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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 한국어·한국문화 알리는 데 기여, 이제는 ‘K스타일’…한류 장기화 중요”

    “싸이, 한국어·한국문화 알리는 데 기여, 이제는 ‘K스타일’…한류 장기화 중요”

    “언어는 최고의 문화 수출품인데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우리말로 노래를 불러 말춤뿐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생활방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한류확산·외래 관광객 증가 등 성과 ‘한류 장관’을 자임해 온 최광식(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류를 통한 교류가 세계화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한류의 확산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장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한류는) 문화부의 여러 업무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것”이라며 “K팝에서 K아트로 넘어갔고, 이제 K스타일로 변해 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나가 보면 한국어를 구사하고 가르치는 외국인과 학원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우리말과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는 한류 확산, 런던올림픽의 성과, 외래 관광객 증가 등을 꼽았다. 이외에도 예술인복지법과 국어기본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 제·개정, 소외계층의 문화향유 지원 확대 등을 소개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출신인 최 장관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3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되면서 관계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2월 문화재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7개월 뒤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 ‘초고속 영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취임 한 해를 맞으며 이 같은 논란은 어느 정도 희석된 상태다. ●독립예술영화 지원·쿼터제 도입 미흡 파주출판단지를 위한 인쇄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 등 이례적으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중·장기 계획을 내놓기도 했으나 “한류 장관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바람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문화계 전반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지만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지원책과 쿼터제 도입 논의는 요원한 상황이다. 또 ‘한류’라는 이름으로 대기업의 문화·연예계에 대한 독과점이 기승을 부리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문화부가 홍상표 전 청와대 수석보좌관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 장관은 앞으로 해외문화원과 교육원 통합 추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 후속 조치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김기덕 감독/최광숙 논설위원

    올해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을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주최로 열린 축하연에서 만났다. 축하 인사를 건네고, 같이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이날 그는 많은 이들의 따뜻한 성원에 기분이 좋은지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돌면서 술잔을 기울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의 창작 영화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리랑’을 보고서다. 자신을 배신했다는 후배 감독 등을 향한 날 선 비판과 원색적인 욕설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를 같이 본 가족들은 그를 ‘치사하다’고 했지만 난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후배한테 배신당해 속상하고 분노에 찬 자신을, 술자리가 아닌 다큐멘터리 속에 풀어 놓을 생각을 하다니…. 못난 자신까지 기꺼이 제물로 삼아 영화를 찍는 그를 보면서 치열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는 상업영화가 대세인 영화계에서 드물게 예술영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말고 영화계의 ‘독립군’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프랑스 출신인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68)은 14일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서울 중구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류 열풍에 대해 뼈아픈 조언을 내놨다. ‘지한파’ 철학자인 소르망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K팝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유럽인은 한국 문화에 대해선 거의 무관심하다.”면서 “K팝 가수가 한국 문화를 유통한다기보다 유행하는 팝 음악을 전파하는 그룹으로만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소르망은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분야는 오히려 순수 예술 분야”라면서 “경복궁의 아름다움 같은 걸 널리 알려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의 문명과 문화를 일본처럼 체계적인 문화 홍보 정책을 마련해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한국영화의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김동호 부산 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왕의 남자’ 같은 한국 상업영화가 프랑스에서 상영되면 큰 인기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임권택·홍상수·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이 프랑스 예술영화관에서 20만~30만 관객을 모으는 성공을 거뒀지만 상업영화로 대규모로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아직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르망은 현재 한국 영화 중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보고 싶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등감 괴물’이 거장 우뚝… 인간승리로 한국영화 새 역사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막을 내린 제69회 베니스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빛바랜 개량한복에 밑창 터진 신발, 꽁지머리를 한 아시아 감독에게 쏟아졌다. 2000년 ‘섬’으로 처음 베니스영화제(경쟁부문)를 두드릴 때만 해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하층민의 삶에 대한 펄떡거리는 묘사, 인간의 악마성에 대한 탐닉에 일부 유럽평론가들은 매혹됐다. 반면 여성 비하로 페미니스트 진영의 공격을 자초했고, 신체 훼손으로 특징지어지는 폭력성 탓에 혹평도 뒤따랐다. 하지만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평한 김기덕(52) 감독은 한국 영화감독 중 가장 먼저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품었다. 그만큼 굴곡진 인생의 소유자도 드물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절대군주와도 같던 6·25 상이용사 아버지와 외유내강형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가정형편 탓에 공식 고교학력이 인정되지 않은 농업학교에 진학해 그의 최종학력은 ‘중졸’이다. 졸업 후 구로공단과 청계천 공장에서 일하다 해병대에 입대해 5년 만에 하사관으로 제대했다. 시각장애인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1년쯤 신학을 공부했다. 종교적 배경은 작품에도 투영됐다. 이탈리아 평론가 안드레아 벨라비타는 “기독교와 소통은 그의 지식과 정신적 성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기독교로부터 어떤 종교적 확신도 얻지 못하지만, 죄와 속죄의 변증법만큼은 흡수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서른 살이 되던 1990년,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유럽 이곳저곳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3년간 생계를 유지했다. 그 무렵 난생처음 본 영화 ‘양들의 침묵’, ‘퐁네프의 연인들’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1993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 도전했다. 기계나 그림에는 능했지만, 글은 익숙한 표현수단이 아니었다. 떨어졌다. 오기가 생겨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교육원에 등록했다. 그러고는 1996년 3억 5000만원짜리 저예산 영화 ‘악어’로 데뷔했다. 영화를 처음 접한 지 불과 4년 만이다. 1998년 ‘파란 대문’이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2004년에는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의 감독상 트로피 2개를 한 해에 받는 이례적인 성취를 거뒀다. 또 장동건과 이나영, 하정우, 오다기리 죠 등 스타들이 출연을 자청할 만큼 위상도 치솟았다. 하지만 ‘콤플렉스를 품은 비주류 감독’, ‘저예산 예술영화 감독’의 이미지도 여전했다. 평단과 관객 모두 ‘지지’ 혹은 ‘안티’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70만명을 동원한 ‘나쁜 남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1만명을 넘기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2008년은 끔찍한 해였다. ‘비몽’ 촬영 중 여배우 이나영이 사고로 죽을 뻔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애제자 장훈 감독이 김기덕필름을 떠나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와 손잡았다. 속세와 인연을 끊은 그는 3년 동안 산속에서 칩거하며 영화감독으로, 인간으로 고민과 번뇌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리랑’을 찍었다. 영화 속 장 감독과 충무로에 대한 독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지만,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영화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는 창작에 대한 열정을 회복했다. ‘피에타’는 “그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성숙함이 돋보이는 수작”부터 “김기덕 작품 중에서도 평균 이하”란 평까지 여전히 호불호가 엇갈린다. 하지만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이 ‘특별한 그의 영화경력에서도 새로운 출발’(AFP통신)을 한 것만은 틀림없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소프트 강국’ 만방에 알린 베니스영화제 쾌거

    예술영화를 고집하며 고유의 작품 세계를 일궈 온 김기덕 감독이 마침내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김 감독은 우리 영화 사상 처음으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에서 작품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우리 문화는 그동안 TV 드라마와 K팝,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으로 우수성을 세계에 떨쳤다. 이제 영화에서도 ‘한류 금자탑’을 쌓음으로써 ‘문화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김 감독의 개인적인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다. 중졸 학력으로 청소년 시절을 공장 근로자로 보냈다. 32세 때 프랑스 유학 중에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그는 이로부터 불과 4년 만인 1996년 영화 ‘악어’를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한결같이 인간 내면의 세계를 천착한다.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국내외 평가는 그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2004년 작품 ‘사마리아’는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은곰상)을, 같은 해 ‘빈집’은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을 그에게 안겼다.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세계적 명성과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이번 수상이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성장 환경을 이겨 낸 그의 의지와 노력은 이번 쾌거를 더욱 빛나고 값지게 한다. 김 감독의 수상은 우리 영화계에 반성과 숙제를 또 남겼다. 상업성과 대중성을 겨냥한 흥밋거리 영화들이 판치는 현실에서 수준 높은 예술성과 소재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영화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워 준 것이다. 거대 자본의 뒷받침 없이 작품성과 소규모 투자로도 얼마든지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본보기이기도 하다. 상(賞)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번 김 감독의 수상이 개인적 영광에 머물지 않고 한국 영화가 세계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피나’의 몸짓을 기억하는 도나타 벤더스의 렌즈

    ‘피나’의 몸짓을 기억하는 도나타 벤더스의 렌즈

    춤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두근거리는 소식이 있다면 이번 달 말 개봉예정인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피나’일 것이다. 1970년대 무용에다 연극적 상황설정과 대사를 집어 넣은 ‘탄츠테아트르’(Tanztheater)라는 장르를 만들어 내 현대 무용계의 대모로 꼽히는 피나 바우슈(1940~2009)를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 파격적 예술을 선보인 예술가를 예술영화계에서 지명도 높은 감독이 다루는 영화인 셈이다. 이 영화 개봉에 맞춰 오는 30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울 서교동 갤러리잔다리에서 독일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는 작가는 빔 벤더스의 부인. 출발은 영화 촬영감독이었으나 1995년부터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초기 작업들은 영화에서 출발한 이답게 영화 세트를 다룬 작품들이었으나 점차 인물이나 도시 풍경을 다루면서 현대사회의 소통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로 넘어갔다. 작가는 남편의 영화 작업에도 관여했을 뿐 아니라 그 중간중간에 작업한 다른 작품들, 그리고 이전부터 해왔던 대표작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작을 둘러보다 보면 웬 동양인이 눈에 딱 띄는데 바우슈가 이끌었던 부퍼탈무용단의 유일한 한국인 무용수 김나영이다. (02)323~415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네티즌 평점 0.7점 받은 영화, 무슨 내용이길래

    네티즌 평점 0.7점 받은 영화, 무슨 내용이길래

    지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철거 대상 건물에서 벌어진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에 대한 관심이 심상찮다. 논란 속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개봉 8일 만인 29일 누적 관객 수는 1만 732명을 기록했다. 관객 3만명이면 ‘흥행’으로 평가받는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관심이자 열기다. 때문에 주말 관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봉 초기 독립·예술영화관 중심으로 전국 16개관에서만 상영됐지만 호평에 힘입어 24개관으로 상영관이 늘었다. ‘두 개의 문’은 강제철거에 맞서는 철거민과 진압하려는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에 대한 기록을 꼼꼼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25시간 동안의 참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입소문 타고 상영관 수도 늘어 관객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뜨겁다. 온라인에서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선동 영화, 테러리스트들을 미화하는 영화”라고 폄하하는 쪽도 있지만 “가난한 자만 사지로 내몰리는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적극 옹호하는 관객들도 적잖다. 네티즌들도 별 차이 없다. 당시 의경으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시위자들은 일반시민과 버스에도 화염병을 던졌고 쇠나사를 총류로 발사할 정도로 과격했다.”면서 “경찰은 이유 없이 시위자들을 강경진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포털 게시판에 올렸다. 영화를 봤다는 허모(31)씨는 “참혹하지만 불편한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간 영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공권력인가.”라고 지적했다. ●“선동 영화” vs “꼭 봐야” 네티즌 설전 논쟁은 영화 ‘평점 테러’ 시비로 옮겨붙었다. 개봉 초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매기는 영화 평점은 8~9점대였지만 일부 네티즌이 의도적으로 점수를 깎아 내리면서 하루 만에 4점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10점 만점에 3.87점, 네이트는 0.7점, 다음은 4.8점의 ‘이상한’ 평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점수를 매기는 CGV 회원들의 평점은 8.4점으로 높다. ●개봉초기 평점 9점서→4점으로… “악의적 비하” 영화사 측은 이에 대해 “영화에 반대하는 쪽이 악의적으로 평점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최강희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에 1점을 준 이들이 하나같이 ‘좌좀’(좌빨좀비)과 ‘선동’ 등의 단어 외에는 어휘력이 협소한 걸로 봐서 활동 수준이 매우 낮은 ‘수꼴 알바’(수구꼴통 아르바이트)로 추정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두 개의 문’은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종로의 기적’을 함께 제작한 김일란·홍지유 감독이 연출했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Weekend inside] 개봉 8일만에 1만명 돌파…다큐영화 새역사 쓰나

    [Weekend inside] 개봉 8일만에 1만명 돌파…다큐영화 새역사 쓰나

    지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철거 대상 건물에서 벌어진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에 대한 관심이 심상찮다. 논란 속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개봉 8일 만인 29일 누적 관객 수는 1만 732명을 기록했다. 관객 3만명이면 ‘흥행’으로 평가받는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관심이자 열기다. 때문에 주말 관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봉 초기 독립·예술영화관 중심으로 전국 16개관에서만 상영됐지만 호평에 힘입어 24개관으로 상영관이 늘었다. ‘두 개의 문’은 강제철거에 맞서는 철거민과 진압하려는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에 대한 기록을 꼼꼼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25시간 동안의 참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입소문 타고 상영관 수도 늘어 관객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뜨겁다. 온라인에서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선동 영화, 테러리스트들을 미화하는 영화”라고 폄하하는 쪽도 있지만 “가난한 자만 사지로 내몰리는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적극 옹호하는 관객들도 적잖다. 네티즌들도 별 차이 없다. 당시 의경으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시위자들은 일반시민과 버스에도 화염병을 던졌고 쇠나사를 총류로 발사할 정도로 과격했다.”면서 “경찰은 이유 없이 시위자들을 강경진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포털 게시판에 올렸다. 영화를 봤다는 허모(31)씨는 “참혹하지만 불편한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간 영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공권력인가.”라고 지적했다. ●“선동 영화” vs “꼭 봐야” 네티즌 설전 논쟁은 영화 ‘평점 테러’ 시비로 옮겨붙었다. 개봉 초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매기는 영화 평점은 8~9점대였지만 일부 네티즌이 의도적으로 점수를 깎아 내리면서 하루 만에 4점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10점 만점에 3.87점, 네이트는 0.7점, 다음은 4.8점의 ‘이상한’ 평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점수를 매기는 CGV 회원들의 평점은 8.4점으로 높다. ●개봉초기 평점 9점서→4점으로… “악의적 비하” 영화사 측은 이에 대해 “영화에 반대하는 쪽이 악의적으로 평점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최강희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에 1점을 준 이들이 하나같이 ‘좌좀’(좌빨좀비)과 ‘선동’ 등의 단어 외에는 어휘력이 협소한 걸로 봐서 활동 수준이 매우 낮은 ‘수꼴 알바’(수구꼴통 아르바이트)로 추정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두 개의 문’은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종로의 기적’을 함께 제작한 김일란·홍지유 감독이 연출했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2 김범수 콘서트 ‘겟올라잇쇼케스트라’ 25~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가수 김범수가 데뷔 이후 처음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해 펼치는 공연으로 40인조 오케스트라와 17인조 빅밴드와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6만 6000~12만 1000원. (02) 515-0314. ●바비킴 소극장 콘서트 ‘Love Chapter2’ 6월 28일~7월 1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힙합과 솔을 넘나드는 보컬리스트 바비킴이 여는 두 번째 소극장 콘서트. 7만 7000~8만 8000원. 1644-4575. [연극·뮤지컬] ●뮤지컬 ‘풍월주’ 7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고대 신라의 신분 높은 여자들을 접대하는 곳 ‘운루’에 각각의 사연을 품은 남자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바람과 달의 주인이라는 의미로 ‘풍월주’로 불린다. 운루의 제일가는 남자 기생 ‘열’, 달 그림자처럼 항상 열의 뒤를 바라보는 ‘사담’, 천하를 호령하지만 사랑을 얻지 못한 여왕 ‘진성’의 얽힌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4만~5만원. 1577-3363. ●연극 ‘그을린 사랑’ 6월 5일~7월 1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한 여인의 삶과 열망, 저항 및 자신의 기원을 찾는 세 개의 운명들에 대한 이야기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예술영화 최다관객동원을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만~5만원. 1644-2003. [국악·클래식] ●카르멘 모타의 알마 23~2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스페인 플라멩코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카르멘 모타의 최신작. 1막은 정통 플라멩코와 탱고, 재즈, 현대무용이 어우러지고 2막에서는 행복과 슬픔, 고독, 환희 등 감정들을 표현했다. 5만 5000~15만원. (02)2005-0114. ●정오의 음악회 15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극장이 오전에 선보이는 국악 콘서트.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의 ‘프런티어’를 시작으로 동요 메들리, 남도민요, 살풀이 등이 이어지면서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이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가수 김현철의 특별무대도 준비했다. 1만원. (02)2280-4115~6. [미술·전시]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유영국 10주기전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 모더니즘 회화의 대부로 꼽히는 유영국(1916~2002)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6개의 작업시기별로 나눠서 조망한 전시다. 미술관급 전시라 상업갤러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입장료가 있다. 3000~5000원. (02)519-0800. ●엑스레이 작가 한기창 초대전 7월 5일까지 충남 아산시 외암리 당림미술관. 수묵이나 물감이 아니라 의학도구로 활용됐던 엑스레이를 이용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041)543-6969.
  • 민병훈감독 ‘아! 굴업도’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민병훈필름은 민병훈·이세영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아! 굴업도’가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영화는 1994년 핵폐기장 건설반대와 골프장 개발논란으로 이슈가 된 인천시 옹진군의 외딴 섬 굴업도의 사연을 담았다. 민병훈필름이 환경단체 ‘한국녹색회’,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과 공동제작한 이 영화는 국내외 문화예술인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주연배우로 영화에 무료 출연한 김중만 작가는 사진 등 자신의 작품도 영화를 위해 내놨다. 화가 마리킴도 영화에 출연하고 작품을 기부했다. ‘트랜스포머3’와 ‘아이언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타이틀을 만든 모션그래픽 감독 이희복씨는 영화의 타이틀과 예고편을 제작했다. 디자이너 배혜정씨는 영화의 스토리 구성과 포스터 디자인에 참여했다. 개막작 선정을 맡은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교묘하게 결합된 예술영화”라며 “투쟁이나 저항을 외치지 않고도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반대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영화는 영화제가 개막하는 내달 9일 마포아트센터와 13일 용산CGV에서 상영된다.
  • 佛 무성영화 ‘아티스트’ 오스카 휩쓴 까닭은

    佛 무성영화 ‘아티스트’ 오스카 휩쓴 까닭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하이랜드센터에서 열린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의 주인공은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였다. 아카데미의 ‘빅5’(작품·감독·남우주연·여우주연·각본상) 중 알짜배기에 해당하는 작품상과 감독상(미셸 하자나비시우스), 남우주연상(장 뒤자르댕)을 거머쥐었다. 음악상, 의상상까지 더하면 5개 부문을 석권한 것. 지난해 11월 말 미국 개봉 당시 고작 4개 극장에 걸렸던 제작비 1500만 달러짜리 영화는 전 세계에서 7654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깜짝 흥행을 기록했다. 뒷심의 정체는 뭘까. 무성영화가 종언을 고하고 유성영화가 등장하는 1920년대 후반 무성영화 톱스타가 겪는 박탈과 새 희망을 그린 ‘아티스트’에는, 배우의 목소리도 없고 스타도 나오지 않는다. 컴퓨터그래픽(CG)과 3차원(3D) 영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관객에겐 낯설고 불편할 것이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최근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복고’, ‘향수’란 2대 코드와도 맞아떨어진 ‘아티스트’는 올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도 촬영상 등 기술 분야 5개 부문 수상에 그친 마틴 스코세이지의 ‘휴고’를 압도했다. 허를 찌른 ‘아티스트’의 습격이 생뚱맞을 건 없다. 선정에 참가하는 5765명 중 94%가 백인, 77%가 남성이며 평균 연령이 62세에 이를 만큼 아카데미 회원들은 편파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이다. 흑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게 보이는 배타성에 대해 비난받자 근래 들어 색깔을 감췄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와 의식적으로 거리를 뒀다. 최근 작품상 수상작 중 ‘킹스 스피치’(2010),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는 영국 영화다. ‘허트 로커’(2008)는 미국의 이라크 파병을 건드린 여성감독의 독립영화다. ‘아티스트’는 배급만 미국 회사(와인스타인컴퍼니)가 했을 뿐 감독과 주요 배우, 스태프 등은 대부분 프랑스 국적이다. 아카데미의 탈(脫)할리우드 행보를 보여 주는 데 안성맞춤인 셈이다. ‘아티스트’는 아카데미의 입맛에 들어맞는 주제의식까지 있다. 이 작품의 매력은 1세기 동안 ‘영화’라는 매체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데 있다. 첨단기술과 거대자본의 효과는 ‘양념’에 해당한다. 결국 이야기의 즐거움과 그 안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야말로 영화관을 찾는 목적일 텐데 이런 주제의식을 ‘아티스트’는 되새김질해 낸다. 아카데미와 무성영화의 인연도 흥미롭다. 유성영화가 등장한 2년 뒤인 1929년 출범한 아카데미시상식은 초기에 무성영화를 수상작에서 배제한 탓에 찰리 채플린 등 무성 영화인들의 반발을 샀다. 뒤늦게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사실상 외국영화인 ‘아티스트’에 주요 부문 수상을 안긴 건 작품 자체의 가치도 있겠지만 유럽영화이면서도 미국영화를 가장 영화답게 보여 줬다는 측면을 노회한 아카데미 회원들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화들이 놓치고 있던, 영화가 가장 순수했던 순간을 ‘아티스트’는 짚어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국에서 개봉한 ‘아티스트’는 27일까지 4만 9000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와이드릴리즈(대규모 개봉)의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고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소규모 개봉했기 때문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스코세이지의 3D영화 ‘휴고’

    [영화프리뷰] 스코세이지의 3D영화 ‘휴고’

    1931년 파리의 기차역. 역사 내 시계탑을 관리하며 숨어 사는 열두 살 소년 휴고(아사 버터필드)에겐 숨진 아버지(주드 로)가 남긴 고장 난 자동인형이 전부다. 인형 속에 아버지가 숨겨놓은 메시지가 있을 거란 믿음으로 휴고는 수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형 부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감가게 주인 조르주(벤 킹슬리)에게 아버지의 공책을 빼앗긴다. 설상가상으로 떠돌이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내기로 악명 높은 역무원(사차 바론 코헨)의 눈에 띈다. 조르주의 양손녀 이자벨(클로이 모레츠)의 도움을 빌려 인형 설계도가 담긴 공책을 되찾기 위한 휴고의 모험이 시작한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첫 3차원(3D) 영화로 화제를 모은 ‘휴고’의 원작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책 ‘위고 카브레’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가장 뛰어난 동화작가에게 수여되는 칼데곳 메달을 수상했다. 앞서 2007년에는 뉴욕타임스 아동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극영화의 시초인 ‘달나라 여행’(1902)의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을 만난 한 소년의 모험담은 할리우드의 소문난 영화광이자 클래식 필름 복원에 남다른 열정을 품은 스코세이지를 사로잡았다. 가족영화 혹은 모험극의 외피를 둘렀지만 ‘휴고’는 컴퓨터그래픽(CG)과 3차원(3D) 영상 등 테크놀로지를 빌려 영화(혹은 영화사)에 대한 오마주(존경·헌사)를 드러낸다. 중요 모티브인 로봇인형과 ‘달나라 여행’에는 멜리에스와 휴고의 추억과 꿈, 희망이 투사돼 있다. 특히 삶이자 사랑의 대상이고, 꿈을 담는 매개체인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감독이 드러내는 방식이 흥미롭다. ‘휴고’에는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1895) 상영 때의 모습이 묘사된다. 살롱에 모여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기차가 정말로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오는 걸로 착각, 허둥댄다. 영화란 매체는 시작부터 ‘3D’였던 셈. 이 작품을 3D로 촬영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마주’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예술영화는 아니다. 오는 27일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등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특히 기술적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다. 파리의 전경에서 기차역, 시계탑, 시계 속 휴고의 얼굴로 이어지는 첫 장면과 기차역의 인파를 빠르게 뚫고 지나가는 장면, 휴고와 이자벨이 도서관을 훑고 다니는 시퀀스의 공간감과 깊이감, 속도감은 눈부시다. ‘아바타’로 3D 바람을 몰고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지금껏 만들어진 3D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을 정도. 하지만 이야기의 흡인력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성난 황소’(1980) ‘좋은 친구들’(1990) ‘갱스 오브 뉴욕’(2002)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등 미국 사회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두운 면을 포착해냈던 스코세이지의 단단한 서사를 기대했다면 성에 안 찰지도 모른다. 역으로 전체관람가이지만,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영화의 신선도를 93%로 집계했다. 2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아티스트’

    [영화프리뷰] ‘아티스트’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스타 조지 밸런타인은 출연작마다 대박을 터뜨린다. 하지만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그가 설 자리는 좁아진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무성영화의 아이콘이던 그를 탐탁지 않아 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는 “유성영화는 깊이가 없다.”며 재산을 털어 무성영화 ‘사랑의 눈물’을 제작한다. 감독과 주연까지 겸한다. 공교롭게 같은 날 개봉한 라이벌 영화는 신인 시절 조지와 운명적 만남을 가졌던 여배우 페피의 첫 주연작 ‘애교점’. 조지의 영화는 참담한 실패를 거두지만, 페피의 데뷔작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새달 16일 개봉하는 ‘아티스트’는 흑백 무성영화다. 현란한 3차원(3D) 화면,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에 익숙한 요즘 관객에겐 불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시뿐이다. 시력을 잃으면 청각이 발달하듯, 대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어진 관객은 자연스럽게 배우의 표정과 눈빛, 몸짓에 집중하게 된다. 대사의 여백에는 80인조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악이 촘촘히 채워진다. 지루한 ‘예술영화’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조연의 완벽한 앙상블, 웬만한 사람보다 빼어난 연기력의 애완견 어기, 절로 발을 구르게 만드는 흥겨운 탭댄스 등 영화란 엔터테인먼트가 간직한 근본적인 매력을 새삼 깨닫게 한다. 제69회 골든글로브 영화상 3개 부문을 휩쓴 데 이어 새달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영화상 10개 부문 후보로 오른 까닭을 알 만하다. 21세기의 무성영화라는 무모한 도전을 현실로 구현한 건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뚝심이다. 그는 “무성영화는 멜로드라마를 표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형식이다. 채플린 영화라고 하면 흔히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고아일 뿐 아니라 눈이 먼 여주인공이 나오는 순수한 멜로다.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 웃음이 나는, 딱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불가능한 프로젝트에 동참한 이들은 감독과 각별한 관계다. 클라크 게이블의 현신처럼 보이는 뒤자르댕은 ‘OSS 시리즈’ 주인공을 맡아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열쇠공으로 생계를 꾸리며 20대 중반부터 술집과 카바레에서 코미디 연기를 갈고닦은 뒤자르댕에게 조지 역은 ‘맞춤옷’이나 다름없다. 그는 “말이 곧 짐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내 몸으로 할 수 있는 표현을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1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아티스트’는 세계에서 337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의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영화의 신선도지수를 97%로 평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CGV의 다양성 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CGV 압구정과 강변에서 기획전 ‘해피 뉴 무비’를 개최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와 올해 개봉할 영화 중 작품성이 돋보이는 영화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2011 다시보기’ 섹션에서는 총 6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 이탈리아 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아이 엠 러브’, 작은 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한 ‘그을린 사랑’,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사랑을 카피하다’ 등을 소개한다.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장률 감독의 ‘두만강’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도 볼 수 있다. ‘2012 미리보기’ 섹션에서는 올 상반기 기대작과 화제의 다큐멘터리 8편이 상영된다.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감동 로맨스 ‘아티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상의 주요 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받은 ‘아르마딜로’도 소개된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파병된 덴마크인 어린 병사들의 실상을 담은 작품으로 현대 전쟁의 충격적인 실상을 담고 있다. 이 밖에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한국영화 ‘달팽이의 별’과 고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과 삶을 담은 ‘말하는 건축가’도 상영된다. ‘댄싱 채플린’은 ‘발레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작품. 영화 ‘쉘 위 댄스’를 연출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동명의 발레극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한 타이완 영화 ‘별이 빛나는 밤’은 인생의 짧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전자 복제를 소재로 한 ‘웜’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예술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부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코미디 영화 ‘슬랩스틱 브러더스’도 주목할 만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연말이다. 지난해 12월은 ‘쩨쩨한 로맨스’, ‘황해’ 등으로 이어진 한국 영화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지만, 올해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총공세가 펼쳐져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접전이 예상되는 극장가 ‘세밑 대전’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할리우드 vs 충무로 정면 승부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등 한국 영화 흥행으로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외화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다. 포문은 지난 7일 개봉한 3차원(3D) 애니메이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 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애니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고전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인물의 감정까지 잡아내는 이모션 3D기술로 입체 효과가 뛰어나다. 15일 개봉하는 첩보물 ‘미션 임파서블 4’는 성인 관객을 공략한다. 1996년 1편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세계 최고층에서 벌이는 고공 액션 등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시원한 볼거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2편으로 찾아온 ‘셜록홈즈:그림자 게임’(21일 개봉)은 전편에 비해 액션 비중을 크게 높였다. 중국 아편 무역상의 죽음, 미국 철강왕의 죽음 등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의 활약 무대가 스위스까지 확대된다. 이번 편에서는 홈즈의 죽음이 예고돼 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국 블록버스터의 진용도 만만치 않다.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강력한 경쟁자인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킹 던 1부’를 따돌린 가운데, 22일에는 한국영화 ‘마이웨이’와 ‘퍼펙트 게임’이 나란히 개봉한다. ‘마이웨이’는 한국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인 300억원을 투입해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던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큰 스케일로 할리우드의 거센 공격을 막아낼지 주목된다. ‘퍼펙트 게임’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 투수와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의 선수 시절 명승부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데다 최근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 열기가 스크린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계는 이 같은 충무로와 할리우드 영화의 전면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2009년 ‘아바타’와 ‘전우치’의 쌍끌이 현상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CJ E&M 영화 부문의 양성민 대리는 “한국 영화와 외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이 구분되는 경향이 있어 2009년 연말처럼 대작의 쌍끌이 흥행으로 영화시장 규모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男 vs 男 투톱 라이벌전 치열 올 연말에는 여배우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신 비주얼과 연기력을 갖춘 각국의 국가대표급 남자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역 없는 명품 액션 연기를 선보인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미션 임파서블 4’)와 한국의 조각 미남 장동건(‘마이 웨이’)이 정면 대결을 펼치며, ‘셜록 홈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주드 로의 연기 콤비에 맞서는 ‘퍼펙트 게임’의 두 주인공 조승우·양동근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한 작품 안에서 펼쳐지는 남자 배우들끼리의 은근한 연기 경쟁도 볼거리다.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일본의 톱스타 오다기리 조가 맞붙고, ‘미션 임파서블 4’에서는 제레미 러너가 톰 크루즈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투톱 영화는 전통적으로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전례가 많았다.”면서 “연기파 배우들의 라이벌 구도가 극의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vs 작은 영화 ‘틈새 반란’ 성공할까 12월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만도 40여편. 블록버스터의 공세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당당히 맞서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대부분 유럽이나 일본 등 비(非)할리우드 영화로 틈새 시장을 노린 작품들이다. 유럽풍의 색다른 스릴러 ‘로프트’, 잔잔한 일본 예술영화 ‘도쿄 오아시스’, 진정성 있는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와 ‘하얀 정글’ 등 장르도 다양하다. 누아르를 표방한 ‘악인은 너무 많다’도 눈에 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 저예산 독립영화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겨울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관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작은 반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이들 영화는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대형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다양성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입소문만 잘 난다면 겨울 성수기에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엘리트 스쿼드 2’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엘리트 스쿼드 2’

    ‘엘리트 스쿼드’(2007)는 모 방송국이 기획한 프로젝트 프로그램 중 한 편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제한된 개봉관과 TV 방영을 통해 소수 관객과 만난 것으로 그치기에는 아까운 작품이었다.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는 등 수많은 영화제를 휩쓴 ‘엘리트 스쿼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브라질 영화를 대표한다. 액션과 폭력이 용솟음치는 영화는 영화제용 예술영화와 다른 노선을 취했고, 무한 속도로 달리는 카메라는 브라질 하층민의 현실 깊숙이 파고들었다. 현실을 거침없이 드러내겠다는 감독의 의도에는 공감할 만했다. 그러나 범죄자를 사적으로 처벌하기를 서슴지 않는 인물의 태도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지난 24일 개봉한 ‘엘리트 스쿼드 2’는 그 의문의 답에 해당한다. 호세 파딜라가 3년 만에 발표한 후속작이다. 건들거리던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인물의 내면을 향한 데서 알 수 있듯, 영화의 자세는 성숙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정치를 수학한 파딜라는 권력자와 부패 집단의 관계를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인물이 감독의 분노와 비판을 수용하는 과정에 맞춰 두 편의 영화를 전개했다. ‘엘리트 스쿼드 2’는 브라질에서 ‘아바타’의 흥행을 깨트리며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재미가 전편보다 줄었음에도, 기존 정치 시스템에 환멸을 느낀 브라질 관객이 영화의 주제에 동감했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나시멘토는 브라질 경찰특공대 ‘보피’의 대장이다. 후임을 구해 팀을 떠나려 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현장으로 복귀한다. 그와 헤어진 부인은 인권운동가와 결혼했고, 성장한 아들은 아버지의 폭력성에 반대하며, 시한폭탄 같은 후임 안드레는 팀의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안드레가 교도소 폭동을 과잉 진압하면서 나시멘토는 위기에 처하지만, 대중은 강경한 태도의 그를 영웅으로 찬양한다. 정보부 차관으로 승진한 나시멘토는 보피를 확장하고 전투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공공보안을 앞세운 보피의 활동이 도리어 부패경찰의 득세를 돕게 된다. 전편에서 나시멘토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사적 감정은 없다고 확신한다. 사회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뿐이라는 거다. 파딜라는, 나시멘토 같은 경찰의 태도를 일찍이 다큐멘터리 ‘버스 174’(2002)에서부터 비판해왔다. ‘버스 174’는 하층민 출신의 차량 납치범을 사회적 희생양의 위치에 두는 반면 경찰을 더러운 시스템의 대리인으로 여긴다. 만약 경찰이 엄숙한 태도로 수호하는 시스템 자체가 병들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는 묻는다. 그리고 ‘이해관계가 얽힌 차가운 기계’인 시스템과 뜨겁게 싸우기를 요구한다. 결말부 내레이션에서 나시멘토는 “이제 사적인 일이다.”라고 말한다. 표면적으로 그는 아들이 총을 맞으면서 변화한다. 그러나 ‘엘리트 스쿼드 2’는 쓰러진 아들 때문에 화가 난 아버지의 복수극이 아니다. 나시멘토에게 벌어진 일은 사회 시스템의 부패를 자기 일이 아니라고 회피하는 인간 모두에게 일어날 비극을 예견한다. 영화는 갑작스레 끝을 맺는다. 아버지의 전쟁과 아들의 미래가 낳을 희망을 파딜라는 극히 짧은 먹먹한 순간에 전한다. 고통의 터널이 아무리 길더라도 영광스러운 희망의 순간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로 들린다. 영화평론가
  • 반란을 꿈꾸세요

    반란을 꿈꾸세요

    올해 극장가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조용한 반란이다. 규모가 작아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선전하는 독립영화 화제작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다음 달 6~18일 2주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비주류 영화들을 상영하는 ‘작은 영화의 조용한 반란’(포스터) 기획전을 개최한다. 주류 영화계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소재 선택과 실험적인 이야기 구조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상영하는 자리다. 소개되는 영화는 총 13편.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포착한 ‘두만강’(장률 감독)과 한강의 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흉터’(임우성 감독), 최근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연상호 감독)은 우리의 일상이지만, 일부러 외면해 온 현실의 이면을 그린다. 남과 북을 넘나들며 소식을 전하는 인물을 소재로 한 ‘풍산개’(전재홍 감독)와 공상과학(SF)에 에로 장르를 더한 ‘에일리언 비키니’(오영두 감독)는 젊은 감각을 환기시켜 준다. 전규환 감독의 타운 시리즈 중 ‘댄스 타운’과 ‘애니멀 타운’은 현대 도시의 모순을 인간과 연결시켜 표현한 감독의 색다른 연출력을 보여준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박찬경 감독)와 ‘플레이’(남다정 감독)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요소가 혼재한 실험적인 영화 만들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상영작 감독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7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행사를 기획한 허남웅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는 “획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영화계에 새로운 방향성과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제시했으나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영화들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시네마테크 홈페이지(www.cinemathrque.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6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놓쳤던 거장의 작품 한자리에

    ‘2011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이 다음 달 1~7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프랑스 칸영화제, 독일 베를린영화제 등 올해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예술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거장들’, ‘배우라는 이름의 예술가들’, ‘젊은 거장들’,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 4개 부문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미개봉작 15편을 상영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거장들’에서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탄 소년’, 칸 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르 아브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이루어질지도 몰라 기적’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젊은 거장들’에서는 미국의 여성감독 미란다 줄라이의 ‘미래는 고양이처럼’,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마이 백 페이지’, 마티유 아말릭 감독에게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온 투어’,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감독상(패디 콘시딘) 등을 받은 ‘디어 한나’ 4편이 상영된다. ‘배우라는 이름의 예술가들’에서는 영국 틸다 스윈튼 주연의 ‘케빈에 대하여’(린 램지 감독), 니콜 키드먼 주연의 ‘래빗 홀’(존 카메론 미첼 감독), 숀 펜 주연의 ‘아버지를 위한 노래’(파울로 소렌티노 감독), 더스틴 호프먼이 출연한 ‘세번째 사람’(리처드 J 루이스 감독), 콜린 퍼스 주연의 ‘도리안 그레이’(올리버 파커 감독),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열연한 ‘웰컴 투 마이 하트’(제이크 스콧 감독)가 소개된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치코와 리타’, 2009년 프랑스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은 ‘메리와 맥스’ 2편의 애니메이션도 함께 볼 수 있다. 관람료는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7초 만에 매진 개막작 ‘오직 그대만’

    7초 만에 매진 개막작 ‘오직 그대만’

    소지섭과 한효주의 애절한 감성 멜로가 부산의 가을밤을 촉촉하게 적셨다. 6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처음 공개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오직 그대만’은 앞을 보지 못하는 여자와 그녀의 곁을 지켜 주는 남자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다소 통속적인 멜로의 범주에 속하지만, 감독의 절제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캐릭터에 꼭 들어맞는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꽃섬’, ‘거미숲’ 등 예술영화들로 작가주의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송일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른 변신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섰다. ‘오직 그대만’은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살아가던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 왼쪽)과 서서히 시력을 잃어 가면서도 늘 명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텔레마케터 정화(한효주)가 중심 축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마음속 깊이 애틋한 감정을 나눈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꿈을 잃어가던 철민은 정화를 사랑하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정화 역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뒤 홀로 된 외로움을 철민을 통해 위로받는다. 그러나 철민은 정화 부모님의 교통 사고에 자신이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괴로움에 빠진다. 자신을 자책하던 철민은 정화의 각막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목숨을 던져 사각의 링에 오른다. 이 작품은 주연 배우 소지섭과 한효주가 갖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와 캐릭터에 상당 부분 기댄 영화다.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MBC ‘동이’ 등을 통해 밝고 씩씩한 캔디형 여주인공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한효주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섬세한 시각장애인 연기와 한결 성숙해진 표현력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효주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전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성장하는 모습과 가족 간의 사랑에 역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멜로라는 점이 다르다.”면서 “전작의 캐릭터보다는 멜로 영화 주인공으로서 여자의 느낌이 더 강하게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연기에 대해서는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 척을 하면서 연기하려니 조금만 잘못해도 가짜처럼 보일 위험이 높아서 부담감을 많이 느꼈지만, 익숙해지니까 어느 순간 편해졌다.”면서 “감정적으로 기복이 심한 역할이기 때문에 깊은 감정을 유지하고 전체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드라마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멜로 영화 나들이에 나선 소지섭도 감정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처음엔 과연 시력을 잃어가는 정화를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감독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촬영이 진행되는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몇 시간씩 똑같은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유독 많이 맞고 과격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그는 “촬영 한 달 전에 연습하다가 양쪽 손목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해서 실제 촬영 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아 달라는 기자들의 주문에 “벗은 내 상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효주는 “소지섭과의 키스 장면이 너무 예쁘게 나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찰리 채플린이 시각장애인 여성을 사랑하고 그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는 내용의 영화 ‘시티 라이트’에서 모티프를 따왔다고 밝힌 송 감독은 “통속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정통적인 멜로를 이 시대에 맞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처음부터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위해 영화의 모든 장면이 달려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
  •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나서는 것도 싫고 왁자지껄한 영화제라면 질색이다. 영화란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인데, 하루에 4~5편씩 ‘때려’ 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명함을 갖고 다닌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7~23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제5회 CINDI 영화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광모(50) 감독을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수년 새 부쩍 늘어난 영화제의 홍수 속에 CINDI가 연착륙한 비결이 궁금했다. 17년 동안 예술영화 수입·배급사 백두대간을 이끌어온 그가 생각하는 문화운동의 대안과 차기작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CINDI 심사위원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만 없을 뿐 세계적인 영화제로 손색이 없다. -영화평론가 알랭 베르갈라나 영화학자 이언 크리스티 등 심사위원 면면을 보면 정말 그렇다. 예산이 6억원 정도로 빡빡한 탓에 ‘거마비’는 생각도 못 한다. 항공권도 이코노미다. 일단 모셔 오면 가족처럼 대해 감동시킨다는 주의다(웃음). 베르갈라는 지난해 심사위원을 맡았던 샤를 테송(프랑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의 추천으로 심사위원이 됐다. 거장 반열에 오른 아삐찻뽕 위라세타꿀 감독이 선뜻 영화제 트레일러(홍보영상)를 맡아준 것 역시 정 때문이다(웃음). →홍상수의 ‘북촌방향’이나 김기덕의 ‘아리랑’, 누리 빌게 세일란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등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다른 영화제들과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CINDI는 신인 발굴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에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화제작들을 몇 작품이라도 걸어놔야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영화제란 인식이 생긴다. 리들리 스콧과 케빈 맥도널드가 지난해 7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8만편, 상영 시간 4500시간 분량을 편집해 만든 ‘라이프 인 어 데이’는 국내외 영화제들이 모두 원했던 영화라 정말 치열했다. →다른 영화제와 구별되는 CINDI만의 차별성은. -시작 동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인 발굴이었다. 디지털 영화제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영화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CJ가 영화제 예산을 책임진다.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은 장단점이 있을 텐데. -(전주·부산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영화제와 비교하면 예산은 훨씬 적다. 다른 기업체 후원도 끌어들이기 어렵다. 역으로 예산 때문에 실랑이할 필요는 없다. 또 CJ는 돈을 대지만 간섭하지 않는다. 배는 고픈데 골치는 덜 아프다(웃음). →영문학을 전공(고려대 80학번)했다. 어떻게 영화에 발을 들여놓았나. -시인이 되고 싶었다. T S 엘리엇을 좋아했고, 그를 연구하려고 대학원에 갔다. 엘리엇의 ‘객관적 상관물’ 이론이라는 게 있다. 시인들이 ‘아름다워라’라고 하는 건 무의미한 언어 낭비다. 독자에게 아무것도 전달이 안 된다. 시인이 표현하려는 생각,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적합한 사물을 찾아내 적확하게 묘사할 때 독자에게 똑같은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막상 이론에 맞춰 시를 쓴다는 게 쉽지 않던 터에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면 될 것을 왜 어렵게 조탁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문학 전공으로 유학 준비는 해놓았기 때문에 전공만 바꿔서 1986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로 갔다. →감독이 예술영화 수입·배급사는 왜 시작한 건가. -1991년에 귀국해서 ‘아름다운 시절’(1998)의 시나리오를 갖고 영화사를 돌아다녔는데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난해한 영화도 아니고 일상적인 멜로인데, 그 정도도 제작비 조달을 못 한다면 한국 영화계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아트필름 토대가 전무한 현실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95년 영화사 백두대간을 설립해 수입·배급과 시네마테크 운영을 시작했다. 내 영화 제작을 위한 ‘도구’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가 17년을 끌었다(웃음). →2005년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는 얼마나 진행됐나. -소설을 먼저 쓰고 이를 토대로 3부작 영화와 16부작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다. 국가 폭력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주인공이 30년 만에 돌아와 배신자들에게 벌이는 복수를 판타지와 신화 형식으로 다룬다. 굉장히 재밌고, 지금껏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다. 2005년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일단 1편을 만들고 2, 3편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는 소설을 마무리하고 1~2년 프리프로덕션을 거쳐 영화로 만들 생각이다. 제작비는 3부작 기준으로 100억~150억원 정도 들 것 같다. →한국에서의 예술영화 전용관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17년 동안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두 번 당한(백두대간은 1996년 동숭시네마테크, 2009년 씨네큐브 운영에서 밀려났다) 뒤에 든 생각은 한국 자본의 천박함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면 존경받을 텐데 지켜보다가 될 성 싶으면 달려든다. (백두대간이 운영 중인)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의 ‘모모 큐레이터’는 한국 문화예술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자부한다. 20~50대 학생·전문직 등 50명 정도의 비상근 큐레이터를 뽑아 같이 기획하고 프로그래밍한다. 그들이 영화관 운영 주체가 된다. 이들이 성숙하면 작은 극장 하나는 운영할 수 있다. 나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족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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