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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위예술가들의 ‘한판 축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의 ‘웃는돌 캠프’.현대무용가 홍신자의 보금자리인 이곳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야외축제가 열린다.15∼18일 4일간 열리는 ‘제6회 죽산국제예술제’. 매년 ‘자연’‘인간’‘예술’을 테마로 각국의 전위예술가들을 초대해 신선한 예술체험의 장을 마련해온 죽산국제예술제는 올해 ‘21세기를 위한 전주곡’을 주제로 해외 9개 단체,국내 10개 단체가 참가한다.특별히 눈길을끄는 프로그램은 미국 뉴욕 라마마극장 프로듀서인 엘렌 스튜어트의 뮤지컬‘평강공주와 바보온달’.80이 넘은 나이에도 유럽 각지를 돌며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죽산 주민 30여명을 출연시키고,무대이외에주변 언덕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독특한 형식의 ‘이동 뮤지컬’을 선보인다. 일본의 차세대 현대음악가로 꼽히는 노무라 마코토의 멜로디온 연주,인도네시아 현대무용계의 독보적 존재인 마르티누스 미로토의 춤도 빼놓을 수 없는구경거리. 현재 가장 주목받는 중국의 전위예술가들도 대거 몰려온다.컴퓨터예술철학자인 자오 잉치,행위예술가 성치,뉴욕에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 인메이,무용 평론가 어우 지안핑 등이 공연과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손님들을집으로 초대한 주인 홍신자는 삶의 희망과 고행을 상징하는 ‘잉태’를 주제로 20분짜리 작품을 공연한다. 첫날은 초대관객을 위한 특별공연으로 일반인들은 16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1일 공연 관람료는 2만원.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죽산행 버스를 타면 1시간쯤 걸린다.용설저수지 주변에는 호텔과 민박촌이 있어 문화와 레저를 겸한 주말여행 코스로도 적당할 듯싶다.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inchahong.net)에 나와있다.(0334)675-0661[이순녀기자]
  • 佛 프랑크 장편소설 ‘보엠’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가에게는 한곳에 정박하는 속성이 없다.대상을 뾰족히정해놓은 것도 아니면서,끊임없이 뭔가를 찾아헤매는 이들이 그들이다.프랑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단 프랑크의 장편소설 ‘보엠’(이끌리오)은이런 이해를 전제하고 읽으면 몰입하기가 훨씬 쉬운 책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프랑스 몽마르트르와 몽파르나스를 누빈 예술가들의 삶과,사랑과,작품세계.곧이곧대로 부제를 붙인다면 ‘예술가들의 보헤미안 생활’쯤 되지 않을까. 책은 현대예술의 산실 몽마르트르를 구석구석 훑으며 만화경같은 이야기를펼친다.그 안에는,보석같은 작품세계를 일구는 데 번뜩이는 광기와 기행(奇行)을 빼놓지 않았던 얼굴들이 들어있다.피카소,아폴리네르,자코브,모딜리아니,브라크,마티스,브르통…. 이 ‘고상한 말썽꾼들’은 당대에는 거개가 뒷골목이나 서성거리는 무명이었다.자유와 관용,예술적 언표가 넘실대는 무대 몽마르트르에서 소설은 피카소를 주인공으로 잡았다.열아홉살에 프랑스를 찾은 스페인 청년화가를 축삼아현대예술의 상징인물들이 얼기설기 그물망을 친다. 시인 막스 자코브는 피카소에게 맏형 노릇을 했다.‘청색시대’ 이후 그림이 팔리자 않아 의기소침한피카소를 위해 그는 창고직원으로 일하며 물감을 사다날랐다. 저 유명한 ‘알코올’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도 어느새 그들의 우정에 끼어든다.피카소의 화실은 모딜리아니,브라크 등 당대를 풍미한 화려한 이름들이 늘상 들락거린다. 상징주의,인상주의를 넘어 초현실주의까지 예술사조의 흐름을 연대기적으로보여주는 데서 책의 매력이 끝나냐 하면,그게 아니다.속살처럼 내밀해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군침도는 예술가의 일화들이 촘촘하다.못말리는 질투심으로 연인 페르낭드를 가둬놓기까지 했던 피카소,영감을 얻으려 빵집 진열대위에다 오줌을 갈겼던 아폴리네르,복권사기극을 벌이던 조각가 마롤로…. ‘인물로 본 예술사’라 해도 좋을 만큼 거의 논픽션이다.예술사의 한 지점을 떼어내 이렇게까지 서정적으로 증언한 책은 흔치 않다.2·3권이 조만간나온다.박철화 옮김,값 1만원. 황수정기자
  • 韓·日 실험 공연예술 ‘축제 한마당’

    한국과 일본의 실험적인 공연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회 한일아트페스티벌’이 6월1∼14일 홍익대앞 소극장 씨어터제로에서 열린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페스티벌은 연극과 무용,음악,마임,퍼포먼스 등 각 장르에 걸쳐 젊은 의식과 실험성을 갖춘 양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서로의 기량을 겨루고,우정을 쌓는 한일 민간문화교류의 장.참가팀은 총 20여팀.한국에선 아시아1인극협회 회장인 심우성의 ‘결혼굿’과 현대무용가 이윤경의‘홀로아리랑Ⅳ’노진환의 ‘엄마찾아 삼만리’이순·이지언의 ‘불연,기연’오은희의 한국무용 ‘덫Ⅰ’이 펼쳐진다.또 마임이스트 유진규와 연출가채승훈,퍼포먼서 심철종·김백기가 참여한다.음악장르의 출연진들은 보다 다채롭다.강태환(알토 색소폰)김대환(타악기)강은일(해금)원일(피리)김동섭(콘트라베이스)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연주자들이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선다.일본에선 ‘부토’무용가 이시카와 마사토라를 비롯해 가와모토 유코가 이끄는 시노노메 부토,퍼포먼서 다케이 요시미치·시모다세이지가온다.페스티벌은 4∼6팀이 그룹을 지어 이틀씩 릴레이로 공연한다.첫날인 1일에는 극장앞 주차장에서 개막특별공연을 가질 예정.월∼토 오후7시,일 오후5시.(02)338-9240[이순녀기자]
  • [쉽게 읽기] 상상의 세계

    미래는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아주 가까운 장래에 대한 예측을 조금만 잘 해도 돈을 벌고 출세하는 것이 요즈음 세상이다.역사와 경험,혹은 과학적원리에 대한 이해가 예측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지만,우리와 함께 뒤엉켜 흘러가는 시공 속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으므로,우리들 앞에는 미래로 뻗어 가는 수많은 갈래길이 언제나 어지럽게 얽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희망이다.조짐이나 징후를 살펴 가까운 미래를 살필 수 있는 능력을 우리들은 가지고 있다.그것은되풀이의 법칙을 이해하는 경험의 소산이다.그러나 예측의 본질이 경험이 아닌 상상력에 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상상력은 예술가들의 특권이 아니다. 상상력은,사실,모든 인류가 가지고 있는 염원의 다른 이름이다.그것은 특히 과학과 만날 때 빛을 발한다.전 시대의 공상과학 소설에서 그려졌던 세계가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본다.과학이 미래를 예측하는비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이로써 알 수 있다.진정한 과학자는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통하여 과거를 이해하기보다는 미래를 예측하고 꿈꾸는 데 일생을 던졌다.과학의 품 안에 있는 이러한 상상의 세계를 지혜로운 원로의 눈으로 따뜻하게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자연과학대 및 고등학문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있는 프리먼 다이슨의 ‘상상의세계’는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과학자의 지혜가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 삶의 형식은 가까운 장래에 혁명적으로 변할 것이라고한다.예를 들어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농업을 대신해 바다에서 미생물을 이용하여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이 개발되는 것도 그 하나다.인간 유전자와 염색체에 대한 정확한 디지털 지도가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생명을 선택적으로 창조할 수도 있게 된다.우리의 증손자들은 강아지 대신 애완용 공룡을 더 가까이 하게 되며,종끼리의 경계도 무너뜨려 인간의 뇌를 독수리의뇌에 연결할 수도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과학적 사고의 바탕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매우 풍성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그것은 비록 상상에 머무는 세계이지만 장래에 실현 가능한 세계라는 점에서 우리를 들뜨게 하며,또한 인류의 미래의 행복과 생존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예컨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라디오텔레파시와 체외발생에 대한 상상력이 인간의 삶의 형식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를 예측할 수가 있다. 답은 뻔하지 않은가.예측을 잘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에게만 미래를향한 길이 환하게 보이는 것이다.사이언스북스 펴냄.값 8,500원윤재웅 동국대 강사 문학평론가
  • 경제학적 관점서 본 문화예술현상

    최근 경제적 접근을 통해 문화예술 현상을 연구하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두 경제학자가 쓴 문화경제학 이론서가 국내에 첫 출간됐다.한국문화정책개발원 이흥재 연구실장이 번역출간한 ‘문화예술경제학’(살림 펴냄)이 그것. 이 책은 미국 포드햄대학의 헤일브런,세인트 토머스대학의 그레이 두 교수의 공동 저서를 번역한 것으로 순수·공연예술을 집중 연구대상으로 다루고 있으며,특히 미국내 연방·주·지역별로 예술에 관한 공공정책을 언급한 것으로 이 분야 연구서로서는 선구적인 것이다. 이 책은 수준·영역면에서 예술경제학이나 예술경영 과정을 위한 실용서를원하는 학계,미국의 예술경제학과 예술정치경제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하는 일반독자용으로 만들었다. 제1부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미시경제학과 시장에서의 상호관계를 다루었다. 또 제2부에서는 예술분야에 대한 공공보조금 지원의 경제적 정당성과 보조금의 역사·규모·형태 등을 점검하였다. 또 예술가들의 수입이 시장에서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미시경제학적 분석을통하여 살펴보고,예술활동이 대도시에만 집중되는 이유,매스컴과 대중문화와의 관계 등도 다루고 있다.단 이 책은미국의 문화경제학 연구서다.값 1만2,000원. 정운현기자
  • EU, 예술품 재판매권 도입

    예술품 재판매에 대한 원작자의 권리가 유럽연합(EU)전 회원국들에서 인정될 것으로 전망돼 미술품 거래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EU 역내시장 각료이사회는 16일 예술가들의 재판매권을 15개 전회원국에 걸쳐 부여하는 방법을 통일하는 EU 지침을 승인했다고 EU 소식통들이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자기 작품이 팔리거나 또는 재판매될 때마다 예술가들에게 지불될 수 있는 일종의 로열티가 종전 10개국 외에 영국,아일랜드,룩셈부르크,네덜란드 및 오스트리아에도 도입된다. 이 조처는 그래픽 아티스트와 조형미술가도 전통적 미술가들과 조각가,작가,음악가들과 차별 대우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 지침은 아직 생존해있는 예술가와 그 상속인에게 사후 70년간 4,000 유로(약 4,000 미달러)이상의 모든 예술품 판매,재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보장한다.로열티 비율은 판매액수와는 역(逆)으로 최고 4%에서 최저 0.25%에 이르기까지 줄어들게 되나어떤 경우도 단일 작품 판매당(當) 1만2,500 유로를 초과할 수는 없도록 했다.혼란을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상은 현대작품으로 한정했으며 5년간의 시범기간과 추가로 10년간의 예외 인정기간을 설정해 두고 있다 이에앞서 EU 10개국에서는 예술가와 그 상속인에게 사후 70년간 예술품이판매,또는 재판매될 때마다 그 가격의 일부를 지불하도록 예술가들의 재판매권을 허용해 왔다. 이같은 재판매권의 개념은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다.왜냐하면 한 무명의 예술가가 자기 작품을 아주 싼 값에 팔았지만 수년후에는 일류 미술관이나 경매장에서 엄청난 가격을 부르는 인기 상품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 경우 예술가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 조선무희는 경기·향기로 구성…국가행사땐 진찬소 통합 운영

    ‘용의 눈물’이나 ‘왕과 비’같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TV사극을 보면종종 왕과 신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희(呈才女伶)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나온다.그런데 적어도 공식적인 궁중연회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고예술사학자들은 지적한다. 궁중의 연회는 크게 임금과 신하를 위한 외연과 왕대비와 왕비·내외명부를위한 내연으로 나누어진다.그런데 외연의 정재(춤)는 모두 남성출연진(舞童),내연의 정재는 모두 여성(女妓)들에 의해 공연됐다는 것이다. 궁중연회에 출연한 예술가들은 요즘말로 하면 국립예술단의 단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그렇다면 국립예술단의 여성단원,특히 무용수들은 누구이고,어떻게 충당했을까.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전 국립국악원장)의 ‘조선후기선상기(選上妓)의 사회제도사적 접근’이라는 논문은 바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이 글은 송교수가 최근 펴낸 ‘한국음악사논총’(민속원)에 실렸다. 논문은 순조가 마흔살 되던 기축년(1829년) 한해 동안 궁중에서 열린 각종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進饌儀軌)’를 바탕으로 한다.의궤란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후세에 참고할 수 있도록 경과나 경비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자세히 적은 책이다. 송교수에 따르면 무희들은 경기(京妓)와 향기(鄕妓)로 구성됐다.경기는 내의원과 혜민서의 의녀(醫女)와 상의원의 침선비(針線婢) 가운데서 뽑았고,지방관아 소속의 향기는 각 도에서 선발했다.각 도에 배정된 향기의 숫자는 지방수령들이 자의적으로 선발하여 채워졌다.그러나 처용무 등 특수한 레퍼토리에 출연할 기생은 궁중잔치를 위한 임시관청인 진찬소(進饌所)가 직접지명하여 관찰사에게 지시했다고 한다.이들이 바로 선상기다.글자 그대로 ‘골라서 뽑아 올린’ 기생이다.이런 전통은 영조(1725∼1775) 때 생긴 뒤 조선 말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평상시에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각각 소규모의 예술단을 유지하다,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는 통합하여 운영하는 제도인 셈이다. 국가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는,지금 그대로 받아들여도 손색이 없는훌륭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궁중정재에출연한 여령들은 또 임금으로 부터 후한 상을 받았다.경기에 한했다고는 하지만 천인에서 해방되기도 했고,포목이나 비단을 받기도 했다.면천(免賤)의 혜택은 음악을 맡은 중앙행정기관인 장악원(掌樂院)의 악공과 악사들에게도 주어졌다.면천의 혜택이 비록 드물게 베풀어졌다고는 해도 조선이 완고한 신분사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에 소속된 예술가들에 대한 대접도 요즘 보다 오히려 좋았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서동철기자 dcsuh@
  • 양평 ‘화가마을’에 낭만 넘실

    물과 땅의 조화가 유난히 아름다운 곳 양평.남한강이나 북한강변을 달리며마시는 강바람에는 답답한 가슴을 관통하고도 남는 시원함이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양평을 찾는 또다른 발길이 잦아졌다.예술의 향기를 찾는 사람들이다. 양평은 이제 ‘문화예술촌’으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최근 몇년간 강상면 강하면 서종면 일대에 둥지를 튼 문화예술인은 450여명. 이중 미술인이 280여명으로 가장 많다.그래서 어떤 이는 이곳을 ‘밀레가 살았던 화가마을 바르비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파리 유학후 돌아온 서양화가 정채씨는 “경제적인 부담이 적고 문화중심지인 서울을 쉽게 드나들 수있는 지리적 여건이 마음에 들어 미련없이 서울을 떠났다”고 말한다. 화가들이 많으니 이들의 작품을 선보일 갤러리가 많은 것도 당연지사. 단순히 작품 감상뿐만 아니라 식사나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부대시설을 갖춘 곳이 대다수다. 강상면에서는 ‘갤러리 아지오’(0338-774-5121)가 대표적. 100여평 전시공간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양평 거주 예술가들의 단체전을 수시로 연다.강하면의 전원갤러리(0338-771-1959)도 관람객이 작품 감상과 함께 쉴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도예가 이창화씨가 상주하며 방문객에게 도자기 빚는법을 가르쳐준다.1만5,000원만 내면 방문객이 직접 빚은 그릇을 2점까지 가마에 구워 집으로 보내준다. '월간미술'편집장을 지낸 이달희씨 부부가 운영하는 서종면의 '갤러리 서종'(0338-774-5530). 건축가 최두남씨가 설계한 독특한 미관의 2층 건물이 우선시선을 끈다.주로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전시,주부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이 일대에는 갤러리와 카페는 물론 각종 문화시설을 갖춘 대형 복합문화공간도 몇군데 있다.지난 98년 개관한 강하면의 바탕골예술관(0338-774-0745). 1만5,000여평 부지에 2개의 대형 미술관 및 300석 규모의 공연장, 공방,아트숍에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찻집까지 갖춰 '미니 예술촌'으로 손색이 없다. 무대 뒤 벽면이 대형유리로 돼 있어 사계절의 변화가 그대로 무대 배경인공연장이 이곳의 가장 큰 자랑이다. 97년 문을연 2,500여평 규모의 ‘예마당’도 송이버섯 모양의 카페식 공연장,도예마당,도요장,민속찻집 등을 갖추었다.매일밤 라이브공연이 열리며 주말에는 팬터마임 공연이 있다.주부들과 어린이를 위한 도요교실도 매일 연다. 양평군내는 아니지만 양수리 건너편 남양주군 화도읍 '두물워크숍(0346-592-3336)'도 가볼 만하다.북한강과 남한강 물줄기가 만난다고 해 붙은 지명 '두물머리’에서 땄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치는 실험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라는 주인 박완수씨의 소망이 담긴 곳이다. 2백평 규모의 공연장 및 카페,숙박이 가능한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국내으뜸의 음향을 자랑한다는 공연장에선 한달에 2∼3회 정도 클래식 연주가 있는데 현재 3월10일 ‘소마트리오’공연이 계획된 상태. 한화리조트(02-575-7710)는 이같은 ‘예술나들이’을 돕고자 이달 말까지 ‘양평골 예술산책’이라는 1박2일 짜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개별적으로 수많은 갤러리와 작가 작업실을 방문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 전원갤러리와 갤러리 아지오,바탕골예술관,유명작가작업실 탐방과 함께 눈썰매 타기를 곁들였다.요금은 양평 한화콘도 2인1실 기준 6만6,000원. 양평 임창용기자 sdragon@
  • [김삼웅 칼럼] 예술혼과 전문가정신

    “우리 인생은 예술에 의하여 짧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가야금의 곡조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우륵의 유음(遺音)을, 석굴암의 조각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김대성의 수택(手澤)을 찾을 것이다. 혜원(惠園)의 풍속화에는 혜원의 넋이 뛰어놀고 단원(檀園)의 영(靈)이 움직이니 인간은 불후의 예술을 창작함으로 말미암아 불사(不死)의 생명을 향유할 것이다.” 호암 문일평선생의 짧은 글에서 우리는 새삼 ‘예술(가)의 수명’을 느끼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의 삶은 고달프다. 춥고 배고픔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참된 예술가는 아내를 굶기고 아이들을 신발도 못 신기고 70세가 되는 어머니에게 살림을 거들게 하면서 자기의예술 이외의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이땅의 예술가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사이비 예술가들은 입시부정, 가짜 그림 유통 등 비리를 통해 배를 불리지만 ‘참된 예술가’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올해 문화예산이 국가 총예산의 1%수준을 넘었다고 화제가 되어도 음지의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서울 대학로 소극장이 하루가멀게 문을 닫고 헌책방은 이제 ‘희귀업종’이 되었으며 인문출판사들도 폐업이 속출한다는 소식이며 판소리 등 국악계의 어려움도 겹겹이다. ‘문화의 세기’원년을 맞아 정부의 철저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 대접받는 사회를 우리가 21세기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각분야의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 국가정책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전설적’인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예술분야는 특히 그러하다.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는 산수화·금수화를 특히 잘 그렸다. 그의 매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여 비둘기가 놀라 달아났다 한다. 안락사(安樂寺)의 네 백룡 벽화를 그렸는데 그 중 두마리는 눈동자에 점을찍자 곧 하늘로 날아갔다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성어는 이로부터 생겼다. 당나라 화가 오도현(吳道玄)은 궁중화가로서 인물화·산수화를 잘 그렸다. 당대인들은 그를 화성(畵聖)이라 불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그린 산수도속으로 걸어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남는다. 신라의 화성 솔거는 황룡사의 노송도(老松圖)를 그렸는데 얼마나 실감나게그렸던지 새들이 착각하고 날아들다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날치(李捺致)는 조선후기의 판소리 명창이다. 쉰 목소리와 같이 걸걸한소리인 수리성으로 성량이 컸으며, 울리고 웃기는 형용동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새들이 몰려와 어깨와 손바닥에 앉았다고전한다. 왜 전설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하느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두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신의 예술에 ‘미치는’ 장인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존을 지키면서 민족혼을 잇는 것이 바로 예술인의 본령임을 말하고자함이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임권택감독의 ‘춘향뎐’을 관람했다. 임감독의 치열한 ‘장인정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세 소녀와 19세 소년의 ‘뜨거운’ 정사장면은 아무리 흥행을 위한 ‘양념’이라 하더라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이 타락하면 최근 여고생이 알몸으로 극중에 등장한 연극 ‘로리타’와 노골적인 섹스장면을 담은 영화 ‘거짓말’에는 비교가 안된다지만 ‘판소리 고전 예술영화’까지 벗기는 것이어야 하는가 생각할 때 우울하기만 했다. 한쪽에서는 원조교제와 10대 윤락녀 단속에 나서고 다른쪽에서는 예술의 이름으로 미성년음란물이 판치게 되면 우리 예술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 것이며 청소년은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걱정이다. 오지호(吳之湖)화백은 말한다.“만일 예술이 추(醜)와 타협할 때 그것은 우상은 될 수 있으되 이미 예술은 아니다. 만일 과학이 비진리와 타협할 때 그것은 미신은 될 수 있으되 이미 과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예술에는 오직 ‘철저’가 있을 뿐이요, ‘애매(曖昧)’가 있을 수 없다. 거기에는오직 ‘결단’이 있을 뿐이요 ‘준순(浚巡)’이 허용되지 않는다.” (‘예술가와 지조’) 우리 예술인들의 예술혼과 전문가정신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지구촌의 밀레니엄 공관장 현지 리포트] 스페인

    ‘투우와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옛 에스파니아 제국의 영광 재현을 밀레니엄의 화두로 삼았다.‘스페인,새천년’ 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를 실현하기위한 각종 계획을 마련 중이다. ‘과거의 성찰과 미래에 대한 도전’을 모토로 정했다.세계를 호령하던 에스파니아 제국에서 2류 국가로 전락한 지난날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무적함대’를 이루겠다는 도전 의식이 깔려있다.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영광을 재현하려는 ‘새천년의 무적함대’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꿈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스페인 역사의 1000년과 2000년’ 및 ‘20세기 스페인 주요사건’ 등의 전시회를 통해 스페인 국민들에게 문화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려고 한다. 스페인은 유럽의 서구문화와 북아프리카 이슬람문화의 교차 지점에 위치한나라다.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화를 주도했으며 이를 계기로 해가 지지않는 에스파니아 제국을 건설,한때 세계를지배했다.그러나 16세기 후반 영국과의 대결에서 ‘무적함대’의 패배로 오랜 쇠퇴기로 들어섰다.20세기 중반에는 프랑코 정부의 암울한 독재를 겪으면서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조차 고립되는 어려운 시기를 살아야 했다. 그러나 75년 프랑코 사후 민주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개방화와 민주화를토대로 500년만에 제2의 세계화를 향해 힘찬 도약에 나섰다.카를로스 1세 국왕을 구심점으로 한 국가재건 과정에서 스페인 국민은 자신감을 회복했다.60대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발전은 86년 EU가입을 계기로 가속도가 붙었다. 정치·외교적으로는 우선 인구 4억의 중남미의 스페인어권과 협력체제를 구성,소원해졌던 대중남미 관계 복원과 강화를 꿈꾸고 있다.이를 위해 스페인은 EU와 라틴 아메리카 협력체제 구축과 이베로 아메리카 정상회담을 통하여스페인어권 및 대중남미권 결속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어를 국어로 사용하는 나라가 20여개국에 이르고 미국내 히스패닉계인구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또 최근 인구 1억5,000만명의 브라질이 스페인어를 각급 학교에서 배우도록 새 법령을 제정했다.새천년에는 스페인 문화권이명실공히 영어 문화권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구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페인 제1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관광산업은 ‘경제 무적함대’로 칭할수 있다.태양과 해변으로 상징되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전국에 널린 역사·문화 유적과 피카소·달리·미로 등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 등다양하고 풍부한 관광자원이 강점이다. 지난해 연간 7,000만명의 외국 관광객을 불러들여 300억달러의 관광수입을올렸다.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스페인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밀레니엄의 주요 과제로 관광산업의 질 개선을 위한 7개년 종합계획을 수립,관광대국 건설을 꿈꾸고 있다. ‘스페인 새천년’호가 문화의 무적함대를 앞세워 옛 제국의 영광을 되찾기위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홍장희 駐스페인 대사
  • [리뷰] ‘새로운 예술의 해’ 개막공연

    2000년대를 ‘새로운 예술의 해’로 시작하는 것은 젊은 예술인들은 물론 문화계 전반을 자극할만큼 신선하다.‘기존의 것 혹은 방식과는 다름’을 새로움의 일차적인 의미라고 한다면 예술작품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22일 서울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는 ‘새로운 예술의 해’개막공연이 열렸다.앞으로 ‘새로운 예술’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가늠해 볼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이날 공연은 이같은 기대를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과거의 ‘문화의 해’선포식과는 달리 요식행위가 아닌 ‘새로운 예술의 갈 길’을 보여주는 참신함으로 시작되었다. 대극장과 로비,소극장 등 각기 다른 세 공간을 같은 시간대에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즉흥성에 기반한 음악,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무용·마임·낭송등 시공의 개념이 확장되도록 구성한 점은 새롭다는 의미로 이해가 됐다.그러나 정작 각 작품과 관객과의 인터액티브한 소통,이른바 네트워크를 통한상호교감은 아쉬웠다.소통과 공감 그리고 감동은 새로움과 함께 과거의 예술이든 미래의 예술이든 예술이라면 언제나 지녀야 할 덕목이 아니던가. 오늘날 사람들은 테크놀러지를 예술작품에 사용하는 것을 그다지 신기하거나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멀티미디어가 확산되는 속도와양상이 예술작품의 변화보다 앞서면 앞섰지 뒤쳐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기때문이다.인터넷이 점점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의 되어가듯 예술가들이 첨단매체를 사용하는 것도 상식이다.예술작품에서도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와 함께 콘텐츠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될 것이다. 사실 이날 공연에서는 ‘새로운 예술’의 긍정적 미래보다는 아직도 갈길이멀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사람들은 여전히 적다.첨단기술이 개입되지 않던 60∼70년대에도 이들은 소수파였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선 이같은 ‘새로운 예술’의 수요층이 되어야 할 일반대중이 여전히 새로운 예술은 커녕 기존의 예술 혹은 전통적인 예술조차도 받아들이기에 벅차하는 것이 현실이다.이날 공연에서도많은 관람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이른바 ‘새로운 예술’에 감명을 받기보다는 “새로운 예술이란우리가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렇게 볼 때 이날 공연은 전문가들에게는 ‘별로 새롭지 않다’는 회의를,일반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이란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는 않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새로운 예술의 해’행사가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서,보통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예술은 가까이 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비치게 만들었다면 개막공연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일 작곡가
  • [외언내언] “너희가 김치를 아느냐”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들 사이에서 우리 김치가 화제가 됐다 한다.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지면 김칫독에 빠져버리겠다”고 말하자,한 기자가 매케인의 라이벌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에게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가 “김치의 철자를 아느냐”고 역습을 당한 것이다.지난해 부시와 인터뷰하면서 외국 지도자 이름의 철자를 물어 부시를 곤경에 빠뜨렸던 그기자는 한동안 대답을 못하다가 겨우 K,I,M,C,H,I라고 머뭇거리며 대답했고,부시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잘했다”고 말해 점수를 땄다고 며칠전 외신은전했다. 이 에피소드는 김치가 이제 당당한 세계음식이 됐음을 일깨워준다.미국 대통령후보들까지 그 맛과 철자를 아는 음식이 됐으니 말이다.지난 연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우리 오이소박이 김치를 ‘99년 10대 음식’중 하나로선정한 바도 있다.이 신문은 한햇동안 음식섹션에 실린 각국의 음식 가운데태국의 톰염 수프가 가장 인기가 높았고,그 다음은 멕시코의 토티야 수프 등의 순서였다며 10대 음식을 사진과 함께 재료·조리방법까지 소개했는데,오이소박이는 아홉번째로 소개됐다.LA 타임스는 “오이소박이 김치가 배추김치와 달리 오독오독 깨물어 먹으며 약간 단듯 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라고 전했다. 김치의 다양한 맛까지 구별해낼 줄 아는 LA 타임스 음식담당 기자와 달리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에 나선 매케인 상원의원은 김치 맛을 아직 즐길 줄 모르는 듯싶다.“예비선거에서 지면 김칫독에 빠져버리겠다”는 말은 김치에대한 모욕이다.따라서 뉴햄프셔주에서 부시보다 앞선 인기를 누리는 그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는 이길지 몰라도 만일 본선에 오를 경우 김치의 철자를 정확히 아는 부시 후보보다 재미 한국교포들의 지지를 끌어모으기는 힘들것이다. 어쨌거나 김치가 일본에서처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미국인들도 일본인들처럼 김치가“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상적인 완전 영양식품”으로 “음식문화의 원점이자 정점”(하타모토유키코 일본 TBS TV 리포터)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너도 나도 김치를 먹겠다고 달려들 것이다.80년대 말 뉴욕 맨해튼의 뒷골목에서 본풍경은 이런 기대를 갖게 한다.자연식품을 간판으로 내건 한 허름한 음식점은 점심시간에 항상 손님으로 붐볐는데 주인이 한국인이었다.메뉴는 미국 야채를 재료로 한 나물이었고 음식값은 햄버거나 피자집보다 훨씬 비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몰려사는 그리니치빌리지에서 건강식품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그래서 이런 질문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너희가 김치를 아느냐”임영숙 논설위원
  • 국립중앙극장 ‘예술의 해’ 개막공연

    올해는 ‘새로운 예술의 해’다.그러나 이 ‘새로운 예술’이 무엇인지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같다.당연한 일이다.강석희 ‘2000,새로운 예술의 해’추진위원장 조차도 “개념 정립이 거의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반문할 정도니까. 그러나 보통사람들도 누구든 ‘이런 것이 아닐까’하고 어렴풋이 짐작은 하는 것으로 보인다.이미 오래전에 백남준의 비디오작업을 TV를 통해 지켜보는등 ‘새로운 것 같은’예술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오후2시 서울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는 ‘2000,새로운 예술의해’개막공연이 열린다.강석희 위원장과 개막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이돈응한양대교수는 “백남준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게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 공연에서는 이른바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교류 예술(Interactive NetworkArts)이 이루어진다.대극장과 소극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하여,실시간으로 두 극장에서 일어나는 연주와 행위가 영상 및 음향 전송시스템으로 교환·변화하면서 하나의 공연으로 엮어진다. 네트워크 아트는 지난 84년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서 이미 선보인 적이 있다.뉴욕에서 전송된 음악과 영상으로 파리에서 공연하는 일방통행식이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상호교류(인터액티브)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걸음 나아갔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이돈응의 ‘피리와 컴퓨터의 인터액티브’에서는 대극장에서 연주되는 피리소리가 소극장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변형되고,이에 맞추어 이혜경이 대극장에서,이지영이 소극장에서 각각 즉흥무용을 펼친다.피날레는 ‘음성혼합 합창곡’이다.공연 시작 전 대극장 로비에 들어서는 관객들에게서 음성을 녹취한 뒤 이를 합성하여 합창곡으로 만들어 낸다.새시대의 새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개인 하나하나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라고한다. 이돈응 총감독은 이날 벌어지는 일들을 곧 ‘새로운 예술’이라고 단정짓지는 말라고 충고한다.그러면서도 이러한 첨단기술과 아이디어가 새로운 예술을 위한 모티브가 될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한다.강석희 위원장은 “그동안문화의 해 사업이너무 집안잔치에만 치우쳤다”고 지적하고 “이제부터라도 ‘세계’를 의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제약은 있지만 10월에 국제적인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멀티아트 페스티벌을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1)생태주의

    ‘문화의 세기’ 21세기가 힘차게 시작됐다.21세기의 첫 해인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정한 ‘새로운 예술의 해’이기도 하다.변혁과 진보,신생의 기대 속에 출발한 새 세기 문화예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문화현장 최전선에 있는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21세기에 강세를 보일 문화계 새 조류를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마련한다. 사례1.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3만평 규모의 공동체마을.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에너지를 충당하고,물은 자체 순환시스템을 이용한다.쓰레기는 퇴비화하거나 철저하게 분리수거한다.단지 안에는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을 포함한 생태주거지역과 자급자족의 생산지역,그리고 휴식과교육을 병행하는 자연환경보전지역이 조화롭게 이웃한다. 사례2.서울 중구 중림동의 6층 건물.온실과 발코니의 활용,지붕과 벽면 녹화로 태양열을 최대한 흡수한다.지하정원을 만들어 빗물을 이용한 친수(親水)공간을 조성하고,천연도료·실내정원 등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한다. 건축은 인간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왔다.그리고 그 폐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지난 세기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떼어놓고,인간에게서 자연을 빼앗아온 건축.21세기에는 둘을 화해시킬 다른 얼굴의건축은 없는 것일까.1970∼80년대 이미 이런 고민에 빠진 유럽의 건축전문가들은 생태건축에 주목했다.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건축.한마디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친환경적인 방법을대안건축의 지표로 삼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를 ‘삶의 질’향상과 동일시해온 우리나라가 이 방면에 눈돌리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전.그 중심에 98년9월 문을 연 생태건축연구소(공동대표 이윤하 김진택 이남수)가 있다.앞에 소개한 두 사례,간디학교의 생태마을과 서울 도심의 한 생태건축물이 현재 이 연구소가 진행하는 핵심 프로젝트이다.기본 설계는 모두 끝났고,착공 날짜만 기다린다. 연구소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이윤하씨(37·노둣돌건축사무소 대표)와 김진택씨(37·건설노동자공동체 우리건설 대표)가 IMF로 사무실을 합치면서 출발했다.생태건축에 관심이 많던 두사람은 이참에 일을 벌이기로 의기투합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이남수씨(38)를 동참시켰다.생태건축에 대한 설계와 시공,연구·평가가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건축도 생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수명이 다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까요.생태계 순환고리안에 건축을 머물게 하는것,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대안건축의 핵심입니다.”(이남수)생태건축이 단순히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떤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태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막연히 시골에 내려가 흙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 걸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나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자연환경과의 소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생태마을을 형성하기 쉬운 시골보다 오히려 도시에서의 생태건축이 더욱 중요한 과제입니다.”(이윤하)김진택씨는 “많은 사람들이 초기 투자비를 이유로 생태건축을 망설이는데,장기적인 유지·관리 측면에서 보면 일반 건축비보다저렴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발상의 전환.무한정한 개발의 보고로만 여겨온 자연을 이제는 우리삶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두 프로젝트외에서울 성내동의 건물,전남 영암의 유치원,경주 생태마을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연구소는 앞으로 녹색운동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다른단체와도 인력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다.‘첨단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들의 생태건축철학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그 해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생태건축 정부 지원속 환경보전·삶의 질 높여 독일 북부 도시인 킬의 주민들이 가꾼 킬하세 생태주거단지는 가장 성공적인사례로 꼽힌다.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만으로 지은 이 주거단지는 환경의 질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인 건축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6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정부로부터 불하받은 땅에건축가와 주민이 합심해 91년 착공한 이 마을은 건물 모두가 흙벽돌 목조종이솜 줄판지 등 자연재료를 사용했다.빗물은 자연경사로를 통해 지하로 들어가며,주민들이 쓴 생활하수는 지하유수관을 통해 연못에서 자연정화한 뒤 다시 생활용수로 공급된다.음식물 쓰레기는 분뇨와 섞어 퇴비로 이용하며,자체 발전기를 통해 마을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한다. 마을은 주정부 환경청으로부터 에너지 절약에 관련된 시설비와 유치원의 경영비용을 보조받았다.85년완공된 하노버지방의 야생잔디지붕 주거단지와 샤프브릴 생태주거단지도 유명하다. 일본은 91년 말 민간기업으로 환경공생주택위원회를 구성해 환경보전형 주택건설을 주도하고 있다.키타큐슈에 조성된 지구마을의 집은 집주위나 통로 등의 지표면을 그대로 남겨두거나 투수성이 있는 재료로 포장해 빗물이 흙으로흡수되도록 했다. 또 부지내에 얕은 여울이나 연못을 만들어 물을 순환할 수있도록 하고, 태양전지 판넬과 풍력발전기를 지붕 위에 설치해 보조전원으로이용하게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50%의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는 한편 이산화탄소(CO₂)의 배출량도 줄였다. 동경 외곽에 위치한 지구마을 역시 태양에너지 집열판과 풍력을 이용한 우수활용 등의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환경보전형 집합주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외에 있는 빌리지 에이커마을은 20대에서부터 60대까지다양한 인종과 직업을 가진 30여 주민이 태양집열판으로 전기와 온수를 공급받으며 공유건물과 2채의 복합건물에서 생활한다.샌디에고 동부의 하이메도우 주택단지는 수자원 이용을 최소화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순녀기자] * 생태주의 문화조류 데카르트·뉴턴 등 17세기 자연과학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확립된 서구의 근대적 자연관은 세계에 대한 기계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그것은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와 물질의 무한한 이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이론이되어왔다.이와 같은 자연관 위에서 진행된 근대화·산업화 과정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론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지구적인 환경위기를 초래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의 파괴가 심각한 지금,인류에게 던져진 가장 절실한 화두는바로 생태주의다. 생태주의란 생태학의 기본정신을 말한다.19세기 중엽,생태학이라는 용어를처음 쓴 독일의 생물학자 겸 철학자 에른스트 헤켈은 생태학을 “자연의 경제에 관한 지식의 총체”로 정의했다.이러한 생태학 혹은 생태주의는 근래모든 학문에 걸쳐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인문과학 쪽에서도 이미 생태주의 바람이 불었다.사회생태학,녹색정치학,녹색경제학,녹색사회학,녹색인류학,녹색법학,생태철학,생태윤리,생태 페미니즘,생태 아나키즘 등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문학예술가들은 지금까지 생태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 왔다.서양문학가들은 자연을 정복이나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온 서구 세계관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고,동양문학가들은 주로 경제개발의 피해와 정치이데올로기의 문제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문학생태학이라는 개념 틀 안에서 생태의식을 고취하거나 생태학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문학의 녹색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추세다.생태문학에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고려대)는 “굳이 녹색문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모든 문학은 이미 녹색인 것이며,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녹색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 감수성과 생태학적 상상력은 미술분야에서도 예외없이 꽃을 피우고 있다.‘환경미술’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아직 학술적인 용어로 정리돼 있지 않다.생태환경미술,환경조각,환경조형물,환경설치미술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환경미술은 일단 도시환경을 보다 아름답고 조형적으로꾸미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술품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최근 ‘환경기획전:동강별곡’이 열려 환경생태미술의 성가를 높였고,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한 ‘99환경미술제-광화문 프로젝트’는 환경의 중요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생태주의는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개체와 환경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유기적 통일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인간과 자연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생태학적유토피아.21세기의 희망인 에코토피아(ecotopia)의 건설은 녹색 사유를 내면화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굄돌] 등급외전용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장선우 감독의 영화 ‘거짓말’이 다시 2개월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영화의 사전검열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이라고 판결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또다른 형태로 검열은 존재하고 있다.영화작가들은 자신이 만든 영화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가위질당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자기검열이다.이 정도 수위까지는 괜찮겠지라는 내부검열이 예술가들을 위축하게 만든다.필자도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써야 했던 부분이 노출과 대사의 수위 문제였다.물론 영화‘거짓말’과는 전혀 다른 작품해석으로 접근했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걱정했었다.더구나 원작자 장정일씨는 그 소설로 감옥까지 가지 않았는가.하지만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준엄한 비판과 권력의 이동과정을 그린 작품이다.그것이 남녀의 일탈된 성행위를 통해 표현되었을 뿐이다. 등급외전용관 허용은 지난 대선때 김대중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현재 우리나라 영화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보류 판정을 받으면 대중들에게 영화를 상영할 길이 원천봉쇄되어 버린다.이것은 명백히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다. 등급외전용관이 허용되면 음란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그렇지 않다.오히려 이 제도를 잘 운용하면 훨씬 더 안정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외국에서도 등급외전용관에서상영되는 영화들은 일반 신문이나 잡지,방송의 광고를 제한받는다.지금처럼무슨 부인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초등학생들의 눈에도 쉽게 띄는 신문에 무차별하게 광고되는 일들은 사라지게 된다. 예술작품에 있어서 어떤 형태의 검열도 존재해서는 안되며 창작과 표현의자유는 최대한 허용되어야 한다.최후의 심판은 관객이 내리는 것이다.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 ‘안동문학기행’ 1박2일 동행기…安東에 흐르는 시의 숨결

    이육사·조지훈·김종길.한국현대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들의 공통점은 안동문화권의 유가(儒家)출신이라는 것이다.선비정신의 덕목인 엄격함과 엄숙함에서 비롯된 품격을 공통분모로 육사가 장중(莊重),지훈이 고아(高雅),김종길이 조화와 관조의 시 세계를 드러내보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대표 최동호 고려대교수)가 안동지역을 첫번째 문학기행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들의 문학적 기반이 된 선비정신을 호흡하고,삶의궤적도 살펴보자는 취지였다.시인·평론가 등 문인은 물론 직장인·주부 등일반인들도 상당수 참여하여 6·7일 이틀 동안 펼쳐진 문학기행은 ‘탐구’의 대상이기도 했던 원로시인 김종길이 동행하여 더욱 뜻 깊었다. 문학평론가 김선학(동국대교수)을 길라잡이 삼아 일행은 첫날 하회마을과 봉정사(鳳停寺),그리고 안동시립민속박물관과 이웃한 육사시비(詩碑)를 찾았다.하회와 봉정사 방문은 “이왕 여기까지 온김에…”라는 식의 이심전심도 없지않았지만,본격 문학기행에 앞서 유·불교의 전통과 지난 시대 삶의 방식이예외적일 정도로 생생히 살아 있다는 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이해하자는‘깊은 뜻’도 읽혀지는 대목이었다. 이날 여장을 푼 곳은 지례(芝禮)예술촌이었다.임하댐 수몰지역의 옛집들을한 자리에 옮겨지어 문인·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으로 제공하는 이 곳에서는,갈수기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김종길 시인의 생가터가 지척이다. 예술촌에서 가장 넓은 지산서당(芝山書堂)에서 열린 주제발표의 사회는 소설가 박덕규(협성대교수)가 맡았다. 김종길 시인은 ‘이육사와 조지훈의 시 세계’에서 “나까지 포함한 세 사람시의 근원은 한학(漢學)적인 것”이라면서 “유가적 배경을 가진 시인들은현대시를 쓰더라도 미당 서정주 처럼 대담하고 자유롭거나,박목월·김용래처럼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서정시는 체질적으로 쓸 수 없는 것”이라고 이곳출신 시인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문학평론가 이상숙은 ‘김종길의 시 세계’에서 “그의 선명하고 산뜻한 이미지가 영문학자로 엘리어트와 영미모더니스트들을 연구한데서 기원했다면,극기와 절제,조화와 관조의 시적태도는 한시와 한학의 소양,그리고 안동의선비정신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안동은 우리 시의 형식적 균제미와 고결한 정신성을 확보해 준,문학사적으로 소중한 터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진 시 낭송회에서는 이영춘 등 현역시인과 시인을 지망하는 문학도들은물론,시작(詩作)이 취미라는 68살 ‘문학청년’과 부모를 따라나선 9살짜리정연이의 낭송도 있었다. 이튿날은 안동문화권에 속한 영양지역을 집중적으로 답사했다.일행은 먼저작가 이문열의 고향인 원리동을 찾아 생가와 석계고택 등을 둘러보았다.이문열의 선조이기도 한 석계 이시명(1590∼1674)은 소설 ‘선택’에 나오는 정부인(貞夫人) 장씨의 남편이기도 하다.이어 1934년 ‘시원(詩苑)’을 창간하여 예술지상주의를 꽃피게했던 오일도(1901∼1946)의 시비와 생가,그리고 조지훈의 시비와 생가가 있는 주실을 둘러보고 서울로 돌아오는 것으로 문학기행은 마무리됐다. 안동 서동철기자 dcsuh@
  • 시드니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조선시대 문화제 90점 출품

    올림픽은 스포츠 축제일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제전이기도 하다.2000년 9월15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리는 시드니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시드니 올림픽문화예술축전은 8월19일 시작되어 9월30일까지 계속된다. 세계각국에서 모인4,000여명의 예술가들이 53개의 비중있는 공연과 50개의 전시회를 갖는 한편시내 45개 장소에서는 갖가지 축전을 여는 등 400여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한국은 퀸스랜드 박물관과 파워하우스 박물관에서 국보급을 포함한 명품 도자기와 서화가 대거 출품되는 ‘조선시대 미술전’을 갖고,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보자르 트리오’의 일원으로 아시안 유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한몫을 하게된다. ‘조선시대 미술전’은 내년 6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브리스번의 퀸스랜드박물관에서 먼저 호주국민들에게 선보이고, 9월8일부터 2001년 1월28일까지는 올림픽 공식프로그램으로 시드니의 명물인 파워하우스 박물관에서 세계인들을 만난다.이 전시회는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케치 전’,그리스의 ‘고대 그리스 조각·도예전’과 함께 조직위원회로 부터 “값을 매길수 없을 만큼 소중한 전시품목”으로 극진히 예우받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국보 66호인 백자철화매죽문항아리와 보물 1060호 백자철화수뉴문병,보물 1069호 분청사기조화수조문편병 등 도자기를 중심으로 정선과김홍도,강세황의 그림 등 주요문화재 80∼90점이 출품된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또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특별공연을 하고,한국음악 워크숍도 갖는 등 이날 만큼은 시드니 한복판에서 한국 문화축제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올림픽 문화예술 축제는 18일 원주민과 개척자의 첫만남을 상징하는환영식에 이어 19일 수퍼돔에서 열리는 ‘개막 기념 콘서트’로 본격화된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 에도 데 바르트가 말러의 교향곡 8번을 지휘하는데,‘천인 교향곡’이라는 이 곡의 별명에 걸맞게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벵게로프 등세계적인 솔로이스트 8명을 포함하여 모두 1,000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번 축전에는 개막 콘서트에 나서는 시드니 심포니를 비롯하여 에사 페카살로넨이 지휘하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과 리카르도 무티의 스칼라 가극장,뉴질랜드 심포니,호주 챔버 등 모두 7개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호주 국립 오페라단인 ‘오페라 오스트랄리아’는 ‘시몬 보카네그라’‘카프리치오’ 등 5개 작품을 공연하고,영국의 DV8 신체극단과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부퍼탈무용단,대만의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도 초청됐다. 이밖에도 연극,재즈,합창,영화,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걸맞는 세계적인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레오 쇼필드문화예술축전 예술총감독의 설명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9) 터너의 부활 영국미술 이끈다

    오늘날 영국 현대미술의 파워는 가히 압도적이다.80년대 후반 런던의 골드스미스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프리즈전 이래 소위 YBA(Young British Artist)로 불리는 영국의 20대 후반 30여 작가들의 도약은 당시로서는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도약은 영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과 보이지 않는 여러요소들이 상호 교차하면서 이루어 낸 문화 정책적 산물이다. 사실 영국은 18세기까지는 특별히 기억할 만한 화가들을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한사람의 예외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색으로 물든 증기’라고 불렸던 서구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색채화가라 할 수 있는 터너(J.M.W.Tuner 1775-1851)였다. 18세기의 터너가 20세기 후반 터미네이터처럼 부활해서 영국의 현대미술을이끌고 있다.1984년 테이트갤러리에서 시작된 터너미술상은 새로운 예술의후원자들(PNA)에 의해 시작되었다.영국의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서 수상하는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전통의 틀로부터 영국의 젊은 미술인들을 해방시켜 놓은 셈이다.그리고 해방된 젊은이들은 불과 15년만에 성장하여 세계미술현장의 주역으로 자라났다. 매년 10월 또는 11월에 시작되는 이 터너상은 영국현대미술의 일년을 결산하는 의미를 가진다.일년동안 참신한 가운데 괄목할 만한 활동을 펼친 작가들을 추천위원들이 추천하고,이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여 4∼5명의 작가로 축약한 다음 이들의 작품을 테이트갤러리에서 전시한다.이 전시회를 통해 한사람의 터너상 수상작가를 선정하게 된다. 대중적으로는 마치 미술계의 ‘가요대상’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이 터너상은 일반인들에게는 현대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되기도 하며,젊은 예술가들에게는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함으로써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있기도 하다.더욱이 1990년부터는 영국의 텔레비전 채널4가 이를 후원하고,전시개막·시상식 등을 중계하면서 미술가를 대중적인 스타로까지 부상시킴으로써 현대미술의 높은 담을 헐어냈다.그결과 팝 스타 ‘스파이스 걸스’와 작가 더글라스 고든은 영국내에서 모두 동등한 대중적인스타로 대접받는다. 터너는 이같이 영국현대미술의 대부로 다시 생환하고 있다.올해의 터너상선정을 위한 전시회는 10월20일 개막하여 내년 1월23일까지 이어지며 터너상 후보로는 트레이시 에민,스티브 맥퀸,스티븐 피핀,쟌&루이스 윌슨등이 올라와 있다.터너상 발표는 11월30일 테이트갤러리에서 있을 예정이다.올해도 새로운 스타 탄생,아니 스타 만들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화제의 책]

    ▲ 왜 다시 사회주의인가 (송병헌 지음) 흔히 사회주의는 몰락했다고 한다.또 앞으로 남은 유일한 이데올로기로 신자유주의를 꼽는다. 그러나 이 책은 빈부격차,노동조건 악화 등 자본주의의 병폐를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주의의 좋은 면을 제시한다.나아가 소유문제와 사회주의적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베른슈타인과 레닌이 제기한 구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보여준다.또 그 한계를 분석한다. 저자는 특히 베른슈타인의‘사회적 소유'의 의미는 단순히 재산몰수 차원이아니라 불평등한 체제를 통제함으로써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지적한다.당대펴냄,1만5,000원. ▲ 보티첼리가 만난 호메로스 (노성두 지음) 18세기 화가 지롤라모 바토니의 그림 ‘갈림길의 헤라클레스’에는 선하고악한 두 여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헤라클레스가 잘 드러나 있다. 책에서는 서양미술사 전문가인 노성두씨가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근대서양 예술가들의 사상과 해석을 그림으로 설명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비롯해 푸생의 ‘테세우스’,루벤스의‘파리스의 심판’,라파엘로의 ‘삼미신’ 등 24개의 신화를 해부한다. 그리스·로마신화에 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감각이 곳곳에 배어있다.한길아트펴냄, 1만8,000원. ▲ 헤르만헤세의 인도여행 (이인웅외 옮김) 헤르만 헤세가 서른네살때 체험한 인도 여행기다.인도에서 자란 어머니의영향으로 인도를 여행하게 된 헤세는 “인도여행으로 자신을 발견하고 시련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지 여행을 생생하게 기록한 ‘헤세의 인도여행’과 여행 뒤의 감상을 쓴‘여행후의 기록’으로 구성돼 있다.전편에는 동남아 지역의 경제·문화가유럽 식민통치에 유린·착취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후편에는 동방인들의 삶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이야기와 부처의 설법,중국의 지혜·사상에 대한견해를 실었다.푸른숲, 1만5,000원. 정기홍기자 Hong@
  • ‘독립예술제99’ 17일부터 예술의 전당서

    주류에 몸담기를 거부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판을 벌인다.17∼26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독립예술제 99’는 국내 인디문화의 현주소를 확인하고,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 지난해 첫 행사와 마찬가지로 공개모집,자유참가의 원칙에 따라 161개 공연·전시 단체와 65편의 영화가 참여한다.이번에는 특별히 ‘한국적 프린지의실험’을 모토로 내걸었다.주변부를 뜻하는 프린지(fringe)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유래한 ‘열린 축제공동체’를 뜻하는 개념으로,독립예술제는 이를 통해 그동안 소외돼 온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분출시키는 출구 역할을 지향한다. 대학로에서 어렵게 행사를 꾸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예술의 전당이 공동주최자로 나서 한결 진행이 수월해졌다. 자유소극장,한국정원 야외극장,만남의 광장 등 예술의 전당 10여군데 실내·외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그램을 연다. 행사는 이구동성(무대예술제),고성방가(음악축제),내부공사(미술전시축제),암중모색(영상축제),중구난방(거리예술제)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구동성’은 연극 무용 마임 등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몸짓 예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23팀이 참가한다.‘고성방가’에서는 말 그대로 록 테크노 힙합 클래식 국악 재즈 포크 등 온갖 장르의 새로운 음악들을 접할 수 있다. ‘내부공사’의 ‘호부호형·호형호제’전은 기성 미술계의 권위와 매너리즘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다.독립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암중모색’에서는 기존의 독립영화에 대한 무거운 이미지를 변화시킬 ‘판타스틱·재기발랄전’‘암중모색 라이벌전’등이 기획됐다. 축제 프로그램외에 ‘대안의 길찾기’‘독립문화와 시각이미지’등을 주제로한 학술포럼과 ‘미술인의 밤’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한가위인24일 오후8시에는 영상·테크노·타악·무용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레이브 파티가 열린다.(02)512-6903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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