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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콘서트 같네… 세 청춘이 만든 뜨거운 우정의 무대

    아이돌 콘서트 같네… 세 청춘이 만든 뜨거운 우정의 무대

    연주가 끝나자 엄청난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기존의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는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에서나 들을 수 있는 박수와 함성이었다. 젊음의 에너지로 무장한 세 청춘의 무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지난 22~23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해(33),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8), 첼리스트 문태국(29)이 뭉쳤다. 둘씩 듀오 공연은 해봤어도 셋이 트리오로 합을 맞추긴 처음이었고 연습 기간도 3일로 짧았지만 월드클래스 연주자다운 실력을 뽐냈다. ‘스페셜 콘서트’란 공연 이름처럼 특별한 무대였다. 세 사람은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스타 연주자인 데다 나란히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태국이 2017년, 양인모가 2018년, 박종해가 2019년에 활동했다. 듀오로 맞춘 경험이 있으니 셋이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에 마음이 금방 맞았다. 이들은 22일 1부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1번, 23일 1부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2번을 선보였다. 2부는 양일 모두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했다.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슈베르트는 죽기 직전 해인 1827년 피아노 삼중주 1번을 완성했고, 직후에 피아노 삼중주 2번을 완성해 이듬해 1월 초연했다. 작곡가로서 궤도에 오른 시기에 쓴 작품이라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는 곡이다. 특히 2번 2악장은 최민식, 전도연 주연 영화 ‘해피엔드’의 마지막 장면에 쓰인 이후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는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니콜라이 루빈시테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쓰기 전까지 차이콥스키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소리가 서로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풍성한 색채감과 역동적인 추진력, 두터운 화음으로 입체감 있는 음향을 만드는 작품이다. 50분에 달하는 대곡이지만 박종해는 “삼중주를 하는 김에 도전하는 곡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며 선곡 배경을 밝혔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지만 세 사람은 설득력 있는 연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자기 역할이 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양인모의 말처럼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쌓아가며 연주를 완성해나갔다. 문태국이 “단순히 실력이 좋은 연주자끼리 만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잘 맞는 연주자와 무대에 서게 되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 대로 무대에서 눈빛만 주고받아도 다 통하는 세 사람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작은 공연장에서 만드는 세 사람의 화음은 고루한 장르인 클래식 음악을 젊고 활력 있는 장르로 만들었다.세 사람이 이번에 스페셜 콘서트로 선보인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은 내년에도 다채로운 무대로 찾아온다. 내년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준형(26)은 ‘엽편소설’을 주제로 네 번의 공연을 선보인다. 엽편소설은 나뭇잎 소설이라고도 불리며, 나뭇잎 위에 쓸 만큼 짧지만 인생의 순간을 포착해 재기와 상상력을 발휘하는 짧은 소설을 뜻한다. 김준형의 예술성을 응축시켜 자신 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거장을 초청하는 ‘금호 EXCLUSIVE’로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가 5월에 찾아온다. ‘인터내셔널 마스터즈’에서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1월), 바딤 롤로덴코(3월), 스티븐 허프(7월), 넬손 괴르너(11월)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미래 예술가들의 무대인 ‘금호라이징스타’는 정누리(1월), 서주현(1월), 안용헌(2월), 김태한(7월)이 나서고 세계로 뻗어가는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인 ‘금호아티스트’ 시리즈로 첼리스트 배지혜(8월),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10월)가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금호악기 시리즈’, ‘음악의 계보’, ‘이상’, ‘더 바이올리니스츠’, ‘스페이스’, ‘NET; WORK’, ‘금호솔로이스츠’, ‘스페셜 콘서트’ 등 연중 쉼 없는 다채로운 무대로 내년에도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준비됐다.
  • 한 무대 피아노 4대의 변주부터 연말 클래식 앙상블 기대

    한 무대 피아노 4대의 변주부터 연말 클래식 앙상블 기대

    올 연말 다양한 앙상블의 클래식 공연이 펼쳐진다. 내달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노 4대와 피아니스트 4명이 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피아노 엑스트라바간자’ 공연이 열린다.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손정범, 신예 피아니스트 선율과 정지원은 쉽게 볼 수 없는 피아노 연주를 선사한다. 네 사람은 피아노 4대를 각각 연주하거나 1대의 피아노와 3명의 피아니스트, 2대의 피아노를 4명이 연주하는 식의 다채로운 변주를 들려준다. 피아노 4대 연주를 위한 라벨의 ‘볼레로’, 앤더슨 편곡 버전으로 피아노 2대가 연주되는 래그타임 풍의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과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에 의한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여섯 손을 위한 왈츠와 로망스’ 등이 공연된다. 국내 차세대 클래식 연주자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박종해,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의 삼중주 공연은 22~23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출신인 세사람은 ‘위대한 예술가를 기억하며’라는 부제의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 1번과 2번을 연주한다.다채로운 듀오 콘서트도 예고됐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2018년 이후 5년 만에 듀오 무대를 내달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갖는다. 2012, 2013, 2018년에 이은 네 번째 시즌이 되는 올해 공연에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선보인다. 용재 오닐은 2021년 최고의 클래식 독주 악기 부문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고, 임동혁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젊은 거장이다.
  • 동아제약, 문화예술가치 확산에 진심…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 선정

    동아제약, 문화예술가치 확산에 진심…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 선정

    동아제약이 올해 처음으로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2015년 시작된 문화예술후원 인증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도이다. 매년 문화예술 후원 매개 실적이 우수한 단체와 모범적으로 후원활동을 일구어 낸 기업(기관)을 심사하여 인증한다. 2023년 심사는 조직 역량, 문화예술후원 운영체계, 문화예술후원 성과, 최근 3개년 수상 실적, 신규 후원 사업 등을 주요 항목으로 설정해 평가했다. 심사 결과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 16곳이 신규 선정됐으며,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동아제약은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여성 백일장인 ‘마로니에 백일장’을 1983년부터 40년 동안 상금과 사업비 전액을 지속 후원함으로써, 국내 여성 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여성 문인 발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은 문학에 관심 있는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당일 선정된 글제에 따라 시, 산문, 아동문학(동시, 동화) 분야의 우수 작품을 선발하는 글짓기 대회로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여성 문인을 발굴했다. 또 2020년 ‘문화예술봉사단 메리’와 후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문화예술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문화예술봉사단 메리는 청소년과 대학생이 하나 되어 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오케스트라와 합창 공연을 하는 문화 예술단체다. 또 시민 관객과 함께하는 문화 자선 연주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연주비 운영 비용 지원과 제품을 후원하고 있다. 앞서 동아제약은 우리나라 예술발전 문학분야 유공에 기여함을 인정받아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 창립 91주년을 맞이한 동아제약은 종합 헬스케어 회사로써,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후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 창출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청년 작가도 작품 걸고 판매까지… ‘예술의 요람’ 서초[현장 행정]

    청년 작가도 작품 걸고 판매까지… ‘예술의 요람’ 서초[현장 행정]

    “어머니가 (서초구)소식지를 보고 참가를 권해서 2021년부터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어요. 방배동 카페에 전시된 작품을 처음으로 판매한 이후에 꾸준히 그림도 팔 수 있어 너무 좋은 거 같아요.”(도현지 작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유중아트센터에선 청년 작가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서초구가 청년작가 55명의 작품 120여점을 선보이는 ‘2023 청년 갤러리 지원사업’이다. 서초구는 지난해까지 참가 작가들에게 50만원의 작품 지원금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사업비를 늘려 총 1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유중아트센터에서 장소를 무료로 빌려줘 청년 작가들을 좀 더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청년 작가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이번 전시회에 그림을 걸 수 있었다. 서초구 관계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사업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참여를 유도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청년 작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는 경쟁률이 7대1이나 됐다”고 자랑했다. 특히 전시회에선 청년 작가들이 그림을 직접 팔 기회를 제공해 더 뜻깊은 사업이 되고 있다. 파스텔 색상의 몽환적인 상품을 내놓은 소혜미 작가는 “이전 전시회를 통해 그림을 처음 팔아봤다”면서 “아직 호당 3만원 정도라 비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그림이 돈을 주고 살 정도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뒀다. 확실히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도 작가는 “아직 유명하지 않은 청년 작가인 우리에겐 큰 용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청년갤러리 사업에는 230명 작가가 참여해 7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고, 이 중 36점을 판매해 약 22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서초구는 그동안 청년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작가와 동네 카페를 연결해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청년 카페갤러리’ ▲‘서리풀 정류장갤러리’ ▲방배로의 ‘분전함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서초구는 이달 중 ‘골목길 갤러리’를 오픈 예정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특별전이 청년 작가들에게 전문 예술인으로 꿈을 펼치고, 청년 예술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성장 가능성 있는 청년 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종로 서촌의 숨은 매력… ‘스테이 서촌’으로 알린다

    종로 서촌의 숨은 매력… ‘스테이 서촌’으로 알린다

    경복궁 서쪽인 ‘서촌’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서울 주요 관광지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가운데 종로구가 상권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고 16일 밝혔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 6일 지역 상인들과 함께 ‘서촌 로컬브랜드 상권 강화사업’ 비전 선포식을 열어 서촌의 가치 재발견과 인근 상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울시의원과 종로구의원도 참석했다. 정 구청장은 “서촌은 서민의 삶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다양한 문화 및 예술 자산과 상업 지역이 다채롭게 공존하는 지역”이라며 “지역 상인과 주민, 관광객이 상생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종로구는 서촌 로컬브랜드 사업의 슬로건으로 ‘특별한 쉼이 있는 곳, 스테이(STAY) 서촌’을 제안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와 머물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되살아나는 서촌의 브랜드를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구는 2025년까지 최대 15억원을 투입해 서촌의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창의적인 소상공인 브랜드 육성을 통해 신규 콘텐츠를 발굴하고 통행로를 개선하는 사업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통인시장과 서촌·북촌 상권 활성화는 정 구청장의 주요 공약 사업 중 하나다. 앞서 서울시도 지난 3월 서울 대표 ‘K골목’ 5곳 중 하나로 서촌을 꼽은 바 있다. 자하문로와 옥인길 일대를 포함하는 서촌은 1910년대 개량 한옥인 체부동 홍종문 가옥 등 옛 정취가 살아 있는 골목길로 유명하다. 고층 빌딩 사이 경복궁과 경희궁 등 조선시대 고궁이 위치한 서울의 도심을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선호도가 높다. 최근 개방된 청와대 사랑채와 통인시장,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도 인근에 있다. 박노수미술관 등 각종 예술가 커뮤니티와 복합문화 공간들이 밀집해 있다.
  • [문화마당] 실수하면 어때? 남양주 시민배우들의 ‘논두렁 연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실수하면 어때? 남양주 시민배우들의 ‘논두렁 연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3년 연습하면 우리도 저렇게 연극할 수 있나요?” 며칠 전 경기 남양주시 다산아트홀에서 보기 드물게 흐뭇한 장면이 연출됐다. 남양주시가 시행 중인 시민연극 프로그램 ‘시민난다 씨어터’ 2기 배우들이 3년에 걸쳐 연습한 연극 ‘논두렁 연가’가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는 날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에 작은 조명이 들어오자 한 청년이 무대 위로 올라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남양주시 농협에 다니는 영배라고 해요. 하하.” 주인공을 맡은 시민배우 이진호씨다. 뒤이어 할아버지와 할머니, 한 식구 같은 동네 어른들이 연이어 무대로 뛰어나오고 쑥스러움 반, 진지함 반의 유쾌한 연극이 시작됐다. 연극 ‘논두렁 연가’는 남양주시 화도읍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서울에서 강원도로 놀러 갈 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자마자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지역이 화도읍이다. 남양주 시민들이 연극을 만들면서 공간적 배경을 최대한 현실에 맞춘 덕에 연극의 실재감은 가히 최고 수준이었다. 줄거리도 제목처럼 찰떡같이 구수하고 정감이 넘쳤다. 외국으로 이민 가 버린 부모를 대신해 영배를 어릴 때부터 키워 준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주이자 농협 직원인 영배가 우연히 해외 근무라는 절호의 기회를 얻으면서 영배 총각을 붙잡기 위해 서둘러 장가를 보내자는 동네 어르신들의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남양주 농협에 다니는 총각’이라는 설정부터 일단 코믹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노인들만 모여 사는 요즘 한국의 시골 풍경을 그럴싸하게 빗댄 콘셉트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중간중간 실제 옆집 아줌마 같은 꾸미지 않은 동작들이 눈에 들어오자 객석에서는 5분에 한 번씩 키득키득 웃음보가 터졌다. 대사도 조금씩 버벅거리고 툭하면 대사 타이밍을 놓치긴 했지만, 3년이나 연습해 온 시민연극은 웬만한 상업 공연보다 훨씬 따뜻하고 깊이 다가왔다. 시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는 예술. 조금 부족해도 직접 참여하고 체감해 보는 예술은 세계적 추세다. 뛰어난 예술가의 재능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예술은 감동적이지만 활동성이 약하고 거리감도 느껴지기 마련이다. 조금 부족해도 시민이 실제 주인공이 돼 보는 친근한 예술이 흥미로운 건 당연한 이치다. 국내에서도 시민예술의 중요성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몇 해 전 경상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예술공방큐의 ‘경로당 습격사건’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좋은 사례다. 예술가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즉흥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예술놀이를 함께 즐긴다는 콘셉트였다. 서울·경기권에서도 시민예술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상주예술단체를 통한 관객 개발 사업을 3개나 동시 지원할 만큼 시민예술에 가장 적극적이다. 공연을 본 관객이 객석도우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다음 오디션은 언제 해요?” 관람하는 예술보다 ‘삑사리 나는’ 친근한 예술이 훨씬 더 깊이 다가오는 시대다. 남양주 시민들이 만든 ‘논두렁 연가’처럼 동네별로 끼를 발산할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 시민예술 1등 도시는 단연코 남양주다.
  • 독과점·갑질 손가락질 받았던 밉상…같은 길 다르게 걷는 김범수·이해진

    독과점·갑질 손가락질 받았던 밉상…같은 길 다르게 걷는 김범수·이해진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한국 벤처 1세대 신화를 장식한 정보기술(IT) 업계 선구자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각 창업한 카카오와 네이버가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우물 안 개구리’, ‘갑질’ 등 논란에 대해 취한 대응은 달랐다. 그 결과 카카오는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고, 네이버는 논란을 상당 부분 극복해 ‘국민밉상’ 이미지를 벗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네이버는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부동산 서비스를 포함, 맛집 소개, 여행 플랫폼 등 서비스를 접었다. 대신 이들 사업자들에게 투자하고 공동사업을 하는 쪽으로 사업 확장 방식을 바꿨다. 2021년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해외 시장에 공동진출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2021년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카카오도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 등에서 철수하고 상생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내골프장, 주차장 관리, 택시 호출 등 중소기업 성격의 사업을 직접 운영했다. 지난 9월 기준 계열사 수도 166개로 2021년 105개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대규모 상생 프로젝트 ‘꽃’을 추진하며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같은 편’으로 만들었다.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5년 간 3000억원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카카오처럼 단순히 금액을 조성하는 방식을 넘어, 자사 플랫폼과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지원해 입점 업체와 예술가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내에서 불거진 독과점, 갑질 논란을 해소하려고 했다. 2013년부터 해외 사업에 투자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북미 최대 패션 사용자 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고,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석권했다. 10년 간 공을 들인 메신저 ‘라인’은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가입자 2억명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는 월간활성이용자(MAU)가 2억 8000명에 달한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에 1억 달러(약 1305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채 대표가 국토교통부 ‘원팀코리아’에 참가해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도 올해 초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해외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엔 SM 매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기소되고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 최근 카카오에 불고 있는 ‘경영진 리스크’도 네이버에는 없다.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2005년부터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선임된 최수연 대표, 한성숙 전 대표(2017~2022), 김상헌 전 대표(2009~2017), 최휘영 전 대표(2005~2009) 등 최고경영자(CEO)들은 이해진 GIO와 친인척 관계가 없는 외부 출신 경영인들이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김 센터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와 삼성SDS와 한게임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측근들이 본사와 계열사 CEO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021년 ‘주식먹튀’ 사건을 주도했다.
  •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부산을 둘러보는 최적의 방법은 시티투어버스 탑승이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3개 노선, 36개 정류장 주변으로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오륙도, 감천문화마을 등 거의 모든 지역의 명소에 들를 수 있다. 시내버스처럼 예약 없이 언제든 탑승할 수 있으며 어느 정류장에서나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하다.●레드라인:광안리·해운대·동백섬 레드라인 버스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영도로 진입, ‘아찔한 도로’로 이름을 날리는 부산항대교 진입 램프를 오른다. 20층 높이 아파트와 맞먹는 66m의 부산항대교로 진입하기 위해 360도 회전하며 올라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첫 번째 정류장은 유엔기념공원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11개국 2300여명의 군인이 잠든 곳이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유엔군 묘지이다. 다음으로 버스는 부산시립박물관을 지나 용호만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는 광안대교와 동백섬, 해운대와 오륙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터미널 근처에는 이기대공원이 있다. 임진왜란 때 기녀 두 명이 왜장을 안고 바다에 떨어졌다 해서 이기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절경을 자랑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다.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면 동백섬에 도착한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한국 전통 정자를 본떠 만든 국제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 고개까지 명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센텀시티 정류장에서는 부산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영화의전당을 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 ‘빅루프’는 축구장 1.5배 크기 지붕이 하나의 기둥 위에 올려져 있어서 세계 최장 외팔보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린라인:유라리광장·태종대·오륙도 그린라인 노선으로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 영화 촬영 단골 장소인 흰여울문화마을부터 국가 지정 명승인 태종대와 오륙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린라인이 처음 도착하는 곳은 영도대교 유라리광장이다. 6·25전쟁 탓에 부산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고 모여들었던 애환의 장소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다리가 열리는 도개 행사를 진행한다.다음으로 도착하는 곳은 흰여울문화마을이다. 마을 옆으로 영도 봉래산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 내려가는 모습이 하얀 여울처럼 보여 흰여울이라고 불리게 됐다. 폐·공가가 많았던 마을이지만 2010년부터 마을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재생에 나서면서 지금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문화마을로 재탄생했다. 주변 절영해안산책로에서는 가파른 절벽 위에 자리잡은 마을의 모습과 크고 작은 배가 오가는 망망대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음 정류장은 태종대다.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숲을 모두 지니고 있어 첫손 꼽히는 해안 경관지다. 전망대에서는 오륙도와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그린라인은 오륙도를 단번에 보기 좋은 명당으로 소문난 ‘오륙도 스카이워크’에도 들른다. 스카이워크는 해안 절벽에서 말발굽처럼 튀어나온 다리다. 높이 35m, 길이는 15m이며 특수 제작한 유리로 바닥을 덮었다. 다리에 올라서면 바닥 유리 너머로 절벽을 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보인다.●오렌지라인:송도해수욕장·감천마을 오렌지라인은 원도심과 서부산을 잇는 노선이다. 구름산책로가 있는 송도해수욕장, 감천문화마을, 다대포해수욕장, 영화의 배경이 된 국제시장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한 곳을 지난다. 버스가 처음 도착하는 송도해수욕장은 개장 100주년이 넘은 우리나라 1호 공설 해수욕장으로 한때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길이 365m로 전국에서 가장 긴 바다 위 산책로인 구름산책로를 만들었다. 최고 86m 높이로 바다 위 1.62㎞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도 운행한다.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도 들른다. 형형색색의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마을이다. 다음 코스인 다대포해수욕장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갯벌이 있는 곳이다. 게, 소라, 맛조개 등이 살고 있어 아이들과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근처 아미산 전망대는 낙동강 하구 모래섬과 함께 철새와 어우러진 낙조를 담을 수 있어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일몰 촬영지로 유명하다.오렌지라인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에도 들른다. 을숙도는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넓게 조성된 생태 공원에서는 붉은 팜파스와 하얀 갈대가 만들어 내는 물결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철새들의 비행을 감상하고 철새와 낙동강 하구에 대해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김범수vs이해진… 같은 출발, 다른 행보, 엇갈린 희비

    김범수vs이해진… 같은 출발, 다른 행보, 엇갈린 희비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한국 벤처 1세대 신화를 장식한 정보기술(IT) 업계 선구자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각 창업한 카카오와 네이버가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우물 안 개구리’, ‘갑질’ 등 논란에 대해 취한 대응은 달랐다. 그 결과 카카오는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고, 네이버는 논란을 상당 부분 극복해 ‘국민밉상’ 이미지를 벗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네이버는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부동산 서비스를 포함, 맛집 소개, 여행 플랫폼 등 서비스를 접었다. 대신 이들 사업자들에게 투자하고 공동사업을 하는 쪽으로 사업 확장 방식을 바꿨다. 2021년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해외 시장에 공동진출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2021년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카카오도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 등에서 철수하고 상생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내골프장, 주차장 관리, 택시 호출 등 중소기업 성격의 사업을 직접 운영했다. 지난 9월 기준 계열사 수도 166개로 2021년 105개보다 오히려 늘어났다.네이버는 2016년부터 대규모 상생 프로젝트 ‘꽃’을 추진하며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같은 편’으로 만들었다.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5년 간 3000억원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카카오처럼 단순히 금액을 조성하는 방식을 넘어, 자사 플랫폼과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지원해 입점 업체와 예술가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내에서 불거진 독과점, 갑질 논란을 해소하려고 했다. 2013년부터 해외 사업에 투자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북미 최대 패션 사용자 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고,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석권했다. 10년 간 공을 들인 메신저 ‘라인’은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가입자 2억명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는 월간활성이용자(MAU)가 2억 8000만명에 달한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에 1억 달러(약 1305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채 대표가 국토교통부 ‘원팀코리아’에 참가해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도 올해 초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해외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엔 SM 매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기소되고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 최근 카카오에 불고 있는 ‘경영진 리스크’도 네이버에는 없다.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2005년부터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선임된 최수연 대표, 한성숙 전 대표(2017~2022), 김상헌 전 대표(2009~2017), 최휘영 전 대표(2005~2009) 등 최고경영자(CEO)들은 이해진 GIO와 친인척 관계가 없는 외부 출신 경영인들이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김 센터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와 삼성SDS와 한게임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측근들이 본사와 계열사 CEO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021년 ‘주식먹튀’ 사건을 주도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도 지난달 퇴임을 앞두고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가 15만원까지 행사하지 않겠다던 취임 당시 약속을 어기고 94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 [이창기의 예술동행] 예술에는 정년이 없다/서울문화재단 대표

    [이창기의 예술동행] 예술에는 정년이 없다/서울문화재단 대표

    때 이른 초겨울 추위를 가르며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공연장을 찾았다. 전축과 첼로, 그랜드피아노가 무심하게 놓인 무대 위로 배우 박정자가 덤덤히 등장했다. ‘브람스라 부르자’는 클래식 모놀로그 작품이다. 그윽하지만 강렬한 눈빛으로 객석을 응시하며 그는 대사의 첫 음절을 떼었고,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가 순식간에 무대를 장악하며 소름을 돋게 했다. 성실하고 올곧게 걸어온 연극 인생 60년을 보이기라도 하듯 정확한 발음과 발성, 관록 넘치는 연기는 극의 몰입을 더했다. 최근 원로 예술가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 8월 배우 손숙의 데뷔 60년 기념작인 창작 연극 ‘토카타’가 무대에 올랐다. 10월에는 구순 나이가 무색할 만큼 매섭고 에너지 넘치는 김우옥 연출의 한층 더 실험성 깊어진 ‘겹괴기담’이 성황리에 끝났다. 합산 나이 315세로 표현되는 배우 신구, 박근형, 박정자는 ‘고도를 기다리며’로 다가오는 12월부터 두 달간 매일 무대에 서서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한 분야에서 60년 이상의 시간을 지속한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여섯 번이나 갈아치울 만큼의 세월 동안 온갖 실패와 성공, 좌절과 기쁨을 수없이 반복하며 예술적 정체성을 견고히 해 나갔을 것이다. 뚜벅뚜벅 걸어온 그들의 예술 여정 속에서 쌓여 온 작품을 경험하는 후배들은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원로 예술가의 경험과 지혜는 다음 세대에 전달돼 예술의 연속성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세대를 아울러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예술계를 위해서는 신진, 중견 예술가뿐만 아니라 원로 예술가의 창작활동도 계속될 수 있는 울타리가 필요하다. 나이에 의해 활동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자신의 창작 의지에 따라 예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원로 예술가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2년간 서울에서 예술 활동을 계획한 원로 예술가의 지원 신청이 연간 63%나 증가할 만큼 예술계에서 원로 예술가 지원에 대한 현장 수요는 분명했다. 전국적으로 60대 이상의 예술가는 약 18%로 3만여명(예술활동 증명 기준)에 이른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한국 사회의 고령화 시계를 감안한다면 원로 예술가의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에는 정년이 없다. 평생에 걸쳐 예술은 계속되고 발전해 나간다. 예술가에게 예술 활동은 삶의 반려로서 끊임없는 탐구와 창조의 과정을 통해 미래 예술가들에게 이어질 무한한 영감과 지혜를 제공한다. 오랜 세월 자신의 무대를 통해 쌓아 온 예술적 기반은 예술가로서의 철학과 예술성을 형성하고, 깊고 폭넓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예술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 정수를 맛보게 한다. 구순을 앞둔 배우 이순재가 지난해 세계 최고령 리어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연출가로 도전하던 중 한 방송 인터뷰에서 “예술에는 완성이란 없다”고 말했다. 정년퇴직 없는 예술가의 삶을 바로 보여 주는 ‘여전히 현역’과 같은 그의 모습에서 끝없는 도전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본다.
  •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경북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경북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김대일)는 지난 10일 경북문화재단으로부터 2023년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2024년 주요업무계획을 보고받고 문화예술 창작 보급 및 문화예술인 육성과 지원 등에 관여한 질의를 통해 강도 높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박규탁 의원(비례)은 출장을 본인이 결재하는 시스템은 근태관리 상 큰 허점이라고 지적, 한국한복진흥원 원장의 잦은 출장과 관련 내세울 만한 실적은 없고, 횟수만 많은 출장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예술센터에서 일부 단체 작가의 작품만 전시․판매하는 것은 옳은 시스템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경숙 의원(비례)은 한국한복진흥원 원장의 근태단말기 미사용과 원장 본인만을 위한 잦은 출장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또 세계모자페스티벌 행사에서 원장조차 전통 모자를 쓰지 않고 있음은 물론 행사장에 세워둔 마네킹과 국적에 대한 설명이 없이 전시된 모자 등 모든 것들이 행사추진의 부실함을 보여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복진흥원의 날조된 것으로 보이는 지출서류에 대해 회계서류의 관리와 작성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이동업 의원(포항)은 김경숙 의원의 지적에 덧붙여 한국한복진흥원의 근태, 회계 등과 관련된 비위 사항은 그냥 넘어갈 사항이 아니며 도청에 감사를 의뢰해 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콘텐츠진흥원 경북웹툰캠퍼스와 기업지원센터가 활용도와 업무가 거의 비슷한데도 굳이 경주와 포항으로 나눠 운영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며 기업이 많은 포항 지역으로 모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 줄 것을 제안했다. 연규식 의원(포항)은 경북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23아트마켓과 행복나눔 경북예술장터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분야별로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판매율이 저조하며 판매 실적 또한 관리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 장터가 지역의 예술가에게도 도움이 되고 소비자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작품설명과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재단의 홈페이지가 내용이 부실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며, 플랫폼 구축 후 판매 통계량 등에 대한 관리가 없는 부분은 개선을 요구했다. 김용현 의원(구미)은 콘텐츠 산업은 구미의 반도체 산업처럼 미래의 먹거리라고 언급, 독도 수호에 관해 관심이높은 만큼 독도수비대 강치 애니메이션 제작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예산투입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민 의원(비례)은 감사자료의 수의계약 내역과 관련해 지난해 지적 후 개선을 요구한 것이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고, 지난해의 자료가 복사되어 제출됐다고 지적하며 재차 개선을 요구했다. 또한 경북문화재단에서는 경북 전체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재단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도민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도민을 위한 행사와 경북을 알리는 행사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한국한복진흥원의 홈페이지에 개시된 경영공시는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기록으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임병하 의원(영주)은 화산이씨 한국-베트남 콘텐츠 개발사업을 언급, 북부지역은 지방소멸이 눈앞에 가까이 있는 지역이므로 이 사업을 계기로 베트남과 원활한 관광․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재단이 전년에 비해 9분의 1정도 밖에 국비확보를 하지 못했다며 원인파악 및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도기욱 의원(예천)은 임금피크제는 관련 일의 능력이나 중요성에 맞는 적용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각종 중장기계획 수립 용역을 경북의 문화를 모르는 서울 사람들이 수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아울러, 경북문화재단의 이직률은 높은 것은 정원 미달에 따른 업무 과중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원에 맞는 인원을 갖춘 후 경북의 문화를 끌어나가는 역할을 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김대일 위원장(안동)은 “한국한복진흥원의 근태 등과 관련된 규정위반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파악해 감사를 의뢰하라”고 지시했으며 “시군에서 같이 사업을 추진하는 부분은 시군에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각 지역이 잘하는 사업을 해야 하며, 관련 사업들로 지역이 특화될 수 있도록 집적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청년문화·예술의 메카 송파구,신진예술가 ‘팔레트palette’展 개최

    청년문화·예술의 메카 송파구,신진예술가 ‘팔레트palette’展 개최

    서울 송파구는 석촌호수에 위치한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신진예술가 공모 첫 전시 ‘팔레트 Palette’展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구는 신진예술인들의 지역 내 활동 발판을 넓히고, 주민에게는 일상에서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장래성 있는 청년예술인을 선발하는 ‘신진예술가 전시 공모’를 추진했다. 지난 10월 진행한 공모를 통해 최종 15명의 청년작가를 선정했다. 구는 장르의 다양성을 고려해 ▲서양화 6명 ▲한국화 4명 ▲입체조형·설치 2명 ▲미디어·영상 1명 ▲디지털 드로잉 2명을 선발했다. 최종 선정된 15명의 청년예술인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직접 기획한 전시를 개최하게 된다. 신진예술가 공모 첫 전시인 ‘팔레트 Palette’展은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주로하는 ▲박선주 ▲김진아(지나) 2인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들만의 팔레트를 파헤쳐 볼 수 있도록 기획한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박선주 작가와 함께나와 우리의 모습을 그림에 담아 휴대전화 케이스로 만드는 ‘팔레트의 작은 새해 선물’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박선주 작가의 ‘미니네모 시리즈’가 담긴 활동지에 자신이 생각하는 ‘모양’에 대해 남기며 전시를 기억하고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될 예정이다. 전시 및 상시 프로그램은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한편 구는 지난 8월 풍납동에 ‘청년아티스트센터’를 조성하여 청년작가들이 입주해 작업할 수 있는 활동공간을 지원하고, 무대가 부족한 청년음악가들 위한 ‘더임팩트’를 기획해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 오는 12월 말까지 매주 음악공연 펼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청년예술가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앞으로도 송파구는 음악, 미술,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나아가 구민 모두가 언제든지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송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성 7명 속여 30억 ‘꿀꺽’… 간큰 40대 여성 구속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성 7명 속여 30억 ‘꿀꺽’… 간큰 40대 여성 구속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남성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소개팅 앱에서 만난 남성 7명을 속여 3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소개팅 앱에서 예술가, 갤러리 관장 등 부유층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교제 남성들로부터 사업 자금 등 명목으로 작게는 수천만원부터, 크게는 수억원까지 총 3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한 번에 3∼5명의 피해 남성과 한꺼번에 교제하면서 새롭게 만난 남성에게서 받아낸 돈으로 기존 피해자들 돈을 일부 갚는 수법으로 범행을 수년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심부름센터에서 변호사 대행을 하도록 사람을 고용한 뒤 자기 부모가 피해 남성에게 유산 수억원을 남겼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남성의 부모를 찾아가 5억여 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남성들을 속이려고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친정엄마, 친구 등을 사칭하는 수법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성과 동거 중이던 인천 집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그는 남성들에게서 가로챈 돈을 모두 생활비와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이성을 상대로 이뤄지는 각종 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앱을 통한 교제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가 금전을 요구한다면 우선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 예술 입은 점포… 관악구 ‘관악형 아트테리어’ 지원 대상 확대

    예술 입은 점포… 관악구 ‘관악형 아트테리어’ 지원 대상 확대

    서울 관악구가 소상공인 점포를 새로 단장하는 ‘관악형 아트테리어’ 사업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아트’(Ar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 ‘아트테리어’는 예술가들이 가게 인테리어와 상품 디자인 등을 바꿔주는 사업이다. 예술가들에게는 작품 활동의 기회를, 골목 상권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으로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구는 올해 상반기 약 한 달간 참여자를 모집해 현재까지 점포 398곳에 대한 지원을 마쳤다. 소상공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구는 추가경정예산 5억원을 확보해 총 170명의 소상공인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구는 상반기에 선정되지 않은 70여개 점포 중 참여 희망 점포를 우선 지원하고 공개 모집을 통해 신규 대상 점포를 선정할 방침이다. 특히 구는 소상공인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고자 올해 아트테리어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구는 각 점포당 지역 예술가를 배정해 가게 내외부와 제품 등을 개선하던 ‘매칭형’ 방식 외에도 낡은 점포 환경을 개선하는 데 특화된 ‘비매칭형’을 신설했다. 또한 구는 현장 작업자의 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전 관리 방안을 강화했다. 사업을 통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해 하자 보수 기준을 마련해 사업 종료 후 일정 기간 지원한다. 신청 기간은 오는 15일까지이며 신청서를 작성해 구비 서류와 함께 관악구청 지역상권활성화과 또는 사업장 소재지 동주민센터로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지원 대상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지역 소상공인 매장형 점포이다. 점포당 개선 지원 한도는 최대 150만원이다. 단 유흥주점, 프랜차이즈, 동일·유사 사업 참여 점포 등은 제외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구의 골목 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며 “내년에도 소상공인과 동행하며 특색있고 실효성 있는 지원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 여성에게 강요한 규율, 아이에게 강요한 규칙 [으른들의 미술사]

    여성에게 강요한 규율, 아이에게 강요한 규칙 [으른들의 미술사]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는 미국의 부유한 집안 출신의 딸로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인 카사트는 펜실베니아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교육 기회도 적었을 뿐 아니라 예술가가 되겠다는 여성의 수도 극히 드물었다. 미술 교육을 받는 여성들은 대개 문화 교양을 습득하는 수준으로만 배웠다. 그러나 카사트는 직업 화가가 되고 싶었다. 곱게 자라 부유한 집으로 시집가는 것이 당연했던 그 시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22살에 파리로 건너간 카사트는 개인 아틀리에에서 교습 받거나 미술관에서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하며 독학했다. 유럽에서도 여성에게 미술 교육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시절 여성이 전문 직업 화가가 되어 결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카사트는 독신을 선언하고 화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드가가 연출하고 카사트가 제작한 작품 카사트가 파리에서 유일하게 가까이 지낸 화가는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 였다. 카사트는 드가로 부터 그림 그리는 방법을 배웠다. 이 작품은 드가의 영향이 가장 많이 드러난 작품이다. 자유로운 붓터치 뿐 아니라 배경 색, 사선으로 놓인 안락의자의 배치까지 드가가 많이 도와준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드가는 이 작품에서 모델 섭외까지 직접 관여했다. 드가는 친구 딸을 소개해 주었으며 소녀의 맞은편에 누워있는 강아지도 드가가 선물한 강아지다. 안락의자에 누운 강아지는 브뤼셀 그리펀 종으로 역대 벨기에 왕실에서 키우던 개였다. 카사트는 1873년 안트베르펜에 있는 동안 이 품종의 개를 알게 되었다. 드가는 가족도 없이 적적한 카사트에게 이 품종의 개를 선물했다. 만리타국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쓸쓸하던 카사트는 평생 반려견을 키우며 외로움을 달랬다.  어린이가 따라야 할 규칙들 소녀는 양말도 갖춰 신고 반짝이는 버클이 달린 구두도 신고 있다. 그러나 보기에 예쁜 레이스지만 목덜미는 따갑고, 꽉 죄는 신발과 머리 장식은 어린아이에게 불편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분명히 똑바로 앉으라고 했을 것이다.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은 아이는 뿌루퉁해서 곱게 땋은 뒷머리를 긁적인다. 공들여 땋은 머리를 장식하기 위해 단 큰 리본을 흐트러뜨리는 아이에게 엄마는 또 잔소리를 했을 것이다. 안락의자에 누운 어린 소녀의 자세는 단단히 심술이 났다는 것을 나타낸다. 당시 아이들은 어른들의 통제에 따라 말을 잘 듣는 아이로 교육받았다. 끊임없는 훈육과 잔소리에 아이가 짜증 내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성인 중심 사회에서 당연히 따라야 할 규칙을 어린이가 본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이 있어야 할 공간, 여성이 해야 할 일, 여성이 배워야 할 교육에 대해 사회가 철저하게 규율로 정하던 시기, 카사트가 느낀 지루함과 거부감과 피로감과 같다. 여기 대자로 누운 아이는 여성에게 강요한 규율에 지친 카사트 본인이다.
  • 이영애 분위기 확 달라져… ‘강마에 잊어, 이젠 차마에’

    이영애 분위기 확 달라져… ‘강마에 잊어, 이젠 차마에’

    배우 이영애가 천재 마에스트라가 된다. tvN 새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는 7일 차세음 역을 맡은 이영애의 스틸을 공개, 세련된 비주얼과 넘치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색다른 모습이 눈길이 끌고 있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이영애를 비롯해 이무생(유정재 역), 김영재(김필 역), 황보름별(이루나 역)이 출연을 확정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극 중 차세음 캐릭터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계적인 여성 지휘자다. 과감하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파격적인 행보도 주저하지 않는 과시의 귀재.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대비되는 섬세한 곡 해석으로 스타일에는 호불호가 있어도 실력에는 이견이 없는 무대 위 지배자다. 세계 명문 오케스트라들을 뿌리친 채 차세음이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의 삼류 오케스트라인 더 한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년 만에 한국행을 택한 세계적 명성의 지휘자 차세음의 결정은 클래식계를 발칵 뒤집을 만큼 놀라운 일이지만 그녀에게는 그럴만한 여러 이유와 사정이 있다. 이렇듯 흥미로운 서사를 지닌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낼 이영애의 변신이 더없이 기다려지는바. 공개된 사진은 차세음 역에 오롯이 이입된 이영애와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면을 담고 있다. 먼저 세련된 외모와 여유를 잃지 않는 당당한 자태에 시선이 쏠린다. ‘완벽한 여성 지도자’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부드러운 미소 속에는 또렷한 자기 확신이 느껴진다. 음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작품 해석에 몰두하는 순간은 고뇌하는 예술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포디움 위 지휘봉을 쥔 차세음의 모습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다. 긴 음악 여정을 시작하기 전, 전열을 가다듬듯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에선 수많은 연주자를 아우르는 장악력이 전해지는 것. 이에 마에스트라 차세음이라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로 또 한 번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일 이영애의 묵직한 활약이 기대된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조지아 오키프의 머나먼 사랑/사비나미술관장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조지아 오키프의 머나먼 사랑/사비나미술관장

    미국의 화가 조지아 오키프와 미국 근대 사진의 거장 앨프리드 스티글리츠는 가장 위대한 예술가 커플 중 하나로 꼽힌다. 창작과 사랑을 결속시킨 두 예술가의 강력한 파트너십은 예술세계와 미국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큐레이터 타나 바르손은 “그들은 30년 동안 함께했고 서로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오키프는 “자신의 인생이 스티글리츠를 만나기 전, 스티글리츠를 만났던 기간, 스티글리츠를 만난 후 이렇게 세 단계로 나뉘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키프는 자연의 기하학적 형태와 꽃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꽃 그림 연작에는 스티글리츠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성적 욕망 및 사진기법이 반영됐다. 실제 꽃의 형태를 추상화하고 단순화한 꽃 그림은 꽃의 유연함을 강조한 곡선과 형태, 꽃 내부의 클로즈업을 통한 세부 묘사, 선명하고 대담한 색채 사용이 특징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꽃 그림은 아름다움과 여성성, 자연의 생명력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두 예술가는 서로의 예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지만 1927년 위기를 겪었다.스티글리츠가 자신의 후원자인 도러시 노먼과 열애에 빠진 것이다. 예술의 스승이자 동반자인 스티글리츠의 배신에 충격을 받은 오키프는 우울증에 걸렸고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붕괴됐다. 이는 오키프가 남편의 후광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가며 예술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오키프는 1929년부터 해마다 뉴멕시코로 장기간 여행을 떠났다. 원초적 생명력을 지닌 타오스, 고스트 랜치, 아비키우 지역의 사막 풍경과 특이한 지형은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두 예술가는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살지도 않았지만 사랑과 연대감으로 결속돼 있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서신을 주고받았다. 오키프는 스티글리츠가 세상을 떠나고 3년 후인 1949년 고스트랜치에 영구히 정착했다. 1986년 99세로 사망할 시점에는 성차별적 미술사를 극복하고 위대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최초의 여성 화가,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가진 최초의 여성 화가, 미술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미국 여성 화가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 ‘2023 끌어안암 아트 페스티벌’ ‘Place shu Festival’ 5700여명 관객과 함께 성료

    ‘2023 끌어안암 아트 페스티벌’ ‘Place shu Festival’ 5700여명 관객과 함께 성료

    고려대학교가 위치한 안암역 인근 참살이길 일대(안암동 5가)에서 진행된 ‘끌어안암 아트 페스티벌’과 ‘Place shu Festival’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끌어안암 아트 페스티벌’과 ‘Place shu Festival’은 안암동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행된 지역·대학 연계 축제다. 지난 10월 28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안암에서 만나’라는 공통된 주제로 콜라보된 두 축제는 누적 방문객 5700여 명을 기록했다. 축제 기간 동안 청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두 개의 야외 스테이지에서는 쉼 없이 공연이 이루어져 참살이길을 축제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스테이지 A에서는 고려대 ELTG, 국민대 아우성, 한예종 HARTS, 동덕여대 최대웅TRIO, 서경대 YEONA, 연세대 BACKGROUND 등 6팀의 대학밴드와 연예인 ‘한요한’ ‘쿤디판다’ ‘유토’ ‘라드뮤지엄’의 공연이 진행됐다. 스테이지 B에서는 송라이터 워크숍 참여자인 김진아, 김연욱, 엄기혁, 김가영, 홍세은과 한성대 흑인음악동아리 TRIAX, 서경대 댄스 동아리 SDR이 관객들에게 음악과 퍼포먼스로 즐거움을 선사했다.또한 15팀의 예술전공 학생들과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페어’에서는 이화여대 310호, 성신여대 유승주, 홍익대 최유진, 한예종 피터하우스, 오울, 형상, 윤예나, 이유닝닝, POZI, 아나쇼, 김태이, 보현작가, 진진, 비우연, OHMAKSARI-BAE가 참여했다. ‘Place shu Market’에서는 삐삐네 상점, 춘삼이네 뜨개공방, 프리크 아틀리에, 본히트, 프로프, 새연타로, 유니타로, 사심정원, 디저트 멜다, OROMU, 오공서울, 댄싱체리, 몽글마켓, 벨앤브로스, 데이지핑크, 소품파는 냥이, 모토 동산, 모모데코, FRUITFOX, 테르메르, 에어픽코리아, 윤상점, 처비페이스, GLIMENT, ORDISTUDIO, 덩크네 바치케, 쮸닷쿠키, 데이지가든, 우드리공방, 판토 악세사리 등 30팀의 브랜드가 참여자들에게 쾌적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자 참여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고려대학교, 서울특별시, 성북구가 주최하고 고려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 추진단과 슈필렌이 주관하는 ‘끌어안암 아트 페스티벌’과, 슈필렌 그룹이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의 후원을 받은 ‘Place shu Festival’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공연 및 콘텐츠로 문화와 예술의 불을 밝혀 성북구 관내 7개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생과 로컬크리에이터 청년, 지역 예술가 등 청년들이 주도하는 안암동만의 문화를 위한 첫 스텝을 밟았다. 2018년도부터 고려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 추진단이 추진해온 ‘끌어안암’은 2023년도의 축제 또한 성황리에 마무리해 내년에도 안암동 지역민 뿐만 아니라 성북구민 모두가 뜨겁게 기대하는 축제로 준비할 예정이다. 이날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참살이길에 방문해 안암에서 움트는 젊은 문화를 독려하고 “앞으로 성북구 안암동은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 놀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격려했다.
  •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오르세미술관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오직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컬렉션과 분위기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미술관들이 있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오직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분위기, 오랫동안 그 공간을 보살피고 사랑해 온 사람들의 온기, 그리고 무언가 나만의 소중한 기억을 아로새길 수 있는 뜻밖의 스토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갑자기 등장해 춤추는 무용수들자유로운 관람객과 아름다운 조화 나에게 뜻밖의 소중한 추억을 안겨 준 첫 번째 미술관은 바로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이다. 갑자기 댄서들이 미술관을 점령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보스턴에서 그런 멋진 장면을 보았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정원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무용수들이 갑자기 등장했다. 나는 그때 이 미술관의 걸작들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1990년 3월 18일 경찰로 위장한 강도들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 침입해 렘브란트, 베르메르, 마네의 걸작을 무려 13점이나 훔쳤고, 약 2억 달러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도난당한 그림이 무려 30여년째 행방이 묘연하다니. 이 사실에 깜짝 놀란 상태인데, 갑자기 무용수들이 나타나 군무를 추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용수들의 등장을 지켜보았기에 더욱 놀랐다. 이런 난데없는 아름다움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느닷없이 어디서 천사가 나타난 것처럼 무용수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풀나풀 가벼운 춤이 아니라 아주 진지하고 차분하고 고요한 춤, 마치 명상이나 수행을 닮은 듯한 춤이었다. 관람객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지시 사항이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유로웠다. 그림을 계속 보면서 공연을 힐끔힐끔 봐도 되고, 공연에 몰입해 잠시 그림 관람을 쉬어도 됐다. 심지어 나와 함께 간 꼬마 소녀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의 꿈에 도취해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소녀와 도난당한 그림을 떠올리며 한탄하는 한 여자와 누가 뭐래도 아름답게 누가 뭐래도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는 댄서의 이 의도치 않은 조화로움이라니. 나는 이 공연 때문에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았다. 미술관은 바로 이런 뜻밖의 우연한 사건들이 아름답게 포개어지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은 공연이 펼쳐지고, 미술과 음악과 춤이 한데 모여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관람객들에게 아무런 행동의 제약도 가하지 않으면서 당신이 있고 싶은 모습대로 최대한 오래오래 있어도 되는 그런 공간, 그곳이 바로 미술관이 될 수도 있다.켈빈 그로브 미술관기도실 같은 아늑함 속 내걸린 예수숨막히는 아름다움의 세계로 초대 두 번째 장소는 바로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 그로브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나는 마치 아늑한 기도실처럼 만들어진 아름다운 장소를 만났다. 살바도르 달리의 ‘십자가’에 매달린 성 요한의 ‘그리스도’를 감상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홀이 하나 있다. 이 작은 홀에 들어가면 누구라도 이 그림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아늑한 장소. 이 그림 앞에서는 왠지 명상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명상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 그림과 오래오래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염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하느님의 눈에 비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어땠을까. 아, 하느님은 예수를 잠깐이나마 외면하신 것이 아니었구나. 하느님은 예수를 보고 있었구나. 그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계셨구나.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 왜 이 그림에 매혹되는 것일까. 지금까지 흔히 보아 왔던 예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예수이면서도 예수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그 주제가 무엇이 파악하기도 전에 먼저 덮치는 순수한 느낌은 바로 밑도 끝도 없는 아름다움의 물결이다. 이 그리움의 아름다움은 해일처럼 갑자기 덮쳐 온다. 밀레의 ‘만종’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모네의 ‘수련’처럼 마음 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 그림의 아름다움은 관람자를 난데없이 공격하듯 그 아름다움으로 보는 사람을 난폭하게 습격한다. 이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샤갈의 그림처럼 포근하고 달콤한 느낌이 아니라 공격적이고 난데없으며 찌르는 듯한 아픔을 남기는 아름다움이다. 이 찌르는 듯한 아픔은 역설적으로 예수의 ‘상처 없는 몸’에서 우러나온다. 우리가 너무도 익히 보아 온 예수와 달리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아무런 상처나 흠 없이 완벽하다. 예수를 하늘에서 부감 샷으로 내려다보는 그림은 기존의 종교화와 전혀 다른 접근이 아닌가. 게다가 살바도르 달리의 예수는 성경책에 나오는 ‘성스러운 예수’라기보다는 톱모델이나 록스타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세상 앞에 거침없이 보여 준다. 내 몸은 이토록 아름다우니 이 아름다움의 빛을 마음껏 들이마시라고 속삭이는 듯한 예수의 몸이라니. 그 속에 많은 말들을 감추고 있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라 나는 이 몸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는 듯 거침없고 솔직하다 못해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이 그림의 낯선 매혹의 뿌리는 예수의 ‘아름다운 육체’에서 우러나온다. 우리는 예수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름다운 남자’로 묘사한 그림을 처음 본 것이다.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상처 하나 없이 매끄럽고 고운 피부를 지니고 있다. 십자가에 매달려는 있으나 못 박혀 피 흐르는 자국이 없다. 그는 우리가 익히 보아 온 ‘상처받은 예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예수, 무적의 예수, 그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은 예수로 재림한다.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어쩌면 고난받는 예수의 이미지에 가려 진짜 예수의 영혼은 이렇게 그 모든 가혹한 공격에도 절대 상처받지 않았음을 우리는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이 그림의 아름다움이 단지 색채나 형태의 아름다움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 아름다움은 주제의 전복에서 우러나온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예수의 의미를 완전히 정반대로 비틀어 버리는 전복적인 예수. 그것은 바로 상처 입지 않은 예수. 고통받지 않는 예수, 그 어떤 비난과 모욕 속에서도 결코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예수였던 것이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탄력 넘치는 머릿결과 건강미 넘치는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한없이 매혹적인 예수. 그것은 우리 모두 미처 깨닫지 못한,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절대 망가지지 않은 예수의 온전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런 그림에 매혹된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초대장 같은 그림. 이 그림이 아니었다면 결코 느껴 보지 못했을 세계를 향한 싱그러운 초대장, 연인의 손짓 같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낯선 세계로 이끌어 가는 달콤한 유혹의 미술관이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다.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 ‘피에타’위대한 예술가 ‘첫 마음’에 압도돼 세 번째 장소는 밀라노의 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이다. 거대한 메인 홀 자체가 미켈란젤로의 걸작 ‘론다니니의 피에타’(1564) 오직 한 작품을 위해 존재한다. 론다니니의 피에타는 내가 본 그 수많은 피에타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 깊숙이 각인된 피에타다. 미완성이기에 더욱 아련한 모호함의 이미지를 남기는 작품이고,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 완성된 듯한 느낌,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에 압도된다.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듯한 이 작품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이 작품을 통해 미켈란젤로는 마침내 ‘예술가의 첫 마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젊었을 때 이미 위대한 대가의 반열에 든 백전노장의 ‘첫 마음’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다 필요 없어, 오직 죽어 가는 존재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인생에서 소중한 거야. 마리아, 이 아름다운 어머니를 봐. 아들이 이미 죽었는데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하잖아. 그 모든 위대한 작업을 뒤로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리석 조각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작업에 집중해 보자고 마음먹었을 그의 형형한 눈빛이 떠오른다.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보았고, 천사가 풀려날 때까지 조각했다.” 예술가는 대리석 속에 갇힌 천사를 발견할 줄 아는 눈을 지닌 자이고, 그 천사가 마침내 온전히 풀려날 때까지 조각을 멈추지 않는 존재이니. 그러나 이 대리석 속의 천사는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다. 바로 그 ‘아직 다 풀려나지 않음’ 때문에 우리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사랑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것이기에.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다. 대리석의 속박에서 아직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기에 우리가 풀어 줘야 하는 천사를. 육체적으로는 죽어 가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다시 태어나고 있는 예수를. 마치 자신이 영원히 끌어안고 있으면 아들이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 같은, 그 실낱같은 기대를 멈출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부축하려는 어머니와 부축당하는 아들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 누가 누구에게 기대고 있는 것인지, 누가 누구를 구해 주려 하는 것인지, 그 모든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이 가슴을 울린다. 어머니는 필사적이다. 마치 고통받는 아들을 다시 자궁 속으로 집어넣어 영원히 상처받지 않는 안식처로 이끌려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완전히 녹아들어 이제 어머니와 아들의 경계조차 사라져 가는 듯하다. 자식의 고통을 어떻게든 멈춰 주고 싶은 어미의 마음, 그러나 나는 괜찮다며 그런 어머니를 업고 가려는 듯 몸부림치는 예수의 마음은 이제 비로소 하나로 엉키어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은 마침내 ‘나’라는 울타리를 완전히 허물어 버리는 목숨을 건 도약이기에. 고통받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 이미 죽어 간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으로 오늘도 울고 있는 당신이야말로 또 하나의 피에타일지니. 그토록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문학평론가·작가
  • 블랙핑크 리사 중국 SNS 계정 폐쇄…파리 성인 카바레쇼 출연 때문?

    블랙핑크 리사 중국 SNS 계정 폐쇄…파리 성인 카바레쇼 출연 때문?

    블랙핑크의 리사가 프랑스 파리에서 유명한 성인 공연에 출연한 후 그의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 계정이 폐쇄됐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사의 웨이보 계정은 “법과 규정, 웨이보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 계정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폐쇄됐다. CNN은 “어떤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중국 인터넷 회사들은 자국의 무수한 검열 규정을 위반하거나 단순히 너무 큰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정기적으로 계정을 정지하거나 삭제한다”고 전했다. 이어 “리사의 웨이보 계정 정지는 그가 지난 9월 파리에서 ‘크레이지 호스’ 공연에 출연한 후 엄격히 통제되는 중국 인터넷에서 큰 논란을 상황에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리사는 크레이지 호스에서 총 5번의 공연을 선보였다. 크레이지 호스는 물랭루주, 리도쇼와 함께 파리를 대표하는 3대 성인 카바레쇼다. 1951년 전위예술가 알랭 베르나댕이 파리에 ‘크레이지 호스’라는 카바레를 열면서 시작된 쇼로 무용수들이 하이힐, 조명, 영상을 곁들여 춤을 춘다. 공연에 오르는 무용수들은 엄격한 몸매 관리를 요구받으며 노출 수위도 높다. CNN은 “리사의 공연은 보수적인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며 “블랙핑크 멤버 중 유일하게 한국계가 아닌 리사는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SNS에서는 리사의 카바레쇼 출연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웨이보에서는 “리사의 계정이 더 일찍 폐쇄됐어야 한다. 그는 크레이지 호스 쇼 출연 후에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리사의 크레이지 호스 쇼 출연을 비판하긴 하지만, 그녀의 계정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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