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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식 “저도 휴대폰 광고합니다”

    이문식 “저도 휴대폰 광고합니다”

    국내 최초 비즈니스 코믹 CF 시트콤 ‘오주상사 영업 2팀’ 대리 역할의 이문식이 휴대폰 광고에 출연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포장마차에서 열린 ‘오주상사 영업 2팀’의 제작보고회에는 주인공들인 장미희, 오달수, 유해진, 이문식, 이민기 등이 참석했다. 이문식은 “처음에는 이미지상 비료나 농약 광고인줄만 알았다. 휴대폰 광고는 처음이라 지금도 굉장히 흥분되고 가족들도 좋아한다.”며 “사실 휴대폰 광고는 아무나 찍는 게 아니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이문식은 “예전부터 스크린에서만 보던 장미희 선배님을 실제로 보게 돼 그 자체가 흥분이었다.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열연하고 있는 장미희는 “호흡을 맞춘 네 연기자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컸다. 광고를 찍을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었지만 가장 큰 의욕을 느끼된 것은 네 분 연기자에 대한 기대감과 존경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각자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연기하는 것을 보면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 때도 내가 던지는 연기에 항상 다르게 반응해줘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장미희는 ‘오주상사 영업 2팀’의 리더로서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순수한 엉뚱함이 묻어나는 매력적인 부장 역할을 연기했다. 한편 단순히 웃기는 예전 코믹 광고에서 벗어나 같은 등장인물들이 매회 다른 이야기를 통해 직장 안에서 일어나는 애환을 다룬 ‘오주상사 영업 2팀’은 총 5편의 광고를 TV와 온라인을 통해 방송된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극 ‘코끼리와 나’ 리허설 현장

    연극 ‘코끼리와 나’ 리허설 현장

    “니하고 같이 있으면 내가 임금님이 된 것 같다.”소도둑 쌍달과 검은 코끼리 흑산의 이야기 ‘코끼리와 나’(21일∼10월21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가 10일 극장 용 연습실에서 런스루(runthrough, 실제 공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단계의 연습)를 가졌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듯 극은 2시간30분 넘게 이어졌다. 태종 11년, 일본이 대장경을 얻기 위해 보낸 검고 큰 동물에 조선 조정은 야단이 난다. 저것이 대체 요물인지 영물인지 흉물인지 알 수 없다. 산만 한 코끼리 흑산은 조정의 골칫거리가 되어간다.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없는 그 동물을 맡길 임자가 곧 잡혀온다. 암소 한 마리로 수소 서른 마리를 후리는 쌍달(오달수). 처음엔 “내가 코끼리 몸종?”이라며 헷갈려하던 쌍달은 점점 흑산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게 된다. ‘수묵화로 만들어지는 팝업북’이라는 대본의 설명처럼 무대는 상징적 이미지를 내세운다. 장면은 짧게 짧게 끊어간다. 연출을 맡은 이해제씨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배우들에게 ‘암전’을 주지시킨다. ‘코끼리와 나’는 길이 6m, 몸무게 6t의 코끼리 형상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관건.6명이었다가 11명으로 불어나는 ‘인간 코끼리’들은 저마다 다른 신체부위에 놓여 있으면서도 제각기 풍부한 표정으로 코끼리의 심정을 드러낸다.‘뿌우’하고 슬피 울다가도 ‘푸쉭푸쉭’ 장난을 걸기도 한다. 거칠게 숨을 뿜으며 사람을 공격하는가 하면 고운 여인으로 나타나 흑산의 마음을 온통 물들인다. 검은 파이프가 꿈틀대며 코로 등장하고 10여개의 나무상자들이 몸체가 되기도 한다. 실제 공연 중에는 천이나 의상, 짚풀, 닥종이 등을 이용해 또 다르게 내보낼 예정이다. 표정 하나로 낄낄거리게 만들던 배우 오달수는 연습 후에도 상기된 얼굴이 쉬 가라앉지 않았다. 그에게 코끼리는 뭘까.“제 주변에도 코끼리 같은 존재가 있어요. 부부도 마찬가지고, 사랑도 마찬가지고 어쩔 수 없이 같이 가야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도 타인에게 코끼리 같은 존재일 수 있죠.” 태종실록에 서너쪽 나온 코끼리 이야기를 100분짜리 연극으로 키운 연출가에게 코끼리는 “같이 가고 싶은 존재, 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나를 알아주는 존재”다. 그는 “우리도 많은 코끼리를 만난다.”며 “같은 사람이라도 이렇게 보이고 저렇게 보이듯 소통·교감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종 때 조선으로 건너온 코끼리는 엄청난 식욕으로 구박받다 사람을 죽인 죄로 외딴 섬에 갇혀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공연 중 극장 용 로비에는 1980년에 죽은 동춘서커스단 코끼리 제니의 박제가 전시돼 또 다른 코끼리의 운명을 보여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마임으로 코끼리 살아숨쉬게 했죠”

    “마임으로 코끼리 살아숨쉬게 했죠”

    “안 보이는 코끼리를 감각적으로 만들어 느끼도록 하는 게 마임의 세계이자 상상의 세계입니다.” 10일 저녁 극장 용 연습실에서 수줍은 미소를 달고 나온 이두성(44)씨는 마이미스트다. 이번 ‘코끼리와 나’에서 오달수가 코끼리를 다루는 남자라면 움직임 연출가 이두성은 코끼리를 만든 남자다. 연출을 맡은 이해제는 코끼리를 의인화하는 작업으로 ‘인간 코끼리’가 필요하다고 그에게 요청했고 그는 기꺼이 작업에 합류했다. ‘코끼리와 나’에서 이두성이 시도하려 했던 고난도 동작은 일반적이고 단순한 동작으로 많이 완화됐다.‘코끼리 배우’들을 나신으로 등장시킬까도 생각했지만 접었다.“아쉽기는 하지만 각자 다른 역할도 맡은 배우들이라 앙상블 맞추는 게 시급했다.”는 그는 “코끼리는 짐승과 자연, 신성이 깃든 동물”이라며 “한자가 한 획 한 획 연결돼 코끼리가 되는 것처럼 한사람 한사람의 육체가 모여 더 연극적으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움직임 연출 이두성은 쌍달과 흑산의 관계를 ‘참 자아’를 만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쌍달이가 보는 코끼리는 처음에는 괴상망측한 동물이었다가 어쩔 땐 여인으로, 친구로 쌍달의 심정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한국마임협의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대학 때 생물학을 전공하고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1990년 극단 자유에서 ‘무엇이 될꼬하니’로 배우 역을 했던 그는 1993년 연우 무대에서 ‘날아라, 새들아’로 연출에 데뷔했다. 마임으로 업을 전환한 건 몸짓이 공연에서 더 근본적인 작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해외진출로 비언어 극이 활발해지고 다원예술이 급증하는 요즘 연극 ‘코끼리와 나’에 처음 마임을 들여보낸 그의 느낌은 어떨까. “연극과 마임을 굳이 구분짓지 않습니다. 몸의 움직임인 마임이 더 연극의 시원 같고 현대 공연 예술의 자궁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극은 제게 코끼리이기도 해요. 결국 자신을 회복하게 하고 사람들과 공감해 사회를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하니까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주몽의 사용’ 남자로 태어나다

    ‘주몽의 사용’ 남자로 태어나다

    연극 ‘다리퐁 모단걸’에 출연중인 배수빈(31)을 만났다. 그가 맡은 인물 광선태는 음악취조소(音樂取調所)의 군악대장이다.‘주몽’ 이전의 드라마 ‘결혼합시다’에서 연기했던 의사 역할처럼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인물이다.“‘주몽’을 1년 동안 찍으면서 지쳐서 쉬려고 했는데, 같이 등산을 다니는 동숭씨어터컴퍼니 대표께서 제안을 하셨어요. 배우가 놀면 그냥 백수인데…, 연습이 고되기는 하지만 연극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희열을 맛보고 있어요.” 국민드라마 이후 소극장 연극을 하게 된 이유도 담백하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조재현이 직전에 같은 극장에서 공연된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많은 인기와 화제를 모은 것도 자극이 됐다. 좋은 배우 한명과 좋은 연극 한편의 반향이 무척 컸던 셈이다. ‘다리퐁 모단걸’은 1902년 개화기 처음 전화기가 들어왔을 때, 텔레폰을 다리퐁이라고 불렀던 시절의 사랑 이야기다. 배수빈이 연기하는 군악대장 선태는 3년간 연락이 없는 천일은행 인천지점장 셋째딸 서연에게 매일밤 전화를 건다. 고종황제를 전화교환수로 착각해 호통을 친 뒤 3일 밤낮을 전화기 앞에서 근신하는 신하, 전화기가 사람을 삼켰다고 뱉어내라며 호통치는 늙은 선비 등 신문물인 전화기를 둘러싼 각종 에피소드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졌던 극본이라 소극장 연극치고는 등장인물도 많고 공연시간도 2시간이나 된다. 처음에는 3시간 반이나 됐던 시간을 많이 줄인 것이라고 한다. 올 연말부터 ‘꽃섬’ ‘깃’ 등을 만든 송일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배수빈은 군악대장인 만큼 연극 중간에 트럼펫도 분다. 주몽 촬영 막바지부터 트럼펫을 연습했으며, 기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밴드부원을 했다고. 연극을 만든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대표는 다름 아닌 배우 오달수이다. 영화 ‘괴물’에서 괴물 목소리를 맡았던 오달수는 이 연극에서도 목소리로 우정 출연을 한다. 고지식하고 호통치기 좋아하는 양반 교환수로 나와 단 7개의 대사만으로 관객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배수빈은 스스로 “그리 박력있지는 않다.”고 말하지만 단지 귀찮아서 내버려뒀다는 수염과 연극 연습을 할 때 타고 다닌다는 오토바이는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대극장 2층에서도 표정이 훤히 읽힌다는 대배우(얼굴이 커서 그렇다고 오달수 본인은 설명한 바 있다) 오달수에 비해, 요즘 배우답게 작은 얼굴의 배수빈. 그래서 소극장을 선택했다며 웃었다. 드라마에만 출연하다 처음 출연한 연극이라 아직 발성도 부족하고, 티켓 파워도 적다고 겸손해한다. 하지만 그의 부드러운 눈빛과 목소리는 ‘천천히 똑바로 걸어라.’라고 말하는 연극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오는 6월3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02)766-600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연+새앨범]

    ■ Max 14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편집음반. 벌써 14집째다.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0주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비욘세의 ‘Irreplaceable’,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exy Back’, 웨스트라이프의 ‘The Rose’ 등 무려 20곡의 히트 넘버들이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다.SonyBMG. ■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The Essential 프로그레시브 록과 팝을 현명하게 조화시킨 듀오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역사가 망라된 2CD 베스트 앨범. 이들이 발표한 모든 앨범에서 적절하게 발췌한 곡들을 발표 연대에 맞춰 수록해 놓았다.80년대 최대의 히트곡 ‘Eye In The Sky’등 총 30곡 수록.SonyBMG. ■ We All Love Ennio Morricone 45년간 400곡 이상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며 20세기 영화음악을 이끌어온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카데미상 최초 수상(공로상)을 기념하는 공식 헌정앨범. 셀린 디온, 브루스 스프링스틴, 허비 핸콕, 메탈리카 등 초특급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그의 대표곡들을 노래한다.SonyBMG. ■ 카펜터스 ‘The Ultimate Collection’ 70년대 소프트 팝의 대명사 카펜터스의 베스트 앨범. 비틀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Ticket To Ride’를 시작으로 소닉 유스가 다시 불러 신세대 팝팬들에게도 익숙한 ‘Superstar’,7080세대의 영원한 애창곡 ‘Top Of The World’,‘Yesterday Once More’ 등 35곡의 대표곡들이 연대별로 두장의 CD에 담겨져 있다. 유니버설뮤직. ■ 클로드 볼링 내한공연 크로스오버의 살아있는 거장 클로드 볼링과 그의 19인조 빅밴드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CF나 라디오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아름다운 클로드 볼링의 선율을 풍성한 빅밴드의 연주와 함께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24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극장.(02)6080-5643. 미술 ■ 명화의 재구성 3월2일∼5월20일 사비나미술관. 밀레의 ‘만종’,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명화를 한국의 작가 20명이 새롭게 해석했다. 서양 명화가 평면회화, 조각, 설치작품 40여점으로 재탄생한 전시회. 명화 속에서 찾아낸 창작의 샘.‘명화 속 주인공 되기’란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1000∼2000원.(02)736-4371. ■ 마리노 마리니-기적을 기다리며 4월22일까지 덕수궁미술관. 헨리 무어와 함께 구상 조각계를 이끈 쌍두마차. 기마상과 풍만한 여성 누드 조각은 2차대전 이후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려 했던 작가의 의도다. 조각과 회화 등의 작품 105점을 만날 수 있다.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도 마리니의 회화, 판화 등을 3월14일까지 전시한다.(02)2022-0612. 연극 ■ 앵콜 아트 폐막 기한 없음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 허밍스 아트홀.2004년 시작돼 전용관까지 마련된 대학로의 롱런 히트극으로 이번이 9번째 공연이다. 우정의 본질에 관한 세련된 블랙코미디. 정보석 권해효 오달수 박광정 정원중 심혜진 송승환 등 연기력이라면 남 부럽지 않은 당대의 명배우들이 모두 출연한 바 있다. 김효중 연출, 박윤호 허성민 조성호 출연.1만 5000∼2만원.(02)764-8760. ■ 열하일기만보 3월10∼25일 화∼금 8시, 토 3시·7시30분, 일 3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조선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모티브로 삼아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극작가 배삼식씨가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를 한껏 발휘했다. 정체조차 모호한 짐승 연암이 성인을 위한 동화를 들려준다.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과 새로운 것의 탐닉에 대한 이야기. 손진책 연출, 서이숙 정태화 박영숙 황연희 등 출연.1만 5000∼3만원.(02)747-5161. 뮤지컬 ■ 위대한 캣츠비 3월9일부터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인터넷 만화의 선두주자 강도하씨의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최근 화제작 연출을 도맡고 있는 박근형씨가 연출했다. 뮤지컬 ‘불의 검’, 드라마 ‘연개소문’에 참여했던 아트모스피어(이충한, 정재환씨)가 작곡한 음악은 감미롭기 그지없다.20대 청춘의 현실적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 언어로 담았다. 김태훈 서범석 정인지 등 출연.3만 5000∼4만 5000원.(02)1588-7890. ■ 쓰릴 미 3월17일∼5월13일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2시·5시 충무아트홀 소극장.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흉악한 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섬세한 심리극. 당시 재판정에서 최종변론문이었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지금도 전해지는 명문장. 무대 위의 피아노 연주만으로 2명의 남자 배우가 노래 대결을 벌인다. 류정한 김무열 최재웅 이율 출연.3만∼4만원.(02)744-4337. 클래식 ■ 드레스덴 필하모닉 & 성 십자가 합창단 내한공연 3일 8시,4일 2시30분.3일 모차르트 ‘레퀴엠’과 바흐 칸타타 ‘내 마음에는 근심이 많도다’,4일 바흐 ‘마태수난곡’. 지휘 성십자가 합창단의 28대 칸토르인 로데리히 크라일레.3만∼20만원.(02)599-5743. ■ 국립합창단 정기연주회-드보르자크 ‘스타바트 마테르’ 6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 로베르트 리히터. 소프라노 신숙경, 알토 장현주, 테너 최상호, 베이스 박흥우. 고양시립합창단,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1만∼3만원.(02)587-8111.
  • [토요영화]

    [토요영화]

    ●음란서생(캐치온 오후 2시10분) 화면 위에 생생한 색채감과 질감을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또 다른 성취를 보여줬던 영화. 사대부 명문가의 자식인데다 글솜씨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윤서(한석규)는 사헌부 고위직에까지 앉아 있지만, 정치 생각은 없다. 당파싸움에 멀쩡한 사람조차 병신되는 그 놈의 판에 무슨 미련 있으랴. 그러다 왕이 총애하는 후궁 정빈(김민정)의 명을 받아 어떤 사건 수사에 나서게 되고 이 와중에 도성 내에 음란서적을 유통시키는 황가(오달수)를 알게 된다. 이 때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한 윤서는 스스로 음란소설을 쓰게 되고, 반대 당파의 의금부 도사 광헌(이범수)도 끌어들여 삽화까지 그려넣는다. 이로써 가을에다 달까지 겹쳐 음란요상한 기운이 마구 샘솟는 ‘추월색(秋月色)’이라는 의문의 작가가, 그리고 그 작가가 썼다는 검은 계곡의 은밀한 이야기 ‘흑곡비사(黑谷秘事)’라는 전대미문의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흑곡비사의 명성은 정빈의 귀에까지 들어가는데…. 완벽에 가까운 의상·미술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촬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즐겁게 해주고, 혀 짧은 소리 내는 배우가 득시글하는 판국에 한석규와 이범수의 풍성한 성량은 귀를 즐겁게 해주고,‘댓글’·‘동영상’·‘폐인’ 같은 요즘 인터넷 문화를 유머스럽게 녹여낸 재치는 머리를 즐겁게 해준다. 그러나 1000만명 시대를 연 사극영화 ‘왕의 남자’에 비해 드라마의 힘이 다소 모자란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정빈과 윤서의 금지된 사랑이나, 왕(안내상)과 내시(김뢰하)와 정빈간에 성립하는 또 다른 물고 물리는 관계에 집중하는데 왠지 뜬금없이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결정적인 대목은, 정말 음란하겠지 기대하는 시청자는 그 기대를 한참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2006년작,139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오르페브르36번가(KBS2 밤 12시25분) 지난 주 ‘늑대의 제국’에서부터 주말 안방을 찾고 있는 ‘KBS프리미어페스티벌’ 영화의 두번째 작품. 지난해 프랑스에서 흥행 1위를 차지했고, 베를린영화제에서도 호평받았다. 제랄르 드파르디유가 경찰서장이 될 욕심에 친구를 배신하는 악질 경찰 ‘클랑’을, 다니엘 오테유가 클랑 때문에 아내를 잃고 감옥에까지 갇히게 되는 형사 ‘레오’를 연기했다. 같은 사건을 수사하던 동지에서 점차 적으로 바뀌어가고, 또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이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일품으로 꼽힌다.2004년작 110분.
  • [강태규의 연예 in] 하루아침에 뜨는 ‘깜짝스타’는 없다

    요즘은 빛나는 조연배우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시대다. 영화 ‘타짜’에서 아귀역으로 나온 김윤석을 비롯해 오달수, 오광록 같은 관록파 배우들이 영화팬의 눈과 귀를 붙들어매고 있다. 국민배우라 할 만한 최민식·송강호·설경구도 조연으로 시작해 한국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 스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데 있다.80∼90년대 초까지 이들은 연우무대, 연희단거리패, 극단 유씨어터 같은 극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이런 각고의 세월이 이들의 연기력을 마침내 꽃피게 했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는, 너무 틀에 박힌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말은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 거짓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인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배우나 가수라 해도, 그 면면을 알다 보면 차마 밝히지 못할 시련과 인내의 시간들이 틀림없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필자는 이런저런 수많은 오디션 심사를 하다 보니 한 가지 답답한 게 있다. 오디션만 통과하면 스타가 되는 일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는 말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검증이 따른다. 심사위원의 개인적 안목과 오디션에서 보여준 연예인 지망생의 일부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사는 오디션을 통해 뽑은 사람들을 대중에게 바로 노출하기 전에 많은 시험을 거친다. 여기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 프로젝트는 없었던 일이 된다. 기획사의 생존논리는 그만큼 치열하다. 가능성이 있다는 사람은 많은데, 새로운 스타탄생은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이런 불균형은 당연히 불협화음을 낳는다. 여기서 연예인 지망생들은 속앓이를 하게 되고 이를 악용하는 사각지대가 생겨난다. 스타 연예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연예기획의 메커니즘을 잘 몰라서 생겨나는 일이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스타시스템은 기획형 스타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들의 생명력은 아주 짧고 대형스타로 올라서는 경우도 드물다.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내면을 보여주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스타시스템으로도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준비 안된 자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것은 상상 속의 일이다.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20&30] 지름신 강림 이렇게 막아라

    ‘좋아, 좋아 하지만 안돼.’라고 말하며 충동구매를 경고하는 한 카드회사의 체조구령식 광고는 모델 오달수의 표정과 춤 동작이 코믹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충동구매의 원흉인 지름신을 이런 체조로 퇴치할 수 있을까. 개인마다 갖고 있는 지름신 퇴치법들을 들여다보자. 회사원 송민석(34)씨가 선택한 방법은 체크카드 이용. 예금통장의 잔액 범위 안에서 신용카드와 똑같이 모든 가맹점과 인터넷에서 24시간 쓸 수 있는 체크카드는 외상거래인 신용카드와 달라서 충동구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송씨는 “신용카드는 모두 없애고 체크카드만 남겼다. 쓸 때마다 통장 잔액을 챙기게 돼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시현(30)씨는 집의 케이블TV 방송을 끊었다. 홈쇼핑 채널을 안 보기 위해서다. 줄줄이 가입했던 인터넷 쇼핑몰들도 과감히 탈퇴했다.“쇼핑과의 접속통로를 차단하는 것만이 쇼핑에 중독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쇼핑 습관을 완전히 바꾼 뒤 홈쇼핑, 인터넷쇼핑과 건강하게 다시 만날 겁니다.” 이모(28·여)씨는 지름신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두 달여 만에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이씨는 지름신이 강림하면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쇼핑 중독자였다. 직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해소했던 그는 “쇼핑시간 만큼은 모든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쇼핑 뒤의 상실감은 너무나 컸다.”고 고백했다.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절제한 충동구매로 이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수렁에 빠질 뻔한 이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과감히 사실을 털어놓고 자기 상황을 고백하고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쇼핑 중독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세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한다. 기본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못하면 충동구매로 인한 쇼핑중독은 치료 자체가 어렵다. 만약 다른 정신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쇼핑 중독만이 문제가 된다고 느낀다면 과감하게 쇼핑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46) 교수는 “모든 중독현상은 그 행위를 반복하는 한 결코 낫지 않는다. 행위의 빈도를 줄이는 등 적당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독 현상이라는 것은 쇼핑을 계속하게 만들도록 뇌의 호르몬이 변하는 현상이므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중독자의 다른 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연극]

    ■ 조씨 고아 9월3∼14일 화∼금 7시30분, 토 3시·7시30분, 일 3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13세기 중국 작가 기군상이 쓴 잡극으로 권력을 향한 악행과 복수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떠올린다. 극단 미추의 20돌 기념작. 톈친신 각색·연출, 정태화 이기봉 등 출연.2만∼3만원.(02)747-5161. ■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9월5일∼10월8일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4시 혜화동 게릴라극장. 올해로 서거 50주년을 맞은 독일 작가 브레히트의 대표작을 판소리와 오광대 등 우리 전통 연희극 양식으로 재해석했다. 이윤택 번안·연출, 김미숙 한갑수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63-1268. ■ 임차인 9월6일∼10월1일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정보소극장. 꿈을 잃은 여자, 아내를 의심한 남자, 낯선 곳을 두려워하는 남자, 수몰지 고향을 찾은 여자 등 4명의 남녀가 들려주는 4가지 이야기. 윤영선 작·연출, 오달수 박수영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44-7304.
  • 코믹잔혹극 ‘구타유발자’

    코믹잔혹극 ‘구타유발자’

    31일 개봉한 한석규 주연의 ‘구타유발자’(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를 어떤 성향의 관객에게 추천해주면 좋을까. 코믹잔혹극이란 장르를 표방했으되 영화는 소개하기가 적잖이 난감하다. 평범한 감수성의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코미디 혹은 폭력 코드를 거부반응없이 흡수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바람둥이 성악교수 영선(이병준), 내숭 9단의 제자 인정(차예련)이 벤츠를 타고 교외로 드라이브 나오는 장면에서 출발한 영화는 예측불허의 상황들을 나열한다. 인적없는 시골 강변에 차를 세운 영선이 검은 속내를 드러내자 숲길로 도망간 인정은 순박한 남자 봉연(이문식)을 만나고, 또 한편 영선의 주변으로는 육감으로 돼지를 때려잡는 오근(오달수) 등 정상에서 한참 비켜난 듯한 사내들이 모인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모를 만큼 한적한 곳에서 마주친 등장인물들은 서로에게 긴장과 공포의 대상이 된다. 시골 강가를 무대로 한정된 시간 동안 벌어지는 스산한 상황극.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부추길 수 있을까를 연구한 듯하다. 권력에의 조롱, 폭력의 순환 등 적잖은 사회적 메시지를 동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작위적인 상황이나 ‘오버’연출된 캐릭터 등이 1인치의 리얼리티조차 발견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한석규가 이름을 걸었으나 정작 그의 출연분량은 미미하다. 그의 역할은 교통위반 딱지나 떼며 근무시간을 채우는 한심한 경찰. 코미디 전문배우 이문식이 딴판 이미지의 캐릭터로 막판 반전을 책임진다. 감독은 지난해 공포영화 ‘가발’을 연출했던 원신연.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짝패 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류승완/류승완·정두홍·이범수 줄거리 개발열풍에 휩싸인 지방 소도시. 두 사내의 피만큼 진한 우정. 20자평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날로그 액션의 끝장을 보여주마! ●다빈치 코드 장르/등급 미스터리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론 하워드/톰 행크스·오드리 토투 줄거리 댄 브라운의 동명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 20자평 기자시사회 없이 개봉…원작에 없다는 반전…과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을지. ●미션 임파서블 3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JJ에이브럼스/톰 크루즈·빙 라메스 줄거리 아끼던 후배와 약혼녀를 잇따라 인질로 붙잡힌 톰 크루즈의 맹활약. 20자평 한층 화려하고 강력해진 액션이 긴박감을 더한다. ●포세이돈 장르/등급 액션/12세 감독/배우 볼프강 페터젠/조시 루카스·커트 러셀 줄거리 북대서양 한가운데 파도가 덮친 유람선에서 탈출하기. 20자평 스펙터클에 초점 맞춘 전형적인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눈요기로는 ‘딱’! ●헷지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팀 존슨·캐리 커크패트릭/황정민·신동엽·보아(목소리) 줄거리 문명사회와 맞닥뜨린 동물들의 고난기. 20자평 눈 깜짝할 새 ‘유쾌·상쾌’하게 지나가버리는 76분. ●모노폴리 장르/등급 범죄스릴러/15세 감독/배우 이항배/양동근·김성수·윤지민 줄거리 컴퓨터 범죄를 소재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엮는 두뇌게임. 20자평 웬만한 머리로는 아귀 맞추지 못할 어수선한 시나리오. ●구타유발자들 장르/등급 코믹잔혹극/18세 감독/배우 원신연/한석규·이문식·오달수·차예련 줄거리 인적없는 교외의 강가에서 빚어지는 비상식적 인간들의 비상식적 대립과 긴장. 20자평 끝없는 폭력의 고리에 대한 고발. 구토유발할 듯 극단적인 상황전개.
  • 영화배우 유지태가 나온다고?

    영화배우 유지태가 제작자 겸 주연으로 참여하는 창작극 ‘육분의 륙(戮)’이 12월1일부터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지난해 4월 배우 오달수와 함께 2인극 ‘해일’로 연극무대에 데뷔했던 유지태는 최근 영화·공연제작사 ㈜유무비를 설립하고 첫 작품으로 ‘육분의 륙’을 준비해 왔다.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6명으로 구성된 상류층 가족의 기이한 관계를 그린 ‘육분의 륙’은 유지태가 직접 원안을 썼고,‘해일’을 연출했던 이해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유지태는 재벌 3세이자 경제연구소 연구원인 ‘정민부’역을 맡아 가족들에게 러시안 룰렛게임을 제안하며 아찔한 살인게임을 즐긴다. 그는 “대한민국 대다수 시민들은 로또와 같은 ‘한방의 꿈’판타지를 갖고 있다.”면서 “보통 사람들의 판타지를 대변하면서 죽음마저도 도구로 이용되는 자본주의의 추악한 단면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 중인 장현성이 유지태와 번갈아 ‘정민부’로 출연하고, 주진모 고수희 진이한 이주현 김정호 등이 허영과 욕망에 가득 찬 가족들로 출연한다.(02)541-4519.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음란서생’ 촬영현장을 가다

    ‘음란서생’ 촬영현장을 가다

    “체,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네. 나랑 관계도 없는 일에.”(이범수) “어명인데 관계 있고 없고가 어디 있나?”(한석규) “간도 크구먼. 내가 어느쪽인 줄은 알고나 있으신거요?”(이) “근데 올해 (나이가)몇이신가 모르겠네?”(한)길게 늘어뜨린 도포자락만큼이나 목소리엔 기품이 배어 있는데, 눈빛에는 감춰진 날이 서있다.24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 세트장. 조선시대 상점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이곳에서 만난 한석규와 이범수는 사대부 양반으로 변해 있었다. 이날 촬영분은 조선시대 양대 최고 가문을 대표하는 라이벌 사대부 윤서(한석규)와 광헌(이범수)이 어명에 따라 명화 위조범을 찾던 중 음란서 배급의 달인 황가(오달수)와 운명적으로 조우하는 장면. 쌀쌀한 날씨에 살수차로 비까지 쏟아부어 체감 수은주는 뚝 떨어졌지만, 두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대결로 촬영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내년 1월말 개봉 예정… 70% 촬영 영화 ‘음란서생’(감독 김대우ㆍ제작 비단길)의 촬영현장이 언론에 첫 공개됐다.‘음란서생’은 조선시대 명문가 사대부가 음란소설 창작에 빠져들면서 벌이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작품. 내년 1월말 개봉 예정으로 현재 70% 정도 촬영이 완료된 상태다. 2시간여의 현장 공개 뒤 기자들과 따로 만난 한석규·이범수·김민정 등 주연 배우와 김대우 감독은 다소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 이번 영화가 ‘처녀작’인 셈. 한석규와 김범수는 첫 사극 영화 출연이며,‘정사’‘반칙왕’‘스캔들’의 시나리오를 썼던 김 감독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사극이라고 해서 따로 어려움은 없어요. 근데 작품속 출연 빈도가 많다 보니 ‘리듬’조절이 힘들더라고요.”(한석규) “평소 말투가 아니라 불편하고 낯설지만, 오히려 사극이라 관심과 애착이 가요.‘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솟구치더라고요.”(이범수)“한복 입으니 단정해지고 참해지는 기분이에요. 특히 여자 배우가 저 혼자라 기분 좋아요. 포스터에서 선보인 ‘나비 문신’도 한번 해보고 싶답니다.(웃음)” 반면 김 감독은 “로빈슨 크루소가 명동에서 교통정리하는 느낌”이라면서 “그동안 저와 함께 작업한 감독들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음란´ 아닌 ‘행복´ 이야기입니다 ‘음란서생’은 제목은 물론,‘어찌…상상이나 했겠소?’라는 포스터 카피에서 보듯 소재와 내용이 도발적이다. 영화의 컨셉트도 아예 ‘점잖은 양반들의 유쾌한 음란 센세이션’을 표방하고 있다. “얼마나 ‘음란하게’만들고 있나?”라고 묻자 김 감독이 손사래부터 친다.“‘음란’이 아닌 ‘행복’을 이야기하려 해요. 일탈하는 주인공을 통해 ‘음란한’욕구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행복’과 ‘용기’를 얻었으면 합니다.” ‘음란서생’은 조선 양반사회의 ‘성’을 건드리고, 화려한 비주얼·선정적 포스터와 카피 문구 등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의 유사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무얼 이야기하는가?’가 더 중요한데, 이번 작품은 행복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반칙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석규 “이 역은 내가 제일 잘할수 있다 생각” 그러면 영화속 음란서적인 ‘흑곡비사’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김 감독이 목소리톤을 높인다. “인터넷상에 ‘야설 사이트’가 잇따라 생겨나고, 그것에 환호하는 ‘팬’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역사책에는 없지만, 분명 조선시대에도 그런 ‘음란한 글’과 그것을 즐기는 ‘팬’들이 존재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영화에서 특히 주목되는 배우는 한석규. 한동안 무거운 캐릭터에 주력해 온 그는 ‘미스터 주부퀴즈왕’에 이어 ‘어깨에 힘을 빼고’ 출연,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그동안 작품 촬영 중에 소리지르고 벌떡 일어날 정도로 무시무시한 악몽을 꾸곤 했죠. 그런데 이번엔 아직까지 한번도 악몽을 꾸지 않았어요. 이제야 연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시나리오를 받아들자마자 감독에게 ‘이 역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조를 정도로 자신감을 느꼈단다. 감독과 남자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저희 모두 학창 시절 ‘빨간책’을 접하고 잠 못이뤘던 경험이 있죠.(웃음)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감춰진 내부의 욕망을 발견하고, 행복감을 느꼈으면 합니다.” 글·사진 남양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판타스틱 4 장르/예매율 SF액션/3.79%(12세) 감독/배우는 팀 스토리/이안 그루퍼드·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초능력 지닌 남녀,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다. 이래서 좋아 박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 이래서 별로 초능력 캐릭터의 창조 과정과 특징이 허술. 홈피 반응은 “제시카 알바만으로 충분한 영화” ●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53.32%(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 박수칠 때 떠나라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15.64%(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에너지 넘치는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 옹박-두번째 미션(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 어드벤처/9.00%(15세) 감독/배우는 프라차야 핀캐우/토니 자·자니 누엔 어떤 줄거리 도둑맞은 코끼리를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 이래서 좋아 와이어,CG에 의존하지 않은 100% 실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처럼 엉성하고 비약 심한 줄거리. 홈피 반응은 “토니자는 최고의 액션 배우” ●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3.55%(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마이클 베이의 화려한 액션이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3.79%(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아름다운 이영애,‘올드보이´ 못 넘은 박찬욱” ● 이대로, 죽을 순 없다(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7.82%(12세) 감독/배우는 이영은/이범수·손현주·최성국 어떤 줄거리 홀아비 불량형사, 딸 위해 죽기를 각오하다. 이래서 좋아 담백해서 부담없이 즐거운 코믹드라마. 이래서 별로 건더기가 없는 공허한 웃음. 홈피 반응은 “무난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 [무슨영화볼까]

    가발(12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4.12%(15세) 감독/배우는 원신연/채민서·유선·문수 어떤 줄거리 머리카락에 갇힌 원혼의 복수극. 이래서 좋아 주술적 신비주의 소재의 섬뜩함. 이래서 별로 자극을 주지 못하는 공포장치들. 홈피 반응은 “슬프기도 해요.”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35.30%(12세) 감독/배우는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박수칠 때 떠나라(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22.56%(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뜨거운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판타스틱 4(11일 개봉) 장르/예매율 SF액션/12.54%(12세) 감독/배우는 팀 스토리/이안 그루퍼드·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초능력 지닌 남녀,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다. 이래서 좋아 박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 이래서 별로 초능력 캐릭터의 창조 과정과 특징이 허술. 홈피 반응은 “…” 펭귄-위대한 모험(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다큐멘터리/3.56%(전체) 감독/배우는 뤼크 자케/이금희·배한성·송도순(목소리) 어떤 줄거리 황제 펭귄들의 삶이 카메라에 그대로 생생히. 이래서 좋아 웬만한 드라마 뺨치는 감동. 이래서 별로 극적 재미는 글쎄…. 홈피 반응은 “찐한 감동, 동물의 왕국”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7.72%(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마이클 베이의 화려한 액션이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10.61%(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를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관객보다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스릴러 홈피 반응은 “…”
  • [무슨 영화 볼까]

    마다가스카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45%(전체) 감독/배우는 에릭 다넬·톰 맥그라스/벤 스틸러·크리스 락 어떤 줄거리 ‘뉴요커’ 동물 친구, 마다가스카에 떨어지다. 이래서 좋아 생기발랄한 동물 캐릭터들, 패러디와 유머. 이래서 별로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흡인력. 홈피 반응은 “빈약한 스토리…‘2% 부족한 느낌’”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44.64%(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를 언제 또 볼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이영애의 새로운 연기” 웰컴 투 동막골(4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34.95%(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11.20%(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장기제공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의 탈출기. 이래서 좋아 화려한 액션이 균형있게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스텔스 장르/예매율 액션스릴러/1.18%(12세) 감독/배우는 롭 코헨/제이미 폭스·조쉬 루카스·샘 섀퍼드 어떤 줄거리 무인 전폭기, 통제불능의 상황을 만들다. 이래서 좋아 컴퓨터 게임을 즐기듯 속도감 만점. 이래서 별로 배우들이 아무래도 약하네∼ 홈피 반응은“고공비행의 아찔함에 온몸이 전율” 발리언트(5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95%(전체) 감독/배우는 게리 쳅맨/이완 맥그리거·팀 커리 어떤 줄거리 2차 대전, 영국군에 입대한 비둘기의 모험담.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와 차별점을 찍으려는 영국 애니. 이래서 별로 엄마 아빠까지 만족시킬 유머는 글쎄…. 홈피 반응은 “…” 로봇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40%(전체) 감독/배우는 크리스 지/이완 맥그리거·할리 베리 어떤 줄거리 시골뜨기 로봇 로드니의 좌충우돌 모험담. 이래서 좋아 최첨단 3D기술, 로봇들이 쉼없이 빚는 유머. 이래서 별로 중간중간 끼어든 ‘성인용’음악이 낯설 수도. 홈피 반응은 “영상미,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족영화”
  • [무슨 영화 볼까]

    그리스 로마 신화-올림포스 가디언(2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0.33%(전체) 감독/배우는 김준 어떤 줄거리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 원작 국산 애니메이션. 이래서 좋아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교양’애니메이션. 이래서 별로 성인들에게는 단조로울 듯. 홈피 반응은 “책과는 또 다른 재미”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 장르/예매율 스릴러/81.38%(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비틀린 이영애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9.07%(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숀 빈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화려한 액션이 균형있게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로봇(2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4.48%(전체) 감독/배우는 크리스 지/이완 맥그리거·할리 베리 어떤 줄거리 시골뜨기 로봇 로드니의 좌충우돌 모험담. 이래서 좋아 로봇들이 쉼없는 빚는 유머와 풍자. 이래서 별로 중간중간 끼어든 ‘성인용’음악. 홈피 반응은 “영상미,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족영화” 우주전쟁 장르/예매율 SF스릴러/0.24%(12세) 감독/배우는 스티븐 스필버그/톰 크루즈·다고타 패닝 어떤 줄거리 외계인의 공격에 맞서 딸을 지키는 아버지. 이래서 좋아 광선 쏘는 세발 괴물, 엄청난 스케일의 화면. 이래서 별로 스필버그의 천재적 감각은 어디로? 홈피 반응은 “기존 재난영화들보다 스케일은 한수 위” 마다가스카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86%(전체) 감독/배우는 에릭 다넬·톰 맥그라스/벤 스틸러·크리스 락 어떤 줄거리 ‘뉴요커’ 동물 친구, 마다가스카에 떨어지다. 이래서 좋아 발랄한 동물 캐릭터들, 절묘한 패러디와 유머. 이래서 별로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흡인력. 홈피 반응은 “빈약한 스토리…‘2% 부족한 느낌’” 스텔스(2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스릴러/2.54%(12세) 감독/배우는 롭 코헨/제이미 폭스·조쉬 루카스·샘 섀퍼드 어떤 줄거리 무인 전폭기, 통제불능의 상황을 만들다. 이래서 좋아 컴퓨터 게임을 즐기듯 속도감 만점. 이래서 별로 배우들이 아무래도 약하네∼ 홈피 반응은 “고공비행의 아찔함에 온몸이 전율”
  • [눈에 띄네~ 이 얼굴]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의 오달수

    [눈에 띄네~ 이 얼굴]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의 오달수

    참 난처할 법하다. 새달 1일 흥행격돌을 앞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에 겹치기 출연한 배우 오달수(37). 그러나 배우가 무슨 잘못이랴. 개봉 스케줄 고려 안 하고 앞다퉈 그를 청한 눈밝은 감독들이 죄(?)라면 죄일까. ‘주먹이 운다’에서 그는 태식(최민식)을 괴롭히는 옛 동료이자 조폭 두목으로 나온다.‘달콤한 인생’에서는 선우(이병헌)에게 러시아산 총기를 파는 밀매상이다. 등장 신은 많지 않지만 저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들이다. 특히 ‘달콤한 인생’에서 그가 구사하는 부산 사투리식 러시아어는 배꼽을 잡게 한다. 한번 보면 좀체 잊기 힘든 그의 얼굴을 세간에 널린 알린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이빨을 몽땅 뽑히는 사설감옥 관리인으로 출연해 그만의 독특한 ‘코믹 악역’이미지를 구축했다. 박 감독의 편애를 받는 그는 6월 개봉 예정인 ‘친절한 금자씨’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짧은 기간에 다작을 한 편이지만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뿌리는 여전히 연극에 단단히 맞닿아있다.4년 전부터 극단 신기루만화경 대표로 활동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연리뷰] ‘몽타주 엘리베이터’

    [공연리뷰] ‘몽타주 엘리베이터’

    은밀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공간, 엘리베이터. 혹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궁금하다면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되고 있는 ‘몽타주 엘리베이터’(동이향 작·이해제 연출)를 보시길. 저속하지 않은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단순히 엿보는 것이 아닌 인생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객석을 향해 ‘오픈’돼 있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내부. 제목처럼 수많은 인간 군상이 합쳐졌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사람을 실어 나르는 두레박”인 엘리베이터는 그 공간을 차지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변화한다. 연인이 맺어지는 사랑의 장소에서 억눌렸던 욕망이 폭력적으로 분출되는 공간이 되기도 하며, 지친 회사원에게 철퍼덕 앉을 수 있는 휴식처가 됐다가 망자의 관이 실려나가면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20명에 달하는 등장 인물들이 수없이 타고 내리면서 보여주는 삶의 편린들은 거의 대부분 왁자지껄한 웃음을 동반한다. 그렇다고 마냥 넋을 잃고 있어서는 안 된다. 뇌리 속에서 조각 퍼즐을 맞추듯 그 편린들을 하나씩 맞춰 나가야 한다. 띄엄띄엄 접하는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말 한마디는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인물 하나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게 한다. 이 작품을 보는 맛은 여기에 있다. 쉴 새 없이 열렸다가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이자, 시간을 초월해 관계를 맺어주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만 이 점에 있어서 엘리베이터의 ‘역사’를 말해주기 위해 설정된 부부가 설익은 연기로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스크린에서 점차 세를 불려가고 있는 연극 배우 오달수가 이끄는 극단 신기루 만화경의 작품. 영화를 통해 굳어진 코믹 캐릭터에다 2층에 사는 술꾼으로 출연한 오달수는 등장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냈다.4월3일까지.(02)762-081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쓰리’‘장화, 홍련’ 등 한동안 공포영화의 늪에 빠져 있던 김지운(41) 감독이 이번엔 누아르에 도전했다. 하지만 장르는 달라도 그가 그려내는 세계는 매번 비슷하다.“사소한 일로 어긋나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소통이 부재한 인간 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장르는 달라도 제 영화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같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선승의 격언이 영화 ‘달콤한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라는.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그 짧은 문구로부터 출발해, 자기가 흔들렸는데 다른 대상을 탓하는 인간의 슬픈 운명을 누아르 장르로 그려냈다. 선우를 파멸로 이르게 한 선택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불완전한 욕망을 지닌 인간은 어느 순간 윤리적인 선택보다 미학적이고 인상적인 선택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합리화시킬 무언가를 찾는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달콤한 꿈은 언젠간 대가를 치른다. ‘달콤한 인생’은 화려한 삶에서 비극으로 치닫는 삶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선택한 제목이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동명 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비극적인 분위기만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유머는 내 영화의 밑바탕이자 힘”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도 곳곳에 웃음을 묻어놓았다. 특히 밀매조직 접선책으로 출연한 오달수의 러시아어 연기는 압권이다.“러시아어를 시켰는데 한국말처럼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인물의 진정성에 흠이 갈까봐 많은 장면을 걷어냈다. 장르 영화의 문법을 배반하면서 관객과 퍼즐게임을 벌일 때 짜릿한 묘미를 느낀다는 그에게 여전히 장르란 매력적인 밑그림이다.“당분간은 장르 안에서 비주얼의 서사를 섬세히 짜넣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장르적 재미와 이를 뛰어넘는 독창적 예술성이 절묘하게 동거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김지운 감독의 힘이 아닐까.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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