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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도시 청주 버스킹 도시 만든다

    문화도시 청주 버스킹 도시 만든다

    충북 청주시가 코로나19로 인한 문화갈증 해소를 위해 올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버스킹의 도시 청주 만들기’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적으로 시행한 버스킹공연이 올해 확대된다. 지난해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 상당산성 옛길, 상당구 차없는 거리, 현대백화점 3층 등 6곳에서 총 11차례 진행된 버스킹 공연을 올해는 66회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4월 거리공연가 모집에 나서 10~20개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1인당 10만원, 팀당 최대 30만원의 공연료가 지급된다.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마술 등 장르 구분없이 거리공연이 가능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단 청주에 거주해야 한다. 1회 공연시간은 15~20분 정도다. 공연에 필요한 무대와 음향장비는 시가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학원과 주택 밀집가 등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곳 가운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버스킹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재능있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시범운영해보니 TV에서나 보던 클래식과 마술 등을 거리에서 접한 많은 시민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립합창단은 찾아가는 ‘교과서 음악회’를 추진한다. 공연은 학교를 찾아가 대면 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창단은 오는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4주간 접수를 받아 일정을 조율한 뒤 올해 11월까지 찾아가는 공연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합창단은 학생들을 위해 음악교육 과정에 실려 있는 곡들을 선곡하기로 했다. 청주시립합창단 차영회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코로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심신 피로도와 우울감이 높다”며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과서 음악회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꿈을 찾아 파리로 간 디아길레프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꿈을 찾아 파리로 간 디아길레프

    “당신 인생의 ‘벨 에포크’는 언제인가요?” 지난번 칼럼에서 던진 질문에 많은 지인들이 각자의 기억 속 ‘아름다운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바로 ‘지금’이라고 답한 몇 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추억 속의 그날을 소환하며 잠시나마 행복해하는 반응이었다. 모두의 답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숨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다. 문득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던 세기의 흥행사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떠올랐다. 1880년부터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까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벨 에포크’.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시절 춤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용 역사상 가장 놀라운 도약의 순간을 맞았는데 그 중심에 디아길레프가 이끌었던 ‘발레뤼스’가 있었다. 발레는 이탈리아를 기원으로, 프랑스에서 예술로 탄생했고, 러시아에서 고전 발레로 발전했다. 오페라 막간에 등장하는 볼거리에 불과했던 춤이 하나의 장르로서 사랑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미술·음악에 비하면 무용은 여전히 변방에 머물렀고,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던 러시아 발레는 고전주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쇠퇴해 가고 있었다. 다행히 마린스키발레단에서 길러진 무용수들의 기량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했는데, 디아길레프는 이들을 이끌고 ‘벨 에포크’가 만연했던 파리로 날아간 것이다. 어린 시절 예술가를 꿈꿨지만 스스로 재능 없음을 파악하고 기획가가 되기로 맘먹은 디아길레프. 괴팍한 성격 탓에 적도 많이 만들었지만, 유럽의 내로라하는 후견인들을 설득해 엄청난 제작비를 충당한 재간꾼이었다. 언변이 뛰어나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멋스럽게 펼쳐 보였고, 남다른 혜안으로 미래를 점쳤다. 1909년 5월 18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는 역사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오페라와 발레로 꾸민 ‘러시아 특집’에서 발레 작품을 개막으로 올렸는데 ‘레 실피드’, ‘향연’, ‘폴로베츠인의 춤’ 등에 출연한 무용수들 기량이 역대급이었기 때문이다. 파리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고 그날 이후 전설의 무용수들이 대거 탄생했다.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 파블로바, 포킨, 마신, 발란신 등 당시 신인에 불과했던 무용수들에게 안무할 기회를 주고 새로운 것을 마음껏 구상해 볼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렇게 안무가를 발굴하고 신고전주의 발레를 탄생시켰으니 디아길레프의 업적은 훌륭한 임프레사리오(기획가) 이상의 것이었다. 무용수뿐만이 아니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라벨, 사티, 브누아, 박스트,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콕토, 샤넬 등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거장들이 발레뤼스와 함께했다. 지금은 ‘파격’과 ‘아방가르드’라고 부르지만 당시로서는 너무 앞선 나머지 세상에 선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천재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았으니 디아길레프의 혜안은 정말 놀랍지 않은가. 발레 뤼스의 이름이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하던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모두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공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낙담했다. 전쟁과 스페인독감으로 참담한 시기를 거치면서 ‘벨 에포크’는 더욱 그리운 시대가 됐다. 그러나 어떠한 장애도 꿈꾸는 사람을 좌절시키지 못한다. 디아길레프는 뿔뿔이 흩어진 무용수들을 모아 미국 순회 공연에 나섰고, 1929년 눈을 감는 그날까지 ‘춤의 벨 에포크’를 이어 갔다. 지치지 않고 꿈을 추구한 덕에 발레뤼스가 활동한 20년 동안 60여편의 무용 작품을 발표했고 ‘봄의 제전’, ‘목신의 오후’, ‘퍼레이드’ 등 무용사의 황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명작들을 남겼다. 전쟁과 스페인독감이 지나가고 파리의 공연은 다시 시작됐다. 참담했던 시간이 지나자 이전보다 더욱 화려한 꽃을 맘껏 피울 수 있었다. 100년 전 역사를 들추어 보며 코로나 이후에 펼칠 우리의 꿈을 다시 한번 단단하게 다져 본다.
  •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메릴린 맨슨이 끔찍하게 학대”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메릴린 맨슨이 끔찍하게 학대”

    미국 배우 에반 레이철 우드(34)가 전 연인인 가수 메릴린 맨슨(52·본명 브라이언 워너)에게 과거 성폭행과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우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6년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과 함께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맨슨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10대였을 때 그루밍(길들이기)을 시작으로 수년간 소름끼치게 학대했다. 세뇌당하고 조종당해 복종하게 됐다”며 “보복의 두려움과 중상모략, 협박 속에 살아왔다”고 했다.1987년생인 우드는 1994년 아역으로 데뷔했고, 18세때 36세였던 맨슨과 만나 2010년쯤 잠시 연인관계였다. 2016년 HBO 드라마 ‘웨스트 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고 최근 영화 ‘겨울왕국2’에서 엘사의 어머니인 이두나 여왕의 목소리를 맡았다. 맨슨은 1970년대 유행한 쇼크록을 부활시킨 ‘쇼크록의 제왕’으로 불리며 기괴한 비주얼과 파격적인 사운드·퍼포먼스로 인기를 누렸지만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2016년경 우드는 자신이 수년 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이를 알리며 맨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가 더 많은 이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드는 맨슨을 ‘위험한 남자’로 지칭하며 “많은 업계가 맨슨을 받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드는 그간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2019년에는 가정폭력에 대한 공소시효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피닉스법’을 만들기도 했다.CNN에 따르면 우드의 폭로 이후 최소 4명의 여성이 맨슨에게 성폭력과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전임 비서로 일한 애슐리 월터스는 “맨슨이 자주 폭력적으로 변했고, 무거운 물체를 던졌다”며 “업계 관계자들과의 성적인 만남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했다. 예술가 사우어걸(SourGirrrl)로 알려진 가브리엘라는 “맨슨이 자신과 함께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했고, 반복적으로 묶고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PTSD와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편 맨슨은 2011년부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어떤 성범죄를 저질렀는지는 특정되지 않았고, 당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우드의 주장에 따라 맨슨의 가장 최근 앨범을 발매한 음반사 로마 비스타 레코딩은 즉시 앨범 홍보를 중단하고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디어아트X세운상가 기획전, 미디어 테크놀로지 시장 견인한 세운상가를 재해석하다

    미디어아트X세운상가 기획전, 미디어 테크놀로지 시장 견인한 세운상가를 재해석하다

    청계천박물관에서 기획한 메이드 인 청계천의 세 번째 전시인 ‘미디어아트×세운상가’는 세운·청계천 상가의 장인(匠人)들이 예술을 만나 이룩한 뜻밖의 성취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1960년대 이후는 ‘속도의 시대’라 할 만큼 빠른 기술의 성장이 있었다. 이 시기에 건립된 세운상가는 미디어 테크놀로지 시장을 견인한 상징적인 장소였으며, 백남준이 기술을 응용해 예술을 실현한 때도 1960년대였다. 기술과 예술의 접점인 미디어아트는 자연스럽게 기술적 진보와 궤를 같이 하여 왔다. 기획전 ‘미디어아트X세운상가’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장 특별한 만듦이 가능한 지점, 세운상가에서 이루어진 예술과 기술의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세운상가 주변에서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은 오래전부터 수 많은 가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자생적으로 제조 생태계가 자리잡은 매우 특별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산업, 게임, 영상 등 미디어 테크놀로지 시장이 형성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세계적으로 도심제조업이 주목받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기술력, 그리고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서울익스프레스의 전유진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실험적인 예술과 아이디어들이 세운상가와 청계천·을지로를 거쳐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며 본 전시를 통해 발표한 작품 또한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도 했다.한편, 최근 세운상가 일대의 역사성과 잠재력을 본 젊은 예술가와 청년 메이커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서울익스프레스도 서울익스프레스기술랩이라는 이름으로 이 일대 도심제조업을 연계한 성장을 추구하는 세운협업지원센터 창업공간인 메이커스큐브에 입주해있다. 전 작가는 “미디어아트를 하는 팀에게 세운상가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며 다양한 매체를 결합하고 연결하면서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작하는 활동으로 미디어아트를 생각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모든 사람과 기술이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기계나 장치를 만들 일이 많은데 이런 제작을 하기에 세운상가만큼 적합한 지역이 없다”며 “재료도 모터, 스프링, 베어링에서부터 아크릴, 금속가공 등 많은 재료를 구할 수 있고 필요에 맞게 가공까지 할 수 있기에, 이 지역의 기술자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젊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유명한 ‘호랑이’ 카페를 필두로 레트로와 뉴트로가 공존하는 ‘힙지로’ 문화 열풍을 이끄는 곳이기도 하다. 세운상가 양옆에서는 재개발이 진행 중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지역의 본질은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제조 생태계, 다름 아닌 모든 것이 연결되고 협업이 이뤄지는 창의적인 건물이기도 하거니와 그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허름하게 보이는 동네 외관만으로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여기 이 곳, 세운상가에 사람이 있고, 기술 그리고 예술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일 이천문화재단 출범기념 ‘2021 신년음악회’

    30일 이천문화재단 출범기념 ‘2021 신년음악회’

    경기 이천시 이천문화재단이 출범 기념 ‘2021 신년음악회’를 연다.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사전 녹화한 후 이천문화재단과 이천시청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힘든 이천시민들을 위로하고, 새해를 맞아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지역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범한 이천문화재단의 신년음악회답게 이천지역의 예술가들과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 이 출연하여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클래식의 선율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한다. 공간 다락의 복 타령으로 문을 여는 이천문화재단 신년음악회는 이어서 클래식 수트리오가 ’비발디의 사계’와 ’거위의 꿈‘ 연주를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찾을 거라는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이천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서희 중창단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아시안 헤리티지 페스티벌 등 여러 해외초청공연을 펼쳐온 국악연주단 아라연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어서 2부는 김기태 블루스와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이 출연한다. 이응광은 서희 중창단과의 콜라보곡 ‘엄마야 누나야’로 시작으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이며. 김기태 블루스의 ‘세상이 항상 웃을 수 있나’ ‘flower’ 등의 노래를 마련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모든 관객들을 위로할 것이다 전형구 초대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천문화재단 출범 기념 신년음악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됐다”며 “가장 편하고 안전한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보티첼리 초상화 1000억원 낙찰, 코로나에도 르네상스 최고 경매가

    보티첼리 초상화 1000억원 낙찰, 코로나에도 르네상스 최고 경매가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산드로 보티첼리가 남긴 희귀 초상화가 뉴욕 경매에서 9218만 달러(약 1031억원)에 팔렸다. 39년 전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과 비교하면 70배가 뛴 가격이다.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8일(현지시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됐는데 보티첼리의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낙찰자에게 돌아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470년대 또는 148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피렌체의 귀족 청년을 그린 초상화다. 모델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초상화 속에서 금발의 청년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수염이 덥수룩한 성인이 그려진 원형 메달을 두 손으로 들고 있다. 원형 메달의 그림은 시에나 화가 바르톨로메오 불가리니에게 헌정하기 위해 그려진 14세기 작품이다. 현재 남아있는 10여점의 보티첼리 초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82년 영국에서 진행된 한 경매를 통해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셸던 솔로는 81만 파운드(약 12억 3900만원)에 이 그림을 낙찰받았다. 솔로가 지난해 11월 사망하면서 남긴 5억달러 상당의 미술품 컬렉션 중 하나였다.이날 경매에서 올해 들어 최고의 낙찰가가 나옴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위축된 미술 경매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부풀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 미술 경매시장은 전후나 현대 작품으로 쏠림 현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더비는 이번 경매를 앞두고 흥행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 작품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돌며 이 그림을 다룬 학술 논문들과 미학 분석서 등과 함께 미리 전시했다.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이 그림의 청년보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여행을 한 이는 우리가 아는 한 찾기 힘들 것”이라고 농을 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5분 정도 경매가 진행돼 두 원매자가 가격을 불러댔다. 이전 보티첼리의 그림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가는 2013년 ‘젊은 세례 요한과 함께 한 성모 마리아와 아이’였는데 1040만 달러였다. 2006년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2’ 초상화가 8790만 달러에, 1990년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이 8250만 달러에 낙찰됐다.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은 200년 동안 웨일스의 한 귀족 가문에서 전해져 오다 20세기 초반 시장에 출현할 때까지 어떤 미술사학자도 존재 자체를 몰랐던 그림이다. 솔로는 지난 40년 동안 이 그림을 공적 전시에 많이 내놓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국립미술관 등에서 대중을 만났다. 보티첼리는 생전에 그리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고 19세기 무렵에야 겨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지금은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예술가 중의 한 명이며 앤디 워홀 등 오늘날의 팝컬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레이디 가가의 2013년 앨범 ‘아트팝’은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 가운데 몇몇 요소를 차용했으며 싱글 중에는 ‘비너스’가 포함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가사에 시대정신 담은 BTS… 세계가 빠져들다

    가사에 시대정신 담은 BTS… 세계가 빠져들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아이돌 그룹, 보이밴드는 많다. 그런데 왜 유독 방탄소년단(BTS)이 넘보기 힘든 절정의 인기를 끄는 걸까. 동아시아연구원의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는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분야 교수 8명을 통해 그 비결을 분석해 담았다. 저자들은 미국 팝이 장악한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 주류로 나서 존재감을 발휘한 방탄소년단을 그저 아이돌 그룹이 아닌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봤다. 대중문화나 문화산업 분야의 좁은 연구에서 벗어나 국제정세, 방탄소년단 노랫말 그리고 소통 등으로 연구 주체를 다양화한 이유다. 방탄소년단의 탄생에는 적절한 시류 분석이 한몫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 주도 문화 지형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위계가 약화했고, 여기에 취향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개인화 등이 진행돼 한국 아이돌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우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성을 지닌 예술가’로서 차별화 전략을 쓴 게 유효했다.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미디어로 분석한 ‘문화 다이아몬드 모형’을 보면 방탄소년단은 고른 역량을 보인다. 퍼포먼스와 실력(텍스트), 케이팝 시스템(생산), 팬덤(소비), 밀레니얼 세대(사회), 소셜미디어(분배)가 골고루 어우러진 것이다. 안미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도 대중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의 기사 분석을 통해 2017년을 기준으로 방탄소년단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인기 요인을 풀었다.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으는 건 공생과 공감의 영역이다. 히트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비롯한 음악을 분석한 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진정한 자기애와 공생의 모색, 문명의 자기모순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가치를 담아 공명을 준다고 했다. 김수정 국민대 사회학과 객원교수도 진정성, 유대의식, 향상심과 온전한 삶에 대한 열망을 품은 노랫말이 곧 ‘시대정신’이 됐고, 전 세계 청년세대의 공감을 불렀다고 부연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가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들이 던지는 보편적 메시지 외에 스토리텔링, 연대의식 고취, 초국적 문화 네트워크 구축 등 전략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홍보보다 공감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제2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애형 경기도의원,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지원 조례 공청회 개최

    이애형 경기도의원,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지원 조례 공청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이애형 의원(국민의힘·비례)은 27일 용인 성지초 별관에 위치한 경기도교육청 경기학교예술창작소에서 ‘경기도교육청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운영·지원 조례’ 제정을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날 공청회는 코로나 거리두기 관계로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운영 담당자와 현장자문단, 마스터 클래스 진행 전문예술가 등 전문가 간담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애형 의원은 “이번 공청회는 본의원이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운영과 활동내용에 대해서 알게 된 후 작년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그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한 바 있고 지속적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조례 제정을 서두르게 되었다”며 “오늘 공청회를 통해 예술창작소 참여자들의 의견을 조례에 반영하고자 조례안을 놓고 축조심사를 하는 형식으로라도 공청회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공청회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예술교육이 학교에 들어오게 된 것은 우리 사회가 명실상부한 문화선진국이 되었음을 반증하고 있다”며 “악기의 단순한 기법을 배우는 도구적 문화예술교육이 아닌 내면의 성찰을 통한 회복과 치유의 문화예술교육이 우리의 교육의 나아갈 길임”을 표명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 학교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교육과정 중심 학교예술교육 이외에도 쉼과 나눔이 있는 예술공감터 사업에 300개교,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교 오케스트라, 뮤지컬, 연극, 미술 등 총 287개교를 지원하고 사회적 배려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6명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 용인 경기학교예술창작소를 운영하여 창의형과 심화형 프로그램을 통해 9개 영역에 만 명 이상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각적 차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 의원은 “오늘 공청회 경기학교예술창작소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보니, 조례 제정이 더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오늘 이 조례 제정을 통해 경기도내 최소 동서남북 4개 권역에 경기학교예술창작소가 운영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폭넓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조례를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책무감을 표방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운영 지원 조례안’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다음달 3일 경기도의회에 제출되어 2월 19일 교육기획위원회 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고 많은 아이돌그룹 가운데 왜 유독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을까. 8명의 교수가 각자 분야에서 각자 시각으로 방탄소년단의 8색 매력을 연구한 대중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분야 교수들의 분석을 담은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사진)‘를 낸다고 27일 밝혔다. 필자들은 미국의 팝이 장악한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서 한국 음악인이 주류로 나서서 이처럼 존재감을 확보한 적이 없었다면서, 방탄소년단을 그저 아이돌그룹이 아닌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연구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대중문화나 문화산업 분야 연구에서 벗어나, 분석 분야 역시 국제정세, 방탄소년단 노랫말, 그리고 소통 등으로 다양화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문화지형 변화를 우선 요인으로 짚는다. 미국 문화 주도 지형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위계가 약화했고, 여기에 취향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개인화 등이 진행돼 한국 아이돌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한국 아이돌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지닌 예술가’로 차별화한 점을 꼽았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다룬 신문 기사를 분석해보니 ‘텍스트(퍼포먼스, 실력)’, ‘생산(케이팝 시스템)’, ‘소비(팬덤)’, ‘사회(밀레니얼세대)’, ‘분배(소셜미디어)’의 이른바 ‘문화 다이아몬드 모형’에서 고루 역량을 보였다.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방탄소년단의 무게감을 꼽는다. 방탄소년단을 단순한 문화 혼종이 아닌, ‘현대 문명의 한계를 고쳐보려는 21세기 신문명 건축의 전위체’로 결론짓는데, 이들이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뜻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메시지를 중시했다. 히트곡 ‘FAKE LOVE’를 비롯해 여러 곡에서 진정한 자기애와 공생의 모색, 문명의 자기모순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가치를 담아 공명을 준다는 것이다. 노랫말을 분석한 김수정 국민대 사회학과 객원교수도 진정성, 유대의식, 향상심과 온전한 삶에 대한 열망을 품은 노랫말이 곧 ‘시대정신’이 됐고, 전 세계 청년세대의 공감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이혜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유튜브 댓글을 분석했는데,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처럼 팬들의 소통이 아닌, 팬인 ‘아미’가 팬심 표현 수단으로 할 정도로 강렬하다고 설명했다. 안미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2017년을 기준으로 긍정적 기사가 급증하며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 사례가 문화강국의 꿈을 꾸는 한국에 시사점이 분명하다고 조언했다.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가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존 한류 외교도 벤치마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처럼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스토리텔링, 연대의식 고취, 취향 공동체, 초국적 문화네트워크 구축,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홍보보다 공감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제2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기록하고 공감하는 예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기록하고 공감하는 예술

    1861년 차르 알렉산드르 2세는 귀족의 토지에 매인 농노를 해방했다. 전근대적인 농노 제도의 철폐는 역사적 당위였으나 해방된 농민의 사회통합 방책이 미비한 상태에서 졸속으로 이루어진 개혁은 혼란을 가져왔다. 땅 한 뙈기 없는 농민들은 전보다 더 극심한 빈곤에 시달렸다. 농민의 참상을 목격한 진보적 지식인들은 농민 속으로 들어가 이들을 교육하고 농촌을 개선하자는 브나로드운동을 일으켰다. 미술도 이에 반응했다. 1871년 젊은 예술가들은 아카데미의 전통을 거부하며 이동파를 결성했다. 이동파는 주제와 전시 방식 모두를 혁신했다. 브나로드운동에 동조해 농민의 일상생활과 러시아의 자연을 주제로 삼았으며, 이름 그대로 지방 도시를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열어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마콥스키는 1872년 이동파에 가담했다. 그는 뚜렷한 현실 인식을 지닌 사람이었다. 하지만 검열제도가 엄존했기 때문에 사회 비판은 조심스럽게 수위를 조절해야 했다. 이 그림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춥다’. 세상은 눈으로 덮여 있고, 누런 건물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옷을 덕지덕지 껴입고 숄, 모자 등을 뒤집어쓰고 있다. 문기둥 위쪽 아치에 쓰인 글씨가 이곳이 감옥임을 말해 준다. 이 사람들은 왜 감옥 앞에 모여 있을까? 이 부분에서 역사적 배경이 개입한다. 이들은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는 죄수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기다리는 가족들이다. 각자 죄수에게 전해 줄 보퉁이를 지니고 초조하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가운데 있는 세 사람(관객을 향하고 서 있는 남자와 그 옆의 두 여인)은 말쑥한 차림새로 그 옆의 누추한 농민들과 구분된다. 브나로드운동에 뛰어들었던 중산층 젊은이는 정치범으로 체포돼 정당한 재판도 받지 못하고 시베리아 유형을 갔다. 이 가족의 아들도 아마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들이 기다리는 죄수들은 무슨 죄를 저질렀을까? 불순분자일까? 테러리스트일까? 아니면 사법제도의 희생자일까? 그림은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화가가 이들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관객에게도 동의를 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미술평론가
  • “천년도시 역사·문화 새롭게… 숨어 있는 ‘진주 가치’ 이끌어낼 것”

    “천년도시 역사·문화 새롭게… 숨어 있는 ‘진주 가치’ 이끌어낼 것”

    경남 진주시는 통일신라·고려·조선 3개 왕조에 걸쳐 경남의 행정중심지였다.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행정도시다. 통일신라 신문왕 5년(685년) 청주총관이 설치된 뒤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옮겨갈 때까지 경남의 행정수도였던 기간만 466년에 이른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천년도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실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민선 7기 조규일(57) 진주시장이 “진주의 문화·관광 도시 역사를 새롭게 만들겠다”며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 추진에 온 힘을 쏟는 배경이다.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를 통해 진주 속에 숨은 가치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는 조 시장으로부터 26일 새해를 맞아 시정 방향을 들어봤다.-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란. “진주는 오래된 역사·문화 도시로 알려졌으나 흔적과 자원이 별로 없어 아쉽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머무르고 살고 싶은 도시가 되지 못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 핵심은 진주 안에 숨어 있는 역사·문화 등 가치를 끌어내 많은 사람이 찾아와 머무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남강 일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원더풀 남강’과 진양호 일원을 완전히 새로운 공원으로 단장하는 ‘진양호 르네상스’, 진주역이 외곽으로 옮김에 따라 옛 진주역 일원을 복합문화예술공원으로 조성하는 ‘옛 진주역 철도부지 재생 프로젝트’ 등 3대 사업이다.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진주가 문화예술도시로서 모습을 갖추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강한 진주로 나가는 튼튼한 토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로 어떻게 바뀌나. “경치가 수려한 남강변 일원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진주성 안에 중영과 선화당을 복원한다. 중영은 병마절도사를 보좌하는 종3품 무반 관직인 우후가 근무하던 건물이다. 우후는 진주성에서 병마절도사 다음의 고위직였다. 중영 복원은 상반기 착공해 2022년 12월 모두 7동의 건물을 복원할 예정이다. 정밀 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쳤다. 진주성에서 관찰사가 근무했던 집무실인 선화당도 복원 기본계획 수립과 용역을 마쳤다. 부지가 개인 문중 사유지에 걸쳐 있어 협의가 끝나는 대로 발굴조사하고 착공해 2023년 말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다. 중영과 선화당 등이 복원되면 진주의 역사를 체감할 수 있다. 진주성도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국비로 지난해 9월 진주성 종합정비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진주성 건너편에 있는 소망산에는 진주성 전투 역사성이 담긴 유등을 테마로 한 공원과 전시관을 조성한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인근 망진산에는 비거테마공원을 조성한다. 비거는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수레로 조선시대 발명된 일종의 비행기다. 임진왜란 때 진주싸움에서 사용된 기록이 여러 문헌에 나온다. 비거 형태와 구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다 보니 논란도 있으나 자료 속에 기록된 자체만으로도 관광자원 가치가 크다. 망진산 일원은 장기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방치된 곳이라 공원을 조성하는 데 부지 매입 700억원과 도로개설을 비롯한 기반조성 100억원 등 모두 800억원의 시비가 들어간다. 추가로 민간자본 470억원을 유치해 복합전망대와 유스호텔, 모노레일, 비거형 짚라인 등을 건립한다. 2023년 말 준공 목표다. 도심 공원에 유스호텔이 생기면 전국 수학여행단과 청소년 단체 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진주성 맞은편 남강변에 626억원을 들여 250석과 800석 규모 소·중형 공연장과 전시실을 갖춘 다목적문화센터도 짓는다. 국제설계 공모를 해서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칠암동에 있는 기존 도문화예술회관이 1500석 규모로 너무 커 이용하기 어려워 중형 다목적문화센터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많았다. 과거 남강에 다녔던 전통배를 고증·재현해서 운항하는 체험형 수상레포츠 사업도 올해 완공목표로 추진한다. 계류장과 접안시설을 설치해 진주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전통 나룻배를 타고 남강을 건너다니게 된다.” -진양호 르네상스는 어떤 내용인가. “진양호 공원은 진주의 대표 관광지였지만 조성된 지 40여년이 흐르다 보니 시설이 노후화됐다. 지금 관광 여건과도 맞지 않다. 이에 따라 122만 5000㎡ 부지에 1118억원을 들여 새로운 근린공원을 조성한다.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사유지 보상과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용역 중이다. 숲 복원과 진양호 일주 산책길을 조성하고 호수변에는 복합문화휴양시설과 작은 도서관 건립 등 1단계로 공원시설을 2022년까지 조성한다. 2단계로 숲속 캠핑장과 진양호 전망타워, 새로운 어린이놀이시설, 모험놀이, 짚라인 등 관광레저시설을 2026년까지 완공한다. 동물원도 면적을 넓혀 이전한다.”-옛 진주역 일원은 어떻게 꾸미나. “옛 진주역 일원 14만㎡를 2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복합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 진주성 안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을 현재보다 넓혀 옛 진주역 일원으로 이전한다. 철도역사 전시관, 미술관, 생태공원 등 복합문화공원과 도심 속 친환경 근린공원도 조성한다. 옛 진주역 일원 공원과 남강변까지 1.5㎞ 거리를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문화·예술 거리로 조성한다. 진주 출신 유명 예술가와 문화인들의 작은 박물관을 만들고 전시관, 생가 등 다양한 문화·휴식 공간을 조성해 진주 문화예술촌으로 만들 계획이다. 문화예술가들이 모여들고 예술가 작업실도 생겨 지역경제와 문화사업이 동시에 번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강, 진양호, 옛 진주역 일원 등 3대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남강을 중심으로 북측은 진주성공원, 남측은 옛 진주역 복합문화예술공원, 서쪽은 진양호공원, 동쪽은 월아산 산림휴양공원 등 진주 동서남북 사방에 다양한 관광·휴양공간이 조성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첨단산업 육성도 필요하지 않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진주가 강점을 가진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생태계 구축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핵심인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2019년 착공됐다.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술센터, 수송시스템용 세라믹섬유 융복합센터 등이 운영되는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발사를 목표로 초소형위성도 개발되고 있다. 진주는 익룡 화석이 발견되고 비거 사용 기록 등 먼 옛날부터 ‘날아다니는 것’과 관련이 깊은 지역이다. 진주 하늘을 날아다녔던 익룡이 미래 진주 성장동력인 우주항공산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 줄줄이 추진돼 공무원들이 힘들지 않나. “우리 시 장기 과제사업이던 도심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외곽으로 옮기는 여객자동차터미널 개발사업도 본격 추진돼 올해 가호동 부지조성 공사가 시작된다. 서부경남지역 오랜 숙원사업인 김천~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은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된다. 2028년 개통돼 KTX가 서울~김천~진주~거제 구간을 달리게 된다. KTX가 개통되기 전에 하루빨리 역사·문화도시 조성과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 등 부강진주 성장동력 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없다. 외지에서 찾아오고 싶어 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KTX가 개통되면 오히려 ‘진주권의 수도권 쏠림’ 역효과가 생길 우려도 있다. 공무원들도 이를 인식하고 공감해 열성을 보인다. 덕분에 중요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으로서 매우 고맙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조규일 시장은 누구 ▲진주(1964) 출생 ▲대아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불문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석사) ▲파리 제12대 박사준비과정 2년(도시 및 지역개발학) ▲㈜선경(현 SK글로벌) 근무 ▲제1회 지방행정고시 합격(1995년) ▲서울시 송파구청 지역경제과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사업기획부장 ▲행정안전부 지방세정책과장 ▲경남도 정책기획관, 서부권개발본부장, 경제통상본부장, 미래산업본부장, 서부부지사 ▲민선 7기 진주시장
  •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며칠 몰아쳤던 한파가 그치고 제법 포근해진 겨울날, 서울 사당동의 한 음식점에서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1938년생, 올해 여든셋이다. 195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64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균질하게 쌓아 온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서 선생은 언제나 시단에 새로운 충격과 미학적 지평을 일관되게 부여해 온 ‘젊은 시인’이다. 이제는 노경의 삶을 은은하게 이루어 가면서 그만의 언어적 연금술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쌓아 가고 있다.“벌써 그렇게 됐네요. 아마 서정시를 60년 이상 써 온 실례는 저 말고는 참 드물 거예요.” 한국 시사(詩史)에서, 아니 세계적으로도 그것은 선생이 거의 유일한 케이스일 것이다.그동안 선생이 취해 온 방법론적 긴장과 심미적 꿈은 ‘20세기 후반 한국의 시사’(김주연)라는 평가를 가져왔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빼고 1960년대 이후 한국 시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선생은 한국 시의 여러 차원들 가령 전통과 현대, 개인과 공동체, 내면과 외계, 삶과 죽음, 침잠과 융기 같은 모든 운동적 대립점들을 자신만의 웅숭깊은 사유와 방법으로 섬세하게 탐구해 온 것이다.●실존적 고독과 거듭남의 세계 황동규의 시는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읽은 바로 그의 초기 시는 내면이라는 상상적 공간에서 피어올라 왔다. 독자들에게는 ‘즐거운 편지’라는 작품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만의 서정적 실감을 담은 수많은 명편들이 그를 한국 시단의 전혀 새로운 시인으로 출발하게끔 해 주었다. 선생은 1970년대 즈음에는 현실을 온몸으로 껴안으면서 실존적 고독과 삶의 비극성을 일관되게 들려주었다. ‘태평가’와 ‘열하일기’를 지나 ‘삼남에 내리는 눈’의 세계는 이러한 차원을 명징하게 들려준 성취였다. 낭만적 초월과 내밀한 기억으로의 잠입을 통해 현실에 접근해 간 문학사 초유의 사건일 것이다. “초기에 강렬한 영향을 주었던 미당은 어느새 극복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나는 현실의 소리에 정열적으로 귀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선불교를 만나게 됐고 극(劇)서정시를 생각하면서 현실과 내면의 통합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를 설계해 보았지요.” 황동규 선생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극서정시’라는 그만의 기율을 실천해 왔다.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넘어 극서정시의 실험과 여행 모티프의 강렬한 방법론적 확장을 꾸준히 실현해 간 것이다. 극서정시는 시 안에서 극적 요소를 구조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일상을 벗어나 삶의 충동을 깨달음의 경지까지 이끌고 가는 세계가 그 안에 충일하게 녹아 있다. “극서정시는 극시와는 달라요. 우리 시의 전통이 처음과 끝의 정황이 같은데 저는 조그만 ‘거듭남’을 통해 시인과 독자가 짊어지고 가는 삶의 짐을 별빛 무게만큼이라도 덜어 주자고 생각한 것이지요.” 서정시에 극성을 결합하고 깨달음의 서사를 장착한 ‘극서정시’는 형식과 내용 모두를 새롭게 개진하려는 재충전 욕구에 바탕을 둔 미학적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선생은 ‘겨울밤 0시 5분’과 ‘사는 기쁨’에 이르는 제2의 절정을 구가한다. 더욱 심혈을 기울인 서정과 인식의 세계로 진입해 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예술가로서의 실존적 고독’과 ‘근원적 통찰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로 집약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이번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위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불빛의 온기·조도로, 점점 단순해지는 지혜로 작년에 나온 ‘오늘 하루만이라도’는 그의 열일곱 번째 시집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선생의 끊이지 않는 창조적 긴장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시집 처음에 실린 ‘불빛 한 점’에서 선생은 ‘시’가 한때 눈부시게 앞길을 밝혀 준 ‘횃불’이었지만 이제는 안개로 출항 못하는 조그만 배의 ‘불빛’으로 몸을 바꾸었으며, 그러나 여전히 스스로를 밝히고 세상을 비추는 희미한 불빛의 연쇄가 ‘시인 황동규’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세월이 흐르듯 삶의 모양새가 변하면 시인도 변해야지요. 다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그저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고 보니 선생의 시는 여전히 ‘불빛’이라는 온기와 조도(照度)를 동시에 갖춘 충일한 세계도 다가온다.그러다가 선생은 자신에게 많은 것이 사라지고 없다고 단호하게 써 간다. “군더더기가 없다.”(‘화양계곡의 아침’), “적막 같은 건 없다.”(‘나의 마지막 가을’), “더 이상 산속이 없다.”(‘홍천 구룡령 길’), “아무리 찾아봐도 그 건물이 없다.”(‘한밤중에 깨어’), “없다. 말끔히 걷힌 늦가을 안개처럼 없다.”(‘날 테면 날아보게’), “이곳엔 외딴집이 없다는 것,/ 홀로 사는 사람도 없다는 것,(‘새로 만난 오솔길’) 등을 곳곳에 적어 놓았다. 이렇게 ‘군더더기·적막·산속·건물·안개·외딴집·사람’의 한결같은 부재는 삶의 소진과 죽음으로의 열림을 예비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는 삶과 죽음의 역동적 교차가 자신의 인생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번 시집에서는 더욱 경험적 실감을 견지하면서 “좀 단순해지자.”(‘산 것의 노래’)는 지혜로 수렴되어간 것이 아닐까 한다. 선생은 “과거의 나에게 문학은 험한 산지였고, 지금은 막막한 들판, 미래는 노을 한 자락이 묻은 채 저무는 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문학적 예감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갔지만 스스로 베토벤의 음악을 두고 “계속 물리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곡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물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그만의 시를 남겨 준 것이다. 평론가 하응백은 이러한 세계를 두고 “한국문학은 황동규의 시가 있어 행복했다. 82세의 나이에 낸 시집으로 이런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황동규 시인이 거의 유일하다.”라고 썼다. 특별히 선생은 여행을 즐겨했는데, 순간순간 마주치는 삶의 사물의 신비를 그때마다 느꼈다고 한다. 2018년 7월 임자도로 갔을 때 경험을 “언젠가 이 세상 두고 나갈 때/ 최근에 불새가 불 속에서 불씨를 쪼듯/ 잊지 못할 민어회 맛 한번 진하게 쪼은 신안군 임자도를/ 모르는 척 놔두고 갈 순 없겠지.”(‘선운사 동백’)라고 새겨 놓기도 했다. “여건이 어려웠지만 최근에 강화도 한번 다녀왔어요. 참 좋더군요. 여행을 속 시원히 못해 많이 아쉽지요.”●노경의 삶, 영원한 예술인으로 이번 시집에는 자연인으로서 육신의 쇠잔을 고백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그것은 “안과/황반변성/보청기/임플란트/혈압약” 등으로 이어져 간다. 물론 이는 “죽음이 없다면/세상의 모든 꽃들이 가화가 되는”(‘죽음아 너 어딨어?’) 진실을 알게끔 해 준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는 ‘불빛’으로의 이행 과정을 수납하는 순간을 보여 주는 사례일 텐데 이러한 존재론적 고투는 선생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의지로 한없이 이어져 간다. “노년에 처하고 보니 이길까보다는 어떻게 견딜까를 생각합니다. 지금 순간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가운데 좋은 일을 할 때 보상을 바라지 말라, 좋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충분한 보상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깁니다.” 그리고 선생은 자신의 시가 긴장이 떨어지면 그날로 끝내는 것이라고 몇 번을 강조한다. “이번 시집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죽음의 자리와 삶의 자리’에서 “그 어디서고 삶의 감각 일깨워주는 자”라고 썼는데 그게 바로 ‘시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역할이 끝나면 시인으로서의 생애도 마감하는 거지요.” 나아가 선생은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우연을 사랑하게 되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원이 타원의 특수한 형태이듯 필연도 우연의 특수 형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불교나 스피노자나 니체나 결국 우연을 사랑하자는 화두가 아니겠습니까?”라는 견해를 들려주었다. 파스칼은 명상록에서 영생이 설사 없더라도 영생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면 손해 볼 것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선생은 “우연을 사랑하다 보면 영생이 비록 있더라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사는 맛을 제대로 보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멋진 의미론적 반전이요,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의 자기 발견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 시집에 실린 ‘오늘은 날이 갰다’라는 작품에서 선생은 “그래 웃자./ 오늘은 날이 갰고 우린 만났다./ 어쩌다 저세상 가서도 서로 연락이 닿으면/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 만나자”라고 썼다. 꼭 60년 전 펴낸 첫 시집 ‘어떤 개인 날’(1961)에서 그때 활짝 갰던 어느 날이 다시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이 되어 ‘시인 황동규’의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 점에서 그의 대표작은 아직 쓰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두 시간 대화가 짧게 느껴졌다. 일일이 세목을 다 쓰지 못해 아쉽다. 선생이 들려준 것은 시인으로서의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시’에 대한 스스로의 비전을 담은 것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여전한 현재형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선생은 자유롭고 지성적인 영원한 예술인이고 한국문학에 찾아온 드문 행복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금요칼럼] 해상도 높이기/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해상도 높이기/황두진 건축가

    건축가로서 설계 회사를 운영해 온 지 20년이 넘었다. 설계 회사의 대표란 창작인이면서 경영자이고 또한 교육자이다. 이 세 가지 관점이 종합되는 순간은 신입사원이 입사할 때다. 창작인의 입장에서는 함께 손발을 맞출 동료가 생기는 것이고,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할 대상이다. 교육자의 입장은 조금 더 복합적이다. 당장의 업무를 수행할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떠한 건축가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인가를 또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그 직원이 얼마나 오래 회사에 남아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 기초한 노력은 불확실한 투자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떤 분야라도 이런 투자 없이 인재양성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우리 회사 못지않게 업계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기울여야 할 노력일 수밖에 없다. 모든 분야는 결국 이러한 ‘불확실한 투자’에 의해 만들어져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입사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수많은 후보가 떠오르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해상도를 높여 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감각의 해상도, 그리고 사고의 해상도다. 다른 말로 하면 섬세하게 느끼고 섬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도 준비돼 있다. 높은 해상도가 바로 미래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해상도가 높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아니, 미래를 만들 수가 없다. 직원이 현장을 다녀왔다고 하자. 무엇을 보고 왔냐고 물었을 때 ‘주변에 낡은 집들이 많았다’ 정도의 대답은 아주 기초 해상도에 해당한다. 조금 더 해상도를 높이면 이런 대답이 가능하다. ‘양식이나 공법, 사용된 재료로 보아 1980년대에 지어진 것들로 추정되는 집들이 주변에 많았다.’ 그다음은 뭘까? ‘1980년대에 유행했던 집장사집 풍으로만은 설명되지 않는, 독자적인 성격의 집들도 있었는데, 관련 자료를 찾으면 설계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가상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높은 해상도는 관찰력과 정보력이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들여다보아도 아는 것이 없으면 해석과 평가가 불가능하다. 반대로 아는 것은 많은데 관찰이 부족하면 성글고 무딘 판단밖에 내리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해상도를 높일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한 가지 대상에 최대한 오래 몰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를 휙휙 넘어다니는 것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얻을 것은 별로 없다. 한 대상을 끈질기게 관찰하면서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해상도를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전원에 살면서 스케치와 글을 통해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을 남기며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 도시에서 이것저것 경험하며 바쁘게 산 사람보다 해상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훌륭한 예술가들 중에 전원 출신이 많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학벌과도 무관한 문제다. 사람의 인생에서 해상도를 결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시기는 따로 있는 것 같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늦어도 30세 이전에는 그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후에는 해상도를 최대한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완만하게 개선해 나갈 수밖에 없다. 보통 신입사원들은 20대 중후반이지만 휴학, 병역 등으로 인해 30세 언저리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간이 별로 없다. 다행인 것은 한 번 어느 분야를 통해 형성된 높은 해상도는 다른 분야에도 쉽게 적용이 되고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결국 국가도 그렇다. 대한민국의 해상도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 6600만년 전 바다 헤엄친 해룡, 상어 같은 이빨로 물고기 두동강

    6600만년 전 바다 헤엄친 해룡, 상어 같은 이빨로 물고기 두동강

    6600만 년 전 바다를 배회한 한 해룡은 오늘날 상어와 같은 날카로운 이빨을 지녀 커다란 물고기를 한입에 반으로 자를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배스대 등 국제 연구진은 아프리카 모코로 해안에 있는 백악기 초기 지질시대인 마스트리히트세(Maastrichtian) 지층인 인산염 광산에서 모사사우루스에 속하는 신종 해룡 화석을 발견했다.연구 주저자이자 배스대 밀너 진화센터의 수석강사이기도 한 닉 롱리치 박사는 “이 아프리카 해안은 6600만 년 전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였다. 다양한 포식자가 존재한 이곳은 지구의 다른 곳들과 달랐다”면서 “이곳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모사사우루스 종이 서식했다”고 설명했다. 롱리치 박사에 따르면, 어떤 종은 오늘날 향유고래처럼 거대하고 심해까지 잠수하는 포식자였고 다른 종은 거대 이빨을 지니고 10m까지 자라는 오늘날 범고래 같은 최상위 포식자였으며 또 어떤 종은 오늘날 해달처럼 조개를 먹고 사는 작은 종이었다. 이들 종은 목이 긴 플레시오사우루스와 거대한 바다거북 그리고 검치 물고기와 함께 공존한 것으로 전해졌다.크세노덴스 칼미네카리(Xenodens calminechari)라는 학명이 붙여진 신종 모사사우루스는 오늘날 작은 알락돌고래와 크기가 비슷했지만, 이빨은 상어처럼 날카로워 물고기를 반으로 자르고 더 큰 먹잇감을 조각내고 심지어 플레시오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해양 파충류 사체를 청소할 수도 있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롱리치 박사는 “이 종이 속한 다양한 모사사우루스는 소행성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90%를 멸종에 이르게 하기 전까지 공룡과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당시 해양 생태계가 소행성이 충돌하기 전까지 쇠퇴하지 않았으며 해양 파충류는 실제로 더 다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모로코 카디아이야드대와 프랑스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 소속인 누룻딘 잘릴 박사는 “상어와 같은 이빨을 지닌 이 모사사우루스는 예술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환상적인 생물처럼 보일 만큼 모사사우루스의 생태를 새롭게 각색한다”면서 “이 종은 그 인산염 바다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고생물들이 다양했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 최신호(1월 1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고고 레고교실 프로그램 참가자 접수 중랑구는 4~9세 드림스타트(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통합양육 서비스) 아동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고고 레고교실’ 프로그램을 다음달 27일 마무리하고, 올해 참가자를 접수한다. 고고 레고교실은 영유아와 저학년 아동들에게 레고 교구를 활용한 놀이 수업을 제공해 상상력, 창의력, 집중력 등 아동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는 수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신내2동 관상복합청사 스마트러닝센터에서 5인 미만으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 1회 50분씩 하고 있다. 성동한양 상생학사 입주자 21명 모집 성동구는 한양대 학생들에게 기존 원룸 임대료의 절반 수준으로 학생 주거비 부담을 덜어 주는 ‘성동한양 상생학사’의 올해 입주자 21명을 새로 모집한다. 올해 3년차 입주자를 모집하는 성동한양 상생학사는 2019년 3월 전국 최초로 시범운영을 시작한 청년주거 지원 사업으로 총 42가구가 입주했다. 성동한양 상생학사는 학생들에게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한양대 주변 생계형 건물주에게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악문화재단TV 콘텐츠 대폭 확대 관악구 관악문화재단은 ‘관악문화재단TV’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대표 아이템으로는 맛집부터 관악구 토박이들의 삶이 담긴 ‘대관광’ 시리즈를 비롯해 100여명의 주민생활예술가가 개성을 한껏 발휘한 ‘우리동네에 예술가가 산다’,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에 빛나는 작곡가 김오키가 참여한 ‘판타스틱 관악’ 음악앨범 등이 있다. 특히 삼성동 시장과 점성촌 등을 담은 ‘스토리인관악’, 강감찬 장군과 고려 역사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고려어벤져스’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구 전 구민 생활안전보험 무료 가입 중구는 전 구민을 대상으로 ‘중구 생활안전보험’을 도입했다.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중구에 주민등록상 주소만 두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보험료는 전액 구에서 부담한다. 보장 항목은 총 6가지로 ▲코로나19 등 감염병 사망 ▲태풍·홍수·지진 등 자연재해 사망 ▲익사사고 사망 ▲폭발·화재 등 사망 또는 후유장애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 사망 또는 후유장애 ▲가스사고 사망 또는 후유장애 등이다. 사고 발생 범위는 중구를 포함한 전국 모든 지역이다. 보장 금액은 항목별 최고 1000만원이며 다른 보험과의 보상 여부와 관계없이 중복 지급한다. 일반 장애인도 이동기기 수리비 지원 강동구가 기존 저소득 장애인에게만 지원하던 장애인 이동기기 수리비 지원 대상을 일반 장애인까지 확대한다. 기존에는 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에 해당되는 장애인은 연간 20만원 이내, 장애인 연금·기초연금 수급자 및 18세 미만 장애 아동에게는 연간 10만원 이내에서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등 이동기기 수리비를 지원해 왔다. 올해부터는 연간 10만원 이내 지원 대상을 일반 장애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강동구에 등록된 장애인으로 지원 한도 금액 내에서는 신청 횟수에 제한이 없다. 임산부 1952명에 친환경 농산물 제공 강서구는 임산부에게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강서구에 주소를 둔 지난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와 임부다. 강서구는 총 1952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최대 12개월간 41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지원한다. 지원 금액의 20%(8만 2000원)는 임산부가 부담해야 한다. 신청은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쇼핑몰(www.ecoemall.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증빙서류는 임신확인서, 임신출산진료비 지원신청서(국민건강보험공단), 출생증명서, 3개월 이내 발급한 출생신고된 주민등록등본, 산모수첩 중 하나다.
  • 한국예총·한국민예총, 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에 환영과 기대 밝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범헌)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사장 이청산)은 20일 문화체육부 장관에 황희 국회의원이 내정된 것에 대해 공동명의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양 단체는 예술계와 소통과 협력 속에서 예술행정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길에 황희 내정자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또 코로나19 시기에 예술진흥정책,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전문예술인 직접 지원구조 도입 등 실질적으로 개혁하고 실천하는 장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 내정자에 거는 기대  문재인 정부 마지막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황희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 회장 이범헌)과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한국민예총, 이사장 이청산)은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에 대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며 환영의 뜻을 밝힌다. 문재인 정부는 1년 남짓 임기를 남기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지점들이 너무나 많은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혁의 길’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를 역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관료제를 비롯한 사회 시스템의 개혁은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문재인 정부를 부족하나마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고자 한다. 한국의 예술가들은 그간 역사의 매 시기마다 전반적인 사회 개혁을 위하여 모든 시민들과 함께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 해 왔다. 앞으로도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게 기대한다. 함께 가자. 예술계와 소통과 협력 속에서 예술행정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길에 함께 하자. 예술행정은 관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술가와 사회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열린 행정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인 구조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게 기대한다. 코로나 19 시기 예술진흥정책,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전문예술인 직접 지원 구조 도입 등 많은 현안들을 실질적으로 개혁해가는 장관이 되길 기대한다. 입법과 제도의 개혁을 함께 하는 실천하는 장관이 되길 기대한다. 예술계는 국회 상임위원회와 함께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는 장관의 역할을 지지할 것이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한국 사회가 더욱 민주화되고 개방화되길 바란다. 사회 시스템의 개혁이 더욱 앞당겨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황희 내정자가 가슴을 열고 진지한 소통과 화합으로 예술계의 애로를 해결하고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는 장관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 속에 신음하는 우리 예술계에 희망을 전하는 장관으로 함께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1. 1. 20.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이범헌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 이청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구나 연극 즐기도록” 국립극단, 배리어프리·온라인 극장 등 공공성 넓힌다

    “누구나 연극 즐기도록” 국립극단, 배리어프리·온라인 극장 등 공공성 넓힌다

    국립극단이 누구나 평등하게 연극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담은 연극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앞장서기로 했다. 어디서든 연극을 볼 수 있는 온라인 극장도 정식으로 문을 연다. 김광보 신임 국립극단장 및 예술감독은 18일 유튜브를 통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향유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극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연극인들이 보다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극단 운영 방향을 밝혔다. 기후 행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과제로 배리어프리 공연을 언급했다. 장애예술 희곡과 작품을 개발하고 장애예술가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프로덕션도 운영할 예정이다. 장애관객의 시설 접근성을 개선해 장애를 가진 관객들이 마음 편히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공연에서도 음성 및 수어 해설 등을 적용해 배리어프리 온라인 극장도 선보인다. 지난해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 서비스를 여는 온라인 극장도 장애나 성별과 나이, 사회적 불평등에 관계 없이 누구나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국립극단의 대표 인기작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4월)과 배리어프리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10월)를 영상전문예술가가 제작한 고품질 영상으로 선보이고 올해 레퍼토리 가운데 4~5개 작품을 온라인 극장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은 “영국 국립극장이 2009년 시작한 공영 영상화 사업인 NT 라이브의 퀄리티에 뒤지지 않는 영상화 작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 극장을 시범 운영한 국립극단은 올해 전체 예산 110억원 중 영상화 작업을 위해 10억원을 별도로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한다. 박근혜 정권 당시 불거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사회적 기억을 위한 국립극단 사례집을 내기로 했다. 김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피해자였다. 현장소통을 비롯해 작품 추천, 공연평가 등 3개 분야에 자문위원회를 둬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현장과 소통하는 극단 운영을 하기로 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기후 행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무대, 소품, 의상, 소도구 등에서 만들어지는 탄소 배출을 줄여 연극 제작 과정에서 기후 행동을 적극 실천하는 제작 문화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품 연출을 하지 않고 국립극단 운영에 주력하겠다”는 김 감독은 특히 올해 신설한 ‘창작공감’ 프로젝트를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창작공감 사업은 현장 연출가와 협업, 신진 작가 발굴, 기존 희곡 개발사업인 ‘희곡우체통’의 재편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그는 “국립극단 변화를 위해서는 세대별 층이 두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창작공감은 저의 다음 다음, 그리고 또 다음의 후배들을 육성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다음달 26일 개막하는 ‘파우스트 엔딩’을 시작으로 올해 20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美 공원 ‘원시인 얼음기둥’ 등장…새해에도 모노리스 열풍 계속

    美 공원 ‘원시인 얼음기둥’ 등장…새해에도 모노리스 열풍 계속

    지난해 세계 각국을 휩쓴 ‘모노리스 열풍’이 해가 바뀌어도 멈출 줄을 모른다. 이번에는 ‘원시인 얼음기둥’까지 등장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언론들은 현지 공원에 얼음기둥이 나타나 주민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미니애폴리스 테오도르워스공원 산책로에 얼음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불투명한 얼음 안에는 원시인 조각상이 솟아 있었다. 한때 CG 논란이 일었을 만큼 현실감이 돋보이는 얼음기둥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경꾼도 속속 몰려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탓에 기둥을 찾기부터가 쉽지 않았다. 현지 주민 제네비에브 존슨은 “남편과 함께 몇 시간을 헤매다 겨우 찾았다”고 밝혔다. 기둥이 세워진 테오도르워스공원 면적은 307㏊로, 여의도(290㏊)보다 넓다. 뉴욕 센트럴파크 면적이 341㏊ 정도다.넓은 공원 한복판에 나타난 ‘원시인 얼음기둥’을 둘러싸고 현지에서는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사진만 본 이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조작한 거라고들 했다. 의문이 증폭되자 현지 예술가 자크 슈마크가 기둥 주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애초 광고대행사 의뢰를 받아 원시인 기둥을 만들었다는 그는 “혼자 보기 아까워서” 기둥을 공원에 옮겨놓았다고 밝혔다. 슈마크는 “하루 사용하고 차고에 보관했는데 좀 아깝더라. 숲 속 어딘가에 놓아두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웃을 일이 없다. TV만 틀어도, 휴대전화만 열어도 온통 분열뿐”이라면서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싶었다. 사람들을 공원으로, 자연으로 불러들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슈마크는 “조금 전에도 한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둥 속 원시인이 진짜가 아니라 조각상이라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하긴 했다. 하지만 어린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예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얼음기둥이 진짜 얼음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플렉시글라스라 불리는 특수 아크릴 수지와 강력 접착제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섞어 만든 조형물이다. 슈마크는 얼음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매일 밤 얼음을 들여다보며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CG라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붙었더라. 내가 직접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가 없이 장난삼아 가져다 둔 ‘원시인 얼음기둥’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자 지자체와 공원관리국은 당분간 조형물을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다. 슈마크는 이제 또 다른 얼음기둥을 준비 중이다. 역시 정확한 위치는 함구했다.이처럼 작가가 누구인지 명확한 기둥도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출처가 불분명하다. 새해 들어 영국 윌트셔와 캐나다 캘거리에서 잇따라 발견된 또 다른 금속기둥 역시 누가 세웠는지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이 같은 모노리스 열풍은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 사막에서 정체불명의 금속기둥이 처음 발견된 이후 시작됐다. 이후 미국은 물론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폴란드,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 비슷한 조형물이 등장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레이디 가가·제니퍼 로페즈 바이든 취임식 국가·축하공연

    레이디 가가·제니퍼 로페즈 바이든 취임식 국가·축하공연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제니퍼 로페즈가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무대에 오른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취임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로페즈가 축하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준비위는 “레이디 가가는 예술가이자 연기자이면서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학가 성폭력 문제를 막기 위해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과 긴밀히 협력한 일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로페즈에 대해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라틴 예술가이면서 국가 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조합으로는 가장 먼저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한 국제소방관협회(IAFF)의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지부장인 앤드리아 홀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전미청소년 시대회 우승자인 어맨다 고먼이 축시를 읽는다. 또한 취임식이 끝난 후 90분 동안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여러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특별 쇼‘셀레브레이팅 아메리카’는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사회를 맡고, 록가수 존 본 조비와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 데미 로바토, 앤트 클레몬스가 축하 공연을 펼친다. ABC, CBS, CNN, NBC, MSNBC가 생중계한다. 준비위는 이들에 대해 “미국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라며 “미국이 직면한 깊은 분열과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통합을 위한 차기 대통령 및 부통령의 확고한 비전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소수자 인권, 기후변화 등 진보적 목소리를 내온 레이디 가가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원 유세했던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자 안타까워하며 ‘일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는 이날 트위터에 “역사적인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페즈도 지난해 2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무대를 선보였고, 코로나19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에 경종을 울려왔다.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로페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자 “이민자들이 만든 이 나라에서 왜 ‘이민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만드는가“라고 항의했다. 4년 전 트럼프 취임식 때 국가는 16세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했던 재키 에반초가 불렀다. 전날 밤 축하 콘서트에는 컨트리음악 스타 토비 키스와 리 그린우드, 록밴드 스리 도어스 다운이 함께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는 비욘셰가 국가를 불렀는데 나중에 입만 달싹였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제임스 테일러도 공연했다. 그 4년 전에는 미국 해군 밴드 시 챈터스가 국가를 불렀고, 아레사 프랭클린이 ‘마이 컨트리, 잇 이즈 오브 디(Thee)’를 불렀는데 영국 국가와 아주 비슷하게 들려 혼동스러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취임식 모두 군 장병들이 국가를 불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는 제시 잭슨 목사의 딸인 샌티타 잭슨과 오페라가수 매릴린 혼이 함께 불렀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취임했을 때는 아마추어 가수 후아니타 부커가 국가를 불렀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취임 때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칸터 이삭 굿프렌드가 미해병대 밴드와 함께 국가를 제창했다.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재즈가수 에델 에니스를,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오페라가수 마리안 앤더슨에게 국가를 부르게 했는데 그녀는 4년 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같은 임무를 맡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세상의 혼란함을 마주하는 자세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세상의 혼란함을 마주하는 자세

    올트의 그림은 적막하고 간결하다. 이 그림은 그가 생의 마지막 10년을 보낸 뉴욕주 우드스톡의 풍경이다. 겨울 한낮 마을 외곽 교차로에는 자동차가 지나간 흔적이 있을 뿐 사람은 없다. 붉은 집과 창고가 띄엄띄엄 서 있고, 그 위를 지나는 전깃줄이 희끄무레한 하늘을 가른다. 기하학적인 직선들 가운데 말라 죽은 나무 한 그루가 유일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롭지만 외롭다고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 그림.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인사로 시작하지만 우리는 사는 일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코로나는 언제나 물러갈까, 살림살이는 좀 나아질까, 올해도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을까…. 걱정이 꼬리를 문다. 지금보다도 훨씬 불안한 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올트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시대에 살았다.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이십대 중반부터 그의 인생은 악몽으로 변했다. 형제 중 한 명이 자살한 데 이어 어머니가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9년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대공황으로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집안의 재산 대부분이 사라졌다. 남은 두 형제는 절망과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잇달아 자살했다. 올트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독한 술은 시력을 마비시켰고, 그의 엉뚱한 말과 행동은 친구들이며 거래하던 미술상을 멀어지게 했다. 1937년 무일푼이 된 올트는 뉴욕 생활을 청산하고 우드스톡으로 갔다. 부인이 벌어 오는 적은 돈으로 살며 가난과 점점 커지는 고독 속에서 우드스톡의 집과 헛간과 들판을 그렸다. 1948년 12월 30일 밤 올트는 술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다 얼어붙은 강둑에서 미끄러져 익사했다. 아마 자살이었을 것이다. 올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기도, 편지도 남기지 않았다. 기하학적인 명료함을 지닌 그림에는 일말의 슬픔과 불안이 떠돌지만, 그는 품격을 잃지 않는다. 인간 올트는 운명 앞에 무력했으나 예술가 올트는 그림을 통해 이 세상의 혼란함에 질서를 부여한다. 창고 앞에 서 있는 비틀린 나무를 한참 동안 바라다본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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