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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방송 독자적 수익구조 절실”

    ‘종교방송은 선교매체인가,언론매체인가.’최근 일부 종교방송이 파행경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종교방송이 안고있는 본질적 문제를 천착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54년 종교방송이자 민영방송의 시원으로 출범한 기독교방송(CBS)은우리 방송사에 적잖은 업적을 남겼으나 기독교방송 노동조합은 지난10월 이후 현재 50여일째 장기파업중이다.CBS의 파행은 국내 종교방송의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챤아카데미 미디어교육센터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한가운데 지난 24일 서울YWCA회관에서 열린 ‘한국 종교문화와 종교방송’ 토론회에서는 국내 종교방송이 안고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에대한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최창섭 교수는 ‘종교방송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종교방송은 법인의 성격상 종교기관이면서 언론기관이라는 이중적특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며 “목적상은 종교기관이지만 공익에봉사해야 한다는 언론기관의 사명을 겸해 근본적으로갈등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종교방송은 공영·상업방송과는 달리 모두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 경영재원은 법인의 기본재산에서 나온다.그러나 실제로 법인의 운영재원이 기본재산의 수입만으로는 조달이 불가능해 이중적인 경영수단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현실이다.따라서 비영리 법인이지만 상업방송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교계의 헌금수입으로 충당한다. 선교방송만을 지향하는 극동·아세아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종교방송의 경우 광고수입이 전체수입의 80∼90%에 달한다.이는 결국 종교방송이 일반방송과 차별화는 커녕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으로작용하고 있다.이에 대해 CBS 민경중 기자는 “해당 종단과 관계도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종단,교단에 기대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CBS의 파행은 최고경영자의 정치지향성등 자질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민기자는 “재단이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하고,경영진 역시 노조를 강압하는 대신 재단과의 밀월관계에만 치중한 나머지 파행이 악순환을거듭하고 있다”며 “재단이사회가 일방적으로 경영진을 임명하는 현행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교계에서 임명한비전문 경영자가 경영미숙으로 인한 경영난이 노사갈등의 원인으로작용하고 있다.특히 CBS의 재단이사장·사장을 교계 목사로 채우는것은 방송의 전문성 확보차원에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종교방송의 언론매체로서의 역할과 관련,최교수는 “선교·교육기능과 함께 대안매체로서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순수 공익적 기능이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민기자는 “특정계층의 전유물이아닌,소외계층에게도 정보를 제공하는 예언자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종교간 배타성이 극심한 한국의 종교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언론재단 김영욱 박사는 ‘방송의 종교관련 프로그램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공중파방송은 종교 영역에서 ‘삶의 문제 해결’에 대한 정보보다는 담임목사 세습문제 등 종교계의 구조적 문제 보도에 치우쳤다”고 지적하고“종교 교리 소개나 종교계 현황 등에 대한 보도로 종교가 삶의 중요한 영역임을 일깨워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연극/ 극단 작은신화 ‘맥베드, 더 쇼’

    셰익스피어의 ‘맥베드’를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극단 작은신화의 ‘맥베드,더 쇼’가 학전그린소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12월3일까지. 원작은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드가 황야에서 만난 세 마녀의 예언에따라 아내와 함께 덩컨왕을 죽이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덩컨의 아들맬 컴에게 목숨을 잃는다는 줄거리.제목이 말해주듯 ‘맥베드, 더 쇼’는 원작의 기본 줄거리를 다섯개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분절해 마치쇼처럼 진행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세명의 마녀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맥베드’와 달리 이 연극에선 마녀의 존재를 소리와 이미지로 표현하며 나머지 배역역시 1인2역으로출연해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무대를 꾸미고 있다.장면이 바뀔때마다 무대감독이 등장해 각 장을 소개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일종의 ‘거리두기’효과를 꾀한 점도 이색적이다. 전작 ‘고래가 사는 어항’에서 세련된 음악 감각을 자랑했던 연출자 김동현은 이 작품에서도 쇤베르그의 명곡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과 소리들로 극의 진행을 매끄럽게 한다. (02)747-5161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CEO와 국부론

    월가(街)의 예언자로 불리는 골드만 삭스의 여성 애널리스트 에미조셉 코언.지난 3월28일 그녀가 골드만 삭스의 투자중 주식의 비중을70%에서 65%로 줄인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잇달아 올린 금리에는 미동도 않던 시장이 그녀의 한마디에 고개를 숙였다.왕(그린스펀)은 죽었고 여왕(코언)은 영원하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코언에 비견되는 또 하나의 사례는 미국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 저가판매의 전략이 인플레를 꺾는 데 FRB보다 더 영향력이 있다고 해서 이 회사에는 앨런 그린스펀보다 더 뛰어난 인플레 억제기업이라는별명이 붙어있다. 창업자 샘 월튼은 카트를 밀고 다니며 쇼핑을 하는미네소타 한 잡화점의 방법을 모방한 것뿐이지만 그의 경영전략은 실리콘 밸리와 함께 신경제를 가능케 한 두개의 신기(神器)로 평가받고있다. 기업의 영향력 증대를 가장 역설하고 다니는 사람은 MIT대학의 레스터 서로 교수.제로섬 사회와 지식경제를 주창하고 있는 이 석학은 오늘날 국가는 세계경제로통하는 승강장(Platform)에 불과할 뿐 경제활동을 통제하는 권력은 더이상 누릴 수 없다고 지적한다.그는 또 기업이 국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기업을 필요로 하는 것이 이 시대의 논리라며 강자는 기업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서로 교수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영향력은 괄목할 만하게 커지고 있다.영향력의 지수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지난 60년 2대 1이었던 CEO와 미국 대통령의 연봉 격차가 최근에는 62대 1로 벌어진 것도이런 세태의 일단이라고 보여진다. 미국정책연구소(IPS)의 조사에 따르면 90년대 미국 최고경영자의 연봉은 535%가 올랐다.같은 기간중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로 대표되는 주식시장은 평균 297%의 수익률에 머물렀다.왜 모두가 CEO가 되려고 하는지를 시장은 가르쳐 주는 것이다. CEO 영향력의 증대를 모두가 반기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사회가있고 주주총회가 있어 CEO가 본래의 영역에서만 최선의 노력을 다할것을 주문하고 있다.그러나 그들의 사업에 대한 열정을 사내에 가둬놓을 수만은 없다.창업자체가 국가라는 공익을 염두에 둔 적이 많기때문이다. 독일계 스포츠회사인 아디다스가 미국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데 대한불만을 가졌던 오리건의 한 대학생,그가 바로 나이키의 설립자 필 나이트였다.삼성의 창업이념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었다.나라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이런 경영이념이 나올 수가 없다.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쓰게가 만년에 전 재산을 부어넣은 곳은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차세대의 지도자를 양성해야 되겠다는일념이었다. 그러나 점증하는 기업과 CEO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반발도 적지않다.비즈니스 위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명중 3명은 기업의 세력확장이 과도해 국민생활 곳곳에 부정적인 영향을 내고 있다고생각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누구나 재벌이 되기를 바라지만 심지어재벌까지도 재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중적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보통이다.그러나 이런 생각은 기업가를 돈과 연계시켰을 때나 그럴듯하지 꿈과 열정으로 기업가를 평가하면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낼 것이다. 오늘날의 최고경영자는 예외없이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고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위대함을 성취하도록 직원들을 끊임없이 격려해야 한다. AOL은 열정과 가치를 공유했다.디즈니는 꿈을 팔아 성공했다.그러면서도 현장 중역의 복무수칙에는 쓰레기는 보이는 대로 주워야 한다는규정이 들어 있다. 꿈은 현실에 바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AOL과 디즈니의 최고경영자는 실천했고 그것이 미국의 성공을 가져왔다.초우량기업 최고경영자와 꿈과 열정을 공유하면 나라가 최고가 될 수가 있다. 우리도 나라의 힘을 기업에서 찾게 되도록 최고경영자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권오용 KTB 네트워크 상무
  • 2000 美 대통령 선거/ 이모저모

    7일 21세기의 첫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미 전역에서 실시됐다.1년6개월여에 걸친 선거운동을 끝낸 후보들과 국민들은 전세계의 주목 속에 백악관과 의사당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전역에서 최초로 투표하는 전통을 갖고 있는 하츠 로케이션과딕스빌 노치는 6일 자정이 지나자마자 투표를 마쳤으며 두 곳 모두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하츠 로케이션에서는 부시 후보가 17표를 얻어 13표에 그친 앨 고어민주당 후보를 눌렀고 딕스빌 노치에서는 부시 21표,고어 5표, 랠프네이더 녹색당 후보가 1표를 각각 득표. ■잇따라 새벽 6시(한국시간 밤 8시) 뉴욕,버지니아주를 필두로 새벽7시 워싱턴DC,플로리다,델라웨어등에서 일제히 투표소가 개장. ■6일 고어 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의 고향인 테네시와 아칸소를 순회하며 ‘정면돌파작전’을 감행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선거본부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돌아가 한표를 행사한 뒤 개표과정을 지켜봤다. 부시 후보는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항 유세에서 “우리는 마지막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낙관적이며 느낌이 좋다”며 자신감을 피력. 하루 2∼3시간 수면으로 강행군해온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6일아이오와,미주리,미시간,플로리다주 등을 돌며 최종캠페인을 벌인 후선거본부가 있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투표. ■한동안 캘리포니아,켄터키,뉴욕,아칸소 등으로 동분서주하며 고어부통령을 측면 지원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뉴욕의 채파쿼에 있는저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뉴욕주에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부인힐러리 여사와 함께 일찌감치 한표를 행사. 딸 첼시와 동행한 이들은짙은색 정장차림에 스웨터를 걸친 힐러리 여사가 먼저 투표한뒤 클린턴 대통령이 표를 행사.클린턴 대통령은 투표후 고어 후보와 힐러리여사의 승리를 예언. ■이번 대선 투표율이 사상 최저가 될 것이란 분석과 함께 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는 당락을 가름할 5∼6개 주요 주에서의 연설 초점을 지지자들에 대한 투표 독려에 모았다. 고어 부통령은 플로리다주 등에서 투표를 독려한 뒤 이날 부인 티퍼여사와 함께 CBS 등 TV방송 3사의 아침 쇼 프로그램에 출연, 모든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서 그에게 표를 찍는 것이 ‘마지막이자 최상의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지사는 ‘결승점을 향한 전력질주’를 다짐하면서 핵심 지지자들이 적극 나서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설득,투표에 참여하게 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 절반인 약 1억명이 투표에 불참,96년 수립된 72년래 최저 투표율인 49%를 경신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동지역 거주 미국인들이 대통령 선거일마다 떠들썩한 파티를 개최하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반미감정 고조 등으로 경계태세에 들어간가운데 조용한 분위기.바레인 주재 미 대사관은 7일 저녁에 개최하려던 대통령 선거일 저녁 파티를 취소했고 미 국무부도 중동지역 미국인들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폭력사태로 고조되고 있는 반미분위기에 주의할 것을 지시했다. ■미 대선 때마다 손님들을 대상으로 당선자 맞추기 행사를 해온 파리의 ‘해리스 뉴욕 바’의 예상 결과가 올해도 맞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 술집은 1924년부터 당선자 맞추기 투표를 실시,지금까지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선자를 정확히 맞추는 놀라운 적중률을자랑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2000 미대선/ 다우지수는 “고어가 이긴다” 예언

    1897년 다우지수의 등장 이후 치러진 25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22번이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낸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미 대통령선거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다우는예언의 근거로 10월31일 현재 다우지수가 7월말보다 4.3% 오른 점을들었다.투표일 직전인 10월말의 지수가 7월말보다 오르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되고 반대로 떨어지면 집권당 후보가 낙선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지율에서 우세를 보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은 올해의 대선이 다우의 예언이 틀린 가장 최근의 사례인 1968년 당시와매우 비슷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으며 다우의 예언이 틀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뉴욕 연합
  • [대한광장]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는가

    우리 사회에 두 개의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하나는,국회는 국민 주권을 대표하는 주권기관이라는 헌법적 진실이다.이 진실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또 하나는,21세기는 시민운동(NGO)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언적 진실이다.그 결과 정부기구(GO)를 중시했던 전통적 입장에서 벗어나 NGO를 또 하나의 권력으로 인정하는 경향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적 주권기관이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군사독재 아래서 민주주의의 원리인 삼권분립이 부정되었던 악습이 관행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이런 이유 때문에 시민운동은 삼권분립의 확립과 국회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명백하게 시민운동이 국회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흥미로운 점은 국회를 지원하는 시민운동을 국회가 거부하는현실이다. 그 결과 헌법적 주권기관인 국회와 국민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시민운동이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시민운동이 국정감사모니터활동을 통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총선연대를 구성해 낙선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이유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치학자의 눈으로 볼 때 민주국가에서 의회는 사회적 갈등이 전개되는 합법적인 공간이다.역사적으로 이러한 갈등은 발전을 동반했다. 봉건 귀족정치에 대한 신흥 자본가계급의 저항이 의회제도의 싹을 틔웠다면,19세기 부르주아적 의회제도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저항이 참정권의 확대를 낳았다.20세기 들어서는 관료화된 의회제도에 대한 불만이 시민사회의 확장과 참여민주주의로 연결되었다.이런 점에서 국회와 시민운동의 갈등 역시 발전을 위한 진통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발전을 위해서라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이제 권력에 약하고 주권자인 국민에게 강한 못난 국회를 용납해서는 안되겠다.국회는 오랫동안 권력의 시녀로서‘통법부’라 불리었다.민주화 이후에는‘뇌사국회’와 ‘식물국회’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국회가 국민을 배신했다는 증거이다.또한 자정 능력도 없고,생산성도 낮고,탈법과 편법을 도맡아 하는 국회의 낡은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이런 국회를 위해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일을 계속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이야기도 있다.국회는 국회의원이국민을 대신해서 의정활동을 하는 곳이지 국회의원만을 위한 배타적공간이 아니다.국민들이 가장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국회요,국민들을 가장 높이 떠받들어야 할 곳도 국회다.국민 없이 존재하는국회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런 국회가 담장을 쌓아 국민의 자유로운출입을 막는 것도 부족해서 본청과 의원회관의 앞면 2층을 1층이라하여 국회의원만 출입하고 뒷면 1층을 지하 1층이라고 부르면서 국민들이 출입하도록 하는 어색한 일을 계속하고 있다.어떻게 국회의원눈에는 2층이 1층으로 보이고 1층이 지하로 보이는지,왜 주권자인 국민들은 왜소한‘민원인’이 되어 뒷문 지하로만 드나들어야 하는지국회가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제 권력에 뺨맞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국민은 일개 민원인이 아니라 당당한 주권자이며 국회의 정치적 주인이다.국회의 담장을 허물고 불필요한 경비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국민들이 국회의원과 함께 정문으로 출입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국회가 국감연대의 활동 등 국민의 권리를 공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운동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없다.시민운동의 국회 감시활동은 무능한 국회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이 국회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는사실에 주목해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계속 국민을 무시하고시민운동을 거부한다면 국민과 시민운동 역시 국회를 거부할 수밖에없다. 국민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회는 존속이 불가능하다. 여러 나라의 역사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국회를 대체하거나 국회의원을 대체하는 일은 가능하다.이제 국회가 스스로 환골탈태하든지,아니면 국민들이 나서서 국회와 국회의원을 바꾸든지 일대 결단이 필요한시점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판소리·무용·전통무예 어우러진 총체극 ‘우루왕’

    한때 신라 궁궐의 중심이었던 경주 반월성터.지금은 조선시대때 축조됐다는 석빙고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 세월에 씻겨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대신 울창한 소나무숲과 너른 뜰을 가득 채운 잔디밭으로경주 시민들이 즐겨찾는 나들이 장소가 됐다. 지난 13∼15일 밤 이곳 특설무대에서 선보인 국립극장의 총체극 ‘우루왕’은 천년고도의 신비와 전설이 깃든 옛 왕궁터를 배경으로 하기에 제격인 공연이었다.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서사무가 ‘바리공주’의 설화를 한데 뒤섞은 드라마틱한 구조도 그러려니와 판소리를중심으로 굿,전통무예,춤 등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연극적 판타지는 2,500여명의 관객들을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신화의 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고조선무렵으로 설정된 먼 과거,우루왕에게는 가화,연지,바리 세딸이있었다. 우루왕은 감언이설로 효심을 표한 가화와 연지에게 땅을 둘로 나눠주고,꿈에 나타난 어머니의 불길한 예언을 전하며 양위를 반대한 바리는 성밖으로 내쫓는다.그러나 우루왕은 곧 두 딸들에게 배신당하고,그 충격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광야를 헤맨다.한편 바리는아버지의 광증을 전해듣고 치료약인 천지수를 구하러 험난한 길을 떠난다. 인간의 아집과 욕망을 정교한 서사로 풀어낸 ‘리어왕’의 비극은,이작품에서 부모의 병을 고치기위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생명수를구하러 다니는 ‘바리데기’설화와 만나 원작과 전혀 다른 상생의 메시지로 결말을 맺는다.대본을 쓰고,총감독한 국립극장 김명곤 극장장은 “서구의 대결과 갈등의 문화를 감싸안는, 구원과 상생의 한국적 세계관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우루왕’은 극단,창극단,무용단,국악관현악단 등 국립극장 산하단체가 모두 참여했다.바리의 죽은 어머니역을 맡은 명창 안숙선,뮤지컬배우 김성기(우루왕)신예 이선희(바리공주)를 비롯해 무대에 서는출연진만 70여명.여기에 국악관현악단과 타악그룹 공명,첼로 주자 등30여명의 연주팀도 라이브로 참가해 국악과 양악을 넘나드는 독특한음악을 선사했다. 총체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판소리와 성악이 공존하고,전통 한국무용과 광대의 몸짓이 조화를 이룬다.특히 전 출연진이 등장해 전통무예와 고구려 벽화를 응용한 춤으로 역동적인 움직임을 연출한 전투 장면과 대나무잎을 흔들며 굿을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9m높이의 망루와 기와문양 등으로 무너진 왕궁을 효과적으로 재현해낸 3층 규모의 무대세트도 인상적이었다.안숙선의 소리는 중요한대목마다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으며, 광대들을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도 감칠맛났다.다만 바리공주역의 이선희는 소리는 좋으나 무대경험이 없어서인지 어색한 연기와 동작으로 배역의 비중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아쉬웠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0’초청작으로 야외무대에서 먼저 공개된 이작품은 오는 12월15∼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재공연된다. 경주 이순녀기자 coral@
  • 빌 리제베로‘서양 건축 이야기’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는 것은 건축이라는 코드로 서양의 역사와문화를 읽는 일에 다름 아니다.예컨대 19세기 말 과거 교회 지붕에서나 쓰이던 둥근 돔을 상업건물의 지붕에 얹는다든가 귀족의 방을 꾸몄던 사치스런 장식들이 극장의 벽면에 등장한 것은 시민사회의 정착을 알려주는 중요한 변화였다.그런가하면 자기과시적인 공공건물은사람들을 현혹케 하는 정치적 통합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영국의 건축학자 빌 리제베로가 쓴 ‘서양 건축 이야기’(오덕성 옮김,한길아트)는 건축은 당대의 예술적 역량과 사상,사회적 성숙도를 집약해 보여주는 하나의 기호임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드러낸다. 자본주의가 건축에 끼치는 영향을 가장 훌륭하게 예언하고 비평한사람은 영국의 시인이자 혁명가인 윌리엄 모리스였다.그는 “목적을위해서는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도 개의치 않는 위대한 건축가”라는말로 자본주의 아래서의 건축가의 사회에 대한 관계를 비판했다.저자 역시 모리스와 비슷한 관점에서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와 건축가의 관계는 복잡해지고 건축가와 사용자의 유기적 관계는 멀어짐으로써 건축은 스스로 사회적 소외에 빠지게 됐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그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을 과학의 확실성과 기술,그리고 19세기 실증주의에 뿌리를 둔 근대주의자들의 기본이념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한다.모더니즘에 반기를 든 포스트모던 건축가들은 근대건축의 양식은 물론 그 이념과 급진적인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까지도 거부했다.포스트모던 건축이 사회복지를 위한 건축물이 쇠퇴하는 시기에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건축사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정형화된 시대구분과 각 시대의 대표적인 양식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그러나 저자는 건축의 발전을양식사 중심으로만 본다면 근본적인 변화의 양상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650∼1200년경 고딕미술에 앞서 중세 유럽 전역에서 발달했던 것이 로마네스크 양식이라는 식의 설명보다는 당시 건축물의수와 교회 규모 등에 주목할 때 중세 건축사를 보다 역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20세기 말 건축의 두가지 경향으로 건축과 환경,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꼽는다.영국의 ‘공동체 건축(community architecture)’,건축가 랠프 어스킨의 작품인 뉴캐슬 온 타인 인근의 ‘바이커 월’ 주거단지 등을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한국病’의 명암

    얼마전 미국 LA 타임스가 한국의 인터넷 열기를 보도한 적이 있다. 즉 “한국인들의 ‘조급성’과 ‘요행심리’가 속도와 위험부담이 요구되는 정보화시대에 잘 맞아떨어졌다”는 비아냥(?)이 섞인 분석기사였다. 당시 기사를 읽으면서 상당히 낯뜨거웠었다.단숨에 한몫 건지려고로스앤젤레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라스베이거스 도박판으로 몰려드는한국 졸부들이 먼저 떠올랐던 까닭이다. 그러나 필자는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의 신간 ‘나는 한국이 두렵다’를 읽고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한국인의 ‘빨리빨리병’은 정보화시대의 원천”이라는 메시지를 접했기 때문이다. 그의 파격적 주장은 “빨리빨리병(病) 등 한국병은 IT(정보기술)혁명시대에는 외려 약이 된다”는 말로 요약된다.각종 정보가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세상에서는 5분만 앞서도 50년을 먼저 갈 수 있다는주장이다. 다른 나라는 1∼2세대에 걸리는 일을 한국이 1년만에 뚝딱 해치우기도 하지 않는가.존스 회장은 ‘속도전’에 강한 잠재력을 바탕으로한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예언한다.2025년경엔 슈퍼파워 미국의 입지를 위협할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언젠가 21세기 국제체제는“6개의 열강과 다수의 중진국 및 소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었다.미국,유럽,중국,러시아,일본과 아마도 인도라는 5개 강대국 중심으로 국제질서가 재편되리라는 논지였다.‘문명충돌론’을 편 헌팅턴도 여기에 이슬람문명권을 추가했지만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들의 전망에서 한국은 통일이 되더라도 중간규모 국가에 머물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존스 회장의 예측이 위안은 될지언정 선뜻 믿겨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해방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대장정을 숨가쁘게 달려왔건만 아직도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허리를 펼 처지는 아니다.더욱이 의약분업파동에서 보듯 사회구성원 상당수가 제몫찾기에눈을 부라리고, 정치권은 정쟁으로 세월을 보내다시피 하고 있는 형국임에랴. 하지만 인터넷 물결은 과거에는 없던 초유의 사태다.따라서 누구도그 파장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존스 회장의 예측도 어느 정도합당한 논리적 추론인지는 검증하기 어렵다. 다만 그의 추론은 현실이 아무리 고단하더라도 ‘엽전은 안돼…’라는 식의 패배주의나 자학에 빠지지 말아야 할 충분한 근거는 될 듯싶다.독(毒)도 제대로 쓰면 요긴한 약이 될 수가 있다.빨리빨리병으로요약되는 한국인의 기질중 강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이는 ‘전략적 마인드’가 기업이나 정부 내에서 강구돼야 할 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효율성 최우선… 불도저식 일 추진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남미의 ‘사무라이’로 통한다.불도저식 통치 스타일 때문에 ‘황제’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그의 10년 집권은 한마디로 ‘1인 철권통치’였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경제재건과 사회안정을 최우선에 뒀다.만신창이가 된 경제를 살리고 정권 전복을 노리는 게릴라 소탕을 위해 걸림돌이라 생각한 의회와 대법원을 해산했다.10월 유신과 비슷한 초헌법적조치로 개혁을 단행,기득권의 반발을 잠재웠다. 그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독특한 통치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로 평한다.그러나 그의 효율성은 민주주의의 원칙인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는 독재로 변질됐다.야당과의 대화보다는 그만의 ‘육감’에 의존해 정치를 풀어나갔다.자문을 구하기 위해 예언가들을 찾기도 했다. 그가 유일하게 신뢰한 기관은 국가정보부(SIN)다.그는 동양식 교육환경을 중시,타협보다 무리가 따르더라도 정면돌파를 선호했다.96년말 좌파반군이 페루 주재 일본 대사관을 점령했을 때도 역대 정권과달리 협상보다 현장 진압을 택했다. 그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흠모자로 알려져있다.군부를 등에 업고 통치기반을 강화했으며 헌법을 바꾸면서 3선 연임을 가능케 했다. 성장형 경제발전 모델을 채택했고 현장 위주의 정책을 폈다.그러나무리한 장기집권 시도로 국민의 신임을 잃었다.정치적 기반이 약해‘정보정치’에 의존했고 결국 측근들에 의한 권력형 부패가 만연했다.한마디로 경제재건은 성공했으나 정치에서는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백문일기자
  • ‘나약한 존재’그대 이름 인간이여!

    오이디푸스.신의 예언대로 친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 스스로 두눈을 찔러 파멸한 비운의 이름.신이 정해준 운명을 아무 저항없이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의 나약함을 증명해보인 신화속 인물오이디푸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의 작가 김명화가 3년만에 내놓은 ‘오이디푸스,그것은 인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화를 정반대로 뒤집는 모험을 시도한다.작품은 애초에 신탁(神託)이란 것은존재하지 않았고,현실의 욕망에 눈이 먼 인간들이 꾸며낸 거짓 예언에 불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강한 인간 오이디푸스는 신이 아니라 우매한 동료들에 의해 희생당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설정이다. 극중 늙은 시인이 들려주는 신화 뒷편의 ‘진실’은 이렇다.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댓가로 테베를 다스리게 된 젊은 왕 오이디푸스는개혁적인 정치로 시민들의 신망과 존경을 한몸에 받지만 원로 대신들은 이방인인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가뭄이 3년째 계속되자 오이디푸스는 수로공사를 강행하고,오래전부터 왕위를 노리던 오이디푸스의 처남 크레온은 민심이 흉흉해진 틈을 타 늙은 제사장의 입을 빌어 오이디푸스가 선왕 라이온스의 아들이며,아내 이오카스테는 그의 어머니라는 거짓 신탁을 유포한다.오랜가뭄에 지친 시민들은 크레온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오이디푸스는 결국 인간에 대한 환멸로 자신의 눈을 찌른다. ‘뙤약볕’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속에서 인간의지가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관심을 보여온 연출가 김광보는 이 작품에서도 ‘운명을 넘어서려다 운명에 갇힌’불행한 인간 오이디푸스와 현실의 권력앞에 무참히 머리숙이는 유약한 시민들을 대비함으로써 주제의식을 극명하게드러낸다. 이남희 서주희 정규수 주진모 등 소문난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결했다.서울연극제 국내초청작.9∼17일 문예회관 대극장.(02)732-4343이순녀기자 coral@
  • 연극 리뷰/ ‘오, 맙소사’

    만약 우리 일상에서 기적이 일어난다면? 바라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의 절망감보다 그 기적을 견디고 살아가는 것이 더 힘겨울 수있지 않을까. 우화의 작가 이강백이 쓰고,채윤일이 연출한 연극 ‘오,맙소사’는 이같은 기발한 역설을 증명하기 위해 종말이라는 비현실적 상황을 설정한 뒤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비합리적 내면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어느날 호수가 흔적도 없이 말라버린다.배를 빌려주는 일로 먹고살던주인 가족은 이 기적을 제각각 해석한다.매일 주사위를 던지며 이상한 주문을 외우던 아버지는 종말의 때가 왔다며 휴거용 배를 만들고,유부남과 눈이 맞아 집떠난 딸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딸이 돌아올 징조라 믿는다.호수에 빠져죽은 첫사랑을 못잊는 큰아들은 뼈를 찾으려호수바닥을 뒤지고,유일하게 현실주의자인 둘째아들은 놀이공원을 세울 꿈에 부푼다. 기적이 알려지면서 호수에 외지인들이 몰려온다.자칭 손해배상 전문변호사,투자자들,호수 익사자의 유족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상황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급기야 아버지의 예언대로 산자6명,죽은 자의 유골 6구를 실은 배가 하늘로 사라지는 더 큰 기적이일어난다. 눈앞에서 기적이 일어났지만 막상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게 없자 남은사람들은 극심한 허탈감에 빠진다.언론은 이 사건을 사이비종교집단의 자살극으로 몰고,현장을 목격한 이들마저 그들이 하늘로 올라가지않았다는 증거를 찾기위해 혈안이 되는 모습은 무슨 일이든 쉽게 들뜨고,쉽게 절망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절로입맛이 써진다. ‘그로테스크 코미디’라는 낯선 이름대로 웃기엔 너무 진지하고,정색하고 보기엔 너무 엉뚱한 연극.스무명이 넘는 출연진과 무대밖으로배가 사라지는 스펙터클한 장면 등을 담아내기엔 소극장 무대가 너무작아보였다.13일까지,문예회관 소극장(02)538-3200이순녀기자 coral@
  • 神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아름다운 영혼‘

    ‘신의 빛으로 세상을 본 예언자’ 시인이며 철학자이자 화가였던칼릴 지브란(1883∼1931)은 그의 대표작 ‘예언자’로 우리에게 친숙하다.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예언자’는 서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히고 있는 책.‘지브란 숭배자’는 미국에서만 50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예언자’의 주인공 알무스타파처럼그는 하나의 신화요 전설이 됐다.그렇기에 오히려 지브란의 생애와작품을 종합적으로 바라본 책은 찾아보기 힘든 지도 모른다. 미국 메릴랜드대 칼릴 지브란 연구소장인 수헤일 부쉬루이와 지브란연구가 조 젠킨스가 함께 쓴 ‘아름다운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이창희 옮김,두레 펴냄)은 ‘인간’ 지브란에 주목한 최초의 지브란 평전이다. 지브란은 아름다운 삼나무 숲이 향기를 내뿜는 ‘예언자의 땅’ 레바논의 비샤리에서 태어났다.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비샤리의 전원풍경은 그에게 꿈과 환상의 날개를 달아줬다.하지만 12세때 지브란은 레바논을 떠나야했다.세무서 직원이었던 아버지가 부패사건에 연루되면서 미국보스톤으로 이민을 간 것이다.지브란은 동부 런던의 악명높은 슬럼에 비교되는 ‘철길 건너’라는 이민자들의 군락에서 살았다. 가난과 이민자에 대한 편견,인종차별 등으로 얼룩진 지브란의 보스톤 시절은 그의 표현대로 ‘비참했다’.영어로 쓴 첫 작품 ‘광인’에는 그 때의 혼란스러웠던 삶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평전은 지브란의 전 생애를 관통하는 영성적(靈性的) 태도와 신비주의적 관점에서 지나온 정신적 순례의 과정을 살핀다.마론파 그리스도 가정에서 태어난 지브란은 “가슴의 반쪽에는 예수를,다른 반쪽에는 마호메트를 품고 있다”고 스스로 말했을 만큼 종교적으로 열린 자세를 취했다.그는 작품을 통해 이슬람의 수피(신비주의 교파)전통과 그리스도교의 신비주의적 유산을 결합하고자 했다.결국 ‘예언자’에서 알무스타파라는 인물을 그려내 자신의 꿈을 이뤘다.알무스타파는 그리스도와 마호메트가 하나로 된 인물이며 수피에 나오는 ‘완전한 인간’의 화신이다.‘계곡의 님프’‘반항하는 영혼’등 지브란의 젊은 시절 작품들은권력과 돈에 집착하는 교회와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불의와 극단주의,제도화된 폭력을 비판한다.‘반항하는 영혼’은 마침내 금서가 돼 베이루트 광장에서 불태워졌다.그는자신의 조국 레바논을 침략한 오토만 투르크의 압제에 맞서 싸운 ‘반항하는 정신’이었다. 지브란에게 누구보다 깊고 오랜 영향을 끼친 사람은 파리 유학시절만난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다.블레이크의 서정적 독창성에 매료된 지브란은 블레이크를 “내 영혼과 형제간인 영혼”이라고 불렀다. 지브란이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았던 여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자못흥미를 끈다.이루지못한 젊은 시절의 사랑 할라,‘수호천사’ 메리하스켈,영적으로 하나였던 아랍 여인 마이 지아다,지브란의 모델이됐던 미셸린….이 중에서도 특히 지브란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든 메리 하스켈과의 사랑은 아름다운 지적 동반자 관계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 책은 단순히 전기적 사실을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초기작‘반항하는 영혼’에서부터 마지막 작품 ‘방랑자’에 이르기까지,지브란의 대표작들을 그의 생애와 연관지어 다룸으로써 지브란에 대한총제적인 이해를 돕는다.책에 실린 24쪽의 화보는 화가로서의 지브란의 면모를 짐작케 한다. 지브란의 작품이 시공을 초월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저자는지브란의 메시지에는 영적인 ‘치유의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말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신간 맛보기

    ◆쇼핑의 과학(파코 언더힐 지음,신현승 옮김,세종서적 펴냄)“은행옆에서는 장사를 하지 마라.굳이 매장을 내고 싶다면 쇼윈도에다 거울을 한두개 설치하라” 말장난 같지만 일리가 있다.금융기간의 ‘딱딱하고 지루한’ 이미지로부터 영향을 덜 받으려면 거울이라도 둬야한다는 것.거울에 비친 활기찬 풍경은 고객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저자는 고객이 즐겁게 지갑을 열도록 하는 몇가지 법칙을 제시한다.동선(動線)에 맞게 배열된 상품만이 고객의 시선을 끈다.오감의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매장이 인터넷 쇼핑몰을 이긴다.고객은 시야1m안의 광고에만 눈길을 준다….1만2,000원◆자유와 날개(이세기 지음,이화여대출판부 펴냄)60,70년대 이화여대총장을 지낸 김옥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평전. 그는 교육에서의 새로움을 추구하고 신앙의 보수적인 틀을 깨는 데 앞장섰다.기독교사상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학교에서 진오귀굿을 하도록 허락했으며,끼리끼리 문화를 싫어해 타대학 출신 교수들도 많이 채용했다.재임 18년째,그는 아집과 자만에 빠지는 것을경계해 총장직을 물러났다.젊었을 때 그의 꿈은 ‘상록수’의 채영신처럼 사는 것.만년에 그는 충북산골에서 살며 그 소박한 꿈을 이뤘다. 소설가 박경리는 만년의 그를“간디 같았다’고 평했다.1만3,000원◇퍼펙트 스톰(세바스찬 융거 지음,박지숙 옮김,승산 펴냄)1991년 미국 보스톤 부근의 그랜드 뱅크스 바다에서 폭풍에 휩쓸여 흔적없이사라진 황새치잡이 어선에 관한 넌픽션.영화로 만들어져 국내 상영중이나 이 책은 상황의 영화적 성격보다 폭풍,어선,고기잡이 등 기초적배경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뒤 인간적인 사정을 덧붙이고 있어상당한 차이가 있다.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 장기간 인기도서로 올랐다.저자의 냉철하고 꼼꼼한 접근법이 사건 자체보다 더 인상적일 수있다.바다,자연 그리고 인간,어업 양쪽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게 된다.7,500원◇자신을 믿어라(볼프강 헤를레스 지음,장복희 옮김,생각의나무 펴냄)독일의 정치·경제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은 ‘세계를 경영하는 욕망의 두뇌들’이 부제.자국 경제의 영역을 벗어난 글로벌 경영 그리고그 속에서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때로는 무모하리 만치 저돌적이고 때로는 스스로 갈등을 겪기도 하는 자본가의 인간적인 모습을보여준다.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인과 컨설턴트 18인에 대한 상세하고 격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모험심과 아이디어로 성공한 창업자로 나이키,마이크로소프트,보디숍,버진 그룹,CNN 등의 설립자를살피고 있고 이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전문경영인과 이윤의 예언자컨설턴트 편이 뒤따른다.1만1,000원
  • 어린이 책세상

    ◈한권으로 끝내는 초등논술삼성출판사의 ‘한권으로 끝내는 초등논술’은 어린이들이 지레 겁부터 먹는 논술을 보다 흥미롭게 익힐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지침서다.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단계별로 나눠 기획된 책은 탐구대상 작품이다를 뿐 구성방식은 모두 똑같다. 주입식 학습법을 지양하고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쪽으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작품의 주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책은 어린 독자들에게 다각적 인식을 해보도록 유도한다.신문기사 형식의 글부터 실은 것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는 배려다. 예를 들면,6학년용 책의 제2편 ‘큰바위 얼굴’.‘큰바위 얼굴 예언이 실현되다’라는 큰 제목의 신문기사와 나란히 주인공 어니스트와의 가상인터뷰까지 덧붙인 ‘명작신문’을 먼저 보여준 다음,작가 호손을 소개하고 맨마지막에 작품 이해력을 돕는 주·객관식 퀴즈를 제시한다. 논술공부를 위해 엄선한 이야기감들은 전래동화에서부터 세계명작,위인전 등에 이르기까지 학년별 수준에 맞춰 다양하다.값 8,500원◈척척박사 과학교실(믹 매닝 지음)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필수개념들이 생생한 실험과 그림들과 함께 선보이는 재미있는 과학교과서.열,힘,빛,소리,전기 등으로 주제를 나눠 기초적 과학원리를 흥미롭게 소개한다.‘학교종이 딩동댕’시리즈 제1권.주니어 김영사 8,900원. ◈미워하지마(최은규 지음) 초등학교 2학년생인 미남이가,부모의 불화와 이혼과정에서 아픔을 겪는 친구 예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줄거리의 창작동화.초등학교 1,2학년생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문공사 6,000원. ◈모나리자의 비밀(카트린느 테르노 지음) 호기심 많은 프랑스 소녀아망딘느가 미술선생님을 따라 루브르 박물관에 들렀다가 그림속 모나리자 부인과 이야기를 하고,도둑맞은 모나리자 그림을 지혜롭게 되찾는 기발한 줄거리의 창작동화.베틀북 6,500원. ◈가족신문 만들기(유지은 외 지음) 전북 고창군 해리초등학교 유지은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함께 만든 책으로,가족신문 경진대회 입상작들이 수록돼 있다.가족신문의 필요성,만드는 과정,기사작성 요령,편집법 등이 일러스트와 함께 자세히 실렸다.청솔 9,000원. ◈호랑이를 그린 닭임금님(정 위엔지에 지음) 열두 띠 동물을 소재로기획된 시리즈 10번째로, 닭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모음집. 닭의 신체적 특성이나 습성,생태까지 두루 고찰해볼 수 있는 책은 영국,독일,일본 등에서도 이미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비룡소 7,000원. 황수정기자 sjh@
  • [외언내언] 통일연습

    남북의 지도자가 어느날 밤,동시에 통일의 꿈을 꾼다.다음날 두 지도자는 전격적으로 만나 ‘무조건 통일’에 합의한다. 두 지도자의 의기투합으로 한반도는 감격과 환희의 물결에 휩싸이지만 금세 난관에 부닥친다. 남북한 모두 기득권 세력의 반발,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반목하여 살아오면서 생긴 이질감 때문이다.반발세력은 각자 설득키로 했으나 이질감 해소가 문제였다.생각 끝에 이들은 두 체제의 벽을 한꺼번에 허물 것이 아니라 시범지역을 선정해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그래서 이들은 휴전선 인근에 남북의 인구와 면적을 동일하게 잘라 ‘통일구’를 선포했다. 남북 어느 쪽의 지배도 받지 않고 자치적으로 살아가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극복하여 그 범위를 점차 넓혀가기로 한 것이다. 85년에 나온 드라마 작가 장사공씨의 소설 ‘대통령의 꿈’ 이야기다.10권짜리 시리즈를 목표로 시작한 이 소설은 그러나 1권을 내고중단하고 말았다.그야말로 꿈에서나 있을 법한 ‘대통령의 꿈’으로시작한 통일이라는 주제에 독자들의 반응도 미지근했고 ‘기득권층의반발’ 운운하는 대목도 당시로서는 으스스한 설정이어서 어쩌면 작가 스스로 의지를 접었는지 모른다. 며칠전 남북 공동으로 경의선 철도 복원 뉴스를 들은 한 노인이 무심코 한 말은 “아무래도 귀신이 둘러댔나 보다”였다. 남북 정상이 만난다 해도 설마했고 만나서 잘 해보기로 했다는 뉴스를 들어도 긴가민가했는데 뜻밖에 일사천리로 진척되는 것을 보면서그 해답을 찾지 못한 데서 나온 말일 것이다.이럴 때 우리민족은 논리보다는 섭리나 초월적인 어떤 힘에서 그 해답을 찾는 정서가 있다. 요즈음 남북관계의 진척을 보면 한 드라마 작가의 상상력은 단순한상상이 아니라 일종의 예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불과 몇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목전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남북 지도자가 계시라도 받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기때문이다. 드라마 작가의 ‘예언’은 기득권층의 반발과 양쪽의 이질감 부분이거의 들어맞는다.서울과 평양에서 벌어진 감격적인 해후 장면에서 간간이 드러나는 이질감, 그리고 이것을 부정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시도들이 그것이다.전등을 꺼달라는 북측 손님의 요청을 북한 전력사정으로만 보지 말고 몸에 밴 검약으로 봐주면 좋지 않을까. 김정일위원장의 포스터가 비에 젖는다며 울먹이는 교향악단원을 순치된 단심(丹心) 쯤으로 봐준다고 해서 우리 안보에 큰 구멍이 생길까. △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마네의 자유분방한 예술혼

    “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리라” 자신의 말처럼 프랑스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그림에는 작가의 주관과 개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믿었고 또 그 신념을 색채를 통해 평생토록 실천했다.‘피리부는 소년’‘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올랭피아’등의 그림으로 잘 알려진 인상파의 거장.그의 삶과 예술을 살펴볼 수 있는 ‘뒤늦게 핀 꽃’(마네 등 지음,강주헌 옮김)이란 책이 나왔다.도서출판 창해. 이 책에서 독자들은 세 가지 방향에서 마네를 읽게 된다.마네의 죽마고우이자 문화부장관을 지낸 앙토냉 프루스트의 회고담,마네가 당시의 위대한 예술가들과 나눴던 편지글,그리고 마네의 친구들이 그를 평가한 글 등이다.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마네는 기존의 낡은 예술관에 반기를 들어 생전에는 비평가와 대중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꾸미는 그림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사조인 인상주의에 깊이 공감했다.빛의 효과와 순간적인 인상에 충실하게 작업했지만 같은 부류의 화가들과는 달리 인상파 전시에는 한번도 참여하지않았다.대신 정부가 후원하는 공식 미술전람회인 살롱전에 작품을 출품해 인정 받으려 했다.하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살롱전에 부정적인 사람들로부터는 자연히 “명예욕에 불타는 더러운 부르주아”라는 비난을 들었다.그는 만년에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음으로써 결국 재능을 인정받았다.그러나 보불전쟁에 참전해 다친 다리에 생긴 회저병으로 죽음을 맞는다. “죽은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예언처럼 마네는 죽음과 더불어현대미술의 철옹성과도 같았던 국립미술학교에서 회고전도 가졌다.마침내 마네는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김종면기자
  • [뉴패러다임 경영 CEO에 듣는다] 삼성화재 李水彰대표

    지난 4월 자동차 보험료 자율화 이후 손해보험업계에 많은 변화가일고 있다.중소형사들은 보상서비스 연합체계를 구축하고,대형사들은은행이나 온라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익을 맞추기 어려운 몇몇 중소형사들은 외국사들의 M&A(인수 합병)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험업계 선도업체로 국내 시장 점유율 27.2%(99회계연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 이수창(李水彰·51)대표를 만나 손보업계의 전망에대해 들었다. 이대표는 평소 ‘개인이든 조직이든 생존전략은 철저한차별화’라고 강조해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보험업계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쪽집게 예언가로 불리기도 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73년 삼성그룹 공채 14기로 입사한 이대표는 삼성생명 중앙개발(현 에버랜드) 제일제당 삼성중공업을 거치면서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지난 95년 삼성화재로 옮겨왔으며 98년말 49세의 나이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40대 대표이사로 화제를모았었다. ■‘디지털 경영’을 강조하시는데 디지털 경영이 무엇입니까. 과거의기업중심 경영형태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킬수 없습니다.지식네트워킹을 구축하여 정보를 공동소유하고 이를중심으로 고객을 통합관리하자는 것입니다. 고객의 욕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수 있도록 설계사들에게 이미 PDA(개인휴대정보단말기) 1만대를 지급했으며 노트북도 지급하고 있습니다.3만2,000여명의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사 교육도 진행중입니다. ■지난 4월 자동차보험료 자율화이후 무한경쟁이 예상됩니다.이에 대한 대책을 말씀해주십시요. 보험료중 현재는 부가보험료 부분만 자율화됐습니다.(2002년 4월 보험료가 완전자율화될 전망) 대형 손보사들은 사업비용을 줄여 보험료를 더 낮출수 있지만 소형사들은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당분간은 출혈경쟁이 심화되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구조개혁 및 이로인한 업계 재편이 예상됩니다.그러나 손해보험의 특성상 가격보다는보상서비스와 지급여력,대외신인도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심야보상서비스,소액보상전담팀 구성 등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향후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현재는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대가 큰곳은 중국시장으로 지난 1월 중국에 보험영업 허가권을 이미 신청했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63억달러로 GDP의 1.7%입니다.이는 세계평균치 7.3%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세계평균치를 감안하면 700억달러 이상의 규모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입니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영업권 획득이 기대됩니다. ■주주중시 경영을 표방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요. 주가 관리를 위해 지난 4월말 이후 800여억원을 투입,보통주 330만주와 우선주 30만주를 매수하였습니다.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다양한 기업설명회도 개최하고 있습니다.이미 상반기중 e-buisness분야에 대한 사업전략 설명회를 가졌으며 하반기에는해외주주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로드쇼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기보험비중이 커지면서 자산운용부문이 더욱 중요해질 것같습니다. 지난 3월 세계적인 리스크 관리 컨설팅회사인 미국의 카마쿠라사와업무제휴를 체결,자산부문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올해말까지 부채에 대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산·부채통합리스크 관리(ALM)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올들어 타법인 출자액이 129억원으로 출자목적에 대해 일부 의혹도있습니다. 저희의 출자목적은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와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수익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로는 자동차포탈, 의료서비스기타 보험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투자수익 증대를 위해서는 정보통신 반도체장비 엔터테이먼트 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초기 및 성장단계의 기업에 대해 60%,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기업에대해서는 40% 정도의 비중을 두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투자업체는 40여개로 하반기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융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국내특유의 영업환경으로 인해 외국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은 1%미만으로 미미합니다.그러나 금융시장 재편에 따른 무한경쟁에 대비할수 있도록 업계간 자율경쟁 촉진과 다양한 보험상품 개발을 위한 제도완화 건의 등 업계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향후 보험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온라인 보험사의 출현과 단종보험사의 진입,그리고 보험요율 자유화등으로 인해 예년에 볼수 없었던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생겨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에따라 보험수요가 늘어나고 D&O(임원배상책임보험),상금보험, 인터넷보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등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선도업체로서 고객의 필요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개발과 시장발굴로 파이를 키워나가는 전략으로 공존방향을 모색하겠습니다. ■李水彰대표 약력. ▲49년 경북 예천 출생 ▲67년 경북 대창고 졸업 ▲71년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73년 삼성생명보험 입사 ▲90년 제일제당 대우이사 ▲92년 삼성중공업 조선부문 이사 ▲93년 1월 삼성중공업 중장비부문이사▲93년 12월 삼성생명보험 상무이사 ▲95년 삼성화재 상무이사 ▲98년 12월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사장강선임기자 sunnyk@
  • 남북 장관급회담/ 180도 달라진 北 全今鎭단장

    서울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가장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 인사는 북측 수석대표 전금진(全今鎭) 단장이다. ‘전금철’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72년 남북조절위원회 대변인시절부터 98년 중국 베이징 남북차관급 비료회담의 북측 단장을 맡기까지 10여년간 대남 협상의 전면에 서왔다.그와 여러차례 접촉했던 한 인사는 “화술은 능란하지만 상부의 지시를 한치도 벗어나지 않아 빡빡한 협상이 됐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그는 180도 달라진 ‘유연성’을 과시했다. 전 단장은 도착성명에서 북측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화해와 협력’이란 표현을 썼다.북한이 즐겨 쓰는 ‘민족대단결’이란 말 대신 ‘민족 단합’이란용어도 구사했다.남측을 배려한 어법이다. 틈틈이 유머감각도 발휘했다.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 등과 환담을 나눌 때 “386세대 젊은 분들이 (회담에) 끼워넣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다”고전했다.박 대표가 “정상회담 직후 언론에 보도된 (남측)여론조사 지지도가93∼98%에 이르렀다”고 하자 “우리는 150%까지 지지한다”며 회담장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30일 오후 회담에서는 ‘용꿈’을 화제로 꺼냈다.그는 “내 꿈은 적중한다. 난 꿈으로 예언하는 선견지명이 있다”며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등 시종 부드러운 인상을 보여줬다. 옷차림도 권위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검정색 계열보다는 부드럽고 친근한이미지인 회색 계통 양복으로 바꿔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노력하는 모습이역력했다. 주현진기자 jhj@
  • 강영계 교수 ‘니체와 예술’

    전통적인 가치와 도덕률의 전도를 선언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니체는 종종 허무주의자로,파시스트로,모호하고 무시무시한 예언자로 왜곡돼 왔다.철학사 밖의 이방인으로 존재해온 것이다.그런 니체의 철학적 시도가 거대담론의 붕괴 이후 한국 지식인 사회에 ‘니체 신드롬’을 낳았다. 니체 자신보다 니체를 더 잘 설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나 펠릭스 가타리 강의의 붐은 이를 입증한다.왜 다시 니체인가.니체의 예술철학 혹은 미학은 지금 여기의 우리 예술에 어떤 의미를 던져줄 수있는가.건국대 철학과 강영계 교수가 펴낸 니체와 예술(한길사)은 이같은 지적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책이다.“예술은 진리보다 더 가치 있다”.니체의 이 전언은 전통철학의 경직성과 폐쇄성을 타파하기 위한 말이다.니체는 서구의 전통 속에서 논의되는 진리를‘환상에 대한 의지의 한 형태’라고 말한다.진리가 환상이라면 그것은 허무주의의 범주에 속하게 되며 자연히 퇴폐주의와 염세주의의 색깔을 띨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예술가에 대한 니체의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니체가 보기에예술가는 ‘거짓말의 천재’다.거짓말은 상상과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예술의 개방성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니체는 거짓말을 가리켜 ‘인간의예술가 능력’이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니체는 철학의 예술화와 아울러 예술의 철학화를 꾀했다.니체는 근대적 낭만주의예술을 해체하고 ‘예술가-철학자’가 주도하는 예술을 강조했다.합리주의와 기독교 노예도덕에 물든 예술과 형식성에 치우친 예술을 ‘질병’으로 규정한 니체는 낭만주의 예술을 질병에 걸린 근대의 대표적인 예술로 꼽았다. 낭만주의는 비록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추구한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천민으로서의 대중을 위한 예술인 만큼 노예도덕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것. 니체는 낭만주의 예술을 왜소한 예술,허무주의적·퇴폐주의적 예술이라고 혹평했다. 반면 ‘예술가-철학자’는 소재에 집착하는 왜소한 예술을 부정하고 창조적철학을 긍정하는 ‘자기자신을 산출하는 자’다.니체는 자신의 존재론적인예술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70곡이 넘는 음악을 직접 작곡했다.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외에도 ‘디오니소스 찬가’‘메시나의 전원시’ 등의 서정시를 써 특유의 사상을 표현했다. 이 책은 니체의 실험미학에 대한 비판적 고찰로 끝을 맺는다.니체의 실험미학으로서의 예술철학은 예술의 다양성과 개방성,창조성을 잘 보여주지만 근대성이나 허무주의,예술의 근원적 존재원리인 ‘힘에의 의지’ 등의 근거를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저자는 끊임없이 공을 굴리지 않으면 안되는 시시포스왕의 운명이야말로 바로 니체 예술철학의 상징이라고 꼬집는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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