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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칙칙했던 후암시장 다시 태어났습니다

    칙칙했던 후암시장 다시 태어났습니다

    낡은 재래시장에서 깔끔한 골목형 시장으로 거듭난 서울 용산구 후암시장이 신고식을 치른다.용산구는 22일 제4회 두텁바위 축제를 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후암시장은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골목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4억 8000만원을 들여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했다. 갤러리형 담장과 방송 스튜디오를 설치했고 점포별 매대는 판매 상품에 맞게 디자인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3개 국어 안내판과 홍보용 발광다이오드(LED) 보드 등을 설치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다시 태어나는 후암’이라는 주제로 ▲후암의 얼굴 그리기 및 사진 뽐내기 ▲어린이 보물찾기 ▲특화메뉴 시식회 ▲어린이 100원 경매·장보기 ▲골목 패션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후암시장 상인회는 2014년부터 자발적인 마을 행사로 두텁바위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두텁바위는 후암동의 한 고개에 있던 바위로 후암동 지명의 유래가 됐다. 이 바위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다고 한다. 구는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이야기가 있는 시장 만들기’, ‘매력적인 점포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식 변화를 이끌어왔다. 상인회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변화된 후암시장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인회는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이달에 세 차례에 걸쳐 ‘암(岩)시장+골맥파티’라는 이름의 벼룩시장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성장현 구청장은 “새로 태어난 후암시장이 전통시장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에게도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낭만파 시인들의 은밀한 만남…‘포에트리 브로셀’ 예고편

    낭만파 시인들의 은밀한 만남…‘포에트리 브로셀’ 예고편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현재진행형 이야기 ‘포에트리 브로셀’이 낭만파 시인들의 은밀하고 파격적인 만남을 드러낸 예고편을 공개했다. 바르셀로나의 한 카페에는 에로틱한 이야기를 거래하는 은밀한 모임이 매주 열린다. 2007년 뉴욕에서 시작된 낭만파 시인들의 갈증 해소를 위한 이 만남은 미국과 유럽을 사로잡으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네 명의 여성들이 어느 날 카페를 방문하고, 이들은 시인들에게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영화 ‘포에트리 브로셀’은 네 개의 개성 있는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알렉스’라는 같은 이름의 남녀와 사랑에 빠지는 칵테일바 매니저, 어머니의 은밀한 비밀을 깨닫는 청년, 친구들에게 연상의 남자와의 하룻밤을 선물 받은 여성, 과거의 남자를 잊지 못하는 여인의 이야기가 자유롭게 교차한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춤과 노래, 시, 그리고 에로틱한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펼쳐지는 낭만파 시인과 사람들의 만남을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와 청춘 남녀들, 그리고 시를 읽어주는 이들의 서로 다른 시선과 욕망이 한데 모여 파격적인 이야기를 예고한다. 2004년 단편 ‘더 굿 걸’로 데뷔해 ‘그녀의 다섯 가지 이야기’, ‘바르셀로나 섹스 프로젝트’ 등 실험적인 영화들을 연출해 온 에리카 러스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포에트리 브로셀’은 오는 3월 1일 개봉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7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1> 여성잡지 ‘엘레강스’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1> 여성잡지 ‘엘레강스’

    헌책방에서 잠자던 옛 책을 발굴해 그 시대의 문화상을 발랄하고 경쾌하게 조명하는 새 연재물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박물관’이 격주로 독자들과 만납니다.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지금의 우리들도 충분히 곱씹어 볼 만한 문화의 자취를 느껴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을 좋아해 그의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패러디한 책방을 연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는 ‘탐서의 즐거움’, ‘내가 사랑한 첫 문장’,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를 쓴 자칭 애서가이자 활자 중독자입니다.오래된 책들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아 넘길 게 없다. 그중에서도 내게 특별한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보던 대중잡지다. 대중잡지는 당시 문화와 시대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매체다. 특히 텔레비전이 보편화되기 전인 1980년대 이전 잡지는 사건 사고에서부터 정치, 경제, 문화, 연예계 이야기는 물론 가벼운 가십거리까지 꽉꽉 들어차 있어 시대의 축소판이라고 부를 만하다. 지금도 서점에 가면 이런저런 잡지들이 많은데 멀티미디어 매체라는 게 아예 없었던 당시에 잡지의 힘이란 그야말로 대단했다. 얼마 전 가끔 들르는 책 경매장에서 ‘엘레강스’라는 여성 잡지가 한 권 출품되어서 구입했다. 평소에 옛날 잡지를 좋아하는 내게 1960~70년대에 나온 대중잡지는 무엇보다 반가운 책이다. 이날 구입한 잡지는 1976년 6월호로 잡지 제목 위에 “미혼여성·여대생의 잡지!”라는 문구가 쓰인 걸로 봐서 젊은 여성을 주 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잡지를 발행한 곳은 ‘주부생활사’다. 주부생활사는 1960년대부터 여성 독자를 위한 책을 많이 출판한 곳이다. 펴낸 책 대부분은 각종 음식 만드는 방법, 집안 살림, 옷 만들기, 육아, 꽃꽂이 등에 관한 것으로 그 당시 여성이 알아야 할 지식이 대체로 어떤 분야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미혼 여성 ‘신부수업’ 받던 그 시절 확실히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성은 ‘결혼해서 살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컸다. ‘신부수업’이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쓰던 때였다. 몇 년 전에 ‘지리산’, ‘관부연락선’ 등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이병주의 칼럼 모음집 ‘1979년’을 봤는데 여러 글들 중에서 “여자는 대학을 나와야 하는가”라는 것도 있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가가 1970년대에 쓴 글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당시 사회 분위기가 어땠는지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여성이 대학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에 더해서 강한 목소리로 여성에게 고학력은 아무 쓸 곳이 없을 뿐 아니라 취직하는 것에도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작가가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당시 사회가 그랬다. 문화, 사회, 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남성이 움직이고 있었으니 여성의 존재는 그만큼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1960년대 이전으로 내려간다면 이런 분위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대중들 반응에 가장 민감한 매체인 영화만 보더라도 1960년대에는 말하자면 신성일의 시대였다. 영화 내용도 사나이들의 모험과 의리 같은 것을 그린 내용이 많았지만 1970년대에 히트한 영화들은 대개 이야기 중심에 여성이 있었다. 최인호 소설을 각색한 ‘별들의 고향’(1974)을 보기 위해 46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영자의 전성시대’(1975)와 ‘바보들의 행진’(1975), ‘겨울여자’(1977)도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히트 영화가 유명한 원작 소설들과 짝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유행 때문이었는지 인기 소설가와 젊은 영화감독들은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누렸다. 문화를 즐기는 계층은 남성 중심에서 여성 쪽으로 조금씩 무게가 이동했다. 자연스레 대학생 또는 사회에 진출한 젊은 여성을 위한 잡지도 늘어났다. ‘엘레강스’ 1976년 6월호 목차를 살펴보면 문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성 독자를 겨냥해서 인기 있는 소설과 영화, 외국에서 유행하는 팝송 소개 등으로 지면을 구성했다. 여성 예술가로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천경자 화백의 작품 설명과 컬러 화보가 잡지 앞쪽에 실렸다. #독자 참여 방식으로 차별화 전략 또 하나 특별한 점은 당시에 나왔던 여러 여성 잡지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일반 독자를 잡지에 직접 참여하게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번 호 표지를 장식한 모델은 인기 연예인이 아니다. 올해 스물네 살이 된 박옥경씨로 고려대 의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다. 취미는 스포츠이고 장래 꿈은 선장(船長)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덧붙여 편집부는 박옥경씨를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대학가의 주인공”이며 “안 보고도 데려간다는 셋째 딸” 이라고 설명한다. 멋진 설명인 것 같지만 가만히 읽어 보니 좀 이상하다. 여성을 위한 잡지라고는 하지만 설명은 ‘남성이 원하는 여성상’이다. 이런 모습은 남성이 문화 소비의 중심이던 사회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아이러니하게도 여성 잡지에 실린 주요 콘텐츠도 남성들이 지면을 채웠다. ‘엘레강스’ 1976년 6월호를 보면 최인호, 고은, 박두진 등 유명 작가들이 쓴 칼럼이 곳곳에 배치되었고 잡지 끝부분에는 조해일, 이동하 작가의 연재소설이 실렸다. 이 잡지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기사는 “청춘파(靑春派) 감독이 말하는 영상 속의 미혼의식(未婚意識)”인데 이 역시 남성 감독 두 명과 인기 소설가 한 명의 좌담회를 글로 풀어 옮긴 것이다. 사실은 내가 경매에서 이 잡지를 구입한 이유가 바로 이 흥미로운 좌담회 때문이다.좌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다음과 같다. ‘별들의 고향’을 히트시킨 이장호 감독, ‘영자의 전성시대’를 연출한 김호선 감독, 그리고 소설가로도 인기를 누렸지만 1968년에는 대종상 각본상을 거머쥐며 영화 쪽에도 재능을 인정받은 김승옥 작가 이렇게 세 명이다. 1970년대 중반은 청춘 영화의 시대였으니 두 히트 감독과 이들의 영화를 각색한 소설가를 섭외하는 기획은 참신하다. 그리고 잘나가는 세 남성을 모셔 놓고 요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지금이라면 고개가 갸우뚱할 일이지만 그때는 이 특집 좌담회 기사를 읽기 위해 잡지를 구입했을 사람들도 꽤나 있었을 것이다. 좌담회 기사 부분을 펼치면 우선 세 참석자가 한 곳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큼직하게 한쪽을 차지한다. 이장호, 김호선 감독은 손질을 언제 한 건지 알 수 없는 더벅머리이고 사진 왼쪽으로 정면 얼굴이 나온 사람이 김승옥 작가다. 손가락에는 담배를 끼우고 턱을 괸 상태로 두 감독 쪽을 바라보는 모습인데, 멋지게 나온 사진이라서 좌담회 이후에 이 사진은 김승옥 작가의 공식 프로필 사진처럼 여기저기서 다시 쓰이게 된다.#결국 남성이 원하는 여성상만 알려줘 이야기는 대부분 두 감독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고 김승옥 작가는 사회자 격으로 좌담회 흐름을 이끌어 간다.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참석자 세 명이 감명받은 영화중에 인상 깊은 여성상을 담고 있는 작품을 꼽는 것이다. 두 감독은 ‘초원의 빛’, ‘젊은이의 양지’, 김승옥 작가는 아일랜드 영화 ‘라이안의 처녀’를 예로 들었다. 그다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러면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어떻게 미혼 여성의 이미지를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눈다. 놀랍게도 두 감독은 약간씩 방향은 다르지만 더욱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을 창조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다.그러나 이 사회 구조는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좀처럼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 이들 젊은 예술가들의 시도는 번번이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김호선 감독은 “이미 사회 통념상 묵인되어 있는 사실을 영화화하면 꼭 부도덕하다는 비난이 들어온단 말이에요”라며 한탄한다. 이에 김승옥 작가는 “편견을 타파하도록 꾸준히 해보는 것, 이게 우리의 할 일이겠죠” 하면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어서 그는 여성들이 앞으로 더욱 힘을 내서 이 시대를 이끌어 나가라고 주문한다. 두 감독에게도 “수많은 여자들이 삶의 보람을 찾으면서 살아가는 생, 그 자체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리얼하게” 나타나도록 연출해 달라고 당부한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1970년대 우리 사회 모습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앞서나간 지식인다운 면모다. 이로부터 시대는 많이 흘렀고 지금 ‘엘레강스’같은 여성 잡지를 펼쳐 보면 내용이 유치하다며 쓴웃음을 짓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끊임없이 힘을 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우아함을 내세운 ‘엘레강스’도 몇 년 후에는 시대의 흐름에 맞도록 ‘여성자신’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변화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몇십 년이 지난 후에 또 다른 누군가도 지금 우리들이 살았던 모습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길 수 있다. 옳고 그른 문제는 당장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이 시대를 반성하며 변화하려고 노력했는지, 그것이 미래의 독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작은 실천이라 믿는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본인 얘기 같은 영화로… 세계적 배우로 우뚝

    본인 얘기 같은 영화로… 세계적 배우로 우뚝

    배우 김민희(35)가 영화같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연출하며 세계적 배우로 거듭났다. 홍상수(57) 감독과의 스캔들로 한국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김민희는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사생활 문제와는 별개로 홍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보여 준 연기력을 인정받아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고교 때 길거리 캐스팅 모델로 데뷔 큰 키에 개성 있는 외모의 그는 고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잡지 모델로 데뷔했다. 1999년 드라마 ‘학교2’, 영화 ‘순애보’(2000)를 통해 연기에 입문했으나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CF 스타, 신세대 아이콘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를 즐기지도 못했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이 시기를 돌이켰던 김민희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2006)와 권칠인 감독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에서 서서히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변영주 감독을 만나 찍은 ‘화차’(2012)에서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와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로 인정받았다. ‘화차’와 노덕 감독의 ‘연애의 온도’(2013) 등으로 연기상 트로피를 몇 개 챙기기도 했다. 이후 국제영화제 단골 손님인 홍상수, 박찬욱 감독과 잇따라 만나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홍 감독과는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을 받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를 시작으로, 거푸 호흡을 맞추며 홍 감독의 ‘뮤즈’로 급부상했다.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칸 레드카펫을 밟아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열망과 욕심, 그에 동반된 노력이 오늘의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타고난 재능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매력이나 장기를 보여 줄 줄 아는 영리한 배우”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칸에 다녀온 뒤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 감독과 단순한 배우·감독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입장을 표명하지도,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홍 감독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18번째 작품인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개봉 때도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대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야기와 무척 닮아 보이는 소재의 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에 초청받았다.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인간의 욕망, 특히 남녀 관계의 내밀한 흐름을 보여 주는 작품을 주로 연출하던 홍 감독은 유부남 영화 감독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가 독일 함부르크와 강릉을 오가며 지인들과 사랑과 삶의 의미를 토로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에는 두 사람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사가 상당수 등장한다. 시기적으로는 스캔들이 터지기 전에 촬영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베를린영화제 시사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김민희와의 사이를 ‘가까운 관계’(close relationship)로 설명했다. 커플 반지와 함께 친밀한 스킨십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민희는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공을 홍 감독에게 돌렸다. 그는 “감독님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 큰 힘이 됐다”며 “감독님은 항상 저에게서 최고를 끌어내 줬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쪽대본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홍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아침마다 너무 좋은 글을 받는 것은 여배우로서 광장히 기쁘고 신나는 일”이라면서 “감독님의 요구를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 대본에는 항상 재미있는 유머가 많은데 제가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서툰 점이 있지만 그 맛을 살리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자신에게 마이크가 넘어오려 하자 “이 회견은 그녀의 자리”라면서 “저는 그저 동석하고 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국내 네티즌들, 축하·환영 vs 냉소·비판 한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다음달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민희와 홍 감독이 국내 언론 앞에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김민희의 수상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축하와 환영, 냉소와 비판으로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이용철 평론가는 “예술가는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며 “스캔들의 멍에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예술가의 삶을 이어 갈 힘을 더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에서 창작한 첫 예술품은 ‘웃음별’

    [아하! 우주] 우주에서 창작한 첫 예술품은 ‘웃음별’

    우주에서 ‘메이드 인 스페이스’(Made In Space)판 예술 작품이 첫 탄생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 첫 제작된 예술 조각품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둥둥 떠다니는 사진을 공개했다. 흰색의 도넛처럼 생긴 이 작품의 이름은 '웃음별'(laugh star)이다. 지구상 많은 현대예술가의 작품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 작품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1일 시작됐다. 당시 이스라엘 출신의 아티스트 에얄 게버와 캘리포니아 회사 '메이드인스페이스'는 공동으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ISS에서 인간의 웃음으로 생기는 음파를 3D로 형상화해 3D 프린터로 만들어내는 것. 이를 위해 프로젝트팀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의 웃음 소리를 응모받았다. 총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투표를 통해 선정된 것은 라스베이거스 출신의 제인 스탠코의 웃음. 이 웃음을 ISS에서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은 메이드인스페이스가 개발한 3D 프린터 AMF(Additive Manufacturing Facility)다. 프로젝트팀은 현재 ISS에 설치돼 있는 AMF로 이 웃음을 '출력해' 그럴듯한 작품 웃음별을 만들어냈다. 게버는 "웃음별은 앞으로 우리 머리 위에 계속 떠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다모클레스의 칼’의 동시대적인 메타포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아리송한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고대 디오니시오스왕과 관련된 일화다. 늘 왕좌에 대한 선망을 갖고 있던 신하 다모클레스를 칼끝이 겨눠진 채 머리 위에서 대롱거리고 있는 왕의 자리에 앉아보도록 해 권력의 절박한 긴장감을 느끼도록 했다는 얘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한편 메이드 인 스페이스는 지난해 6월에는 3D 프린터로 만든 우주판 렌치를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우주에서 직접 장비를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이유는 있다. 일반적으로 우주에 장기체류할 시 각종 장비 등 다양한 물품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지구에서처럼 필요한 물건을 쉽게 ‘택배’로 부칠 수는 없는 노릇.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바로 3D 프린터다.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설계도’를 지구에서 전송받아 이를 우주에서 찍어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인류의 화성 정착에 있어서 3D 프린터는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장비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도 국민” …전신 타투, 눈동자 염색한 英 남성의 항변

    “나도 국민” …전신 타투, 눈동자 염색한 英 남성의 항변

    가장 많은 문신을 소유한 한 영국 남성이 '편견 없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별난 외모 때문에 '증오범죄'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평생을 보디 페인팅에 헌신하고 있는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합법적인 학대의 피해자'라며 인식의 장벽을 낮추고 차별의 눈을 거둬달라고 말했다. 버밍엄 출신의 매튜 웰란(37)은 아홉 살 때 처음 보디 아트에 매료됐다. 특히 문신에 시각적으로 압도됐는데 가족의 영향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문신을 한 군인이었고, 삼촌 역시 문신을 즐겼다. 매튜는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타 모코(Tā moko)’로 불리는 마오리족의 문신 문화를 접했고,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그리고 16살이 되던 해 처음 불독과 국기모양의 문신을 새겼다. 그에게도 첫 타투는 무섭고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미지에 대한 공포였기에 아픔은 더욱 강렬했다. 바늘이 피부를 거칠게 찌르고 들어와 화학약품을 밀어넣는 과정 자체가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타투를 할 때마다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금은 몸의 모든 부분에 잉크나 기계를 통해 문신을 새긴다. 오른쪽 왕관 모양의 문신부터 왼손, 얼굴의 이마와 턱까지 빈틈이 없다. 약 15년 동안 신중히 연구한 끝에 양쪽 눈의 흰자위도 모두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그는 심지어 문신 예술가들이 더 매끄러운 캔버스 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젖꼭지까지 제거한 상태다. 문신과 신체변형에 거의 6000만원 가까이를 투자했다. 그의 독특한 외형은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감탄이나 혐오 등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009년에는 버밍엄 경찰서 앞에서 칼에 찔린 적도 있었다. 그 사건을 통해 매튜는 "인간은 제한된 시간 동안만 세상에 머물다 가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이 보너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는 "문신을 개인적인 예술작품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우리는 개인의 전부나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여긴다. 문신에 전념하는 것은 종교인이 그들의 신념을 보이는 법과 같다"고 비유했다. 무엇보다 매튜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하며 궁극적인 표현의 자유를 갖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현재 보디 아트를 한 사람들이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신 타투, 눈 염색 등 극단적 성형은 150년 전인 1861년에 만들어진 상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불법행위가 된다. 매튜는 "사람들의 편견에 기초해 만들어진 이 법으로 인해 무고한 희생자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화하는 사람들은 자랑스러운 국민들이며, 우리는 변화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우리는 강요받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길게 그리고 열심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면은 모두 똑같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같은 국민이라는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처음부터 세계적 아트페어는 없어… 지역 특색 살려 흥행해야”

    “처음부터 세계적 아트페어는 없어… 지역 특색 살려 흥행해야”

    “처음부터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한국은 역사적·문화적 뿌리가 깊고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트페어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하다고 봅니다.”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D뮤지엄에서 열린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제니퍼 플레이 프랑스 피악(FIAC·국제현대미술전시회) 총감독은 “아트페어는 예술시장과 신진 예술가들의 프로모션을 위한 필수 요소인 동시에 한 나라의 문화를 얘기해 주는 문화 이벤트”라며 “아트페어가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악은 1974년 시작돼 매년 10월 열리는 프랑스의 대표 아트페어다. 1980년대 초 유럽의 중요한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고 승승장구했으나 1993년 유럽을 강타한 경제위기와 전시 장소였던 그랑팔레의 리노베이션에 따른 파리 외곽으로의 장소 이동이 악재로 작용해 관람객과 매출이 급락했다. 이어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 시작과 함께 상대적으로 피악의 부진이 부각되면서 위상이 급격하게 곤두박질쳤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파리에서 화랑을 경영하던 플레이 총감독은 2003년 피악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구원투수로 나섰던 당시를 회상하며 “프랑스의 아트 전문지 보자르가 특집기사로 ‘피악 30주년인가, 장례식인가’라는 제목을 뽑을 정도로 심각했다”면서 “젊은 화랑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위원회를 만들고 프로그램에 디자인 분야를 추가하며 운영에 변화를 주는 한편 프랑스 미술관 등 예술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조 아래 야간 전시 ‘루나 피악’을 만들어 도시 전체에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고 말했다. 화랑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참가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기획을 시도한 덕분에 피악은 3년 만에 이미지 회복에 성공했고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스위스의 아트바젤, 프리즈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거듭났다. 2010년부터 피악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위기 극복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2015년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2013년과 2014년 아트리뷰가 선정한 파워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플레이 총감독은 “경기 불황에서 시작된 미술시장의 장기 침체와 홍콩 아트바젤과 같은 주변 시장의 부상으로 상대적인 위축을 겪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상황이 10여년 전 피악의 위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아트페어가 성공하려면 참가 갤러리, 예술가, 관람객 등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며 때로는 모순되는 임무를 이행해야 할 때도 있지만 어렵더라도 많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날의 함성’처럼… 다시 불러보는 250만 대구 자긍심

    ‘그날의 함성’처럼… 다시 불러보는 250만 대구 자긍심

    21~28일 대구시민주간 대구는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등에서 보듯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아 앞장섰다. 대구시는 이 같은 시민정신을 되살려 대구시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대구시민주간’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열린다고 대구시가 16일 밝혔다.행사가 시작되는 21일은 국채보상기념일이다. 국채보상운동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진 빚 1300만원을 국민 성금으로 갚자는 ‘나랏빚 갚기 운동’을 말한다. 1907년 1월 29일 항일구국지로 서울신문의 전신 대한매일신보의 대구지사원인 대구 광문출판사 김광제 사장과 부사장 서상돈의 발의로 시작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구의 유력 인사들이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고 주권을 회복하자’며 모금운동에 나섰다. 당시 일제는 군수품을 들여오면서 담배도 함께 도입, 대구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됐다. 그러나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일제의 담배 유통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이후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행사 마지막날은 2·28민주운동 기념일이다. 2·28민주운동은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대구 8개 고교생이 자유당 독재에 항거해 일어난 것이다. 마산의 3·15 부정선거 항의시위로 이어졌고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며 오는 9월쯤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2·28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국채보상운동 선열들 책임정신 되새겨 ‘시민주간’을 진정한 ‘시민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15년 11월부터 대구시교육청, 대구문화재단, 지역 시민단체 등과 함께 워킹그룹을 만들어 여러 차례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대구시민주간의 하이라이트는 21일 열리는 선포식이다. 엑스코 5층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2시에 열리는 선포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시민과 관계자 1300여명이 참석한다. 식전문화행사로 뮤지컬 갈라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공연된다. 국채보상운동과 항일운동을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40분간 진행되는 선포식은 ‘열정의 발걸음’이라는 미디어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이어 시민주간을 샌드아트 영상으로 소개하고 지역 기관단체장 10명이 선포 세리머니를 한다. 또 권 시장이 비전을 발표하고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축하 메시지를 낭독한다. 이날 권 시장은 시민주간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5개년간 비전을 직접 시민들에게 소개한다. 250만 시민 대표의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퍼포먼스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400명의 시민 대표가 참가해 ‘대구찬가’, ‘고향의 봄’ 등의 노래를 오카리나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의 연주에 맞춰 부른다. 메인행사가 마무리되면 축하행사도 준비돼 있다. EBS 국사 선생이자 ‘KBS 역사저널 그날’의 출연자이기도 한 최태성 강사가 ‘역사 속의 대구’를 주제로 강연한다. 슈퍼스타K 시즌 4의 우승자이자 ‘봄봄봄’, ‘러브 러브 러브’ 등으로 인기를 끈 가수 로이킴이 미니콘서트를 준비해 새로운 시민축제의 탄생을 축하하게 된다. 선포식에 앞서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행사가 대구중앙도서관 강당에서 열린다. 권 시장, 류 의장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국가를 대신해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나선 선열들의 책임정신을 되새긴다. 오후 4시부터는 엑스코 325호실에서 ‘대구 알기 가족 골든벨’이 열린다. 초·중·고등학생들이 가족 1명과 1팀으로, 모두 200여팀이 참가한다. 예선과 패자부활전 본선 등을 거쳐 20팀을 선발해 시상한다. 대상 1팀에게는 100만원, 금상 3팀 각 90만원, 은상 3팀 각 60만원, 동상 10팀 각 10만원의 상금을 준다. 문제는 대구의 문화, 역사, 인물, 기타 인문소양 등에서 나온다.●대구 상징물 가면 쓰는 ‘복면 가요제’ 23일부터 26일까지 창작 뮤지컬 ‘기적소리’가 공연된다. 기적소리는 국채보상운동을 뮤지컬로 만든 것이다. 2015년 12월 초연된 후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23회 공연됐다. 누적 관객 1만 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공연을 이어 오면서 ‘대구의 가슴을 울렸다’, ‘대구의 정체성을 봤다’는 호평을 들었다. 24일 오후 6시부터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청년복면가요제’가 열린다. 지역 청년들이 직접 기획해 추진하는 것이다. MBC 인기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참가자들은 청년 예술가들이 제작한 사과, 팔공산 등 지역 상징물 복면을 쓰고 가창대회를 펼친다. 복면가요제 예선은 17일 오전 10시 대구시 청년센터에서 열린다. 예선을 통해 선발된 100명이 심사위원인 시민청중평가단 앞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대상과 금상, 은상 각 1명에게 100만원, 50만원, 3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장려상 1명에게도 20만원을 준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2만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한다. 25일에는 도심문화 역할수행게임(RPG)이 진행된다. 참가자가 이야기 속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즐기는 미션 수행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주요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기념중앙공원, 근대골목 등 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학생과 연인 등 500여명이 참가한다. ‘김광석 노래 가사 맞히기’, ‘과자 먹기 릴레이’, ‘약초 이름 맞히기’, ‘음표 맞춰 반주하기’, ‘고무신 던져 받기’, ‘태극기 들고 있는 여학생 찾기’ 등은 물론 키워드 카드를 조합해 장소를 찾는 ‘최종 미션장소를 찾아라’라는 게임이 마련돼 있다. 26일에는 노보텔에서 ‘대구정체성 포럼’이 열린다. 100여명이 참가하는 포럼에서는 대구 역사와 문화 속에 녹아 있는 대구 정체성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시대정신을 찾는다. 여기서 나온 정체성을 인식하고 재해석해 현재 대구 지역 시대정신을 규명하게 된다. ●민주운동 기념식 영호남 인사 한자리에 28일에는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대구 두류공원 학생 의거 기념탑 앞에서 열린다. 기념식에는 권 시장을 비롯해 2·28기념사업회 회원과 정치, 경제, 사회, 여성, 학생 등 각계각층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국민 대통합과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해 윤장현 광주시장과 5·18기념재단 이사, 5·18 관련 단체장 등도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행사 때도 윤 시장 등이 참석했었다. 이날 오후에는 대구경북연구원에서 대구시민 주간 기념세미나가 열린다. 주제는 ‘대구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기억의 재구성(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을 중심으로)’이다.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경북학센터장이 국채보상운동 정신 계승과 세계화 전략,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뿌리 2·28민주운동 재조명, 대구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기억의 재구성 등을 주제발표하고 종합 토의와 토론이 이어진다. 또 경북대에서는 2·28민주운동 학술세미나가 개최된다. 2·28민주운동에 대한 시민의식 실태와 기념사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권영진 시장 “시민정신이 위기 속 빛” 한편 대구시는 10월 8일 열리는 ‘시민의 날’도 시민주간으로 옮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민의 날은 1981년 직할시 승격 100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1982년 조례 제정과 함께 제1회 대구시민축제를 개최한 뒤 지금까지 기념행사 등을 해 왔다. 권 시장은 “대구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더욱 시민정신이 빛을 발했다”면서 “시민주간 선포를 계기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창조대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74년 전 손목시계, 127억 7300만원에 낙찰 ‘신기록’

    74년 전 손목시계, 127억 7300만원에 낙찰 ‘신기록’

    오래된 손목시계 하나가 무려 127억 7300만원에 팔리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화제가 된 손목시계는 1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브랜드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이 제조한 것으로, 해당 모델의 명칭은 ‘파텍 필립 1518’이다. 이 손목시계는 74년 전인 1943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여전히 고상한 기품을 뿜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스테인리스 소재이며, 장미색과 노란색이 섞인 골드로 치장돼 있다. 최근 이 손목시계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경매에서 900만 파운드에 낙찰되면서 역사상 가장 비싼 손목시계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전 기록은 역시 파텍 필립의 시계가 세운 580만 파운드(82억 3200만원)였다. 일반적으로 1970년대 이전까지 대부분의 손목시계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의사 등 명망 높은 전문직 소비자가 대다수였으며, 매일 착용해도 쉽게 고장나지 않도록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모델은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동시에, 같은 모델로 단 4개만 제작됐다는 점에서 그 희소성을 높였다. 경매업체 관계자는 “파텍 필립 1518 낙찰을 희망한 사람은 400명 이상이었으며, 매우 높은 가격을 부른 낙찰자 덕분에 불과 13분 만에 경매가 끝났다”고 전했다. 한편 파텍 필립은 1851년 설립된 뒤 시계 기술과 관련한 여러 분야의 특허를 받았으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등 유명인과 예술가, 과학자를 고객으로 두며 명실상부한 시계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화마당] 프로와 아마추어/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프로와 아마추어/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오래전 일이지만, 한 해 연극 100편은 족히 보던 때가 있었다. 업으로 달려들어 전투하듯이 낮이건 저녁이건, 주말이건 대학로를 누비며 닥치는 대로 연극을 봤다. 20년 전쯤 대학로 소극장 형편은 신식으로 치장한 요즘과 천양지차여서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 등받이조차 변변치 않은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연극 보는 건 고역이었다. 보고 나면 온몸에 쥐가 날 정도도 뻐근했다. 그래서 당시 ‘전투’라는 말은 내겐 사실이었다. 어쩌면 열정은 미움의 다른 표현인가 보다. 그 전투 이후 좋고 그른 작품을 고를 만한 눈이 트이고, 세련되고 수준 높은 외국 것에 더 눈길을 돌릴 기회가 생기면서 열정이 식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느 순간 시시하다며 대학로의 연극을 멀리하게 됐고 그 무대의 배우를 잊게 됐다. 애정 어린 평자에서 벗어나 예술경영, 예술행정에 취미를 붙이면서 예술가들을 한낱 지원 대상으로 상대화했다. 돌이켜보면 예술(연극)과 예술가(연극인)에 대한 오만불손한 태도였음을 고백한다. 부지불식간에 밴 방자한 태도를 반성하게 하는 각성의 순간을 얼마 전 경험했다. 연극을 다시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예전의 전투는 아니더라도 ‘사랑싸움’ 정도는 되살려야겠다는 강한 충동 같은 것. 지난달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보면서 그런 감정이 솟구쳤다. 요즘 한창 신기 오른 고선웅의 연출력이 좋아서?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 중국 작가 기군상의 탄탄한 극작술에 반해서? 둘 다 부인할 수 없으나, 참 오랜만에 출연 배우들이 연극 사랑의 불씨를 지펴 주었다. 장두이·정진각·이영석. 이 쟁쟁한 주연급 중진들과 주인공 역의 하성광 등등. 십수 년 연극과 무대를 멀리한 사이 그들도 연극 무대에서 멀리 떠난 줄 알았다. 내가 그랬으므로 그들도 그랬어야 마땅한 것처럼. 그런데 웬걸. 오히려 그들은 그 전보다 더욱 당당한 모습으로 무대에 있었고, 그곳에서 절정에 이른 연기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 비절장절한 ‘조씨고아’의 복수극은 이들에 의해 완결됐다. 말 그대로 프로였다. 대학로 척박한 환경에서 넉넉잖은 지원금으로 연명하다시피 하는 이 배우들이 수십 년을 한결같이 버티는 힘이야말로 프로 근성이 아니면 설명한 길이 없다. 그들이 분투하던 시절을 한참 동안 공백기로 지냈음을 아쉬워하는 반성의 시간에 매스컴은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했다. 이 관련 영상과 함께 내 눈에는 대학로 배우들의 고된 삶이 오버랩됐다. 문화예술계에 좀 있었다고 해서 그들만큼 나는 과연 프로일까? 부끄러웠다. 조 전 장관은 어느 인터뷰에서 문화예술 ‘애호가’로서 관계 부처 장관의 직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소망을 키웠다고 했던 걸 봤다. 어떤 것에 흠뻑 사랑에 빠져 즐기는 자, 이를 우리는 애호가라 부른다. 소위 이 아마추어는 대상에 대한 애정의 단초일지언정 본질에 다가서긴 아직 부족한 상태다. 아마도 이 순진한 아마추어적인 접근법이 블랙리스트라는 어마어마한 공포에 대한 불감증을 키운 건 아닌지 안타깝다. 애호가의 관심만으로는 ‘조씨고아’ 같은 배우들의 삶과 그가 속한 세계의 이면을 이해하고 살필 수는 결코 없는 일이다. 시중에서 흔히 하는 말로 ‘프로는 불을 피우고, 아마추어는 옆에서 불을 쬔다’고 한다. ‘프로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지만, 아마추어는 책임을 피하는 데 급급하다’고도 한다. 작금 블랙리스트 광풍에 휩싸인 문화예술계를 진정시킬 진짜 프로는 어디에 있는가.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20세기 초까지 예술의 중심 무대였던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황량해졌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을 두 팔 벌려 맞아들인 곳이 미국이었다. 자본이 원활하게 흐르고, 모더니즘 정신이 깃든 20세기 초의 뉴욕은 멋진 신세계였다. 부유한 사업가들은 유럽에서 망명 온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됐고 그들 작품의 컬렉터가 됐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었고, 뉴욕은 단번에 자타 공인 현대미술의 메카가 됐다. 그 화려한 명성대로 도시의 곳곳에서 세계적인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는 뉴욕으로 예술 산책을 떠나 보자.뉴욕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과거와 현재, 예술과 자연, 기계와 인간이 극적으로 조화를 이룬 데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길게 나 있는 5번 애비뉴의 ‘뮤지엄 마일’을 따라가 보면 뉴욕이 과연 자연과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5번 애비뉴의 80번 스트리트에서 84번 스트리트까지 4개의 블록을 차지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그 백미다. #150년의 세월… 5만여평에 300만점 전시 약칭으로 ‘더 메트’(The MET)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의 사명은 ‘기원전 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권과 시대를 망라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업을 나타내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고대의 근동,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의 조각품부터 중세 미술, 근대 유럽의 회화, 동시대의 현대미술, 다양한 장식미술과 의상 등 장르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소장품을 지닌 이곳은 규모나 소장품의 내용 면에서 미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이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 베를린의 박물관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유럽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예술적 토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으나 1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술관 건물과 소장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5만 7500평의 면적에 300만점에 이르는 경이적인 규모가 됐다. 방대한 소장품을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학예부서만도 17개 부서로 나뉘어 있으며 1800여명의 풀타임 직원과 9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민간 주도…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 탄생 더욱 놀라운 것은 이처럼 커다란 미술관이 정부의 지원 없이 시작돼 운영된다는 점이다.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군주의 후원과 왕조의 유산을 기반으로 출발해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졌고 시민들의 기부와 기증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파리에 머물고 있던 변호사 존 제이는 1866년 7월 4일 지인들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독자적인 박물관의 설립을 제안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뜻에 동참하기로 맹세했고 그로부터 4년 후인 1870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탄생했다. 1880년 현재의 위치인 센트럴파크에 캘버트 복스와 제이컵 레이 몰드가 지은 신고딕 양식의 간소한 미술관 건물이 개관했다. 여전히 소장품은 유럽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메트의 소장품 컬렉션은 1872년 철도사업가 존 테일러에 의해 작품이 기증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유럽의 박물관과 같은 소장품을, 그것도 진품을 구입하기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해 세계적 걸작의 복제품과 석고 모형을 수집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1902년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기관차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 제이컵 S 로저스가 미술품 구입비로 500만 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메트로폴리탄은 수많은 진품 걸작을 구입하며 미술시장의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다. 메트로폴리탄이 자랑하는 피터르 브뤼헐의 ‘추수하는 농부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폼페이 벽화와 중동의 유물 등 많은 걸작은 ‘로저스 기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공공미술관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치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1913년에는 벤저민 올트먼이 뒤러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와 아기예수’를 비롯한 1000여점의 수집품을 유증했다. 1929년에는 호러스 해브마이어가 엘 그레코의 ‘톨레도 풍경’ 외에 드가, 마네, 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기증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컬렉션 중 하나인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1967년 유증됐다. 중세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2600점의 작품 가운데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모자상’,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 엘 그레코의 ‘학자 성 제롬’,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두 소녀’ 같은 걸작들이 로버트 리먼 윙에 전시돼 있다. 20세기 초 걸작품 구입에 매진했던 수집가들의 통 큰 기부 덕분에 메트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고 기부 전통은 수세대에 걸쳐 계승되고 있다.#건물의 확장… 센트럴파크와 어울림 무게 외형의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메트가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미술관으로 성장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이는 1904년 관장으로 부임한 J P 모건(1837~1913)이었다. JP모건의 설립자이자 전설적 금융가인 그는 당대 유명한 예술품 컬렉터이자 예술 후원자였다. J P 모건은 관장에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증축 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콜드보자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제1호 유학파 건축가 리처드 모리스 헌트에게 증축 작업을 맡겼다. 5번가에서 바라보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정면은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설계로 지어졌다. 이어 북쪽 날개 부분과 남쪽 날개가 찰스 매킴과 미드, 화이트의 설계로 각각 19011년과 1913년 완공됐다. 현재의 미술관 정문 파사드와 입구는 1926년 완성됐다. 1954년 대규모 개축으로 근대적 스타일의 전시장을 완비했다. 센트럴파크 내의 건물 증축은 미술관 개관 100주년을 맞은 1970년 케빈 로시에 의해 새롭게 단장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건축가 로시는 감상자들이 느끼는 박물관 피로증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1층 북쪽 끝부분을 유리로 만들어 센트럴파크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로시는 헌트의 건물 앞에 기다란 계단광장을 만들어 진정한 박물관 거리를 조성했다. #한국실 등 동서고금 넘나드는 수많은 공간 계단을 올라 메인 출입구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로비가 나온다. 미국은 모든 게 다 크다고 하는데 미술관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로비는 세 개의 정사각형 평면에 세 개의 돔 천장을 갖추고 있는데 건물을 설계한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아들인 리처드 하울랜드 헌트가 내장을 맡았다고 한다. 긴 로비의 왼쪽으로 가면 그리스·로마관, 오른쪽은 이집트관, 정면 계단으로 오르면 유럽 회화관으로 인도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복도를 통해 다른 건물의 수많은 전시실로 연결된다. 15~19세기 대가들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소묘와 판화 컬렉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옆으로 유럽 회화 작품들이 시기별로 구분돼 전시돼 있다. 미국 회화관에서는 유명한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과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를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고대 근동, 아랍, 터키, 이란, 중앙아시아 및 후기 남아시아 미술이 전시돼 있고 그 반대편에서 아시아 미술을 볼 수 있어 시공을 넘나들며 세계 일주하는 기분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한국실에는 귀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보살상과 조선시대 달항아리도 있다. 소장품이 너무 많아서 한 번 방문으로 모두 감상하는 것은 무리다. 시간을 잘 배분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가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미술관 안내지도를 보면 가장 빠른 시간에 메트를 관람하고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루트를 붉은 점선으로 표시해 놓았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일류 학교’ 중구 마을

    “마을도 일류학교가 돼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습니다.” 뮤지컬 배우에게 노래와 연기를 지도받은 중학생들이 무대 군무를 선보이고 주민센터에서 기타를 배운 초등생들이 연주 실력을 겨루는 마을. 서울 중구가 올해 꿈꾸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모습이다. 중구는 올해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하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돼 학교와 지역사회, 공공기관, 구청이 맞물린 19개 세부사업을 펼친다고 15일 밝혔다. 사업의 핵심은 마을과 학교의 융합이다. 마을해설사와 역사문화 자원을 알아보는 ‘마을탐방’,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드는 동네 지도 교과서 ‘중구기행’,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년활동가 마을 방과후 활동’, 마을의 노인들을 인터뷰해 생애를 책으로 엮는 ‘어르신 자서전’ 등 다채롭다. 특히 전문 뮤지컬 공연장인 충무아트센터와 연계해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 주는 ‘청소년 브로드웨이’, 중구 15개 동과 동아리를 매칭시켜 마을의 모든 것을 조사, 탐방하는 ‘동동채널 15번’ 등은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구는 오는 7월 지역의 모든 초등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한강 건너기 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구는 지난 13일 구청에서 지역 초·중·고교 교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교육지구 운영 계획을 안내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을자원 인력풀을 구축하고 지역주민을 마을강사로 양성할 방침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우리가 사는 도시 마을도 훌륭한 배움터이자 스승이 될 수 있다”며 “교육적 가치가 있는 지역자원은 무엇이든 접목해 아이들이 다재다능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골목 뜨고 주민 떠나기까지… 6년도 안 걸린다

    골목 뜨고 주민 떠나기까지… 6년도 안 걸린다

    “2년 전부터 동네가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수해가 일어나고 못사는 동네라는 이미지가 사라져서 좋긴 합니다. 하지만 임대료가 빠르게 올라 쫓겨날까 걱정이에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포은로(망원시장 인근)에서 만난 서모(52·여)씨는 옷가게 재계약을 앞두고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지난해 상가 임대료는 3.3㎡(1평)당 10만 3090원으로 2015년보다 21.1% 올랐다.이곳은 상권이 번창해 임대료가 치솟고 기존 상인이나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조짐이 보이는 곳이다. 홍대·상수동 등 옆 동네에서 비싼 임대료를 피해 온 예술가와 사업가들이 이곳에 카페·공방·작업실·음식점 등을 열고 있다. 평일 오후 2시가 지났지만 사람들은 10평 남짓한 작은 식당과 카페 앞에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망원시장 초입에는 빽다방·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가 입점했고, 골목에서는 건물의 리모델링이나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주거시설이나 미용실, 목욕탕, 세탁소, 슈퍼마켓 등 생활근린상점이 쫓겨나는 전형적인 현상도 보인다.●목욕탕 등 근린상점↓음식점·카페↑ 1984년 신촌에서 처음 감지된 현상은 지금까지 14개 지역에서 나타났다. 이 중 8곳이 2010년대에 발생했다. 박진아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팀의 ‘상업용도 변화 측면에서 본 서울시의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속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해 이미 진행된 곳은 11개였다. 박 교수는 망원동, 영등포구 문래동, 종로구 이화동을 현재 초입 단계이며 향후 심화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꼽았다. 음식점과 카페가 급증하는 반면 생활근린상점은 줄어드는 정도로 젠트리피케이션 시작점을 파악했을 때 서대문구 신촌이 1984~1986년으로 가장 빨랐고 종로구 대학로(1985~1987년),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1990~1992년) 순이었다. 2000년대에는 종로구 삼청동, 마포구 홍대앞, 강남구 가로수길 등이 뒤를 이었고 2010년대에는 용산구 경리단길, 종로구 서촌, 마포구 연남동, 용산구 해방촌, 성동구 성수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났다. 초입 단계 3곳까지 합하면 14곳 중 57.1%(8곳)가 2010년 이후에 집중돼 있다. 최근 들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예전보다 빠른 속도로 동네를 변형시킨다. 박 교수는 “홍대나 대학로가 20여년에 걸쳐 상업화가 진행됐다면 최근에는 그 속도가 5~6년으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며 “정책을 펼치기도 전에 부작용이 커져 버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실제 망원동은 초기 단계이지만 세입자들이 서대문구 명지대 앞, 지하철 6호선과 연결된 은평구 응암역·새절역 등으로 떠나는 상황이다. 2014년 홍대를 떠나 망원동으로 미술 작업실을 옮겼다는 최모(33)씨는 “두 달 뒤가 재계약인데 건물주가 월 임대료를 4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린다고 했다”며 “응암역 쪽으로 작업실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년간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한 서모(42)씨는 “권리금을 받는 점포도 생겼고, 임대료를 20~30% 정도 올린 곳도 꽤 있다”며 “하지만 건물주들은 수십년간 낙후된 곳이 이제서야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반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생활근린상점의 쇠퇴는 거주자의 불편으로 돌아온다. 종로구 서촌의 경우 2011년부터 2년간 근린상점이 14.7% 줄었고 서양식 음식점은 41.4%, 카페 및 베이커리는 72.2% 늘었다. 2009년 서촌에 이사 온 우모(32)씨는 “동네의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살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탁소나 슈퍼마켓을 찾기 위해 20분 넘게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 임대상인 및 전월세 거주민의 이전, 동네 문화의 변형과 같은 부작용이 문제지만 오랜 기간 살아온 원주민들의 개발이익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은 개발되고 낙후된 동네는 그대로 살란 말이냐’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용산 ‘T자 골목’ 임대료 동결 등 상생 소위 ‘뜨는 동네’에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임대료가 오르는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렵지만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상생 시도’들도 있다. 용산구 이태원의 ‘T자 골목’은 20~30년 된 미장원, 슈퍼, 세탁소와 막 들어선 고급 부티크, 카페, 서양음식점의 상인들이 모여 공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이태원 해방촌의 건물·토지 소유주 44명과 임차인 46명 전원이 향후 임대료를 6년간 동결하는 상생협약을 맺었다. 서울시도 건물주에게 리모델링비(3000만원)를 주는 대신 임대료 상승 폭을 제한하는 ‘장기안심상가’를 운영한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거주민이 사라지면 상업 공간만 남게 되며 결국 동네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대안을 실험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그림퍼즐] 달팽이들 속 하트, 어디 숨어 있을까?

    [그림퍼즐] 달팽이들 속 하트, 어디 숨어 있을까?

    최근 헝가리 예술가가 제작한 브레인티저(Brainteaser: 퍼즐)가 화제입니다. 지난 2015년 수많은 눈사람 속 숨겨진 팬더 그림퍼즐을 제작해 인기를 끌었던 게르게이 두다스(Gergely Dudás)가 이번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네티즌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두다스가 선보인 이번 퍼즐은 연체동물 달팽이들 사이에 숨어 있는 하트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찾아 보세요! ☞ 정답 바로가기 사진= 더돌프(Dudolf) Facebook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문예진흥기금 심의위원 무작위로 뽑는다

    정부가 문화예술가 및 단체에 대한 예술창작 지원금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 심의위원 추첨제를 도입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같은 정치적 검열이나 외부 입김을 원천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는 올해부터 문예진흥기금 지원 대상을 정하기 위한 분야별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때 1000여명의 후보군 풀(pool)에서 무작위 추첨을 거쳐 심의위원을 선발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문예위는 문화예술 창작 지원, 인력 양성 등을 위해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고 있다. 문예위는 지난해 말부터 62개 문화예술단체로부터 공개적으로 추천받은 후보들과 기존 심의위원들을 합쳐 문학,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시각예술, 문화복지, 문화일반 등 8개 분야 총 945명의 심의위원 풀단을 구성했다. 각 지원 사업별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때마다 이 후보군 풀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필요한 심의위원 인원의 5배수를 선정한 뒤 예술지원 소위원회 협의를 거쳐 최종 심의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식이다. 인위적으로 특정 인사를 심의위원에 내정하기 어렵도록 만든 것이다. 아울러 ‘지원심의 옴부즈맨’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지원 심사에서 탈락하면 일방적 통보로 모든 절차가 끝났지만, 앞으로는 심사 결과에 불복해 정식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불공정 여부를 조사한다. 문예위는 새로운 심의 방식을 지난달 진행한 올해 첫 문예진흥기금 지원 사업 공모부터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화철도 959, 구로에서 달려요

    문화철도 959, 구로에서 달려요

    신도림역(1·2호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약 50만명이다. 국내 지하철 역 중 이용률 1위다. 그럼에도 2014년까지 역사(驛舍)로 진입하는 출입구가 3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하철 2호선으로만 연결됐다. 1호선 이용객들은 2호선 플랫폼을 무조건 거쳐 가야 했다. 자연스레 출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 구로구가 2015년 5월 3층 규모의 1호선 역사를 따로 마련하면서 혼잡도는 완화됐다. 이 신도림역 1호선 역사가 ‘주민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한다.구로구는 14일 “주민 문화 욕구 충족과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지원을 위해 코레일과 함께 신도림 1호선 역사 유휴 공간 내에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철도 959’를 조성하고 오는 21일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도림 1호선 역사는 인근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편리하게 연결돼 있다. 구로구는 이런 신도림 선상역사의 장점을 살려 유휴 공간인 역사 2층과 3층에 구로 주민과 전철 이용객을 위한 문화공간을 확보하면 좋겠다는 뜻을 모았다. 지난해 8월 착공해 최근 준공됐다. 총 579.8㎡(175평) 규모로 조성된 ‘문화철도 959’는 신도림역의 상징성을 살려 ‘기차’와 ‘플랫폼’을 테마로 디자인돼 눈길을 끈다. 이름 또한 구로구를 숫자로 표현한 ‘959’를 더해 명명했다. ‘문화철도 959’는 크게 세 공간으로 나뉜다. 2층에 북·키즈카페가 조성됐고, 3층에 예술창작소 5개 실과 문화교실이 들어섰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문화철도 959가 지역과 예술, 예술과 주민이 문화를 통해 소통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며 “지역의 문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파리 사로잡은 두 광대의 실화…‘쇼콜라’ 예고편

    파리 사로잡은 두 광대의 실화…‘쇼콜라’ 예고편

    프랑스 최초의 흑인 광대 이야기를 그린 영화 ‘쇼콜라’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쇼콜라’는 19세기 말 프랑스, 최초의 흑인 광대 ‘쇼콜라’와 진정한 예술을 꿈꾼 백인 광대 ‘푸티트’의 눈부신 열정과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감동 실화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두 광대의 첫 만남과 콤비가 되는 과정에 이어 무대 위에서 함께 멋지게 서커스를 펼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흑인 광대 ‘쇼콜라’에게 “우린 한 몸이야!”라고 말하는 백인 광대 ‘푸티트’의 대사는 시대적 편견과 피부색을 뛰어넘은 우정을 예고한다. 또 파리 누보 서커스로 진출한 두 콤비가 선보이는 열정적인 무대가 시선을 모은다. 하지만 “이제 푸티트 들러리는 안 할 겁니다”라고 갑작스럽게 선언을 하는 흑인 광대 ‘쇼콜라’의 대사는 이후 벌어질 이들의 갈등을 예고한다. “모두가 꿈꾼 최고의 무대, 그 뒤에 감춰진 이야기”라는 문구와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의 찬사는 영화의 완성도를 기대케 한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센세이션 했던 예술가 콤비의 실화를 그린 ‘쇼콜라’는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출신의 감독 로쉬디 젬이 연출을 맡아 무대 안과 밖의 치열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극중 ‘쇼콜라’는 전 세계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감동 실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통해 프랑스 국민배우로 떠오른 오마 사이가 맡았다. 또 찰리 채플린의 외손자이자 ‘프랑스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세자르영화제 신인남우상에 지목된 제임스 티에레가 ‘푸티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배급사 판씨네마 측은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속 주인공, 검은 피부를 가진 프랑스 최초의 광대 쇼콜라와 그의 파트너 푸티트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쇼콜라’는 19세기 말 파리를 들썩이게 한 두 남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기적의 무대를 고스란히 재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쇼콜라’는 3월 9일 개봉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11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지문 전성시대?/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문 전성시대?/박건승 논설위원

    만인부동(萬人不同)과 종생불변(終生不變), 즉 사람마다 다르고 일생 변치 않는다. 지문의 특성을 이르는 말이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유일하게 지워지지 않는 서명은 사람의 지문’이라고 했다. 지문은 임신 4개월째 유전적 체계에 따라 피하층에서부터 만들어지므로 한 번 생겨나면 바뀌지 않는다. 지문이 만들어지는 데는 압력의 비율, 모태 속 태아의 위치 등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르다. 지문이 일치할 확률은 10억분의1에서부터 640억분의1, 870억분의1까지 학설이 무척 다양하다. 세계 인구가 74억명이니 100억분의1을 넘어서면 지구상에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개나 고양이는 지문이 없지만 영장류인 원숭이·침팬지·오랑우탄은 지문이 있다. 유대류(有袋類)인 코알라는 뚜렷한 지문을 가진 몇 안 되는 포유류다. 코알라의 지문은 놀랄 만큼 인간의 지문과 흡사하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지문이 생겨난 이유는 뭘까. 지금까지의 정설은 지문이 손가락과 물체 표면의 마찰력을 높여 무언가를 더 단단히 붙잡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컵을 잡았을 때 젖은 컵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문이 타이어의 홈처럼 막아 준다는 것이다. 지문은 사람을 구별하거나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국이 지난주부터 14~70세 입국 외국인의 지문을 채취하는 것도 사람을 구별하는 데 그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서 지문 인식을 활용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요즘 들어선 지문 검사로 유아 적성을 파악해 장래 진로까지 추천해 준다는 ‘지문 적성검사’가 학부모 사이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강남·목동 등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30여곳이 성업 중이다. 상담 업체들은 열 손가락 끝의 지문만 보고 유아들의 선천적인 성향과 소질, 적성, 진로 방향을 미리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태아의 뇌 발달 시기에 지문이 형성되는데 이때 유전자적 특징이 반영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주로 언어 능력, 수리·논리 능력, 음악 능력, 자기이해 능력, 대인관계 능력을 파악한다. 예컨대 ‘공간지능이 뛰어난 예술가형이니 조형미술에 관심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식이다. 아무리 지문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도 적성, 장래 진로와 연관 짓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심리학계는 “지문과 재능·진로의 관계를 입증한 논문이 공인 학술지에 실린 적이 없다”고 말한다. 선진국에서도 정부·공공기관이 공인한 지문 적성·심리검사는 전무하다. 섣불리 특정 재능을 강조한 나머지 아이의 미래를 단정 짓는 것은 다른 가능성을 막는 꼴이 될 수 있다. 이제 사설 상담 업체들이 지문 적성검사의 신빙성이 높다는 증거를 내놓을 차례다. 세상 모든 이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잖은가라는 식은 곤란하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자유의 여신상과 에마 래저러스/이제훈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자유의 여신상과 에마 래저러스/이제훈 국제부 차장

    미국 뉴욕항에 있는 리버티섬에는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프랑스가 기증한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서 있다. 무게 225t에 높이만도 46m나 되는 거대한 동상은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자유를 찾아 고국을 떠난 이민자에게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물이다. 자유의 여신상 오른손에 들고 있는 횃불은 자유의 빛을 상징하고 왼손에 있는 책자는 독립선언서로 독립일인 1776년 7월 4일이 새겨져 있다. 여기에 왕관에 달린 7개의 가시는 북극해와 남극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 전 세계 바다와 대륙을 의미한다. 여신상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은 민주주의를 실행했던 로마 공화국풍의 의상이며 여신상이 밟고 있는 쇠사슬은 노예제도 폐지를 상징한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사람이 자유의 여신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거대한 모습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가족과 형제를 잃은 사람과 가난과 독재 정권에서 고통받은 사람, 절망 속에서 살았던 사람에게 자유의 여신상은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상징물이다. 그런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섬 바로 앞에는 온통 바위로 이뤄진 엘리스섬이 있다. 1892년 1월부터 1954년 11월까지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이민자가 반드시 거쳐야 했던 이민국이 있던 곳이다. 초기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출신 이민자가 많았다면 이후 중국과 중동,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이곳을 거쳐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엘리스섬 이민국의 심사가 어찌나 까다로운지 많은 유색인종이 이곳에서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는 얘기도 전한다. 그런데 이런 과거의 슬픈 역사가 현실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리비아와 소말리아, 수단 등 7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막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부터다. 합법적인 비자를 갖고 있더라도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에 워싱턴주 등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법무차관을 해임했지만 시애틀연방지법과 제9 연방항소법원은 모두 워싱턴주 등의 손을 들어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연방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한편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동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4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금발의 한 남성이 한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자유의 여신상 머리를, 다른 한 손에는 피 묻은 칼을 든 모습을 표지 그래픽으로 사용했다. 제작자인 쿠바계 미국인 예술가 에델 로드리게스는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역사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신성한 상징의 참수는 민주주의의 참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유의 여신상을 떠받치는 기단에는 미국 작가 에마 래저러스의 소네트(시) ‘새로운 거상’이 새겨져 있다. 소네트에는 “자유롭게 숨쉬길 갈망하는/너의 지치고 가난한 무리를 내게 보내다오/네 풍요로운 해안의 가엾은 찌꺼기를/집 없고 세파에 시달린 이를 내게 보내다오/내 황금의 문 옆으로 등불을 들어 올리리니”라는 구절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 드룸프(Friedrich Drumpf)가 1885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면서 자유의 여신상과 이민국을 바라보며 느꼈을지 모르는 감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이해했으면 좋겠다. parti98@seoul.co.kr
  • 그래미 5관왕 아델, 트로피 반토막 내다

    그래미 5관왕 아델, 트로피 반토막 내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29)이 올해 그래미를 석권하며 21세기 최고 팝 디바를 놓고 경쟁을 벌인 비욘세(36)를 압도했다.아델은 12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지난해 지구촌을 달군 메가 히트곡 ‘헬로’로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상을, 이 노래가 담긴 정규 3집 앨범 ‘25’로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종합 부문을 휩쓴 아델은 장르 부문인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베스트 팝 보컬 앨범까지 거머쥐며 5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아델이 전곡 작사, 작곡, 연주에 참여한 ‘25’는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6주 연속, ‘헬로’는 싱글 차트에서 10주 연속 1위를 달렸다. 2집 앨범 ‘21’을 통해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2012년에 견줘 트로피가 하나 부족했지만, 21세기 팝의 여제로 평가받는 비욘세와의 맞대결에서 거둔 결과라 더욱 값졌다. 아델은 또 두 개 앨범으로 연속해서 주요 3개 부문을 휩쓰는 최초 아티스트가 됐다. 2010년 그래미 사상 첫 6관왕에 빛나는 비욘세는 6집 앨범 ‘레모네이드’와 수록곡 ‘포메이션’으로 올해 최다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베스트 어번 컨템포러리 앨범, 베스트 뮤직비디오상을 받으며 통산 그래미 트로피를 22개로 늘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앨범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과 함께 수상 무대에 오른 아델은 “다시 힘을 얻기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출산 뒤 나 자신을 조금 잃어버린 감이 있었고, 이를 찾아가는 과정인데 큰 상으로 축복해줘 정말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올해의 앨범상은 혼자 받을 수 없다며 트로피를 반토막 내기도 했다. 그는 “비욘세는 내 인생의 아티스트”라며 “‘레모네이드’는 엄청난 앨범이다. 비욘세의 음악으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욘세도 아델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두 뮤즈의 축하 공연도 화제가 됐다. 만삭의 배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금빛 시스루 드레스와 왕관 등을 착용해 마치 여신과 같은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비욘세는 ‘러브 드라우트’, ‘샌드 캐슬스’를 테이블과 의자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고음으로 소화하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힙합 대세 제이지(48)와 2008년 결혼해 5살 딸 블루 아이비를 두고 있는 비욘세는 지난 1일 쌍둥이 임신 소식을 공개하기도 했다. ‘헬로’를 부르며 시상식의 문을 열었던 아델은 지난해 말 세상을 뜬 조지 마이클을 위한 헌정 무대를 꾸미며 감정이 북받쳐 올라 노래를 중단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패스트 러브’를 부르다가 “조지 마이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노래를 중단했던 아델은 이후 안정을 찾아 무대를 완성했다. 관객들은 울먹거리는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노래를 멈추며 나지막이 욕설을 했던 아델은 수상 소감에서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종합 부문 상의 하나인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상은 챈스 더 래퍼에게 돌아갔다. 가스펠 힙합을 하는 그는 정규 앨범 한 장 내놓지 않고 믹스테이프(비공식 앨범)로 이 상을 받은 최초의 뮤지션이 됐다. 그는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 앨범상까지 3관왕이 됐다. 이 밖에 글램록의 창시자로, 영국의 전설적인 록스타이자 전위 예술가였던 데이비드 보위는 올해 초 사망 이틀 전에 발표한 생애 마지막 앨범 ‘블랙 스타’로 록 부문 등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한편 국내 가수인 비와 타블로 등이 이날 시상식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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