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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리스트 무죄’ 조윤선, 남편과 함께 귀가 “오해 풀어줘서 감사”

    ‘블랙리스트 무죄’ 조윤선, 남편과 함께 귀가 “오해 풀어줘서 감사”

    박근혜 정부 집권기에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를 만들어 특정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그동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조 전 장관은 이날 선고로 석방돼 귀가했다.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약 6개월 동안 수감됐던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의 선고로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에게 조 전 장관은 “오해를 풀어줘서 (재판부에) 감사하다”면서 “성실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치소로 돌아갔다가 오후 4시 27분쯤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구치소를 나섰다. 이어 곧바로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타고 있던 승합차에 올라 구치소를 떠났다. 김앤장의 박 변호사는 “법원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1심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오해라는 말을 했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지만, 법원이 귀를 열고 들어줬다. 누군가는 우리 말을 이해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 위증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국회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쉽다”면서 “항소해서 잘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혐의는 무죄,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 전 장관과 달리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피해자들에게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블랙리스트’ 김기춘 1심서 징역 3년…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블랙리스트’ 김기춘 1심서 징역 3년…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박근혜 정부 집권기에 이른바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를 만들어 특정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선고로 조 전 장관은 석방됐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와 관련한 유무죄 판단이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3년, 조 전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27일 선고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경우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김소영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문화체육비서관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김상률 전 수석은 이날 선고로 법정 구속됐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3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7년,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또 김상률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 김소영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또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등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종덕(61·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징역 2년, 정관주(53·구속) 전 문체부 1차관과 신동철(56·구속)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위 세 사람에게 특검팀은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 등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보조금 지급에 적용하게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비서실장이나 장관 등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면서 “배제 대상자를 선별하고 문체부에 하달한 것은 그 어떤 명목으로도 포용되지 않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실장에 대해선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는데도 가장 정점에서 지원배제를 지시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형법상 협박으로 볼 행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실장이 권한을 남용해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1급 공무원은 신분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의사에 반해 면직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한 판단이다. 다만 김종덕 전 장관과 김상률 전 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힌 노태강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현 2차관)의 사직을 강요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결심공판 때 “피고인들이 국가와 국민에 끼친 해악이 너무나 중대하다”면서 “피고인들은 참모로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오히려 동조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내치고 국민 입을 막는 데 앞장섰다. 이들은 네 편 내 편으로 나라를 분열시키려 했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놓았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표명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표명

    김학민(55)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3일 국립오페라단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임기 3년 중 1년을 남긴 김 감독은 지난 2일 문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 국립 예술단체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 감독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권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문화 정책과 예술 정책이 바뀌는 시점에 물러나는 것이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사직서 제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경희대 연극영화학과에 2년간 휴직계를 내고 자리를 비운 부담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직서가 제출된 것은 맞지만 수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감독이 공연계에서 자신에 대한 여러 평이 돌아다닌 것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표가 수리되면 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문체부 장관이 임명한다. 김 감독은 ‘최순실 게이트’ 등에 얽힌 김종덕 장관 재임기인 2015년 7월 제11대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했으며, 특별한 흠결 없이 오페라단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레퍼토리제를 도입하고 오디션을 정례화하는 등 운영의 내실을 다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작품에 비전문가인 자신의 부인을 연출가에게 문학적, 예술적 조언을 하는 드라마투르그로 참여시켜 구설에 오르긴 했다. 지난 5월 초 김 감독이 문체부와 조기 사퇴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국립오페라단은 “사실무근이다. 정정 보도 청구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반박한 바 있다. 한편 김 감독의 사의 표명에 따라 국립오페라단의 야심작으로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야외 오페라 ‘동백꽃아가씨’는 예술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무대에 올려지게 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구에서 이렇게 많은 일 했는지 미처 몰랐네”

    “구에서 이렇게 많은 일 했는지 미처 몰랐네”

    “구에서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이렇게 많은 일들을 했는지 몰랐네.” “구청장이 엄마의 마음으로 구정을 살피겠다고 했는데 정말 동네 구석구석까지 세심하게도 살폈네.”26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청 1층 로비는 주민들의 탄성으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로비에 전시된 언론보도를 보며 엄지를 치켜 세우거나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로비에서는 2014년 7월 민선 6기 출범 이후 지난 3년간의 발자취를 언론보도를 통해 되짚어보는 ‘보도기획전 동행’이 개막됐다. ‘김수영 현장구청장실 15일 다락공원서 시작’(2014년 10월 13일), ‘양천 경단녀 방과후 선생님 된다’(2015년 4월 21일), ‘메르스 이기는 양천 살뜰 보살핌’(2015년 7월 3일), ‘서울 신월동에 주민밀착형 버스 노선 신설’(2015년 12월 24일), ‘양천구 수화통역센터 확장 이전’(2016년 7월 13일), ‘민원조사관이 억울함 풀어드려요’(2017년 4월 10일) 등 여러 언론의 보도 내용이 진열됐다. 지역 문화예술단체인 ‘아르누스 윈드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가 운치를 더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청장이 된 지 어느덧 3년이 돼 간다”며 “구에서 처음으로 하는 기획전인 데다 지난 3년간 주민들과 함께 뛴 흔적과 역사가 언론보도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감개가 무량하다”고 했다. 주민들은 “언론보도를 보니 우리 구가 3년간 많이 발전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전시는 황광선 양천구 홍보정책과 언론팀장이 기획했다. 주민과 함께해 온 지난 3년간 양천구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객관적인 언론보도를 통해 되돌아보고 앞날을 그려 보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민선 6기 3주년, 언론이 바라본 양천의 발걸음’이라는 주제 아래 2014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3년간 언론에 보도된 기사 1만 7000여건 중 80여건을 선정, 전시했다. 김 구청장은 “매주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이 많다”고 했다. 전시는 이날부터 30일까지는 양천구청 1층 로비에서,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는 해누리타운 2층 로비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화가 흐르는 판교역...힙합.뮤지컬 갈라쇼 등 다채

    문화가 흐르는 판교역...힙합.뮤지컬 갈라쇼 등 다채

    성남문화재단과 신분당선 네오트랜스는 판교 테크노벨리를 중심으로 하루 약 6만여 명의 이용객이 이용하는 판교역 대합실 중앙홀의 썬큰광장에서 이달부터 8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6시에 ‘판교역 문화마당’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달 27일에는 성남시립국악단이 친근하고 매력적인 국악무대를 선보이고, 용인대학교의 힘찬 태권도 공연이 펼쳐진다. 7월 25일에는 힙합댄서들의 화려한 힙합무대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서울연극협회가 준비한 마당극과 트로트가 어우러진 ‘트로트 춘향전’으로 흥을 돋울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8월 29일에는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성남시립합창단의 공연과 가천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하는 ‘뮤지컬 갈라쇼’가 이어진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시립예술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단체들이 참여하는 이번 ‘판교역 문화마당’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문화 향수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생활공간인 지하철역을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화산업 정책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당위성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 등의 발전으로 문화산업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정책은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 간 큰 차이를 보여 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문화산업 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줄이거나 간접적인 지원 형식을 취한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직접적인 지원 형식을 유지했다. 현 정부 문화산업 정책의 근간은 과거 진보 정부의 전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러나 과거 진보 정부는 물론 보수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의 장단점을 파악, 시대가 요구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그림을 그려 내야 한다. 현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진보 정부의 대원칙을 재천명하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화산업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정부의 재정적인, 법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미국 영화산업이 초창기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성장했던 것처럼 문화산업 분야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부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은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정부가 문화예술계의 목줄을 죄는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 대신 균형감각 제고와 투명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이 문화산업의 수출을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목표 이외에도 문화·예술계의 창의성과 예술성 역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당장 문화상품의 생산과 수출에 도움을 주지 못할지라도 장기적으로 문화산업 발전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소규모 문화예술단체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문화 부문에 대한 지원이 전체 정부 예산의 2% 이상이 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기금조성 등을 단행하되 사용하는 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에서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문화산업의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의 복지와 인권을 확보하는 일이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에서 문화산업 분야가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에 포함된 것은 김영삼 정부가 ‘문화산업국’을 문화부 안에 설치하면서부터다. 문화산업을 통한 경제개발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문화산업을 수출 논리 위주로 인식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문화예술을 지나치게 경제 논리 위주로 전개하면서 구성원들의 복지나 인권 등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소홀했다는 점이다. 문화예술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창의성과 감성이 중요시되는 영역이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당연히 해당 분야의 성장에 따른 경제 기여도를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이 그들 특유의 창의성과 감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확보, 절대 근무 시간의 준수, 그리고 노동 현장에서의 인권이 존중될 수 있는 정책 시행이 절대적이다. 새 정부의 문화 정책은 이와 함께 문화산업계가 디지털 미디어 발전과 직접 연계돼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VR) 등을 이용한 최첨단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추진돼야 한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에서 증명된 바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은 이미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을 이용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부가 대중문화 콘텐츠 개발과 생산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중점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문화산업 분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잘못된 정책이 시작되면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새 정부는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 사람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문화예술인을 존중하고 디지털 친화적이며, 장기적인 전망을 강조할 때 문화산업계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시대상과 그의 詩 들어맞아…공연·음반·문화행사 신드롬 “부끄러워하는 시인에서 실천·희망 이미지로 변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윤동주 ‘서시’ 중)윤동주(1917~1945)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부끄러움’과 ‘희망’(별)을 따르기라도 하듯, 조용히 그러면서도 또렷하고 단호하게 그를 좇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문단의 그 어떤 거목들에 대한 기림보다도 강렬하다. ‘윤동주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인과 사회학자들은 이를 단순히 탄생 100주년이라서가 아니라 윤동주의 삶과 그의 시가 지금의 시대정신에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 사회의 윤동주 신드롬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당장 한국 시집 판매량이 2015년에 비해 무려 505.7% 늘었다. 무엇보다 윤동주의 일생을 그린 영화 ‘동주’가 개봉하며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복간 초판본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초판본 찾기 행렬을 낳았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지금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10’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윤동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주요 문화예술단체와 지자체 등의 다양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전석 매진 기록을 이어 간 끝에 지난달 막을 내렸고, 오는 12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네오아르떼가 기획한 공연 ‘시인 윤동주를 위하여’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공연에서는 윤동주의 29년 짧은 생과 그의 주옥같은 시어를 담은 가곡을 드라마 형태로 그려 낸다. 그런가 하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음반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의 시를 그림으로 펼쳐 낸 시화전도 줄을 잇는다. 문화행사도 다채롭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윤동주를 비롯해 1917년생 문인 이기형, 조향, 최석두, 손소희 다섯 작가를 재조명하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행사를 지난달 연 데 이어 올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윤동주와 관련 시·그림전, 일본 문학 기행 행사를 잇달아 연다. 지난달 서울 남산도서관에 이어 서울 서대문도서관은 10일부터 7월 말까지 윤동주 기념행사 ‘윤동주, 읽다·쓰다·걷다’를 진행한다. 윤동주 문학을 20년 동안 분석한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이런 새삼스럽다 싶은 ‘윤동주앓이’에 대해 “과거와 달리 윤동주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윤동주 대표 시로 꼽는 ‘자화상’이나 ‘참회록’은 윤동주가 창씨개명과 징용제도 등을 겪으면서 시를 쓰지 않은 침묵기(1939년 9월~1940년 12월) 전에 쓴 시다. 이런 시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주목받으며 윤동주에 대해 ‘일본강점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해 부끄러워하는 시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지만 침묵기 이후의 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항하고 실천하는 시인’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최근 ‘윤동주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인터넷 이용자 1086명 대상)를 벌인 결과 312명이 ‘별’을 꼽았고 ‘부끄러움’(249명) ‘성찰’(78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왜 윤동주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교과서에 나와서’나 ‘기독교인이라서’ 등의 예상 답변을 제치고 ‘시가 좋아서’라는 응답이 첫 번째를 차지했다. 결국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시절 몇 줄의 글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무기력한, 그러면서도 하늘의 별을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청년 윤동주의 모습이 지금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자주 쓰였던 ‘쉽게 씌어진 시’(1942년)의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이라는 구절을 들어 “실천의 시대에 대한 답을 윤동주에게서 얻고 싶은 욕구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굵직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리의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이 너무 커져 버린 감이 있다. 대선 이후 들어서는 정부가 이런 희망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윤동주에 대한 인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음악이 흐르는 성남 만든다

    음악이 흐르는 성남 만든다

     ‘음악과 문화가 흐르는 도시 성남’ 만든다. 성남시는 도심 곳곳을 문화예술 명소로 만들기 위해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던 토요예술제를 야탑역 광장과 을지대 정문 앞에서도 열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8일 시작된 토요예술제는 ‘예술을 공유하다’를 주제로 이 세 곳을 차례로 돌며 오는 10월 28일까지 8차례에 걸처 시민들이 함께하는 마당이 된다. 음악 재능 기부자, 전문 공연팀, 지역 예술단체들의 노래, 춤, 악기 연주, 퍼포먼스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흥겨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는 22일 열리는 토요예술제는 수정구 양지동 을지대 정문 앞에서 오후 5~7시에 진행된다. 정예은의 피아노 연주와 노래, 싱어송 라이터 임예송의 기타 연주와 노래, 전문 공연단체인 사랑가 팀의 마술쇼, 국악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이후 공연은 ▲5월 13일 야탑역 광장 ▲5월 27일 서현역 6번 출구 ▲9월 9일 을지대 정문 앞 ▲9월 23일 야탑역 광장 ▲10월 14일 서현역 5번 출구 ▲10월 28일 을지대 정문 앞에서 열린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090일. 컴컴한 바닷속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힘겹게 뭍에 올라왔다. 하지만 수많은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그대로다. 그렇기에 남겨진 사람들은 내내 열심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무대와 스크린, 음반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어김없이 돌아온 봄,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끌어안은 많은 이들을 달래고 진실을 향한 간절한 목소리를 모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연극 ‘내 아이에게’ 죽은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이들의 삶에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연극 작품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극단 종이로만든배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유가족의 일상을 돌아본 연극 ‘내 아이에게’(①·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를 공연한다.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화문 광장과 안산에서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접했다는 하일호 연출은 “똑같은 사고로 다른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마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볕드는 집’ 살아남은 자, 그리고 마을의 비밀 예술공동체 단디는 연극 ‘볕드는 집’(20~23일 서울 종로구 소극장 혜화당)을 무대에 올린다. 세월호 추모 시리즈 2편으로, 지난 3월 무대에 올랐던 연극 ‘달맞이’의 후속작이다. 죽은 줄 알았던 ‘준우’가 살아 돌아오면서 평화로웠던 마을에 숨겨져 있던 검은 비밀이 드러난다는 내용이다. 박근화 연출은 “극 중 준우가 마지막에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떠나는 장면 등을 통해 마음 고생을 하신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416안산시민연대 ‘4월 연극제’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마당극 416안산시민연대가 안산문화재단과 함께 주최하는 ‘4월 연극제’도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창작한 작품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백홍’이 그동안 아들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코스프레 파파’(②·12일까지), 죽은 딸에게 꽃신을 전하겠다는 한 아버지를 위해 그의 딸을 찾아나선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를 다룬 마당극 ‘꽃신’(③·14~15일), 안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별망설화’를 모티브로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별망엄마’(④·18~19일)를 공연한다.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 안산시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5월 5~7일 열리는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이동형 퍼포먼스, 시각예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형태로 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개막작인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 2017’⑤은 시민 400여명과 배우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희로애락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을 연출한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 2017’ 역시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안산 곳곳을 걷는다.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를 무용과 시각 이미지를 통해 전한다.#독립영화관 ‘세월호, 다시 봄’ 진실을 위해 싸우는 유가족의 삶 스크린과 음반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작업도 눈에 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추모 기획전 ‘세월호, 다시 봄’을 개최한다.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유가족, 이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열일곱 살의 버킷 리스트’와 극영화 ‘눈꺼풀’, ‘미행’, ‘이승민, 2015년 2월 28일’, 그리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옴니버스 영화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을 상영한다. 15일에는 영화감독 김일란, 소설가 김탁환이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진행된다. #국악 악당이반 추모음반 ‘미안’ 다양한 장르의 14곡, 두 장의 CD에 국악 전문 음반사 악당이반은 추모 음반 ‘미안-未安’을 발매한다. 창작국악, 정악, 산조, 클래식,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에 걸친 14곡이 두 장의 CD에 담겼다. 첫 번째 CD에는 아쟁 산조와 청성자진한잎 등 국악과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차이콥스키의 ‘뱃노래’ 등 클래식이, 두 번째 CD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애틋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한 창작곡 ‘안녕 내 친구야’, ‘소풍’, ‘밤하늘 별빛들’, ‘팽목항의 봄’ 등이 실렸다. 음원은 공정음원 플랫폼 ‘오대오(www.odaeo.com)’를 통해서도 무료 제공된다. 노래를찾는사람들 출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도 세월호 위로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 대표 연극’ 겨룸터 된 강동구

    한국연극협회는 1983년부터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에 있는 지회들이 참가해 경연을 펼치는 ‘전국 지방 연극제’를 개최해왔다. 오랜 역사를 가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지회가 참가하면서 ‘대한민국 연극제’로 명칭이 바뀌었고, 규모가 더 커졌다. 서울 강동구가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를 유치해 오는 27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27일까지 격일로 강동, 서대문, 서초, 강북, 금천, 구로, 동작, 노원, 양천 등 서울지회 산하 9개 지부가 대표 작품을 내걸고 경쟁을 펼친다. 이 가운데 1등을 한 지부가 ‘서울 대표’ 타이틀을 획득하고 오는 6월에 열릴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석한다. 공연은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주민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관람료 2000원만 내면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꿈, 역사, 삶과 죽음, 가족 등을 주제로 창작극, 고전극이 진행될 예정이다. 강동아트센터는 지역주민이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3년부터는 상주예술단체 극단 ‘여행자’와 함께 시민 연극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배우가 연기 수업을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주민들은 연극 기획과 공연에도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서울지회인 서울연극협회와 협력해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를 우리 강동아트센터에서 개최하게 됐다. 참으로 영광”이라면서 “이번 연극제가 지역민에게 연극을 생활예술로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연극문화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문화마당] ‘팔길이 원칙’/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팔길이 원칙’/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바야흐로 정치 시즌이다. 나라 걱정으로 한가한 봄나들이는 어렵게 생겼다. 최근 사회적 논란의 한복판에 있던 문화예술계는 더욱 봄맛 안 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마음. 이게 이 봄을 맞는 문화예술계의 착잡한 분위기다. 그런데 정치의 계절은 문화예술계에 기회일 것 같기도 하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만큼 문화예술이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다시 부각될 수 있고, 용꿈 꾸는 사람들도 섣불리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문화예술이 일관된 행동 방식으로 구체화해 만나는 지점이 ‘정책’이다. 오래전부터 ‘문화정책’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린 것은 그만큼 문화예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창작과 향유 등 문화예술의 본질적 가치에서 벗어나 사회적, 경제적, 산업적 효용성이 높아지면서 그런 경향은 더욱 공고해졌다. 문화 정책을 이야기할 때 마치 금과옥조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누구나 일종의 행동 양식으로 인식하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다. 이미 오래전 영국 문화정책사에서 성문화된 고전적인 규범이다. 이를 새삼 거론하는 것은 서까래가 무너지고 기둥이 뽑힐 위기에 처한 한국의 문화 정책을 다시 그리는 데 재음미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는 영국과 미국·독일 등 구미 여러 나라와 비교해 정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사업 주체의 자율성을 전제로 한 이 원칙은 공공 지원 과정에서 요긴한 기준이 된다. 작금에 벌어진 불미스런 일도 이 원칙이 심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팔길이가 터무니없이 짧아졌거나 아예 한 몸통이 된 탓이다. 이 팔길이 원칙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말로 풀이한다. 여기서 지원의 주체는 정부요, 간섭받지 않을 권리를 갖는 주체는 예술가다. 팔길이는 이 양자 간의 긴장 관계를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예술계 내에 관료적 간섭을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음을 간파한 영국 정부는 ‘영국예술위원회’(1946)를 설립하면서 이 원칙을 천명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는 이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공공 지원을 옹호했다. 케인스의 이런 의미심장한 행보로 이 원칙은 영국뿐만 아니라 이후 각국 문화 정책 입안 과정에 반영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를 주축으로 한 우리나라 문화예술 지원 정책도 이 영국 모델을 따랐다. 실제로 팔길이 원칙의 전개 과정은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정부와 공공예술기관과의 관계다. 정책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공공 재원의 자율적인 집행을 행하는 문예위의 관계가 여기에 속한다. 이 관계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높은 수준의 팔길이 거리가 요구된다. 두 번째 단계는 문화예술 공공기관과 예술단체·예술가의 관계다. 여기에서는 전문적이며 세련된 거리감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동료 전문가의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문예위 지역문화행사 심의에서 불공정 시비가 인 것은 이 과정에서 거리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팔길이 원칙은 앞서 지적한 첫 번째 단계를 주로 주목했다. 그런데 이 단계는 주목도가 높아 견제가 수월하다. 앞으로 더욱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두 번째 단계다. 이 단계에서 이념과 정파, 장르 이기주의, 주관적 선호도, 갖가지 인연 등으로 거리감 상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팔길이만 잘 유지된다면 문화 정책의 반은 성공이다.
  •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지난달 28일 수사 기간이 종료된 이후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공소유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검사 임명 후 준비 기간을 포함한, 지난 90일의 수사 기간에 거둔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소유지 활동은 중요하다. “드러난 사실을 두고 법리 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이 많다”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15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관리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78·구속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0·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 기일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특검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이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라면서 “공소사실은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과 무관하다. 일부 피고인은 블랙리스트가 좌우 이념 대립에 기초한 것이며 과거 정권에서도 행해졌다고 주장하지만 좌우 이념은 명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소사실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정파적 편가르기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국가 최고기관에 의해 자행된 일을 명백히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어 김 전 실장 측을 겨냥해 “정치적 주장에 의해 신성한 법정이 모독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진보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한 게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이 아니라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가 범죄가 된다는 논리는 성립이 안 된다. 특검이 주장하는 행위의 평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자백하는 꼴”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학교에서 성적 우수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장학금을 생계곤란자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하는 건 법적 다툼이 되거나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특정 문화예술인·문화예술단체에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배제한 행위가 같은 맥락에서 ‘수혜적 재량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사안으로 기소된 김종덕(60·구속기소)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사건과 김 전 실장의 사건을 병합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 변호인은 “그럴 경우 피고인이 7명이라 김 전 실장에 대한 변론 시간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병합 여부는 이날 판단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예술가 권익보장법’ 추진… 표현의 자유 침해 땐 처벌

    ‘예술가 권익보장법’ 추진… 표현의 자유 침해 땐 처벌

    대관료 지원 등 부당폐지 사업 복원 5개 新사업 추진… 85억 긴급 투입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는 조항을 담은 ‘예술가 권익보장법’이 추진된다. 헌법 제22조에 규정된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는 기본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입법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예술가의 직업적 권리로 실효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각종 지원에서 배제해 온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문화예술정책의 공정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예술가의 사회·경제·문화적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예술가의 권익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올 상반기 중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법에는 예술의 자유 침해 금지, 예술 지원의 차별 금지, 예술 사업자의 불공정행위 금지 원칙이 명시되고, 표현의 자유 침해, 예술지원 차별 및 심사 방해 등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도 규정한다. 이를 토대로 예술의 자유 침해 사례를 조사해 시정 조치를 권고하고, 형사처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예술가권익위원회’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논란이 된 예술계 성추문을 차단하기 위한 예술가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규정도 마련된다. 문체부는 캐나다의 ‘예술가 지위법’(1992년)과 프랑스의 ‘창작의 자유와 건축, 문화재 관련법’(2016년)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문학·연극·영화 분야에서 부당하게 폐지되거나 변칙적으로 개편된 사업도 종전대로 복원된다. 앞서 폐지된 우수문예지 발간, 공연장 대관료 지원, 특성화 공연장 육성 등 3개 사업을 되살리고, 축소된 아르코문학창작기금도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문학관 활성화,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 공연예술유통 지원, 영세 출판사 창작자금 지원, 피해출판사 도서 우선구매 등 5개 지원 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의 복원과 신설에는 우선적으로 예산 85억원을 편성했다. 대표적 예술지원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된다. 현행법상 두 기관에 대해 문체부 장관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법규를 개정해 ‘합의제 위원회’의 취지에 맞게 위원들이 위원장을 뽑는 ‘호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두 기관이 정치적 압력에 못 이겨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팔길이 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술가, 예술단체들에 대한 지원심의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예술지원기관들의 회의록 작성·관리·공개 규정을 마련하고, ‘심의위원 풀제’와 ‘참여위원 추첨제’를 도입한다. 지원심의 결과에 불복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지원심의 옴부즈맨’ 제도도 예술지원기관 전반에 적용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훈령으로 존재하는 ‘문체부 공무원행동강령’에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뒤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인사상 보호 규정과 직무 수행에서 특정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명시하는 규정을 추가하기로 했다. 김영산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블랙리스트 사태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고, 다시는 문화예술정책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반 제도와 절차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블랙리스트는 朴대통령·김기춘·조윤선 합작품”

    ‘좌파성향’ 325건 지원 배제 노태강 前 국장 사직도 강요 친정부 단체엔 68억원 지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문화·예술계 인사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또 청와대의 주도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에 압력을 가해 ‘어버이연합’ 등 친정부 성향 단체들을 지원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6일 특검팀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61·구속 기소)씨,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공모해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해당 예술가들에 대해 325건의 지원이 배제되도록 했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이 최씨 등과 공모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우승하지 못한 승마대회에 대해 “최씨와 상대방 모두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사직서를 내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넣은 사실 등도 박 대통령이 ‘좌파 성향’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도록 하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가 중요한 점”이라면서 “김 전 실장이나 조 전 장관 등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도록 지시한 것은 결국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고 이는 블랙리스트에 박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세월호 관련 글을 모아 ‘눈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을 발간한 ‘문학동네’가 ‘좌편향’ 출판사로 낙인 찍혀 문학동네 등 문예지에 지원되던 10억원 규모의 정부사업이 폐지됐다. 문학동네는 출판계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 문체부 등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김 전 실장에게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에게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하거나 김상률 전 교문수석에게 노 국장을 면직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주도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정무수석실은 전경련을 압박해 자유연합, 엄마부대 봉사단,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에 68억원을 지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앞서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이라면서 “향후 검찰이 관련 내용에 대한 수사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문예진흥기금 심의위원 무작위로 뽑는다

    정부가 문화예술가 및 단체에 대한 예술창작 지원금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 심의위원 추첨제를 도입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같은 정치적 검열이나 외부 입김을 원천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는 올해부터 문예진흥기금 지원 대상을 정하기 위한 분야별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때 1000여명의 후보군 풀(pool)에서 무작위 추첨을 거쳐 심의위원을 선발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문예위는 문화예술 창작 지원, 인력 양성 등을 위해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고 있다. 문예위는 지난해 말부터 62개 문화예술단체로부터 공개적으로 추천받은 후보들과 기존 심의위원들을 합쳐 문학,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시각예술, 문화복지, 문화일반 등 8개 분야 총 945명의 심의위원 풀단을 구성했다. 각 지원 사업별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때마다 이 후보군 풀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필요한 심의위원 인원의 5배수를 선정한 뒤 예술지원 소위원회 협의를 거쳐 최종 심의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식이다. 인위적으로 특정 인사를 심의위원에 내정하기 어렵도록 만든 것이다. 아울러 ‘지원심의 옴부즈맨’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지원 심사에서 탈락하면 일방적 통보로 모든 절차가 끝났지만, 앞으로는 심사 결과에 불복해 정식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불공정 여부를 조사한다. 문예위는 새로운 심의 방식을 지난달 진행한 올해 첫 문예진흥기금 지원 사업 공모부터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리 목포는 ‘주먹’하곤 상관없당께… 예술가의 도시제”

    “우리 목포는 ‘주먹’하곤 상관없당께… 예술가의 도시제”

    “우리 목포는 주먹하고는 상관이 없당께. 유서 깊은 예향과 멋의 도시지 뭔 싸움을 잘한다고 그런지 모르겄네. 순하디순하기만 하구먼.”3일 저녁 목포의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더 킹’을 보고 나온 이모(52)씨는 “항구 도시다고 다 싸움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문을 들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성질이 확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남 목포 시민들이 잔뜩 화가 났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이래 누적 관객 수 46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는 영화 ‘더 킹’이 목포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는 이유다. 영화나 드라마가 특정 지역과 연관되면서 관광객 유치 등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스릴러 영화 ‘곡성’이 대표적이다. 의문의 연쇄 살인이 일어나는 등 으스스한 분위기의 동명 영화에 곡성 군민들이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러나 유근기 군수가 그런 우려를 반전시켰다. 영화 곡성을 홍보하는 문학청년 같은 언론 기고문이 화제가 됐다. 곡성군의 지명도를 높였고, 인기 관광지로 부각했다. 제작사 측도 ‘울음소리’를 뜻하는 한자를 함께 적으며 협조적이었다. 영화 ‘곡성’은 690여만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해 한국 영화 43위를 기록했고, 그 영화 상영 기간에 열린 2016년 곡성세계장미축제(5월 21일 부터 29일)에는 23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그 5월에 35만명이 찾았다. 예년보다 2만명이 더 곡성을 찾았다. 유 군수는 “황정민 등 흥행 배우가 나오니 차라리 곡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자고 생각했다”고 발상의 전환을 설명했다.그러나 현재 1, 2월 영화 흥행 1, 2위를 달린 영화 ‘더 킹’에 대한 목포 시민들은 인식이 다르다. 목포시의회와 목포 지역 예총, 문화연대, 문화재단 등은 “2004년 개봉한 ‘목포는 항구다’에서도 목포 조직폭력배들이 인신매매하는 등 조폭의 이미지와 결부돼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며 관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면과 대사에 대한 영화 제작사 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달 25일 목포시의회는 ‘영화사 측은 이미지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목포시의회 등은 ‘더 킹’의 영화 시작 자막에 ‘이곳에서 나오는 지역은 허구로 특정 지역과 관계가 없다’는 문구를 삽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목포 예술인 조직인 청년 100인 포럼’ 등은 영화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협조도 구했다. 목포와 호남인의 항의가 계속되자 제작사는 현재 온라인상에 기재돼 있던 전화번호와 주소를 삭제했고, 배급사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더 킹’에서 목포는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 검사의 아버지는 목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양아치로 나온다. 목포에 없는 ‘들개’라는 조직폭력배들이 주요 역할을 한다. 또 영화에서 일명 ‘들개파’의 본거지로 사용된 도축장이 목포에 현존하는 것처럼 전달되고, 도축장 내의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 전라도 사투리로 꾸며진 거친 대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들개파 보스는 마치 악귀처럼 악랄하다. 서울 나이트클럽 등을 소탕하는 조직 2인자 등도 모두 목포 출신들이다.박홍률 목포시장은 “영화는 허구를 다룬다지만 목포를 왜곡해 심히 유감”이라며 “영화가 흥행을 한다 해도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을 담은 탓에 도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전국 최초로 ‘예향’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도시가 목포이고,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드물게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박화성, 허건, 차범석, 김환기 선생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포는 근대문화유산이 많아 오히려 근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촬영지로 손색이 없는 지역”이라며 “항구 도시의 멋을 다루는 영화를 제작한다면 전폭 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점호 목포 예총회장은 “목포는 195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예술단체가 생기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5명이나 배출한 예향 도시”라며 “아무리 창작물이라고 해도 최고 문화도시를 생뚱맞게 주먹 도시로 비하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목포는 ‘목포의 눈물’의 가수 이난영의 고향으로 개항 120년 역사를 간직한 항구 도시다. 서남권 다도해를 비롯해 천혜의 관광자원과 문화유적을 자랑한다. 세계 파워보트 레이스를 이끄는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델 팔라시오, 주한 일본대사였던 우시로쿠 도라오 등 외국인들은 일찍이 ‘목포 바다는 지중해보다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세발낙지와 민어 등 풍부한 먹거리도 유명하다. 그럼 이 같은 ‘예향’ 목포가 왜 조폭의 도시로 오해를 샀을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1897년(고종 31) 상업 항구로 개항한 목포항은 호남 지역의 관문 구실을 하며 급성장했다. 1920년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토지와 농산물 등을 경제 수탈하려고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세우면서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왔다. 이들은 조선인들에게 온갖 못된 짓을 일삼았다. 이에 의협심 강한 목포 사람들이 일본인에게 보복하면서 ‘목포 주먹’이 소문났다. 결정적으로는 1980년대 중반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서진 룸살롱 사건’이다. 1986년 8월 14일 밤 10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서진 룸살롱’에서 조직 폭력배들 간의 심야 칼부림이 발생했다. 조폭들의 집단 살인극이었다. 서진 룸살롱 17호실에서는 ‘맘보파’ 일행 7명이 교통사고를 내고 옥살이를 하다 8·15 특사로 풀려난 고모(당시 28세)씨를 축하하고 있었다. 한창 분위기가 뜨거울 무렵 룸살롱 웨이터 권모씨를 구타한 일이 계기가 돼 김모씨 등 ‘서울 목포파’ 8명이 맘보파 4명을 현장에서 난자해 살해했다. 살인 무기는 ‘사시미칼’이었다. 이후 목포파 일행 등은 로얄 승용차에 4명의 사망자를 싣고 20분 거리에 있는 정형외과에 ‘교통사고 환자’라고 내려놓은 뒤 사라졌다. 당시 잘나가는 서울 조직 폭력배를 제압한 목포파가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다. 1994년 9월 전남 영광군 불갑면에서 납치한 사람들을 불에 태워 죽인 ‘지존파’를 목포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지존파 5명은 모두 전남 영광 출신이었다. 목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상경한 뒤 고향을 목포라고 하는 것도 ‘목포=주먹’ 등으로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그러나 목포는 ‘주먹’과 큰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목포 시민들은 한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는 ‘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마라’라고 나온다. 벌교는 현재 보성군에 속해 있다. 인물 자랑하는 순천도 ‘주먹’으로는 한몫한다. 1990년대 국내 폭력배를 지배했던 ‘양은이파’의 조양은 휘하에 ‘순천 시민파’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민파’까지 합세해 순천에서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순천 출신 오모씨는 양은이파의 2인자로, 강모씨는 행동대장으로 활약했다. 순천에서는 지금도 ‘시민파’와 ‘중앙파’가 활동하고 있다. 조성오 목포시의회 의장은 “올해는 3.36㎞ 구간의 바다 위를 가르는 국내 최장 노선의 해양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등 1000만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상처받은 시민들의 자부심을 헤아리는 영화사 측의 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사투리 말씨와 뱃사람의 거친 부분이 있기는 해도 목포에 악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국악원 토요명품공연 자연음향으로 즐겨요

    국악원 토요명품공연 자연음향으로 즐겨요

    국립국악원을 대표하는 주말 프로그램 ‘토요명품공연’이 자연 음향 공연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자연 음향 공연은 스피커, 앰프, 마이크 등 음향 시설을 통하지 않고 악기가 내는 소리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말한다. ●올해부터 음향시설 없이 악기 소리 감상 지난 한 해 동안 예악당(700석)으로 옮겨 갔던 토요명품공연은 자연 음향 시설로 리모델링을 마친 우면당(300석)으로 올해 돌아왔다. 토요명품공연은 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국립국악원 소속 4계 예술단체가 주말마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공연으로 30년 역사를 자랑한다. 토요명품공연이 음향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토요명품공연은 그간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종합 공연 성격이었는데, 45회 공연이 예정된 올해부터는 궁중음악과 민속음악, 창작음악, 무용, 특별기획 공연 등 매주 다른 주제, 다른 단계의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모두 45회 공연 예정… 궁중음악·무용 등 다채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다시 제자리를 찾은 토요명품공연이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국악의 정수를 들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1만~2만원. (02)580-3300.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블랙리스트’에 국정원 그림자… 김기춘·조윤선 피의자 소환 가능성

    ‘블랙리스트’에 국정원 그림자… 김기춘·조윤선 피의자 소환 가능성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이병기(71)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소환해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개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4일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느냐’는 질문에 “소환할 때 밝히겠다”면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있다. 지난달 26일 김 전 실장 자택과 조 장관의 집무실·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이후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희범·정관주 전 차관, 모철민·김상률·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유동훈 현 문체부 2차관 등을 줄소환해 조사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지난 2일 이 전 원장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서류 등을 확보하는 등 소환 조사를 예고했다. 이 특검보는 “(이 전 원장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직권남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전 원장이 2014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국정원을 이끌었고, 이 시기에 블랙리스트가 청와대로부터 문체부에 전달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국정원이 정부 부처 동향을 파악하거나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관을 활용해 문체부와 함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거나 이를 토대로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특검팀은 최근 문체부 관계자 조사에서 “반정부 성향의 예술단체나 인물 등의 동향에 관해 국정원 정보관에게 알려 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검보는 다만 “의혹만 갖고 수사를 확대할 수는 없다”며 국정원 직원 등에 대한 조사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원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이 나오기 전에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의 성향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이 압수한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안 전 수석과 국정원 직원이 통화한 기록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JTBC는 이날 “1만명 정도로 알려진 블랙리스트 중에 ‘A급 블랙리스트’ 900명을 문체부가 특별 관리했고 이들은 각종 지원금 배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 연극연출가 이윤택, 변방연극제를 이끈 임인자 예술감독 등이 포함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도 최순실 작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도 최순실 작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작업을 사실상 주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28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위한 정보 수집 과정에 국가정보원 인적 정보가 동원된 단서를 잡아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검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었으며,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다. 특검은 또 리스트를 문체부 등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현 주프랑스 대사)을 소환 통보하는 등 당시 청와대 및 문체부 관계자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최씨가 블랙리스트 작성을 구상한 것은 자신의 차명회사를 내세워 문체부가 문화예술단체에 기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각종 예산과 이권을 따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좌파로 규정지으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은 일사천리로 이뤄졌고, 명단에 포함된 인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블랙리스트’ 다시는 발 못 붙이게 해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에서 작성했다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일부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한 달 전쯤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인사 등의 문제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다 2014년 7월 면직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김 전 실장이나 조윤선 문체부 장관 등은 부인으로만 일관했으니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하고 문체부가 관리했다는 ‘블랙리스트’에는 그동안 소문처럼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것으로 분류된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가 대거 포함됐다고 한다. 문명사회, 그것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권력의 횡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참담하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 국가에서 어떤 가치보다도 앞선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더구나 문화예술 활동의 핵심 가치가 표현의 자유라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념을 기준 삼아 국민을 반쪽으로 가르는 ‘블랙리스트’는 우리 사회 어떤 분야라도 용서할 수가 없다. 하물며 ‘문화융성’을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가 같은 시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지원해야 할 문화예술인과 지원하지 말아야 할 문화예술인을 철저히 가리는 문화예술 정책은 결국 반쪽짜리 문화, 반쪽짜리 예술만 남긴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묻고 싶다. 다양한 사고를 가로막는 문화예술 정책은 필연적으로 상상력 빈곤을 낳을 수밖에 없다. 빈 껍데기만 남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어떻게 창조경제 문화산업 강국이 될 수 있다는 뜻인지 답답한 일이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김기춘 전 실장의 자택과 문체부 조윤선 장관 및 정관주 전 차관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죄와 권리행사방해죄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고 한다. 특검은 이들이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피폐하게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1만명에 육박한다는 리스트의 실체를 모두 밝히는 것도 특검에게 주어진 소임이다. 한편으로 블랙리스트가 실제 문화예술 지원 정책에 어떻게 악용됐는지도 속속들이 조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 어떤 정부도 기본권 침해 범죄는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준엄한 제재가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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