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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 대학 합격 기쁨 두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대안학교 성지중·고교 졸업식에서 고등부 이태인(사진 가운데·65) 할머니가 아들과 딸, 며느리 등 가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이 할머니는 명지전문대 사회복지학과 합격증까지 받아 기쁨이 두배가 됐다. 하지만 치매로 입원한 95세 시아버지의 수발 때문에 1년 휴학계를 냈다. 이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으나 1999년 성지중에 들어가 단 한 차례의 결석도 하지 않고, 우등상을 받아 학생들의 모범이 됐다. 그동안 딸과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학비와 생활비 등을 대온 이 할머니는 “어린이나 노인 등 약자들을 위한 일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사회복지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대안학교 성지중·고 눈물의 졸업식 “어머니 생각에 학교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무사히 졸업하게 돼 무엇보다 기뻐요.” 겨울 찬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신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 마련된 성지중·고교 졸업식장. 꿈에 그리던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방상훈(18·서울 양천구 신월5동)·유리(16·여) 남매는 끝내 말꼬리를 흐렸다. 남들에겐 새로울 게 없는 중학교 졸업장이지만 이들 오누이에게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숨은 사연이 들어 있다. 정규학교가 아니라 평생교육시설인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시설이란 퇴학 등에 의한 정규 중·고교 중도탈락자, 결손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소년원 출소자,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장·노년층 등을 위한 교육기관을 말한다. ●막노동 아버지 둔 남매 고교 진학 오빠인 상훈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이혼, 초등학교를 11곳, 중학교를 4곳이나 옮겨다니는 등 학업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했다.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여동생도 오빠와 다를 게 없었다. 2003년 오누이는 충남 천안에 살다 어머니를 찾아 무작정 상경했다. 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이들은 상경후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우연히 어머니와 상봉하는 기적을 맛보았다. 이어 어머니의 수소문으로 나란히 성지학교에 입학했다. 이 때 학교측이 백방으로 학력을 조회해준 덕택에 중 2학년 학력을 인정받아 1년여 만에 졸업장을 쥐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성지학교측은 생계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상훈군은 틈틈이 당구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보탰다. 남매는 이번에 성지고에 나란히 진학한다. 이들과는 사정이 다르지만 성지고 졸업생 중에는 모녀가 함께 대학진학의 영광을 안아 눈길을 끌었다. 유명선(가명·4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와 이영아(가명·24)양이 그 주인공. 유씨는 강원도 태백시에서 광부로 일하는 남편과 남매를 두고 살았으나 딸 민영양이 1997년 교통사고로 중환자가 되면서 강원도에서는 중학교 입학의 길이 막혀 이 곳으로 옮겨왔다. 역시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유씨는 민영양이 중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아예 고등학교 과정, 그것도 같은 반에 급우로 들어가 공부를 함께 했다. 교사로 있는 아들이 모녀의 학업지도를 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딸과 같은 반서 만학… 모녀 함께 국립대 합격 모녀가 애쓴 결과는 보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인 강원도 삼척대 영문학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이들을 위해 학교 선생님들은 100만원을 모아 등록금을 보탰다. 유씨는 “지독한 불운 속에서도 착실하게 살아온 가족들 덕분”이라면서 “오는 19일 학교쪽으로 집을 옮겨 못다한 학업을 잇게 돼 다행”이라면서 딸을 가리키며 “인생과 학업의 동지”라고 환하게 웃었다. 성지중·고교 김한태(70) 교장은 “진폐증을 앓던 유씨의 남편도 모녀의 노력에 힙입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른 일자리를 얻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대안학교는 어렵게 살거나, 뜻밖의 불운으로 절망의 수렁에 빠지기 쉬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美 새 국무 내정 라이스 ‘부시 대통령의 매’

    美 새 국무 내정 라이스 ‘부시 대통령의 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매파냐 비둘기파냐를 묻는 것은 적절치 않은 질문이다. 그녀는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이 아니라 달과 같은 존재다. 발광체가 비춰주는 데 따라 매도 되고 비둘기도 되는 반사체라고 할 수 있다. 라이스가 반사해야 할 주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일 것이다. 부시와 라이스의 관계는 ‘군신’이라기보다 ‘부녀’나 ‘오누이’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혼자 사는 라이스를 주말마다 백악관과 크로퍼드 목장, 캠프 데이비드의 휴가지까지 불러서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한다. 라이스의 정치적 무게를 파월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말은 부시 대통령의 말로 들으면 된다. ●네오콘, 국방부 이어 국무부도 장악 따라서 부시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국무부는 백악관의 직할체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국무부가 딕 체니 부통령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로서는 무리하게 의회와의 관계도 좋지 않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국무장관으로 끌어올리려 애쓸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라이스의 임명은 국방부에 이어 국무부를 장악하고 싶었던 네오콘들의 숙원을 이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34세에 아버지 부시 자문역으로 인연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은 앞으로 라이스 장관의 입을 빌려 중동과 유럽, 아시아에서 공격적으로 미국의 안보 이익을 추구하는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을 추구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녀의 조직 장악력과 대 테러전에서의 미숙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것도 네오콘이 해결할 문제다. 라이스는 1954년 인종차별주의 단체 KKK단이 출몰하던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났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그녀는 흑인 최초로 버밍햄 음악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시대에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이 잡히지 않자 라이스는 과감히 방향을 바꾼다. 당시 미국과 대적하던 ‘소련’문제의 대가(大家)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녀는 덴버 대학과 노트르담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학을 전공하면서 평생의 스승인 조지프 고벨 박사를 만났다. 고벨은 바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아버지다. 라이스는 고벨의 도움으로 스탠퍼드대 정치학 교수가 됐고, 정치권에도 발을 들여놓게 된다.34세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국가안보위원회 소련담당 자문역을 맡으면서 부시 가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뒤 38세의 나이로 스탠퍼드대 부총장으로 임명됐다. 역대 최연소였다. 아들 부시가 다시 대통령이 되자 그녀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1964년 어린 소녀였던 라이스는 부모와 함께 백악관을 처음 구경하다가 “아빠, 제가 밖에서 백악관을 구경해야 하는 건 피부색 때문인가요? 전 반드시 저 안으로 들어갈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라이스는 소녀시절 다짐을 실현시킨 집념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신보수주의 정권에서 외롭게 ‘강경한 온건론자’ 역할을 해오던 파월 장관은 12일 사표를 냈다.15일 아침 국무부 관계자를 통해 이 사실이 언론에 흘러나온 것으로 미뤄볼 때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의 이별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라이스는 흑인 여성으로서는 역대 최고의 공직에 오르게 됐다. 미국 역사상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올브라이트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무장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의 복잡한 국내외 정세는 그런 부차적인 얘깃거리에 큰 관심을 둘 만큼 한가하지 못한 상황이다. dawn@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연수 다녀오자 남편 사랑이 식었어요

    [김영희 이혼클리닉] 연수 다녀오자 남편 사랑이 식었어요

    결혼한지 2년된 여성입니다. 사내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 후에도 함께 일했습니다. 직장일에 지쳐 남편과 자주 얘기를 나누지 못했고, 남편은 화를 마음에 담아뒀다가 한꺼번에 폭발시키곤 했습니다. 떨어져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어 올초 어학연수를 핑계로 6개월 동안 해외를 다녀왔습니다. 귀국한지 일주일, 남편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며 헤어지자고 합니다. 이혼이 두려운데 시간을 갖고 기다려 볼까요, 헤어져야 할까요. -강미희- 미희씨, 두 사람은 지금 권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가 밤낮으로 얼굴 맞대고 살다보면 점차 서로에게 신선한 느낌을 가질 수 없게 되는데 그것은 자연스러운 감정변화입니다. 신혼 때처럼 달콤한 마음이 점차 엷어져가는 대신 믿음과 편안함이 서로의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 부부입니다. 모든 부부들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들 사랑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믿고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권태기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감기몸살 같은 것입니다. 권태기 극복에는 비법이 없어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가정이 깨어지게 되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권태기는 사전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서로에게 사랑이 있을 때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언행을 조심해서 상대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부는 절대로 허물없는 사이가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은 살을 섞고 사는 부부사이에는 예의나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마구(?) 대하려 합니다. 가장 신경써야 할 인간관계가 부부사이인데도 말입니다. 가깝고도 먼 사이가 부부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야만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밖에서는 예의바르고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듣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서는 아내에게 폭군처럼 무례한 행동을 하고, 외출할 때 온갖 치장을 하며 요조숙녀 같은 아내가 집에서는 옷차림과 언행이 여성답지 않다면 서로가 사랑과 존경을 하지 않을 겁니다. 부부의 유형도 여러가지여서 함께 살긴 살아도 남남처럼 마지못해 사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서로를 챙기며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사는 아름다운 부부들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부부에게 권태기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결혼생활 내내 부부 곁을 맴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미희씨, 맞벌이를 하다 보니 일에 지치고 피곤하여 남편과 대화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했는데 모든 맞벌이 부부가 다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보면 일하는 것이 짜증이 나고 힘이 들어 어깨가 무거워지겠지만,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감사함과 우리들에게는 약속된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삶은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는데, 맞벌이는 ‘내일을 위한 오늘의 투자’로 우리는 희망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남편은 화가 나더라도 꾹 참고 있다가 한번에 터뜨리는 성격이라는데 과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반면 사소한 일에 벌컥벌컥 화를 내는 남자들도 많지요. 남편과 다툼이 잦아져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6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떠났다고 했는데, 떠나기 전 남편과 충분한 의논을 했었는지요. 당신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면 아주 위험한 행동을 했습니다. 부부문제가 생기면 미움으로 서로의 마음이 굳어지기 전에 솔직하고 정직한 자기반성을 하면서 대화로 풀어가야 합니다. 밉고 싫다고 등을 돌리며 대화를 단절해 버린다면 부부관계는 끝이 나고 맙니다. 어쩌다 부부가 잠시 떨어져 살게 될 경우가 있을 때 상대가 몹시 그리워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이좋은 부부의 경우일 뿐, 불화가 있는 부부에게는 사이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미희씨, 남편은 당신이 떠난 6개월 내내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과 신경전으로 시간을 끌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지 말고 하루빨리 남편의 마음을 돌려보세요. 자신의 잘못되었던 행동을 사죄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닙니다. 결혼 2년 만에 6개월 외출은 너무나 길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도서관을 살아있는 공부방으로.’ 대부분의 학교 도서관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학교 도서관을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학교가 있다. 서울 마포구 도화2동 마포 초등학교. 재작년까지만 해도 ‘구닥다리에 이용자가 적은 평범한’ 도서관이었지만 지난해 초 교장과 교사, 학부모가 뜻을 모아 새롭게 단장하면서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부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궁금한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 ‘진짜 공부’를 하고 있는 ‘책 읽는 작은 마을’, 마포 초등학교를 찾았다. 14일 오전 마포 초등학교 도서관. 수업이 한창이라 조용해야 할 이 곳이 학생들로 북적댔다. 서가가 자리잡은 도서 대출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있는 열람실에서는 1학년과 4학년 수업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수수깡! 수수깡! 빨간 수수깡! 호랑이 피묻은 빨간 수수깡!” 1학년 3반 아이들은 담임인 나채옥(52·여) 교사의 손동작에 맞춰 동화책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책상을 쾅쾅 두드리는 손이 아프지도 않은지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수업은 원래 국어시간. 매주 한 차례 있는 도서관 활용수업이다. 아이들은 6개의 책상에 6명씩 한 조를 이루고 앉아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수업은 나 교사가 다양한 동화책의 내용을 국어과 1학년 교과 과정과 연계시켜 재구성한 학습안으로 진행됐다. 수업은 퀴즈 형태로 이뤄졌다. 첫번째 퀴즈는 ‘책 제목 알아맞히기.’ “이 책은 무슨 책일까?” 나 교사는 ‘ㅋㅈㅍㅈ’이라고 적힌 종이를 내보였다. 몇몇 아이들이 “콩쥐팥쥐요!”라고 대답했다. ‘백설공주’,‘똥떡’ 등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 제목이 잇따라 나왔다. 두번째 퀴즈는 ‘친구가 읽은 책 알아맞히기’.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 등장인물 캐릭터 머리띠를 맸다.“1592년 전쟁과 관련된 동화입니다.” 장군 모습의 머리띠를 두른 준수(7)가 종이칼을 들어보이며 설명했다.“이순신입니까?” “맞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아이들은 서로 돌아가며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정답을 맞혔다. 나 교사는 “1학년의 경우 부모 도움 없이도 숙제를 혼자서 곧잘 해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책과 친근해지면서 읽기와 쓰기, 말하기 실력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서 3만1300여권·사서교사 배치 반대쪽 열람실에서는 4학년 7반의 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시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그물로 표시하기’ 수업이다. 연상작용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해보는 마인드맵(mind-map)을 국어과 교육과정과 연계시켰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고른 시를 읽은 뒤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 반 담임 차혜영(53·여) 교사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만 듣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책에서) 찾아보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도서관에서 바로 찾아보게 하면서 독서량도 늘고, 깊이있는 독서를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이 수업시간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방과후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을 ‘자기 반 드나들듯’ 한다. 학교 도서관이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설 덕분이다. 모두 3만 1300여권에 이르는 장서는 교과 관련 도서와 참고 도서, 동화책 등을 망라한다. 도서관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교사의 책임 아래 관리된다. 모든 책은 십진도서분류법에 의해 전산처리돼 있어 학생들의 대출과 반납 실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의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디지털 도서관’이다.2개의 열람실에는 전동스크린과 LCD프로젝터와 DVD·VTR콤보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 다양한 학습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조별 활동을 위한 6개의 책상에는 PC를 설치, 학생들이 수업 중이나 책을 읽다가 즉석에서 관련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한 비도서 자료만도 DVD 356개,VTR 420개,CD 1350개 등 2000여개를 넘는다. 도서관 옆에 자리잡은 문화감상실은 교실 한 칸을 개조해 만든 영화감상실이다. 어린이용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갖춰 영상매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사서교사인 정나영(31·여)씨는 “방학 때면 하루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줄을 서서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과 인터넷, 영상물 등을 통해 즉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학교 도서관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다. 도서관이 거듭난 것은 지난해 초 최용식 전 교장이 도서관을 대대적으로 탈바꿈시키면서부터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도서관 활용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2년 동안 해마다 800만원씩을 도서관 운영비로 지원받았다. 관할구청인 마포구 의회와 구청장을 찾아다니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1억 6000만원도 지원받았다.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서교사도 학교 운영비를 쪼개 따로 채용했다. 지금도 학교 운영비의 5% 이상을 도서구입비로 충당하고 있다. ●학생들 읽기·쓰기·말하기 실력 쑥~ 교사들도 도서관 개선사업에 뜻을 모았다. 교사들은 학년별로 교과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학습계획안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했다. 최근에는 학년별로 독후활동을 모은 ‘학년별 독서문집’을 책으로 발간했다. 교사와 학교의 변화는 학부모들의 변화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을 위해 도서관 안에 별도의 서가를 꾸며 방과후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도서관 활용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이뤄졌다. 학부모 명예교사로 활동하며 매일 2명씩 사서교사의 대출·반납 업무를 돕는다. 현재 명예교사로 위촉된 학부모는 모두 60여명에 이른다. 학부모 한상현(41·여)씨는 “책은 물론 책 읽을 장소도 많은데다 수업시간에 도서관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한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꾸준히 읽도록 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민숙(39·여)씨는 “책을 읽고 독후감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아테네 2004] 암투병 할아버지 “우리장손 장하다”

    남북의 오누이가 나란히 따낸 유도 금·은메달에 잠 못이룬 16일 밤이었다.손에 땀을 쥐게 하는 5분간의 승부,승리가 거의 확정됐음에도 시합종료까지 투혼을 발휘해 한판승을 일궈낸 이원희 선수에게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이 선수 집은 환호성의 도가니 “드디어 해냈다.” “대∼한민국 만세.” 이원희(23) 선수가 유도 73㎏에서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따내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이 선수의 집 거실에서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지켜보던 20여명의 친척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이 선수의 부모님과 누나는 그리스 현지에서,이 선수의 집에는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살고 있던 할아버지 이갑용(80)씨와 할머니 이명숙(79)씨 등 친척들이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결승전에서 시종 이 선수가 상대 러시아의 마카로프 선수를 리드하다 시합 종료 몇초 직전 시원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자 일제히 “원희,이겼다.”를 외치며 서로 얼싸안았다.초등학교 때부터 13년 동안 경기장을 따라다니면서 응원해온 이 할아버지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원희가 해낼 줄 알았다.온국민이 성원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눈물을 흘렸고,이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 할아버지는 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희의 시합을 보고 오면 몸이 가벼워진다.”면서 “역시 우리 장손이 장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준결승전에서 상대선수에게 절반을 내주자 “괜찮다.아직 시간이 많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다 이 선수가 결국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역전하자 “역시 한판승의 사나이다.”라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 선수의 작은아버지 상철(44)씨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것은 아무나 따는 것이 아닌데 그동안 고생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선전해 많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04 아테네올림픽] 남북 유도 드림팀 16일 金메친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남북한 유도 ‘드림팀’이 뜬다.역대 최강으로 꾸려진 남북한 유도가 14·16일 나란히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14일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최민호가 남자 60㎏급에서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노무라 다다히로(29·일본)를 상대로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데 이어 16일에는 남북 오누이 이원희(23·마사회)와 계순희(25)가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73㎏급의 이원희는 “6명이 싸우는 이 체급에선 1점으로 승부가 날 것”이라면서 “한 차례의 방심이 곧 패배로 이어지는 만큼 정신 집중을 통해 최후의 일격을 가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상대인 다니엘 페르난데스(프랑스)와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 연승을 저지한 지미 페드로(미국) 등이 가장 위험한 적수다. 57㎏급의 계순희는 여자유도 사상 처음으로 2체급 석권에 도전한다.“체급을 한 단계 올렸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일본의 다니 료코(29·결혼 전 다무라 료코)를 꺾고 유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계순희는 시드니에서는 52㎏급에 출전,동메달을 땄다.올해 유럽선수권 챔피언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와 2001년 세계선수권 3위의 구사카베 기예(일본) 등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한편 14일에는 여자 48㎏급 2회전에서 한국의 예그린(23·대전서구청)과 북한의 이경옥(24)이 첫 남북 맞대결을 펼친다. window2@seoul.co.kr
  • 서울지검 특수부 첫 여검사 탄생

    “중책을 맡아 부담되지만,여성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노회한 부패사범들과 맞서겠습니다.” ‘검찰수사 1번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처음으로 여검사가 배치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6일자 인사에서 공판2부에 소속된 이지원(40·여·사시39회) 검사를 특수2부로 전보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국 1482명의 검사 중 여성은 약 7%인 104명으로,이들 대부분은 송치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부나 비수사 부서에 근무하고 있어 뇌물사건 등 부패사범 전담부서인 특수부에 이 검사가 배치된 것은 이례적이다.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과 범죄를 다루는 곳으로 남성 검사들도 선망하는 보직이다. 지난 93∼9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근무했던 친오빠 이영렬(법무부 검찰4과장) 부장검사도 특수부가 짊어진 중요한 책무를 알기에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오누이 특수부 검사’가 된 기쁨을 대신했다. 이 검사는 “특수부 검사로서 요구되는 자격과 인품에 스스로 합당한지 되돌아보니 부끄럽다.”면서도 “그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이 검사는 97년 33살의 늦깎이로 사시에 합격,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평택지청을 거쳐 올 2월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고 있다.컴퓨터활용능력1급 자격증을 딸 정도로 컴퓨터에 능숙하다. 이 검사는 평택지청에서 환경침해사범과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수사때 역량을 발휘했고,전국에서 처음으로 화상회의 및 원격진술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수사 시스템 개선에도 열정을 보여 지난해 7월 송광수 검찰총장으로부터 우수검사 표창을 받았다. 검사가 된 이후 성남지청 재임시절,단순절도범을 수사하다 대출사기단을 인지·적발한 것과 ‘제 식구 봐주기’로 넘어갈 뻔했던 경찰의 뇌물수수 사건을 적발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이 검사는 “중요한 자리라 부담되지만,여성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여성인권관련 범죄와 컴퓨터 등을 이용한 신종 범죄에 맞서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 검사 외에도 지난 99년 광주지검 특수부에 김진숙(40·사시32회) 검사,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 서인선(30·사시 41회) 검사가 배치돼 ‘금녀의 벽’을 허문 적이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공연

    아이들의 방학은 엄마들의 시험기간이다.학기중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문화적,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때다.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공연을 소개한다. ●놀이야,연극이야?-전통 소재로 한 창작극 우리 전래 동요와 놀이를 활용한 어린이극 3편이 나란히 선보인다.극단 사다리의 ‘꼬방꼬방’(23일∼8월15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극중극 형태로 삽입해 위기를 이겨내는 지혜와 평등을 전하는 한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꼬방꼬방’‘해야해야 붉은 해야’ 등 전래 동요 15곡을 들려준다.우리 고유의 문화와 서양 타악기 연주를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놀이음악극으로,30가지가 넘는 악기들이 사용된다. 극단 톰방의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23일∼8월29일,동영아트홀)은 옛날 이야기가 하나씩 담겨 있는 노래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어린이극.‘녹두영감’‘꿩생원과 서생원’‘길을 가다가’ 등 신기한 옛 이야기들이 민요풍의 흥겨운 가락과 서양악기들의 풍성한 화음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동요로 펼쳐진다.그런가하면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창작극 ‘춘하추동,오늘이’(22일∼8월4일,정동극장)는 제주도 전통 구전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바탕으로 전통악기 연주와 숨바꼭질,썰매타기 등의 정겨운 사계절 놀이들이 등장한다. ●시원한 얼음이 좋아-아이스발레 내한공연 보기만 해도 가슴속까지 얼어붙는 아이스발레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린이 관객을 찾아온다.수년간의 한국 공연으로 친숙해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31일∼8월7일,세종문화회관)은 ‘호두까기인형’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2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40년 역사를 간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리나와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구성돼 고난도 기량과 격조 있는 예술성을 자랑한다.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될 아이스링크는 최첨단 기술로 24시간내에 얼음이 얼고,4시간이면 해체할 수 있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디즈니 아이스쇼’(8월6∼22일,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즐기기에 적당한 옴니버스 공연.미키마우스,백설공주,인어공주 등 은반위에서 멋지게 스케이트를 타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질 만하다. ●노래하고,춤추고-가족뮤지컬 한국과 벨로루시(백러시아)의 합작 뮤지컬 ‘인어공주’가 24일부터 8월22일까지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공연된다.인어공주와 언니 역으로 캐스팅된 4명의 벨로루시 배우들은 3개월간 한국어 교습을 받아 모든 대사와 노래를 한국어로 연기한다.이들이 펼치는 벨로루시의 전통무용과 발레,아크로바틱 등도 색다른 볼거리로 기대를 모은다.인어공주의 회상등 주요 장면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상기법으로 처리된다. 극단 21의 ‘올림푸스 어드벤쳐’(27일∼8월22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는 그리스·로마신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 뮤지컬이다.공연 전후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공간과 독서공간,놀이시설 등이 마련된다.또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일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헬로키티 패밀리 뮤지컬’이 오리지널 현지팀 내한공연으로 30일부터 8월3일까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어린이 오페라 ‘마술피리’ 예술의전당의 여름용 레퍼토리로 기획돼 2001년부터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올해는 새달 7∼22일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마술피리’는 ‘돈조반니’‘피가로의 결혼’‘코지 판 투테’와 함께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를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이번 공연은 3시간이 넘는 원작을 1시간반으로 줄이고,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속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 무대는 우주공간 같았던 지난해와 달리 사실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고,의상은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뀔 예정.세 요정의 비중도 커졌다.연출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연출자이자 ‘오페라를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인 김학민씨. 이순녀 김소연기자 coral@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자식 버리고 집나간지 3년째인 남편

    중학생 아들과 딸이 있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남편이 3년째 가출해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이혼을 하려고 해도 남편 주소를 몰라 못하고 있습니다.남편은 가끔씩 전화를 걸어 ‘돈 벌면 돌아오겠다.’고 말하곤 끊어버립니다.예전에도 젊은 여성과 바람나 동거를 하며 ‘이혼해 달라.’고 소란을 피웠습니다.시어머니가 뜯어 말리니까 집을 나가버렸고,그 여성과 2년 동안 살다 돈만 빼앗기고 돌아왔습니다.그리고 또 나가버렸으니….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기 힘들어 딸은 남편에게 주고 싶은데,저 같은 경우 ‘자동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양지현 양지현씨.남편이 집을 나간 지 3년이나 됐는데도 기다리며 살고 있다면,당신은 정말이지 대단한 여성입니다.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아픈 마음은 본인밖에 모르겠지요.부부가 힘을 합쳐도 살기 힘든 세상에 애들에게 아빠자리까지 채워주며 살고 있는 당신은 훌륭한 어머니임에 틀림없습니다.남편이 결혼한 지 4년 만에 젊은 여성과 동거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혼을 하자고 소란까지 피웠다니 할 말이 없습니다. 아들과 딸은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하고만 살고 있는 것이 마음에 상처가 되어 있을 겁니다.당신의 세심한 관심과 지극한 사랑이 없다면 아이들이 올바르게 크기가 어려웠을 테지요.둘 다 중학생이라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이니 더욱 신경이 쓰이겠습니다.여성에게는 ‘남편자리’보다 ‘자식자리’가 훨씬 깊고,크다고도 말합니다.혈육으로 맺어져 그렇겠지요. 집 나간 남편은 잊을 만하면 전화를 해서 돈 벌면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니,병 주고 약도 못주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젊은 여성과 바람이 났던 남편이 2년여 만에 돈 한 푼 없이 돌아왔으니,한없이 밉고 또 미워 남편 대접을 할 수 없었겠지요.‘시앗을 보면 부처도 돌아앉는다.’는 말은,인간의 심성으로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할 짓 다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이 부부싸움을 한 뒤 또다시 집을 나가 3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이제는 당신 마음을 정리할 때인 것 같습니다.사랑도,미움도,기다림도 두 사람에게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애들과 당신,남편 역시도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시작도 끝도 없는 불행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뿐으로,부부 연은 이미 끝난 것 같으니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지현씨.아이 둘을 혼자서 키우기 힘들어 딸 아이를 아빠에게 주고 싶다고 했는데 오죽 힘이 들면 그런 생각을 할까 하고 이해는 갑니다만,잘못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며 자신의 몸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무책임한 남편에게 딸을 맡긴다면 아이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지요.딸이 중3이라면 사춘기가 시작된 나이인데 그 뒷감당을 어찌하려고요.행여 엄마가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불행이 시작될 수 있으니,아무리 살기가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두 아이를 지켜줘야만 합니다.살기 힘들다고 해서,혹은 한쪽 부모가 없다고 해서,부모가 자식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부모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불우한 환경에서 엄마만 의지하며 살고 있는 당신의 어린 자녀들이 한없이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현씨.두 아이가 믿고 의지할 곳은 어머니인 당신 품속밖에는 없으니 어린 자식들을 안고 사십시오.오누이를 헤어지게 해서는 안 되지요.만약 아이들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당신은 이제껏 남편 때문에 받고 있는 고통의 몇십배 더 큰 아픔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자동 이혼’이 될 수 있느냐고 물어왔는데,배우자가 사망했거나 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지 않은 한,자동 이혼이란 없으며 이혼에는 ‘협의 이혼’과 ‘재판상 이혼’이 있습니다.남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여 돌아오지 않는 것은 ‘재판상 이혼’의 사유가 되므로 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희망 없는 사람을 향한 기다림은 보람 없는 일이니 모든 것을 선명하게 처리하고 새 인생을 사는 게 최선의 선택일 것 같습니다.머지않아 아이들이 장성하여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희생에 머리 숙여 감사드릴 것입니다.지현씨,용기를 내세요.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자식 버리고 집나간지 3년째인 남편

    [김영희 이혼클리닉] 자식 버리고 집나간지 3년째인 남편

    중학생 아들과 딸이 있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남편이 3년째 가출해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이혼을 하려고 해도 남편 주소를 몰라 못하고 있습니다.남편은 가끔씩 전화를 걸어 ‘돈 벌면 돌아오겠다.’고 말하곤 끊어버립니다.예전에도 젊은 여성과 바람나 동거를 하며 ‘이혼해 달라.’고 소란을 피웠습니다.시어머니가 뜯어 말리니까 집을 나가버렸고,그 여성과 2년 동안 살다 돈만 빼앗기고 돌아왔습니다.그리고 또 나가버렸으니….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기 힘들어 딸은 남편에게 주고 싶은데,저 같은 경우 ‘자동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양지현 양지현씨.남편이 집을 나간 지 3년이나 됐는데도 기다리며 살고 있다면,당신은 정말이지 대단한 여성입니다.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아픈 마음은 본인밖에 모르겠지요.부부가 힘을 합쳐도 살기 힘든 세상에 애들에게 아빠자리까지 채워주며 살고 있는 당신은 훌륭한 어머니임에 틀림없습니다.남편이 결혼한 지 4년 만에 젊은 여성과 동거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혼을 하자고 소란까지 피웠다니 할 말이 없습니다. 아들과 딸은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하고만 살고 있는 것이 마음에 상처가 되어 있을 겁니다.당신의 세심한 관심과 지극한 사랑이 없다면 아이들이 올바르게 크기가 어려웠을 테지요.둘 다 중학생이라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이니 더욱 신경이 쓰이겠습니다.여성에게는 ‘남편자리’보다 ‘자식자리’가 훨씬 깊고,크다고도 말합니다.혈육으로 맺어져 그렇겠지요. 집 나간 남편은 잊을 만하면 전화를 해서 돈 벌면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니,병 주고 약도 못주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젊은 여성과 바람이 났던 남편이 2년여 만에 돈 한 푼 없이 돌아왔으니,한없이 밉고 또 미워 남편 대접을 할 수 없었겠지요.‘시앗을 보면 부처도 돌아앉는다.’는 말은,인간의 심성으로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할 짓 다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이 부부싸움을 한 뒤 또다시 집을 나가 3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이제는 당신 마음을 정리할 때인 것 같습니다.사랑도,미움도,기다림도 두 사람에게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애들과 당신,남편 역시도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시작도 끝도 없는 불행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뿐으로,부부 연은 이미 끝난 것 같으니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지현씨.아이 둘을 혼자서 키우기 힘들어 딸 아이를 아빠에게 주고 싶다고 했는데 오죽 힘이 들면 그런 생각을 할까 하고 이해는 갑니다만,잘못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며 자신의 몸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무책임한 남편에게 딸을 맡긴다면 아이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지요.딸이 중3이라면 사춘기가 시작된 나이인데 그 뒷감당을 어찌하려고요.행여 엄마가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불행이 시작될 수 있으니,아무리 살기가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두 아이를 지켜줘야만 합니다.살기 힘들다고 해서,혹은 한쪽 부모가 없다고 해서,부모가 자식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부모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불우한 환경에서 엄마만 의지하며 살고 있는 당신의 어린 자녀들이 한없이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현씨.두 아이가 믿고 의지할 곳은 어머니인 당신 품속밖에는 없으니 어린 자식들을 안고 사십시오.오누이를 헤어지게 해서는 안 되지요.만약 아이들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당신은 이제껏 남편 때문에 받고 있는 고통의 몇십배 더 큰 아픔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자동 이혼’이 될 수 있느냐고 물어왔는데,배우자가 사망했거나 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지 않은 한,자동 이혼이란 없으며 이혼에는 ‘협의 이혼’과 ‘재판상 이혼’이 있습니다.남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여 돌아오지 않는 것은 ‘재판상 이혼’의 사유가 되므로 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희망 없는 사람을 향한 기다림은 보람 없는 일이니 모든 것을 선명하게 처리하고 새 인생을 사는 게 최선의 선택일 것 같습니다.머지않아 아이들이 장성하여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희생에 머리 숙여 감사드릴 것입니다.지현씨,용기를 내세요.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8월 공연 뮤지컬 ‘미녀와 야수’ 조정은·현광원

    청순한 외모에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미녀’와 우락부락한 외양속에 소년 같은 순진함을 간직한 ‘야수’.오는 8월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올리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두 주인공,조정은(25)과 현광원(36)은 극중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너무나도 닮은 꼴이다.지난 10년간 전세계 20여개 도시에서 각기 다른 언어·인종의 ‘미녀’와 ‘야수’를 뽑아온 디즈니 오리지널 프로덕션팀의 캐스팅 안목에 절로 혀가 내둘러질 정도다. 지난 연말부터 5차례에 걸쳐 치러진 ‘지옥 오디션’에서 400여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주연을 따낸 지 한달째.쏟아지는 주위의 축하속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새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리허설에 앞서 ‘몸 만들기’(현광원)와 ‘체력보강’(조정은)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들을 만났다. ●호기심 많은 ‘벨’은 딱 내 모습 미녀 ‘벨’역의 조정은(동국대 연극영화과 4년)은 올해 데뷔 3년차인 새내기 배우.계원예고에 다닐 때 학교에 출강온 뮤지컬배우 남경읍과 조승룡을 통해 뮤지컬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마스크와 맑은 음색으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롯데 등 일찌감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오디션을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배역을 꼭 따내겠다는 욕심보다는 디즈니 스태프를 만난다는 사실에 더 흥분했죠.오디션 끝나고 사인을 요청했더니 그쪽에서 더 당황하더라고요.원래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오디션에서도 제가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아마 그런 부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1차 오디션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음역 스케일을 평가받다 고음 부분에서 목소리가 흔들린 것.자신도 모르게 ‘소리(Sorry)’라고 말하고 다시 불렀지만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힘없이 오디션장을 나오는 그에게 뜻밖에 지정곡 악보와 대본이 주어졌다.한순간의 실수보다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지적이면서 상상력 풍부하고,또 신념이 강한 ‘벨’역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그는 딱 한가지,15㎏이 넘는 드레스를 입고 왈츠를 추는 장면이 걱정이라며 벌써 한숨이다. ●성악가 출신의 ‘귀여운 야수’ 이탈리아에서 10년째 활동중인 현광원은 지난 99년 ‘팔만대장경’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뮤지컬 출연이다.지난해 10월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오디션 소식을 듣고 응시원서를 낸 뒤 6개월간 오디션이 열릴 때마다 서울과 로마를 오갔다.나중에는 주최측에서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고.그는 “한번에 수백만원이 드는 비싼 오디션이었지만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되든 안되든 상관없다고 안심시켰다.”며 호탕하게 웃었다.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인상과 달리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로마에 있는 두딸 이영(9)·이은(7)과 열번도 더 본 작품이다.오디션에 합격한 후 두딸은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이렇게 물었단다.“아빠,야수가 어떻게 왕자로 변해요?”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아니 할 수가 없었다.“제작사 대표에게 살짝 물어봤더니 절대 비밀이라며 안 가르쳐 주더군요.저도 참 궁금해요.” ‘야수’역은 노래와 연기력 못지않게 체력도 중요하다.6m가 넘는 꼬리와 대형 가발을 포함해 9㎏에 달하는 의상·분장을 하고 2시간 내내 버텨야 하기 때문.무대에서 날렵하게 보이기 위해 그는 요즘 달리기와 줄넘기로 기초체력 다지기에 한창이다. ●때론 연인처럼,때론 오누이처럼 조정은과 현광원은 열한살 차이가 난다.터울이 많은 큰오빠와 막내 여동생뻘.하지만 현광원의 장난끼 덕분에 두사람은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다. “5개월 장기공연 동안 더블캐스팅없이 동고동락해야 하는 사이라 무엇보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먼저 벽을 없애려고 노력했죠.”(현)“나이차가 어중간하게 나면 싸움이 날 수도 있는데 오히려 편해요.오빠가 밥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조) 조정은이 “오디션때 ‘덩치는 산 만한데 참 귀여운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애교있게 말하자 현광원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조정은을 보고 언젠가 같이 무대에 서고 싶었다.배역에 몰입하는 에너지가 강한 배우”라고 화답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송승헌 으쓱 김하늘 오싹

    지난 1월 개봉한 산악멜로 ‘빙우’에서 몇달동안 고생고생하며 남녀주인공으로 호흡맞췄던 송승헌(29)·김하늘(26).요즘 두사람은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 문아트 세트장에서 새 영화의 막바지 촬영에 눈코뜰 새 없다.이들의 새 작품은 인터넷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그놈은 멋있었다’(제작 BM필름·감독 이환경)와,공포영화 ‘령(靈)’(제작 팝콘필름·감독 김태경).공교롭게도 앞뒤 세트장에 각각 진을 치고 전혀 다른 색깔의 새 영화에 빠져 있는 둘은 딴사람같다. ●‘령’의 김하늘 #공포에 질린 김하늘 어둑어둑한 세트장안.짧은 재킷에 면바지 차림의 김하늘이 걱정이 태산인 듯한 표정이다.계곡물에 휩쓸린 친구를 구하려고 몸부림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세트장에 설치된 대형 수조에 잠시 뒤 몸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령’은,기억상실증에 걸린 여대생 지원(김하늘)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잇따라 친구들이 죽어가고 그녀 역시 죽음의 공포에 휩쓸린다는 줄거리의 심령공포.‘동감’‘동갑내기 과외하기’‘그녀를 믿지 마세요’ 등의 화제작에서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굳혀온 그녀에게 공포물은 아무래도 낯설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물에 빠져 죽어요.물이 공포의 소재가 된 거죠.겁이 너무 많아 평소 공포영화를 본 적도 없는데,감독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몇편을 빌려다 봤거든요.‘장화,홍련’을 보면서 몇번을 껐다켰다 했는지 몰라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겁에 질린 표정연기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단다.귀신분장한 배우가 저만치 나타나기만 하면 실제상황처럼 등골에 식은땀이 확 끼친다고 한다. #분장실에서 막간인터뷰 깍쟁이같던 김하늘이 부쩍 여유있어 보인다.이유가 있었다.“남자배우와 긴장해서 호흡맞출 일이 없는데다 출연한 여배우들이 모두 후배”라면서 “예전같았으면 다른 배우들이 더 예쁘게 나올까봐 이래저래 질투했겠지만,이번엔 어쩔 수 없이 맏언니 노릇을 해야 한다.”며 웃는다. 맏언니같은 여유는 촬영 틈틈이 엿보인다.물에 빠진 장면의 마지막 리허설.힘들게 숨을 참고 수중호흡법을 익히는 신인배우 남상미(익사하는 극중 여자친구 역)의 등을 토닥이며 “잘한다,잘해.”라며 격려하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카리스마 김’ 살려줘요∼” 가녀린 외모와는 딴판으로 ‘깡’이 보통이 아닌 그녀에게 현장 스태프들이 붙여준 별명은 ‘카리스마 김’.수조 앞에서 “어떡해.”를 연발하더니 막상 4m쯤 되는 물속으로 들어가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자맥질 연기에 몰입한다. 6월 중순 개봉예정인 영화는 수조세트 화재사고로 한동안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었다. ●‘그놈은 멋있었다’의 송승헌 송승헌이 터프가이가 됐다.새 작품 ‘그놈은 멋있었다’는 조회수 1000만회를 기록한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영화속에서 그는 ‘킹카’고등학생 지은성이 됐다.네살이나 아래인 ‘옥탑방 고양이’의 후배 스타 정다빈(한예원 역)과 고교동창생으로 호흡맞추며 경쾌하고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엮는다.이날 촬영분은 티격태격 부딪쳐온 예원과 사랑을 이루며 해피엔딩하는 대목.은성이 유학가는 바람에 헤어졌던 두사람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겨울에 극적으로 재회하는 장면이다.눈이 시린 코발트색 벽,빨간 공중전화 부스,정겨운 나무벤치,제설기에서 팡팡 뿜어져나오는 눈송이….동화책에서 덜어낸 듯 환상적인 분위기에 취해서일까.촬영에 앞선 인터뷰에서 송승헌은 기자들에게 못보던 모습을 보인다.“엊그제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어느새 스물아홉살이 됐다.”며 기자들에게 이런저런 농담을 먼저 건넨다. 이번 작품은 순전히 이미지 변신용으로 골랐다.“‘가을동화’‘여름향기’ 등으로 고정된 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선굵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었다.”면서 “멜로와 액션의 장르적 특징이 고루 섞인 게 매력”이라고 말한다.원작의 경쾌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살도 6㎏이나 뺐다.“어머니가 챙겨주신 다시마 가루가 체중감량의 비법이었다.”며 살짝 노하우도 귀띔한다. 5개월여의 촬영기간동안 정다빈과는 친오누이처럼 정이 쌓인 듯하다.다정한 포즈를 취해달라는 사진기자의 주문에 정다빈의 머리에 키스를 한다.“예원 캐릭터를 다빈이만큼 완벽하게 소화해낼 여배우는 한국에 없을 것”이라는 덕담과 함께. ‘간판 한류스타’로서는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을까.“새달 1일부터는 일본 케이블TV에서 ‘여름향기’가 방송된다네요.(한참 뜸을 들이다)급할 게 뭐 있나요,아직 젊은데?(웃음)” 남양주 황수정기자 sjh@˝
  • 마야·마법의 도서관/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탐정소설의 기본 형식을 빌린 철학적 탐험”“평이한 문체로 서양철학을 투명하게 전달…”. 숱한 찬사 속에 45개국에서 널리 읽힌,소설로 읽는 철학책 ‘소피의 세계’의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지식 대중화’를 향한 그의 발길이 ‘진화 생물학’과 ‘책의 역사’에 닿았다.현암사에서 나온 ‘마야’와 ‘마법의 도서관’은 꽉 닫힌 성채같은 두 분야의 이미지를 소설로 부드럽게 허물려는 시도의 결실이다. ●마야:소설로 읽는 진화생물학 저자는 이번에도 퍼즐게임하듯 궁금증을 잇따라 자아내며 호기심을 유발한다.주인공은 가아더의 분신인듯한 영국의 소설가인 존 스푸크.소설은 그가 원시의 풍광이 보존된 피지제도의 타베우니 섬에 머물면서 알게된 다양한 인물들의 토론과 사랑이야기를 축으로 우주의 역사,영장류라 뽐내는 인간의 유한성 등 광활한 주제를 탐색한다. 그렇다고 미리 혀를 내두를 필요는 없다.“진화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교재”라는 감수자 최재천 서울대교수의 말처럼 소설은 처음엔 너무 복잡해 이곳저곳 걸리지만 잇단 지적 모험으로 흥미진진하면서 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스푸크와 프랑크 일행이 벌이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역사에 대한 토론을 중심으로 안나라는 여인이 200년전 고야의 그림의 주인공 마야임을 알고 그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도 곁들인다.그를 통해 가아더는 단순한 생물학 지식을 나열하는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세계 저 너머의 의미를 찾으면서 우리 삶의 유한성을 들려준다.그 길목에서 저자의 해박함은 생태운동·문화인류학·물리학으로의 짧은 산책도 곁들인다.‘소피의 세계’에서 “너는 누구니?”“세계는 어디에서 생겨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가아더는 이번에 “인류는 어디서 왔을까?”“사랑이야 말로 인류를 보존하는 미덕이 아닐까?”라고 자문자답하고 있다. ●마법의 도서관:소설로 읽는 책의 역사 ‘마야’가 어른들이 곱씹으며 읽을 소설이라면 ‘마법‘은 철저히 어린이를 위한 것이다.“아이들에게 책을 읽게하자.”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딱딱한 책의 이미지를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비결은 역시 호기심.이를 위해 저자는 노르웨이 영화감독인 카우스 하게루프와 함께 소설을 썼다.두 사람이 이종사촌 오누이인 베리트와 닐스의 눈높이에 맞춰 편지를 주고 받으며 추리기법 형식으로 소설을 이어간다. 소설은 오누이가 우연히 마주친 이상한 여인 비비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책에 대한 궁금증을 한꺼풀씩 벗겨간다. 비비가 받은 편지에 ‘내년에 세상에 나올 책’이라는 내용을 보고 그녀가 책도둑이자 지명수배된 살인범으로 생각한 남매가 진상을 밝혀가는 동안 다양한 이야기가 물고 물리면서 이어진다. 번역을 맡은 이용숙씨는 “가벼운 탐정소설 한 권 뒤적이는 기분으로 슬슬 읽다 보면,읽고 쓰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있는지를 자기도 모르게 깨닫게 된다.”고 추천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어린이대공원 호랑이 풍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맹수 나라’에 경사가 났다. 한 쌍의 벵골산 호랑이 부부가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새끼를 11마리나 출산해 국내에서는 드문 진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호랑이뿐 아니라 맹수들은 보통 새끼를 낳아도 출산의 고통 때문에 어미가 물어뜯어 죽이거나 성장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지는 문제점 등으로 자연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이런 탓에 동물원측은 태어난 지 보름정도를 넘겨 공개하는 게 관례다.따라서 실제로 출산한 새끼는 발표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지난 8일 능동 어린이대공원 열대동물관에서는 경남 마산시 돝섬유원지 동물원 출신인 수컷 ‘대두’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상경한 암컷 ‘건이’ 부부가 4남매(암컷 1마리,수컷 3마리)를 낳아 인공포육을 무사히 끝냈다.아기 호랑이들은 현재 몸무게가 1.5㎏으로 하루 5차례 우유를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공원측은 아기 호랑이 오누이가 재롱부리는 모습을 22일부터 동물원 열대동물관 2층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다섯살배기 동갑인 이들 호랑이 부부는 2002년 9월 처음으로 3마리를 낳은 이후 지난해 6월에도 4마리를 낳아 지금까지 3차례 출산으로 모두 11마리의 2세를 배출했다. 호랑이 임신기간이 약 4개월(112일)인 점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동안 2차례 임신에 최대 8마리를 출산하는 게 보통이어서 이번의 경우는 국내에서 매우 보기드문 사례다. 송한수기자 onekor@˝
  • [길섶에서] 질화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주말 갑자기 난방보일러가 고장났다.전화로 애프터서비스를 신청하자 고장신고가 폭주해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난감해 하며 베란다쪽을 살펴보니 일반 주택에 살 때 쓰던 가스난로가 눈에 들어온다.아파트로 이사올 때 혹시나 하고 버리지 않았는데 모처럼 요긴하게 쓰인다. 한데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 한다.난로는 사무실이나 음식점 등에서나 피우는 것인 줄 알아온 탓이다.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옛날엔 겨울철 집집마다 ‘화로’라는 이동식 간이난로를 방안에 들여놓고 매서운 추위를 이겨냈으며,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탄난로나 석유난로,전기난로 등이 거의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었다고.긴긴 겨울밤 동네 사랑방에 남녀노소 삼삼오오 모여,화롯불에 밤이나 고구마 등을 구워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 꽃을 피우며 공동체적 삶을 살았다는 말에 아이들은 그 시절이 환상적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오누이들의/정다운 얘기에/어느 집 질화로엔/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오늘밤처럼 눈이내리고”(김용호의 ‘눈 오는 밤에’ 중에서) 김인철 논설위원
  • [열린세상] 우리에게 있는 곶감

    옛 이야기가 그리운 계절이다.바람이 문풍지 더듬는 동짓달 긴긴 밤이면 어린 손녀에게 곶감처럼 달콤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할머니는 먼 기억 저편으로 건너가 버렸다.사라진 것은 이야기꾼 할머니만이 아니다.바람이 흔들어 놓았던 추억의 문풍지도 없어진 지 오래다. 이제 영화가 이야기꾼 할머니를 대신하고 있다.곶감처럼 달콤하게 포장한 크리스마스 공익광고용 영화를 보았다.사랑은 도처에 있다.열심히 사랑하면 계급,국경,인종,신분을 초월할 수 있다고 영화는 속삭인다.영화의 메시지에 은근히 속아주고 싶었다.한 해의 황혼 무렵에 마주친 황홀한 사랑의 묘약이라니! 사랑으로 모든 갈등이 해결될 수만 있다면 오죽 좋을까.한 나라의 총리가 달동네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하고,백인 남성 작가는 포르투갈 출신 하녀에게 빠져든다. 사랑은 신분,언어,국경을 뛰어넘는다.아마도 사랑의 묘약이 그리운 까닭은 말 많고 탈 많았던 한 해가 지나간다는 아쉬움과 쓸쓸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2003년 한 해는 길고 지루했다.온갖 남루한 삶의 모습과갈등이 일시에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우리 사회의 모습 자체가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드라마가 무색할 지경이었다.똥 묻은 야당이 겨 묻은 여당을 특검법으로 몰아붙인다.그러면 여당은 불법 대선자금으로 치고 빠진다.이들의 연출은 협잡의 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무협지를 방불케 한다.우리 나라의 정치는 사과궤짝에서 트럭으로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경지에 도달했다.지배계급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집단 곧 기생집단이라는 등식에 동의한다.이런 풍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뻐꾸기의 부화과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뻐꾸기는 자기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는다.뻐꾸기는 자기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종달새,노랑할미새 둥지에 알을 낳는다.희한하게도 종달새는 크기가 엄청 차이나는 자기 알과 뻐꾸기 알을 아무런 의심없이 함께 품는다. 부화한 새끼 뻐꾸기는 새끼 종달새나 그 알을 둥지 바깥으로 밀쳐내고 종달새 둥지를 독점한다.그것도 모른 채 종달새는 열심히 모이를 물어다가 새끼 뻐꾸기를 먹여살린다.종달새는 장구한 세월 동안 어떻게 이런 미혹을 반복하고 있을까? 새끼 뻐꾸기야말로 우리 시대 정치가들과 흡사하다.소위 말하는 민주주의 체제 아래 국민을 대표한다고들 하는 정치가들에게 국민의 세금은 그들의 밥이다.그런 정치가들에게 제대로 된 정치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마치 종달새가 뻐꾸기에게 자기 새끼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전래 설화에 ‘해님과 달님이 된 오누이’가 있다.이 설화에서 어머니는 팔고 남은 떡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산모퉁이를 넘다가 호랑이와 마주친다.호랑이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한다.이 과정은 떡이 동날 때까지 반복된다.떡이 다 떨어지자 호랑이는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차례차례 요구한다.이렇게 하여 팔다리를 몽땅 먹힌 어머니는 마침내 호랑이 밥이 되고 만다. 사회적 약자인 어머니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를 양도하다가 결국에는 자신마저 희생양이 되어버린다.호랑이가 요구하면 이라크 파병이라는 떡 하나를 넘겨준다.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양도한다.WTO에는 농민을 양보한다.생산성과 정상성이 떨어지는 장애자,성적 소수자도 양도한다.차례차례 양보한 대가로 어머니는 삶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해님과 달님의 어머니가 호랑이 밥 신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무엇보다 우선 호랑이를 물리칠 수 있는 ‘곶감’이 그녀에게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에게 있는 곶감이야말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비극적 ‘천사표’ 여인으로 안방 복귀/SBS 새 드라마 ‘천국의 계단’ 여주인공 최지우

    ‘겨울연가’를 끝으로 브라운관을 떠났던 탤런트 최지우(28)가 겨울의 시작과 함께 안방에 돌아온다.새달 3일 시작하는 SBS 수목드라마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연출 이장수)에서 여주인공 ‘한정서’역으로 신현준,권상우와 호흡을 맞춘다. 한정서는 착하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전형적인 ‘천사표’ 여주인공.어릴때부터 오누이처럼 자란 재벌2세 남자친구 차송주(권상우)와 부모의 재혼으로 맺어진 오빠 한태화(신현준)로부터 동시에 사랑받는 비극적 운명에 괴로워한다. 지금까지 최지우가 여러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또 착한 역할이냐”고 딴죽을 걸자 그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데뷔 3∼4년 때까지는 연기변신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지금은 굳이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여유를 보였다. 최지우는 지난해 12월 영화 ‘피아노를 치는 대통령’을 끝내놓고 지난 10월까지 활동을 쉬었다.데뷔 8년 만에 가져본 가장 긴 휴식이었다.“미국 여행도 다녀오고,운동도 하면서 편하게 지냈어요.그런데 막상 쉬니까 남들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더군요.친하게 지내는 유호정 선배가 ‘앞집 여자’를 할때는 음료수를 사들고 촬영장까지 쫓아갔죠.” ‘겨울연가’로 한류열풍의 주역에 합세한 최지우는 최근 한·중·일 합작 드라마 ‘백한번째 프로포즈’의 촬영을 끝냈다.중국 상하이에서 40일 넘게 진행된 촬영기간 내내 그는 현지 팬들의 사랑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김치볶음밥을 만들어서 갖고 오거나,노트북에 제가 나온 한국 연예프로그램을 담아오는 열성 팬들을 보면서 인기를 실감했다.”고 전했다.촬영 초반 멜로 장면을 찍을땐 상대 배우의 중국어가 낯설어 감정을 잡는 데 고생했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이 드라마는 내년 3월 중국에서 먼저 방송되고,6월엔 일본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극중 정서는 천국을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그렇다면 최지우가 생각하는 천국은 어떤 것일까.“글쎄요.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느끼면 그 순간이 천국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순녀기자 coral@
  • 지퍼스 크리퍼스2/식인마 사냥감 된 고교농구팀

    2001년 8월31일 무명의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지퍼스 크리퍼스(Jeepers Creepers)’는 개봉 첫 주에만 1310만 달러를 벌어들여 화제를 모았다.그 1편의 신화를 재현한 2편이 국내에 31일 개봉된다. 상황 설정은 기이하다.23년마다 한번 깨어나 23일 동안 먹이사냥을 하는 새모양의 크리퍼(식인마)가 있다.1편에서는 오누이가 식인마의 먹이 대상이 돼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는데 2편에서는 들판에서 허수아비를 세우던 아이를 비롯,꿰매진 채 발견된 600구의 시체,경기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고교 농구팀 등으로 식인마의 ‘사냥감’이 늘어났다. 둘째아들이 정체 불명의 괴물에 낚여서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목도한 타가트(레이 와이즈)는 복수를 준비한다.깨어난 지 22일 된 식인마는 23년 동안의 동면을 위해 더 많은 먹잇감이 필요하다.대상은 고교 농구팀 수송버스.날카로운 금속이 두번이나 날아와 펑크가 난 버스는 심야의 도로 한가운데 고립된다.핸드폰과 무전기 등 연락수단은 불통.이 상황에서 식인마가 날아와 한사람씩 잡아간다.이후 영화는밀폐된 공간에서 남은 사람들의 반응을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연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지금까지 6편의 공포영화를 직접 쓰고 감독한 빅터 실바는 영화 내내 식인마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들려주지 않는다. 희생된 사람의 목이 떨어지는 장면과 식인마가 그것을 씹는 소리 등은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한다.강심장의 호러 마니아가 반길 영화다. 이종수기자
  • 연극 ‘졸업’ 주연 30년 명콤비 이호재 · 윤소정

    좀 지난 얘기지만 영화계의 ‘신성일-엄앵란’이나 TV드라마의 ‘최불암-김혜자’같은 명콤비를 연극판에서 꼽는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중견배우 이호재(63)와 윤소정(60)을 떠올릴 것이다.부부로,연인으로 무대에 선 횟수가 많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이들이 보면 ‘부부 아닌가’싶을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기 때문이다.지난해 이호재의 연극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에서 부부로 출연했던 이들이 1년 만에 다시 만남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오는 25일부터 서울공연예술제의 공식초청작으로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컬티즌의 ‘졸업’. “원래 작년에 하려던 작품이에요.고교 후배인 이만희 작가에게 40주년 기념작으로 윤소정씨와 나를 위한 작품을 써달라고 졸랐죠.한 해 미뤄지긴 했지만 감회가 새롭습니다.”(이호재) “74년 ‘초분’에서 처음 상대역으로 만난 뒤 벌써 30년이 흘렀으니 세월 참 빠르네요.”(윤소정) 당시 연극 ‘쇠뚝이놀이’를 보러갔다가 이호재의 연기에 반했다는 윤소정의 낭만적인(?) 회상에,이호재는 ‘그런 거짓말에 속을 줄 아느냐.’며 짐짓 타박을 한다.그러면서도 내심 싫지 않은 기색이다.30년지기인 이들이 인터뷰 내내 토닥거리는 모습은 정다운 오누이 같기도 하고,아직 밀고당기는 연애감정이 남아있는 오랜 연인사이 같기도 했다. 90년대 흥행작 ‘불 좀 꺼주세요’의 이만희 작가와 황인뢰 연출이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연극 ‘졸업’은 암으로 죽음을 앞둔 50대 아내가 지인들을 불러 미리 ‘가상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을 그렸다. 바이올리니스트의 꿈도 접은 채 가정에만 충실했던 아내는 자신의 손으로 마지막 삶을 정리하고 싶어한다.울음으로 가득찬 장례식이 아니라 왁자지껄 수다를 떨면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의미의 ‘졸업’파티를 여는 것이다.평생 오케스트라 작곡에만 매달리고,여자 문제로 속을 썩였던 남편은 아내를 보낸 뒤에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윤소정은 대본을 읽는 순간 ‘색다르다.재밌겠다.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단다.장례식을 미리 치른다는 발상이 재밌었고,그럴 수만 있다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하지만 연습을 할수록 점점 힘들다고 했다. “웃으면서 즐겁게 파티를 준비해야 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지 뭐예요.조금만 몰입하면 금세 코가 막히고,가슴이 먹먹해지니….가볍고 편안하게 연기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윤소정은 “그렇게 못할 것 같다.그냥 조용히 (저세상으로)가겠다.”며 손을 내저었다.이호재도 “나란 인간이 뭔가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죽을 위인이 못된다.”며 웃었다. 극중 주인공들의 삶에 공감하느냐고 묻자 일순 긴장이 감돈다.이호재가 “요즘 남자들은 일이나 가정,둘중에 하나만 잘하면 성공하는 것 아니냐.”며 남편을 두둔하자,윤소정은 “사회적 성공의 의미가 뭐냐.성공의 척도는 사회가 아니라 자식들의 존경 여부”라며 금세 반격을 했다.하지만 곧 “말만 그렇지 실제로 이 선생님은 가족들에게 자상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재도 이에 질세라 윤소정의 장점을 늘어놓는다.“윤 선생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요.과거에 매달리거나 미래를염려하는 대신 언제나 현재에 충실하죠.그게 말은 쉬워도 사실 실천하기는 어렵잖아요.” 듣고 있기가 민망했던지 윤소정이 “인터뷰 때 우리 서로 띄워주기로 약속했다.”며 깔깔거렸다.농담인줄 알면서도 이호재는 “우리가 언제?”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윤소정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늘 즐기면서 연극을 하게끔 곁에서 도와주는 남편(배우 오현경)과 아이들이 고맙다.”고 했다.요즘도 무대에 서면 평론가나 관객보다 딸(배우 오지혜)이 제일 무섭단다. 이호재와 윤소정은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돌아가면서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잘 죽는다는 건 결국 잘 산다는 의미잖아요.후회없는 죽음은 없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 않겠어요?” 11월 2일까지 월~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6시. (02)765-5476. 이순녀기자 coral@
  • 대구 유니버시아드 / 태극궁사 역시 ‘천하무적’

    한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특히 여자는 금·은·동메달을 독식했고,남자는 금·은메달을 따내는 등 28일 주인을 가린 6개의 메달 가운데 5개를 휩쓸었다. 한국 여자양궁의 박성현(전북도청)은 이날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선수권 2관왕이자 맞수인 윤미진(경희대)과 114-114로 비긴 뒤 슛오프 첫째발에서 10점 만점을 쏴 9점을 기록한 윤미진을 제치고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윤미진에게 져 3·4위전으로 밀린 이현정(경희대)도 알분데나 가야르도(스페인)를 115-112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보탰다.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특정 종목 1∼3위를 휩쓴 것은 처음이다. 결승전에서 첫발을 7점에 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이후 잇따라 만점을 쏘며 점수를 만회했고,56-56으로 맞서던 7·8발째에서 모두 10점을 기록해 76-74,2점차로 역전했다. 그러나 이후 윤미진의 노련미에 밀려 114-114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마감한 박성현은 결국 단발로 승부를가리는 슛오프에서 윤미진이 먼저 9점을 쏘자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승부를 끝냈다. 남자 개인전에선 방제환(인천 계양구청)과 이창환(한체대)이 결승에서 격돌한 끝에 방제환이 110-108로 승리,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에선 용인대 ‘오누이’ 조남석과 최옥자가 동메달 1개씩을 보탰다.남자 60㎏급에 나선 조남석은 1회전에서 오가와 다케시(일본)에게 업어치기 한판으로 패한 뒤 기사회생,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르킨 카디로프(우즈베키스탄)를 눌렀다.최옥자도 여자 4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타티아나 보발로바(러시아)를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눕혔다. 북한의 여자 유망주 박명희는 48㎏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최옥자를 꺾었으나 일본의 다카라 마유미에게 지도 2개로 우세승을 허용,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테니스 남자 단식에선 김영준(경원대)이 동메달을 추가했다.준준결승에서 유쉰유안(타이완)을 2-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김영준은 이고르 젤레네이(슬로바키아)에게 0-2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남자배구는 이경수(LG화재) 신영수(한양대) 좌우 쌍포를 앞세워 독일을 3-1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6년만의 정상 복귀에 한걸음 다가섰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북한 여자축구는 한국을 꺾고 올라온 타이완과의 준결승전에서 4-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4경기를 치르는 동안 24골을 넣고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은 막강전력의 북한은 이날 세계최강 중국을 4-2로 누르는 파란을 일으킨 일본과 30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야나 클로츠코바는 수영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선과 자유형 200m 결선에서 각각 4분45초01,1분59초03으로 우승하며 하루 2개의 금메달을 추가,지난 25일 개인혼영 200m를 포함 3관왕이 됐다. 대구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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