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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W 첫 하드톱 ‘뉴3 시리즈 컨버터블’ 체험기

    BMW 첫 하드톱 ‘뉴3 시리즈 컨버터블’ 체험기

    |스콧데일(미국 애리조나) 안미현특파원|날씨가 건조해 은퇴한 부자 노인들이 많이 산다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시. 그러나 그 곳에 도착했을 때는 춥고 비가 왔다. 사람 키의 세배는 됨직한 선인장들이 없었다면 사막지대임을 잊을 정도였다. 때마침 첫눈까지 내려 조용하던 도시가 온통 술렁댔다. 그 시각,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기자들은 다른 이유로 술렁댔다. 독일 BMW가 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하드톱(천이 아닌 강판 지붕)을 얹은 ‘뉴 3시리즈 컨버터블’을 공개하는 순간이었다.3시리즈란 배기량 2000∼3000㏄의 소형 차량을, 컨버터블은 지붕이 열리는 차를 말한다. 열쇠와 일체형인 리모컨을 누르자 출시 전부터 입소문이 퍼졌던 ‘로봇 동작’이 펼쳐졌다. 도통 접힐 것 같지 않던 차량 지붕과 트렁크 뚜껑이 3단으로 착착 포개지며 제자리를 찾아 감쪽같이 숨어들었다. 변신에 걸린 시간은 22초. 지붕이 완전히 열릴 때까지 리모컨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게 다소 불편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감내해야 했다. 리모컨에서 손을 떼면 곧바로 ‘동작 그만’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3시리즈 ‘쿠페’(문이 두개이고 지붕이 낮은 스포츠형 세단)와는 뭐가 다른 것일까. 독일 본사에서 날아온 미셀 브라포겔씨는 “쿠페와 컨버터블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차”라고 받아쳤다. 쿠페가 질주하는 본능을 자극하는 ‘드라이빙 머신’(Driving machine)이라면 컨버터블은 오픈 드라이빙(Open driving)의 묘미를 만끽하는 차라는 설명이다. 공기냄새, 바람소리를 오감으로 느끼며 운전하는 차라는 얘기다. 여기에 뉴3시리즈 컨버터블의 또 하나의 비교우위가 있다. 디자인을 뜯어보면 낮은 어깨선(숄더라인)이 특징적이다. 게다가 거의 일자형 수평이다.“뒷좌석의 시야가 30%나 넓어져 운전자뿐 아니라 4명의 동승자 모두가 오픈 드라이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브라포겔씨의 설명이다. 차문을 열었을 때 물벼락(지붕의 물이 쏟아지는 현상)을 맞지 않도록 물받이를 댄 것이나, 골프백을 넣을 수 있게 확대한 트렁크 공간, 적외선 반사 시트 등도 기존의 컨버터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세심한 장치들이다. 도로로 나가보았다.‘불사조의 도시’ 피닉스를 지나 캐니언 호수쪽으로 차를 몰았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미국의 고속도로 덕분에 속도를 마음껏 올릴 수 있었다. 계기판이 시속 200㎞를 가리켰다. 그런데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도로에 착 붙어 낮고 힘있게 뻗어나갔다. 바깥에서 매섭게 파고드는 바람소리만 아니었다면 속도를 줄이지 않았을 것이다. 스피드는 이 차가 추구하는 첫번째 즐거움이 아니었지만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최고급 모델인 335i(i=가솔린)는 최대출력이 306마력이나 된다. 오후 들어 눈비가 잦아들었다. 바로 지붕을 열었다. 전혀 춥지 않았다. 몸은 따뜻하고 머리는 상쾌했다. 열선 시트와 히터를 틀었다고는 하지만 신기했다.BMW가 입만 열면 자랑하는 “역학 설계”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튀지 않으면서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지붕을 닫으면 여느 고급 세단이다. 지붕을 열면 절제된 스포츠카가 된다.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더 적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MW코리아 김영은 마케팅 담당 상무는 “30∼40대 전문직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처음 내놓는 하드톱인데다 변화가 잦은 우리나라 날씨에 (하드톱이)훨씬 효율적이어서 상당히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3월쯤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328i(유럽에서는 330i)와 335i 두 모델만 들여온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8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hyun@seoul.co.kr
  • [2007 자치구 핫이슈](4) 도봉구 식물생태원 조성

    서울의 최북단 도봉구는 푸르고 건강한 도시를 꿈꾸며 올해 구정의 초점을 환경과 복지에 맞추고 있다. 이름하여 ‘에코 프로젝트’이다. 최선길 구청장은 “뉴타운 개발이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환경이 더 큰 가치를 안겨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도봉산과 중랑천, 식물생태원 서울 도봉구 도봉동 4번지 일대의 식물생태원 1단계 조성부지. 아직 공사에 착공하지 않아 허허벌판이다. 25일 현장을 찾은 최 구청장은 “서울 하면 한강, 청계천이 생각나듯이 이제 외국인에게도 서울의 산은 도봉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식물생태원 조성사업은 도봉산을 세계적 명산으로 가꾸는 제1단계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식물생태원이 들어설 곳은 북쪽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이 있고 오른쪽에는 중랑천 지류가 흐르는 사이에 위치해 있다. 남쪽은 아파트촌이다. 4월이 오면 이곳은 노란색이 물결치는 유채꽃밭으로 변한다. 유채꽃은 오는 9월 본격적인 착공 전까지 한여름의 볼거리일 뿐이다. 곧 온갖 식물이 자라는 생태교육장으로 둔갑할 것이다. 생태숲, 습지관찰지, 생명과학박물관, 생태놀이터 등이 곳곳에 들어선다. 또 바위를 주제로 한 암석원, 약재와 관련된 약용식물원, 덩굴을 주제로 한 덩굴식물원 등이 테마별로 꾸며진 ‘오감(五感)식물원’이 된다. 주변에는 자전거도로,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최 구청장은 “도봉구를 온갖 생명이 살아 숨쉬고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에코 프로젝트의 1단계 사업 푸른 도봉을 가꾸는 ‘에코 프로젝트’는 도봉동 일대를 1·2·3단계에 걸쳐 식물생태원(총 12만1718㎡)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2만 9268㎡)은 올 상반기에 본격 착공해 내년 말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53억 6000만원을 투입한다.1단계 부지는 구 소유지이기 때문에 사업시행에 문제가 없다. 이어 2단계(2만 3150㎡)와 3단계(6만 9200㎡)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식물생태원 맞은 편에는 친환경건강마을(6만 8218㎡)을 조성하기로 했다. 낡고 불법가옥이 즐비한 안골, 새동네가 태양광을 이용한 시범주거단지로 변신한다. 웰빙체험 시설도 들어서고, 자원재활용 처리시설은 친환경적 주민위락 시설로 설계할 예정이다. 마을을 둘러싼 도봉산 지역에도 거대한 식물단지(20만 3900㎡)로 꾸민다. ●사업추진의 걸림돌은 사업추진을 가로막는 애로사항이 즐비하지만 이중 숙박시설이 긴요하다. 서울시의 ‘관광객 1200만명 유치계획’에 발맞춰 도봉산을 ‘세계의 관광명산’으로 만들려면 가까운 곳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꼭 필요하다. 도봉산이 도봉구와 인근지역 주민만을 위한 산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건강마을 아래 도봉산 입구 지역(1만 1090㎡)에 유스호스텔을 짓도록 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다. 부지는 서울시가 소유한 버스차고지 등이라 추진에 큰 어려움이 없는 만큼 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생태 타운’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설동∼우이역구간 경전철의 방학역 노선 연장도 절실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 ‘2월의 공원 프로그램’ 이용 홈피 접수

    서울 ‘2월의 공원 프로그램’ 이용 홈피 접수

    서울시는 서울의 공원에서 자연을 보고 느끼는 2월의 공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25일부터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신청 접수를 받는다. 서울숲에서는 서울숲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서울숲 탐방’과 식물의 뿌리에 대해 알아보는 ‘어린이 자연관찰교실’, 사슴벌레의 특성을 배우는 ‘난 곤충이 좋아’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남산공원에서는 숲해설가와 겨울 숲속을 여행하는 프로그램과 자신만의 인형을 직접 식물로 만드는 ‘식물인형 만들기’를 통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길동 자연생태공원에서 진행하는 ‘새관찰’ 프로그램에서는 텃새와 철새의 차이점을 배우고,‘오감체험’‘숲속보물찾기’ 등에 참가해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천호미디어센터, 여의도공원, 월드컵공원 등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주말탐방]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

    [주말탐방]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

    남성 트리오 ‘별 셋’이 부르던 드라마 ‘전우’의 주제가를 기억하는가. 빅 모로 주연의 외화물 ‘전투’는 또 어떤가. 어느새 맘 속으로 멜로디 한 소절을 흥얼거리고 있다면 당신 역시 밀리터리 마니아의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라고? 흥분할 것까진 없다. 활 잘 쏘고 말 잘 타는 동이족의 후예 아닌가. 전쟁 좋아하는 유전자 한쌍쯤 가지고 있다고 해서 크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이번 주말탐방에서는 총과 무기, 군(軍)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를 엿보았다. 마니아(mania). 말 그대로 ‘미친’ 사람들이다. 병리학적 ‘광인’과 다른 점은 ‘미침(狂)’의 대상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선 ‘노빠’,‘황빠’ 등 21세기 벽두에 등장한 ‘토종 신인류’와도 유사하다. 하지만 ‘∼빠’라는 호명에 담긴 경멸과 혐오감이 마니아에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속물적 다수와 구별되려는 엘리트 집단의 오만과 권력의지가 묻어난다고 할까. ●“우린 미쳤다. 그래서 왜?” 밀리터리 마니아는 어떤가. 기실 이들은 마니아 세계에서도 이단적인 비주류에 속했다. 각종 총기류와 무기 제원을 줄줄 읊어대고, 본드냄새 나는 골방에 처박혀 플라스틱 병기를 조립하거나, 교외의 야산과 폐건물을 찾아 ‘패거리 총질’을 일삼는 이들에게서 바로크 마니아, 누벨바그 마니아에서와 같은 고상함을 기대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사람들의 시선도 차갑기만 했다. 범속한 ‘교양인’들이 볼 때 이들은 총과 무기에 정신 팔린 ‘철부지 전쟁광’이거나 군 가산점 폐지 주장에 발끈해 여자대학 홈페이지에 사이버 테러나 일삼는 ‘마초집단’이었고, 치안을 걱정하는 경찰에겐 고성능 ‘유사총기’로 무장하고 언제든 은행으로 돌진할 수 있는 ‘잠재적 범죄집단’일 뿐이었다. 결국 이들은 새천년의 문턱에 들어서도록 ‘문화적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채 언더그라운드를 포복하는 슬픈 운명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데 모든 것은 변했다. 마니아 특유의 ‘전투적’ 학습열 덕에 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은 놀랄 만큼 깊고 풍부해졌고, 마니아 출신 평론가들의 약진에 군과 전문가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인터넷의 등장은 이들이 고립된 ‘오타쿠’로 전락하는 것을 막았다. 온라인을 매개로 한 활발한 오프 활동이 이들로 하여금 음습한 지하세계를 탈출해 지상으로 귀환할 수 있는 비상구를 제공한 것이다. ●“서바이벌은 ‘애국 스포츠’” 중견 제약회사 과장인 강양수(34)씨도 인터넷을 통해 서바이벌 세계에 입문한 경우다.4년전 컴퓨터 슈팅게임을 즐기다 자연스럽게 총기로 관심이 옮아왔다. 인터넷에서 총기류를 검색하다 동호회를 알게 됐고 지금은 한달에 1∼2차례 필드를 찾는다.‘총 가지고 노는 어른’이란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서바이벌이 골프나 산악자전거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서바이벌 게임이 체력은 물론 국방에 대한 관심도 키울 수 있는 ‘애국 스포츠’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서바이벌 게임용 총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건숍’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중인 건숍은 30여곳. 이 가운데 10여곳이 서울에 있다. 서울 충무로에서 건숍을 운영하는 최범석(35)씨는 “인터넷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진 2002년을 전후로 시장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면서 “대형 매장은 연 매출이 10억원을 넘는다.”고 귀띔했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총은 대부분 일제 전동총이다. 외양과 무게만으로는 진짜 총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다. 총알은 흔히 알려진 페인트탄이 아닌 6㎜ 비비탄을 쓴다. 페인트탄총은 모양이 투박한 데다 게임을 할 경우 박진감도 떨어져 이벤트 업체가 아니면 좀체 사용하지 않는다. ●무기제원? 나한테 물어봐 이들 서바이벌 게이머 대부분은 열정적 모형총 수집가이거나 해박한 총기 지식의 소유자들이다. 이범석(34)씨가 그런 경우다. 서바이벌 마니아가 되기 전 그는 인터넷 군사무기 카페에서 필명을 날리던 총기 전문가였다. 아직까지 세계 각국에서 만든 총기 대부분에 대해 개발과정과 제원은 물론 장단점까지 줄줄 꿰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명동 헌책방을 드나들며 ‘건’같은 일본 군사잡지들을 닥치는 대로 사모았고 대학에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플라스틱 모형 총기를 조립하는 데 몽땅 쏟아부은 덕분이다. 그는 “과거 외국잡지 등으로 제약됐던 정보습득 채널이 인터넷 덕분에 놀랄 만큼 다양화됐다.”면서 “요즘은 중학생이라도 맘만 먹으면 미국에서 개발중인 신형 소총의 제원과 가격을 찾아 한국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상을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의 밀리터리 카페들이다.3년전 만들어진 네이버의 밀리터리 카페는 회원수가 7만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300개 정도 올라오는 글마다 댓글이 빼곡하다. 글의 종류도 단순한 국방기사 스크랩을 넘어 동호회 활동에서 외국 군사 사이트와 무기회사 홈페이지에 실린 최신 무기정보까지 다양하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가 운영하는 ‘유용원의 군사세계’는 방문자 수가 4900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평균 접속자가 5만명으로 국방부와 군 공식 홈페이지 방문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문화 소비자 아닌 정책 생산자를 꿈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의 활동이 단순한 정보의 교환과 소비단계를 넘어 국방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실제 각종 밀리터리 사이트에서는 국방개혁이나 차기 전투기 사업, 해군의 이지스함 도입 등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진다. 홈페이지를 통해 국방예산 증액이나 차세대 무기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오프라인 상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기도 한다.2005년 일군의 마니아들이 벌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 지지 시위가 대표적이다. 서명·시위 같은 압력행사 단계를 넘어 정책 입안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국회활동을 통한 개입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주변에서는 국정감사나 예산안 심의 때 보좌진으로 들어가 국방관료들을 능가하는 전문지식으로 현안들을 송곳처럼 파고드는 일급 마니아들이 여럿 있다. 마니아 출신으로 의원 비서관 경험도 있는 A씨는 “군 출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시즌’이 되면 여러 경로를 통해 질의서 작성 의뢰가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음악이나 영화 등 과거 마니아의 영역에 속했던 고급정보들이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해 교양지식 수준으로 평준화되고 있다.”면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마니아 집단과 달리 전문·세분화를 통해 마니아적 정통성을 유일하게 보존하고 있는 분야가 밀리터리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밀리터리 마니아 계보학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도입된 서바이벌 게임은 10년새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나 각종 청소년 캠프의 단골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군에서도 예비군 훈련과목의 일환으로 적극 장려되고 있다. 하지만 서바이벌 게이머들은 밀리터리 마니아 중에서도 소수그룹에 속한다. 필드에 나가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데다, 게임에 사용되는 총의 가격이 30만∼80만원에 이르는 등 금전적 부담도 적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서바이벌 마니아는 30∼40대 직장인들이 많고, 그 수도 2만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밀리터리 마니아는 서바이벌 마니아와 무기모형의 제작과 수집을 즐기는 플라모델 마니아, 군사지식을 수집·탐구하는 지식 마니아층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는 시·공간적 제약이 따르지 않고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군사지식 마니아층의 저변이 가장 넓다. 연령대도 10대에서 장년층까지 다양하다. 관심사도 다양해 총기 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차·장갑차·야포 등 지상군 무기에 관심있는 사람, 함정이나 항공기가 주 관심사인 사람들이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군의 2급비밀 사항인 육상·해상전력을 정확히 알고 있고, 공군전력도 80% 이상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 글의 게시와 열람이 자유로운 군사지식 사이트가 사실상 정보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70년대부터 본격등장한 플라모델 마니아는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주로 제작하는 것은 전차와 전투기, 함정이다. 이 가운데 축소비율이 크고 부품이 많은 함정류가 가장 제작이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이밖에 군장 마니아, 전쟁영화 마니아, 전략 시뮬레이션과 슈팅 게임 마니아 등이 밀리터리 마니아의 범주에 들어간다. 마니아 세계에선 플라모델 마니아→군사지식 마니아→서바이벌 마니아로 이어지는 단계를 통상적인 마니아의 진화경로로 본다. 물론 변수는 ‘나이’와 ‘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땅에도 별이 뜬다

    땅에도 별이 뜬다

    서울 강동구 길동 일자산 끝자락의 ‘허브-천문공원’. 최근 내린 눈으로 허브의 향기는 잠시 끊겼지만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별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30반쯤 공원의 동쪽 끝 일단(日壇)에서 바라본 석양은 마치 피라미드에 태양이 걸친 듯해서 왜 이 곳이 천문공원인지를 오롯이 드러냈다. 허브-천문공원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지 100여일 만에 ‘서울의 명소’가 됐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단체 관람이 줄을 잇고, 연인과 가족, 등산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요즘에는 추운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400∼500명이 다녀간다. 공원의 입구인 ‘오문(午門·남문)’에는 천문의 기본 요소인 태양과 달, 별 등이 도자기 안내판에 새겨져 있다. 특히 별은 동양과 서양의 별자리를 비교해 이해도를 높였다. 저녁에는 오문에서 정면의 자작나무숲을 향해 38도 정도 하늘을 올려다 보면 별중에 가장 밝은 북극성을 볼 수 있다. 허브-천문공원의 공간 영역은 크게 내원과 외원으로 이뤄져 있다. 내원에는 고구려 천문도를 기초로 해서 만든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를 땅에 새겨 놓았다. 동서남북에 28개의 별자리가 배치돼 있으며, 그 중심에 북극성이 자리하고 있다. 태양이 서쪽 하늘로 질 때쯤이면 바닥에 새겨진 별자리마다 고유의 색깔을 드러낸다. 온 세상의 문학을 맡아 보는 별자리인 문창성,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음력 칠월칠석에 오작교를 통해 만나는 견우별과 직녀별, 국자모양을 한 북두칠성…. 대기 조건이 좋은 겨울철에는 땅위의 별과 하늘의 별을 비교해 보는 것도 볼거리다. 이밖에 내원에는 하늘나라 궁궐을 둘러싼 ‘자미원’, 하늘나라 정부종합청사인 ‘태미원’, 하늘나라 시장인 ‘천시원’, 하늘나라 우물, 하늘 동물원 등 갖가지 이름을 붙여 놓았다. 대학생 이모(19)군은 “큰 의미없이 보다가 새삼 내용을 알고 나니 굉장한 공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60대의 한 등산객은 “밤에 반짝이는 별자리를 보고 이 곳이 허브가 아닌 천문공원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았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원 가운데 푸른색의 ‘은하수’ 길을 따라 가면 월단(月壇)과 일단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춘ㆍ추분 시점의 일출과 일몰 시간에 맞춘 대각선 축을 설정했다. 이런 축들은 보행로와 연결되기도 하고, 상징축이 되기도 한다. 이 축을 중심으로 해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또 공원에서 볼 만한 겨울철 볼거리는 북쪽에 위치한 250그루의 자작나무 숲이다. 나무 색깔이 흰색이라 하얀 눈과 꽤 조화를 이룬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을 향해 솟은 자작나무는 신성함까지 느껴진다. 서쪽의 피라미드 모양의 유리 온실에는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가 가득하다. 공원을 설계한 박경복 박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허브-천문공원을 두고 한 이야기 같다.”면서 “향에 취한 허브공원도 좋지만 전통 사상을 기반으로 한 천문공원도 알면 알수록 오감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년사설] 갈등을 넘어, 이젠 희망의 시대로

    2007년 희망의 새해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지난 한해를 참으로 힘겹게 보냈다. 밖에서는 북핵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안에서는 집값 땅값 폭등의 열풍이 불었다. 이념과 계층과 지역으로 갈려 서로 맞부딪치며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정치권은 정쟁에 빠져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했다. 그런 중에도 소중한 희망의 싹을 보았다. 우리은행 노사가 보여준 상생의 정신이 그것이다. 정규직은 임금을 동결하고 그 재원으로 비정규직 3200명의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뤄냈다. 모두가 승리하는 길이 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지난 시간이 힘들면 힘들수록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는 크다. 눈을 미래로 향하고 처진 어깨를 곧추 세워 힘차게 나아갈 때다. 새해는 대선의 해다. 우리는 오는 12월19일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머질 새 대통령을 뽑는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비전, 경륜을 두루 갖춘 대통령을 선출해야 나라가 발전하고 서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지금부터 눈을 부릅뜨고 대선주자들의 언행과 면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의 낡은 끈을 과감히 끊고 누가 헛된 선심공약을 남발하는지도 감시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각 후보진영의 선거공약을 객관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유권자에게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고 정책선거로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고, 계층·지역·이념의 대립을 해소해 나가는 사회통합의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정당과 대선주자들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진보는 반미정서에 기대어 표를 얻는 ‘반미장사’를 해선 안 되며, 보수는 안보불안 심리를 부추겨 반사이익을 얻는 ‘안보장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낡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낀다. 정치와 정치인을 거리의 낯선 행인들만큼도 믿지 않는다. 신뢰가 없는 정치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 설혹 정권을 잡는다 해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2007년 대한민국은 새정치의 실현을 갈망하고 있으며, 그 출발점은 신뢰를 쌓아나가는 일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노 대통령이 정쟁을 피하고 벌여놓은 개혁과제들을 차질없이 마무리하는 데 진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노 대통령이 올해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정치가 아니라 정치과잉에 따른 민생 실종일 것이다.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국정의 안정적인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으로 공정한 선거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또 평화를 지키며 통일을 향해 한발 다가서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다. 북한이 변해야 한다. 고립과 제재 속에 핵에 의존해 체제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핵 폐기와 개혁·개방만이 안전을 보장하고 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대화가 유일한 해결책임을 인식하고 금융제재 문제 등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정부는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약화된 6자회담의 추동력을 강화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이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1인당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게 된다. 그런데도 저출산·고령화와 가계의 소비여력 고갈, 기업의 투자부진 등으로 경제의 활력은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경제가 성장을 해도 빈부격차의 확대와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는 심각한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땅값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그런 우울증을 치유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도 시급한 현안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한 무역국가 한국이 가야 할 길이자 국가생존전략이다.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와 내용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막바지에 이른 한·미 FTA 협상은 양국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의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한다. 한·중 FTA와 한·EU FTA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희망이 있는 사회는 따스하다. 경제·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배려와 평등한 교육기회의 보장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주어야 한다. 공동체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분노와 적대의 마음을 비우고,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다시 채우자.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고, 될수록 자주 그들의 처지가 되어 보자. 사회구성원 모두의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 머지않아 큰 희망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 [OUR STORY] 노천온천 가족사랑 여행

    [OUR STORY] 노천온천 가족사랑 여행

    달력에 남은 2006년의 날들은 이제 겨우 사흘. 앞만 보고 달려온 심신에는 한해의 피로가 켜켜이 쌓여 있다. 이럴 때 온천을 찾아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펴보는 건 어떨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탕에서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세밑 묵은 때를 말끔히 씻으며 새해설계를 하는 것도 좋겠다. 온천하는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노천탕.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수승화강(水昇火降)과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자연섭리를 만끽할 수 있다. 때마침 함박눈이라도 내려 준다면, 한겨울 이보다 더 포근한 그림은 없을 듯하다. 특히 목욕탕의 더운 습기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더욱 권할 만하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 시설까지 갖춘 대형온천들이 늘어나면서 3대(代)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글 사진 이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인천 이범기씨 가족의 새해설계 온천나들이 세종대왕과 세조 등 조선시대 군왕들은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 경기도 이천시의 온천을 자주 찾아, 몸의 나쁜 기운을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지난 2월 이곳에 문을 연 테르메덴(www.termeden.com·031-645-2000)은 서울 근교 온천 가운데 ‘가격대비 성능’이 탁월한 곳으로 소문나 있다. 단순히 온천탕만을 즐기는 일본식과는 달리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자연공원과 스포츠 시설, 오락관, 문화관 등 각종 부대시설 등이 고루 갖춰진 독일식으로 설계됐다. # 12가지 수치료 시설 테르메덴 12가지 수(水)치료 시설이 설치된 지름 30m짜리 바데풀이 자랑거리. 워터제트로 신체 각 부분을 자극해 피부활성화는 물론 안마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온천 관계자의 설명이다. 살균효과가 뛰어난 ‘쌀탕’, 진통효과와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솔잎탕’ 등 다양한 ‘노천 아이템탕’과 전통 불한증막도 즐길 수 있다. 피부각질을 뜯어먹는 ‘의사 물고기’를 온천수에 풀어놓은 ‘닥터피시(doctor fish)’탕은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스릴을 느낄 만한 놀이시설은 없지만, 가족끼리 한나절 보내기엔 딱. 인하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범기(38·인천)씨 가족 또한 휴식과 새해설계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어린이집을 운영하느라 바쁜 아내와 평소 얼굴 보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모처럼 시간을 냈습니다. 한겨울에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네요. 맨살을 마주하며 따뜻한 정을 느낄 수도 있고요.” 야외풀장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 물에서 노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신나는 아이들에게 울퉁불퉁하고 통통 튀는 슬라이드는 최고의 물놀이 시설이다. 야외풀장 또한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다. 황성용 운영계획팀 대리는 “천질(泉質)에 특정 성분의 농도가 과다하게 내포되어 있지 않고, 여러 가지 성분이 골고루 포함돼 있는 나트륨 알칼리성 단순천인 것이 특징”이라며 “지하 1200m에서 매일같이 1500t가량을 퍼올려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온천은 대부분 단순천. 자극성이 없이 부드럽고 온화해 노인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잘 적응되는 온천수로 분류된다. # 각질 뜯어먹는 닥터피시탕 인기 야외풀장에서 시간을 보낸 이씨 가족은 이번엔 뜨끈한 ‘쌀탕’에 몸을 담갔다. 이천 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쌀겨를 푼 탕이다. 각자 눈을 지그시 감은 것이 새해 설계라도 하는 모양이다. 내년에 중이염 수술이 예정된 큰딸 진아(9)양의 새해 소망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귀가 잘 들려야 피아노도 칠 수 있잖아요. 열심히 연습해서 꼭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거예요.”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막내 종민(6)이는 “비밀인데요. 여자친구 소연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파묻었다. 이제 이곳의 자랑거리 ‘닥터피시’를 만날 차례다. 섭씨 40도 정도의 온천수에서 인체의 각질을 먹으며 살아가는 물고기다. 야외 족탕에 풀려 있는 1만마리의 닥터피시는 중국 하이난성에서 들여온 친친어. 황 대리는 “밤새 굶은 채로 있다가 오전 11시에 탕을 개방하면 난리가 날 정도로 사람들에게 달라 붙는다.”며 “사람이 몰리는 주말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월요일엔 20∼30마리 정도가 죽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들이 탕에 몸을 담근 지 1분쯤 지났을까. 닥터피시들이 새까맣게 몰려 들기 시작했다. 진아와 종민이는 간지럽다며 아우성이다. 그것도 잠시. 살아 있는 생명체가 몸을 깨끗이 해주는 것이 즐겁고 신기한 듯, 아우성은 이내 웃음소리로 바뀌었다. 이씨의 아내 조진숙(38)씨 또한 “의학적 효과 여부를 떠나서, 일년 묵은 때가 한꺼번에 씻겨 나가는 듯 개운하네요.”라며 편안한 자세로 물고기들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겨울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 하지만 따스한 노천탕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즐기는 겨울 맛을 그 무엇과 견줄 수 있을까. # 가는 길 자가용:영동고속도로 이천 나들목→안성, 설성 방면→약 15㎞ 직진.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안성, 설성 방면→약 20㎞ 직진. 대중교통:이천행 고속버스(1시간 소요)→이천터미널에서 테르메덴까지 왕복운행하는 셔틀버스나 시내버스 16-1번. # 주변 관광지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세계도자기센터(www.worldceramic.or.kr)에 들러볼 만하다. 도자를 놀이로 체험하는 토야 교육관 ‘도자가 뭐야’에서는 도자가 제작되는 전 과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031)631-6501. ■ 테마별 노천온천 7곳 연말연시를 맞아 가족끼리 가볼 만한 전국의 노천 온천 중 테마별로 특징이 있는 7곳을 골라봤다. # 오션캐슬 선셋 스파 바다를 바라보며 노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충남 안면도 오션캐슬의 선셋 스파가 그만이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꽃지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오션뷰 스파. 기포욕으로 피로를 풀고, 멀리 보이는 해넘이 풍경에 눈을 씻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 4000원.(042)671-7070. # 아산 스파비스 충남 아산시의 아산 스파비스는 한여름처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노천 온천풀은 물론, 유아풀, 어린이 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신 마사지는 물론, 건강진단까지 받을 수 있어 ‘종합 보양 온천’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어른 2만 2000원, 어린이 1만 4000원.(041)539-2080. # 산정호수 한화콘도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명성산 기슭에 자리잡은 산정호수 한화콘도의 노천탕은 단풍나무와 대나무가 있는 겨울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모두 잎을 떨구고 있지만, 탕에 들어가 푸른하늘을 보면 제법 자연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031)534-5500. # 설악 워터피아 미시령 아래 자리한 워터피아는 설악산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펼쳐지는 10여가지 노천 테마탕이 일품. 워터피아의 암반은 이웃한 척산온천과 같은 단층대에 속해 있어 온천수질이 매우 좋은 것이 특징이다. 어른 3만 9000원, 어린이 2만 9000원. 한화콘도 투숙객의 경우 어른 3만 1000원, 어린이 2만 3000원.(033) 635-7711. # 덕산 스파캐슬 43가지 성분이 포함된 49℃ 덕산 온천수가 자랑인 스파캐슬(www.spaca stle.com)은 아이들과 찾기 좋은 곳. 유수풀, 키디풀, 워터 슬라이드가 모여 있는 써니레이 등 다양한 어린이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다. 사우나+노천탕 이용요금 어른 4만 8000원, 어린이 3만원.(041)330-8000. # 무주리조트 노천탕 스키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온천욕과 같은 ‘아프레 스키(스키 뒤풀이)’의 조건에 따라 스키장의 품격을 결정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아프레 스키를 도입한 곳은 전북 무주리조트. 설원을 누비다 세솔동에 있는 구절초 사우나와 노천 온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어른 1만 3000원, 어린이 9000원.(063)320-7894∼6. # 경기 광주 스파 그린랜드 경기도 퇴촌에 자리잡은 스파리조트.1000t의 자연석과 조경수로 꾸며진 폭포 노천탕과 정원을 거닐며 발지압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노천 정원족탕이 인기. 화가 쇠라의 작품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등 예술품을 동원한 인테리어도 특징. 최근엔 ‘닥터피시탕’도 새로 조성했다. 주말 자유이용권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 5000원.(031)760-570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온천의 건강학 예부터 인간은 몸의 이상이나 각종 질병에 맞서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동양의학은 약물요법, 자극요법, 양생요법 등으로 세분화하며 발전했다. 온천을 이용한 건강법은 이 중에서도 물의 온도와 인체에 대한 마찰, 물 자체의 성분을 이용한 수치료법에 해당된다. 이후 수치료법은 냉온교호욕, 월풀(Whirl pool), 허바드(Hubbard)욕, 냉·온찜질, 진흙욕, 파라핀 등으로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 온천욕이란 온천욕은 예부터 전해지는 수치료법의 일종이다. 온천수는 온열 효과, 기계적효과 그리고 각종 전해질과 염류 성분에 의한 약물학적 효과, 삼투압에 의한 생체변조 효과를 갖고 있다. 온천수는 지상으로 용출되는 지하수 중에 유황이나 방사능 등이 포함된 물로, 온도는 다양하다. 온천수 중 섭씨 25.5도 이하를 냉천,25∼34도를 미온천,34∼42도를 온천,42도가 넘으면 고온천으로 분류한다. # 온천욕의 효과 물의 자극효과는 온도, 온천수의 적용 속도와 피부 면적에 따라 결정되며, 피부와의 온도차가 클수록, 또 적용 속도가 빠르고, 적용 면적이 넓을수록 자극 효과가 커진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온천욕은 생리화학적 면에서는 말초혈관의 확장으로 심부조직과 말초혈관에 다량의 혈액을 공급해 울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또 전신 온천욕은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심장 박출량을 늘리므로 처음에는 약간 혈압이 오르다가 이내 혈압이 낮아져 몸이 안정된다. 호흡도 처음에는 약간 헐떡거리지만 곧 호흡률과 호흡의 깊이가 증가해 안정된다. 피부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홍조가 나타나며 촉각 감수성도 증대된다. 온천욕은 또 한선을 자극, 땀을 나게 하며, 피부 발한은 소변을 줄이고, 인체의 대사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온천욕은 인체 조직에서 지방산과 가스, 이산화탄소 입자와 같은 많은 방향족 물질을 제거해 건강을 지켜준다. 정리하면 온천욕은 첫째 피로와 자극 해소 및 근육을 이완시키고, 둘째 한선을 자극해 땀을 배출하며, 셋째 말초혈관을 확장, 심박출량을 증가시킨다. 또 혈압을 낮추고 혈행을 개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며 신경계에 작용해 진정작용 및 동통을 완화한다. # 동양의학에서의 온천수 효과 온천수를 마시거나 목욕을 통해 질병을 이기게 하는 치료법을 천수요법이라 한다. 당연히 수질이 중요해 나쁜 수질의 물을 이용하면 다른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천수요법은 전통적으로 내·외·소아·안과 등 각 과에 두루 사용했고, 근골, 피부질환, 마비질환, 탈모 등에도 적용했다. 천수요법의 한의학적 원리는 물의 유윤작용(濡潤作用)이 인체 장부기기(臟腑氣機)의 승강출입(升降出入)을 원활히 하고, 물의 자영작용(滋榮作用)은 기혈진액(氣血津液)의 순환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물은 대개 성미(性味)가 감평(甘平)하며, 양기를 보하는 효과가 있는데, 특히 온천수는 대체로 성미가 신열(辛熱)하고 약간의 독이 있어 목욕을 하면 개선(疥癬)과 창독(瘡毒) 등의 피부질환에 좋고 더불어 경락과 기혈을 통하게 하며, 어혈을 없애고 정신을 유쾌하게 한다. 또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류머티즘, 신경통, 골수염, 신병광질환, 대사성 질환 등에도 좋다. 도움말: 신현대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 식후 1~2시간후부터, 급성질환자는 피해야 건강에 좋은 온천욕이지만 무작정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온천욕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따로 있는가 하면 온천욕을 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온천욕을 잘하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을 짚어 본다. 온천욕은 식사 후 1∼2시간쯤 지나 음식물이 적당히 소화된 뒤에 시작하는 게 좋다. 입욕 전에 온천수를 한 잔 마신 뒤 입욕하면 체내 노폐물을잘 배출시키고 많은 땀을 흘려 올 수 있는 탈수현상도 막아준다. 입욕해서는 냉·온탕을 번갈아 이용하는 게 좋다. 인체는 냉탕에서는 산성으로, 온탕에서는 알칼리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냉·온욕을 되풀이하면 체액이 중성이나 약알칼리성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간은 냉탕 1∼2분, 온탕 10∼15분 정도가 좋다. 온천욕을 하는 동안에는 때를 밀 필요가 없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피부가 미끈거려 때가 잘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 온천수에는 피부에 유익한 각종 미네랄 성분이 많으므로 온천욕을 마친 뒤에는 물기는 수건으로 닦지 말고 자연상태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각종 질환을 가져 온천욕이 해로운 경우도 있다. 급성 폐렴, 급성 기관지염, 급성 중이염, 급성 편도선염, 급성 간염과 감기 등 모든 급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온천욕을 피하는 게 좋다. 또 아주 심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당뇨병, 내출혈 증상, 위·십이지장궤양을 가진 사람도 온천욕을 피해야 한다. 식후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채 음식이 소화되지 않았거나 공복으로 허기진 상태로 입욕하는 것도 금기. 또 음주 직후나 내복약 또는 주사를 맞은 직후, 심신이 매우 지쳐 있거나 과도한 흥분 상태에 있을 때도 온천욕을 피해야 한다. 온천의 특정 성분 때문에 온천욕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장병이나 고혈압, 신장병 환자는 식염천과 중조천을 피해야 하고, 위장이 과민한 사람이나 병후 심신이 쇠약한 사람은 탄산천과 유황천이 좋지 않다. ■ 자료제공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 [녹색공간] 생태주의의 눈으로 본 모병제와 징병제/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1991년도 걸프전 때 양인개병제인 징병제를 실시하던 프랑스에서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다. 유엔 차원에서 파병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어떤 부대를 보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프랑스 남자는 10개월간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데, 만약 전투가 벌어져서 사망하게 되는 경우 너무 억울하지 않으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병역을 10개월간의 부담스럽지 않은 ‘국가에 대한 서비스’라고 설명하던 프랑스로선 곤혹스러운 문제제기였다. 직업군인만으로 새로이 부대를 편성해서 보낼 것인가, 아니면 의무병과 직업군인으로 구성된 일반 부대를 보낼 것인가를 놓고 찬반이 팽팽했다. 용병이라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다운 논쟁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쟁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론자 모두가 동의를 했다. 결국 일반 부대를 파병하게 되었는데, 그보다 10년 후인 2001년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은 군대를 모병제로 전환하였다. 지금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징병제를 실시하는데, 미국·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 같은 일부 국가들이 모병제로 전환을 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 사회의 혐오감이 극도로 높아진 1973년 전격적으로 모병제로 전환된다. 그리고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양인개병제이기는 하지만,4개월 정도의 짧은 군사훈련만 하고 상설군대는 유지하지 않는 독특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민족국가’라는 정치적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현대 국가체계에서 군대를 유지하지 않는 나라는 없는데, 결국은 누가 군대에 갈 것인가라는 어려운 사회적 결정을 해야 하는 셈이다. 전쟁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생태주의자들에게 전쟁이라는 질문만큼이나 ‘병역의무’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무정부주의자들의 경우에는 ‘거부한다’는 간단한 대답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해법을 찾는다면 생태주의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답변이다.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라면 징병제가 평화체계에 가까운 것인가, 혹은 모병제가 평화체계에 가까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자료만으로 살펴본다면 ‘세계 평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모병제 이후에도 크고 작은 참전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으므로, 모병제와 징병제라는 제도 자체만으로 평화체계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물론 모병제 하에서는 베트남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은 없지 않았는가라는 반론이 있기는 했지만, 이라크전 이후로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워졌다. 미국 일각에서는 모병제 때문에 자식들의 전쟁 참가 부담이 없어진 고위층과 부유층이 지나치게 쉽게 경제적 이유만으로 참전을 지지하게 되므로, 전쟁 참가가 많아진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이라크전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줄이기 위해 징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모병제가 확실히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은 전쟁 부담을 지우게 된 속성이 있기는 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이 있다. 현재 2년 기간의 징병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태주의자들에게는 국방비를 점차 줄여 민간의 후생으로 전환해야, 과도한 경제성장과 물질소비로 저성장 상태에서도 국민경제의 생태적 부하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또 다른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무조건 국방에 많은 돈을 들여 거의 용병처럼 운용되는 모병제도 찬성하기 어렵다. 생태주의의 논리로만 본다면 스위스의 양인개병제와 평화헌법 체계의 일본 자위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스위스는 자신들의 시스템에 만족하는 반면, 일본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병제든 징병제든, 평화에 대한 철학적 논의 및 포괄적 합의와 함께 진행되어야 전쟁 없는 사회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이다. 전혀 다른 시스템인 모병제와 징병제가 맞붙었던 이라크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오감을 깨우는 홍어음식 3선

    오감을 깨우는 홍어음식 3선

    양치권 사장이 소개하는 영산포 홍어의 참 맛은 옛 사람들이 그랬듯 옹기를 이용한 저온숙성에 그 답이 있다. 저온숙성 홍어의 쏘는 맛과 담백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홍어 요리로는 단연 삼합이 꼽힌다. ■ 도움말:양치권 영산강홍어 대표.(http://yeongsanpo.com) 홍어삼합 잘 삭혀 두툼하게 저민 홍어와 묵은 김치,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에 막걸리를 곁들인 음식이다. 김치는 반드시 묵힌 것이라야 하며, 비계가 붙은 수육은 삶아낸 뒤 식혀야 제 맛이 난다. 예전에는 돼지고기가 귀한 반면 홍어는 지천에 널려 ‘홍어 듬뿍에 돝고기 몇 점’이었지만 요새는 국산 홍어가 금값이라 그 반대가 돼 아쉽다. 삼합도 ‘법식’에 따라 먹어야 풍미가 더한다. 저민 홍어 한 점을 초장에 찍어 수육에 얹고, 여기에 묵은 김치 한가닥을 덮어 입에 넣으면 싸한 홍어 맛이 은근하게 퍼지는데, 여기에 맛들이면 바로 ‘홍어중독’이 된다. 여기에 걸쭉한 막걸리를 곁들이면 홍탁이 된다. 이 맛이 바로 황석영이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먹게 된다.’는 그 맛이다. 홍어탕 홍어탕은 애국과 탕으로 나뉜다. 애국은 홍어 살을 바른 뒤 남은 뼈(물렁뼈)와 내장, 특히 애와 나물, 파래 들을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다. 자산어보에 ‘나주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국은 복결병을 낫게 하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애국은 한 겨울 보리싹이나 이른 봄의 새 쑥을 넣어 끓이면 그 맛이 시원하고 깔끔해 가히 별미라 할 만하다. 된장은 너무 진하지 않게 풀어야 맛이 시원하며,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국자로 걷어내면 된다. 뼈와 살코기만 넣는 탕도 애국과 같은 방법으로 끓이면 된다. 홍어찜 찜맛이 강해 입 천장이 홀랑 벗겨지기 일쑤며, 먹은 뒤에도 날숨에서 특유의 맛이 배어난다. 이 때문에 ‘홍어찜을 알아야 진짜 미식가’소릴 듣는다. 손질한 홍어 몸통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솥에 넣고 물에 닿지 않게 쪄낸다. 큰 접시에 데친 미나리를 깔고 찐 홍어를 얹은 뒤 잘게 썬 파와 마늘, 생강, 고추장, 참깨, 간장 등을 버무린 양념을 끼얹으면 된다. 식성에 따라 겨자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꾸들꾸들 말린 홍어를 볏짚 깐 찜솥에 쪄내 양념에 찍어 먹는 ‘홍어어시욱’이 전라도에서 예전부터 전해지는 또다른 홍어찜 맛내림이다. 이렇게 먹으면 홍어의 특유한 냄새도 가실 뿐 아니라 오돌오돌 씹히는 뼈와 쫄깃한 살이 어울려 아주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몸으로도 웃긴다”… ‘타짱’ 인기

    “몸으로도 웃긴다”… ‘타짱’ 인기

    웃음의 ‘타짜’인 개그맨들의 대결이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KBS 2TV ‘웃음충전소’(수요일·오후 8시55분)의 한 코너인 ‘타짱’은 먼저 웃는 자가 패배하고 벌칙을 받는 웃음 대결로, 형식은 영화 ‘타짜’의 포커판을 옮겨 놓았다. 먼저 벌칙 레이스를 시작한다. 테이블에 설치된 분사기에 식재료를 넣는다. 상대방을 웃길 자신이 있으면 참기름·마요네즈·생크림 등 다양한 식재료를 레이스 형식으로 첨가한다. 그리고 먼저 웃는 사람에게 식재료가 발사되는 벌칙을 받는다는 간단한 구성이다. 지금까지 타짱에서 단연 돋보이는 개그맨은 3관왕에 빛나는 ‘양배추’ 조세호. 그의 엽기적인 변신은 말 그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첫회에서 금불상 탈로 상대방과 시청자들을 웃기더니 2회엔 말탈로,3회엔 돼지탈을 쓰고 나와 상대를 완전히 웃음으로 넉다운 시켰다. 상대 개그맨은 웃음을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상대의 ‘엽기 발랄’한 모습에 어느새 폭소를 터트리고 만다. 얼굴은 벌칙의 식재료로 엉망이 되지만 웃음은 멈추지 못한다. 지금까지 웃음의 ‘타짱’은 양배추이다. 이렇듯 몸으로 웃기는 ‘타짱’이 주목을 받는 것은 누구나 쉽게 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은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면 함께 웃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타짱은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맨들의 열연이 세대와 상관없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또 개그맨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철저한 준비도 한몫을 한다. 웃음충전소 김석현 PD는 “개그맨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아이디어를 확인하고 겹치는 것이 있으면 조절을 하며 출연진을 섭외한다.”면서 “이런 웃음의 배틀(1대1 대결)은 출연진의 한계로 고민이 되지만 내년 봄까지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식재료 분사가 주는 혐오감과 쟁반으로 머리를 때리는 것 같은 가학에 대한 지적이다. 김 PD는 “서로 짜고 하는 게 아니라 출연자들이 이기기 위해 무리를 하다 보니 그런 일들이 종종 있다.”며 “지나친 건 편집에서 거르겠다.”고 말한다. 과연 타짱의 열풍이 개그콘서트 ‘마빡이’의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儒林(747)-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4)

    儒林(747)-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4)

    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 (4) 사마천의 기록이 정확하다면 유방(劉邦)이 한나라를 건국한 것은 BC 206년. 그러므로 기원전 479년에 공자가 죽었고, 또한 시황제에 의해서 유교가 핍박을 받아 초토화되었다 하더라도 공자의 사후 200여년에 이미 공자의 무덤은 거대하게 조성되어 있었고, 한고조 유방은 이 무덤 앞에서 천자가 사직을 제사지낼 때 갖추는 가장 융성한 제물들을 바치는 제사를 올렸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신이 농민 출신이었으므로 평소에 지식을 갖춘 학자들을 경멸하여 학자들의 관에 오줌을 누며 혐오감을 표시하기도 했으나 ‘마상(馬上)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어도 마상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는 신하의 간언을 접하고 유교의 예를 받아들여 유교를 국교로 정하였던 유방. 그뿐인가. 사마천 역시 ‘공자세가’ 후기에서 ‘노나라로 직접 가서 그의 묘당에 있는 거복(車服)과 예기(禮器)도 보고 여러 유생들이 공자의 옛집에서 공자의 예를 익히는 것도 구경했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므로 사마천의 생존 때 벌써 공묘와 공부, 그리고 공자의 무덤이 성지로 보존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각지에서 모여드는 유생들의 순례지로 각광받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공림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 섰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은 단체권을 사기 위해 이미 길게 줄이 서 있었다. 줄을 선 나를 보고 ‘복무원’이란 팻말을 단 젊은 여성들이 다가와 안내를 자청하였다. 그들은 공림을 안내하는 일종의 관광가이드였다. 중국정부에서는 현지인들의 수입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모든 명소들의 안내를 이처럼 현지인들에게 할당해 두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현지인들에게 작은 수익이라도 보장해 주려는 안간힘의 소산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들의 안내를 받기보다는 홀로 공자의 무덤을 참배하고 싶었으므로 그들의 집요한 접근을 무표정한 얼굴로 차단시켰다. 표를 사들고 공림의 전문(前門)이라고 할 수 있는 대림문(大林門)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이번에는 인력거꾼들이 나를 막아 세웠다. 공림의 크기는 자그마치 20ha나 되는 거대한 숲. 공림은 이림(裏林)과 외림(外林)의 두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공자의 무덤은 이림 한가운데 있다. 공림의 대문인 대림문에서 이림의 입구까지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15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야 하는 먼 길이었다. 지친 나는 순간 인력거를 타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느꼈으나 이를 물리치고 문 안으로 들어섰다. 중간에 있는 지성림(至聖林)이라는 금빛글씨가 새겨져 있는 대문을 들어서자 붉은 담으로 이어지는 협도가 나타났다. 이 협도를 따라서 늘어선 수많은 노점상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한결같이 조악한 물건들이었다. 모택동의 사진, 싸구려 도장, 해바라기 씨, 펄쩍펄쩍 뛰는 대나무로 만든 인형, 공자의 초상, 울긋불긋 색칠한 돌멩이 등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상품들을 들고 공자의 후예들은 한푼이라도 더 팔기 위해서 소리 높여 외치고 있어 마치 시장판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 “MS와 손잡고 세계로”

    “MS와 손잡고 세계로”

    |시애틀(미국) 강동삼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본사는 MS의 한국시장이 세계시장의 1%밖에 안된다는 이유로 그동안 소홀히 대했습니다. 본사 임원들에게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야 한다며 설득하고 또 설득을 했었죠. 시장은 작지만 한국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잠재력은 어느 나라 못지 않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유재성 한국MS 사장은 최근 한국의 IT벤처기업들과 미국 시애틀의 MS 본사가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이같이 전했다. 유 사장은 14명의 한국 IT벤처기업 CEO의 MS 본사 방문을 성사시켰다. 그는 “(MS를 벤치마킹한) 이들 CEO가 세계 IT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을 날이 곧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 해가 지지않는 ‘IT제국’ MS 본사를 가다 한국 IT벤처기업 CEO들의 MS 방문은 치열한 경쟁이었다. 세계 굴지의 IT기업 방문이 세계 IT의 최근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기업 경영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번 방문은 한국MS와 한국소프트진흥원이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ISV 임파워먼트 랩(Independent software Vendor Empowerment lab)’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프로그램은 MS에서 향후 3년간 60개 한국 SW기업을 선정,12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다.110개 업체가 신청을 했다. 따라서 MS 본사의 초청을 받은 14명의 CEO는 이때 선발된, 그야말로 한국 IT의 미래인 셈이다. 대부분 열정적으로 일할 나이인 40대 초·중반이다. CEO들은 MS 본사에 도착하면서부터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하는 회사 규모에 짓눌렸고, 브리핑센터에 들어설 때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오랜 비행 시간으로 인한 시차적응 문제와 ‘별다방’(시애틀은 스타벅스의 본고장임)의 커피향에 취해 잠못이룬 피로를 가시게 하기에 충분했다. 첫 공식 일정은 미래형 회사 업무 네트워크 시스템 견학이었다.MS는 ‘유비쿼터스형’ 최첨단 업무 시스템을 준비 중이고, 실현 단계에 와 있다. 화상회의는 기본이었다. 회의실에 있는 직원과 출장간 직원은 노트북으로 연결돼 회의 내내 무리없이 진행됐다. ‘U홈’ 솔루션은 미래 주거공간을 예측해 보기에 충분했다. 모바일 기기로 식탁포 위에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영상을 비추는 플랫폼, 벽지가 나이에 맞게 바뀌는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등은 주거공간이 IT와 만나 인간의 오감(五感)을 어떻게 만족시키는지를 보여줬다. #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는 CEO들 그러나 CEO들을 사로잡은 것은 이같은 눈요깃감보다 클리프 리브즈(제너럴 매니저)와의 원테이블 토의였다. 그는 MS의 제품기획, 기술개발, 품질관리, 마케팅 등에 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었다. 모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 시스템에 경탄을 토해 냈다. 한국은 IT 강국이지만 SW 분야의 여건은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따라서 MS의 노하우는 이들 CEO에겐 신천지와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권석원 소만사 미국지사장은 “MS의 지원 약속은 혁신적이었다.”면서 “은행대출은 물론 기업활동까지 원활하게 해주었다.”고 협력관계를 맺는 과정에서의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일부 CEO는 저마다 갖고 있는 첨단 기술의 유출을 걱정하기도 했다. 생각없이 차세대 기술 로드맵이나 전략을 MS측에 내밀었다가 자칫 회사의 생명줄인 기술이 새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대해 정철안 스마트플랫폼즈 상무는 “경쟁력이 있다면 정보가 샐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린 설득 당하려고 온 게 아니라 설득하러 온 것이다.MS의 초대는 곧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3차원도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응용콘텐츠를 개발 중인 우대칼스 김경민 사장은 방문 기간에 MS와의 협력을 위한 1차 만남을 가졌다. 그는 “MS가 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원했다.”면서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아이디어는 인정받았다.”며 희망에 차 있었다. CEO들은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MS는 ‘미래기술의 궁전’처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MS의 경영철학은 브리핑센터의 로비 벽면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피플 레디 비즈니스’. 제품을 고안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벽은 또한 방문 CEO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었다.‘Are you Ready?(당신은 준비가 됐나요?)’. kangtong@seoul.co.kr ■ 숫자로 본 MS ▲직원:7만 1500명 ▲직원 평균나이:36세 ▲회사 빌딩:100개 ▲회사내 무료카페:22곳(소다수, 밀크, 주스, 커피 등 다수완비) ▲하루 셔틀버스 이용객:하루 2000만명(한 사람이 여러번 이용할 경우 그때마다 계산)▲하루 셔틀버스내 무료캔디 소비량:약 133㎏
  • 도봉산 ‘세계의 산’으로 가꾼다

    도봉산 ‘세계의 산’으로 가꾼다

    서울 도봉구가 건강한 생태관광 도시를 추구하는 이른바 ‘에코(ECO)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서울의 산소탱크인 도봉산과 방학천 등을 생태관광지로 개발하고, 한강, 청계천에 이어 도봉산을 묶어 서울을 상징하는 3대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여기에는 정부·서울시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들의 협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봉산은 서울의 축복 도봉구가 12일 발표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계획’(The Cool in Eco City Project)의 뼈대는 도봉산(해발 740m)과 방학·도봉·우이·중랑천의 개발이다. 도봉산은 절경인 데다, 등산로에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 한 해 1000만여명이 찾는 명산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에도 주말마다 도봉산을 찾는 ‘도봉산 마니아’가 적지 않다. 그러나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접근하기에 불편하고, 등산로 주변도 지저분해 아직 ‘숨은 보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도봉구는 도봉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되 친환경적인 면을 최대한 살려 계획을 짜기로 했다. 우선 서울시가 소유한 도봉동 282번지 주차장 부지에 주말 숙박객을 위한 유스호스텔을 짓기로 했다. 주중엔 청소년 수련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컨셉트는 ‘서울관광 일정 중에 반나절이면 가벼운 차림으로도 등산의 묘미를 느끼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등산로와 그 입구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초대형 생태관광단지 조성 생태관광단지는 도봉동 일대 총 5만 9000여평 부지에 조성된다. 안골, 무수골, 도봉동 4번지 등에 ‘오감(五感)식물원’과 식물생태원을 만들기로 했다. 오감식물원은 바위를 주제로 한 암석원, 약재와 관련된 약용식물원, 덩굴을 주제로 한 덩굴식물원이 있다. 또 ‘소리의 정원’과 정원수를 작품으로 다듬은 ‘토피어리원’ 등 5개 테마로 나뉘는 식물원이다. 식물생태원의 조성 계획은 곳곳에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생태숲, 습지관찰지, 자전거공원, 생명과학박물관, 생태놀이터, 식물재배원 등을 만드는 작업이다. 도봉산을 중심에 두고 주변에 생태관광단지를 조성한 뒤 이 단지를 감싸고 흐르는 4개 녹지하천을 정비하는 계획이 뒤를 따른다. 특히 방학천(1.6㎞)은 중랑천→청계천→한강→서해로 이어지는 지천이지만 지금은 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여서 물을 흐르게 하는 복원작업이 시급하다. ●정부·서울시의 지원이 관건 도봉구는 모든 구정 방향을 에코 프로젝트에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워낙 개발 사업에 막대한 돈이 들어서 정부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데 구의 고민이 있다. 시급한 사안은 신설동∼우이동 경전철 노선을 방학역까지 연장(3.49㎞)하는 것. 도봉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필수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연구보고를 내놓은 만큼 건설교통부가 내년 4월 노선 결정에 이를 반영해줬으면 하는 게 도봉구의 바람이다. 유스호스텔 예정부지도 시 소유인데다가 시가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통해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구는 시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최선길 도봉구청장(사진 왼쪽)은 지난 14일 서울시를 방문, 오세훈 시장에게 에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도봉산은 자치구만의 명소가 아니라 서울시, 나아가 우리나라의 명산인 만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치·사극 명해설 성우 김종성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치·사극 명해설 성우 김종성

    카타르시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온다. 억압된 영혼이 자유로워져 순간적인 쾌감을 준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이른바 ‘천(天)의 목소리’라고 한다. 정확한 발음과 깔끔하고 박력있는 목소리로 오감을 자극해 카타르시스를 팍팍 선사한다. 또한 ‘제1공화국’에서 ‘제3공화국’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을 생생하게 전달, 정치극을 한 차원 높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도 ‘격동 50년’(MBC라디오)을 18년째 진행해오면서 청취자들의 귀를 역사의 현장으로 쏘옥 빠뜨린다. ●‘천의 목소리´로 안방극장에 생생한 해설 전달 어디 이뿐이랴. 얼마전 끝난 인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 요즘 주말에 상영되는 ‘연개소문’(SBS-TV) 등의 대하사극과 오락 프로그램 ‘스펀지’(KBS-2TV)에서 감칠맛나는 해설로 우리의 오감을 흥미진진하게 건드린다. 특히 딱딱할 것 같은 웬만한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에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끌어당긴다. 성우 김종성(63)씨. 주말 저녁이면 목소리로 늘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아저씨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배우’ 가운데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성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64년에 데뷔, 올해로 42년째이자 나이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원로이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활약으로 ‘성우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지난 16일 오후, 가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듯 쓸쓸하게 낙엽이 흩날리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김씨를 만났다. 처음에는 “해줄 말도 없는데다 얼굴 없는 배우가 얼굴을 내밀어선 무엇하느냐.”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김씨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주 동안(童顔)이었다. 소설가 조정래씨와 시인 박제천씨가 동국대 국문과 동기이고 탤런트 김무생씨와는 동갑이라는 점에서도 얼른 비교가 된다. 젊어진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욕심도 없고 술, 담배도 안 한다.”며 빙그레 웃을 뿐이다. 나이보다 젊어 황당했던 일도 당연히 있을 터. 주차장에서 50대 경비 아저씨한테 “젊은 사람이 왜 그래?”하는 식의 야단을 자주 듣는가 하면 한 살 아래인 부인과 동행할 때 누나 동생 사이로 오해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너무 젊게 보여 수염을 길렀더니 오히려 ‘젊음의 끼’로 여겨 낭패(?)를 당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어려서는 노숙했고 나이들어서는 젊게 보인다고 하니 얼마나 복받은 삶일까 부러워진다. 김씨의 본명은 김기호, 아명(兒名)이 ‘종성’이다. 성우로 데뷔할 때 ‘금(金)종소리’라는 뜻에서 ‘鍾聲’으로 쓴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김종성(金鍾聲)으로 쓰고 있다.‘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로 유명한 라디오 스타 김기덕씨가 친동생이다. “원래 성우가 된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먹고 살기 위해 대학 다닐 때 방송대본을 쓰게 되면서 엉뚱하게 성우의 세계로 빠진 셈이지요.” ●동아방송 사태로 실직 아픔… 복덕방 운영도 가난한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가문에 대한 강박관념과 살림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래서 대학 3학년때 입주 아르바이트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신통치 않아 방송국을 노크했다. 당시 MBC 라디오 제작2부장이었던 김범석씨를 만나 방송대본을 건네자 “성우가 낫지 않겠느냐.”며 성우학원 등록을 권유받았다. 이때가 1963년 6월. 그래서 서울 종로5가에 있는 한국예술학원에 두달 동안 다녔다. 그해 10월 동아방송 성우시험에 응시했으나 낙방, 적잖은 고민을 했고, 결국 이듬해 4월 TBC가 개국하면서 성우시험 공채 1기에 합격했다. 이와 관련, 김범석씨는 “당시 한국예술원에서 성우강의를 했는데 김종성씨는 성우에 자질을 크게 보였다.”면서 “지금도 방송해설 분야에서 나름대로 독특한 장르를 개척했고 또한 그 분야를 순수하게 잘 이끌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성우의 길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초창기 TBC 시절, 구조조정 등으로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함께 입사한 동료 15명 중 7명이 퇴사하는 아픔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난다. 부인은 당진 출신으로 TBC에서 2년,MBC에서 3년 성우생활을 하다가 1970년 결혼하면서 성우활동을 그만두었다. “동아방송 사태가 나자 실직했지요.1976년부터 1979년까지 서울 잠실에서 3년동안 가나안 복덕방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돈 되는 걸 도무지 맞추질 못하는 거예요. 오죽했으면 주위에서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할 정도였지요.” 이때 MBC에서 ‘그림자’ 방송을 담당하는 PD한테 연락을 받고 다시 복귀했다. 아울러 1980년 서울의 봄을 맞아 동아방송에서 ‘정계야화’라는 정치드라마를 맡으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성우생활이 시작된다. 하지만 신군부에 의해 방송국이 통합되면서 또 한번의 시련을 겪으면서 KBS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현재 극단 산울림대표의 임영웅씨가 만든 ‘인물 한국사’의 해설을 맡으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지금의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격동 50년’을 하게 된 것은 지난 1988년 4월1일에 시작된 ‘격동 30년’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배우 사정이나 시국 분위기 등으로 처음에는 두달만 하자고 한 것이 벌써 18년이나 됐다.”면서 ‘전설따라 삼천리’보다 더 오래 장수한 유일한 라디오 드라마가 됐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소리나 언어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지요. 사전대로 하면 안 맞습니다. 대중들이 가장 아름답게 여기는 언어와 억양을 구사해야 친숙해집니다. 물론 잘못된 대중언어는 골라내지요. 그게 제가 40년 넘게 성우생활을 해온 고집이기도 합니다.” ●“말이란 형식미가 아니라 자연미여야” 가끔 후배들을 만나면 “성우는 언어학자가 아니다. 자유롭게 리얼하게 표현하면 된다.”고 당부한다. 또 작품의 성격을 잘 이해해야 올바른 배역과 해설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씨 자신도 드라마든 다큐프로이든 항상 대본부터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가졌다. 목소리가 원래 좋았느냐고 묻자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옥루몽’이며 ‘삼국지’를 읽는 모습을 자주 봤다.”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누나들이 갖다 준 ‘무정’ 등의 소설책을 많이 읽었다고 대답했다. 또 성우생활을 하면서 AFKN방송의 해설을 눈여겨보면서 미래의 호흡과 템포를 익혔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언젠가는’ 할 때 대부분 한꺼번에 읽지만 ‘우리는/언젠가는’식으로 호흡의 길이를 나름대로 정했다.“말이란 형식미가 아니라 자연미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술, 담배 안한 것도 맑은 소리를 제대로 서비스하기 위해 결단했던 것.”이라며 웃는다. “물러나는 것을 늘 생각합니다. 짧게는 2년 후 그만두려고 합니다. 후배들이 한 600여명이 있지만 영상매체의 발달로 성우라는 직업이 사양길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새로운 무대를 개척해야지요. 지금까지 방송의 배려로 살았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매년 몇백대1로 성우 지망생은 늘고 있거든요.” 김씨는 이에 대비해 몇년 전부터 ‘오디오북’을 준비해오고 있다. 이미 ‘백범일지’‘고전12마당’‘단편문학50권’ 등을 녹음했다. 앞으로는 후배들과 함께 특수효과를 넣은 오디오북 1000권 제작을 목표로 이에 전념할 계획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나 후배 성우들도 품위있게 은퇴를 하려면 이러한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김씨는 ‘불멸의 이순신’을 끝내면서 시청자들이 주는 상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카페를 만들어 김씨의 나이를 의식해서인지 “후계자는 없나요.” 등의 많은 애정과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글쎄요. 제가 하라는 대로 하면 후배들이 돈을 벌 수 없다며 기피한다.”며 멋쩍게 웃는다. km@seoul.co.kr
  • 2056년엔 가 지구에 온다?

    2056년엔 가 지구에 온다?

    앞으로 50년 뒤에는 우주에서 또 다른 생명체를 확인하게 될 것이며, 인간의 수명은 100세 이상으로 늘게 될 것이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창간 50주년을 맞아 노벨상 수상자 등 전세계 저명 과학자 70명에게 2056년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잡지 최신호(18일자)에 게재된 70가지의 가상 시나리오 가운데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 8개나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크리스 매케이는 “화성의 고대 동토층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에서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찾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우주의 기원을 둘러싼 신비도 풀리게 된다는 예측이 많았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숀 캐롤은 거대한 폭발로 우주가 탄생했다는 빅뱅 이론이 마침내 완벽하게 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 대학의 리처드 밀러 교수는 “유전자 손상이나 산화를 막고 소식(小食)을 하면 실험실에서 포유동물의 수명을 40% 늘리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2056년에는 오늘날 60대만큼 활력 넘치고 생산력 있는 100세인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대학 브루스 란 교수는 “이식용 장기가 무제한 공급돼 장기 기증자가 필요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대니얼 폴리 교수는 동물들의 감정을 해석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영장류, 포유류, 물고기를 포함한 척추동물 순으로 동물의 감정을 인간의 뇌에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될 것”이라며 “지구인은 살코기를 먹는 데 혐오감을 느껴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장난기 어린 전망도 곁들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눈이 즐거운 타이완 동화 ‘내 사랑, 파란나무 숲’

    책 갈피갈피에서 상상의 꽃망울이 팡팡 소리를 내며 터질 동화책이 한권 나왔다. “서쪽 숲을 향해 해 지는 길을 뛰어가다 보면, 하늘 한 쪽에 걸린 장난꾸러기 마술사 같은 태양 할아버지가 달걀노른자로 변해서는 먼 산 위로 황금색 노른자를 뚝뚝 흘리곤 하지요.” 잠자던 오감을 살살 꼬드겨 깨우는 감각 넘치는 묘사들이 쉼없다.“파란 나무숲에 닿으면 나는 파랑에 둘러싸여 파랑을 보고, 파랑을 들이마시고, 파랑을 듣기도 해요.” 타이완에서 날아온 창작동화 ‘내 사랑, 파란나무 숲’(장자화 글, 신민재 그림, 전수정 옮김, 사계절 펴냄)의 도입부이다. 지은이는 타이완의 신인 동화작가. 때묻지 않은 참신한 상상력에서 신인작가의 가치가 고스란히 읽힌다. 어린 주인공 마그리트가 사는 마을은 모든 게 신기하다. 황금색 노른자가 뚝뚝 떨어지는 태양, 달콤한 파인애플 즙이 흘러나오는 달,“야옹, 야옹, 야옹”“꿀꿀꿀꿀” 제멋대로 소리를 내는 괘종시계…. 꿈꾸기를 좋아하는 마그리트가 학교숙제로 그리는 파란 나무숲 그림은 그야말로 환상의 극치다. 나뭇가지도, 기둥도, 나뭇잎과 열매까지도 온통 파랗기만 한 파란나무숲을 춤추듯 헤집고 다니는 커다란 물고기떼. 극적 구도가 돋보이는 서사의 즐거움보다는 액자 속 그림을 들여다 보듯 미술적 감식안이 도드라진 장면묘사가 압권이다. 또 어느결엔 어른들의 환상소설에서나 만남직한 팬터지 화법이 쓰윽 끼어들어 책읽기의 다양한 질감을 보태기도 한다. 마그리트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파란나무숲을 그리면, 거짓말처럼 갖가지 모양새의 물고기들이 현실에 나타나 파란 나무숲 사이를 돌아다닌다. 화려한 시각장치에 시력이 맞춰질 즈음. 슬며시 갈등요인을 집어넣어 이야기를 곱씹을 여지를 주기도 한다. 황금동이라는 이름의 낯선 남자가 나타나면서 평화롭던 마그리트와 파란 나무숲의 꿈은 짓밟히게 생겼다. 오래전 마을을 떠났던 그 남자는 왜 갑자기 돌아왔을까. 파란 나무들은 밑동만 남긴 채 모두 사라지고, 숲 사이를 한가롭게 누비던 물고기들은 떨어진 잎사귀들 위에 나뒹군다. 마그리트의 슬픔이 어떻게 달래질 수 있을까. 굳이 품평하자면 이 책이 줄을 서는 문예사조는 초현실주의 쪽이다. 마그리트, 달리, 미로 같은 초현실주의 대표주자들의 이름을 등장인물에 붙인 작가의 의도에서도 분명해지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잣대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빼고 보탤 것도 없이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본 상상의 세계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눈과 귀와 가슴이 한꺼번에 즐거운 재치 많은 창작물이다. 초등생.7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차산이 재밌어졌어요”

    아차산은 동네 뒷산이다. 해발 287m로 높지 않아 약수를 받으러 가거나 운동을 하러 찾는 발길이 많다. 그러나 이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와 풀, 새 등을 관찰하고 배울 기회는 별로 없었다. 광진구(구청장 정송학)는 가을을 맞아 청소년과 떠나는 생태기행을 마련했다. 다음달 4일까지 환경보전시범학교 8개교 학생들과 도시녹지기행·아차산 생태기행·물길기행·자전거 기행을 실시한다. 지역환경 해설가가 동행한다. 지난 25일에는 김승호 해설사와 자양중학생 28명이 아차산 생태기행에 나섰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2시간 동안 떠난 생태기행을 소개한다.●아차산 생태공원, 소나무 군락지 아차산 입구에 생태공원이 있다.2000에 조성됐다.2만 3450㎡(7000평)에 자생식물원, 나비공원, 습지원, 생태자료실, 황톳길 등이 있다. 아차산성 방향으로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면 소나무군락지를 만난다. 김 해설사는 “숲이 처음 형성되면 소나무가 왕성하게 자란다.”고 설명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자랄 수 있는 식생이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발달하면 숲은 참나무류로 변한다. 아차산에도 참나무가 하나둘씩 자라기 시작했다. 김 해설사는 참나무는 동물의 도움으로 빠르게 번식한다고 했다.“다람쥐가 도토리를 땅속에 저장했다가 겨우내 먹는데 자주 도토리 저장고를 잊어버린답니다. 땅속에 깊이 박힌 도토리는 뿌리를 내려 참나무로 자랍니다.” 도토리가 자연적으로 자라는 확률은 10%에 불과하지만 다람쥐가 저장한 도토리는 90%가 싹을 틔운다. ●아차산성, 고구려 유적지 아차산성(사적 234호)은 최근에 발굴됐다. 고구려 유물이 잇따라 출토되면서 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구려·백제·신라는 한강과 이어지는 아차산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아차산성은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는지 보여주는 유적이다. 아쉽게도 사유지라 산성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는 없었다.아차산에는 고구려 온달 장군과 평원왕의 딸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바보 온달’이라 불리던 온달은 평강공주와 결혼한 뒤 용맹스러운 장군이 되었다. 그가 신라군과 전투하다 전사한 곳이 바로 이 아차산이다.꿈쩍도 안 하던 온달 장군의 시신을 평양으로 운구하기 위해 평강공주가 전선으로 달려와 “이제 돌아갑시다.”라고 하자 관이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팔각정, 서울을 한눈에 팔각정에 서면 마을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 김 해설사는 “서울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것을 교과서에서 배웠겠지만 이곳에 서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집을 찾느라 바빴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잠시 숲속에서 발길을 멈춘다. 오감으로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쉰다. 그리고 손으로 나무를 쓰다듬는다. 낙엽 냄새가 코끝을, 오돌도돌한 나무껍질이 손끝을 간질인다.“지구에는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생태기행을 통해 공존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김 해설사의 당부 말씀이다.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3)업(業 카르마)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3)업(業 카르마)

    ‘내가 생각한다’는 데카르트의 철학이 실상이 아닌 허상이라고 나는 여러 번 지적했다. 오히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그것이 생각한다’고 지난 글(17회)에서 언명하였다. 좀 어려운 내용인 듯 보이나, 이것의 이해가 인생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보통 우리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유식삼십송’을 쓴 인도의 고승 세친(世親=바수반두)(4~5세기)의 가르침에 의하면, 오감각(前五識)의 지각활동으로 제6식인 의식이 발동하는데, 그 의식의 발동으로서의 생각은 서양철학이 말한 것처럼 이성의 소산이 아니라, 제1차 무의식 상태로 의식되지 않고 있는 제7식인 말나식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말나식은 생각하고 계산하는 사량식(思量識)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말나식이 온갖 의식의 표상(表象)을 무의식적인 자기의 심상(心象)대로 그리게 하는 진원지라는 것이다. 이 제7식인 말나식이 사량하는 대상은 먼저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제7식보다 더 깊숙이 저장되어 있는 가장 심층적인 제8식인 아뢰야식(藏識)이다. 물론 제9식인 순수불심인 아말라식(無垢識)을 말하기도 하나 여기서 중요치 않다. 아뢰야식이 저장식인 것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어왔던 과거의 생각과 행동의 습관들이 저장되어 지금 나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오감의 자극으로 내가 지금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생기된 업의 습관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기억의 습관이 지금 나의 생각을 결정하는 숙업(宿業)으로 작용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하이데거도 이와 유사하게 인간의 마음을 습기(習氣=disposition)라고 지칭했고, 마음의 습기가 현재완료형(having beenness)의 본질을 지니고 있다고 그의 ‘존재와 시간’에서 갈파했다. 현재완료형의 본질은 과거가 지금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간의 생각과 느낌도 과거부터 아뢰야식 속에 저장된 습기의 종자가 자아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말나식의 사량으로 현행화(現行化)되어, 그 말나식의 무의식적 심상(心象)이 의식과 오감각식의 표상(表象)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또 요별경식(了別境識=의식과 오감각식)의 새 활동들이 다시 아뢰야식에 종자로 저장된다. 이처럼 아뢰야식과 요별경식은 서로 돌고 도는 윤회의 바퀴를 형성하는 셈이다. 여기서 잠깐 아뢰야식의 종자에 대하여 설명한다. 아뢰야식에 저장된 종자가 삼인칭 단수인 ‘그것’이다. 이 ‘그것’은 특수한 기질(氣質)로서 어떤 성향의 욕망을 지니고 있다. 이 우주는 기(에너지)의 힘이다. 지공무사한 기의 힘이 무(無)의 욕망이다(42회 글). 이 무의 욕망이 곧 부처의 기다. 그 기는 지공무사함으로써 삼라만상에게 존재의 힘을 보시하는 대자대비의 힘과 같다. 그러나 중생의 기는 지공무사하지 못하고 부분적이고 편파적이다. 그 까닭은 중생이 무의 욕망을 잃고 너와 대립된 사회적 분별심인 소유욕으로 채색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의 경쟁과 질투가 이런 아상(我相)을 갖게 한다.‘나’라는 아상은 ‘너’라는 생각이 있기에 생긴다. 이것이 소유적 기의 시작이다. 소유적 기는 말나식의 무의식에서 자란다. 그런데 비록 말나식이 아뢰야식의 종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 ‘그것’을 항상 ‘내’ 것이라고 사량하기에 오염되어 있지만, 업을 짓기 전에는 아직 중립의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더구나 아뢰야식에는 선악의 업이 저장되어 있지만, 다 오염이 안 된 중립의 상태로 머물러 있다. 그러기에 인간은 결정된 숙업이지만, 또한 마음의 새로운 기획투사에 따라 과거의 종자도 변하게 하는 가변적 존재다. 다만 과거에 선의 종자가 많으면, 비록 그것이 중립의 상태에 있어도 선을 일으킬 수 있는 증상연(增上緣=도와주는 인연)이 큰 만큼 좋은 경향성을 가능성으로 품고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뢰야식에는 결정과 자유가 모순없이 공존하고 있고, 부처종자와 중생종자가 함께 동거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육조 혜능선사(7세기)가 그의 ‘단경’에서 ‘미혹하면 부처가 곧 중생이요, 깨달으면 중생이 부처’라고 거듭거듭 밝혔다. 이것은 아뢰야식 속에 저장된 종자가 중립상태이므로 그것을 잘 활용하면 부처고, 그렇지 못하면 중생이라는 말과 같다. 인간은 생각하고 느끼나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뢰야식 속의 종자가 생각하고 느낀다. 그래서 ‘그것이 생각하고 느낀다’는 말이 옳다.‘그것’이 부처의 길로 생각하기도 하고 중생의 길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의 종자는 곧 욕망의 힘인 기의 다른 이름이다.‘그것’이 어째서 윤회하면서 저장되나? 중생의 기로서의 ‘그것’은 소유론적 욕망이므로 탐욕의 갈망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부처와 같은 존재론적 욕망(원력)인 기는 무의 욕망이므로 소유론적 탐욕이 없다. 그래서 부처는 모든 것을 무한히 보시하려는 대자대비의 기 자체이므로 자기 것이 전혀 없는 허공의 기와 같다. 그러나 중생의 기는 집착으로 엉켜 있다. 이것은 육신이 죽어도 윤회한다. 이 탐욕적 기의 덩어리가 다시 육신을 빌려 태어나고 싶어한다.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삼악도(축생/아귀/지옥)에도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천상의 신(神)들이나 인간이나 축생들도 다 같은 기(氣)의 다양한 욕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옥의 아귀들도 거기가 좋아서 태어나고 싶어 안달하는 기의 욕심이 그랬을 뿐이다. 소유의 욕망을 존재의 욕망으로 바꿔야만 부처가 되어 소유의 탐욕이 갈망하는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는다. 우리의 관심은 이런 불교의 교학보다 오히려 그 철학적 상징이다. 세친은 가르친다. 업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바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말나식이다. 의식의 수준에서 우리가 알고 있지만, 우리 마음대로 잘 안 된다. 그 까닭은 의식의 표상이 말나식의 무의식적 심상에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말나식에 잠재되어 있는 네 가지 번뇌인 아치(我痴), 아견(我見), 아애(我愛)와 아만(我慢)에 의식이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성적 판단으로 행동하려 해도 이 네 번뇌의 집합인 아상(我相)의 소유욕으로부터 이성적 판단이 자유롭지 못하기에, 그것이 별로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성적 의식이 무의식을 억압하면, 오히려 말나적인 아상은 더 흥분하여 사태를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우리가 숙업의 영향을 지우기 위하여 이 말나식의 영향을 줄이는 길을 가야 한다. 업의 종자는 우리가 공동으로 살아온 삶의 역사적 기록과 같다. 오늘의 우리는 업을 통하여 어제의 우리를 본다. 오늘의 우리는 갈기갈기 찢겨지는 길을 치닫고 있다. 계급으로, 지연으로, 이념으로, 종교로, 성별로, 나이로 서로 등을 돌린다. 이것은 점잖은 표현이다. 토론을 하면 할수록 더욱 멀어져갈 뿐이다. 우리는 아상이 너무 강하다. 각자가 다 살기 위해 모래처럼 분주히 흩어진다. 왜? 나는 들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계급적 차별이 중국보다 우리가 더 심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서자는 우리처럼 극심한 차별을 당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관노의 자식에게도 사회생활을 하도록 벼슬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일본도 우리처럼 계급차별이 심했으나 일본 사회학자인 무라카미 야스스케가 지적했듯이, 봉건영주의 일가(一家)문화에 바탕을 둔 일가계약정신(kintractship)으로 영주가 자기의 봉토 안의 모든 계급들을 철저히 보호하고 생계를 유지케 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행히도 백성들이 국가의 은혜와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버림받아 왔다는 불행한 기억을 길게 간직하고 있다. 문중의식은 있었으나, 그것이 혈연을 벗어난 국가사회의식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그래서 가(家)의 개념이 일본과 한국이 다르다. 우리는 역사적 공동업의 무의식으로 비슷하게 생각한다. 이성적 의식은 허울좋은 장식일 뿐이다. 아상이 강한 우리의 공동 숙업은 국가적 일가를 형성해 보지 못한 마당에서 각자는 자기의 생각을 철저히 옹호하는 자가성(自家性)의 명분을 튼튼히 하고, 옹고집으로 자기를 수호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었겠다. 자가성 옹호의 명분은 동시에 자존배타성을 키우는 것과 같다. 이 옹고집과 같은 아상의 극복 없이는 우리가 일심(一心)으로 화쟁(和諍)하는 국민상을 창출할 수 없으리라. 철옹성과 같은 자가성의 역사와 그 숙업에서 자유롭게 되는 길은 혜능선사의 가르침처럼 ‘선도 생각하지 않고 악도 생각하지 않는’마음에서 가능하리라. 약과 독이 별개의 둘이 아니듯이, 시/비(是/非)와 선/악(善/惡)과 정/사(正/邪)도 본디 아뢰야식이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이기에 가능한 대대법에 지나지 않는다. 번뇌를 떠나서 보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선은 악의 선이고,‘시·정’(是·正)은 ‘비·사’(非·邪)의 반작용에 대한 작용인 것과 같다. 선과 ‘시·정’의 이면이 또한 악과 ‘비·사’인 줄 알아야 한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 이 말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결코 지우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세상의 사실이 대대법이라는 것은 아뢰야식이 곧 부처와 중생이 함께 공동으로 동거하고 있는 진망화합식임을 아는 이치와 같다. 혜능조사가 가르친 것은 ‘어둠이 스스로 어둡지 않고 밝음 때문에 어둡고, 어둠이 스스로 어둡지 않고 밝음이 변화함으로써 어둡고, 어둠으로써 밝음이 나타나는’ 상관적 차이가 세상의 대대법이라는 것이겠다. 그러므로 어느 하나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노릇이다. 왜냐하면 ‘선’과 ‘시’와 ‘정’에 집착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뢰야식이 진망화합식이라는 것은 중생과 부처가 동시에 대대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중생은 이 대대법을 대립투쟁의 마음으로 집착하여 스스로 옳고 타자는 틀렸다고 배척하는 전투의 마음을 갖는 것이고, 부처는 대대법을 택일하지 않고 또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다. 택일하면 말나식이 ‘험해지고’, 험해지면 중생이 되고, 둘을 환영(幻影)으로 보며 어느 하나에도 얽매이지 않으면 곧 말나식이 ‘평온하여’ 부처가 된다. 부처가 된 마음은 그리스도가 된 마음과 다르지 않겠다. 종교는 교세확장에 기를 쓰지 말고, 마음의 공통적 본성을 찾는 데 집중해야겠다. 남북한 통일 이전에 우선 갈기갈기 찢긴 우리의 마음을 화합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과거보다 더 큰 업장을 후대에 또 물려주는 어리석은 선대가 될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11월 공원 프로그램 풍성

    11월 공원 프로그램 풍성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을 맞아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문화·학습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울 숲에서는 둘째주와 넷째주 토요일에는 습지생태원에서 철새를 관찰하고 습성 등에 대해 알아보는 ‘환경교실’이 마련됐다. 11일에는 생육이 좋지 않은 나무 주변에 비료를 주고 우드칩을 깔아주는 ‘나무 보약주기’ 행사가 자원봉사 형태로 진행된다. 남산공원에서는 첫째, 셋째주 토요일에 가을꽃 가득한 야외식물원에서 다양한 초화류와 나무에 대해 알아보는 ‘식물교실’이 열린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남산을 탐방하며 자연생태계를 관찰하고 자연물을 이용해 탁본, 책받침 등과 같은 공작물을 만드는 ‘남산에서 놀자’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매주 일요일 월드컵공원에서는 꽃무지 애벌레를 직접 키워보고 장수풍뎅이 표본도 만들 수 있는 ‘곤충교실’이 열린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여의도공원에 가면 숲을 돌아보며 새들을 만나고, 물속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생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길동 자연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열매를 맺는 나무들의 번식방법을 살펴보는 ‘관찰 & 체험교실’과 식물을 이용한 천연비누와 꽃잎으로 장식하는 카드 만들기 등 ‘생태문화센터강좌’ 등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무료 입장으로 더욱 시민들에게 가까워진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오감을 통해 테마별로 곤충의 세계를 체험하는 ‘세계곤충체험전’이 매일 열리고,25일에는 동물에 대한 설명과 먹이주기 체험 등을 주제로 영어로 진행되는 ‘놀토동물학교’도 준비되어 있다. 서울대공원에는 단풍속에서 맘껏 뛰놀 수 있는 ‘단풍 풀장’이 개장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국화꽃 축제’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2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공원별로 프로그램 예약 접수를 받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DJ의 목포방문은 ‘한국판 남순강화’?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DJ의 목포방문은 ‘한국판 남순강화’?

    역사에서는 극단의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 더러 있다. 조선 후기의 집권세력인 노론으로부터 ‘주자의 화신’으로 추앙받았던 유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도 이런 경우다. 반면 노론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했던 남인들은 집안의 개 이름을 ‘시열이’라고 부르며 뼈에 사무친 증오감을 표출했다. 조선조 사색당파의 정치구도가 빚어낸 비극이었다. 우리의 동서분열의 지역구도 속에서 이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아닌가 한다. 한반도 냉전구도를 허문 ‘햇볕정책’의 창시자라는 극찬과 함께 북한 핵실험의 ‘군자금 제공자’라는 비난이 공존한다. 유엔 안보리의 강경한 대북제재 결의에 이어 야당에서는 ‘금강산-개성 관광’ 거부운동의 조짐도 거세다. 이참에 김정일 정권의 ‘생명선’을 완전히 차단하자는 논리다. 한마디로 햇볕정책이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DJ에게 햇볕정책의 용도폐기는 60년 민의원으로 시작한 46년간의 정치인생 자체가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DJ는 정치 인생을 건 마지막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햇볕정책 지키기’다.DJ의 28일 고향 목포 방문은 이런 맥락에서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정치적 근원지인 목포에서 평생을 걸쳐 갈고 닦은 햇볕정책과 통일의 ‘초심(初心)’을 확인하고 2차 북핵위기의 해법을 설파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목포 방문의 의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바로 햇볕정책이란 이념적 구심점 아래 범여권 통합을 하나로 묶는 정계개편의 포석이다.“분당에 여권의 비극이 있다.”는 그의 최근 발언은 곱씹을 대목이다. 국내외적으로 조여드는 햇볕정책 궤도 수정의 압박을 돌파하고 범여권의 통합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목포의 해법’인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측근들은 이번 목포 방문을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92년에 단행한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비유한다. 당시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은 천안문 사태(89년) 이후 보수파들의 전면공세로 용도폐기의 궁지에 몰렸다.‘부도옹(不倒翁·오뚝이)’ 덩샤오핑은 그의 별명답게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시장주의 경제체제의 전면 도입을 촉구한다.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보수파를 외각에서 압박하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DJ의 마지막 ‘도박’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만큼 대내외적으로 대북 강경노선이 힘을 얻고 있다. 여당 일각에선 전쟁 불사론마저 나온다. 핵실험 자체가 적지 않은 국민들을 ‘안보 보수화’로 돌아서게 할 정도로 충격과 ‘배반감’이 컸다. 그럼에도 당장의 감정적 판단보다는 역사의 긴 호흡에서 한반도의 장래를 냉정하게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주체는 미국이나 일본 등 우방이 아니다.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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