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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경수사’ 여경팬에 ‘곤혹’

    여경 간부의 운전면허증 위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강순덕 경위의 검찰 송치를 사흘 앞두고 ‘성역 없는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악역’을 맡은 데다 ‘스타 여경’인 강 경위의 구속을 안타까워하는 전·현직 여경들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상황에서 부담도 커 보인다. 경찰은 직급의 고하를 막론한 ‘원칙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수사권 조정 갈등 등으로 예민한 때에 송치 뒤 검찰이 추가 혐의를 확인하면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 여자 경찰의 모범으로 꼽혔던 강 경위와 김인옥 전 청장이 연루된 사건이라 동료 여경들의 관심도 각별하다. 강 경위를 면회하기 위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이들은 대부분 동료나 후배들로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김 전 청장이 소환됐을 때는 동기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전 청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의지는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김 전 청장의 조사도 경무관보다 3계급 아래인 경감급이 맡는 등 고위간부에 대한 별도의 예우는 없었다. 또 경찰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강 경위의 가족과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면회를 금지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연리뷰] 피나 바우슈의 ‘러프 컷’

    [공연리뷰] 피나 바우슈의 ‘러프 컷’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슈가 한국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 제목은 ‘러프 컷(Rough Cut)’으로, 영화의 초벌 편집을 일컫는 말이다.‘러프 컷’은 지난달 독일 초연 당시에는 작품 제목도 정하지 않은 채 무대에 올랐고 공연 후 다양한 의견을 거쳐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첫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바우슈는 과연 한국을 어떻게 보았을까.’였다. 그리고 무엇을 보았고, 또 어떻게 작품에 반영시켰을까였다. 과연 외국인이라는 바깥 시선을 내부인이 다시 관찰하게 된다는 것은 독특한 경험임이 분명하다. 나를 돌이켜 볼 수 있고 우리를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외국인의 시선에 담긴 한국이 아니다. 분명 그러한 면면은 작품 전체에 엄연히 존재했고 보는 이에게 새로운 경험임이 분명했지만 바우슈는 그 단순함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 체류 기간동안 얻은 인상과 정보들은 곧 각각의 장면이 된 동시에 철저히 바우슈의 언어가 되었다. 관찰의 결과에서 발견된 현상들은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사랑에 대한, 삶에 대한 안무가의 견해가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는 한국적인 소재의 선택이 대견하고 이색적인 것이어서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안무가가 한국을 바라본 시선을 따라가다 어느새 발견한 바우슈의 견해에 동의하고 그 일깨움에 놀라웠기에 기꺼이 박수를 치는 것이다. 거기에는 대가다운 풍미와 작품 전개의 세련됨도 포함된다. 바우슈는 이번 작품을 위해 한국의 자연을 보았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한국의 현실을 알기 위해 판문점도 방문했다. 그 결과 작품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사를 화려한 영상으로 대변했다. 김장과 같은 세시풍속을 재미있게 활용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빠른 변화에 대한 인상도 담겨져 있었다. 이 작품은 한국을 함께 돌아본 단원들 각자가 받은 한국에 관한 인상을 나름대로 춤으로 표현하고, 이를 바우슈가 선택해 재구성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덕분에 독무가 많았고 연결의 자연스러움이 관건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의 일관된 시선은 분명 존재했지만 구성이나 전체 진행에 있어 어딘지 모르게 느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마도 안무가 역시 이점을 간과했나 보다. 제목이 ‘러프 컷’인 걸 보면 말이다. 미완성인 듯한 구성과, 뭔지 모르겠지만 2% 모자란 듯한 것이 ‘러프 컷’이란 한마디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독일 평론가 아른트 베세만은 최근의 바우슈의 작품을 보고 “팝(Pop)과 같은 대중화된 춤”이라고 평했다. 바우슈가 대중적이라니? 우리에게는 아직도 어렵고 뭔지 모르겠는 전위의 춤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비유는 최근 13개의 세계 유명 도시 시리즈를 제작하며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녀의 위력을 빗댄 것이다. 또한 그녀의 ‘탄츠 시어터’의 보편화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었고, 이제는 젊은 전위에서 벗어나 거장의 반열에 든 고전에 대한 예우였다. 반면 더 이상 새로운 것, 모험을 건 전투적 자세의 묘연함에 대한 아쉬움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번에 공연된 ‘러프 컷’ 역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박성혜(무용평론가)
  •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 전국의 시·군·면을 가면 어디서나 해병전우회 사무실을 볼 수 있다. 컨테이너로 된 어설픈 건물이지만 타 군 출신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전우애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지고 있다. 무슨 비결이 있기에 젊은 날 잠시 군문에서 맺은 인연이 ‘사회’에서까지 끈끈하게 이어지는 것일까. 해병 기수 1000기 돌파를 맞아 해병 출신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신화’를 파헤쳐 본다. ●전국 231개 지부… 봉사단체로 맹활약 서울에 있는 해병전우회중앙회 산하에는 16개 광역 시·도별로 연합회가 형성돼 있으며 각 시·군·구에는 231개의 해병전우회 지부가 자생적으로 생겨나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도 60개의 지부가 있다. 해병 전역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전우회 및 직장·학교 등 그룹별로 구성돼 있는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친목단체는 물론 사회봉사단체로서도 존재 이유를 밝힌다. 지부별로 야간 방범순찰은 기본이고 응급구조대·기동봉사대·환경봉사대 등을 편성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기능의 편차를 보여 바다가 인접한 곳에서는 해양사고 인명구조를, 산악지역에서는 등반사고 구조 등에 주력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익힌 강도 높은 훈련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못지않은 활동을 펴고 있다. 야간순찰 시에도 해병대 출신은 범법자에게 경찰 못지않은 위압감을 주기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다. 이들이 공식활동을 할 때의 복장은 해병의 상징인 빨간 명찰과 팔각모, 얼룩 무늬의 위장복 등 현역과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해병 출신들은 아직도 군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곱지 않은 시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군에 대한 긍지가 대단한 회원들에게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불가사의한 단결력 전우회의 일이라면 자다 일어나서라도 달려가는 것이 이들의 생리다. 너무 단합이 잘 돼 호남향우회, 고려대동문회와 더불어 잘 뭉치는 3대 집단으로 회자된다. 여느 친목회들이 상부상조를 통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는 데 비해, 해병전우회는 이익이나 반대급부에 상관없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돌쇠형’에 가깝다. 군대 시절부터 익히고, 제대해서도 선배들로부터 듣고 배운 것이 이런 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요즘과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 아직도 이런 구시대형(?) 결합이 가능할까. ●지옥훈련 속 고도의 동질감 형성 우선 해병의 단일화된 기수체계를 들 수 있다. 훈련소별로 기수가 다른 육군과 달리 해병대는 하나의 훈련소에서 배출된 단일기수여서 일체감이 형성된다. 생면부지의 해병 출신이라도 만나자마자 기수부터 확인하고, 긴 말이 필요없이 금방 선·후배 사이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해병전우회에서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최고참은 80∼85기(대략 65∼70세), 아래로는 900기(25∼27세) 밑으로까지 내려가나 기수가 ‘나이의 골’을 메운다. 이채로운 것은 기수체계가 다른 장교나 하사관 출신도 전우회에서는 입대연도에 따라 사병 기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전관예우를 못 받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어차피 ‘해병은 하나’임을 강조하는 마당이기에 이런 사정은 중시되지 않는다. 해병을 뭉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전통에서 오는 자부심이다. 해병이 6·25전쟁이나 월남전 등에서 만들어낸 신화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은 해병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작용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짬밥’ 출신이든 기술병 출신이든 누구나 ‘귀신 잡은 해병’인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해병 출신들의 유난스럽기까지 한 단결력에 대해 ‘논리가 필요없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훈련받을 때부터 ‘해병은 하나다.’라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해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형제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기인(64·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엄청난 기합과 지옥훈련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스스로 엘리트 의식을 가지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타 집단이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동질감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 및 정치와는 거리 멀어 특이한 점은 해병전우회가 사회단체로서의 적지 않은 영향력에 비해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전우회가 만들어진 지 수십년이 넘었지만 이권에 개입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해병 출신들이 다소 ‘폼’을 잡는 경향이 있음을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권오현(權五顯·50) 김포해병전우회장은 “해병 출신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데다, 해병의 명예를 실추했을 때 매장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우회 간부직함 등을 무기삼아 지방의원 등 정치권에 진출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예 내부 정관으로 회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전우회도 많으며, 선거 때는 중앙회 차원에서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려보낸다. 또한 단체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우회 사무실 운영비를 다른 곳의 특별한 지원없이 대체로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수도권지역 한 해병전우회는 수년 전 회원들이 야간순찰 도중 술집에서 술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상자들을 징계했다. 이 단체 간부는 “말썽의 싹을 자르기 위한 차원”이라며 “해병대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범할 수 없는 명예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것들이 거름이 돼 해병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져 한때 ‘개병대’로 불리며 취직과 결혼조차 잘 안되던 것은 이미 전설이 된 지 오래고, 지금은 대학생들 사이에 ‘가장 가고 싶은 군대’로 꼽히는 등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노병은 사라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이성금(李成金·64) 해병전우회 서울연합회장은 오전 9시면 출근, 연합회 일을 보는가 하면 저녁이면 전우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바쁘기만 하다. 이 회장은 “죽는 날까지 전우회 일을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해병 출신이 강한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해병이 수행하는 상륙작전 등은 뭉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이러한 임무적 특성에다 단결을 중시하는 해병의 전통이 오늘의 해병정신을 만들었다. ▶요즘 주안점을 두는 활동은. -지난 4월부터 주말이면 연합회 회원 60여명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야간순찰을 돌고 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또 다음달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부터 춘천까지 한강청결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정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군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했는데. -군기가 빠질수록 사고가 많이 생긴다. 해병전우회에서는 60세를 넘겨도 선후배 관계가 분명하다. 요즘은 내 자식만을 위하는 가정교육부터 잘못된 것 같다. ▶향후 활동 방안은. -육·해·공군 가운데 유일하게 해병대만 전용회관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데 전우들과 힘을 합해 건립하도록 노력하겠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그라운드 굿바이

    “20년전 첫 발을 내디디던 연습생의 마음처럼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살아 있는 전설’ 장종훈(37·한화)이 지난 20년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15일 “장종훈이 김인식 감독과 면담을 가진 뒤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또한 “은퇴경기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20년동안 팀 공헌도를 고려해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은 예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6년 세광고를 졸업한 뒤 프로와 대학팀으로부터 외면을 당해 입단테스트를 거쳐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한 장종훈은 한국프로야구의 역사를 바꿔 놓은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배성서 감독에게 발탁돼 87년부터 1군에서 뛰면서 홈런·타점왕 3연패(90∼92년) 및 최우수선수(MVP)를 2년연속 거머쥐는 등 90년대 최고의 슬러거로 군림했다. 특히 개인통산 최다인 1949경기에 출장해 6290타수 1771안타로 통산 타율 .282에 340홈런 및 1145타점을 남겨, 홈런·타점·득점·출전경기·타수 등 타율과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에서 통산 1위에 올라 움직일 때마다 역사가 바뀌는 ‘기록제조기’였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는 ‘영웅’도 거스를 수 없었다. 국내 유일의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뿜어낸 장종훈은 2003년부터 2년연속 6홈런에 그쳤고, 올시즌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6경기에 나서 9타수 1안타(1홈런)에 그쳐 지난 4월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장종훈은 남은 시즌 2군 타격 보조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한 뒤 내년 시즌 코치로 계약하거나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부대표단 숙소 백화원초대소로 변경 김기남北단장 “정동영선생 열렬히 환영”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첫날인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10만여명의 남·북·해외동포들은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민족대축전의 장관을 연출했다. 경기장은 푸른색의 한반도 단일기로 넘실거렸고 북측 여성참가자들은 형형색색의 한복으로 ‘하나’라는 숫자를 수놓아 열기를 고조시켰다. 개막식이 끝난 뒤에 참가자들은 운동장 한가운데로 뛰쳐나와 손에 손을 잡고 흥겨운 무도회를 벌이며 한민족의 정을 나눴다. 남측 정부대표단은 개막식이 끝난 뒤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북측 박봉주 내각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공식적인 당국간 만남을 가졌다. 한편 남측 정부대표단의 숙소가 당초 주암·흥부휴게소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변경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13일 선발대로부터 숙소를 두 군데로 잡으면 행사가 원활치 않아 백화원 초대소로 합쳐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행사 편의를 위해서일 뿐이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화원 초대소가 북측의 영빈관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숙소변경은 극진한 예우 이상의 상징적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차례 회담을 가졌고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올해 중국의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했을 때의 회담장이 백화원 초대소였다. 이에따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라는 관측도 나온다. 남측 정부대표단이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하자 북측 정부 대표단장인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동영 장관에게 “김대중 선생님은 잘 계신가.”라고 안부를 물은뒤 “정동영 선생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정 장관은 “남측 정부 대표단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화창했던 평양 하늘에는 오후 들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정부 대표단은 예정시간보다 2시간이 지난 오후 5시 5분쯤 출발했다. 오전에 출발한 민간대표단은 일정대로 평양에 도착했다. 평양 공동취재단·서울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우중 ‘판도라 상자’ 열리나] 다시 ‘거물’ 맞은 대검 1113호실

    [김우중 ‘판도라 상자’ 열리나] 다시 ‘거물’ 맞은 대검 1113호실

    5년 8개월 만에 돌아온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서울 서초동 대검 중수부 11층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조사를 받는 곳은 대검 11층 1113호 조사실. 이곳은 거물급 피의자들이 이용하는 조사실답게 방마다 휴식용 침대, 욕조, 용변기, 세면기가 딸린 화장실이 붙어 있다. 창문에는 피의자의 투신을 막기 위한 쇠창살과 불빛이 새나가는 것을 막는 차광막이 드리워져 있고 주요 인물을 극비리에 소환하기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다. 원래 이곳은 더 넓은 ‘특별조사실’이었다.1995년 11월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거물’들이 조사를 받았던 이곳은 그 뒤 작은 방으로 나뉘어져 ‘일반조사실’이 됐지만 그 중 1113호는 20여평으로 가장 넓고 시설도 좋아 ‘VIP룸’으로도 불린다. 특히 1113호는 기업인들과 인연이 깊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최종현 SK회장이 조사를 받은 곳이다.1999년 11월에는 ‘한진그룹 탈세사건’으로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이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2003년 8월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거쳐갔다. 같은 해 9월에는 ‘SK비자금’ 사건으로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구속된 뒤에는 서울구치소의 병사(病舍)에 있는 독방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귀국 보고를 받고 서울구치소 병사에 독거실을 마련해 놓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병사내 독방은 한평 남짓한 개인 수용시설이지만 의무과가 가까이 있어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병사의 독방에는 일반 독거실과 마찬가지로 수세식 화장실과 선풍기, 밥상을 겸한 책상 등이 있지만 에어컨이나 침대 등 편의시설은 없다. 교정 당국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나이가 많고 지병이 있다고 해서 인도적 차원에서 병사의 독거실을 준비해 놓은 것일 뿐 다른 특별한 예우는 없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클릭이슈] 남녀 차별금지법 6년 ‘역사속으로’

    사회·문화적 관행으로 자리잡아온 남녀차별의 ‘벽’을 허물어뜨린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남녀차별금지법)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오는 23일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다시 출범하면서 법률의 유효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위원회법에 근거해 관련 업무를 맡는다. 사회·문화적 관행으로 자리잡아온 남녀차별의 ‘벽’을 허물어뜨린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남녀차별금지법)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오는 23일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다시 출범하면서 법률의 유효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위원회법에 근거해 관련 업무를 맡는다. 남녀차별금지법이 ‘활약한’ 기간은 6년. 지난 1999년 7월 시행 이후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되어 왔다. 부당한 남녀 차별에 숨죽여 눈물을 흘려야 했던 여성 피해자들의 사연이 알려지고, 당연시하던 관행들은 엄연한 위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만큼 남녀차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크게 고쳐졌다.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여성부 산하 남녀차별개선위원회에 접수된 사안은 모두 1137건으로 이 가운데 1116건이 처리됐다. 위원회는 모두 343건의 안건을 상정,159건에 대해 시정권고 조치를 내리는 등 맹활약했다. 특히 남녀차별금지법에 명시된 ‘시정권고’ 권한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기업이나 대학은 물론 공무원 사회까지 변화시켰다. 국가 행정기관도 시정권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은 출범 첫 해인 1999년 7월 말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아오던 여성 직원들의 승진 체제를 바꾼 결정이다. 당시 강원도의 한 지역의료보험조합에서는 여성 직원이 승진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위원회의 시정권고 결정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전국 지역의료보험조합에서 승진 체제를 하나둘 바꾸기 시작했다. 결국 그동안 승진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전국 지역의료보험조합 여성 직원 70여명이 한꺼번에 승진하기도 했다. 공무원 사회의 변화도 주목을 받았다. 행정자치부에서는 가족수당 지급 방법이 ‘도마’에 올랐다. 부부가 공무원인 경우 지급 대상은 남편으로 하고, 여성이 받으려면 남편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보훈처는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가운데 유족의 범위에 해당하는 손자·손녀에 결혼한 딸의 자녀인 외손자·외손녀를 제외해 물의를 빚었다. 채용과 퇴직 등에서도 남녀차별은 크게 줄었다. 채용조건에 ‘여 비서’,‘남 기사’ 등 특정 성을 직종과 함께 명시하거나 ‘키 ○○○㎝ 이상’ 등 특정 성이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면 간접차별로 인정돼 시정권고를 받았다. 정리해고 기준을 부부 사원 가운데 한 명으로 설정하거나,‘근로자 주택마련장기저축’ 등 소득공제 대상을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로 제한한 소득세법도 대표적인 간접차별 사례로 꼽혔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1999년 대학에서 예체능 계열 신입생을 뽑을 때 남녀를 분리해 뽑는 관행을 없앤 것도 커다란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예체능계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 남녀를 구분한 정원대로 입학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예술고에 재학 중인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극심한 경쟁에 시달려야 했고, 남학생은 100%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였다. 하지만 위원회의 직권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1년부터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시정했다. 초·중등학교 교원들이 산전·산후 휴가를 갔다는 이유로 성과상여금을 남성보다 여성이 2∼3호봉 낮게 받은 한 대학도 차별판정을 받았다. 남녀차별금지법은 성희롱의 범주를 보다 구체화하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얼짱도 몸짱도 아니니까 남자 친구가 없다.”고 말하거나, 여성의 뜻과 관계없이 머리카락을 만지며 “비누로 감았어, 샴푸로 감았어?”라고 물었던 한 공무원의 말도 성희롱 판정을 받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北대표단 예상밖 중량급 포진 6·15축전 ‘예우’

    北대표단 예상밖 중량급 포진 6·15축전 ‘예우’

    14∼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남북 당국대표단에는 중량급 인사들로 포진돼 있다. 특히 남측 대표단장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에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단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돼 북측이 행사의 격을 최대한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 비서와 당 중앙위원을 맡고 있는 김 부위원장은 1985년부터 당 선전선동부장과 1992년 당 중앙위 선전담당 비서를 거쳐 2001년 9월 교육 담당으로 옮기면서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일가의 ‘혁명사적’ 관리를 담당하는 당 역사연구소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79세로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 모스크바 국제대학을 나왔다. ●“김기남 단장, 권호웅 참사보다 실세” 정부 당국자는 “상당히 지적인 인물”이라면서 “애초 단장에 예상됐던 권호웅 내각참사보다 훨씬 실세인 점으로 비춰 북측이 남측 대표단에 대해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북측 단장을 맡게 된 것은 북·미관계의 종속변수였던 남북관계를 무게 있게 풀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정으로 여겨진다. 남측 대표단은 단장을 비롯해 외교안보부처 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대표단 9명이, 북측 대표단은 당국간회담 대표자급 17명으로 구성됐다. 남측에서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인 점이,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남북 역사분야의 교류문제가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북측에서는 권호웅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을 비롯해 최영건 경제협력추진위 북측 위원장, 김만길ㆍ신병철ㆍ전종수 장관급회담 대표 등이 나설 예정이다. 남측 6명과 북측 8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에는 남측에서 임동원ㆍ박재규ㆍ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이, 북측에서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 김완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장 등 거물급들이 총출동한다. ●김정일 면담여부 최대 관심 특히 남측 정부대표단은 오는 16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키로 했으며 연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측 정부대표단의 숙소인 주암초대소는 고(故) 김일성 주석이 애용했던 곳이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로 사용됐다. 정부 대표단은 14일 오후 3시 전세기 편으로 인천∼순안을 연결하는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한다.14일 개막식과 15일 민족통일대회,16일 폐막식 등 민간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세금해결등 청탁몰렸다”

    “매주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고 있고 총리는 내게 선배님이라고 예우한다네.” 부산에서 소금장수로, 서울에서는 청와대 실장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60대가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공식 직제에도 없는 ‘청와대 별관팀장’이라며 1100여만원을 뜯어낸 손모(62)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손씨의 이중생활은 우연찮은 계기로 시작됐다.2003년 4월 한의원 원장인 옛 군대동기 김모(62)씨를 40년만에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일을 봐주고 있다.”고 꺼낸 한 마디가 발단이 됐다. 소금장수를 한다고 말하기 어려워 둘러댄 말을 김씨가 “손씨가 출세했다.”며 주변에 자랑하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중후한 외모의 노신사 풍채에다 명문 법대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가짜 이력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손씨는 “대통령의 간곡한 만류로 청와대 비선조직을 이끌며 사회 비리를 조사해 매주 보고하고 있다.”고 흘렸고 박모(64·여)씨로부터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까지 제공받았다. 힘있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나자 청탁도 몰렸다. 손씨는 지난해 12월 한 목사로부터 “아는 사람이 절도 혐의로 붙잡혔는데 도와달라.”는 말에 200만원을 받았다. 세금 해결을 빌미로 다단계 판매업체인 J사 간부 김모씨로부터는 200만원짜리 양복과 150만원짜리 코트 등 518만원어치의 물건을 받았다. 손씨는 김씨 앞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처럼 자작극을 벌였다. 또 개인빚 200만원을 대신 갚도록 했고 부하 직원들의 설 보너스 명목으로 300만원을 챙겼다. 손씨의 이중생활은 지난달 청와대 게시판에 익명의 제보가 올라가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경찰에 와서도 ‘그분이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며 좀처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국방부 첫 민간 법무관리관 박동수 변호사

    “마지막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각오로 일할 작정입니다.” 국방부가 사상 처음으로 민간에 문호를 개방한 법무관리관에 임용된 박동수(56·법무 2기) 변호사는 10일 임용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그동안 현역 장성이 보임돼 오던 법무관리관 직위를 개방형으로 전환하고 지난 4월 공채공고를 냈으며, 응모한 3명의 변호사 중 중앙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박 변호사를 최종 선발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 법무법인 일신에서 일하고 있는 박 변호사는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군 법무관시험에 합격 수도군단사령부 검찰관과 37사단 법무참모, 육군 법무감실 송무장교 등을 역임한 뒤 소령으로 예편했다. 군을 떠난 뒤엔 부산·마산지방법원 판사를 지냈으며, 사법연수원에서 군 법무관시험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해 왔다. 그동안 국방부는 법무관리관 직위를 개방형으로 바꾸기로 한 뒤 예우문제로 적잖은 고민을 해왔다. 억대 연봉을 받는 변호사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연봉 6000만∼7000만원을 받는 국방부의 다른 국장들보다 약간 많은 액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 사법 업무에 종사한 지 24년이 흘렀고, 제도와 환경이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젊은 법무관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업무를 수행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법무관리관 직위와 함께 개방형으로 전환된 국방부 인사국장에는 최운(54·육사 30기) 예비역 준장이 임용됐다. 현역 소장이 보임되던 인사국장에 민간인이 임용된 것도 처음이다. 지난 98년 국방부 인사국을 떠난 뒤 7년여 만에 민간인 신분으로 국방부에 돌아온 그는 “군 진급제도 개선과 효율적인 인사 관리, 군 양성 교육제도 개선 등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여야 보훈경쟁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여야가 앞다퉈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등 이슈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훈 콘텐츠’보강을 먼저 주창한 측은 한나라당. 지난 4월부터 6월 임시국회를 ‘호국·보훈 국회’로 명명한 뒤 관련 법안 정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보훈의 달을 앞두고 국가유공자 가족을 제대로 보상할 수 있도록 각별히 챙기자.”고 강조했다. ●해외 전사자 시체송환 국가책임으로 이와 관련, 당 정책위는 ‘6월 임시국회 중점 추진 법안’에 6·25 및 월남 참전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비롯, 국군포로대우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외국에서 전투 중 목숨을 잃은 군인의 시체 송환을 국가가 책임지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인사법 개정안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도 이에 뒤질세라 호국·보훈 법안 및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며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4·19혁명 희생자유족회 등 보훈단체 대표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어 5일에는 국군통합병원을 방문해 장병들을 위로하는 등 호국 관련 대상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강화했다. ●고엽제환자지원법 등 처리키로 열린우리당은 또 관련 정책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제대군인 지원법’ ‘고엽제후유증의증환자지원법’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법’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제대군인 지원법은 5년 이상 10년 미만의 중기복무 제대군인의 취·창업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은 “자녀들을 가르칠 중요한 시기인 40대 중반에 많은 군인들이 제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 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합적인 군 복지체계 확립을 위한 장병 및 군가족 생활실태 조사 작업도 벌여나갈 계획이다. ●골프 자제·비무장지대 방문 한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현충일인 6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문 의장 명의로 소속 의원에게 ‘골프행사 등은 자제하고, 보훈관련 행사에 주력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를 비롯, 맹형규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은 이달 중순께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29일에는 서해교전 3주년 추도식에 참석해 ‘호국·보훈 국회’의 실천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한국전 전사자 유해발굴단 창설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해 발굴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국방 유해 발굴·감식단’(가칭)이 오는 2007년 창설 운영된다. 또 외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영주귀국 정착금을 현행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증액하는 등 독립 및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개선된다. 정부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4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호국보훈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보훈정책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유해 발굴을 위한 현행 제도로는 유해 발굴에 5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현재 장교 4명, 사병 21명으로 구성된 유해발굴 부서를 장교 10명, 사병 78명이 참여하는 부서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독립 및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개선을 위해 영주귀국 정착금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생활이 곤란한 영주귀국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임대아파트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MLB] 100승 박찬호, 한국야구史 다시썼다

    1996년 4월6일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시카고 컵스의 경기.2회 다저스의 선발 라몬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강판되자 낯선 동양인 투수가 마운드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약관 23세의 투수는 시카고 타선을 4이닝 동안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2년여 만에 첫 승을 낚아냈다. 그렇게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의 메이저리그 정복은 시작됐다. 이듬해인 97년,‘노장’ 톰 캔디오티를 밀어내고 5선발을 꿰찬 박찬호는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돌입했다.8월12일 시카고 컵스전서 첫 완투승 등 승승장구를 거듭,14승(8패)을 기록했다. 풀타임 선발 첫해 두자릿 승수와 3.38의 방어율로 단숨에 수준급 선발로 부상한 셈.98년엔 7월 한달간 4승무패, 방어율 1.05의 ‘사이영상 스터프’를 뽐내 내셔널리그 7월 MVP로 뽑혔고, 결국 ‘특급 투수의 잣대’인 15승고지에 도달했다. 99시즌을 앞두고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23억원(230만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시즌 초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1이닝 만루포 2방을 맞는 수모를 당하는 등 시즌내내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전했다. 결국 빅리거가 된 이후 첫 5점대 방어율과 최다패(11패)를 남기며 주춤했다. 선수생활 내내 발목을 잡은 ‘허리부상의 악몽’도 이때 찾아왔다. ‘밀레니엄’과 함께 박찬호는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다.9월30일 샌디에이고전서 첫 완봉승을 비롯, 무려 18승(10패)에 방어율 3.27,217탈삼진(리그 2위)의 눈부신 피칭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라 마침내 ‘특급투수’ 반열에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2001년에도 거침없이 강속구를 꽂아넣어 5년 연속 두자릿 승수를 챙긴 박찬호에게 시즌뒤 큰 변화가 생겼다. 그해 FA 최고대우인 5년간 총액 650억원(6500만달러)의 ‘메가톤급 대박’을 터트리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 텍사스로 옮긴 첫 해부터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누구도 부진의 터널이 그렇게 길 줄은 몰랐다.2002년 9승,2003년 1승, 지난해엔 4승에 머물러 ‘FA먹튀’의 대명사로 전락했고, 지역언론과 팬, 동료들마저 등을 돌렸다. 지난 5년간 평균 213이닝을 던지며 혹사한 탓에 허리에 무리가 온 것. 하지만 ‘코리안 특급’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신무기 투심패스트볼을 가다듬었고 흔들리던 제구력도 비로소 바로잡았다. 시즌 초 두번의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펼쳤지만,‘저러다 또 무너지겠지….’란 시선이 팽배했던 게 사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최강의 팀을 연파하며 승리를 지켜내자 현지에서도 ‘돌아온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어 3전4기 끝에 휴스턴전에서 4승을 챙긴 뒤, 최강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잡고 통산 99승까지 거침없이 달린 박찬호는 마침내 캔자스시티를 제물로 100승을 일궈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인터뷰] (2) 강재섭 한나라 원내대표

    [여야 원내대표 인터뷰] (2) 강재섭 한나라 원내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3일 임시국회 쟁점의 하나로 예상되는 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와 관련,“열린우리당 내부에서 공수처 도입을 밀어붙이면 국민 지지를 잃는다고 판단, 이미 포기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여당 의원 상당 수가 야당이 주장하는 상설특검법안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행담도 개발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권도 없는 감사원이 쥐고 있어 봤자 감당도 못하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바로 특검 도입을 요구했던 ‘오일게이트’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이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무조건 특검 도입이나 국정조사를 요구할 게 아니라 정상적인 국가 기관의 기능을 중시해야 한다.”며 “다만 ‘오일 게이트’ 때는 검찰이 청와대 눈치 보며 수사를 망설이기에 미덥지 않아서 특검 도입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법안보단 민생 법안이 더 마찰 가능성” 여대야소(與大野小) 붕괴 후 첫 국회인데 전망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상생과 화합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상임위에서 따질 것은 따지면서 야성을 보여 줄 것이다.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여전히 마찰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 -정치적 쟁점보다는 오히려 민생 관련 법안을 놓고 마찰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내다보는 이유는. -여권이 지금까지 흔드는 재미로 감당 못할 안을 제시했다가 정작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물러서는 경우가 많았다. 마찬가지로 장애인 처우 개선문제나 LPG세 인하, 참전유공자 예우 등 민생 법안과 관련, 여당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난항이 예고된다. 쟁점 법안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국가보안법의 경우 지난해 말 여야가 합의한 선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고 사학법 개정안도 당 ‘교육 선진화 특위’에서 사학의 비리 척결과 자율성 보장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공교육 등 전반적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이 변화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최근 상습적 성폭행범 근절을 위한 전자팔찌제도 제시와 국적법 개정안 등의 법안을 낸 것이나 ‘봉숭아 학당’ 이미지에서 벗어난 데 대해 국민들이 평가해준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전 전당대회 불가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결국 의원들이 잘 움직인 덕분이다. 이를 위해선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지도부가 의원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유기적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줘야 한다. 개인적으로 스킨십도 무지하게 많이 한다.(웃음) 소장파 등 일부에선 당이 변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변하지 않았다는 말은 궤변이다. 다만 더 변화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한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이제 겨우 수술할 정도로 몸을 만든 상태이기에 더 변화하고 혁신적인 안을 내놓아야지 여기에 머물고 ‘대세론’ 등의 논쟁에 함몰된다면 독약을 먹는 것과 같다. 당이 더 혁신해야 한다는 얘긴데 구체적인 복안이 있다면. -박근혜 대표의 임기는 보장하되 내년 6월 지방 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나 당 대표자 대회 등을 통해 당이 혁신적으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당권·대권 분리 ▲관리형 지도체제의 구체적 형태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강정책 개정 등을 결정해 당이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권·당권의 조기 분리가 역기능도 있지 않을까. -내년 6월 이후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관리형 대표가 1년은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전 김영삼·이회창 후보 때처럼 대선 한 달 전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면 당이 깨질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일부언론 WAN보도 대통령 예우 무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1일 세계신문협회(WAN) 서울총회와 관련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대통령 예우를 무시한 무분별한 보도와 잘못된 정보 전달로 노무현 대통령과 국가 위상을 깎아내렸다는 게 요지다. 김 처장은 이날 “WAN회의는 언론사 사주들이 모이는 회의로, 정부 예산도 적지 않게 지원됐는데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에 대한 의전이 적절치 못한 점이 적지 않았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먼저 노 대통령이 참석한 지난달 30일 WAN 총회 개막식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았다. 언론이 노 대통령과 개빈 오렐리 WAN 회장의 연설을 논쟁적 구도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노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론 권력의 남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퇴장했고, 이후 오렐리 회장이 연설했는데 보도만 보면 마치 오렐리 회장이 노 대통령을 (면전에서) 치열하게 비판한 것처럼 돼 있다.”면서 “과연 이런 보도가 적절한 것인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일부 언론이 노 대통령과 오렐리 회장의 언급을 같은 크기로 나란히 게재하거나 나아가 오렐리 회장의 발언을 더 부각시킨 데 대해서도 “설령 생각이 다르더라도 명색이 국가원수인데 의전뿐 아니라 보도에서도 적절히 예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처장은 신문법에 대한 오렐리 회장과 요한 프리츠 국제언론인협회(IPI)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잘못된 정보를 기초로 한국 정부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는 “신문법은 지원대상의 선정조건을 규정한 신문 지원법이지 규제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기고] 호국보훈의 달… 역사의 교훈 되새기자/박유철 국가보훈처장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넋이 짙은 녹음으로 우러나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왔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맘때가 되면 길거리의 가로수와 그 이파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고 숙연하게 다가온다. 특히 올해는 광복 60년, 6·25전쟁 55년, 4·19혁명 45년, 5·18민주화운동 25년인 해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한 것 같다.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예우하고 그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겨 국민통합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다. 희생을 뜻하는 영어 ‘sacrifice’는 ‘신성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숭고하지 않은 희생이 없겠지마는 그중에서도 국가나 사회를 위한 헌신은 공공의 이익과 안녕을 지키기 위한 희생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에서는 ‘기억의 정치’라 하여 과거 국가적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국가를 지켜낸 분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기억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국민적 합의 위에서 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적 단합과 연대의식을 높이고 있다. 역사학자 카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위한 교훈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국가보훈의 진정한 의미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를 개척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있다.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숱한 시련과 반성 그리고 성찰의 교훈이 누적되면서 발전한다. 도도한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사회지도층의 투철한 도덕 의식과 솔선하는 공공 정신,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국가 발전의 역동성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로마의 역사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초기 로마사회에서는 특히 귀족 등의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이 확고했는데, 한니발(Hannibal)이 지휘하는 카르타고와 벌인 16년간의 제2차 포에니전쟁 중 최고 지도자인 집정관의 전사자 수만 해도 13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러한 귀족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에 힘입어 로마는 고대 세계의 맹주로 자리할 수 있었으나, 제정(帝政) 이후 권력이 개인에게 집중되고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서 발전의 역동성이 급속히 쇠퇴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우리 역사에도 국가위기 시에 책임을 다하는 사회지도층이 있었고 지난 세기만 보아도 수많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있었다. 일제의 핍박 속에서 숱한 애국선열들이 조국광복을 위해 일신을 초개와 같이 버렸고,6·25 전쟁과 월남전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거나 피를 흘렸으며,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숱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교훈은 국가의 흥망성쇠는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로마제국도 결국 도덕적 타락과 정신문화의 약화로 멸망을 맞이했다. 결국 한 국가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의 책임의식과 건전한 정신문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소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수많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독립·호국·민주 정신을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헤쳐나가는 정신적 좌표로 삼아 희망찬 미래를 준비해 나가도록 하자.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 한번 임원은 영원한 임원 ?

    ‘평생 직장은 없어도 평생 임원은 있다(?).’ 재계의 ‘별’인 임원들이 퇴직 후에도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고 있다. 대기업의 퇴직 임원 활용이 ‘경영 감시자’인 사외 이사직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사로부터 경영 노하우 전수 차원에서 2∼3년간 고문과 상담역 등의 상징적인 직함을 받았던 이들로서는 확실한 ‘전관 예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또 퇴직 임원을 관리하기 위한 기업들의 지원도 늘면서 이래 저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사외이사 ‘낙하산’ 전직 임원들이 사외이사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경영감시라는 사외이사의 업무를 감안할 때 퇴직 임원들의 사외이사 선임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30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상장사 분기 보고서의 임원 현황에 따르면 ‘전관 예우형’ 사외이사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 상장사 사외이사 대부분이 전직 계열사 임원들로 채워져 있다. 롯데제과는 5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롯데제과를 비롯한 계열사 출신이며 롯데삼강(2명), 롯데칠성(2명), 롯데미도파(1명)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을 지낸 인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3명)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가운데 중공업과 합병한 계열사의 임원 출신이 포진하고 있다. 동국제강(1명)도 자사 임원을 지낸 인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화그룹은 ㈜한화(2명)를 비롯해 한화석유화학(3명)에 그룹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있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진의 ‘방패막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지원센터 강윤식 연구원은 “사외이사는 주주가치를 위해 독립적으로 경영판단을 내리고 경영진의 행위를 견제하도록 있는 자리”라며 “전직임원의 사외이사 선임은 독립성을 해칠 가능성이 높고 경영진과 유착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퇴직 임원 관리도 붐 삼성과 LG, 현대차,SK 등 일부 그룹에서 이뤄지던 퇴직 임원 관리도 중견그룹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퇴직 임원들이 친목과 우의를 다지는 모임인 ‘두산회’를 발족했다. 두산측은 두산회에 사무실 등을 제공하고 두산회 홈페이지 개설, 정기 산행 등 각종 행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용오 두산 회장은 “지금의 두산은 퇴임한 임직원 여러분이 흘린 땀과 청춘을 불사른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한번 두산인은 영원한 두산인이라는 마음으로 두산의 발전을 성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석유화학도 최근 충남 서산사업장에 퇴직 임원을 초청, 회사 발전에 밑거름이 된 퇴직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남순·권원표·권오만 ‘노총 3인방’ 非理 열전

    한국노총 간부들의 파렴치한 행각에 검찰마저 놀랐다. 끝없이 드러나는 리베이트 규모는 4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종착점을 향하는 검찰 수사에서 이남순 전 위원장과 권원표 전 상임부위원장, 권오만 사무총장 등 핵심 3인방의 엽기적 행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27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 최양규 사무총장과 임남훈 경남본부 의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잠적한 권 사무총장을 기소중지했다. 또 이 전 위원장과 권 부위원장을 다음주 중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돈 받을 업체들 사전 교통정리 전 위원장 이씨와 부위원장이었던 권씨는 돈을 받아낼 업체들을 배분했다. 중복해서 리베이트를 받는 사고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교통정리’인 셈이다. 이씨는 설계-철거-시공-하청 등 공사의 전 단계 중 설계·감리와 전기업체를 맡았다. 권씨는 시공사인 벽산건설과 철거 및 토목업체를 담당했다. 권씨가 받은 돈의 규모는 6억원대에 이른다. 작은 하청업체는 사례비로 100만∼200만원을 챙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도 돈을 먼저 요구했다. 권씨가 업체를 돌며 “노조운영비를 도와달라.”고 적극적으로 나선 ‘수금형’이었다면, 이씨는 업체의 예우를 기대했다. 미리 “인사하러 가겠다.”고 전화를 했고 어김없이 업체는 돈을 건넸다. 이씨와 업체만 통하는 일종의 암호였다. 전달 방식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씨는 호텔 지하주차장을, 권씨는 여의도 지역의 호텔과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접선지로 삼았다. 한편 권씨는 지난 24일 오후 3시쯤 공중전화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에게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물에 복지센터 2m 낮아졌다? 검찰은 거액의 발전기금과 리베이트가 복지센터의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영등포구청에 요청한 결과, 천장의 높이가 기존 설계도보다 조금씩 낮아져 전체적으로 2m쯤 낮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권 부위원장은 또 노동부에 계약서를 제출하면서 발전기금이 담긴 특약사항을 빼고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피 중인 권오만 노총 사무총장의 20억원 요구설도 제기됐다. 권씨가 복지센터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20억원을 요구했고, 노총이 입찰 전부터 업체들에 발전기금을 요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D주택과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석한 T개발 대표 김모(58·구속)씨는 “권씨가 ‘낙찰 예정가를 알려줄테니 20억원을 준비하라.’고 말해 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씨가 예정가를 알아내지 못하자 D주택은 입찰 경쟁에서 실패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씨줄날줄] 유해발굴/이목희 논설위원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숫자가 개전 2년만에 16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아까운 젊은이들의 희생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편으론 미국이 가진 저력의 일단이 드러난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전통과 그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충분한 때문이다.‘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거기서 시작된다. 참전군인을 예우하는 대표사례가 ‘유골찾기’다. 미국은 “생사 관계없이 단 한사람의 미군도 전장에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철저하다. 세계 53개국에서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실종자수는 8000여명. 북한 지역에는 1996년부터 직접 발굴단을 파견하고 있다. 앞서 북한이 162구의 유해를 건넸으나 진짜 미군유해는 다섯구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200만달러를 지불했다. 지난해까지 1500만달러를 유해발굴 대가로 북한에 주었다. 대북지원에 인색한 미국이 미군유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에서 10년간 220구의 미군유해를 발굴해 25구의 신원을 확인,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올해는 500만달러를 지급하고 지난달부터 한국전쟁 격전지인 평북 운산과 함남 장진호에서 대대적 발굴작업을 벌였다. 최신 장비를 갖춘 발굴단 27명이 야전텐트를 치고 하나의 뼛조각이라도 발견하려고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데 미 국방부는 지난 25일 북한내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돌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지작업반이 미군 당국과의 연락을 제한받았기 때문이라지만 석연치 않다. 이들이 북에 인질로 잡힐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있다.1990년대 1차 핵위기때 제한북폭을 위해 주한 미국인 철수계획을 세웠던 것의 전조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미군이 F-117스텔스기 15대를 한반도에 배치, 훈련하려는 계획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2002년 10월에도 유해발굴 작업이 잠시 중단됐던 적이 있다. 북한이 미국의 제임스 켈리 특사에게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직후였다. 자국군 유해찾기에 집착하는 미국이 이를 중단한 행위는 우려스럽다. 한반도위기설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미국의 협상안 제시 등이 실현되고 유해찾기가 하루빨리 정상을 되찾아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방송인도 진화한다? 인기 진화론

    방송인도 진화한다? 인기 진화론

    ■ ‘말’로 주는 정체불명 방송인시대 무적(無籍)? 무적(無敵)!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탤런트도 아니고 가수도 아니고 전문MC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맨도 아니다. 그런데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진행도 하고 웃기기까지 한다. 뭐라 부를까. 적절한 호칭이 없다. 그래서 ‘방송인’이다. 최근 채널을 돌릴 때마다 각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예전에는 은퇴한 원로급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방송인 명칭을 쓰더니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요즘 한창 이름을 떨치고 있는 ‘닥터 노’ 노홍철이나 ‘엽기 걸’ 현영,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 등이다. ●누구누구 있나 노홍철은 케이블채널에서 인기를 얻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했다. 째질듯 흥분한 목소리와 짐 캐리를 연상케 하는 과장된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 상대의 혼을 쏙 빼놓는 산만한 행동은 덤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길거리 캐스팅으로 m.net에서 방송을 시작한 비디오자키(VJ)출신. 공학을 전공했지만 가판 장사도 하고 여행사 사장님도 해봤다. 소위 ‘깬다.’ 싶은 이상한 비음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현영은 그래도 1997년도 슈퍼모델 출신이란다. 그래서인지 미모가 빼어나다기보다는 몸매가 좋다. 거기에다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행동은 외모와는 전혀 섞이지 않는다. 유명 휴대전화 광고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컵라면 광고로 방송에 첫발을 내디뎌 별명은 ‘뚜껑걸’이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와 영화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녀가 진행하는 MBC ESPN ‘스포츠 원’은 ‘현영 효과’로 시청률이 두배나 오르기도 했다. 타블로는 힙합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처음에는 스탠퍼드대 석사 출신이라는 간판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명문대 석사 출신답지 않은 입담 덕에 이제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말발’의 시대 방송사의 필요성 때문에 등장한 측면이 크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안주로 삼는 프로그램이 늘면서 외모·몸매·장기보다 ‘말발’이 먹히는 추세인 것이다. 한때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연예인에게 요구하던 ‘개인기’가 이제는 말발로 바뀌었다. 그야말로 입으로 때우는 방송은 시청률도 높고 제작비도 싸게 먹힌다. 이 때문에 각종 버라이어티 쇼가 넘쳐나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몸매 좋은 애 벗겨서 눈요깃감으로 삼는다는 비판도 있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얘기들을 정신사납게 늘어놓기만 한다고 채널을 돌려버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독특하니까 시선은 가지만 금방 질린다.”는 것이다. 방송을 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좋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안다. 한 시청자는 “가식 없어 보여 좋다.”고 말한다. 홍보 때나 모습을 보이면서 얌전떠는 것보다는 엉뚱해도 자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점이 마음에 든다는 것. 또 다른 매체에 비해 더 까다로운 지상파 방송의 한계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쾌감을 주기도 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 방송인 인기비결 진화론 ‘방송인도 진화한다.’ 깔끔한 외모에 세련된 화술? 요즘 ‘뜨는’ 방송인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원래 방송인이라는 명칭은 가수 출신이 먼저 썼다. 대표적 MC로 꼽히는 임성훈이나 이택림 등의 데뷔는 가수였다. 편안한 인상과 좋은 목소리, 맵시있는 말솜씨와 깔끔한 옷 매무새 등이 1970∼80년대 방송인으로 나갈 수 있는 필수 조건이었다. 그 뒤 본격적인 토크쇼 바람이 불면서 ‘재치’가 추가됐다. 진행자는 물론이거니와 초대손님으로 나와서도 입담을 과시해야 했다. 홍서범은 톡톡 튀는 순발력과 재치로 사랑을 받은 경우.‘호랑나비’로 떴던 김흥국은 어수룩한 재담을 통해 “아, 응애예요.” “으아∼.”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다음에는 개인기의 시대가 왔다. 한마디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시대다. 재치 정도로는 부족하고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 화려한 춤솜씨를 자랑하는 댄스가수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더 강화됐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망가져야 했다. 이혁재의 차력, 박수홍의 뻣뻣한 춤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버라이어티 시대다.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 씨름선수의 몸매에 억센 경상도 사투리에 깔끔하지 못한 외모에도 강호동은 떴다. 야구 경기장에서 잔뼈가 굵은 ‘말 속사포의 황제’ 김제동도 예전 기준으로 보면 불합격감이다. 뭐든 하나는 차별화되는 개성이 있어야 환영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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