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언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마무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호화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공조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감면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20
  • 새달 4일 국제만화애니메이션 축제 개막

    제8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2004)이 새달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과 메가박스,시청앞 서울광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올해 SICAF에서 일반 관객들이 눈여겨볼 섹션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애니마시아’와 만화ㆍ애니메이션 전시회인 ‘툰파크’.가장 많은 볼거리가 내장된 ‘애니마시아’ 부문에는 개막작인 프랑스 애니메이션 ‘개구리의 예언’(감독 자크 레미제라르) 등 417편이 선보인다.이 가운데 경쟁부문 출품작은 117편.국내작 ‘왕후 심청’과 독일 3D애니메이션 ‘백 투 가야’(Back to Gaya) 등 장편 5편,단편 36편 등이 포함됐다. 만화콘텐츠 전시회 ‘툰파크’는 대상과 주제에 따라 ‘가족존(ZONE)’‘만화 애니 존’‘해외 존’‘디지털게임 존’‘스페셜 존’ 등 5개 부문으로 나뉜다.출판사나 게임ㆍ애니메이션 제작사 300여곳은 자체부스를 만들어 작품들을 전시한다.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FIBD 특별전’,세계 각국의 만화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카툰전’,유럽애니메니션이 선보이는 ‘EU 베스트 앨범’과 ‘일본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특별전’‘고우영 특별전’ 등도 준비됐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SICAF 사이버 전시’는 올해 ‘SICAF 엑스포’로 업그레이드됐다.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SICAF 엑스포에서는 폐막일까지 툰파크 전시 프로그램의 일부가 소개될 예정이다. 시청앞 광장에 마련되는 부대행사도 푸짐하다.매일 오후 8시부터 열리는 야외상영회에는 ‘로보트 태권브이’‘마리 이야기’‘원더풀 데이즈’‘하얀마음 백구’ 등 인기작품들이 상영된다.인디밴드 피터팬 콤플렉스,도로시,스웨터 등이 참가하는 ‘카툰 콘서트’(7일),만화퀴즈대회 ‘만화 도전 골든벨’(6∼8일) 행사 등도 열린다.(02)755-2212.www.sicaf.or.kr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14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4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예수는 고향 사람들이 자신을 불신하자 “어디서나 존경받는 예언자도 제 고향과 제 집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고 탄식하였는데,이는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여서 세상을 속이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한다 하여 독배를 마시고 죽었으며,부처 역시 이교도들로부터 박해받으며 방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자도 마찬가지여서 평생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었는데,특히 중국 역사상 최고의 정치가였던 안영으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평가는 공자 역시 뛰어난 예언가였으면서도 당대의 권력가와 지식인들로부터 ‘반대 받는 표적’이었음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가 돌아간 후 경공은 크게 감탄하며 먼저 번처럼 공자에게 봉토를 하사하고 중용하여 곁에 두려 하였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안영은 머리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였다고 사마천은 사기에 기록하고 있다. “대체로 유자란 말만 그럴듯하지 바른 규범을 지키지 못하며,거만하게 자기만을 내세워 남의 밑자리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있습니다.또한 상례(喪禮)를 지나치게 숭상하여 파산을 하면서까지 성대하게 장사를 지내니,풍속으로 삼을 수도 없을 것이며,여러 나라를 유세하며 구걸하고 빌리기만을 잘하니 나라를 위하는 것도 못됩니다.” 안영이 공자를 지나치게 제사와 상례를 중요시하는 형식주의자로 보고 있음은 안영의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상반되기 때문인데,안영의 이런 태도는 ‘안자춘추’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어느 때 혜성이 나타나서 불길한 징조를 보여 주고 있었다.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자연의 기변(奇變)은 인간사의 불의를 반영하는 것으로 믿는,이른바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이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었으므로 혜성의 등장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주는 경고라고 생각하고 있던 경공은 천재지변을 사전에 경고하기 위해서 신관으로 하여금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빌도록 하였던 것이다.이에 안영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혜성이 나타난 것은 이 세상에 부도덕한 자를 없애기 위함입니다.만약 임금께서 부도덕함이 없으실 것 같으면 기도드릴 필요는 없습니다.그러나 만약 임금께서 부도덕함이 있을 것 같으면 기도를 드려 보았자 혜성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안영은 허례허식(虛禮虛飾) 같은 것을 이미 초월한 실존주의자였던 것이다.그러므로 안영이 예를 숭상하는 공자를 ‘지나치게 상례를 숭상하는 율법주의자’로 보고 있음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안영의 말을 들은 경공은 그러나 여전히 미련을 갖고 말하였다. “경은 월석부(越石父)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경공의 질문에 안영이 대답하였다. “신은 월석부를 현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면 경은 공구를 월석부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자 안영은 머리를 흔들며 말하였다. “아닙니다,전하.공구는 현인 중의 현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경은 공구를 중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경공은 평소에 안영이 현인(賢人)을 존경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원래 현인은 ‘어진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덕행이 뛰어난 성인(聖人)의 다음가는 군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경공의 질문에 안영은 대답하였다. “물론 공구는 현인 중의 현인이요,군자 중의 군자입니다.그러나 크게 현명한 사람이 나오지 않게 된 이래로 주나라의 왕실은 쇠약해지고,예악은 많이 소멸되었습니다.…”
  • 儒林(14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예수는 고향 사람들이 자신을 불신하자 “어디서나 존경받는 예언자도 제 고향과 제 집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고 탄식하였는데,이는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여서 세상을 속이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한다 하여 독배를 마시고 죽었으며,부처 역시 이교도들로부터 박해받으며 방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자도 마찬가지여서 평생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었는데,특히 중국 역사상 최고의 정치가였던 안영으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평가는 공자 역시 뛰어난 예언가였으면서도 당대의 권력가와 지식인들로부터 ‘반대 받는 표적’이었음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가 돌아간 후 경공은 크게 감탄하며 먼저 번처럼 공자에게 봉토를 하사하고 중용하여 곁에 두려 하였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안영은 머리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였다고 사마천은 사기에 기록하고 있다. “대체로 유자란 말만 그럴듯하지 바른 규범을 지키지 못하며,거만하게 자기만을 내세워 남의 밑자리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있습니다.또한 상례(喪禮)를 지나치게 숭상하여 파산을 하면서까지 성대하게 장사를 지내니,풍속으로 삼을 수도 없을 것이며,여러 나라를 유세하며 구걸하고 빌리기만을 잘하니 나라를 위하는 것도 못됩니다.” 안영이 공자를 지나치게 제사와 상례를 중요시하는 형식주의자로 보고 있음은 안영의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상반되기 때문인데,안영의 이런 태도는 ‘안자춘추’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어느 때 혜성이 나타나서 불길한 징조를 보여 주고 있었다.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자연의 기변(奇變)은 인간사의 불의를 반영하는 것으로 믿는,이른바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이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었으므로 혜성의 등장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주는 경고라고 생각하고 있던 경공은 천재지변을 사전에 경고하기 위해서 신관으로 하여금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빌도록 하였던 것이다.이에 안영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혜성이 나타난 것은 이 세상에 부도덕한 자를 없애기 위함입니다.만약 임금께서 부도덕함이 없으실 것 같으면 기도드릴 필요는 없습니다.그러나 만약 임금께서 부도덕함이 있을 것 같으면 기도를 드려 보았자 혜성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안영은 허례허식(虛禮虛飾) 같은 것을 이미 초월한 실존주의자였던 것이다.그러므로 안영이 예를 숭상하는 공자를 ‘지나치게 상례를 숭상하는 율법주의자’로 보고 있음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안영의 말을 들은 경공은 그러나 여전히 미련을 갖고 말하였다. “경은 월석부(越石父)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경공의 질문에 안영이 대답하였다. “신은 월석부를 현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면 경은 공구를 월석부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자 안영은 머리를 흔들며 말하였다. “아닙니다,전하.공구는 현인 중의 현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경은 공구를 중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경공은 평소에 안영이 현인(賢人)을 존경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원래 현인은 ‘어진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덕행이 뛰어난 성인(聖人)의 다음가는 군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경공의 질문에 안영은 대답하였다. “물론 공구는 현인 중의 현인이요,군자 중의 군자입니다.그러나 크게 현명한 사람이 나오지 않게 된 이래로 주나라의 왕실은 쇠약해지고,예악은 많이 소멸되었습니다.…”
  • 儒林(145)-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올바른 정치를 하는 방법에 대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대답한 공자의 정치관은 한마디로 공자의 정치철학의 핵심이다.이 대답 역시 매우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논리처럼 느껴지지만 시대를 초월한 금과옥조인 것이다. 임금답지 않은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고,신하답지 않은 신하가 정치를 하고,아버지답지 않은 아버지가 가정을 이끌면 그 나라와 가정은 한마디로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공자의 정명주의(正名主義)에서 비롯된 말인데,정명이란 ‘명분을 올바르게 한다.’ 또는 ‘명칭(이름)을 바로잡는다.’는 뜻이지만 단순하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공자의 핵심적인 정치사상인 것이다. 한마디로 공자는 논어에서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다.(政者正也)’라는 말로 이를 함축시키고 있는데,이는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이 자기에게 주어지는 명칭이나 명분과 꼭 맞는 올바른 상태에 있다는 것은 질서의 극치’를 뜻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논어의 자로(子路)편에는 이러한 공자의 사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로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위나라의 임금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부탁드린다면 선생님께서는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부터 바로잡겠다.(必也正名乎)’ 이 말을 들은 자로는 너무나 단순한 스승의 말에 실망하여 다음과 같이 반문하였다. ‘그런 게 있습니까? 선생님은 우원(迂遠)하십니다.어째서 그것을(그처럼 무의미한 것을) 바로잡으시겠다는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구나,너는.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일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법이다.명분이 바로 서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못하고,말이 순조롭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못하고,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적중하지 못하고,형벌이 적중하지 못하면 백성들이 손발 둘 곳이 없게 된다.’ 그러고 나서 공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물에 이름을 붙일 때에는 반드시 말로써 전달될 수 있어야 하며,말로써 전달되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군자는 말에 있어 구차스러운 바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故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 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공자의 정명론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반드시 가슴 속에 새겨야 할 교훈이다.공자는 정치가들에게 있어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그를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정치를 바로잡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자의 이러한 정치사상은 중국 역사상 전제군주들의 사상적 근거로 이용되어 왔다.세계의 질서를 천자를 정점으로 하는 대일통(大一統) 속에 유지하는 것을 이상주의로 본 공자의 사상은 한(漢)대 이후 계속 봉건체제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발전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자의 정치철학 역시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안영의 눈으로 보면 공허하고 관념적인 아마추어리즘에 불과한 것이었다. 공자가 돌아간 후 경공과 안영이 공자에 대해 나눈 대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예언자들은 당대의 권력자와 지식인들로부터 배척받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예수가 ‘여우도 굴이 있고,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예수 자신)은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한탄하였던 것처럼 공자 역시 안영으로부터 모욕적인 멸시를 받게 되는 것이다.
  • 儒林(145)-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45)-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올바른 정치를 하는 방법에 대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대답한 공자의 정치관은 한마디로 공자의 정치철학의 핵심이다.이 대답 역시 매우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논리처럼 느껴지지만 시대를 초월한 금과옥조인 것이다. 임금답지 않은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고,신하답지 않은 신하가 정치를 하고,아버지답지 않은 아버지가 가정을 이끌면 그 나라와 가정은 한마디로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공자의 정명주의(正名主義)에서 비롯된 말인데,정명이란 ‘명분을 올바르게 한다.’ 또는 ‘명칭(이름)을 바로잡는다.’는 뜻이지만 단순하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공자의 핵심적인 정치사상인 것이다. 한마디로 공자는 논어에서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다.(政者正也)’라는 말로 이를 함축시키고 있는데,이는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이 자기에게 주어지는 명칭이나 명분과 꼭 맞는 올바른 상태에 있다는 것은 질서의 극치’를 뜻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논어의 자로(子路)편에는 이러한 공자의 사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로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위나라의 임금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부탁드린다면 선생님께서는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부터 바로잡겠다.(必也正名乎)’ 이 말을 들은 자로는 너무나 단순한 스승의 말에 실망하여 다음과 같이 반문하였다. ‘그런 게 있습니까? 선생님은 우원(迂遠)하십니다.어째서 그것을(그처럼 무의미한 것을) 바로잡으시겠다는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구나,너는.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일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법이다.명분이 바로 서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못하고,말이 순조롭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못하고,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적중하지 못하고,형벌이 적중하지 못하면 백성들이 손발 둘 곳이 없게 된다.’ 그러고 나서 공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물에 이름을 붙일 때에는 반드시 말로써 전달될 수 있어야 하며,말로써 전달되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군자는 말에 있어 구차스러운 바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故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 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공자의 정명론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반드시 가슴 속에 새겨야 할 교훈이다.공자는 정치가들에게 있어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그를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정치를 바로잡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자의 이러한 정치사상은 중국 역사상 전제군주들의 사상적 근거로 이용되어 왔다.세계의 질서를 천자를 정점으로 하는 대일통(大一統) 속에 유지하는 것을 이상주의로 본 공자의 사상은 한(漢)대 이후 계속 봉건체제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발전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자의 정치철학 역시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안영의 눈으로 보면 공허하고 관념적인 아마추어리즘에 불과한 것이었다. 공자가 돌아간 후 경공과 안영이 공자에 대해 나눈 대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예언자들은 당대의 권력자와 지식인들로부터 배척받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예수가 ‘여우도 굴이 있고,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예수 자신)은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한탄하였던 것처럼 공자 역시 안영으로부터 모욕적인 멸시를 받게 되는 것이다.
  • 발라도의 예수/정찬 지음

    “오래 전부터 예수에 대해 호기심이 있었는데 이 작품으로 신의 후광에 싸인 예수가 아니라 원래,인간으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장편소설 ‘빌라도의 예수’(랜덤하우스중앙 펴냄)를 낸 작가 정찬(51)은 ‘사람의 아들’인 예수에 주목했다. 땅과 하늘 사이에 ‘소설의 사다리’를 놓아 인간에 내재한 폭력성을 구원할 방법을 모색해온 그로선 당연한 접근으로 보인다.20일 기자와 만난 그는 ‘인간 예수’를 빚게 된 배경과 과정을 진지하고도 찬찬히 들려주었다. “예수에 대한 기록은 신약 성서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하지만 신약은 ‘예수의 신성(神性)설파’라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습니다. 심지어 예수의 존재성을 새로 해석해 파문까지 당했다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예수의 마지막 유혹’도 읽어보니 신성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어요.저는 기독교인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서기 30∼50년대 사회·정치·문화사적 맥락에서 살아 숨쉬는 예수를 그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말만큼 쉽지는 않았나 보다.직접 예수의 마음 속에 들어가 속내를 드러내는 게 부담이 된 듯 작가는 다른 인물이나 화자의 시점을 빌려 예수의 활동 모습을 냉정하게 관찰한다.주요 관찰자는 로마제국의 유대지역 총독으로 부임해 예수의 사형을 고심 끝에 허락하는 빌라도다.작품은 빌라도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죽음과 부활의 신화나 편협한 유대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적 신을 추구하는 철학 등을 접하면서 임지인 팔레스타인에 도착한 뒤 유대 민중과 충돌하면서 통치하는 모습을 그린다. 작품 곳곳에서 작가는 특유의 통찰력과 해석으로 예수에게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빌라도의 시선을 빌려서 세례자 요한을 이은 또 하나의 예언자 예수에 대한 민중의 열렬한 추종의 힘을 예수의 ‘정치적 감각’에서 찾는다. 또 예루살렘 최고 권력자 안나스의 해석에 기대어 예수가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비유하면서 상인들을 쫓아낸 사건 즉,‘성전 정화사건’에서 “대중의 심리를 꿰뚫는 동물적 감수성”을 격찬한다.작가는 “신정일치 시대에 예수가 권력의 핵심인 예루살렘의 성전을 건드린 것은 권력에 대한 정면도전이었기에 당연히 죽음을 부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가 그린 ‘인간 예수’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귀결된다.작가는 “정신의 깊이가 있고 순결하고 영혼에서 향기가 나는 사람,특히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열정적으로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라고 말한다. 10년 전 유럽 여행에서 모티프를 얻은 뒤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작가는 1983년 중편 ‘말의 탑’으로 등단한 뒤 1995년 중편 ‘슬픔의 노래’로 동인문학상,2003년 소설집 ‘베니스에서 죽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儒林(13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3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어쨌든 제나라에 온 지 반년이 지나서 간신히 경공을 만난 공자는 아무런 소득 없이 물러나와 다시 유유자적할 수밖에 없었다.기록에 의하면 공자가 제나라에 머물러 있는 1년 남짓 동안 경공을 세 번 만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첫 번째 만남부터 두 번째 만남까지에도 다시 수개월의 공백기간이 흘러간다. 이 기간 동안에 공자가 무엇을 했는가는 기록에 나와 있지 않다.다만 ‘공자가어’에는 공자가 주나라 희왕의 묘에서 화재가 날 것을 예언하였다는 짤막한 기사가 나오고 정론(正論)편에는 공자가 제나라의 산택(山澤)을 관장하는 우인(虞人)을 칭찬하는 대목이 나오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우인. 이는 산림과 소택을 맡아 관리하던 벼슬아치를 가리키는 말로 우형(虞衡)이라고도 불리었으며,때로는 짐승을 기르는 동산을 관리하는 말단 벼슬아치였다.공자가 이 우인을 칭찬한 것은 제나라의 행정이 말단에까지 미치어 구석구석 잘 관장되고 있음을 말하는데,이는 일찍이 안영이 경공에게 ‘산림,소택,바다의 소금,기타 모든 자원이 있는 곳은 국유지로 되어 있어 전하가 파견한 감독관이 백성들에게 노역을 강요하고 있습니다.’라고 극간하여 이를 바로잡은 후였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영과는 달리 경공은 공자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그로부터 수개월 뒤 공자는 경공을 두 번째로 알현하게 된다.제자들과 더불어 궁궐 안으로 들어간 공자는 수개월 전과는 다른 낯선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은 궁녀들이 모두 남장을 하고 있던 엽기적인 복장을 벗어던지고 이번에는 여장을 하고 있었다.불과 몇 개월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궁궐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큰 변화가 온 것 역시 안영의 간언 때문이었다.안영은 군주의 엽기적인 퇴폐 취미를 바로잡으려 하였지만 마땅한 때가 오지 않아 묵묵히 인내하고 있었다.그런데 마침내 때가 온 것이었다. 궁 안에 궁녀들이 남장을 하고 다니자 이것이 큰 유행을 보여 궁 밖의 여자들도 남장을 하기 시작하였다.경공은 이것이 사회적으로 퇴폐적인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관리를 보내어 이러한 유행을 금지시키도록 하였다.남장을 한 여인들을 잡아다가 문초를 하고 벌을 주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참다못한 경공이 안영에게 물어 말하였다. “내가 관리들을 보내어 여자들의 남장을 엄금토록 하였는데도 이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소이다.그 까닭이 무엇이겠소.” 이에 안영은 그토록 기다리던 때가 왔음을 알고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궁궐 안에서는 여자들에게 남장을 시키면서 궁 밖에서는 이를 금지시키시는데 이는 마치 문에다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猶懸牛首于門而賣馬肉于內也).” 그러고 나서 안영은 말을 맺었다. “만약 전하께서 궁 안에서 남장을 금지시키신다면 자연히 궁 밖의 여자들도 남장을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괘양두매구육(掛羊頭賣狗肉)‘양머리를 걸어두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팔고 있다.’는 말은 이처럼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안영이 말하였던 ‘소머리와 말고기’는 훗날 ‘양머리와 개고기’로 바뀌어 흔히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단어로 바뀌는데,어쨌든 이 유명한 고사성어는 이처럼 뛰어난 안영의 간언술(諫言術)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 儒林(13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어쨌든 제나라에 온 지 반년이 지나서 간신히 경공을 만난 공자는 아무런 소득 없이 물러나와 다시 유유자적할 수밖에 없었다.기록에 의하면 공자가 제나라에 머물러 있는 1년 남짓 동안 경공을 세 번 만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첫 번째 만남부터 두 번째 만남까지에도 다시 수개월의 공백기간이 흘러간다. 이 기간 동안에 공자가 무엇을 했는가는 기록에 나와 있지 않다.다만 ‘공자가어’에는 공자가 주나라 희왕의 묘에서 화재가 날 것을 예언하였다는 짤막한 기사가 나오고 정론(正論)편에는 공자가 제나라의 산택(山澤)을 관장하는 우인(虞人)을 칭찬하는 대목이 나오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우인. 이는 산림과 소택을 맡아 관리하던 벼슬아치를 가리키는 말로 우형(虞衡)이라고도 불리었으며,때로는 짐승을 기르는 동산을 관리하는 말단 벼슬아치였다.공자가 이 우인을 칭찬한 것은 제나라의 행정이 말단에까지 미치어 구석구석 잘 관장되고 있음을 말하는데,이는 일찍이 안영이 경공에게 ‘산림,소택,바다의 소금,기타 모든 자원이 있는 곳은 국유지로 되어 있어 전하가 파견한 감독관이 백성들에게 노역을 강요하고 있습니다.’라고 극간하여 이를 바로잡은 후였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영과는 달리 경공은 공자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그로부터 수개월 뒤 공자는 경공을 두 번째로 알현하게 된다.제자들과 더불어 궁궐 안으로 들어간 공자는 수개월 전과는 다른 낯선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은 궁녀들이 모두 남장을 하고 있던 엽기적인 복장을 벗어던지고 이번에는 여장을 하고 있었다.불과 몇 개월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궁궐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큰 변화가 온 것 역시 안영의 간언 때문이었다.안영은 군주의 엽기적인 퇴폐 취미를 바로잡으려 하였지만 마땅한 때가 오지 않아 묵묵히 인내하고 있었다.그런데 마침내 때가 온 것이었다. 궁 안에 궁녀들이 남장을 하고 다니자 이것이 큰 유행을 보여 궁 밖의 여자들도 남장을 하기 시작하였다.경공은 이것이 사회적으로 퇴폐적인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관리를 보내어 이러한 유행을 금지시키도록 하였다.남장을 한 여인들을 잡아다가 문초를 하고 벌을 주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참다못한 경공이 안영에게 물어 말하였다. “내가 관리들을 보내어 여자들의 남장을 엄금토록 하였는데도 이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소이다.그 까닭이 무엇이겠소.” 이에 안영은 그토록 기다리던 때가 왔음을 알고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궁궐 안에서는 여자들에게 남장을 시키면서 궁 밖에서는 이를 금지시키시는데 이는 마치 문에다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猶懸牛首于門而賣馬肉于內也).” 그러고 나서 안영은 말을 맺었다. “만약 전하께서 궁 안에서 남장을 금지시키신다면 자연히 궁 밖의 여자들도 남장을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괘양두매구육(掛羊頭賣狗肉)‘양머리를 걸어두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팔고 있다.’는 말은 이처럼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안영이 말하였던 ‘소머리와 말고기’는 훗날 ‘양머리와 개고기’로 바뀌어 흔히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단어로 바뀌는데,어쨌든 이 유명한 고사성어는 이처럼 뛰어난 안영의 간언술(諫言術)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 [공연리뷰] 블러드 브라더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장기공연 중인 뮤지컬 ‘블러드 브러더스(Blood brothers)’가 원작 그대로 국내에서 공연된다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98년 우리 정서와 상황에 맞게 제작한 ‘의형제’라는 훌륭한 번안극이 있는데 굳이 원작을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블러드 브러더스’는 학전의 ‘의형제’와는 차별되는,원작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리타 길들이기’‘셜리 밸런타인’의 작가 윌리 러셀이 극본과 작사·작곡까지 도맡은 이 작품은 1960년대 경제불황에 시달리는 영국 리버풀 소도시를 배경으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려낸다.마릴린 먼로 같은 화려한 삶을 꿈꿨으나 현실은 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 존스턴 부인이 갓 태어난 쌍둥이 형제중 한 명을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잣집 라이언스 부인에게 보내면서 비극은 잉태된다. 가난이 불러온 이들의 비극적 운명은 정리해고,대량실직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당시 격변기 사회상과 맞물려 한층 증폭된다.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미키는 고교 졸업후 공장에 취직했으나 정리해고를 당하자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한다.반면 부유한 가정 환경의 에디는 대도시 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 시의원이 된다.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여자 친구 린다에 대한 오해로 결국 두 사람이 총을 겨누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빈부 격차가 빚어내는 첨예한 사회 갈등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작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극 전반에 등장해 복선을 깔고,미래를 예언하는 해설자의 몫이다.하지만 해설자역을 맡은 배우를 중간에 코믹한 역할로 여러번 출연하게 한 연출(글렌 월포드)의 의도는 ‘낯설게 하기’라는 원래 목적보다 지나쳐 오히려 희화화된 듯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빛을 발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특히 존스턴 부인역의 서지영은 힘든 현실에서도 배짱을 잃지 않는 당당한 노동자계층 여성과 쌍둥이 형제의 비극에 가슴 찢어지는 모성애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무기한,대학로 폴리미디어시어터 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만들어진 전통/에릭 홉스봄 등 지음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격자무늬 천으로 짠 킬트는 사실은 1707년 잉글랜드에 스코틀랜드가 통합된 뒤 잉글랜드인이 발명한 것이다.이집트 태생의 영국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른바 ‘오랜 전통’의 허구성을 지적하며,그것은 대체로 최근에 ‘만들어진’ 것임을 밝힌다.현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과거의 흔적들이라는 것이다.베네딕트 앤더슨이 ‘상상의 공동체’란 개념을 유행시켰듯이 이 책은 ‘만들어진 전통(The Invention of Tradition)’이란 말을 유행시키며 전통에 대한 연구의 촉매 구실을 했다.2만 5000원. ●굿바이 바그다드/하영식 지음 독일 철학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차라투스트라는 기원전 6세기,지금의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태어난 예지디교 예언자였다.또 티그리스 강을 가로지르는 하산키프의 다리와 유적은 고대 쿠르드의 영화를 말해준다.4500만명의 인구를 지닌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인 쿠르드족.그들은 지금 나라 잃은 민족이 돼 터키 정부의 폭압에 시달리고 있다.터키 헌법은 쿠르드어와 문화를 불허함은 물론 쿠르드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한다.중동지역의 분쟁 현장을 취재해온 저자는 쿠르드족의 아픈 역사와 처절한 현실을 생생히 보여준다.9800원. ●존 콜트레인-재즈,인종차별,그리고 저항/마틴 스미스 지음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곧 음악 속에서 태어난 것을 의미한다.”위대한 트럼펫 연주자 돈 체리가 지적했듯이 흑인 가정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햄릿 출신인 재즈 음악가 존 콜트레인 역시 음악을 유난히 좋아하던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다.존 콜트레인은 재즈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테너 색소폰으로 재즈 뮤지션 활동을 시작,소프라노 색소폰을 대중화시키는 등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재즈 음악을 살찌웠다.1950∼60년대 재즈계를 풍미한 존 콜트레인의 마흔한 살의 짧은 삶과 음악세계를 다뤘다.7500원. ●창과 십자가/백인호 지음 프랑스혁명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정치·경제적 접근,사회·문화적 접근,역사적 접근 등.여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종교적 접근이다.19세기 프랑스 역사가 미슐레는 “종교혁명을 제외하면 프랑스 혁명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까지 했다.책은 프랑스혁명 직전까지 프랑스 사회를 지배하던 종교가 혁명을 거치면서 왜 그리고 어떻게 갈등을 빚었으며 또 화해에 이르게 됐는가를 살핀다.프랑스혁명 기간,흥분한 민중은 종종 귀족들의 머리를 창에 꽂아 행진하곤 했을 정도였다.프랑스 혁명기 종교사에 관한 본격 연구서.1만 8000원. ●조선의 여성들/박무영 등 지음 자신이 죽어도 다시 장가들지 말라고 남편에게 당당히 요구했던 천부적인 화가 신사임당,술에 취해 방안에 드러누워 사해가 넓음을 시로 읊고 남편에게 거침없이 “나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했으니 당신도 사위의 도리를 다하시오.”라고 일침을 놓은 시인 송덕봉,남편의 멘토로 존경받았던 문인 강정일당….책은 충·효·열이라는 도덕률이 지배한 사회였지만 도도한 영혼을 잃지않고 살아간 조선 여인 14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책은 타자의 시선으로 덧칠된 현모양처의 신화를 말끔히 벗겨낸다.우리가 닮고 싶은 역사 속의 역할모델을 찾을 수 있다.1만 1000원.˝
  • 알라위 ‘후세인 사형’ 시사

    연합군이 주권을 이양한 뒤 첫날인 29일 이라크의 정국은 불안정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바그다드 등 전국에서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군 병사와 민간인이 잇따라 무장 저항세력에 의해 살해됐다. 이에 따라 주권을 넘겨받은 임시정부가 치안 확보를 위해 계엄령 선포를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연합군은 30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11명의 법적관할권을 이라크 임시정부측에 넘길 예정이다.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후세인이 7월1일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내각이 사형제 부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무장 저항세력 ‘신과 그의 예언자의 적을 향한 날카로운 칼’은 “미국의 이라크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는 이유로 3개월 가까이 인질로 억류하던 미군 병사 1명을 살해했다고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가 29일 보도했다.알 자지라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 저항세력이 방송사에 관련 비디오 테이프와 성명서를 보내왔다고 전했다.이날 살해된 것으로 보도된 오하이오주 버테이비아 출신의 키스 M 모팽(20) 상병은 지난 4월9일 바그다드 서부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다 저항세력의 매복공격을 받은 뒤 실종됐다.알 자지라는 저항세력이 모팽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팔루자의 저항세력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팔루자 순교자단체 총사령부’라는 단체는 28일 “팔루자 밖에서 미군에 협력하는 자를 응징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의 비디오 테이프를 AP통신에 보냈다. 사흘전 김선일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에 납치됐던 터키인 3명은 29일 풀려났다.알 자지라는 이 단체 조직원 3명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인질 3명을 앞에 두고 성명서를 읽는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이들은 성명에서 “여러분,우리 형제,그리고 터키의 이슬람 교도들을 위해 인질들을 석방해 집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인 근로자 2명이 또다시 저항세력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터키 일라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지난 1일 이후 실종 상태인 터키인 근로자 2명이 정체 불명의 저항세력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모습이 잡혔다.피랍자 신원은 에어컨 수리공인 무라트 키질과 소네르 세르칼리로 확인됐으며 사진에는 웅크리고 앉아 신분증을 든 인질들 뒤로 중기관총과 로켓추진수류탄(RPG)을 든 채 복면을 한 5명의 괴한의 모습이 찍혀 있다. 29일 이라크 바드다드 주택가를 순찰하던 미군 차량 부근에서 폭탄이 터져 미군 3명이 숨지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무차별적인 테러전이 계속됐다.북부 유전도시인 키르쿠크에서는 29일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출근중이던 쿠르드족 경찰 간부 1명이 다치고 그의 경호원 1명이 사망했다고 경찰이 밝혔다.또 남부 바스라에서는 28일 영국군 병사들이 차량으로 이동하던중 도로에 매설된 사제폭발물이 터져 1명이 숨지고 다른 2명이 부상했다고 군 대변인이 전했다.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5㎞ 떨어진 마흐무디야에서는 소총과 RPG로 무장한 괴한들이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1명과 민간인 1명이 숨졌다.괴한들은 공격 개시전에 코란 구절을 암송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라크 경찰은 이날 독자적으로 바그다드 시내 주요 교차로에 검문소를 설치해 차량과 운전자들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알 자르카위 등과 같은 잔혹한 살인자들을 다루기 위해 일시적이지만 거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계엄령 선포를 지지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seoul.co.kr˝
  • [서울광장] 공비처 공방의 진실/우득정 논설위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신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부패방지위원회 산하 기구로 설치할 것을 지시한 만큼 공비처의 신설은 기정사실화된 듯하다.다만 공비처에 어느 정도의 수사권과 독립성을 부여할 것인지,수사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가 논란의 대상이다.열린우리당은 독자적인 기소권까지 갖는 ‘또 하나의 검찰’을,정부는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한나라당은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검찰 역시 공비처의 칼날이 사실상 자신들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초기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추진됐던 공비처 신설이 지금은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변질됐다.왜 그렇게 됐을까.전 검찰총장 A씨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 노 대통령이 검찰 독립을 강조하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검찰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행사하면 1592명의 검사 개개인이 정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따라서 검찰이 독립하면 검찰만 좋아할 뿐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불편해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그는 검찰을 외압에서 자유롭게 하더라도 법무부라는 행정권을 통한 통제를 강화해야만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공비처 신설 당위론을 펼치는 것을 보면 A씨의 예언이 적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여당 의원들은 한결같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없다.’는 논리를 앞세운다.대통령도 국회의 견제를 받는 마당에 검찰이라고 예외여서 되느냐는 것이다.그리고 기왕에 견제할 바에는 수사권과 기소권 등 검찰과 똑같은 칼날을 주어야 한다고 열을 올린다. 기소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면 검찰의 기소 결과가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에 바로 재판을 신청할 수 있는 재정신청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어떤 수를 쓰든 검찰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결의를 읽을 수 있다.하지만 재정신청 권한 부여는 법리상 명백한 오류를 담고 있다.재정신청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피해자 권리 구제책이지 수사기관의 권리 구제책은 아닌 것이다. 검찰은 송광수 검찰총장이 ‘중수부 해체 불가’를 외치며 항명성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뒤 숨을 죽인 채 여론의 향방만 지켜보고 있다.다만 ‘무소불위 권력’이라는 말에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죄 짓지 않는 사람에게는 종이호랑이보다 못한 권력이라고 주장한다.그러면서도 여권이 말하는 변호사 자격을 지닌 공비처 수사관이 민변 출신 변호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이 대목이 바로 검찰이 가장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했다가 검찰 스스로 지금의 역풍을 불러들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검찰만 ‘독립’을 좋아했지 남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얘기다. 따라서 강금실 법무장관이 검찰권 견제를 위해 감찰권을 법무부로 이관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수용했다면 공비처 신설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공비처 신설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기는 했으나 과연 최선책인지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막대한 예산을 들여 운용하는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또 다른 권력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차라리 이번 기회에 현재 진행 중인 사법개혁의 과제에 검찰권 견제 항목도 추가해 원점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올림픽 여자배구 ‘왕언니’ 김화복

    지난 16일 태릉선수촌의 한낮은 뜨거웠다.오후 훈련이 시작되는 3시 반.일찌감치도 찾아온 6월 무더위는 안그래도 실내 훈련으로 텅빈 오후의 선수촌 중앙 광장을 더 깊은 고요 속으로 밀어 넣었다. 빨간 벽돌로 새옷을 입은 운영동 뒤편 배구장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웃음소리가 적막을 깬다.네트 너머로 보이는 12명의 한국 올림픽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앉은 이의 모습이 낯설다.의아한 표정을 읽은 듯 말많은 김사니(도로공사)가 나선다.“모르세요? 이 언니 김화복 언니잖아요.” 달라진 얼굴만 빼면 왜 모를까.배구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1980년대 초반까지 여자 코트를 주름잡은 한국 최고의 공격수 김화복을….올드팬들의 기억 속에 흑백 화면으로만 남아 있는 그는 20년 세월을 훌쩍 넘겨 지금은 여유있는 중년으로 변해 있었다. ●태릉선수촌 생활지도위원으로 ‘제2인생’ 그의 직함은 태릉선수촌 생활지도위원.“여자 선수들의 숙소 생활을 책임지고 있으니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사감 선생’ 정도로 생각하면 쉬울 것”이라고 둘러친다.여자 선수 모두를 뒷바라지하는 것이 맡은 일이지만 아무래도 배구 선수들에게 신경이 더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더구나 이들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이탈리아 러시아 등 세계 최고의 팀들을 연파하며 3회 연속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자랑스럽고 부러운 후배들이기 때문이다. 김화복은 지난 69년 부산 남일초등학교 6년때 배구공을 잡은 이후 14년간 코트를 누볐고,남성여고 1년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올림픽 무대는 한번도 밟지 못했다.단 한 번 찾아온 기회(80모스크바)는 한국이 불참하는 바람에 날려 버렸다.올림픽 때만 되면 아쉬움과 설레임이 되살아나는 이유다.지난 4월 겨울리그가 끝난 뒤 국가대표를 고사한 노장 장소연 강혜미(이상 30·현대건설)를 전향(?)시킨 ‘특사’ 노릇을 한 것도 그래서다. 그의 배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은 하나 더 있다.그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통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184연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역.69년 국세청으로 출발해 대농-미도파로 이어진 소속 팀이 세운 기록이다.76년 입단해 기록 경신에 한몫을 한 그는 그러나 5년 뒤인 81년 5월 전남 광주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진리에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선경과의 경기 직전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출전을 못한 것. ●장소연 등 국가대표 은퇴 번복시킨 특사 주포가 빠진 미도파는 결국 국가대표 센터 김애희와 레프트 진춘례가 버틴 선경에 져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그는 “기록이 깨지는 순간 배구가 끝나는 줄 알았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는 배구만 빼면 모든 면에서 지각생.83년 선수 생활을 접은 그는 27세의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석사까지 마쳤고,35세에 노처녀에서 탈출했다.“되돌아 보니 모든 일에는 반드시 ‘때’가 운명처럼 다가오더라.”고 말한다.“선배 언니 소개로 지금의 아이 아빠를 만나고 보니 이전에 아는 스님이 예언해준 나이,모습 그대로더라구요.그래서 후다닥 해버렸지요.” 그는 첫 태극마크를 달고 찾은 지난 74년의 태릉선수촌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겨울이면 추워서 양말을 몇 켤레씩 껴신고 잠을 청하던 숙소며,여름이면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에 미끄러지던 배구장 바닥.30년 세월따라 지금은 모두 변했지만 12명의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해주는 ‘배구 이야기’는 그 시절 선배에게 들었던 것과 똑같다.“배구요?날아다니는 공이 바닥에 떨어지면 지는 경기잖아요.우리 삶도 목표가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 눈물 닦으며 퇴장하는 수밖에요.” 오는 8월 아테네까지 동행할 김화복은 분명히 이번 올림픽여자배구대표팀의 왕언니이자 13번째 선수다. 글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화법으로 풀어쓴 고전 3권

    “도가사상의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하이데거는 기존의 유럽 철학을 규탄하면서 선생님의 사상을 발전의 동력이자 원천으로 간주했어요.미국의 어떤 학자는 ‘도덕경’이 ‘미래의 유토피아 세계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죠.선생님의 생태지혜 또한 사람들의 찬양을 받고 있지요.”(몽접) “나는 세상일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5000자의 ‘도덕경’으로 서술하고 마침내 서쪽으로 은둔했네.후대 사람들에게 수많은 수수께끼와 무한한 사상적 공간,나아가 후대에 형성된 ‘노자학’을 남겨두려 한 것은 아니라네.이것은 정말로 무심하게 버드나무를 꽂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니,인위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 일이 없구나!”(노자) ●옛 성현들 현대로 불러내 가상대화 시도 고전 속 옛 성현들을 현대로 불러내 가상인물과 대화를 나누는,색다른 방식의 고전읽기를 시도한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노자와 장자에게 직접 배운다’(콴지엔잉 지음,노승현 옮김),‘공자와 맹자에게 직접 배운다’(린타캉 등 지음,강진석 옮김),‘손자에게 직접 배운다’(왕빈 지음,정광훈 옮김) 등 세 권.도서출판 휴머니스트에서 펴낸 이 책들은 ‘묻고 답하기’‘공격과 방어’‘문제제기와 해명’ 등 다양한 대화법을 동원해 고전의 세계를 명쾌한 언어로 풀어낸다.이제 고전은 더이상 난해하고 엄숙하기만한 텍스트가 아니다.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더없이 친근한 지혜의 샘이 될 수 있다. ●‘몽접’과 함께 하는 심오한 도가의 세계 ‘노자와 장자에게 직접 배운다’에 나오는 화자 몽접은 장자의 ‘호접몽’ 고사에서 빌려온 이름.몽접은 노자와 장자의 대화 파트너로 우리를 도가의 심오한 세계로 이끈다.“삶에 얽매이지 말고 죽음에 속박되지 말라.”“새는 깊은 숲에 머무르지만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고,쥐는 강물을 마시지만 배부름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고,생명의 참뜻을 깨우칠 수 있을까. ●‘작림’따라 지혜로운 공맹사상의 숲으로 ‘공자와 맹자에게 직접 배운다’에서는 작림이란 인물을 따라 공맹사상의 숲으로 들어간다.공자와 맹자는 큰 지혜를 지닌 사람이다.지혜는 지식과 다르다.지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차 퇴색하거나 낙후돼 현실적인 의미를 상실하기 십상이다.하지만 진정한 지혜는 시대가 변해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오히려 역사의 발전에 따라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해진다.공자와 작림의 대화 한 자락.“군자의 인격을 소유한 자는 어떤 힘을 가지게 되나요.”(작림) “군자는 굳은 지조가 있는 자입니다.삼군을 호령하는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일개 필부가 품은 지조는 빼앗을 수 없습니다.하물며 군자의 지조를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지조를 품은 선비와 인자는 자신이 살고자 인을 해치지 않고,자신을 희생해 인을 이루는 자들입니다.”(공자) ●손자병법 특강 ‘의경’과 같이 듣기 ‘손자에게 직접 배운다’는 ‘전략의 예술가’ 손자가 들려주는 손자병법 특강이다.이 책에서도 손자와 시종일관 대화를 나누는 인물이 있다.의경이란 젊은이다.“내가 장수를 뽑는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 지혜,신의,아끼는 마음,용맹,엄격함의 오덕(五德)이오.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임무를 맡길 수 없소.”(손자) “지혜를 오덕 중에서도 가장 앞에 놓으셨네요.여기서 지혜가 가리키는 건 무엇인가요.”(의경) “지략과 계책을 의미하오.”(손자) 책 중간중간에 오왕 합려가 ‘엑스트라’로 나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그는 자신의 총희를 둘이나 죽였음에도 인재를 잃을 수 없다는 신념에서 손자를 장군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이 책들은 대화의 형식을 통해 성현의 지혜를 구하고 도를 들려준다.사실 대화체의 저술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중국 철학에서 공맹(孔孟)의 저작은 대부분 대화체다.중국의 현학이나 불학,이학,심학 관련 저작들도 대화체가 많다.서양에선 일찍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대화록을 세상에 남겼으며,흄·디드로 같은 철학자들도 대화체 형식의 명저를 냈다.이번에 선보인 ‘각색된’ 대화체의 책들은 고전과 독서대중의 간극을 메워준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새로운 출판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각권 1만 2000∼1만 4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녹색공간] 삼보일배, 그 후 1년/이시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네 명의 성직자들이 작년 3월부터 5월말까지 새만금문제 해결과 이라크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전북 부안 해창 갯벌에서 서울까지 65일간 305㎞의 거리를 삼보일배로 행진하였다.이 행진의 뜻을 다시 새기고 기념하기 위해 지난 5월 28일 ‘삼보일배,그 후 일년’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이 자리에는 삼보일배의 기록 영상이 상영되었고,그 당시에 사용하였던 손장갑,신발 등이 전시되었다. 문규현 신부,수경 스님,김경일 교무,이희운 목사 등 4명의 성직자가 시작한 이 삼보일배 행진에는 수천 명의 참가자가 뒤따랐다.그들의 고행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전북 부안에서도 삼보일배 일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지만 지금 삼보일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망각되어 가고 있는 것은 삼보일배뿐만 아니다.삼보일배가 기원하였던 새만금문제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오히려 새만금 갯벌은 4공구의 공사완료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그렇다면 삼보일배는 과연 일부 성직자들의 허망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다.지금 삼보일배는 한국에서 저항과 표현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부안의 방폐장반대운동에서도,고속전철의 통과를 반대하는 경남의 천성산에서도,심지어는 정치가들까지도 삼보일배의 형태를 빌려서 의사표명을 하고 있다.그 형태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 삼보일배는 우리의 정신사에 더 없이 값진 자산이 될 것이다. 삼보일배가 진정 바라는 것은 세 걸음 걷고 한번 땅에 엎드려 절함으로써,인간이 갖고 있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독을 극복하자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사회운동이 타자를 향해 투쟁을 전개하는 반면 삼보일배에서는 자기의 삶의 근본을 되돌아보게 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삼보일배는 인간뿐만 아니라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낼 수 없는’ 뭇생명의 고통을 들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삼보일배의 성직자들은 인간사회 내부뿐만 아니라,인간과 자연,생물과 무생물간의 모순까지 해결할 것을 몸으로 호소하여 우리들의 감성과 인식의 지평을 크게 넓혀 주었다.삼보일배는 우리 시대의 반환경적,반평화적 구조를 폭로하고,뭇생명의 울부짖는 목소리를 대언(代言)하였다.그런 의미에서 삼보일배는 현대의 예언자이다. 네 분의 성직자들에게 있어서 작년의 삼보일배는 하나의 끝이 아니라,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같았다.토론회에서는 네 성직자들의 근황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문규현 신부는 작년 7월부터 지금까지 부안지역의 핵폐기물처분장건설 반대운동에 혼신을 기울여 싸우고 있다.수경 스님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지난 3월부터 향후 3년 내지 5년간의 계획으로 평화탁발 순례에 나섰다.순례단은 지리산과 제주도를 돌아,그리고 지금은 부산에서 생명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에게 평화가 회복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또 김경일 교무는 익산지역에서 반핵운동에 참여하면서 환경운동을 준비하고 있다.이희운 목사는 삼보일배에 참여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교계에서 비판을 받아 목회를 중단하고 향후 20년간의 계획으로 생명평화의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삼보일배’는 무엇을 주제로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들은 실로 중대한 물음을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시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
  • [씨줄날줄] 노동의 종말과 미래/우득정 논설위원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첫해,청와대 비서실은 개혁의 당위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불씨 나누기’ 운동을 펼쳤다.일본 에도시대 봉건 번주 우에스기 요잔의 일대기를 담은 ‘불씨’라는 책 돌려 읽기가 그것이었다.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을 헤치고 한걸음씩 내딛는 김영삼 대통령의 상황이 우에스기 요잔과 흡사하다는 이유에서였다.그래서 당시 개혁주도세력들은 ‘불씨’의 저자 도몬 후유지가 쓴 또 다른 개혁 소설 ‘51대 49’를 인용하면서 명분과 역사의식에서 ‘51’을 점유한 개혁파가 ‘49’의 반발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위기의 파고를 타고 닻을 올린 국민의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대량 실업사태,고용 불안 등을 뛰어넘는 희망의 메시지를 로마클럽 보고서인 ‘노동의 미래’(오리오 기아리니·파트릭 리트케 지음)에서 찾으려고 했다.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8·15 경축사에서 재임기간 동안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사실상 완전 고용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복음’의 핵심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로 인해 완전 고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노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로마클럽 보고서는 1995년 발간 이후 전 세계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던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 대한 반박문 성격이 짙었다.리프킨은 1850년대 이후 미국 사회에서 기계화,자동화,정보화가 블루칼라,화이트칼라,중간 관리층의 일자리를 급속히 없앤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대량 실업과 전 세계적인 빈궁,사회적 불안이 미래의 암울한 모습임을 예고했다.‘노동의 종말’은 당시 외환위기 국면과 맞물려 한국의 식자층 사이에 불길한 전조처럼 확산됐다.오늘날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없는 성장’의 뿌리도 따지고 보면 리프킨의 예언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뒤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 정권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제3의 길’의 작가 앤서니 기든스가 쓴 ‘노동의 미래’을 선물하면서 일독을 권했다고 한다.이번에야말로 리프킨이 드리웠던 종말론에 마침표를 찍을 해답을 기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흥행·작품성 겸비… 세계적 감독으로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박찬욱은 가장 흥미로운 액션영화 감독 가운데 한 사람이 될 것이다.”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예언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다섯번째 장편영화인 ‘올드보이’로 처음 진출한 칸영화제에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박찬욱(41)감독.그는 이제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상 받을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영화제가 임박하면서 ‘올드보이’의 수상은 차근차근 현실로 다가섰다. 14일(현지시간) 기자시사회, 15일 기자회견과 공식 상영때 드러난 ‘올드보이’의 열기는 ‘올드보이’ 시상식의 예고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강대 철학과 재학 때 영화패를 창단할 만큼 영화광인 박 감독은 할리우드 B급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을 살려 컬트풍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3인조’를 만들어 흥행엔 실패했으나 두꺼운 마니아층을 확보해 왔다.세번째 영화인 ‘공동경비구역 JSA’로 583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흥행에도 솜씨를 보인 뒤 ‘복수 3부작’인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를 연출하며 우뚝 섰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된 ‘올드보이’는 33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영문도 모른 채 15년동안 감금된 오대수(최민식)와 그를 가둔 남자 이우진(유지태)의 과거사가 물고 물리며 벌어지는 복수 이야기이다.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근친상간’이라는 극단적 반전을 삽입해 복수의 강도를 더했다. 박찬욱 특유의 연출력과 작품성에 힘입어 ‘올드보이’는 미국 인기 인터넷 사이트 에인트잇쿨 닷컴의 ‘2003 세계 10대영화’에 뽑히는가 하면 220만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미국 메이저 영화사 유니버셜 픽처스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아 일찍부터 어떤 식으로든 수상이 점쳐졌던 작품이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두살배기도 팔순 할아버지도 한마음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3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가 23일 오전 마라톤 동호회와 시민,공무원 등 8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펼쳐졌다. 대회에는 경찰청 231명,국방부 183명,국세청 159명 등 공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또 김예언(12)양 등 발달장애아 13명이 5㎞ 코스를,휠체어 장애인 윤태기(37·보건복지부 6급 주사)씨가 10㎞ 코스를 완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하프코스 남자 부문은 신동역(32·회사원)씨,여자 부문은 김정옥(48·주부)씨가 각각 1시간9분24초와 1시간26분14초를 기록,우승을 차지했다.10㎞ 부문에서는 마크 보이어(32·서울국제학교 교사)와 심인숙(39·다음 마라톤동호회 퀸)씨가 31분54초와 36분24초로 남녀 1위를 기록했다. 서울신문 채수삼(蔡洙三)사장은 대회사에서 “2년전 ‘흙길을 달리자.’는 모토 아래 마라톤 코스로 첫선을 보였던 이곳이 이제 환경친화적인 마라톤의 명소로 자리잡았다.”면서 “1904년 구국의 기치를 들고 창간된 대한매일신보에 뿌리를 둔 서울신문도 100주년을 맞는 만큼 여러분의 강인한 레이스처럼 더욱 힘차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대회는 행정자치부와 스포츠서울21이 후원,SK텔레콤·포스코·팬택계열·FILA가 협찬,해태제과·OB맥주·농협·한국도자기·포토로·폴라·삼익전자·한진택배·숭문중,고교가 협력했다. 유영규 김효섭 이효용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대회 이모저모 “아름다운 코스를 달리며 ‘함께 뛰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가족애를 마음껏 나눴습니다.” 23일 제3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8000여명의 시민들은 화창한 봄기운을 벗삼아 힘차게 달렸다. ●유모차도 달렸다 난지도 생태공원 주변을 포함,한층 새로워진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는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많았다.5㎞를 18분30초 만에 제일 먼저 들어온 홍용일(39·경기도 평택시·회사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아들 유식·규식군과 같이 참여했다.홍씨는 “삼부자가 2년전부터 같이 마라톤을 즐기면서 대화의 소재도 늘어 가정이 훨씬 화목해졌다.”면서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가 아니냐.”고 말했다.홍씨의 두아들도 20분대를 기록했다. ‘유모차 부대’는 참가자들의 격려를 한몸에 받았다.이성원(34·경기도 의정부시·회사원)씨는 아내 이성숙(30)씨와 함께 2살된 동수군을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5㎞를 쉼없이 달렸다.이씨는 “힘들긴 하지만 가족이 다같이 뛰었다는 뿌듯함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밀어주고 끌어주며 한마음돼 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은 서로서로 도와주며 참여한 코스를 마쳤다.회사 동료들과 함께 나온 1급 지체장애인 윤태기(37·보건복지부 주사)씨는 10㎞를 1시간23분17초에 완주,갈채를 받았다.12년전 군복무때 다리를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된 윤씨는 “지난해 이 대회의 5㎞ 부문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마라톤을 시작했다.”면서 “1주일에 서너차례씩 1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하고 나면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낀다.”며 웃었다. ●외국인들,‘뷰티풀’ 연발 외국인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코스에 감탄했다.”고 입을 모았다.10㎞에 출전,외국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인 마크 보이어(32·서울국제학교 교사)는 “곡선 코스가 많아 조금 힘들었지만 매우 아름다웠고,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도 좋았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프코스를 1위로 들어온 신동역(32·경남 창원시·회사원)씨는 “마라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자기와의 싸움”이라면서 “지금껏 풀코스를 23차례 완주했는데 꼭 100번을 채우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대회에서는 마라톤을 함께 뛰며 기록 시간대를 조절해 주는 ‘페이스 메이커’ 17명이 1시간 45분대부터 15분 단위로 2시간 30분대까지 적은 풍선을 들고 참여,마라토너들의 안전한 완주를 도왔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5Km 완주 장애어린이 13명

    “아빠 금메달이야.근데 너무 힘들었어.” 23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의 5㎞ 부문에 출전,내내 울음이라도 터트릴 듯한 표정으로 달리던 찬겸(8)군은 결승선에 들어오자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찬겸군은 기념으로 받은 완주메달을 친구들에게 내보이며 자랑했다.아버지 김영헌(47)씨는 “잘했다.잘했어.”라며 연신 칭찬했다. 찬겸군은 자폐를 앓고 있다.치료를 위해 ‘포올 운동발달센터’에 다닌다.찬겸군과 같은 발달장애 어린이 13명과 일반학생·가족·자원봉사자 등 모두 57명은 짝을 지어 5㎞를 완주했다.찬겸이와 함께 뛴 이창미(28·여) 포올센터 교사는 “매주 수요일 아이들은 1∼2㎞씩 체육관을 뛰는 등 평소에도 꾸준히 운동한다.”면서 “그래도 오늘 걱정했는데….”라며 기뻐했다. 발달장애 어린이들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 이상의 실질적인 치료요법이다.강명희(37) 포올 센터원장은 “운동을 하면 신경전달물질의 수치가 떨어지며 특히 마라톤은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부족한 지구력을 키울 수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모든 어린이들에게 5㎞ 마라톤은 쉽지만은 않았다.예언(12)양은 다섯 걸음을 뛰고 주저 앉기를 반복했다.때문에 함께 달리던 아버지 김응술(41)씨와 어머니 황선숙(37)씨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야 했다.김씨는 “가족들이 틈틈이 등산과 수영을 하지만 오늘 예언이가 힘들어했다.”면서 “운동은 성취감과 끈기·자신감을 키워주는 만큼 평소에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이 돼 준다.”고 말했다.예언양은 어렵게 완주했다. 매일 아침 2㎞씩 집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이동현(9)군은 어른들 못지않은 실력을 보이며 포올의 참가자 가운데 2등으로 골인했다. 강 원장은 “발달장애 아동들도 결국 일반 아동과 같이 생활하는 이웃”이라면서 “발달장애 아동들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신문 제정 제12회 공초문학상 수상 정현종 시인

    “그동안 이런저런 문학상을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갔으면 했는데….” 수상 소감치고는 짧은 한마디.그 속에 시인 정현종의 모습이 들어있다면 지나친 예단일까.시인의 상징처럼 보이는 흰 머리와 여전히 움푹 파인,맑으면서 직관이 그득한 눈매와 느릿느릿한 말에는 남에 대한 배려,겸허가 배어있다.수상시 ‘경청’이 이미 시인의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된 듯하다. ●중학시절 본 공초 ‘스님’ 이미지로 남아 “중학교 시절 명동의 음악다방에서 공초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당시 윤동주 시집을 들고 문학에 빠져있던 터라 선생님 소문을 듣고 찾아갔는데 줄담배만 태우시며 말씀이 없던 기억이 납니다.제주 돌하루방과 흡사한 얼굴의 선생님은 제게 거의 반쯤은 스님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스쳐간 만남이 인연이 됐을까? 이후 공초와 다시 만난 적도 없고 문학 내적으로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그의 수상시 ‘경청’은 공초의 삶과 시와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공초는 일상의 구속을 거부한 채 형이상학적 세계를 시심(詩心)으로 그린 시인.무욕·무소유의 철학으로 세상을 초월한 삶을 살면서 수많은 문인들과의 접촉으로 시세계를 넓혀갔다.그의 시 정신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의 12번째 수장작 ‘경청’에서 정현종은 불행이나 비극의 원인이 경청하지 않는 세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이라고 나지막이 노래한다.그가 강조한 ‘경청’은 자신을 낮추고 나아가 비워야 가능할 것이다.이 경지야말로 공초가 실천하려고 한 무욕과 통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맥이 통하네요.지금 우리 현실은 정치판·학교 등 어떤 공간에서건 자기의 말만 난무합니다.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는 여유가 아쉽습니다.듣는 능력은 참 중요합니다.시(詩)든 음악이든 모든 예술은 들을 수 없으면 불가능합니다.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비단 여론만 듣는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비판까지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청’은 지난해 세상에 나온 그의 여덟번째 시집 ‘견딜 수 없네’에 수록된 작품.시인 고은이 ‘우리 시대의 한 언어의 정령’이라고 찬탄한 첫 시집 ‘사물의 꿈’(1972년)을 낸 이후 시인은 작품을 낼 때마다 ‘문단의 화제’였다.초기에는 사물의 존재 의의를 내밀한 꿈의 속성과 연계시키는 관념적 시세계에 몰두하다가 80년대 이후 사물의 구체적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이후 다섯번째 낸 시집 ‘한 꽃송이’는 “상당한 변화를 겪으면서 보여온 과정이 마침내 도달하게된 ‘자유’의 한 극점”이라는 평을 받으며 환경문제를 문학적으로 집약한 전범으로 자리잡았다. ‘약점으로 내리는 비’‘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 등 파격적 시어들은 마침내 문학평론가 김현에게서 “한국 현대시의 표현법과 소재의 면에서 큰 충격을 준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김춘수와 김수영을 극복한 자리에 시인 정현종을 자리매김하게 했다. ●바람의 시인… 자유의 시인 숲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바람의 시인’‘자유의 시인’이라 불려온 그는 수상시 ‘경청’에 이르기까지의 시적 변화를 이렇게 말한다.“나이 들면서 문어보다는 보통 하는 말 즉 구어(口語)의 사용이 늘었습니다.또 관심 영역도 세상만사로 넓어졌고요.무엇보다 제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변하지 않았는데 읽기가 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경험의 눈으로 보는 게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탁월한 그의 시적 감수성이 세월의 흐름에 민감한 것은 자연스럽다.‘경청’이 들어있는 시집 ‘견딜 수 없네’에서는 시간의 무상함,어쩔 도리없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유달리 많이 토로한다.“나이 들면서 시간의 본질과 덧없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최근 ‘꽃 시간’이란 제목의 시도 두편을 썼습니다.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없다,바쁘다.’라고들 하는데 시간 자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주류의 삶에 딴죽을 거는 게 문학의 속성이라고 할 때 그가 이 광속의,현란한 속도의 세태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컴퓨터 앞에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더 바삐 굴러가고 조급해지는 거죠.문명사라는 게 가속도의 역사 아니겠어요.천천히 가야 합니다.가끔은 멈춰서서 느긋한 마음으로 세상과 일을 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이 격류의 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게 문학이 아닐까요.” 거슬러 올라가는 운명은 힘들다.그러나 내년이면 등단 40년을 맞는 시인이 헤쳐온 ‘시의 길’은 세속의 잣대로는 고난의 길이었을지 모르지만 정작 자신과 독자에게는 황홀하지 않았을까.그 ‘고통의 축제’는 시인이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이 “시(예술)라는 것이,혹시,폭설(제도와 문명의 폭력) 속에서 고라니가 찾아가는 인가 같은 것은 아닐까.”라는 예언자적 비유 속에 잘 녹아 있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 ■정현종 연보 ▲39년 서울 출생 ▲59년 연세대 철학과 입학 ▲65년 박두진 추천 시 ‘독무(獨舞)’로 ‘현대문학’ 등단 ▲66년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동인 ‘사계’ 결성 ▲70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 ▲74년 미국 아이오와 대학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가 ▲77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 부임 ▲78년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82년 연세대 국문과 시창작 지도교수 부임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92년 이산문학상 수상 ▲96년 대산문학상 수상 ▲작품집 ●시집 ‘사물의 꿈’‘나는 별 아저씨’‘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한 꽃송이’‘세상의 나무들’‘갈증이며 샘물인’‘견딜 수 없네’ ●시선집 ‘고통의 축제’‘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이슬’ ●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숨과 꿈’ 등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