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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주영 칼럼] 순정과 치정 사이

    [염주영 칼럼] 순정과 치정 사이

    신정아 사건의 등장인물들은 화려하다. 대학과 청와대, 불교계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은 21세기 지식사회의 심장부이고, 청와대는 국가권력의 핵심부다. 불교계는 1000만 신자를 대표한다. 우리 사회의 맨 꼭대기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평소에는 존경과 권위에 가려져 있는 그곳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취약하며, 비리가 만연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신정아 사건은 사회 지도층의 건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정아 사건을 인수분해하면 가장 원초적인 부분들만 남는다. 그것은 30대 여자가 50대 남자와 만든 사랑과 욕망이다. 한 쪽은 미모와 재능에다 예일대 박사학위(가짜로 밝혀지긴 했지만)까지 갖춘 30대 독신녀다. 상대는 권부 서열 3위로 참여정부 최측근 실세인 50대 순진남이다. 둘이 나눈 사랑을 본인들은 순정(純情)이라 주장하겠지만, 사회 상규에 비추어보면 치정(癡情)이다. 절반은 사랑을 가장한 출세욕이고, 절반은 눈먼 사랑과 탈선이다. 그래도 여기서 멈췄다면 그토록 큰 파장을 몰고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사건에는 사회 지도층의 온갖 비리가 숨어 있다. 권력 비리와 대학 비리다.50대 순진남은 사랑에 눈먼 나머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서만 써야 할 권력과 돈을 자신의 정부(情婦)를 위해 썼다. 직접 재물을 취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사랑을 탐했다. 부정축애(不正蓄愛)다. 대학쪽의 비리는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일 수 있다. 학력을 위조한 교수지망생과, 이를 눈감아 준 대학 지도자들은 어떤 관계일까. 학위가 위조된 사실을 몰랐다는 대학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진짜는 가짜를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다. 정말 몰랐다면 무책임하고 무능하다. 이 대학의 총장은 사건이 터지고 한참 뒤에야 가짜를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하면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대학을 믿고 비싼 등록금을 꼬박꼬박 낸 학생들이다. 학생들의 피해를 막아주지 못한 대학 지도자들은 사건의 공범은 아닐지언정 최소한 가해자다. 어떻게 학생들 앞에 얼굴 쳐들고 피해자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또한 교수채용 비리가 이 대학에만 국한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사건에는 조계종 내부의 암투가 숨어 있다. 조계종을 장악한 파벌과 대학을 장악한 파벌 간에 암투가 있다. 재벌을 능가하는 경제력으로 현세 권력이 된 종교계 내부 비리와 무관하지 않다.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내부고발자는 해외출국 시도가 막히자 수도권 알짜배기 전등사 주지 자리를 내놓고 행방을 감췄다. 그의 석연치 않은 행보에는 어떤 그림이 숨어 있을까. 이 사건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언론이 벌이는 암투도 있다. 노 대통령은 사건 초기 “깜이 되느냐.”며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가 뒤집혀 보수언론의 역공에 몰리고 있다. 신정아 사건에는 우리 사회의 숱한 비리가 숨어 있다. 그 중에는 언론과 관련된 부분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천박한 상업주의 저널리즘이다. 서울신문은 여러 제약 속에서도 신중한 보도 태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독자들이 보기에는 선정 보도 경쟁에 일조한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반성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변씨 추석뒤 영장청구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21일 변씨를 상대로 울산시 울주 흥덕사에 회주인 영배 스님의 부탁을 받고 10억원의 특별교부세 지원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한 경위와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집중 캐물었다. 검찰은 변씨가 혐의를 일부 시인하고 있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은행계좌 추적을 통해 신씨가 성곡미술관에 입금된 대기업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를 일부 확인, 이를 추궁했다. 신씨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외에는 전면 부인했으나 검찰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신씨의 학력 위조와 관련해 검찰은 신씨 자택에서 압수수색한 컴퓨터에서 예일대 옛 총장 서명이 담긴 그림파일을 발견했다. 검찰은 변씨와 신씨를 동시 소환했으나 대질신문은 하지 않고 이날 밤 돌려보냈다. 한편 영배 스님은 이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사장 취임 뒤인 지난 3월 변씨에게 흥덕사 특별교부세와 동국대 산학지원이 가능한지 물어봤고, 특별교부세 지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대가성 청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씨는 동국대 100주년 기념 백서 관계로 처음 만났다. 편집 용역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준 게 전부”라면서 “신씨와 변씨가 아는 사이라는 것은 흥덕사 미술관 건립 자문을 구하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檢 “신씨 영수증 부풀리기 조사”

    검찰이 21일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소환하면서 신씨의 기업후원금 횡령과 변씨의 직권남용·특가법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막바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추석 연휴인 22일과 23일 신씨와 변씨를 포함한 참고인 조사를 마무리하고, 연휴가 끝난 직후 신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변씨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가 ‘신정아-변양균 게이트’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막바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씨의 개인 통장 안에 개인돈과 성곡미술관에서 들어온 재단의 돈이 혼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신씨의 횡령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성곡미술관에서 들어온 돈을 신씨가 실제 자기 마음대로 썼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통장 안에 개인·재단 돈 혼재” 신씨는 자신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인했다. 신씨는 “기업 후원금은 기업에서 미술관 재단 통장으로 넣고, 기획전에 필요한 돈을 재단에 청구하면 그만큼의 돈을 통장에서 받았다.”면서 “후원금과 관련해 모든 돈을 영수증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신씨가 ‘영수증 부풀리기’ 등을 통해 기업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성곡미술관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신씨가 자금과 운영을 도맡아 했다.”면서 “후원금을 실제 사용한 액수보다 영수증을 더 큰 액수로 발급받아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압수한 회계장부와 신씨 통장의 미술관 계정의 돈을 일일이 대조한 뒤 실제 물건을 산 곳이나 거래처에 전화해 수량과 액수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횡령액 규모를 산출하고 있으며, 영수증 부풀리기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흥덕사 이외에 다른 사찰에 대한 국고 지원 과정에 변씨가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 변씨의 직권 남용에 대한 수사의 범위를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사찰 국고지원 개입도 수사 검찰은 변씨가 흥덕사에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려했던 것을 인정해 직권남용과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영장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변씨가 신도로 있던 경기 과천시 보광사 국가보조금 지원 의혹과 조계종 템플스테이 예산 확대 의혹 등이 터져 나와 이를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 곧바로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장윤 스님, 영배 스님 등 핵심 참고인들을 소환해 ‘신정아-변양균 게이트’에서 그들의 역할과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영배 스님이 흥덕사내 미술관 건립과 신씨의 동국대 선임 과정, 동국대 국고지원 등에서 중요 인물로 부각됨에 따라 추석 연휴 이후 다시 소환할 방침이다. 신씨와 변씨의 변명은 검찰의 물증 확보로 잇따라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 신씨는 최근까지 학위 브로커에 속았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이 신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에서 옛 예일대 총장 서명이 담긴 그림파일을 확보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 캔자스 대학 졸업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신씨가 여러 대학에 제출한 가짜 학위 증에 적힌 졸업날짜가 각각 다른 점도 알아냈다. 검찰은 또 통화내역과 이메일 조회를 통해 변씨와 신씨가 가까운 사이였음을 밝혀낸 데 이어 변씨가 신씨를 동국대 교수로 추천했을 뿐 아니라 광주비엔날레 관계자와도 접촉해 신씨가 감독으로 선임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돈줄 추적 ‘권력형비리’ 입증 박차

    [변양균-신정아 수사] 돈줄 추적 ‘권력형비리’ 입증 박차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흥덕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계와 성곡미술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돈줄이다. 돈이 왔다갔다 하면서 부적절한 거래, 즉 횡령 등이 있을 가능성에 검찰은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변씨와 신씨, 영배 스님 등 이 사건 핵심 인물들의 로비·외압이 두 곳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검찰은 변씨와 흥덕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영배 스님의 커넥션이 확인되면서 다른 핵심 참고인이었던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장윤 스님 등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에서 예일대 박사학위 문서파일과 총장의 서명이 담긴 그림파일을 찾아냈으며 신씨가 대학 등에 제출한 학위의 졸업날짜가 각각 다른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신씨가 학위 제출이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학위를 위조했으며 ‘학위 브로커에게 속았다.’는 등의 진술은 모두 거짓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1일 변 전 실장과 신정아씨를 함께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변 전 실장과 신씨가 같은 날 소환됨에 따라 대질신문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대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씨 구속영장 재청구될 듯 성곡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곡미술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따라서 검찰이 먼저 개인 회계자료를 분석한 뒤 미술관의 세무자료를 분석해 신씨의 기업후원금 횡령 여부를 찾아내려 한 것으로 추론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씨의 개인 계좌와 미술관의 계좌가 동시에 들어 있는 것을 포착하고, 신씨 개인이 기업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았다는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성곡미술관에 대한 보충 압수수색을 끝내기 하루 전인 17일 특정 미술관의 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정상적인 후원금 관리에 대해 문의하며 마지막 확인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횡령혐의로 신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덕사와 성곡미술관이 수사의 ‘뇌관’ 검찰은 변씨가 영배 스님이 창건한 절인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외압을 넣은 사실도 밝혀냄에 따라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업무방해,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등 변씨의 혐의로 거론된 죄목 가운데 뚜렷한 물증확보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흥덕사 지원에 대한 변씨의 외압을 확인했기 때문에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의도한 ‘권력형 비리 수사’의 목적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셈이다. 변씨는 외압설에 대해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검찰이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서 대기업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사실을 확인한 것도 수사에 탄력을 붙게 하고 있다. 검찰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신씨의 은행계좌와 성곡미술관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상당액이 횡령된 정황을 포착해 현재 총액을 집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삼씨 등 또 다른 참고인 확대조사 검찰은 ‘흥덕사 외압설’이 규명됐으니 이제 신씨와의 연관성을 밝혀내면 된다는 입장이다. 즉, 신씨를 동국대에 채용하고 비호한 영배 스님과 변씨가 미술관을 지으려 했던 것이 신씨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변씨와 신씨 간의 관계가 물증으로 확보되는 셈이다. ‘성곡미술관 횡령’도 마찬가지다. 신씨가 미술관 자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배경과 이 과정에 변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추적해 보면 또 다른 물증이 나올 것으로 검찰은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의 향후 수사방향은 ‘흥덕사’와 ‘성곡미술관’ 등 두 축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배 스님은 물론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장윤 스님 등을 소환해 ‘권력형 비리’의 윤곽을 잡아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신씨 영장 기각… ‘변양균 수사’ 장기화될 듯

    신씨 영장 기각… ‘변양균 수사’ 장기화될 듯

    검찰이 18일 학력위조 등의 혐의로 청구했던 신정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법원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실형에 처할 사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반발해 영장 재청구를 검토키로 하는 등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신씨는 물론 신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날 변 전 실장이 엄창섭 울주군수를 통해 경남 울주군의 흥덕사 등 불교계에 특별교부금조로 10억원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변 전 실장이 동국대 영배 스님과의 뒷거래 의혹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엄 군수와 영배 스님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영배 스님이 신씨에게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 서부지법 김정중 판사는 이날 “검찰이 혐의 사실에 관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신씨가 향후 사건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증거를 없앨 염려가 없다.”면서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또 “신씨가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그때는 고소나 소환 등 수사가 개시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신씨가 도망쳤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수사를 받기 위해 자진귀국해 수사기관의 조사에 응했다.”면서 “신씨가 초범이고 혐의들에 대한 양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이 사건의 혐의 내용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실형에 처할 사안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어 신씨에게는 도망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그러나 검찰이 참고자료로 제출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영장청구 혐의 내용에 적시되지 않은 혐의 사실에 대한 구속요건의 유무는 혐의가 추가되면 그때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신씨가 2005년 8월쯤 동국대 교원 임용을 앞두고 미국 캔자스대의 학·석사 및 예일대 박사 학위증명서, 예일대 대학원 부원장 명의의 확인서 등 위조 서류를 만들어 동국대 교수로 특별채용됐고, 지난 7월에는 광주비엔날레예술감독 모집에 지원해 자신을 예술감독으로 내정토록 했다며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신씨는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했으며, 변호사를 통해 영장에 적시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비호설과 성곡미술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은 강력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변 전 실장이 13개월 동안 투숙했던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레지던스 호텔에 대한 숙박비를 모 대기업이 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병행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변前실장 기업후원 외압 포착

    변前실장 기업후원 외압 포착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및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7일 오후 동국대 재단이사장인 영배 스님과 오영교 총장의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신씨의 구속영장 청구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재소환을 앞두고 실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오후 4시40분쯤 이들의 집무실에서 컴퓨터와 신씨가 교수로 임용된 당시의 학사행정 관련 서류 등을 압수, 교수 임용과정에서 변 전 실장 등 외부의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신씨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재개해 사문서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고소 사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18일 신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변 전 실장도 곧 부를 방침이다. 신씨는 2005년 예일대의 학위증명확인서와 캔자스대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동국대 교원 특채에 제출해 공정한 교원임용 업무를 방해하고, 올해 예일대 가짜 박사학위를 바탕으로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선임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고소사건 이외 혐의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신씨가 자신이 근무하는 성곡미술관에 쏟아진 대기업 후원금의 일부를 횡령했는지도 조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신씨의 횡령 혐의를 뒷바침하기 위해 이날 오후 B미술관 관계자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또 대기업들의 성곡미술관 후원과 관련해 변 전 실장이 외압을 행사하고 신씨가 후원금을 개인 및 업무 성격과 다른 용도로 횡령한 혐의를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씨의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 입출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상한 거래로 혐의를 둘 수 있는 정황도 확보해 신씨의 금전거래를 면밀히 추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검찰은 대검 중수부 문무일 중수1과장 등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 계좌추적팀 2명, 서부지검 특수수사 전문검사 1명 등을 투입해 기존 수사팀을 대폭 보강했다. 대검 중수부 과장이 일선 지검 수사에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문 과장은 계좌추적 및 기업 비자금 수사 전문가다. 외부 인력을 수혈받음에 따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합민주신당 경선과 남북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추석 이전에 변 전 실장 선에서 속전속결로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보강에 대해 “변 전 실장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 범위와 내용이 현재 인원으로는 버겁다고 느껴 수사팀을 확대했다.”면서 “특히 (변 전 실장과 신씨가 관련된) 대기업들의 성곡미술관 후원 부분에 대한 조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변 전 실장이 사용했던 청와대 컴퓨터 복구작업은 끝냈지만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혀 의혹과 관련한 물증이 나왔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과 신씨의 변호사가 수사협조 등과 관련해 조율해온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측의 ‘입맞추기’를 막는 것이 수사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입을 맞추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수사보안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申,학력위조 브로커에 속았다?

    신정아씨가 학력위조 사실을 부인하며 자신은 브로커에게 속았다고 주장하면서 ‘브로커’의 존재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씨가 예일대라는 이름이 들어간 ‘짝퉁’ 미인가 대학을 다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신씨의 미술관 지인들에 따르면 신씨는 인터넷을 통해 예일대 박사학위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 예일대는 인터넷을 통한 박사학위 과정이 없다. 반면 미인증 대학들은 국내에서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학위를 준다. 미국에는 유명대학과 유사한 미인증 대학이 수두룩하며, 브로커들이 유명 대학 내에서 활동하면서 ‘통신 수업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며 공공연히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상당수 미인증 대학 출신의 학위자들은 이를 통해 학교를 졸업한다. 이날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시사IN 성우제 위원은 “신씨가 예일대 파트타임 교수(시간강사)로 알려진 트렌시 린다라는 사람을 통해 예일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예일대’라는 이름이 들어간 한 미인증 대학 졸업자에 따르면 이 학교의 박사 학위를 위해서는 총 36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하루에 3학점짜리 2개까지 들을 수 있고, 총 6학기를 다니면 된다. 졸업까지 기간은 대략 2년가량 걸린다. 입학, 졸업 기간도 온라인이기 때문에 정해져 있지 않다. 미인증 대학들은 수시로 이름을 바꿔 현재는 ‘예일대’라는 이름이 들어간 대학은 없다. 미인증 대학의 경우 박사 논문을 안 내도 졸업이 가능하며, 수업은 인터넷, 채팅 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신씨의 박사학위 취득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된 것이 사실이라면 신씨 역시 속아서 진짜 예일대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착각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신씨가 인턴들에게 논문 표절에 대한 교정 작업을 시켰다는 정황이 파악됨에 따라 무조건 피해자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설사 신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신씨가 브로커와 짜고 편법으로 학위를 취득하려 했다는 ‘공모 혐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신씨의 주장이 죗값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받기 위한 거짓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신씨는 지금껏 캔자스대에서 학·석사 결합과정으로 미술학사(BFA)와 경영전문석사(MBA)를 받았다고 주장해 왔지만,1992년 봄부터 1996년 가을까지 캔자스대를 다녔으면서도 졸업을 하지 못했고 3학년으로 중퇴했다는 사실은 대학 당국이 공식 확인한 상태다. 이와 함께 성곡미술관측에 따르면 신씨가 예일대 박사학위 받는다며 미국으로 간 것은 2005년 9월로 신씨가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는 2005년 5월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신씨가 또 다른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申·卞씨 의혹 수사 새국면] 정운찬 “신씨에 자리제안 안했다”

    [申·卞씨 의혹 수사 새국면] 정운찬 “신씨에 자리제안 안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는 17일 발간 예정인 시사주간지 ‘시사IN’ 창간호 인터뷰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연인 사이가 아니며, 학력 위조는 물론 나체 사진 촬영 등 최근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서울대 교수 임용 제안이나 박사학위 취득 등과 관련해 의문 투성이다. ●정운찬 전 총장 “교수 추천 있을 수 없는 일” 신씨는 시사IN 인터뷰에서 동국대뿐 아니라 서울대와 중앙대에서도 자신을 교수로 채용하기 위해 접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연락을 해와 서울대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교수를 겸한 관장직 추천을 해왔다는 설명과 함께 서울대 미술관장 추천설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은 “교수 채용은 학과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학과 외부에서는 간섭할 여지가 아예 없다.”면서 “처음 만난 30대 초반 인물, 그것도 사립미술관 큐레이터를 몇 년 한 것 이외에 별다른 경력도 없는 사람한테 200억원짜리 서울대 미술관장 자리나 교수직을 제의한다는 게 상상이 되느냐.”고 반문했다.2005년 당시 서울대 교무처장 겸 미술관장 직무대행이었던 변창구 교수도 “미술관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정 전총장이 조언을 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얘기는 소설 같다.”고 말했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 받았다” 신씨는 또 “2001년부터 2002년까지 2년(4학기) 코스워크 하고,2003년 봄에 종합시험 보고,2004년 가을에 (논문) 디펜스를 하고,2005년 5월에 졸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일대는 신씨가 이 학교에 등록한 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7월11일 동국대에 통보했다. 캔자스대 수학 연도도 말이 다르다. 신씨는 캔자스대 MBA를 1996년 5월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본인이 광주비엔날레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미 캔자스주립대학 경영대학원 졸업(MBA)’ 연도를 1995년으로 적시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울대 재학 경력도 말을 바꿨다. 신씨는 2000년 12월29일자 모 일간지 인터뷰에서 “서울대 동양화과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말했으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서울대 시험도 본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변 전 실장과 연인 사이 아니다” 신씨는 “변 실장과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섹스 스캔들’로 몰고가려 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면서 ‘연애편지’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고 세간에 알려진 이메일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이메일에) 의심받을 만한 내용은 100%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보석 목걸이에 대해서도 “선물로 드린 그림 값 대신 목걸이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신씨의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두사람이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밝혔다. ●“누드 사진 찍은 적 없다” 신씨는 “누드 사진이라고는 찍은 적이 없다. 지난해 봄 사진작가 황규태씨의 사진전이 열렸을 때 전시도록에 글을 쓴 적이 있다. 갤러리에 갔더니 합성 사진이 여럿 있었는데 내 얼굴에 백인 여자의 몸을 합성해 놓은 작품이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명예훼손 소송을 할 수 있다면서 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죽은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이번 사진 유출에 누가 개입했는지 짚이는 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신씨 가짜 박사 논문 2005년 국내서 급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썼다고 주장한 예일대 박사 논문은 신씨가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2005년 5월 직전에 국내에서 급조돼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미국에 있는 여성 가정교사가 논문 작성을 도와줬으며,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에 갔다.’는 신씨의 주장과는 다른 것이다. 16일 신씨를 잘 아는 미술계 인사 등에 따르면 신씨는 2005년 초 신씨가 표절한 것으로 알려진 ‘기욤 아폴리네르:원시주의, 피카비아와 뒤썅의 촉매(1981년 버지니아대학 박사 논문)’라는 논문을 지인에게 부탁해 워드 파일로 만들고, 성곡미술관 인턴 사원들에게 원본 대조 작업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와 성곡미술관에 함께 근무했던 A씨는 “신씨가 2005년 상반기 버지니아대 박사 논문의 원본과 워드로 작성된 복사본을 가져와 인턴들에게 30∼40페이지씩 나눠주고 두 논문을 비교해 오·탈자 등이 없는지 대조 작업을 해달라고 지시했다.”면서 “당시는 왜 똑같은 논문을 워드로 쳐서 오탈자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는가 몰랐지만 지난 7월 신씨 논문 표절 시비가 불거진 뒤에야 표절 논문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고 전했다. 당시 일부 인턴들은 “캔자스 대학을 나오고 MBA(경영학석사) 과정까지 끝낸 신씨가 어려운 미술사 논문을 베끼는 것에 대해 무척 의아해했다.”고 전했다. 앞서 신씨는 당시 미국에서 살다와 영문 타자를 잘치는 지인의 어린 자녀에게 300페이지 분량의 이 논문의 타자를 부탁했고, 신씨는 워드로 친 논문 가운데 아폴리네르가 불어로 쓴 시 10페이지 분량에는 신씨가 악센트를 달았다고 A씨는 전했다. 신씨는 이와 함께 2006년 초 자신의 표절 논문을 올 가을 한글판 책으로 출판하기 위해 한글 번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와 함께 근무했던 B씨는 “신씨가 모 유명 출판사와 계약해 올 가을쯤 책으로 출판하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당시 불어가 많고 내용이 난해해 번역에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신씨의 논문에 대해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2004년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재직 중인 장진성 교수는 지난 7월 “신씨의 논문은 예일대 논문의 형식과 맞지 않다.”며 가짜임을 밝혔다. 앞서 서울대 김영나 교수는 2005년 11월 미술계 원로의 집에 들렀다가 신씨의 논문을 우연히 발견하고 지난해 미국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던 제자인 우모(현재 지방 모대학 교수) 교수에게 논문 검증을 부탁했고, 우 교수는 신씨의 논문과 거의 똑같은 제목 및 내용으로 1980년대 출판된 논문을 찾아냈다. 이에 대해 미술계 안팎에서는 신씨가 2005년 9월 동국대 미술사학과 조교수 임용을 비롯해 서울대와 중앙대로부터의 교수 제의를 받아 박사 논문이 시급하게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씨의 논문은 예일대 학위 논문 포맷과는 크게 다른 형태로 엉성하게 만들어졌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申·卞씨 의혹 수사 새국면] 檢 “신씨 피의자·변씨 피내사자”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위위조 및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미국으로 도피한 지 두달 만에 귀국해 검찰로 압송된 신씨를 대상으로 동국대 교원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 총감독 선임, 대기업 후원과 미술품 판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는 피의자로, 변 전 실장은 피내사자로 소환했다고 밝히고 있어 금명간 사법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양균 청와대 컴퓨터 ‘판도라 상자’될까. 검찰은 그동안 광범위하게 제기된 변 전 실장의 외압 의혹을 밝혀 내기 위해 성곡미술관, 동국대,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들을 이미 조사해 외압설 일부는 사실 확인을 한 상태다. 검찰은 변 전 실장에게 업무방해죄,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두고 있다. 변 전 실장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조사 결과에 따라 곧 신씨와 같은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다. 검찰은 청와대의 협조로 제3의 장소에서 변 전 실장의 청와대 컴퓨터 자료를 넘겨받아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광주 비엔날레 감독 선임 개입 등 각종 의혹들에 변 전 실장이 관여한 단서를 찾아내는 데 착수했다. 검찰이 신씨의 컴퓨터 압수수색을 통해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가 ‘가까운 사이’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변 전 실장의 컴퓨터 자료 및 이메일 송·수신 내역 조사에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청와대 집무실 컴퓨터 조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변 전 실장의 컴퓨터 조사를 통해 특별한 내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유는 청와대 컴퓨터 이메일 송·수신 특성 때문이다. 청와대 이메일 시스템은 청와대 내 온라인 보고 체계인 ‘e지원(知園) 시스템’으로 돼 있고, 해킹방지를 위해 네이버나 다음, 야후 등 상업용 메일과는 송·수신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외부와 개인적인 이메일을 주고받으려면 ‘e지원 시스템’이 아닌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서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별도의 서버를 통해 철저히 관리되기 때문에 100% 스크린이 가능하다. 실제로 보안 점검뿐 아니라 내용점검도 수시로 실시한다고 한다. 때문에 변 전 실장이 e지원 시스템으로는 청와대 외부와 이메일 교신을 할 수 없는 데다, 별도의 일반 이메일을 사용해 메일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기록이 남게 돼 있어 집무실 컴퓨터에서는 ‘특별한’ 내용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에서 분석해도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청와대 이메일 시스템으로는 외부와의 이메일 교신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신씨는 우선 학력위조 조사” 검찰은 신씨의 경우 우선 동국대가 고소한 학위위조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신씨는 예일대 박사 학위 논문 표절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내가 큰 틀을 잡고 가정교사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면서 “가정교사가 논문을 정리하는데, 그 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신씨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2005년 5월 직전에 국내에서 아는 사람 등을 동원해 논문을 급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신씨의 거짓말 의혹들을 모두 검증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신씨는 “예일대 박사 과정에 분명히 입학했고, 등록금을 냈으며, 수업도 인터넷을 통해 받으면서 리포트로 대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씨의 거짓말에 대해 일부에서는 변호인이 신씨의 법적 처벌을 면제받도록 하기 위해 ‘허언망상증’을 정신병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대법원에서 허언망상증을 책임조각사유로 인정한 판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변씨-신씨 대질 이루어질까 검찰은 두 사람의 대질 조사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 전 실장과 신씨가 같은 날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대질신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변 전 실장의 외압 의혹 외에 변 전 실장과 신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입증할지 여부를 밝혀낼지도 관심이다. 검찰이 완전히 복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이메일의 ‘사적인 내용’도 둘의 대질에서 공개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신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컴퓨터 이메일 내용 분석을 꾸준히 해온 만큼 이미 둘간의 관계를 입증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박찬구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女談餘談] 2007 여름, 그리고 가족/ 김미경 정치부 기자

    기자생활 10년째를 맞은 2007년 여름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외교안보 분야를 맡고 있다보니 지난 7월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피랍된 한국인 23명의 석방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40여일간 밤을 지샜다. 피랍사태를 취재하면서 특히 걱정된 것은 16명이나 되는 여성 인질들의 안위 여부였다. 그들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고, 하나뿐인 소중한 딸이기도 했다. 그들이 석방돼 귀국한 날, 엄마와 딸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던 가족들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이 무사히 풀려난 것은 다행스럽지만 쏟아지는 비난을 극복하고 사회에 다시 적응하려면 가족의 도움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가족만이 그들을 잘 이해해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요즘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스캔들을 지켜보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그들의 가족이다. 변 전 실장의 부인은 지난 11일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물의를 일으킨 남편에 대해 부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남편을 믿지 아무 것도 안 믿는다.”고 말한 것이 남편을 위로할 수 있을까. 신 전 교수의 가족은 처음부터 신씨의 예일대 학위 등이 거짓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그들은 꼬리를 감췄다. 정말로 신씨를 믿었던 것일까, 아니면 가족이기 때문에 덮어주려고 한 것일까. 신씨 어머니는 13일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딸이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닌데, 돌아와서 직접 해명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돈을 보내준다.”고 밝힌 바 있다. 딸의 사생활까지 공개되는 상황에서 경제적 지원만이 아니라 하루 빨리 귀국해 직접 해명하도록 타일러야 하지 않을까. 지난달 말 아프간 인질 19명의 석방이 발표된 뒤 기자는 어머니와 함께 짧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태어나서 처음 떠난 모녀 여행의 수확은, 힘든 기자생활에서 가족이 얼마나 든든한 버팀목인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2007년 한국의 ‘신다르크’/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7년 한국의 ‘신다르크’/ 함혜리 논설위원

    신정아씨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한 여성이 이렇게 큰 파문을 일으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학력 위조에서 시작된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번지면서 정·관계는 물론 예술계, 학계, 종교계까지 안 걸린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변양균씨의 신정아 비호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더니 이번에는 한 일간지가 신씨의 누드사진까지 게재하며 성(性)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신씨가 사용했다는 이메일 아이디 ‘신다르크’에 대해 생각해 봤다. 신다르크는 신정아와 잔다르크를 합성한 단어다. 신씨는 자신을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때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구하고도 결국에는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한 잔다르크에 비유해 가며 한국 미술계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하지만 신씨는 다양한 인맥과 능란한 로비력, 그리고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를 무기로 미술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그것도 모자라 동국대 교수와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직까지 거머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인들로부터 성녀로 추앙받는 잔 다르크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찬 자신을 같은 반열에 올린다는 것은 정말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씨가 선택한 이 아이디가 매우 적절했다는 생각도 든다. 역설일 수도 있지만 신정아씨의 가짜학위 파문과 거센 후폭풍이 우리 사회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신씨의 학력위조 사실이 밝혀지기 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추해 보자. 우리는 거짓말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했다. 사람의 본성이나 실력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학력이나 집안, 경제력에 현혹되기 일쑤였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약했다. 동숭아트센터 대표 김옥랑씨를 비롯해 연극인 윤석화, 영화배우 장미희, 방송인 최화정 등 수많은 사람들이 허위학력을 가지고도 진짜 실력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먹고 잘 살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가짜 박사학위로 버젓이 대학교수나 유명인사가 된 사람도 많았다. 고위직 공무원들은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지인들의 금전적 지원을 얻어내고, 인사청탁을 하는 것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걸면 걸리는 데도 아무도 그것이 죄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몇달 사이에 이런 분위기는 몰라보게 사라지고 있다. 신정아 학습효과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신정아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우리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거대한 불신의 그림자도 여전하다. 해결해야 할 국가적 이슈들이 산적했는 데도 이번 사건에 휘둘려 국정이 갈피를 잃은 모습이다. 과거 여러가지 사건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사건도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난다면 그야말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 혼란스러움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이번 사건을 흥미위주로 접근하는 것은 그만 접고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한국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디딤돌이 된다면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훗날 역사가들이 2007년의 한국을 이렇게 기록하기를 바란다면 무리일까.‘그해 대한민국은 윤리사회로 거듭났다. 신다르크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신정아씨의 학력위조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신정아를 위한 변명/우득정 논설위원

    이혼 후 독신주의 고수를 선언했던 토마스는 어느날 거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테레사에게 빠져든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점점 더 테레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소련군 탱크가 프라하 광장을 에워싼 1968년 가을 토마스는 테레사와 함께 취리히로 거처를 옮긴다. 하지만 6개월 후 테레사는 편지 한 통만 남겨둔 채 프라하로 돌아가버린다. 마침내 테레사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며 환호성을 올렸던 토마스는 1주일도 못가 테레사를 찾아 프라하로 간다. 토마스는 테레사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필연’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테레사는 ‘그날’ ‘그 자리’에서 토마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토마스의 친구인 Z가 자신의 연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토마스는 끊임없이 자기최면을 걸었던 ‘필연’이 사실은 ‘우연’이었음을 깨닫는다(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신정아 사건으로 온나라가 난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떠받들다가 한순간 돌팔매질하기에 바쁘다. 한마디로 집단 히스테리다. 예일대 박사출신의 젊은 여성 큐레이터와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눴노라며 떠벌렸던 인사들은 새벽 닭이 울기도 전에 부인하기에 정신이 없다. 시샘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시선으로 신씨를 바라봤던 또 한 부류의 인간들은 신씨의 출세가도가 필연이 아니라 허위학력에 ‘성 상납’까지 가세한 저급 사기극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어쩌면 학위위조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이같이 단정했는지도 모른다. 비로소 사회정의가 바로 섰다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하지만 아직도 큐레이터로서의 능력과 열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남들이 10시간 일하는 동안 20시간 이상 일했다.”는 신씨의 항변은 사실인 것 같다. 그리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 등 수많은 우연을 필연으로 엮어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을 것으로 상상된다. 그래서 마침내 ‘먹물’들의 속물 근성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씨 사건의 가해자는 신씨가 아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우쭐대는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풍토가 유죄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장윤스님, 문화부에 알렸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예일대 가짜학위 문제를 폭로했던 장윤 스님이 해당 사실을 문화관광부에도 제보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문화부는 이날 “장윤 스님이 7월초 김장실 종무실장에게 신씨 학위문제 관련 자료를 보내 진위 확인을 부탁했다.”면서 “김 실장은 며칠 뒤 이 자료를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통화한 뒤 자료를 보내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또 “한갑수 당시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이 김 관장으로부터 들었다며 가짜학위 제보의 출처를 전화로 문의하자 김 실장은 장윤 스님으로부터 들었다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홍 前총장 이상한 말바꾸기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홍 前총장 이상한 말바꾸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위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화끈하게 힘을 썼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도 올초 신씨와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3명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씨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와 미국 뉴욕으로 도피하기까지 신씨가 국내에서 머문 4일간의 행적과 미국 도피의 배후에 변 전 실장 등이 적극 개입했는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화문 주변에 핵심 3인 모여 살아 홍 전 총장은 2005년 신씨를 교수로 임용할 당시 “서울대에서도 탐냈을 만큼 유능한 인재”라며 학내 교수들의 반발을 앞장서서 잠재웠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홍 전 총장은 신씨와 비교적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임을 한 달 앞둔 지난 1월 말 홍 전 총장과 신씨가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한 데 대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홍 전 총장은 파문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당시 임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결재만 했다.”며 신씨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홍 전 총장은 변 전 실장과도 2004년 조계종 중앙신도회 논강모임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현 정권내 불교계 창구 역할을 했던 변 전 실장인 만큼 동국대 총장과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셈이다. 그러나 홍 전 총장은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변 전 실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종전 입장을 뒤집었다. ●‘비행기표 카드 결제´ 누가 도왔나 학력위조 파문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7월5일 프랑스로 출국했던 신씨는 8일부터 학력위조 보도가 쏟아지자 같은 달 12일 오전 7시30분 극비 귀국했다가 나흘 뒤인 16일 오전 11시 뉴욕으로 출국했다. 신씨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이메일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애썼다. 공개된 행적은 성곡미술관 관계자를 만난 것뿐이지만, 변 전 실장과 만났을 가능성도 높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언론이 눈에 불을 켜고 신씨를 쫓던 상황에서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과 신용불량자임에도 100만원이 넘는 비행기표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신씨는 뉴욕행 티켓을 1년짜리 오픈티켓으로 끊었던 것으로 밝혀져 출국 전부터 이번 사건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피 생활도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의 행방과 관련해 뉴욕 교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맨해튼 고급 식당에서 신씨를 봤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50일이 넘도록 미국에서 버티면서 생활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도 의문이다. ●50여일 뉴욕 잠행… 생활비 어디서 신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만달러를 들여서 변호사 2명과 사립탐정 3명을 고용해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를 찾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돈 걱정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서부지검은 “신씨 도피 과정에 누군가가 돈을 대준 것은 확인하기 쉽지 않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에 개설된 계좌추적에서는 변 전 실장이나 신씨의 어머니 등이 보낸 것은 특별히 없었다. 그러나 미국 계좌는 추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 전 실장 외에 제2, 제3의 ‘키다리아저씨’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 측의 늑장 대응에도 변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개연성은 있다. 사건 발생 초 비엔날레측과 동국대는 검찰 고발을 차일피일 미뤘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7월12일 기자회견에서 “신씨의 가짜 학위를 확인했고 예술감독 선임을 철회한다.”고 밝히고도 신씨가 출국한 이틀 뒤인 같은 달 18일에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7월11일 신씨의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동국대는 광주비엔날레재단보다 이틀을 더 버티다가 20일 서울 서부지검에 신씨를 고소했다. 변 전 실장이나 또 다른 실력자가 신씨의 미국 도피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고소·고발을 늦춰 출국금지를 막았다는 분석이 신빙성 있게 제기되는 부분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변양균 사퇴 파장] 변양균 靑정책실장은 누구

    [변양균 사퇴 파장] 변양균 靑정책실장은 누구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비서실장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내 서열 2위의 인물이다.‘경제·사회정책의 수장’이라 할 수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에서 관료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그는 참여정부 들어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2005년 1월 기획예산처 장관에 오른데 이어 이듬해 7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됐다. 그의 고속 승진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한 몫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01년 민주당 정책위원으로 파견 근무할 당시 정책위 의장이던 이 전 총리가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변 실장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은 전폭적이었다. 부처 조직개편과 공기업 혁신, 정부 성과관리 등에서 내보인 탁월한 업무능력을 높이 샀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그의 능력 뿐 아니라 행동거지도 높이 사 그를 “선비 같은 사람”“공무원으로서 올바로 처신한 사람”으로 평했다고 한다. 청와대 386비서관들도 그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심지어 변 실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저서를 집필하는데 대해서도 이들은 “대단히 객관적인 내용”이라며 그의 인식과 시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고교 시절 미대 진학을 꿈 꾸었을 정도로 미술에 대한 변 실장의 열정은 지대하다.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그림 실력에다 개인 화실도 갖고 있으며 명화를 모으는 수집가로 알려져 있다. 신정아씨와 스캔들에 얽히게 된 것도 미술에 대한 열정 때문일 것이라는 게 미술계의 정설이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부산고와 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2002년에는 서강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와대 불교신자 모임인 ‘불자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변양균 ‘신정아 해명’ 거짓말

    변양균 ‘신정아 해명’ 거짓말

    변양균(58)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가짜 박사학위 파문 비호 의혹의 당사자인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와 빈번하게 연락했고, 지난 7월 초 노무현 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수행하던 중에도 장윤 스님과 간접 연락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변 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는 신정아씨 파문과 관련한 변 실장의 해명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나자 10일 변 실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변 실장의 거짓말에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리 연루 의혹까지 겹쳐 임기말 참여정부의 도덕성이 훼손되고 국정운영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10일 정성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변 실장이 본인 해명과 달리 신정아씨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밝혀졌고, 검찰 수사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전날 통보받았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날 변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해철 민정수석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 장관에게 연락을 받은 직후 변 실장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신씨와 예일대 선후배 관계로 알고 수 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로, 빈번한 연락이 있었으며 ▲지난 7월8일 저녁 장윤 스님을 만났을 때 신씨 문제를 언급한 사실이 있고 ▲노 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수행하던 중에도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장윤 스님과 연락한 사실이 있다는 사실을 변 실장이 인정했다고 전 수석은 밝혔다. 문제의 ‘친구’는 변 실장과 장윤 스님을 모두 잘 아는 사람이지만, 공직자나 불교계 인사는 아니라고 전 수석은 설명했다. 변 실장은 간접 통화에서 “과테말라에서 귀국하는 대로 장윤 스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변 실장은 귀국 바로 다음날인 7일 장윤 스님을 만나 신정아씨 문제를 거론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4일 일부 언론에 ‘신정아 비호’의혹이 제기된 이후 변 실장과 청와대의 항변이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개인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본인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변 실장은 비서실 차원의 사실 확인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호주 시드니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문 실장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 “원칙적으로 철저히 조사 내지 수사하고, 신분을 유지할 경우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사표를 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 수석이 밝혔다. 하지만 변 실장의 거짓말과 청와대의 ‘변 실장 감싸기’, 전격적인 사표 수리 등이 ‘신정아 비호’사건의 몸통을 보호하기 위한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국민들은 또 한 번 속았다.”며 맹공에 나섰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상황에서 청와대와 검찰의 사전조율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변 실장이 과연 ‘신정아 게이트’의 끝인가. 더 큰 손, 더 큰 배후는 없는가.”고 따져묻고 “꼬리자르기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위기관리 라인의 책임을 물어 민정 부문의 문책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한편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동국대 교원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에 개입했을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외압 의혹을 밝혀 사실로 드러나면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변 전 실장을 불러 외압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의 소환에 앞서 신씨 의혹 제기와 함께 변 실장의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한 장윤 스님과 교내의 반대에도 신씨의 교원 임용을 강행한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먼저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장윤 스님이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곧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장윤 스님과 홍 전 총장은 변 전 실장의 의혹과도 관계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 이경주기자 ckpark@seoul.co.kr
  • 신정아씨 어부지리?

    신정아씨 어부지리?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의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 선임 과정에 어떤 외압도 없었다는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의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신씨를 예술감독으로 만들기 위한 요식절차였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박광태 시장이 D씨만 문제있다고 말해”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은 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씨의 총감독 내정 실수가 권부나 정치권의 외압설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예술감독선정위에서 추천된 후보 9명 가운데 다른 후보들은 추천 철회와 본인 고사로 제외됐고 신정아 1명만 남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차에 걸친 선정위의 검토와 결정을 토대로 내가 직접 접촉한 뒤 면접을 보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광태(광주시장) 명예이사장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신씨를 포함해 최종 후보로 선정된 3명 중에서 D(49·J대 미술대 겸임교수)씨에 대해서만 박 시장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신씨에 대해서는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씨에 대한 장윤 스님의 반어법과 관련해서는 “신앙생활을 오래했던 분으로 신씨에 대해 인간적인 연민을 느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스님이 반어법이었다고 한다면 반어법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선정 절차는 신씨 남기기 수순? 그는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과 동국대 현직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다.”고 했지만 신씨의 예술감독 선임과정은 의문투성이다. 그는 당초 2기 예술감독선정소위원회가 압축한 2명의 후보 중 1명이 고사하자 2명 이상 복수 추천해 줄 것을 소위원회에 요청했다.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자 소위원회는 9명의 기존 후보를 다 추천해 이사장이 결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9명 중 유력했던 3명은 개인 사정으로 고사했고,1기 감독선정소위가 최종 후보로 뽑았던 2명은 이미 선정 보류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1명은 일부 이사진이,1명은 박 시장의 반대로 떨어져 나갔다. 다른 후보들이 이사진의 텃세를 못 이기고 그만두거나 재단의 입맛에 안 맞는 인물들로 배제되면서 신씨가 낙점됐다는 것이다. 이는 신씨를 남겨두기 위한 고도의 수순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곧 소환 신씨 가짜학위 파문을 수사중인 검찰은 장윤 스님이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곧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이날 신씨의 학력확인 신청서 공문이 2005년 9월 예일대에서 접수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의연 경영관리실장은 미국 포스탈서비스의 우편물 수취 영수증을 공개하면서 “해당 우편물은 예일대 우편 담당자가 9월20일 수신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담당자가 수취한 우편물이 어디로 전달됐는지를 예일대 측에 확인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강국진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학력위조 관련 보도 ‘옥에 티’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어느 대학 다녀요?” 20대 젊은이들이 누군가와 통성명을 할 때 거리낌 없이 묻고 대답하는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을 밝히지 않으려 해도 내밀한 인간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다니는 대학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하지 않더라도 ‘학벌’이라는 존재가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엘리트 계층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만 대한민국의 엘리트 계층은 조금 더 특별하다. 반드시 ‘학벌’을 갖춰야만 속할 수 있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회 상위계층을 점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이니셜)’라 불리는 특정 대학을 나와야만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육, 특히 대학입시가 계층 이동의 수단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국내대학뿐 아니라 외국 대학들까지 가세, 학벌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일대 학적을 가지고 있던 ‘申데렐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학계는 물론 문화, 연예계까지도 학력위조의 홍역을 앓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명문대학이나 외국대학 출신으로 알려졌던 유명인들의 학력이 하나둘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급박하게 돌아갔던 아프간 피랍사태와 대선 정국의 와중에서도 하루에 1,2명씩 학력 위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번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서울신문 역시 ‘학력세탁 신드롬’에 대한 기사를 꾸준하게 내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학벌을 깬 사람들’이란 기획기사다. 지난달 22일부터 시리즈로 나간 이 기사는 우선 학벌에 대한 편견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인터뷰로 진솔하게 담아내 호평을 받을 만했다. 특히 만화가, 위폐감식전문가, 축구감독, 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대상자를 선정해 학벌이 아닌 실력 위주의 사회로 나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기사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미 위치를 견고하게 다진 이들뿐 아니라, 학벌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부단히 노력중인 사람들을 찾아내 땀 흘리는 모습을 담아냈으면 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학벌 위주 사회를 변혁시킬 힘을 가진 세대는 젊은 세대들이다. 특히 이러한 젊은 세대 중 유명인이 아니라, 주위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을 찾아 인터뷰한다면 독자들은 더욱 친숙한 감흥을 느꼈을 것이다. 학력 위조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신정아 전 교수 사건에 대한 기사도 계속 이어졌다.27일자의 ‘신정아씨 누가 봐주나… 장윤 스님 잠적’이란 스트레이트 기사는 장윤 스님이 잠적한 사태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의혹이 점점 증폭되는 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추측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기사의 제목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언뜻 보면 장윤 스님이 지금 현재 신정아씨를 돌봐주고 있는 것처럼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신정아 파문 어디까지’ 등 지난주 내내 관련 기사가 나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사건의 팩트보다는 추측이나 각종 설(說)에 초점을 맞췄을 뿐 서울신문만의 특별한 보도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상아탑으로서의 대학은 붕괴되고 있다. 이제 대학은 취업 양성기관 내지는 간판으로 전락해 버렸다. 가능성이나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한 세태의 종착점에 학벌의 시작점인 대학이 서 있는 것이다. 각종 대학들로 이뤄진 ‘학벌’의 덫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개인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 서울신문이 선봉에 서서 독자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나라 없는 사람/커트 보네거트 지음

    “나는 모든 사람의 머리가 쭈뼛 설 만큼 무시무시한 리얼리티 프로를 구상하고 있다. 제목은 ‘예일대 C학점’이다. 조지 W 부시는 주변에 C학점 상류계급 학생들을 끌어모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1)역사와 지리를 전혀 모르고 (2)백인 우월주의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3)이른바 기독교도이며 (4)정말 놀랍게도 정신병자, 즉 영리하고 번듯하게 생겼지만 양심은 전혀 없는 자들이다.” 커트 보네거트는 이런 식이다. 웃긴다. 웃기되 ‘실소’가 아닌 ‘블랙유머’다. 목에 착 달라붙어 컥컥대게 하는, 가시뼈가 폴폴 돋은 웃음이다. 그의 유머는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나, 강자의 의식은 칼로 베고 창으로 찌른다. 읽는 이에 따라 유쾌하고도 불쾌하다.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회고록 보네거트는 지난 4월11일에 죽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기 엿새 전이었고, 여든네 살이었다. 보네거트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반전운동가였으며, 히피의 대항문화를 선도했다. 무엇보다 ‘초거대 제국’ 미국의 광기를 사납게 공격했다. ‘나라 없는 사람’(문학동네)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회고록이다. 그가 수석편집인으로 있던 잡지 ‘인디즈타임스’에 5년간(2000∼2005년)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보네거트는 “어떤 웃음은 두려움에서 나온다.”고 썼다. 그는 2차대전 막바지였던 1943년 연합군으로 징집됐고, 그 연합군에 의한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나치의 아우슈비츠 학살만큼이나 연합군의 드레스덴 학살(13만 5000명)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 보네거트였다. 살아 남았을 때 터져나온 건 소름끼치는 웃음뿐이었다고 보네거트는 말했다. 그의 유머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는 맹렬한 유머다. ●“정신병자·비양심적” 맹공격 그래서다. 전쟁을 일으키는 인물들에게 보네거트는 무섭게 분노한다. 부시 미 대통령과 그 참모들을 “정신병자들” “양심도 동정심도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라 쏘아붙인다.“베트남 전쟁은 백만장자들을 억만장자로 만들었으나, 오늘날의 전쟁은 억만장자들을 조만장자로 만들고 있다.”고 일갈하고,“미국 지도자들이 권력에 취한 침팬지라고 말한다면 나는 중동에서 싸우다 죽어가는 우리 병사들의 사기를 꺾는 매국노가 되는 걸까?”라며 정색하고 묻는다. 특히 ‘문명’과 ‘지성’의 이름으로 ‘반문명’과 ‘무지’를 타자화하는 식자(識者)들에게 치를 떤다. “‘슈렙널’이라 불리는 유산탄은 ‘슈렙널’이라는 이름의 영국인이 발명했다. 여러분도 그런 발명품에 자기 이름을 붙이고 싶은가? 네이팜탄은 하버드에서 발명됐다. 진리란 그런 것인가?” ‘나라 없는 사람’이란 책 제목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다. 보네거트에게 미국은 “내 나라요.” 외칠 조국이 아니었다.“내가 사랑하는 미국”이 아닌 “내가 사랑했던 미국”이라 말하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는 ‘나라 없는 사람’으로 살았다.1999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무는 20세기의 묘비명을 이렇게 쓰고 싶다 말했었다.“아름다운 지구여! 우리는 그대를 구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속악하고 게을렀도다.” 95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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