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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지방 공기업도 ‘퇴임후 자리’예약

    저축은행 사태로 중앙 관료집단의 전관예우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관료들의 퇴직 후 자리 보존도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17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방에서는 “○○국장 자리는 퇴임후 △△본부장으로 가는 자리, ○○실장 자리는 △△기업으로 가는 자리”라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단체장 선거가 끝나면 선거 참모들이 공기업이나 출연기관에 낙하산으로 배정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여기서 전문성과 업무는 고려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형식상 공모이지만 특정인을 내정해 두고 무늬만 공모 형식을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일부 고위직 퇴직 공무원들은 민간 기업체 사장이나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골프장이나 기업 이전에 따른 인·허가 과정이 이뤄질 때까지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다. 강원도는 건설방재국장이 퇴임하면 도청 산하기관인 강원도개발공사 이사나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관행처럼 여기고 있다. 김진선 전 지사 때는 물론 이광재 전 지사 때까지 건설방재국장만 지내면 줄줄이 개발공사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강원랜드 전무 자리도 강원도지사가 임명하는 인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 3월까지 김 전 지사의 고향 친구이면서 강원도 전직 국장이었던 김모씨가 전무로 재직했다. 교통편이 좋아진 강원도 춘천권 일대에 우후죽순처럼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강원도 국장을 지낸 인사들이 골프장 사장을 맡는다. 민간 기업체 공단이 들어서는 곳에도 전직 국장 출신들이 돌아가면서 사장직을 맡고 있다. 제주도는 민선 5기 들어 삼다수 생산업체인 제주개발공사 사장에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오모씨를 임명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우근민 지사 선거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지휘했다. 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이사장에 선거 공신인 전 남제주군 군수 강모씨를 임명했다. 광주시는 오는 6월 임기가 시작되는 도시공사 사장에 조만간 명예퇴직이 예정된 홍모 국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현 도시공사 사장 역시 3년 전 건설교통국장으로 재직하다가 자리를 옮긴 케이스. 도시철도공사 오모 사장도 3급 출신 퇴직 공무원으로 연임해 6년째 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는 김모 전 국장이 선임됐다. 부산시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부산도시공사·부산시설공단·부산환경공단·스포원(옛 부산경륜공단) 등 부산시 산하 공기업 사장을 모두 부산시의 1~3급 간부 출신으로 채웠다.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임에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이모씨를 새로 임명했다. 전라북도 건설협회 사무처장 자리는 민간 단체이면서도 전북도 공무원들이 퇴직 후 2~3년씩 근무하는 단골 자리이다. 현재 건협 사무처장은 지난 3월 전북도 건설교통국장에서 명퇴한 홍모씨가 맡고 있고 전임자 역시 건설교통국장을 지낸 인물. 그 전에는 임실 부군수 등을 지낸 인사였다. 이처럼 건협 사무처장 자리를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연이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관급공사를 많이 하는 건설업체들이 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출연기관 고위층에 공무원 출신이 자리를 차지하는 관행 때문에 공모를 해도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 기피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 조한종기자·전국종합 bell21@seoul.co.kr
  •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국세청이 16일 ‘전관예우 관행’을 단절하기 위해 칼을 뽑았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와 금융감독원 파문 등에서 불거진 전관예우 자체가 공직사회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국세청 스스로가 전관예우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다른 부처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세청은 이현동 청장 주재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세청 퇴직 공무원을 위해 현직 공무원이 고문계약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결의하는 등 공정세정 실천방안을 확정했다. 이르면 이달 내에 국세청공무원 행동강령에 관련조항을 신설하고 위반 시 처벌 조항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국세청의 직원 직무감찰 등에서는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세무서장 등 270여명의 참석자들은 공정사회 추진을 위한 실천의지와 진정성을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국세공무원 실천 결의문’을 본청과 각 지방청 대표들이 직접 서명하고 선포했다. 이 청장은 “국세공무원의 엄격한 자기절제가 공정사회 구현의 출발점”이라며 내외부의 알선·청탁 개입 금지, 직무 관계자와의 골프모임 자제 등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업무 분야별로 공정세정 실천과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추진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등 공정세정의 내부 공감대 확산을 위한 토의 시간을 가졌다. 국세청이 퇴직자 고문알선 금지 등의 자정을 결의한 것은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부적절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국민적 공분을 산 저축은행 부실사태 뒤에 금융업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온 금융감독원의 퇴직 간부 전관예우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세무 검찰’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국세청의 퇴직자들이 기업들의 세무 문제와 관련, ‘고문계약’을 통해 일종의 방패막이 구실을 했었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시각이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미국에 체류할 때 대기업 등에서 수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데 현직 간부가 개입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현직 후배가 세무사로 개업한 퇴직 선배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본인도 퇴임 후 자리를 보전받는 관행이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퇴직공무원을 위한 고문계약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국세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관행에 메스를 대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강령만으로 전관예우 문제가 근절될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상당수 국세청 간부들도 공직자 윤리법의 조항을 교묘하게 피해 퇴직 후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공무원이 전문성을 살려 로펌 등으로 간다면 이를 막기 힘들지만 이 과정에서 현직 공무원이 개입하는 것만은 철저히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극소수 공무원의 행태였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관행에 대한 불감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관행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감사·감찰과 일벌백계식 처벌로 수뇌부들의 확고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교육·국방비리 척결 전담반 신설”

    양건 감사원장 “교육·국방비리 척결 전담반 신설”

    감사원이 교육과 국방 분야 감사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담당 감사단을 신설한다. 정권 후반기의 공직 기강 해이를 차단하는 고강도 감찰 활동도 함께 펼친다. 양건 감사원장은 16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감사원 운영 방향을 밝혔다. 양 원장은 “교육감사단, 국방감사단의 신설은 이 분야에 감사 인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등 신규 인력의 충원 없이 조직 개편의 방법으로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태스크포스(TF)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 국방 및 공직 기강 분야에 대한 감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줄곧 강조했던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 비리척결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청렴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부분이 교육 분야”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 분야의 비리는 교사 개인 비리가 아니라 시설, 관리 등 교육 행정가들에게 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육 분야에서 감사는 “교육 권력”이 주 감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이날 160여 명의 감사 인력을 투입해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 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학사 운영 관리 실태’와 ‘학교 시설 확충·관리 실태’ 감사에 착수했다. 또 ‘교육 비리 근절 TF’를 설치해 교육 비리의 유형과 발생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본원을 비롯해 대전, 광주, 부산 등 3개 지역에 ‘맑은 교육 188 콜센터’를 설치해 교육 관련 비리를 신고받기로 했다. 국방 분야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밝히면서 양 원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방산 비리 등으로 국가 안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올해는 주요 무기 성능 점검과 무기 조달 과정 등의 방산 비리 척결에 주력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국방 개혁 추진 실태 전반을 점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까지 무기 체계 원가 점검 TF를 별도로 설치, 운영하면서 원가 자료를 철저히 분석할 예정임을 밝혔다. 아울러 국가 안보 및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야기하는 지진 등 각종 재난·재해, 전시 상황 등에 대한 대응 및 대비 태세도 점검하겠다고 했다. 공직자에 대한 감찰도 감사원의 주요 기능이다. 양 원장은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감사원에 요구되는 국민적 여망이자 시대적 소명”이라면서 “공직 비리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후반기 우려되는 공직 기장 해이를 차단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부터 서울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 50여 곳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는 등 지자체들의 재정 운영 전반을 점검한다고 했다. 지자체들의 핵심 공약사업과 지방채 발행사업의 효율성 등에 감사의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구제역 방역 및 사후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도 착수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양 원장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과 공급, 주택 보급을 위한 각종 금융·세제 지원 등 주택 정책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원장은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 결과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는 “늦어진 정의는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도 “감사 자체가 너무 광범위한 데다 감사 결과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만큼 신중할 필요도 있었다.”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인출 사태와 관련해 잘못된 점이 밝혀져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실 감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관예우 문제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권고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계좌 추적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도 털어 놨다. 양 원장은 계좌 추적권과 관련, “현재 회계 검사나 금융기관 감사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추적권을 갖고 있지만 직무 감찰의 경우 더 필요성을 느낀다.”면서 “감사원의 오랜 숙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가 뭔지 우선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퇴직 법조인 ‘억’ 소리나는 수입 “30년 판·검사 수입 3년만에 벌어”

    전관예우는 본래 법조계가 ‘원조’다. 전관은 공직 퇴직 후 로펌에 들어가거나 개업을 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뜻하는 법조계 용어였다. 그 말은 그만큼 법조계 전관예우는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다는 의미다. ●전직 대법원장 5년간 60억 수임료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실상 대다수의 판·검사는 퇴직 후 전관 변호사가 된다. 판·검사들은 보통 부장급을 거친 직후 ‘선택의 기로’의 서게 된다. 이때부터는 이른바 진급에 물 먹는 경우가 나오고 여기다 경제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로펌행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한창 일할 나이에 은퇴할 게 아니라면 다 전관이 되는 셈”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법조계 전관예우는 ‘억’ 소리 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30년 공직생활을 2~3년 내에 보상받는다.”거나 “월급에 ‘0’이 하나 더 붙더라.”는 우스갯소리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같은 로펌 내에서도 수임료 수준은 공개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종종 공직자 인사청문회 같은 자리에서 이것이 밝혀져 전관예우 논란을 불지피기도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그만둔 2000년부터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수임료로 무려 60억원가량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임사건 3분의2가량이 대법원 상고심 사건으로 대법관 경력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도 서울고검장 퇴직 후 로펌에서 일하며 6년간 재산 약 20억원을 늘려 전관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수준의 전관예우는 “전관들이 그만큼 ‘밥값’을 하기 때문”이라고 법조인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는 사건을 수임해 변호하는 실무 능력보다는 영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같이 근무했던 동료, 선후배에 대한 전관의 ‘전화 한 통’이 힘을 발휘하는 셈이다. ●“외부 생각만큼 예우 없다” 볼멘소리도 전관들도 물론 고민이 있다.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의 예우가 실제로는 없다는 것이다. 또 각각의 개인차가 존재하는데도 전관이라고 한꺼번에 매도당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한 고등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그 표현이 널리 쓰이면서 사실상 있건 없건 다들 있다고 믿게 됐다.”며 “한국 사회는 어느 분야나 인맥이나 정을 중시하는 면이 있는데, 법조계만 이게 없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문가들은 전관예우가 법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높은 수임료를 내고 전관을 선임하면 소송에 훨씬 유리할 것이란 믿음을 줘 결국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법으로 제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김현호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은 “사실상 법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각자 양심에 의존해 풀어야 할 문제”라며 “전관예우금지법은 법으로 제한해야만 할 만큼 이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정부기관, 고위퇴직자 일자리 알선은 ‘관행’?

    정부기관, 고위퇴직자 일자리 알선은 ‘관행’?

    퇴직하는 고위 공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갖는 것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정무직에 해당하는 장·차관뿐만 아니라 1~3급 고위 공직자들의 상당수가 재취업에 성공한다. 퇴임 당시에 못 챙기면 몇 개월 지난 후에라도 새 일자리를 찾아낸다. 기업이 스카우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관이 알아서 챙겨주는 것도 상당수 있다. 공공연한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이를 인정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퇴임 후의 일자리는 관련 기관의 산하 조직이 대부분이지만 로펌이나 대기업 등 민간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기업이나 금융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들은 재취업의 기회도 많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연봉까지 챙길 확률도 높아진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대평 전 금감원 부원장은 법무법인 김&장 고문으로, 조학국 공정위 전 부위원장은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있다. 문태곤 전 감사원 제2사무차장은 삼성생명의 감사로 근무 중이다.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은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으로, 김정기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보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강중협 전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은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을, 어청수 전 경찰청장과 김정식 전 경찰대학장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과 이동규 전 공정위 사무처장은 현재 법무법인 김&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펌의 경우 종전 장·차관 출신자들에게 기회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중앙부처 과장급까지 확산되고 있다.<서울신문 5월 11일 자 1면> 이 같은 고위 공직자의 퇴임 후 일자리는 공직생활 동안 챙기지 못했던 목돈을 단기간에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모두 공직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급 규모의 한 로펌은 전직 차관을 장관급 예우로 모셔 와 연봉 2억~3억원에 월 1000여만원 정도의 판공비를 제공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는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는 퇴직 전 3년간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영리 사기업 중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평균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기업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규정은 유명무실하다. 고위 공직자가 퇴직 시 재취업할 경우 행정안전부에서 적격성 여부를 심사한다. 그러나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이 없으면 재취업을 막을 방법이 없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퇴임 1년여를 앞두고 교육 등으로 사실상 맡고 있는 업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공직자윤리법은 재취업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09년 6월 1일부터 2010년 5월 31일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제한 판단을 의뢰한 퇴직자 169명 가운데 13명뿐이었다. 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최소 44명의 퇴직자는 직무와 연관성 있는 영리 사기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참여연대는 밝혔다. 2009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개선방안’에서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심사 기준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자본금 10억원, 3년간 연평균 외형거래액 30억원 이상 등으로 다소 강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한경호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 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6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은 재취업 기준 강화와 함께 공직사회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라영재 협성대 교수는 “고위 공직자를 영입하는 이유는 관련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라면서 “전·현직 공직자를 통한 알선·중재 등 부정의 개연성을 없앨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구·박성국기자 yidonggu@seoul.co.kr
  •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법무장관을 지낸 K씨는 2002년 고검장을 퇴직할 때 재산이 8억 40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6년 뒤 다시 공직에 입문할 때는 재산이 7배인 57억 3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중 집값 상승분 15억원과 부인의 상속재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고검장 퇴직 후 변호사 개업과 함께 4개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벌어들인 수입이다. ●“집값 상승·상속 늘어… 변호사 개업·사외이사 수입” 그런가 하면 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뒤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또 다른 K씨는 과거 공직 퇴임 후 민간에서 일했던 10년 동안 6억여원의 재산을 31억여원으로 불렸다. “변호사 수입 등 순수입은 20억원에 못 미친다.”는 전 법무장관 K씨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위력’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출세의 전형을 보여 주는 전·현직 고위관료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 사실상 ‘전관예우’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법조계만 놓고 봐도 변호사로 떼돈 벌겠다며 옷을 벗는 판검사들은 찾기 힘들다. 미 연방사법센터(FJ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방 지방법원 판사의 연봉은 평균 17만 4200달러, 연방 고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4500달러, 연방 대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21만 3900달러다. 반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에 취직한 1년차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달러로, 연방 지법판사와 고법판사의 중간 정도다. 돈을 많이 번 유능한 변호사들 중 일부가 판사가 됐다가 다시 민간으로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그 판사가 전관예우 덕분에 좋은 로펌에 들어갔다는 인식은 찾기 힘들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끌어 낸 로버트 루빈은 월가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골드만삭스 공동회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장관에서 물러나 씨티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미국에선 이를 전관예우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 전관예우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은 물론 제도와 관행,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젊어서 관(官)에 들어가 명예와 권력을 누리다가 퇴임 후 그 기반을 업고 기업에서 부(富)를 쌓는 것이 한국형 출세의 전형이다. 반면 미국은 젊어서 민간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 중 일부가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관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은행(FRB)은 아예 ‘민간 금융기관 근무 경력 5년 이상’을 채용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채용된 공무원들은 몇년 근무하다가 다시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동이 잦다. 그러나 한번 퇴임한 사람이 옛 직장에 연줄을 찾아 선을 대기란 쉽지가 않다. 판사들 역시 한국처럼 사시를 패스해야 하는 게 아니라 민간 변호사 중에서 유능한 인물을 그때그때 시험 없이 채용하는 시스템이어서 한국처럼 서로 끌어주는 조직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전관예우’라는 개념이 없는 미국의 공직사회는 또 다른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마디로 미국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기업의 유착 정도가 워낙 강해 따로 전관예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으로, 전관예우가 없다는 것만을 공정사회의 척도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韓, 젊어서 官→퇴임후 기업… 美, 거꾸로 기업→官 따라서 전관예우 문제는 당장 공정사회 실현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거대자본을 정부 등 공공부문이 제어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차원에서라도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13일 “전관예우 관행이 고착화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처럼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완전한 기업사회인) 미국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도 점점 기업이 정부의 힘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업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입법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나 국회의 조정기능이 약화하면서 약자들에게는 더욱 불리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전관예우 = 전관범죄… 제도·인식 모두 변해야”

    이른바 ‘전관예우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제도에 그칠 게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화까지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수 권력기관의 인사들이 인간관계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관예우라는 말보다 ‘전관범죄’라고 봐야 한다.”면서 전관예우금지법 도입을 반겼다. 그러면서 홍교수는 법안이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 문화적 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반의 인사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전관예우가 자기 사람을 심어 놓은 고위 법조인들이 퇴직한 뒤 그 인맥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사시스템과 문화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교수는 “1년은 너무 짧다. 최소 퇴직 전 2년간 직전 근무지에서의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도 “법 하나 만들었다고 우리 사회의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 판검사를 하다가 변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를 하다가 법원이나 검찰로 간다. 이런 시스템적인 개혁이 수반돼야 사회문화가 바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1989년에도 법조인들의 수임을 제한하는 법률이 만들어졌다가 헌재에서 기각됐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법연수원 입소를 앞둔 예비 법조인 최정필(26)씨는 “젊은 법조인의 경우 전관예우에 대한 문제의식이 상당히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쟁을 거치지 않고 법조인이 과거의 경력으로 이득을 얻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어 “단순히 이 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학연과 지연, 과거의 인연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사실상 전관예우가 보편화돼 있다.”면서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법조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전관예우 문화가 퍼져있다. 좀 더 넓은 차원에서 전관예우를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관’들을 영입하는 이유가 그들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인맥을 이용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전관예우’ 기업들 실태 들여다 보니

    산업계 역시 전관예우가 만연하고 있다. 기업과 각종 협회·단체를 망라한다. 특히 정부 규제가 집중되는 내수 산업인 통신, 정유업계 등에서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재계에서 전관예우가 관례로 굳어진 것은 고위관료 출신 인사를 통해 정치권과 부처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각종 인·허가뿐 아니라 굵직한 규제 완화나 신설 등은 기업과 업종 자체에 지각변동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업의 방패막이가 되기도 한다. 부처가 집행하는 수주 계약 등을 따는 데도 이들의 효용 가치는 상당하다. 전관예우 논란이 가장 많은 업종은 통신업계다. KT는 지난해 12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그룹콘텐츠전략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SK텔레콤은 2005년 남영찬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원(부장판사)를 윤리경영센터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어 하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정책협력실 서기관을 CR 전략실장(상무)으로 채용했다. LG유플러스는 류필계 전 정보통신부 정책홍보관리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정유업계 역시 이에 못지않다. 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석유협회장은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이 독차지해 왔다. 오강현 현 협회장은 산업자원부 차관보와 특허청장 등을 지냈다. 차기 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돼 있는 상태다. LPG협회는 환경부 ‘몫’이다. 고윤화 현 협회장은 환경부 대기보전국장과 국립환경과학원장 등을 지냈다. 부처 기준으로는 지식경제부(전 산업자원부) 출신 관료들의 재계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산업 전반을 컨트롤하는 데다 공직 시절부터 기업들과 비교적 가깝게 지내는 덕분이다. 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협회, 단체 등 ‘문어발식 낙하산’을 자랑한다. 김용근 전 산자부 차관보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으로 옮겼고, 정경원 전 우정사업본부장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양준철 전 서울체신청장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호 전 지경부 국장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병호 전 산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STX그룹 무역·사업부문 사장), 이정식 전 통상산업부 무역위원회 과장(LG유플러스 홈솔루션사업본부 본부장) 등은 기업으로 진출했다. 국토해양부 출신 관료들은 관련 협회와 단체를 장악하고 있다. ▲박상규 전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송용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등이 대표적인 인사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공정사회 히든카드 전관예우 타파…유럽순방 떠나면서도 MB특명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관예우’ 관행 개선에 나선다. 이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해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자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챙겨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융감독기관 출신 직원의 피감기관 진출 행태 등을 비롯, 고위공직자의 전관예우 관행 개선 대책에 대해 보고를 받는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해 전관예우 관행의 실태와 문제점 및 개선책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총리실의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여할지도 관심이다. 지난 9일 출범한 TF는 시스템 전반을 개선, 이번에 드러난 금융감독의 부정부패 및 부실 행태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 달 중에 대책을 마련해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전관예우 관행 개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유럽 3개국을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순방을 떠나기 전 참모진들에게 고위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이 있는 민간 기업에 재취업하는 행태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지난 4일에는 여의도 금감원을 직접 방문해 자체 쇄신안을 보고받고 전관예우 행태를 강하게 질책한 뒤 별도의 특별기구를 구성해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무회의에서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을 강조했었다. 정부 내에서도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을 손볼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공정 사회 추진회의’를 지속적으로 열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각 부처의 과제를 보고받고, 구체적 실현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이를 위해 5대 추진방향과 8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는데, ‘권리가 보장되고 특권이 없는 사회’가 추진방향에 포함돼 있고 ‘전관예우성 관행 개선’이 중점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김 총리 역시 국무회의를 통해 “공정사회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금융당국 퇴직자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해오던 관행에 너무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던 측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 등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다른 공정사회 주제를 먼저 다룰까 하다가 이번 기회에 공직자 윤리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금감원 ‘깜짝 방문’에 이어 직접 보고 청취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번 저축은행 사태가 이명박정부 후반기의 국정운영기조인 ‘공정한 사회 구현’에 치명타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여당의 근거지 가운데 한곳인 부산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민심이 나빠지고 있는 점 등도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판·검사 전관예우 금지] 前官에 금융위·공정위 포함… 형사처벌은 불가능

    11일 의결된 일명 ‘전관예우 금지법’은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는 공직자들이 퇴직하기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1년간 수임할 수 없게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다 퇴직하면 중앙지검 및 중앙지법 사건을 맡을 수 없다. 수원지법에 있다가 나가면 수원지법 및 수원지검 사건을 피해야 하는 등 지방도 마찬가지다. 전관들은 관할 국가기관의 사건을 직접 수임하거나 명의를 빌려 수임하는 것이 금지된다. ‘전관예우’는 퇴직한 판·검사들이 공직으로 되돌아올 때마다 도마에 올랐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도 대검 차장에서 퇴직한 뒤 로펌에서 7개월간 약 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이유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자진 사퇴했다. 법조인들의 타격은 예상 외로 크다. 사건을 많이 유치하고, 사건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건 수임 자체가 봉쇄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판·검사 등 공직자들이 퇴임하면 퇴직지에서 개업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전관예우 금지에는 법원이나 검찰청뿐만 아니라 군사법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관 등 공직 퇴직 변호사도 포함됐다. 반면 변호사가 아닌 고위 공직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장 시행되겠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전관 변호사들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형사처벌할 방법이 없고,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를 받는 것이 전부다. 대한변협 자체 징계에서 변호사법을 위반하면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을 수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구체적인 위반 조항을 명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법무부 검사나 법원행정처 판사가 퇴직할 경우 사건 수임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제한해야 하는지 명백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당시 국회 속기록을 보면 법무부 출신 전직 검사는 법무부 사건을,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는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만 됐을 뿐”이라면서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1989년 헌법재판소는 직전 2년간 근무했던 지역에서 3년간 개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조항이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이번 개정도 과거와 비슷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모호한 ‘전관예우 금지법’… 혼란·물타기 우려

    모호한 ‘전관예우 금지법’… 혼란·물타기 우려

    판·검사 등의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조만간 마련될 ‘시행령’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법원, 검찰 등 전체 공직으로 확대되다 보니 논의가 안 된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빨리 시행령을 만들겠다.”면서 “파견이나 겸임 발령 등 모호한 규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서는 시행령이 법 시행 이전에 나오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행령에 수임 제한 범위를 축소시킬 경우 법 개정 취지가 퇴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변호사법 개정안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판사와 검사 이외 군법무관, 공무원으로 재직한 변호사는 퇴직 전 1년 동안 근무했던 지역의 법원, 검찰청, 군사법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관서 등의 사건을 1년 동안 맡을 수 없게 된다. 또 변호사가 아닌 퇴직 공직자가 법무법인 등에 취업할 경우 명단과 업무 내역서를 지방변호사회를 통해 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공포안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뒤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되려면 6개월 이상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연수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다음 주쯤 효력이 발생한다.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시행령은 모(母)법 범위 내에서 개정하기 때문에 크게 바뀔 수는 없다.”면서도 “위반할 경우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징계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지혜·이민영기자 wisepen@seoul.co.kr
  • [판·검사 전관예우 금지] 퇴직공직자 로펌行, 브레이크가 없다

    지난해 퇴직한 행정안전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퇴직 3년 전에 근무했던 경기도청 시절 결재한 계약서류 한 건 때문에 국내 굴지의 통신사 고문으로의 재취업이 좌절됐다. 취업제한 심사를 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당시 결재가 재취업 이후 직무 수행과는 무관하지만 어쨌든 현행 규정에 걸린다.”고 재취업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재취업 58% 로펌으로 행안부 윤리복무관 관계자는 “퇴직 후 재취업을 하는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찬 밥’과 ‘더운 밥’이 갈린다.”고 설명한다. 로펌으로 직행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 명암이 극명히 엇갈린다는 것이다. 공직자 윤리법 제17조에 따르면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는 퇴직 전 3년간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있는 영리 사기업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업무 관련 기업 범위는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평균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자본금보다 인적 파워·네트워크로 일하는 로펌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이 오히려 회전문 인사를 부추기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자본금 50억원을 초과하는 로펌은 국내에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법제처 같은 부처는 현직에서 쌓은 실무지식을 무기로 로펌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즐비하다. 공정거래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정위를 퇴직하고 민간기업에 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24명 중 14명(58.3%)이 김앤장 등 대형 로펌으로 이동했다. 반면 로펌에서 선호하지 않는 부처 출신들은 퇴직 후 손만 빠는 신세가 될 때가 많다. 이런 형성성 논란 때문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자본금 10억원, 3년간 연평균 외형거래액 30억원 이상’으로 취업 제한 기업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지난해 제출했지만 이를 비롯해 20건이 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낮잠자고 있다. ●취업 제한 개정안 20여건 표류 특히 감사분야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규제하는 개정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감사원·금융위 출신 공무원들은 현직에 있을 때 주로 정부기관을 상대한다는 이유로 퇴직 후 민간기업·은행 감사직에 재채용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이 퇴직일로부터 2년간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판·검사 전관예우 금지] 법원·검찰 “전관예우 금지법 발효전 사표수리 않겠다”

    전관예우 금지를 골자로 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법조계의 양대 축인 법원과 검찰이 “법안 시행 이전에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일부 판·검사들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동요하던 법조계가 급속히 안정됐다. 분위기가 술렁이던 이날 오후 대법원이 “개정 변호사법 시행 이전에 의원 면직 처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법무부도 “사표를 내도 수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관예우 금지 법안 시행을 앞둔 며칠 동안 판·검사들의 줄사퇴가 예상되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앞서 법원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법관 최고참 기수인 구욱서(사법연수원 8기) 서울고법원장과 이진성(연수원10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내 대표적인 1심과 2심 법원 수장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대법원의 방침까지 발표되자 일부 판사들도 사퇴 고민을 접었다. 구 서울고법원장은 “법원에서는 전관예우가 없다고 하는데 국민은 있다고 본다. 만약 전관으로서 예우받으려고 사표를 낸다면 이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라며 “변호사법 개정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법원장은 “변호사법 시행 등 외부 상황에 연연하기보다는 법원의 안정을 지키는 게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임 이유를 밝혔다. 지난 9일 사직서를 낸 이동명(11기) 의정부지법원장은 “후배 법관에게 추월되면 그만두겠다는 평소 생각에 따라 사직서를 낸 것”이라며 “변호사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사직서를 수리해도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법관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의 경우 정기 인사철이 아니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관 개개인의 생각은 다르게 감지됐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당장 사표를 낼 생각은 없지만, 판사직에서 물러난 뒤 나중 일이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초에 검찰 쪽에서는 부장검사 및 부부장 검사 6~7명이 사직서를 냈고, 일부 평검사가 사퇴를 고려하는 분위기였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17~20년 차 부장검사의 경우 검찰에 남을지, 아니면 나갈지의 기로에서 사직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사표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내는 게 보통인데, 지금 냈다는 것은 전관예우 금지가 시행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이 전관예우 금지에 인화성이 더 높은 이유는 퇴임 이후 맡을 수 있는 사건이 관할지의 형사사건으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검찰 전관들이 초대형 민사 사건 등을 맡을 기회는 상당히 드물다. 이런 이유로 검찰 출신은 법원 전관에 비해 사실상 ‘수익 모델’이 제한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는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관예우를 뿌리 뽑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하지 않고 법무법인 수임 사건에 대해 일종의 로비스트와 같이 ‘음성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1년 유예 기간을 둬 전관예우가 엷어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기간이 지나면 결국 형사사건은 전관들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법인이 고위공직자 영입할 때 숫자 제한하는 장치 필요”

    “법인이 고위공직자 영입할 때 숫자 제한하는 장치 필요”

    부패수준에 대한 일반인과 공직자 간 인식 차는 사법부의 상류층에 대한 법 집행이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엘리트 집단의 법과 제도 악용 방지를 위한 단호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위공직자들의 로펌행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 청렴도를 높이려면 고위공직자의 퇴임 후 재취업뿐만 아니라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직자 인식전환·제도개선 해야 각계 시민사회·전문가 30여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국가 청렴도 향상을 위해 제시한 의견들이다. 지난달 13일과 27일 등 최근 6차례에 걸쳐 간담회 형식으로 이뤄진 권익위의 전문가 의견 청취에는 노한균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라영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효과적인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공직자의 인식전환과 함께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권익위는 이 같은 의견을 국가청렴도 제고방안 마련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전·현공무원 유착방지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고위공직자 등 우리 사회 엘리트 집단의 법과 제도 악용을 막는 데 권익위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영재(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협성대 교수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엔 고위공직자에 대한 직무 관련 분야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로펌 등 고위공직자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로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재무, 세무, 건설,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알선, 중재 등 부정의 개연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 등 더 강력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등 선진 국가에서는 퇴직공직자가 업무상 현직의 공직자들을 만나면 반드시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에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퇴직 고위공직자와 현직 공무원과의 유착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한 보험 차원이 전관예우 이와 더불어 고위공직자는 법 이외에 사적영역의 행위기준까지 마련해 퇴직 후 로펌행 등은 고위공직자가 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데 권익위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또 전관 예우의 발생원인이 사실상 현직이 미래에 대한 보험차원에서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조기퇴직을 유도하면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관행이나 특정부서에 근무해야 산하기관 등에 재취업이 가능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꾸짖었다. 전관예우 및 ‘쪽지예산’ 방지 등 사법부와 입법부의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해서 권익위의 제도개선 권고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국회 행동강령 제정도 제안했다. ●청렴정책 수렴시 구체적 방향 제시 부패문제는 가장 첨예한 시각으로 선제적, 선도적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무엇이 청렴이고 부패인지 모호하다며 지진발생 시 한·일 간 대처 요령의 차이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일본은 “책상 밑으로” 대피하라고 하는 반면 한국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식이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위공직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민간분야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진 않지만 특정집단에 과도하게 진출한다면 부패나 사유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면서 “법인이 고위공직자들을 영입할 수 있는 숫자를 제한하는 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익위를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반부패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라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지자체장 등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들의 부패예방 정책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는 “공직자 행동강령이나 부정부패방지법 등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만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위 공직자들의 부당한 행위가 사회문제화된다.”면서 공직자 범죄에 대한 보다 엄격한 법 적용과 원칙을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잘나가는 국·과장 로펌서 ‘싹쓸이’

    잘나가는 국·과장 로펌서 ‘싹쓸이’

    ‘엘리트 관료’들의 대형 로펌행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자리를 옮긴 공무원들 중에는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중간관리자급 국·과장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관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법제처 대변인인 홍승진(42)씨는 지난 9일부터 법무법인 광장에서 새로 일을 시작했다. 행정고시 35회 출신인 홍씨는 고려대 법대와 컬럼비아 로스쿨을 나온 수재로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법제처 내에서도 기획총괄 서기관·국제협력관·경제법제국 법제관·대변인 등 요직을 맡으며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홍씨는 이제 로펌에서 민간 수요에 맞춘 입법 컨설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홍씨는 “현대 행정이 법치주의와 절차적 적법성을 강조하는 추세여서 로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을 갖춘 ‘잘나가는 과장님’들의 로펌 영입 사례는 홍씨가 처음은 아니다. 김영모(48·행시 30회·부이사관 퇴직) 전 금융위원회 과장·이찬호(47·행시 30회) 전 통일부 과장·김성호(43·행시 35회) 전 법제처 과장이 법무법인(유) 태평양에서 일하고 있다. 조영재(42·행시 37회) 전 지식경제부 팀장은 법무법인 세종에 새 둥지를 틀었다. ●미국변호사 자격증 등 갖춘 인재 이들의 특징은 모두 미국변호사 자격증 등을 갖춘,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재라는 점이다. 김영모 전 과장은 서울대 법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미국 변호사로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과장 등 요직을 거쳤다. 무역·통상 관련 전문가인 조 전 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국제통상법 전공으로 뉴욕주립대 로스쿨을 나와 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대형 로펌들이 이렇듯 중간관리자급 엘리트 관료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이들의 ‘활용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 출신의 경우 인맥을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말하자면 ‘로비’가 주된 임무이지만, 이들은 실무적인 측면에서 업무에 뒷받침이 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법제처의 법률안 사전 지원제도에 대형 로펌들이 가세하는 등 변호사의 업무 영역 다변화에 따라 입법 및 정책입안 과정 요소요소를 잘 파악하고 있는 이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이들은 거미줄처럼 얽힌 정부 내 사정에 밝고, 법률에만 정통한 변호사들을 보충해준다.”고 설명했다. ●서기관급 연봉 2억까지… 3배↑ 이를 두고 정부 내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한창 일할 연차의 우수한 인재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데 대해 우려와 위기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점점 개방형 직위가 늘어 가는 추세를 볼 때 오히려 인재풀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 서기관은 “선택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같이 일하던 동기들이 거액의 몸값을 받고 자리를 옮기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키운 역량을 결국 자신의 몸값 높이기에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로펌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대상이 아니긴 하지만, 이들 역시 일종의 ‘전관예우’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서기관급이 로펌으로 옮길 경우 6000만~7000만원이던 연봉이 1억 5000만~2억원 정도로 3배 가까이 뛴다. 유지혜·박성국기자 wisepen@seoul.co.kr
  • 법조인들 로펌으로 몰리는 이유는

    전관예우의 ‘원죄’를 진 법조계는 폭풍 전야다. 특히 최근 대법관 후보로 사법연수원 12기인 박병대(54) 대전지법원장이 제청되면서 박 법원장의 위 기수 법원장급 20여명의 줄사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관례대로라면 이들 중 상당수가 법복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관예우를 금지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이들의 이런 행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변호사법은 현재 정부로 넘어가 공포를 앞두고 있다. 변호사법 개정안은 공포와 동시에 발효된다. 따라서 법 개정안이 발효되기 이전에 법복을 벗고 개업을 하거나 로펌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있다. 한 검사는 “현재 로펌으로 가면 연봉에 최소한 ‘동그라미(0)’가 하나 더 붙는다.”며 실리적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들이 법복을 벗을 경우 로펌행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건 수임에 대한 부담이 적고, 법정에 직접 나가지 않기 때문에 후배들과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로펌을 택하는 주된 이유다. 또 ‘성공한 단독개업’보다 수입은 적지만 수년 내에 제법 ‘큰돈’을 쥘 수 있다는 점도 떨쳐내기 어려운 매력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이재홍(56·연수원 10기) 서울행정법원장이 퇴임 직후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퇴임한 법관 12명도 김앤장에 갔다. 용퇴가 점쳐지는 법원장들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거물’은 법원 최고참인 구욱서(57·연수원 8기) 서울고등법원장과 국내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이진성(55·연수원 10기) 법원장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전국 법원장급 인사에서 사표를 제출했으나 이용훈(70·고등고시 15회)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안정과 무난한 임기 말’을 위해 반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들은 9월 퇴임하는 이 대법원장의 ‘순장조’로 분류됐다. 하지만 후배 기수에서 대법관 후보자가 배출됨과 동시에 전관예우 금지에 따른 실질적 불이익에 따라 이들의 운신 폭이 한결 좁아졌다. 최진갑(57) 부산고법원장은 구 서울고법원장과 함께 최고참이다. 전국 법원장에는 8~12기가 포진해 있다. 지난 2월 10기인 이상훈(55) 대법관이 배출됐고, 박 대전법원장마저 후보로 제청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연수원 11기인 이동명(56) 의정부지법원장은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진성 중앙지법원장은 이미 3차례나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으나 제청되지 못했다. 잇따라 고배를 마신 이 법원장은 지난 9일 이용훈 대법원장을 면담, 사퇴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이 극구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원장은 11일 이 대법원장과 다시 갖는 면담에서 자신의 진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법원장급들이 지금 퇴임하면 전관예우를 노리고 나왔다는 눈총이 따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판사보다 검사 출신에 대해 전관예우가 확실하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사 출신 전관은 공개재판인 법정에서 크게 역할을 할 게 없다.”면서도 “검사 출신은 구속 사건을 불구속 등으로 바꾸면서 성공보수금을 확실히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변호사법 개정안 공표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안은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기철·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금감원 수사도 개혁도 부패척결이 요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어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검사에 관여한 금감원의 검사역 30명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저축은행 불법·비리의 경중을 가리자면 임직원보다 오히려 금감원 전·현직 직원이 크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감시·감독을 하기는커녕 저축은행 임직원과 유착해 각종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점 조사 대상은 대출 청탁 및 알선, 횡령·배임을 묵인·방조하면서 금품이나 향응·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다. 상식선으로 보더라도 금품과 향응이 오가지 않고는 그런 불법이 나올 수가 없다. 어제 구속기소된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 조사역 최모씨 역시 건설업자로부터 8000만원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감사에게 부탁해 220억원을 대출받게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금품 수수 비리를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검사역 몇명을 전시성으로 사법처리해서는 안 된다. 금감원은 2009년부터 20차례에 걸쳐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벌였지만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늉만 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비리가 고질적이고 뿌리 깊다. 따라서 검찰은 윗선을 포함해 비리의 고질적인 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금융검찰이라는 말을 들은 금감원이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했다간 비웃음만 사기 십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려할 정도의 대수술이 필요한 곳이다. 마침 금감원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주요 방향은 반관반민의 괴물이 된 금감원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회복하고, 금감원 출신의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통해 먼저 한점 의혹이 없게 비리의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와 더불어 비리 연루자들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 실상 파악은 금감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부산저축은행을 감사했던 감사원 역시 늑장대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의 문제도 투명하게 밝혀 태스크포스팀에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총체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부패 척결과 개혁의 요체를 깨닫고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검 중앙수사부가 거악 척결의 중추라는 명예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 MOFIA 그들의 침묵… 서민은 ‘시름’

    MOFIA 그들의 침묵… 서민은 ‘시름’

    금융권 전체의 불신을 몰고 온 저축은행 부실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부실과 금융위원회의 정책적 실패가 만든 합작품이다. 금융위원회는 ‘모피아’로 구성돼 있다. 결국 총체적인 금융 불신의 뿌리에 경제 권력 ‘모피아’가 있다는 얘기다. 모피아들은 일찌감치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알았으면서도 침묵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8일 “저축은행 부실을 파악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차선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밀린 숙제(저축은행 구조조정)를 지금 하려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는 쓰러질 위기의 저축은행을 ‘업계 자율’ 또는 ‘시장 원리’라는 이름으로 대형 저축은행에 떠넘겼다. 비리의 온상이었던 부산저축은행도 대전·전주저축은행을 각각 2008년 11월과 12월에 인수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개의 부실 저축은행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됐다. 공적자금 투입 같은 정공법 대신 부실 떠넘기기 같은 편법으로 해결하면서 저축은행의 규제를 완화해 주는 당근으로 일관해 왔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부실을 떠넘겼으니 정부로서는 저축은행을 달래기 위해 ‘민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름을 저축은행으로 바꿔 주고 8·8클럽에는 법인 신용공여한도를 철폐해 PF 대출에 올인하도록 만든 것 등이 이런 차원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모피아는 정책을 세우기보다는 전관예우라는 명분 아래 서로 자리 밀어주기를 하는 데 주력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은 지난 6일 금감원 쇄신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추진 방안 발표를 예고했으나 총리실의 제지로 이를 급히 취소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은 오늘의 금감원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핵심적인 잘못은 금감원에 있지만 서민금융을 활성화한다면서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워온 ‘관치 금융’이 금감원의 정상적인 감독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용어클릭] ●모피아(Mofia) 옛 재무부 출신 관리를 지칭하는 말로 재무부(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를 말한다. 재무부 출신 관리들이 정계와 금융계 등으로 진출해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면서 마피아에 빗대 모피아라는 말이 등장했다.
  • 모피아 ‘불편한 진실’ 세 가지

    한국의 금융정책과 관련해 ‘불편한 진실’ 세 가지가 있다.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서로 밀어주기를 하는 ‘요직 독식 체제’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정권은 바뀌어도 모피아는 영원하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실패한 금융정책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공식이다. 이명박(MB) 대통령 정권 들어서도 지난 3년여 동안 역대 어느 정권보다 재무부 출신들이 요직에 많이 등용됐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이 모피아 출신이다. 여기에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최규연 조달청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진병화 기술신용보증이사장, 이승우 예보 사장, 장영철 캠코 사장 등 금융기관의 수장이 모두 모피아다. 모피아의 영향력은 관료계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권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라인 대부분이 모피아 출신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모피아의 특징으로 추진력과 돌파력을 꼽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 대통령이 모피아의 이런 특성을 중시한 것도 사실이다. 성장률 둔화와 물가불안, 유럽발 재정위기, 북한 리스크 등 산적한 경제 현안의 위기 관리자로서 모피아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최틀러’라고 불리는 최중경 장관, ‘대책반장’으로 통하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모피아 특유의 과감성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끈끈한 인맥과 결속력이 한국 금융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관료들인 모피아는 기획과 비전 제시보다는 자리 보전을 위해 성과에 치중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경제기획원 출신이 맡았던 모 국책은행장 자리의 향배를 놓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이 회동해 향후 금융위 출신이 가도록 교통 정리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모피아의 영향력이 강한 금융정책은 경제정책의 핵심이지만 외부 견제를 거의 받지 않고 일종의 이너서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엄정한 위계질서 속에서 과거 자신이 모셨던 상관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할 경우 관료·금융권 인사에서 반드시 보답받는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책 실패가 드러나도 제대로 된 책임 추궁은 거의 없다. 시간이 흐르면 주요 정책라인에 기용되거나 공공·민간 금융기관의 노른자위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되풀이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정책은 전문적이고 파급력이 크다는 특성 때문에 정치적·사회적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 관료에 의해 그들만의 논리와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이 좌우되는 것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비웅·오달란기자 stylist@seoul.co.kr
  •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금융감독원이 1999년 출범한 뒤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금융 보안 대란, 저축은행 부실 및 도덕적 해이 사태 등에 대한 책임론과 전·현직 직원 비리 의혹이 집중되며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현직 직원이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4일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금감원 방문이 이뤄졌다. 외부 행사에 참석 중이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부랴부랴 돌아왔다. 이 대통령의 호된 질책에 김 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전하면서 제도와 관행 혁파를 지시했다.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문과 강도 높은 질책은 금감원의 엄청난 변혁을 예고한다. 금감원은 이 대통령 방문 직후 전 직원의 청렴도를 평가해 업무에 반영하고, 금융기관 감사 추천 관행을 폐지한다는 내용 등의 쇄신책을 제시했다. 특권적 지위를 전면 포기하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본연의 업무 자세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2급에서 4급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보고했다. 하지만 이 정도 쇄신책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부실 감독과 정책 실패, 전관예우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금감원의 검사·감독 부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제대로 된 현장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대형 비리를 오랫동안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사원도 지난해 비슷한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금감원의 독점적인 검사·감독 권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정책 실패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저축은행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잘못된 대안으로 구조 조정 시기를 놓쳐 문제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장은 “감독 부실 이전에 정책의 문제도 있다.”면서 “저축은행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고 질질 끌어 온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책 당국의 문제도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은 물론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에 내부 임직원들을 감사로 내려보내곤 했는데 이번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을 보면 이는 결과적으로 ‘비리의 씨앗’이 됐다. 금감원은 낙하산 감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비리를 견제하지 못하고 외려 동조한 ‘눈먼 감사’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는 “금융 당국 퇴직자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해 오던 관행에 너무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던 측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관행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임직원에 대한 채찍만 거세졌을 뿐 문제를 일으킨 근본 원인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금융 감독 시스템 자체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감독 권한의 독점을 막아서 경쟁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금감원 외에도 예금보험공사, 한국은행으로 감독 분야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단일 감독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복합 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며 전문성과 권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금감원 차원의 수습책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외부 수술 가능성도 높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갖는 엄중한 의미를 금감원이 제대로 새겨야 할 것이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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