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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 만난 화가 호가스…그가 사랑하는 것들 [으른들의 미술사]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 만난 화가 호가스…그가 사랑하는 것들 [으른들의 미술사]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 1697~1764)는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초상화가이자 풍자화가다. 그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 얼마 안 되는 부채 때문에 감옥에 갇힌 경험 때문이었다. 부조리를 못 참는 그의 기질은 1735년 판화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통과시키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호가스, 까칠한 풍자화가호가스가 그린 ‘화가와 그의 반려견 퍼그’(1745)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모아 놓은 그림이다. 호가스의 성격은 다소 까칠한 편이라 호불호가 꽤 강한 편이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프랑스식 로코코 양식을 경멸했다. 그러나 그는 로코코 양식의 주된 요소인 곡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또한 17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대륙에서 유행하던 가발 패션 양식을 은근히 따라하기도 했다. 가발, 그 시절 패션 필수템가발은 고대 이집트에서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 또한 가발은 엘리자베스 1세가 병으로 빠진 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한 변장용으로도 사용되었다. 사실 남성용 가발은 17~18세기 프랑스에서 패션 상품으로 크게 유행했다. 특히 18세기는 하층민 남성을 제외하고 모든 남성들이 가발을 착용하던 시기였다. 하이든, 바흐, 모차르트, 뉴턴 등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 시절 가발은 중산층 이상 남성들의 필수품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당시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 머릿니가 들끓는 등 위생 상태는 좋지 않았다. 가발을 쓰기 위해서 남성들은 머리를 삭발하고 모자처럼 덮어쓰는 가발을 착용했다. 가발은 남성들의 공식 복장의 일부로 여겨졌으므로 실외에서 민머리로 돌아다니는 것은 큰 실수로 여겨졌다. 따라서 남성들은 실내나 잠자리에서조차 캡으로 민머리를 감추어야 했다. 코톨드 미술관(The Courtauld Gallery)이 수행한 x-ray 결과 호가스는 처음에 정장과 가발을 쓴 모습으로 재현되어 있었다. 그러나 호가스는 몇 번의 수정 끝에 캐주얼한 복장과 나이트 캡을 쓴 모습으로 재현했다. 이것은 꾸밈없는 화가의 현실적이고 진솔한 작업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자신을 닮은 애완견 ‘트럼프’퍼그 종인 그의 반려견 트럼프는 예술가의 호전적인 기질을 암시한다. 퍼그는 16세기 유럽으로 유입된 견종으로서 네덜란드 왕실을 상징하는 견종이었다. 호가스는 예술로 공격하는 호전적인 자신의 기질과 퍼그 사이의 유사성 때문에 이 반려견을 그렸다. 이 그림은 또한 호가스의 직업적 야망을 나타내고 있다. 호가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 작가 즉 셰익스피어, 스위프트, 밀턴이 쓴 책 위에 자신의 자화상을 올려 두었다. 이는 호가스가 자신의 예술을 뒷받침하는 것은 고전 문학이며, 자신의 예술을 문학과 같이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에 대한 자부심화면 왼편 팔레트 위에는 구불거리는 선과 함께 ‘미와 우아함의 선(The Line of Beauty and Grace)’이 그려져 있다. 이 개념은 호가스가 모든 예술적 조화와 아름다움의 근본적인 원리가 바로 이 우아한 선이라 여긴 것이다. 호가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데 모아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대중들에게 전하고 있다. 호가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애완견, 문학, 예술, 패션 등을 한 화면에 담아냈다. 이 초상화는 여러 해에 걸쳐 그려졌다. 이 자화상은 몇 해에 걸쳐 화가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에게 되묻고 곱씹은 결과다. 성격이 까칠한 사람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동물, 예술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진다.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미술사학자 bostonmural@yonsei.ac.kr
  • KT&G, 부산을 K댄스의 메카로.... 상상마당 부산에 ‘댄스 스튜디오’ 문 열어

    KT&G, 부산을 K댄스의 메카로.... 상상마당 부산에 ‘댄스 스튜디오’ 문 열어

    KT&G는 지난 23일 부산 서면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인 ‘KT&G 상상마당 부산’에 댄스 스튜디오의 문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댄스 스튜디오(Dance Studio)’는 지역 안무가 양성 등 보다 폭넓은 콘텐츠를 담은 문화예술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조성됐다. 총 3곳의 댄스 연습실과 미팅룸, 탈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공간대관 뿐만 아니라 댄스 클래스 및 지원사업 등 지역 주민과 아티스트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KT&G 상상마당 부산’에서는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댄스팀과 참가자들이 함께한 K-POP 랜덤 플레이 댄스를 시작으로, 댄스 스튜디오 개관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50회 이상의 국제 대회 우승 경력을 보유한 비보이(B-BOY)팀인 ‘갬블러크루’와 지역 댄스팀들의 축하 공연도 이어졌으며, 사전신청을 통해 참가한 관객들과 함께 진행한 댄스&토크 멘토링 및 오프닝 클래스를 마지막으로 ‘KT&G 상상마당 댄스 스튜디오’ 개관식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KT&G 관계자는 “KT&G 상상마당 부산은 공연 및 전시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지역 안무가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댄스 스튜디오’를 만들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소통과 지원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 상상마당은 신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대중들에게 폭넓은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2007년 ‘상상마당 홍대’를 시작으로 논산‧춘천‧대치‧부산까지 총 5곳에 상상마당을 운영 중이다. 또 문화예술 저변 확대와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상상마당의 연간 방문객은 약 300만명이며, 매년 3000여 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 염부의 땀이 스민 집, 예술의 혼이 담긴 집[건축 오디세이]

    염부의 땀이 스민 집, 예술의 혼이 담긴 집[건축 오디세이]

    그곳에 염부(鹽夫)들이 살았다. 바닷물을 받아 태양과 바람을 이용해 소금을 짓는 그들은 동창이 밝아 오면 몸을 일으켜 일하러 나가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고단한 몸을 뉘었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염부들의 집은 이제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아티스트 레지던스에 머물며 작가들은 소금밭 한가운데서 하얀 소금 대신 세상에 둘도 없는 예술작품을 지어낸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대표 김상일)에 있는 ‘스믜집’의 이야기다.천일염을 생산하는 태평염전은 1953년에 설립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다. 한국전쟁 중 북에서 피난 내려온 사람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유엔 지원으로 제방을 쌓고 소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 태평염전의 기원이다. 여의도 2배 면적에 해당하는 140만평의 부지에 염전만 90만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다. ●38년 전 지어져 장기간 방치된 건물 염전 외에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조소금창고 건물을 개조한 소금박물관과 광활한 염생식물원을 갖춘 태평염전에서는 소금과 문화예술의 접목을 위해 2019년부터 아트 프로젝트 ‘소금 같은, 예술’(Art Like Salt)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예술가를 초청해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 자산을 배경으로 작업하고 소금박물관에서 결과물을 선보인다. ‘소금 같은, 예술’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젝트다. 국제 공모로 해외 예술가를 선발해 매년 8월부터 2월까지 증도에 머무르며 작업할 시간과 장소를 제공한다. 스믜집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예술가를 위한 집으로 계획됐다. 1986년 염전 인부들을 위해 지어진 단층의 숙소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은 국제 공모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온 조웅희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TCA 대표건축가)가 맡았다.스믜집은 드넓게 펼쳐진 염생식물원과 소금박물관으로부터 약 2㎞ 떨어진 조용한 갈대숲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소금 생산의 기초 원료인 바닷물을 가둬 두는 저수지와 바닷물을 농축시키는 증발지와 결정지(소금 결정이 만들어지는 곳), 소금 창고 등을 지나 길고 작은 개천을 건너면 스믜집에 다다른다. 개천 변으로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갈대숲이 보인다. 고요하고 평온하다. 조 교수는 “38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 철거를 하다 만 상태로 장기간 폐가로 방치돼 있었다”며 “지붕과 깨진 벽체만 남은 건물이었지만 벽지와 못 자국 등에서 과거 생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시각적으로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자연과 주변 재료가 디자인의 시작 디자인의 시작은 관찰이다. 태평염전의 하얀 소금밭, 붉은 염생식물, 유채꽃밭, 갈대숲, 거친 자갈길, 막 자란 자생식물 등 지역의 풍요로운 색채와 질감을 카메라에 담아 사무실 벽에 붙여 놓고 수시로 들여다봤다. 자연과 주변 건물의 재료 등을 관찰하고 수집하는 과정에서 그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염전에서 구조물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있어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소금을 채취하기 위해 소금이 닿는 모든 표면은 방부제 등 화학약품의 사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금 결정이 맺히는 결정지의 표면은 화학적 방부 처리를 하지 않은 소나무 원목 판재를 사용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소금 제조를 하지 않는 겨울철에 판재를 전면 교체합니다.” 조 교수는 “지역의 재료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스러지는 건축을 추구하는 구마 겐고의 ‘약한 건축’의 태도를 산업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듯했다”며 “소금을 만드는 과정 중 나무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힌트를 얻어 건물 외벽은 자연 소재의 나무를 검게 태우는 방식으로 구상했다”고 말했다.나무의 표면을 검게 태워 그을리는 방법은 일본 전통 건축에서는 ‘야키스기’로, 한국 전통 가구에서는 ‘낙송법’으로 불린다. 표면을 태우는 과정에서 얇은 코팅막이 형성돼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방부, 방충 효과를 낸다. 전나무, 소나무, 삼나무, 가문비나무 등 다양한 수종으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중 현장에서 수급이 원활한 가문비나무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에 탄화목 자재를 가공하고 공급할 업체를 찾기도 어려웠다. 증도는 워낙 오지여서 전문 시공팀을 부를 수 없었고 비용도 문제였다. 그러나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다. “시공업체를 부르지 않고 태평염전의 직원들과 지역 농민들이 직접 공사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해결책이 됐어요. 별도의 설비 없이 노천에서 농업용 가스 토치를 이용해 목재를 하나하나 태우는 방식으로 설계 의도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원시적인 방법이었지만 비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데서 얻는 보람이 무척 컸습니다.”염부의 집 공사는 설계한 건축가나 건축주 그리고 작업에 참여한 지역의 주민들(주로 농부들)에게 협동 작업의 즐거움을 안겨 줬다. 물론 애로 사항은 많았지만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해 설계를 변경해 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조 교수는 “공법이나 재료 선정에서는 외딴 지역의 특성상 자재 운송 비용이 높다는 점과 중장비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점, 비전문가인 지역 주민들이 직접 시공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며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콘크리트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시멘트 블록, 스틸 파이프, 합판, 목재와 같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수급이 원활하면서 손으로 직접 들고 옮길 수 있는 재료만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드러낸 건물 ‘속살’엔 거쳐 온 역사가 염부의 숙소로 지어진 건물은 8평 남짓한 유닛이 여덟 칸 붙어 이뤄진 가로로 긴 단층 건물이다. 각 유닛은 4인 가족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입구 공간과 방 2개, 부엌이 있는 구조였다. 2개 동이 있는데 왼쪽 건물만 우선 작업했다. 스믜집이라는 이름은 삼각 지붕(ㅅ), 처마의 수평선(ㅡ), 사각 창틀(ㅁ), 바닥 데크의 수평선(ㅡ), 칸막이벽의 수직선(ㅣ)을 본떠 지었다. 그러니 상형문자인 셈이다. 생김새는 이름 그대로이고 특히 수평 라인의 인상이 무척 강하게 다가온다. 건물의 정면을 따라 유닛마다 90도 각도로 CMU(콘크리트 블록) 조적벽을 덧대 수평 라인이 강조된 건물의 입면에 수직의 리듬을 부여했다. 조적벽은 삼각형 지붕의 횡하중을 지탱하는 버트레스(buttress·부축벽)인 동시에 각 유닛의 출입부에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칸막이벽 역할을 한다. 지붕은 샌드위치 패널로 된 기존 지붕 위에 골 강판을 덧대고 판의 얇은 두께를 그대로 노출했다. 둔각의 매스가 만드는 둔중한 무게감이 지붕 판의 얇은 두께와 만나 가볍고 경쾌하다.각 유닛의 실내는 기존 건물의 공간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일부 벽을 터 공간을 연결하거나 부분별로 필요한 요소를 덧댔다. 침실과 주방이 있는 거실 겸 작업 공간, 기존의 부엌을 고쳐 만든 화장실 겸 샤워실이 전부다. 입구에서 뒷마당으로 통하는 문까지 이어지는 공간은 작지만 커다란 창문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 가로 1.6m, 세로 1.6m 크기 창문의 창틀을 안으로 1m가량 연장해 작업용 테이블로 만들었다. 이곳에 앉아 작업을 하고 식사도 하는 등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창밖으로 아침의 해가 뜨는 장면, 갈대와 저수지 그리고 넓게 펼쳐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롤 블라인드는 조 교수가 직접 디자인하고 재료를 사다가 만들었다. 도르래에 매달린 실을 잡아당겨 벽에 부착된 핀들을 따라가며 삼각형, 별자리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고정장치는 전통 놀이인 실뜨기에 착안해 디자인했다. 아티스트들이 함께 식사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라운지 공간은 두 칸의 유닛을 연결해 만들었다. 기존에 있던 방문을 뜯어낸 모양을 그대로 살려 거친 미감을 드러내고 있다. 라운지 입구에서는 원건물의 거친 미장 마감과 새로 덧댄 스틸 파이프와 CMU 벽이 차례로 노출돼 건물이 거쳐 온 역사를 보여 준다.연세대 건축공학과와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뉴욕과 베를린에서 10여년간 일하다 2017년 귀국한 조 교수에게 국내 첫 단일 프로젝트였던 스믜집은 지난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안겼다. 첫 작품이라 각별한 애정이 간다는 조 교수는 “도면이 아닌 그림과 말로 소통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수한 시행착오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자잘한 시공의 오차는 너그럽게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게 됐고, 함께 작업하면서 여타 현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강한 동지애를 느끼기도 했다”며 활짝 웃었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책꽂이]

    [책꽂이]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최범 지음, 안그라픽스) 32년간 디자인 평론가로 활동한 저자의 일곱 번째 평론집이다. 디자인을 크게 문화, 사회, 역사, 윤리라는 네 가지 렌즈를 통해 바라보며 디자인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를 펼친다. 이전 평론집들보다 다양하게 수록된 도판은 독자의 읽기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232쪽. 1만 6000원.강원국의 인생 공부(강원국 지음, 디플롯) 시대의 최전선에서 변화를 이끌며 우리 삶의 아픔을 보듬어 온 리더들을 강원국이 직접 만났다. 최재천, 유현준 등 교육, 과학, 법조, 건축, 문학 등 분야 최고의 명사 15인 인생의 정수를 이 책에 담았다. 368쪽. 1만 9800원.르 귄, 항해하는 글쓰기(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보은 옮김, 비아북) ‘어스시 시리즈’ 등 숱한 걸작을 남긴 장르소설계의 대모 어슐러 르 귄이 진행한 글쓰기 워크숍을 정리한 책이다. 스토리텔러를 위한 작법서로 ‘글쓰기’라는 행위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지녔던 르 귄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조언을 들을 수 있다. 228쪽. 1만 6800원.출산의 배신(오지의 지음, 에이도스) 분만 담당 의사로 일하다 직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이 책을 쓴 저자는 ‘출산의 배신’을 호소하는 수많은 임신부와 산모들을 만나서 느낀 것들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왜 우리에게 출산이 유감스러운 일이 돼 버렸는지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252쪽. 1만 7000원.듣는 사람(박연준 지음, 난다) 박연준 시인이 그간 자신이 귀 기울였던 39권의 책을 소개한다. 이 책들은 대개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지만, 거창한 이념이나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지혜롭지 못한 이들의 좌충우돌기’에 가까운 것 같다. 어떤 삶도 완벽할 순 없으니 최선은 피할 수 없는 좌충우돌을 겁내지 않는 것이라고 책들은 말하고 있음을 시인은 깨닫는다. 260쪽. 1만 8000원.클림트를 해부하다(유임주 지음, 한겨레출판) 19세기 미술사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에겐 수많은 애칭이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클림트의 모든 면모를 설명하고 있을까. 해부학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클림트의 이름 앞에 ‘인간과 과학에 매혹된 예술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덧붙이며, 비밀스럽고 색다른 미술관 탐험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클림트의 작품에 숨겨진 생물학적 도상을 발견하는 책으로 인간의 탄생부터 성장, 노화,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과학과 예술의 흥미로운 만남 속에서 풀어낸다. 312쪽. 2만원.
  • “세계적 예술가 배출한 경북, 반드시 도립미술관 건립하겠다”

    “세계적 예술가 배출한 경북, 반드시 도립미술관 건립하겠다”

    “경북 고유의 예술적 가치와 미술 문화 창달,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앙과 지역의 문화 격차를 줄이고 경북 대표 복합예술공간으로 기능할 경북도립미술관 건립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도민의 역량과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북은 그동안 박서보, 유영국, 이쾌대, 정상화, 박대성 등 각 시대마다 뛰어난 예술가를 배출했지만 경북 미술과 예술계를 아우를 구심점이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경북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강원, 충북과 함께 도립미술관이 없는 광역지자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경북도립미술관 건립 사업에 재도전했는데, 전망은 어떤가. “지난 2018년 도립미술관을 짓기 위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까지 마쳤지만, 정부의 사전 평가를 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최근 1년 가까이 전문가들과 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제반 준비를 마무리 하고 이달 안에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에는 총력을 다해 준비한 만큼 문체부와 행안부의 심의를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나. “지난해 6월 경북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미술관 운영, 건축·조경, 문화·예술, 교육 등 민간 전문가 16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4차례 심도 있는 회의를 진행했다. 또 국내 미술전문가 초청 세미나 개최와 근·현대 경북 미술사 연구, 전시 콘텐츠 구성 및 중장기 작품수집계획 등 미술관 운영 기본계획 수립, 주민공청회 개최 등 만반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경북의 문화 인프라를 높이기 위해 도립미술관 건립이 절실한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경북은 도립미술관이 없는 광역지자체로 다른 지역에 비해 미술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문화 분권 시대에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경북을 대표할 만한 수준 높은 미술관을 하루 빨리 지어 미술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경북의 랜드마크가 될 도립미술관이 건립되면 수도권 문화 획일화 현상을 막고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다.” -도립미술관은 언제까지 어떤 규모로 건립 예정인가. “2029년 개관을 목표로 도청신도시인 예천군 호명면 산합리 1499번지 일원에 건립할 계획이다. 건물은 대지 2만 249㎡, 연면적 2만 210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총사업비는 1661억원이다. 도립미술관은 기본 공간인 전시실과 수장고, 아카이브실, 교육 공간은 물론 아트숍, 카페와 레스토랑 등 힐링 공간, 자연과 예술이 함께 호흡하는 야외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 미디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구축해 미래 수요에 대비할 것이다.” -완공 후 도립미술관 운영 계획은. “‘천년을 마주하는 내일의 미술관’이라는 비전으로 기획전시 및 국내외 교류전, 공연 등 타 장르와 융복합 전시, 미디어아트 등 주민 친화적 복합예술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도청신도시 인구의 낮은 평균 연령(32.4세) 특성을 반영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체험 특화형 미술관도 운영한다. 미술관 인근 도서관, 수변공원, 패밀리파크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하고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안동의 유네스코 관광자원과 연계해 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문체부가 2021년 7월 이건희 기증관의 서울 건립 방침을 밝히면서 비수도권의 반발을 우려해 지역문화 격차 해소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북도는 그동안 정부의 권역별 문화시설 확충 방침에 한가닥 희망을 품고 국가 지원을 끌어낼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지금은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국비 지원이 절실한 때다.”
  • [문화마당] 낙서, 범죄와 예술 사이 그 극단의 행위/이미경 미술사학자

    [문화마당] 낙서, 범죄와 예술 사이 그 극단의 행위/이미경 미술사학자

    작년 12월 16일 새벽 신원 불명의 인물이 경복궁 영추문 벽에 낙서를 한 사건이 있었다. 1차 범인을 잡기도 전에 하루 만에 모방범죄가 일어났다. 사흘 후 1차 범행 피의자를 잡고 보니 10대 남녀였으며, 2차 피의자는 20대 남성이었다. 피의자들이 한 낙서내용은 불법 공유영상 사이트 홍보거나 가수 이름과 앨범을 적은 것이었다. 19일에 걸친 전문가 자문과 복원가들의 노력으로 경복궁 벽은 어느 정도 복원됐다. 범죄 피의자들에게 전체 피해 복구 비용을 청구할 방침이라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나 예술품은 복원되는 순간 원래의 예술적 가치와 원본성을 잃는다. 특히 2차 낙서범은 자신이 예술을 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공분을 샀다. 벽에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행위를 그라피티라 한다. 그라피티는 대체로 공공건물의 원래 모습을 훼손한다는 의미에서 어느 나라에서나 범죄로 취급된다. 따라서 지하철역과 건물 벽에 스프레이하고 사라지는 그라피티 예술가들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도시의 일상이 됐다. 그럼에도 뉴욕 지하철역이나 런던 거리에 낙서한 키스 해링이나 뱅크시와 같은 인물들은 현대 예술가로 인정받는다. 특히 복면 예술가 뱅크시는 현대 예술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뱅크시는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그라피티 예술가라는 사실 외에는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뱅크시의 작품은 런던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런던 쇼디치 리빙턴 거리에서는 뱅크시의 작품을 비롯해 벤 아인, 티에리 누아르와 같은 거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뱅크시는 그라피티 예술을 시작한 초기부터 스텐실 기법을 이용해 빠르게 스프레이하고 그 자리를 벗어난다. 스텐실 기법이란 종이에 밑그림을 그린 후 도려내고 그 위에 스프레이하는 방식이다. 뱅크시는 밑그림 작업을 미리 해 제작 시간을 줄였다. 뱅크시가 스텐실 기법을 쓴 이유는 그가 경찰에 잡힐 뻔한 경험 때문이었다. 뱅크시가 열여덟 살 무렵 벽에 낙서를 하자 교통경찰이 단속하러 나타났다. 이때 뱅크시는 덤프트럭 밑에서 엔진오일을 뒤집어쓰며 한 시간이나 숨어 있었다. 뱅크시는 연료 탱크 아래 인쇄된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이를 자신의 작업 방식으로 삼았다. 경찰에게 잡히지 않게 시간을 단축하려는 범죄행위의 진화인 셈이다. 뱅크시도 이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뱅크시의 작품을 범죄로 보지 않는다. 뱅크시는 거리예술을 통해 사회ㆍ정치에 대한 공익적 이슈를 던진다. 일례로 뱅크시는 그린피스와 함께 삼림 파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토니 블레어 전 총리에게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뱅크시는 전쟁, 자본, 권력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풍자적이고 유러머스하게 표현했다. 경복궁 벽에 낙서한 이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파괴한 반달리스트들일 뿐이다. 2001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6세기 유물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사건은 대표적인 반달리즘 사례에 해당한다. 경복궁 낙서범들은 우리가 문화유산을 즐길 기회를 빼앗았으며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을 온전히 전해 줄 의무를 방해했다.
  • 지원금도 기회도 두 배! 서초 청년갤러리 사업 지원하세요

    지원금도 기회도 두 배! 서초 청년갤러리 사업 지원하세요

    서울 서초구는 ‘2024년 청년갤러리 사업’에 참여할 청년작가 60명과 갤러리 공간을 제공할 카페 20곳을 다음 달 8일까지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6회째인 ‘청년갤러리 사업’은 2019년 지역 청년작가의 작품을 카페에 전시하는 ‘카페 갤러리’에서 시작한 서초구의 대표 청년예술 정책이다. 지난해에는 카페 갤러리뿐 아니라 마을버스 정류장, 전기 분전함, 골목 담장까지 더 많은 일상 속 공간을 ‘예술문화공간’으로 다양하게 확대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전시장소도 더 늘리고 청년작가 지원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지난해 방배로의 분위기를 확 바꿨다는 평가를 듣는 ‘분전함 갤러리’는 26곳에서 42곳으로 16곳 늘린다. 여기에 ‘걷고 싶은 거리’ 조성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청년갤러리 사업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활동지원금도 연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두 배 늘렸다. 또 ‘청년 갤러리 스쿨(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해 청년작가들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청년작가 작품으로 텀블러, 캘린더 등 서초구 기념품으로 제작해 대외 홍보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참여를 원하는 청년작가 및 카페 점주는 서초구청 누리집 내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이메일(yoongarden@seocho.go.kr)로 제출하면 되고, 다음 달 중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작가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심사 후 참여 작품을 선정한다.선정된 작품들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카페, 버스정류장 각 20곳 ▲방배대로 분전함 42곳 ▲서울교대 담장 35곳까지 총 117곳에서 각각 작가 1인의 작품을 매칭해 전시된다. 카페의 경우 실내 분위기를, 정류장·분전함·골목길은 주위 환경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한편 구는 ‘청년갤러리 사업’을 통해 지난 5년간 총 230명의 청년작가들의 작품 678점을 전시했고 이 중 39점의 작품을 판매해 총 2,301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수익금은 청년예술가들의 경제적 자립에 도움을 주기위해 전액 작가에게 지급했으며, 구는 추가적인 판매를 위해 홍보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청년예술가들이 꿈과 열정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주민들에게는 일상생활에서 문화예술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청년갤러리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모국어를 의심하는 감각…시 쓰기는 빚 갚는 일”[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모국어를 의심하는 감각…시 쓰기는 빚 갚는 일”[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모국어를 배반하는 시를 쓰고 싶다.” 유창하고 익숙하다. 그만큼 편하지만, 이따금 지루해지기도 한다. ‘모국어’는 어쩌면 우리가 갇혀있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거대한 ‘감옥’일지도 모른다. 18일 서울 망원역 인근 카페에서 박참새(29) 시인을 만났다. 시와 문학, 언어 등을 주제로 다채롭게 이어진 2시간 넘는 대화에서 그는 모국어라는 감옥의 탈출구를 찾고 있었다. “직장인 퇴근 시간 직전인 5시 45분. 수상한 번호로 전화가 왔다. 스팸일까. 받지 않으려고도 했었다. 상황 파악이 안 돼 처음엔 울지도 못했다. 눈물은 30분 뒤에 흘렀다. 엄마에게 알리면서다.” 파괴된 활자에 녹아든 단단한 사유 지난해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박참새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신춘문예 등 전통적인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수상작을 엮은 시집 ‘정신머리’(민음사)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충격과 혼란의 연속이다. 파괴된 활자와 전복된 형식들. 그러나 그 안에는 단단히 벼린 사유가 스며들어있다. 예사롭지 않은 ‘텍스트의 홍수’에 독자는 시집을 쉽사리 손에서 내려놓지 못한다. “뚜렷한 인물로 시작하고 싶었다. 이야기의 재미가 주된 시집일 테니까. 긴 시라서 안전한 선택은 아니었다. 이걸 다 읽었다면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라면 여기서 이별할 운명이겠거니 했다.” 첫 시 ‘수지’는 장장 네 페이지나 된다. ‘사회적 진공상태’에 놓인 여성 수지의 ‘안전한’ 인생이 회고된다. 건조하면서도 처연한 시의 분위기는 시집 전체의 느낌을 압축한다. 앞뒤로 검은 종이가 감싸고 있는 영시 ‘Defense’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와의 합작품이다. 박참새는 “이 녀석, 굉장하다. 아주 똑똑한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내가 나아져야 이 녀석도 나아지더라. AI와의 상호작용은 이제 피할 수 없다. 첨단의 문학도 거기서 탄생할 것이다. 앞으로는 ‘기계를 위한 문학’도 필요하겠다.” 박참새는 필명…“시는 빚을 갚는 것” ‘박참새’는 필명이다. 날아다니는 게 좋아서 별 뜻 없이 지었다. 나중에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해줬다고 한다. “참새님, 참새는요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또 너무 좋아한대요. 그래서 사람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요.” ‘째깐한’ 몸으로 고생하는 참새가 기특했다는 그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참새의 평판을 내가 떨어뜨려서는 안 되겠다.” 본명을 물어봤더니 재치 있는 답변으로 넘어갔다. “나와 돈 문제로 엮이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시 쓰기가 “빚을 갚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제 갓 등단한 젊은 시인이 벌써 어디에 빚을 진 걸까. “내가 읽어온 수많은 죽은 사람들. 그들이 남겨준 책으로 나도 남았다. 어떤 책이 좋아도 좋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쓰면서 얼마나 괴로웠을지를 생각한다. 시는 나를 살게 한 그들에게 빚을 갚는 나만의 방식이다.” ‘깡패로 살고 싶습니다’라는 비유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수상소감엔 미국 시인 찰스 부코스키를 인용했다. 시집에는 아일랜드 작가 사무엘 베케트도 종종 등장한다. 깡패처럼 거리낌 없었던 부코스키에게 ‘투우 같은 배짱’을, 아일랜드인이면서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 베케트에게는 ‘모국어를 의심하는 감각’을 배웠다. 북큐레이터로도 활동했던 박참새는 과거 자신을 ‘시인지망생’이라고 소개했었다. 이제는 시인으로 불리지만, 지망생과 시인의 경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비로소 시인으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게 된 그에게 혹시 중학생이 찾아와 ‘시인이 되고 싶다’고 하면 뭐라고 말해줄지 물었다. “슬프다. 어떤 비통한 일이 있었기에, 얼마나 외로웠기에. 그런 친구를 만나면 그냥 재밌게 놀아주고 싶다. 나랑 다 놀면 그때 알려주겠다고 하면서.”*편집자 주: ‘노이즈캔슬링’은 요즘 이어폰에 탑재되는 신기술입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해 음악이나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게끔 해주죠.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 젊은 예술가들이 문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질적으로, 양적으로도 차원이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범람하는 콘텐츠의 홍수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서울신문 지면과 온라인에 소개합니다. 바깥의 소음은 잠시 차단하고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시길.
  • 낙서, 범죄와 예술 사이 그 극단의 행위

    낙서, 범죄와 예술 사이 그 극단의 행위

    작년 12월 16일 새벽 신원 불명의 인물이 경복궁 영추문 벽에 낙서를 한 사건이 있었다. 1차 범인을 잡기도 전에 하루 만에 모방 범죄가 일어났다. 사흘 후 1차 범행 피의자를 잡고 보니 10대 남녀였으며, 2차 피의자는 20대 남성이었다. 피의자들이 한 낙서내용은 불법 공유영상 사이트 홍보거나 가수 이름과 앨범을 적은 것이었다. 19일에 걸친 전문가 자문과 복원가들의 노력으로 경복궁 벽은 어느 정도 복원되었다. 범죄피의자들에게 전체 피해 복구 비용을 청구할 방침이라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나 예술품은 복원되는 순간 원래의 예술적 가치와 원본성을 잃는다. 특히 2차 낙서범은 자신이 예술을 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공분을 샀다. 벽에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행위를 그래피티라 한다. 그래피티는 유럽 골목이나 뉴욕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래피티는 대체로 공공건물의 원래 모습을 훼손한다는 의미에서 어느 나라에서나 범죄로 취급된다. 따라서 지하철역과 건물 벽에 스프레이하고 사라지는 그래피티 예술가들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도시의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뉴욕 지하철역이나 런던 거리에 낙서한 키스 해링이나 뱅크시와 같은 인물들은 현대 예술가로 취급받는다. 특히 신원을 알 수 없는 복면 예술가 뱅크시는 현대 예술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뱅크시는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그래피티 예술가라는 사실 외에는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뱅크시의 작품은 런던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런던 쇼디치 리빙턴 거리에서는 뱅크시의 작품을 비롯해 벤 아인, 티에리 느아르와 같은 거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뱅크시는 그래피티 예술을 시작한 초기부터 스텐실 기법을 이용해 빠르게 스프레이하고 그 자리를 벗어난다. 스텐실 기법이란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낸 후 도려내고 그 위에 스프레이하는 방식이다. 뱅크시는 밑그림 작업을 미리 해 제작 시간을 줄였다. 뱅크시가 스텐실 기법을 쓴 이유는 그가 경찰에 잡힐 뻔한 경험 때문이었다. 뱅크시가 18살 무렵 벽에 낙서를 하자 교통 경찰이 단속하러 나타났다. 이때 뱅크시는 덤프 트럭 밑에서 엔진오일을 뒤집어 쓰며 한 시간이나 숨어 있었다. 뱅크시는 연료 탱크 아래 인쇄된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이를 자신의 작업 방식으로 삼았다. 경찰에게 잡히지 않게 시간을 단축하려는 범죄 행위의 진화인 셈이다. 뱅크시도 이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뱅크시의 작품을 범죄로 보지 않는다. 뱅크시는 거리 예술을 통해 사회, 정치에 대한 공익적 이슈를 던진다. 일례로 뱅크시는 그린피스와 함께 삼림파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토니 블레어 수상에게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불법적이지 않았다. 뱅크시는 전쟁, 자본과 권력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풍자적이고 유러머스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경복궁 벽에 낙서한 이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파괴한 반달리스트들이다.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반달리즘은 인류에게 역사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 2001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6세기 유물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사건은 대표적인 반달리즘 사례에 해당한다. 경복궁 낙서범들은 우리가 문화유산을 즐길 기회를 빼앗았으며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을 온전히 전해줄 의무를 방해한 이들이다.
  • 런던 도심에서 만난 호크니의 일상 [으른들의 미술사]

    런던 도심에서 만난 호크니의 일상 [으른들의 미술사]

    살아있는 거장으로 여겨지는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1937~)의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 일상으로 그린 드로잉’(David Hockney: Drawing from Life)이 오는 21일까지 런던 국립초상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호크니는 60여년간 그의 지인과 주변 인물, 주변 환경 등을 주로 그려왔다. 호크니는 2019년 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로 이주했다. 이곳은 19세기 인상주의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곳이다. 거기서 호크니는 새로운 일상과 풍경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호크니의 절친들전시는 호크니의 어머니 초상화에 이어 호크니와 평생 인연을 맺은 친구 셀리아 버트웰(Celia Birtwell), 그레고리 에반스(Gregory Evans), 모리스 페인(Maurice Payne)의 초상화들을 선보인다. 셀리아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서 호크니의 뮤즈라는 별명에 걸맞게 1960년대부터 6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레고리는 1974년 파리에서부터 인연을 맺어 약 50년간 조수이자 스튜디오 매니저, 큐레이터로 호크니와 인연을 맺어왔다. 모리스는 인쇄업자로서 앞의 두 인물과 달리 업무로 만난 사이였으나 1960년대 중반부터 인연을 맺어 업무와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들의 초상은 최근 2019년 초상화에 이르기까지 장시간에 걸쳐 그려졌다. 화가가 나이 먹듯, 자연스럽게 이들의 나이 드는 모습이 작품에 기록되어 있다. 전시는 셀리아, 그레고리, 모리스를 각각 전시하고 후에 나이 든 이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했다. 호크니는 그의 오래된 친구들의 익숙한 얼굴들을 시간이 지나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감정의 표정을 세심히 표현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그린 그림그리고 마지막 방에는 노르망디 초상화 방으로서 그가 코로나 격리에서 벗어난 2021년. 그는 사람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초상을 그렸다. 호크니는 그의 친구뿐 아니라 그의 치료사, 정원사 등 주변 인물을 그렸다. 여기에 초대된 이들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 자신이 취하고 싶은 자세 등을 스스로 결정했다. 호크니는 자신의 주변 인물들 초상화 사이에 자신의 자화상을 두었다. 호크니는 이렇게 주변인들 사이에서 빛을 발했다. 2021~2022년 코로나로 온 세계가 모든 일상이 멈춰있었을 때, 노작가는 노르망디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지인들과 주변인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그들의 일상을 기록했다. 호크니는 코로나로 일상이 멈춘 그 시기를 또 한 번 창조의 시기로 바꿨다. 우리는 거장이라 부르는 예술가와 동시대를 사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미술사학자 bostonmural@yonsei.ac.kr
  • [자치광장] 명동, 빛의 도시로 도약하다/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자치광장] 명동, 빛의 도시로 도약하다/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바야흐로 명동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말 중구 명동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며 화려한 도약을 예고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선 광고물의 모양, 크기, 색깔, 설치 방법 등에 걸린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서커스가 대표적인 예다. 거대한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향연이 명동을 뒤덮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명동은 관광 명소를 뛰어넘어 국제적인 도시로 비상할 수 있는 폭발적인 동력을 얻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77%가 명동을 방문하고 하루 평균 유동 인구는 40만명에 달한다. 명동에서 서울 관광을 시작하면 사방 어디로 가든 매력적인 여행지가 나타난다. 남북으로는 남산에서 을지로와 세운지구를 거쳐 청계천까지, 동서로는 남대문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거쳐 신당동까지 여행을 이어 갈 수 있다. 관광지로서 갖는 지정학적인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관광객을 명동으로 끌어들일 계기가 더 확실해야 한다. 단체로 쇼핑만 하다 끝나는 여행보단 개별 체험을 더 선호하는 시대, 옥외광고물이 세계인을 유혹하는 ‘킬러콘텐츠’가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명동의 미래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신곡을 발표하며 깜짝 콘서트를 여는 방탄소년단(BTS), 길 위에서 감상하는 세계적 예술가의 미디어아트, 연말연시 카운트다운을 지켜보는 대중들의 모습은 뉴욕이 아닌 명동 한복판에서 현실이 된다. 뿐만 아니라 명동의 매력에 취한 관광객들은 대한민국 전체에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광고물 설치는 2033년까지 총 10년에 걸쳐 진행된다. 2025년까지는 하나은행, 영플라자, 명동예술극장, 신세계백화점 등 네 곳을 중심으로 우선 도입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디스플레이도 선보인다. 높은 건물과 낮은 건물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살려 조화로운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해 소상공인과도 상생할 수 있다. 곧 자유표시구역 민관합동 협의체가 꾸려져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명동의 경우 걸으면서 수평으로 전개되는 광고판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매력이다. 각 전광판은 평소 개별 광고를 표출하다가도 축제나 전시 때는 하나의 몸통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연출해 낸다. 상상이나 했을까. 해외 최신 유행을 앞다퉈 선보이던 곳, 명동이 K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해 타임스스퀘어에 도전장을 내밀게 될 줄. ‘밝은 동네’라고 불렸던 명동이 이름에 걸맞게 빛의 도시로 발돋움할 줄.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LED 기술이 명동을 굽이치며 자유롭게 한국인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우리 문화가 진정으로 세계인의 마음에 가닿지 않을까. 갑진년 청룡의 해, 하늘로 비상하는 용이 명동 거리마다 꿈틀대는 장관을 그려 본다. 그 ‘용틀임’이 가져다줄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 클래식 음악의 모든 것… 국립심포니의 종합선물세트

    클래식 음악의 모든 것… 국립심포니의 종합선물세트

    클래식 음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무대였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새해를 여는 공연으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시간을 선사하며 2024 시즌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국립심포니는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24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열었다. 관현악, 발레, 오페라, 국악 판소리까지 클래식 음악이 쓰이는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풍성한 선물을 안겼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의 지휘로 국립심포니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문을 열었다. 이 곡은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에서도 자주 오르는 곡이다.분위기를 달군 후에는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이어졌다. 1900년대 미국에서 소외되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애환과 근대 도시의 화려함이 담긴 곡으로 아프리카계 피아니스트 스튜어트 굿이어가 협연자로서 남다른 연주를 선보였다. 굿이어는 앙코르로 자신이 직접 작곡한 ‘파노라마’(Panorama)를 선보였다.2부는 보다 다채로운 무대가 준비됐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가 먼저 선보였다. 서곡에 이어 ‘밤의 여왕 아리아’로 유명한 ‘지옥의 복수심으로 내 마음 불타오르네’와 파파게노와 파파게나가 함께 부르는 ‘파, 파, 파, 파파게노’를 소프라노 유성녀, 이해원 바리톤 조병익이 들려줬다. 성악가들은 점잖은 정장이 아닌 실제 오페라 무대 의상을 입고 나와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이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종석, 솔리스트 심현희가 등장했다. 이들은 ‘백조의 호수’ 음악 연주에 맞춰 파드되(2인무)를 추며 관객들을 신비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국립발레단 공연에 가장 많이 함께하는 국립심포니답게 두 단체의 예술가들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클래식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장르를 고루 보여준 국립심포니는 마지막으로 국악과의 협업을 보여줬다. 오케스트라 음악에 국립창극단 김수인의 목소리를 얹어 동서양의 조화로운 음색을 들려줬다.김수인은 ‘춘향가’ 중 ‘어사출두’와 ‘아리 아리랑’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색다른 조합이지만 이질감 없는 조화로움에 관객들의 어깨도 덩달아 들썩거렸다. 이날 공연은 선물상자처럼 생긴 무대장치에 아름다운 영상이 더해지면서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서 보기 드문 연출이 돋보였다. 공연 시작 전 선물 상자가 영상에 뜨고 공연 시작과 함께 자연스럽게 선물 상자가 풀리면서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줬다. 독특한 무대 구성이었지만 단원들의 연주는 선물상자 속에 든 선물처럼 설렘이 가득했고 관객들도 특별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국립심포니는 마지막 앙코르로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했다. 흥겨운 음악에 더해 지휘자의 능수능란한 관객 지휘, 거기에 영상으로 아름답게 폭죽이 터지면서 제대로 분위기를 띄웠다. 최정숙 대표이사가 “‘2024년 새해 언박싱’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기대감과 설레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한 대로 이번 공연은 올해 펼쳐질 국립심포니의 멋진 여정을 기대하게 만드는 무대였다.
  •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남산 국립극장 50년/경희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남산 국립극장 50년/경희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공연예술은 인간의 본능을 바탕으로 생겨나 유구한 인류 역사에 문명의 꽃을 피워 왔다. 공연예술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원시 형태의 제사, 종교적인 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제의 기원설, ‘놀이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표현한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루덴스 관점의 유희기원설,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표현을 통해 재미, 공감, 감동을 느낀다는 스토리텔링 기원설 등이 학자들의 견해가 모아지는 대체적인 가설이다. 이는 제사를 지내거나 함께 모여 놀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행위 등에서 공연예술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공연예술의 태생적 속성으로 인해 극장은 권력자의 위상을 과시하고 국민을 통합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됐다. 고대 그리스 때부터 주요 도시에 건립된 극장들의 건립 의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나폴레옹 3세는 파리 오페라극장을 건설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중앙집권형, 방사형 도시로 파리를 정비했다. 제정 러시아의 볼쇼이극장과 마린스키극장 역시 예술의 옷을 입은 정치적 산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정희 정권은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을, 전두환 정권은 군사정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건립했다. 설립 목적이 어떠하든 극장은 공연예술을 꽃피우고 시대정신과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중심 기지다. 공연예술의 근원적 힘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73년 남산 국립극장의 건립은 북한이 체제 선전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던 공연예술 인프라를 따라잡기 위한 치열한 남북 체제경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대 공연예술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종합민족문화센터로서의 비전에 어울리는 무대 공간을 마련하고 시설 및 장비를 구비했다.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교향악단, 국립가무단, 국립합창단 등 8개 전속단체가 공연을 하는 등 공연예술의 상징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금은 서양예술 장르와 연극 등 전속단체가 법인화와 재편 과정을 거치며 독립하거나 이전했고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3개 전속 예술단체가 남아 있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사흘 동안 남산 국립극장 개관 50년 기념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공연에는 국립극장 예술단체와 300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서양 칸타타 형식에 악(樂), 가(歌), 무(舞)의 전통 공연예술 원형질을 배합해 K컬처의 원류이자 산파로서 국립예술단체가 지닌 역량을 보여 주려는 각오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제는 남산 국립극장 50년의 예술적 성과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동시대의 문화 콘텐츠로 더욱 발전해야 한다. 문화민주주의적 시대정신과 감각에 맞게 변용한 전통 공연예술이 세계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젊은 연출가와 기획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극장의 기능과 역할에도 공공성이 강조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국립극장이 국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문화 놀이터가 되며 나아가 우리의 춤, 노래, 음악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K컬처 시대를 펼쳐 가기를 기대한다.
  • 서강석 “송파대로, 명품거리로 변신”… ‘섬김행정’ 약속

    서강석 “송파대로, 명품거리로 변신”… ‘섬김행정’ 약속

    서울 송파구가 지난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 인사회를 갖고 갑진년 새해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신년 인사회에는 폭설 속에서도 1500여명의 구민이 참석해 새해 송파 구정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구민들을 직접 맞이하며 올해도 변함없이 지속될 ‘섬김행정’을 약속했다. 구민들은 영상으로 새해 구정에 바라는 점을 전했다. 어르신, 학부모, 청년예술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구민들은 “8·15기쁨의 합창처럼 구민이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많아지길 바란다”, “예술인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 “송파만의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등을 주문했다. 이에 서 구청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4년 구정 비전과 역점사업을 공유하며 송파구 발전을 다짐했다. 서 구청장은 “올해는 민선 8기 3년 차로 구민에게 약속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성과를 거둬야 하는 시기”라며 “새해 역점사업으로 ‘송파대로 명품화 사업’을 본격화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석촌호수에서부터 가락시장 사거리까지 차선을 축소하고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는 등 올해 25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송파대로를 활력 넘치는 명품 거리로 변화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또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규제행정이 아닌 지원행정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창의와 혁신, 공정의 자세를 가지고 더욱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구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석촌호수 동호 아트갤러리 건립 ▲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서울놀이마당 리모델링 사업 ▲체육시설 개선 등도 추진한다. 서 구청장은 “이제 송파구는 다시 뛰고 있다”며 “새해에도 섬김행정의 가치를 공유하며 구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구민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차별과 배제 없는 문화 공간 늘어나야”[이순녀의 이사람]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차별과 배제 없는 문화 공간 늘어나야”[이순녀의 이사람]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가 겪는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무장애 운동)가 확산하는 추세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높고, 가야 할 길은 멀다. 문화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영화관, 공연장, 전시장 등에서 휠체어 지정석을 두고 수어 통역과 자막, 점자 안내문을 제공하는 등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합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국내 최초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 ‘모두예술극장’이 두 달여 전인 지난해 10월 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진흥을 위해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유관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이 만든 공간이다.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 반가운 마음으로 김형희(54) 장문원 이사장을 지난 4일 만났다.-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장애라는 상징성이 반영된 예술, 즉 장애예술에 특화된 공간이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포용적 문화예술공간을 의미한다. 장애예술인들이 불편함 없이 예술을 창작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객 모두 차별과 배제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100% 표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 적용된 각종 편의 시설과 운영 모델이 다른 공연장들에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모두예술극장의 특징은. “객석 수가 가변적이라는 점이다. 일반 공연장으로 치면 250석 정도 규모인데, 휠체어 좌석 수에 따라 달라진다. 연극,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 공연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론 가장 큰 차별점은 장애인 편의 시설과 접근성이다. 우선 객석을 빼고는 계단이 없다. 장애예술인과 장애인 관객이 이동할 때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공연에 따라 문자 통역,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을 지원하고 시각장애인 안내견도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 장애인 화장실, 가족 화장실, 휠체어나 유아차 사용자의 이용 편의를 위한 포켓 공간 등도 여유 있게 만들었다.”장애예술 표준 공간 ‘모두예술극장’ 편의시설 이동할 때 불편 최소화장애인 관객 돕는 ‘접근성 매니저’ 지하철역 나가 공연장 직접 안내매뉴얼 배포·전문 인력 양성 계획창작 위한 장애예술인 정책 중요국내 활동하는 장애예술인 7095명문체부에 장애인문화예술과 신설전문 예술교육 지원 등 확대 필요자립할 수 있는 환경·제도 마련도-‘접근성 매니저’도 새롭다. “공연장 하우스 매니저와 별도로 장애인 관객을 전문적으로 돕는 접근성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접근성 매니저가 지하철역, 버스역 등으로 나가 공연장까지 직접 안내하고,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공연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이다. 문화시설별 접근성 가이드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전국 공연장에 배포하고, 접근성 매니저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에 기여할 계획이다.” -모두예술극장이 설립된 배경과 의미는. “2020년 6월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장애예술인 지원법) 제정으로 창작자로서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와 체계가 마련됐다. 5년 단위 기본 계획 수립 규정에 따라 2022년 9월 발표된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 계획’에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 설립이 포함됐다. 환경이 변하면 장애는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든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장애예술인 표준 공연장의 의미다. 공연장 명칭을 모두예술극장으로 지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활동 실태는 어떤가. “2021년 조사를 기준으로 국내 장애예술인은 7095명이다. 이들 중 62%가 전업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예술인들은 창작과 발표 활동에 필요한 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전문예술 역량을 키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예술인 지원 업무 전담 기관인 장문연은 장애예술인의 창작 역량 강화, 장애인 문화예술 향유 활동 지원, 장애인 미술가 발굴 및 작품 유통 등 장애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사업에 힘쓰고 있다.” 김 이사장은 화가다. 그리고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이다. 온몸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무용을 전공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라는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좌절과 절망 말고는 남은 삶을 설명할 단어가 없었을 그에게 어느 날 그림이 찾아왔다. 다시 일어섰다. “대학 무용학과를 다니다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됐다. 팔의 힘을 기르는 재활운동 목적으로 붓을 쥔 것이 그림을 접한 계기였다. 집중하다 보니 화가의 꿈을 꾸게 됐다. 사고를 당하고 10년 가까이 집에만 있다가 2002년 첫 개인전을 열면서 세상에 다시 나왔다. 그림이 닫혀 있던 마음을 열어 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미술치료에 관심이 생겼다. 차의과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 석사 학위를 받고 재활병원,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에서 임상미술치료사로 일했다.” -2007년 설립한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미술치료를 하면서 나처럼 비장애인이었다가 장애를 갖게 된 중도 장애인들이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들에게 예술의 힘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예술이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작은 비영리 단체를 결성했다. 장애인이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고, 비장애인과 소통하는 것이 목표였다. 미술로 시작해 음악극, 무용극, 뮤지컬까지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했다.”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법과 제도도 상당히 바뀌었다. “장애예술인 지원법 제정을 계기로 최근 몇 년 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문체부에 장애인문화예술과가 신설된 것도 그중 하나다. 장애예술인들이 20여년 전부터 염원했던 일이다. 장애예술 정책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이 생긴 만큼 기대가 크다. 국공립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매년 1회 이상 장애예술인의 공연과 전시를 열도록 규정하고,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 구매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다만 장애예술인에게 기회가 많아진 만큼 완성도 있는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문 예술교육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장애예술인이 정규 예술교육을 받는 비율은 10% 미만이다. 장애인 편의 시설 등에 대한 부담으로 대학이 꺼리기 때문인데, 앞으로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낮은 편이다. “예술의 본질은 독창성을 표현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장애는 예술 창작의 또 다른 오브제다. 사회에서 걸림돌이 되는 장애라는 결핍을 예술 안에서 디딤돌로 삼아 자신만의 색깔을 낸다면 독특한 장애예술의 경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예술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정책이 더 필요할까. “장애예술인이 예술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강사 자격에 장애예술인을 포함하는 방안이 한 가지 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에 따라 기업이 장애예술인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장애예술인 고용 모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김형희 이사장은 성균관대 무용학과 재학 중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얻었다. 재활 치료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해 화가가 됐다. 차의과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 석사 학위를 받고, 임상미술치료사와 장애인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했다.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대한임상미술치료학회 재활이사 등을 지냈다. 2021년 12월부터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3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장애·돌봄 등 전시로 발굴… 지속가능한 미술관 그려요”

    “장애·돌봄 등 전시로 발굴… 지속가능한 미술관 그려요”

    작가 재평가 등 미술 생태계 키워다양한 예술가와 네트워크 강점올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맡아글로벌 관계망 확장·비전 보일것 “신진 작가들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포착해 예술 현장과 관람객, 제도 간 가교 구실을 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시, 프로그램 기획 등에 다양성, 역동성을 불어넣으며 미술 생태계 순환에 이바지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은 아르코미술관의 수장 임근혜(53) 관장은 미술관의 ‘반세기 성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미술관은 전시할 곳이 극도로 부족했던 1974년 미술회관으로 출발했다. 이후 1979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로 신축 이전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미술관은 이렇게 젊은 예술가, 미술 단체 등에 전시 공간을 내주며 한국 미술의 생태계를 키워 왔다. 한국 현대미술의 신세계 흐름전, 주목받지 못하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재평가하는 중견작가 기획 초대전 등을 통해 미술계의 실험적 행보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미술관 집무실에서 만난 임 관장은 “예산이 적어 값비싼 소장품을 보유하거나 대규모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열기는 어렵지만 문화예술위 산하 기관으로 쌓아 온 다양한 장르 예술가와의 네트워크가 가장 좋은 자산이라 판단했다”며 “이를 활용해 당대 사회나 미술 현장에서 가장 첨예하게 떠오르는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풍성하게 스토리텔링해 전시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관람객과 교감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으로 고립 위기에 처한 이들에 주목하며 공동체, 돌봄, 연대의 가치를 주목하게 한 전시(‘일시적 개입’) 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물리적 제약이 생기거나 신체적 한계 등으로 이동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관심을 환기한 전시(‘투유, 당신의 방향’) 등이 대표적 예다. 장애인 접근성을 높인 ‘배리어프리 미술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는 것도 예술 생태계를 가꿔 가려는 노력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5월에는 전시 기간을 3개월 2주 이상 운영하고 운송·이동에 드는 탄소발자국을 최대한 절감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을 발표했다. 또 이를 실제 전시에 구현하면서 인쇄물은 전년 대비 60% 감축, 전시 기물은 전년 대비 90% 재활용하는 등의 성과를 낳았다. 올해는 오는 4월 개막하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개관 30주년을 맞는 해라 아르코미술관으로서는 더 각별하다. 그간 문화예술위 국제교류부가 주관하던 한국관 운영을 올해부터 미술관 측이 맡게 됐기 때문이다. 임 관장은 “구정아 작가가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가운데 1995년부터 30주년을 함께해 온 작가들을 초대해 이들의 최근 작업을 보여 줄 예정”이라며 “그간 미술관에서 쌓아 온 다제 간 협업, 참여형 프로그램 개발 등의 노하우를 활용해 한국 미술의 글로벌 관계망을 확장하고 차세대 미술인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한국 미술 전시가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임 관장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이 글로벌 시민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비전을 만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젊은 작가들이 같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계의 다양한 목소리 가운데 하나로 제 몫을 하고, 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경기 안성시 선정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경기 안성시 선정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 안성시를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2012년 열린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합의에 따라 2014년부터 매년 각 나라의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보유한 도시를 선정해 다양한 문화교류와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안성시는 ‘조선 최초 아이돌 바우덕이, 아시아를 잇는 줄을 타다!’라는 표어를 내세웠다. 바우덕이는 조선 후기 경기도 안성 남사당패를 이끈 여성 꼭두쇠다. 뛰어난 기량으로 15살 어린 나이에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가 됐다. 안성시는 내년 한 해 동안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문화도시와 함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교류한다. 개·폐막 문화행사와 함께 동아시아 장인 전통공예 특별전, 한·중·일 각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문화 교류 행사, 3국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문화교류전 등 다양한 문화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또 지역 문화사업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문화교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중·일 3국은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제15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각국의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공식적으로 선포한다.
  • 가수 양희은·배우 양희경 모친 별세

    가수 양희은(71), 배우 양희경(69)의 어머니 윤순모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94세. 양희은은 4일 소셜미디어(SNS)에 “오늘 새벽 0시 5분에 평화롭게 가셨다”고 올렸다. 그는 “이렇게 가실 줄 몰랐는데. 연말연시에 당신 자손들 두루두루 집에서 다 보셨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2023 문화예술발전 유공 시상식’에서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부모에게 주는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동국대일산장례식장 특1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031)961-9400.
  • 그림 수준이… 이게 공연 포스터라고?

    그림 수준이… 이게 공연 포스터라고?

    보통의 공연 포스터와는 결도 다르고 수준도 다르다. 그 자체로 눈길을 확 끄는 예술 작품인데 자세히 보면 어떤 공연인지 제목도 달렸고 해당 공연이 가진 느낌도 담겼다. 국립오페라단의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5~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신년음악회로 2024년 시즌을 시작하는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남다른 공연 포스터로 여러 예술 단체 중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보통의 공연 포스터가 제목이 크게 적힌 채 출연진 사진이 함께 들어가 있는 것과 차별화된다. 요즘은 공연 포스터에 유명한 그림을 넣는 것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국립오페라단처럼 아예 새로운 창작물을 넣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시도는 움직이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메아리 작가와 만나면서 탄생할 수 있었다. 메아리 작가는 그룹 레드벨벳의 앨범 ‘Feel My Rhythm’을 디자인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보통의 일러스트와는 다르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영향으로 그림이 살아 움직인다. 그림이긴 하지만 일종의 영상인 셈. 아름다운 이미지 속에 나비가 날고 빛이 반짝이고 눈이 내리는 장면은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이야기가 일어날 것만 환상을 품게 한다. 최근 전화로 만난 메아리 작가는 “오페라를 많이 못 봤지만 이야기를 조합하고 핵심 이미지를 찾고 나니 이미지화하는 작업이 재밌었다”면서 “국립오페라단에서도 딱히 터치 안 하시고 큰 틀에서만 이야기 해주셔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예술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오래된 장르인 오페라를 요즘의 힙한 예술로 만들었다. 원래도 소셜미디어(SNS) 팔로워가 2만명 가까운 스타 작가이긴 하지만 국립오페라단 공연 포스터는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국립오페라단은 조아키노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2월),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밤의 꿈’(4월),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5월), 리하르트 바그너의 ‘탄호이저’(10월), 자코모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12월)를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 지난해 주세페 베르디의 작품으로 꽉 채운 것과 다르게 보다 다채롭게 준비했다.메아리 작가가 그린 정기공연 포스터를 보면 작은 글씨로 제목이 적혀 있고 해당 공연이 가진 서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곳곳에 담겨 있다. 워낙 돋보이다 보니 그림만 봐도 공연을 가고 싶은 끌림이 있다. 특히 그의 SNS에서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면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메아리 작가는 “긴 서사를 그려나가기 보다는 그림 한 장에 이야기를 담는 게 재밌더라”면서 “움직이는 그림이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 작업하다 보니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엔 기계 없으면 할 수 없던 거였는데 기술이 많이 발달하면서 1인이 작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 것 같다”면서 “재밌어서 하는 거라 작업이 많아도 일 자체가 힘든 것은 아직 없다”고 웃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공연 예고 영상을 메아리 작가가 작업한 이미지들을 엮어서 만들었다. 장면들이 영화처럼 이어지는 게 눈을 뗄 수 없게 한다.오페라는 한국에서 아직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지만 메아리 작가는 자신의 그림으로 조금 더 오페라가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번 오페라단 공연 포스터 제작과 관련해 “제 그림이 누군가에게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첫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좋아하는 작업이었다”면서 “저처럼 오페라를 잘 몰랐다면 이번 기회에 보러 가셔서 오페라의 지경이 넓어지면 좋을 것 같다. 제 그림이 오페라와 팬들의 접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양희은·양희경 모친상…“이렇게 가실 줄 몰랐는데”

    양희은·양희경 모친상…“이렇게 가실 줄 몰랐는데”

    가수 양희은씨와 배우 양희경씨의 모친 윤순모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양희은씨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머니가) 오늘 새벽 0시 5분에 평화롭게 가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가실 줄 몰랐는데”라며 “연말연시에 당신 자손들 두루두루 집에서 다 보셨다. 잘 잡숫고 일상을 변함없이 유지하시다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 양희은씨는 꽃으로 만든 왕관을 쓴 어머니 사진을 올리며 “더이상 엄마가 안 계신 집, 울타리 없이 허전하기만 하다. 안녕!!! 엄마!!!”라고 그리운 마음을 남겼다. MBC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진행자인 양희은씨는 현재 빈소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1930년생인 고인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3 문화예술발전 유공 시상식에서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이에게 주는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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