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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33)-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33)-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따라서 안영은 공자에 대해서도 거의 유사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공자가 그토록 유능한 인물이라면 자신의 군주인 소공을 그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미리 충언을 하여 고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마땅히 보필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안영은 알고 있었다. 공자가 노나라에 있을 때는 다만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유가의 스승역할에만 머물러 있었음을.공자는 19살 때 ‘창고의 물건을 관리하는 위리(委吏)’의 낮은 벼슬에 있었고,2년 후인 21세 때엔 ‘나라의 가축을 기르는 승전리(乘田吏)’의 벼슬에 있었던 것이 관직생활의 고작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공자가 위리라는 벼슬을 맡자 ‘창고의 물품장부가 깨끗이 정리되었다.’고 전하고,공자가 승전리의 벼슬을 맡자 ‘이 일을 맡은 뒤로 가축들이 크게 번식하고 잘 지냈다.’고 전하고 있는데,그러나 이런 낮은 벼슬로는 소공을 도와 정치를 바로잡을 수 없음을 안영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안영은 이웃나라의 내전이 자신의 나라로 도미노현상을 불러일으켜 자신의 나라마저 전란에 휩싸일 것을 염려하고 있었던 것이다.어떤 지역의 한 나라에서 공산화되면 인접국가도 차례로 공산화되고,한 나라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 이웃나라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나는 현상을 정치적 용어로 ‘도미노이론’이라고 하는데,2500년 전에 이미 안영은 벌써 이를 꿰뚫어 보고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비록 공자가 소공을 도울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는 하나 소공이 신하들에게 패하여 망명해온 그 사실만으로 자신의 나라에서도 그런 도미노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안영이 보기에 공자는 어쨌든 노나라에서부터 밀려온 파도이자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안영은 정치적 실패로 망명하는 정객에 대해서 평소에 깊은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안영의 태도를 분명히 나타내는 고사가 ‘안자춘추’에 두 번이나 나오고 있다. 안영은 경공의 선왕이었던 영공(靈公)과 장공(莊公) 등 3대에 걸쳐 섬겼던 재상이었는데,장공은 자신의 중신이었던 최저(崔)의 아내와 놀아나고 있었다.최저는 임금을 제쳐놓고 전권을 행사하고 있었는데,자신의 아내와 장공이 서로 통정하고 있음을 눈치 챈 최저는 마침내 장공을 살해하였다.임금을 죽인 최저가 역적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신하의 아내와 놀아난 장공의 부도덕 또한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나라가 극도로 혼란하고 권력의 급격한 변동이 눈앞에 보이는 극한 상황에서 안영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안영은 사건이 일어나자 지체 없이 현장인 최저의 집으로 달려간다.문이 굳게 닫혀 있어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노라니 어떤 사람이 다가와 안영에게 앞으로 취할 태도에 대해서 물었다.이에 안영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대체로 임금이나 관리가 모두 나라를 위해서 죽거나 망명을 한다면 나 역시 나라를 위해 죽거나 망명을 할 것이다.그러나 개인적으로 죽거나 망명하는 임금을 따라가야 할 사람은 그 수족들이다.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오늘날 세상에는 임금을 받들고 있는 자가 임금을 죽이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나는 죽지도 망명도 못하겠다.그렇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수는 더더욱 없다.” 마침내 대문이 열리자 안영은 안으로 들어가서 장공의 시체를 무릎위에 얹어놓고 통곡을 하였다고 한다.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안영은 임금의 시체를 무릎에 올려놓고 통곡을 하면 하였지 전란을 피해 죽거나 망명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고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주군을 위해 죽는 순사(殉死)조차도 현실을 회피하는 행위로 본 안영의 극단적인 정치관은 따라서 공자의 망명도 닥쳐온 현실의 문제점을 직시하지 않고 도피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안영의 정치철학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일화가 ‘안자춘추’에 나오고 있다.
  • TV프로 첫 MC 맡은 강원래

    iTV의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를 통해 TV 프로그램 첫 진행을 맡게 된 인기 댄스 그룹 클론 출신의 강원래(35).장애인이 된 뒤 처음으로 본격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불쌍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쟤도 웃길 수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8일 첫 전파를 타는 ‘미스터리 헌터’는 실화라고 떠도는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와,패널들의 토크가 결합된 공포 버라이어티쇼.휠체어를 탄 채로 진행하는 그는 “열심히 사는 모습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강원래 노현희의 뮤직토크’(KBS 2FM)의 DJ로 방송과 다시 인연을 맺은 그는 이번 TV 프로그램의 진행도 “또 한번의 기회”라고 강조했다.“가장 후회되는 일이 월드컵 때 ‘월드컵송’을 불러달라는 방송사의 섭외를 거절한 거예요.이번엔 후회하기 싫어서 도전해보려고요.” 가장 기뻐한 사람은 부인 김송.첫마디가 “매니저를 구해라.”였다. 장애인도 혼자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지금까지 매니저 없이 다녔다는 그는,이제는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위해 부인의 말을 듣겠다고 했다. 본업인 가수로의 복귀도 준비하고 있다.“처음엔 주변에서 ‘앨범 내면 대박이야.TV에서 두 번만 울어.’라고 했죠.하지만 이젠 그런 욕심은 없어요.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힘든 시절 써둔 가사도 많지만,아직은 동료 구준엽과 상의 중이다.메시지가 강한 곡을 고집하는 그에 비해,구준엽은 신나는 노래를 계획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는 않단다. 아울러 iTV는 5일 ‘오감만족 웰빙세상’(월∼금 오전 9시),‘iTV 골프매거진’(화 밤 12시20분)을 신설하는 등 프로그램을 부분 개편했다.‘2004 프로야구’는 밤 10시까지 연장해 끝까지 중계하고,주말 8시대 뉴스는 ‘iTV 뉴스 10’으로 통일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기고] 식품 안전과 함께 ‘안심’ 에도 신경써야/이영순 서울대 교수 前 식약청장

    이번 불량만두사건을 보면서 우리 정부는 식품의 안전(安全)을 위한 행정적 조치보다도 안심(安心)을 위한 대책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처음에 ‘쓰레기만두’라는 매스컴의 표현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보통 불량식품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는 어떤 병원 미생물의 오염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거나 농약,항생물질,환경호르몬,착색제,첨가물들이 문제를 일으켜 인체에 해롭다는 식의 기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식품위생법상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위해(危害)물질이 아니고 쓰레기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쓰레기는 위생,비위생을 따지기 이전에 내다버려야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이런 상식이 깨졌기 때문에 온 국민이 당혹감을 느꼈으며 드디어는 엄청난 분노로 바뀌게 됐다. 연일 계속되는 여론의 압력에 견디지 못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불량만두 제조업체명을 밝히게 되었고,발표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던 어느 만두제조업체 사장은 “우리 만두는 쓰레기만두가 아니니 오명을 꼭 벗겨달라.”는 요지의 휴대전화 메시지와 유서를 남기고 한강물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은 정부나 언론 모두가 정확한 과학적 근거없이 너무 여론에 휘말린 것이 아니었나 하는 점이다.사실 따지고 보면 졸속수사와 위해분석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업계가 파산했던 일은 그동안 계속돼 왔다. 얼른 생각나는 것만도 1989년의 공업용 우지라면 사건,골뱅이 통조림의 포르말린 사건들이 그것이다. 확실한 과학적 연구와 조사없이 한건주의로 모든 국민이 혐오감을 느끼게 발표하고 여론은 과장되게 기사를 작성하고 불결한 장면을 내보낸다.그럴 때마다 국민은 분노하고 소비자보호단체들은 악덕업자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관련산업은 파산에 이르게 된다.이번의 사태와 너무나도 일치하며 국민들이 잊을 만하면 한 가지씩 터져나와 불안을 야기시킨다. 국민들은 식탁에 올릴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매우 예민해진다.그 결과 전세계에서 광우병소가 한 마리도 발생하지 않은 나라이면서도 쇠고기 소비량이 40%나 떨어진 이상한 나라가 되어버렸으며,조류독감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이다.마치 닭·오리고기를 먹으면 조류독감에 걸려 죽기라도 하는 양 연일 신문방송에서 보도를 하니까 국민들은 혹시나 해서 구입하기를 꺼리고 관련업계는 역시 파산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국민소득증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날로 커지는 반면에 세계에서 외식률은 제일 높고 식품제조업체 중에는 종업원 10명 이하의 영세업체가 90%가 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식중독 사건이 많이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고는 있지만,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비해 집단 식중독 건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미국보다 우리나라의 집단 식중독 발생건수는 인구를 감안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다. 일본은 지금 국내에서 도축되는 모든 소에 대해서 광우병 검사를 실시한다.1년에 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소모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두검사를 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섣부른 불량식품업체 공개 같은 것은 앞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해당업체의 막대한 피해는 물론,피의 사실 공표라는 법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국민이 식품에 대한 불안을 가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과학적으로 정확히 연구조사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보도도 자제하고 발표는 물론 있어선 안 되겠다.국민들에게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어온 식품에 대해 이제는 제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자. 이영순 서울대 교수 前 식약청장˝
  • 의왕시청 주변에 문화타운

    경기도 의왕시청 주변에 문화예술회관,도서관,청소년수련관,노인복지회관,보건소 등이 함께 들어서는 다목적 문화복지타운이 조성된다. 의왕시는 17일 부족한 문화복지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시청 주변인 고천동 일대 1만 9000평 부지에 모두 684억원을 들여 오는 2010년까지 문화복지타운을 건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복지타운에 들어설 문화예술회관은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5619㎡ 규모로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등을 갖추게 되며 중앙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6612㎡ 규모로 2000석의 열람실과 전자정보실 등이 마련된다. 또 청소년수련관은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4785㎡ 규모로 실내체육관,전통문화실 등이 들어서고 노인복지회관은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3470㎡로 주간보호시설,물리치료실 등은 물론 노인들의 여가를 위한 다양한 공간이 마련된다. 이밖에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3306㎡ 규모의 보건소도 신축돼 부족한 의료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미각(바비큐가든 등 야외식사공간),시각(음악분수,레이저 장치),후각(자생식물원,허브공원),청각(실개천,소규모폭포,연못),촉각(지압보도,산책로,산악자전거도로) 등 오감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이 조성된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 일 하기의 어려움

    해가 바뀐다든가 몸이 곤곤할 때면 머리 속으로 이것만은 지켜야지,이것만은 하지 말아야지 심각하게 다짐을 하는 버릇이 있다.방학하는 날 계획표 같은 걸 벽에다 써 붙여 놓아야 안심하고 씩씩하게 나가놀던 어릴 적 버릇인 듯싶다.노년에 들어서면서 해마다 하게 되는 결심은 ‘일기를 쓰자.’라는 건데 아직도 일년을 꽉 채운 일기장이 없다.그래도 한두 달에서 서너 달,반 년을 넘긴 일기장으로 차차 쓴 기간이 길어져 가는 걸 보면 대견하다기 보다는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 것 같아 쓸쓸해지곤 한다.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서글픈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을 위해 좋은 일 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사회정의를 위해 일신의 안일을 희생한 적도,불우한 이웃을 위해 큰 돈을 쾌척한 적도 없다.기껏해야 남에게 폐나 안 되게 살려고 전전긍긍 옹졸하게 살았다.마음으로 할 수 있는 남의 슬픔조차 나누기보다는 나의 슬픔을 위로하는데 써먹곤 했다.죽음 저편에 심판이야 있건 없건 생과 사의 경계를 건너야 하는 일은 무섭고,조금이라도 덜 무섭게,조금 더 욕심을 부려 편안하게 건너고 싶다면 죽음 자체가 엄혹한 심판일 것이다.비록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은 못했을망정 해라도 덜 끼쳐야지 작심하게 된 것도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이 살던 아이들을 내보내고 홀로 생활하게 되면서 직접 하게 된 일중 가장 어려운 게 쓰레기 처리였다.혼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게 되니 이 많은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갈까,국토가,지구가 신음하는 게 몸으로 느껴져 진저리가 쳐지면서 내 쓰레기라도 줄이자,작심을 했다.뭐든지 작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건 그만큼 고생길에 들어서는 일이다.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상품을 포장했던 상자에 부착한 스카치 테이프나 끈을 떼어내고 속 포장을 한 스티로폼을 따로 하고 남은 상자를 판판하게 부피를 줄이려면 요새 상자는 왜 그렇게 튼튼한지 힘에 여간 부치는 게 아니다. 접착력이 강한 넓은 스카치 테이프로 봉투 위에 또 하나의 봉투를 입힌 것 같은 우편물도 적지 않다.사실 이런 과잉포장은 내 뜻대로 안 되는 우편물이나 선물로 들어 오는 것들이다.쓰레기에 신경을 너무 쓰다보면 누가 딸기를 한 상자 들고 와도 딸기를 먹을 생각보다는 딸기 몇 배의 포장을 처리할 일이 버겁게만 느껴진다.선물이 선물로 보이지 않고 쓰레기로 보인다.가장 부담이 안 되는 꽃 몇 송이도 요즈음은 10ℓ 쓰레기봉투가 모자랄 정도로 겹겹으로 부풀린 망사 치마를 두르고 있다.분리해 놓으면 산더미만 해질 것을 생각하면 과대포장 안하기 운동에 나서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만약 그 운동이 성공하면 포장 업체는 다 망하고 말테니 안 되겠구나,망사치마 두른 꽃다발 안받기 운동을 한다면 망사 만드는 업계도 그렇고,그런 솜씨를 가진 꽃 집 아가씨도 실직할 테니 그것도 안 되고,이런 식으로 체념을 해가는 것도 내 나름으로 습득한 자본주의 공부인지도 모르겠다. 지어먹은 마음이 아니라 저절로 오랫동안 지켜 온 절약정신이 하나 있는데 그건 음식물은 버려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어려서부터 농사짓기의 어려움과,곡식으로 된 것은 쉰밥도 버리지 못하고 씻어먹는 걸 보아온데서 비롯된 원초적인 죄의식 때문일 터이다.내 몫은 남의 집에서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우고,손님을 치고 남은 음식도 다 거둬들였다가 몇날 며칠을 그것만 먹다가 다 먹은 후에야 새 음식을 만드는 버릇 때문에 자식들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다.엄마 몸이 쓰레기통인줄 아느냐는 혹독한 소리까지 들었다.자식들이 그러건 말건 그 버릇만은 좋은 버릇인 줄 알았는데 이 참에 고쳐야 할 것 같다. 화면이 그 끔찍함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준 탓도 있었겠지만 만두 속 만드는 과정을 보고 욕지기가 치밀면서 저런 사람 중 대표적인 한 명 정도는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살의에 가까운 혐오감을 느꼈다.그리고 먹는 거라면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이 늙은이를 자식들이나 손자들이 창피스러운 나머지 죽는 날이나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은 음식은 지딱지딱 버리고 새로 사먹는 게 젊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일도 되고 농사짓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도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으니 내 자본주의 공부는 끝도 없어라.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 일 하기의 어려움

    해가 바뀐다든가 몸이 곤곤할 때면 머리 속으로 이것만은 지켜야지,이것만은 하지 말아야지 심각하게 다짐을 하는 버릇이 있다.방학하는 날 계획표 같은 걸 벽에다 써 붙여 놓아야 안심하고 씩씩하게 나가놀던 어릴 적 버릇인 듯싶다.노년에 들어서면서 해마다 하게 되는 결심은 ‘일기를 쓰자.’라는 건데 아직도 일년을 꽉 채운 일기장이 없다.그래도 한두 달에서 서너 달,반 년을 넘긴 일기장으로 차차 쓴 기간이 길어져 가는 걸 보면 대견하다기 보다는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 것 같아 쓸쓸해지곤 한다.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서글픈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을 위해 좋은 일 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사회정의를 위해 일신의 안일을 희생한 적도,불우한 이웃을 위해 큰 돈을 쾌척한 적도 없다.기껏해야 남에게 폐나 안 되게 살려고 전전긍긍 옹졸하게 살았다.마음으로 할 수 있는 남의 슬픔조차 나누기보다는 나의 슬픔을 위로하는데 써먹곤 했다.죽음 저편에 심판이야 있건 없건 생과 사의 경계를 건너야 하는 일은 무섭고,조금이라도 덜 무섭게,조금 더 욕심을 부려 편안하게 건너고 싶다면 죽음 자체가 엄혹한 심판일 것이다.비록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은 못했을망정 해라도 덜 끼쳐야지 작심하게 된 것도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이 살던 아이들을 내보내고 홀로 생활하게 되면서 직접 하게 된 일중 가장 어려운 게 쓰레기 처리였다.혼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게 되니 이 많은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갈까,국토가,지구가 신음하는 게 몸으로 느껴져 진저리가 쳐지면서 내 쓰레기라도 줄이자,작심을 했다.뭐든지 작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건 그만큼 고생길에 들어서는 일이다.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상품을 포장했던 상자에 부착한 스카치 테이프나 끈을 떼어내고 속 포장을 한 스티로폼을 따로 하고 남은 상자를 판판하게 부피를 줄이려면 요새 상자는 왜 그렇게 튼튼한지 힘에 여간 부치는 게 아니다. 접착력이 강한 넓은 스카치 테이프로 봉투 위에 또 하나의 봉투를 입힌 것 같은 우편물도 적지 않다.사실 이런 과잉포장은 내 뜻대로 안 되는 우편물이나 선물로 들어 오는 것들이다.쓰레기에 신경을 너무 쓰다보면 누가 딸기를 한 상자 들고 와도 딸기를 먹을 생각보다는 딸기 몇 배의 포장을 처리할 일이 버겁게만 느껴진다.선물이 선물로 보이지 않고 쓰레기로 보인다.가장 부담이 안 되는 꽃 몇 송이도 요즈음은 10ℓ 쓰레기봉투가 모자랄 정도로 겹겹으로 부풀린 망사 치마를 두르고 있다.분리해 놓으면 산더미만 해질 것을 생각하면 과대포장 안하기 운동에 나서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만약 그 운동이 성공하면 포장 업체는 다 망하고 말테니 안 되겠구나,망사치마 두른 꽃다발 안받기 운동을 한다면 망사 만드는 업계도 그렇고,그런 솜씨를 가진 꽃 집 아가씨도 실직할 테니 그것도 안 되고,이런 식으로 체념을 해가는 것도 내 나름으로 습득한 자본주의 공부인지도 모르겠다. 지어먹은 마음이 아니라 저절로 오랫동안 지켜 온 절약정신이 하나 있는데 그건 음식물은 버려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어려서부터 농사짓기의 어려움과,곡식으로 된 것은 쉰밥도 버리지 못하고 씻어먹는 걸 보아온데서 비롯된 원초적인 죄의식 때문일 터이다.내 몫은 남의 집에서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우고,손님을 치고 남은 음식도 다 거둬들였다가 몇날 며칠을 그것만 먹다가 다 먹은 후에야 새 음식을 만드는 버릇 때문에 자식들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다.엄마 몸이 쓰레기통인줄 아느냐는 혹독한 소리까지 들었다.자식들이 그러건 말건 그 버릇만은 좋은 버릇인 줄 알았는데 이 참에 고쳐야 할 것 같다. 화면이 그 끔찍함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준 탓도 있었겠지만 만두 속 만드는 과정을 보고 욕지기가 치밀면서 저런 사람 중 대표적인 한 명 정도는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살의에 가까운 혐오감을 느꼈다.그리고 먹는 거라면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이 늙은이를 자식들이나 손자들이 창피스러운 나머지 죽는 날이나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은 음식은 지딱지딱 버리고 새로 사먹는 게 젊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일도 되고 농사짓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도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으니 내 자본주의 공부는 끝도 없어라.˝
  • [토요영화]

    ●식스센스(KBS2 오후 11시10분)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으로 단번에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아동심리학자 닥터 말콤(브루스 윌리스)은 상을 받고 아내와 자축하려던 날 치료에 실패한 환자로부터 총을 맞고,환자는 자살하는 사고를 당한다.그로부터 1년 뒤 환자를 자살하게 했다는 죄책감에 빠진 말콤은 그 환자와 비슷한 증세를 가진 여덟살 꼬마 콜(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치료를 맡게 된다.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콜에겐 죽은 사람이 보인다.말콤과 대화하며 콜은 서서히 그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한편 말콤은 결혼기념일도 잊어버린 채 일에만 매달린 자신을 발견한다.하지만 그 모든 것에는 비밀이 담겨 있었는데…. 다양한 상징들로 은밀하게 깔아놓은 복선이 마지막에 허를 찌른다.한번 보고나서도 또 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영화.별다른 특수효과를 쓰지 않고도 서서히 공포를 고조시키는 연출력도 놀랍다.제목은 오감(五感)이외에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여섯번째 감각이라는 뜻.인도 출신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로 할리우드 스타 감독의 대열에 올랐다.1999년작. ●슬램(EBS 오후 11시10분) 워싱턴 DC 뒷골목의 래퍼이자 시인인 레이몬드 조슈아.마리화나를 거래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경찰에 붙잡혀 독방에 수감된다. 서로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죄수들 사이에서 염증을 느낀 그는,한때 창녀였지만 지금은 교도소에서 글을 가르치는 로렌 벨에게 사랑을 느낀다. 백인 감독 마크레빈이 흑인들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대 화제를 낳았다.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다.1998년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 여성 CF모델 세대교체 바람

    여성 CF모델 세대교체 바람

    ‘장수모델’들이 마침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이었던 제품들이 보급형으로 바뀌는 등 제품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모델들의 수명도 그만큼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모델이 나이를 먹어 이미지가 맞지 않게 됐든,모델료 협상이 어긋났든,광고주가 신선한 얼굴을 원했든,눈에 익은 모델들이 바뀌면 소비자들은 낯설다.광고대행사들은 새로운 모델을 각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델 교체가 가장 활발한 곳은 가전업계.최근 내수 불황 때문에 신혼부부 고객의 비중이 커지는 등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2002년부터 모델을 맡으면서 ‘트롬세탁기’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이끌어온 고소영이 이나영에게 바통을 넘겼다.1년 계약에 5억원으로 고소영과 동급 대우를 받았다.앙큼한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고소영은 주부와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미지이지만 도회적이고 화려한 분위기와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서’란 카피와 잘 맞아떨어져 트롬의 이미지를 키워왔다는 평가다. LG애드측은 “트롬도 세월이 지나다보니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면서 “가전모델들이 30대에서 20대 초중반으로 젊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의 ‘딤채’도 이미연 대신 송윤아를 선택했다.무려 4년간 전속모델로 활동한 이미연은 2000년 말 이혼을 선택해 위니아만도측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하지만 오히려 이혼 뒤 연기에 물이 오르면서 더 좋은 이미지로 부각돼 ‘딤채 돌풍’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위니아만도측은 “여러 차례의 사내 토론과 소비자 모니터링을 거친 결과 세련되고 지적인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가진 송윤아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BC카드가 김정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고심 중이다.지난 4월부터 새로 발탁된 송혜교는 특유의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BC의 빨간사과를 잘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김정은 잔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부자되세요.”,“행복하세요.”로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던 김정은의 이미지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환하게 웃는 송혜교로 완전히 옮겨오는 것이 관건이다. 보글보글 끓는 냄비에서 살짝 국물맛을 보며 “그래,이맛이야.”라고 속삭이던,한국 어머니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김혜자의 은퇴는 CJ의 ‘다시다’에 큰 충격을 줬다.CJ측은 김혜자의 빈 자리를 ‘맛있게 사는 신혼부부’ 지진희와 한은정으로 대체, 젊은 감각을 입혔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불황기에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위험도 따른다.”면서 “소비자에게 친숙한 ‘효자브랜드’에 모델을 바꿔 새로운 수요를 뚫어보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자살…이홍식 교수 “예방이 최선의 치료”

    ●자살은 낙타 등이 부러지는 것과 같아 “자살은 마치 낙타 등이 부러지는 것과 같습니다.낙타 등은 무거운 짐 때문에 부러지는 게 아니라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지푸라기 한 올만 더 올려도 부러지거든요.사람도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갖가지 안팎의 문제가 쌓인 상태에서 특정 상황에 노출되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 우울한 자살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사이버 자살에 안타까운 가족 동반자살이 이어지더니 이제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한 사람들까지 주저없이 죽음을 택한다.가히 ‘자살 권하는 세상’이라 할 만하다.이런 시류를 걱정하며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장이자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인 이홍식(54) 박사를 만났다.그는 “당사자는 생명의 단절이라기보다 고통의 면탈이라고 여기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태어날 때처럼 인간에게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며 병적인 죽음,자살의 근절을 역설했다. 자살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의학적이라기보다 일반적 정의는 ‘그 결과를 알면서 스스로 택한 행동의 결과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20~40대 자살률 압도적 최근 들어 흐름이랄 정도로 자살이 잦다.빈도와 추세를 설명해 달라. -크게 늘고 있다.급격한 사회변화가 초래한 결과로 해석된다.10년 전에 비해 자살률이 2배로 늘었다.우리의 경우 연간 자살자가 6만4000명이나 되는데,이는 우리나라 8대 사망원인에 해당된다.문제는 사회의 근간이 되는 20∼40대의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그런 추세 변화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다차원,다면적 현상이어서 단순화하기가 쉽지 않지만,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이나 빠른 사회변화에의 부적응,여기에 이어지는 가정붕괴와 절망감,증오감 등이 주된 원인일 것이다.그렇지만 한두 가지 단순한 이유로 자살을 택한다기보다 누적된 원인이 지속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중년층 자살, 실업률과도 관련 이 박사는 최근 이어지는 자살에 대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그렇더라도 IMF 당시 높아졌던 자살률이 그후 경제상황 호전과 함께 낮아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경제난으로 인한 실직과 미취업,가정붕괴 등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증거”라고 들었다.그는 “일본의 경우에도 자살률은 실업률과 비례하며,우리나라 중년층 자살자가 느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만의 자살 유형이 따로 있는가. -단편적이지만,‘생계형’과 ‘비관형’이 양극점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가족동반 자살이 생계형이라면,정몽헌 회장이나 박태영 지사 등은 후자에 해당된다.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자살은 아주 독특한 유형이다.방법도 약물이나 흉기를 이용하던 과거와 달리 강이나 고층건물,지하철 등에 몸을 던지는 투신이 많다. 방법이 치명적,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 필요 그는 이런 자살을 ‘결코 특정인,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공공의 문제’로 규정했다.사회적 분위기나 상황이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조사해 보면,2002월드컵 당시 붉은악마가 응원 바람을 일으킬 때의 자살률은 크게 낮을 겁니다.사회에 구심점이나 지향할 공동의 가치가 있으면 자살률이 주는 반면,분열된 가운데 특정인이 고립되면 높아지지요.이런 점을 보더라도 자살을 특정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문제는 예방일 텐데,구체적인 징후를 어떻게 파악하는가. -전문가들도 고심하는 부분이다.그러나 분명히 징후는 있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국민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총론적으로 이거다 싶은 예방법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그러나 자살을 개인 문제가 아니라 가족,사회,국가적 문제로 보고 접근하는 태도는 필요하고도 중요하다.위험인자를 제거하고,자살진료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의 의료제도적 문제,또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문제 등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사회구성원 모두가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강한 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항우울제 등 약제 좋아… 예방 가능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우울·조울증,정신분열증,알코올중독 등의 치료에 준한다.최근에는 항우울제 등 좋은 약제가 많아 많은 도움이 된다.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자살률이 준 것도 모두 약제의 영향이다.그러나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암 같은 질병은 노력해도 걸릴 수 있으나,자살은 예방으로 얼마든지 구제가 가능하다.특히 자살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공공성 질환이라는 점,그리고 사회적 손실도를 감안할 때 20∼30대의 자살을 막을 안정망 구축이 시급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안전망이 필요한가. -크게 보면 예방과 치료,재활 및 사후 관리로 요약할 수 있다.자살은 성공률이 2.15%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50배나 많은 사람이 자살을 기도하며,자살을 한 번 시도한 사람이 다시 시도할 확률도 무척 높다.이런 점에서 예방과 재활 및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자살은 제도나 의술만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이것이 모든 사람이 자살의 심각성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따뜻한 손 먼저 내밀어야 이 박사는 끝으로 자살을 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을 지적했다.“지금 같은 변화의 시대에 자살은 결코 무능하거나 실패한 사람의 선택이 아닌 만큼 모두가 자살을 시도했거나,하려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고 고통을 나누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유서를 쓸 여력도 없을 만큼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것은 값진 인간애이기도 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갑작스레 변할 땐 의심 이 박사는 가족이나 친구 등이 잘 관찰하면 자살을 앞둔 사람은 틀림없이 특징적인 언행을 한다며 징후를 구체적으로 짚었다.그를 통해 자살의 징후를 짚어본다. 우선 들 수 있는 징후는 죽음에 대한 관심.죽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일이나 죽음과 관련된 책,영화,음악에 관심을 보이거나 삶이 허무하다고 강조하는 것 등이다.또 한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을 찾아 직·간접적으로 작별을 하거나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나눠주며 주변을 정리하기도 한다. 평소와 달리 친구,취미활동에 무관심한 채 혼자 있으려고 하며,학생의 경우 공부를 하지 않고,성적이 떨어져도 별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때론 돌발적으로 무모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더러는 주말이나 휴가 때 특별한 이유없이 가족과의 동행을 피하며,우울한 사람이 갑자기 밝아지거나 자살에 대해 얘기한 뒤 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징후는 주로 미혼자나 독신자,별거 중인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그는 “이런 징후를 통해 자살 우려가 감지되면 즉시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절대 혼자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자살에 이용할 수 있는 도구나 장소,상황으로부터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이미 자살을 시도한 사람인 경우 지체없이 응급실로 옮기되,사용한 약물 정보를 가져가면 치료에 도움이 되며,이때 환자와의 논쟁이나 설득은 금물이다. 이 박사는 “자살을 말하는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거나 자살 시도는 관심을 끌려는 행동이며,한 번 자살에 실패한 사람은 다시 시도하지 않는다는 등의 생각,자살이 유전이나 정신병이라는 것은 모두 잘못된 생각”이라며 “가장 위험한 것은 자살 징후를 파악하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 이홍식 교수는 ▲연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UCLA,일본 홋카이도의대 교환교수 ▲대한정신분열병학회 부이사장 및 국제이사,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이사,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 등 역임 ▲현 대한정신약물학회장,국제신경정신약리학회 아시아위원장,세계정신분열병학회 이사,연대의대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한국자살예방협회장. ˝
  • 서울학생상 ‘1급 장애인’ 이희아양

    “몸은 정상이지만 마음이 병들어 좌절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제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널리 알려진 이희아(19·서울 주몽학교 고등부 3학년)양이 21일 서울시교육청이 주는 서울학생상을 받았다.태어날 때부터 한 손에 손가락이 두 개씩이고 허벅지 아래가 없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인 이양은 특기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학생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혐오감 준다” 음악경연대회서 못나오게 손가락의 힘을 기르기 위해 6세 때 시작한 피아노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선천적인 음악성에 피나는 연습으로 이양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이듬해인 1992년 처음 출전한 음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면서 이양의 의지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당시 ‘전국 학생 음악경연대회’ 주최측은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받지 않았다.지도 교사가 항의하여 간신히 참가할 수 있었고,그는 “실력으로 승부하자.”고 다짐했다.이양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맹연습끝에 최우수상을 받았다.시상식이 끝난 뒤 심사위원들은 “네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양은 1999년 장애극복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로 무대를 넓혀갔다.그동안 각종 자선무대에도 수없이 올라 장애를 극복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었다.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인총연합(예총)이 주는 ‘문화예술인상’을 받았다. ●‘즉흥환상곡’ 좋아해… 연주에 5년 매달려 이양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무려 5년을 매달려야 했다.좋아하기도 했지만 비장애인도 치기 힘든 곡에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너처럼 5년 동안 노력해 보지 않고서는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이양은 회상했다. 얼마 전에는 연주에 반해 찾아온 남자 친구도 있다고 자랑한 이양은 “신체의 장애는 대인관계에서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섯살 때 아빠하고 수영장에 갔는데 아이들이 ‘귀신이다,괴물이다.’하면서 놀리는 거예요.다른 애들 같으면 울었을 텐데 저는 ‘그래,내가 귀신할 테니 귀신놀이 하자.’고 그랬죠.그렇게 다가가니까 금방 친구가 되던데요.” 이양은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면 연주와 작곡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희아 창작음악회’를 꼭 해보고 싶다.”면서 “저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모두 주위에서 도와준 덕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양을 비롯한 특수학교 학생 23명과 고교생 236명 등 모두 268명이 서울학생상을 받았다. 이효용기자 utility@˝
  • 법원도 “前제주지사 성희롱”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에 이어 법원도 우근민(62) 전 제주도지사가 대한미용사회 간부인 고모(46)씨를 성희롱했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권순일)는 20일 “선거를 앞두고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였기에 업무와 연관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업무관계가 없었다고 해도 성적 혐오감을 준 것만으로도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우씨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받아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부시·블레어 시련의 계절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으로 연합군의 주축인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동시에 곤경에 빠졌다.부시 대통령은 일단 인책사임론이 제기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옹호하는 등 국내외의 비난 여론에 맞서고 있다.블레어 총리는 집권당 안팎에서 직접 사임압력을 받고 있다. ●부시, 낮은 지지율 불구 럼즈펠드 두둔 USA투데이와 CNN,갤럽이 공동조사,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 지지도는 46%로 지난 2001년 취임 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지난 1월과 3월초 그리고 지난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49% 대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이 악화되면서 약 3% 포인트의 지지율이 빠져나간 것이다. 그러나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국방부를 방문,럼즈펠드 장관을 칭찬하면서 이라크인 포로 학대사건으로 증폭되는 럼즈펠드 장관의 사임론을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방부에서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장면이 담긴 미공개 사진 10여장을 보고난 뒤 혐오감을 표시했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미 국방부 래리 디리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확인한 10여장의 사진은 샘플이며 실제로는 미공개 사진 수백장과 비디오가 담긴 콤팩트디스크(CD) 3장이 더 있다.”고 밝혔다.디리타 대변인은 “사진 공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가장 큰 걸림돌은 학대사건에 연루된 병사들에 대한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지지율은 17년 만에 최저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영국 노동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17년 이래 최악에 이르러 유권자의 불과 32%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지금 총선을 치른다면 32%의 유권자만 노동당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답변했으며,36%는 주류 야당인 보수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블레어 총리의 친구이자 저명한 영화 제작자이며 원로 노동당원 데이비드 펏넘 경(卿)은 9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국제사회 비난 여론 고조 미·영군의 이라크 포로학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는 이라크에 파병한 동맹국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미국의 가장 강력한 지지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0일 “학대에 가담한 병사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내놨다. 포르투갈에서는 집권 보수당 내각의 주제 마누엘 두랑바로수 총리가 직접 나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학대는 비열하고 메스껍다.”고 규탄했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제네바 협약과 다른 국제 협약들을 준수해 이라크 포로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로학대 최초보고자 상원군사위 출석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을 최초 조사,보고서를 낸 안토니오 타구바 미 육군 소장은 11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미군의 포로 학대가 조직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교육 부족과 리더십 실패”를 포로 학대 사건의 원인으로 돌렸지만 포로 학대가 제네바협약 위반이라는 점은 시인했다.타구바 소장과 함께 출석한 스티븐 캠본 미 국방부 정보차관도 이 같은 내용을 시인했다. 이도운기자 dawn@˝
  • [길섶에서] 날궂이 단상/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비가 올라나.”낮게 깔린 비구름이 산머리를 감아돌 무렵이면 밭일에 허리께 미어지는 어머니,두어 식경 만에 다리를 펴고는 턱턱,허리를 쳐대십니다.그것도 잠시,이내 호미자루 고쳐잡고 일렁이는 콩밭두렁에 몸을 잠그지만,널어둔 빨래며,우케 등속 비설거지 걱정에 마음이 더 급합니다. 라디오 한대 갖기가 방 한칸 달아내기보다 어려웠던 시절,모든 어머니는 기상대였습니다.요즘의 기상특보 같은 건 생각도 못했지만,물난리만 아니면 그런 ‘날궂이 예보’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삭신이 쑤시고 결리는 느낌뿐이지만 어머니 날궂이는 신통하기도 했습니다.해서 소풍을 앞둔 날은 잠자리에서 이렇게 묻곤 했지요.“엄마,오늘 허리 어때?” 지금이야 쑤시고,결리면 당장 붙이고,바를 뿐 누구도 날씨를 말하지 않습니다.널린 게 기상정보라 그럴 필요도 없고,자칫 빗나가기라도 할라치면 ‘젊은 것들’의 면박도 마뜩찮습니다.그러나 병증이든,날씨든 세상의 섭리는 몸이 먼저 느낀답니다.아무리 ‘절대 과학’의 시대라지만,어머니들처럼 우리도 싱싱하게 오감(五感)을 열고 살 일은 없는 것인지….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 “야만적 행위” 국제사회 성토 빗발

    미국은 이라크 주둔 자국 병사들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이 확산되자 관련자 처벌을 약속하며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라크인 절도 용의자 학대 의혹과 관련,영국 정부도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종전 1주년을 맞았지만 미군과 이라크인 피해가 계속 늘고 있고,미 언론들이 일제히 전사자 명단을 사진과 함께 공개,그러지 않아도 국내외의 악화되던 반전여론이 이번 포로 학대 파문으로 거세질 전망이다. ●부시,진상 조사 지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라크 포로들이 그처럼 대우받은 데 대해 ‘깊은 혐오감’을 느낀다.”며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완전히,전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둔다.”며 “우리는 이런 일을 제거하러 이라크에 갔지 자행하러 간 것이 아니다.”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 방침을 밝혔다. ●이라크 수니파,‘전쟁 범죄’ 규정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아랍연맹 등 국제사회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를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대변인을 통해 “모든 피구금자는 국제 인권법의 조항에 근거해 완전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ICRC의 플로리안 웨스트팔 대변인은 “제네바협약은 (포로들로부터)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신체적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모욕적이거나 인격을 떨어뜨리는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권은 야만적 행위라며 격분하고 있다. 이라크의 수니파 지도자들은 연합군에 의한 포로 학대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독자적인 인권단체에 의한 조사를 촉구했다.아랍연맹도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미 정부,전사자 보도로 곤혹 워싱턴포스트는 30일 3개면에 걸쳐 지난해 3월 이후 이라크에서 숨진 병사들의 사진과 이름,계급,사망 경위 등을 실었다.USA투데이도 이날 4월 이라크에서 숨진 군인들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1∼2면에 게재했다.ABC방송은 ‘나이트라인’의 시간을 늘려가며 이라크전 발발 이후 숨진 700명의 이름과 사진을 소개했다. 미 정부는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두고 전사자 관련 등 반전 성향의 보도를 축소하려 애쓰고 있지만 이번 포로 학대 파문으로 더욱 여의치 않아 보인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대법 “어깨 주물러도 성추행”

    여성에 대한 추행은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에 반해 어깨를 주무르는 것도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1부(주심 이용우 대법관)는 26일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모(33)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어깨를 주무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성에 대한 추행은 신체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해 어깨를 주물렀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혐오감을 느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행위는 도덕적 비난을 넘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성희롱은 손해배상 청구대상이 되는 민사사건의 개념인 반면 성추행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신체 부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성추행의 대상으로 본 것이어서 주목된다.반면 성희롱은 신체적인 접촉뿐만 아니라 성적인 농담이나 음란물을 보여주는 행위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모든 언행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온천하러 아산 가볼까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온몸이 근질거리는 4월.알록달록 꽃밭에서 향기에 취해보고,김이 펑펑 피어오르는 온천탕에서 몸을 풀어보자.수백년 연륜의 돌담길 사이 황톳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불뚝불뚝 스태미나를 솟게 한다는 장어구이로 기력을 보충해도 좋다. 이 정도면 오감(五感)은 몰라도 3감이나 4감을 만족시키는 데는 모자람이 없을 터.웰빙이 별건가. 충남 아산은 온천과 풍부한 먹을거리로 예전부터 가벼운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던 곳.한데 최근 국내 최대의 꽃식물원까지 생겨 나들이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서울서 고속전철로 35분,차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아산으로 ‘감히’ 웰빙투어를 떠나보자. ●세계꽃식물원 지난달 19일 문을 열었다.식물원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한 꽃향기에 취해 어지러움이 느껴진다.운동장만큼이나 넓은 공간에 튤립 수선화 베고니아 히아신스 백합 제라늄 등 갖가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개관한 이 식물원은 기존의 대형 꽃 재배단지를 관광용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농민 조합원 13명과 준조합원 38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영농조합 ‘아름다운 정원’이 조합원들의 30여년간의 재배 노하우를 기반으로 꽃식물원을 열게 됐다.2700여평의 유리온실엔 1000여종의 초화류가 1000만송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실내 식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식물원은 동백관,초화관,구근관,화단전시관,수생관 등 테마별 유리온실을 연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요즘 자태가 가장 화려한 꽃은 튤립이다.빨강,노랑,분홍,보라 등 모두 100여종에 이르는 튤립이 식물원 전역에 만개해 있다. 수선화,아마릴리스,히아신스,아이리스,베고니아 등도 티없이 맑고 발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수생관에선 워터히아신스와 부레옥잠 물배추,수련 등의 수생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분수연못,대형 수반에 장미를 띄워 맴돌게 만든 일명 ‘꽃돌이’ 등 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놓았다. 조합원중 한 사람인 남기중 원장은 “13명의 농민 조합원이 6개월간 밤샘작업을 하다시피해 식물원을 꾸몄다.”며 “앞으로 꽃 관람뿐만 아니라 꽃 재배 교육,꽃 관련 음식 소개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한국 산야에 자라는 야생화관이 따로 없다는 것.이에 대해 남 원장은 “야생화는 산과 들에 자라야 제멋이 나고,인위적으로 옮겨 키우면 잘 자라지도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혔다.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000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입장객에겐 나갈 때 3500원짜리 화분을 하나씩 주므로,실제 입장료는 1500원 이하인 셈이다.(041)544-0747,8.www.goodflower.com. ●외암리민속마을 꽃식물원이 서구풍,현대풍의 화려함으로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면 송악면의 외암리민속마을은 복고풍,서민풍의 여유로움으로 편안함을 주는 나들이 코스.500여년 전 예안 이씨 일가가 정착해 아직도 주류를 이루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석축을 쌓아 만든 용담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100년,아니 그 이전으로 갑자기 후퇴한다.길게 이어진 돌담 너머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들,수백년 연륜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기와집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대문 앞에 핀 산수유와 목련꽃의 유혹에 못이겨 다가가니 ‘참판댁’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구한말 이조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살던 집.색바랜 기와와 대문,층층히 쌓아올린 돌담이 꽃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인기척을 듣고 나온 주인 이득선씨에게 “대문이 참 아름답다.”고 하니 “대문이 아니라 안채로 통하는 후문”이라고 알려준다.여인네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화려한 꽃나무를 많이 심은 것 같다고 한다.이씨는 자신이 이 참판의 손자라고 했다. 외암리엔 사랑채와 안채,문간채 등을 갖춘 참판댁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와집이 10여채 있다.‘건재고택’‘송화댁’‘교수댁’‘참봉댁’ 등 저마다 주인이 지낸 벼슬 이름이 붙어 있다. 돌담 너머 안채 뜰엔 목련꽃이 자라고,뒤꼍 장독대 뒤에 앵두꽃이 홀로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40대 이상이면 어릴적 친숙하게 보았음직한 풍경을 이 집들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기와집 주변으로는 초가들이 어김없이 둘러싸고 있다.집집마다 쌓아올린 돌담은 자연스럽게 좁다란 골목길을 만들었고,마실 가는 듯한 촌로의 발끝엔 정겨움이 툭툭 차이는 것만 같다. ●아산의 온천 아산엔 온양,도고,아산 등 대형 온천단지가 3곳이나 있다.가히 온천의 메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도고온천은 유황성분이 풍부하고 온양온천은 라듐천으로 유명하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음봉면 신수리의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스파비스는 고속철 개통 기념으로 고속철 티켓을 보여주는 입장객에겐 20% 할인 혜택을 준다. 도고면 기곡리의 도고온천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도고별장 바로 앞의 ‘도고별장 스파피아’(041-544-9560)가 찾을 만하다.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유황온천수가 공급되고,대형 찜질방과 객실도 갖춰져 있다.온천탕 이용객에겐 대통령별장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스파피아 사장인 이상복씨 소유인 이 별장은 1968년 건축된 100여평 규모의 단층주택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와 소파,핀란드식 사우나,경호원 침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인체도 활동이 왕성해진다고 한다.그만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육식을 금하는 스님도 봄이 오면 고기를 섭취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보면 봄엔 영양보충이 필수인 듯싶다. 스태미나 음식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어집으로 가보자.아산 인주면,삽교호 인근에 가면 소문난 장어촌이 있다.34번 국도에서 623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문방리 입구 2㎞ 구간엔 10개 이상의 장어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바다를 막아 삽교호가 생긴 후 민물장어가 많이 잡히면서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다고 한다.그러나 지금은 잡히는 양이 워낙 적어 대부분 양식 장어를 쓴다.자연산은 희귀한 만큼 값도 ㎏당 15만원을 호가해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음식점마다 장어 맛은 비슷하다.그대로 굽거나 양념을 쳐 만든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구워내는데,소스에 따라 집집마다 약간씩 다른 정도다. 숯불에 석쇠를 얹어 구워내는데,매콤달콤한 양념맛,입안에서 살점이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1㎏(4만원)을 시키면 어른 2명이 먹기에 적당하다.옛날돌집(041-533-2241),꽃동네원조장어(041-533-2561) 등이 유명하다. 전통적인 분위기에서 한정식을 즐기고 싶으면 염치읍 방현리의 한정식집 ‘방수마을’(041-544-3501)로 가보자.고풍스럽게 지어진 기와집과 잘 가꾼 정원 때문에 나들이 삼아 오는 사람도 꽤 있다.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지다.소 갈비살을 큰 밤톨만하게 토막내 돌판에 구워낸 석갈비,매콤하게 버무려 볶은 낙지볶음,누룽지에 해물과 소스를 넣어 졸인 누룽지탕수육 등이 특히 맛있다. 하지만 이집이 진짜 자랑하는 것은 이같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밑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류다.고추,오이,박,마늘,시레기 장아찌 등이 나온다.주방장이자 방수마을 촌장으로 불리는 김판순씨는 “모든 장아찌는 1년에서 3년 정도 삭힌 것들”이라며 “그래야 은근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김치도 땅속 깊이 묻어둔 김장김치만 쓴다. 처녀적부터 장과 장아찌 담그는 데는 이력이 났다는 김씨는 경상도 출신이다.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고 맛없다.’는 말도 이집에 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정도로 장아찌들이 맛깔지다.김씨는 오이 장아찌는 초복에 나오는 두물오이로만,마늘은 5월말 전후로 나오는 것만 쓰는 등 재료 선택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며칠만 늦춰도 벌써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한정식은 1만원,3만원짜리가 있다.4∼5가지 요리와 밑반찬,된장찌개 등이 나오는 1만원짜리가 무난하다. 글 아산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세요 세계꽃식물원은 서울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에서 빠져 아산만방조제를 건너 도고온천 방면으로 가면 된다.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을 지나 도고온천까지 가도 된다.도고온천에서 꽃식물원까지는 3㎞ 정도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산고속버스터미널(041-544-4880)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또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온양까지 간 뒤 39번 국도를 타고 송악면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마을 이정표가 나타난다.온양,아산,도고 온천은 아산에 접어들면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경부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온양온천은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로 20분,도고온천과 아산온천은 온양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숙박 온양,아산,온천단지를 중심으로 호텔과 여관이 많다.아산스파비스,도고별장 스파피아 등 온천업체들도 온천탕과 함께 대부분 객실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축제도 즐겨요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민족의 영웅 성웅 이순신을 주제로 한 축제가 탄신일을 전후한 24일부터 28일까지 현충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4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4일 불꽃놀이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소년,청년,명장 성웅 이순신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장군의 생애와 역사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년 이순신’ 코너에선 어린 시절 이순신이 즐겼다는 전쟁놀이 재연 및 체험,조선시대 거리 재현과 민속놀이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된다.‘청년 이순신’ 코너에선 무과를 치러 무관이 되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또 이순신 장군을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일본의 도고헤 이하치로와 비교 전시하는 ‘세계 3대 해군 명장 비교전’,한산대첩 카레해전 트라팔가해전 사라미스해전 등을 비교하는 ‘세계 4대해전 비교전’ 등 명장 이순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행사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 연극제,금난새 음악회,충무공 탄신을 기념하는 다례행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진다.아산시청 문화관광과(041-540-2404),아산성웅이순신축제 추진위원회(041-540-2404).www.onyangfestival.co.kr. ˝
  • [4·15 한국의 선택] 김희정당선자 여성맞대결서 승리

    “눈과 귀를 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여성후보간 맞대결로 관심이 집중됐던 부산 연제구에서 열린우리당 노혜경 후보를 누른 김희정(33) 당선자는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전국 최연소 지역구 당선자라는 영예를 차지한 김 당선자는 유세 때 밝힌 대로 “매월 1차례 이상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을 정례화하는 등 지역 현안을 적극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유세기간 동안 편가르기,진흙탕 싸움,권모술수,불법대선 자금 등으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낸 유권자를 많이 만났다는 그는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화합의 정치,군림하지 않는 정치,함께하는 정치를 만드는 등 정치 개혁과 변화에 앞장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10년간의 정당 실무경험을 살려 한국정치 발전에 새로운 여성 리더가 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상대 후보들이 젊은 나이와 미혼,낮은 인지도 등을 단점으로 부각시키는 바람에 초반에 고전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한나라당 개혁 공천의 상징이며 깨끗한 이미지,정치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김 당선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신한국당 공채 4기로 정당생활을 시작,한나라당 기획조정국 공천심사특위 부장과 부대변인 등을 거쳤다. 부산디지털대학 김민식(60) 총장의 2남2녀 중 장녀.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4·15 한국의 선택] ‘준엄한 국민’ 야당을 탄핵했다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국회 입성,일부 보수야당의 쇠락으로 요약되는 4·15총선 결과는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바라는 민의(民意)가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무엇보다 기존 정치권의 부패상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4·15총선과 민의 17대 총선은 정치인의 세대교체를 넘어 정당의 세대교체를 불러 왔다.열린우리당은 창당 6개월만에 48석에서 돌연 국회의석의 절반(150석) 안팎을 확보,일약 원내 1당의 거대정당으로 발돋움했다.16대 국회를 처음 두드렸던 진보정당 민주노동당도 4년만에 당당히 국회의석을 확보했다.지난 1990년 민자당 창당 이후 14년간 부동의 제1당을 지켜오던 거야(巨野) 한나라당은 제2당으로 떨어졌지만 개헌 저지선을 확보,어렵게나마 체면을 지켰다.그러나 50년 정통야당을 내세웠던 58석의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에도 실패하며 호남의 군소지역당으로 몰락했다.충청 표심에 기대어 연명해 온 자민련 역시 군소정당의 범주를 벗지 못했다. 결국 299석의 국회를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두 신생정당이 기존 세 정당을 밀어내고 원내 다수의석을 차지하며 정당 교체를 이룬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권의 변화를 두 세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우선 정치 부패에 대한 민의의 심판이다.불법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로 수백억원에 이르는 정치권의 불법자금이 드러나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과 정치부패 척결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드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달 전 전국을 들끓게 했던 탄핵 반대여론도 열린우리당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탄핵역풍은 민주당 몰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인다.선거전 중반 한나라당의 거여(巨與)견제론과 함께 박근혜 대표의 박풍(朴風),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촉발한 노풍(老風) 등의 돌발변수가 등장하면서 한때 시드는 듯했던 탄핵역풍이 선거 막판 젊은층의 결집과 함께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확인된 유권자의 세대교체 현상도 더욱 뚜렷해졌다.386세대와 80년대 6·10항쟁 세대가 전체 유권자의 중심을 이루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스펙트럼이 보다 진보적 성향으로 바뀌었고,이것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도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 김정혜 부장은 “선거 기간 여론조사에서 탄핵심판 여론은 상당히 쇠락했다.”며 “총선 결과는 탄핵심판이라기보다는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30∼40대 유권자들이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양당체제와 정국 17대 총선을 계기로 정국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당체제로 개편됐다.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승리함으로써 노무현 정부는 행정부와 국회를 동시 장악,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펼쳐나갈 기반을 확보했다.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소장인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는 “열린우리당과 정책 친화력이 높은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포진함으로써 여권은 안정적 정치 지형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다만 150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17대 국회의 또 다른 관심은 민주당·자민련의 향배와 정계개편 가능성이다.특히 민주당은 조순형 대표,추미애 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 대다수가 낙선의 고배를 마심으로써 당장 지도부 공백과 함께 심각한 동요가 예상된다. 사정은 자민련도 마찬가지다.10석도 안 되는 처지로 17대 국회 4년을 헤쳐가기가 쉽지 않다.김종필 총재 스스로 총선 후 2선 후퇴를 약속한 만큼 자민련은 일단 이인제 의원 중심 체제로 재편될 듯하다.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한·자 통합도 급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민주노동당의 3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중도·보수·진보 정당의 정립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예술의전당 ‘재미있는 디자인’ 展

    색상이나 빛,소리,재질 등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디자인 요소들을 어린이들이 직접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마련된다.17일부터 5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재미있는 디자인’전.어린이들이 오감으로 느끼고 상상력을 펼치며 ‘디자인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는 전시다. 전시장에 들어선 어린이들은 진행교사의 지도로 원 혹은 삼각형 형태의 종이에 구멍을 뚫거나 찢어 다른 형태를 만들어 보거나 바닥에 뿌리부터 열매까지 나무의 성장과정을 구성해 볼 수 있다.마네킹에 옷을 만들어 입히고 찰흙으로 형태를 빚기도 한다.체험전시장엔 고마가타 가쓰미(일본) 등 해외 디자인 작가들과 국내 디자인전문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작품들을 직접 만지고 놀이할 수 있게 배열했으며 전시 공간 디자인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어린이의 창의성과 상상력은 주변 환경에 따라 무한히 개발될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자리다.일반 3000원,학생 2000원.(02)580-1539. 김종면기자˝
  • [총선 D-9] TV광고는 ‘네거티브 결정판’

    각 정당의 17대 총선 미디어전이 막이 올랐다.TV와 라디오,신문 등 매체 광고를 통한 민심 잡기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빛을 발한 이래 이번 총선에서도 ‘감성 정치’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과 ‘노풍(老風)’ 등 네거티브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각 당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TV 광고의 주제를 ‘국민이 저의 어머님입니다.’로 잡았다.회초리를 든 어머니를 국민으로,매를 맞는 장남은 한나라당으로 설정해 과거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래도 믿을 것은 너밖에 없다.’는 어머니의 대사가 한나라당에 대한 신뢰를 담는다. 박근혜 대표가 방송연설 도중에 흘렸던 눈물을 소재로 광고를 제작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흘렸던 눈물처럼 득표에 도움이 될까해서인데 지나친 읍소 작전이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다. 상대방의 결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라디오 광고를 통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그대로 알리기로 했다.박 대표가 네거티브 전략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의장의 발언 내용은 한나라당 광고물에서 놓치기 아까운 소재라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이 나라는 아직도 젊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라는 신문 광고를 준비 중이다.한나라당 지지층이 약한 청·장년층의 표심을 비교적 이성적인 문구로 호소할 생각이다. 열린우리당은 탄핵 정국을 광고전에도 그대로 끌고간다는 전략이다.지난달 12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의 장면을 TV 광고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역시 네거티브라는 비판에도 불구,이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다는 판단이 섰다. 여야가 격렬하게 충돌,정치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장면을,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 가는 그 장면을 상기시킴으로써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동정표’를 다시 끌어모아 보자는 심산이다. 거기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탄핵안 투표를 하러 가면서 미소를 지은 장면을 묘하게 오버랩시킨 뒤 ‘죄송합니다.그날은 힘이 모자라 그들을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자막을 깐다.이어 ‘그러나 4월15일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로 야당 심판론을 제기함과 동시에 박풍(朴風)의 수도권 북상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열린우리당은 또 취임 후 민생 행보 강행군을 펼쳐온 정동영 의장의 젊고 패기에 넘친 표정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모습 등을 담은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당 내홍으로 출발이 늦은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를 활용,호남의 전통적 지지층을 자극하는 광고 제작에 들어갔다. 또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전쟁 세대인 60,70대 노인들이 북측의 친지들과 작별하는 장면을 통해 정 의장의 노인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자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로 했다. 자민련은 건전보수의 이미지를 강조한 두 편의 광고물을 찍었지만 자금 사정으로 방영 여부가 불투명하다.민주노동당은 ‘일리(12)가 있네.’,‘1,2번이 망친 나라 12번이 살리겠습니다.’ 등 표어를 통해 기호 12번 알리기에 주력키로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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