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일대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갈망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상암동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김제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법 보호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8
  • 문화재 보존 관심 큰 학자 여성 첫 국립민속박물관장/김홍남 이화여대 교수

    김홍남(金紅男)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다음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립민속박물관장에 취임한다.그는 문화재 분야에서 남녀를 통틀어 이미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가 민속박물관장을 선뜻 맡을 것인지는 그동안 관련 분야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지난 3월 차관급을 격상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이건무 현 관장과 막판까지 경합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2급인 민속박물관장은 정부 서열상 중앙박물관장 보다 두 단계나 낮다. 김 교수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자 민속학계의 강력한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민속학 분야에서는 정부의 최고위직인 민속박물관장 자리를 미술사학자가 맡는데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민속학계를 다독이는 것은 그가 취임한 뒤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 교수를 기용한다는 문화관광부의 방침은 일찌감치 결정됐다고 한다.외부 인사를 민속박물관장에 임명하여 공무원 출신 일색인 중앙박물관의 관료화를 견제하겠다는 뜻이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 교수는 중앙박물관장 선임 초반 경쟁했던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서울대 미학과 동기로 미국 예일대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대 박물관장을 6년 동안 역임하면서 박물관학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박물관 분야의 발전에 힘을 쏟았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 문화유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헐릴 위기에 있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성북동 한옥을 모금운동을 통하여 매입, 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고,석굴암 역사유물전시관 건립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도 한 몫을 했다. 최근에는 반구대 암각화 공원 개발사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도 참여하는 등 문화재 보존활동에는 빠진 적이 없다. 북촌문화포럼 대표로 경복궁에서 창덕궁에 이르는 ‘양반동네’를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듯 김 교수의 왕성한 활동력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민속박물관장 취임 이후 경복궁복원계획에 따른 박물관의 용산 이전과 연구 및 전문인력 확충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분위기를 바꾼다며 자칫 이벤트성 행사에만 치중할 경우 발전을 오히려 더디게 할 수도 있다는 충고도 없지 않다. 서동철기자 dcsuh@
  • 책 / 네오콘 -팍스 아메리카의 전사들

    이장훈 지음 미래M&B 펴냄 네오콘(neocon,neoconservative,신보수주의자)은 미국 행정부 안팎의 ‘매파’를 일컫는 말이다.그들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과 달리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도덕적 우월주의를 토대로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믿는다.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비롯해 리처드 펄 국방정책 자문위원,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엘리엇 에이브럼스 대통령 특별보좌관,존 볼턴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문제고등연구원장,도널드 케이건 예일대 학장,찰스 크로서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발행인,어빙 크리스톨 ‘퍼블릭 인터레스트’ 편집인,노먼 포도레츠 전 ‘코멘터리’ 편집장 등이 핵심인물이다. 대부분이 유대인들인 네오콘은 뉴욕 등 동부지역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로 군사·외교·학계·언론계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일종의 ‘도당(徒黨)’이다.이들은 한때 트로츠키주의에 경도되거나 민주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1980년대 공화당으로 이적한 뒤 40대 레이건 대통령,41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화당 집권기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42대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시절 학계와 싱크탱크로 물러났지만,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과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이장훈 지음,미래M&B)은 미국의 권부를 장악한 ‘신보수주의 그룹’의 실체와 그들의 패권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네오콘의 사상적 뿌리는 유대인 독일 망명학자인 레오 스트라우스 시카고대 교수에서 찾을 수 있다.토머스 홉스를 신봉한 스트라우스는 평화는 인간을 타락시키기 때문에 영구평화보다는 ‘영구전쟁’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은 인물.그의 사상은 앨런 블룸 시카고대 교수에 의해 대중화됐으며,네오콘의 대부로 불리는 어빙 크로스톨은 그의 저서 ‘한 신보수주의자의 회상들’에서 처음으로 ‘네오콘’이란 이름을 붙였다.오늘날 네오콘은 레오 스트라우스를 자신의 사상적 스승으로 삼으며 스스로 ‘스트라우시언’이라 부른다. 네오콘의 핵심은 모두 유대인이다.네오콘의 원조 레오 스트라우스를 비롯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케이건,엘리엇 고언,크리스톨 부자 등이 유대인이다.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본질이 ‘바빌론 유수의 복수’로 비난받는 것은 네오콘의 한가운데에 바로 유대인이 있기 때문이다.이라크는 유대인들이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로 기억하는 ‘바빌론의 유수’가 있었던 곳.네오콘은 물론 이라크 전쟁을 유대인들의 전쟁이라는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그러나 네오콘 군사전략가 엘리엇 코언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유포한 ‘제4차 세계대전론’을 살펴보면 네오콘은 분명히 ‘호전적인 이슬람세력’을 주적으로 못박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네오콘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이라고 지적한다.네오콘은 특히 중동지역을 장악,석유수급을 통해 21세기 가장 버거운 잠재 적국인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미국은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2010년까지 중동에서전체 석유 수입량의 80%를 들여와야 하는 중국의 목줄을 죄기 시작했다.저자는 네오콘은 21세기를 ‘미국에 의한,미국을 위한,미국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미국은 지금 ‘지구 제국’의 길을 걷고 있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LOTTO 복권문화를 바꾸자 /(상)기부 인색한 사회

    로또복권이 도입된 지 10개월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인생역전’ 대박의 꿈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복권의 순기능인 공익기금 조성이나 기부 등에는 관심조차 없다.복권 구입을 또다른 기부행위로 생각하는 외국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정부가 로또복권을 도입하면서 복권 판매에만 급급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올 한해 복권 매출액이 사상 최대인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지만,지금까지 당첨자들의 기부금은 고작 60억원 가량에 머물러 있다. 까닭에 이제라도 복권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복권이 더 이상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사행사업이 아닌 기부문화 확산의 계기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로또복권 시스템사업자인 ㈜KLS는 기업이윤을 사회로 환원하고 체계적인 기부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난 27일 ‘로또공익재단(이사장 홍두표)’을 출범시켰다.이처럼 중대기로에 선 복권문화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외국의 사례와 올바른 복권문화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어떤 게 있는 지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알아본다. ‘인생역전’에 성공한 로또복권 1등 당첨자 158명 가운데 7명만이 당첨금의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공식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기부에 인색한 로또 당첨자들의 단면이다. 복권 판매액 중 50% 가량인 전체 당첨금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3억 6720만원을 기부하는 등 개인별 기부를 포함해 6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로또복권 판매액은 연말까지 3조원을 넘어서리라는 분석이다. ●1등 당첨자의 4.4%만 기부해 29일 로또복권 운영사업자인 국민은행에 따르면 로또복권이 처음 시행된 지난해 12월 7일부터 지난 27일 43회차까지 모두 158명의 1등 당첨자가 배출됐다.이 가운데 당첨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당첨자는 1등 당첨자 7명과 2등 당첨자 5명,3등 당첨자 2명 등 모두 14명뿐이었다. 1등 당첨자의 4.4%인 7명만이 당첨금의 일부를 기부한 셈이다.이밖에 개인적으로 사회단체에 기부한 것 등을 포함한다 해도 2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추산이다. 특히 성금 기탁은 9회차인 지난 3월까지 전혀 없었다. 10회차에 들어 4000만원에 당첨된 2등 당첨자가 친구에게 주기로 약속한 1000만원을 제외한 당첨금 전액을 뇌척수염을 앓고 있는 김모(11·울산시 동구)양에게 기부하면서 성금 기탁의 서곡을 울렸다. 최고 기부금 납입자는 역대 최고 당첨금인 407억원을 타갔던 19회차 당첨자로 모두 32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연말까지 로또복권 판매액을 3조원으로 추산할 때 판매액의 50% 가량인 당첨금 1조 5000억여원과 비교하면 기부금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사행성 규제에만 급급한 정부 정부측의 책임도 적지 않다.그동안 기부문화 정착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단지 여론의 직격탄을 모면하기 위해 수차례의 제한조치 등을 남발,사행성을 줄이는 데에만 급급했다. 정부는 복권발행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두차례나 이월횟수 제도를 바꾼데 이어 최근에는 1등 당첨금비율 축소와 판매가격을 절반가인 1000원으로 낮추는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했다. 최근에는 ‘복권발행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19세이하 미성년자에게 복권을 팔면 1년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또 내년부터 복권발행 수익금을 모두 기획예산처로 통합해 발행·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는 규제에만 매달려 기부문화 정착문제를 등한시하면서 이를 위한 조치나 홍보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로또복권을 통해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외국과는 커다란 차이점이다. 곽보현 미래사회전략연구소 부소장은 “복권 선진국은 복권기금으로 만든 상징물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기금활용의 사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의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주요건물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이 바로 복권기금으로 지어진 건물로,이를 본 국민들은 복권 구매를 ‘사회적 기부행위’로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부소장은 “로또를 비롯한 복권은 본래 국가가 공공기금을 마련해 사회의 긴요한 곳에 쓰려는 목적에서 발행된 것인 만큼,정부와 국민 모두가 로또복권을 기부문화 정착의 계기로 삼는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 ■내가로또 1등에 당첨 된다면…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살면서 ‘BMW’를 구입하겠다.” 인터넷 복권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로또(lotto.co.kr)가 이 사이트에서 로또복권을 구입한 회원 8520명을 대상으로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 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희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또에 당첨되면 가장 살고 싶은 집으로는 응답자의 25.8%가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꼽았다.이어 여의도 트럼프월드(14.9%),서초동 현대슈퍼빌(9.6%),역삼동 스타타워(8.3%),목동 하이페리온(6.5%) 순이었다. 가장 갖고 싶은 외제차 브랜드로는 BMW가 43.6%로 가장 많았고 벤츠(19.6%),아우디(6.6%),도요타(3.5%)가 뒤를 이었다. 로또복권의 번호선택 방법에 대해 기계가 자동으로 선택하는 ‘자동선택파’가 36.8%로 가장 많았다.뚜렷한 원칙없이 매번 기분에 따라 번호를 선택하는 ‘기분파’가 27.3%였으며,당첨번호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선택하는 ‘시스템 베팅파’가 12.7%로 조사됐다. 운세·꿈 등에 따라 날짜와 전화번호·주민등록번호 등의 숫자를 조합하는 ‘운세 지향파’가 12.5%,번호를 미리 정해놓고 당첨될 때까지 같은 번호를 고집하는 ‘초지일관파’가 10.8%였다. 앞서 ㈜로또가 지난 7월 회원 2만 14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만 30명(93%)이 당첨금의 10%를 사회에 기부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기부금 적정규모에 대해 응답자의 3분의 2인 67%가 당첨금의 10%라고 밝혔고 ▲당첨금의 20%(21.6%)▲21∼50%(7.7%)▲50% 이상(3.7%) 순이었다. 반면 1등 당첨시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는 신변위협이 61.1%로 가장 많았고,대인관계 단절 17.2%,정신적 공황 14.5%,가정불화 3.8%,자녀교육 3.3% 등을 꼽았다. 조현석기자 ■수익금 어디에 쓰나 연말까지 1조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로또복권 수익금은 복권발행에 공동으로 참여한 건설교통·과학기술부 등 10개 정부기관의 공익기금으로 분배돼 활용된다. 하지만 ‘복권발행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일명 통합복권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10개 기관에 분배되는 공익기금은 수익금의 30%로 제한된다.나머지는 모두 국민주거여건 개선,지역균형발전,취약계층 지원 등에 쓰여지게 된다. ●10개 정부기관 공익기금으로 30% 분배 29일 국무조정실 복권발행위원회에 따르면 로또복권이 판매된 지난해 12월부터 8월말까지 조성된 공익기금은 모두 8618억원이다.이는 지난 8월 말까지 로또복권 판매액 2조 6475억원 가운데 당첨금을 빼고난 32.5%에 해당된다. 공익기금은 지난해 12월(1∼4회)과 1월(5∼8회)에 각각 45억원과 165억원이 적립된 뒤 로또복권 판매가 폭증하면서 매월 1000억원이 넘는 돈이 쌓여가고 있다. 이 돈은 기금배분 비율에 따라 건설교통부에 가장 많은 28%가 배분되고,과학기술부 14.7%,문화관광부 12.1%,국가보훈처 7.5%,중소기업청 7.4%,산림청 6.8%,노동부·제주도 6.2%,행정자치부 6.1%,보건복지부 5% 등에 배분된다. 건교부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2416억원을 받아 저소득 영세민 전세자금 등의 국민주택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429억원을 배정받은 복지부는 북한이탈주민지원과 노인·장애인복지 등에 사용한다. 노동부는 535억원을 받아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의료비와 경·조사비 등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체불근로자 2000명에게 1인당 생계지원비 500만원씩 주고 있다. ●수익금 70%는 국민주거개선등 복지비로 그러나 내년부터 통합복권법이 시행되면 로또복권 판매액 가운데 당첨금 등의 비용을 제외한 수익금이 모두 복권관리기금으로 들어간다.복권관리 기금의 30%만 10개 부처로 쪼개주고 나머지는 저소득층 지원 등에 쓰여진다. 로또복권을 포함한 모든 복권발행 및 관리도 기획예산처가 총괄하게 된다.예산처 관계자는 “로또복권 수익금의 70%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설 확충과 서민임대주택 건설,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또복권 수익금의 사용내역은 국회심의를 받고 행정정보공개 차원에서 공개돼 수익금 사용 및 관리가 훨씬 투명해진다. 조현석기자
  • ‘에덴의 동쪽’으로 돌아가다/명감독 엘리아 카잔 별세… 제임스딘·말론 브랜도 발굴

    |뉴욕 연합|‘제임스 딘’이란 10대들의 우상을 탄생시킨 영화 ‘에덴의 동쪽’과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 엘리아 카잔이 28일 맨해튼 자택에서 사망했다.94세. 연극계인 브로드웨이를 발판으로 영화계의 거장으로 성장한 카잔은 1909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났으며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왔다. 뉴욕에 정착한 카잔은 예일대에서 연극을 공부한 뒤 브로드웨이로 진출했고 영화에도 관심을 보여 동료들과 함께 몇 편의 실험성이 강한 전위적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1945년 첫 장편영화 ‘브루클린에서 자라는 나무’를 내놓은 이후 1947년 반유대주의를 소재로 해 내놓은 세번째 장편영화 ‘신사협정’으로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1951년 카잔은 무대 시절 연출했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연출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이 작품은 말론 브랜도라는 신인 연기자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1952년 카잔은 미국판 마녀사냥인 매카시 선풍이 불어닥치는 가운데 의회 반민주활동위원회에 소환돼 자신이 1934년부터 1936년까지 공산당원이었음을 고백하고 자신이 알고 있던 당원들의 이름을 댄다. 일종의 변절을 한 셈인데,‘혁명아 사바타’ ‘팽팽한 줄에 매달린 사나이’ ‘워터프론트’ 등이 그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1950년 이후 내놓은 제임스 딘 주연의 ‘에덴의 동쪽(1955)’을 포함해 ‘베이비 돌(1956)’ ‘군중 속의 얼굴(1957)’ ‘초원의 빛(1961) 등은 무려 21개의 오스카상 후보와 9개의 오스카상 주연배우상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 부고/‘팔레스타인 지성’ 사이드 교수

    |뉴욕 연합|문학비평가이자 팔레스타인 대의를 위한 미국내 굴지의 대변인이었던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에드워드 사이드가 별세했다고 노프출판사의 편집장이 25일 밝혔다.67세. 셸리 왱어 편집장은 사이드가 뉴욕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저서 ‘오리엔털리즘’으로 유명한 사이드는 최소한 1990년대 초부터 백혈병을 앓아 왔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었던 사이드는 1935년 당시 영국통치하의 팔레스타인 영토였던 예루살렘에서 출생했으나 소년시절의 대부분을 카이로에서 보냈다.성년 시절 거의 전부를 미국에서 지낸 그는 1957년 프린스턴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1960년과 1964년 하버드대에서 각기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와 존스 홉킨스 및 예일대에서 강의했다.그의 저서로는 ‘오리엔털리즘’을 비롯해 아랍-이스라엘간 분쟁을 다룬 ‘팔레스타인 문제들’(1979)과 ‘마지막 하늘 뒤에’(1986),음악에 관한 저서인 ‘뮤지컬 일레버레이션즈’(1991)와 ‘문화제국주의’(1993) 등이 있다.
  • 카레·녹차 항암효과 연구 세계 최고수준 공인받아/‘네이처 리뷰’ 총설논문 게재 서영준 교수

    “앞으로도 이런 방향의 연구를 계속 하겠습니다.우선은 암 역학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함께 한국인의 식생활이 암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쳐 보고 싶습니다.” ●화학적 암예방분야 총설논문 첫 게재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과학자들의 ‘총설(review)’ 논문만을 게재하는 것으로 유명한 과학전문지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지에 국내 과학자로는 처음으로 총설 논문을 싣게 된 서울대 약대 서영준(45) 교수는 “그동안 함께 연구에 땀흘려준 연구실의 제자들이 고맙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총설(叢說)이란 단일 연구 분야에 대한 현황과 추세,최신 연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논문을 말한다. 비교적 안전한 화학물질을 이용해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화학적 암예방’ 분야에 대한 자체 연구 결과와 국·내외 연구 실적을 담은 15쪽 분량의 서 교수 총설논문은 새달 1일 발간되는 네이처 리뷰 10월호에 게재된다.그는 이같은 사실을 이달 초 네이처 리뷰 편집장을 통해 알았다고 22일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해에도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공식 학술지(JNCI) ‘초청논단’에 한국인 과학자로는 처음으로 연구논문을 게재해 주목을 받았었다.그동안 해외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 과학자가 외국인 지도교수와 함께 작성한 총설논문이 이 잡지에 게재된 적은 있었지만,국내 학자의 총설논문이 실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교수는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연구를 통해 카레의 커큐민과 녹차의 EGCG,적포도주의 레스베라트롤,콩에 다량 함유된 제니스타인,브로컬리의 설포라판,양배추의 인돌카비놀,토마토의 라이코펜 등이 발암 억제효과가 탁월한 식품화합물(Phytochemical)임을 확인했다.”며 “이 논문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고추·마늘 등 전통식품 항암효과 해외학계 알려 서 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표적 향신료인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과 생강의 진저롤,마늘의 아릴설파이드 등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한국 고유식품의 발암 억제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이 논문에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세계에 우리나라전통식품과 향신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능성 식품의 발굴 및 과학화에도 이번 연구가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암세포의 발현을 저지하거나 성장 및 확산을 억제하는 식품화합물의 효능을 단순히 현상적으로 이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작용 메커니즘을 분자학 수준에서 규명한 성과에 국제 학술계가 주목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번의 논문 게재도 그런 국제 학계의 이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암연구소 방영주 소장은 “네이처 리뷰가 서 교수의 총설논문을 게재하기로 한 것은 화학적 암예방 분야에서 그의 연구가 새롭고도 놀랄 만한 것임을 입증한 것은 물론 이미 해당 분야에서 그가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라는 점을 공인한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짐을 벗은 듯 후련했으나 이 분야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무척 많다.”며 “앞으로도 한국인은 물론 서구인의 식품을 소재로 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서울대 약대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도미,미국 위스콘신대 맥가들 암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MIT 연구원과 예일대 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96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다.국내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맥가들 암연구소가 배출한 세계적인 발암기전 전문가인 고 제임스 밀러와 엘리자베스 밀러 부부 교수의 마지막 제자로 생전에 그의 총애를 받았으며,화학암예방 분야에서 국제 의학계에 널리 알려진 권위자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와 함께 연구활동을 해온 제자 4명이 한꺼번에 미국 암학회가 선정,시상하는 ‘젊은 과학도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이 가운데 천경수씨는 4년 동안 연속해서 이 상을 받는 등 서울대에서도 그의 연구실은 연구활동이 두드러진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 국제 플러스 / 美대학순위 프린스턴 - 하버드 1위

    |뉴욕 연합|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 월드리포트’는 해마다 선정하는 미국 대학순위에서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가 올해 공동 1위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US 뉴스 최신호(25일자)에 따르면 프린스턴대는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지난해 2위였던 하버드대는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예일대가 3위,매사추세츠공대(MIT)가 4위에 올랐으며 캘리포니아공대(칼텍),듀크대,스탠퍼드대,펜실베이니아대 등 4개대학이 공동 5위를 차지했다. UC버클리와 버지니아대는 공립대학으로는 최고순위인 공동 21위를 차지했다.
  • LA서 한국전통사찰 태고사 창건/ 美승려 무량스님 입국

    “매일 아침 저녁 ‘평화의 종소리’를 울려 미국 사람뿐 아니라 온 세계인들이 탐욕을 거두고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깨닫게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출가해 수행하다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에 한국 전통사찰 태고사를 창건한 미국 예일대 출신의 미국인 승려 무량(미국명 에릭 버럴·사진·43) 스님이 22일 방한했다.스님은 예일대 지질학과 3학년에 재학 중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의 법문에 감명받아 불교에 귀의한 푸른 눈의 납자.예산 수덕사와 군산 태고사에서 수행정진하다 지난 90년 귀국해 LA달마선원의 주지를 지낸 뒤 태고사를 세웠다. 무량 스님의 방한은,지금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혼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태고사에 건립할 ‘평화의 종’에 대한 국내 불교인들의 자문을 구하기 위한 것.스님은 속가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도 이유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1950년 예일대 법대 재학 중 입대해 한국전쟁에 10개월간 참전한 아버지 프랭크 스튜어트 버럴(73·변호사)은 정전 협정 50주년을 맞아 표창장 수여자로 선정돼 24일 방한한다. 스님은 새달 초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3년만에 만나는 부친과 함께 수덕사와 관촉사·불국사 등 사찰을 둘러보는 한편,미군장갑차에 희생된 효순·미선양 참사현장과 광주 망월동 5·18민주화 묘지도 참배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모국 근무 자원… 경제회복 보탬 되고 싶어”IMF 서울사무소장 내정자 한국계 케네스 강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IMF(국제통화기금) 서울사무소장에 22일 한국인 이민 2세가 내정됐다.9월초 부임하는 케네스 H 강(사진·35)씨.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물론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죽 자라,국적은 미국인이다. 취임인사차 얼마전 한국에 들어와 서울시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강 내정자는 사석에서 “서울사무소장을 자원했다.”면서 “모국에서 일하게 돼 몹시 기쁘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고 한다.정식취임 때까지는 ‘인터뷰를 자제하라.’는 IMF 본사의 방침 탓에 그는 직접 인터뷰를 꺼렸다. 그는 역대 IMF 서울사무소장중 최초의 한국계 이사이자 최연소다.그를 잘 아는 지인은 “켄(강 내정자의 애칭)은 매우 유능하면서도 신중한 성격”이라고 전했다.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마쳤다.IMF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모교인 하버드대에서 강의 조교를 하다가 IMF로 옮겼다.아프리카국·정책개발국을 거쳐 99년 아시아태평양국 한국·북한 담당 수석연구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력서를 들춰보면 ‘모국’에 대한 관심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하버드대 석사과정을 마친 뒤 91년부터 2년간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교환연구원으로 일했다.박사논문 주제도 ‘한국의 경제개발’이다.KDI 근무시절,기업 구조조정에 상당히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한국에 관심많은 강 내정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라는 요즘의 모국 경제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릴지 주목된다. 안미현기자 hyun@
  • 힐러리 자서전 국내 출간

    최근 미국 서점가를 강타한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중 첫 권인 ‘살아있는 역사1’(사진)이 웅진출판에서 번역돼 나왔다.‘살아있는 역사1’은 힐러리의 성장과정,학창시절,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의 연애 과정,그녀의 정치에 대한 열정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본문에서 힐러리는 “예일대 로스쿨에서 만난 빌은 ‘아칸소에서 온 바이킹’ 같았다.어머니의 말처럼 연애시절부터 나를 그렇게 활짝 웃게 만드는 사람은 빌 밖에 없었다.”고 빌 클린턴과의 만남을 회상했다.한편 지난 9일 미국에서 출간 첫날 20만부가 팔리며 화제가 됐던 것은 두번째 권으로,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한 힐러리의 심경고백이 들어있는 이 ‘살아있는 역사2’는 새달 국내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힐러리 회고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백악관 회고록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는 발매 첫 날 미 국내에서만 20만부나 팔려나가는 대 히트를 기록했다.책을 출간한 ‘사이먼 앤드 슈스터’(S&S)사는 하루 만에 초판 100만부의 20%가 팔려 곧바로 30만부 추가 인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38장으로 구성된 회고록은 머리말과 색인을 빼고 모두 528쪽이며 하드커버 가격은 28달러,CD판은 30달러이다.회고록은 백악관 생활,르윈스키 스캔들 당시의 심경,가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상원의원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등 힐러리의 인간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판매 첫날 구입한 회고록을 발췌, 요약한다. ●내 사랑,빌 클린턴: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1970년 가을,예일대 법대에서 만난 빌은 런던 옥스퍼드대를 마친 로즈 장학생이기보다 ‘바이킹’처럼 보였지만 훤칠했고 구레나룻을 기른 잘생긴 청년이었다.법대 휴게실에서 처음 봤을 때 그는 몇몇 학생들 앞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박을 키워…”하며 한참 떠들던 중이었다.“누구냐.”고 친구에게 물었다.“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인데 맨날 아칸소 얘기만 해.” 1971년 봄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마지막 수업이 끝나던 날 빌이 말을 걸었다.다음 학기 수강신청하러 가는데 그가 따라왔다.그때 처음으로 나의 가족과 자란 곳을 물었다.직원이 빌에게 “수강신청을 이미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빌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그때부터 데이트가 시작됐다. 법대를 마친 1973년 봄 빌과 유럽여행을 갔다.빌은 영국 북서부의 에너대일 호숫가에서 청혼했다.그를 사랑했지만 나의 인생과 미래 때문에 단호히 거절했다.평생 지속될 결혼을 원했고 빌에 맞춰 삶을 보낼지도 궁금했다.빌은 여러 목표가 있었고 나는 그중의 하나였다.계속되는 구혼을 거절하자 그는 “결심하면 말해 달라.”고 기다렸다.그후 2년 반 뒤 우리는 결혼했다.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책 조언자로 백악관에서의 첫 날,우리는 겨우 몇시간 밖에 못 잤다.“탁,탁,탁” 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다.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고 턱시도 차림의 남자가 은쟁반에 식사를 날라왔다.전임 부시 대통령이 아침 5시 30분이면 갖던 아침 식단이었다.빌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지금 뭐하는 거야.” 새로운 변화에 적응중이라고 생각했으나 경호원이 침실 밖에 대기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아래층에 있으라고 하자 한 경호원은 “대통령이 한밤중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어떡하느냐.”고 되물었다.“그는 46살이고 심장마비는 없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백악관에 영부인의 역할을 위한 매뉴얼은 없다.전임자들이 그랬듯 자기 관심과 스타일에 맞게 처신한다.나는 빌이 사회의 변화상을 말할 때 나의 의견과 관심을 털어놨다.여성들이 사회에서 할 역할들을 대변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지를 곧 깨달았다. 주지사 부인과 영부인의 차이는 설명할 수가 없다.갑자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와 나를 기쁘게 해주려 한다.영부인이 말을 하는 모든 게 확대된다.원하는 것을 말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한때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고 싶다고 말한이래 수년동안 내가 묵는 호텔의 냉장고에는 똑같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빌과 나는 정치적 동지였고 가까운 친구였다.중요한 연설문을 작성할 때 늘 조언을 주고받았다.그러나 빌과 나는 ‘화이트워터(클린턴 부부가 투자했던 부동산개발 회사의 불법대출에 힐러리가 과거 관여됐다는 의혹)’의 정치적 중요성을 간과했다.아무 것도 잘못된 게 없으나 조사 자체와 일반 대중에게 우리가 관여됐다는 인상을 주는 게 목적이었다.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빌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 1998년 1월 21일,빌은 새벽같이 일어나 침대 끝에 앉았다.“당신이(힐러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신문에 날거야.”나는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빌은 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정사 문제라고 했다.빌은 몇차례 대화를 나눴고 친하게 지냈을 뿐 잘못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르윈스키가 그의 관심을 잘못 해석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빌의 말을 믿었다.르윈스키 건도 빌에게 늘 따라 다니던 사악한 스캔들의 하나려니 생각했다.빌이 마약을 복용했다든가,매춘부와 관계를 맺었다든가 하는 식의 선정적 주장으로 받아들였다.그해 8월 빌이 ‘부절적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시인하기 직전까지 나는 “남편이 나한테 거짓말은 절대 안해”라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대배심 증언을 하루 앞두고 빌은 침대 머리맡에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증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내 감정과 정치적 확신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아내로서 나는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그가 거짓말 할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딸) 첼시에게 사실을 알려주라.”고 말했다.그는 눈물을 글썽였다.증언을 마친 뒤 대국민 연설을 준비할 때 빌은 혼란스러워 했다.나는 “이건 당신의 연설이야.혼돈으로 끌고간 것도 당신이야.오직 스스로만이 무얼 할지 결정할 수 있어.” 하지만 빌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대통령이었다.빌은 내가 지지했던 방식대로 미국과 세계를 이끌었다.그가 무슨 짓을 했던 그런 식으로 매도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그와 나,가족의 사생활과 르윈스키의 사생활은 잔인하고 불필요하게 침해됐다.화이트워터 사건으로부터 배운 교훈은 빌이 탄핵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스타 검사와 그의 동료들이 헌법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악의적인 목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면 미국이 걱정됐다. 빌과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인 상담을 받기로 동의했다.나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했다.다른 한편 빌은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믿었다. ●남편과 헤어지지 않기로…상원의원의 길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빌과의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 것과 뉴욕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결정한 일이다. 출마를 결정하기에 앞서 나는 어떤 강력한 동기가 필요했다.3월 나는 뉴욕의 한 학교에서 열린 여성 스포츠인들에 관한 HBO방송의 특집 프로그램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장 무대 위에 걸려있던 배너에 나의 눈길이 꽂혔다.거기에는 특집물의 제목인 ‘과감히 도전해라(Dare to Compete)’라고 써있었다. 여자농구팀의 주장인 소피아 도티가 무대 위에서 나를 소개했다.악수를 나누면서 그녀는 내 귀에다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클린턴 부인,과감히 도전하세요.”그녀의 말 한마디에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 됐다.행사가 끝난 뒤 나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에게 행동하라고 했으면서도 나 스스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겁을 낼까?그리고는 결론을 내렸다.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1999년 6월 나는 예비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11월7일 선거날 우리 가족은 함께 투표소로 향했다.수년간 투표 용지에 남편의 이름만을 봐왔던 나는 내 이름이 찍혀있는 투표용지를 받아든 순간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저녁이 되자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표차로 나의 승리가 확실시됐다.첼시가 최종 투표 결과를 전하기 위해 나의 호텔방으로 달려 들어왔다.결과는 55%대 43%.나의 힘겨웠던 노력이 보답을 받는 순간이었다. mip@
  • 美 국방정보국 보고서 공개… ‘정보왜곡’ 증폭/“이라크전쟁은 부시 대선카드?”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이유가 있었나.”뒤늦은 감이 있지만 전쟁의 명분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미 의회에서도 청문회 개최를 둘러싼 논쟁이 이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7,8일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부풀렸다.”고 보도했다.2003년 대선 등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다른 요인들이 실질적 이유였다는 분석이다. ●이라크 정보 과장됐나 전쟁이 끝난 지 8주가 지났지만 미군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지난해 9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유엔에서의 전쟁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라크는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미 행정부내에서 광범위하게 회람된 국방정보국(DIA)의 이라크 관련 보고서를 부시 대통령이 과장했다고 전했다.보고서는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고 있는지,앞으로 화학무기 생산시설을 갖출 것인지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10월1일 백악관에 제출된 중앙정보국(CIA)의 이라크 무기프로그램 백서에도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만 지적했으나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후세인은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왔으며 보유하기를 선택했다.”고 달리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위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부풀려 미국의 신뢰성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이로 인해 미국이 장차 다른 전쟁을 준비할 때에 국제사회의 지지나 신망을 확보하기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일대의 존 루이스 개디스 전쟁사 교수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는 정확하지도 않았고 의도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이라크와의 전쟁을 강조했던 케네스 폴랙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도 부시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이 정보를 부풀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 정가 “정치적 위기 조성용” 전쟁의 명분은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있다.부시 행정부는 여전히 이라크의 생화학 무기 위협과 후세인 정권의 잔학성 등을 거론한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6일 “이라크가 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는 점은 정보 보고에 근거,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는 이같은 명분에 이의를 달고 있다.공화당 소속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조차 정보당국의 보고서에서 지적된 생화학무기 보유의 개연성을 왜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사실로 표현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상하원 정보위원회도 시기는 정하지 않았으나 청문회를 열 태세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내년 대선과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든지,미 국익에 반대되는 아랍권 세력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으나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인 위기 조성용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미 군정이 장기화할 경우 베트남 전쟁에서처럼 “왜 이라크에 미군이 관여하고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선거의 핫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강조했다.mip@
  • [씨줄날줄] G8과 최빈국

    국제정세의 흐름은 많은 변수가 있는 복잡한 드라마다.각본과 주인공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그러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강대국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사실이다.그런 강대국들의 모임이 G8 정상회담이다.G8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 등이다.G8 정상회담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1일부터 3일까지 열리고 있다.G8 정상회담은 지구촌에서 가장 화려한 외교행사다.그런데 그 화려함 속에 가난한 나라들의 고통이 묻혀 왔다.유엔이 지정한 세계 최빈국(LDC) 회의도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열렸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최빈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미만인 나라.대부분 아프리카에 있으며 총 49개국이다.최빈국들은 이번 회담에서 선진국 시장 접근 확대 등을 요구한 ‘다카 선언’을 발표했다.그러나 그들이 선진국과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겨운 일이다.G8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해 왔다.그러나 실속 없는 공치사로 끝나는 경우가많았다. G8은 당초 G6로 출발했다.미국·영국·프랑스·독일(서독)·일본·이탈리아 등 6개국이 지난 1975년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이 출발점이었다.다음해 캐나다가 합류하며 G7이 됐다.냉전시대 G7 정상회담은 소련 중심의 공산권에 대응하는 중요한 국제행사였다.냉전이 끝난 후 1997년 러시아가 추가되며 G8이 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번순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G8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13.9%에 지나지 않지만 GNP는 세계의 68.7%를 차지하고 있다(2000년 기준).G8 정상회담에서는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평화 등 다양한 정치적 의제도 다루어진다.그러나 말잔치로만 끝나는 사교모임이라는 비난이 높다.세계 공통의 이익보다는 자국 이기주의 경향이 강해지며 최근에는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제프리 가튼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장은 최근 칼럼에서 “G8 정상회담은 쓸데없는 쇼”라고 비판했다.그러나 중국도 합류하는 G9으로 확대될 날이 멀지 않은 것같다.강대국의 세계지배는 역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부시 모교 예일大서 폭탄 폭발

    |뉴욕·워싱턴·테헤란 외신|알 카에다 고위 지도자의 서방 목표물에 대한 9·11식 자살공격 촉구 등 잇단 추가테러 경고로 미국의 테러경계 태세가 격상된 21일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학 법과대학원 건물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폭발은 미국이 정보기관의 테러 관련 감청 분석을 근거로 테러경계태세를 ‘코드 오렌지’로 격상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났으며,예일대 동문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뉴헤이븐에서 80㎞ 떨어진 해안경비대 졸업식에 참석한 뒤 수시간만에 발생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4시45분(현지시간)쯤 법과대학원 건물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고 말했다.예일대 대변인은 폭발이 ‘일종의 장치’에 의한 것이며,강의실 일부가 손상됐으나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CNN방송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사고가 폭탄에 의한 것이지만 테러단체의 소행임을 시사하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미 주요 도시들은 테러 경보가 ‘코드 오렌지’로 격상된 가운데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국방부는 수도 워싱턴 일대에 지상레이더의 관제를 받는 열추적 미사일을 배치하고 F16전투기 등의 초계비행을 늘렸다 뉴욕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들은 검문소를 늘리고 국경지대에 대한 경계활동을 강화했다.한편 미국이 이란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모로코 등에서 발생한 연쇄 자폭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의 요원들이 이란에 숨어 있다고 주장,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미국은 이에 따라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재건,테러 공동대응 문제들을 의제로 양국간 벌여온 막후 협상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 ‘카프´ 주역 탄생 100주년 윤기정 외아들 화진씨

    “소학교 3학년 때인 46년 서울역에서 ‘내 잠깐 다녀올게.’라고 하시며 떠난 게 마지막이었죠.가족을 버리고 어떻게 떠날 수 있었을까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대표적 이론가로 활동하다 월북한 아버지 윤기정(1903∼?)을 생각하면, 전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전문위원 윤화진(67)박사의 가슴은 꽉 막혀온다.열살 이후 부르지 못한 아버지란 말은 그리움과 갈등으로 얼기설기 얽혀 있다.윤기정은 1925년 카프 초대국장을 지낸 뒤 계급문학으로서 목적의식을 강화한 1,2차 방향전환을 주도해 2차례나 투옥됐으며,광복 후 소설가 이기영 주도의 조선프롤레타리아문예동맹의 서기장으로 활동하다가 월북했다.이후 조소문화공동협력위원장 등을 지낸 뒤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얘기 나오면 요즘도 소화안돼 분단의 상처로 신음하는 불구의 조국은 월북작가의 아들에게 한을 안겨주었다.“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요즘도 소화가 안 된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의식은 무겁다.그 때문에 대산문화재단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주관으로 24,25일 열리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자신의 부친이 새롭게 조명받는 것과 관련한 인터뷰도 처음엔 한사코 거절했다. 힘들게 연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드라마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근본적 치유보다는 몇몇 가족이 만나서 울고불고 하는 장면의 연출만으로 쓰라림을 달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50년 넘게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정치논리의 희생양이 된 게 분하고 억울하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는 하나의 사회 캠페인 차원으로 승화해야 합니다.가족이었다는 이유로 인해 평생 가슴 졸여온 ‘고난의 연대’를 그 후손들에게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지요.말하자면 법적인 해방에서 나아가 심리적 자유까지도 보장해야 합니다.” 한번 트인 말꼬는 그동안 살아온 숱한 어려웠던 이야기로 이어졌다.34년 카프2차 검거 때 투옥돼 전주에서 출옥한 뒤 낳은 외동아들이 그였다.당연히 그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그러나 그 내리사랑과는 별개로, 아버지는 자신의 사상적 자유와 이상을 위해 월북했다. 다행히 집안에는 재산이 많았다.“할아버지가 일찍 사금융에 눈을 떠 돈을 버셨고,어머니가 시집올 때 경기 파주 일대의 많은 땅을 갖고 오셨습니다.광복전 해마다 추수 때면 쌀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 10여대가 집앞에 늘어섰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부 덕분에 아버지 윤기정을 비롯,카프의 맹원들이 일제의 감옥에 갇히면 변호사 비용을 댔다고 한다.또 박세영이나 송영 등이 자기 집으로 찾아와 기댈 수 있는 둥지가 되었다는 것이 윤씨의 기억이다. 그러나 광복 후 토지개혁으로 땅은 다 날아갔고 가재도구 등을 팔아가면서 살아갔다.윤씨는 어쩔 수 없이 소년가장이 되었고 안 해본 일이 없다.할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았는지 이재에도 밝아 조부모는 “공부는 접고 장사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가족만을 위해 살자’ 결심 윤씨가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정신적 고통이었다.6·25 직전까지 1주에 한번 꼴로 급습해서 집안을 뒤지는 ‘권력의 감시’는 한창 자라나는 윤씨의 예민한 의식을 어두움으로 채색했다. “굉장히 많던 책과 아버님 사진 등을 모두 불태웠어요.조부모님은 “너는 사상의 ‘사’자 근처에도 가지마라.”고 타일렀어요.” 그는 “가족만을 위해 살자.”고 결심했다.역사에 남을 인물은 못 되더라도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한 멍에를 가족들에게는 씌우지 않겠다고 독하게 다짐했다. “그런 상황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를 못한다.”는 윤씨가 잊지 못할 사건은 두가지.첫 사건은 그가 고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대남방송을 통해 안부를 물은 것.“북에 계신 아버지가 대남방송을 했어요.그 대응으로 육군정보국의 장교가 찾아와 ‘네가 대북방송으로 회답을 해야겠다.’고 말하더군요.집안에선 야단이 났지요.그래서 ‘지금 내 주위에선 아무도 아버지의 월북을 모르는데 그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하다.’고 했지요.천우신조일까요?이해심 깊어보이는 그 장교는 ‘열심히 살아라.’라며 돌아갔어요.지금도 그분께 감사하고 있어요.” 두번째 일은 유학과 관련돼 있다.윤씨는 62년 방한한 미국 경제학자 로스토의 서울대 강연을 듣다가 영어로 공격적인질문을 던지면서 벌인 논쟁이 계기가 돼 미국 정부 장학생으로 발탁된다.그러나 반공 이데올로기의 서슬이 시퍼런 시대에 월북작가의 아들에게 외국행을 허락할 리 만무였다.하지만 집안 사정을 잘 아는 고교 동창생이 마침 치안국 정보과 경위로 있어서 미국 길을 터주었다. ●잠재의식은 여전히 검열받는 중 우여곡절 끝에 64년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에서 학위를 받고 67년 귀국해서 연세대 강사,한국투자금융 심사담당관 생활을 지낸 뒤 68년 아시아개발은행 전문위원에 발탁,27년 동안 경제개발 전문가로 일했다.95년 귀국해 재벌그룹 고문,중견건설회사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미국계 벤처기업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체험에서 우러나온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역경도 많았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나름대로 만족도 하고 보람도 있었다.그러나 가족이나 친지의 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문명국인 법치국가에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이제 법적인 불이익은 주지 않지만 당사자들의 잠재의식은 여전히 검열받는 ‘심리적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한다.”고 말끝을 흐리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종수기자 vielee@
  • 럼즈펠드 문건 계기로 본 ‘매파’들의 실체 / 美제국 움직이는 ‘장막뒤의 新保守’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베이징 3자회담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북한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문건을 만들어 회람했다는 사실은 충격이다.북한의 정권교체가 미국의 목표가 아니라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숱한 해명에도 이같은 문건이 나돈 것은 부시 행정부 내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세력’들이 있음을 반영한다.이들은 단순히 매파로 불렸던 기존 공화당 보수주의자들과는 성격을 달리한다.이들은 ‘신보수주의자(neocon)’로 불리며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줬듯이 국제사회의 여론과 관계없는 독자적인 선제공격론을 맹신한다.딕 체니 부통령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필두로 백악관과 행정부 요직을 차지,부시 행정부를 지배하고 있다.9·11테러 이후 전면에 부상했으나 사상적 토대는 2세대에 걸쳐 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면 이들은 감독에 비유된다.때문에 미국을 꿰뚫고 있는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독설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이들의‘꼭두각시’로 보기도 한다.친(親) 이스라엘계인 이들의 면면을 알고 나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눈에 들어올 정도다.잇따라 터지는 대북 강경론도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한때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네오콘들의 위세에 밀려서다. ●21세기 새로운 미 제국주의의 서막 1991년 3월 당시 체니 국방장관은 펜타곤에서 극비 보고를 받았다.냉전 이후 미국의 안보에 관한 새로운 전략이다.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나 이를 주도한 인물은 당시 국방정책 담당 차관이었던 월포위츠다. 그는 브리핑에서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우월성’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세력들에 대해 예방적인(preventive)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정책이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체니는 이듬해 이같은 개념을 수용한 ‘국방계획지침(DPG)’을 발표했다. 월포위츠는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기습했던 것을 모델로 삼았으며 미국도 이라크와 시리아 등 미래의 ‘적’들을 겨냥,강력한 군사력 행사를 주장했다.그러나 당시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 등은 이같은 선제공격 개념에 제동을 걸었다.특히 1992년 말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함으로써 이 독트린은 수면밑에 가라앉았다. ●다시 기회 포착에 나선 네오콘들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계기로 네오콘들의 활동이 재개됐다.이번에는 헨리 잭슨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유대계인 리처드 펄 전 국방자문위원장이 중심이다.그는 1969년 의회 무기통제에 관한 연구에서 월포위츠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신보수주의의 선봉에 섰다. 미국계 유대인 연구기관의 도움으로 그는 1996년 중동평화를 위한 오슬로 협정의 무용론을 피력하며 테러리스트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오슬로 협정의 ‘확실한 중단(clean break)’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위해 터키 및 요르단과 협력,시리아를 봉쇄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룹에는 찰스 페어뱅크스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교수,더글러스 페이스 현 국방정책 차관,로버트 로웬버그 선진전략·정치연구소(IASPS) 회장,미 기업연구소(AEI) 회장을 지낸 존 볼턴 국무부 군축협상 차관 등이 포함됐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내건 신보수주의의 기치 1997년 초 워싱턴 시내에 위치한 AEI의 5층 사무실에서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라는 싱크탱크가 출범했다.세금 감면을 위한 새로운 전선이라는 경제적 마인드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클린턴 행정부를 압박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일방적 정책을 위한 군사력 증강을 목표로 삼았다. ‘위크리 스탠더드’의 편집장인 윌리엄 크리스톨과 로버트 캐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이 주동이 됐다.창립멤버로는 체니 부통령,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월포위츠 부장관,페이스 국방차관,피터 로드맨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엘리엇 에이브럼스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포함됐다. 크리스톨의 하버드대 룸 메이트인 프란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댄 퀘일 전 부통령 등도 가세했다.크리스톨과 캐건의 아버지인 어빙 AEI 연구원과 도널드 예일대 교수도 이들의 사상적 지주로 참여했다. 크리스톨과 캐건은 PNAC의 창립선언에서 미 외교정책의 지향점을 군사력에 우위를 둔 ‘우호적 글로벌 패권’으로 정의했다.크리스톨은 특히 200년간 유지돼 온 미국의 ‘반(反) 식민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9세기와 달리 미국은 유럽보다 강대하며 국제사회의 안보와 질서를 위해 미국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의 일환으로 PNAC는 1998년 1월 클린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라크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부활한 체니·월포위츠 독트린 2000년 9월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직전 PNAC는 새로운 보고서 ‘미 국방의 재건:새로운 세기를 위한 전략과 군,그리고 자원’을 발표했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했으며 1991∼93년 체니와 월포위츠가 내놓은 선제공격 개념을 재도입했다.이는 지난해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으로 공식 채택됐다. PNAC는 당초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부시가 아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지했다.그러나 지명전에서 승리한 부시가 체니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전화위복이 됐다. 체니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정권이양을 책임졌고 이를 통해 월포위츠 등 네오콘들을 대거 중용했다.반면 대선에서 부시를 도운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나 스코크로프트 전 안보보좌관 등의 중도 온건파들은 철저히 배제됐다.부시 대통령의 외교적 경험이 일천해 실질적인 대통령으로 불리던 파월 국무장관과 실용주의적 현실주의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입지도 당연히 크게 좁아졌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998년 미사일 확산을 경고하는 이른바 럼즈펠드 보고서를 냈으나 월포위츠와 울시 전 CIA 국장이 주도,네오콘의 골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다만 1969년부터 럼즈펠드의 참모를 지낸 체니의 추천으로 국방부의 좌장으로 나섰다.럼즈펠드는 처음 네오콘들의 독주에 사의까지 고려했으나 지금은 신보수주의편에 완전히 돌아섰다. ●대북 강경 대응 주문부시 대통령은 네오콘들에 둘러싸였으나 이들의 정책을 처음부터 적극 반영하지는 않았다.파월 장관보다 월포위츠의 ‘군단’들에 기울어진 게 사실이지만 이라크와의 전쟁을 계획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9·11테러는 네오콘들이 염원하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발판이 됐다. 때문에 한때 9·11테러의 음모설까지 나돌았다.오사마 빈 라덴의 능력만으로는 비행기 자살공격이 성공할 수 없으며 알 카에다가 아닌 미국내 보이지 않는 손의 방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최소한 이스라엘의 정보당국인 모사드의 관여설은 신빙성있게 나돌았다.실제 1998년 이스라엘 스파이의 네트워크인 ‘X 위원회’ 멤버를 추적한 결과 월포위츠와 리처드 펄,페이스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들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이 나오도록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설득했다.월포위츠 등은 9·11 직후 이라크 전쟁을 주장,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결국은 1년6개월 만에 이를 관철시켰다.북한에 대해서도 미래의 위협으로 간주,강경책을 서슴지 않고 있다.사실상 대북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모든 옵션’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mip@ ■사상적 배경·인맥 신보수주의자들은 1899년 독일에서 태어난 레오 스트라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그는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나치 당원인 마틴 하이데거의 제자였으나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로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대학에서 그의 사상을 전파했다.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좌파 학자들도 미국에 정착하면서 우파로 변신했다.그들은 이른바 ‘로마제국의 현대화’를 주창,세계 경찰국가로서 미국과 영국 등의 역할을 강조했다.월포위츠는 시카고대에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앨런 블룸 교수로부터 수학했다.후쿠야마 교수는 블룸 교수가 코넬 대학에 있을 때 제자가 됐으며 하버드 대학원에서는 크리스톨 편집장과 함께 역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하비 맨스필드 교수로부터 배웠다. 중국과 북한 등 동북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콕스 위원회’에서 강경론을 펼친 루이스 리비는 월포위츠가 예일대에 있을 때의 수제자다.스트라우스가 배출한 박사들은 100명이 넘고 이들의 제자들도 수십명을 헤아려 학계와 언론계,연구기관,행정부 등의 요직에 이들의 인맥이 뿌리내리고 있다.
  • 기능분석작업단 ‘막강파워’ “정부조직 개편 밑그림 우리손에”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1층에는 문패없는 사무실이 한 곳 있다. 직원들이 건네는 명함에는 소속 부서의 명칭도 없다.단지 ‘이사관 ○○○’‘서기관 ○○○’ 등 직급만 달랑 적혀 있을 뿐이다.내방객은 일절 받지 않는다. 정부조직개편에 대비해 행자부가 운영중인 태스크포스팀인 ‘기능분석작업단’의 사무실이다.8명의 직원들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동안 정부조직의 장·단점과 보완점,대안 마련 작업에 매달려 왔다. ●부처별 기능·업무중복등 연구 마무리 기능분석작업단의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지난 1996년 총무처에 속해 있던 작업단이 3차례에 걸쳐 단행된 국민의 정부 조직개편의 밑그림을 그려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 직속의 정부혁신위원회가 출범하게 되면 대부분의 팀원들이 위원회로 옮겨가 부처별 조직개편에 메스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업단은 이미 각 부처 기능배분의 적정성 여부를 비롯해 행정수요 및 업무량 판단,기구 및 정원의 운영실태 등을 연구해 놓았다.지난달 정부 부처의기능과 기관별 업무중복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하자 정무분과 윤성식(尹聖植) 위원이 “이렇게 면밀하게 연구해 놨냐.”며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각 부처 고유업무·역할 논리적 바탕 제공 기능분석작업단은 각 부처의 고유 업무와 역할에 대한 논리적 바탕을 제공해 행자부의 위상을 유지하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실제로 지난 4일 발표된 재난관리청 신설 작업과 관련,그동안 총리실이 산하 청으로 두기 위해 총력로비를 쏟았지만 행자부 주관으로 입법을 추진하도록 결론이 났다. 이런 이유로 지방분권을 앞세우는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의 조직이 분리되는 등 위상약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지만 오히려 내실화를 이룰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행자부 인사국과 조직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중앙인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우리가 섣불리 나섰다가 오히려 행자부에 흡수될 수 있다.”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조직개편에 대한 철저한 이론무장을 갖춘 기능분석작업단을 의식한발언이다. ●정책·조직·인사관리 베테랑들 포진 단장격인 김호영(金浩榮·행시 21회) 국장은 정책기획위원회 사무국장과 인사위 인사관리심의관을 거쳐 앞으로 있을 정부조직개편을 주도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기획예산담당관을 역임한 뒤 인수위에 파견 근무한 김남석(金南奭·23회) 국장도 참여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과장급으로는 임만규(31회) 과장이 조직정책과·조직관리과·행정제도과를 두루 거쳐 조직개편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5월 미국 조지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인 윤종인(33회) 과장도 뛰어난 분석력으로 주목 대상이다.미국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제국(33회) 과장은 유럽 국가를 돌며 정부조직을 연구한 ‘해외통’으로 꼽히고 있다. 김영호(金榮浩) 행정관리국장은 “정부혁신위원회가 출범하면 지난 1년여 동안 묵묵히 연구작업에만 몰두해온 팀원들의 능력이 눈부시게 발휘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종락기자 jrlee@
  • [열린세상] 집단思考의 함정

    토론문화가 바람직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토론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리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토론문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여기에 방해가 되는 것이 바로 ‘집단사고’다. 집단사고(groupthink)라는 말은 미국 예일대의 사회심리학자 재니스가 1970년대에 만든 용어다.아주 응집력이 높고 확신에 차 있는 집단이 대개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질 확률이 높다.토론문화가 비교적 발달돼 있다고 하는 미국도 집단사고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 때의 쿠바 침공 결정,그 이후 베트남전의 지속 결정이 가장 대표적인 미국 행정부의 잘못된 결정으로 꼽힌다.부시 행정부의 작금의 결정이 나중에 어떻게 평가받을지 궁금하지만,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특성들을 다분히 지니고 있다.과거 어떤 종교집단의 집단자살 사건도 집단사고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사고는 지나친 자신감과 결속감,만장일치에의 압력,시간적 촉박함,지도자의 권위주의적 태도 등이 합쳐졌을 때 생긴다.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집단 외부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집단 내부에서 반대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을 이단시하지 말아야 한다.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 중 하나는,무엇보다도 지도자가 자기 의견을 먼저 이야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지도자가 자신의 의견을 먼저 이야기하면 아랫사람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지도자의 민주적 사고방식과 진행방식이 선행돼야 한다.토론의 첫 단계에서는 먼저 ‘비판 없이 모든 방안들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만장일치에의 압력,시간적 제약 등은 없을수록 좋다.지나친 자신감과 확신도 합리적 의사결정에 해가 될 수 있다. 윗사람과의 거리감을 크게 느끼고 윗사람에게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권위주의 문화에서 토론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윗사람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힘을 가진 윗사람의의견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생각해,마음놓고 의견을 개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그러므로 토론문화가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권위주의적 수직성에 의지하지 말고 ‘수평성’에 대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어떤 안을 내놓기만 하면 행여 지금까지 누려 오던 이익에 해가 되지 않을까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의 이런 분위기는 인수위원회가 모든 대안들을 검토해서 최선의 안을 내놓는 데 방해가 된다.물론 인수위원회 내부에서도 외부의 의견에 고루 귀를 기울여야 하고,토론에서 배제되는 층이 없어야 한다.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계층,시골의 오지에 사는 노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사실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구석구석의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데,모든 국회의원들이 과연 해당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본질적 기능에 충실하고 있는지는 각자 반성해 보아야 한다. 수평성과 함께 ‘다양성’을 인정해야 참된 토론문화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조금이라도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획일성에의 집착은 이제 버려야 한다.그것은 우리가 버려야 할 군사독재 시대의 잔재에 불과하다.다양한 의견 속에 더욱 발전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끝으로 자신이 내놓은 의견이 공격을 받더라도 ‘사람’이 공격받았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물론 비판하는 사람도 의견 자체를 반박할 뿐 ‘사람’을 반박해서는 안 된다.인신공격으로 이어지면 의견의 합리성을 떠나 나중에는 자존심 싸움이 돼 버린다.이렇게 되면 합리적 판단은 흐려지고,오로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보면 토론이 잘 이루어질 수 없다.이제 우리도 성숙한 토론문화를 형성해 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 NYT 베테랑조언 소개 ‘비밀외교 5계명’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미국이 막후 채널을 통한 비밀외교로 해결책을 모색할 시점이라면서 비밀외교의 베테랑들이 조언하는 5가지 원칙을 보도했다. ●적절한 중재자를 찾아라.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은 “막후 채널을 가동하면 중재자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한다.이때 협상 상대가 중재자를 선택하거나 중재자가 반 독립적 와일드 카드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중재자를 선택해야 한다. ●여러 신호들을 탐색한 이후 선호하는 신호를 선택하라.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이 중국과의 외교정상화 협상때 신호를 놓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는 유명하다.미국과 중국간 접촉창구가 없던 당시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은 잡지 ‘라이프’의 에드거 스노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닉슨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중 이 기사를 읽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결국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의중을 모른 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지나친 비밀주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닉슨 대통령 당시 러시아와의비밀협상에 나섰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비밀 유지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러시아측에 미 국무부에조차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게 해 일을 그르쳤었다.루이스 개디스 예일대 역사학 교수는 “국민들은 이제 비밀외교의 개념에 익숙해졌다.”면서 “막후채널의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실체가 없는 경우에도 국민들은 비밀외교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적 발언과 사적 발언을 일치시켜라. 레슬리 겔브 외교협회(CFR) 회장은 “신뢰성을 위해 협상 상대에게 공식적인 반응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관리들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용인할 수 있다고 사적으로 언급해왔지만 공식적으로는 반대입장이 발표돼 이를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첫번째 방법이 실패하면 두 번째 경로를 시도하라. 겔브 회장은 양측 전직 외교관과 이해관계자들의 사적 대화를 발전시켜 정부간 메시지 교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이른바 ‘제 2의 경로’가 점점 인기를 끌고있다고 조언한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열린세상]전쟁비용 계산의 허실

    이라크 전쟁은 임박했지만,이상하게도 이 전쟁이 미칠 중장기적 영향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다.우리 언론은 물론 미국 언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모두 낙관론의 포로가 된 탓이리라.백악관은 낙관적인 전격전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공중전으로 주요 시설을 모두 파괴한 다음 지상군 15만∼35만명을 파견해 전투를 수행한다.전쟁은 짧게는 한 달,길게는 두 달 정도에 끝나고,75일간 점령 상태를 유지한다.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기초해 전비를 계산한 의회의 두 연구는 대체로 400억∼60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러나 학계 인사들은 전격전 시나리오의 낙관론을 의심한다.최근에 미국 학술원의 국제안보연구회가 12월 초순에 출간한 책 ‘이라크 전쟁:비용,결과,대안’은 전쟁의 중장기적 효과에 대해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스티븐 밀러는 부시의 ‘전쟁 도박’이 남길 중장기적 효과를 전망한다. 중동지역의 불안은 폭발적인 수준에 달한다.화생방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더욱 거세어진다.세계적 차원의경제 불황이 도래한다.더욱 흥미로운 것은 전쟁 비용 계산을 다룬 예일대 석좌교수인 윌리엄 노드하우스의 주장이다. 그는 카터 행정부 시절 경제보좌관을 지냈고,폴 사무엘슨과 함께 쓴 ‘경제학’ 교과서로도 유명하다.그는 100억 달러로 베트남 전쟁이 끝난다는 주장이,실제로는 1100억∼1500억 달러로 증가한 씁쓸한 추억을 되살린다.게다가 이번 전쟁은 지난 걸프 전쟁과 달리 ‘치고 빠져 나오는’ 전쟁이 아니다.사담 후세인을 쫓아내고 이라크에 민주 질서를 수립하고 지역 전체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전쟁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전격전이란 낙관적 시나리오가 조금만 흔들려도 전비는 금방 2∼3배 증액된다.노드하우스가 인용한 필립 고든과 마이클 오핸런은 이렇게 주장한다.이라크 주변국들까지 흔들 시아파·수니파·쿠르드족 사이의 장기적 갈등 위험을 억제하고,안정적인 정부와 질서를 유지하려면,미국은 광범위한 차원에서 국제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이 경우 수만 명의 미군이 수년간 점령군으로 남아 있어야 하고,연간 100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해야만 한다.노드하우스에 따르면,전쟁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5년,최대한 20년의 점령이 지속될 수 있다.따라서 점령비용도 최소 500억∼750억 달러에서 최대 5000억 달러까지 증액될 것이다. 재건비용과 난민 구제비용도 만만찮다.아이티·보스니아·아프가니스탄의 경험을 바탕으로 10년간 비용을 계산하면 재건 사업은 300억 달러에서 1050억달러가 소요된다.100만∼5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다면 구제사업도 1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가 들어간다.그러나 현재 백악관 계획에는 재건과 구제비용이 빠져 있다.만약 미국이 압도적인 국제적 지지가 없이,유엔의 결의 없이 개전한다면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진다.거시경제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전쟁이 장기화되고,유정이 파괴되며,화생방 전쟁으로 인한 오염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자.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지 페리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유가는 32∼75달러 정도로 상승할 것이고,최악의 경우 161달러까지 상승한다고 한다.노드하우스는 내년 유가가 75달러로 상승하면,매년 25%씩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현 유가 수준인 25달러로 떨어지는 데는 1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그렇다면 미국민들의 실질국민소득 하락분이 자그마치 7780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노드하우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작동할 경우 10년간 비용이 1000억 달러로 메워지겠지만,최악의 시나리오가 작동한다면 그 비용은 근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우리 기업과 당국자들도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가 우리에게 미칠 파장을 면밀히 계산해야 할 것이다. 이 성 형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