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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민낯의 위인’을 만나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에 대한 전기를 쓰기 위해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이렇게 적었다.  “명성을 얻기 전 로댕은 고독했다. 그리고 나서 찾아온 명성은 아마도 그를 더 고독하게 했을 것이다. 명성이란 결국 하나의 새로운 이름 주위로 몰려드는 모든 오해들의 총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로댕에 대한 많은 오해들, 그것들을 해명하는 것은 길고도 힘든 과제이리라.”(‘릴케의 로댕’, 미술문화 펴냄)  릴케의 말처럼 이른바 ‘위인’들의 삶은 신화적으로 포장되기 마련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인물의 양면성은 퇴색되고 공적만 부각되는 게 다반사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위대해진다는 것은 곧 오해를 받는다는 뜻이다”라고 비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에 완간된 돌베개의 만화 인물 평전 ‘세상을 바꾼 큰 걸음’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 보기 위한 시도다. 인물의 업적과 성취만을 찬탄하는 대신 잘못과 실패를 공평하게 설명한다. 2011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넬슨 만델라, 에이브러햄 링컨, 지난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루쉰을 소개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찰리 채플린(임창호 지음)과 찰스 다윈(전미화·권용찬 지음), 레이첼 카슨(김성훈 지음), 윈스턴 처칠(김성재 지음)을 내놓았다.  이중 처칠 편은 인물의 공과를 균형감 있게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뛰어난 정치적 통찰력으로 1,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영국을 구한 그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한편 여성 투표권 부여와 노동자 세력화에 적대적이었던 과오를 설명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인도의 독립에 반대했던 제국주의자의 면모와 터키와의 전쟁 중 무리한 군사 작전으로 대패한 수장의 모습도 담았다.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곁들이는 것도 장점이다. DDT 살충제의 발명 과정을 통해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거나 맬서스의 인구론이 어떻게 다윈의 진화론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다윈 편)와 오창길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장(카슨 편) 등 전문가가 감수에 참여했다. 중간 중간 ‘돋보기’ 코너를 통해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사진의 발명과 뤼미에르 형제의 첫 영화, 무성영화의 전성기, 경제 대공황 등을 설명한 채플린 편이 좋은 예다. 만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글자가 많다. 아동보다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에게 알맞다. 1만 2000원.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 피카소와 모네 등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 7점이 무더기로 도난당했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테르담 경찰 대변인은 “오전 3시쯤 작품을 도난당했으며 철저하게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누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게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를 찾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라진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그림) ▲앙리 마티스의 ‘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인’ ▲클로드 모네의 ‘런던의 워털루 다리’와 ‘런던의 채링 크로스 다리’ ▲폴 고갱의 ‘약혼녀라 불리는 열린 창 앞의 여자’ ▲마이어 데 한의 ‘자화상’ ▲루치안 프로이트의 ‘눈을 감은 여인’ 등 모두 7점이다. 해당 작품들은 지난해 사망한 네덜란드의 대부호 빌럼 코르디아가 설립한 트리톤재단의 소유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19~20세기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특별전시회를 기획했으며 지난주부터 일반인에게 그림을 공개해 왔다. 트리톤재단은 과거에도 화가 1~2명의 그림을 전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모든 화가의 그림을 동시에 전시한 것은 처음이다. 미술관에 전시 중인 작품 가운데는 도난당한 6명의 화가 작품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로이 리히텐슈타인,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르네 마그리트, 오귀스트 로댕, 앤디 워홀의 그림 150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퀸스트할 미술관 측은 이날 국영 라디오를 통해 “범인이 미술관에 침입한 즉시 비상벨이 울렸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도망쳤다.”면서 “도난된 미술품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누군가 말했다. 종교를 가지려면 교회나 절보다 성당을 가는 것이 싸게 먹히니 가톨릭을 고르라고. 알랭 드 보통(42)의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펴냄)는 이처럼 냉소적인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미덕을 넌지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는 연애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비롯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 등 10권의 책을 쓴 전문 저술가다. 연애 소설 ‘왜 나는’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통의 책으로 판매 부수가 35만부를 넘었다. 보통의 문장이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은 현대적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유대인 출신이지만 그의 집안에서 종교는 ‘우스꽝스러운 조롱의 대상’이었다. “종교는 어린애나 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믿는 것으로 알았어요. 지성인이라면 과학을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책에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주로 다뤘는데, 유대교에 대해서는 집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다 보니 비밀스럽게 매료되었습니다.” 영어권보다 5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출간된 ‘무신론자’의 홍보를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보통은 “영어권 출판사보다 한국의 편집인이 먼저 런던으로 날아와 연락했다.”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무신론자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에 살고 있다. ‘무신론자’는 말랑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곳곳에 사진과 도판을 실었다. 현대 사회 소외의 원인을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종교적 믿음의 개인화로 말미암은 공동체 정신의 훼손’에서 찾는 보통은 지금까지 생의 대부분을 책을 쓰는 데 바쳤다. 하지만 점점 책 바깥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쿨 오브 라이프’와 ‘리빙 아키텍처’란 두 개의 단체를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학교인 ‘스쿨 오브 라이프’는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 사랑, 죽음, 돈, 종교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강사가 있고 강의, 세미나 등이 주로 이뤄지는데 벌써 다녀간 한국 독자들도 있단다. ‘리빙 아키텍처’는 세계 유명 건축가에게 부탁해 영국에 아름답고 우아하며 편안한 건축물을 짓는 단체다. 하룻밤 20파운드(약 3만 6000원)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주말을 보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벌써 5개의 건물을 지었다.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쓰기도 한 보통은 “건축가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고백은 ‘무신론자’에 나오는 ‘아가페 식당’에서 서로에게 던지기로 유도되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대적 커뮤니티 센터로 보통이 가정한 ‘아가페 식당’에서는 ‘오만’의 표현인 “무슨 일을 하십니까?”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닙니까?”란 질문 대신 “후회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로 서로에게 다가서라고 권유한다. 그는 종교의 이론적 결과뿐 아니라 실제적 결과에 관심을 둔 사람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존 종교의 부족함 때문에 ‘보편 종교에 관한 요약 설명’ 등을 쓰고 새로운 종교를 만든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예를 든다. 보통은 훨씬 현대화된 콩트라 할 만하다. 콩트처럼 사제 10만명 양성 등의 과격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 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백자청화운룡문호’ 17억 ‘와유첩’ 넘나

    ‘백자청화운룡문호’ 17억 ‘와유첩’ 넘나

    미술계가 경매 열기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옥션을 시작으로 아이옥션(15일), K옥션(16일), 마이아트옥션(17일), AT옥션(4월 21일) 등 이름 있는 경매회사들이 주관하는 장터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나오는 작품만도 오귀스트 르누아르, 로버트 라우센버그,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등 1000여점에 이른다. 추정가 총액은 200억원대. 시장 상황이 아직 나아지지 않은 터라 등락 폭이 큰 현대미술보다 안정적인 고미술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장터는 오는 17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 2층에서 열리는 마이아트옥션 경매. 고미술품에 방점을 찍으면서 출범한 첫 경매다. 왕실 도자기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추정가 20억~30억원, 이하 추정가 기준), 이징의 흰 매 그림 ‘백응박압도’(2억~3억원), 미국에서 들여온 2폭 자수 병풍 ‘십장생문자수2곡병’(1억~1억 3000만원) 등이 출품된다. ●11점 남은 희귀품… 17일 고미술 낙찰 최고가 경신 주목 ‘백자청화운룡문호’는 조선 시대 제작돼 현재 11점 정도만 남아 있는 희귀 작품이다. 중국의 ‘견제’ 때문에 용 문양이 들어간 조선 백자 자체가 희귀한 데다, 백자는 크게 만들수록 찌그러질 위험이 커지는데 상대적으로 달항아리 같은 모양새를 잘 유지하고 있어 1등급으로 꼽힐 만 하다는 게 고미술계의 설명이다. 추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면 역대 고미술품 낙찰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경매로 팔린 ‘와유첩’(臥遊帖). 17억원이다. AT옥션도 내달 21일 제2회 경매에 중저가 도자기 고서화 200여점을 내놓아 고미술 경매 열기를 이어간다. 이에 앞서 이달 15일 오후 5시 서울 경운동에서 열리는 아이옥션 경매는 일반인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총 245점이 나오는데 추정가 1000만원 미만의 작품이 95%(230점)를 차지한다. 물론 청자상감 ‘운학당초문주전자’(7000만~1억원), 청자 ‘퇴화문정병’(5000만~1억원) 등 고가 작품도 있다. 윤보선·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 15명이 쓴 친필 편지 15점도 나온다. ●해외 수집가 한국경매 참여 늘고 낙찰률 상승세 16일 오후 5시 서울 신사동에서 열리는 K옥션 경매에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의 1890년 무렵 작품 ‘기대 누운 분홍색 원피스 차림의 소녀’(15억~18억원)가 선보인다. 최근 해외 수집가(컬렉터)가 한국 경매시장에 작품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에는 르누아르 작품 ‘붉은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이 6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데미안 허스트, 프랭크 스텔라, 구사마 야요이, 줄리앙 오피 작품 등 총 183점이 출품된다. 박수근의 ‘마을’(8억~12억원), 천경자의 ‘새’(1억 5000만~2억원)를 비롯해 조선시대 정선의 ‘해주허정도’(2억 7000만~3억 5000만원)와 김명국의 ‘한산도’(2억 2000만~2억 7000만원)도 만날 수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10일 실시한 경매 낙찰률이 74.4%로 지난해 평균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면서 “1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의 수(11건)와 범위도 커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술품에 담긴 인문학의 흔적

    경계가 허물어진다. 영역 간 합종연횡도 분주하다. 크로스 오버라고도 하고, 컨버전스라고도 불린다. 이름이야 어쨌건 본질은 이질적인 것들을 합쳐 산술적 합산 이상의 결과를 낳자는 것일 터다. ‘미술관 옆 인문학’(박홍순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미술과 인문학이 만나 서로를 좀 더 풍성한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자는 뜻을 담았다. 좀 더 정확히는, 딱딱하고 불친절한 인문학이 미술과 만나게 해, 보다 넓은 계층에까지 담론을 확장하겠다는 시도다. 인문학은 인간의 정신활동에 대한 학문이다. 과학기술과 신자유주의가 물질적 풍요를 안겨줄수록, 현대인들은 내면의 허전함과 갈증에 허덕댄다. 인문학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는 이유도 세계와 인간에 대한 해석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인문학과 마주했을 땐 막막해진다. 책의 뒷장을 읽다 보면 앞장의 내용은 벌써 가물가물하다.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과 개념 사이에서 널뛰기하다 미로 속에 빠져 길을 잃기 십상이다. 저자는 이처럼 낯설고 복잡한 거리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미술을 친절한 안내자로 삼았다. 예술작품에는 당대의 진실과 흔적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특히 미술은 고정된 하나의 작품 속에 모든 주제가 담겨 있어, 보는 이에게 많은 고민과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 책은 모두 35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각 글에는 문제의식의 단초가 되는 미술작품이 두 편씩 실려 있고, 같은 주제를 다룬 인문 고전의 본문 일부를 실어 놓았다. 35편의 글은 다시 자유, 동양과 서양, 이성, 빈곤, 일상성, 자아 등 6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동양과 서양’편에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목욕하는 여인들’이 나온다. 벌거벗은 여인 셋이 강가에서 목욕을 즐기고 있다. 셋은 모두 경쟁이라도 하듯 풍만한 육체를 뽐내고 있다. 이처럼 중세 서양 화가들의 작품에 묘사된 여성들은 대체로 몸 자체를 통해 관능성을 드러낸다. 저자는 그림에서 나체(體)에 대한 서양의 관심이 함축적으로 드러나 있음을 본다. 이를 통해 당대를 풍미했던 철학 사조를 확인하고, 나아가 신윤복의 ‘단오풍정’에 드러난 동양 철학과 비교하는 식이다. 책에는 김정희와 윤두서, 피카소, 드가, 고야, 백남준, 곽덕준, 클림트 등의 미술작품이 실렸다. 인문 고전은 마르크스, 에밀 졸라, 보카치오, 포퍼, 신채호, 맹자, 마빈 해리스 등이 쓴 것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독자들이 통념이라는 우상에 대한 뾰족하고 삐딱한 시선, 다른 한편으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1만 49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佛 유명 주방장들 “해산물을 지켜라”

    멸종 위기에 놓인 해산물을 지키기 위해 유럽의 유명 주방장들이 나섰다. 오는 2050년 내에 주요 어종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적색경보’가 켜졌는데도 프랑스 등 각국 정부는 어획량을 줄이지 않으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요리사 올리비에르 뢸랭저는 미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행동하지 않으면 재료 소비자인 우리라도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요리사들이 주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하다. 참다랑어 등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선 대신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친척격인 어종으로 요리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 세계적 레스토랑 평론지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점인 별 3개를 받은 파리의 ‘오귀스트’ 식당도 동참했다. 이 식당은 최근 대구나 참다랑어 같은 멸종 위기종으로 조리한 요리를 메뉴판에서 퇴출시켰다. 반면 유럽의 고급 식당에서 찾아볼 수 없던 갑오징어 요리와 민트잎으로 감싼 생선 튀김 요리 등을 선보여 부유층 고객을 만족시켰다. 식당 밖에서 할 일도 많다. 프랑스 요리사들은 어부와 유통업자, 과학자 등과 지속 가능한 해산물 소비를 위한 ‘미스터 굿피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조각전 2제] ‘신의 손’ 로댕 예술혼 고스란히

    [조각전 2제] ‘신의 손’ 로댕 예술혼 고스란히

    ‘신의 손’ ‘천재 조각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8월22일까지 서울 서소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작 180여점은 모두 프랑스 파리 로댕미술관에서 빌린 것으로, 로댕의 초기작인 ‘청동시대’부터 누구에게나 친숙한 ‘생각하는 사람’과 ‘입맞춤’, ‘지옥의 문’ 축소물, ‘칼레의 시민’까지 작가 평생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로댕미술관에서 상설전시중인 대리석 작품 ‘신의 손’이 1917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를 떠나 해외에서 선을 보인다. 인간을 만들어낸 신의 손을 형상화한 동시에 위대한 작품을 빚어내는 로댕 자신의 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동안 국내 로댕 전시는 대개 소품 위주로 50~60점 정도 보여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 수송 문제로 전시가 어려웠던 대리석과 석고 작품도 대거 들어온다. 로댕의 연인이자 동료였던 ‘카미유 클로델의 얼굴’ 등 30여점의 석고 작품에선 조수나 장인이 아닌 로댕의 손길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로댕의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도 청동작품 대신 높이 1.8m의 채색석고작품이 출품됐다. 1577-8986.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인간성을 되찾는 열쇠, 집중력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생활의 일상적 단편들을 특유의 밝음으로 표현해 낸 화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행복의 화가 르누아르가 21세기 초입의 오늘날, 붓과 캔버스를 들고 사람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아내려 했다면 어땠을까. ‘피아노 앞의 두 소녀’의 소녀들은 악보 대신 화면을 응시하느라 정신없을 테고, ‘뱃놀이 일행의 오찬’에는 휴대전화 통화에 바쁘거나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에 관심 없는 사람이 반드시 끼어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런 풍경마저도 화폭에 담을 수 없을지 모른다. 사람들이 진득하게 앉아 모델이 되어 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통화를 하는가 싶으면 MP3로 음악을 듣고, 휴대용 오락기로 오락을 하고,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을 하다가 그마저도 싫증나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릴 것이다. 광고의 화려한 이미지에 현혹되기 마련인 우리는 유쾌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이러한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매기 잭슨의 책 ‘집중력의 탄생’(왕수민 옮김, 다산초당 펴냄)이 우리에게 의미 깊게 다가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는 그녀를 통해 가상 세계에 빠져 인간과의 직접적 촉감을 경험하지 못하고, 효율성을 위해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거기에 희생당하는 줄 모르고, 몇 시간 내에 세계를 누비면서 진정한 ‘집’은 느끼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깨닫는다. 지금을 중세의 암흑기와 견주는 저자의 시각에 어느덧 공감이 간다. 첨단 기술의 발달로 집중력이 자취를 감추면서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들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휴대성 좋은 각종 기기들은 사람들에 대한 혹독한 감시의 시선이 되고(이제 우리는 남의 시선보다 남의 카메라를 더 의식한다), 특유의 향과 촉감을 가진 종이책은 디지털 콘텐츠에 밀려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우리는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들어 인간 사이의 유대라는 짐을 그들에게 떠넘겨 버릴 태세다. 디지털 기술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발달이 반갑지만은 않은 건 이렇게 우리가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암울한 풍경과 각종 문제를 그려내는 데 그쳤다면, 우리가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미 익숙해진 첨단 기술을 내팽개칠 수는 없으니, 우울한 초상을 그저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물러서지 않는다. ‘이 암흑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저명한 심리학자와 예술가 그리고 고지대의 명상 체험을 찾아다니며 ‘집중력’이 문제 해결의 열쇠이며, 이 집중력에서 우리가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희망이란 아마도 미래에 후세들이 첨단 기기에 둘러싸인 우리 모습에서 여전히 행복을 찾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리라. 그러려면 우리는 소품이 아닌 우리에게 진정 의미 있는 것들에 시선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진정 의미 있는 것에 시선을 맞출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집중력이다.’ 왕수민 전문번역자
  • [미술과 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화가도 18번 그림이 있다

    [미술과 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화가도 18번 그림이 있다

    꽃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개인전이 6월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통인가게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한 달간 열린다. 온갖 꽃들의 향연으로 가득 찬 화면, 물감튜브에서 갓 짜낸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원색의 강열함과 금방이라도 묻어 날 듯 생생한 물감의 마티에르 등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원근법을 생략하여 눈앞에 가득 채워지고 느껴지는 사물 하나하나의 생김과 움직임 속에는 꽃과 나무, 물과 하늘, 새와 나비 등 작가의 마음으로 들어온 설악의 사계절이 충만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설악산에 묻혀 살며 ‘설악의 화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 꽃을 살펴보면 산나리, 초롱꽃, 패랭이, 이름 모를 꽃들이 사실적인 세밀한 묘사보다는 세부 풍경을 과감히 생략한 채 자연을 재구성한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올해 72세인 김 화백은 젊은 시절엔 추상화에 앞장섰던 작가였는데 어느날 전혀 새로운 화풍으로 변신하여 처음엔 낯설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화랑, 옥션에서 최고의 인기, 잘 팔리는 작가로 자리 잡아 화랑가에선 그림이 없어 못 판다는 소문이 나 있다. 이번 그림값을 화랑에 문의하니 10호 이내는 호당 400만 원으로 판매실적도 좋다고 대답했다. 그 영향으로 화단에 꽃 그림이 유행이다. 꽃 그림이 많아졌다는 것은 지금까지 주로 꽃을 다루어오던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고,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의 수요가 급증하니까 너도 나도 꽃 그림에 매달린 결과임이 분명하다. 꽃뿐만 아니라 사과, 복숭아 등 과일 그림도 인기가 높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많은 노래들 중에서 저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있는 18번이 있는 것이다. 화가들도 많은 소재 중에서 즐겨 그리는 그림이 있다. 어느 화가하면 무엇으로 인상지어 지는 표지(標識)그림인 셈이다. ‘산 그림’하면 유영국, 박고석, 김영재, 김종복, 이상국…. ‘장미 그림’은 김인승, 황염수, 장두건, 박영성…. ‘미인도’는 김은호, 장운상, 김흥종, 주민숙…. ‘나비 그림’은 남계우, 이경승, 정진철…. ‘소나무’는 허건, 이영복, 이호신, 이승숙…. 또 ‘물방울’은 김창열, ‘보리’는 이숙자, ‘모래’는 김창영, ‘성냥개비’는 조돈영, ‘계란’은 최부동 등이 있다. 유영국의 경우 거의 산 하나에 평생을 걸었던 작가로 사실적인 산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변모되어 왔다. 1970년대 우리 화단에 유입되었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극사실주의)도 사물의 한 부분을 사진 이상으로 더 실감하게 재현해 시선을 끌었다. 고영훈의 돌, 김강용의 시멘트 벽돌, 송윤희의 테이프, 이석주의 담벽, 주태석의 철로, 지석철의 소파쿠션 등. 최근 들어 안성하의 과자 그림, 윤병락의 과일, 이정웅의 붓 등 몇몇 젊은 작가의 인기가 치솟았다. 올 여름 성남아트센터에서 극사실주의 그림 기획전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안병석의 ‘바람결’ 시리즈는 화면에 스크래치를 한 흔적이지만 보는 사람은 갈대밭의 일루전(illusion, 환영)을 느끼게 한다. 같은 소재를 그렸지만 화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이 18번은 공모전에서 수상이나 어떤 계기로 소재를 물고 늘어지거나 실험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지켜보면 변모되고 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씨는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명하다. 그림 속의 물방울은 흘러내릴 듯 보는 사람들은 진짜 같아 손가락으로 건드려 본다. 이 물방울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 중 하나는 ‘골부인(骨夫人)’에 얽힌 것이다. 1970년대 경기가 좋던 시절 부동산 투기에 모인 ‘복부인(福夫人)’과 상통하는 말로 미술품의 진정한 감상과 가치를 모르는 채 그저 돈이 된다고 믿고 골동품(骨董品)과 그림을 사 모으는 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림 가격을 호당 크기로 계산하는 관습에서 내용보다는 물방울의 숫자에 관심을 가졌던 한 골부인은 될 수 있으면 물방울이 많이 그려진 그림을 선호했다나? 이 경우, 화가의 18번이 묘하게 왜곡된 사례라 하겠다. 김창열 씨는 현재도 바탕에 한자를 쓰고 이 물방울을 그리고 변모해 가고 있다. 화가는 자신의 18번이 좋아서 그리는 것일 게다. 넓은 범주에서의 미술애호가 혹은 감상자 여러분들, 스스로의 시각체험에 있어서도 18번을 가져 보심이 좋을 것이다. <르누아르 Renoir>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관능과 환희의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19세기 후반기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뛰어난 대가들 가운데서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르누아르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라는 예술철학으로 무려 5,000여 점이 넘는 유화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1985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전시 작품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르누아르 전시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이다. 100여 점에 달하는 르누아르의 작품은 인상파의 보고로 알려진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등 전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루어졌으며, 전시구성은 8개의 테마로 나뉘어 르누아르 예술의 총체적인 이해가 쉽도록 꾸며진다. 르누아르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T.02-1577-8968, www.renoirseoul.com) <만화_한국만화 100년展> 6.2-8.23 국립현대미술관 만화_한국만화 100년전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하며 만화로 역사 직접 겪어온 초기 만화가들의 만화부터, 동시대의 정치, 산업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만화의 다양성까지, 한국만화 100년의 시대적 변모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한국만화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0여 명의 작품 1,500여 점과 만화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작업하는 현대미술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초기의 한국만화를 조망하는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 한국만화의 흐름’, ‘장르 만화’, ‘크로스오버·미술과 만화의 경계 너머’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T.02-2188-0638) <영국현대미술전 London Calling: Who Gets to Run the World> 6.10-7.22 토탈미술관 런던 콜링전은 영국 미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영국 미술에 있어서 런던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특히, 런던에서 형성되는 영국 미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전시이다. 영국 미술을 이야기할 때 런던의 미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런던은 문화적 역사적으로부터 형성되어진 미술적 환경으로 전 세계 작가들과 미술관계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러한 점들은 런던 미술계를 발전시키기에 가능했고 영국 미술을 국제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국제도시인 런던에서 형성된 영국의 미술을 소개하기 위해서 참여작가를 영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작가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국제적인 환경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영향을 받아 어떻게 작업에 연결시켜 왔는가를 보여준다. (T.02-379-3994)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 [미술과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미술과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꽃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개인전이 6월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통인가게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한 달간 열린다. 온갖 꽃들의 향연으로 가득 찬 화면, 물감튜브에서 갓 짜낸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원색의 강열함과 금방이라도 묻어 날 듯 생생한 물감의 마티에르 등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원근법을 생략하여 눈앞에 가득 채워지고 느껴지는 사물 하나하나의 생김과 움직임 속에는 꽃과 나무, 물과 하늘, 새와 나비 등 작가의 마음으로 들어온 설악의 사계절이 충만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설악산에 묻혀 살며 ‘설악의 화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 꽃을 살펴보면 산나리, 초롱꽃, 패랭이, 이름 모를 꽃들이 사실적인 세밀한 묘사보다는 세부 풍경을 과감히 생략한 채 자연을 재구성한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올해 72세인 김 화백은 젊은 시절엔 추상화에 앞장섰던 작가였는데 어느날 전혀 새로운 화풍으로 변신하여 처음엔 낯설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화랑, 옥션에서 최고의 인기, 잘 팔리는 작가로 자리 잡아 화랑가에선 그림이 없어 못 판다는 소문이 나 있다. 이번 그림값을 화랑에 문의하니 10호 이내는 호당 400만 원으로 판매실적도 좋다고 대답했다. 그 영향으로 화단에 꽃 그림이 유행이다. 꽃 그림이 많아졌다는 것은 지금까지 주로 꽃을 다루어오던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고,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의 수요가 급증하니까 너도 나도 꽃 그림에 매달린 결과임이 분명하다. 꽃뿐만 아니라 사과, 복숭아 등 과일 그림도 인기가 높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많은 노래들 중에서 저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있는 18번이 있는 것이다. 화가들도 많은 소재 중에서 즐겨 그리는 그림이 있다. 어느 화가하면 무엇으로 인상지어 지는 표지(標識)그림인 셈이다. ‘산 그림’하면 유영국, 박고석, 김영재, 김종복, 이상국…. ‘장미 그림’은 김인승, 황염수, 장두건, 박영성…. ‘미인도’는 김은호, 장운상, 김흥종, 주민숙…. ‘나비 그림’은 남계우, 이경승, 정진철…. ‘소나무’는 허건, 이영복, 이호신, 이승숙…. 또 ‘물방울’은 김창열, ‘보리’는 이숙자, ‘모래’는 김창영, ‘성냥개비’는 조돈영, ‘계란’은 최부동 등이 있다. 유영국의 경우 거의 산 하나에 평생을 걸었던 작가로 사실적인 산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변모되어 왔다. 1970년대 우리 화단에 유입되었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극사실주의)도 사물의 한 부분을 사진 이상으로 더 실감하게 재현해 시선을 끌었다. 고영훈의 돌, 김강용의 시멘트 벽돌, 송윤희의 테이프, 이석주의 담벽, 주태석의 철로, 지석철의 소파쿠션 등. 최근 들어 안성하의 과자 그림, 윤병락의 과일, 이정웅의 붓 등 몇몇 젊은 작가의 인기가 치솟았다. 올 여름 성남아트센터에서 극사실주의 그림 기획전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안병석의 ‘바람결’ 시리즈는 화면에 스크래치를 한 흔적이지만 보는 사람은 갈대밭의 일루전(illusion, 환영)을 느끼게 한다. 같은 소재를 그렸지만 화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이 18번은 공모전에서 수상이나 어떤 계기로 소재를 물고 늘어지거나 실험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지켜보면 변모되고 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씨는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명하다. 그림 속의 물방울은 흘러내릴 듯 보는 사람들은 진짜 같아 손가락으로 건드려 본다. 이 물방울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 중 하나는 ‘골부인(骨夫人)’에 얽힌 것이다. 1970년대 경기가 좋던 시절 부동산 투기에 모인 ‘복부인(福夫人)’과 상통하는 말로 미술품의 진정한 감상과 가치를 모르는 채 그저 돈이 된다고 믿고 골동품(骨董品)과 그림을 사 모으는 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림 가격을 호당 크기로 계산하는 관습에서 내용보다는 물방울의 숫자에 관심을 가졌던 한 골부인은 될 수 있으면 물방울이 많이 그려진 그림을 선호했다나? 이 경우, 화가의 18번이 묘하게 왜곡된 사례라 하겠다. 김창열 씨는 현재도 바탕에 한자를 쓰고 이 물방울을 그리고 변모해 가고 있다. 화가는 자신의 18번이 좋아서 그리는 것일 게다. 넓은 범주에서의 미술애호가 혹은 감상자 여러분들, 스스로의 시각체험에 있어서도 18번을 가져 보심이 좋을 것이다. <르누아르 Renoir>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관능과 환희의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19세기 후반기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뛰어난 대가들 가운데서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르누아르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라는 예술철학으로 무려 5,000여 점이 넘는 유화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1985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전시 작품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르누아르 전시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이다. 100여 점에 달하는 르누아르의 작품은 인상파의 보고로 알려진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등 전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루어졌으며, 전시구성은 8개의 테마로 나뉘어 르누아르 예술의 총체적인 이해가 쉽도록 꾸며진다. 르누아르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T.02-1577-8968, www.renoirseoul.com) <만화_한국만화 100년展> 6.2-8.23 국립현대미술관 만화_한국만화 100년전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하며 만화로 역사 직접 겪어온 초기 만화가들의 만화부터, 동시대의 정치, 산업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만화의 다양성까지, 한국만화 100년의 시대적 변모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한국만화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0여 명의 작품 1,500여 점과 만화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작업하는 현대미술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초기의 한국만화를 조망하는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 한국만화의 흐름’, ‘장르 만화’, ‘크로스오버·미술과 만화의 경계 너머’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T.02-2188-0638) <영국현대미술전 London Calling: Who Gets to Run the World> 6.10-7.22 토탈미술관 런던 콜링전은 영국 미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영국 미술에 있어서 런던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특히, 런던에서 형성되는 영국 미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전시이다. 영국 미술을 이야기할 때 런던의 미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런던은 문화적 역사적으로부터 형성되어진 미술적 환경으로 전 세계 작가들과 미술관계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러한 점들은 런던 미술계를 발전시키기에 가능했고 영국 미술을 국제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국제도시인 런던에서 형성된 영국의 미술을 소개하기 위해서 참여작가를 영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작가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국제적인 환경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영향을 받아 어떻게 작업에 연결시켜 왔는가를 보여준다. (T.02-379-3994)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 봄날은 간다 르누아르의 여인들이 온다

    봄날은 간다 르누아르의 여인들이 온다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말년에 후배인 피에르 보나르(1867~1947)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승 글레르가 낙천적인 그림만 그린다고 비판하자 “그림 그리는 것이 즐겁지 않으면 그릴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서 유화 등 118점 전시 그는 자신의 예술철학에 맞춰 그림의 주제와 소재에서도 철저하게 예쁘고 즐거운 것만을 골라 담았다. 예쁘고, 즐겁게, 환하게 웃고 있는 20대의 풋풋한 젊음과 아름다움, 30대 여성의 풍만한 나체들. 찬란한 금발과 핑크빛 두 볼이 더욱 빛나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들은 1850년대 파리에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발산하고 있다. 대표작인 책읽는 여인을 비롯해 피아노 치는 소녀들, 머리 빗는 여인, 바느질 하는 여인, 춤추는 여인 등등. 귀족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시민의 시대가 시작되던 당시 파리에서는 무도회, 음악회, 축제, 야외 소풍, 경마, 수영들로 나날이 즐거웠을 것 같다. “나는 여성을 좋아하지.”라는 그의 발언을 덧붙이지 않아도 그림만 보면 그가 여성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같은 인상파 작가로 동시대를 살았던 작가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와 ‘올랭피아’ 등으로 역사화나 신화를 그리는 그런 유의 전통적인 아카데믹 회화에 반기를 들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제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것과 르누아르의 길은 달랐다. 르누아르는 그림은 벽을 장식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러기에 그림은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어야 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국내 첫 회고전이 28일부터 9월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행복을 그린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전시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을 중심으로 전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 작품 118점을 모은 블록버스터급 전시다. 118점 중 유화가 71점. 이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커미셔너는 “보험가액만 1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 포스터로 제작된 1883년작 ‘시골무도회’다. ‘도시무도회’와 한 쌍으로 제작돼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될 때도 쌍으로 전시된 대작으로, 꽃무늬 흰색 드레스를 입은 풍만한 시골풍의 젊은 여성이 구렛나루를 기른 남성과 아주 즐겁게 춤추고 있다. 그녀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그림부채는 당시 일본풍의 유행을 보여 준다. 인상파 화가로 자리를 잡게 한 나뭇가지를 뚫고 들어오는 햇빛을 그린 1876년작 ‘그네’도 전시된다. 또한 ‘햇살 속의 누드’로 불리는 ‘습작, 토르소, 빛의 효과’는 르누아르가 제2회 인상파전에 출품했던 그림이다. 반신 누드로 햇빛을 받고 있는 풍만한 여인으로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이다. 프랑스 정부가 매입해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피아노 치는 소녀들’(1892년)도 전시되는데, 오랑주리 미술관의 미완성작품으로 이번에 전시된다. 이 작품은 원래 프랑스 정부의 의뢰로 4점이 제작됐다. 주변 인물을 그린 작품들도 전시된다. 1909년작 ‘광대복장을 한 코코’는 르누아르가 자신의 막내 아들에게 광대 복장을 입혀 그린 그림이다. 후에 영화감독이 된 둘째아들의 어린 시절 모습인 ‘장 르누아르의 초상’, 배우 출신 며느리를 그린 ‘꽃 장식 모자를 쓴 데데’, 자신을 포함해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주로 다룬 화상 폴 뒤랑-뤼엘의 딸을 담은 ‘바느질하는 마리-테레즈 뒤랑-뤼엘’ 등등도 볼 만하다. ●세계 40여 미술관 등서 모아 전시작 중 1892년작 ‘바위에 앉아 있는 욕녀’를 비롯해 6점은 개인 소장품으로 일반에 거의 전시되지 않았던 그림들. 서순주 커미셔너는 “이번 르누아르전은 12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던 1985년 파리 그랑팔레의 회고전 이후 질과 양적인 면에서 최대 규모”라며 “전시작 중 12점은 9월20일 개막하는 파리 그랑팔레의 또 다른 르누아르전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커미셔너는 “경제위기 속에서 즐거움을 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관람료는 어린이 8000원, 청소년 1만원, 성인 1만 2000원. (02)2124-893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국가이미지(유재웅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미국의 미래학자 짐 데이터는 정보사회 다음에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온다고 했다. 꿈의 사회, 그것은 바로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다. 사회 나아가 국가 이미지를 강화하는 일은 오늘날 무엇보다 절실한 국가적 과제다. 정부의 해외홍보·국가이미지 업무를 총괄하는 해외홍보원장을 지낸 저자(을지대 홍보디자인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의 국가이미지 발전전략을 외국의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소상히 다룬다.1만 9000원. ●왜 고전을 읽는가(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소연 옮김, 민음사 펴냄)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저자가 30여명의 고전작가들에 대해 쓴 개인적 독서기. 호메로스 등 고대 작가에서 레몽 크노 등 현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고전작가들에 대한 독창적 해석이 눈에 띈다. 저자는 고전을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고전읽기의 당위성을 강조한다.2만원.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쓰쓰미 미카 지음, 고정아 옮김, 문학수첩 펴냄) 신자유주의의 메카인 미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고발.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주택가압류 딱지가 붙은 집 앞에 선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미국의 빈곤층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2000원. ●다시 쓰는 그리스 신화(김길수 지음, 소피아 펴냄) 서구정신의 뿌리를 이루는 그리스 신화의 콘텐츠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 책은 그리스 신화가 고대신화 가운데 온전히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이유를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묘사한 그리스 도자기에서 찾아 눈길을 끈다. 그리스 도자기를 통해 바로 자신들의 신화를 후대에 전승했다는 것이다.1만 3000원. ●조선무속고(이능화 지음, 서영대 옮김, 창비 펴냄) 한국무속에 관한 첫 본격 연구서. 방대한 문헌과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무속의 역사와 제도, 의식을 살피는 한편 중국과 일본 무(巫)에 대한 비교연구까지 곁들였다. 한국 민속연구에 선구적 업적을 남긴 저자는 제단을 설치해 하늘에 제사지내는 설단제천(設壇祭天)에서 단군이란 말이 비롯됐다고 해석한다.4만원. ●위대한 열정(도미니크 보나 지음, 박명숙 옮김, 아트북스 펴냄) 19세기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과 그녀의 남동생인 폴 클로델의 이야기를 평전 형식으로 재구성. 천재 조각가였지만 30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삶을 마감해야 했던 카미유의 비극적 삶과 시인이자 외교관으로 일하며 누나와 평생 영혼의 교감을 나눴던 동생 폴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1만 5000원.
  • K옥션, 르누아르·김환기 작품 9월 경매 내놓기로

    K옥션은 9월 메이저 경매에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후기작 ‘파란 드레스의 안드레’와 김환기의 50년대 작품 ‘여인과 달과 항아리’를 내놓는다.K옥션은 새달 8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가을 경매를 열어 이 작품을 비롯, 모두 224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파란 드레스의 안드레’는 르누아르가 말기에 그린 소형(40×50㎝) 유화 작품으로 추청가 13억∼17억원에 출품된다. 김환기의 작품은 40호(100×80.3㎝) 유화로 추정가는 14억∼18억원에 이른다.
  • 쓰레기의 행복한 여행/제라르 베르톨리니·클레르 드라랑드 글

    씹다 버린 껌 하나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5년이 걸린다. 비닐봉지는 450년, 알루미늄 깡통은 500년이다. 이래도 함부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을까. 소비가 미덕인 시대의 아이들에게 쓰레기와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이해시키기란 간단치 않은 일이다.‘쓰레기의 행복한 여행’(제라르 베르톨리니·클레르 드라랑드 글, 유하경 옮김, 사계절출판사 펴냄)은 정색을 하고 환경 이야기를 꺼내되 간단없이 상상력을 건드린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돌아볼 수 있게끔 책은 시야를 새로운 방향으로 열어준다. 그 기술이 야무지다. 쓰레기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일러준 다음 옛날의 쓰레기 활용법이 어땠는지를 되짚어 보인다. 쓰레기를 묻거나 태우지 않아 지독한 냄새가 진동했던 중세 유럽 도시 이야기가 우선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킨다.1185년 더러워진 도시를 지켜보다 못한 프랑스의 왕 필립 오귀스트는 급기야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못하게 했고, 똥오줌도 쓰레기와 분리하도록 했다. 그래도 도시는 깨끗해지지 않았고 결국 유럽 전역엔 페스트와 콜레라 같은 무서운 전염병이 돌고 말았다. 그러면 쓰레기는 언제부터 재활용 됐을까.1000년도 더 넘는 먼 옛날에도 재활용 종이가 있었다. 동물가죽으로 만든 고급 종이인 양피지의 글자를 지우고 새 글자를 쓰기도 했다. 그런 양피지를 ‘팔랭프세스트’라 불렀으며, 그 뒤로 누더기로 종이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는 정보를 줄줄이 엮어준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쓰레기를 더 많이 버리고, 세계 전자 제품 쓰레기의 80%가 아시아의 빈국에 버려진다는 귀띔에 어린 독자들은 끝내 진지해질 듯싶다. 초등3년 이상.8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마니아들 다 모여라

    마니아들 다 모여라

    서울독립영화제 화제작을 다시 본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내년 1월4일부터 10일까지 2007독립영화제 수상작을 재상영한다. 16개 섹션,31편으로 이뤄진 이번 상영전에서는 독립 애니메이션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김진만 감독의 ‘소이연’과 강호 최고의 고수가 현대에 커피 자판기로 환생해 사랑에 빠진다는 ‘무림일검의 사생활’이 소개된다. 독립영화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전장에서 나는’은 이라크 파병 군인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다룬다.‘살기 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는 새만금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난 후에도 이어지는 주민들의 투쟁 현장을 따라간다. 관람료 5000원.(02)778-0362. 프랑스영화를 선보이는 ‘시네프랑스’의 내년 첫 시리즈도 확정됐다. 장 르누아르 감독의 회고전이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아들인 장 르누아르는 사회 풍자극과 인간 본성을 담은 영화 등 영화사에 다양한 얘깃거리를 만들어냈다. 리얼리즘 촬영 방식과 딥 포커스 기법 등의 실험으로 훗날 누벨바그 감독들에게 찬사를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회고전은 1월부터 2월까지 매주 화·수요일 서울 하이퍼텍나다에서 열린다. 장 르누아르가 전성기 시절 만든 아홉 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오른다. 에밀 졸라의 소설을 영화화한 ‘인간 야수’,‘게임의 규칙’뮤지컬 코미디 ‘프렌치 캉캉’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관람료 6000원.(02)776-339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100년전 이야기 현재 언어로 썼죠”

    “프랑스를 오가며 주인공에 대한 자료를 찾았지만 허사였습니다. 너무 실망해 7∼8개월 정도 펜을 잡을 수 없었는데 어느 순간 오히려 자료가 없다는 것이 글쓰기 욕구를 불러일으키데요. 그 뒤로는 자유롭게 썼습니다.” ‘바이올렛’ 이후 6년 만에 장편 ‘리진’(문학동네)을 발표한 소설가 신경숙(44)씨는 A4용지 한 장 좀 넘는 분량의 번역자료만으로 100년 전의 한 ‘잊혀진 여인’을 200자 원고지 2200장 분량의 장편소설로 그려낸 소감을 묻자 “밉고, 고맙고, 아쉽기도 하고, 안도감도 들고, 매우 복합적”이라고 표현했다. 신씨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오랜만이라 신인 같은 심정”이라면서 “설렌다.”고도 말했다. ‘리진’은 프랑스 초대 공사, 콜랭 빅토르 오귀스트 드 플랑시를 따라 최초로 유럽대륙을 밟은 조선 궁중무희의 ‘잊혀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궁중 무도회에서 콜랭은 첫 눈에 무희에게 반했고, 무희는 고종으로부터 ‘리진(李眞)’이라는 왕의 성과 이름을 하사받고, 콜랭의 여인이 되어 파리에 발을 딛는다. 프랑스에서 우울증에 빠진 그녀의 육신은 콜랭의 변함없는 애정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쇠약해져 갔다. 콜랭과 함께 다시 조선 땅을 밟은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신분제라는 봉건주의의 유산이었다.고종은 그녀의 속양을 거부했고, 콜랭은 그녀를 남겨두고 떠났다. 결국 궁중무희로 돌아가야 했던 리진은 그 사슬을 거부하고 빛이 바랜 ‘불한사전’을 한 장 한 장 씹어 삼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소설의 대부분은 신씨의 창작이다.‘리진’이라는 이름도 신씨가 만들었다. 손톱만큼만 남아 있는 자료에는 ‘불한사전’ 대신 ‘금종이’를 삼켜 자살했다고 되어 있다. 신씨는 “10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의 언어로 썼다.”면서 이번 작품을 역사소설로 읽지 말아 줄 것을 독자들에게 당부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탐정기자/함혜리 논설위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는 막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은 추리소설의 기본적 요소다. 세계문학사상 추리소설의 첫 작품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시인 겸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가 1841년 발표한 단편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이다. 파리의 모르그 거리에서 벌어진 잔혹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 작품에서 밀실살인의 트릭이 처음 등장한다. 이후 밀실살인은 추리소설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요소가 된다. 영국의 여류작가 애거서 크리스티 역시 처녀작 ‘스타일즈장(莊) 살인사건’부터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쥐덫’ 등 대부분의 대표작에서 밀실살인을 다루었다. 밀실살인은 살인수법을 찾기 힘들고, 수법을 알게 되더라도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도저히 불가능할 듯한 밀실살인을 풀어가는 인물이 탐정이다.‘모르그가의 살인사건’에서는 분석능력이 탁월한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고,‘스타일즈장 살인사건’에서는 사색형의 탐정 엘큘 포와르가 사건관계자의 언동에서 증거를 포착해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탐정의 대명사 격인 셜록 홈스는 독물(毒物)에 관해 정통하며, 화학·해부학·통속문학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로 그 역시 밀실살인 해결에서 빛을 발한다. 참여정부가 각 부처에 있는 브리핑룸을 통폐합하고, 기자들의 직접 취재를 원천봉쇄하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했다.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엄청난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밀실행정의 위험성을 간과한 발상이다. 밀실행정은 문을 꼭꼭 잠가 놓은 상태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세금을 내는 국민에게 정부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고 언론은 그 중계자 구실을 한다. 감시와 비판기능이 중시된다. 하지만 정보 접근이 봉쇄된 상황에서 언론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다.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느닷없이 밀실살인이 떠오른 까닭은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기자들은 기자가 아니라 탐정이 돼야 할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말 허구같은 현실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책꽂이]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제이슨 굿윈 지음, 한은경 옮김, 비채 펴냄) 19세기 초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을 무대로 한 이국적인 역사 미스터리. 유럽에서의 잇단 패배로 점차 세력이 축소돼 가는 오스만 제국. 술탄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근대적인 개혁칙령과 군대 열병식을 추진한다. 갑자기 장교들이 실종되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할 사람은 당대 최고의 환관탐정 야심뿐. 그는 궁정의 하렘과 문서보관실, 하맘(목욕탕) 등을 누비며 진상을 파헤친다. 오귀스트 뒤팽, 셜록 홈즈, 에르큘 포와로, 필립 말로를 잇는 또 한명의 명탐정의 활약이 눈부시다.1만 2000원.●카프카 문학론(안진태 지음, 열린책들 펴냄) 독일 작가 카프카는 절친한 친구이자 비평가인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이 죽으면 유고들을 모두 불태워 달라고 유언했다. 그러나 브로트가 그 유언을 어기는 바람에 ‘성’ 같은 장편소설을 우리가 지금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브로트는 오독의 실수를 범했고 자의적으로 첨삭을 하기도 했다. 카프카 문학의 핵심 개념인 ‘소외’의 문제를 면밀히 살핀 연구서.2만 5000원.
  •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 ‘로댕·부르델·마이욜展’

    오귀스트 로댕, 앙트완 부르델, 아리스티드 마이욜. 서구의 근대조각을 이끈 대표적인 작가들이다.‘근대조각의 바이블’이라 할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가 겨울방학을 맞아 마련한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전시는 내년 2월6일까지 이어진다. 로댕은 서구 조각이 구태의연한 전통에 빠져 불모상태에 이른 19세기 후반, 근대 조각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작가다. 그는 아카데미풍의 이상화된 미의식을 거부하고 인간의 내적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물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서 벗어나 조각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은 것. 이 거장의 뒤를 이은 작가가 바로 동시대 인물인 부르델과 마이욜이다. 로댕의 작업실 조수로 일하면서 로댕을 사사한 부르델은 로댕의 혁신성을 계승하는 한편 조각에서의 건축적 양식에 주목했다. 부르델은 특히 베토벤에서 헤라클레스에 이르기까지 남성 영웅상을 많이 만들었다. 고갱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마이욜은 섬세한 태피스트리 작업으로 눈을 해친 뒤 조각으로 방향을 튼 작가. 여인의 나상(裸像) 하나만을 집요하게 추구한 점이 특이하다. 이번 전시에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지옥의 문’ 등 로댕 작품 17점과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등 부르델의 작품 6점,‘드뷔시를 위한 기념비’등 마이욜의 작품 5점이 나와 있다.(02)2014-655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3차원으로 나아간 정물화/개관 20주년 가나아트센터 28일부터 ‘정물아닌 정물’展

    정물화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정물은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나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의 벽화에서도 발견된다.정물화는 특히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19세기에 들어서는 가장 일반적인 회화의 제재가 됐다.이같은 정물화는 그동안 단순히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그린 그림으로만 간주돼 비교적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정물은 더 이상 정적이지 않다.그것은 탁자 위에 고즈넉이 놓인 물체만을 가리키지 않으며 벽에 걸린 회화만을 지칭하지도 않는다.오늘날 정물화는 3차원의 세계로 나아가 다양한 표현 매체를 통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그런 점에서 정물화는 오늘날 가장 특징적인 장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정물 아닌 정물’전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28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20세기 초 고전적인 정물에서부터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표현한 현대적 개념의 정물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의 작품 70여점이 소개된다.회화가 50여점으로 주를 이루지만 조각과 설치작품도 ‘정물’이란 개념에 맞춰 골랐다. 해외 작가의 작품들은 스위스 바젤의 바이엘라 재단 컬렉션과 뉴욕·파리의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빌려온 것.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의 고전적인 정물화,조르주 브라크·조르지오 모란디·니콜라 드 스타엘·도널드 저드·지아코모 만주·루치오 폰타나·톰 웨슬만 등 20세기를 풍미한 구미의 대표적인 작가들,그리고 안젤름 키퍼·대미언 허스트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우리에게 친숙한 마르크 샤갈과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도 나온다. 특히 이탈리아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조르지오 모란디의 ‘탁자 위의 세가지 물건’ 등 4점을 비롯,최근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러시아 작가 니콜라 드 스타엘의 ‘정물-과일',전후 독일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안젤름 키퍼(58)의 대작 ‘천송이의 꽃을 피우자’(660㎝×280㎝) 등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작품들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 작가로는 김기창,김환기,도상봉,박래현,손응성,이달주,이봉상,윤중식,천경자,원경환,박선기,이길래,황혜선 등의 정물화가 출품된다.김환기의 정물은 동양의 직관적 사유방식과 서양의 현대적 기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번에 선보이는 유화 ‘정물’은 푸른색 배경의 항아리 그림으로 푸근한 서정이 넘쳐난다. 도흥록(47)의 ‘스테인리스 사과’는 새로운 감각의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투명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표면의 은도금이 낳는 거울효과,그 위에 어우러지는 빛의 간섭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예술적 진정성이 담보된 작품들도 꾸며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작가 자신도 뭐가 뭔지 모르고 내놓는,난해함으로 포장된 ‘자기만족형’ 작품들이 ‘진품' 행세를 하는 미술계 현실을 감안할 때 무척 반가운 전시가 아닐 수 없다.관람료는 일반 5000원,초·중·고등학생 2000원.(02)720-1020. 김종면기자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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