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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매방 명인, 노환으로 별세..향년 88세

    이매방 명인, 노환으로 별세..향년 88세

    이매방 명인(본명 이규태)이 7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1927년 전남 목포 출생인 우봉 이매방 명인은 목포권번(기생들의 조합)의 춤을 잇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춤 예능 보유자다. 예술가 가운데 유일하게 두 분야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있다. 1935년 집안 어른인 명무 이대조의 문하에서 승무를 배웠으며 1939년 화순 출신의 박영구에게 법고와 승무를 배웠다. 이매방 명인은 용인대 무용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펼쳐 한국무용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1985년 문화훈장, 2004년 임방울 국악상,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1998년에는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융합의 장’ 예술영상 축제

    일상에 젖어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낯섦’과 ‘설렘’의 소중함. 이를 소재로 한 100여편의 영화와 전시작품들이 찾아온다. 마포구는 6일부터 14일까지 구청 대강당과 홍익대 근처에서 ‘서울 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서울시가 공식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뉴미디어 예술 영상축제다. 올해의 슬로건은 ‘낯설고 설레는 인간’이다. 유럽을 비롯해 중남미, 아시아 등 33개국에서 113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6일 밤 개막작으로는 하룬 파로키 감독의 ‘노동의 싱글숏’이 올랐다. 지난해 별세한 하룬 파로키 감독은 주요 독일 영화감독 중 한 명이자 세계적인 뉴미디어 영상 예술가로 꼽힌다. 작품은 요리사, 창문 청소부 등 다양한 직업군의 노동의 순간들을 편집 없이 보여준다. 각 인물을 1~2분의 싱글숏(한 화면에 한 명의 등장인물을 담은 장면)으로 담아 영화와 전시의 느낌을 동시에 자아냈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구청 대강당에서는 ‘아트스타 코리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예술가 차지량 작가의 개막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 기간 동안 영화제는 관내 ‘인디스페이스’와 ‘산울림 소극장’에서, 전시제는 ‘서교 예술실험센터’와 ‘아트스페이스 오’ 등에서 나눠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대안영상과 뉴미디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 융합을 보여줄 것이라고 구는 기대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뉴미디어 페스티벌을 통해 마포가 한 단계 발전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신선한 문화체험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살펴보니?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살펴보니?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살펴보니? ‘이매방 명인’   ‘한국춤의 거목’ 우봉 (宇峰) 이매방 명인이 7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이 명인의 딸 이현주씨는 “어제 갑자기 건강이 악화해 응급실에 입원하셨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버티지 못하셨다”면서 “일주일 전에도 목포에 다녀오시고 오는 12월 공연 준비도 하고 계셨는데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192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이 명인은 생존 예술가 중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등 두 분야의 예능보유자이다. 7세 때 목포 권번(기생들의 조합) 장의 권유로 권번학교에 들어가 춤을 배우기 시작해 80년 넘게 전통춤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이대조, 이창조 선생 등으로부터 승무와 북놀이, 검무 등 춤의 기본기를 익히고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전설적인 무용가인 매난방에게서 칼춤과 등불춤을 배웠다. 열다섯 살 때 우연히 판소리 명창 임방울의 공연에서 승무를 추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승무는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형 승무’로 고고하고 단아한 정중동의 춤사위로 인간의 희열과 인욕(忍辱)의 세계를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 축하공연, 1998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초청 공연 등으로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1984년 옥관문화훈장, 1998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2004년 임방울 국악상,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 2012년 6월 김백봉 명인과 함께한 공연 후 건강이 나빠졌으나 회복해 지난해 8월에는 제자들이 연 ‘우봉 이매방 전통춤 공연’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호남 기방예술의 정통계보를 잇는 ‘입춤’을 추기도 했다. 당시 이 명인은 고령에도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습에 매진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 여사와 딸 이현주, 사위 이석열씨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中 전설적인 무용가에게 칼춤 배워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中 전설적인 무용가에게 칼춤 배워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中 전설적인 무용가에게 칼춤 배워 ‘이매방 명인’   ‘한국춤의 거목’ 우봉 (宇峰) 이매방 명인이 7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이 명인의 딸 이현주씨는 “어제 갑자기 건강이 악화해 응급실에 입원하셨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버티지 못하셨다”면서 “일주일 전에도 목포에 다녀오시고 오는 12월 공연 준비도 하고 계셨는데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192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이 명인은 생존 예술가 중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등 두 분야의 예능보유자이다. 7세 때 목포 권번(기생들의 조합) 장의 권유로 권번학교에 들어가 춤을 배우기 시작해 80년 넘게 전통춤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이대조, 이창조 선생 등으로부터 승무와 북놀이, 검무 등 춤의 기본기를 익히고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전설적인 무용가인 매난방에게서 칼춤과 등불춤을 배웠다. 열다섯 살 때 우연히 판소리 명창 임방울의 공연에서 승무를 추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승무는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형 승무’로 고고하고 단아한 정중동의 춤사위로 인간의 희열과 인욕(忍辱)의 세계를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 축하공연, 1998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초청 공연 등으로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1984년 옥관문화훈장, 1998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2004년 임방울 국악상,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 2012년 6월 김백봉 명인과 함께한 공연 후 건강이 나빠졌으나 회복해 지난해 8월에는 제자들이 연 ‘우봉 이매방 전통춤 공연’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호남 기방예술의 정통계보를 잇는 ‘입춤’을 추기도 했다. 당시 이 명인은 고령에도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습에 매진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 여사와 딸 이현주, 사위 이석열씨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보니?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보니?

    이매방 명인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누구인지 보니? ‘이매방 명인’   ‘한국춤의 거목’ 우봉 (宇峰) 이매방 명인이 7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이 명인의 딸 이현주씨는 “어제 갑자기 건강이 악화해 응급실에 입원하셨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버티지 못하셨다”면서 “일주일 전에도 목포에 다녀오시고 오는 12월 공연 준비도 하고 계셨는데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192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이 명인은 생존 예술가 중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등 두 분야의 예능보유자이다. 7세 때 목포 권번(기생들의 조합) 장의 권유로 권번학교에 들어가 춤을 배우기 시작해 80년 넘게 전통춤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이대조, 이창조 선생 등으로부터 승무와 북놀이, 검무 등 춤의 기본기를 익히고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전설적인 무용가인 매난방에게서 칼춤과 등불춤을 배웠다. 열다섯 살 때 우연히 판소리 명창 임방울의 공연에서 승무를 추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승무는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형 승무’로 고고하고 단아한 정중동의 춤사위로 인간의 희열과 인욕(忍辱)의 세계를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 축하공연, 1998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초청 공연 등으로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1984년 옥관문화훈장, 1998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2004년 임방울 국악상,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 2012년 6월 김백봉 명인과 함께한 공연 후 건강이 나빠졌으나 회복해 지난해 8월에는 제자들이 연 ‘우봉 이매방 전통춤 공연’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호남 기방예술의 정통계보를 잇는 ‘입춤’을 추기도 했다. 당시 이 명인은 고령에도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습에 매진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 여사와 딸 이현주, 사위 이석열씨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매방 명인, 향년 88세 노환으로 별세

    이매방 명인, 향년 88세 노환으로 별세

    이매방 명인(본명 이규태)이 7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1927년 전남 목포 출생인 우봉 이매방 명인은 목포권번(기생들의 조합)의 춤을 잇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춤 예능 보유자다. 예술가 가운데 유일하게 두 분야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있다. 1935년 집안 어른인 명무 이대조의 문하에서 승무를 배웠으며 1939년 화순 출신의 박영구에게 법고와 승무를 배웠다. 이매방 명인은 용인대 무용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펼쳐 한국무용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1985년 문화훈장, 2004년 임방울 국악상, 2011년 제12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1998년에는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그들은 색을 듣는다

    그들은 색을 듣는다

    후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조르주 쇠라(1859~1891)는 작은 색점들로 형태를 만들어 내는 점묘법을 개발했다. 색점들은 관람자의 눈 속에서 결합돼 형태로 보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남아 화려한 빛을 발하기도 한다. 앙리 마티스 등 야수파 화가들은 강렬한 원색을 캔버스에 들여와 당대에 화제가 됐다. 색채의 상호작용을 면밀하게 연구했던 로베르 들로네(1885~1941)는 “형태를 빛으로 분할하면 색채의 면들이 만들어진다. 이런 색채의 면들이 그림의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예술가들에게 색(色)은 예술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이자 작가적 정체성을 내포하는 중요한 수단이 돼 왔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의 기획전 ‘컬러 스터디’는 예술가들이 색을 대하는 태도와 시각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강재현 큐레이터는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색을 선택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은 색을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하는지, 색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험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며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표현 수단, 혹은 대상을 재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색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색을 실험하고 탐구하는 과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문형민, 박미나, 양주혜, 정승, 조소희, 진달래&박우혁, 하이브 등 한국 작가들과 연출사진으로 유명한 베르나르 포콩과 샌디 스코글런드, 색을 듣고 이를 시각예술로 재해석하는 ‘사이보그 작가’ 닐 하비슨이 참여한다. 회화와 사진, 디자인, 조각, 빛과 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설치 등을 통해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색을 대하는 방식들을 보여 준다. 보편적 진리나 사회적 통념에 대한 의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는 문형민은 사비나미술관이 지금까지 진행했던 21개 기획 전시의 도록에 수록된 단어와 색을 분석한 뒤 상위 10개의 단어를 빈도수 비율에 따라 색으로 추출해 2층 전시장 벽면을 채웠다. 박미나는 어린이용 색칠공부 도안을 각기 다른 업체에서 생산된 12색 색연필로 칠해 보며 ‘색’의 상품 가치에 대한 의문을 시각화했다. 양주혜는 자신의 색점 연작에서 취합한 12가지 색을 21세기 자본주의의 상징인 바코드에 담아냈다. 정승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색깔의 사회적 의미에 주목했다. 경고, 안전, 위험의 의미로 쓰이는 황색, 녹색, 적색의 경광등 커버를 5m 길이로 이어 사회적 규범의 의미를 낯선 설치작품으로 환기시킨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진달래&박우혁이 선보인 사선 형태의 네온 작품 ‘WH’는 선스펙트럼을 상징한다. 무작위로 선택된 두 가지 색이 만들어 내는 간섭과 충돌이 사물의 속성을 새롭게 드러내는 현상은 알파벳을 조합해 무한한 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언어의 특성과 일치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뉴미디어 아트그룹 하이브는 소리에서 색을 연상시켰던 러시아 작곡가 스크랴빈에게서 영감을 받아 색을 음계로 번역하는 다채널적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설치된 카메라에 촬영된 이미지에서 특정 영역의 색값을 계산해 낸 뒤 스크랴빈이 정의 내린 색과 음의 관계에 적용해 소리로 전환하고, 디지털 피아노에서 자동 연주되는 시스템이다. 미술관 지하에는 색과 빛의 삼원색과 기호들을 바탕으로 한 조소희의 ‘색/빛 만들기’를 설치했다. 긴 실을 한 줄, 두 줄 서로 엮어 가며 설치하는 작업 방식으로 시간의 축적 속에 삼원색의 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작가는 “삼원색이라는 예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색과 빛에 대한 은유”라고 말한다. 세상이 회색톤으로만 보이는 선천적 전색맹(全色盲)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영국 작가 닐 하비슨은 보는 색의 개념을 듣는 색으로 뒤집는다. 작곡을 전공한 그는 2004년 색을 소리 파장으로 변환해 주는 ‘아이보그 안테나’를 두개골에 영구 장착했다. 하비슨이 인공두뇌학 전문가 아담 몬탠던과 함께 고안해 낸 아이보그는 눈높이에 위치한 작은 센서로 색에 대한 정보를 컴퓨터나 전자칩에 전송해 빛의 파장을 소리 파장으로 변환해 준다. 아이보그 안테나를 이용해 색을 소리로 변환해 듣고 이를 화면에 재구성하는 게 하비슨의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는 아이보그로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세로로 긴 그래프선 위에 눈, 입술, 머리, 피부색의 주파수를 색으로 구성한 ‘소리 초상화’(Sound Portrait)와 세상의 다양한 소리가 색으로 들리게 된 이후 선보인 ‘색상 악보’(Colour Score)가 소개된다. 이밖에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플레이 메이커즈랩’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빛(색)에 대한 시지각 반응을 보여주고,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색채연구실은 선풍기의 컬러 팬을 이용해 색의 회전혼합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10월 23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중세 건축물·모더니즘… 명저로 미술사 들여다보기

    중세 건축물·모더니즘… 명저로 미술사 들여다보기

    미술사를 만든 책들/리처드 숀·존 폴 스토나드 엮음/김진실 옮김/아트북스/448쪽/2만 5000원 학문의 역사는 저서들의 출간과 그 수용을 통해 발전해 왔다. 미술사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영국 미술 잡지 ‘벌링턴 매거진’ 편집장인 리처드 숀, 미술사가 존 폴 스토나드가 엮은 ‘미술사를 만든 책들’은 흩어져 있는 수많은 예술가와 그 작품들을 의미 있게 꿰어 낸 명저들을 통해 미술사 읽기를 제안한다. 책은 19~20세기 발간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사 저서 가운데 16권의 책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선도적 연구를 이끌어 온 일군의 학자들과 큐레이터들이 집필한 에세이들은 주요 저작들을 재평가함으로써 미술사 독서를 위한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각 에세이는 해당 저서가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서 책들이 탄생한 사회적 배경과 글이 쓰인 방식, 저자의 지적 발전 과정, 당대 맥락에 수용된 과정, 후대에 미친 영향과 현재적 의의까지 살피고 있다. 수록된 책들이 다루는 주제는 중세 건축물에서 비잔틴 도상학, 마티스, 포스트모더니즘 등으로 다양하다. 가장 오래된 책은 1898년 처음 출간된 13세기 프랑스 예술에 대한 에밀 말의 연구 ‘13세기 프랑스의 종교 예술-중세 도상학과 그 영감의 원천에 대한 연구’다. 프랑스 고딕 대성당의 의미를 당시의 미사전례 문헌들과 연관해 밝혀냈고, 도상학적 접근법을 처음으로 미술사 연구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1903년 출간된 버나드 베런슨의 ‘풍부한 카탈로그 레조네를 통해 토스카나 예술의 역사와 인식의 문헌으로서 피렌체 화가들의 드로잉을 분류, 분석, 연구하다’(1903)는 르네상스 드로잉에 관한 한 우선적으로 참고해야 할 문헌으로 꼽힌다. 이 밖에 스위스 출신의 미술사가 하인리히 뵐플린의 책 ‘미술사의 기초개념’(1915), 독일 출신 건축사가 니콜라우스 페브스너의 ‘모더니즘 운동의 선구자들’(1936) 등 명저들이 소개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아시아문화전당 첫 공연… 실험적 예술가들 재조명

    아시아문화전당 첫 공연… 실험적 예술가들 재조명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오는 9월 4일 문을 여는 가운데, 문화전당의 내부 5개원 중 하나인 예술극장이 베일을 벗었다. 극장은 10월 막을 올리는 2015~2016시즌 프로그램을 통해 동시대의 실험적인 공연예술을 발굴하고 재조명한다. 광주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시설로 연구 및 교류, 창작, 공연,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이 중 ‘아시아 공연예술의 허브’를 표방하는 예술극장은 각각 1120석과 512석 규모의 극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그램은 20세기 공연예술의 변혁을 이끈 예술가들을 재조명하는 ‘아워 마스터’와 아시아의 오늘을 공연예술에 담아내는 ‘아시아 윈도우’ 두 축으로 구성된다. 세계 공연·전시계의 ‘대모’라 불리는 벨기에 출신의 공연 기획자 프리 라이젠(65)이 큐레이터가 돼 ‘아워 마스터’ 프로그램을 지휘한다. 세계 연극계와 무용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예술가들의 가장 전설적인 작품으로 필립 글래스·로버트 윌슨의 ‘해변의 아인슈타인, 4막의 오페라’, 팀 에첼스의 ‘더티 워크’·‘마지막 탐험’, 리스토프 마탈러의 ‘테사 블롬슈테트는 포기하지 않는다’, 히지카타 다쓰미의 ‘부토 프로젝트’, 윌리엄 켄트리지의 ‘율리시스의 귀환’을 선정했다. 프리 라이젠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술 자체와 예술가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 질문했던 예술가들”이라면서 “이들의 영감이 지난 세기에 많은 역사를 이루어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윈도우’는 5인의 기획자들이 오늘날 아시아의 중요한 주제를 포착하고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다. 헬리 미나르티(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요우미(중국 베이징· 독일 쾰른), 라야 마틴(필리핀 마닐라), 타렉 아부 엘 페투(이집트 카이로·벨기에 브뤼셀), 장영규(서울) 등 각 지역의 예술가들이 아시아 공연예술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실험적이고 심미적인 예술을 추구하는 탓에 광주 시민들과 호흡하는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희 예술감독은 “80% 이상의 작품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지역 주민, 관객들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스터리 예술가’ 뱅크시 벽화 2점, 경매 나온다

    ‘미스터리 예술가’ 뱅크시 벽화 2점, 경매 나온다

    거리의 예술가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지만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 아티스트’ 뱅크시. 그렸다고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는 뱅크시의 벽화 2점이 오는 9월 경매에 나온다고 영국 BBC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에 첫 번째 작품은 2007년 12월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있는 한 건물에서 발견된 것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분리 장벽을 건너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당나귀를 이스라엘군이 검문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신랄한 조롱으로 유명한 이 작품은 ‘당나귀 서류’(Donkey Documents)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출품작은 2010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버려진 한 공장에 그려진 것으로, 한 흑인 소년이 손에 페인트통과 붓을 들고 있고 그 옆에는 ‘난 여기 모든 것이 나무였을 때를 기억한다’(I Remember When All This Was Trees)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경매를 주관한 줄리언스 옥션 측은 두 벽화 모두 낙찰가가 100만 달러(약 11억 6000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벽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트로이트에 있던 벽화는 한 소형 비영리 갤러리가 소유한 것으로, 수익금은 지역 사회에서 진행할 예술 관련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가 이 벽화를 떼 얼마의 돈을 받고 갤러리에 넘겼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베들레헴에서 뗀 벽화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줄리언스 옥션 측은 “이스라엘에서 분리된 벽화는 가장 크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뱅크시 벽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는 오는 9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되며, 디트로이트 벽화는 그전까지 영국 런던에서 보관될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시의 벽화를 원래 위치에서 제거한 것을 두고 많은 사람이 작품을 훼손하는 행동으로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북부에 있는 한 편의점 건물에 그려진 ‘노예 노동’(Slave Labour)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벽화가 사라졌고 이후 미국에서 경매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켜 경매가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이 작품은 영국에서 다시 경매에 부쳐져 우리 돈으로 12억 원에 달하는 거액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줄영상] 런던 하늘서 떨어진 날개 달린 천사, 그 진실은?

    [한줄영상] 런던 하늘서 떨어진 날개 달린 천사, 그 진실은?

    인간 형태의 날개 달린 생명체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사이트에서 “27일(현지시간) 오후 1시 50분 영국 런던의 하늘에서 인간 형태의 날개 달린 생명체가 떨어졌다”는 보도와 함께 게재한 사진은 다름 아닌 2008년 베이징 예술가 쑨 위안과 펑위가 만든 ‘극사실주의 조형물’(hyper-realistic sculpture)이란 설치 작품이다. 이번 ‘천사 소동’은 섬유 강화 폴리머와 실리카 겔로 만든 실물 크기의 날개 달린 천사 모습을 실제 하늘에서 떨어진 생명체로 오인해 발생한 해프닝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Ncoder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한줄영상] 런던 하늘서 떨어진 날개 달린 천사, 그 진실은?

    [한줄영상] 런던 하늘서 떨어진 날개 달린 천사, 그 진실은?

    인간 형태의 날개 달린 생명체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사이트에서 “27일(현지시간) 오후 1시 50분 영국 런던의 하늘에서 인간 형태의 날개 달린 생명체가 떨어졌다”는 보도와 함께 게재한 사진은 다름 아닌 2008년 베이징 예술가 쑨 위안과 펑위가 만든 ‘극사실주의 조형물’(hyper-realistic sculpture)이란 설치 작품이다. 이번 ‘천사 소동’은 섬유 강화 폴리머와 실리카 겔로 만든 실물 크기의 날개 달린 천사 모습을 실제 하늘에서 떨어진 생명체로 오인해 발생한 해프닝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Ncoder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씨줄날줄] 콩코드 2세/주병철 논설위원

    “여러분, 새 중에서 제일 수다스러운 앵무새는 나는 재주가 아주 서투릅니다. 잘 나는 새는 말하지 않습니다. 내 연설도 이것으로 끝맺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는 시험 비행 성공 기념으로 열린 축하연의 탁상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염원했던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데 대한 성취감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날개를 다는 진화 없이 발달한 손과 두뇌로 기계를 만들어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직립 보행으로 땅에서 살기 시작한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꾸는 건 본능적 욕망이다. 중국의 저명한 예술가이자 인문학자인 쉬레이가 펴낸 ‘비행, 예술을 꿈꾸다’에는 문학과 사진, 그림, 소설 등 인간이 창조하는 모든 예술 분야와 일생생활에 스며든 인간의 비행 욕구가 잘 드러나 있다. 비행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간다. 기원전 1200년 그리스 신화에는 이카루스와 그의 아버지가 새들의 날개를 밀랍으로 붙여서 거대한 날개를 만들었다고 돼 있다. 이카루스가 태양 쪽으로 너무 가깝게 가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버렸고, 이카루스는 바다에 빠져 죽었다. 기원전 200년 중국의 장군 한신은 연을 날려 적들과의 거리를 측정했다고 한다. 이후 1783년에는 몽골피에 형제가 가축을 태운 열기구를 띄운 걸 계기로 비행 기술은 과학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849년 글라이더를 제작한 비행 역사의 개척자 조지 케일리, 바람을 이용한 새의 날개를 관찰하면서 과학적으로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한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등도 크게 일조했다. 우리나라도 비행기와 관련된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쯤 되는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임진왜란 중 경남 사천 인근 지역에서 정모라는 인물이 하늘을 나는 비차(飛車)라는 걸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지인을 태우고 날았는데, 비차는 따오기 모양으로 4명이 탈 수 있고 바람을 일으켜 하늘을 날았다고 기록돼 있다. 비행 기술의 진화로 더 많은 종류의 비행기가 설계되고 속도 기록도 경신돼 마하(초음속) 시대를 맞고 있다. 유감스러운 건 비행 기술은 전투기, 무인 항공기, 무인 정찰기 등 군사용도로 발전하고 있다. 민간 여객기 쪽은 그렇지 못하다. 2007년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 여객기(마하 2.0·2448㎞/h)가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한 지 2분 만에 추락, 탑승객 113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여객기 마하 시대’ 개막은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콩코드 여객기 사고 15년 만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230만 달러를 들여 콩코드를 잇는 초음속 여객기(마하 1.5·1836㎞/h)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성공하면 한국~미국 왕복이 6시간이면 된다. 지구촌 시대 결정판이 될 만하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광복 70년… 예술로 풀어낸 한국 현대사

    광복 70년… 예술로 풀어낸 한국 현대사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다양한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제강점의 암흑에서 벗어나 글자 그대로 ‘빛을 되찾은’ 광복이지만 남북 분단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완결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진행 중인 역사의 의미를 예술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시각적으로 풀어내는지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8일부터 열리는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전은 해방 이후 분단, 전쟁, 산업화, 도시화,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등 다양하고 불안정한, 그리고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얘기한다.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거장부터 현대 및 동시대 작가 110여명의 작품 270여점이 소개된다. 단순한 연대기의 나열에서 벗어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설치, 개념, 뉴미디어, 서예 등 여러 장르와 여러 시대의 작가들 작품을 섞어 상이한 기억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전시장에서는 이번 전시를 위해 기획된 대중가요 믹싱 ‘노래 따라 삼천리’가 흘러나오는 등 각 시대의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시 공간 디자인은 설치미술가 최정화가 맡았다. ‘소란스러운’ 1부는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떠나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전후의 삶을 다룬다. 꿈과 같이 찾아온 광복의 기쁨도 잠시, 좌우의 대립과 갈등은 깊어지고 미·소 냉전이 고착화되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해 통일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슬픔과 그리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고영훈, 김아타, 김환기, 안정주, 이중섭, 전준호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뜨거운’ 2부는 1960~80년대 단기간에 이뤄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를 주제로 한다. 압축 성장의 이면에 존재했던 노동자의 소외, 빈부 격차, 지역 불균형, 물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표출된다. 김구림, 신학철, 안성금, 이동기, 주재환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넘치는’ 3부는 세계화된 동시대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이념 대립의 20세기와 달리 21세기는 인권, 복지, 인구, 에너지, 환경, 정보, 세계화 등 인류에게 닥친 새로운 위기에 대응해 가는 것이 중요한 이슈가 된다. 권오상, 백남준, 장태원, 전준엽, 최정화 등의 작품이 포함된다. 전시 공간은 어두운 색에서 점차 밝고 화려한 색으로 변화하고 벽은 철망, 합판, 알루미늄, 비닐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져 각 시대의 분위기와 감각적으로 연결된다. 각 섹션에서 관람객들은 당대를 직접 경험한 작가들과 기록을 통해 역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젊은 작가들이 섞어 내는 다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 연극인 듯 사진인 듯 조각인 듯

    연극인 듯 사진인 듯 조각인 듯

    러시아 모스크바 의과대학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레오니트 티시코프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9월 16일’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과 우주를 이어 주는 상냥한 요정 이야기를 만들었다. 누군가 원한다면 지구 끝까지도 찾아가는 ‘사적(私的)인 달’이다. 그는 2003년부터 달 모양으로 만든 조명을 특정 장소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그의 작품은 차가운 현대의 미디어 기술을 사용했음에도 매우 시적이고 따뜻하며 서정적이다.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옛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실재와 가상의 틈, 한국-러시아 미디어아트의 오늘’전은 실재와 가상이 혼재된 틈에서 디지털 이미지들이 지니는 의미와 예술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시코프의 ‘타이완의 사적인 달’(2012)과 ‘북극의 사적인 달’(2010) 작품을 포함해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독특한 시선과 표현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다.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작가 6명씩 총 12명 참여 한국과 러시아가 친교를 맺은 지 25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 이번 전시는 두 나라에서 6명씩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 측에서는 지난해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미술관에서 열린 제5회 국제 현대사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기획된 한국특별전에 출품했던 작가들이 귀국전 형식으로 참여했다. 러시아 측 작가는 모스크바비엔날레 총감독을 맡고 있는 안드레이 마르티노프가 김영호 중앙대 교수와 함께 선정했다. 마르티노프 감독은 “러시아에서 사진, 컴퓨터 인쇄, 비디오 아트와 같은 미디어아트 분야에 집중하는 작가는 많지 않지만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선별해 이번에 소개하게 됐다”며 “한국 관람객들이 러시아적 독창성과 순수성을 어떻게 이해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크게 두 공간으로 구성되는 전시의 전반부는 연극적 설정으로 실재와 가상이 혼재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조각과 회화, 영상을 혼합하는 연극적 작품을 구현하는 유현미는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을 설정해 바닥과 벽, 모델에 물감을 칠하고 이를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는 방식의 ‘미술관 시리즈 2탄’을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쓴 짧은 소설을 바탕으로 한 ‘그림이 된 남자’는 그림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결과물인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작품이다. ●연극적 요소, 사진으로 극대화한 작품 ‘피에타’ 라우프 마메도프의 ‘피에타’는 영화 연출의 미장센을 통한 연극적 요소를 사진으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성경의 이야기들을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설정해 놓고 촬영한 일련의 작품으로 유명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모델로 삼았다. 영화연출을 전공한 마메도프는 군 제대 후 정신병원에서 간병인으로 근무한 독특한 경험을 통해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순수함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아 1990년 후반부터 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알렉산드라 미틀랸스카야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영상물 ‘협주곡’과 슈트라우스의 음악과 함께 스틸사진의 효과를 내는 ‘카프리치오’를 선보인다. 비탈리 푸시니츠키는 2차원의 사진을 예리한 칼로 모양을 도려내는 방식으로 3차원으로 변형시킨 ‘아라베스크’ 연작을 소개한다. 예술성 강한 사진으로 주목받는 천경우의 ‘천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선조의 군의(軍衣)를 재현해 모델에게 입힌 뒤 장시간 노출로 흔들리는 모습을 잡아낸 작품이다. 박준범 작가는 건물과 주차장을 콜라주하는 장면을 비디오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후반부는 실재하는 장면을 그대로 담아내면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서정성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책장에 직접 만든 다양한 오브제들을 설치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비춰 보여주는 ‘기억극장’은 주목받는 부부 작가 뮌(김민선+최문선)의 작품이다. 한성필은 경주 감은사지 3층 석탑을 촬영한 ‘환영’을, 캔버스를 배경으로 자연의 나무를 촬영하는 이명호는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사막의 마른 덤불 후면에 캔버스를 연못처럼 설치한 근작 ‘신기루’를 기존 나무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다. ●조각 등 다양한 형식으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 표현 미술관 2층 공간은 중진 작가 박선기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해체와 시점(視點)에 집중해 온 작가는 화업 20년을 정리하는 의미의 이번 전시에서 공간을 꿰어 매듯이 숯을 매달아 만든 입체 설치작품들과 평면 작품, ‘시점’을 다룬 조각 등 17점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경주 불국사 내에 현존하는 다보탑의 형상을 해체해 숯덩이를 매달아 공간에 설치한 ‘조합체-파고다’를 이번 전시에 처음 발표했다. 숯, 공간, 빛을 재료 삼아 실재와 가상의 사이에 공간을 들여놓은 작품은 특정 시점에 위치했을 때만 완전한 탑의 형상을 읽어 낼 수 있다. 9월 3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류도 식고 일본 내 반한 감정도 어느 때보다 높지만 개인과 개인, 민간과 민간을 이어 주는 노력에는 쉼이 없다. 정부 간 공식 관계가 냉랭하고 어색한 상황에서도 두 나라 국민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났다. ■통역사법인 ‘한·중·일에서 세계로’ 우시오 게이코 대표 “마음 잇는 통역으로 한·일 화해 도움 주고파”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4월 초 서울 홍대 앞에서 중년 여성 10여명이 일주일 남짓 지진 피해 지역 주민에게 보내는 한국 젊은이들의 메시지를 받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전하는 ‘힘내라’ ‘용기를 잃지 말아 달라’는 격려 메시지들은 이들의 손을 거쳐 일본어로 번역됐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 복주머니 800여개에 메시지를 담아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현 게센누마 지역 초·중·고교 교사와 주민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지역 교사와 주민의 감사 답장이 이들의 손을 거쳐 한국어로 번역돼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시 전달됐다. 게센누마 사람들은 답장을 통해 “한국인들의 격려와 관심이 큰 힘이 됐다.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해 왔다. 메시지를 통해 피해 지역 주민과 한국 젊은이들을 연결해 준 이들은 일본의 비영리법인(NPO) ‘한·중·일에서 세계로’의 우시오 게이코(66) 대표와 그 회원들이었다. 우시오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응원한다는 사실에 피해 지역 주민들이 감격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그는 1년에 몇 차례씩 지진 피해 지역을 다니며 한국인들의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30여년 경력의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어 통역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일본을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았고 세지마 류조 전 이토추상사 회장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근태 전 의원, 소설가 김훈, 가수 조영남 등의 방일 때도 통역을 했다. 일본 외무성 등 정부 기관이 가장 신뢰하는 베테랑 통역사로 손꼽힌다. 그는 2013년부터 일본 에도시대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내던 조선통신사를 젊은이들이 재현하는 ‘21세기 유스 조선통신사’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두 나라 젊은이들이 옛 조선통신사 사절들이 걷던 길을 걸으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협력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는 의도에서다. 올해는 일본 대학생 50여명이 오는 9월 5일부터 열흘 동안 경북 문경새재를 떠나 영천, 경주,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조선통신사들이 한양(서울)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던 한국 내 주요 경로를 밟는다. 일본 학생들의 순례가 끝난 직후인 그달 19일부터는 한국 대학생 50여명이 오사카, 교토에서 시작해 ‘조선인가도’(街道), 시즈오카 및 삿타 고개, 하코네 옛길 등 조선통신사의 일본 내 여정을 따라 걷게 된다. 우시오 대표는 “젊은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부딪치면서 오해와 벽을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참여했던 젊은이들이 행사가 끝난 뒤 체험을 영상물과 사진, 그림 등으로 남겨 놓고 이를 유튜브 등을 통해 더 많은 또래들과 나누는 것을 보고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일본인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에 직접 가 보고 한국인들을 만난 뒤 “(한국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예상외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보람이고 기쁨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혜자라는 이름을 일본 이름보다 먼저 얻은 그의 고향은 서울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9년 태어나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고교 1학년 때인 1965년 한·일 국교 수립을 계기로 부친이 있던 서울로 돌아왔다. 서강대 국문과를 나와 일본에서 통역사 일을 하면서 언어를 통한 한·일 협력, 통역을 통한 동북아 화해에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10년 지금의 NPO를 조직했다. ‘한·중·일에서 세계로’는 그와 같은 통역사 40여명의 모임이다. “통역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 나라 간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이런 생각으로 각자의 경험을 한·일의 화해, 협력에 계속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 연 김승복 ‘쿠온’ 출판사 대표 “문인·독자들 교류하는 한·일 사랑방 만들 것” 일본 도쿄의 서점가 진보초에 지난 9일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가 문을 열었다. 일본 유일의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46) 대표가 ‘책거리’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고서점과 각종 전문 서점 등이 있어 도쿄의 명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점 거리인 진보초의 중심가에 입성한 책거리에 들어서면 쿠온이 발간한 한국 작가들의 일본어 번역본과 각종 한국 관련 서적, 한국 신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서적과 한국 작품의 번역서들을 보는 곳만이 아니라 한·일 두 나라의 문인과 독자, 예술인, 인문학자들과 팬들이 모이는 사랑방, 교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김 대표는 26일 “북카페와 출판사를 거점으로 작가와의 대화나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일본 독자 초청 감상회 등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행사도 계속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와세다대 도야마캠퍼스에서 열린 ‘한·일 차세대 작가 대담 이벤트’도 그런 계획의 하나로 열렸다. ‘이만큼 가까이’ 등의 작품을 쓴 젊은 소설가 정세랑과 아사이 료가 주인공이었다. 아사이는 2013년 ‘누구’(何者)로 최연소 나오키상을 받은 신예 작가다. 김 대표가 기획하고 국제교류재단 일본사무소 등의 협력으로 함께 연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올가을부터 내년 초까지 일본 극작가 겸 연출가 오카다 도시키와 소설가 박민규의 대담, 하반기에 디렉터 요리후지 분페이와 소설가 김중혁, 건축가 고시마 유스케와 건축가 안기현의 대담 등 벌써 일정이 빡빡하다. 문화인들의 토크쇼와 대담 등은 김 대표가 2010년 도쿄에 출판사를 열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학과 문인, 예술인들을 일본에 알리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말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대형 서점 ‘쓰타야’에서 소설가 은희경과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학은 왜 흥미로울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구상 덕분이었다. 쿠온이 2011년부터 내놓은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불모지였고 문턱이 높았던 일본 출판계에 ‘문학 한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황인숙 시인의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올 들어서는 정세랑의 ‘언더, 썬더, 텐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13권이 번역돼 일본 독자들과 일본 출판 시장에 소개됐다. ‘쿠온 인문·사회 시리즈’의 하나인 ‘한국과 조선의 지(知)를 읽는다’는 한국문화의 지적 성과를 104명의 한국과 일본 지성들의 기고로 엮었다. 104명의 문인, 교수, 학자, 전문가들을 일일이 만나 그들의 기고를 얻어 만들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조선의 미(美)’ ‘한국과 조선의 심(心)’ 등 후속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케이북(K-BOOK) 진흥회’를 결성해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이라는 계간지도 내 왔다. 한국의 신간 등을 알리는 책이다. 이를 징검다리로 28권의 한국 책들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인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한국의 책과 출판에 관심 있는 일본인들을 경기 파주 출판도시와 한국 각 지역의 출판 산업 및 문화와 접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일본에 유학하러 와 25년째 도쿄에 사는 김 대표는 ‘사명감’이란 단어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저 한국의 좋은 작품을 일본에 알리고 한국의 문인과 예술가들이 일본 독자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일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벌거벗고 나무에 매달리던 女 행위 예술가, 결국…

    벌거벗고 나무에 매달리던 女 행위 예술가, 결국…

    한 여성 행위 예술가가 벌거벗은 채 나무에 매달려 있는 독특한 퍼포먼스를 펼치다가 난처한 상황을 경험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의 명문 미술대학 슬레이드예술학교(Slade School of Art) 출신 행위 예술가인 ‘힐데 크론 휴즈’(Hilde Krohn Huse·26)는 최근 노르웨이 오크라 인근의 숲에 들어가 밧줄을 이용한 행위 예술을 펼쳤다. 행위 예술의 내용은 아담을 찾는 이브를 주제로 벌거벗은 채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퍼포먼스를 펼치는 과정에서 그녀의 다리가 밧줄에 걸려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가 된 것. 이에 휴즈는 내려오고자 안간힘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벌거벗은 채 매달려 있기를 3시간 반. 휴즈는 도와달라고 한참을 소리치고 나서야 친구의 도움을 받아 나무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휴즈의 드라마틱한 실수가 담긴 해당 영상은 의도치 않게 영국 현대 미술을 이끄는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요 공모전인 블룸버그 뉴 컨템포러리스(Bloomberg New Contemporary exhibition)에 선정, 현재 영국 노팅엄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영상=Hilde Krohn Huse_NEWS Daily JGMS(편집본)/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폴로 11호 달착륙은 조작? 발칙한 상상력 쏘다

    아폴로 11호 달착륙은 조작? 발칙한 상상력 쏘다

    지나치게 진지하고, 거대한 명분을 좇는 권력의 탐욕은 때로는 조롱과 냉소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풍경들을 연출하곤 한다. 물론, 전제가 필요하다. 몇 걸음 떨어진 바깥에서 봐야 한다. 그 시대 안에 함께 있으면서 그 권력에 의해 피해를 겪는 이들 혹은 역사에 대한 냉소로까지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작인 프랑스 감독 앙투완 바르두 자퀘트의 영화 ‘문워커스’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속에 벌어졌을 법한 상황을 영화로 다루고 있다. 권력이 벌이는 과도한 경쟁과 집착은 이렇듯 전복적 상상력과 코미디를 낳게 된다. 예매 사이트를 오픈하자마자 무려 8초 만에 전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기대가 높았다. 1969년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낸다. 소련은 이미 개, 고양이를 태운 스푸트니크호를 달에 보내는데 성공했고, 우주경쟁에서 소련에 뒤처진 미국은 자존심이 상한다. 달 착륙만큼은 우리가 소련보다 먼저 하자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아폴로 1호부터 10호까지 줄줄이 실패를 거듭하자 조바심이 난다. 그러자 미국 정보기관 CIA가 앞장서서 음모를 꾸민다. 아폴로 11호를 다시 쏘고, 아직 달 착륙의 기술적 완성도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니 실패에 대비해 달 착륙 영상을 가짜로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누가? 바로 1년 전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을 만들어서 많은 이들의 찬탄을 자아내게 했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제법 그럴싸한 계획이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스탠리 큐브릭을 찾아 달 착륙 영상을 만들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CIA 정예요원 키드만(론 펄먼)이 그 임무를 맡는다. 문제는 키드만이 베트남전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온갖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영국으로 가던 도중 큐브릭의 사진에 커피를 쏟아 제대로 식별할 수 없게 흐릿해졌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여러 해프닝이 거듭됨은 물론이다. 술과 담배, 아편에 찌든 히피 감독, 인생의 루저로 당장 돈이 필요한 매니저 조니(루퍼트 그린트), 마약 중독과 무기력증에 빠진 평화주의자 가짜 큐브릭(로버트 시한) 등까지 어우러져 온갖 소동을 벌인다. 여기에 중무장한 CIA 요원들은 유럽 갱단들에게 허망하게 당하고 만다. CIA는 인류를 속이기 위한 희대의 사기극을 벌이려 하고, 이 찌질한 예술가들은 CIA를 속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부조리한 상황의 연속이다. 영화는 애써 결론을 내지는 않는다. ‘스탠리 큐브릭’이 아닌 B급 감독이 만든 가짜 달 착륙 영상이 잘 편집돼서 전 인류를 속인 것인지, 실제로 달 착륙에 성공했는지 굳이 명쾌하게 보여주지 않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9년 동안 지속적으로 표방해온 부분은 무조건적인 전복이나 장르 영화의 추구만은 아니다. 가치와 형식, 현실을 뒤집고 비틀어 보며 궁극적으로 다시 ‘지금, 여기’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객의 몫이 더 큰 이유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소쇄원·옻칠회화… 원로작가, 전통을 관통하다

    소쇄원·옻칠회화… 원로작가, 전통을 관통하다

    원로작가 문순태(74)와 유익서(70)가 오랜만에 신작 장편소설을 냈다. ‘소쇄원에서 꿈을 꾸다’(오래)와 ‘세 발 까마귀’(나무옆의자)다. 각각 전남 담양의 ‘소쇄원’과 ‘옻칠회화’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선비정신과 예술정신을 문학적으로 구현했다. 문순태의 ‘소쇄원에서 꿈을 꾸다’는 조광조의 제자였던 젊은 선비 양산보가 고향인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돌아와 은둔하면서 소쇄원을 조성한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양산보는 15세에 상경해 조광조 문하에 들어갔다. 글을 배운 건 불과 3년에 지나지 않지만 정치 체제를 바꾸려는 조광조의 개혁 사상에 완전히 매료됐다. 기묘사화(1519)로 스승이 유배를 가게 됐을 때 유배지까지 배종했고 적소인 화순 능주에서 수발을 들다 사약을 받고 절명하는 것을 지켜봤다. 장례를 치른 후 고향에 돌아와 연못을 파고 나무를 심고 정자를 지은 뒤 봉황을 기다리며 슬픔과 분노와 외로움을 삭였다. 작가는 “소쇄원은 조선시대 자연을 이용한 대표적인 민간정원이라는 보편적 상식을 초월한 공간”이라며 “이곳은 양산보가 꿈꾸었던 이상 세계”라고 설명했다. 유익서의 ‘세 발 까마귀’는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한 남자의 치열한 예술혼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강희는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파렴치범으로 몰린다. 삶의 희망을 잃고 세상을 등지기 위해 무작정 집을 나선다. 작은 항구도시의 한 옻칠미술관에서 옻칠회화를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평생 그림에 종사해 왔는데 자신도 모르는 다른 그림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강희는 옻칠회화의 마력에 빠져 자살 결행을 유보한다. 옻칠회화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옻칠공예에서 독립한 지 20여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눈을 멀게 할 정도로 빼어나다. 작가는 순수 예술을 상징하는 옻칠회화를 통해 예술의 참의미를 진지하게 탐색했다. 문학평론가 장영우는 “‘세 발 까마귀’는 오랜만에 한국문학계에 등장한 본격 예술가 소설”이라며 “유익서는 옻칠회화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강희를 통해 현대 예술이 나아갈 바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성수동, 낡은 옷 벗고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

    성수동, 낡은 옷 벗고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

    낡은 공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인식돼 온 서울 성수동이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 성동구는 동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성수동의 ‘BI’(Brand Identity)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BI는 상품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이나 단체 등에서 활용하는 브랜드 이미지다. 공공부문에서는 자치단체별로 일부 BI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역 최소단위인 동(同)을 도시 브랜드로 인식해 제작, 홍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선포식은 오는 24일 성수동에 있는 ‘사진창고’ 카페에서 열린다. 구는 ‘성수동’ 그 자체를 브랜드화하기 위해 동적이고 건강한 느낌을 바탕으로 BI를 만들었다. 슬로건은 ‘성수동이여 플랫폼이 되자’(Be Platform)로 정했다. 성수동을 소통·성장·도시재생의 중심으로 만들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수동은 최근 서울시의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됐다. 구는 이번에 제작한 BI를 성수동 도시재생 사업의 대표 이미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성수동 홍보물과 현수막 등에 삽입하고, 주요 지역에는 가로기를 만들어 알릴 계획이다. 또 지역사업이나 축제, 행사 등에 활용하며 성수동 BI의 상표권 등록도 추진한다. 성수동은 최첨단 IT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산업 센터와 수제화, 봉제 등 기존의 전통산업이 혼재된 준공업 지역이다. 2012년부터 성수동에는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 사회적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예술가들이 모여 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이 때문에 다시 예술가가 떠나게 된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다. 구는 이 같은 현상을 막고자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 새로 유입되는 예술가, 창업가들 간 상호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상생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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