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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종 주연의 신검을 둘러싼 죽음

    9년 만에 부활한 KBS 2TV ‘전설의 고향’이 한국 토종 납량물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9시 55분에는 최수종 주연의 ‘사진검의 저주´(극본 문은정·연출 김정민)가 전파를 탄다. 총 8회분의 단막극 형태로 제작된 ‘전설의 고향’은 지난 6일에 첫방송된 ‘구미호’편이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단번에 수목 드라마 정상에 올라섰다. 제3화 ‘사진검의 저주’는 두번의 전란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 왕실이 국운을 북돋우기 위해 보검인 사진검을 만들며 벌어지는 괴이한 죽음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납량물이다. 사건은 사진검 제작을 사흘 앞두고 대장장이 마을의 야장 칠복이 괴이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되는 데서 시작된다. 포청 소속의 유능한 수사관인 윤인(최수종)은 포도대장에게 긴급 호출돼 칠복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라는 밀명을 받는다. 하지만 성구(이정)와 함께 수사에 착수한 윤인은 주변에 그을음의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시신만 새까맣게 타버린 칠복의 시체를 보고 의구심만 늘어간다. 사건은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 들고, 의문의 죽음은 계속된다. 한편 한 노파는 원귀의 저주로 인해 마을 사람 전부가 죽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성수청 무당인 무령(사강)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는다. 1회분 단막 드라마인 ‘사진검의 저주’는 ‘해신’‘대조영’ 등 장편 사극에서 흥행을 이어온 최수종이 주인공을 맡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최수종은 “이제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사라져 버린 단막극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단막극을 통해 우리 드라마의 토양을 풍성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베이징 올림픽 취소” 존티토 예언 ‘화제’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개막된 가운데,‘존티토 예언’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존 티토는 자신이 2036년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미국 군인으로 2038년 세계가 맞이할 유닉스 버그(Unix bug)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2000년으로 시간 이동을 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많은 예언을 했었으며,그 중 미국의 광우병 파동을 비롯해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예언 등을 적중시켜 화제를 모았었다. 그 외 존 티토는 베이징 올림픽이 취소될 것이란 예언도 했다.올림픽과 관련된 그의 예언은 티베트 사태,쓰촨성 대지진 등 일련의 굵직한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현실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밤 개회식이 성공리에 막을 올린 뒤,‘존티토 예언’을 기억하고 있던 네티즌들은 “역시 믿을 게 못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그루지야간에 남오세티아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전쟁이 발발하자,또 다른 네티즌들은 “전쟁이란 대재앙으로 올림픽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며 ‘존 티토 예언’을 되새기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9일 오전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존티토 예언’,‘존티토’,‘그루지아(그루지야)’ 등의 검색어가 순위권에 올라있는 상태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그루지야 국적의 축구선수 카카베르 칼라제(AC밀란·30)가 ‘전쟁 발발로 인해 예비군 신분으로 조국에 소환됐다.’는 소문의 진위를 궁금해 하며 ‘칼라제 그루지야’,‘칼라제 그루지아’등을 검색하고 있다.하지만 이 소문에 대한 진위 파악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아시아 분쟁, 종교인이 해법 찾아야

    아시아 분쟁, 종교인이 해법 찾아야

    23년간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지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분쟁, 미국의 침공 이후 심각한 사회 파괴의 후유증을 앓는 이라크, 팽팽한 긴장 속에 내전을 이어가는 필리핀 민다나오, 분단된 한국…. 정치, 사회, 혹은 종교적 원인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 분쟁들을 끝내기 위한 평화로운 해결책은 과연 없는 것일까. 아시아의 분쟁들을 종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논의하는 국제 세미나가 열린다. 사단법인 종교평화국제사업단이 분당샘물교회 봉사단의 아프간 피랍 1주년을 맞아 17∼20일 소피텔앰버서더호텔서 마련하는 ‘갈등지역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아시아 종교인의 역할’ 세미나. 이라크,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을 비롯해 분쟁 지역 종교인들이 대거 참석, 세계 평화를 위한 화해자로서의 역할찾기에 머리를 맞댄다. ●종교 본연의 가르침 복귀 메시지 이번 세미나는 아프간 피랍 사태를 계기로 마련한 자리답게 참석자들이 이슬람 분쟁지역의 해법찾기를 놓고 집중 토의할 예정. 필리핀 민다나오지역의 이슬람·가톨릭 충돌 사례를 비롯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의 심각한 종교갈등 사례가 자세히 소개되며 불교, 기독교, 이슬람 종교인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발제는 아프간에서 불교 포교 활동에 나섰던 유정길 JTS 에코부다 대표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충돌: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가’와 미르 나와츠 칸 마르와트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의장의 ‘충돌과 대화:이슬람지역의 평화정착과 아시아 종교인의 역할’. 유정길 대표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분쟁과 전쟁, 내전의 역사는 영국이나 소련 등 강대국이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이해가 아프간의 역사 속에 노정되어 전란의 참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종교의 본래 가르침은 이러한 파괴적인 문명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임에도 아프간에서의 종교는 오히려 야만적인 문명의 한 부품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유 대표는 특히 “소련에 대항해 독립을 쟁취하는 투쟁의 힘과 죽음을 불사하는 신념은 바로 이슬람이라는 종교적인 에너지에서 비롯됐다.”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성전을 벌였고,3번의 영국 침략과 소련의 침공을 물리쳤지만 한편으로 그러한 종교적 에너지가 탈레반을 만들었고, 또 다른 종교적 교의가 아프간 내의 수니파와 시아파로 구별되는 종족간의 비극적인 내전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은 종교로 하여금 종교 본연의 가르침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종교인 스스로 깊은 참회와 회개를 통해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교인들의 평화유지군 구성 제안 마르와트 의장은 “국제연합은 팔레스타인, 캐시미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태국 남부지역, 한반도 그리고 스리랑카의 폭동 등 해묵은 분쟁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종교인들 특히 중도적인 학자, 지식인, 지도자들이 공통의 평화유지군을 형성할 것”을 제안했다. 마르와트 의장은 특히 “중도주의적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들은 세계와, 특히 아시아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을 진정시킬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국제연합에 각 종교, 예언자, 그리고 종교지도자들에 대한 중상모략과 모욕적인 행위를 범죄로 규정, 적절한 응징의 틀과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사랑의 순례자 아하메드 알 카멜 왕자

    사랑의 순례자 아하메드 알 카멜 왕자

    사시사철 흰 눈이 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궁은, 물에 갈증 난 이슬람 왕국(731~1492)에 천혜의 오아시스다. 그들은 이곳에 궁전을 짓기 전에 자연석을 파내고 거대한 물탱크를 묻고, 플라사데 로스 알히베스(수조광장)라고 불렀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흰 눈이 끊임없이 이곳에 녹아내리고, 그 옆에 파놓은 깊은 샘에선 언제나 깨끗하고 차가운 물이 고여 알함브라궁 곳곳으로 풍부한 물을 보내준다. 연못들과 홀 안의 욕실로, 대리석 포장을 한 수로를 따라 사자궁의 열두 사자의 입으로 뿜어낸 물줄기가 성 안을 다 돈 다음엔 도시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졸졸 흘러가며 제일 높은 언덕으로부터 온 숲을 계속 흘러가게 만들었다. 울창한 숲엔 올리브나무와 오렌지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태양의 언덕’엔 헤네랄리페궁의 여름별장이 마술사가 그려낸 한 장면처럼 갑자기 우리 눈앞에 떠오른다. 하늘의 기쁨을 닮은 지상의 모습인양 가지각색 꽃향기가 분수의 하얀 물줄기와 어울려 뿜어내는 향기에 취해 어지러운 발걸음을 풀밭에 앉아 쉬어 가야만 했다. 하얀 십자가 대리석 위로 헤네랄리페궁 정원의 분수가 마주치며 뿜어내는 소리가 마치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스페인의 성녀 데레사의 ‘영혼의 성’ 안에 있는 제1궁실 같았다. 성녀 데레사의 《영혼의성》엔(예수의 데레사 지음, 최민순 신부 옮김, 바오로딸 출간) 일곱 개의 궁실이 있는데, 우리 부부는 이 알함브라궁을 산책하면서, 이 헤네랄리페 정원은 마치 ‘영혼의 성’의 제1궁실과 제3궁실 같아, 묵상으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기도와 명상이 마치 이 수원지의 물을 물통에 끌어들이는 힘겨운 과정 같다고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이 궁성 안에 갇혀 살았던 아하메드 알 카멜 왕자가 사랑의 순례를 떠나게 된 이야기를 떠올렸다. 사랑의 순례자 아하메드 알 카멜 왕자의 이야기이다. 옛날 옛적에, 알함브라궁 꼭대기 산 중턱에 우뚝 솟아 있는 탑들과 헤네랄리페궁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과일들, 가지각색의 꽃들과 향기, 초록빛 수목들과 울타리가 궁전과 뜰의 풍성함. 이런 꿈결 같은 환상적인 소재로 엮은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라나다 왕국에 한 무어왕이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하메드라는 외아들이 있었어요. 신하들은 왕자에게 완벽한 사람, 알 카멜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점성술사들도 왕자가 장차 군주가 될 운명을 타고났다고 예언했습니다. 단, 왕자가 사랑에 빠지면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성년이 될 때까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위험한 일들을 피할 수 있을 뿐더러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거예요. 왕은 왕자가 사랑이라는 말조차 들을 수 없는 곳에 숨겨두는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그러기 위해 알함브라성 언덕에 궁전을 지었어요. 이 궁전이 헤네랄리페궁이랍니다. 어린 왕자는 궁 안에 갇혀서 이벤 보나벤이라는 아랍 현자의 보호와 감시 아래 교육을 받게 됩니다. 현자는 사랑이라는 것에 관해서만 빼고는 모든 지식을 왕자에게 전수했습니다. 왕자는 격리된 궁전 안에서 보나벤에게 온갖 지식을 받아들이는 동안 스무 살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 무렵 왕자의 거동이 수상해졌어요. 공부를 완전히 내팽개치고, 정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시와 음악에 온 세월을 보냈어요. 보나벤은 경종이 울림을 느꼈어요.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왕자의 다정한 천성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오직 그 대상을 찾지 못했을 뿐임을 바라보면서요. 왕자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도취되어 한 나무에 온갖 사랑과 헌신을 쏟았어요. 보나벤은 결국 왕자를 헤네랄리페궁의 꼭대기 탑에 가두었어요. 그러곤 그가 탑 안에서 지루하지 않도록 새들의 언어를 가르치기로 했어요. 왕자는 새의 언어로 탑 꼭대기까지 찾아오는 새들과 친구가 됐습니다. 한겨울이 지나 꽃들은 달콤한 향기를 피우고, 새들은 노래하며 짝짓기를 위한 둥지를 트는 봄이 왔어요. 사방에서 한결같이 부르는 주제곡은 사랑~사랑~사랑의 되풀이였죠. ‘세상에 가득 차 있는데도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랑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왕자의 호기심은 커져만 갔어요. 그때 마침 보나벤이 탑에 찾아왔어요. “내게 세상의 온갖 지혜를 다 나누어주신 분이여,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의 본성이 무엇인가요?” 보나벤은 벼락을 맞은 듯 놀랐어요.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어리석은 낱말을 알게 되었단 말씀입니까?” 왕자는 그를 창가로 이끌고 갔어요. 나이팅게일이 탑 아래 앉아 장미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네요. 그 가사는 한결같이 사랑이었어요. “위대한 알라신이시여! 누가 이 비밀을 사람의 마음속에 감추어둘 수 있단 말입니까?” 보나벤이 왕자에게 몸을 돌려 말했어요. “왕자님, 사랑이란 것이 인간의 병을 불러들인다는 것을 아시옵소서. 사랑이 형제와 친구들 사이에 분쟁을 일으키고 파멸에 이르는 전쟁을 가져옵니다. 근심과 슬픔, 그리움에 잠 못 이루는 밤도 사랑들 때문이지요. 사랑은 꽃을 시들게 하고 인생을 비탄과 질병에 잠기게 한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비둘기 한 마리가 매에게 쫓겨 왕자가 있는 탑 안으로 뛰어들었어요. 왕자는 그 할딱거리는 새가 가엾어 보살피며 깨끗한 물과 밀알을 주었어요. 하지만 비둘기는 한숨만 내쉬었어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거냐?” 왕자가 물었어요. “난 내 마음의 짝과 떨어져 있어요. 사랑의 계절에 말이지요.” 왕자는 새의 말을 되뇌이며 물었어요. “사랑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주겠니?” “왕자님, 사랑은 두 존재를 서로 끌어당기는 매력이며, 달콤한 연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마력이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떨어져 있으면 슬퍼지지요. 왕자님은 기쁨으로 고통을 주고 부드러움으로 소망을 채워주는 짝이 안 계신가요?” “이제야 알겠구나.” 왕자는 한숨을 지으며 말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쓸쓸하고 외진 데서 네가 말하는 그런 짝을 어디 가 찾을 수 있겠니?” 왕자는 비둘기에게 다정하게 입을 맞춘 후 날려 보내줬어요. 다음날 왕자는 눈에 불똥이 튀는 듯 소리쳐 말했어요. “보나벤, 왜 나를 이렇게 비참하도록 버려두셨나요? 모든 창조물은 다 제 짝과 더불어 즐기고 있어요. 이것이, 내가 배우려고 찾아다녔던 바로 그 사랑이란 말이에요.” 보나벤은 더 이상 감출 수 없음을 알고 점성술사들이 말한 예언과 불운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요. 결국 왕자는 보나벤의 목숨을 위태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그의 말들을 가슴 속에만 묻어두기로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풀어주었던 비둘기가 어디선가 날아와 어깨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어요. “왕자님 초원이 구불구불한 냇가와 강둑 위로 웅장한 궁전에 사랑스러운 공주님이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공주님도 성 안에 갇힌 채 홀로 젊음을 꽃 피우고 있었어요.” 비둘기의 말에 왕자의 가슴에는 불꽃이 일어났어요. 아하메드는 곧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가장 정열적인 언어로, 공주의 발 아래 자신을 내던질 수 없는 자신의 불행한 처지도요. “가거라, 나의 전령이여. 이 편지가 내 사랑의 연인 손에 들어갈 때까지.” 그러던 어느 날 노을 진 저녁, 비둘기는 왕자의 거실로 날아들더니 그의 발치에 쓰러져 숨을 거두었어요. 사냥꾼의 화살이 가슴을 꿰뚫었는데도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고 남은 힘을 다 쏟은 거예요. 비둘기의 목에는 사랑스러운 공주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어요. 왕자는 그림을 입술에, 그리고 가슴에 댔어요. “슬프구나, 당신은 한낱 그림일 뿐! 그러나 당신의 이슬 머금은 눈망울은 나를 향해 정다운 눈빛을 보내주누나.” 아하메드는 드디어 결단을 내렸어요. 왕자는 밤 비행과 샛길 비밀통로를 잘 알고 있는 올빼미에게 의논했어요. “왕자님, 세빌레로 가서 갈까마귀를 찾으세요. 그 갈까마귀는 점쟁이며 이집트에 알려진 흑마술사입니다.” 왕자는 올빼미의 말대로 탑을 탈출해 빌레성에 이르렀어요. 그 탑은 지금도 세빌레에 기랄다로 알려진 유명한 무어인의 탑이지요. 왕자는 탑을 올라가 갈까마귀를 찾아냈어요. “갈까마귀님, 이 그림의 실제 인물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갈까마귀는 말했어요. “코르도바로 서둘러 들어가 가장 중심인 모스크의 마당에 심은 위대한 압데라만의 야자나무를 찾아라. 그 아래 모든 나라를 방문한 위대한 여행가가 있을 것이다.” 왕자는 올빼미와 코르도바로 향했어요. 성문 앞에 이르러 왕자는 압데라만이 심었다는 야자나무를 찾아 나섰어요. 그 야자나무 아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었어요. 왕자는 사람들 무리 속에 들어가, 그들이 모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앵무새임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왕자가 구경꾼 중 한 사람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한갓 새의 수다소리를 듣고 즐거워 할 수 있을까요?” 구경꾼이 말했어요. “당신은 저 새를 잘 모르시는군요. 저 앵무새는 여러 나라를 방문했는데 거기서도 유명한 예언자로 대접 받았답니다.” 왕자는 앵무새에게 물었어요. “앵무새님. 여행 중에 이 초상화의 주인을 만난 적이 있는지요?” 앵무새는 그림을 채어다 보며 호기심에 찬 두 눈으로 말했어요. “이건 알데곤다 공주잖아? 내가 좋아했던 분인데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알데곤다 공주라고요? 그럼 어디 가면 공주를 만날 수 있을까요?” “공주는 톨레도를 지배하는 기독교왕국의 외동딸인데, 점쟁이들의 예언인지 뭔지 열일곱 번째 생일이 될 때까지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게 되었답니다.” “내가 은밀히 말하건대, 나는 한 왕국의 황태자로 언젠가는 왕위에 오를 몸이랍니다. 그 공주를 찾게만 해준다면 당신에게 높은 지위를 주겠습니다.” 합의는 신속히 이루어졌어요. 왕자는 올빼미를 불러내어 새로운 길동무인 앵무새를 소개해준 다음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계속) 글·사진 윤경남 국제펜클럽 캐나다 회원, 포토에세이 《성지의 향기》 저자 Photo·Essay Yunice Min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내일 핵전쟁”…美종교집단 종말론 주장

    “내일 핵전쟁”…美종교집단 종말론 주장

    “세계 핵전쟁 이후 美텍사스 주민만 살아남는다.” 미국의 한 종교집단 지도자가 ‘6월 12일 종말론’을 주장해 현지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텍사스 애빌린주를 근거지로 하는 ‘야훼의 집’(The House of Yahweh)의 지도자 이스라일 호킨스(Yisrayl Hawkins)는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월 12일에 전 세계적인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을 ‘호킨스’(Hawkins)로 바꾼 텍사스 인근 지역에 사는 사람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구원의 조건’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그를 따르는 신도들은 이같은 예언에 따라 텍사스 외곽지역 약 178㎢ 땅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식량과 차량 등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 ’야훼의 집’은 기독교 이단 중 하나로 종말 뒤 재창조를 신봉하는 종교다. 일부다처제를 옹호해 관계자들이 성범죄로 기소되기도 했다. 현지 당국은 이들의 행동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태다. 그저 관련 법에 대해 주위를 주고 있을 뿐”이라며 난감한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일 호킨스는 이전에도 두 번의 종말을 예언했었으나 모두 빗나갔다. 사진=ABC 인터넷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점쟁이 말 때문에?” 양조위·유가령 10월 결혼

    “점쟁이 말 때문에?” 양조위·유가령 10월 결혼

    중화권 최고 스타인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와 류자링(劉嘉玲·유가령) 커플이 구체적인 결혼 일정을 발표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년 가까이 교제해 온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현재까지 숱한 결혼설과 불화설로 이슈가 되어왔다. 그러나 량차오웨이는 지난 2월 한 공식행사에 참석해 “올해 안에 결혼할 것”이라고 밝혀 결혼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는 10월 초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혼식 비용도 함께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두 사람의 결혼식 예상 비용은 약 1000만 홍콩 달러(약 13억 2200만원), 피로연 비용에는 200만 홍콩 달러(약 2억 6400만원)가 소요될 예정이다. 결혼식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화권 가수 왕페이(王菲·왕비) 및 량차오웨이와 수차례 영화 작업을 해온 왕자웨이(王家衛) 감독 등 소수 스타와 친지들만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사람의 늦은 결혼에 관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공개돼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량차오웨이의 가까운 지인에 따르면 약 10년 전 한 점술인이 량차오웨이에게 “46세 이전에 결혼해서는 안된다. 46세 이전에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가질 경우 영화배우로서의 미래와 건강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점술에 관심이 많았던 량차오웨이와 류자링이 이 말을 믿고 지금까지 결혼을 미뤄왔다는 것. 실제로 량차오웨이가 오는 27일 46번째 생일을 맞음에 따라 팬들은 점술인의 말에 따라 결혼시기를 늦춘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량차오웨이는 “단지 영화 ‘적벽’의 홍보활동이 끝나는 시기와 맞췄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두 사람은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린 뒤 전망이 좋은 산꼭대기에 신접살림을 차리고 신혼을 만끽할 예정이다. 사진=홍콩 원후이바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Astrology)과 천문학(Astronomy). 현대 첨단과학의 세례를 받고 있는 우리 머릿속에서 얼핏 전자는 미신이고, 후자는 과학이다. 그러나 기실 역사적인 진실은 그렇지가 않다. 서양역사를 짚어볼 때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도록 둘은 구별조차 되지 않았다. 자연과 세계의 작동원리에 천착한 프톨레마이오스, 트라실로스 등 고대 자연철학자들은 이름난 점성가였다. 또 코페르니쿠스,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같은 현대 천문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이들도 알고 보면 생계를 위해 별점을 쳤던 점성가들이다. ‘별자리의 모양에 대한 학문’이란 문자적 뜻을 가진 점성학은 동양에서는 ‘천문(天文)’ 즉 ‘하늘의 무늬’라는 표현으로 존재해왔다.‘천문’은 중국에서 무려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단어로 기록돼 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 별 움직임 주시” 천문학자이자 과학사를 전공한 중국의 과학저술가 장샤오위안은 ‘별과 우주의 문화사’(홍상훈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에서 점술이나 사이비과학으로 치부돼온 점성학을 학문의 울타리 안으로 당당히 복권시키려 한다. 그 현재적 가치를 아울러 둘러봄은 물론이다. 점성학이 과학임을 주장하는 저자의 논거는 간명하다. 고대 서양에서 점성학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학자들에게 필수과목이었다. 철학, 과학, 수학, 의학의 구분이 모호했던 고대 그리스 시대만 해도 모든 학자들은 별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예컨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점성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사가 아니라 바보”라 설파하며 점성학으로 ‘환자에게 흉한 날’을 파악하도록 제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로마라고 다를 게 없었다. 고대 로마사회에서 점성학은 상류사회의 최고 관심사였다. 재능과 책략을 갖춘 카이사르는 자신의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에 황소자리 별모양을 그려넣고,‘별자리에 대하여’란 책을 썼다. 훗날 카이사르가 자객의 손에 죽음을 당할 때도 기이한 천문현상을 토대로 한 점성가들의 예언이 당시 권력무대를 소용돌이치게도 했다. 이렇듯 궁정의 권력투쟁에 점술가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아우구스투스 등 위정가들은 그들을 정치무대 주변에서 완전추방하는 정책을 펴야 했을 정도다. 실제로 당대의 유명한 점성가 트라실로스는 네로 황제의 후계자 선정을 좌우했다. ●“정밀한 관측·계산 뒷받침된 과학” 르네상스기까지 천문학자들은 거의 모두 점성가이기도 했다. 천동설을 주창한 프톨레마이오스가 점성학을 집대성한 책 ‘사원의 수’는 이후 1900여년 동안 서양 점성학의 교과서로 활용됐다. 생계를 위해 점성학을 동원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행성의 궤도와 운동법칙을 밝혀낸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알고 보면 그도 상류층 인사들의 미래를 점쳐주거나 ‘별점 달력’을 팔았던 일류 점성가였다. 저자가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점성학이 다분히 비과학적 전제에서 출발한 건 사실이나, 실제 별점의 내용을 따져 보면 상당한 과학적 접근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밀한 관측·계산법은 기본이고 천문관측용 기구와 지표천문학, 기하학, 다양한 수학적 도구들이 동원돼야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류, 여전히 하늘에 미래를 묻다 책은 점성학의 역사를 점사의 대상에 따라 ‘군국 점성학’과 ‘생신 점성학’으로 대별했다.‘군국 점성학’이 별자리 모양을 근거로 전쟁의 승부, 풍년 여부, 재해, 제왕의 안위 등에 주목했다면 ‘생신 점성학’은 출생시간의 천문현상을 토대로 평생운명을 예언했다. 동양이 거의 군국 점성학에만 관심을 쏟아온 데 반해 서양은 둘 모두를 활용해 왔다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중세에 이름을 날렸던 점성가 스콧의 저서 ‘점성학 요강’에는 생신 점성학에 대해 자세히 기술돼 있다. 부인들이 수태하는 시간이 분만 시간보다 훨씬 중요하며, 수태 시간의 별자리 모양이 태어날 아이의 복과 재앙을 결정짓는다는 요지의 흥미로운 내용을 발췌해 실었다. 인간이 하늘에 미래를 묻는 행위는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멀리갈 것도 없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마다 별자리점을 봤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550여쪽에 걸쳐 푸짐한 도판과 관련기록들을 곁들여 점성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책에는 과연 어떤 현재적 가치가 담겨 있을까. 머리말에서 저자는 “(점성학은) 다른 고대문화와 마찬가지로 파고들수록 더 많은 값진 유산들을 발굴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다.2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정치인의 말은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그들의 예언은 불행하게도 적중했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해 10월29일 논설위원 몇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1년 이내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그 근거로 ‘구세주 신드롬’에 편승해 대통령이 되겠지만 각계의 분출하는 욕구를 해소해줄 방법이 없다고 단언했다. 유 장관의 말을 전해들은 김부겸 의원(현 통합민주당)은 “1년은 너무 길게 잡았다. 길게는 6개월, 짧게는 3개월이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위기의 진원지로 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리더십’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만에 여론에 떠밀려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더불어 국정 쇄신책을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좌파 무능’과 ‘독단’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선택했음에도 ‘우파 무능’과 ‘독단’이 되풀이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여권은 뒤늦게 종합감기약을 처방하겠다면서 항생제의 강도를 높이고 주사도 놓겠다지만 한번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일 것 같다.‘열심히 일하는데 안 따르고 배겨?’라던 잘못된 국정운영방식이 ‘주권재민’이라는 헌법 제1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고강도의 처방을 제시하겠다지만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이 앓아온 독감·몸살을 단번에 치유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느덧 촛불집회에서조차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구호는 잦아드는 대신 ‘정권 퇴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주권재민’을 우습게 아는 이 정부에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취임사를 꺼내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내고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중한 이 땅에 기회가 넘치게 하고 싶다며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그렇다. 국민들은 정부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취임사에서 공언했듯이 열심히 일하면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든든한 울타리라는 믿음을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유가 폭등으로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미신인도를 높이려다 대내신인도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 촛불 정서이다. 쇠고기 재협상이 미국의 무역보복 우려 때문에 어렵다면 대통령 직을 걸고서라도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도 분산해야 한다. 부문별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투자 원칙을 국정운영에도 도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통령 1인 플레이어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한 위기는 또다시 되풀이 된다. 그러자면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국정 쇄신의 으뜸 요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인간탄환’ 3강시대

    ‘인간탄환’ 3강시대

    ‘총알탄 사나이’ 경쟁이 더욱 볼 만해졌다.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리복 그랑프리 남자 100m에서 자메이카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2)가 종전 세계신기록을 100분의2초 앞당기면서 기록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200m가 주종목인 그의 100m 도전이 이제 겨우 네 번째여서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볼트가 지난달 자메이카 국제초청대회에서 9초76을 기록하자 지난해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3관왕 타이슨 가이(26·미국)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재목”이라고 예언한 것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 스프린터로는 어울리지 않게 볼트는 196㎝의 큰 키를 자랑한다.2004년 200m에서 19초93으로 주니어 선수 최초로 20초 벽을 깨면서 주목받았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이 부문 기대주로 공인받았다. 지난해에는 19초75로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국내 기록도 36년 만에 바꿨다.200m에선 그를 따라잡을 자가 없어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와 200m를 석권하는 사상 9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볼트는 100m에서의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스타트 부진을 바로잡기 위해 블록을 박차고 나아가는 연습에 정진했고 이것이 근래 들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볼트는 “세계기록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랍다. 워낙 출발이 좋았다.”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가이는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볼트에게 머리를 숙이는 일이다. 그는 워낙 넓은 보폭으로 따라잡을 겨를 없이 앞서나갔다. 오늘은 그의 날”이라고 축하했다. 운이 따랐다는 시각도 있다. 번개와 비가 예보돼 1시간 늦게 출발했고 부정출발 때문에 세 번째 출발 때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는 얘기다. 또 30분 전 소나기가 내려 후덥지근한 기운을 없애 트랙이 최상의 조건이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가이는 “솔직히 이런 트랙에서라면 9초70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볼트가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지만 오랫동안 그 지위를 누릴 것이라고 보는 이는 없다. 대표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아사파 파월(26)과는 이달 말 베이징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충돌해야 한다. 가슴근육을 다쳐 한동안 국제대회 출전을 접었던 파월은 권토중래의 의지를 지피고 있다. 여기에 가이까지 가세해 ‘떠오르는’ 볼트와 자웅을 겨루면 기록은 자꾸 단축될 것이라고 AP통신은 내다봤다. 셋은 괴롭겠지만 ‘총알탄 경쟁’에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유가쇼크 비상구 없나](중)상승 어디까지

    [고유가쇼크 비상구 없나](중)상승 어디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들면서 3차 오일쇼크 논쟁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의 유가 급등세가 근본적인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인 만큼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는 양상이다.“수급 불안에 의한 첫 에너지 쇼크를 경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하지만 달러 약세를 틈탄 투기세력의 기승이 국제유가 교란의 주범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하반기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투기요인이 빠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유가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논쟁이 격화되면서 석유자원이 바닥을 드러낼 날이 머지않았다는 ‘피크 오일(Peak Oil)론’과 고갈론도 다시 꿈틀댄다. ●신중론·위기론 ‘팽팽´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을 때만 해도 투기세력에 의한 버블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금은 양상이 사뭇 다르다. 2005년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를 족집게 예언했던 골드만삭스는 “늦어도 2년 안에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슈퍼 스파이크론(유가 초강세)’을 다시 들고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석유 소비가 블랙홀처럼 늘어나는 반면 주요 산유국들의 정정 불안과 증산 여력 한계 등으로 공급은 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월 들어 달러화 약세가 진정됐음에도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는 점도 버블이 아님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은 버블론을 고수한다. 유가 급등세의 40%는 투기요인이라는 주장이다.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도 “지금의 유가는 거품”이라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확보 수요와 투기세력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블론을 주장하는 측은 “중국, 인도 등의 석유 수요가 늘어도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하반기부터 둔화되면 (수요 감소로)투기요인이 약화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환율 변화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가도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한다. 2003년에는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와 비슷했으나 지금은 60%가량 강세다. 달러화 표시 석유자산 구매력이 높아져 그만큼 유가 상승분을 흡수한다는 주장이다. ●석유고갈론도 고개 그렇다면 세계 석유자원은 얼마나 될까.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4조 8200억배럴이라고 추산한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란 불가능하지만 전 세계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2006년 현재 1조 2000억배럴이다. 피크 오일론을 집요하게 제기하는 허버트학파(1956년 피크 오일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의 지질학자 킹 허버트에서 따온 이름)는 현재 연간 생산량이 300억배럴인 점을 들어 앞으로 채굴 가능한 연수(가채연수)가 40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확인 매장량 외에 기술 발달 등에 따른 추가 채굴과 아직 발견하지 못한 매장량까지 합하면 가채 매장량이 2조 6000억배럴이라고 제시한다. CERA는 이미 생산된 1조여배럴을 빼고도 아직 3조 7400억배럴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누구도 석유고갈 시점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과거 수십년 동안 가채연수가 40년에 머물렀던 점은 곱씹어볼 문제”라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심해저 등 오지 유전개발이 기술 및 장비 발달로 가능해졌고 오일샌드(Oil Sand) 등 비통상석유도 상업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상기시켰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은 “가격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3차 오일쇼크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우리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40%로 떨어지는 등 경제여건 변화까지 감안하면 두바이유 가격이 하반기에 배럴당 125∼130달러까지 가더라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도 “3차 오일쇼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도이체방크는 3차 오일쇼크 잣대로 WTI 기준 배럴당 150달러를 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새영화] 쿵푸 팬더

    [새영화] 쿵푸 팬더

    영화 ‘슈렉’의 제작진이 5년 동안 공들인 ‘쿵푸 팬더’(Kung Fu Panda·6월 5일 개봉)가 애니메이션 역사에 못난이 영웅을 또 하나 추가했다. 고정관념에서 멀찌감치 비켜선 채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몰아가는 ‘드림웍스표’ 애니메이션은 이번에도 관객의 의중을 영리하게 찌른다. 120㎝키에 160㎏의 D라인 몸매. 계단 서너 개만 올라도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판다 포.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마음만은 쿵후 고수인 포는 국수집을 물려받으라는 오리 아빠에게 변변한 대꾸 한마디 못한다. 어느날 ‘평화의 계곡’ 대사부 우그웨이가 예언의 인물을 뽑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어이없는 소동에 포가 그 주인공이 된다. 그의 똥배 속에 과연 쿵후 고수의 ‘힘’이 숨겨져 있을까. 포는 동료인 무적의 5인방도, 사부도 내치며 미심쩍어 하는 마음을 ‘믿음’으로 바꾸면서 관객까지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포 자신이 스스로의 잠재력를 믿게 되면서 일어나는 눈부신 변화다. 만두 한 대접을 놓고 갖가지 신공에 가까운 무술을 펼치는 스승과 제자의 맞짱, 시푸의 옛 제자이자 쿵후 고수인 타이렁의 탈옥, 그리고 ‘용문서’를 놓고 다투는 타이렁과 포의 대결 장면은 오락영화가 지녀야 할 미덕을 최대한 발휘한다. 현란한 무술과 액션 장면이라면 실사영화에서도 얼마든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스펙터클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서 자유로운 표현과 상상력이 롤러코스터처럼 관객을 휘몰아간다. 긴장감으로 조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쉴새 없이 장난을 칠 줄 안다는 것도 ‘쿵푸 팬더’의 미덕이다. 할리우드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목소리 배우도 화제. 잭 블랙, 더스틴 호프먼, 청룽, 안젤리나 졸리가 캐릭터에 섬세함을 더했다. 호랑이, 원숭이, 사마귀, 뱀, 학으로 이뤄진 ‘무적의 5인방’이 각각 무술의 호권, 원숭이권, 당랑권, 사권, 학권을 본떤 캐릭터라는 점도 흥미를 자아낸다. 종(種)의 경계를 없앤 시도도 눈여겨 볼 대목. 오리 아버지와 판다 아들, 돼지 부모에서 난 토끼 자식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평화의 계곡’은 종 간의 경계를 지우면서 ‘차이’를 서열화하는 현실을 지긋이 조롱한다. 전체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2) 절체절명의 시간들

    [병자호란 다시 읽기] (72) 절체절명의 시간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 인조는 나름대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자책하는 내용을 담은 교서를 반포하여 실책을 사과하고, 내외 신료들에게 구국의 방책 마련을 위해 협조를 당부했다. 신료들도 인조의 호소에 답하여 이런저런 개혁안과 방책들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는 노비의 수를 줄여 군역에 충당해야 한다는 등의 근본적인 개혁안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청과의 관계에 못을 박다 1636년 5월26일, 인조는 다시 교서를 내렸다. 나름대로 자신감이 넘치고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결의가 엿보였다.‘우리는 수천 리의 국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어찌 움츠리고만 있을 것인가? 지난 번 용골대를 보니 겁 많고 꾀가 없는 것이 우리보다 더하더라.’ 인조는 이어 수령들에게 안민(安民)의 정치를 펼 것과 변방의 장수들에게 군졸들을 무휼(撫恤)하라고 촉구했다. 청렴하고 능력 있는 수령과 장수들은 상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내탕(內帑, 왕의 개인 금고)에서 목면 1000필을 풀어 평안도에서 장졸들을 선발하는 비용으로 쓰라고 지시했다. 평소 내수사(內需司)와 관련된 비판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던 그가 스스로 내탕을 푼 것은 이례적이었다. 6월17일 홍타이지의 국서에 답하는 글을 의주로 보냈다. 격문(檄文) 형식이었다. 정묘년에 맺은 맹약이 깨지게 된 것은 조선 탓이 아니라 청나라 탓임을 선언하는 내용이었다. ‘귀국은 군사강국이지만 우리는 궁벽진 곳에 위치한 농업국가일 뿐이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귀국을 능멸하고 스스로 맹약을 깨겠는가?’라는 반문으로 시작되는 국서의 핵심은 세 가지였다. 먼저 조선이 명을 섬겨 배신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묘 당시 합의된 약속임을 상기시켰다. 그러므로 조선이 한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문제삼는 청의 태도는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은 이어 변방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청 영내로 몰래 들어가 산삼을 캔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차하르(察哈爾) 버일러들은 이미 망한 나라의 포로들이니 청과 똑같이 예우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선은 ‘명나라의 동번(東藩)’으로서 강약(强弱)과 성패(成敗) 때문에 신하의 절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지막 내용이 흥미롭다.‘군사도, 재물도 없는 우리는 오로지 대의와 하늘만을 믿는다. 과거 조선을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말로를 보라. 자중지란이 일어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조선을 침략했던 그의 부하들은 다 죽었다. 반면 우리와 우호를 유지한 도쿠가와씨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다.’ 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도 청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황손무의 충고 방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던 7월, 가도에서 명군 부총병(副摠兵) 백등용(白登庸)이 서울로 들어왔다.7월27일 인조는 남별궁(南別宮)으로 직접 거둥하여 그를 만났다. 평소 같으면 아무리 명나라 관원이라도 부총병 급의 인물을 국왕이 숙소까지 직접 찾아가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아마 답답한 마음에서 그랬을 것이다. 침략은 예고되어 있는데 신료들의 의견은 분분하고, 대책 마련은 여의치 않았다. 백등용은 인조에게 조선이 비록 오랑캐와 절교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들을 기미(羈)하는 차원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면 노력하라고 충고했다. 조선의 사정이 딱하게 보였던 것일까? 사실 조선은 청에 대해 공식적으로 절화(絶和)를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다시 화친을 도모하는 것에 미련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실마리를 과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 것인가? 8월27일 주강(晝講)이 끝난 직후, 지경연(知經筵) 최명길이 입을 열었다.“병법에는 권모술수가 없을 수 없습니다. 추신사(秋信使)는 보내지 않더라도 우선 역관을 들여보내 청 내부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역관이라도 보내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풀어보자는 제안이었다. 시독관(侍讀官) 조빈이 당장 제동을 걸었다. 그는 ‘정묘호란을 겪은 뒤 자강(自强)하지 못한 것은 화의(和議)가 병이 되었기 때문이며, 강화를 하더라도 어차피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니 차라리 대의를 밝히고 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길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9월1일, 명의 감군(監軍) 황손무(黃孫茂)가 황제의 칙서를 받들고 입경했다. 인조는 인정전(仁政殿)에서 황제의 칙서에 절을 올렸다. 칙서는 조선이 청의 협박에 굴하지 않은 것을 찬양한 뒤, 속히 명과 협력하여 오랑캐를 토벌하라고 격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틀 뒤 황손무는 인조에게 글을 보내 이런저런 훈수와 요구를 늘어놓았다. 그는 조선이 청과 가까운 몽골 세력을 회유할 것과 간첩을 보내 청의 내부 사정을 정탐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또 조선은 수천 리나 되는 큰 나라라고 강조한 뒤, 의주의 옛 성을 다시 쌓고 가도의 동강진과 협조하는 태세를 유지하면 오랑캐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쩍 청에서 귀순해 오는 한인들을 조선이 받아줄 것과 명에 말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인조는 황손무에게 조선이 군사력이 약해 오랑캐를 막기 어려우니 ‘부모의 나라’에서 구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황손무는 조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선이 지독한 숭문주의(崇文主義)에 빠져 무비(武備)를 갖추는 데 소홀했고, 병농(兵農)이 구별되지 않아 군사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한 뒤,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데 힘쓰라고 촉구했다. ●최명길, 평안도에 지휘본부 설치를 촉구 9월5일, 최명길이 차자를 올렸다. 그는 사간원 관원들이 ‘청과 척화하되 직접 나가서 싸워 이길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조에게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쟁을 피할 계책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사간원 신료들의 주장대로 직접 나가서 싸울 계책을 마련하든지 속히 택일(擇一)하라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고 우물쭈물하면서 적의 침략을 맞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고 경고했다. ‘하루아침에 적의 기마병이 휘몰아오면 체찰사는 강화도로 들어갈 것이고, 원수는 황주(黃州)의 정방산성(正方山城)으로 물러날 것이니 청천강 이북의 모든 고을은 적의 수중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안주성도 온전할 수 없으니 생령(生靈)은 어육이 되고, 종사는 파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명길의 예측이었다. 당시 의주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적의 진격 루트 가운데 방어 준비를 그나마 갖추고 있는 곳이 안주성이었다. 하지만 전쟁 지휘부가 강화도로 들어가고, 도원수가 산성으로 들어갈 경우 안주성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최명길의 생각이었다. 실제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최명길의 예언은 거의 그대로 들어맞았다. 최명길은 이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마지막 계책을 진언했다. 먼저 도체찰사와 도원수를 평안도로 보내 지휘 본부를 설치하고, 평안병사를 의주로 들여보내 장졸들에게 오로지 진격만 있을 뿐 후퇴는 없다는 결의를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그런 다음 심양에 국서를 보내 군신의 대의를 밝히고, 추신사를 파견하지 않은 이유를 알려주고, 청 내부의 정황을 탐지하라고 건의했다. 만일 그들이 혹시라도 답장을 보내오면 그 내용을 살핀 다음 우리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자고 했다. 청이 우리의 충심을 받아주면 관계를 계속 유지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국경에서 결전을 벌여 승부를 내자는 주장이었다. 인조는 답하지 않았다. 전진하여 승부를 내는 것이 겁났던 것일까? 인조는 입을 다물었고, 삼사 관원들이 들고일어났다. 절체절명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쓸쓸하고 고독한 군상들의 고백

    쓸쓸하고 고독한 군상들의 고백

    중견 작가 김영현(53·실천문학사 대표)이 소설집 ‘라일락 향기’(실천문학사 펴냄)를 들고 나왔다.‘내 마음의 망명정부’를 펴낸 이후 10년 만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개구리’‘여름에서 겨울 사이’‘나는 몽유하리라’‘일영에서 보낸 나날들’‘낯선 사내와 술 한잔’ 등 7편이 실렸다. “리얼리즘적 요소와 실험적 성격이 뒤섞여 있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철학적이고 난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선지 소설집은 쓸쓸하고 고독한 ‘무언극’을 보고 있는 듯하다.‘개구리’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혼란을 겪는 헤겔주의자 주인공의 독백으로 이뤄진 실험 소설. 의식 분열을 겪는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에 피상적으로만 귀를 기울이는 간호사에게 실망한 나머지 친구인 ‘나’에게 편지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형식을 띠고 있다. ‘낯선 사내와 술 한잔’에서 주인공은 거리에서 만난 노동자 출신 한 사내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한때 혁명을 꿈꿨던 이야기와 바뀐 세상에 대한 한탄을 듣는다. 그런가 하면 ‘나는 몽유하리라’에서는 생활문제상담소에 찾아온 한 비루한 사내는 길을 걷다 머리위로 떨어지는 벽돌을 맞고 기억을 잃은 사연을 들려준다. 작가는 이 소설집에서 독백의 형식을 심심찮게 택하고 있다. 레닌의 예언과 달리 혁명도 없이 세계자본주의가 전 지구를 지배하는 시대로 변화한 과정을 해석하기 위해선 기존의 소설적 서술방식 대신 독백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장관 고시에 美 USTR 성명 반영 검토”

    “장관 고시에 美 USTR 성명 반영 검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14일 개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대책 청문회도 결국 미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공방으로 이어졌다. 여야와 정부 사이의 공방이 밤 늦게까지 계속됐고 결국 김원웅 위원장은 차수를 변경해 자정 이후에도 청문회를 계속했다. 야당은 “미국이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와 관련해 우리측을 기망했다.”며 재협상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불가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MB 방미 맞춰 졸속협상…국정조사해야” 통합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미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협상과 관련해 사전협의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서 의원은 이 대통령의 4월 방미 일정과 함께 쇠고기 협상 결과를 예언하는 듯한 내용을 2월28일에 게재한 미국 축산협회 홈페이지 내용을 제시했다. 서 의원은 “협상 전에 이미 입장 정리가 끝났던 것 아니냐.”면서 “이 부분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쇠고기 안전성 공방은 이날도 이어졌다. 민주당 최성 의원은 “우리가 즐기는 꼬리곰탕과 사골탕, 갈비,T본 스테이크 등의 식재료에 광우병 위험물질(SRM) 부위가 들어간다.”면서 “미국 내에서는 광우병 위험물질로 규정한 것이 협상에서 안전물질로 둔갑, 한국에 수출된다.”고 주장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것은 단순한 우려”라면서 “97년 이후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여야의 추궁 끝에 정부측에서도 협상 보완을 시사하는 답변이 나왔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광우병 발생시 수입을 중단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지지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성명 내용을 장관고시에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시에는 합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돼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삭제하면 반발이 있을 것”이라면서 “재협상 내지 추가협상은 상당한 이유가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도 생명체”“소 복지 장관이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화영 의원은 “우리는 미국의 동물사료 금지 조치를 2005년 입법예고안대로 이해했으나, 미국이 그 내용을 완화해 지난달 25일 공포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미국의 사료조치 개정안에 대해 알지 못한 것은 미국이 기망했거나 우리 협상단이 무능한 것”이라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97년 8월부터 최근까지 시행한 사료 조치에 비해 강화된 조치”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동석 농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협상 당시에는 머릿속에 2005년 조치를 담고 있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쟁점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터졌던 국무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외교부 책임론을 제기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향해 “다른 장관 탓을 하는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소도 생명체인데,10년 이상은 살아야 한다.”고 한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김 장관이 소 복지 장관이냐.”고 꼬집었다. 홍희경 나길회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모험과 실수 통해 아이들은 자란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각 방송 채널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내놓는다. 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EBS가 마련한 특집 ‘2008 ABU 어린이 드라마 시리즈’(5∼6일 오후 7시 55분).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공유’ 프로젝트로, 지난 2004년 6개국이 의기투합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비롯됐다. 올해가 4회째. 참가국이 10개국으로 늘었는데, 이들 가운데 엄선된 6개 작품이 이번에 전파를 탄다. 드라마의 공통 주제는 ‘어린이의 정신적인 성장’.7∼9세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편당 15분짜리로 제작됐다. 아이들의 성장과정 자체를 조명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드라마인 만큼 더빙과 자막은 넣지 않았다. 5일 만날 프로그램은 한국, 부탄, 일본 편이다.EBS(한국)의 작품 ‘나를 봐!(Look at Me!)’는 한 남자아이의 친구관계를 담고 있다. 반에서 키가 제일 작은 초등학교 1학년 우주는 나래와 짝이 된다. 우주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센 나래는 우주를 좋아한다며 매일 집에 찾아가고, 그러면서도 학교에서는 자꾸 괴롭힌다. 자기가 관심을 갖기 전에 덜컥 상대방에게서 먼저 관심을 받게 된 우주. 부담감에 계속 피해다니다 결국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BBS(부탄)의 ‘구름 너머(Beyond the clouds)’는 어릴 때 부모 곁을 떠나 불교사원에서 생활해야 하는 독실한 불교국가 부탄의 아이들 이야기를 담았다.NHK(일본)의 ‘유령같은 건 없다(There are no such things as ghost)’는 시골 할아버지댁으로 놀러간 다카시가 한밤중에 혼자 야외 화장실을 찾아가는 모험담을 그린다. 6일은 중국, 몽골, 홍콩 편이다.MNB(몽골)의 ‘영웅(Hero)’은 고비 사막이 배경. 유목을 하며 살아가는 강툴라에게는 그의 우상인 아빠와 임신 중인 엄마가 있다. 철 따라 이동하며 살던 강툴라 가족은 어느 날 점쟁이 할머니를 하룻밤 재워 주게 된다. 할머니는 뱃속의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예언을 남기고 떠난다. 하지만 얼마뒤 태어난 아기는 쌍둥이 여자아이 둘이다. 남동생을 기대했던 강툴라는 혼자 울며 서운해하지만 그것도 잠시. 포대에 싸인 쌍둥이를 돌보는 동안 서서히 여동생들을 향한 사랑이 움튼다.RTHK(홍콩)의 ‘생신선물(Birthday Present)’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카킨의 효심과 실수담으로 감동을 자아올린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SF속 상상이 현실로

    SF속 상상이 현실로

    ‘블레이드 러너,A.I., 스페이스 오디세이, 바이센테니얼 맨, 쥐라기 공원’ 세계적으로 흥행에 크게 성공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다. 또 이 작품들은 모두 원작소설을 가진 공상과학(SF) 영화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흔히 ‘발명의 어머니’로 ‘필요’가 거론되지만,‘상상’이야말로 과학기술의 진보를 이끌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원동력이다. 실제로 발표 당시에 ‘허황된 얘기’라는 평을 들었던 SF소설 속의 수많은 가정과 미래상은 상당부분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작가들의 상상력은 얼마나 큰 힘을 가졌을까. ●SF, 과학기술의 진보 이끌어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며 인간이 다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로봇은 1조항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1,2조항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영화 ‘A.I.’와 ‘아이, 로봇’에는 공통적으로 ‘로봇 3원칙’이 등장한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원칙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로봇 3원칙은 1942년 미국의 SF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아시모프는 당시 실체가 없었던 로봇이 언젠가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로봇 3원칙을 만들어냈다. 아시모프의 3원칙은 급속도로 발전해온 로봇산업에서 누구나 지켜야 하는 불문율처럼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기술표준원도 2006년 로봇의 KS표준을 만들면서 이 원칙을 사용했다.‘로봇’의 어원 역시 희곡에서 시작됐다. 체코어로 ‘일한다(robota)’는 뜻으로, 차페크의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비롯됐다. 역시 미국의 SF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의 1957년 작품 ‘여름으로 가는 문’에는 ‘냉동인간’의 개념이 들어 있다. 냉동수면을 통해 시간을 건너뛸 수 있다는 하인라인의 개념은 이후 수많은 만화와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다. 최근 몇년 사이 미국에서는 실현 단계의 냉동인간이 선보이고 있다. 하인라인은 또 다른 소설 ‘스타십 트루퍼스’를 통해서는 우주시대의 개막과 행성간 전쟁, 레이저 등을 이용한 무기의 새로운 개념 등을 펼쳐놓기도 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영국의 아서 C 클라크는 SF작가 이외에 ‘미래학’으로도 이름을 떨쳤다.‘스페이스 오딧세이’와 ‘라마와의 랑데부’ 등의 명작을 남긴 그는 특히 우주과학과 통신분야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클라크가 1945년 ‘와이어리스 월드’에 발표한 논문 ‘행성 밖에서 중계를 하는 방송’은 지구 밖에 정지한 상태로 국가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위성에 대한 아이디어가 들어 있었다. 모두들 허황된 꿈이라고 비웃었다. 그렇지만 20여년이 지난 후 정지궤도 위성은 실제로 클라크가 예상한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정지궤도를 ‘클라크 궤도’라고 이름 붙이는 것으로 그에게 경의를 나타냈다. 이밖에도 클라크는 새로운 우주 운송수단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1978년작 ‘낙원의 샘’에서 처음 등장시켰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지구와 인공위성, 또는 우주정거장을 고정적인 거대한 통로로 연결해 화물이나 사람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그야말로 ‘꿈’의 영역이다. 과학자들은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의 등장으로 머지않아 클라크의 예언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임머신, 쥐라기공원 연구도 진행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SF는 미래의 사회학”이라고 말했다.SF소설이 활발하게 쓰여지고, 읽혀지는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클라크, 아시모프의 소설을 읽으며 꿈을 키워 왔다. 또 이들은 불가능하게 보이는 영역에 도전해 실제로 상상 속의 허구를 현실화시킨다.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100년 전 ‘해저2만리’에서 등장시킨 잠수함 노틸러스는 미 해군의 첫 번째 핵잠수함 ‘노틸러스’의 모형이 됐고,‘달나라 여행’을 읽은 과학자들은 ‘아폴로 프로젝트’를 기획해 달나라에 깃발을 꽂았다. 또 이같은 SF소설의 도전은 언젠가 H G 웰스의 ‘타임머신’이나 마이클 클라이튼의 ‘쥐라기 공원’을 현실에 등장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계산하고, 매머드를 부활시키는 데 골몰하고 있다. 과거의 눈으로 미래를 가늠한다면 미래는 현재와 다를 바 없다. 상상하고, 꿈꾸는 것이 결코 무용하지 않은 이유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4·9 총선 이후] 한국선거판 ‘밤비노의 저주’

    18대 총선에서 친박 연대 및 친박 무소속 돌풍의 주역인 김무성 의원의 ‘예언’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잘못된 공천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이재오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해 정치 생명이 끝날 것이다.”라는 그의 발언이 상당부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상 최대의 성과를 냈지만 공천 파동이 최대 이슈였던 영남지역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은평을 선거구의 이재오 의원도 김 의원의 ‘예언’대로 낙마했다. 정치 생명 운운할 단계는 아니지만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만은 분명하다. 김 의원이 이 의원과 함께 `낙선예언´ 대상으로 찍었던 이방호 사무총장도 고배를 마셨다. 공천주무이던 정종복 사무부총장도 낙선됐다.이를 놓고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밤비노의 저주’를 빚대 ‘김무성의 저주’라는 말도 나온다. 밤비노의 저주란 보스턴이 뉴욕 양키스로 미래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대상으로 최악의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후 한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밤비노(루스)의 저주’ 때문이라고 언론이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 김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한나라당 공천을 망쳐놓고 그런 것을 주도한 사람들에 대해 국민이 다 심판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그대로 맞아버렸다. 정종복 의원까지 다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공천 심판론’이 적중한 데는 김 의원의 역할이 컸다. 그는 부산 남구을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후 부산·경남 지역 바람몰이에 나섰다. 한 측근은 “부산 지역은 ‘의리’가 중요하다. 이를 앞세워 동래, 수영, 서구 등 인접 지역에 호소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밝혔다. 남구와 인접한 수영과 동래구의 경우 막판 김 의원의 집중적 ‘엄호’가 표심을 상당부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토요영화]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토요영화]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오후 11시 25분) KBS는 토요 특선영화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차례대로 선보인다.5일 방영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The Phantom Menace)’은 총 6편 중 줄거리 연대기 순서상 첫번째 작품(제작은 에피소드 4,5,6,1,2,3, 순으로 이루어졌다.) 1977년 영화가 처음 소개된 이래 2005년 ‘에피소드3’으로 완결되기까지 무려 28년 동안이나 세계 영화팬들을 설레게 했던 시리즈를 다시 한번 안방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에피소드1’은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라는 구절로 운을 뗀다. 평화롭던 은하계 공화국이 분쟁에 휩싸이는데, 무역연합이 은하계 외곽을 연결하는 무역항로를 독점하러 나섰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함을 동원해 아미달라 여왕(내털리 포트먼)이 통치하는 나부 행성을 고립시켜 버린다. 공화국 의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원로회의는 비밀리에 두 명의 제다이 기사 퀴곤 진(리엄 니슨)과 오비완 캐노비(이완 맥그리거)를 분쟁 해결 요원으로 급파한다. 우여곡절 끝에 우주선을 수리하고자 타투인 행성에 들른 퀴곤 진은 노예 구역에 살고 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제이크 로이드)를 만나게 된다.8세의 이 어린 소년에게서 강력한 포스를 느낀 퀴곤 진은 그가 ‘미래의 은하계를 구할 예언의 인물’임을 믿고 노예신분에서 해방시킨다. 그러는 사이, 나부 행성을 함락한 무역연합은 아미달라 여왕에게 합병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는데…. 각본·감독을 맡은 조지 루카스는 ‘터미네이터 2’‘쥬라기 공원’‘포레스트 검프’에서 뽐냈던 특수효과 기술을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펙터클한 화면을 감상하는 것 못지않게 리엄 니슨, 이완 맥그리거, 내털리 포트먼 등 화려한 출연진의 열연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 하지만 이야기 구조가 다소 허술하고 캐릭터 묘사가 애매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6편의 ‘스타워즈’가 전편에 걸쳐 던져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야망이 싹트고 뒤틀리는 광경, 술수와 책략이 난무하는 세상, 갖가지 난관을 이겨낸 뒤 빛과 어둠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 등을 통해 영화는 오늘날의 인류를 신랄히 은유했다. 그 메시지에서 얻는 깨달음이 무엇이든,30여년을 함께 한 ‘스타워즈’ 전체 시리즈와의 만남은 영화사적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각별한 시간이 될 듯하다. 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중국 샤먼에서 본 한반도 사태

    [정종욱 월드포커스] 중국 샤먼에서 본 한반도 사태

    모처럼 중국의 남쪽 지방을 둘러보았다. 베이징에서 중국 인민외교학회와 서울국제포럼이 개최한 세미나가 끝난 후 비행기로 3시간 거리인 푸젠성(福建省)의 샤먼(廈門)에 도착했다. 샤먼은 30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외국의 자본을 받아들이는 창구가 되었고, 그 덕에 중국에서도 가장 잘사는 부자 도시가 된 개혁과 분단의 상징이다. 최근에는 타이완 대선에서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가 총통에 당선되는 바람에 양안관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마잉주 특수’에 잔뜩 들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잉주의 압승을 예언한 게 바로 샤먼대학교의 타이완연구소였다는 이 대학 주충시(朱崇實) 총장의 말에도 힘과 기대가 잔뜩 실려 있었다. 샤먼 쪽에서 바라본 진먼다오(金門島)는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타이완해협을 가로지르는 직선거리는 2㎞. 걸어가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다. 하루 여섯차례 왕복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45분이 소요된다. 수속도 복잡하지 않다. 비자를 받을 필요도 없고 여행증명서 한 장이면 된다. 그것도 여행사에서 알아서 해준다. 오전에 샤먼을 떠나 진먼다오에서 점심 먹고 오후에 다시 돌아오는 하루짜리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완 사람들이 소유한 고급빌라도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다. 마치 남부 프랑스의 고급 해안 별장지대에 온 착각마저 들 정도이다.‘일국양제(一國兩制)로 통일을 이룩하자’라는 간판과 이제는 용도폐기된 확성기가 진먼다오를 향해 흉물처럼 서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이곳이 중국 분단의 최전선이라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 베이징에서 세미나를 하는 동안에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남한측 상주인원들의 퇴거를 요구했고 서해상에서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원래 세미나의 주제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한·중관계와 동북아 평화’였고 분위기는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한·미관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한국 정부가 최대의 교역 투자 대상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남북한 관계에 관해서도 북한내 정치·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면, 미국이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신고를 받아주면 핵 문제도 순조롭게 풀릴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역시 북한이 결국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그런 분위기가 북한의 돌발행동이 보도되면서 다소 달라지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사태를 크게 걱정하거나 비관하지는 않았다. 세미나에 참석한 중국측 전문가들이나 샤먼에서 만난 한반도나 양안문제 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심각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을 피력했다. 북한의 의도가 아예 판을 깨려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시험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게 주된 시각이었다. 그러면서 샤먼 전문가들은 원칙·신축성·자신감 그리고 인내라는 네 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그것이 타이완에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분리 독립정책을 추구했을 때 샤먼 사람들이 취한 일관된 선택이었다고 한다. 상대가 불만을 가진다 해서 원칙을 훼손하는 짓이 가장 어리석고, 강경일변도의 대응을 고집하는 것이 두번째로 어리석고, 자신감과 인내심을 잃고 허겁지겁 덤비는 것이 또 다른 어리석은 짓이라 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분단 극복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네덜란드 反이슬람영화 파문

    반(反)이슬람영화가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전격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8일 네덜란드 대사를 소환해 영화 공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수백 명의 파키스탄 국민들도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제2의 마호메트 만평’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27일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인 게이르트 빌데르스(44)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난하는 영화를 인터넷에 올렸었다. 네덜란드 방송은 이를 발췌해 방송했다. 이 영화는 17분짜리로 지난 2001년 9·11테러와 2004년 4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폭탄테러,2005년 7월 영국 런던 연쇄 폭탄 테러 등이 담겨 있었다. 코란을 파시스트의 교과서로 비난해온 빌데르스는 이 영화에서 “이슬람화를 그만둬라. 우리의 자유를 지키자.”는 메시지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인 라이브리크(Liveleak.com)에 실린 이 영화의 제목은 아랍어로 불화를 의미하는 피트나(Fitna)다. 이 영화의 공개로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이슬람권의 강력한 항의시위가 자국에서 일어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2006년 1월 한 덴마크 신문 만평에서 이슬람의 예언자인 마호메트를 폭탄을 머리에 두른 테러범으로 묘사했다가 리비아가 코펜하겐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이 영화가 이슬람을 폭력과 같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우리에게 불쾌감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네덜란드 모로코인 그룹의 대변인 브라힘 보르직은 로이터통신에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선전이며 모든 구성 요소들이 새로운 것이 아닌 이전 것들”이라고 평가 절하하면서 이 영화가 네덜란드에 사는 이슬람인들의 분노를 촉발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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