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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문화 융성 막는 문화지원 시스템 개혁을/류재준 작곡가

    [기고] 문화 융성 막는 문화지원 시스템 개혁을/류재준 작곡가

    “‘국제음악제’라는 명칭을 갖고 있으나 작곡가 본인이 운영하는 개인 기획사가 본인의 창작 음악을 주요 공연에서 연주하는 기형적인 포맷을 갖고 있는 페스티벌은 기금으로 후원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삭감된 금액으로 추후의 페스티벌 진행 사항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9년 서울국제음악제의 예산을 전년보다 73% 삭감하면서 내건 이유다. 이 논리대로라면 예술감독은 자신이 만드는 음악제에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하면 안 되며 음악제를 운영하기 위한 조직은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외부 기획사를 이용해야 한다. 대규모 예술 사업은 짧게는 2~3년, 길게는 4년 전부터 기획된다. 공연의 주제 정립, 예술가 초청, 공연장 대관, 협찬사 섭외, 홍보기획 수립 등 다양한 진행이 병행된다. 실제로 소요되는 기획이나 비용은 몇 년간 누적되지만 지원은 그해로 한정되고 기간 외 운영비는 따로 책정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운영비를 줄이려는 고육지책이 삭감 사유가 되는 것이다. 작곡가가 예술감독인 음악제에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수 없다면 연주자 역시 예술감독을 맡은 음악제에서 연주하면 안 되는 게 맞지 않나. 하지만 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며 지원금을 받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심사위원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다. 심사위원에 지원하면 선발 절차를 거쳐 위원을 추대하지만 제대로 선정 기준이 공개된 적이 없다. 각 심의별로 무작위로 선정된 심사위원이 자신이 심사하는 부문에 정통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 결정이 나면 되돌릴 수 없는 시스템도 문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는 옴부즈만이라는 제도가 있다. 억울한 과정이 있으면 소명하라는 시스템인데 직접 담당자에게 문의했다. “옴부즈만에 신청하면 정해진 결과는 바꿀 수 있는 겁니까?” “아니요. 이미 결정된 사항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옴부즈만 제도가 있는 거죠?” “억울한 일이 있으면 신고하시라고요.” 국비 지원 없이는 문화 융성이 힘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공의 지원은 예술가를 꿈꾸게 하고, 실패의 위험을 분담한다. 문제는 이를 배분하는 국가 기관이다. 문화계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한 e나라도움 시스템이 예술가들의 외면을 받아 서울시가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한다. 이 정책들이 과연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기능을 할지, 단순히 통제를 수월하게 할 시스템이 될지 의문이 든다. 지원 시스템이 기관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 예술가를 위한 건지 불분명하다면 이미 그 시스템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 AI 예술혼… 갤러리를 채우다

    AI 예술혼… 갤러리를 채우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아이아갤러리의 작품들은 꼭 작가가 누군지 알고 나서 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언뜻 갤러리를 둘러봐선 여느 회화전과 차이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캔버스 옆에 적힌 작가의 이름을 보면 대부분 ‘페인틀리AI’, ‘이메진AI’라고 돼 있다. 화가가 외국인이거나 특이한 예명을 지닌 것이 아니다. 아이아 갤러리에 걸려 있는 작품들은 인공지능(AI) 화가가 예술혼을 불태운 결과물들이다. ●인공지능·인간 화가 협업 ‘독도’ … 펜화 1000만원, 채색화 2000만원에 팔려 AI를 활용한 그래픽 스타트업 기업인 ‘펄스나인’은 지난달 31일 국내 최초로 AI의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갤러리를 열었다. 펄스나인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엔진들의 작품을 전시한 곳이다. 2018년 10월 인공지능 화가 ‘오비우스’의 작품 ‘에드몽 드 벨라미’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 낙찰가 1만 달러보다 40배 높은 43만 2000달러(약 5억원)에 낙찰돼 큰 화제를 모은 것처럼 국내에서도 AI 작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단 12월까지만 시범 운영한 뒤 향후 AI 작품 갤러리의 운영 방향을 고민할 방침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볼 작품은 이메진AI와 두민(43) 작가가 협업해 만들어 낸 독도 연작이다. 독도가 바닷물에 비친 모습을 AI가 한지에 푸른색 잉크로 표현해 냈고 두민 작가는 그 위쪽에 붉은색 펜으로 독도를 그려 내 작품을 완성했다. 독도는 붉은색, 그것이 물에 비친 모습은 파란색으로 표현돼 태극 문양이 연상되기도 한다.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두민 작가가 그린 부분은 획 하나하나에 인간이 펜으로 그렸다는 점이 확연히 느껴지는데 이메진AI가 맡은 부분은 정제된 형태로 인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코뮨위드 펜화)은 아트 펀딩을 통해 1000만원에 팔렸다.●이메진AI, 이미지 2000장 학습… 홀로 독도 여름·가을 추상화 완성 코뮨위드 채색화 작품도 이메진AI와 두민 작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위쪽의 독도는 두민 작가가 서양화풍으로 그렸고 바닷물에 비친 독도의 모습은 이메진AI가 동양화풍으로 그려 대비를 이루고 있다. 펄스나인 개발자들이 이메진AI에게 수많은 동양화 이미지를 보여 주며 학습시킨 뒤 그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다. 인간과 AI가 각자 그려 낸 독도는 한 캔버스 안에서 서로 닮은 듯, 아닌 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코뮨위드 채색화는 펀딩을 통해 2000만원에 판매됐으며 현재는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에 전시돼 있다. AI와 협업해 작품을 만드는 일을 개척한 두민 작가는 “기사를 통해 AI아트에 대해 알고는 있었는데 실제 제안이 들어오자 호기심이 생겼다.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자극됐다”면서 “AI가 동양화풍 독도를 수백장 그려 내면 그것이 한 개도 똑같은 게 없었다. 그중에 나의 생각과 맞는 것을 한 가지 골라 작품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생겨서 자극된다. 앞으로 이를 시대에 맞게 활용하는 작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한 가지 주제로 AI와 인간이 그림을 그려 한 전시관에서 보여 주는 2인전이 가능하다. 아니면 한 작가의 철학과 기술을 학습한 AI가 해당 작가 사후에 이어서 그림을 그리도록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아 갤러리에는 이메진AI가 홀로 그린 독도 작품도 있다. 2000여장의 독도 이미지를 학습해 여름과 가을의 독도를 표현해 냈다. 물방울 같긴 하나 무엇이라고 꼬집을 수 없는 이미지가 화면을 가득 채운 추상화다. 두민 작가와 협업한 코뮨위드에서는 동양화풍으로 독도를 그려 달라고 주문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굴레를 주지 않으니 학습 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 같은 화면을 뽑아냈다. ●창작자의 도구로 개발된 ‘페인틀리AI’… 수첩 등 기념품 제작에 활용도 페인틀리AI는 이메진AI보다는 덜 도전적이지만 좀더 대중적인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 전시된 페인틀리AI의 작품은 주로 기존에 있는 이미지에 변주를 가하는 방식이었다. 멕시코의 여성 화가인 프리다 칼로나 스페인 출신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초상화에 부분적으로 다시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재창조해 냈다. 팝아트나 후기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린 작품들도 있다. 해당 작품들은 20만~30만원선에 책정돼 있다. 펄스나인은 연예기획사와 협업해 가수들을 모델로 한 AI 작품들을 판매하거나 의뢰인의 반려동물 사진을 AI 작품으로 만들어 이를 활용해 머그컵이나 수첩 등을 제작하는 방향으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AI 작품을 프린트로 인쇄하는 방식이지만 해외의 AI 화가들처럼 로봇팔을 이용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는 “페인틀리AI는 창작자의 도구로 개발됐다. 창작자가 의도한 바를 명확히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발전한 형태의 포토샵과 같은 기능으로 키우려 한다. 이메진AI는 사유할 수 있는 예술가로서 다른 예술가들과 영감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도록 했다”면서 “AI가 예술 분야에서도 인간을 능가한다기보다는 앞으로는 하나의 미술 사조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새로운 사회, 새로운 예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새로운 사회, 새로운 예술

    대각선으로 화면을 채운 붉은 말, 중세 종교화의 인물처럼 가늘고 긴 소년의 몸, 초록색 호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러시아 초원지대의 소년들은 말을 끌고 강가에 나가 목욕을 시키면서 물놀이를 했다. 쿠지마 페트로프봇킨이 자란 볼가 강변의 작은 마을도 그랬을 것이다. 풍속화에 어울릴 만한 일상생활이 페트로프봇킨의 손에서 타는 듯이 붉은 말과 차가운 누드가 어우러진 상징주의 그림으로 탄생했다. 그는 가난한 구두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러시아 정교회의 성상 화가에게 미술을 처음 배웠다. 고향의 한 상인이 학비를 대주어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성화를 그렸는데, 그의 그림은 교회로서는 용납하기 힘든 상징적이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띠고 있어서 마찰을 빚었다. 이 그림의 붉은 말은 전쟁과 피를 상징하는 요한 묵시록의 붉은 말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냉담한 표정의 누드는 묵시록의 기사보다 고대 그리스와 맞닿아 있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이 그림에서 보색 대비, 면의 대담한 분할, 운동감 같은 추상적 요소에 주목했다. 소비에트 비평가들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붉은 말을 러시아의 미래, 다시 말해 볼셰비키 혁명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물에서 솟아올라 앞발을 치켜든 붉은 말과 방금 태어난 듯한 알몸뚱이 소년은 혁명의 아이콘이 됐다.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는 러시아 제국이 두 번의 혁명 사이에 있던 때였다. 페트로프봇킨은 반동적인 사람은 아니었으나 특별히 혁명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1905년 혁명이 실패하고 사회가 암울한 분위기에 젖어 있을 때 화가가 다섯 해 뒤에 일어날 볼셰비키 혁명을 예상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그림의 진정한 혁명성은 정치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러시아 전통을 아방가르드 형식과 결합한 데서 찾아야 한다. 국제적인 인물이었던 칸딘스키와 달리 페트로프봇킨은 러시아의 정신적 유산을 간직한 채 추상으로 나아갔다. 스탈린 치하에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숙청당할 때 페트로프봇킨은 살아남았고 소비에트예술가협회의 초대 의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그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1910년대의 그림이다. 미술평론가
  • “장애인 예술가에 대관 꺼려… 전용 극장 절실”

    “장애인들이 공연한다고 하면 극장 측은 무대나 건물이 파손될 수 있다고 꺼립니다. 대관료도 비싸고 객석 채우기도 어려워 비용 부담도 크죠. 장애인 예술가들도 편하게 대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거나 장애인 극단을 위한 전용극장을 세워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의회는 9월 의정모니터링 시민 의견 심사회의에 접수된 69건 가운데 김영주씨의 ‘장애인이 공연장을 많이 대관할 수 있게 해주세요’를 포함한 10건을 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훌륭한 장애인 예술인들이 많지만 대학로 같은 곳도 장애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이 거의 없다고 한다”며 장애인들이 예술적 기량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지원책을 요구했다. 김치휴씨는 서울 도심 버스정류장 시설물에 표기된 노선표의 글씨 크기가 작고 야간에는 조명 반사로 읽기가 더욱 어렵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씨는 “노선표 글씨체 크기를 키우고 노선표를 현재의 ⊃ 형태가 아닌 ㄹ자 형태로도 배열하면 글씨를 넉넉하게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간에는 광고 조명 밝기가 노선표 읽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명 위치와 밝기도 조절해달라”고 제안했다. 시의회는 의정 발전과 선진 의회 구현을 위해 20세 이상 시민 237명을 모니터로 위촉해 시 정책이나 의정 활동에 대한 의견을 매달 듣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빌딩 외벽서 펼쳐진 아찔한 버티컬 댄스

    [포토] 빌딩 외벽서 펼쳐진 아찔한 버티컬 댄스

    예술창작단체 써드네이처 예술가들이 3일 오후 부산 영도구 라발스호텔 외벽에서 버티컬 댄스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버티컬 댄스는 고층빌딩 외벽이나 암벽 등지에서 등반 장비 등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댄스 장르다. 공연은 100m 높이 고층에서 자연, 인간, 기술을 화두로 펼쳐졌다. 2019.11.3 연합뉴스
  • “예술가 3만 5000여명 창작물에 AR 적용, 월 수익 5000만원… 11억여원 투자 목표”

    31일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 행사장 입구에 12개의 포스터가 전시됐다. 얼핏 보기엔 예술가들이 디자인한 일반적인 작품 같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아티바이브’를 통해 포스터를 보니 작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면에 구현된 예술 작품을 입체적인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듯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포스터는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움직이는 신문을 연상케 했다. 이 움직이는 포스터는 아티바이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구현됐다. 아티바이브는 예술가들이 여러 이미지를 활용해 AR을 만들 수 있는 편집 툴을 제공하고 그림이나 벽면에 쉽게 자신의 AR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오스트리아의 유망 스타트업이다. 세르주 아르데란(36) 아티바이브 대표는 이날 두 번째 본세션에서 ‘증강현실-21세기 예술양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아르데란 대표는 “3만 5000명 이상의 예술가가 창작물에 AR을 적용해 더 풍부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르데란 대표는 “미술, 사진, 일러스트 트릭·비디오 아트, 보디 페인팅 등 모든 예술 영역의 아티스트가 아티바이브를 통해 영감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 수익을 묻자 “지난달 2배로 늘어나 4만 유로(약 5000만원)가 됐다”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창작 작품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하자 미술관에서 하나둘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예술가 10만명을 모집하는 것”이라면서 “AR 아트가 하나의 예술 영역을 구축하게 된다면 ‘아티바이브 아트’라고 불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7년 창업한 아티바이브의 상근 직원은 6명이며, 본사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개관 20주년 앞둔 LG아트센터, 서비스품질지수 13년 연속 1위 공연장

    개관 20주년 앞둔 LG아트센터, 서비스품질지수 13년 연속 1위 공연장

    2000년 개관해 내년 20주년을 맞는 LG아트센터가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13년 연속 1위 공연장에 선정됐다.KS-SQI는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평가모델로, 서비스 산업 품질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각 기업 제품을 구매하고 직접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다. 본원적 서비스, 친절성, 적극 지원성, 접근 용이성, 물리적 환경 등 모두 7가지 항목을 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업장을 1위로 선정한다. LG아트센터는 올해 조사에서 본원적 서비스, 신뢰성, 친절성 등 5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연장 부문 조사는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등 총 4개 복합공연장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시작됐다. LG아트센터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관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창훈 LG아트센터 대표는 “LG아트센터를 13년 연속 ‘한국서비스품질지수’ 1위 공연장으로 선정해주셔서 감사하다. 2000년 개관 이후 지난 19년 동안 LG아트센터를 찾아주신 관객들의 지지와 함께해주신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이런 영예가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예술가와 관객 여러분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공연장이 되도록 완성도 높은 공연들, 앞서가는 공연들을 꾸준히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LG아트센터는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LG연암문화재단에서 2000년 건립, 운영하고 있는 공연장으로 한국 기업의 대표적 메세나 사례로 꼽힌다. 개관 후 국내 유일 ‘초대권 없는 공연장’을 표방하며 예술가와 관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건강한 공연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로베르 르빠주 ‘887’, 도이체스 테아터 ‘렛 뎀 잇 머니’, 야스민 바르디몽 컴퍼니 ‘피노키오’ 등 올해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 다수의 공연이 유료 매표율 95% 이상을 달성했다. 최근 막을 내린 매튜 본 ‘백조의 호수’는 1만 6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 전회차 매진을 기록했다.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는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연극 연출가 이보 반 호브의 5시간 30분짜리 연극 ‘로마 비극’으로 올해 기획공연 프로그램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은 이미 전석 매진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문닫은 공장 누빈다… ‘예술 인싸’ 즐겨찾기

    문닫은 공장 누빈다… ‘예술 인싸’ 즐겨찾기

    대구는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도시로 꼽힌다. 이는 볼거리가 월등히 많아서라기보다 자원을 잘 포장하고 활용하는 기술에 힘입은 듯하다. 이 덕에 무엇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대구에서의 동선은 사뭇 달라진다. 이번엔 예술에 초점을 맞췄다.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이 첫 목적지다. 요즘 대구의 ‘인싸’들이 즐겨찾는다는 곳.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옛 건물 사이를 어슬렁대기 좋다. 옛 적산가옥을 새로 꾸민 북성로 공구골목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홀짝대는 맛도 좋고, 조형예술 작품들로 치장된 강변 언덕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작가 레지던스와 전시, 공연 공간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2013년 문을 열었다. 1949년 지어져 대구연초제조창으로 사용되다 1999년 문을 닫고 방치됐던 것을 리모델링했다. 2층 전시실로 곧장 간다. 기획전 ‘빛, 예술, 인간’전이 열리고 있다. ‘빛, 예술, 인간’전은 현대미술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뉴미디어 아트 기획전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 14명이 참여해 당대의 이슈들을 미디어 아트 형식으로 풀어 내고 있다.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캐나다 작가 아르튀르 데마르토의 ‘판타스틱 멕시코’ ②다. 멕시코의 도시 풍경을 비디오 매핑 프로젝션을 활용해 보여 주고 있다. 영화관 스크린에 펼쳐지는 그림자 인형극의 일종이라 생각하면 알기 쉽겠다. 작가는 멕시코 도시 풍경을 파편적이면서도 연속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다. 연둣빛에서 파란색을 거쳐 붉게 변해 가는 화면 구성이 무척 환각적이다. 손경화의 ‘에브리 세컨드 인 비트윈’은 급속히 변하는 런던의 도시환경을 담아낸 작품이다. 거리표지판이나 신축공사 현장 등을 소재로 도시 거주자들의 정체성과 욕망을 표현했다. 이한나의 ‘셰이크, 셰이크, 셰이크’도 인상적이다. 관객이 ‘스테이지’라고 적힌 글자 위에 서면 벽면에 보이는 자신의 얼굴 위로 판다탈이 입혀진다. 작가는 안내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춤을 추며 자아를 깨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막춤을 추다 가면이 벗겨지면 부끄러워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아울러 경험했던 실제보다 가상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하광석의 작품 ‘리얼리티-셰도 #12’, 사진과 퍼포먼스를 통해 환경변화의 이슈를 보여 주는 주느비에브 아켄(나이지리아)의 ‘현실의 마법’ ①, 믿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은유하는 니스린 부카리(시리아)의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등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난다. 2층 ‘만권당’은 예술가와 시민이 교류하는 장소다. 독서 공간 외에도 예술가와의 토크콘서트 등 행사가 자주 열린다. 만권당은 특히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고가의 디자인 관련 책들을 마음껏 빌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권당 맞은편의 ‘문 플라워’는 한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궜던 ‘인증샷’ 명소다. 요즘도 예술발전소를 방문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간다.예술발전소 건너편은 ‘수창청춘맨숀’ ③이다. 대구의 ‘인싸’들에게 인생사진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수창청춘맨숀 역시 대구연초제조창의 직원 관사였다. 1996년에 문을 닫고 20년 넘게 방치되다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재생사업으로 선정되며 새 전기를 맞았다. 수창청춘맨숀은 3개 층, 2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다. 건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퍼포먼스 작품이다. 관리동을 제외하고 건물 전체가 청년 예술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누군가의 안방, 거실, 화장실이었을 공간마다 미디어, 사운드 아트, 마임 등 온갖 장르의 실험예술 작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예술발전소 앞은 이른바 ‘자갈마당’이다. ‘자갈마당’은 1908년 을사늑약 이후 한국에 본격 진출한 일본인들이 만든 집창촌이다. 그 긴 역사에 빗대 ‘100년 집창촌’이란 자조 섞인 표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60호집’을 시작으로, 성매매가 이뤄지던 건물 대부분이 철거됐다. ‘자갈마당’은 일제가 대구읍성을 허무는 과정에서 나온 흙으로 세운 거대한 욕망의 배출구다. 당시 경부선 건설로 수천명의 인부들로 북적댔는데, 이들을 위해 일제가 조성한 공간이 바로 ‘자갈마당’이었다. ‘자갈마당’ 주변에 1907년 개교해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한 수창초등학교와 국채보상운동의 시발지가 됐던 광문사터 등도 있다. 어울리지 않는 공간들이 한곳에 머물고 있는 모양새다. 도시 외곽에도 볼거리가 있다. ‘디 아크’는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이다. ‘다양한 조형 예술 작품들로 치장된 강변 언덕’이라 보면 알기 쉽겠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조성된 디 아크는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다.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설계했다. 잔잔한 물 위에 돌을 튕겨 만드는 물수제비,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이 건축 콘셉트라고 한다.디 아크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실내는 전시 체험 공간, 3층은 전망대다. 전망대에 서면 강정고령보가 있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 주변으로 영국 작가 로버트 하딩의 ‘컷 아웃’ ④, 손노리 작가의 ‘원융’, 권치규 작가의 ‘만월’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제 가을 풍경이 내려앉는 곳으로 간다. 대구와 경북 청도에 걸쳐 있는 비슬산은 흔히 ‘암석 전시장’이라 불린다. 다양한 형태의 암석들을 관찰할 수 있다. 암괴류(岩塊流·천연기념물 제435호)가 대표적이다. 암괴류는 바위들이 산자락을 따라 아주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쌓인 것을 일컫는다. 바위들이 강물처럼 흐른다고 해 ‘돌강’ 또는 ‘바위강’이라 불린다. 비슬산 암괴류는 길이 약 2㎞, 최대 폭 80여m로 세계 최대 규모다. 고려의 고승 일연스님이 22년간 주석하며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했다는 대견사 주변에도 부처바위 등 독특한 형태의 암석들이 많다. 대견사 건너 조화봉 일대는 그동안 관광객의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다. 이젠 누구나 오갈 수 있다. 조화봉 정상의 레이더 관측소 아래에 대규모 토르 암벽이 있다. 토르는 부분 침식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자잘한 물질은 제거되고 특이한 형태의 모습만 남게 된 대형 화강암을 일컫는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바위가 여러 개의 칼을 꽂은 듯한 모습이어서 칼바위 또는 톱바위라 불린다. 조화봉에 올라 굽어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하늘과 맞닿은 대견사 일대는 단풍으로 물들었고, 돌들이 강처럼 흐르는 산자락 너머로는 일대 산군들이 물결치듯 일어섰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3) →대구예술발전소(430-1225~9)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11~3월은 오후 6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오는 11월 8~10일에는 4, 5층 입주작가 공간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연다. 입주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공개된다. →대구예술발전소 위는 북성로 공구 골목이다. 밤이면 포장마차들이 늘어선다.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연탄에 구워 먹는 불고기집들이 많다.→북성로 공구 골목에 있는 삼덕상회(42-3332)와 인문공학은 적산가옥을 개조한 한옥 커피집이다. 다만 삼덕상회는 내부 공사 중이어서 11월이나 돼야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왕거미식당(427-6380)은 ‘뭉티기’(소고기 육회)와 ‘오드레기’(소 대동맥) 구이를 잘한다. 중구 동인동에 있다. 영생덕(255-5777)은 진교스라는 만두로 이름났다. 중구 종로에 있다.
  • “임대료 걱정 말고 열정 꽃피우길” 어린이미술관 살려낸 ‘착한 성동’

    “임대료 걱정 말고 열정 꽃피우길” 어린이미술관 살려낸 ‘착한 성동’

    금호동 재개발에 임대료 급증 폐관 위기 성수동 안심상가 정착… “區 배려 기뻐” 시세 70% 임대료로 5~10년 장기 임대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벤치마킹 모델로“이제 쫓겨날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예술 열정을 맘껏 꽃피우시길 바랍니다.”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동안심상가빌딩 2층.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주민 100여명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몇몇 주민들은 가슴이 벅찬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안심상가에선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급증으로 인한 원주민 내몰림 현상)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어린이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이 이곳으로 옮겨와 새 둥지를 틀고 재개관 행사를 가진 것. 헬로우뮤지움은 2015년 금호동에 문을 열었다.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하며, 성동구를 문향(文香)이 흐르는 도시로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금호동 재개발로 집값이 치솟자 젠트리피케이션 후폭풍이 몰아쳤다. 헬로우뮤지움과 예술가들은 고공행진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날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 구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아이들은 우리 미술관을 가까운 디즈니랜드나 놀이터라고 부르며 좋아한다”며 “성동구의 배려와 관심으로 폐관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한 성동구가 공공안심상가를 통해 또 한 번 벤치마킹 모델을 만들고 있다. 성동안심상가빌딩은 8층 규모로, 지난해 8월 준공됐다.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난 임차인들이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는 공공안심상가로, 건물주는 성동구다. 구는 소상공인, 청년창업자 등에게 주변 시세 70% 수준의 임대료로 5~10년간 장기 임대해 준다. 구는 성동안심상가빌딩 현황 분석과 활성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부 공간을 배치했다. 1층엔 음식점, 2~3층 사무공간, 4~6층 소셜벤처 허브센터, 7~8층엔 청년창업지원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6월 입주한 한식뷔페식당 ‘또와’ 변의녀 사장은 “옆 건물이 재건축을 하는 바람에 17년 정든 곳을 떠나 이곳으로 오게 됐는데, 임대료 굴레에서 벗어나게 돼 너무나 홀가분하다”며 “소상공인을 위하는 지자체라면 성동구 정책을 벤치마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은 “지속가능한 상생도시의 꿈은 어느 한두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협력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며 “성동안심상가가 그 꿈을 이루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화마당] 한계를 선언하는 일에 관해/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한계를 선언하는 일에 관해/이양헌 미술평론가

    요즘 필자를 휘감는 고민은 ‘예술작품이 재현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는 어디일까’다. 예술가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작품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묘사하고, 또한 무엇을 보여 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작품이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트라우마, 난민이나 소수자의 타자성 등을 표상하는 일이 가능한지에 대한 재현의 윤리에 관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특정한 작품이 점유하고 있는 구체적인 영역과 범주, 그 한계를 묻는 일이다. 미술관에 걸린 한 점의 회화나 최근 출간된 소설집, 무대 위에서 공연 중인 연극을 보면서 독자들은 무엇을 떠올릴지 궁금하다. 우선 각각의 작품이 가지는 고유한 의미를 연상할 수 있지만, 작품에 창작자의 주관이 깊게 개입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작품이 단순히 창작자의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소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작품은 개인에서 출발했지만 보편적인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명의 창작자가 만들어 내는 작품은 실제로 특정한 시공간을 초과해 보편적인 무언가를 재현할 수 있는가? 이를 판단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최근 젊은 소설가들의 몇몇 작품들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젊은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몇 편의 단편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때때로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출판사와 관계된 일을 하거나 시간강사로 등장한다. 그리고 소설 안에서 상류층을 재현할 때는 그 묘사가 너무 전형적이어서 따분하고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필력이 좋은 소설가들임이 분명한 이들의 작품에서 왜 이러한 요소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가? 아마도 그 이유는 작가 스스로의 경험과 삶의 방식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실제 작가로 생활하고, 출판사와 대면할 기회가 많으며, 시간강사로서의 경험이 많았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상류층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는 아마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통계적으로 문학 장르의 소설가들이 경제적으로 상위에 놓여 있지 않다는 사실도 그 근거가 된다. 한 명의 소설가가 재현할 수 있는 세계란 어쩌면 그 자신의 생활 세계, 소득, 취향 안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예술가들을 단순히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분류해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하나의 의심, 사실은 한 명의 예술가가 묘사할 수 있는 재현의 범위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한정적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말하고 싶다. 예술작품이 창작자를 초과해 보편을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은 유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술을 특권화하면서 단지 그것을 맹신하게 하거나 박제화할 우려가 있다. 우리는 때때로 예술작품이 개인의 경험을 초과해 세계의 원리와 심층 구조, 추상적 개념 등을 지시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 명의 예술가가 구현할 수 있는 재현의 범위란 사실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작품은 언제나 창작자와 매우 가깝게 붙어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이러한 사실은 한계에 의한 불가능성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한계를 선언함으로써 예술은 신화화나 감각적인 차원으로 환원되는 대신 보다 다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 천구의 운행 속에서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떠올려 보라. 적막한 밤의 시간을 비추는 일은 하나의 별이 아니라 오직 별들의 집합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스스로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한 작품들도 서로가 서로를 비추며 유의미한 재현의 지도를 그려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인류가 언제나 별자리를 다시 그리며 그 빛을 따라 미지의 땅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 100년 오롯이… ‘광장’에 나온 한국미술

    100년 오롯이… ‘광장’에 나온 한국미술

    과천·서울·덕수궁 3곳서 동시 연계 진행 이한열의 낡은 운동화·김환기 작품 등 1900~2019 시대별 대표작 450여점 전시 “격동의 현대사에 대응해 왔던 미술 담아”가을 햇살이 드는 통유리 앞으로 빛바래고 군데군데 얼룩진 흰색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다. 낡은 천막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청년이 피 흘리며 축 늘어진 다른 청년을 부축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 모습 아래에는 짧고 강력한 구호가 적혀 있다. “한열이를 살려내라!”시선을 바닥으로 내리면 짝 잃은 낡은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운동화에 적힌 상표는 ‘TIGER’. 걸개그림 속 쓰러진 청년이 당시 신고 있던 운동화다. 오른쪽 벽면에는 노동해방과 투쟁을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긴 가로 17m, 폭 21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도 있다. 최루탄 가스 매캐한 1980년대 서울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중앙홀이다.지난 20일로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과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를 과천과 서울관, 덕수궁 등 3곳에서 동시에 연계 진행하고 있다. 1969년 10월 20일 경복궁 뒤뜰 옛 조선총독부 미술관 자리에서 처음 문을 연 현대미술관이 3개 관에서 통합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100년 개화와 일제강점, 해방, 한국전쟁, 군부독재, 민주화, 그리고 시민의 촛불집회로 ‘살아 있는 정권’까지 끌어내리는 등 말 그대로 격동의 시대를 지나왔다. 그러나 지금도 국민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으로 갈려 한쪽은 서울 서초동 사거리로, 또 한쪽은 광화문광장에 몰려 저마다의 ‘정의’를 외치고 있다. 권력에 맞선 민중의 저항은 언제나 광장에서 출발했다. 현대미술관이 광장을 주목한 이유다. 현대미술관은 광장을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주는 거울”이라고도 정의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점의 작품을 시대별로 구성했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조명한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2019년 현재 광장과 개인의 의미에 집중한 3부는 서울관에서 각각 펼친다. 지난달 개막한 3부 전시는 2020년 2월 9일 막을 내리고, 1·2부는 지난 17일 동시 개막했다. 각각 내년 2월 9일과 3월 29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1부 전시에서는 개화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이라는 역사 속에 ‘의로움’을 지켰던 인물과 그들의 유산을 소개한다. 을사늑약이 강제로 맺어지자 낙향해 우국지사 초상 연작을 그린 석지 채용신(1850~1941)과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그림을 그린 의병 출신 화가 박기정(1874~1949) 등 작가 80여명의 작품 130여점과 자료 190여점을 선보인다. 이중섭과 비견됐으나 월북하면서 평가절하된 작가 최재덕의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예술가들의 눈으로 본 전후 50년을 다룬 2부 전시는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1)에서 따온 ‘한길’, ‘회색 동굴’, ‘시린 불꽃’ 등 7개 주제로 구성했다.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와 동백림 간첩 조작사건으로 수감됐던 작곡가 윤이상과 화가 이응노가 각각 옥중에서 쓰고 그린 ‘이마주’(image·1968) 육필 악보와 그림 ‘구성’(1968) 등 작가 200여명의 작품 300여점과 자료 2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3부 전시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광장의 의미와 개인, 또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청년의 정체성과 욕망을 다룬 작품을 비롯해 젠더, 난민 등 타인과의 공존을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도시와 거주지를 주제로 회화, 영상, 설치 작업 등을 선보여 온 송성진 작가는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한 경험을 우리 사회의 상황과 연결한 작품 ‘1평조차’(1平潮差)를 선보인다. 작품은 개인의 생존 투쟁이 일상화된 시대를 이야기한다. 저마다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됐다. 윤범모 관장은 “20세기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미술은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했는지를 오롯이 미술관에 담았다”고 이번 대규모 기획전을 설명했다. 글 사진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작품이 된 VR·모션 캡처… 미래 예술을 엿보다

    작품이 된 VR·모션 캡처… 미래 예술을 엿보다

    젊은 예술인의 창작을 지원하고 미래 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대규모 지원 사업의 첫 결과물이 공개됐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파라다이스 아트랩 쇼케이스 2019’를 지난 18일 개막해 11월 3일까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와 서울 장충동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ZIP에서 진행한다.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예술의 현재를 탐색하고 미래 예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예술 창작·제작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9월 공모를 통해 총 10팀을 선정했고, 각 팀당 3000만원과 총 3582㎡(약 1083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지원했다. ‘퓨처 마인드’(FUTURE MIND)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행사는 가상현실 기술(VR), 프로젝션 맵핑, 모션 캡처, 위치인식 시스템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관객이 전시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예술과 삶이 가까워지는 미래를 제시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에서 나아가 대중과 폭넓게 만나고 소통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파라다이스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아트랩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철공소 골목서 예술을 만났을 때… 영등포 ‘문래의 맛’

    철공소 골목서 예술을 만났을 때… 영등포 ‘문래의 맛’

    서울 영등포구가 21일부터 26일까지 6일 동안 문래창작촌 일대에서 지역기반 문화예술축제 ‘2019 헬로우문래’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헬로우문래’는 2013년 처음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이한다. 소공인, 문화예술인, 사회적경제인, 주민 등 문래동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마을 공동체 축제다. 올해는 ‘문래맛’이라는 주제로 갤러리, 철공소 등을 둘러보고 소개하는 ‘문래맛, 레시피’와 플리마켓, 공연 등 풍성한 즐길거리가 있는 ‘문래맛, 거리예술마켓’으로 구성했다. 우선 25일까지 진행하는 ‘문래맛, 레시피’는 금속가공분야 장인, 맛집 사장님, 금속가공업 2세, 예술가들이 자신들이 활동하는 공간을 보여 주는 투어와 함께 둘러앉아 토론하는 라운드테이블이 결합된 방식이다. 프로그램은 문래동에서 철수저로 살아가기, 문래동에서 예술가로 살아가기, 내가 살아온 문래동 등 5개 분야다. 26일 열리는 ‘문래맛, 거리예술마켓’은 ▲아트마켓 ▲헬로우문래 캐릭터 고양이 그리기 ▲문래창작촌 음악가 재즈 버스킹 ▲문래동네 온더블럭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헬로우문래는 지역 구성원이 주축이 되는 자생적 마을 예술축제”라면서 “문래동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으며 문래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달에 착륙한 최초의 비글 ‘스누피’,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과 터치다운

    달에 착륙한 최초의 비글 ‘스누피’,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과 터치다운

    냉전체제 당시 미국과 소련이 군사적으로 양립한 동시에 우주개발 전쟁도 벌였다. 1969년 5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기술력을 과시하며 달 탐사선 아폴로 10호를 쏘아 올린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을 때, 세계인들은 친숙한 이름을 들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우리에겐 ‘스누피와 친구들’로 널리 알려진 미국 인기 만화 ‘피너츠’(Peanuts)의 주요 캐릭터다. NASA는 경쟁 국가들도 지켜보는 중요한 우주 비행을 하면서 달 착륙선 이름은 스누피, 사령선은 찰리 브라운으로 지었다. 달 착륙선에는 우주 비행사와 함께 스누피 인형도 함께 탑승했다. 그렇게 스누피는 최초로 달을 탐사한 비글이 됐다.50년 전 달 탐사를 마친 스누피가 이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을 찾았다. 롯데뮤지엄이 인류의 달 탐사 50주년과 스누피 탄생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 ‘투 더 문 위드 스누피’를 통해서다.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에서 개막한 특별전은 ‘피너츠’의 ‘아버지’ 찰스 먼로 슐츠(1922~2000) 뮤지엄 특별전을 비롯해 미국 팝아티스트 케니 샤프와 프랑스 그래픽아티스트 앙드레 사라이바가 제작한 ‘피너츠’ 관련 작품도 포함됐다. 만화가 슐츠가 1950년 미국 7개 지역신문에 4컷 만화를 연재하면서 시작된 ‘피너츠’는 곧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신문 매체에 연재된 만화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NASA와의 인연은 1968년 NASA 측이 아폴로 프로젝트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동시에 국민 관심을 이끌기 위해 ‘피너츠’ 제작사 측에 먼저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찰리 브라운의 애완견이자 친구인 스누피가 우주비행사와 NASA의 ‘안전 마스코트’가 되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그림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권오상, 김정기, 노상호, 박승모, 신모래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 19명이 참여한 작품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각각 회화와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스트리트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누피와 그의 친구들을 표현했다. 또 윤춘호(YCH), 젠틀몬스터, 한현민 등 13명의 패션디자이너가 ‘피너츠’ 캐릭터에서 받은 영감을 살려 제작한 인형 의상을 선보이는 ‘스누피 런웨이’와 아트피규어 경매를 통한 판매수익금 전액을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자선 이벤트 등도 열린다. 롯데뮤지엄 측은 “반세기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로, 인류의 원대한 꿈이 펼쳐지는 우주에 대한 특별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스누피를 재해석한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0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효성, 장애 예술가들에 5000만원 지원

    효성이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장애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효성은 16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획전 ‘무무’(mumu) 개막식에서 후원금 5000만원을 작가들에게 전달했다. 후원금은 장애 작가들의 작품 재료 구매비와 전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안양시, 제1회 안양청년축제 ‘청년도 놀 줄 아냥?’ 개최

    “안양 청년들이여 이번 주말 지하철 4호선 범계역으로 모여라!” 경기도 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19일 범계 로데오거리에서 열리는 행사는 안양시가 주최하고 안양청년축제기획단이 주관한다. 청년예술가들이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는 축제는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한다. 23개 청년단체가 약 30개의 부스를 설치해 전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진출에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중심이다. 오후 개막식에는 청년들이 꾸미는 축하공연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예정이다. 청년단체, 활동가, 청년기업 등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마련한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특히 시가 선정한 ‘안양시청년상’ 7개 분야에 대한 시상식을 거행한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청년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수상자들 모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역사회에서 모범이 되고 있는 청년들이다. ‘일단 시작하SHOW’를 주제로 인기 개그맨 김영철 씨가 30일 시청에서 ‘청춘·시작’ 초청강연을 한다 최 시장은 “이번 청년축제는 청년층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군포 상상릴레이페스티벌 ‘광대승천’ 개최…유명 마임이스트 총출동

    군포 상상릴레이페스티벌 ‘광대승천’ 개최…유명 마임이스트 총출동

    “몸으로 말하는 행복한 신호. 행복한 광대들의 승천” 국내를 대표하는 유명 마임이스트가 오는 19일 군포에 총출동한다. 군포문화재단은 제11회 상상릴레이 페스티벌 ‘광대승천’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복합스포츠타운 일대에서 열리는 행사는 ‘몸으로 말하는 행복한 신호-광대들의 승천’을 주제로 지역예술단체 밸류브릿지와 함께 한다. 마임을 통해 가족 안에 즐거운 웃음과 이야기가 만들어가는 마임 장르를 주 콘텐츠로 하는 가족극 축제다, 마임 예술가의 몸짓과 눈빛이 관객을 만날 때 새로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특히 관객과 가족, 서로의 몸짓과 눈빛은 또 다른 마임이 되어 공동체에 행복한 소통을 이어줄 예정이다.이날 광대승천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마임이스트 11개 팀이 출연해 각 팀만의 특별한 공연을 벌인다. 서커스 드라마 단체인 ‘서커스디랩’(Circus D.Lab)이 디아볼로(중국요요), 볼저글링 등 다양한 저글링을 선보이며 시작을 알린다. 이어 관객과 하나가 되어 퍼포먼스를 만들어 가는 관객 쌍방향 커뮤니티케이션 공연 ‘생의 움직이는 극장’, 50여년간 서커스 공연을 해 온 곡예사 안재근의 인생 이야기를 다양한 서커스 기술, 곡예와 함께 진행하는 ‘안재근의 서커스’ 가 펼쳐진다. 또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았을 법한 황당한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낸 공연 ‘황당마임쇼’가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다. 4개 마임이스트 팀의 공연이 쉼 없이 펼쳐지며, 지역예술가들과 시민이 함께하는 퍼레이드도 열려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아울러 행사 당일 창의놀이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음껏 놀이터도 운영한다. 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도 최고의 마임페스티벌로 광대승천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특파원 칼럼] 거꾸로 가는 일본의 민주주의/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거꾸로 가는 일본의 민주주의/김태균 도쿄 특파원

    과거 침략의 역사와 그에 따른 책임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국가 차원의 우경화를 이끄는 오늘날 일본의 정치세력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 무력을 앞세워 주변 나라에 쳐들어가 사방을 ‘히노마루’(일장기)로 물들였던 무력과 무법의 과거사는 헌법을 고쳐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에게 전면에 나와서는 안 되는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외면을 한다고 해서 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닐 터. 그럼에도 아베 정권의 무리한 시도는 갈수록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비단 한국, 중국과 같은 주변국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자국민에 대해서도 침략과 전쟁 유발의 죄책감에서 벗어나 과거사를 영광과 긍지로 받아들일 것을 보다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회 연설 등에서 150여년 전 메이지유신 때의 부국강병 일화를 자주 언급하는 것은 그때에 대한 향수를 그가 얼마나 강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우경화 흐름에 대한 일본 내 양심세력의 우려는 생각보다 깊다. 태평양전쟁 패망 직후인 1948년부터 약 5년간 중고교에서 쓰였던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교과서가 최근 복간돼 일선 학교수업에 다시 등장한 것은 이런 위기감을 잘 드러낸다. 이 450쪽짜리 책은 당시 일본 석학들이 나라를 또다시 전쟁의 참화로 몰고 갈 수 없다는 의지를 담아 집대성한 글자 그대로의 민주주의 교과서다. 이 책을 복간한 출판사 관계자는 “70년 전 교과서가 주목되는 것은 현재 민주주의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일 개막한 이후 2개월 반에 걸쳐 논란을 불러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파행은 일본 내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의미 있는 사건이다. 예술제 중 하나의 코너로 마련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우익세력의 협박과 정부의 압력 등으로 사흘 만에 중단됐다. 여러 전시작품들 가운데 반대세력이 겨낭한 핵심은 역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었다. 기획전 중단에 실망한 예술가들의 집단철수 등 우여곡절 끝에 소녀상 전시는 지난 8일 폐막(14일)을 일주일 앞두고 재개됐지만 이 사건은 일본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 ‘폭력’이 있었다. 그중 가장 크고 강하게 폭력을 휘두른 것은 일본 정부였다. 기획전 개막 이튿날 일본 내각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명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이 행사 중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 돈으로 8억 7000만원 정도 되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트리엔날레 측에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일련의 폭력 조치의 완성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조치가 잘못되고 부끄러운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보조금 지급 거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설명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은 보조금을 주지 않는 이유로 “사전에 비판이나 항의가 쇄도해 전시를 계속하는 것이 어려울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은 주최 측이 ‘절차’를 어긴 것이 문제이지 위안부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의 내용과는 무관하다며 “정부는 전시 내용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로 검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헌법 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검열의 금지’에 대한 위배 시비를 피하기 위해 갖다 붙인 구차한 변명이다. 자신들의 조치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아베 정권의 행태에서 한일 관계가 거꾸로 가게 된 이유도 상당부분 설명된다. windsea@seoul.co.kr
  • 서울 중구, ‘2019 프린팅 디자인 위크’ 개최

    서울 중구, ‘2019 프린팅 디자인 위크’ 개최

    서울 중구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한국 인쇄 메카인 충무로 일대에서 ‘2019 프린팅 디자인 위크’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중구에는 모두 5259개의 인쇄산업체가 있는데 이 중 충무로에만 약 4000여개가 몰려 있다. 이에 구에서는 충무로의 핵심사업인 인쇄산업을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 행사는 크게 명보아트홀 광장과 피제이호텔 옆에 있는 A&D빌딩, 충무로 인쇄거리 등 3곳에서 열린다. 축제의 메인무대라 할 수 있는 명보아트홀 광장에서는 ‘충무마켓’이란 제목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의 사진을 촬영해 포스터 레이아웃, 충무로 거리와 합성해 자신만의 아트 포스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현장에서 선택한 글귀를 흰색 티셔츠에 보라색 텍스트로 프린팅하는 ‘당신의 T by 충무로’도 눈길을 끈다.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쿠폰을 선물한다. 충무로 인쇄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제지 등으로 만든 조형물 앞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하고, 행사장 3곳에 있는 공간을 방문해 스탬프를 찍은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제지회사에서 준비한 예쁜 샘플집을 전달하는 ‘스탬프 랠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중구 인쇄거리 중간을 관통하는 마른내로에 자리잡은 4층짜리 A&D빌딩은 ‘프린팅 팝업빌리지’로 운영된다. 따라서 충무로 인쇄소에서 보유 중인 다양한 인쇄제품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지역 내에 위치한 동국대 창업동아리 학생들이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Next 메이커스’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하다. 19일에 진행하는 독립서점 코너는 독립서점 운영자들이 만든 보유 작품들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사전에 신청한 독립서적 작가들이 충무로 인쇄소에서 20부씩 만든 한정판 제품들을 선보인다. ‘From 인쇄소 워크샵’은 자기만의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행사에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책 만드는 법과 인쇄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종이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최근에 관심이 높아진 독립출판의 출판 방법부터 컨텐츠 제작까지 강연 형태로 알려는 워크샵도 마련했다. 인쇄방법 중 하나인 실크 스크린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도 준비해 참가자들이 직접 에코백에 도안을 찍어볼 수 있다. 아울러 인쇄의 기본 원리인 레터 프레스를 이용해 나만의 수첩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이용하면 좋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을 SNS에 올린 사람 중 추첨을 통해 인쇄 굿즈를 선물할 계획이다. 또한 충무로에 위치한 인쇄소를 방문해 제지 선택에서부터 컨텐츠 편집디자인, 출력, 제본 과정을 볼 수 있는 ‘인쇄 어디까지 가봤니?’도 재미가 쏠쏠하다. 충무로 인쇄거리 일대의 사진찍기 좋은 인쇄거리 7경을 선정해 사진을 찍어오는 참여자에게 출력한 사진을 제공하고, 충무로 인쇄골목 안에 위치한 오래된 슈퍼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면 또는 커피 쿠폰을 전달한다. 인쇄거리의 3곳에서는 작가들의 짧은 시가 새겨진 문장 카드를 전시하고, 참여자들이 직접 골라 맞춤형 컬렉션 북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충무로, 을지로 일대가 젊게 변하고 있다. 청년 디자이너들과 예술가들이 유입돼 옛 것을 현대적 감성에 걸맞게 되살리고 있다. 구에서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면서 “이번 축제에서 중구의 대표 도심산업인 인쇄산업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가능성을 몸소 체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예술적 영감 나누고 싶다면 종로구 ‘자문밖 문화축제’로

    서울 종로구는 11~13일 자문밖 일대 문화공간과 가나아트센터에서 ‘2019 자문밖 문화축제’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자문밖 문화축제는 자문밖 창의예술마을을 알리고 자문밖 주민과 예술가들이 소통하고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자문밖은 창의문의 다른 이름인 자하문 바깥을 의미하는 것으로, 구기·부암·신영·평창·홍지동 5개 동을 일컫는다. 올해는 ‘마을 안의 예술, 함께하다’를 주제로, 오픈스튜디오, 오픈클래스(문화특강), 오픈콘서트(공연), 오픈갤러리(전시), 오픈이벤트로 구성된다. 오픈스튜디오는 자문밖 거주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주민들에게 개방, 작가들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작업 과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김개천 작가 등 예술가 22명이 참여한다. 오픈클래스에선 유지상 푸드칼럼니스트의 ‘미래의 식당은 마을사랑방’ 등의 강연이, 오픈콘서트에선 남성오케스트라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자문밖 일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며 “지역 예술가와 주민 교류·소통을 통해 자문밖 일대가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마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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