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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장용호 서울국제실내양궁 우승

    국가대표 장용호(예천군청)가 9일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국제실내양궁대회 남자부 리커브 경기 결승전에서 박지수(서울시청)를 120-116으로 누르고 우승했다.장용호는 4강전에서 세계 1위 미켈레 프란질리(이탈리아)를 118-116으로 꺾고 올라온 김청태(울산남구청)를 120-116으로 물리치는 등 준결승과 결승 모두 120점 만점을 기록해 아테네올림픽 금빛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 “설맞이준비 구청에 맡기세요”귀성버스·농수산물 직거래 주선

    설연휴가 다가오면서 서울시 자치구들이 주민들을 위해 귀성 전세버스를 운영하고,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를 잇따라 마련한다.특히 생산자가 직접 참여하는 직거래 장터에서는 시중가격보다 10∼30% 싼 가격에 제수용품을 구입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 같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는 15~16일 구청광장에서 사랑의 쌀 모으기 및 밑반찬 만들기 행사와 함께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를 연다.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15∼17일 장터를 열어 생산자가 한과 등 즉석음식을 판매하며,요리법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14∼16일,강북구(구청장 김현풍)는 15∼16일,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15일,영등포구(구청장 권한대행 박충희)는 16일 각각 장터를 개장한다. ●귀성 전세버스도 운영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설날 귀성표를 예매하지 못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전국 23개 노선 40개 시·군을 행선지로 하는 ‘설날 귀성 전세버스’(유료)를 운영한다. 귀성버스는 설연휴 첫날인 21일 오전 8시 양천공원에서출발한다.버스표는 12∼19일 구청 및 동사무소에서 예매할 수 있다.특히 부산·대구·안동·예천·점촌·광주·전주·정읍 등 8개 지역에서는 23일 귀경버스도 마련돼 있다.이용 주민에게는 귀성기간 동안 구청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02)2650-3201∼3.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20∼26일 구내 14개 마을버스 노선의 운행시간을 현행 밤 12시에서 새벽 2시까지 연장운행한다. 장세훈기자 shjang@
  • 27개 기초단체 우수시책 열띤 경연/공공자치연구원 주최·본사 후원 4회 자치경영혁신 전국대회 개막

    한국공공자치연구원(원장 정세욱)이 주최하고 대한매일이 후원하는 ‘제4회 자치경영혁신전국대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영수익사업,재정운영효율화,지역경제,문화관광,사회복지,환경 등 10개 부문별로 나눠 우수 성공사례를 선정해 지방행정기관과 공무원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상호 벤치마킹과 행정혁신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 정 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가적 행정관리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면서 “자치경영혁신전국대회는 234개 지방정부들의 경쟁을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질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을 서로 평가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 채수삼 사장은 축사에서 “이번 대회는 각 지자체의 경영혁신사례의 성공요인을 밝혀냄으로써 정책개발에 관한 명실상부한 아이디어 교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분권적,상향적 개혁을 지향하는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당부했다. 올해는 40개 지자체가 응모해 관련분야 대학교수와 연구원 관계자,언론인들이 참여한 1차 전문심의를 거쳐 27개 지자체가 본선대회에 진출했다. 경기 부천시가 과학적이고 자기검증 기능을 갖는 발생주의에 의한 복식부기제를 도입 사례를 발표했고,서울 양천구는 지역 난개발 억제를 위한 새로운 도시설계 모델의 필요성과 대안을 제시했다.전남 광양시는 지난 2000년 검진차량을 구입해 307회에 걸쳐 주민 1만 683명을 진료하는 등 ‘찾아가는 보건소’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소개했다. 또 경기 시흥시가 전국 최초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해 시화공단의 43개 영세중소기업에 45억 5000만원의 시설개선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고,경북 안동시는 저소득 장애인들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장애인 삶의 질 개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 안양시의 ‘버들치가 돌아오는 건강한 안양천’을 비롯,▲경북 예천군의 ‘도로편입부지 소나무활용 국제양궁경기장 조경’ ▲경기 안성시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2003’▲서울 강북구 ‘생명의 불씨를 살리는 아름다운 공연들’ ▲대구 남구 ‘민간위탁을 통한 경영개선’ ▲강원 삼척시 ‘삼척맹방골프연습장 직영 성공사례’ ▲전북 무안군 ‘친환경 으뜸군 만들기’ ▲울산 북구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도시주거환경개선’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연구원은 이틀간의 사례발표와 심사를 통해 11일 최우수·우수 지자체를 선정·발표한다. 이종락기자 jrlee@
  • 이집이 맛있대요 / 서울 인사동 한정식집 ‘방자네 산골물’

    따뜻한 쌀밥이 먹고 싶다.한정식집은 너무 비싸고,다른 곳에 가자니 반찬이 시원찮을 것 같다.서울 인사동 가나아트 건물 뒤편 ‘방자네 산골물’은 그런 고민들을 말끔히 씻어버린다. 한정식(1인분)은 1만원에서 3만원까지 5종류.1만원 짜리에서 전,구이 등 반찬이 한가지가 추가되면 가격은 5000원씩 늘어난다.대부분의 사람들이 1만원짜리를 시킨다.주문하자마자 된장찌개,불고기,생선구이,호박전,마늘장아찌,어리굴젓,콩나물무침,양념게장 등 스무가지가 넘는 반찬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져 더 비싼 걸 주문할 필요가 없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퍼 입에 호르륵 넣으면서부터 반찬에 오가는 손길이 빨라진다.반찬들은 맵지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간이 적당하다.호박전에는 기름이 잘잘하게 배어있다.경북 예천 출신인 주인아주머니 최방자(58)씨의 맛 비결은 ‘정성’이다.“20여년 음식장사를 해도 사람들의 입맛은 통 모르겠어.추천 메뉴가 뭐냐는 건 참 곤란한 질문이야.이 사람이 뭘 좋아할런지는 아직도 모르겠거든.신선한 재료로,그저 정성스럽게 만들어 내놓는 게 최선인 것 같아.” 그래서 숙성이 필요없는 반찬은 아침 일찍부터 그날그날 만든다.전 찌개 구이 등은 내놓기 직전에 부치고 끓이고 구워낸다.인공감미료를 쓰지 않는 것이 철칙.메뉴에 없는 음식을 말하면 있는 재료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최여경기자 kid@
  • 문경시, 벌써 ‘총선 기싸움’

    경북 문경시가 때 이른 총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박인원(朴仁遠·사진) 문경시장이 지역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내년 총선 때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인을 밀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나라당 문경·예천지구당(위원장 신영국 의원)측이 전했다.또 “박 시장은 특정인이 지역개발을 혼자 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신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문경·예천지구당 고승환(41) 조직부장은 “박 시장이 이같은 말을 했다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고 부장은 “박 시장은 이외에도 시장으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했다.”며 강력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우선 지구당원 300여명이 9일 문경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규탄집회도 가질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측 한 관계자는 “사실이 와전됐다.”며 특정인 지지와 신 의원 비난발언을 부인했다.“비슷한 말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기자들과 점심을 먹는 사석이었다. 이를 기사화하거나 문제삼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제 확대를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시장과 신 의원은 그 사건 이후에도 지역 행사에서 서로 몇 차례 만났으며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 시장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측이 벌써부터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총을 보내고 있다. 무소속인 박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신 의원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신국환 전 산업자원부장관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경 한찬규기자 cghan@
  • 한가위 특집 / 한가위 이벤트-놀이공원

    이번 추석은 주말과 이어져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5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게 됐다.아직 특별한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가까운 놀이공원이나 민속촌에 가보자.한가위를 테마로 한 민속놀이와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돼 있어 하루쯤은 한가위 기분을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국민속촌 특별 초청공연으로 한민족의 하나됨을 기원해보는 굿 한마당(11일),이천거북놀이(12일),송포호미걸이(13일),예천청단놀음(13일)이 준비돼 있다.또 12∼14일 하회별신굿 길놀이 및 대동풍물길놀이가 촌내 전역을 돌며 펼쳐진다.세시체험한마당으로는 햇곡식으로 성주신께 감사하는 성주고사가 신명나는 농악 연주와 함께 펼쳐진다.팔씨름대회,투호놀이대회 등 관람객들이 최고를 겨루는 민속놀이 경연대회도 열린다.(031)286-2111. ●롯데월드 10일부터 14일까지 ‘김중자 예술단’의 민속무용,놀이극 ‘배비장전’,‘각설이 타령’ 등 풍성한 민속공연이 준비돼 있다.또 고객들이 참여하는 새끼 꼬기,딱지 치기,널뛰기,민속 줄타기도 진행된다. 11,12일 밤 8시30분엔 한가위 특집 하이라이트로 오색 찬란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행사가 열린다.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겐 14일까지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준다.(02)411-2000. ●서울랜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중국 정통기예 ‘중화무혼’과 아이들을 위한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을 준비했다.또 김진미 무용단의 진도 강강술래,농악대의 길놀이 한마당도 펼쳐진다. 고객 체험 행사로는 도자기·탈·장승 만들기,허수아비 만들기 경품잔치를 연다.주한 외국인을 위해 입장권 및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주며,추첨을 통해 필리핀 왕복항공권,조선호텔 숙박권 등을 증정한다.서울랜드에선 지난 6일부터 150여개 품종,100만송이의 국화가 공원 전체를 장식한 가운데 가을 축제 ‘Every Funday’가 열리고 있다.(02)504-0011. ●에버랜드 14일까지 한국 전통문화를 테마로 한가위 큰잔치를 연다.2m 크기의 윷을 이용한 점보 윷놀이,대형 제기를 차는 점보 제기차기 등 점보 민속놀이를 14일까지 운영하며,글로벌광장에선 조선시대 어가행렬을재현한 ‘상감마마 행차요’를 진행한다.또 풍물놀이와 록을 결합한 퓨전 비트 퍼포먼스,스포츠와 공연예술을 결합한 태권쇼 ‘태권 다이아몬드’도 펼쳐진다.13일 오후 6시 그랜드스테이지에선로 전인권이 ‘그것만이 내세상’ 등 역동적인 그의 록음악을 선보인다.(031)320-5000. ●63빌딩 63전망대에서 서울 시내 전경과 보름달을 감상하는 한가위 달구경 행사를 연다.또 수족관에선 펭귄 2마리가 앙증맞은 한복을 입고 한가위 나들이 고객을 맞는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63빌딩 앞 둔치에선 전통그네와 널뛰기,씨름 등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도 펼친다.(02)789-5663. 임창용기자 sdargon@
  • 대구 유니버시아드 / U대회 무엇을 남겼나

    ‘성공한 대회,우울한 축제’-.31일 폐회식을 끝으로 11일간의 열전을 마감한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북한을 포함, 역대 최대규모인 174개국이 참가해 지난해 월드컵축구와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한번 세계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데다 역대 최고인 종합 3위의 성적까지 거두는 등 대회 자체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그러나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을 둘러싼 갈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잡음이 이어져 ‘우울한 축제’라는 흠집을 남겼다. ●하나가 된 세계의 젊은이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달랐다.그러나 평화를 갈망하는 세계 젊은이들은 대한민국 대구에서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됐다.이들에겐 과거의 아픈 기억보단 미래의 희망이 더욱 컸다.대회 주제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이 말해 주듯 대구는 전세계 모든 젊은이들을 청년축제에 참가시키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기울였다. 이라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분쟁국은 물론 지난 대회까지 한번도 참가하지 않았던 바레인과 아루바,지부티,세인트키츠네비스의 젊은이들도 달구벌의 주역이 됐다.이들은 “모두가 지난 이야기”라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닌 미래”라고 말했다. 이라크와 미국은 지난 3월 전쟁 이후 처음 국제종합대회에 출전,얼굴을 맞댔다.두 나라의 젊은이들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쉽게 어울렸다.지금도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도 대구에선 하나였다. ●한국 스포츠의 도약 한국은 아쉽게 종합 2위의 꿈은 접었지만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가장 빛나는 별은 유니버시아드 사상 첫 4관왕이 된 체조의 양태영.다이빙 여왕 위민샤(중국),남자 수영의 유리 프릴루코프,리듬체조의 이리나 차시나(이상 러시아),여자 수영의 야나 클로츠코바(우크라이나)와 다관왕 공동 1위를 기록,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만년 비인기 종목인 한국 체조를 세계 무대의 전면에 등장시켰다. 펜싱은 확실한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고,양궁과 태권도는 세계 최강임을 다시한번 확인했다.기초종목에선 세계와의 벽을 실감한 동시에 가능성을 확인했다.육상은 이명선(여자 포환던지기)이 은메달,박태경이 남자 허들 110m에서 대회 사상 18년 만에 트랙에서 동메달을 따냈다.그리고 10종경기에서도 김건우가 8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북한은 당초 목표인 10위내 진입에 성공했다.북녀의 위력은 대단했다.여자축구는 5전 전승으로 27득점에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 괴력을 과시하며 우승했다.여자유도는 선수 4명이 전원 결승에 올라 금 1,은 3개를 따냈다. ●북한에 목 맨 대회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우여곡절 끝에 대구 땅을 밟아 대회가 한층 빛났지만 그림자도 짙었다. 조직위는 대회 내내 북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고,국내 취재진들도 북한 응원단 좇기에 급급했다.특히 북한의 참가 재고 엄포에는 전전긍긍한 조직위가 지난 29일 태국 선수 등이 교통사고를 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국제대회에서 보기 드문 ‘참사’에 대해서는 3시간이 넘도록 부상자조차 파악 못하는 무신경을 보였다.이 때문에 선수촌에서는 초반부터 “우리는 들러리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더욱이 보수단체의 집요한 북한 비난과 북한의 강경대응이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가 이념과 정치 싸움의 장으로 변질된 것은 이번 대회 최대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그래도 최고 스타는 ‘북녀’ 이런 저런 비난 속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는 단연 북한 응원단.부산아시안게임때보다는 세련되지 않았지만 청순하고 앳된 모습은 ‘보수의 중심 도시’라는 대구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들은 북한 경기를 중심으로 유니버시아드 전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해냈다.북한 응원단의 출연이 예상되는 경기들이 예외없이 매진 사례를 이룬 것이 좋은 예다. 한국 경기때 대규모 응원전을 펼쳐 하나된 남과 북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그러나 응원단은 돌출행동으로 남북한의 이질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28일 예천 진호국제양궁장 인근에 내걸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비에 젖은 것을 보고 울면서 수거한 일은 그동안 막연히 알려진 이질감을 극명하게 보여준 셈이다.또 응원 도중 ‘김정일장군’ 등을 운운해 찬물을끼얹은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대구 박준석 이창구 박지연기자 pjs@
  • [씨줄날줄] 장군님 사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막바지에 엉뚱한 일이 또 터졌다. 북한 응원단이 28일 오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청복리 34번 국도 진입로 부근에서 갑자기 차를 세우고 예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내건 ‘북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등의 글귀가 씌인 플래카드 4개를 멋대로 거둬가 버렸다.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가리키며 (한쪽이 장승에 매달린 플래카드를 보면서) “허수아비에 장군님의 사진이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이렇게 낮게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비를 맞잖아요.”라며 마치 영정을 모시듯 플래카드를 들고 갔다는 것이다.사진 취재기자의 카메라는 빼앗았다가 밤에 돌려 주었지만 플래카드는 29일 낮까지 예천 주민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에 이어 이번엔 응원단이 ‘파문’를 일으킨 셈이다.선수단과 기자단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녀 응원단의 고운 웃음에 홀려 있던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플래카드를 철거했다는 소식에 눈이 휘둥그래졌다.허참 어떻게이해해야 좋을까. 평양 상주 특파원을 지낸 사회주의권 출신 기자와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TV를 보면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해 발을 동동 구르며 열광하는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돌아온 대답이 “TV카메라가 지나가면 그들도 팔 내리고 조용해져요.”라는 것이다.응원단의 행동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하게 말할 수도 있다.공포정치는 개인숭배를 불러일으킨다.공포가 숭배를 가져온다는 게 괴이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탈출구가 없는 공포 앞에서 숭배를 택한다.스탈린 시절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도 그러한 예다.그러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론’ 해석에 대해 북한쪽은 펄쩍 뛸 게다.장군님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말이다. 지난 5년여 동안 북한에 햇볕을 쪼이면서 열린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했던 마음에는 응원단의 행동이 무척 당혹스럽다.‘오냐 오냐’하다가 수염 잡힌 할아버지 신세라고 개탄할 이들도 많을 터이다.언제쯤이나 미녀가 아니라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북한의 ‘보통응원단’을 볼 수 있을까. 강석진 논설위원
  • U대회 스타덤 / 프랑스 입양 양궁선수 오렐리앵 도

    프랑스에 입양된 5세 소년이 16년 만에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조국에서 열린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대학 의과대에 재학 중인 오렐리앵 도(사진·21)는 29일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가 홈팀 한국을 21-18로 꺾고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특히 도는 18-15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사수로 나서 세발을 모두 과녁에 꽂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중국과의 준결승 슛오프에서는 상대 세번째 선수가 미스(0점)하자 결승점이 된 히트(1점)를 올려 수훈갑이 됐다. 도는 코흘리개 시절 현재 프랑스에서 간호사로 활동중인 누나와 함께 대학 교수인 양부모에게 입양됐다.10세 무렵 학교 양궁클럽에 가입해 처음 활을 잡았고,17세 때 주니어대표로 선발됐다.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도는 너무 일찍 이국 땅으로 떠난 탓인지 “한국은 깨끗하고 친절한 나라라는 느낌이 든다.”며 낯설다는 듯이 말했다.그는 한국말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것과 한국 이름이 이희성이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다.도는 경기 직후 “양궁 세계 최강인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너무 기쁘다.”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8일에는 자신을 도의 큰아버지라고 밝힌 이상영(53·경남 양산)씨 부부가 양궁장을 찾아 먼발치에서 도를 지켜보기도 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예천 이창구기자 window2@
  • [젊은이 광장] 대구U대회 숙제 많이 남겼다

    ‘북한의 대회불참 소동’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세계 대학생 스포츠 축제’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오는 31일 12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이번 대구 U대회는 대규모의 북한 선수·응원단이 참여하는 등 역대 대회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자리를 함께해 그 의의를 더했다. 필자는 대구 U대회에서 대학생 명예기자로 활동하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보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느꼈다. 경기장 안팎의 다양한 문화행사는 대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국내 보수단체와 북한기자단의 충돌은 재미를 더해갔던 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환갑을 지난 자원봉사자 할머니,한반도기를 들고 “우리는 하나다.”라며 남·북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내던 대학생들.이들의 활약은 대회 곳곳에서 빛났다. 인터넷을 통해 자원봉사에 지원했다고 소개한 김학자(64·경북 안동) 할머니는 “경기가 끝나면 경기장 안팎을 청소·정리한다.”면서 “자원봉사의 기회를 준 당국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여자 양궁 개인·단체전 예선이 진행되던 예천진호양궁장에서는 국내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북측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이에 북측 선수와 임원들은 직접 응원석까지 다가와 준비해온 배지를 전해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분단의 아픔으로 오랜 시간 서로 떨어져 생활환경과 문화는 다르지만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외모를 가진 북녘의 동포들이 너무도 가깝게 느껴졌다. 북한의 미녀응원단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회 입장권 판매율이 미녀응원단의 대회 참여로 몇배나 증가했다고 하니 이들은 과연 스타였다.화려하고 다양한 응원도구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였다.하지만 이들에게 보내는 지나친 관심이 도리어 조직위 관계자들의 과잉경호 논란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북한의 미녀응원단 못지않게 경기장을 뜨겁게 달군 이들은 2만 5000여명의 시민 서포터스들이었다.이들은 외국팀 경기가 있는 곳마다 찾아가 형형색색의 옷과 세계 각국의 국기를 앞세우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하지만 시민서포터스의 활약이 너무 컸던지 정작 우리선수의 경기는 관심 밖이고 서포터를 맡은 외국팀에 모든 이목과 응원이 집중돼 한국선수들은 주눅이 들기도 했다.1∼2명의 초미니 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 국가에 보내는 응원이 너무 극성스러워 외국선수들이 오히려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당황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북측의 두차례 대회 참가 중단소동과 ‘비 맞은 현수막 사건’은 남북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끼게 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마음 한쪽에 쌓인 편견의 벽을 허물려 해도 허물 수 없었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이자 남북 화합의 장인 대구U대회는 많은 숙제를 남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거울삼아 앞으로 남북의 문화·체육교류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그 순수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임 현 재 안동대신문 교육부장
  • 대구 유니버시아드 / 돌아온 北女… 다시 설레는 대구

    ‘조국은 하나다.’ ‘잘한다 잘한다 우리선수 잘한다.’ 귀에 익은 북한 미녀 응원단의 함성이 오랜만에 달구벌에 울려퍼졌다.응원단은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도시락으로 점심을 떼우면서 강행군을 했다. 28일 양궁경기가 열린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는 북한응원단 150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북한 기자단과 보수단체와의 충돌로 지난 25일 오전 다이빙경기장에서의 응원을 끝으로 모습을 감춘지 꼭 사흘만이다.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어제 밤늦게까지 불이 켜진 방이 많았다.”고 말했다.응원은 이전보다 더욱 화려하고 열정적이었다.탬버린과 분홍 고깔,녹색 부채,한반도기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했다.빨간 옷을 입은 8명의 단원은 응원단 앞으로 나와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자 8강전에서 한국의 박성현과 북한의 권은실이 맞대결을 펼치자 두 선수 모두를 응원하는 동포애를 보였다.응원단은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환하게 인사를 건넸고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자 “역시 활은 우리민족이 제일잘 쏜다.”며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한국 관중들이 손을 내밀자 일일이 잡아주는 성의를 보였다. 양궁장을 나온 응원단은 버스에서 도라지와 김치,오징어포 등이 담긴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버스가 다음 응원장소인 축구장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버스 창을 사이에 두고 남북 합창이 이어졌다.우리측 응원단이 ‘반갑습니다’ ‘다시 만나요’ 등의 곡목을 적어 보이면 북한 응원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유도경기장을 찾은 나머지 북한 응원단 역시 ‘도시락 응원’을 펼쳤다.응원에 목말라 있던 이들은 ‘딱딱이’를 이용,함성을 지르면서 그동안 발휘하지 못한 실력을 마음껏 선보였다.딱딱이와 함께 취주악단이 북과 탬버린을 치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자 경기 진행요원이 “너무 소란스럽다.”며 몇차례 경고를 하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은 여자축구 준결승전이 열리는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합류해 오랜만에 대규모 응원전을 펼쳤다.한편 이날 북한 응원단이 모습을 드러내 경기장에는 우리측 안전요원들이 한층 강한 통제를 해 일부 관중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예천 이창구 대구 박지연기자 window2@
  • 비에 젖은 ‘김정일 사진’ 플래카드 보고 北응원단 ‘눈물의 항의’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부근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를 맞고 있는 것을 발견,‘장군님 사진을 이런 곳에 둘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8일 오후 1시40분쯤 경북 예천군 중앙고속도로 예천톨게이트 진입로 부근 도로에서 예천 진호양궁경기장에서 대구 방향으로 이동하던 북한 응원단 150여명과 양궁 선수 11명이 김 위원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악수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플래카드를 발견했다. 플래카드는 가로 5m,세로 1m가량으로 좌측에는 한반도기가 우측에는 김 위원장과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이 각각 인쇄되어 있었고 가운데 부분에는 ‘북녘 동포 여러분 환영합니다.다음에는 남녘과 북녘이 하나 되어 만납시다.’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 북측 응원단과 선수들은 차를 세운 뒤 갑자기 버스에서 내려 400여m를 되돌아 달려가 “장군님의 사진을 이런 곳에 걸어둘 수 있느냐.”고 눈물을 훔치며 도로가에 설치된 플래카드 4개를 모두 떼어냈다.이어 이들은 사진 부분이앞으로 나오도록 플래카드를 접은 뒤 마치 영정을 모시듯이 버스로 되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한 지역언론사 카메라 기자가 이 장면을 촬영하자 북측 응원단들이 카메라를 빼앗아갔다. 이날 예천지역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려 플래카드는 빗물에 다소 젖어 있었으며,이 플래카드는 예천군민들이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을 환영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 황경근기자 kkhwang@
  • 대구 유니버시아드 / 태극궁사 역시 ‘천하무적’

    한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특히 여자는 금·은·동메달을 독식했고,남자는 금·은메달을 따내는 등 28일 주인을 가린 6개의 메달 가운데 5개를 휩쓸었다. 한국 여자양궁의 박성현(전북도청)은 이날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선수권 2관왕이자 맞수인 윤미진(경희대)과 114-114로 비긴 뒤 슛오프 첫째발에서 10점 만점을 쏴 9점을 기록한 윤미진을 제치고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윤미진에게 져 3·4위전으로 밀린 이현정(경희대)도 알분데나 가야르도(스페인)를 115-112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보탰다.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특정 종목 1∼3위를 휩쓴 것은 처음이다. 결승전에서 첫발을 7점에 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이후 잇따라 만점을 쏘며 점수를 만회했고,56-56으로 맞서던 7·8발째에서 모두 10점을 기록해 76-74,2점차로 역전했다. 그러나 이후 윤미진의 노련미에 밀려 114-114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마감한 박성현은 결국 단발로 승부를가리는 슛오프에서 윤미진이 먼저 9점을 쏘자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승부를 끝냈다. 남자 개인전에선 방제환(인천 계양구청)과 이창환(한체대)이 결승에서 격돌한 끝에 방제환이 110-108로 승리,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에선 용인대 ‘오누이’ 조남석과 최옥자가 동메달 1개씩을 보탰다.남자 60㎏급에 나선 조남석은 1회전에서 오가와 다케시(일본)에게 업어치기 한판으로 패한 뒤 기사회생,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르킨 카디로프(우즈베키스탄)를 눌렀다.최옥자도 여자 4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타티아나 보발로바(러시아)를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눕혔다. 북한의 여자 유망주 박명희는 48㎏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최옥자를 꺾었으나 일본의 다카라 마유미에게 지도 2개로 우세승을 허용,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테니스 남자 단식에선 김영준(경원대)이 동메달을 추가했다.준준결승에서 유쉰유안(타이완)을 2-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김영준은 이고르 젤레네이(슬로바키아)에게 0-2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남자배구는 이경수(LG화재) 신영수(한양대) 좌우 쌍포를 앞세워 독일을 3-1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6년만의 정상 복귀에 한걸음 다가섰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북한 여자축구는 한국을 꺾고 올라온 타이완과의 준결승전에서 4-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4경기를 치르는 동안 24골을 넣고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은 막강전력의 북한은 이날 세계최강 중국을 4-2로 누르는 파란을 일으킨 일본과 30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야나 클로츠코바는 수영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선과 자유형 200m 결선에서 각각 4분45초01,1분59초03으로 우승하며 하루 2개의 금메달을 추가,지난 25일 개인혼영 200m를 포함 3관왕이 됐다. 대구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
  • U대회 스타덤 / 양궁 여자 개인전 박성현

    결승전 3엔드까지 12발씩의 화살을 모두 쏜 결과는 114-114.양궁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슛오프의 순간이 다가왔다.단 한 발의 화살에 금과 은이 갈린다. 담력이 뛰어난 윤미진(20)이 상쾌하게 활시위를 당겼다.9점.심적 부담이 훨씬 큰 박성현(20)은 결국 들었던 활을 놓고 말았다. 남은 시간은 불과 10초.두 눈을 지그시 감은 박성현이 쏜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 꽂혔다. 박성현이 최대 라이벌이자 한국 양궁의 간판 윤미진을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꺾는 순간이었다. 박성현은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윤미진과 결승에서 만나 1위를 내줬다.아테네 프레올림픽에서도 윤미진과 준결승에서 마주치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쳤다.윤미진은 시드니올림픽 이후 3연속 국제대회 2관왕 행진을 이어가던 터였다. 박성현의 위기는 윤미진과 부딪히기 전에도 찾아왔다.8강전에서 북한 권은실과 만난 것.실력은 한 수 위지만 북측 응원단의 응원과 어수선한 경기장 모두 부담이 됐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미진이보다 오히려 권은실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성현에게는 늘 ‘국내 1인자,국제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태릉선수촌에서 연습할 때는 윤미진을 앞서지만 국제대회만 나가면 무릎을 꿇었기 때문. 마침내 국제대회 우승자로 우뚝 선 박성현은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진이와 한판승부를 겨루겠다.”며 윤미진과 어깨동무를 했다. 예천 이창구기자
  • U대회 스타덤 / 콤파운드 여자개인전 최미연

    영양가 만점의 금메달을 안겨준 최미연(사진·22)은 한국 최초의 콤파운드 국제대회 우승자로 기록되는 영광을 누렸다.그의 금메달은 리커브의 그늘에 가려 있던 콤파운드에 비춰진 햇빛이기도 했다. 그는 콤파운드에 입문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초보’.여수동초등학교 4년 때 양궁을 시작,여수 문수중 3년 때인 1996년 소년체전 3관왕에 올랐고,같은 해 실업선수들까지 대거 참가한 종합선수권대회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7월 대학생선수권에서 1404점으로 비공인 세계신기록(공인 세계신 1396점)을 쏘며 이번 대회 금메달 신호탄을 터뜨렸다. 예천 이창구기자 window2@
  • 대구 유니버시아드 / 체조 男단체전 사상 첫金

    한국 기계체조가 남자 단체전에서 국제종합대회 사상 첫 우승을 일궈냈다.이원희(용인대)와 홍옥성 남북 유도 오누이는 동반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최미연(광주여대)은 양궁 콤파운드 입문 6개월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을 꺾고 정상에 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27일 계명대체육관에서 열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체조 남자단체전에 출전한 양태영(경북체육회) 이선성(수원시청) 김대은 신형욱 양태석(이상 한체대)은 6개 종목 합계 168.425점을 기록,우크라이나(168.150)를 0.275차로 따돌리고 예상치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한국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게 남자 단체전 사상 최고 성적.한국은 이날 막판까지 우크라이나에 0.425점 뒤지다 간판 양태영이 링에서 9.70을 획득해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국 남자유도의 이원희는 계명문화대학 수련관에서 열린 73㎏급 결승에서 일본의 다카마쓰 마사히로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매트에 뉘고 금메달을 따냈다.이원희는 초반 고전했으나 종료 2분36초를 남기고 다카마쓰를 업어치기 공격으로 매트 위에 메다꽂았다.이원희는 1회전부터 결승까지 5경기 모두 한판으로 꺾는 쾌조를 보였다. 북한의 홍옥성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유러니 팡에게 우세승을 거둬 북한선수단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준결승에서 한국의 양미영(한체대)에 우세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홍옥성은 팡에게 절반을 먼저 내줬으나 중반 업어치기 절반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뒤 막판 팡의 지도를 이끌어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여자 52㎏급 결승에 나선 북한의 안금애는 오드리 라리자(프랑스)에게 막판 효과 1개를 허용해 금메달을 내줬다. 최미연은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벌어진 콤파운드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예선 때 687점의 세계타이기록을 세운 메리 존(미국)을 114-112로 꺾고 우승했다.결승에서 존과 마주친 최미연은 존이 첫발을 8점에 맞히며 흔들리는 사이 9점을 두차례,10점을 세차례 연속으로 쏘는 등 7발까지의 합계에서 66-65로 앞선 뒤 2발을 연속해 중앙 과녁에 꽂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펜싱에서는 하창덕 최병철(이상 대구대) 고재원(경남체육회)이 출전한 남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맥없이 25-45로 져 은메달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대구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 ■콤파운드란 양궁 콤파운드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사냥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올림픽 종목이 아니어서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일반적인 양궁을 말하는 리커브보다 무게가 3㎏ 정도 더 나가는 콤파운드(5∼6㎏)는 활 양쪽 끝에 도르레가 달려있는 게 가장 큰 특징.활시위를 일단 당겨 놓으면 도르레가 고정해주기 때문에 힘이 리커브에 비해 덜 든다.시위에는 집게 형태의 방아쇠도 달려 있다.시위를 당기는 손등이 리커브는 밖으로 향하지만 콤파운드는 안으로 향한다.
  • 드리미 통신

    ●박상하 조직위 집행위원장과 전극만 북측 총단장은 25일 오전 7시 본부호텔인 인터불고 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박 집행위원장은 전날 북측의 ‘참가 재고’ 성명을 놓고 고심하다 잠을 설쳤고,전 총단장도 밤새 북측 인사들과 향후 행동을 숙의하는 바람에 두 사람 모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상태로 식사를 마쳤다.이 자리에서 “선수단과 응원단은 일정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 총단장의 말에 박 집행위원장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전 총단장의 말대로 북측 선수단은 이날 다이빙과 양궁 펜싱 경기에 참가했다.응원단도 오전 다이빙 경기가 열린 두류 수영장에서 응원전을 펼쳤다.그러나 예천에서 열리는 양궁경기 응원에 나설 예정이던 130여명은 피로 누적과 악천후로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 1998년 8월 대학생 신분으로 방북해 화제를 모은 임수경(36·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 추진위원)씨가 북한 응원단을 만났다.임씨는 ‘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함께 25일 이들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을 방문했다.이날 방문에는 이 모임 소속 정동영 송영길 임종석 민주당 의원과 이강철 민주당 대구시 지부장 등이 동행했다.북한 응원단은 임씨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며 “애는 몇인가.” “지금 하는 일은 무엇인가.” 등을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고,“북쪽에서 얘기 많이 들었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북한 하프마라톤 선수들이 뒤늦게 대구에 도착한다.김정관 감독과 이명복 코치를 비롯해 김창옥 홍옥단 조은숙 표운숙 장선옥 조분희 등 7명은 26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오후 4시 김해공항에 도착,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북측 응원단이 남측과 공동으로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부터 대구 두류 공원 야구장에서 80분간 대규모 청년문화예술행사를 갖는다.이번 행사는 남측과 북측이 차례로 40분씩 하고 사회는 남북에서 1명씩 각자의 공연을 진행키로 했다.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선수촌 퇴촌이 줄을 잇고 있다.각 종목의 예선 탈락자들이 서둘러 짐을 싸는 데다 임원들이 개인사정으로 예정보다 일찍 귀국하기 때문이다.선수촌은 때이른 ‘퇴촌 러시’로 아직 절정에 이르지도 못한 대회 분위기가 식지나 않을까 고심하는 눈치다.공식적으로 선수단 전원이 퇴촌한 국가는 2개국.괌 선수단이 지난 23일 떠난 데 이어 인도 선수단도 24일 출국했다.공식 퇴촌보다는 부분적인 퇴촌이 주를 이뤄 일일이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다.선수촌측은 25일까지 모두 26개국 46명이 퇴촌한 것으로 보고 있다.가장 먼저 퇴촌한 사람은 헝가리 선수단의 임원 바나시 안드라스.안드라스는 개막식 전날인 지난 20일 서둘러 선수촌을 떠나 관계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 드리미 통신

    ●감비아 선수단 개막 4일만에 도착 서아프리카의 감비아 선수단이 개회를 사흘 넘긴 24일 도착.감비아는 당초 지난 15일 세네갈 벨기에 독일을 거쳐 한국에 올 계획이었으나 유럽비자를 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세네갈에 체류해 왔다. 남녀 육상선수 1명씩과 임원 등 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남자 육상선수가 말라리아 증세를 보여 임원과 여자 높이뛰기 선수만 입국했다. ●북측 응원단 과잉 경호 ‘눈살' 안전을 이유로 북측 응원단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남북화해와 협력’이라는 응원단 방문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특히 응원단 환영오찬을 취재하려던 보도진들이 주최측의 지나친 경호에 취재를 집단 거부,과잉경호 논란이 커지고 있다.국내 기자들은 지난 23일 낮 12시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 환영오찬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지만 주최측의 지나친 제한에 항의,취재를 거부했다. ●몽골 양궁팀 쇼핑에 경기 까먹어 몽골 양궁 대표팀이 쇼핑을 하느라 경기에 나서지 못해 뒤늦게 별도로 활을 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조직위에 따르면 24일 오전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부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던 간델거 다쉬제베그와 출룬바타르 문크트세트세그(이상 몽골)가 경기가 있는지도 모르고 선수촌을 빠져나와 인근으로 쇼핑을 나갔다는 것. 조직위측은 경기 시간인 오전 10시30분을 넘겨서도 몽골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자 곧바로 연락을 취해 오후로 예정된 남자 예선 종료시간 뒤 따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6)조동일 - 한국의 학문, 탈 식민지화를 위해

    저 옛날 원효는 중국으로 가려다 중도에 돌아왔으되 당대 불교철학의 첨단에 서 있었다.오늘날에도 해외에 유학하지 않고 세계적인 학문을 이룩하는 사람이 있다.그가 바로 국문학자 조동일 선생이다.“유럽 문명권의 독주 때문에 빚어진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다음 시대를 열기 위해서 일제히 노력하는데 동아시아도 다른 여러 문명권과 함께 적극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고,한국에서도 할 일을 해야 한다.나는 내 나름대로 그 임무의 일단을 수행하면서,주위의 다른 사람,이웃나라 학자,다른 문명권 학계의 분발을 촉구한다.”(조동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 중에서) 말복을 앞두고 부채질을 해야 할 만큼 뜨겁던 날,선생의 연구실 바깥에서는 매미 소리가 따갑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선생은 역시 변함이 없었다.뭔가 혼자만의 담대한 구상에 빠져 있다 불청객을 맞은 듯했지만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지 손수 녹차를 타주시는 배려를 보이기까지 했다. 비록 내 자신이 도둑맞은 건 아니었지만,선생과의 인터뷰 테이프를 도둑맞은 나는 뭐라 변명 드릴말씀이 없었다.빨리 본론을 시작하는 수밖에. “다시 선생님의 근황을 여쭈어 보아야겠어요.” “‘지방문학사 연구의 방향과 과제’라는 책을 썼어요.이제 교정을 다 봐서 책이 곧 나올 단계입니다.그리고 ‘국문학통사’도 한 번 더 고쳐서 제4판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이 작업은 오래 걸려서 2005년 초에나 나올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한국문학사를 연구해 오셨는데요.우리의 문학은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의 문학과 어떤 점에서 구별될 수 있을까요?” “한국문학사가 세계문학사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점이 뭐가 있느냐.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어요. 첫째,구비서사시의 전통입니다.우리 문학을 보면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사시가 면면히 이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어느 한 시대에 구비서사시의 풍부한 유산을 가진 나라는 여럿 있지만 이렇게 시대에서 시대로 이어지면서 면면히 새롭게 창조되는 구비서사시를 볼 수 있는 것은 한국문학이 특별한 경우입니다.시대에 따른 역동성이 있다는 것이죠. 둘째,한국은 동아시아 문명권의 중간에 위치해있습니다.중국이 중심부이고 일본이 주변부라면 한국은 중간부인데 중간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느냐.중심부가 발전시킨 공동 문어문학과 주변부에서 일찍부터 발전시킨 자국어 민족문학이 비슷한 비중으로 발전하면서 그 양자가 밀접한 관련 양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한국문학의 이런 특징은 다른 문명권의 중간부에서도 발견됩니다.산스크리스트어 문명권의 타밀,아랍 문명권의 페르시아,유럽 문명권의 프랑스나 독일 등이 그렇지요. 셋째,한국은 식민지 통치를 받으면서 근대문학을 일으켰는데 식민지 경험을 가진 다른 어느 나라의 문학보다 훌륭한 근대민족 문학을 이룩했습니다.그리고 그것은 앞 시대의 축적의 대가입니다.일본 식민지 통치는 언론과 정치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했고 이것이 문학에서는 고도의 암시와 상징,비유를 가능케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 근대문학은 문학적 창조의 방법을 보이면서도 민족이 요망한 것을 깊이 집약하는 양면성을 갖추었습니다.이것은 우리 문학이 가진 한 특성이면서 제3세계 근대문학이 가진 보편적 특징을 잘집약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고대,중세,근대에 걸쳐 한국문학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전통과 가치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군요.문명권을 중심부,중간부,주변부로 보는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동아시아 문명권의 경우 중국은 공동 문어문학,즉 한문학의 중심부이고 그 규범을 보인 성과가 높은 반면에 중국의 백화문학은 근대에 들어서야 성립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반면에 일본은 공동 문어문학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 수준도 별로 높지 못한 데 반해 자국어문학은 일찍 성립된 편입니다.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굉장한 것인 양 자랑하고 있는데 이것은 문명권의 주변부가 가지는 일반적 특성일 뿐 민족성 우위를 주장하는 것은 전혀 적합하지 못합니다.일찍 자국어문학을 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보다 유럽 문명권에서 주변부 중의 주변부인 아이슬란드보다 못합니다.중세에는 공동 문어문학을 잘한 중간부,즉 한국이 아주 위세가 높았고,근대에 와서는 주변부였던 탓에 자국어 문학이 일찍 개화한 일본이 조금 나은 형편에 놓여 있는 거지요.그러나 근대를 넘어서서 다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근대와 중세의 유산을 함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공동 문어문학에 함유된 가치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중간부인 한국의 중요성이 커집니다.유럽처럼 동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가지고 있는 중세적 보편성과 일본이 가지고 있는 개별성을 함께 구비하고 있는 한국이 두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구실을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한국문학 연구를 폭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주체적,독자적인 위상으로 끌어올리는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오신 것 같은데요.” “학문하는 데 있어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 조류가 있어요.하나는 서양 학문을 가져와서 우리 것을 만들고 또 그것을 토착화하자는 수입학이죠.그런데 이 수입학은 아무리 잘해도 원산지보다 잘 할 수는 없어요.원산지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죠.또 수입학으로 대안을 만들 수는 없는 거죠. 다른 하나는 국학,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것을 자립학이라고 했어요.수입학이 범람하는 와중에 자립을 하자는 것도 좋지만 우리 것에 매달리면서 그것의 의의를 많은 경우 감정적으로 설정하고,우리 것이 가지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편성이 결여돼 일반이론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자립학입니다.이러한 자립학으로도 우리 학문은 학문이 크게 나갈 수는 없어요. 수입학의 폐단과 자립학의 폐쇄성을 함께 넘어가는 바람직한 학문의 방법이 필요한데,나는 이것을 창조학이라고 명명했습니다.창조학이란 뭐냐면,우리 것,우리 민족,우리 유산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고 그것을 한편으로는 동아시아로 확대하고 제3세계로,세계로 확대하는 것이죠.동아시아로 확대한다는 것은 중세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고 제3세계로 확대한다는 것은 근대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를 가지고 유럽문명권 사람들이 무엇을 잘못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거죠.그렇게 해서 근대를 합리화하는 그들의 한계에서 벗어나,유럽 문명권 중심주의를 세계 전체로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그것의 근본적 결함을 비판하고 대안이 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문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중요한 말씀 같습니다.그런데 학문을 함에 있어 언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예컨대 영어를 잘 알아야 한다든가,말입니다.” “국제비교문학회 같은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보면,말할 수 있는 사람은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있는 사람은 말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겪게 됩니다.우리나라뿐 아니라 제3세계가 다 마찬가집니다.말할 수 있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영문학,혹은 국문학 전공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영어는 빠지지 않게 하지만 내용이 없다는 것이죠.할 말도 있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그것을 외국어로 표현할 줄도 아는,그러니까 양쪽을 갖춘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영문학자나 국문학자가 그렇게 하기는 매우 어려워요.국문학을 깊이 공부하는 사람이 비교연구의 관점도 다 갖추고 세상에 통용되는 말로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고 제3세계 국가들도 모두 비슷합니다.그런 공통적인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경쟁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견해는 만만치 않은데요.복거일씨가 그런 분 가운데 한 사람이었죠?” “영어는 일종의 교통어입니다.모국어가 다른 사람끼리 통용하기 위한 말인데,교통어로서의 영어가 갖는 효용성을 부정할 수는 없겠죠.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할 말은 점점 더 없어져요.할 말이 있고 말을 못하면 다른 사람이 번역을 해서라도 내놓을 수 있는데 말을 할 수 있고 말할 내용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선생은 어조가 한결 높아진다. “지난번에 그런 주장이 횡행하길래 3개월 만에 급한 대로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이라는 책을 썼습니다.관심이 있어 자료는 모으고 있었지만 내 분야가 아니었기에 바로 쓸 계획은 없었어요.그러나 문제가 시급하다는 생각,몇 달 만에 책을 썼고 원고 넘기고 한 달여 만에 책이 나왔어요.그 책의핵심 중 하나는,영어 공용어 국가는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였거나,자기 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뿐이라는 것이에요.우리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게 하는 것,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어 한국어를 못 쓰게하는 것은 어떤 정치권력이나 법으로도 불가능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소리를 떠드는 것은 사람의 의식을 혼미하게 하는 거예요.영어를 공용화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 불행과 고통을 겪고 있는지 조사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하고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들까지 부응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그것은 경쟁력도 못키우고 학문을 발전시키지도 못합니다.” 선생은 외국어를 가장 잘하는 국문학자 가운데 한 분이고 학문을 하려면 5개국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영어 공용어론에 대해서는 여간 강경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 평생 학문을 학문답게 해온 사람의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닐는지. 나는 선생께,선생님도 생활이라는 개념이 있느냐고 여쭈었더니,그렇단다.매년 8월 아무 날에는 제자들과 속리산에함께 오르신단다.이 글을 정리하느라 선생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매주 일요일 오후 1시5분쯤이면 도봉산역에 도착해 등산을 하신단다.참으로 놀라운 생활이 아니냐.그 규칙성,그 성실함이라니. ■방교수가 본 국문학자 조동일 옛날에 신림 4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어떤 큼직한 가방을 멘 사람이 혼자 쑥 들어오더니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호프 500cc를 한 잔 시켜 마시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그가 바로 조동일 선생이었다.그 무렵 나는 그가 늘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마냥 큼직한 커리어백을 끌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곤 했다.그는 다른 생각 없이 공부만 하고 땅만 보고 다니는 사람 같았다.생각은 하늘에 두고. ●도전과 의지의 삶… 저서 50여권 이번에 조동일 선생과 인터뷰를 치르는 동안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녹취 테이프 푸는 일을 맡은 작가 김신우씨 집에 도둑님이 들어 테이프를 잃어버린 것.생각다 못해 선생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자고 어렵게 말씀 드렸더니 쾌히 그러자신다.천재지변 같은 일을 어떻게하겠느냐고. 나는 선생 연구실의 낮은 문턱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높고 낮음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었다. 1939년 경상북도 영양 사람으로 예천 출생이다.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국문과에 다시 입학,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도전과 의지의 삶을 살아왔다.1982년에 간행되기 시작하여 모두 다섯 권으로 낸 ‘한국문학통사’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쓴 저서가 모두 50여권. 그의 관심은 한국문학에서 출발하여 한국문학으로 끝나되 그 단일 주제는 끊임없이 확장,심화되어 왔다. ●평생 한국학의 세계성 탐구 ‘우리 학문의 길’(1993) 등이 보여주듯,그는 한국 지식사회가 주체성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길을 고민해 왔으며 나아가 그러면서도 정저지와(井底之蛙)에 머무르지 않는 학문의 창조성을 고창해 왔다.최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처럼 그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갈무리하는 저서를 내는 한편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2001) 같은 저서로 사회 일각의 천박한 서양 동화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언어와 학문의 가치 옹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 메트로 플러스 / 농축특산물 직거래 장터

    경기 군포시는 추석을 앞두고 결연도시와 공동으로 농축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연다.다음달 2∼3일 시청 야외공연장에서 경북 예천군,전남 무안군,충남 부여·청양군,강원도 양양군 농민들이 참여해 추석 성수용품과 우수 농·축·특산물을 싼 값에 판다.(031)39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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