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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시 땡 하면 예술가 변신! 오페라 무대 오른 中1 아이들

    12시 땡 하면 예술가 변신! 오페라 무대 오른 中1 아이들

    여주인공 아디나가 책을 읽던 중 큰 소리를 내며 웃자 마을 처녀 10명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의 주위를 둘러싼다. 처녀들은 모두 대전 서구 만년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다. 학생들의 등장에 관객석에서는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쟤는 수경이잖아?”, “쟤 지은이지?”, “와, 현서도 나오네.” 몰려 있는 마을 처녀들 사이를 남자 주인공 네모리노가 헤집고 들어가 아디나를 향해 구애하는 순간 누군가 무대 뒤편에서 커다란 꽃을 들고 쪼르르 뛰어나온다. 네모리노의 숙적인 군인 벨코레의 부하 역을 맡은 1학년 여승민군이다. 커다란 모자를 쓰고 촐싹거리는 모습에 객석은 그야말로 ‘빵’ 터졌다. 3일 대전 동구 청소년위캔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사랑의 묘약’의 한 장면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도니체티의 대표작으로, 만년중 1학년 학생들이 연기자로 대거 출연했다. 주인공은 대전 지역 문화예술극단인 ‘오페라공작소’의 성인 배우들이 맡았지만 마을 처녀와 청년, 노인, 군인 등 조연은 학생들 몫이다. 연기자 외 1학년 학생 15명은 조연출, 무대감독보, 무대 영상, 조명, 의상, 소품, 분장 등 제작진으로 실력을 뽐냈다. 친구들의 열연에 120여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흠뻑 빠졌다. 1학년 안상균군은 “무대에 있는 친구들이 마치 내가 알던 친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참여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이런 기회가 또 생긴다면 참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만년중 학생들이 참여한 오페라 공연은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문예진흥원)이 주관하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탭TAP 탭TAP’ 중 하나다. 문예진흥원이 공모하고 프로그램 주관 운영단체를 선정해 해당 지역의 자유학기제 시행 중학교와 연결해 준다. 해당 학교의 중학생들은 일정 기간 주관 운영단체에서 배운 뒤 지역 공연장이나 미술관, 박물관에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이른바 ‘문화가 있는 날’에 친구들과 학부모들 앞에서 결과물을 발표한다. 지난 7월 부산진여중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난달까지 전국 8개 지역 21개 학교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내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문화예술 프로그램 우수 모델을 만들고 이를 전체 학교에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지난달 12일부터 24일까지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한 뒤 오후에는 4시간씩 오페라를 배웠다. 공연의 결과보다 실제 프로 연기자나 연출진과 함께하는 시간 자체가 큰 경험이 됐다. 마을 처녀로 출연한 최서원양은 “처음엔 굉장히 어색하고 창피했지만 매일 연기 연습을 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다”면서 “전문 연기자들이 우리 수준에 맞게 춤과 노래, 연기를 가르쳐 줘 즐겁게 배웠다”고 말했다. 마을 청년 역을 맡은 정재성군은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노는 일밖에 몰랐는데, 오페라를 배우니 아주 재미있었다”며 “친구들 앞에서 공연하고 나니 보람도 느낀다”고 밝혔다. 무대 영상을 맡은 박진곤양은 지난 열흘 동안 김병문 오페라하우스 무대 영상 감독에게 ‘파이널컷’이란 프로그램을 배웠다. 이번 오페라 무대에 쓰인 손글씨를 직접 만들고 디자인까지 했다. 박양은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며 “이번 경험이 내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을 맡았던 유석재군은 3개의 드럼과 40여개의 버튼이 달린 조명컨트롤러 조작법을 송성주(38) 조명강사로부터 배웠다. 오페라가 진행되는 1시간 30여분 동안 60여회 조명을 조작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마쳤다. “기계가 좋아 꼭 해 보고 싶었는데, 송 선생님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한 유군은 “이쪽 일을 좀 더 배워 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오페라 연출을 맡은 김형준 오페라공작소 대표는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에 대해 “우리의 일을 잘 따라와 조금 놀랐다”면서 “이번 공동 작업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각 학교가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를 선택해 진행한다.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활동이나 예술·체육 활동 등 자유학기 활동을 170시간 편성한다. 이와 관련, 체험처가 적고 프로그램이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문화예술 공연은 학생들이 그저 보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프로그램 성공 여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렸다는 게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교 측 이야기다. 박찬희(56) 만년중 교감은 “자유학기제를 앞두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 오페라 프로그램은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을 떠나 학생들이 직접 실제 업무를 즐기면서 배웠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엠마 왓슨·안젤리나 졸리 얼굴에 피멍든 사연은?

    엠마 왓슨·안젤리나 졸리 얼굴에 피멍든 사연은?

    안젤리나 졸리, 엠마 왓슨,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얼굴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폭행의 흔적을 가득담은 충격적인 이 사진들은 물론 실제가 아닌 한 아티스트가 포토샵으로 가공한 것이다. 두눈을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참혹한 이 사진들을 가공한 사람은 이탈리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활동가인 알렉산드로 팔롬보로 과거에도 그는 디즈니 캐릭터를 가지고 이와같은 이미지를 만든 바 있다. 팔롬보가 여배우들의 충격적인 사진을 제작해 공개한 이유는 있다. 바로 전세계인을 상대로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 팔롬보는 줄기차게 '가정폭력에 면역된 여성은 없다'(No Women is Immune from Domestic Violence)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으며 이번 사진 역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을 맞아 공개됐다.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매년 11월 25일은 UN이 제정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Elimination of Violence)이다. 팔롬보는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일반여성들은 물론 동화같은 삶은 사는 연예인이라도 가정폭력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이라면서 "가정폭력은 사회적 암덩어리로 국적, 사회적 위치, 일반인, 연예인 등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가정폭력의 해결책은 양성평등 교육과 서로간의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촌 아티스트 함께 어울리며 스스로 성장시켜”

    “지구촌 아티스트 함께 어울리며 스스로 성장시켜”

    “라익스아카데미는 판에 박은 예술가들을 양성하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국적과 예술분야, 정치적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 배우고 소통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곳입니다.” 네덜란드 라익스 아카데미의 엘리자베스 판 오데크 원장은 지난달 27일 인터뷰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이 없고, 작가가 무언가를 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게 한다”면서 “작가들은 스스로를 위해 도전하고 우린 그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2년간 진행되는 라익스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50명이 정원이며 절반에 해당하는 25명이 매년 새로 들어온다. 오데크 원장은 “매년 12월 공고를 하고 두 달 동안 모집해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을 인터뷰한다. 정치, 종교, 문화에 관계없이 미술교육을 마치고 3~5년 이상 독립적으로 활동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데 전 세계에서 1300명 정도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원 중 25명은 선발이고, 25명은 초대를 한다. 오데크원장은 “우리는 완성도가 높은 작가를 찾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예술적 방향성을 지닌 작가들, 잠재력이 있는 작가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며 이는 결국 다양성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오데트 원장은 “한국에서 문화예술위원회가 레지던시 참여자들을 지원하는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공적인 조직에서 작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네덜란드와 각국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것을 지향하는데, 국가기관이 연계되면 작가들과 기관 양측이 모두 책임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암스테르담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청년이 예술하기 좋은 을지로

    지난달 중구 을지로 3~4가에서 열린 빛 축제 ‘을지로 라이트웨이’에선 야밤에 예술가의 방을 찾는 ‘달빛유람’이 진행됐다. 달밤에 을지로 골목을 다니다가 작가들을 만나 손전등 만드는 법을 배우고, 전시물을 들여다본 뒤에 도자공예로 전등을 제작했다. 참가자들이 들른 작업실 1·2·3호는 구가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저렴하게 임대한 작업실이다. 구는 앞으로 2년 동안 새롭게 작업실을 사용할 청년예술가를 찾는다고 30일 밝혔다. 을지로 상가를 창작예술 작업공간으로 채우는 ‘을지로 디자인/예술 프로젝트’의 하나다. 작업실은 산림동에 있는 3개 상가 건물로, 구는 건물주들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 계약을 맺었다. 입주한 예술가는 임차료의 10%에 해당하는 4만~12만원을 임대료로 낸다. 모집 대상은 만 19~39세로 예술작가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할 개인 또는 단체이다. 입주지원신청서, 신청자 소개서, 활동계획서(을지로 공간 재생 관련 프로젝트 제안서), 활동실적 등을 구비해 오는 7일까지 구청 시장경제과로 신청하면 된다.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입주할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5개 팀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상가 일대에서 재료와 영감을 얻어 조명작품, 을지로 투어 지도, 거리 안내판 등을 제작하고 있다. 최창식 구청장은 “을지로는 오랫동안 침체해 있었지만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소재가 풍부한 곳”이라면서 “청년 예술가들이 마음껏 활동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을지로의 자생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씨줄날줄] 복면 시비/황수정 논설위원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잘 알려진 에밀 아자르는 시공을 넘어 회자되는 프랑스의 거물 작가다. 한 사람이 중복 수상할 수 없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자기 앞의 생’으로 공쿠르상을 받기 전에 ‘하늘의 뿌리’라는 작품으로 그 상을 받았다. 그때의 필명은 로맹 가리. 본명인 로만 카체브 대신 여러 필명으로 작품을 내놓았다. 그가 필명을 바꾸는 이중의 삶을 선택했던 이유는 하나. 어떠한 편견도 없이 선명하게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공쿠르상을 처음 받은 뒤 로맹 가리라는 유명세에 달라붙는 허구의 이미지들을 견딜 수 없었다. 펜에 ‘복면’을 씌웠던 그의 실험은 유효했다. 로맹 가리를 퇴물 취급하던 프랑스 문단은 에밀 아자르를 혜성 같은 천재 작가라고 극찬했다. 작가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세상 사람들은 그 실험에 감쪽같이 속았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란 말이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누가 어떤 옷을 입더라도 마침표를 찍는 관건은 얼굴이라는, 외모 지상주의 결정체의 유행어다. 세계적 디자이너들은 요즘 이런 대중적 취향을 역공하는 무대를 자주 만드는 모양이다. 겐조, 웅가로, 랑방, 콤데가르송 등 패션 거장의 브랜드들이 ‘패완얼’의 편견을 깨보려 획기적 발상을 한다는 외신이 들린다. 톱스타를 쓰는 대신 모델에게 복면을 씌워 런웨이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오로지 작품에만 주목하게 하여 객관적인 성적표를 받아 보고 싶은 욕망은 예술가의 본령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대중 환상의 거품을 십분 활용해야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 어느 분야에서건 통하는 공식이다. 그런 일반 논리를 애써 거슬러 보는 작업에 호기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멀리 눈 돌릴 필요가 없다. 우리 곁에는 TV의 인기 가요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있다. 아이돌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던 얼굴, 외모가 많이 기우는(?) 예능인이 우승자로 복면을 벗는 순간은 모두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인기, 외모, 나이 같은 ‘반칙’ 없이 계급장을 뗀 ‘정의’에 박수를 보내는 드문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카타르시스의 인기 프로그램이 난데없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한창 논란을 빚고 있는 복면시위금지법이 엉뚱하게 불똥을 튀겼다. 인터넷은 “복면가왕도 폐지?” 운운하는 네티즌들의 비아냥과 설왕설래로 나날이 뜨겁다. 스파이더맨, 배트맨, 로보캅 같은 할리우드 가면 캐릭터들이 복면금지법에 쌍수 들고 반대한다는 우스개도 온라인 공간에서 넘쳐난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복면시위 금지를 풍자하는 그라피티가 선보이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벗기려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려는 쪽. 유의미한 메타포 한 줄 없이 성토와 조롱으로 일관하는 시비가 시시각각 공허하게 울린다. 이야말로 피로사회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예술만 하라, 현실은 우리가 책임진다”

    “예술만 하라, 현실은 우리가 책임진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제적인 현실을 고민하지 않고 실험적인 작업을 마음껏 해보고, 다양한 나라의 예술가들과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 젊은 예술가들이라면 누구든 꿈꾸는 일이다. 이런 환경을 찾기 위해 유학을 떠나기도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작가들이 함께 모여 작업하면서 교류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예술교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중심부에 위치한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1870년 윌렘 3세가 네덜란드 현대미술 발전을 위해 세운 왕립학교가 전신인 라익스 아카데미는 1980년대에 이르러 네덜란드와 외국 작가들을 위한 국제 레지던시 형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50명의 입주 작가들이 작품에 집중하고 세계 정상급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들에게 2년 동안 숙소와 별도로 35~55㎡ 크기의 전용 작업공간을 제공해 서로의 작업과정을 개방하고 작가들 간 협동작업을 통해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다른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차별점은 전문기술지원 시스템이다. 마르틴체 반 슈텐 수석코디네이터는 “회화 외에 사진과 영상, 3D 프린터 등 디지털 미디어 설비, 도자기, 금속과 목공, 판화 등에 이르는 세분화된 공방을 갖추고 기술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다”고 설명했다. 라익스 아카데미의 또 다른 장점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유명 작가들과 큐레이터, 비평가들로 이뤄진 어드바이저 그룹이다. 이들은 입주작가 선정에도 긴밀하게 개입하고, 이후에 이들의 작업에 대해 자문도 해준다. 25년째 어드바이저로 활동중인 독일 화가 헤르만 피츠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그 자체가 작가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매년 11월 마지막 주말에는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통해 참여작가들이 자신의 1년간 작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현지 및 세계 각국의 미술계에 소개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전통이다. 4년 전부터는 ‘암스테르담 아트’ 행사와 맞물려 오픈스튜디오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저녁 콘스탄테인 왕자의 개막축사와 함께 시작돼 29일까지 열린 스튜디오 오픈행사에서는 46명의 입주작가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맘껏 쏟아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네덜란드 거주 작가가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아르헨티나, 중국, 쿠바, 핀란드, 이집트,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에서 온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 측 공동 후원기관으로 협약을 맺고 2005년부터 선발된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주요, 김성환, 함양아, 손광주, 송상희, 임고은, 오민, 진시우, 배고은, 안지산 등 10명의 작가를 배출했으며 현재 김영은(사운드, 퍼포먼스), 김지선(영상, 퍼포먼스), 류노아(회화) 작가가 입주해 있다. 입주 2년차인 김지선은 “생활적인 부분까지 불편이 없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좋지만 특히 체류기간이 2년으로 길어서 작업에 안정적으로 몰두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작가는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앞으로 작가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고, 유노아 작가는 “유학경험이 없어서 한국에 있을 때 부족함을 많이 느꼈는데 큰 자극을 받고 스스로 변화를 찾게 된다”고 만족해했다. 글 사진 암스테르담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포토그래퍼 강민진(Minjin Kang), 뉴욕서 순수예술사진 아티스트로 활약

    포토그래퍼 강민진(Minjin Kang), 뉴욕서 순수예술사진 아티스트로 활약

    포토그래퍼(Photographer) 강민진이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며 순수예술사진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강민진은 지난 2011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대학교와 2014년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을 졸업한 예술가다. 대학교, 대학원 전 과정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학교에서도 인정 받은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며 지금까지 4개의 개인전과 15개의 단체전에 참가했고, 다수의 명망 높은 전시회에서 수상 이력을 세워 주목받았다. 올해 겨울 Aqua Art Miami 에 초대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6년에도 뉴욕에 있는 The League residency at Vyt 에 A Ruth Katzman Scholarship 을 받고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가하는 등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민진은 작가 자신을 ‘모든 종류의 부재(Absence)를 탐구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작가의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 바로 ‘Not part of sale’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estate sale‘ 문화를 사진에 담은 것이다. 미국에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estate sale’이라는 문화가 있는데, 가족 중 누군가가 죽었을 때 집안의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고인의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죽은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면 영혼이 따라온다고 믿어 쓰기를 꺼리는 한국인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작가는 미국인들이 ‘estate sale’을 벌이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고 사진으로 표현하기로 결심했다. 강민진 작가는 estate sale 전후 사진을 촬영하며 인간 삶의 무상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또 인간이 스스로 외양(visual appearance)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집이나 옷, 물건 등에 주인의 모습이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이러한 예술가로서의 소질을 인정받아 2009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개최한 Merit and Academic Scholarship을 시작으로 △ Nippon Steel U.S.A, Presidential Awards Competition △ Artist Grant, Vermont Studio Center, 2014 △ Travel Award, UNC at Chapel hill, NC 등 다양한 어워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Artist grant의 경우 미국 내 TOP3 안에 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vermont studio center에서 진행한다. 뉴욕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대표 순수예술사진 아티스트 강민진 홈페이지(www.minjinkang.com)를 방문하면 작가의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성대역 공영소극장 세대통합형 문화센터로”

    “한성대역 공영소극장 세대통합형 문화센터로”

    서울특별시의회 이윤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북1)은 지난 27일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시의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의 일환으로 구(舊)성북아트센터부지(성북구 동소문동 1가)에 공영 창작연극지원센터 건립사업을 언급하며, 서울시 해당 사업이 문화예술인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과 지역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세대통합형 복합문화센터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창작연극지원센터를 건립하고자 하는 부지는 교통의 요지인 한성대입구 전철역·삼선교 사거리의 구(區)유지로 성북구가 문화적 인프라를 확충하기위해 1997년 도시계획시설 공원을 해제하고 문화시설로 변경결정한 곳으로 1999년 실시설계용역까지 완료했던 지역이다. 당시 가압장 시설 이전이 문제가 되었고 가압장 이전을 완료한 2010년 이후 재정상의 여건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학로 소극장의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의 일환으로 이부지에 연극인들을 위한 창작연극지원 시설 건립을 위해 올해 9월부터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2016년에는 설계공모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도심 부근의 주거 지역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는 예술가들이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이 지역에 문화적/예술적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도심의 중상류층들이 유입되는 인구 이동 현상으로 임대료 시세가 올라 지금까지 살고 있던 사람들(특히 예술가들)이 살 수 없게 되거나, 지금까지의 지역 특성이 손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대학로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대학로에서 가까운 성북구로 넘어온 문화예술인이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윤희 의원은 연극인들이 마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해 옴으로 지난해 성북연극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그런 만큼 이 의원은 대학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원칙적으로 환영하면서도 해당사업부지가 주민들의 20여년의 염원을 담긴 공간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인들만을 위한 사업에 머무는 것은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지역주민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시설은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라며 추진과정에서 서울시의 독주나 일방통행을 경계했다. 또한 이의원은 “소극장 시설과 더불어 중극장, 전시관, 유아놀이장, 청소년 문화북카페, 여성커뮤니티공간, 어르신 문화체험장등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세대통합형 복합문화센터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지난 3일(현지시간) 전 세계 예술가들이 ‘꿈의 무대’로 꼽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 구슬픈 한국의 대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60~70대 한국 동포들은 가슴에 맺힌 한을 쏟아내듯 펑펑 울었다. 카네기홀을 ‘눈물바다’로 만든 사람은 바로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다. 전문 아티스트가 아닌 공연자가 120년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네기홀에서 ‘솔드 아웃’(SOLD OUT·매진) 스티커를 받으며 ‘대박’을 터트린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지난 20일 김 의원과 만나 공연 기획 단계부터 성황리에 마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부르는 김 의원의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김 의원은 “노래는 귀를 열게 하고 노래에 담긴 의미는 가슴을 적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직사회와 정계에서 대중가요로 시대를 말하는 노래꾼이자 이야기꾼으로 유명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섰는데. -국내 대중 가수 중 패티김, 조용필 등 최정상 가수들만 무대에 섰다. 전문적인 성악 훈련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가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국회의원 중에 누가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할 수 있겠나. 기록을 찾아봐야겠지만 없을 것 같다. →발상 자체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성사됐나. -우연히 부산의 한 방송국에 출연해 ‘부산과 대중가요’를 주제로 얘기하다가 노래를 했다. 성악을 전공한 방송 진행자가 ‘대중가요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해박하고 노래가 직업 가수 뺨친다’며 그 자리에서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자인 박준식 제이삭(JSAC) 대표이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지난 7월이었다. 이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박 대표와 식사를 같이 하다가 그 자리에서 노래를 3곡 불렀고 박 대표가 이에 만족해 공연이 성사됐다. 한국인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던 히트 가요를 선곡해서 그 노래가 가지는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당시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얘기했다. 거기에 노래를 만든 가수와 작사가, 작곡가, 음반 제작자와 팬들 사이에 있었던 뒷얘기를 통해 연예사적 재미를 더했다. 재미없는 노래에 재미있는 ‘당의정’을 입혀 관객들 입에 솔솔 녹도록 했다. →(인터뷰 도중 때마침 박 대표가 ‘매진’ 딱지가 붙은 공연 포스터를 들고 오자) 박 대표가 직접 공연 기획 과정을 말씀해 달라. -(박 대표) 제이삭은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사다. 처음에는 카네기홀 공연이 연 2회도 힘들었는데 7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연 26회로 늘었다. 현재 국립무용단, 국립오페라단, KBS 교향악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의 해외 공연은 대부분 저희가 맡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김 의원과의 미팅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제가 가장 반대했다. 카네기홀은 1년 전에 미리 대관 신청을 받는데 특히 올해는 개관 125주년이어서 대관 검열이 아주 까다로웠다. 그래서 김 의원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거절할지부터 고민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이 대뜸 노래의 스토리를 얘기하며 직접 3곡을 불렀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대놓고 열창을 했다. 특히 ‘동백아가씨’에 대한 사연을 들었는데 음악과 내용의 연결고리가 너무 좋았다. 광복 70주년이기도 해서 ‘이거다’ 싶었다. 미국 이민자 중에는 이산가족이 많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왔는데 영주권도 없고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한국인이 몇십만명 된다. 이들은 한국에서 부모님이 위독하거나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도 못간다. 그렇게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이 많다. 또 2~3세대 자녀들은 1세대들과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를 알 길이 없다. →카네기홀 측의 승인을 어떻게 받았나. -(박 대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도 한국 최고의 공연장이라고 까다로운데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 같은 음악가들이 초연을 한 125년 역사의 카네기홀이니 얼마나 뻣뻣하겠나. 게다가 아티스트도 아니고 강연을 하겠다고 하는데…. 카네기홀 측에서 ‘이 사람 아티스트냐’고 물어봐서 ‘아티스트는 아닌데 노래를 잘한다’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카네기홀 측도 공연이 망해 명예가 실추될까 봐 주시한다. 전문 아티스트 기록이 없으면 무대에 서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대중가요가 아니라 ‘강연과 콘서트’로 콘셉트를 잡았다. 일제시대부터 해방이 되고 전쟁을 거쳐 다시 휴전이 된 모든 과정을 영문으로 번역해 기안을 올렸고 결국 승인받았다. →어떻게 매진이 됐나. -(박 대표) 공연 열흘 전 첫 언론 보도가 나갔는데 사무실 업무가 마비됐다. 이민 1세대, 1.5세대 등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우리가 외국계 회사인 줄 알고 ‘아이 니드 코리안 토크쇼 티켓’(I need Korean Talk Show ticket·한국인 토크쇼 티켓이 필요합니다)이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안 되는 영어를 더듬더듬 써 가며 전화를 걸어왔다. 돈을 받아선 안 되겠다 싶어서 40달러의 티켓 비용을 무료로 전환했다. 카네기홀 측에서는 공연 일주일 전에 홍보 포스터가 다 나갔는데 어떻게 무료로 하느냐며 반대했다. 우리가 완강하게 밀어붙이자 카네기홀 측에서 ‘공연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너무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카네기홀에서만 170회 공연을 기획했는데, 매진된 건 처음이다. 아티스트들은 각성해야 한다. 하하.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공연 초반부에 관객들이 점잖게 앉아 있길래 다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카네기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한국인이 막걸리 마시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젓가락을) 두들기는 60~70년대 정감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 내용은 어땠나. -해방 이후 7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그 시대에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건에 시대정신이 드러난다. 1940년대는 아무래도 해방의 기쁨보다 더 큰 게 없다. 식민 지배가 30년이 넘었고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다고 하니 독립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방이 됐다. 얼마나 기뻤겠나. 해방을 기뻐하는 노래가 막 쏟아져 나왔다. ‘사대문을 열어라’ ‘울어라 은방울’ 같은 노래들이다. 가장 상징적인 노래는 ‘귀국선’이다. 일본에 동포 230만명이 살고 있었고 중국에 200만, 기타 수십만명이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귀국선은 귀환 동포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는 주요한 통로였다. 그 배를 타고 돌아오는 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다시는 빼앗기지 말고 잘 살아 보자는 욕구가 있었다. 그런 욕구가 가사에 잘 표현돼 있다. →1950년대에는 어떤 노래가 상징적인가. -한국전쟁보다 더 1950년대를 특정 짓는 사건은 없다. 중공군이 내려왔을 때 유엔군과 국군은 6중, 7중으로 포위당해 독 안에 든 쥐처럼 죽을 지경으로 집중 타격을 받았다. 한국 지형은 동고서저형이어서 육로 철수가 어려웠다. 그래서 흥남부두에서 해상 철수를 했다. 자유를 잠시 맛본 이북 사람 수십만명이 ‘우리도 데려가 달라’고 했다. 대규모 수송선을 수백척 동원해서 무기를 버리고 군인 10만명, 민간인 9만 8000명을 태우고 내려왔다. 그때 많이들 헤어졌다. 부산에 홀몸으로 내려온 여성분에게서 피란 중 가족과 헤어진 구구절절한 사연를 들었다. 손잡고 같이 타자 했는데 서로 타려고 밀치고 당기다가 밀려서 아이 손, 마누라 손 놓고 ‘어디 갔노, 어디 갔노’ 찾다가 어디 가 버렸는지 몰라 펑펑 울고…. 그 감정을 잘 표현한 노래가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다. 또 부산에서 울다가 죽을 순 없으니까 국제시장에서 장사하고 구두도 닦으며 살았다. 오며 가며 눈이 맞았던 경상도 처녀하고 정을 주고 살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헤어졌던 부모, 형제, 처자식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서울로 떠났다. 그러면 경상도 처녀가 가지 말라며 붙들고 늘어진다. 서울 가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데, 차창 밖으로 보니까 정들었던 경상도 아가씨가 울고 있고…. 그런 사나이의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한 노래가 남인수가 부른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다. 이승만 정부가 사사오입, 발췌개헌을 하면서 계속 권위주의 정부로 치달았다. 이승만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신익희 선생이 나섰는데 1956년 5월 5일 오후 5시 5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호남선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정권 교체의 꿈이 사라지고 허망한 상태가 됐다. 그때 손인호 선생의 ‘비 내리는 호남선’ 노래에 대한 유언비어가 돌았다. 신 선생 부인이 너무 억울해 그 노래를 작사를 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었다. 그런 풍문이 노래 판매를 촉진시켰다. →1960년대의 대표곡은 무엇인가. -경제 개발로 산업화가 본격화돼 촌에서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 도시로 와서 출세를 많이 했다. 출세를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계층 상승’이라고 한다. 돈을 많이 벌거나 고시에 합격하거나 좋은 집안과 혼인을 맺는 것, 3가지가 전통적인 출세 방식이다. 조선시대 500년간 쌓여 왔던 계층 구조가 일제시대 때 반쯤 파괴됐고 한국전쟁으로 계층구조가 거의 다 파괴됐다. 특히 1960년대에는 남자가 출세를 하면서 그렇지 못한 여인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출세한 남자는 도시의 좋은 집안에서 얼른 낚아채 가 버린다. 그러면 시골 보리밭에서 사랑을 나누고 백년가약을 맺었던 여인과는 멀어진다. 이런 식의 이별이 워낙 많았다. 1960년대 초·중반의 영화와 소설, 대중가요, 라디오 드라마의 60~70%가 서울로 간 남자는 출세해서 예쁜 집 규수를 얻고 시골에서 사랑했던 여인은 버림받고 그 여인은 사회적 장벽으로 인한 거리감 때문에 남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다뤘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남진의 ‘가슴 아프게’,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의 전형적인 도식이다. 1964년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동백아가씨와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동백아가씨’가 엄청나게 히트를 했다. 왜색조라며 노래가 나온 지 1년도 안 돼 방송금지가요가 됐는데도 20만장이 팔렸다. 3년 뒤인 1968년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음반 제작 금지를 당했는데도 200만장이 팔렸다. 음반을 낸 지구레코드사 고 임정수 사장의 얘기다. 한국 가요 사상 가장 히트한 노래가 동백아가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장실 의원은 김 의원은 국내 문화·체육계의 대부 격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정치특보 등을 지냈다. 문화관광부 예술국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까지 역임했다. 이후 예술의 전당 사장에 임명돼 문화 공연계의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대한장애인농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인천세계휠체어농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준비 중이다.
  • 광주에 팔만대장경 새기는 로봇이?

    광주에 팔만대장경 새기는 로봇이?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25일 공식 개관했다. 2004년 첫 삽을 뜬 지 11년 만이다. 개관식은 이날 오전 11시 문화전당 내 아시아예술극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장현 광주시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 의원,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문화장관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퍼포먼스 ‘창조의 나무: 빛으로의 초대’ 시연회와 황 총리의 축사 등으로 40여분간 진행됐다. 황 총리는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을 계기로 문화예술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 됐다”며 “세계 각국의 문화와 예술이 이곳에서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자리에 7000억원을 들여 조성된 문화전당은 문화예술 기관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전체 부지면적이 13만 4815㎡(연면적 16만 1237㎡)에 이른다. 문화전당은 예술극장,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문화창조원 복합 1~4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가 눈길을 끈다. 국내외 7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플라스틱 신화들’,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 ‘신화와 근대, 비켜서다’ 등의 전시가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복합 2관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신화들’에서는 고려대 대장경연구소와 종림 스님이 팔만대장경 16만 2516면을 일일이 사진으로 촬영하고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해 디지털화했다. 대장경을 새기는 로봇 ‘피타카’도 함께 전시됐다. ‘새로운 유라시아프로젝트’는 동서양의 새로운 관계와 유라시아의 정체성을 각종 사진과 설치예술로 시각화했다. ‘신화와 근대, 비켜서다’는 아시아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갈등 등을 예술가들의 문화인류학적 시각으로 해석한 주제전시이다. 예술극장에서는 국내외 공동 제작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공연이 열린다. 문화정보원과 민주평화교류원은 아시아문화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역할 및 소통·교류의 장으로 활용된다. 어린이문화원은 어린이의 놀이와 창작활동 체험 공간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요기 베라 등에게 美 ‘대통령 자유 메달’

    요기 베라 등에게 美 ‘대통령 자유 메달’

    전설의 미국 야구선수 요기 베라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온 미국인 17명이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올해의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몇 명의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 혁신가, 예술가, 그리고 지도자들을 축하한다”며 “이들은 한 나라로서의 미국의 힘에 기여한 사람들”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한 뒤 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 메달을 걸어줬다. 대통령 자유 메달은 미국 시민에게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고 가장 높은 영예의 상이다. 이날 자유 메달 수상자로는 올해 초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메이저리그 선수 요기 베라가 포함돼 가족이 대신 메달을 받았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제임스 테일러, 에밀리오·글로리아 에스테판 부부도 영예를 안았다. 또 미 최초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첫 흑인 민주당 경선 후보로 2005년 세상을 떠난 셜리 치점 등도 선정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시 ‘임대료 실험’

    서울시 ‘임대료 실험’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극복 시범 정책을 제시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재개발로 임대료가 급등해 임차인들이 쫓겨나는 현상으로, 이 현상이 격화되면 도시 공동화가 발생한다. 서울시는 23일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는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서촌 ▲성미산마을 ▲도시 재생 지역(해방촌·세운상가·성수동) 등 6개 지역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종합대책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 지역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든 문화인과 예술가가 임대료 급등으로 쫓겨나고 수십년째 장사를 해 온 소상공인도 밀려난다”면서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울 해방촌 경리단길은 이국적인 상가가 많아지면서 유동인구가 급증한 덕분에 10년 새 원룸 월세는 3배, 건물 임대료는 최대 650%까지 올랐다. 가게 권리금이 사라지는 추세지만 홍대 주변 권리금은 오히려 약 10배가 올랐다. 서촌 한옥의 평당 매매가는 1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서울시 대책은 ▲건물주·임차인·지자체가 ‘상생협약’을 체결한다 ▲문화·예술·소상공인을 위한 예산 199억원을 투자해 핵심 시설을 직접 건설 및 매입한다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 3000만원을 지원하고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장기안심상가’를 만든다 ▲‘자산화 전략’으로 소상공인의 상가 매입비를 최대 75%(최대 8억원)까지 시중금리보다 1% 포인트 낮게 최장 15년간 융자해 준다 ▲마을변호사·마을세무사 지원단을 운영한다 ▲상가임대차 보호 조례 제정 및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공론화한다 등 7가지다. 시는 정부에 젠트리피케이션 특별법 제정도 건의한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서울시가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며 “중앙정부도 관련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책 의지는 돋보이지만 대상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고려할 때 그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논란 딛고 성공하려면/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논란 딛고 성공하려면/이순녀 문화부장

    지난 금요일 광주에 다녀왔다. 25일 공식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1시간 50분, 그리고 광주 송정역에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전당까지 버스로 30여분이 걸렸다. 개관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때라 준비가 거의 끝났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연면적 16만㎡로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박물관보다 큰 아시아 최대 복합문화시설 규모를 자랑하지만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도청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주요 시설을 지하광장 형태로 건립했기 때문에 지상 눈높이에선 건물보다 공원으로 조성된 녹지가 더 많이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밖에서 볼 때와 달리 실내로 들어서니 엄청난 규모가 체감됐다. 전당은 도청 건물과 경찰청 건물 6개를 리모델링한 민주평화교류원를 비롯해 신축 건물인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문화원만 해도 2개층 규모에 콘텐츠연구개발실, 체험관, 도서관, 극장, 유아놀이터, 도시락 쉼터 등 10여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레해질 만한 규모다. 아시아 작가, 기획자 대상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아시아문화자원 아카이브 구축 업무를 하는 문화정보원, 첨단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혁신적 예술 창작소인 문화창조원도 예술가들이 탐낼 만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유리문으로 이동식 벽을 설치해 빛과 소음 차단 문제가 지적됐던 예술극장 내 가변형 극장도 암막을 설치해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총 7000억원이 투입된 전당의 하드웨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10년간의 지지부진한 전당 건립 과정에 비하면 상당히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지하 공간임에도 채광이 좋아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 데다 지하철역이 전당과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아시아문화예술의 발신지이자 국제문화 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전당의 물적 토대는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콘텐츠와 안정적인 운영이다. 지난 9월 부분 개관한 예술극장의 경우 개관 페스티벌 객석 점유율이 89%에 이르는 성과를 냈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 프로그램이 정해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되던 5개 원은 조만간 아시아문화원의 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운 체제로 바뀔 예정인데 아시아문화예술의 최첨단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시설로서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주목된다. 운영을 국가가 할 것인지 민간 법인이 할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이 줄다리기를 하다 향후 5년간 국가 소속 기관으로 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법인화 여부를 결정짓기로 한 애매한 지위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는 걸림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당 건립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찬밥 취급을 받아 왔다. 개관식에 대통령 대신 총리가 참석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내는 지역 여론도 적지 않다. 애초 건립 배경이 무엇이었든 10년 만에 전당이 마침내 문을 연다. 일각의 우려처럼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해 진짜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전당은 콘텐츠 확보는 물론 국내외 문화관광 거점으로 키워 내 재정 자립을 꾀해야 하고, 정부도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 coral@seoul.co.kr
  • KT&G, 제16회 메세나대상 대상

    2015년 메세나대상 영예의 대상은 지난해 상상마당 추천을 개관한 KT&G가 수상했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삼구)는 24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15 메세나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복합문화공간인 상상마당을 통해 인디문화 예술가들을 지원해온 KT&G는 홍대, 논산에 이어 춘천에 상상마당을 개관, 지역별로 특화된 문화공간을 운영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문화공헌상은 네이버문화재단이, 문화경영상은 벽산문화재단이 수상했으며 창의상에는 올림푸스한국에 돌아갔다. 또 문화예술에 남다른 기여를 한 기업인에게 수상하는 메세나인상에는 테디베어백물관으로 잘 알려진 JS&F의 김정수 회장이 받았고 기업과 예술단체의 아름다운 협력모델에게 수여하는 ARTS&BUSINESS상은 한국암웨이와 한국조각가협회 성남지부가 영광을 안았다. 메세나상은 문화예술에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기업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상으로 대상(대통령 표창), 문화공헌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메세나인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문화경영상, 창의상, Arts&Business상 등 총 6개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현대미술은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매체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자에게 색다른 감동을 안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벨기에 출신의 설치미술가 카르스텐 휠러(54)의 개인전이 25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농업과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식물병리학 연구소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과학자이자 예술가인 휠러의 작품은 관람객과 공간, 관람객과 작품 간의 상호 소통을 유도하면서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2000년 프라다 재단 전시에서 선보인 ‘거꾸로 선 버섯 방’은 붉은 빛깔의 독버섯들이 거꾸로 매달린 채 관객을 홀리듯이 천천히 회전하는 작품이다. 2006년 런던 테이트모던의 터바인홀에 설치했던 대형 미끄럼틀 ‘테스트 사이트’와 2011년 뉴욕 뉴뮤지엄 개관전에서 선보인 미끄럼틀은 유쾌하고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공간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을 뒤흔들며 설치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거울로 이뤄진 7개의 자동문 설치작업을 통해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며 순간적으로 새로운 공간에 고립되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마주함으로써 관람객은 주인공이 된 듯한 흥미로움과, 끊임없이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공간에 갇히는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휠러의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50%’라는 제목으로 휠러의 근작과 신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 조각작품 시리즈로 꼽히는 ‘자이언트 트리플 버섯’ 시리즈는 대형 버섯모형으로 흰색 점이 있는 새빨간 광대버섯과 다른 종류의 버섯으로 이뤄져 기이한 분위기를 준다. 샤머니즘 역사 속 광대버섯의 향정신성 성분과 주술적 맥락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또 다른 문화 존재의 가능성과 문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는 고글 ‘업사이드-다운 고글’과 보라색 ‘문어’, 초록색의 기이한 동물 모형 작품 또한 대상과 장소에 대한 낯선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작업 중인 카르스텐 휠러는 뉴욕 뉴뮤지엄, 밀라노의 프라다 재단, 런던 테이트 모던, 프랑스 디종의 르 콩소르시엄 등 각국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3년,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2010년,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이해선 사진문화상에 日 구와바라 시세이

    이해선 사진문화상에 日 구와바라 시세이

    대한사진예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14회 이해선사진문화상 수상자로 일본 사진작가 구와바라 시세이(79)가 최근 선정됐다. 이해선사진문화상 심의위원회는 지난 50년 동안 외국 사진가로서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기록해 왔으며, 전시회와 출판을 통해 한국 사진 문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구와바라 시세이는 1964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을 소재로 촬영한 사진집 ‘내가 바라본 격동의 한국’과 ‘분단원점’을 발표했으며 한미사진미술관, 고은사진관 등에서 수차례 초대전과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집 ‘미나마타병(1960-1970)’으로 1971년 일본사진협회상을 수상했고, 2002년 동강사진상과 2014 도모켄사진상을 받았다. 이해선 사진문화상은 1945년 대한사진예술가협회를 설립하는 등 한국 사진 발전에 기여한 이해선 선생의 순수 창작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1993년 제정돼 격년제로 운영하고 있다. 시상식은 12월 9일 오후 5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타 갤러리에서 열린다.
  • 무명 미술 작가·큐레이터 지망생 한자리에

    미술의 매력을 마음껏 누리고 배울 수 있는 향연이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3~29일 ‘2015 미술주간 행사’를 갖는다. 시민들의 미술 관람을 돕고자 전국 157개 국공립 미술관, 대안공간, 갤러리 공간과 전시 정보 등이 담긴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한다. 특히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선 미술주간 특별전으로 24~29일 열리는 ‘나는 무명작가다’ 전시에서는 무명 작가들의 명작을 조명해 작가의 창작 의욕을 고무한다. 또한 작품 관람뿐 아니라 개인들의 작품 소장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에선 두 차례 전문가 심의를 거쳐 선정, 구매된 200여점을 선보인다. 또한 25일에는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비용 지급 문화 정착을 위한 ‘미술인 보수 지급제도 도입(아티스트 피) 정책 토론회’가 문체부 주최로 열린다. 한편 한국사립미술관협회는 24~2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길 예술가의 집에서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등 18곳에 이르는 서울시내 주요 사립미술관이 참여해 작가, 큐레이터 지망생 그리고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미술관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고 소통하는 장을 펼친다. 미술 작가는 물론이고 작가 지망생,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 지망생 등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미술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컨설팅 테이블’에서 미술관 큐레이터를 직접 만나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홈페이지(www.artmuseu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내 마음대로 타투’ 새겨주는 유명 예술가 화제

    ‘내 마음대로 타투’ 새겨주는 유명 예술가 화제

    한번 새기면 지우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문신 시술을 받는 사람들은 어떤 문양이나 문구를 새길지 매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미국의 한 예술가가 고객의 의사는 전혀 듣지 않고 순전히 ‘자기 맘대로’ 문신을 새겨주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미국인 타투이스트 스콧 캠벨은 지난 12~15일 동안 미국 뉴욕의 한 미술 갤러리에서 무료 타투 행사를 벌였다. 갤러리의 정 중앙에는 사람 팔 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이 뚫린 흰색 나무 벽이 설치됐다. 문신을 원하는 사람들은 순서대로 팔을 이 구멍에 넣은 채 대기했다. 캠벨은 벽 너머의 고객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오로지 자기가 원하는 문신을 새겼다. 고객은 작업이 끝날 때까지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전혀 반영할 수 없는 타투 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해당 갤러리는 프로젝트 기간 내내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는 캠벨의 명성이 작용한 결과다. 그는 헐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의 문신 작업을 담당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세계적 타투이스트이기 때문. 실제로 시술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 새긴 문신 사진을 자랑스럽게 자신의 SNS에 업로드 하는 등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캠벨은 문신이라는 예술행위 특유의 한계를 넘어서 순수한 창작활동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내 고객들은 ‘원하는 대로 하라, 당신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하지만 타투 아티이스트로서 문신 작업에 대해 완전한 자율권을 가지기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문신이라는 미술작품의 캔버스인 인간은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며 “이렇게 고객의 의사를 수용하는 것은 때로 좋은 영감을 선사해주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순수한 작품 활동이 가능한 것은 그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 때”라고 설명했다. 사진=ⓒ인스타그램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번엔 자원봉사자 아닌 예술가로… 27일까지 관악 사진작가회 회원전

    이번엔 자원봉사자 아닌 예술가로… 27일까지 관악 사진작가회 회원전

    관악구가 구청 2층에 있는 갤러리관악에서 오는 27일까지 ‘제10회 관악구 사진작가회 회원전’을 연다. 2007년 처음 꾸려진 관악구 사진작가회는 6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각종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노인정을 찾아가 영정사진을 찍는 대신 ‘장수사진’이란 이름으로 노인들의 얼굴 사진을 찍을 뿐 아니라 각종 축제나 행사가 열리면 가족사진도 촬영한다. 서울대입구 전철역 갤러리, 관악문화원 등에서도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역예술인들에게 무대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겐 집 가까운 곳에서 가족, 이웃들과 함께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관악구민 가을 추억 담기 한마당’에 사진작가회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잘 찍는 방법에 대한 강좌를 열었다. 또 어린이 사진 찍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종필 구청장은 “이번 사진작가회의 전시는 바쁜 일상에 쫓겨 순간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 가던 길을 멈추고 볼 수 있는 우리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1] 불화(佛畵)에 담긴 일제강점기 사회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1] 불화(佛畵)에 담긴 일제강점기 사회상

     감로탱(甘露幀)은 외래 종교인 불교를 한국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신앙했는지 보여 주는 불교회화이다. 전생에 지은 죄에 따라 육도윤회(六道輪廻)에 고통받는 중생이 구제 과정을 거쳐 극락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감로탱화, 감로왕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3단으로 그려졌다. 아래부터 지옥도와 아귀도에서 헤매는 중생도 단이슬(甘露)이 상징하는 풍성한 음식이 베풀어진 의식을 거치고 나면 부처가 머물고 있는 세계로 올라설 수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로탱은 산천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나 조상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란분재에서 쓰였다. 이렇듯 독창적인 그림이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던 조선시대에 꽃을 피웠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감로탱 가운데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산사 감로탱(1589)이다. 각각의 감로탱은 하단의 육도윤회상이 조성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기록화이자 풍속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역사적 의미가 뚜렷한 감로탱 가운데 서울 돈암동 흥천사 감로왕도가 있다.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 정릉의 원찰 흥천사는 1939년 감로왕도를 새로 봉안했다. 공주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계룡산파 화맥(畵脈)의 대표적 화승 보응 문성과 그의 제자 병문이 참여했다. 두 화승은 기존의 도상을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것은 물론 당시 핵심적 사회상을 서양화법으로 담아냈다.  두 화승 가운데 병문의 족적은 흥미롭다. 병문은 일제강점기부터 사회주의 문화예술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현대미술의 1세대 조각가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를 주도한 김복진과도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1949년 출범한 ‘불교미술연구회’에는 미술부장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흥천사 감로왕도가 그려진 당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었고, 1941년 미국 진주만을 공격하기 직전이었다. 보응 문성과 병문은 이 언저리의 시대상을 먹선으로 분할한 31개의 화면에 담았다. 전투함이 돌진하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가운데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포탄이 여기저기서 터지는가 하면, 기세등등한 육군은 탱크를 앞세우고 상대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일제가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과 침략의 본거지 통감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설치된 통감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총독부로 바뀌었으니 당대의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여행, 기차가 다니는 어촌, 코끼리 서커스단, 전당포, 전신주 공사, 전화 거는 모습, 스케이트 타는 모습 등 새로운 문물의 양상도 보인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최근까지 전쟁 장면이 담긴 몇몇 장면은 호분칠을 하고 흰 종이로 가려놓기도 했다. 하단의 오른쪽 맨 아래 장총을 둘러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호분칠이 짙어 종이를 떼어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럼 모습은 흥천사 감로왕도를 한때 친일적인 사회상을 담은 불화(佛畵)로 분류하게 만든 이유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대의 새로운 사회상을 가감없이 투영한 이 그림을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교회화의 하나로 적극 재평가하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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