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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北영화 ‘월미도’와 가요 ‘혁명동지가’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첨부된 범죄혐의 사실에는 RO 조직원들이 북한 영화를 보고, 혁명가요를 제창하며 투쟁 의지를 고취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북한 영화 ‘월미도’, 혁명가요 ‘혁명동지가’ 등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홍순석(구속) 경기도당부위원장은 이 의원의 지침에 따라 지난 4월 5일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에서 한동근(구속) 전 수원시위원장 등과 함께 세포 단위별 결의대회를 하면서 ‘월미도’를 시청했다. 이들은 감상 소감으로 “월미도 전사들의 (김일성)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한 것이다. 한몫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가 1982년 제작한 월미도는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에 나선 미군의 공세에도 치열하게 월미도를 사수하는 인민군 중대의 활약상을 그렸다. 영화속에서 인민군 병사 최석준은 동료 대부분이 전사하자 기뢰와 함께 자폭해 미 함정을 격침시킨다. 국내 탈북자 상당수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때 이 영화의 격침 장면을 떠올렸다고 말했을 정도로 북한내에선 유명하다. 실제 김일성 주석이 직접 “월미도 용사의 영웅적 위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교시를 내려 영화의 엔딩 자막으로 삽입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반미투쟁 영화의 걸작으로 꼽았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실제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는 작전 개시 수십분 만에 점령됐고, 격침된 미 함정은 없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또 조직원들과 함께 여러 차례 ‘혁명동지가’를 부르며 혁명의식을 고취했고, 지난 5월 12일 RO 모임에서는 ‘적기(赤旗)가’를 제창하고 조직원들이 부르는 ‘동지애의 노래’를 들었다. 혁명동지가는 김 주석의 백두산 일대 항일독립운동을 빗대 미제에 맞서 혁명투쟁에 나서자고 선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지애의 노래는 김 주석을 지칭하는 ‘한별(일성)’을 우러러보며 혁명투쟁에 헌신할 것을 선동하는 내용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2 데이즈 인 뉴욕’ 수다·오해·소동의 연속 내 애인의 ‘철없는 가족’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2 데이즈 인 뉴욕’ 수다·오해·소동의 연속 내 애인의 ‘철없는 가족’

    줄리 델피는 1980~90년대에 일련의 예술영화로 한국에 소개된 배우다. 아마도 요즘엔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작업한 연작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으로 더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그녀가 메가폰을 쥔 ‘2 데이즈 인 뉴욕’은 전작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와 느슨하게 연결된 작품이다.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단박에 링클레이터의 영향을 언급할 법하다. 그도 그럴 것이 델피도 다른 배경을 지닌 두 남녀의 만남과 대화의 성찬이 이어지는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기실 시골 출신 링클레이터의 영화보다 먼저 불려 나와야 할 것은 뉴요커 우디 앨런의 영화다. 일상에서 건져낸, 하지만 은근히 지적인 냄새를 풍기는 끝없는 수다의 향연은 앨런 영화의 팬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것이다. 더욱이 후반부에 깜짝 등장하는 빈센트 갈로는 델피식 뉴욕 영화에 방점을 찍는다. 현실과 허구는 그렇게 초현실적으로 대면하고,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존재에 대한 질문과 만나 영화에 깊이를 부여한다. 델피는 점점 근사한 감독이 되어 가고 있다. 파리 여자 마리옹은 빌리지보이스에서 일하다 만난 뉴욕 남자 밍거스와 동거 중이다.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 그녀는 개인전을 앞둔 상태다. 영화는 판이한 문화권에서 성장한 두 남녀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시험한다. 지식인 행세를 하는 사람이라면 속을 완전히 보여주기가 힘들기 마련인데, 아빠와 여동생이 뉴욕을 방문하면서 마리옹을 보호하던 성벽이 무너져 내린다. 그런 순간의 혼란과 불안이 ‘2 데이즈 인 뉴욕’에 담겨 있다. 함께 살 때는 더없이 친숙한 가족이 타인 앞에서 창피한 짓을 서슴지 않을 때, 누군들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까. 여기에 세련된 뉴요커들의 허세가 까발려지면서 영화는 큰 웃음을 빚어낸다. 짐짓 우아한 척하던, 그리고 본마음을 애써 숨기던 뉴요커들이 마리옹의 개인전에서 미친 듯이 사진을 구입하게 되는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다. 마리옹이 장난으로 꾸민 암 소동이 뉴요커들의 구매 욕구에 불을 지른 것이다. ‘2 데이즈 인 뉴욕’은 수다와 오해와 소동의 연쇄가 특징인 작품이다. 수다가 공간을 채우고 오해가 마음을 쓰리게 하고 소동이 피곤을 낳을 즈음, 델피는 가슴 속에 품었던 이야기 하나를 꺼낸다. 몇 해 전 델피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고, 델피의 아버지이자 배우인 알베르 델피는 반려자를 떠나보낸 슬픔에 잠겼다. 델피 부녀가 나란히 출연한 ‘2 데이즈 인 뉴욕’은 그러니까 델피가 영화로 쓴 사모곡인 셈이다(델피는 엄마에게 영화를 바쳤다). 동거하는 커플은 물론 평생을 해로한 부부도 언젠가는 이별을 겪어야 한다. 그들에게 델피는 마음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별이 다가오기 전에 현실의 삶에 충실할 것이며 그 속에서 행복을 아낌없이 누리라고.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용철의 영화만화경’은 오늘로 막을 내립니다. 다음주부터는 영화평론가 전찬일·윤성은씨가 새 필진으로 참여해 매주 번갈아 지면을 꾸밀 예정입니다.
  • ‘마지막 4중주’ 조용한 흥행 돌풍 왜

    ‘마지막 4중주’ 조용한 흥행 돌풍 왜

    예술영화 ‘마지막 4중주’가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미드나잇 인 파리’나 ‘색, 계’처럼 대형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수십 개 극장에서 소규모로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2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지막 4중주’는 지난 23~25일 주말 관객 4662명을 동원하며 8만 2084명을 끌어 모았다. 지난 24일에는 8만 535명을 기록하며 개봉 31일 만에 8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8만 345명을 모으며 지난해 예술영화 중 최대 화제작에 오른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마지막 4중주’는 개봉 4일 만에 1만, 9일 만에 2만, 18일 만에 5만 관객을 돌파해 40개 미만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중 ‘워낭소리’ 이후 가장 빠른 흥행 기록을 세웠다. 흥행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작품의 내용이 꼽힌다. 영화는 결성 25주년 기념 공연을 앞둔 현악 4중주단 ‘푸가’의 첼리스트 피터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피터가 단원들에게 마지막 공연을 제안하면서 스승과 제자, 부부, 친구 등으로 엮인 네 사람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볼거리는 없지만 인간 관계에 대한 성찰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영화를 수입한 티캐스트 관계자는 “이 정도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30~40대 관객이 많지만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적지 않다. 영화의 내용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게 가장 큰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영화를 수입·배급하고 있는 ‘씨네큐브 효과’가 크다는 말도 나온다. 티캐스트가 운영하는 씨네큐브는 ‘아무르’와 틸다 스윈튼 주연의 ‘케빈에 대하여’(4만 6193명), ‘우리는 사랑일까’(6만 6746명) 등을 자체 개봉하며 예술 영화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40~50대 주부 등 씨네큐브 관객층의 충성도는 매우 높다. 예술영화 시장에서는 CGV의 무비꼴라쥬나 롯데시네마의 아르떼 같은 예술영화 상영관보다 훨씬 영향력이 크다”면서 “‘마지막 4중주’는 ‘씨네큐브 효과’가 극대화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설국열차’ 틸다 스윈턴 전작 스크린 ‘케빈에 대하여’ 방영

    티캐스트 계열 케이블 채널 스크린(SCREEN)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한 틸다 스윈턴의 전작 ‘케빈에 대하여’를 22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지난 19일 밤 11시 스크린에서 방송된 ‘케빈에 대하여’는 20, 40대 여성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AGB닐슨 수도권 개인 기준)를 기록했다.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인 기록이 나오자 방송사가 영화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201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케빈에 대하여’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지 않은 에바(틸다 스윈턴)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는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의 이야기를 통해 모성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작은 영화들이 괴롭다. 극장가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여름휴가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블록버스터들에 밀려 설 자리가 없다. 올 상반기 극장 관객은 1억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정작 관객들에게 ‘골라 보는 재미’는 없다. 스크린의 문화적 다양성은 오히려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더욱 심해진 대형 상업영화들의 스크린 독식은 먼저 통계에서 드러난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1일 흥행수익 1~10위를 차지한 주요 다양성 영화(저예산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등을 합쳐 부르는 명칭)의 상영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075회)의 33.3%에 불과한 4356회에 그쳤다. 이 영화들이 확보한 스크린 수는 지난해(490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231개), 관객도 40만 1246명에서 7만 9892명으로 81.1% 급감했다. 반면 흥행수익 1~10위를 기록한 상업영화의 상영 횟수는 21만 1504회에서 25만 6618회로 21.3%, 관객수는 1093만 1115명에서 1207만 6824명으로 10.4% 각각 증가했다. 전국에서 연중 극장 관객이 가장 많은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지난 주말 상영 시간표만 일별해도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식 상황은 한눈에 읽힌다. 16개 상영관을 갖춘 이 극장에서는 지난 21일 ‘미스터 고’가 25회, ‘레드: 더 레전드’ 22회, ‘퍼시픽 림’ 21회, ‘감시자들’이 19회 상영되는 동안 다양성 영화인 ‘마스터’와 ‘까밀 리와인드’, ‘브로큰’ 등은 3~4회씩 상영되는 데 그쳤다. 최근 다양성 영화 한 편을 배급한 소규모 배급사의 관계자는 “수많은 영화가 상영 한 번 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를 뚫고 일반극장에서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면서 “극장이 작은 영화를 상영하더라도 사각시간대인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집중시키는 관행 역시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왕성’의 제작사인 SH필름도 개봉일인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형 한국 영화에만 황금 상영시간대를 몰아주는 극장들의 관행 때문에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상영 회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관객들을 만나 보기도 전에 폐기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시장의 성장이 다양성 영화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난해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적이 올해도 유효한 셈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극장가의 이러한 불균형한 수급 상황이 결국은 관객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다. 영진위가 최근 발표한 ‘2012 영화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 영화의 관람층은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이용가능한 상영관이 제한적’(46.8%)인 점을 꼽았다. 교차 상영이나 조기 종영에 따른 극장 이용 시간 제한도 각각 14.0%와 11.6%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관객이 원하는 블록버스터를 많이 걸 수밖에 없다”는 대형 상영관과 배급사의 주장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스크린 점유율에 비해 정작 관객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는 현상도 관객이 원하는 것에 비해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식이 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 1341개의 스크린(지난해 말 기준 전국 스크린 2081개)을 차지하면서 개봉 후 첫 주말인 지난달 8일에는 관객 점유율이 62.1%에 이르렀지만 평일에는 10%대의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영화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스크린 독과점, 제도적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배급과 상영의 겸업 금지 ▲영화당 스크린 수 제한 ▲대안 영화 상영관 확대 등을 제안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미국 등이 적용하고 있는 변동 부율(제작사와 극장 간의 입장 수익 분배 비율)을 도입해 단기간 물량 공세보다는 다양한 영화의 장기 상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바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뮤직비디오·웹툰 사전등급 심의제 폐지

    뮤직비디오와 웹툰의 사전 등급 심의제가 폐지되고 제한상영가 영화를 상영하는 예술영화 전용관이 설치될 전망이다. 4일 정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 진흥계획’에는 문화산업 현장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내는 방안도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의 등급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제는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전면 보완된다. 누구나 시청 가능한 유튜브 등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했다. 문체부는 뮤직비디오를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이 아닌 음악산업진흥법에서 다룰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상 웹툰도 민간 자율 심의로 기준이 바뀐다. 또 제한상영가 등급의 예술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가 재검토된다. 아울러 공연장이 대관을 미끼로 공연기획사에 무료 초대권을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저작권 신탁 단체에 대한 경영평가제 도입을 추진한다. 기획사 무료 초대권 관행을 없애기 위해 계약서에 무료 초대권을 금지하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상설 신고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내년 초까지 새로운 음악저작권 신탁 단체를 출범시켜 경쟁체제를 안착시키는 한편 신탁단체 경영평가제 등도 마련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현장 행정] 서초구 ‘영화로 보는 인문학 ’

    [현장 행정] 서초구 ‘영화로 보는 인문학 ’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인격이 된다. 인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심산기념문화센터에 모인 주민 300여명에게 영화 ‘철의 여인’ 대사를 소개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진 구청장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버지가 딸에게 늘 말버릇처럼 일러주던 조언을 전하며 “어떤 꿈을 꾸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보여 주는 영화였다. 인간의 정신력, 의지, 리더십에 대한 감동을 고스란히 받았다”면서 “저도 27세에 늦게 대학에 들어갔다. TV에서 7전 8기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의 인터뷰를 보여 주는데 가슴속에서 뭔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꿈이 그때 생겨 버렸다. 우리가 꿈을 꾸는 순간,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기운으로 목표한 바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객석에 앉은 주민들은 너나 없이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진 구청장은 또 평범한 변기를 뒤집어 발상의 전환을 일깨운 마르셸 뒤샹의 ‘샘’이란 작품 사진을 소개하며 사고의 유연성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 갔다. 이날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는 진 구청장과 최하진 무비큐레이터의 영화로 보는 인문학 강의에 이어 벨기에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이 상영됐다. 반포1동 ‘우리동네 작은영화관’ 사업을 확대해 재능 기부 봉사자들과 구청이 손잡고 주민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예술영화, 독립영화를 보여 주거나 인문학 강의를 마련한 것. 오는 26일에는 ‘원스’ 상영과 ‘영화와 음악의 만남’이란 주제의 강연이, 다음 달 23일엔 ‘일 포스티노’ 상영과 ‘내 인생의 시’란 주제로 이야기 마당이 열린다. 반포본동에 거주하는 주부 장은영(47)씨는 “시중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영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무비큐레이터로부터 영화에 대한 문화적·지식적 배경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생각할 기회를 갖게 돼 만족스러웠다”면서 “같은 영화를 보고 스스로 생각한 것과 큐레이터의 사뭇 다른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진 구청장은 “우리 구의 구정 철학이 바로 ‘우문현답’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에서다”라면서 “앞으로도 주민들과 현장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은 물론 서초구를 삶의 질이 좋은 도시, 세계 제일가는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반딧불이와 함께 영화 한 편 어때?

    반딧불이와 함께 영화 한 편 어때?

    “초록이 가득한 6월 영화 소풍길에 초대합니다.” 극장이 없는 전북 무주군에서 ‘제1회 무주 산골영화제’가 개최된다. 11일 군에 따르면 ‘설렘, 울림, 어울림’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무주 산골영화제가 13일부터 17일까지 무주 덕유산리조트 스키슬로프에 설치된 야외 상영장, 구천동 덕유대 야영장, 무주읍 예체문화관 등에서 열린다. 무주군은 이번 영화제의 콘셉트를 ‘자연과 어우러진 소풍길’로 잡았다. 영화제 기간에 14개국 54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이 가운데 새 영화는 1편뿐이지만 ‘좋은 영화를 다시 본다’는 의미를 담았다. 낮에는 예체문화관에서, 밤에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야외 상영장에서 자연 바람을 만끽하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개막작은 현존하는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청춘의 십자로’. 13일 덕유산리조트 야외무대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는 2007년 필름이 발견됐지만 대본을 찾지 못한 무성영화로 김태용 감독의 연출로 재구성됐다. 배우 조희봉이 변사로 나서 뮤지컬 공연과 함께 무대에 올린다. 또 독립영화 가운데 상반기 최고 흥행을 기록한 ‘지슬’,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강이관 감독의 ‘범죄소년’, 유지태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 등도 상영된다. 이 밖에 칸과 베네치아 영화제 최근 수상작, 가족영화, 한국고전영화, 해외예술영화가 관객을 찾아간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철저히 수요자인 관객들의 편의 위주로 진행된다. 야외 상영장인 만큼 정시 입장도 필요 없고 중간에 나가도 된다. 영화를 보다 눈이 피로하면 밤하늘의 별을 세어도 된다. 홍낙표 무주군수는 “산골영화제는 설렘 가득한 소풍길을 따라 깊은 울림을 발견하는 어울림 영화제를 추구한다”면서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다채로운 세상을 담아낸 영화를 보면 일상의 근심을 덜어내고 고단한 삶을 위로받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동성결혼 합법화 헌법소원 낼 것”

    “동성결혼 합법화 헌법소원 낼 것”

    오는 9월 동성 연인과의 결혼 계획을 발표한 영화감독 김조광수(48)씨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조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결혼 상대인 김승환(29·영화제작사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남들처럼 혼인신고 절차를 밟은 뒤 반려되면 헌소를 제기할 생각”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입법을 추진하고 국민들의 의견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동성 간 공개 결혼은 있었지만 헌소 제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조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불법이라고 하지만 합법이 아닐 뿐 법이 동성 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부정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9월 7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6대4 법칙,아이언맨3의 흥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

    6대4 법칙,아이언맨3의 흥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

    지난 6일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시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 2위인 ‘아바타’와 ‘트랜스포머3’보다 빠른 속도로 1000만 흥행까지 넘보고 있다. 영화계는 ‘아이언맨3’의 흥행 성공이 외화에 유리하게 돼 있는 불합리한 관행과 과도한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가능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외화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는 불합리한 분배 비율(부율)이다. 지난 8일까지 ‘아이언맨3’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502억원 중 232억원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를 통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갔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아이언맨3’가 거둬들인 5억 2580만 달러(약 5690억원) 가운데 한국에서의 수익은 4291만 달러(약 465억원, 배급사와 상영관 수익 합계치)로 해외 국가 중 1위다. 한국 영화는 영화 입장권 수익의 13%를 세금과 영화진흥기금으로 제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5:5로 나누지만 외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비율이 4:6(서울 기준, 지방은 5:5)으로 외화 배급사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 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흥행 가능성이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입에 치중했던 대형 단관 극장들이 해외 영화 배급사에 한정된 프린트를 가급적 많이 배정받고자 출혈 경쟁을 벌임으로써 부율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과거 20년 이상 할리우드 영화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왔고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이익집단이 생겨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화 시장은 UPI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세기폭스코리아 등 해외 직배사가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화 독과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수익이 발생하면 제작비를 뺀 순수익을 제작사(40%)와 투자사(60%)가 나누고 이 수익은 한국 영화 산업에 재투자된다. 하지만 외화의 경우 유리한 수익 배분에도 불구하고 수익 전체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자인 이경규는 “4월이 비수기라 불황에 시달린 극장주들이 많아 상영관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극장에서 20분마다 상영하는 ‘아이언맨3’의 상영 횟수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봉일인 지난달 25일 ‘아이언맨3’의 스크린은 역대 최다인 1228개로 점유율이 50.8%에 달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개봉 당일 상영관 수가 전체 4만 2803개 중 4253개로 9.9%에 그쳤다. 심지어 ‘아이언맨3’의 스크린 수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1389개로까지 늘어났다. 전체 스크린 2414개의 57.5%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날 상영한 한국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547개, ‘전설의 주먹’은 254개로 각각 ‘아이언맨3’의 39.3%와 18.2%에 불과했다. ‘아이언맨3’의 배급사 관계자는 “당초 800여개 정도의 상영관을 잡을 계획이었으나 극장 측에서 상영관을 늘려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맨3’가 5일 기록한 최다 스크린 수 1389개는 ‘트랜스포머3’(1409개)에 이어 역대 외화 가운데 2위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1154개),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개)보다 훨씬 많다.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도둑들’(1091개)과 ‘광해, 왕이 된 남자’(1001개) 등 2편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국내외 영화를 불문하고 대기업 계열 대형 멀티플렉스의 부작용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다양성 영화의 열악한 배급 환경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슈화됐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당 의원 등이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를 골자로 한 일명 ‘피에타법’으로 알려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최근에는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특정 영화의 멀티플렉스 스크린 30% 이상 점유 금지와 ▲전국 스크린 500개 또는 전체의 30% 이상 개봉 금지 ▲멀티플렉스에 1개 이상의 대안 상영관 설치 등을 담은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경우 12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한 복합상영관은 한 종류의 영화를 최대 2개의 스크린에서만 상영하고 전체 횟수의 30%를 넘을 수 없게 하는 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를 두고 있다. 조형근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조사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상영계약서의 이행을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6:4 법칙, 아이언맨3 배만 불린다

    6:4 법칙, 아이언맨3 배만 불린다

    지난 6일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시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 2위인 ‘아바타’와 ‘트랜스포머3’보다 빠른 속도로 1000만 흥행까지 넘보고 있다. 영화계는 ‘아이언맨3’의 흥행 성공이 외화에 유리하게 돼 있는 불합리한 관행과 과도한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가능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외화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는 불합리한 분배 비율(부율)이다. 지난 8일까지 ‘아이언맨3’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502억원 중 232억원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를 통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갔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아이언맨3’가 거둬들인 5억 2580만 달러(약 5690억원) 가운데 한국에서의 수익은 4291만 달러(약 465억원, 배급사와 상영관 수익 합계치)로 해외 국가 중 1위다. 한국 영화는 영화 입장권 수익의 13%를 세금과 영화진흥기금으로 제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5:5로 나누지만 외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비율이 4:6(서울 기준, 지방은 5:5)으로 외화 배급사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 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흥행 가능성이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입에 치중했던 대형 단관 극장들이 해외 영화 배급사에 한정된 프린트를 가급적 많이 배정받고자 출혈 경쟁을 벌임으로써 부율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과거 20년 이상 할리우드 영화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왔고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이익집단이 생겨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화 시장은 UPI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세기폭스코리아 등 해외 직배사가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화 독과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수익이 발생하면 제작비를 뺀 순수익을 제작사(40%)와 투자사(60%)가 나누고 이 수익은 한국 영화 산업에 재투자된다. 하지만 외화의 경우 유리한 수익 배분에도 불구하고 수익 전체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자인 이경규는 “4월이 비수기라 불황에 시달린 극장주들이 많아 상영관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극장에서 20분마다 상영하는 ‘아이언맨3’의 상영 횟수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봉일인 지난달 25일 ‘아이언맨3’의 스크린은 역대 최다인 1228개로 점유율이 50.8%에 달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개봉 당일 상영관 수가 전체 4만 2803개 중 약 1만 3200개로 30.8%에 그쳤다. 심지어 ‘아이언맨3’의 스크린 수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1389개로까지 늘어났다. 전체 스크린 2414개의 57.5%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날 상영한 한국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547개, ‘전설의 주먹’은 254개로 각각 ‘아이언맨3’의 39.3%와 18.2%에 불과했다. ‘아이언맨3’의 배급사 관계자는 “당초 800여개 정도의 상영관을 잡을 계획이었으나 극장 측에서 상영관을 늘려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맨3’가 5일 기록한 최다 스크린 수 1389개는 ‘트랜스포머3’(1409개)에 이어 역대 외화 가운데 2위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1154개),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개)보다 훨씬 많다.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도둑들’(1091개)과 ‘광해, 왕이 된 남자’(1001개) 등 2편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국내외 영화를 불문하고 대기업 계열 대형 멀티플렉스의 부작용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다양성 영화의 열악한 배급 환경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슈화됐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당 의원 등이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를 골자로 한 일명 ‘피에타법’으로 알려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최근에는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특정 영화의 멀티플렉스 스크린 30% 이상 점유 금지와 ▲전국 스크린 500개 또는 전체의 30% 이상 개봉 금지 ▲멀티플렉스에 1개 이상의 대안 상영관 설치 등을 담은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경우 12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한 복합상영관은 한 종류의 영화를 최대 2개의 스크린에서만 상영하고 전체 횟수의 30%를 넘을 수 없게 하는 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를 두고 있다. 조형근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조사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상영계약서의 이행을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강남문화재단은 2일 오후 7시 30분 구민회관 2층 대강당에서 ‘극단 유리구두의 맘마미아’를 공연한다. 강남문화재단 (02)6712-0534. 지역 내 불법 사금융 척결을 위해 1일부터 24일까지 불법 대부업체 특별 단속에 나선다. 단속을 통해 대부업법을 위반한 등록업체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경찰서 수사의뢰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지역경제과 (02)3423-5522. ●강동구 2일 강동구민회관 3층 대강당에서 제105회 강동목요예술무대 ‘차이콥스키 발레 판타지’를 공연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 발레 작품의 주요 장면이 무대에 오른다. 문화체육과 (02)3425-5240. ●강북구 자매도시인 경기 양평으로 떠나는 ‘양평군 웰빙투어’에 참여할 참가자를 3일까지 모집한다. 11일 열리는 웰빙투어에서는 두물머리와 세미산, 용문산 국민관광지 축제장, 들꽃수목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은 지정계좌로 참가비를 입금한 후 구청 행정지원과 대외협력팀으로 연락하면 된다. 대외협력팀 (02)901-6332~3. ●강서구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1일부터 7월까지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실시한다. 공보전산과 (02)2600-6658. 1일부터 한 달간 건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임의 구조변경, 무단방치 차량 등 불법 자동차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 교통행정과 (02)2600-4115. ●관악구 11일까지 제5회 환경 사랑 포스터 공모전 작품을 접수한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 도시 관악’을 주제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면 된다. 지역 내 초·중·고등학생이 대상이다. 녹색환경과 (02)880-3529. ●노원구 간단한 차량 고장에도 쩔쩔매는 운전자들을 위해 ‘자동차 자가정비교실’을 구청 소강당과 노원자동차검사소에서 6일부터 시작한다. 정비교실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수강인원은 선착순 100명이며,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3일까지 구 교통행정과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교통행정과 (02)2116-4051. ●도봉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구민 300명이 참여하는 구민 대토론회가 2일 오후 3시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다. 도봉구가 생긴 지 4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하는 이 토론회는 11개 분야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구정 발전을 위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자치행정과 (02)2091-2203. ●동대문구 제41회 어버이날을 맞아 어버이에 대한 은혜에 감사하며 노인을 공경하는 전통적 미덕을 기리고자 ‘2013년 동대문구 어르신 문화축제 행사’를 구청 2층 다목적 강당과 옥외광장에서 3일 개최한다. 행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까지 식전공연, 2시부터 2시 30분까지 기념식, 3시 30분까지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노인청소년과 (02)2127-4250. ●동작구 가정의 달을 맞아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어린이집 가족 한마음 대회’를 개최한다. 가족단위 걷기 대회와 페이스페인팅, 블록놀이, 바람개비 만들기, 비눗방울 놀이 등 놀이체험관 운영, 올바른 손 씻기 등 건강체험 한마당을 운영한다. 가정복지과 (02)820-9085. ●마포구 4일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재능 나눔 문화 공연 ‘가족 사랑 힐링 콘서트’가 개최된다. 린나이 팝스 오케스트라 등이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클래식, 영화 음악, 가요를 선정해 연주한다. 자치행정과 (02)3153-8343. ●서초구 2013년 서초 맹자·맹모 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맹자 학교는 지역 내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이 대상이며 기수당 75명 선착순 모집, 맹모 학교는 100명 선착순 모집한다. 창의력 제고를 위한 문·이과·예술 융합 교육, 학부모 자녀 지도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실시한다. 교육전산과 (02)2155-6417. ●성동구 1일 오후 3시 성동문화회관 3층 소월아트홀에서는 가족 뮤지컬 ‘구름빵’을 공연한다. 한국의 창작동화 이야기를 귀에 익숙한 영어와 동요로 만날 수 있다. 관람료는 2만 5000원이며, 성동구민은 60% 할인받을 수 있다. 소월아트홀 (02)2204-6405. ●성북구 3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구청 앞 바람마당에서 제2회 어린이 친구(親區) 성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행사는 사전 공연, 교육·복지협의체 협약식 체결, 어린이·청소년 의회 발대식, 어린이 기자단 위촉, 구청장배 어린이 창작 경연대회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여성가족과 (02)920-3250. ●송파구 22일까지 ‘토성·산성 어울길 투어’ 참가자를 모집한다. 몽촌토성, 남한산성을 포함해 올림픽공원, 성내천, 방이습지 등 19.6㎞ 구간의 문화 생태 탐방로를 걷게 된다. 선착순 500명. 국제관광담당관 (02)2147-2100. ●양천구 4일 오전 9시 안양천 목동교 아래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안양천사랑 제9회 으뜸양천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5·10㎞ 코스와 하프 코스 등에 3500여명의 주민과 선수들이 참가한다. 문화체육과 (02)2620-3416. 양천구보건소는 1일부터 8월까지 지역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노인들에게 무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지역보건과 (02)2620-3889. ●영등포구 2일 오후 2~5시 구로동 구로호텔에서 서울시와 구로구, 금천구,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2013 찾아가는 희망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 구직자와 기업체 인사 담당자가 일대일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채용관’, 취업컨설팅 및 이미지 메이킹을 지원하는 ‘취업지원관’으로 운영한다. 이력서 사진 무료 촬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신분증과 이력서를 지참하고 행사장을 방문하면 된다. 일자리지원센터 (02)2670-1119. ●용산구 집 수리를 원하는 주민들에게 건축사가 무료로 상담을 해주는 ‘집 수리 상담 창구’를 운영한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2~5시 구청 건축과를 방문하면 증축, 개축, 효율적 수선 방법, 각종 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건축과 (02)2199-7498. ●은평구 명지전문대와 관·학 협력 협약을 체결해 1일부터 지역 내 거주하는 사회복지학과와 경영과 학생 6명이 노인 일자리전문기관인 시니어클럽 작업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시니어 작업장에서 노인들과 함께 일하며 학습이론을 접목한 제품홍보 및 판로 확대 등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노인복지과 (02)351-7153. ●서대문구 북가좌1동 주민센터 3·4층에 서대문구 가좌보건지소를 열고 본격 운영한다.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관리, 금연·절주를 도와주는 만성질환 예방관리, 한방재활치료, 방문재활치료를 펼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를 위한 구강보건사업과 주부 영양교실도 운영한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보건정책과 (02)330-8791. ●종로구 11월까지 대학로와 낙산공원을 연결하는 ‘낙산길’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주변길로 연결되는 ‘자하문로’ 간판 개선사업을 펼친다. 간판 개선 비용을 1개 업소당 최대 250만원까지 지원한다. 거리의 특색과 업소 이미지를 고려한 개성 있고 아름다운 한글 중심 디자인과 친환경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다시 찾고 싶은 명품거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도시디자인과 (02)2148-2742. ●중구 중구민한가족걷기대회가 5일 오전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국립중앙극장 문화광장에서 열린다. 남산 국립극장 광장을 출발해 석호정을 거쳐 신약수배드민턴장을 돌아오는 7㎞ 코스다. 교육체육과 (02)3396-4685. ●중랑구 3일까지 망우산 ‘사색의 길’, 용마산 ‘사가정공원’ 등 명소를 찾아가 어린이들에게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숲속 유치원’ 프로그램 참가자를 접수한다. 나무와 꽃, 곤충, 양서류, 파충류 등에 관련된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길과 관련된 이야기 및 지역에 얽힌 역사와 문화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15곳을 선정해 오는 20일부터 10월까지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기관별 월 2회, 또는 1회 마련된다. 공원녹지과 (02)2094-2344. ●경기 고양시 고양시 직장운동부가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3일간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역도교실을 운영한다. 신청 마감은 17일. 체육진흥과 (031)8075-2322. 11~12일 이틀간 일산문화광장에서 ‘고양 600년 고양시 동물보호축제’를 개최한다. 누구나 축제에 참여해 유기동물 입양캠페인, 놀이로 배우는 훈련교실 등 다채로운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고양시 동물보호축제위원회 (031)8075-4602. [대중음악] ●자라섬 리듬 앤드 바비큐 페스티벌 17~18일 경기 가평 자라섬. 음악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재즈 축제. 와타나베·베를린·도너티 트리오, 폴 잭슨 트리오, 베니 골슨 콰르텟, 마티유 보레 트리오 등 해외 유명 연주자들이 출연하며 국내에서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 밴드, 가수 하림과 ‘집시 앤 피쉬 오케스트라’가 집시 음악과 스윙을 결합한 독특한 음악을 선보인다. 잔디 위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며 댄스 워크숍, 아마추어 밴드 공연도 열린다. 1일권 5만원, 2일권 8만원. (031)581-2813~4.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 11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국내 포크의 산실인 1970년대 음악감상실 ‘쉘부르’에서 활동한 가수들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펼치는 합동 콘서트. 이번 공연은 쉐그린(이태원, 전언수), 어니언스의 임창제, 채은옥, 위일청, 강승모, 남궁옥분, 신계행, 양하영, 최성수 등 쉘부르가 배출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대표곡을 선사한다. 포크 음악의 대부인 DJ 겸 방송인 이종환의 방송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며 쉘부르 출신 MC인 허참이 진행을 맡는다. 5만 5000~7만 7000원. (02)508-5579. [공연]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2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모닝콘서트’의 두 번째 무대. 연희집단 더(The) 광대가 장구, 북, 꽹과리, 징, 태평소 등을 서서 연주하는 선반 사물놀이를 비롯해 사자놀음, 버나놀이, 12발 상모놀이 등 전통연희를 알차게 보여준다. 1만원. 1588-2341. ●어린이 클래식 ‘안녕! 음악회야’ 4~5일. 서울 강북구 번동 꿈의숲아트센터 콘서트홀. 아이들이 쉽게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해설과 퀴즈로 구성한 공연. 숟가락, 포크, 신체 등을 이용해 모든 사물이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익히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간으로 꾸몄다. 1만원, 패키지석 1만 2000~2만원. (02)2289-5402. ●강동석과 함께하는 실내악여행 6일 오후 7시 30분.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이경선, 김영호(피아노), 김상진·윤진원(비올라), 송영훈·이정란(첼로), 채재일(클라리넷)이 실내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헨델과 할보르센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파사칼리아’,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쇼스타코비치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듀엣’,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1번’ 등을 연주한다. 2만~4만원. (031)230-3440~2. ●무용 ‘더 스토리: 인생예찬’ 10~11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무용작품으로 만들어온 김주성 이데아댄스컴퍼니가 그동안의 레퍼토리를 한데 묶었다. 가족의 사랑을 말한 ‘원데이’와 ‘아버지의 뒷모습’, 형제애로 상처를 극복하는 ‘삼형제’, 희망을 말하는 ‘더 로드’ 등이다. 1000원. (032)361-1195. [전시] ●국제갤러리 ‘기울어진 각운들’전 6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2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갤러리 측이 독립큐레이터 김현진씨를 통해 모은 젊은 작가 7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각운이라는 게 맞춰 걸어나가는 발걸음처럼 착착 맞아 들어가는 것이라면 기울어진은 거기서 벗어난 그 무엇이 예술 아니겠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일정한 듯하면서 약간씩 변화를 가미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이채롭다. (02)735-8449. ●서현 ‘웰컴 홈-빛을 찾는 여정’전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스페이스선플러스. 갤러리가 20대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청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전시. 작가는 PVC필름을 이용해 빛으로 비춰진, 투과된 모습과 실제 모습을 대비시키는 설치작업들을 선보인다. (02)737-0732. ●짐 다인 ‘스컬럽쳐&페인팅’전 2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리안갤러리서울. 작가는 전후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가 1997년 첫선을 보인 이후 작품마다 등장시키는 피노키오를 조각, 드로잉으로 표현한 10여점을 전시한다. (02)730-2243. [영화] ●전국노래자랑 감독 이종필. 출연 김인권, 류현경, 김수미, 유연석, 오광록 등. ‘복면달호’에 이어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한 두 번째 영화다. 가수를 꿈꿨던 봉남(김인권)은 고향에서 아내 미애(류현경)의 미용실 셔터맨으로 살아간다. 전국노래자랑이 김해에서 열리자 봉남은 아내 몰래 예선에 출전, 단박에 지역 유명인사가 된다. 하지만 뒤늦게 사실을 안 아내는 화를 낸다. 당장 미용실 보증금 올려줄 돈도 모자라 식당 설거지 일까지 해야 하는 마당에 헛된 꿈을 품고 사는 남편이 한심했기 때문. 112분. 12세 관람가. 1일 개봉. ●니모를 찾아서 3D 감독 앤드루 스탠턴. 목소리 출연 앨버트 브룩스, 윌렘 데포, 엘런 드제너러스 등. 2003년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9억 2174만 달러(약 1조 208억원)를 벌어들여 ‘슈렉2’, ‘라이온킹’, ‘토이스토리3’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4위에 올라 있는 ‘니모를 찾아서’가 3D로 만들어졌다. 새끼 물고기 니모가 인간에게 납치되자 아빠 말린은 바다로 아들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107분. 전체관람가. 1일 개봉. ●러스트 앤 본 감독 자크 오디아르. 출연 마리옹 코티아르,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등. ‘예언자’의 오디아르 감독이 프랑스 최고 여배우 코티아르와 만난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삼류 복서 알리는 5살 아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누나 집을 찾게 된다. 클럽 경호원으로 출근한 첫날, 알리는 시비에 휘말린 범고래 조련사 스테파니를 돕게 된다. 당당하고 매력적인 그녀에게 끌려 연락처를 남긴다. 이후,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스테파니는 절망의 끝에서 문득 알리를 떠올린다. 예술영화로는 파격적인 2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코티아르의 연기는 명불허전. 120분. 청소년 관람불가. 2일 개봉.
  • 잠에서 깬 소냐, 꿈·현실 사이 혼란을 겪고…

    잠에서 깬 소냐, 꿈·현실 사이 혼란을 겪고…

    호텔 청소부로 일하는 소냐는 투신자살한 손님을 목격하던 날 클럽에서 귀도라는 전직 형사를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 둘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어느 날 귀도가 경비원으로 일하는 갑부의 저택에 강도가 든다. 소냐는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깨어나지만 귀도는 목숨을 잃는다. 경찰은 소냐가 강도와 한패가 아니었는지 의심한다. 소냐는 죽은 귀도의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얼마 후 소냐와 같이 일하던 동료가 의문의 자살을 한다. 소냐는 평소 추파를 던지던 직장 상사에게 납치돼 생매장을 당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귀도는 멀쩡히 살아서 그녀를 간호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때부터 꿈에서 보았던 환영과 현실 사이의 복잡한 퍼즐 맞히기가 시작된다. EBS가 19일 밤 11시 15분 방송하는 주세페 카포톤티 감독의 ‘더블아워’는 지난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리메이크 판권경쟁이 불붙었던 화제작이다. 영화는 고독한 남녀의 쓸쓸한 사랑이야기로 출발하지만 여주인공이 총을 맞은 뒤부터 스릴러와 공포 장르를 오간다. 소냐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며 반전을 겪는다. 이때부터 느와르에서 익숙하게 다뤄온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심리게임이 펼쳐진다.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찍던 신인감독 주세페 카포톤티는 로맨스와 스릴러, 심리 드라마, 누아르가 뒤범벅된 영화를 꽉 짜인 편집과 아슬아슬한 속도감으로 끝까지 몰아간다. 예술영화 스타일의 느린 전개방식 탓에 내용보다는 스타일에 눈이 간다. 감독은 좀처럼 암시나 복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아픔을 가진 도시 남녀의 외로움과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놀라운 반전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독의 속임수다. 어느 순간 불쑥 던진 단서를 가지고 관객은 영화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크세니아 라포포트는 근심과 외로움, 연약함 등 복잡미묘한 단면을 지닌 소냐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2009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볼피컵)을 받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예술 영화판 많이 커졌다고? 착각이에요

    예술 영화판 많이 커졌다고? 착각이에요

    소리 없이 강한 예술영화들이 화제다. 지난해 12월 19일 개봉한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4개월째 장기 상영하고 있다. 누적 관객은 7만 4488명(21일 현재). 누적 매출액 5억 7000여만원 중 수입·배급사의 몫은 3억원이 조금 넘는다. ‘아무르’의 로열티(수입가격)와 개봉에 든 마케팅·홍보(P&A) 비용을 합쳐 봤자 1억원 남짓. 수익률은 300%에 이른다. 심지어 ‘아무르’를 장기 상영하고 있는 씨네큐브는 수입·배급사 티캐스트와 같은 모기업을 두고 있다. 끈질김으로 치면 ‘서칭 포 슈가맨’이 한 수 위다. 올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서칭 포 슈가맨’은 지난해 10월 11일 개봉했다.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2개 관에서 볼 수 있다. 누적 관객은 2만 7574명. 극장에 티켓 수익의 40%를 주고도 수입·배급사에 떨어지는 돈은 1억 1581만원. 로열티 1만 2000달러를 포함, 개봉에 든 비용은 5000만원가량이다. 수익률은 230%를 웃돈다. 두 작품은 예외적으로 잘된 경우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예술영화 수입을 돈벌이로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상업영화로 번 돈을 조금씩 까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영화의 수입가격은 대개 1만~5만 달러(1116만~5580만원) 수준이다. CJ CGV 무비꼴라쥬, 씨네큐브, KU시네마테크, 스폰지하우스 등 예술영화 전용관을 중심으로 30~50개 스크린에 영화를 걸 경우 수입가격이 5만 달러를 넘기면 손익분기점을 넘기 힘들다. 지난해 3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수입 예술영화 중 최대 흥행작이 된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수입가격이 10만 달러쯤 되면 와이드 릴리스(100개관 이상 개봉)를 해야 승산이 있다. ‘아무르’가 지난해 이후 30개 미만 스크린에서 상영한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 된 것은 행운도 겹쳤다. 수입사 티캐스트는 거장 하네케 감독의 작품임에도 2011년 프랑스 칸 필름마켓에서 비교적 헐하게 구입했다. 하네케는 2001년 ‘피아니스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2005년에는 ‘히든’으로 감독상을, 2009년에는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12년에 또다시 영광을 안을 줄은 누구도 몰랐기 때문에 수상에 따른 옵션계약을 하지 않았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등 주요 부문을 받으면 추가로 돈을 내는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80대 노부부의 삶과 사랑, 죽음을 다룬 ‘아무르’는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물론,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거듭 주목받았다. 국내 극장가의 주 관객층으로 떠오른 40~50대에 짙은 울림을 남긴 건 하네케 감독의 연출력과 주연배우 장 루이 트린티냥, 에마뉘엘 리바의 호연이겠지만, 따로 돈을 쓰지 않고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분명 운이 따른 셈이다. 최근 수년 새 ‘아무르’처럼 깜짝 흥행작들이 나온 영향인지 최근 해외 필름마켓에서는 한국 수입업자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물론, 거품이 상당하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화제작 중 국내 수입가격이 15만~50만 달러에 이르는 영화까지 등장했다. 마켓에서는 감독과 주연배우, 시놉시스 정도를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경쟁이 과열된 데다 전문성이 부족한 신생 수입사까지 뛰어들다 보니 판매 측에서도 한국 업자에게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생겼다. 한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칸을 비롯한 주요 마켓에선 전 세계에서 한국 바이어가 가장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 업자 사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입가도 치솟았다. 불과 2~3년 전 30개 이내의 스크린에서 걸 영화들은 1만~2만 달러면 충분했다. 하지만 요즘 쓸 만한 영화들은 3만~4만 달러는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PTV 부가 판권 시장이 커지면서 깜이 안 되는 영화들을 무분별하게 수입하거나 가격이 부풀려지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예술영화 관객층은 어느 정도일까. 2008년 140편(수입·한국영화 포함)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365편까지 늘어났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예술영화(영화진흥위원회 기준) 관객층은 안정적으로 형성된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착시에 가깝다. 특정 영화 몇 편의 흥행에 따라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성영화’(예술·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칭하며 제작·배급·상영에서 상업영화보다 규모가 작고 예술·작품성이 높은 영화)로 분류한 수입 작품들의 연간 관객 추이를 참고할 만하다. 2008년 138만명에서 2009년 401만명으로 확 늘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110만명)와 ‘블랙’(86만명) 등 두 편의 흥행작이 터진 덕이다. 이후 50만명을 넘긴 수입 예술영화는 없었다. 2010년에는 381만명, 2011년 237만명, 지난해 228만명(172만명 든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상업영화로 분류된다) 등으로 줄어들었다. 또 다른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1000만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이면에 다수 한국영화는 상영도 못 해보고 간판을 내리는 것처럼 예술영화 시장에도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극장을 보유하지 못한 수입·배급사에서 들여온 예술영화는 입소문 날 틈도 없이 사라지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위트 스틸먼 감독 신작 ‘방황하는 소녀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위트 스틸먼 감독 신작 ‘방황하는 소녀들’

    뉴욕 인디영화계의 유명 감독 위트 스틸먼이 신작을 발표했다. 1998년 ‘디스코의 마지막 나날들’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그동안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영화 작업을 계속 시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한국 관객에게 스틸먼은 홈비디오로 익숙한 감독이다. 데뷔작 ‘메트로폴리탄’을 제외하고 ‘바르셀로나’와 ‘디스코의 마지막 나날들’이 홈비디오로 소개된 바 있다. ‘방황하는 소녀들’의 운명도 다르지 않아 개봉 없이 홈비디오로 직행했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폐막작 ‘방황하는 소녀들’은 미국에서도 대도시의 예술영화 팬들과 조용히 만났다. 물론 흥행 성적은 영화의 작품성과 상관없다. 대학 생활을 다룬 수작의 반열에 오를 만하며 눈 밝은 몇몇 외국 평론가는 이미 올해의 영화로 뽑았다. ‘세븐오크스대학교’에 편입한 릴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세 여학생과 만난다. 그들은 함께 어울리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제안하고, 마침 기숙사 배정에 문제가 생긴 릴리는 방을 나눠 쓰게 된다. 넷의 작은 서클은 방황하는 청춘의 멘토로 활약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다. 또래와 정신연령이 다르다는 자부심을 지녔던 그들은 사소한 일로 위기에 처한다. 바이올렛은 남자 친구가 떠난 뒤에야 그를 사랑했음을 깨닫고, 릴리는 친구로 알던 남자와 새롭게 접근하는 남자 사이에서 망설인다. 여기까지 보면 로맨스 드라마로 착각할 법하지만 11개의 소제목 아래 전개되는 영화는 싸구려 코미디와 격이 다르다. 혹시 웨스 앤더슨 풍의 우울하고 지적이며 세련된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방황하는 소녀들’을 선택할 일이다. 젊은이의 심리와 행태를 그려 온 스틸먼은 예순을 넘긴 지금 더욱 젊은 인물에게로 다가갔다. 영화의 중심에는 이십대 초반의 여학생이 있으며 위기 제공자로 두어 남학생이 배치된다. 순수하면서도 반쯤 정신 나가 보이고, 고집이 세면서도 불안에 흔들리는, 미래와 현실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근거 없이 확신하는 인물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스틸먼은 성인들이 기억에서 지워버린 그 시기를 불러내 생생한 대사로 활력을 부여한다. 좋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시기. 결말에서 두 여주인공은 다른 길로 접어든다. 소수의 개성을 간직한 바이올렛에게 릴리는 평범한 다수의 길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영화는 딱히 누구의 편을 들지 않는다. 그건 영화 이후의 이야기니까. 영화는 그들이 갈라지기 전에 보낸 혼란스러운 시기를 비범하게 잡아낼 뿐이다. 단역으로 보이던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오는 데서 영화의 매력이 발휘되며 그들이 함께 엮는 클라이맥스는 영화의 백미다. 얼간이들의 집합으로 보일지 모르나 알을 막 깨고 나오는 순간의 설렘과 환희를 잘 포착했다. ‘방황하는 소녀들’은 마지막 순간에 현실에서 벗어나 뮤지컬의 꿈으로 접어든다. 그건 영화가 현실과의 접점에 선 인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위안으로 보인다. 프레드 아스테어의 출연작에서 제목을 따왔고 ‘위대한 환상’ ‘롤라 몽테’의 포스터를 붙여 놓는 등 영화에 대한 사랑을 내내 고백하던 영화는 아스테어와 진 켈리의 뮤지컬에 헌사를 바치는 장면으로 정점에 오른다. 인물들의 맑은 얼굴에서 사라진 과거와 재회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평론가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페어리’ 외로운 당신 삶을 바꿔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나요?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페어리’ 외로운 당신 삶을 바꿔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나요?

    항구 도시 르아브르. 허름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돔은 하루하루를 덤덤하게 보낸다. 돈이 모자라 고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그에게 별 희망은 없다. 야간근무를 서던 밤 초라한 행색의 여자 피오나가 걸어 들어왔다. 자신을 요정이라고 밝힌 그녀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돔은 스쿠터와 무료 주유권이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다음 날 로비에서 잠이 깬 돔은 눈앞에 놓인 스쿠터를 보고 놀란다. 그녀는 정말 요정일까. 다시 나타난 그녀는 세 번째 소원이 뭐냐고 물었다. 아직 모르겠다는 돔에게 피오나는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연전에 개봉돼 예술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룸바’를 기억하는지? ‘페어리’(20일 개봉)는 ‘룸바’의 주역들이 발표한 신작이다. 이번에도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부르노 로미가 연출 및 주요 배역을 소화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르아브르’를 보고 감동했다면 항구 도시 ‘르아브르’와 재회하는 감흥에 젖을 수도 있겠다. ‘르아브르’ 특유의 청록색이 ‘페어리’의 곳곳에서 보이는 건 우연일까. 과묵한 카우리스마키의 인물들처럼 ‘페어리’의 인물들도 말보다 몸의 언어에 더 익숙하다. 인간이 만드는 특수효과인 슬랩스틱에 정통한 배우들의 몸 연기는 종종 혀를 내두르게 한다. 야간근무를 서는 장면에서 돔은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베어 먹는 데 계속 실패한다. 낯선 영국인 관광객이 여러 차례 벨을 울리고, 맨발의 피오나가 찾아와 또 벨을 울린다. 그녀는 방에 들어가고서도 안내 데스크로 여러 번 전화해 먹을 게 있는지 확인한다. 그렇게 진을 뺀 뒤에 겨우 샌드위치를 먹던 돔은 속에 잘못 들어간 병뚜껑 때문에 목이 막혀 괴로워한다. 그 순간 위층에서 갑자기 내려온 피오나가 그의 생명을 구한다. ‘페어리’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이 장면을 반복해 길게 보여 준다. 왜 그럴까. 돔이 샌드위치를 먹으며 보려던 TV극에는 ‘하루 만에 일어난 대단한 변화’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가 결국 다 듣지 못한 그 노래는 이후 여러 차례 쓰이며 주제가 역할을 한다. 노래의 내용인즉 어제와 오늘의 세상은 변한 게 없는데 화자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자는 변화의 이유가 바로 당신이라고 노래한다. 돔은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사는 외로운 남자였다. 삶을 바꾸어 줄 사람을 마주하지만 정작 그는 인연을 알아보지 못한다. 당신도 그럴지 모른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라. 혹시 누군가의 눈과 마주친다면 한 번쯤 낯선 운명을 꿈꿔 볼 만하지 않을까. 피오나는 필요한 물건을 공짜로 취득한다. 즉 훔친다. 그녀가 물건을 훔칠 때마다 돔을 둘러싼 세상도 조금씩 뒤집힌다. 피오나는 돔의 세상이 완전히 뒤바뀔 때까지 훔치고 도주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카페의 이름 ‘희미한 사랑’(L’Amour Flou)도 ‘미친 사랑’(L’Amou Fou)을 슬쩍 뒤튼 것이지 않나. ‘페어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삶의 마법을 획득하기를 원한다.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일본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에도 비슷한 인물이 나온다. 두 영화는 현실에서 출발한 인물들이 만드는 작은 혁명, 그것이 변화라고 알려 준다.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행동하기.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화평론가
  • 칸의 영화들, 서울에서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술영화들을 국내 개봉 전에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 광화문의 예술영화관 씨네큐브는 ‘2012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오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개최한다. 예술영화 축제는 씨네큐브가 2009년부터 해마다 펼치는 정기 기획전으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이번 특별전은 ‘칸 인 서울’, ‘미래의 거장을 만나다’, ‘배우, 그들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3개의 테마로 나눠 국내 미개봉작 16편을 소개한다. ‘칸 인 서울’ 섹션에서는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미하엘 하네케의 ‘아무르’,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국의 거장 켄 로치의 ‘에인절스 셰어’, 여우주연상 및 각본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주의 ‘신의 소녀들’, 남우주연상을 받은 토머스 빈터버그 감독의 ‘더 헌트’,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레오 카락스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장편영화이자 칸영화제에서 ‘젊은영화상’을 수상한 ‘홀리 모터스’ 등이 상영된다. ‘미래의 거장을 만나다’에서는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촉망받는 젊은 감독들 작품이 소개된다. 가족의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던 소녀가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 선댄스영화제, 칸영화제, 아카데미상, 골든글러브상을 휩쓴 리 대니얼스 감독의 ‘프레셔스’, 미국 중산층의 위기감을 탁월하게 그려 지난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대상을 받은 제프 니콜스 감독의 ‘테이크 셸터’, 베스트셀러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파벨 파블리코브스키의 신작 ‘파리 5구의 여인’ 등을 만날 수 있다. ‘배우, 그들의 또 다른 얼굴’ 섹션에서는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등 매력적인 배우들과 함께 톨스토이의 고전을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안나 카레니나’, 존 혹스와 헬렌 헌트의 열연이 돋보이는 ‘세션: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이 상영된다. 또한 신인배우 미켈 보에 푈스가르드에게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긴 ‘로얄 어페어’, ‘비기너스’로 국내에서 사랑받은 여배우 멜라니 로랑의 감독 데뷔작으로 각본과 주연까지 맡은 ‘마린’도 소개된다. 영화 상영과 함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벼룩시장, 씨네큐브 개관 12주년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미지의 원더랜드 두려워 마, 꿈이 있다면

    미지의 원더랜드 두려워 마, 꿈이 있다면

    “중학생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 종로의 예술영화관을 찾았습니다.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와 대학 강사인 어머니에게 반항하려고 노골적으로 공부와 담을 쌓기도 했고요. 이런 제게 친구들이 호의적일 리 없었습니다. ‘반포동 토박이’인 제가 우리 동네에 정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무렵이었고요. 사회에 나와서도 스스로 ‘왕따’시키는 습관은 여전했죠.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다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영상 이론을 공부했는데 이후 취직한 광고프로덕션과 온라인 게임 회사에선 불과 수개월을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올해 비룡소의 청소년문학상인 블루픽션상을 받은 신인 작가 이진(30)의 얘기다. 20일 서울 태평로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작가는 “1980년대를 알지 못하는 요즘 세대에게 ‘사실’을 전달하고 이들을 기성세대와 연결하려고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의 삶만큼이나 작품도 심상찮다. 서울올림픽을 치른 1980년대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집들이 벌집처럼 위아래로 다닥다닥 늘어선 구로공단 인근의 ‘벌집촌’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기다. 소년이 저 멀리 강변 부자 동네 한복판에 세워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 ‘원더랜드’에 가는 티켓을 얻으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렸다. 중학교 3학년인 주인공 ‘승협’은 공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오지랖 넓은 부모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두 살 터울 여동생과 함께 단칸방에서 산다. 비루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승협에게 원더랜드는 꿈과 환상의 세계다. 청소년 잡지 응모 행사에 당첨돼 원더랜드를 찾은 승협은 그 안에서 도시의 허구와 어른들의 거뭇한 속내만 발견한다. 원더랜드가 개최한 ‘기괴한’ 놀이기구 타기 대회에서 우승하지만 손에 들어온 것은 달랑 백과사전 한 질뿐이다. 동생의 수술비에 보태려고 목매달던 우승 상금 200만원은 소문일 따름이었다. 승협은 “원더랜드는 어땠어?”라는 동생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하며 “별거 없어.”라고 답한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숲’에서 성장한 1982년생 작가가 어떻게 새하얀 연기만 뿜어대는 폭죽(최루탄)과 남이 싼 똥의 구린내를 맡으며 라면을 먹어야 하는 지옥 같은 단칸방(벌집)을 기억하고 또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작가는 “벌집촌의 사진을 얻고자 구로구청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신문기사와 노동 관련 논문을 도서관에서 모두 뒤졌다.”면서 “‘승협’과 비슷한 연령대인 주변 분들과 했던 인터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이 부족한 전직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운영하는 ‘어용 심장재단’은 물론 제과업계의 대기업이 지은, 천장이 온통 유리로 뒤덮인 ‘실내 놀이공원’까지, 그의 소설은 한국의 1980년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또 선천성 심장병으로 3살 때 수술받은 삶 일부도 작품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는 230여쪽의 소설을 단 2개월 만에 탈고했다. 한예종 시절 본격적인 습작에 들어가 이미 단편 20여편과 장편 10여편의 미발표 초고를 쟁여 놓았다. 작가는 “(나는) 주인공 ‘승협’처럼 보이지 않는 허상에 집착하고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에 떠는 세대”라며 “환상의 실체가 대단하지 않으니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도서관 찬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서울도서관 찬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지난 14일 수요일 오후에 서울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독서당 고전강독회에서 첫 강연을 하였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마련한 행사로 13일 시작되어 한 달간 전국의 여러 도서관에서 고전강독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서울도서관의 강독회는 옛 서울시 청사가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이후 개최하는 첫 행사라고 들었다. 그래서 도서관 측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1960년대부터 서울에서 생활한 내게 시청은 늘 정치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다. 국회의사당이 근처에 있었을 때는 더했다. 그렇기에 저 육중한 건물이 도서관으로 변모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시청 앞 광장도 시민에게 개방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1980년대에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으므로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라고 믿어 왔다. 시청은 달랐다. 강연을 하는 날, 일부러 30분이나 일찍 갔다. 서울도서관이라 새겨진 편액을 보고 신기해하였다. 내부를 둘러보면서는 다시 감탄했다. 기존의 건축물이 지녔던 중후한 멋이 살아 있으면서도 자연 채광에서 묘한 생기가 전해져 왔다. 일반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정기간행물실, 기획전시실, 장애인자료실 등의 배치도 외국 도서관에 뒤지지 않았다. 어린이자료 코너의 발랄한 분위기는 더욱 좋았다. 게다가 서울자료실과 서울기록문화관에는 서울의 역사미를 깊이 맛보기 위한 자료들이 구비되리라 기대되었다. 생각해 보면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의 거리는 너무도 의미 깊고 또 왕조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구역이다. 그 길목에 시청 건물이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거리는 한동안 말할 수 없이 어둡고 칙칙했다. 70년대 중반 대학 시절에 사간동으로 한문을 배우러 다닐 때는 시청 앞에서 여러 번 불심검문을 당했다. 한문 책을 보자기에 싸서 갖고 다녔는데, 사복 경찰은 내 행색을 문학청년의 그것으로 곱게 보아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중학교 때는 고모 댁에서 기식하면서 정동 도서관이나 남산의 국립도서관을 가끔 이용했다. 서가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고는 하였다. 대학에서 일을 하면서부터는 자료를 찾으러 서초구의 국립중앙도서관을 가끔 찾게 되었다. 최근에는 집 가까이에 있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이전의 여타 공공도서관보다 깔끔하고 신선하다. 전문 서적을 포함한 각종 신간 서적이 그때그때 배가되어 좋다. DVD로 예술영화를 감상하기도 하고, 옥상에서 서울 동쪽의 경관을 감상하기도 한다. 처음에 지역 주민들 가운데는 도서관 건립을 탐탁지 않게 여긴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부지를 더 확보하여 크게 짓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주민들이 많다. 얼마 전부터 나는, 정년을 하면 매일 이 도서관을 다니겠다고 마음먹었다. 혹 기회가 주어지면 세미나나 강독회에서 시민들을 위해 강연을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서울도서관이 개관되어 크나큰 기쁨이 생겼다. 앞으로 자주 시간을 내어, 대한문 앞부터 동십자각까지의 거리를 신명 나게 걸으면서 서울의 문화유적이나 우리 역사에 관한 글들을 구상할 생각이다. 그러다가 문득 영감이 떠오르면 도서관으로 들어가 종이책의 향기를 맡고 디지털자료의 기이한 편광에 황홀감을 느껴보려 한다. 정년 이후로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과 서울도서관을 왕복하리라. 그리고 때때로 눈을 들어 서울 하늘이 생각만큼 좁아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하고, 삼각산이며 수락산이며 배봉산이며 남산의 잘생긴 모습을 넋 나간 듯 바라보리라. 14일에 첫 강연을 마치고 서울도서관을 나와 시청 광장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상화의 시구를 흥얼거렸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정치의 중심지로만 간주되어 오던 곳이 나와 우리 모두의 안식처로 탈바꿈한 것은 정말 유쾌한 일이다. 시민 모두가 마음 붙일 터전이 마치 꿈속에서인 양 불쑥 나타났다. 그렇기에 봄 신령이 지피기라도 한 듯, 나는 강연을 마치고 시청 앞을 걸었다. 몸에서는 정녕 풋내가 났을 것이다.
  • 명필름 “전액 무상 영화학교 2015년 개교”

    명필름 “전액 무상 영화학교 2015년 개교”

    영화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개론’ 등을 만든 제작사 명필름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파주출판도시에 영화학교를 만든다. 명필름의 심재명·이은 공동대표는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30억원 상당의 개인재산을 내 ‘명필름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영화학교와 미술관 등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5년 2월 개강 예정인 명필름 영화학교는 숙식이 제공되는 2년 과정 기숙학교로 전액 무상으로 운영된다. 극영화·다큐멘터리 연출, 제작, 연기, 미술, 촬영, 편집, 사운드 등의 세부 전공으로 나눠 해마다 총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은 대표는 “한 개인이 영화를 하고 싶을 때 곧바로 충무로로 나올 수 없고 일정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사회가 제도적으로 육성할 필요를 느꼈다.”면서 ”이 학교를 통해 매년 두 편의 극영화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나오게 되는데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까지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작품은 명필름이 제작하는 다른 영화들과 같은 방식으로 개봉이 이뤄질 것”이라며 “졸업 작품이 곧 감독 데뷔작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입생은 나이, 국적, 연령 제한이 없으나, 실제 영화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얼마나 성실하게 구상해 왔느냐를 평가할 방침이어서 현장 경험이 있는 이들이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영화학교는 명필름이 파주출판도시 2단계 개발 부지에 건립을 추진 중인 회사 사옥, 미술관, 예술영화전용관과 함께 들어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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