해 최종 낙찰자가 됐다. 유사한 상황은 GM의 2002년식 캐딜락 경매에서도 벌어졌다. 2만 위안으로 시작된 경매는 14만 위안까지 치솟으며 막을 내렸다. 경매 회사 관계자는 “링컨과 캐딜락은 중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진짜 수입차여서 인기가 높다”면서 “특히 외교부나 공안부 등 힘 있는 기관의 고위직이 미국에서 직수입해 온 차량일 가능성이 커 이런 차종만 노리는 이들이 있다”고 귀띔해 줬다. 권력자가 타던 차를 손에 넣은 입찰자들은 저마다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6만 8000위안에서 경매가 시작된 2003년식 벤츠를 8만 1000위안에 낙찰받은 딩(丁)모씨는 “지난번 경매에서 놓친 모델이어서 이번에는 꼭 사려고 마음먹었다”면서 “10만 위안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싼 가격에 구입해 더 기쁘다”고 말했다. 12만 6000위안에 낙찰된 포드의 지프 차량 경매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덩(鄧)모씨는 “8만 위안 이상은 부를 수가 없어 포기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중국 국가사무관리국(우리의 조달청에 해당)은 애초 중앙 부처에서 쓰던 관용차 7000대를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이 가운데 3000여대는 이미 팔렸고, 4000여대가 연말까지 더 나온다. 중앙 차원의 경매가 끝나면 지방 정부들도 10여만대를 경매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공무원의 특권과 특혜가 무너지고 있음을 알리는 생생한 현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윌리엄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펴냄) 무의식과 욕망 관계를 분석한 ‘욕망의 발견’과 스토아 철학자의 말을 통해 행복찾기를 귀띔한 ‘직언’으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저자의 신작. 무의식이 아이디어를 발생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파고들었다. 위대한 인물들은 세상을 완전히 뒤바꾼 통찰의 순간을 경험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상의 작은 통찰은 물론, 세계 진로를 바꾼 통찰까지 종교, 도덕, 과학, 수학, 예술의 다섯 영역에서 일어난 통찰의 순간을 소개한다. 신경과학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회적 영역들까지도 훑어냈다. 아이디어란 독자적인 생명을 갖고 있어서 추구하지 않을 때 느닷없이 찾아오다가 막상 찾으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해 왜 뛰어난 지능과 실력, 성실함을 겸비한 사람들이 좌절을 견뎌야 하는 지, 그 좌절의 시간 뒤 아무 관련성 없는 것들이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일 때 순간적으로 통찰이 오는 과정을 설명한다. 351쪽. 1만 8000원. 캣 센스(존 브래드쇼 지음, 한유선 옮김, 글항아리 펴냄) 고양이는 개보다 개체 수가 무려 3배나 많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도시 환경에 사는 데 적합한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더 많이 선택된다. 영국에서는 4분의1, 미국에서는 3분의1 이상의 가정이 고양이를 키운다. 온몸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농업혁명 완성을 위해 쥐를 통제할 목적으로 야생고양이를 길들인 이후 1만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음에도 고양이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야생성을 갖는다. 책은 진화론, 해부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을 넘나들며 고양이를 분석한 ‘고양이 백과 오디세이’이다. 고양이의 역사, 과학, 미래에 대한 서술과 함께 그래프 삽화를 동원해 하나의 지식계보학으로 엮었다. 저자는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들은 고양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으려 노력하지만 고양이가 진정 원하는 건 주인의 애정이 아니라 자신들에 대한 이해라고 말한다. 440쪽. 1만 8000원. 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해리스 이르판 지음, 강찬구 옮김, 처음북스 펴냄) 이슬람권 국가와 기업들은 ‘샤리아 율법을 준수하는 금융’이라는 특유의 방식을 추구하며 30년 동안 무려 36배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반 금융산업이 금융위기의 여파를 헤어나지 못하는 지금, 서구사회에서 이슬람 금융은 주요 자금줄의 역할과 함께 금융위기를 타파할 대안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책은 많은 이들에겐 여전히 생소한 이슬람 금융의 진정한 의미를 통찰력 있게 분석했다. 저자가 함께 일했던 유명 은행 동료, 학자, 변호사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최고 실적의 금융계약 사례들을 분석하며 이슬람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슬람 금융의 발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겨났던 근거 없는 신화를 명쾌하게 반박하면서 이슬람 금융의 미래를 예측하고 나아갈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이슬람 금융은 그 유래와 역사, 무슬림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416쪽. 1만 6000원. 논리학의 역사 1·2(윌리엄 닐·마사 닐 지음, 박우석 외 옮김, 한길사 펴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빼어난 철학자였던 윌리엄 닐, 마사 닐 부부가 쓴 ‘논리학사의 고전’. 고대 기하학부터 현대 논리학까지 2500년에 걸친 논리학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역작으로 1963년 초판 출간 이후 논리학사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려 왔다. 한길사가 13년간의 번역 작업끝에 두 권 분량으로 펴낸 책은 모두 12장으로 구성돼 고대 논리학, 중세 논리학, 근대 논리학, 현대 논리학을 차례로 다뤘다. 논리학의 발전사를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히 연대순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각 시대의 논리학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생각들’에 초점을 맞췄다. 책 발간을 놓고 “한국논리학회의 숙원사업을 이뤘다”고 평가하는 역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일차적 목적은 우리 시대의 논리학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생각들이 언제 처음 출현했는지를 기록하는 데 있었다.” 1권 660쪽 3만 2000원, 2권 564쪽 3만원.
  • “세계인이 탐내는 탐라의 모든 것” 허영선 시인 ‘제주 오디세이’ 출간

    “세계인이 탐내는 탐라의 모든 것” 허영선 시인 ‘제주 오디세이’ 출간

    제주의 자연, 문화, 역사에 매혹된 세계인의 이야기를 제주시인 허영선이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라는 책으로 풀어냈다.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아일랜드, 베트남 등 각기 다른 국적에 활동 분야도 다양하지만 시인 허영선과 제주에서 만난 세계인 25명은 한목소리로 무한한 제주 사랑을 표출했다. 그는 “제주 자연, 문화, 역사에 심취한 세계인이 말하는 제주의 가치는 겉모습이 아닌 ‘제주를 지탱해 준 뼈와 제주 사람과의 깊은 정’”이라며 “나아가 제주도가 인간의 섬, 평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판타지의 향연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판타지의 향연

    한여름 무더위를 싹 날려줄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등 장르영화의 향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오는 16일 개막한다. 19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45개국에서 온 23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메르스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만 62편으로 역대 최다이고, 아시아 프리미어 작품도 61편에 달하는 등 상차림이 풍성하다. 개막작은 프랑스 안투안 바르두 자케트 감독의 ‘문 워커스’로 1960년대 말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정보기관 요원과 히피들의 사기극을 그렸다. 폐막작으로는 퇴마사가 기이한 현상을 겪는 여성을 치료하다가 절대 비극의 산물과 마주하는 김휘 감독의 ‘퇴마:무녀굴’이 선정됐다.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공포와 엽기는 물론 SF, 스릴러, 서스펜스 등 판타지물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는 것. 이 가운데는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중화권, 여전히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 일본, 장르영화의 메카로 자리를 굳힌 한국 등 아시아 장르영화가 포함됐다. 아시아 장르 영화계의 거장 일본 소노 시온 감독과 중국의 배우 겸 감독인 런다화는 직접 부천을 찾는다. 일본 영화계의 영원한 반항아로 불리는 소노 시온 감독의 최신작 ‘러브&피스’, ‘리얼 술래잡기’가 상영되며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된다. 홍콩의 대표적인 느와르 스타 런다화는 이번 회고전을 위해 본인이 출연작을 직접 골랐다. 영화 ‘감시자들’의 원작인 ‘천공의 눈’부터 감독 데뷔작 ‘어둠속의 이야기:마리아’, 최신작 ‘총봉차’까지 그의 영화 세계를 총망라했다. 구미권에서는 좀비물이 강세였던 지난 해와 달리 괴수, SF,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영화들이 찾아온다. 장르영화 쇼케이스의 하나로 멕시코 영화들이 소개된다.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차이나타운’, 특별전에 포함된 ‘신촌좀비만화’ 등 최신 극장 개봉작도 초청작에 포함됐다. 또한 ‘클래식 SF영화’ 특별전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최근 시즌4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했던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2’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부천영화제는 부분 경쟁 영화제로, ‘부천 초이스’라는 이름으로 장편과 단편 부문에서 각각 총상금 2500만원, 1300만원을 내걸고 시상한다.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캠핑장에서 영화와 음악을 함께 즐기는 ‘우중영화산책’, 영화제가 진행되는 부천시 일대에서 다양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판타스틱 미션 헌터스’, 부천문화재단 예술체험 부스 ‘부천 예술가 살롱’ 등이 대표적이다. 2일 오후 2시부터 티켓 예매가 시작된다. 일반 상영작 6000원, 3D 상영작 8000원, 개·폐막작 및 심야 상영작은 12000원이다. 자세한 상영 시간표는 영화제 공식홈페이지(www.pifa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고교 자유학년제 40명 확정

    서울시교육청이 19일 국내 첫 고등학교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인 ‘오디세이 학교’ 입학생 40명을 확정했다. 오는 26일 문을 여는 오디세이 학교는 고교 1학년생 중 희망자에게 1년 동안 소속 학교를 벗어나 자율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원자 77명 중 심층면접을 통해 54명을 추렸고 이 가운데 40명을 공개추첨으로 확정했다. 오디세이 학교는 남은 1학기의 8주 동안은 ‘자율성 및 공동체 형성’ 과정, 2학기의 20주 동안은 ‘길찾기 및 더불어성장’ 과정을 통해 다양한 교과 학습을 진행한다.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 수업과 개인별 학습지도를 하고, 국어·사회·과학은 관련된 대안교과 수업을 하되 각종 프로젝트 활동으로 글쓰기와 심화학습 능력을 키우게 된다. 대학생 멘토와 일대일 학습지도, 문화예술계 인사와의 만남, 인턴십 프로그램 등도 마련된다. 하지만 오디세이 학교 설립을 적극 추진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터라 정책의 지속성과 확대 여부는 불투명하다.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오디세이 학교는 조 교육감의 선거 당시 공약에 따른 사업”이라면서 “선거로 뽑힌 교육감의 교육 철학이 강하게 반영된 사업이기 때문에 재판으로 흔들리고 있는 조 교육감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까지 정책이 힘있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猿人’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330만 년 전 ‘최초의 석기’ 사용 -연구

    ‘猿人’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330만 년 전 ‘최초의 석기’ 사용 -연구

    -'호모 속 인류때부터 사용' 기존 학설 뒤집어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는 4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신비의 존재인 모노리스와 만난 후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을 획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과학자들은 이 시기 인류의 조상이 능숙하게 도구를 사용했다고 믿지 않았다. 현생 인류가 속한 호모(Homo) 속의 조상들이 등장한 것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석기의 사용은 호모 사피엔스(인간)와 가까운 호모 속의 조상들이 시작했으며, 이 시기를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석기를 비롯한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학계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에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스토니브룩 대학의 소니아 아르망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 서쪽에서 330만 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최초의 석기를 발견했다. 이 석기의 연대 측정이 정확하다면, 이 석기를 만든 주인공은 호모 하빌리스(손재주가 좋은 사람이란 뜻. 최초의 석기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었다) 같은 호모 속에 속한 호미닌(hominin)일 수 없다. 이 시기는 최초의 ‘호모’ 속이 등장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이 석기를 만든 주인공은 케냐에 살았던 더 오래된 사람과의 생물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발견을 두고 현재 학계에서는 높은 관심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34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동물 뼈를 가공한 도구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증거가 불충분했다. 이번 발견이 확실하다면,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편 다른 독립적인 연구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기존의 생각보다 도구를 잘 다룰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예일 대학과 켄트 대학, 그리고 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현생 인류와 침팬지, 고릴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손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석기를 비롯한 복잡한 도구를 다루기에 충분한 수준의 손을 가지고 있었다. 두뇌만 발달했다면 석기를 포함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인류의 오래된 조상은 석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나뭇가지처럼 다루기 쉬운 도구를 먼저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흔적으로 남기 어렵다. 반면 석기의 경우 인위적으로 다듬은 흔적이 남고 보존이 잘 되기 때문에 발굴이 쉽지만 나뭇가지보다 훨씬 다루기 어렵다. 만약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석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미 이전에도 도구를 사용할 만한 지능과 손재주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연구 결과는 도구의 사용과 두뇌의 진화가 본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간의 오래된 조상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손재주가 좋았던 셈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생각보다 똑똑...’330만 년 전 최초의 석기’ 사용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생각보다 똑똑...’330만 년 전 최초의 석기’ 사용

    -'호모 속 인류때부터 사용' 기존 학설 뒤집어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는 4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신비의 존재인 모노리스와 만난 후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을 획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과학자들은 이 시기 인류의 조상이 능숙하게 도구를 사용했다고 믿지 않았다. 현생 인류가 속한 호모(Homo) 속의 조상들이 등장한 것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석기의 사용은 호모 사피엔스(인간)와 가까운 호모 속의 조상들이 시작했으며, 이 시기를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석기를 비롯한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학계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에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스토니브룩 대학의 소니아 아르망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 서쪽에서 330만 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최초의 석기를 발견했다. 이 석기의 연대 측정이 정확하다면, 이 석기를 만든 주인공은 호모 하빌리스(손재주가 좋은 사람이란 뜻. 최초의 석기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었다) 같은 호모 속에 속한 호미닌(hominin)일 수 없다. 이 시기는 최초의 ‘호모’ 속이 등장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이 석기를 만든 주인공은 케냐에 살았던 더 오래된 사람과의 생물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발견을 두고 현재 학계에서는 높은 관심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34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동물 뼈를 가공한 도구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증거가 불충분했다. 이번 발견이 확실하다면,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편 다른 독립적인 연구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기존의 생각보다 도구를 잘 다룰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예일 대학과 켄트 대학, 그리고 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현생 인류와 침팬지, 고릴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손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석기를 비롯한 복잡한 도구를 다루기에 충분한 수준의 손을 가지고 있었다. 두뇌만 발달했다면 석기를 포함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인류의 오래된 조상은 석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나뭇가지처럼 다루기 쉬운 도구를 먼저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흔적으로 남기 어렵다. 반면 석기의 경우 인위적으로 다듬은 흔적이 남고 보존이 잘 되기 때문에 발굴이 쉽지만 나뭇가지보다 훨씬 다루기 어렵다. 만약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석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미 이전에도 도구를 사용할 만한 지능과 손재주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연구 결과는 도구의 사용과 두뇌의 진화가 본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간의 오래된 조상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손재주가 좋았던 셈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고교 자유학년제 국내 첫 시범운영

    오는 5월부터 서울지역 고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1년간 체험활동 등을 하는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인 ‘오디세이 학교’가 시범 운영된다. 자유학년제가 고교에 도입되기는 국내 처음이다. 현행 대입 중심의 고교 체제에서는 실패가 뻔한 ‘실험실 정책’이라는 우려와 고교 교육에 대한 다양성으로 의외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틀에 박힌 학교 수업 대신 자유로운 진로 탐색의 기회 등을 제공하는 ‘오디세이 학교’를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중학교 1학년에게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고교 1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유학년제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일반고 1학년생 가운데 40명을 ‘오디세이 학생’으로 선발해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시범운영하고, 2016년부터 확대할 예정이다. 수업은 교과별 핵심 성취 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교과수업’과 워크숍 등 체험활동 형태의 ‘핵심 교과 활동’으로 구성된다. 핵심 교과수업과 핵심 교과활동은 민간 위탁업체와 시교육청이 진행한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핵심 교과는 글쓰기, 심리학, 토론과 비평, 우주와 진화 등이다. 핵심교과 활동은 나에 대해 알기, 몸 만들기, 팀 프로젝트, 멘토 인터뷰 등이 제시됐다.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학력 이수가 인정되는 만큼 학생들은 일반고 학생이 배우는 국어·영어·수학과 사회·과학 등 일반 과목을 전문 강사에게서 배워야 한다. 성적은 이들 간의 평가로 결정된다. 학생들은 현재 고교 1학년처럼 5등급의 성취평가제로 평가받는다. 지필 평가 중심의 일반고 학업성적관리와 달리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와 탐구 결과 보고서 등 성장과 발전을 기록하는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유학년제를 마친 학생들은 원래 다니던 학교의 2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다. 희망자는 1학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5월 개강하는 자유학년제와 관련된 반응은 엇갈린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1년을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2학년에 진학한 학생들이 과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며 “진보 교육감들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의 아류밖에 되지 않는 매우 위험한 실험실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다른 진보 교육감들이 모방하겠다고 나서면 전국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병오 아현산업정보고 교사는 “대학이 비교과를 중요시하고 있어 학생부 종합 등에서 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오디세이 학교처럼 다양한 교육과정이 나와야 획일화된 고교 입시 위주의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대에는 ‘파란색’이 존재하지 않았다”

    “고대에는 ‘파란색’이 존재하지 않았다”

    “고대 인류에게 ‘파랑’은 없었다.” 최근 독일의 한 철학자가 고대 인류의 색깔 구분이 현대와 달랐다는 주장을 내놓아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고대 인류가 기록한 자료에는 그 어디에서도 ‘파란색’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그리스 문명 당시의 기록에 ‘하늘’이 묘사된 적은 있지만 하늘을 ‘파랗다’라고 묘사하지는 않았다. 독일의 철학자 라자루스 가이거는 이 같은 특징이 그리스뿐만 아니라 코란과 고대 중국의 전설, 구약성서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고대문서에는 ‘파랑’이라는 색깔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파란색과 녹색을 하나의 색깔로 봤다는 것. 1858년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에는 ‘와인처럼 검은 바다’(Wine-dark sea)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현대와 달리 바다를 묘사할 때 파랑은 사용되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묘사에 쓰인 단어 중 검은색은 200회 이상, 흰색은 100회 이상, 붉은색은 15회 이상, 노란색과 녹색은 10회 미만이었다. 어디에도 파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와 언어에 따라 색깔과 관련한 단어는 각기 다르게 쓰인다. 영어의 경우 파랑, 분홍, 녹색 등이 포함된 단어가 주를 이루는 반면 중국어에서는 빨강, 파랑, 녹색 등이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고대에 파랑은 별도의 색이 아닌 녹색이나 이보다 더 짙은 녹색 등으로 분류됐다.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자연에 파란색이 드물었기 때문”이라면서 “파란색 동물이나 파란색 꽃 등을 찾아보기 어려운 자연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에도 파란색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나미비아의 한 부족의 언어에는 파랑을 묘사하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파란색과 녹색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파란색 물과 파란색 하늘을 봐도 녹색이라고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파랑’이라는 색채 개념이 현대에 들어와 발전했으며, 색채와 관련한 언어적 표현은 시기와 문명 등에 따라 각기 다르다고 보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다음은 목성의 유로파다!”- NASA ‘모호크맨’ 페르도우시

    [아하! 우주] “다음은 목성의 유로파다!”- NASA ‘모호크맨’ 페르도우시

    2012년 8월, 승용차 크기만한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화성 지표에 귀신처럼 살짝 내려놓아 세계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인물이 있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큐리오시티 조종관으로 관제실을 지키고 있었던 보박 페드로우시(35)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그가 유명해진 이유는 큐리오시티 착륙보다 특이한 모호크 인디언 머리 스타일 때문이었다. 이런 볼거리를 놓칠 리 없는 언론사 카메라들이 계속 그를 따라다니는 바람에, TV 화면에서 그의 모습은 떠나지 않았다. 당장 그에게 ‘모호크 맨’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의 머리 스타일은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나중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그를 알 정도가 되어, 화성 착륙을 축하하는 대통령 주최 만찬장에서 오바마로부터 ‘아주 멋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의 모호크 스타일은 큐리오시티 미션이 떨어졌을 때 팀원들의 결정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들은 미션에 투입될 때마다 머리 스타일을 달리 정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페드로우시는 그 이력도 좀 특이하다. 첫째 혈통이 페르시아 인인데다, 10대 때는 6년 동안 일본 도쿄에서 학교를 다녔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우주항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MIT에 진학했으며, 2003년 NASA에 들어가 9년 만에 큐리오시티를 화성 땅에 내려놓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어쨌든 ‘모호크 맨’으로 유명세를 탄 페드로우시가 이번에는 화성보다 엄청 먼 목성의 위성 유로파 탐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꺼운 얼음층 아래 바다를 감추고 있는 빙하의 위성 유로파에 대한 탐사계획이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안에서 생명이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로파를 꼽고 있다. 이번 달 백악관은 2016년 회계연도의 NASA 예산을 발표할 예정인데, 그 안에는 3000만 달러의 유로파 미션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나사가 발표한 목성-유로파 탐사 프로젝트는 ‘유로파-클리퍼’(Europa-Clipper)라 부르며, 목성의 궤도에 우주선을 보내 유로파를 접근 관찰할 예정이다. 3.5일을 주기로 공전하는 유로파는 표면에 덮인 100㎞ 두께의 얼음 때문에 흰색으로 보이며, 그 아래에는 암석이 채워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깊은 계곡이나 화산활동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여러 차례 관찰을 통해 지표면 아래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페드로우시를 만나 들어본 유로파 미션에 대한 내용이 17일(현지시간) 스페이스닷컴에 올라왔다. -왜 유로파에 가는가? 화성과 같이 유로파도 우리가 우주 여행을 꿈꾸었던 곳의 하나다. 과학공상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후속편인 ‘2010: 오디세이 2’에서 작가인 아서 클라크는 이런 유명한 경고를 했다. “이 모든 세계는 너희들의 것이지만, 유로파는 제외한다. 유로파에는 착륙 금지다.” 다행히도 클라크가 나중에 화상회의에서 유로파에 가도 좋다고 허락했다. 유로파의 얼음층 아래에는 광대한 소금물 바다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유로파의 바다는 생명이 출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존재해왔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유로파는 우리가 반드시 가봐야 할 버킷리스트 천체다. 유로파의 속 바다에서 고래 같은 생명체가 헤엄치는걸 보고 싶지 않은가? -유로파 미션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되는가? ‘유로파 리포트’ 영화 같은 거라도...? 의회에서 유로파 연구 예산을 승인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션 구성은 일련의 근접비행이다. 길죽한 타원궤도로 두 시간에 목성을 한 바퀴씩 도는 것인데, 그걸 한 2주 동안 할 계획이다. 목성은 자기장이 워낙 세서 더이상 오래 하면 전자기기들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탐사선은 천천히 궤도 위를 움직이면서 유로파를 모든 각도에서 탐사할 것이다. 이 근접비행은 미래의 유로파 착륙을 위한 발판이다. 착륙은 202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로부터 2년 반이나 늦어도 7년 이내에 인간이 유로파에 가게 될 것이다. 나는 나사의 유로파 미션을 아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 당신은 큐리오시티 미션에도 참여했다. ‘7분 동안의 테러’란 대체 어떤 거였나? 큐리오시티는 내가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에 들어온 후 처음 맡은 일이었다. 나는 기획자로 일했다. 그리고 약 10년 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다. ‘7분 동안의 테러’란 탐사선이 화성 대기층 상층부에 도착해서 착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 동안 통신이 두절되기 때문에 지상의 관제실은 탐사선이 전자동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지도 못한 채 기다려야만 한다.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든가, 방화 볼트가 제때 파열되어 뚜껑을 떼내지지 않든가, 스카이 크레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든가, 무엇 하나만 삐긋해도 모든 건 끝장이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단 한 번으로 모든 게 성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피를 말리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 명칭이 붙은 것이다. - 모호크 머리 얘기를 좀 해보자. 그건 전통이다. 큰 미션이 떨어지면 팀원들이 한 가지 머리 스타일과 사람을 결정해서 계속 간다. 착륙 당일 나는 마치 로켓 꽁무니 불꽃처럼 밝은 색으로 머리염색을 했다. 내 상사가 내게 이메일을 보내 화성처럼 빨갛게 염색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내 머리 스타일이 뜻하지 않게도 대중에게 유명해져서 우주에 대한 관심을 깊게 하고 우리 미션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만족한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어쩔 수 없는 필멸의 존재 그리스 영웅담 비틀어 보기

    어쩔 수 없는 필멸의 존재 그리스 영웅담 비틀어 보기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그레고리 나지 지음/우진하 옮김/시그마북스/1084쪽/4만 5000원 세상이 복잡다기해지면서 여러 분야의 영웅이 다양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영웅의 시원은 대개 고대 그리스의 신화로 거슬러 오른다. 그리스신화 속 영웅들은 지금 통념을 훨씬 뛰어넘는 초인적 능력을 가져 만인의 귀감이 되거나 지도자로 인식되기 일쑤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일반인이 갖고 있던 영웅들, 특히 영웅에 대한 개념을 색다르게 해석한 독특한 책이다. 하버드대 교수가 BCE 8~BCE 4세기에 걸친 다양한 기록을 분석해 거의 통념으로 굳어진 ‘불멸’의 영웅 위상을 조금 비틀어 정리했다. 고대 그리스어로 된 호메로스 서사시 일리아스·오디세이아, 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사포·핀다로스의 시, 플라톤의 대화를 분석해 영웅에 대한 종교적 개념을 풀었다. 그 핵심은 영웅의 필멸성이다. 고대 그리스 전승에 따르면 영웅은 남녀 구분 없는 ‘불멸의 존재’라는 신의 후예였다. 저자는 조금 색다르게 본다. 그 핵심은 필멸성이다. 영웅은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부여받아 신처럼 특별한 숭배의 대상이었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필멸의 존재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사시 ‘일리아드’의 가장 위대한 영웅인 아킬레우스만 하더라도 그 아버지가 분명히 필멸하는 인간이었으므로 아킬레우스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다른 모든 그리스 영웅도 수명이 아무리 길다 해도 결국 죽는 존재인 것이다. 신들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의 피를 받은 헤라클레스도 불멸성을 얻기 위해 한 번은 죽어야 했다. 책의 메시지는 이렇게 모아진다. “신들은 죽음이라는 궁극의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존재인 반면 서사시 속 영웅들은 반드시 죽게 되며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우리가 인간임을 확인시켜 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omus@seoul.co.kr
  • 잊고 있었다 지하가 인간의 터전이었음을

    잊고 있었다 지하가 인간의 터전이었음을

    문명과 지하공간/김재성 지음/글항아리/396쪽/2만 5000원 프랑스 파리의 신도시 구축사업인 ‘레 알(Les Halles) 프로젝트’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건 지하공간의 획기적인 활용 때문이다. 도시 기반시설과 생활공간을 지하와 지상에 분산 배치해 일상생활이 자연스레 연계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지상·지하 생활권의 변칙적 통합은 ‘레 알 프로젝트’ 말고도 미국 로커펠러센터의 로워 프라자 지하 가로망이며 홍콩 큐어리만의 스펀 플랜에서도 비슷하게 보인다. 이 같은 프로젝트들이 지하와 지상을 연계한 도시설계, 특히 지하공간에 주력한 측면에서 주목받았다지만 따져보면 인류 생활은 지하공간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공간은 공포의 대상인 예측불가의 험한 기후와 맹수로부터의 도피처이자 저장고였는가 하면 광물을 캐내기 위한 자원의 보고였다. 이렇게 지상을 피해 지하로 숨어든 태초의 공동생활 시작이 바로 동굴이다. 특히 스페인 알타미라·프랑스 라스코 동굴 등지에서 발굴된 선사시대의 벽화와 유적은 동물적인 삶을 청산하고 문화적 도약을 시작했다는 ‘호모 아르텐스(예술적 인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명과 지하공간’은 사람들이 생활 차원에서 본격 대체공간으로 쓰기 시작한 지하세계에 천착한 체험의 인문서로 읽힌다. 건설회사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토목전문가가 ‘왜 우리는 지하공간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커녕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수준의 질문도 던지지 못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현장경험과 인문학 지식을 버무려 써낸 ‘지하 오디세이’이다. 토목이며 지반공학과 관련한 전문적 지식이 역사적 흔적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그 지하공간의 역사는 지구촌 곳곳의 흔적들에서 샅샅이 건져 올려져 구슬처럼 꿰어진다. 인간의 채굴흔적이 남은 최고(最古)의 동굴인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라이언 케이브며 7000년 전 고대도시 형성기의 신전·피라미드, 중세시대 로마의 종교탄압을 피해 기독교인들이 숨어지내던 카파도키아의 데린쿠유 지하유적, 최초로 흑색화약을 써 터널입구를 뚫었다는 프랑스 남부의 랑그도크 운하…. 고대인들은 인간의 삶이 지상과 지하를 순환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오랜 세월 이 같은 순환을 거부하면서 자연에 대한 겸손을 잃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거공간이나 광물을 얻고자 땅을 파고 뚫었던 인류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 용도에 눈 떴고 기술발전도 진척됐다. 수로와 지하통로, 터널이 잇따라 뚫렸고 발파기법과 굴척공법도 덩달아 발달해갔다. 이젠 지하공간의 용도는 공연장, 경기장, 연구소를 비롯해 무한의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의 공간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여전히 ‘사자(死者)의 공간’이나 도피처쯤에 머물고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그 인식은 지하공간 활용 측면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여겨지는 여러 개발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지상과 다르지 않은 지하 구축’ 차원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지하공간이 더 이상 지상의 보조적 역할이 아닌 도시계획의 한 축이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 방향은 바로 진취적이고 독자적인 지하공간 개념의 창출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참여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에 만들어진 입자가속터널이며 세계 핵물리학 실험을 이끌어온 미국 시카고의 페르미연구소, 차세대 디스플레이어를 개발한 핀란드 기술연구소, 프랑스 파리 퐁피두 문화센터의 음향연구소는 지상과 지하의 경계를 허문 공간계획으로 널리 알려진 것들이다.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한 한국에서 기반시설의 지하화는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이다.’ 저자는 한국의 상황을 이렇게 진단한다. 그러면서 대규모 지하공간 구축에 필요한 단단한 화강암층 암반, 세계적 수준의 암반 굴착기술과 축적된 신도시 건설 노하우를 들어 한국의 상황은 지하공간 활용 측면에서 아주 낙관적이라고 귀띔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2014년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라고 말한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잇따른 사건 사고와 국민의 절망, 정치불신 그리고 이념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먼 한 해였다. 계층간·세대간 갈등과 격차도 커졌다. 그래서 2014년의 사자성어는 ‘지록지마’(指鹿之馬)였다. 우격다짐으로 거짓을 진실이라 말하는 한 해였다. 2015년의 바람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이다.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갑오실패를 을미적거리면, 병신년이 온다’는 말도 나온다. 희망만으로는 부족해 을미개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다양한 여론조사와 인터뷰를 실었다. 경제전망에 대한 전문가 100인 설문 결과(1월 5일자), 2015년은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 기대와 달리 복지 증세가 필요하고(42%), 일자리 창출(60%)과 가계부채 해결(50%)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적했듯 관경유착의 고리를 먼저 끊어야 한다(1월 2일자). 고용 없는 내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세종청사 비정규직부터 해고하는 정부가 노동시장 안정화를 이끌 수 있겠는가 되새겨 봐야 한다. 정부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취업규칙 지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용 없는 취업 지침은 무의미하다. 또한 갑오년에 해결하지 못한 4대강 부실 공사와 해외자원개발 비리 등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 같다. 사회 원로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1월 5일자),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차가 의미 있으려면 ‘을미적’거리지 않고 인적 쇄신과 소통 강화가 있어야 한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화합형 인사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뜻깊은 연재다. 영문도 모르는 채 침몰하는 세월호를 지켜봐야 했던 김영오씨의 바람처럼 그가 왜 딸아이를 잃어야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 인양과 사건의 진실 규명은 우리 사회가 병신년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1월 2일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50일 동안 2명의 해고 노동자가 고공 농성을 했던 씨앤앰 사태의 경우 세밑 노사 양측이 간접 고용과 해고사태 해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1월 6일자). 그러나 아직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굴뚝에서는 2명의 해고 노동자가 25일째 고공 농성 중이다. 김정욱씨의 바람은 “해고된 동료들과 다시 차를 만들며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다(1월 5일자). 일하고 싶은 자들이 일하지 못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그 병든 사회를 더 병들게 하는 것이 부패한 관료와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언론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진 사회에서 제4부로 불리는 언론마저 제 기능을 못 한다면 우리 사회는 치유할 동력을 모두 잃게 된다. 그래서 “성숙한 언론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라를 바꾸려면 언론부터 바꿔야 한다.”(1월 3일자 진경호 칼럼) 그러한 의미에서 1월 6일부터 시작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는 사뭇 기대된다. 기자들이 직접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두 달간의 오디세이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 나아가 서울신문의 을미년은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美물리학회 회의서 ‘화성 핵공격 멸망설’ 제기

    美물리학회 회의서 ‘화성 핵공격 멸망설’ 제기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 한때 문명이 존재했으며 핵 공격으로 멸망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논문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추계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이런 이론을 주장하는 이는 미국의 플라스마 물리학자인 존 브랜든버그 박사. UC데이비스에서 플라스마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위스콘신 매디슨에 있는 오비탈 테크놀로지사에서 플라스마를 연구 중인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화성 전역에 퍼쳐 있는 방사성 물질이 핵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브랜든버그 박사는 자신의 이론에서 “키도니아인(Cydonians)과 유토피아인(Utopians)으로 알려진 고대 화성인들은 외계인들의 핵 공격으로 학살됐고 그 흔적은 지금도 화성에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열(원자)핵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으나 당시에는 자연적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그는 “화성 표면은 우라늄과 토륨, 방사성 칼륨 등 방사성물질 층으로 얇게 덮여 있으며, 이 방사성물질의 패턴은 화성에서 하나의 핫스팟에서 방사상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하나의 핵폭발이 화성 전역에 잔해를 뿌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속 연구의 진전으로 그는 화성에 높은 지능을 지닌 외계 생명체에 의한 계획적인 폭격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신 논문을 통해 화성의 대기 중에 있는 핵 동위원소들이 수소폭탄 실험에 의한 것과 유사하므로 우주에서의 핵 공격으로 문명이 소멸됐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의 연구는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선인 마스 오디세이에 의해 관측된 화성 대기 중에서의 고농도 크세논 129와 지표면의 우라늄과 토륨에 관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런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그는 화성 표면에서 두 차례의 핵폭발 흔적이 남아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박사의 저서와 ‘우주론과 입자물리학회지’(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를 통해서도 공개되고 있다. 그는 화성에는 한때 지구와 비슷한 기후여서 동·식물이 서식했고 지구의 이집트 문명처럼 발달한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화성에서 발견된 유명한 인면 바위 등이 고대 화성인들이 이룬 문명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넓은 우주에는 많은 외계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지금까지 지구인이 이런 외계인과 접촉한 흔적이 없다는 페르미 역설로도 불리는 이 문제의 답도 화성 문명이 핵 공격으로 멸망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브랜든버그 박사는 생각하고 있다. 사진=우주론과 입자물리학회지 http://meetings.aps.org/Meeting/PSF14/Session/G1.3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놀런 감독 “인터스텔라 흥행 돌풍 이유? 판타스틱하니까”

    놀런 감독 “인터스텔라 흥행 돌풍 이유? 판타스틱하니까”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우주의 블랙홀은 절멸의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했던 공간이다. 그리고 ‘인터스텔라’는 한국 영화시장의 블랙홀이 됐다. 국내 개봉 5일 만에 관객 210만명을 훌쩍 넘겼다. 매출 점유율이 무려 80%에 이를 정도로 극장가를 집어삼킬 기세다. 중력렌즈 공식, 일반상대성이론 등 난해한 천체물리학, 우주과학 이론을 전면에 등장시키면서도 감각적이고 신비한 우주 공간을 그려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영화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런(44) 감독을 중국 현지 개봉을 앞두고 10일 상하이에서 만났다. 13억 인구의 중국 영화시장은 ‘5000만명밖에 보지 않아 망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거대한 곳이다. 놀런 감독의 부인이자 제작자인 에마 토머스, 남녀 주연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와 앤 해서웨이가 인터뷰에 함께 참석했다. 놀런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인터스텔라’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영화가) 판타스틱하지 않나?”라고 농담처럼 답하더니 “아주 흥분되는 일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북미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서만 141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로 세계 1위의 실적을 올리고 있으니 감독으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을 거치며 지금까지는 확실히 입증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영화를 만들었다”며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007 영화를 볼 때 폭탄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고 재미가 없나? 복잡한 과학 이론을 몰라도 영화에 빠져들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자신감은 배우들도 더불어 확인해 줬다. 이미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캣 우먼 역을 맡아 놀런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여배우 해서웨이는 “그가 함께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했을 때 대본도 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면서 “그는 매우 독특하다. 배우들의 질문이 있을 때 매우 친절하게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매코너헤이 역시 “놀런 감독과 작업하고 싶었다. 그의 영화 한편, 한편이 내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를 모두 모은 것보다 성공적”이라고 감독에 대한 경의를 나타냈다. 놀런 감독은 영화의 스포일러에 매우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의 쿠퍼(매코너헤이)와 아멜리아(해서웨이)의 감정 기류 변화 등 스포일러와 관련된 질문이 있을 때마다 단호하게 “말할 수 없다”고만 대답했다. 대신 영화를 만들었던 속내에 대해서는 상세히 이야기를 풀어 갔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대한 오마주(존경심)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무의식적으로도 여러 가지 오마주를 담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영화 속 로봇 디자인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로봇 모놀리스처럼 군더더기 없이, 최대한 간단한 모습으로 고도의 지능을 갖고 있는 모습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우주에 대한 얘기는 의도적이었다”면서 “차가운 우주와 따뜻한 인간 감성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가 어디인지, 우리가 누구인지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놀런 감독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철학적인 영화를 만들기로 정평이 나 있다. 기억과 무의식의 세계에 천착하는, 할리우드에서 요즘 가장 ‘핫’한 감독으로 꼽힌다. 단기 기억 상실증으로 10분밖에 기억력을 지속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 ‘메멘토’(2000)로 시선을 끈 그는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 나이트’(2008)를 거쳐 상대방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기발한 착상을 그린 ‘인셉션’(2010) 등으로 국내 마니아 팬층을 확보했다. 감독은 디지털 대신 35㎜ 필름을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35㎜와 아이맥스 필름으로 만들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지와 해상도가 디지털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대체할 더 좋은 수단이 나오지 않는 한 아마도 35㎜를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심상찮은 ‘물건’ 심스

    [여자프로농구] 심상찮은 ‘물건’ 심스

    여자프로농구(WKBL)에 ‘물건’이 들어왔다. 주인공은 2일 경기 부천체육관으로 신한은행을 불러들여 2014~15 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시즌 첫 경기를 치른 하나외환의 오디세이 심스(22·173㎝). 12년 만에 여자 코트에 돌아온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과 2007년부터 5년 동안 하나외환의 전신 신세계를 지휘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의 대결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관중의 눈을 사로잡은 건 심스였다. 하나외환은 60-75로 졌지만 이번 시즌 외국인 중 유일한 미국 대표인 심스는 국내 데뷔 무대에서 19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도드라졌다. 키는 상대 카리마 크리스마스(25·183㎝)보다 10㎝나 적었지만 가드로서 공수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더블클러치 드라이브나 리바운드, 자유투, 2점과 3점슛 등 화려한 개인기를 뽐냈다. 1쿼터를 10-15로 뒤진 하나외환은 김정은의 3점슛 3방 등 12득점과 심스의 8득점 4리바운드 활약을 엮어 32-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심스는 2쿼터에만 수비리바운드를 3개나 걷어 내고 어시스트 1개에 가로채기를 2개나 성공시켰다. 3쿼터 종료 2분 50초 전 39-40으로 뒤졌을 때 심스는 3점슛에 이어 드라이브인 2점슛 등으로 팀이 46-42로 달아나게 했다. 하지만 심스가 4쿼터 과욕을 부린 데다 김단비와 김연주에게 3점슛을 연거푸 허용하며 하나외환은 승리를 내줬다. 김단비는 경기 뒤 “심스가 정말 괴물 같았다. ‘네가 다 해 먹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한편 전날 KB스타즈는 공식 개막전에서 KDB생명을 70-61로 제쳤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AG 금메달 기운, 리그에서도 쭉~”…여자프로농구 새달 1일 개막

    “AG 금메달 기운, 리그에서도 쭉~”…여자프로농구 새달 1일 개막

    여느 해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새 얼굴 가득한 시즌이 시작된다. 다음달 1일 KB스타즈와 KDB생명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4~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가 내년 3월 10일까지 정규리그를 이어 간다.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이 2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선 6개 팀 감독과 선수 모두 새 시즌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한목소리로 20년 만에 따낸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운을 프로 코트에 옮겨 놓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이미선(35·삼성)과 변연하(KB스타즈), 신정자(KDB생명), 임영희(이상 34·우리은행) 등이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박혜진(24·우리은행), 홍아란(22·KB스타즈), 김규희(22·신한은행), 신지현(19·하나외환) 등이 힘을 모은다. 우리은행이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그 뒤를 신한은행, KB스타즈가 추격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외환은 박종천, 신한은행은 정인교 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아 새 바람을 기대한다. 안산에서 인천으로 연고지를 옮긴 신한은행은 홈코트도 인천 도원체육관으로 변경했다.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바뀐 삼성생명은 삼성으로 개명했다.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을 허용하지 않는 여자농구의 특성상 상당수가 새 얼굴로 바뀌었다. 하나외환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앨리사 토마스와 오디세이 심스의 기량이 수준급이란 평가다. 모니크 커리는 지난 시즌 KB스타즈에서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삼성생명에서 뛰었던 샤데 휴스턴은 우리은행, 신한은행에 몸담았던 쉐키나 스트릭렌은 KB스타즈로 둥지를 옮겼는데 이들이 얼마나 새 팀에 녹아들지 관심거리다. 한편 미디어데이에서 이호근 삼성 감독은 “팀 이름을 바꾼 뒤 맞은 첫 시즌이어서 긴장되고 기대된다”면서 “모든 팀이 우승 후보”라고 했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차분하고 성실하게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선수들에게 큰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 그저 시즌이 끝났을 때 좋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고,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은 “지난 1년간 우승 꿈을 꾸지 않은 날이 없다. 꼭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세환 KDB생명 감독은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대단하다”며 이번 시즌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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