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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천장 날아가고 기름냄새…살아있는 것도 사치같다”

    “처참하게 부서진 함미를 보니 멀쩡히 살아 있는 것도 사치같네요.” 19일 오전 7시쯤 침몰한 천안함 미귀환 승조원 가족들 9명과 가족협의회 대표 2명 등 11명이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절단된 함미를 찾았다. 이들은 자식이 남겼을 작은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애썼지만 끝내 빈 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서해의 컴컴한 펄에서 뒹굴던 함미는 입구부터 끊어진 전선들이 엉켜 있었고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구겨진 매트리스가 뒤엉켜 있었고 부서진 집기의 잔해가 발에 밟혔다. 중사휴게실에는 포탄이 굴러다녔다. 가족들은 안전요원의 안내를 받아 천장이 날아간 기관조종실, 기관부침실, 식당, 탈의실, 절단면 부근 등을 둘러봤다. 일부 가족들은 기관부침실에 기름범벅으로 방치돼 있는 승조원들의 옷가지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실종자가족협의회 최수동 언론담당은 “처음 들어간 곳이 기관부조정실인데 천장부분이 다 날아간 것을 본 가족들은 주저앉기도 했다.”면서 “눈물도 안 나올 정도로 비참하고 처참했다.”고 전했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이들의 탐색은 40분 만에 끝이 났다. 강태민 일병의 아버지 영식(50)씨는 “아들의 사물함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름도 지워져 있었고 잠겨져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면서 “합조단에서 유품을 수습해서 조사가 끝난 후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보람 하사의 어머니 박영이(48)씨는 “애 아빠가 ‘도저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비참하다.’고 전했다.”면서 “안 봐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울먹였다. 미귀환 장병 가족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자식과 형제가 아직 인양되지 않은 함수나 연돌부분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가족들이 말렸는데도 ‘제수씨가 동생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다.’며 (함미를 보러) 갔다.”면서 “엉망이 된 내부를 보고는 ‘진입하는 데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알겠다.’고 말해 더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측은 “함수 인양 후 실종자 수색에서도 성과가 없을 경우, 시신 미수습자를 산화자로 처리해 장례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시신이 없는 경우에는 희생자의 유품을 가지고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는 해군 최고의 예우인 ’해군장‘으로 치르고, 해군참모총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5일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가족 대표 중 4명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는 24일쯤 함수 인양 후 현재의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를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로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인 나현민 일병의 부친 나재봉(52)씨는 “분향소 설치 장소에 대해 낭설이 많다. 해군의 아들들에게 제일 큰 것이 해군장 아니냐. 아이들에게 군인답게 해줘야 한다.”면서 “합동분향소 설치와 장소 등의 문제는 해군의 조언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北 소행땐 안보리 회부”

    외교통상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방안을 우선적인 외교적 대응조치로 검토키로 했다.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우방들과의 양자 협조를 통해 북한을 제재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18일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외교적으로 가능한 대응조치를 묻는 질문에 “전쟁과 관련된 문제는 유엔 안보리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안보리에 회부해서 논의하는 것을 우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미 양자 간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보완하는 것”이라며 “EU와 일본 등의 생각과 의견을 같이하는 우방들과 양자적인 협조를 통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천안함 함수(艦首)를 인양한 뒤 순국 장병들의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를 전 국민적인 애도 기간으로 하고, 영결식이 열리는 날을 ‘애도의 날’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순국 장병의 유족 등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천안함 순직 장병에 대한 ‘전사’ 처리 여부는 사고원인이 규명되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는 천안함 순직 장병들에게 ‘전사자’에 준하는 최고의 예우를 해 주기로 했다. 한편 함수 인양팀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인양에 필요한 3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뒤 마지막 4번째 체인 연결을 위한 유도용 로프를 거는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강한 바람과 2.5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소형크레인선과 작업 바지선을 사고 해역에서 철수시키고 대청도로 이동했다. 김학준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합조단 중간조사 결과] 여 “국방위서 조사” 야 “국정조사 필요”

    천안함 침몰로 실종됐던 병사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정치권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야는 당분간 병사들을 애도하는 기간을 가지면서 예우 문제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함미(艦尾·배 뒷부분)가 인양되는 등 본격적인 원인 규명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야는 진상조사 과정을 놓고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면 희생자들을 전사자로 규정해 보상하고 예우하기로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우리의 영웅들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근조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병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영원히 기억하고, 할 수 있는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정몽준 대표는 주일 특파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만약 북한의 관여 사실이 판명되면 한국도 심각한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강경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국회 차원에서 별도로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조해진 대변인은 “국회 국방위원회가 중심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야당에서 필요하다고 요구할 때에는 상임위원의 사·보임으로 국방위에 참여시키는 것도 가능하고, 한시적으로 국방위 정원을 늘려서 진상조사인력을 보강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정책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천안함 실종자와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열릴 때까지 대규모 정치행사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정치 일정만 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침몰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국회 진상조사특위 구성이 시급하며 국정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20일 원내대표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외부폭발 가능성 크다”

    “외부폭발 가능성 크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은 16일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일부 파편이 발견됐다.”면서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정부와 군은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조사) 결과가 나오면 후속조치를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군이 공식적으로 외부 폭발 가능성에 힘을 실으면서 국가안보 차원의 단호한 조치를 천명하고 나섬에 따라 북한의 어뢰 공격을 침몰 원인으로 사실상 판단하고 대책을 강구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합조단 윤덕용 공동단장(민간측)은 국방부에서 1차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민간 전문가와 미 해군 조사팀을 포함해 38명의 조사관이 현장조사한 결과 선체의 손상 상태로 볼 때 내부폭발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선체 절단면 등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외부 폭발 유형과 관련, “전문가들의 판단으로는 접촉도 가능하지만 접촉 없이 선체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선체 직접타격이나 버블제트의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 합조단 박정이 공동단장(군측)은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파편 일부를 발견해 현재 분석작업 중이며, 침몰이 일어난 원점에서부터 무인잠수정과 소나(음탐기) 등을 이용해 증거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對) 국민 담화문을 통해 “현 정부 들어 접적(接敵)지역에서 현장 지휘관의 작전권한을 강화하고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작전예규를 보완하는 등 즉응전투태세를 확립해 왔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안보 및 군사대비 태세의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이날 남은 실종자 8명을 찾기 위한 함미 내부 수색을 계속했으나, 끝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수색작업을 끝내고 함미를 바지선에 실은 채 경기 평택의 해군2함대사령부로 이송했다. 군은 24일쯤 들어올릴 함수(艦首) 내부와 함미가 침몰했던 수역 등에서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천안함 침몰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열고 천안함 순국 장병들에게 제2연평해전 등을 참고해 국가적 차원에서 최대한 예우하기로 결정했다. 예우 수준은 ‘전사(戰死)자’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 당국은 침몰 원인에 따라 보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전원 전사자 예우로 가닥을 잡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금양호 인양, 선원 예우도 서둘러야

    천안함이 참사 20일 만에 수병들의 주검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온 국민이 울었다. 그러나 수병들을 구하려다 침몰한 금양호는 아직 7명의 선원과 함께 서해바다에 가라앉아 있다. 이제 우리 모두가 간절한 염원을 한데 모아 금양호를 조속히 인양해 선원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을 위무할 때다. 쌍끌이 어선 금양호가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해 선원들이 실종된 지도 벌써 보름째다.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다가 조업구역으로 돌아가던 중 당한 불의의 사고였다. 대한민국 구성원 누구도 그들의 등을 억지로 떠밀진 않았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군복을 입은 수병들을 구하기 위해 거친 파도 속으로 스스로 뛰어든 민초들이었다. 정부의 수색협조 요청이 있었다지만, 어떤 이해타산을 했더라면 생업까지 제쳐둔 채 위험을 무릅쓰고 그물이 찢길 때까지 바다 밑을 훑었겠는가. 한마디로 선장 김재후씨와 김종평씨 등 선원 모두가 천안함 희생자들 못잖은 진정한 애국자들이었고, 인도네시아 선원들 또한 따뜻한 가슴의 세계시민이었다. 그런 그들을 더는 차가운 서해바다에 머물게 해선 안 될 것이다. 하루빨리 금양호 인양을 서둘러야 한다. 실종 선원들에 대한 예우는 물론 가족들에 대한 위로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 그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이 얼마간의 금전으로 보상될 리는 없지만, 이마저 소홀히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논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들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떨쳐 일어나 관군과 함께 피흘린 의병들이나 마찬가지다. 현행 법규를 손질해서라도 이들을 의사자로 빨리 지정해야 한다.
  • [천안함 함미 인양] 장례절차 논의 진척없어 장례식 이달말 가능할듯

    천안함이 15일 물 밖으로 인양되고 승조원들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희생자 가족들은 침통한 마음으로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독도함에서 인식표, 소지품 등으로 신원을 확인한 희생자들의 시신은 임시 안치소가 마련된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로 옮겨졌다. 분향소 설치와 장례절차는 가족협의회 대표 4명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와 군 당국의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실종자가족협의회 장례위원장을 맡은 나현민 일병의 아버지 나재봉씨는 “분향소 설치나 장례 절차 논의는 현재 진척된 것이 없으며 해군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신을 찾지 못한 장병들의 처리다. 현행 군 인사 규정(시행규칙 73조)은 전투나 재해로 인한 미발견자(행방불명자)는 1년 뒤 제적(장교) 또는 병적에서 제외(일반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사망이 인정돼 장례나 보상이 마무리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희생자 가족들이 천안함 침몰 당시 폭발 여파로 찾지 못하게 된 장병을 ‘산화자’로 처리키로 하면서 장례 절차에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발견 장병들에 대한 예우 등도 시신이 수습된 승조원들과 같은 수준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례식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빨라야 이달 말쯤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함미 인양 후 명확한 사고원인과 장병에 대한 예우가 결정됐을 때 장례절차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당신들은 대한민국의 영원한 해군입니다

    그들은 말이 없었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사라져 어제 함미 부분이 인양될 때까지 존재를 놓고 온 국민의 애를 태웠던 실종 승조원들에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 ‘살아서 돌아오는 게 국가가 내린 마지막 임무’라는 절절한 호소도 그들에겐 들리지 않았는가 보다. 차례로 확인되는 희생자들 앞에 우리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침몰 순간 산화한 군인들, 침몰 후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을 떠돌거나 선체에 갇혀 죽음을 맞았던 승조원들을 향한 추측과 낭설이 얼마나 많았던가. 억울한 죽음과는 멀게, 철없는 비방과 폄하 또한 적지 않았다. 이제 죽은 자를 위한 예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어찌됐건 개인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지킨다는 국가방위와 수호의 임무에 더 충실했던 군인들이다. 군과 당국이 거듭 밝혔듯이 합당한 예우를 차려 장례와 보상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천안함 승조원 중 사고 직후 함수 부분에서 구조된 장병들이나 실종자들은 피해자이고 희생자이긴 마찬가지다. 침몰 원인을 둘러싼 내부폭발이나 외부 피격설의 소용돌이 속에 그들이 감수했던 고통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의의 최후를 맞은 이들과 살아남은 자를 향한 눈총과 비방은 온당치 못한 것이었다. 후배 장병의 목숨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차가운 바닷속에 몸을 던지다 목숨을 잃은 한주호 준위, 쌍끌이 어선을 몰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침몰한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을 헛되이해선 안 될 것이다. 실종자 수색작업의 중단과, 배 인양작업 종료 후 더 이상의 수색작업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들의 뼈저린 아픔은 제3자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하고 희생자들의 죽음 또한 온당히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제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마당에 영웅 격으로 떠받들거나 섣부르게 패배로 폄하하는 건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희생과 죽음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금전적 가치에 우선한 보상을 넘어 희생자와 유족의 정신적 보상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그들은 단지 침몰된 천안함의 승조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 [길섶에서] 금양호의 아픔/이춘규 논설위원

    침몰 20일 만에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천안함 실종자들을 수색하러 백령도에 갔다가 지난 2일 침몰한 금양 98호는 수심 78m 서해에 가라앉아 말이 없었다. 선원 9명 중 사망자 2명을 제외한 7명의 실종자들은 대부분 배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서 외로웠던 그들. 선원들은 보상을 바라고 수색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었다. 의무도 없었다. 조국이 부르자 두 말 없이 갔다. 같은 뱃사람인 실종 수병들을 찾기 위한 일념이 사나이 가슴에 불을 댕겼다. 대부분 살붙이도 없는 그들이다. 당연히 조국이, 국민이 장하고 고마운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 금양호 사망자 빈소는 처음 썰렁하다 언론의 질타에 지도층이 조문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도 비용 논란 끝에 뒤늦게 본궤도에 올랐다. 이러면 누가 조국을 위해 몸을 던지겠는가. 악을 써줄 사람도, 슬피 울어줄 사람도 거의 없는 현실이 금양호 선원들의 서러움이요, 아픔이다. 이제 그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쏟자. 그들이 보여준 의로움에 보답하자. 최대한 예우하자.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인양 4시간만에 첫 시신… 가림막뒤엔 ‘그 순간’ 뚜렷

    [천안함 함미 인양] 인양 4시간만에 첫 시신… 가림막뒤엔 ‘그 순간’ 뚜렷

    천안함을 삼킨 뒤 줄곧 무섭게 일렁이던 바다는 15일에는 다행히 잠잠했다. 취재진을 실은 인천 옹진군 소속 517호 행정선 선장은 “하늘이 이제서야 돕는 모양이야.”라고 말했다. 두 달에 한 차례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좋은 날씨였다. 갈매기 몇 마리가 작업 현장을 맴돌며 무심하게 울어댔다. 행정선은 18노트(시속 33.3㎞)의 속력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함미(배 뒷부분) 쪽으로 성큼 다가갔다. 인양작업 현장 근처에 다다르자 7노트(시속 13㎞)의 최저 속력으로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돌았다. 실종자 가족들의 타들어 가는 기다림과 전 국민의 염원, 하늘의 보살핌으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인양 작업 시작 옹진군 백령도 남방 1370m 지점 해역에 가라앉아 있던 천안함의 함미 인양 작업은 15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앞서 8시44분에는 침몰 해역 주변에 있던 독도함에서 유가족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실종자를 무사히 수습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위령제가 열렸다. 주변에 있던 해군의 모든 함정은 15초간 애도의 기적을 울렸다. 2200t급 크레인에 매달린 함미는 1분에 1m씩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작업 시작 10분 남짓 만에 갑판 위의 사격통제 레이더실과 하푼미사일 등이 보였다. 9시22분부터는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크레인과 연결된 사다리를 통해 함미 갑판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9시28분부터는 자연배수가 시작됐고, 9시58분부터는 인공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군(軍)은 “자연배수로 430t, 인공배수로 504t의 물을 뺐다.”고 밝혔다. 함미 곳곳에 설치된 배수펌프는 하얀 바닷물을 쉴 새 없이 토해냈다. 펌프 한 대당 한 시간에 1.5t의 해수를 뿜었다. 다행히 기름유출은 거의 없었다. 유류탱크가 격실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기름이 유출됐다면 주변의 까나리 어장이 큰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었다. 10시쯤부터 바람이 좀 거세지고, 해무가 끼어 보는 이들을 긴장시켰다. 배수 작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수색작업도 시작됐다. 인양팀 요원들은 10시30분쯤 함미 바닥인 갑판 아래로 내려갔다. 해수를 뺀 함미 무게는 955t으로 추정됐다. 승용차 1000대의 무게다. 선체 무게가 625t이고, 330t은 기름 무게다. 크레인이 늘어뜨린 대형 쇠사슬 한 개가 끌어올릴 수 있는 무게는 최대 400t이다. 안전하게 함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3개의 쇠사슬이 설치됐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공중 부양 10시55분쯤 함미를 올려 놓을 3000t급 바지선이 함미 쪽 가까이 접근해 탑재 작업을 준비했다. 독도함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도 바지선에 올랐다. 11시20분쯤 배수 작업은 90% 이상 진행됐고, 11시25분부터는 공중 부양을 위해 함미 주요 부분에 고정 케이블을 설치했다. 함미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옮기는 역할을 한 바지선은 자체 추진력이 없어 예인선 2대에 의해 이동했다. 선체가 해수면에서 빠져나올 때는 강력한 표면장력이 작용하고, 부력이 사라져 엄청난 무게가 한꺼번에 쇠사슬에 실리게 된다. 3개의 쇠사슬에 선체 무게가 고루 퍼져 공중에서 수평을 이루는 게 관건이었다. 낮 12시11분. 드디어 함미가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올랐다. 스크루와 추진축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더니 배의 밑바닥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상되지 않은 채 깨끗한 상태였다. 그러나 절단면을 중심으로 오른쪽 부분은 무언가가 떨어져 나간 듯 ‘C자(字)’로 파손됐고, 녹색 그물에 가려진 절단면 쪽 기관조종실, 가스터빈실 등도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였다. 쇠사슬의 균형을 맞추면서 1분에 1㎝씩 선체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동안 엔진 냉각수가 들어가는 해수관을 통해 함미 안에 남아 있던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참한 절단면 바지선에 옮긴 함미의 처참한 모습에서 끝내 죽음을 맞아야 했던 장병들의 고독한 시간이 짙게 묻어났다. 절단면이 여러 겹의 녹색그물로 가려 있었지만 당시 상황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절단면의 실루엣은 곳곳에서 뾰족하게 솟은 모습이었다. 절단면에는 세 곳이 날카롭게 솟아 있었다. 가운데는 높이 솟은 왕관과 같았다. 절단면을 정면으로 봤을 때 가운데 날카롭게 솟은 부분이 오른쪽(좌현)으로 밀려 올라가 있어 함미의 우현에서 강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짐작하게 했다. 그물망 안쪽으로는 갖가지 색상의 통신선, 배수관 등이 끊어진 채 늘어져 있었다. 척추가 잘려 두 동강 난 천안함의 끊어진 혈관들처럼 보였다. 상갑판 위 마주했던 연돌을 잃은 추적레이더실은 앞쪽 가운데 천장 부근이 움푹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상갑판 곳곳도 출렁이듯 평형을 잃은 채였다. 그래도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처럼 갈갈이 찢긴 절단면과는 달리 함미 상부는 그럭저럭 멀쩡했다. 함미의 뒷부분에는 ‘천안’이라는, 해군을 상징하는 하얀색 글씨가 회색 바탕에 외롭게 새겨져 있었다. 바닷속 21일간은 함미 곳곳의 페인트를 벗겨 냈다. 대신 선체는 서해바다 뻘과 같은 짙은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크레인선 주변에 띄운 소형 크레인선인 유성호에서는 민간 인양업체 관계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탑재 차질 부양 작업 시작 15분 정도가 지나자 함미를 탑재할 바지선이 서서히 움직였다. 함미는 그대로 공중에서 균형을 맞춘 채 그 아랫부분으로 바지선이 이동했다. 함미를 탑재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함미는 25m쯤, 건물 10층 높이로 들어올려졌다. 들어올릴 때와 마찬가지로 함미는 평행을 이루며 천천히 바지선 쪽으로 내려갔고, 오후 1시12분 바지선에 착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양 작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함미를 바지선의 거치대에 오차 없이 정확하게 탑재하는 마지막 난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바지선에 안착된 것처럼 보였던 선체가 다시 살짝 들어올려졌다. 선체를 고정시킬 거치대 10여개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기 때문이다. 함체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바지선 이동이 불가능하다. 결국 거치대를 고치는 작업과 함미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작업이 함께 진행됐다. 1시21분쯤 함미 기관조종실에서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10분 뒤에는 시신 몇 구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수색팀이 더욱 분주해졌다. 수색팀은 3시5분쯤 함내 진입을 위한 작업등 설치와 통로개척을 끝냈다. 거의 동시에 과학수사팀 4명이 승조원 식당에 진입했다. 3시14분쯤 무너진 거치대 한 곳의 보수작업이 마무리됐다. 군은 함미 내부의 실종자 신원 확인을 위해 해군 관계자 9명과 수사요원 4명, 실종자 가족 4명을 바지선에 탑승시켰다. 실종자 수색은 4개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수사요원 1명, 해군 관계자 2명, 가족대표 1명 등 4명이 한 팀을 이뤘다. ●시신 수습 시신은 15척의 고무보트를 통해 헬기가 배치된 독도함으로 옮겨졌다. 이어 이름표와 군번줄, 소지품 등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알코올 세척을 비롯한 세부 수습을 거쳐 영현함에 안치한 뒤 태극기로 덮어 순직 장병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과정을 거쳤다. 1차로 수습된 시신은 헬기를 이용해 임시 안치소가 있는 제2함대사령부로 운구됐다. 함미를 탑재한 바지선은 실종자 수색을 모두 끝낸 밤늦게 2함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지선의 속도가 시속 5~7노트(9.3~13㎞)여서 평택항에는 17일 새벽에야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허백윤 김양진기자 window2@seoul.co.kr ●특별취재팀 정치부 김상연차장 오이석기자 사회부 김효섭 정현용 백민경 이민영 김양진 윤샘이나기자 사회2부 김병철부장 김학준차장 박건형기자 사진부 이호정차장 정연호기자
  • [천안함 함미 인양] 가족들 “우리측 전문가는 왜 옵서버로만 참여하나”

    15일 오후 검정색 상복 차림으로 평택 2함대사령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정국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는 “TV에 집중한 실종자 가족들은 초조·불안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민·군합동조사단에 참여하는 실종자 가족 측 전문가가 옵서버 자격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희생자들의 장례는 24일로 예정된 함수가 인양된 뒤 본격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산화자 처리 동의는 전부 구했나. -함미 쪽이나 함수 쪽에서 찾지 못하는 시신에 대해서는 산화자로 간주하려고 한다. 오전에 가족들 동의서를 모두 걷었다. 군의 정책상 실종자 수색을 우리가 하라 마라 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은 지속될 것이다. 우리의 요청과 상관없이 군의 수색작업은 일정 기간 계속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함수 인양 후 장례 치르나. -공식 접촉은 아니고 실종자가족측 장례위원회가 군측 행사기획관과 간단한 만남을 가졌다. 전사자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 순직이냐 전사냐에 따라 절차가 달라진다. 해군에서는 최고의 예우를 갖추겠다고 했다. →장례 준비는. -현재는 몇 가지 군에서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사자들을 모셔 와야 하고, 귀환하지 못하는 전사자에 대해 확인을 하고 그 후에 가족들 재차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 장례를 논의할 수 있다. 분향소는 장례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차릴 계획이 없다. →함미를 보고 좀 더 확신을 갖게 된 점은. -가장 얇은 부분이 11.6㎜인 철판이 은박지처럼 휘어졌다. 철판을 두른 군함이 그렇게 파괴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어뢰밖에 없다. 절단면 봤을 때 군사적 무기에 대한 피습이 확실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백민경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與 “희생자 후속 조치·예우에 온힘” 野 “진상규명 위해 최대한 공개해야”

    천안함 함미가 인양되자 정치권은 이전과는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오후로 예정된 전체회의를 연기했다. 국방위는 “천안함 함미를 인양하고 수습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장관을 불러 회의를 갖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당은 차분함을 강조하고, 야당은 최대한 공개를 요구하는 등 상반된 주문을 내놓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실종자 가족들께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는 만큼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차분하게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인양작업이 완료되면 원인규명을 위한 국내외 합동조사단의 조사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군과 민간 관계자, 국내외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작업을 벌이는 만큼 더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확산시키는 일을 자제하고 전문 조사단의 조사 경과를 지켜봐야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천안함 함미에 대한 군 당국의 제한적 공개 방침에 대해 “핵심적으로 지켜야 할 군사기밀은 보호해야겠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꼭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공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물로 절단면을 가리고 원거리에서 공개한 것은 군이 보여주는 척하고 끝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건 초기 한나라당은 사고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조사특위 구성에 응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발뺌하고 있다.”면서 “특위의 국정조사 활동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보상금 ‘고무줄’… 상처 덧내는 보훈법

    [천안함 함미 인양] 보상금 ‘고무줄’… 상처 덧내는 보훈법

    천안함 사건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이나 공무원, 그들을 잃은 유족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느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보상금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생존자와 유족들에 대한 심리적 지원은 뒷전이다. 관련 법률의 제도적 개선, 섬세한 배려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1993년 군대 간 아들을 잃은 이원배(72)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사무총장. 당시 받은 보상금은 500만원이었다. 그리고 매월 102만원을 받는다. 그나마 지난해 받던 97만원에서 5만원이 올랐다. 이 사무총장은 “100만원 남짓으로 밥은 먹고 살지 모르지만 그외의 생활은 뻔하다.”고 밝혔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사진] 진실 간직한채…모습 드러낸 함미 그는 지금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 “영웅적 행동은 칭찬해야 마땅하지만 기념사업을 하거나 동상을 세우는 방안도 있는데 꼭 돈으로만 특별대우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국가를 위해 죽은 사람들에 대한 미흡한 인식도 꼬집었다. 고(故) 한준호 준위에게 수여한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던 ‘보국훈장 광복장’은 “오래 근무하면 누구나 받게 되는 ‘밥그릇’ 훈장”이라고 평가했다. 보국훈장 광복장은 33년 이상 군 생활을 하면 받는 훈장이다. 국방부는 대통령의 검토 지시를 받고 충무 무공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위험한 업무를 하다 다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은 딱히 있다고 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15일 새벽, 인천 대우 일렉트로닉스 공장 화재 현장에서 화상을 입은 박주원(36) 소방교는 “병원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보상을 많이 받을 것으로 알고 있어 무척 놀랐다.”며 “당시 나는 병원비 지원이 다 될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소방교는 양 어깨와 오른손에 2∼3도 화상을 입고 한강 성심병원에 47일간 입원했다. 지난 9일 인천 선학역에서 만난 그는 당시 입은 화상으로 수술을 두 번했지만 평생 오른손에 장갑을 끼고 살아야 한다. 오른손에 대한 성형수술은 할 수 있겠지만 치료비 지원은 기능과 관계돼야만 가능하다. 검지가 잘 구부러지지 않는 부분은 해당되지만 나머지 흉터에 대해서는 지원이 없다. 부상을 입은 것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아쉬운 것이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치료비야 나오지만 보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찰이나 소방공무원 등이 범인 검거나 화재진압 등을 하다 다쳐 입원할 경우 병원비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나온다. 단, 병의 경중과 상관없이 최대 3년까지만 지원된다. 상급 병실 사용료는 지원되지 않다가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의 고시 개정으로 최대 7일까지 쓸 수 있게 됐다. 거동이 불편해 간병인을 쓰게 되면 의사소견서, 간호기록지 등을 첨부해야 한다. 병원에 치료비를 일단 낸 뒤 공무원연금공단에 청구해 받는 방식이라 공상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길 여지가 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 금액이나 세부 항목을 계산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사건이 언제 발생했는지에 따라 지원금 또한 천차만별이다. 제도가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도 있지만 근본적 이유는 전체적 틀을 만들지 않고 사회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땜질 처방으로 법을 만들거나 이런저런 조항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의 연구직원은 5명이다. 또 보훈교육연구원은 ‘기갑·기계화부대 작전형태별 화력운영 방안’ 등과 같은 군사학술 연구도 보훈 관련 정책과 비슷한 비중으로 수행한다. 순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예우를 하게 된 것은 2006년부터다. 2004년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순경 유족에게 주어진 보상금이 4658만원에 불과해 비난이 빗발쳤다. 2년 뒤 ‘위험 직무 관련 순직 공무원의 보상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보상금은 1억원가량이 됐고 순직유족연금도 만들어졌다. 올해부터 ‘공무원연금법’에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서 순직공무원 보상법은 없어졌다. 전경하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천안함 본격 인양] 北소행 가정 ‘군사적 조치’ 해프닝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과 후속 대책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천안함 함미 인양이 임박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특히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놓고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북한 개입이 확실하면 군사적·비군사적 대응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가정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군사적·비군사적 조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17일만에 드러난 모습…톱니바퀴처럼 찢어진 절단면 ●“절단면 제한된 시간에 공개를” 곧바로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신중하게 발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군사적 조치도 옵션에 포함되느냐.”고 따졌다.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라면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지금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군사적 조치에 나서면) 도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김 장관은 “발언을 취소하겠다. ‘군사적·비군사적’으로 나눠 표현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정부가 해야 할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을 바꿨다. 이어 김동성 의원이 “군사적 조치를 취소한다는 것에 보복공격을 안 하겠다는 의미도 있느냐.”고 다시 묻자 김 장관은 “군사적 조치란 모든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고 시행하느냐 마느냐는 국가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주로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김장수 의원은 “함체를 인양한 뒤 먼저 실종자를 수습하고 현장공개와 원인분석,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절단면은 지정된 장소에서 제한된 시간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현재 사고원인에 대해 확실한 자료가 없이 예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군의 초기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물고 늘어졌다. ●“초기 민군합동대응 못해 아쉬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최초 천안함의 함미를 찾은 것도 민간 어선이고, 인양작업도 민간이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초기부터 민·군 합동체제로 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의원은 “인양이 끝난다고 사태가 끝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진상규명, 그에 상응하는 책임소재의 명확화, 재발방지대책, 희생자 예우 등 산적한 일을 차분하게 풀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오전 원내교섭단체 대표 라디오연설에서 “안보문제를 기본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숙제를 갖게 됐다.”면서 “안보관리 체계를 총체적으로 점검·보완하고 북한의 개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만전의 후속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자체, 기업지원 정책 쏟아진다

    지자체, 기업지원 정책 쏟아진다

    경북 구미시가 14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건축허가 변경신청안을 접수 6시간 만에 승인해줬다. 예전 같으면 기업 담당자를 수십번은 오라가라 했을 일이다. 구미시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연구개발기술센터 대신 정밀금형기술센터를 짓겠다며 오전에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뒤 관련 단체·부서 협의를 거쳐 오후에 건축허가 변경 승인증을 내줬다. 구미시가 기업의 요구를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사랑지원반 운영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1일 삼성측이 창원공장을 구미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곧바로 관련 기관·부서와 사전 검토를 거쳐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삼성전자는 500억원을 들여 지상 2층, 지하 1층 짜리 공장을 짓고 450명을 신규 고용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상생과 협력’을 기치로 실속있는 기업지원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위해 불필요한 규제 철폐는 물론 생산활동에 필요한 진입 도로를 뚫어주고 자금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펀드를 조성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이 잘돼야 세수 증대와 함께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고용 창출도 꾀하는 등 ‘윈윈’을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진입로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주고 있다. 도가 316억원, 수원시 317억원, 삼성이 487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도와 수원시는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도로는 삼성전자 관계자 뿐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다. 진입로가 확장되면 물류비용 절감 및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2005년 6월 지자체 중 처음으로 ‘기업인 예우 및 기업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수기업에 중소기업자금 우선 지원,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해외시장 개척단·해외전시회 우선 참가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안산시도 비슷한 조례를 제정했다. 용인시는 공장증설 관련 맞춤형 상담제도를 운영, 기업애로 해결에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자체들은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펀드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도광동성펀드, 구조조정펀드, 경기·충남상생펀드 1·2호, 경기창업보육펀드 등 1130억원 규모의 5개 펀드를 운용 중이다. 대전은 대덕특구펀드(800억원), 강원도는 바이오·메디컬펀드(100억원), 대구는 희망경제투자조합 1호(300억원)·2호(200억원), 부산은 동남광역투자조합 1호(103억원), 충북은 바이오펀드 1호(110억)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경기 파주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는 ‘스피드 행정’을 모토로 민원처리 기간을 법정 기간보다 60~70% 줄였다. 2년 걸리던 공장 인·허가가 파주시에서는 1년내에 처리됐다. 결과는 기업 유치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파주지역 기업체와 근로자수는 모두 2881곳, 5만 3000여명으로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화성 기아자동차는 사원식당에서 사용하는 쌀의 50% 이상을 지역 생산품으로 조달하고 있다. 화성시가 기아자동차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회사 및 협력업체들의 진입로를 개설해준데 따른 화답이다. 최영근 화성시장은 “자치단체는 관내 기업체 제품을 애용하고 그 기업은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는 등 상생과 협력의 조화가 이뤄져야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천안함 본격 인양] 실종장병 7~10명 산화 가능성… 가족들 초조

    [천안함 본격 인양] 실종장병 7~10명 산화 가능성… 가족들 초조

    해군 ‘천안함’ 함미 인양이 임박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당시 폭발로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7~10명 가량의 장병들을 ‘산화자’로 처리하기로 했다. 추가 수색을 군에 요청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또 장례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시신 수습 이후 상황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 ●가족협의회 “미발견 실종자는 ‘산화자’ 처리” 이정국 실종자가족협의회의 대표는 14일 경기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배가 두동강 난 원인은 폭발에 의한 것이 분명하며, 당시 폭발지점으로 추정되는 절단면 부근에 있던 장병들의 귀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이에 따라 실종자 가족회의를 거쳐 피폭지점에 있던 미발견 실종장병을 ‘산화자’로 처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천안함 인양 후 해군 측에 추가적으로 수색 요청을 하지 않는 방침에 대해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신이 발견된 고 남기훈 상사와 고 김태석 상사 등 2명을 제외한 44명의 실종자 가운데 7∼10명의 시신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종자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인 경식(36)씨는 “내 가족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만큼 실종자 가족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17일만에 드러난 모습…톱니바퀴처럼 찢어진 절단면 이 대표는 또 “어제(13일) 실종자 가족들이 회의를 열고 실무진 4명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를 꾸렸다.”면서 “장례위원회가 인양 과정부터 시신 수습, 운구, 안치, 영결, 안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종 승무원측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나현민 일명의 아버지인 재봉씨가 맡았다. ●“장례 문제, 장병 예우 결정된 뒤 논의” 다만, 가족협의회는 장례문제에 대해서는 “사고원인과 장병들에 대한 예우가 결정됐을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이 ‘잠정적인 결론을 내는데 48시간이 안걸린다.’고 얘기하기 때문에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11명은 이날 오전 해군 측이 제공한 헬기를 타고 천안함 함미 인양 작업이 진행되는 백령도 해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독도함에서 함미가 유실 없이 최대한 안전하게 인양 작업이 진행되는지를 지켜봤다. 그러나 함미의 본격적인 인양 작업이 15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한편 평택교육청은 해군2함대사령부 주변 원정초등학교 635명과 도곡중학교 412명 전교생을 대상으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선별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고위험군 판정이 나오면 평택교육청 부속 Wee센터 전문인력을 지원해 연령별, 증상별로 맞춤형 심리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천안함 본격 인양] “찢긴 선체 공개는 기밀·사기·안전 위협”

    군(軍)이 15일 인양되는 천안함 함미(艦尾) 절단면을 공개할지를 놓고 고심 끝에 국민의 알권리와 군사기밀보호의 중간지점을 선택했다. 인양 뒤 배수 작업을 마친 뒤 그물망을 쳐둔 상태에서 부분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함미에서 300야드(274m) 떨어진 거리에서만 볼 수 있게 했다. ●완전 비공개땐 의혹 부추길 우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14일 “군사기밀 유지와 군의 사기, 초계함 장병의 안전,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과 희생자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부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 원인을 놓고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완전 비공개로 하면 또다른 의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공개는 하지만 온전히 드러내 보이진 않겠다는 뜻이다. 군이 부분적이나마 함미를 공개하기로 한 이유는 그 동안 이번 사건을 숨기는데 급급하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그 동안 군은 천안함 침몰 이후 사건 발생 시각부터 많은 부분에서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여러 차례 입장 발표를 통해 논란을 수습했지만 군을 바라보는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져 있다. ☞[사진]17일만에 드러난 모습…톱니바퀴처럼 찢어진 절단면 이렇다보니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함미를 국민의 눈 앞에 올려놔야하는 일은 군 입장에선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 군은 ‘부분 공개’라는 절충안을 선택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절단면은 침몰사고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를 위한 현장보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무기·취약부분 등 노출 봉쇄 또 절단면 너머로 가스터빈실 등 군사보안 시설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체의 두 동강난 부위는 초계함의 무게중심 축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는 셈이고 초계함의 탄약고와 연료탱크 등 핵심시설이 어느 부분에 있는지 노출되면 적 어뢰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군 입장에선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무기 탑재 방법과 무장 수준이 드러날 수도 있다. ●실종자 가족·희생자 예우도 고려 원 대변인은 “천안함 내부구조와 무기탑재 상황 등에 대한 전면 공개는 이와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진) 20여척의 함정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또 다른 해군 장병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단면이 온전히 공개될 경우 또다른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비공개 결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함미뿐 아니라 함수(艦首)까지 들어올려 절단면 형태와 외부 공격 흔적 등을 파악한 뒤에야 비교적 진실에 가까운 사건 원인을 밝힐 수 있는데도 함미의 절단면만을 놓고 각종 추측과 의혹이 쏟아진다면 앞으로 나올 최종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 희생자의 모습이 낱낱이 보여진다면 실종자 가족이나 이를 지켜본 국민에게 또다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군이 망원렌즈로 당겨봐야만 촬영이 가능한 270여m를 포토라인으로 설정한 것도 너무 자세한 공개에 따른 군의 여러 손실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읽힌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천안함 의혹 안 남기는 단계별 공개가 옳다

    천안함의 함미 부분이 오늘 오전 인양된다. 숱한 의혹과 논란을 낳은 천안함 침몰의 진상이 사건 발생 20일 만에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 시점에 선 것이다. 천안함 인양을 앞두고 군 당국은 고심 끝에 어제 언론의 원거리 촬영을 통해 함미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인양 현장으로부터 270m 떨어진 지점까지 기자단을 태운 선박을 접근토록 해 문제의 절단면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각의 전면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제한적 공개를 택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된다. 천안함과 같은 구조를 가진 군함이 20여척이나 되는 상황에서 선체 내부를 전면 공개한다면 그 자체로 군사기밀을 내보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북한 군부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터에 다른 함정에 올라 있는 장병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실종자나 그 가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득 들어찬 바닷물로 인해 무게가 1200여t이나 되는 함체를 거센 풍랑 속에서 꺼내 올려야 하는 어려움과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나라의 역량은 완벽한 인양에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에 방해가 되는 어떤 행위도 자제돼야 마땅하다. 군 당국은 인양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만에 하나 인양작업이 잘못돼 유실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진상조사는 뒤엉키고 천안함의 진실은 영원히 밝히지 못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본격적인 진상조사 국면을 맞아 군 당국은 지난 20일간 보여준 혼선을 결코 재연해선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의 변함 없는 신뢰를 얻기 위해, 대한민국 강군의 모습을 대외에 떨치기 위해 군은 지금부터 치밀하고 정교한 진상조사에 임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기밀우선주의에 매달려 진상조사의 투명성을 해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외국 전문가들을 진상조사에 참여시킨 것이 대외적 신뢰 확보 차원이라면, 우리 사회 내부의 신뢰 확보를 위해 실종자 가족과 여야가 추천한 전문가들을 진상조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참관토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진상조사에 있어서 단계별 공개 원칙을 세워두는 일도 필요하다. 부분적인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혼란보다 이를 외면할 경우 빚어질 의혹과 불신을 군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진상조사만이 실추된 군의 명예를 살릴 수 있다.
  • [열린세상] 사법 신뢰도를 높이려면/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열린세상] 사법 신뢰도를 높이려면/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지난달 중순 한나라당에서 법원제도개선안을 내놨습니다. 뒤이어 대법원은 그 개선안에 반발하면서 자체 개선안을 밝혔습니다. 법관 인사문제에 대한 대책과, 대법원에서 처리할 사건 수가 너무 많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법원 조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냐가 주요 쟁점으로 보입니다. 당연하겠지만 개선안을 마련한 주체에 따라 생각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어떨까요. 어느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유엔, 은행, 인권자선단체, 환경운동단체, 법원, 대학, APEC, 군대, 여성운동단체, TV, 신문, 경찰, 대기업, 종교단체, 정부, 공무원, 노조, 의회, 정당’ 순서로 신뢰한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법원을 은행과 시민단체보다도 믿지 못하는 결과는 놀랍습니다. 그만큼 사법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사법제도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절차이기 때문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사법개혁 추진 목표는 절차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객관성 있게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제도로 만드는 것이어야 하겠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법관 인사와 전관예우 문제가 밀접하게 관련될 것으로 봅니다.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여론조사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재판 결과에 따라 존망이 좌우되는 판에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므로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여러 사건에서 직간접으로 쌓인 경험에서, 법원이 아무리 항변해도 잘 와 닿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관이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는 제도와 전관예우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빨리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공정한 제도를 마련하고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 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판사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한 사건을 맡고 있다면 진실과 뒤바뀐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문지식의 문제입니다. 사회에는 이런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특허와 상표 같은 지적재산권 사건, 기술유출 같은 기술사건, 의료 사건, 건설 사건, 환경 사건들이 되겠지요. 전문성이 없어 결과가 뒤바뀌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사법 불신을 불러옵니다. 재판의 전문성은 판사의 기본 자질과 축적된 경력에 의해 확보될 수 있습니다. 판사로 임용되는 사람은 대부분 법학을 전공했기에 기술을 알기 어렵습니다.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기술지식을 배워 재판에 활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아쉬운 대로 전문분야 사건을 오래 다루면 전문성이 쌓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정 기간마다 인사이동하는 지금 제도에서는 전문성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제도에서는 법원의 전문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번 대법원 개선안을 보면 전문성 확보는 관심사가 아닌 모양입니다. 특허사건을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는 고등법원급인 특허법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세계 두 번째의 특허전문법원입니다. 특허전문법원이니까 특허사건들은 전문법원에서 처리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허사건을 특허법원에서 처리하도록 집중하자는 개정법안이 몇 차례 제출되었지만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이번 대법원 개혁안에서도 특허사건은 일반민사사건으로 보고 다만 서울중앙지법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어 특허법원의 전문성을 살릴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사법개혁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여야 할 국민들의 요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이 저들만의 논의 자리인 것 같습니다. 사법개혁에서는 국민이 원하는 재판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법원이 전문사건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 재판한다는 것은 칼을 쓸 줄 모르는 선무당에게 시퍼런 칼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유일지요. 그 칼 앞에 서게 될 국민의 위치에서 사법제도 개선방향을 잡아야 하겠습니다.
  • 여야 “軍·정부 뭐했나” 질타

    “이 정도 위기에 당황하는 군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정부에게 무엇을 묻겠나(민주당 김부겸 의원).” 7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가 안보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군 당국이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간이 계속 바뀐 데 대해 “경황이 없는 중에 생긴 혼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첫 긴급안보장관회의에 참석한 총리실장에게서 ‘2함대 구역에서 천안함이 침몰 중에 있어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받았고, 곧바로 비상대기근무를 지시했다.”면서 “총리로서 사고에 대처하는 데 정확한 발생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46명이나 있는 배 뒷부분이 침몰해 바다에 빠져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몇분 동안이나 누워 있는지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얼치기 보수정권’이 참여정부 때 구축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없애 총체적 안보 위기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군과 해전 참전자에 대한 예우 등은 지금 정부가 더 낫고, 안보시스템의 내용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비록 미숙해 보일지 모르지만 일을 잘하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 개입 가능성에는 “우리나라가 6자회담의 당사국이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1월 열리는데, 국제적으로 이런 사고가 났을 때 정말 객관적으로 원인을 찾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철저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총리는 또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이야기를 교과서에 수록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이날 대정부질문 출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요구로 오후 본회의장에 나왔다. 김 장관은 사고 원인을 놓고 군과 청와대 사이에 시각차가 있어 지난 2일 국회 긴급현안질문 중 청와대의 메모가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어뢰와 기뢰 둘만 놓고 답하다 보니 일반에 잘못 알려질 수 있을 것 같아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중계를 보다 메모를 전해준 것”이라면서 “정확한 원인은 바다 밑 증거물을 모두 확인해야 밝힐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정부가 초등학교의 모든 사회과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게 한 데 대해 정 총리는 “우리가 차분한 외교를 내세워 너무 미온적 대응을 했다는 데 동감하고, 앞으로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아주 단호하게 대처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살아남은 자의 아픔도 우리 몫이다

    천안함에서 생존한 장병들이 어제 사고 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참사 당시의 엄청난 충격을 말해주듯 아직 휠체어를 탄 장병들도 있었고, 상당수는 사고 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국가공동체의 안녕은 누군가의 소리 없는 헌신이 없으면 결코 지켜질 수 없다. 서해바다 뱃머리가 아닌 기자회견장에, 군복 대신 환자복을 걸치고 선 천안함 생존자들이야말로 잊고 있었던 그런 자명한 명제를 새삼 일깨운 셈이다. 생존 장병들의 회견으로 천안함 침몰 전후 상황에 대한 일부 의혹이 불식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단체로 환자복을 입고 나와 회견을 하게 만든 불신의 벽이 안타깝다. 이번 회견으로 실종자 가족들의 타들어가는 가슴이 다소나마 진정되길 바란다. 국군수도병원 측에 따르면 다수 장병들은 여전히 불안감과 불면증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동료들을 차가운 바닷속에 남겨둔 채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도 무관치 않을 게다. 온 국민이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예우 못잖게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도 보듬어야 할 이유다.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는 북한의 소행이라거나, 배의 노후화가 빌미가 됐다는 등 설만 난무할 뿐 아직 무엇 하나 시원히 밝혀진 게 없다. 까닭에 진상이 규명되기도 전에 섣부른 책임론을 제기해 사후수습 노력에 찬물을 끼얹어선 안 될 것이다. 더군다나 불의의 일격에 따른 급박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침착하게 대응한 장병들을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행여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무심코 올리는 인터넷상의 댓글 한 구절로라도 이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자중해야 마땅하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안정과 치료를 위해서 군당국이 총체적 관리에 나서야겠지만, 국민적 성원도 절실하다. 그들이 뱃전이나 격실에서 쓰러졌을 때 우리가 함께 살면서 지켜나가야 할 공동체도 상처를 입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유사시 제2, 제3의 한주호 준위로 부활할 만큼 육체적·정신적 상흔을 온전히 치료했을 때 나라의 안보도 반석에 올라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들이 늠름하게 서해바다로 복귀할 때 상처 입은 우리의 자존감도 치유되고, 마침내 대한민국호도 안정된 항로를 되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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