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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양~백두산·고구려 유적 관광코스 개발

    양양~백두산·고구려 유적 관광코스 개발

    |중국(창춘) 조한종특파원|강원 양양국제공항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와 고구려 유적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강원도와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 중국 남방항공 전세기를 다음달 22일부터 남방항공을 이용, 양양∼중국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을 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강원도는 이와 관련, 동해바다와 강원랜드, 설악산 등 기존 관광지 외에 강원지역 농촌체험, 민속문화·전통음식 체험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길종 강원도 관광마케팅 사업단장은 “중국 관광객이 강원도의 여름 동해바다를 만끽하고 농촌 등을 찾아 한국을 제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고 알찬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면서 “중국을 관광하는 국내 관광객들에게도 고구려와 일제시대 유적지 등을 둘러보며 역사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으로 나가는 국내 관광객들을 위해 백두산 천지로 오르는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고 지린성 일대에 흩어져 있는 광개토대왕 능과 비(碑), 장수왕 능, 환도산성 등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 볼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창춘시내에 있는 일본 옛 관동군 사령부 건물과 인근에 산재하는 위만국 왕궁, 후이난용만삼림공원, 압록강 등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관광객에게 개방되는 백산시 무송현의 백두산 서파(西坡)코스는 기존의 옌지(延吉)를 통하던 북파(北坡)코스와 달리 고산화원, 원시림, 대협곡, 온천 등이 장관을 이루며 색다른 백두산의 절경을 자랑한다. 서파코스는 입구에서 백두산 정상의 백운봉(해발 2691m)까지 40㎞에 이르지만 백운봉 아래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한 뒤 1236개로 이뤄진 완만한 계단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천지를 볼 수 있다. 북한과 국경을 이루는 곳이다. 백운봉은 백두산 최고봉인 북한의 장군봉(해발 2744m)과 마주한다. 항공기는 1주일에 한차례씩 왕복 4회 또는 8회 정도 운항할 예정이다. 항공료와 운항 횟수 등은 다음달초 확정될 예정이다. 유재복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장은 “공항 주차료 무료 이용과 탑승 수속 30분 이내 신속 처리, 공항내 비즈니스룸 무료개방 등 관광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bell21@seoul.co.kr
  • 버자이너 문화사/옐토 드렌스 지음

    ‘섹스 앤 더 시티’는 성(性)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준 드라마였다. 드라마는 여성들의 자위 기구로 알려진 바이브레이터로 칭얼대는 아기를 달랜다거나(아기 등 뒤에 바이브레이터를 대줬더니 놀랄 정도로 울음을 뚝 그치고 방글댔다), 절정에 오른 여성의 사정을 직접 보여줬다(우유를 넣은 풍선을 쏘는 등의 장치였지만 여성의 사정액이 튀어나가는 장면은 TV드라마에서 보긴 힘든 것이었다). ‘버자이너 문화사(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펴냄)’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의 근원’‘신비의 샘’‘즐거운 입술’‘아랫도리’‘아래쪽’‘거기’‘악마의 낙인’‘지옥의 문’…. 이 책은 이처럼 갖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여전히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여성 성기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룬다. 의학 문헌, 신화, 소설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중세시대 정조대부터 할례, 처녀성 검사와 같은 기괴한 풍습까지 흥미롭게 소개한다. 오르가슴·G스팟·질경련·성교통(痛)과 같은 의학상식도 설명한다. 여성 성기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기록이자 성(性)백과사전이라 할 만 하다. 아프리카 적도 윗부분에서 주로 행해지는 여성 할례(클리토리스 절제)는 성의 어두운 면이다. 음핵 포피의 일부만 잘라내는 것부터, 항문 위로 자그만 구멍만 남기고 모두 잡아 엮는 음부 봉쇄까지 할례도 여러 가지가 있다. 마취 없이 유리조각이나 면도날로 하기도 하는 할례 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야만적이다. 음부가 봉쇄된 여성들은 나중에 결혼하면 신랑이 직접 칼을 휘두르거나 산파가 칼을 들어야만 한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들의 할례(포경 수술)도 ‘건강’과 관련이 없다. 할례받지 않은 음경은 위생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자위에 대한 혐오감이 깊고 할례의 전통이 있는 유대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포경 수술의 오랜 ‘유행’을 낳았다는 것이다. 1980년대 히피와 같은 공동체들은 대안적 산파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의 작가 앨리스 워커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산파인 이모는 내 외음부에 오일을 바르고 끊임없이 마사지를 해서 엉덩이가 열리고 질액이 흘러나오게 했다. 나는 급기야 오르가슴을 느꼈고 꼬마 피에르는 사실상 내 환희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세상으로 미끄러져 나왔다. 아기는 눈을 뜨기 전부터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해리포터가 소녀들에게 끼친 엉뚱한 성적 영향도 특기할 만하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완구업체 마텔 사는 2003년 ‘님부스 2000’이란 장난감 빗자루를 출시했다. 아이들이 다리 사이에 끼고 놀게 만들어진 빗자루는 원격조종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진동 기능을 갖췄다. 자신이 선물한 빗자루를 어린 여자 아이가 ‘완전히 탈진할 때까지’ 하루종일 갖고 논다고 불평한 사례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옐토 드렌스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성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의사. 여성 성기라는 민망할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 저자는 시종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냉정하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한다.2만 2000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허브 방향제로 집안을 향기롭게…팔·방·미·향

    허브 방향제로 집안을 향기롭게…팔·방·미·향

    집안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 보고 싶지만 소파·침대·책상 등 이것저것 옮기고 치우고 버릴 일을 생각하면 당최 엄두가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시간과 수고도 그렇지만 적잖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집안의 향(香)을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상큼하고 은은한 향기가 기분을 전환시켜 줄 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 심리적 안정, 불면증 예방 등 다양한 효능도 기대할 수 있다. 후각은 사람의 오감(五感) 중에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느껴지기 때문에 작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관에는 오렌지, 유자, 귤, 레몬 등을 말려 줄에 꿰어 걸어 두면 은은한 과일향이 드나들 때마다 기분을 상큼하게 해 준다. 신발장에는 방취 효과가 있는 세이지나 페로니열 등을 넣어둔다. 가족이 편히 쉬고 대화하는 장소인 거실에는 과일계열 향을 고르면 평온함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레몬버베나 등 달콤한 향이 나는 허브가 좋다. 침실에는 숲이나 꽃처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진정효과가 있는 라벤더를 말린 상태로 꽃병에 꽂아 둔다. 잘 말린 라벤더나 로즈 가루를 향낭에 담아 베개 속에 넣으면 불면증에 효과가 좋다. 아이들 공부방은 집중력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는 솔잎향과 냄새가 비슷한 로즈메리나 머리를 맑게 해주는 레몬밤 생화 화분을 놓으면 효과적이다. 주방은 자연의 풋풋함과 상쾌함이 묻어나는 꽃이나 허브 느낌의 향이 좋다. 천연 허브가 번거로우면 시중에 나와 있는 자연 향의 프리미엄 방향제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프리미엄 방향제들은 기존 제품의 약점이었던 ‘인공적인 향’을 대폭 개선해 거부감을 크게 줄였다. 한국존슨의 ‘그레이드 인퓨전(작은 사진)’은 방향성분 외에 탈취성분까지 있어 실내 향기를 산뜻하게 유지해 준다.‘촉촉한 새벽이슬’ ‘상쾌한 봄’ ‘싱그러운 여름’ ‘정원의 휴식’ 등 4종으로 구성돼 있어 안방·거실·공부방 등 공간특성별로 선택할 수 있다.S라인 스프레이 용기가 유선형으로 돼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LG생활건강 ‘파르텔 아유르베다’는 인도의 생명과학시스템인 아유르베다를 적용한 최초의 방향제다.5000년 역사의 생활의학 비법으로 이뤄진 천연 허브 에센셜 오일이 담겨 있어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건강에 좋다고 한다. P&G의 ‘페브리즈 에어’는 3단계 냄새제거 시스템을 통해 향으로 냄새를 덮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냄새를 근원적으로 제거한다.‘비내린 초원’ ‘바람속의 꽃향기’ ‘봄의 소생’ ‘오렌지빛 햇살’ 등 4가지 향이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에어윅 공기탈취 원터치’는 터치식 스프레이 제품으로 냄새 제거가 필요할 때 간편하게 한번씩만 눌러주면 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대공원 장미축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울대공원 장미축제가 2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과천 서울대공원장미원에서 열린다.2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2만여평 부지의 장미원에는 장미 300종 수천만 송이가 일제히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장미의 바다를 연출한다.꽃향기 만발하는 5000여평 테마정원에서는 허브향기 가득한 ‘오색오감 꽃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특히 프랑스, 스페인, 미국,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등 매일 새롭게 바뀌는 월드댄스 공연과 함께 아기동물들의 퍼레이드도 준비된다. 또 장미원 옆 어린이동물원에서는 사슴, 양, 염소 등 아기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안아보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매일 밤 10시까지 개장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울산고래축제 17~20일

    울산고래축제 17~20일

    ‘고래와 놀자.’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고래축제가 고래도시 울산에서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신비스럽기만 한 고래의 세계를 이해하고 고래도시 울산의 역사·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13회째. 울산 남구가 주최하고 울산고래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해 남구 장생포해양공원과 시가지 일원에서 고래를 테마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푸른 울산, 오감체험 고래여행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야제를 시작으로 공식·공연·특별연계·참여체험·부대 행사 등으로 구분해 4일동안 계속된다. 전야제 행사로 선사시대 고래 그림이 바위에 새겨져 있는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현장에서 17일 오후 5시 고유제를 지낸 뒤 오후 8시부터 울산시가지에서 1800여명이 참가하는 화려한 거리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진다. 18일에는 장생포 해양공원에서 개막식·식전·식후행사 등 공식행사가 열린다. 공연행사로는 고래잡이재현과 고래가요제, 일본·중국·러시아의 해외공연단 초청공연, 퓨전 콘서트 등이 마련됐다. 극경회유해면 탐사·고래학술 심포지엄·고래영화 상영·해군 함정 및 해경소방정 승선·고래마라톤·고래웅변대회·울산말(사투리) 경연대회 등이 특별행사로 열린다. 극경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탐사는 미리 신청받은 300여명을 대상으로 18∼20일 하루 한차례 100여명씩 나누어 울산해경 방재선을 타고 귀신고래 회유경로인 울산항∼울기등대∼간절곶 해상을 돌아보는 행사다. 이밖에 고래퀴즈대회·고래골든벨·고래고함지르기·고래얼음조각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참여·체험·전시 행사도 개최된다.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래잡이 항구였던 장생포에는 국내 유일한 고래박물관(2005년 5월 개관)이 있으며 장생포항 주변과 시내 여러곳에는 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고래(혼획고래)고기를 파는 고래음식점이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대구 솔라시티 ‘팔공 이노밸리’ 9월 착공

    대구 솔라시티 ‘팔공 이노밸리’ 9월 착공

    ‘팔공 이노밸리’로 명명된 대구 혁신도시 개발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대구시는 9일 대구 혁신도시는 ‘숲과 물이 어우러진 도시’‘이웃과 함께하는 도시’‘꿈과 희망이 있는 도시’‘삶이 여유로운 도시’라는 4대 테마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혁신도시의 면적은 421만 6496㎡로 이곳에 단독주택 930가구, 공동주택 8479가구 등 모두 9409가구가 들어선다. 전체의 15.2%인 64만 2083㎡ 부지에 한국가스공사 등 이전하는 공공기관이 들어선다. 주거용지는 19.4%인 81만 4993㎡, 상업용지는 4.8%인 20만 3330㎡, 공원녹지는 26.7%인 112만 6287㎡ 등이다. 혁신도시 주변의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지구 내 동서축으로 35m의 주간선도로를 연결하고 고속도로로 단절된 기존 안심지역과의 연결을 위해 경부고속도로와 대구 공군기지 인입선 철도를 횡단하는 4개의 도로가 신설된다. 또 범안로와 연결되는 4차 순환도로 가운데 혁신도시를 통과하는 부분은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건설한다. 이와 함께 근린공원 12곳(52만 6436㎡)과 어린이공원 18곳(4만7651㎡)이 들어선다. 공공청사 3곳(3만 1657㎡), 체육시설 3곳(7만 3477㎡)과 함께 학교용지 6곳(초등학교 3개·중학교 2개·고등학교 1개)이 계획돼 있다. 특히 기존의 신도시와 차별화하기 위해 대구혁신도시에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오감체험생태공원을 조성한다. 또 첨단IT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과학관이 들어서는 첨단과학공원과 친환경 놀이공원 등을 만들고 혁신도시 주변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이용한 건강생태 회랑도 조성한다. 또 솔라시티와 연계해 신재생에너지 시범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개발계획은 이달 중 건설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8월까지 계획수립 절차를 거쳐 9월 착공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혁신도시를 경관을 넘어서는 풍경이 있는 도시로, 참여를 넘어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6개월 빨라진’ 부시 레임덕

    ‘6개월 빨라진’ 부시 레임덕

    2009년 1월까지 임기를 2년여 남겨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역대 대통령보다 6개월 이상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시 행정부내 고위직의 사임 행렬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딕 체니 부통령이 200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일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는 등 최근 지지율도 역대 최저인 28%로 집계되고 있다. 그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8일 AP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국가안보 핵심 라인에서 사임을 발표한 고위직은 20명을 넘어섰다. 부시 대통령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도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고위직 전반에서 ‘탈출 러시’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대학 폴 라이트 교수는 “이는 매우 많은 숫자로 공석인 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규모 탈출 현상이 과거보다 6개월 이상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워싱턴 정계뿐 아니라 행정부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체니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확실시되면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물갈이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수차례 심장수술을 받았고 심장박동기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받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현재로선 대선 출마를 고려치 않고 있다. 그녀는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퇴임 후 대학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라크 전쟁도 갈 길이 먼 부시 행정부의 발목을 잡는 수렁이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무대 뒤로 사라졌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민의 혐오감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이라크 전쟁을 실수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되는 ‘전쟁 책임론’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정서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6개월 동안 12명이나 물러난 국무부는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올 정도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이 “(잇따른 사임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떠나는 일상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역설했지만 위기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라이트 교수는 “라이스 국무장관이 아무리 뛰어도 부시 외교정책의 퇴조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Let’ Go] 살구꽃 흐드러진 청도여행-운강고택

    [Let’ Go] 살구꽃 흐드러진 청도여행-운강고택

    박하담은 조선의 문인, 충순공 승원의 아들.1531년 식년문과에 을과로 급제, 정자를 거쳐 1536년 교리로 원접사 종사관이 됐다.1538년 파직당했다가 1545년 영월군수로 등용, 군자감 부정 등을 거쳐 좌통례로 춘추관 편수관을 겸해 ‘중종실록’‘인종실록’ 편찬에 참여했다. 이듬해 성천 부사로서 문과중시에 병과로 급제, 사가독서를 했고,1550년 동부승지·대사성을 거쳐 우부승지를 역임했다. 1553년 성절사로 명나라에 다녀왔으며,1556년 이황의 뒤를 이어 양관의 대제학을 지냈다. 이후 훈구의 규탄으로 해직당했다가 재등용돼 1576년 이조판서 등을 지내고 밀원군에 봉해졌다. 감과 더불어 복숭아로 유명한 곳이 청도. 복사꽃이 만발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흐드러지게 피어난 살구꽃과 자두꽃이 이방인을 반겼다. 어떤 꽃인들 예쁘지 않으랴. 봄바람에 속절없이 떨궈진 살구꽃잎들이 벚꽃을 떠올릴 만큼 화사하게 휘날렸다.4월 중순쯤엔 복사꽃이 수줍은 연분홍 꽃술을 터뜨리고, 뒤를 이어 ‘양반꽃’이라 불리는 능소화가 ‘능소화 마을’(054-373-6417)을 수놓는다. 꽃들이야 생육을 위해 애면글면 수고로운 시기지만, 완상하는 상춘객의 눈은 즐겁기 그지없다. ●한옥, 자연과의 교감 봄꽃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금천면 신지리 ‘운강고택’으로 향했다. 이 고택은 조선시대 소요당 박하담(1479∼1560)이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서당터에 그의 11대손 박정주가 1809년에 살림집으로 건립했다. 이어 1824년에 운강 박시묵,1905년에 박순병이 크게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소유자는 박정주의 6대손이다. “일(一)자 모양의 평면구조 가옥에서 부(富)를 축적하면 구(口)자 형태가 되고, 다시 ‘口’자가 모여 품(品)자를 이루게 되죠. 운강고택은 ‘口’자 형태의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가묘(家廟) 등이 모여 ‘品’자형 구조를 이루는 전형적인 재력가의 가옥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변숙현 청도한옥학교 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곡식 등을 보관하는 곳간이 두 군데, 안채와 행랑어멈채 등에 딸린 부엌만도 세 군데에 달해 당시 대단한 집안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변 교장은 또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의 조화입니다. 우리 민족이 반만년 동안 살아오면서 자연과 소통하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가옥 형태임을 충분히 검증했죠. 조상의 지혜와 정서, 그리고 문화가 그대로 배어있음은 물론이고요. 운강고택 또한 주변 환경을 고려해 안채를 서향으로 배치하는 등 건축주의 인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난 건축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우선 골목길을 이리저리 꺾어 들어간 초입부터 남달랐다. 변란시에 집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세상을 향해 내세우거나 뽐내지 않고 은둔자의 삶을 살겠다는 집주인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위계질서가 엄격했던 신분사회의 단면도 엿볼 수 있다. 집주인이 기거하는 사랑채와 행랑아범채의 기단 높이와 재료를 달리한 것이나 안채와 행랑어멈채에 별도의 화장실을 두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 또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 담벼락은 ‘길(吉)’자형 무늬 등을 넣어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 담벼락은 흙으로만 밋밋하게 발라 놓았다. 가묘로 들어서는 일각문의 높이를 낮게 만들어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도록 한 것에선 조상들에 대한 경외감도 엿보인다. ●고택과의 대화 고택 속에 한 시대의 미학과 정서가 깃들어 있다면, 둘러보는 사람 또한 마땅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터. 변 교장은 “우선 그 시대에 대한 이해와 정교한 상상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의 잣대로 고택을 봐서는 안되지요. 사랑채 뜨락을 거닐던 집주인, 부엌을 오가는 행랑어멈 등과 대화를 나눠 보기도 해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오감을 통한 체험을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물론 문설주를 만져 보기도 하고, 귀 기울여 기와의 소리를 듣기도 해야죠. 고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광해설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 청도 주변 오감체험 ●월촌마을 청도읍에서 ‘운강고택’으로 가기 전 매전면 하평리에 자리잡고 있는 김해 김씨 집성촌. 수령 500년 이상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인상적이다. 나뭇가지가 펼쳐진 면적만도 1000평에 달한다. 달의 주기인 15일에 맞게 마을 가구 수도 15호를 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054)372-5245. ●꼭두서니 감물염색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천연염색공방. 감물염색은 우리나라 고유의 염색법으로 시염(枾染)이라고도 불린다. 풀을 먹이거나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고,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하다. 비를 맞거나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해 땀이 묻은 채 두어도 썩지 않는다. 감물염색 체험도 가능하다.1만원. 체험에 사용한 1야드(90㎝)짜리 광목천은 가져갈 수 있다.7만∼8만원.www.kokdu.com,(054)371-6135. ●와인터널 청도 특산품인 감을 주원료로 생산되는 ‘감 와인’의 숙성 저장고. 온도와 습도가 연중 일정하게 유지된다. 화양읍 송금리에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경부선 철도 터널로 이용되다, 경부선 노선변경에 따라 버려진 것을 와인 저장고로 이용하고 있다. 길이 1015m. 오전 9시30분∼오후 8시 사이 찾아가면 감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시음은 무료. 감 와인 1병은 1만 4000원.www.gamwine.com,(054)371-1135.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청도 나들목. 기차:서울역→동대구역→환승→청도역 ▶문의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tour.cheongdo.go.kr, (054)370-6371. 운강고택:(054)372-3137.
  • “아이 손잡고 u-세상 봄나들이 하세요”

    나들이의 계절이다. 야외 봄꽃 나들이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미래 기술’을 경험시켜 주는 것이 어떨까. 국내에는 아직 아이들이 ‘미래 기술’을 접할 공간이 별로 없다. 때마침 ‘유비쿼터스 공간’ 두곳이 최근 서울과 대구에서 문을 열었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 들러 미래 공상의 세계를 여행해 보자. 이곳엔 평소 가상 기술세계로만 여겼던 IT 세상이 얼마나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지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광화문 드림전시관 재개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정보통신부·KT 건물에 ‘유비쿼터스(u) 드림 전시관’이 재개관했다. 이곳은 국내 대표적인 상설 IT 전시관이다. 처음 개관때보다 전시물과 체험 공간을 확충했다. 따라서 이곳에 들르면 미래에 경험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을 직접 만져 보고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은 지난 2004년 개관된 이래 인도 대통령 등 국내외 주요인사 28만여명이 다녀갔다. u-드림 전시관에는 ▲전시관 벽면을 통해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u-월(wall)’▲지능형 문, 지능형 TV,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액자 등 미래가정의 모습을 보여 주는 ‘u-홈’▲실시간 회의 등이 가능한 ‘u-오피스’▲버스정류장,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사용될 각종 유비쿼터스 기술을 시연하는 ‘u-퍼블릭 존(Public Zone)’으로 구성돼 있다. 재개관하면서 IT 시연공간에서는 최근 국내에 상용화된 와이브로, 지상·위성DMB,W-CDMA,HSDPA 등의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게 했다. 전시관 2층에는 주요 IT기술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존, 인터넷 게임존, 포토존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휴식공간 역할을 한다.●구미 체험관, 사계절 테마로 꾸며 경북 ‘구미 유비쿼터스 체험관’은 지난 15일 일반인에게 개관됐다. 금오공대의 공동실험실습관 1,2층에 위치한다. 연면적은 300여평이다. u-구미의 축소판인 체험관내 환경 및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체험관에 대한 소개 영상을 보여 준다. u-체험관은 코너별 독립성을 확보해 체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 내부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4계절로 나뉘어 테마별로 구성됐다. 공원의 미래 모습을 구현한 ‘u-동락공원’에서는 디지털연못,u-파크퍼니처,u-키오스크 등의 서비스를 시연한다. 또 ‘u-홈관’에는 가정내에서 제공되는 편리한 생활에 대한 서비스로 홈네트워크, 홈헬스케어, 홈시큐리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u-오피스관’에는 지능형테이블, 홀로그램을 통한 화상회의 서비스를 시연한다.‘u-레스토랑관’에서는 맞춤형 테이블, 맞춤형 램프 등을 통한 개인 맞춤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또 ‘u-동물원’에는 디지털 동물원과 디지털 사생대회를 체험하고, 미래 상점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u-숍’에서는 지능형 광고월, 지능형 의류매장, 전자쇼핑 등의 서비스를 구현했다. ‘u-선거관’에서는 유비쿼터스 환경하에서의 선거유세에서 투표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디지털 유세, 디지털 투표 등을 체험할 수 있다.‘u-크리스마스관’에는 지능형 가로등, 지능형 보도,u-크리스마스 트리 등이 진열돼 체험할 수 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이렇게 꾸미지 않는 배우가 또 있을까.22일 개봉한 하드보일드 액션 ‘수(壽)’에서 거칠게 변신한 지진희. 강도 높은 액션 덕에 몸짱이 됐겠다고 운을 떼자 “우리 영화는 (멋진 근육을 보여주는)‘300’과 다르다.”며 뱃살을 쥐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유쾌한 남자가 냉혹한 킬러가 됐다. 해결사 ‘수’로 불리는 태수는 19년 만에 찾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다. 그 배후에는 조폭 보스 구양원(문성근)이 있다. 영화는 태수의 처절한 복수 과정이다.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첫번째 한국 진출작으로 주목받는 이번 영화는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폭력 미학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 이제 그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끝까지 밀어붙인다. 스크린을 적시는 핏물의 양과 총칼의 사용 횟수는 가히 전쟁 수준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강한 영화를 택했다는 소리가 있는데. “다들 그렇게 말하는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일의 기준은 무조건 재미다. 이번 영화도 그런 기준에서 선택한 거다. 어쨌든 돈내고 시간 들여서 영화 보러 오는데 이왕이면 TV에서 보는 것과 달라 이면 좋지 않나.” ▶그럼 지금까지 했던 영화는 다 재미있었나. “물론! 왜 재미 없었나? 당신 빼고 20만명쯤 되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생각한다.(웃음)처음엔 두려움이 더 컸다.‘여교수의 은밀한 유혹’을 찍으면서 현장이 주는 재미를 알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높이 산다.” ▶엄청난 폭력 장면 때문에 사실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즐기라’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고 느껴진다. “첫 대본에선 지금보다 10배는 더 잔인했다. 내 첫 반응은 ‘이거 한국에서 개봉 못해’였다. 불편한 건 당연하다. 한번도 이런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심장을 꽉 쥐는 듯한 뻐근함이랄까. 그런 불편한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색다르지 않을까.” ▶감상평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폭력 묘사는 친절, 스토리텔링은 불친절’이었다. “대부분 그렇게 느끼더라. 말로 할 걸 액션으로 했다고 보면 된다. 친절하게 설명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영화도 있는 반면 이런 영화도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쓴맛, 단맛, 짠맛 다 보듯이 우리 영화도 오감을 다양하게 길러주는 영화라고 본다.” ▶카타르시스는 있었겠다. 그런 식의 폭력을 언제 행사해 보겠나. “맞다. 초반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니까 정말 신나더라. 하지만 무지하게 힘들었다. 모든 폭력 장면은 각본 없이 찍었다. 감독님은 진짜를 원했다. 만약 짜놓고 했다면 아마 더 크게 다쳤을 거다. 그냥 하니까 정말 안맞을려고 눈 부릅뜨고 죽을 힘을 다해서 피했다. 점박이(오만석)가 목조르는 장면도 진짜다. 내가 정말 죽을 거 같을 때 신호를 할 테니 진짜 조르라고 했다. 그렇게 리허설을 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그래서 두 번 죽을 뻔했다.(웃음)” ▶대역이 없었단 말인가.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나. 대체로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가.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만 두번 정도 대역을 썼다. 영화 찍다가 얼굴에 상처나는 거 아무렇지도 않다. 외국 배우들 보면 그런 사람 많다. 그게 다 세월의 흔적이고 연륜 같아 좋아 보인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겠다. “아무리 일이라지만 내 안에 잠재돼 있던 폭력성을 확인하니까 무섭더라. 지금 다시 꾹꾹 눌러 담고 있는 중이다.(웃음)외국에서는 감정적으로 강도가 센 영화의 출연자들한테 정신과 전문의를 한명씩 붙인다더라. 우리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나이 들어서 연기한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쪽에서 작품성을 떠나 상업적인 성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쪽으로 포기한 지 오래다. 그건 신이 선택해 준 몇몇 분들에게만 가능한 것 같다.(웃음)다만 지금까지 여섯 편의 영화를 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40대 중반 넘어서 진짜 멋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고 나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정말 웃기는 코미디! ‘우리 지금까지 지진희한테 속았어.’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다.‘니들이 게맛을 알아!’ 이 한마디로 세상을 평정한 신구 선생님처럼. 마지막 반전을 기대해 달라.”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단순한 줄거리에 리듬있는 문장

    단순한 줄거리에 리듬있는 문장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그림책 대부분은 영어를 모국어나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아이들 수준에 맞춘 것이다. 때문에 영어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아이 수준에 맞춰 골라야 한다. 공통적으로는 운율과 리듬이 있고 문장이 반복되는 책이 좋다. 리듬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진다. 줄거리는 단순해야 한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렵거나 복잡하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단, 그림 속에 많은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는 책은 얘깃거리가 많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주로 그림으로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림과 글이 일치하는 것을 고른다. 잔잔하고 예쁜 그림책도 좋지만, 기상천외한 생각이나 엉뚱한 이야기를 다루는 등 어린이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책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단계별로는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의 경우 한두 단어로 이뤄진 문장이나 운율, 리듬이 반복되면서 시각과 청각을 자극해 흥미를 일으키는 것을 고른다. 알파벳을 몰라도 그림으로 내용을 대충 이해하고 오감을 이용해 장난감처럼 갖고 놀 수 있다. 두세 단어 정도 읽을 줄 아는 아이에게는 단어나 구, 문장이 반복되는 책이 좋다. 그림과 단어를 연결시켜 뜻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림을 보면서 다음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책이나 줄거리가 단순한 것이 알맞다. 간단한 문장을 읽을 줄 아는 아이에게는 그림으로 묘사된 상황을 한두 문장으로 담아낸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어린 시절 성폭행 상처로 부부생활 장애

    Q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어린 시절 친족에게 당한 성폭행 상처 때문에 아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밤만 되면 과거의 악몽이 생각 나 남편을 밀쳐내게 됩니다. 성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제 모습에서 순결한 여자를 기대하고 결혼했던 걸 알기에 늘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죽고 싶습니다. 이젠 밤이 두렵고 남편에게 언제까지 참아달라고 말할 수도 없어 이혼하려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송인숙(가명·33세)- A 어린 시절 충격 받은 상처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혼자 힘들어했을까요?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금의 절규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의 과거에서 당당히 걸어 나올 때라 생각합니다. 이혼은 상처를 회피함으로써 또 다시 과거 사건의 노예가 되어가는 불행한 과정일 뿐입니다.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과 직면하여 극복해야 합니다. 남편과의 애정어린 신뢰와 친밀한 관계 유지를 통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의지로 상황을 직면하고 고통을 극복한다면 앞으로의 결혼생활은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면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몸부림치며 무의식의 세계로 자신을 억압시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보호자가 어린이에게 책임추궁이나 야단을 치거나 피해를 묵인 또는 비밀유지를 요구하는 경우, 이해나 지지를 통해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받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스스로 과잉희생이나 통제를 하게 되고 불안, 공포, 분노, 좌절감으로 피해의식에 시달립니다. 성폭행은 어린 나이에 겪을수록, 가까운 친족에게 당할수록, 오랜 기간에 걸쳐 거듭될수록 후유증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이 극복되지 않으면 성폭행 당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게 되고, 자기학대나 공격 등으로 이어져 남자에 대한 혐오감과 원망감, 특히 결혼 후 배우자가 자신을 통해 성적 욕망을 채운다는 피해의식이나 강박관념으로 성관계를 가질 수 없어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장애를 갖게 됩니다. 성폭행당한 사건이 내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며, 수치스럽거나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버리고 이제는 과거의 내가 아니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세요. 지나친 결벽이나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더 이상 과거 피해의식의 노예가 돼 자신과 사랑하는 남편, 가정을 파괴하려는 나약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어떻게 인식하고 사고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과거를 회피하거나 덮지 말고 직면하면서 성숙되고 강해진 자기 자신과 만나야 하며 무엇보다 성폭력의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남편과의 친밀감을 높여나가기 바랍니다. 남편에게 무리한 성관계 등은 당분간 서둘지 말고 기다려 줄 것을 요청하고 기분 좋을 만큼 따뜻한 시선교환과 대화, 안아주기, 키스 등 가벼운 스킨십부터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남편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받아야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벗을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긍정적인 체험을 통해 건강한 성을 되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감정을 적절하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남편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원가족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처럼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남편과의 긍정적인 체험을 자연스럽게 즐기다보면 고통이나 악몽에서 많이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빠른 상처 치유와 부부생활의 중요성,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 ‘바보산수’와 짜릿한 오감데이트

    인기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야망에 불타는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이 노회한 부원장(김창완 분)에게 뇌물로 준 그림은 운보 김기창의 ‘바보산수’였다. 바보산수는 운보 김기창(1914∼2001)이 직접 지은 말로, 우리 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해학성을 강조한 산수화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바보산수가 어떤 그림이기에 뇌물로 사용됐는지 궁금했다면 오는 15∼30일 서울 인사동 우림화랑(02-733-3788)에서 열리는 ‘운보선생 빛과 향기전’에 들러보자. 그동안 미공개된 작품 12점을 포함해 모두 40여점의 바보산수와 산뜻한 맛이 봄 기운을 물씬 풍기는 청록산수 작품 등이 전시된다. 화랑이 보유하고 있던 작품과 소장가 3∼4명의 작품을 모아서 구성한 전시회다. `엿장수´ `산사´ `행선´ 등의 바보산수 작품에서는 운보의 독창적 정신이 유감없이 나타난다. 미술평론가 이규일씨는 “바보산수는 중국풍의 관념산수가 판치던 조선시대에 진경(眞景)산수를 만들어낸 겸재 정선의 작업에 비견될 정도로 우리미술사에 남을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병풍에 매화를 그린 ‘紅梅’와 비단에 채색한 `청산-狩獵圖´ `청산-빨래터´ 등은 미공개 작품이다. 듣지 못하는 한을 작품 곳곳에 남겼던 운보는 1934년작 ‘정청’에서 축음기 소리를 듣는 애인과 누이를 그렸다.77년작 ‘새벽종소리’에서는 소리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채과선인´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담고 있다. 경매를 중심으로 그림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한국화의 값은 아직 최고가를 치던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만점이 넘는 유작을 남긴 운보도 다작을 한데다 공급 조절이 안 돼 그림값은 호당 100만원 수준이다.40호 작품은 2500만∼3500만원선이며, 이번 전시회에서 소장가 작품을 제외한 10여점은 판매 예정이라고 우림화랑측은 밝혔다. 운보를 비롯한 한국의 대가들 가운데 위작 논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작가는 거의 없다. 우림화랑의 임명석 대표는 “전작 도록을 후손인 김우환씨와 같이 만들었다.”며 2002년에도 운보 전시회를 열었던 만큼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진해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원로 여성학자 이효재(83) 전 이화여대 교수가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 여성학자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선생님 곁에만 가면 깊은 감화를 받는다.”며 그의 존재를 불교의 ‘큰스님’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래서 1년에 두 번씩은 그 ‘기’를 받기 위해 진해에 다녀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아서인지, 이 교수도 서울에서 후학들이 청하면 마다하지 않고 올라온다. 그러나 근래 들어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해 왔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말이 너무 길어지고, 반복이 많다는 걸 발견하고부터라 했다. 그러나 서울 나들이길에서 어렵게 만난 이 교수는 매우 정정했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중간중간 가쁜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던 것 외에는. ▶진해로 낙향하신 지 10년이 됐습니다. 연구 열정이 여전하신 것 같아요. “내려갈 때 조선시대 가부장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결과가 2004년 ‘조선조 사회와 가족’ 책으로 나왔습니다. 작년에는 평전 ‘아버지 이약신 목사’를 냈습니다. 개인적 동기도 있었지만 식민지와 분단시대를 살아온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서울사람의 역사만이 역사는 아닙니다. 지방의 민중사도 소중한 사회사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족사를 쓰라고 권합니다.” 그 뒤로 약 1년 쉬었지만 이제 새로 일을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대신 ‘죽을 준비’로 쌓아놓은 강의노트와 사회운동 자료, 사진, 문건들을 정리해 자신의 ‘지성사’를 엮어보고 싶다고 했다. ▶유치하신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았지요. “이곳 청소년들을 조사해 봤더니 75%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답이 나왔어요. 문화욕구를 풀 길이 없었던 거지요. 마침 방송캠페인이 있기에 백방으로 뛰어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했습니다. 자원활동가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책과 그림, 비디오,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을 즐기며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이는지, 파급효과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장됐던 여성들의 능력을 끌어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것. 이 교수는 진해 도서관 사례에서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을 본다고 한다.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라 할 수 있는 여성단체연합과 여성민우회가 올해로 창립 20년이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여성운동 단체가 가능할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가족법개정 운동이 있긴 했지만 여성해방, 평등사회를 요구하는 급진적 여성운동은 처음이었거든요.20년 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됩니다.70년대 여성노동자투쟁과 더불어 활성화된 여대생운동 조직기반이 있었던 덕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권인숙사건, 정신대문제 제기에 이어 가족법 개정, 공보육도입, 호주제 폐지 등 많은 제도개혁 성과를 이뤄냈어요.” ▶국민의 정부 이후 여성운동단체가 행정부, 입법부 등에 많은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권력화됐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민주사회에서는 정치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이뤄져야 합니다. 여성운동가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정치참여를 할 수 있지요. 개혁적 정부가 개혁성과 경험을 갖춘 여성운동가를 요직에 기용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활동가들이 운동을 정치적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거나 권력으로부터 분별없이 혜택을 얻기 위해 종속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운동단체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독립적 권력’을 갖는 한 이를 ‘권력화’라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 교수 자신은 평생 정치와는 선을 긋고 학자와 사회운동가로서 자리를 지켰다. 이는 순전히 독재정부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때 회유를 물리쳤고,1980년 ‘서울의 봄’ 이후 각종 민주화요구 서명을 주도한 결과 돌아온 것은 해직교수라는 멍에였다. ▶여성운동이 중산층 여성들의 이익옹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는 여성운동도 노동문제에 관심이 컸어요. 그러나 노동운동이 자체 조직화돼 여성운동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대학출신 주부들과 사무직 여성들이 여성민우회를 조직하게 된 겁니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법개정, 제도개혁운동에 집중하면서 빈민층, 노동자계층의 삶을 이슈화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번에 서울에 와서 보니 이 부분을 반성하고 빈민여성과 소외계층 문제를 새 과제로 삼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화시대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 쪽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평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은 웬만큼 이뤘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평등을 구체화하여 진정한 변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법 개정, 성매매 금지 등 여성운동의 성과들이 사회의 역공(逆攻)을 받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관습 속에 차별과 대립, 폭력과 억압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역의 풀뿌리 단위, 혹은 각 전문분야별 수준에서 새로운 문화를 싹틔워 가도록 하고 중앙 여성단체는 이를 연결시키는 미디에이터( mediator)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통 사회의식이 없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이 짓눌려 산 데 대한 반작용으로 정체성 찾기와 전문성 개발, 열심히, 당당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가 행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자기주장, 개성만으로는 고립되어 성장에 한계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친지, 이웃, 직장동료, 지역사회 등과 연대를 넓혀가야만 능력이 증가되고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민주화운동을 하신 입장에서 참여정부의 지지율 저하를 어떻게 보십니까. “참여정부가 제도개혁, 절차적 민주주의, 비리척결, 가부장적 권위주의 청산 등 한 일도 많았죠. 문제는 내가 지방에 있어 보니까, 열린우리당이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요. 정당이 풀뿌리들의 지지를 받아서 활동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자기들끼리 오직 대통령, 국회의원 되기 위한 목적으로 합쳤다, 헤어졌다 하는 겁니다. 민주화세력들 이제는 흩어져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파고들어 풀뿌리민주주의 싹을 틔워야 해요.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들이 여기저기 보이긴 하거든요.”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민주적인 정당정치에서 집권세력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요. 그러나 보수 정당이 아직도 냉전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보수는 반북·반공·친미를 해야 한다고 할까요.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예요. 친북·반미로 언제 우주화시대를 따라가겠습니까. 과학이 발전해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여자 난자를 팔아 줄기세포를 만들자는 세상이에요. 보수·진보 모두, 우리가 진정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잘 봐야 합니다.” 서울 일은 잘 모른다면서도 시대를 읽는 통찰력이 예리하게 느껴졌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 효재 그는… 1924년 경남 마산 출생(만 83세). 이화여대 영문과를 2년 다닌 뒤 미국 앨라배마대, 컬럼비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1958년부터 이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 여성학과 가족사회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업적을 쌓는 한편, 실천적 운동에도 앞장서 평우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을 주도적으로 결성했다. 지은희, 신혜수, 이미경, 장하진, 최영희 등이 그의 제자.1980년 반체제 지식인으로 분류돼 해직되기도 했다.1990년 이대교수직 은퇴 후 1997년부터 제2의 고향인 경남 진해로 낙향. 이곳에서 부친이 세운 경신사회복지재단 부설 사회복지연구소 소장직과 진해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분단시대의 사회학’(1985)‘조선조 사회와 가족’(2004) 등 저서. 제1회 비추미 여성대상(2002), 제4회유관순상(2005) 등을 수상했다.
  • 우리의 五感은 건강한가

    “깨어 있는 동안에도 나는 자주 일종의 백일몽에 빠져들곤 했다.…내가 이를테면 나 자신이 몽타주 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온전히 우리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는 오감(五感)은 과연 믿을 만한 것인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소설가 최수철(49)씨의 새 소설집 ‘몽타주’(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작가가 2년 전 발표한 장편 ‘페스트’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철저하게 주제의식을 먼저 갖고, 그것을 풀어내기 위해 쓰고 있다. 요즈음의 ‘스토리텔링’식 소설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세태적인 이야기로만 읽으면 중구난방이고, 수미일관도 안돼 있지요. 하지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주제라면 소설로 쓸 필요없는 것 아닌가요. 결말은 결국 독자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표제작 ‘몽타주’를 비롯 ‘메신저’ ‘확신’ ‘창자 없이 살아가기’ ‘진부한 일상’ ‘채널 부수기’ ‘격렬한 삶’ ‘첫사랑에 관하여’ ‘거인’ 등 9편의 중·단편들은 모두 감각과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환각하거나 망상하고, 오감에 민감하다. 하지만 작가는 “감각은 굴절된 것”이라고 단언한다.‘몽타주’에서 몽타주 화가 ‘윤세화’가 증언들을 통해 그려낸 범인의 얼굴은 바로 자신이었다. 세상이 ‘윤세화’ 자신을 몽타주해준 것이다. 물 속에 들어 있는 올곧은 대나무가 구부러져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백지 한 장보다도 못한 간격밖에 없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에게는 정신병 환자나 정상적인 사람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건강한 감각이란 자기 감각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봅니다.”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어렵고, 과장돼 있다는 점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에 집중하는 소설은 예술이 아니다.”라면서 “문학의 위기를 얘기하지만 문학을 복권시키기 위해서는 애당초 문학이 가졌던 예술로서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가는 또 “독자들은 소설을 100% 이해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소설이 쓰여진 시간의 1000분의1의 속도로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다분히 일본 대중소설류를 편식하는 독자들에 대한 외침이다.“문학청년 시절 누구나 러시아 고전 등을 두번 세번 읽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독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독자들이 뭐라 하든 저는 제 작품을 계속 쓸 겁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동화와 이화/성석제 소설가

    봄이 되면 자연의 색깔이 살아난다. 산수유와 진달래, 개나리, 목련처럼 잎보다 꽃을 먼저 내미는 봄꽃들을 보면 모두 고유하고 화려한 원색을 자랑한다. 하늘의 선녀가 나무로 하강한다면 봄꽃을 피우는 나무가 되지 않았을까. 꽃 하나하나가 놀라움으로 마음을 생동하게 하며 그 향기는 어떨지, 가까이 가면 꽃잎의 세부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것들은 단순히 피는 것이 아니라 실로 ‘피어난다.’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의 일상 일년 365일 52주, 하루 24시간 8만 6400초를 언제나 물들이는 현란한 원색의 경연장이 있다. 간판이다. 간판은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머리를 짜낸 끝에 만들어진 갖가지 크기와 형태, 갖가지 문구, 갖가지 색깔로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밤이면 발광(發光)까지 하는 이 간판들은 지나친 현란함으로 그 간판을 내건 사람이 끌어들이려고 한 손님으로 하여금 자신이 뭘 하러 왔는지 헷갈리게 하기 십상이다. 간판끼리의 그악스러운 경쟁은 표현을 위한 표현이 됨으로써 간판이 가진 기본적인 지시, 정보로서의 기능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마찬가지로 가게들에서 스피커를 내놓고 틀어대는 음악과 외쳐대는 광고 내용도 알아듣기 힘들다. 확실한 건 시끄럽다는 것뿐이다. 별로 궁금할 것도 없는 그 내용을 알려면 귀로 들을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거나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한다. 곧 확성기의 소리는 성(聲)을 확대한 것일 뿐, 그 성에 실어서 알리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다.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대다수 사람의 귀를 막게 만들고 발길을 돌리게 한다. 손님을 끌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머리를 짜내 만든 간판이며 가두방송이 오히려 손님을 쫓아버리거나 심한 경우 혐오감을 안겨준다는 것을 안다면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거리를 어지럽히는 간판과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큰 소리는 그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고 봐야 한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돈 들이고 핏대 세워가며 그렇게 하는 것이다. 산수유는 이른 봄 산간에 연초록의 구름처럼 피어난 것으로 발견될 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벌써 산수유가 필 때가 되었구나, 하는 느낌에 가슴 한 곳이 서늘해지면서도 언제나 다른 봄을 누리려는 복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자연이어서 그렇다. 손득의 이해타산, 성패의 아귀다툼이 없는 자연은 자연 속에 있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자연의 일부로 동화(同化)한다. 반면에 겉이 번드르르하고 기능을 극대화한 공산품과 상업적인 인공물은 그를 보는 사람을 이화(異化)시키기 십상이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것이 꽃만은 아니다.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가장 귀하다는 사람, 그 중에서도 남보다 높이 솟아 뭇사람을 좌우하려는 사람들의 얼굴 역시 여기저기서 필 것이다. 화려하게 성장하고 말을 꾸며 다른 사람의 간판, 확성기를 깎아내리게 될 것이다. 그게 그들 삶의 의미라고 믿고 있다면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도가 지나쳐서, 이를테면 꼭두새벽부터 확성기를 들고 간판 위에 올라가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우리의 사유와 평온함을 깨뜨리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들 역시 그들이 내세운 간판, 들고 있는 확성기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걸 쓰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질릴 만큼 질렸다는 걸 안다면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계산과 눈치가 빠르고 여러 사람의 보좌를 받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몰라서 그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자연이 왜 우리를 질리지 않게 하는지, 피어나는 꽃이 왜 경외감을 가지게 하며 세부의 신성함에 다가서게 만드는지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기에 그들의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들이 내세운 간판, 확성기 소리의 내용, 세부를 궁금해 하지 않고 남들끼리의 싸움 구경하듯 보게 되는 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 [OUR STORY] 봄마중 가는 길은 행복하다

    [OUR STORY] 봄마중 가는 길은 행복하다

    봄이 멀지 않았다. 반가운 사람들이 나누는 인사가 겨울옷을 먼저 벗어냈다.“겨울이 매섭다.”던 사람들,“이제 겨울도 끝물”이라더니 며칠 새 “봄 다 됐네.”로 인사말을 바꾼다. 어느새 풍향을 달리한 바람에는 겨울의 혹독한 살풍경 대신 남녘의 살가운 햇볕이 얹혀 온다. 그 바람 끝에 얼굴을 디밀고 흠흠 꽃내음을 맡으려는 도시인들에게 봄은 반갑게 풋풋한 품을 연다. 남녘의 시인이 보낸 편지글 속에서도 물씬 봄의 향기가 묻어난다. 그의 매화예찬은 오롯하게 피어나는 홍매화의 서정이기도 하고, 시한을 힘겹게 넘어온 우리들의 월동기이기도 하다. 이 겨울 내내 저 매화를 기다려 왔습니다. 겨울이 유난히 추웠기에 그대와 나란히 서서 꽃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얼어서 터진 남루의 손등 감추지 않고, 그대의 손을 잡고 꽃 앞에 서고 싶었습니다.(중략)오늘 홍매화꽃 사태 속에서 그대는 나의 꽃이었습니다. 우리는 억겁 인연의 가지에서 만난 따뜻한 햇살과 꽃이었습니다. 나는 그대에게로 무너지는 햇살이었고, 그대는 나에게로만 피는 꽃이었습니다.’(정일근 시인의 ‘사람의 사랑도 꽃이 될 수 있으니’ 중에서) 그 시인의 오감을 일깨운 봄의 장대한 서사가 막 시작되려 한다. 봄, 그 현란한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조화 속에서 목숨이란 목숨은 모두 새 뼈를 얻고, 거기에 새 피와 살을 얹어 또 한 해를 준비할 것이다. 모두들 길가로 나서 어디에서 흘러들었는지도 모르는 익숙한 향기에 다시 취할 것이고, 나설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아련하게 추억할 것이다. 언젠가 이빨 시리게 맞았던 이른 봄날의 아릿한 바람과 그 바람에 실려온 아름다운 가슴앓이를. 문득, 꽃집에 다발로 실려와 놓인 남녘의 솜털 보드라운 버들개지의 벙그는 아퀴가 눈길을 끈다. 그 곁에 각시처럼 자리를 잡은 목련의 물오른 꽃망울이 수줍다 못해 부르르 제 몸을 떨고 있다. 화려한 봄 축제의 기억은 겨울이 길었던 사람들의 가슴에서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이다. 남녘은 벌써 분주하다. 매화는 난분분하며 온 천지에 향기를 퍼뜨리고, 수더분한 산수유는 마을 어귀나 산발치에 아무렇게나 서서 겨울의 수묵에 샛노란 생명의 명도(明度)를 더한다. 아쉬운 무엇이 있어 더 머뭇거릴 것인가. 짧디나 짧은 봄, 그 봄으로 가자. 살 떨리게 반가운 꽃들을 찾아서.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남도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우수를 지난 봄이 경칩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다. 봄처녀들의 가슴이 까닭없이 울렁거리기 시작하는 것도 이맘때. 겨울이 맥없이 꼬리를 감추는 모습에서 서운함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오는 봄이 달갑지 않을 이유 또한 없다. 남도의 들녘에서는 벌써 꽃소식이 전해온다. 문득 엉뚱한 상상이 고개를 쳐든다. 꽃이 북상하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 남도의 끝자락 해남에서 서울까지는 천리길, 400㎞정도 된다. 이곳에서 전해진 꽃소식이 10일 뒤면 서울에 가 닿는다니, 하루에 40㎞정도 가는 셈이다. 오는 봄을 맞으러 전라남도 무안과 함평 등을 다녀왔다. 세발낙지와 함평한우 등 먹거리와 은빛 숭어가 뛰노는 함평만 등 볼거리가 많아 봄맞이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무안·함평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한우와 나비의 고장 함평 남도에 오면 가장 정감이 가는 것이 농가의 지붕. 팔작지붕이며 우진각 지붕 등 우리 고유의 지붕형태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집들이 꽤 많다. 멋들어지게 뻗어나간 처마를 보라. 마치 파란 봄하늘 속으로 훨훨 날아갈 것만 같지 않은가. 기능성만 강조하느라 멋없이 지붕 위를 싹뚝 잘라버린 양옥집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머리만큼은 서양 것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올곧은 자존심이 엿보인다. 점심 무렵 도착한 함평읍. 봄빛이 완연하다. 아직 겨울에 발목잡힌 도회지만 생각하고 걸쳐입은 두툼한 방한복이 여간 거추장스럽지 않다. 얇아진 옷만큼이나 오가는 주민들의 표정도 밝고 가볍다. 사실 함평은 이제껏 여행지로서는 특출나게 내세울 것이 없는 곳이었다. 함평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나비축제(www.hampyeong.jeonnam.kr). 우리나라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관광축제다. 올해는 5월 3∼8일까지 열린다. 나비 외에 유명한 것이 천지한우.‘전라도 소값을 좌우한다.’는 함평 우시장 덕분에 질좋은 한우고기를 싼값에 먹을 수 있다. 근동에서 음식솜씨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금송식당(061-324-5775)에 들어섰다. 생고기를 주문했더니 금방이라도 핏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검붉은 한우고기가 쟁반 가득 담겨 나왔다. 주인 김정애(50)씨의 음식자랑이 거침없이 이어졌다.“소고기는 앞다리를 먹어야 하지라. 앞박살, 양지, 홍두깨, 아롱사태, 부채뼈 살 등 5가지 부위가 골고루 섞여 있응께 맘껏 드시쇼.” 생고기 1인분 1만 7000원, 생고기 비빔밥은 5000원을 받는다. # 감태향 가득한 돌머리 해안 달고 쫄깃한 한우 생고기로 허기를 채운 다음 돌머리(石頭)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육지의 끝이 바위로 되어 있어 돌머리라 했다. 돌부리가 해수명당과 연결돼 있다 해서 광산 김씨들이 묏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물오른 봄바다. 감태(甘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언제든 질리지 않는 해조류 특유의 비릿하고 상큼한 향기다. 함평만 너머로는 해제반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바닷물을 방조제 형태로 막아 만든 2700평의 수영장이 독특하다. 썰물 때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노천 바다수영장을 만든 것. 수영장 둑이 높지 않아서 밀물 때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자연스레 물갈이가 된다.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물고기들도 썰물 때면 꼼짝없이 갇히게 될 터. 사람과 물고기들이 너나없이 한 곳에서 놀게 될 듯하다. # 펄떡거리는 숭어회 함평만과 해제반도 칠산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숭어는 눈가에 황금색을 띠는 참숭어. 제철에다 자연산이다. 숭어껍질은 살짝 데쳐 소금장에 찍어먹는데, 꼬들꼬들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숭어회 역시 달고 쫀득하기 이를데 없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붉은색 살을 보면 침이 절로 괸다. 바닷물에 한번 씻어놓으면 살이 더욱 꼬들꼬들해진다. 회를 뜨고 남은 뼈로끓인 매운탕은 국물맛이 달고 시원하다. 조금 때는 숭어가 잡히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돌머리관광횟집(061-322-9228) 주인장의 음식솜씨가 제법 알려져 있다. 숭어회 1접시에 3만원을 받는데, 싱싱한 자연산 석굴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곁들여진다. ■ 무안에서 즐기는 5색 진미 무안 들녘은 황토땅. 차라리 붉은 색에 가깝다. 황토 들판 옆으로 푸른 양파와 마늘밭, 그리고 파아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먹거리 천국이기도 하다. 한번 나들이에 5가지 감칠 맛을 맛볼 수 있다 해서 ‘무안 5미(五味)’라는 이름이 따로 붙었다.짚불 삼겹살, 양파 한우, 도리포 숭어, 영산강 장어, 무안 낙지 등. 들과 바다에서, 그리고 강에서 ‘오색진미’를 맛볼 수 있다. 들에서 나는 별미로는 단연 돼지짚불구이. 목포에 홍어삼합이 있다면, 사창리에는 짚불삼겹살 삼합이 있다. 삼겹살과 양파김치, 기젓(갯벌 게로 만든 젓갈) 등이 어우러져 조화를 낸다. 암퇘지 삼겹살과 목살, 목등심 등을 볏짚을 이용해 1분정도 구워먹는데, 고기 속에 스며든 짚의 향긋한 냄새가 일품. 두암식당(061-452-3775)이 많이 알려져 있다. 삼겹살과 양파김치 원조를 자랑하는 곳. 김정순 할머니가 문을 연 이래 2대에 걸쳐 50년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1인분 한 판에 6000원. 강에서 나는 음식으로는 명산리 장어구이가 첫손 꼽힌다. 영산강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장어마을이 형성돼 있다. 영산강 장어는 한때 바닥을 긁으면 그물 그득 잡힐 정도로 유명했다. 영산강 하구둑 축조 이후 장어가 크게 줄긴 했지만, 명산장어집(061-452-3379)은 3대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4미(1㎏ 4마리)에 4만원. 장어집 인근에는 동양 최대의 백련 서식지가 있다. 숭어와 더불어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로 세발낙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일에 지쳐 쓰러진 소에게 먹이면 벌떡 일어선다는 스태미나 식품. 주낙으로 건져 올리는 게 아니라 뻘에서 삽으로 파서 꺼낸다. 착 달라붙는 힘이 여간 아닌데다 맛 또한 일품이다. 무안 낙지는 통째로 먹어야 제맛이다. 특히 산낙지를 대소금에 비벼 잠시 기절시킨 다음 먹는 ‘기절낙지’는 별미 중 별미. 무안읍 공용터미널 뒤편에 기절낙지집들이 몰려 있다. 하남횟집(061-453-5805), 청계수산(061-453-5256) 등이 유명하다. 한 마리당 6000∼7000원. # 봄은 바다에서도 자란다 현경면 월두포구는 달머리(月頭)라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곳.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 습지 보존지역인 함해만이 이곳 해운리에서 해제반도 만풍리까지 이어진다. 수령 300년 된 곰솔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서 있는 가운데, 오른편 갯벌엔 연둣빛 감태가 푸르름을 뽐내고, 왼쪽편엔 초록빛 바다가 바람에 넘실댄다.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맞닿은 절묘한 풍경이다. 제 아무리 바람이 매섭고 파도가 거칠어도 밀려오는 봄기운을 막을 수는 없는 것. 붉은 생명력을 토해내는 황토밭과 푸른 바다 위로 봄빛이 찬란하다. ■ 기차타고 꽃마중 가요 ●섬진강 매화 청송여행사(www.114ktx.com)는 3월10일 오전 7시 30분 영등포역을 출발해 임실 청매실농원, 익산 등을 둘러보고 오후 10시 30분에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상품을 마련했다. 어른 4만 3000원, 어린이 4만원.1577-7788. 홍익여행사(www.7788tour.co.kr)는 매화향 가득한 섬진강과 남원 등을 둘러본다. 용산역 오전 7시 출발, 오후 10시 49분 도착.3월17,18일. 어른 4만 9000원, 어린이 4만 6000원.(02)717-1002. ●진해군항제 벚꽃 3월31일과 4월1,4,5,8일 등 총 6회 운행한다. 진해 해군사령부, 제왕산 등을 돌아본다. 서울역 오전 7시 10분 출발, 오후 10시 50분 도착. 어른 5만 5000원, 어린이 5만 3000원.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 032-343-7788),KTX관광레저(www.ktx21.com 1544-7786), 지구투어 네트워크(www.jigutour.co.kr 1566-3035), 홍익여행사 ●쌍계사 십리 벚꽃 남원 재래시장과 춘향테마파크, 하동 화개장터, 십리벚꽃길 등을 둘러보는 상품. 용산역 오전 7시 출발, 오후 10시 30분 도착.4월7,8일. 어른 3만 9000원, 어린이 3만 8000원. 홍익여행사. ●금오산 왕벚꽃 금오산 왕벚꽃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을 둘러본다. 서울역 오전 8시 출발, 오후 10시 도착.4월13일. 어른 4만 4000원, 어린이 4만 2000원.KTX관광레저. ●해인사 벚꽃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의 벚꽃길을 돌아보는 상품. 서울역 오전 8시 출발, 오후 10시 10분 도착.4월13일. 어른 4만 6000원, 어린이 4만 3000원.KTX관광레저. ●환상의 섬 외도 꽃과 나무, 그리고 바다로 둘러싸인 섬 거제시 외도와 학동 몽돌해변, 바람의 언덕 등을 돌아보는 상품.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47분 영등포역을 출발해 다음날 오후 10시 6분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 경인관광여행사. ●매화 축제와 오동도 동백 오후 10시30분 용산역을 출발, 광양 매화마을과 여수 오동도를 둘러보고 다음날 오후 10시 용산역으로 돌아온다.3월 17일. 어른 6만9000원, 어린이 6만5000원.KTX관광레저. ●섬진강 매화축제와 향일암 해돋이 여수 향일암 해돋이와 광양 매화축제 등을 둘러본다.3월23,24일. 서울역에서 오후 10시50분 출발해 다음날 오후 9시50분 돌아온다. 어른 6만 4000원, 어린이 5만 9000원.KTX관광레저. ■ 둘러볼 만한 곳 ●고막천교 궁궐이나 관청 등이 아닌 순수 민간지역의 다리로는 가장 오래된 곳.700여년 전인 고려 원종 15년(1274)에 세워졌다. 서민들이 애용하던 질그릇 같은 투박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보수공사를 해놓아 옛모습이 적잖이 사라진 것이 흠. 함평으로 향하는 2번국도변에 있어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함평군청 문화관광과(061)320-3733. ●자산서원 곤개 정재청(1529∼1590)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 함평군 엄다면 제동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남인과 서인의 정권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설립과 철거가 반복되면서 정치적으로 주목받던 장소.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정재청의 문집 ‘우득록’은 호남사림의 인맥이나 동향 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 ‘봄바람’ 난 공원

    이른 봄을 준비하는 것은 꽃이나 나무들뿐이 아니다. 봄나들이 손님 맞을 채비를 하는 공원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가족단위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서울시내 공원들의 봄맞이 행사를 총정리했다. ●대보름과 경칩도 공원에서 대보름(3월4일) 전날인 3일 오후 남산공원과 보라매공원에서는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액막이 연·복조리 만들기, 풍물굿,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행사가 준비된다. 또 대형 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큰 줄넘기 등을 하며 가족이 함께 대보름 풍습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뛰어나온다는 경칩(3월6일)에 남산공원과 길동자연생태공원을 가면 잠에서 덜 깬(?)개구리를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봄맞이 개구리 한마당’과 ‘개구리 한살이’ 프로그램이 각각 진행되는데 도심 아이들에겐 개구리를 직접 만져보며 관찰할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다. ●숲에서 자연을 느낀다 서울숲에서는 봄을 맞는 동식물을 보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서울숲탐방’,‘숲에서 놀자’,‘숲속이야기’,‘어린이자연관찰교실’,‘서울 숲 자연탐사’,‘숲에서 뒹굴뒹굴’ 등의 행사를 준비했다. 모두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 수 있는 시간이다. 어르신들이 모여 함께 추억 속 어린시절 놀이를 다시 해보는 ‘서울숲 행복산책’과 주부대상의 환경체험학교인 ‘주부생태교실’도 이채롭다. 가족 모두가 함께 생태학습을 할 수 있는 ‘주말가족 생태나들이’도 준비됐다. 월드컵공원에서는 뭐가 바쁜지 빨리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들을 관찰하는 ‘하늘교실’,‘민들레와 친구하기’가 진행된다. ●동물과 함께 봄을 남산공원에서는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남산소나무’에 대해 공부하며 솔방울로 공작물을 만드는 ‘남산에서 놀자’가, 여의도공원에서는 물속 미생물을 알아보는 ‘현미경관찰교실’이, 영등포공원에서는 미술활동을 통해 환경에 대해 알아보는 ‘생태문화교실’이 진행된다.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는 ‘오감체험’과 7세 이하 어린이들이 자연을 배우는 ‘유아 생태학교’가 열린다. 길동생태문화센터에서도 ‘전시관해설’,‘짚풀공예’,‘나무로 곤충 만들기’,‘솔방울로 동물 만들기’ 등 각종 생태강좌가 진행된다. 봄을 맞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있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끼며 알아보는 ‘에코스쿨’,‘놀토동물학교’,‘단체동물학교’ 등 학습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시의 공원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예약을 받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유아 성범죄 피해 작년 149명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유아 성범죄 피해 작년 149명

    변태 성인들은 남녀 청소년과 아동뿐 아니라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은 7세 미만의 유아들도 노린다.A(50)씨는 지난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예린(당시 4세·가명)이에게 접근해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면서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갔다.A씨는 이곳에서 “모기에 물린 곳을 만져 주겠다.”면서 예린이를 성추행했다. A씨 같은 변태 성인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은 7세 미만 유아는 지난해 149명을 비롯해 2003년부터 4년 동안 모두 650명인 것으로 청소년위원회는 집계했다. 성폭행을 당한 유아는 45명. 청소년위 관계자는 “7세 미만의 유아는 성폭행·추행을 당해도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아 성폭력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아 대상 성범죄는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피해자 2582명 가운데 25.2%다. 해바라기아동센터 최경숙 소장은 “상담 사례를 분석해 보면 7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의 성범죄 피해자가 8∼13세 어린이보다 5∼10% 정도 많다.”고 말했다. 상담건수로 볼 때 유아 성 피해자가 아동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법원 판결은 솜방망이다. 주한 미국인 의사 B(43)씨는 2003년 두 살배기 남아를 입양한 뒤 기저귀를 갈 때, 아이에게 소변을 보게 한 뒤에 변태적인 성추행을 했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두 살, 세 살의 영아를 성추행한 전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법원은 B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미 직장에서 해고된 점 등을 참작한 것이다. 2004년 어린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6세 여아 5명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성추행한 C(25)씨도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피해자 부모와 합의했다는 점 등이 참작된 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성폭행을 당한 유아는 당시엔 피해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다가 청소년기에 비로소 큰 사고를 당한 것을 알고 심한 우울증이나 성 혐오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초등생 性매수 급증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초등생 性매수 급증

    용산 초등생 허모(당시 8세)양이 성추행을 당하고 살해된 지 22일로 꼭 1년을 맞는다. 사건 직후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 정치권에서는 아동성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며 앞다퉈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성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성범죄 대상은 청소년에서 13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남자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아동 성범죄 실태와 법적·제도적 문제점 등을 3회로 나눠 짚어본다. # 1 초등학생 은희(12·가명)는 가출한 뒤 지낼 곳이 없어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친구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다. 아저씨는 여관에서 재워주는 대신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에 응한 은희는 3만원을 받았다. # 2 중학생 선희(가명)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동네 아저씨에게 끌려가 야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10살때는 이 아저씨와 여관에서 성관계를 맺고,‘용돈’ 2만원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학교 선생님도 선희를 불러 성 관계를 맺고 용돈 1만원을 줬다.3년동안 무려 4명의 성인과 이런 관계를 맺고 용돈을 받았다. 사리판단 능력도 없고 철도 들지 않은 13세 미만의 아동에게 금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일방적인 성매수 형식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원조교제의 대상이 초등학생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원조교제 대상 초등생까지 확산 20일 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성매수했다고 법원 판결을 받은 사례는 2004년 7명에서 2005년 18명,2006년 21명으로 3년만에 세 배 늘었다. 성매수를 포함한 성추행·폭행은 2004년 577명→2005년 698명→2006년 774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피해 아동과 부모가 신고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성매수, 성폭행·추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성매매 지원 쉼터에서 생활한 A(15)양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 보면 더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나오라는 아저씨들이 많다.”면서 “초등학생들은 게임머니나 갖고 싶은 물건, 몇만원만 쥐어줘도 쉽게 ‘조건 만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 성인들은 9∼12살의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만남을 갖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남성들이 교복을 입은 여중·고생들에게 환상을 가지고 있다가 조건만남을 성사시키고 나면 시들해진다.”면서 “그럴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결국 초등학생에게까지 눈을 돌리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13살도 되지 않은 어린이들이 성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고 성관계에 합의하겠느냐.”면서 “겉으로는 성매매지만, 엄연히 강간에 해당된다.”며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청소년기 이후 후유증 심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과장은 “마치 동네 가게에서 먹고 싶은 것을 슬쩍하는 것처럼 원하는 걸 갖고 싶어하는 단순한 어린이의 심리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면서 “청소년기에 이르러 자발적으로 한 행동의 의미를 알고 나면 그만큼 더 후회하고 감당하기 힘들게 된다.”고 말했다. 성적 충격을 겪은 아동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성에 대한 혐오감, 정체성이나 존재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사람에 대한 불신 등의 후유증을 앓게 된다는 지적이다. 나중에 엄청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동 성범죄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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