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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데이트 100배로 즐기기

    크리스마스 데이트 100배로 즐기기

    크리스마스에 천재지변을 기도하고,TV에선 안 보고 못 배길 정도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길 바라는 솔로들이여, 정말 미안하다. 비록 예수는 널리 사랑을 전하려 고난과 역경의 세상에 나셨지만, 사랑이 넘치는 크리스마스는 커플을 위한 날이 된 지 오래다. 트리 앞의 달콤한 키스만한 선물이 없고, 신나는 캐럴이 울려퍼지는 거리를 팔짱을 끼고 걷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연인을 위한 날이다. 코엑스몰, 압구정, 명동, 홍대 앞에선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고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평생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추억이 곳곳에 준비되어 있다.2004 크리스마스, 연인 여러분 추억 많이 만드세요!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뒤늦게 다시 만나 사랑을 꽃피우고 있는 임병현(28), 피혜진(28)씨 커플. 강남토박이라 그 복잡한 코엑스몰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들의 크리스마스 즐기기를 벤치마킹할까요? “맛과 멋, 분위기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있어요. 서울에서 이곳만큼 다이내믹한 곳은 없어요.” 팔까지 벌려가며 말하는 이 커플을 따라 크리스마스를 코엑스에서 즐겨볼까요. ■ COEX→압구정 약속은 오후 3시. 언제나처럼 저는 밀레니엄 광장에서 ‘우리 혜진’을 기다립니다.“기쁘다 구주오셨네…” 울리는 휴대전화.“나 회사야. 좀 기다려. 오후 4시는 넘어야 할 것 같애.” 남는 1시간을 잘 보내야 데이트가 즐거운 법. 먼저 에반레코드로 간다. 좋아하는 에미넴의 ‘Just Lost It’을 들으며 리듬에 맞춰 흔들흔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오래간만에 반디엔루니스에서 시집을 폈다.‘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라는 류시화시인의 시집을 한권 빼들었다.‘역쉬 컴보다는 책으로 봐야 감동이 크군. 혜진에게 선물로 주어야지.’드디어 오후 4시, 혜진이 올 시간이다. 밀레니엄 광장의 닭트리 앞에서 기다린다. 정말 많은 연인들이 깊게 팔짱을 끼고 크리스마스이브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드디어 내 반쪽 혜진이가 왔다.“배고프다, 간식하러 가자.”. 오자마자 먹을것 타령이다, 그래도 예쁘다. 바로 앞에 있는 우동전문점 텐키치(551-1097)로 간다. 나는 유부초밥(3개 1500원), 그녀는 카레우동(5000원). 역시 맛있다. 산머루 길로 들어서자마자 속옷이 쉬한 ‘EBLIM’“흐흐흐 영화에서 본 속옷이네. 사 줄까? 입어볼래?”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아오는 주먹. 이벤트 홀에서 아카펠라 그룹 소홧과 카르포의 공연을 한다.“음 성탄절에는 이런 노래가 어울려.”우리도 손뼉치며 ‘기쁘다 구주오셨네’를 합창. 오후 6시30분. 밀레니엄홀 1층의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간다. 조그만 통나무상점에 예쁜 소품이 가득.아쿠아리움(6002-6200)에서 상어랑, 고래도 크리스마스에 보니 더 즐겁네. 입장료 1만 4500원. 이곳에선 시간이 빨리 간다. 밤 9시가 되어 가니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우리 맛있는 햄버거 먹자” 크라제버거(555-7808)에 마티즈버거(7500원)를 샀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테이크 아웃. 벤치에 앉아 지나는 연인들을 보며 먹고. 예쁜 생활용품이 가득한 코즈니숍(6002-6950)은 비누, 컵부터 시계, 모자, 가방까지 없는 것이 없다. 하트모양의 쿠션이 맘에 드는지 만져보는 혜진. 숍을 빠져나와 벤치에 잠깐 앉아 있으라고 한 뒤 나는 몰래 뛰어가 쿠션을 예쁘게 포장했다.“어딜 갔다 늦게 오는 거야?” 짜증내는 혜진의 얼굴 앞에 ‘짠’하고 쿠션을 내밀자 감동받은 혜진은 사람들이 보든 말든 내 볼에 뽀뽀. 오∼감동. 밤 10시가 넘어 코엑스몰을 뒤로 하고 압구정으로 진출했다. 일단 ‘술 고프다’. 과일소주로 유명한 압구정 안(安)(518-3337)에 갈까, 낙지불고기(8500원)가 맛있는 뱃고동(514-8008)에서 한잔 할까. 혜진의 선택은 낙지.“2004, 크리스마스를 영원히 기억하며∼”건배했다. 이젠 분위기있는 ‘바’가 제격이다. 흑인들의 애잔함을 담고 있는 블루스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Just blues(542-4788)는 분위기 잡기 좋은 곳. 입장료 5000원에 칵테일은 7000원대, 맥주는 6000원. 갤러리아 명품관 건너 있는 S(546-2713)는 커다란 철문과 자극적인 음악이 유명한 곳. 칵테일 1만원대. 잔잔한 재즈가 흐르는 분위기 있는 Q ba(548-7687)는 압구정 디자이너스클럽 맞은편에 있다. 칵테일이 7000원대로 가격도 저렴하다. 우리는 처음으로 Just blues로 갔다. 다리가 좀 아프기는 했지만 나는 벽에 기대, 혜진이는 내 어깨에 기대 진한 블루스를 들으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이밖에도 코엑스몰의 오므토 토마토(6002-6446)는 다양한 오믈세집.6000원부터 1만 2000원대. 퓨전 국수전문점인 누들바 엔즐(6002-6777)은 데리야키 볶음면, 야키소바 볶음면이 인기. 보통 7000원대. 또 1층에 있는 하우스맥주 전문점인 오킴스브로이하우스(6002-7006)는 분위기도 맥주맛도 그만이다. 헬레스, 헤바이젠 등의 하우스맥주가 인기.500㏄기준으로 6000원대. ■ 명동→홍대앞 뜨고 있는 연인의 거리는 많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화려함과 통기타 문화의 수수함이 공존하는 ‘명동’이 으뜸이다. 인파로 복잡한 명동에 나가는 것이 ‘공포’일 수도 있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으며 은근슬쩍 손도 잡을 수 있으니까. PM 4:00-명동 아바타 앞에서 그를 만났다. 팝콘과 함께 최근 개봉한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봐야지. PM 7:00-후우∼. 배고파. 그럼 즉석에서 튀겨주는 어묵을 먹어볼까. 명동의 명물인 쫄깃하고 뜨끈한 어묵튀김이 1000원이래. 떡볶이 순대볶음 못난이핫도그도 먹고. 둘이 4000원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지. PM 7:30-거리 구경 좀 할까. 휠라매장에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등 보석장식 트리가 있다던데….(긴장하지마. 설마 내가 사달라겠냐.) 예쁜 액세서리는 노점상에서 사면 돼. 알록달록 귀고리가 1만원도 안해. 추우면 유투존 밀리오레에서 구경도 좀 하자. PM 8:30-다리 아프지? 차 마시면서 쉬자.오설록티하우스(774-5460)는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그린고구마 케이크, 그린라테가 맛있지.코인(753-1667)의 향긋한 커피향과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하게 해. 여기가 키스를 부르는 카페로도 알려져 있다나. 아기자기한 본아베띠(775-7008)도 좋겠지? PM 10:00-이제 조용히 둘만의 이브를 즐겨볼까. 옷 든든히 입었지? 손 꼭 잡고 남산을 산책하고, 케이블카도 타보자. 아름답게 반짝이는 서울 밤거리를 여유롭게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 특별히 이브에는 새벽 1시까지 연장 운영한대. 왕복 5800원, 값은 빼겠지. PM 11:30-따뜻한 캔커피 하나씩 들고, 명동성당에서 경건하게 이브를 보내며 기도드려야지. 늘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날들이 계속되길…. 슬슬 화려한 홍익대 앞으로 옮겨볼까. 물도 싹 바뀌었대. 정신없는 레이브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연인과 함께 아로마 마사지까지 즐길 수 있는 상상 그 이상의 파티 세상이 펼쳐진다. 2호선 홍대 입구 전철역 5번 출구로 나오니 일단 확 변한 ‘걷고 싶은 거리’가 눈에 띈다. 온통 조명으로 장식된 나무와 성탄 트리들…. 나잡아라∼ 하며 뛰다가 사진도 몇장 찍으니 성탄절 분위기가 확 뜬다. 일단 홍대 놀이터 옆 카오산(3142-4040)에서 먹는 새로운 태국 음식. 양꿍(8000원)을 비롯, 대부분의 메뉴가 5900원이야. 카오산 바로 옆 터키음식점 트루키에 케밥(325-2342)에서는 닭고기 케밥이 3000원, 양고기 케밥이 3500원. 둘이서 만원짜리 한 장이면 OK 24일 오후 7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TRASH(322-5951)’에서 열리는 샤∼라∼라∼라는 40명만 참석하는 가족적인 파티. 샤레이블 멤버들이 직접 고른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손수 만든 티셔츠도 선물받으니 정말 그들과 한가족이 된 듯한 느낌. 입장료 1만 5000원에 맥주 300㏄가 단돈 1000원이라 Shalabel@naver.com으로 서둘러 예약하는 것은 필수. 24일 오후 8시부터 홍대앞 놀이터 옆 ‘클럽 카고’에서 개최되는 크리스마스 템테이션 파티는 연인을 유혹할 좋은 기회. 연인과 불타는 크리스마스이브를 꿈꾸는 사람이면 참가 필수. 입장료는 2만원. 25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360알파’에서 열리는 7번째 열반화 파티(011-9578-8908)는 정말 연인을 위한 파티. 마사지 전문가가 아로마 마사지를 해주고, 헤나 문신에 인디언 의식 등 열정의 몸짓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우릴 기다리지. 또한 카페 앞 야외 미니수영장에서 화톳불에 구워 먹는 고구마의 맛도 그만. 입장료 1만 5000원. 파티의 흥이 식을 무렵 덩달아 출출해진 배는 홍대역 5번출구 근처 오뎅bar(333-1139)에 들러 뜨끈뜨끈한 국물로 채워 보자. ■ 난 크리스마스에 프러포즈 했다 ●유람선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바람이 유난히도 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김재우(25·자영업)씨는 여자 친구 김미선(25)씨의 맘을 사로잡기 위해 한강유람선에서 통기타 반주하는 사람까지 동원해 UN의 ‘선물’을 불렀지요. 그리고 “미선아 사랑해, 결혼해줘.”라고 큰소리로 외쳤지요. 그들은 지금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답니다. 모든 어려움을 그날의 감동으로 이겨내면서요. ●소극장 무대에 주인공으로 사귄 지 4년, 윤지연(28)씨에게 어떻게 프러포즈를 할까 고민하던 김성희(33)씨는 소극장에서 그녀를 위한 한편의 연극을 하기로 결정. 노래는 물론 그동안 찍은 사진을 편집해 달력도 만들고 편지도 준비했지요. “오빠, 극장에 왜 사람이 이렇게 없어.”하는 그녀에게 “내가 잠깐 알아보고 올게.”라고 말하며 무대로 가서 준비한 노래와 영상, 편지를 읽어주었지요. 단 한사람의 관객에게 “결혼해줘!”라고 청혼하자 그녀는 대답대신 진한 키스로 답했답니다. ●눈밭에서 무릎끓고 장영채(32)씨는 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조진희(28)씨가 너무 맘에 드는데 ‘튕기는’ 진희씨는 좀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답니다. 둘은 크리스마스에 무박 2일의 여행을 제안했고 둘은 동해로 일출을 보러 떠났죠. 그런데 대관령 부근에서 폭설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영채씨는 도로로 나가 무릎을 끓고 외쳤답니다.“진희야 사랑한다. 결혼하자. 내 청혼을 받아줄 때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진희씨는 당연히 달려와 진한 포옹으로 답했죠. 두사람, 알콩달콩 살고 있대요. 한준규 최여경 윤창수기자 hihi@seoul.co.kr
  • 北 최초 민간교회 세운다

    남한교회의 지원으로 북한에 최초의 민간교회가 건립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김태범 목사)는 최근 통일부로부터 평양제일교회 건립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평양제일교회는 지난해 11월 통합총회와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 강영섭)이 교회건축을 합의해 시작됐으나, 북측 사정과 통일부의 승인절차가 지연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봉수, 칠골 교회에 이어 평양에 세 번째 교회가 될 이 교회는 평양 청류동 동평양극장 앞 대동강변에 연건평 20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세워지며,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 [그 영화 어때?]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이브란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거나 짝이 없는 친구들끼리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날이라면, 미국인들에게는 온가족이 오붓하게 모여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명절쯤 되나 보다.24일 개봉하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Surviving Christmas)의 주인공 드루(벤 애플렉)가 연인에게 피지에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자고 제안했다가 보기좋게 퇴짜를 맞는 걸 보니. 가족과 보내겠다고 떠난 연인의 빈자리는 큰 거실에 소파 하나 달랑 놓인 드루의 집 만큼이나 허전하다. 광고 회사의 경영진으로 남 부러울 것 없는 돈과 지위를 가졌지만, 사실 남겨진 가족 하나 없는 외톨이인 드루의 심정을 누가 알까. 크리스마스를 혼자서 보내게 된 그는 어릴 때 살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고, 그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다른 가족의 모습에 이끌려 돈으로 가족을 ‘매수’하기에 이른다. “내 가족을 팔 수 없네.”라며 완강히 버티던 톰(제임스 갠돌피니)은 25만달러라는 돈 앞에서 “환영하네, 아들”이라며 무너진다. 온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즐겁게 화목한 웃음꽃을 피우는 ‘이상적’인 가족을 꿈꾸는 드루와, 돈 때문에 억지로 끌려오는 뚱한 가족들의 대조적인 모습은 시종일관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엔 곪을대로 곪은 우리시대 가족의 자화상이 웅크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부부 사이에는 대화가 끊겼고 아들은 혼자 방에만 틀어박혀 포르노 사이트를 뒤지기에 바쁘다. 그 와중에 드루는 톰의 외동딸 앨리샤(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에게 사랑을 느끼고, 설상가상으로 떠났던 연인 미씨(제니퍼 모리슨)가 가족들을 이끌고 드루의 집에 찾아오면서 숨겨진 이들의 치부가 폭발한다. 가족이란 가장 가깝고도 어렵고 또 복잡한 대상이다. 어떤 이는 돈을 주고라도 얻고 싶어하지만, 또 어떤 이는 떨쳐버리고 싶어하는 게 바로 가족이다. 물론 크리스마스 시즌용 가족영화인 만큼 가족의 초상에 관한 깊이있는 메시지를 담은 건 아니지만, 한번쯤 자신의 가족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듯 싶다. 별 근거도 없이 가족의 재결합이라는 수순을 밟는 뻔한 해피엔딩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적당한 감동과 재미가 뒤섞이고 반짝이는 트리와 새하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눈이 부신 ‘잘 만든’ 크리스마스용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듀스 비갈로’의 마이크 미첼 감독.12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인간시대]불우이웃 무료진료 정동의료센터 주정빈 원장

    “별로 내세울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픈 이들을 보살핀다는 마음의 기쁨을 얻고 있지요.” 서울 송파구 거여2동 181번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저소득층 밀집 지역. 빈궁한 이웃들이 천막을 지붕 삼아 올린 단칸방에서 온갖 병마와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 한줄기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다. 서울 대신동 주정빈정형외과 주정빈(朱珽彬·82) 원장을 비롯한 정동의료센터 소속 4명의 ‘슈바이처’들이 2년 전부터 이곳 주민들에게 사랑의 인술(人術)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거여동 181번지의 슈바이처 정동의료센터는 서울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가 운영하는 단체. 주 원장 등 의사 신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됐다. 센터는 80년대부터 중계동 판자촌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쳐 왔다. 센터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중계동 대신 거여동에 새 둥지를 튼 것은 지난해 1월. 주 원장은 기존 중계동센터 팀에 새로 합류했다. 이미 나이 80살을 넘겼지만 사회의 어두운 곳에 방치돼 있는 이들을 돌보고 싶었다. “젊었을 때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뛰어다니며 일했지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의사 생활 60년이 다 됐더라고요. 이젠 병원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가 아픔을 덜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했습니다.” 주 원장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료를 한다. 센터를 찾는 환자는 많게는 하루 20여명. 벌써 2000여명 가까이 주 원장의 손을 거쳤다. 진료 뒤 귀가할 때면 녹초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일주일 동안 그를 기다리는 181번지 주민들을 생각하면 하루도 거를 수 없다. 환자들은 주로 70을 넘긴 고령자들이다. 매일 새벽에 모은 빈 병을 팔아 연명하는 독거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주 원장은 비싼 치료제는 손수 지갑을 털어 마련하고 있으며 거동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왕진진료를 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이 음료수 등을 감사의 뜻으로 가져오곤 한다. 하지만 선물을 일절 받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주 원장은 “300원짜리 요구르트 한 병도 이들에게는 하루 수입의 10분의1”이라면서 “무엇이든 사례로 가져오면 센터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사례는 한푼도 받지 않아”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센터에서 완전한 치료를 할 수 없다는 것. 주 원장은 “얼마 전 무릎과 허리 치료를 받던 60대 주부가 안 왔기에 알아봤더니 간 질환으로 1주일 사이에 세상을 떴다고 하더라.”면서 “센터에서는 제한적인 치료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게 못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주 원장은 국내 정형외과 학계의 대원로. 지난 44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64년까지 연세대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들을 길러냈다. 또 대한정형외과학회장과 국제정형외과 및 위생학회 한국지회장도 지냈다. 봉사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80년대부터 한국재활재단 이사를 지내는 등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힘써 왔다. 주 원장의 목표는 181번지 주민들의 마음의 병까지 돌보는 것. 주민의 상당수는 자포자기한 채 술을 위안 삼아 살아가고 있다. 그는 “물질뿐 아니라 행동과 말, 표정 등으로 다른 이들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게 봉사”라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을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예수를 닮은 삶을 살았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儒林(244)-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44)-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공자의 말은 이 무렵 공자의 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 최적의 비유였지만 이를 통해 공자가 가지고 있는 결벽증(潔癖症)까지 느끼게 한다. 공자는 오늘날로 보면 강박의 신경증에 걸린 사람처럼 보인다. 이는 논어의 ‘향당(鄕黨)’편에 나오는 공자의 생활습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옷을 입는 습성뿐 아니라 지나치게 건강과 위생에 신경 쓰는 까다로운 식성은 예를 숭상하는 공자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일종의 노이로제 증상과 닮아 있다. “재계를 하실 때는 식사를 다르게 하셨고, 거소도 반드시 옮기어 앉으셨다. 밥은 고운 쌀일수록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얇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밥은 쉬어서 맛이 변한 것과 생선이 상한 것이나 고기가 썩은 것은 잡숫지 않으셨다. 빛깔이 나빠도 잡숫지 않으셨고, 냄새가 나빠도 드시지 않으셨다. 알맞게 익지 않은 것도 잡숫지 않으셨고, 제철 음식이 아닌 것도 잡숫지 않으셨다. 반듯하게 썰지 않은 것도 잡숫지 않으셨고, 간이 맞지 않은 것도 드시지 않으셨다. 고기는 비록 많이 드셨으나 밥 기운을 누를 정도로 많이 들지는 않으셨다. 술만은 일정한 양 없이 드셨으나 난잡하게 취하는 일은 없으셨다. 받아온 술이나 육포는 드시지 않으셨다. 생강을 물리치시는 일은 없으셨으나 많이 드시지는 않으셨다. 나라의 제사에 참여하고 받아온 고기는 하루를 묵히지 않으셨다. 집안 제사에 쓰고 남은 음식은 사흘을 넘기지 않으셨고 사흘이 넘으면 잡숫지 않으셨다. 식사를 할 때에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비록 거친 밥이나 야채국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드시기 전에 조금 양을 떼어 ‘고수레’를 하셨는데, 반드시 엄숙하고 공경스러운 태도로 하셨다.” 공자의 이런 까다로운 식성은 다른 성인들인 석가, 예수와 전혀 정반대의 모습이다. 석가는 제자들에게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 육식을 철저히 금하라는 계명을 내리는 한편 자신은 탁발(托鉢)하여 걸식하였다. 이는 식욕의 욕망을 성욕과 수면욕과 같은 인간이 지닌 3대욕망 중의 하나로 보고 철저히 이를 절제함으로써 올바른 구도의 길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이는 예수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는 제자들과 밀 이삭을 잘라서 손을 씻지도 않고 먹었을 뿐 아니라 직접 잡은 생선을 불에 구워서 제자들과 나누어 먹고 자신이 먹던 빵을 떼어서 나누어 주는 비위생적인(?) 식성을 보여주고 심지어 프란치스코 성인은 식탐(食貪)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먹는 음식에 모래를 집어넣음으로써 맛의 욕망을 초월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나 불교에 있어 단식은 영성을 풍요하게 하는 수행의 중요한 방법인데, 유독 공자만은 까다로운 편식의 습성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의 이러한 까다로운 생활태도는 아내 올관씨와 원만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던 근본 원인이었을 것이다. 역시 단궁편에 ‘백어(伯魚:공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1년이 넘도록 계속 곡을 하였다. 공자가 그것을 듣고 너무 심하다고 나무라자 백어는 그 말을 듣고 그만두었다.’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옛날부터 부모의 상은 3년이지만 이혼한 어머니는 1년만 복상하면 되었다. 공자는 아들 백어가 이혼한 어머니상을 1년이 넘도록 계속 지키려 했기 때문에 공자가 ‘너무 심하다.’고 만류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공자의 이혼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자의 결벽증은 비단 옷이나 음식, 생활습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위나라에 머물러 있을 무렵에는 공자의 강박증이 더욱 예민하게 나타나는데, 그 내용을 보면 흥미로울 정도인 것이다.
  • [단신]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쇼팽의 12개의 피아노 연습곡 작품 25번, 리스트의 6개의 파가니니 대연습곡을 담은 음반을 내놓았다. 연주장면과 연주법 설명이 곁들여진 영상 DVD도 함께 실려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자료로도 적합하다.27일에는 부산문화회관 리사이틀홀에서 연주회도 가질 예정. 유니버설뮤직. ●LG아트센터에서 5개월째 장기공연 중인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가 내년 1월23일까지 연장공연된다. 연장공연 기간동안 LG카드와 현대카드로 입장권을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평일 전석 30%, 주말 전석 20%를 할인하는 특별 행사도 실시한다. 공연시각 평일 오후 8시(월요일 쉼, 수요일 3·8시), 토요일 3·8시, 일ㆍ공휴일 2·7시.4만∼12만원.(02)2005-0114. ●가야금으로 부르는 캐럴을 들을 수 있는 이색공연 ‘얼쑤 크리스마스 2004’가 2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마련된다. 사단법인 예가회가 주최하는 공연으로, 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한현, 염불, 타령, 군악’ 등 전통곡을 비롯해 ‘예수탄생’‘할렐루야 찬양하세’ 등을 가야금 병창으로 감상하는 퓨전무대다.(02)586-0577.
  • 이철우 “나는 요나였다”

    이철우 “나는 요나였다”

    “나의 감옥생활은 요나가 들어가 있던 거대한 물고기의 뱃속 같은 독방이었다.”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13일 자신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조찬 촛불기도회에서 현 상황을 빗댄 말이다. 자신의 과거 행적을 놓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야 공방과 관련해 구약성서의 ‘하나님에 뜻에 반했으나 결국 뜻에 따른 인물인 요나’로 표현했다. 요나는 죄악으로 가득찬 니느웨란 곳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을 예언하라는 명령에 반대하고 다르싯으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 제물로 바쳐진 후 사흘 밤낮을 물고기 뱃속에서 보내다가 구원기도 끝에 땅으로 다시 내뱉어져 니느웨 왕과 주민들을 회개시킨다는 성서의 인물이다. 이 의원은 “독재정권, 부패한 정권에 맞서 싸워 불태운 젊음은 지금도 정당하다.”면서 “그러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이런 저런 편향되고 잘못된 길을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나는 바뀌었는데 전혀 바뀌지 않은 사람들이 내가 바뀌고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제 사람들이 나의 색깔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의 색깔은 예수님의 색깔을 닮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儒林(242)-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42)-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그것은 염경도 마찬가지였다. 스승이 자신을 문병하러 온다는 사실을 듣고 자칫하면 병이 스승에게 옮길 수도 있었으므로 염경은 문을 굳게 닫고 스승을 뵈지 않으려 하였다. 공자가 두드렸으나 염경은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아니하였다. 하는 수 없이 공자는 창문을 통해 제자에게 손을 내밀어 보라고 간곡히 부탁한 다음 마침내 염경이 내밀자 손을 잡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이럴 수가 없는데. 아아, 운명이로구나. 이런 사람에게 이런 병이 나타나다니, 이런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흥미로운 것은 공자가 석가, 예수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인이면서도 나병을 깨끗하게 낫게 하는 기적을 보여 주었던 예수나, 역시 수많은 기적을 행하였던 석가와는 달리 일생을 통하여 단 한번도 기적을 보여준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주님은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나병환자의 간청을 예수는 그의 몸에 손을 대며 ‘그렇게 해주마. 깨끗하게 되어라.’하고 말하자 대뜸 나병이 나았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는데 공자는 사랑하는 제자의 손을 잡고도 그의 병을 고쳐주지 못한다. 고쳐주지 못할 뿐 아니라 제자의 병을 운명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자가 예수나 석가처럼 깨달은 자로서 종교를 창시한 교주가 아니라 철인(哲人)임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중요한 장면인 것이다. 이 무렵 공자는 또 다른 불행을 맞게 된다. 하나씩 둘씩 제자들이 독립하여 떨어져 나가는가 하면 또 다른 제자는 나병과 같은 질병에 걸려 죽어가는 한편 뜻밖에도 고향에서 비보가 날아 온 것이었다. 그것은 공자의 아내 올관(兀官)씨가 죽었다는 부고였다. 공자의 생애를 통해 그 어느 곳에도 공자의 아내 올관씨에 관한 기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공자가 열아홉 살 때 올관씨와 결혼하여 다음해에 외아들 공리(孔鯉)를 낳았다는 짤막한 기록만 남아 있는데, 공자와 아내와의 사이는 원만치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학문에 정진하고 13년 동안이나 천하를 주유했던 공자로서는 따라서 가정을 제대로 돌볼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인과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하면 불손해지고 멀리하면 원한을 품는다.’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여성관을 가졌던 공자였으므로 아내를 하나의 인격체로 곁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공자가 외아들 공리를 각별히 사랑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처럼 아내 올관씨에 관한 기록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공자가 올관씨와 일찌감치 이혼하여 헤어진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외아들 공리도 부인과 이혼을 했었는데 이는 아마도 아버지 공자의 영향을 받은 탓일 것이다. 공자가 이혼했음이 틀림이 없다는 주장은 예기(禮記) 단궁(檀弓) 편에 공자의 증손자 자상(子上)이 아버지와 헤어진 어머니가 죽었을 때 상복을 입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자상의 아버지인 공급(孔伋), 즉 자사(子思)에게 ‘당신의 아버지는 출모(出母)의 상을 당했을 때 상복을 입었었습니까.’하고 물었던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공급에게 ‘당신의 아버지’인 공자의 아들인 공리가 어머니가 죽자 상복을 입었느냐고 물었던 것은 공자의 아내인 올관씨가 죽었을 무렵에는 이미 공자와 부부로서의 인연이 끊어져 상복을 입을 필요가 없음을 암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공자의 아내 올관씨는 공자가 위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인 공자의 나이 67세 때 별세하고 만다. 이로서 공자는 하루아침에 상처를 한 홀아비의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나의 생명 이야기/황우석·최재천 글

    나의 생명 이야기/황우석·최재천 글

    절묘한 만남이다.21세기의 핵심코드로 부족함이 없는 ‘생명’의 끈을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잡고 있는 세 사람, 황우석과 최재천, 그리고 김병종. 비록 책이라는, 출판사가 깔아준 멍석 위의 만남이지만 쉰하나 동갑내기인 이들의 생명을 향한 ‘의기투합’은 몰가치성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시선을 단숨에 낚아채고도 남음이 있다. ‘나의 생명 이야기’(황우석·최재천 글, 김병종 그림, 효형출판 펴냄)는 김병종의 머리말처럼 생명을 주제로 만난 두 과학자와 한 예술가의 삼인행(三人行)이다. 두 과학자의 자전적 에세이에 한 예술가는 색깔과 향기를 입혔다. 세 사람이 누구인가. 황우석은 21세기의 과학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로 생명복제의 신기원을 열어가고 있는 생명공학자요, 최재천은 동물과 곤충의 행동 연구를 통해 인간 삶, 나아가 생명의 과학적 진리를 찾아나선 동물학자다. 김병종은 대표적 한국화가로서 ‘바보예수’‘생명의 노래’ 연작을 통해 생명의 끈을 끈질기게 붙들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학교’란 한 직장에서 오랜 세월 지내온 인연으로 맞닿아 있으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생명’이라는 주제를 화두로 삼고 있지만, 그 무게와 울림은 사뭇 다르다. 황우석과 최재천, 두 과학자는 각자의 전문영역에서 연구에 매달리면서도 짬짬이 생명의 소중함을 담은 글을 써왔다. 배아 복제, 흔히 말하는 ‘생명복제’와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출발하는 동물행동학은 어쩔 수 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지만 이 책에서 두 사람의 글을 읽다 보면 결국 ‘인간의 아름다운 삶’이라는 귀일점에서 만남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접점엔 사람·동물·식물이 화합하는 김병종의 그림이 가세하며 생명성을 완결시킨다. 세 사람에게 생명이란 무엇인가. ‘내게 생명이란 우리집에서 키우던 소의 순한 눈망울, 봄이면 샛노란 솜털이 개나리보다 탐스럽던 병아리, 암탉이 막 낳은 따뜻한 달걀, 그런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던 내 부모형제와 이웃들…. 생명은 그런 것이다.’ 황우석의 생명 인식은 이처럼 소박하면서 귀소본능적이다. 어렸을 적 농촌에서 소와 함께 들판을 쏘다니며 풀을 뜯겼던 그는 소와 평생을 함께하겠노라고 결심했다. 소가 친구처럼 가깝고 좋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새끼 많이 낳는 소, 튼튼하고 잘 자라는 소를 연구해서 우리 가족과 이웃들의 삶을 기름지게 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그의 소망은 훗날 송아지 ‘영롱이’ 복제와 인간 줄기세포 복제로 귀중한 열매를 맺으면서 인간 삶의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천의 ‘생명’에 대한 출발점 역시 귀소본능적이다. 그는 어렸을 적 강릉 할아버지 댁에서 자라며 삼촌들과 논병아리를 잡으러 다녔던 강릉으로의 귀소본능 때문에 잠을 설친 밤이 셀 수 없다고 했다. 황 교수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주제로 한 눈부신 연구의 바탕엔 역시 귀소본능이 깔려 있던 것. 2지망으로 서울대 동물학과에 입학했던 그는 “뒷걸음치다 빠진 생물학 안에 내가 꿈꾸던 삶이 있다는 걸 발견한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는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고 했다. 수많은 동물을 연구하는 과정은 결국 동물속에서 인간을, 인간속에서 동물을 엿보는 것임을 그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다. 또한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환경 및 생태 문제에 천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21세기의 새로운 인류상인 ‘공생인(共生人)’으로 귀결됨을 강조하고 있다. 김병종 교수는 1990년대까지 ‘바보예수’ 연작을 발표하며 ‘종교적 희생’을 바탕으로 한 생명사상을 붙들어 왔다. 그리고 80년대 말 작업실에서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 생명에 새로 눈을 뜬다. 그는 이번 책에 생명의 메시지가 강한 그의 작품들을 녹여 넣으면서 때로는 어릴 적 일기 같은, 때로는 ‘생명에 대한 단상’같은 짧은 해설을 붙였다. ‘낙락장송의 숲에 엎드린 아이는 내 유년의 모습이다. 어린 시절 서늘한 소나무 숲에서 한나절을 보내곤 했다. 그 숲에 가고 싶다.’‘숲에서’(1992)란 이 작품속의 소나무 숲에 엎드린 아이는 모양도, 색깔도 소나무와 같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 속에 찾아야 할 대상처럼 나무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 아이는 김병종인 동시에, 어릴 적 황우석, 그리고 최재천이다.1만 1000원. ■ 황우석·최재천·김병종 세 사람의 특별한 인연 황우석과 최재천, 김병종은 한 직장에 적을 둔 동갑내기인 데다 모두 ‘생명’이란 테마를 연구와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다. 이 정도 인연이면 서로에 대한 생각도 각별할 터. 김병종은 ‘우레와 같은 명성에도 조금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초지일관 연구에 매진하는 황교수를 볼 때면 새삼 그가 아사(我師)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논어의 ‘삼인행(三人行)이면 필유아사(必有我師)’의 바로 그 ‘아사’다. 즉 셋이 길을 가면 그중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는데 황교수가 바로 그다. 최재천에 대해선 ‘화가의 눈과 음악가의 귀를 가진 과학자’로 표현한다. 황우석 교수는 김병종에 대해 ‘칼을 잡고 피를 보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마음이 메말라오는 것을 느끼는 때가 있는데, 이럴 때면 내 친구 김 화백의 ‘생명의 노래’를 듣고 그 온기로 조그마한 생명의 열매를 맺고 싶다.’고 했다. 최재천 교수는 ‘황우석 선생의 삶을 상징하는 것이 소라면 내 삶에는 대관령이 있다.’며 ‘스스로 감자바우 촌놈이란 걸 은근한 자랑으로 흔들며 살아왔는데, 진짜 촌놈 황우석 선생과 나란히 글을 쓰려니 나는 그저 촌놈이고 싶어 안달하는 얼치기 촌놈’이라고 존경심을 담은 동질감을 표시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儒林(238)-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38)-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이처럼 10년 사이에 뛰어난 외교활동으로 다섯 나라의 정국을 임의로 조종하였을 뿐 아니라 사기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올 만큼 거부가 된 자공은 따라서 당대에는 오히려 스승 공자보다 더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논어에는 권신들이 공자보다 자공이 더 현명하고 빼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고 있는데, 그 내용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숙손무숙(叔孫武叔)이 어느 날 조정에서 한 대부에게 말하였다. ‘자공이 공자보다 더 현명하다.’ 이 말을 들은 자복경백(子服景伯)이 자공에게 전하자 자공이 대답하였다. ‘궁궐의 담에 비유하자면 나의 담은 어깨정도의 높이여서 담 너머로 궁궐속의 훌륭함을 엿볼 수 있으나 선생님의 담은 여러 길의 높이라 정식으로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궁궐과 종묘의 아름다움이나 여러 관저의 화려함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문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따라서 숙손무숙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논어의 자장(子張)편에는 또 다른 이야기도 실려 있다. “진자금(陳子禽)이 자공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겸손해서 그렇지 공자가 어찌 당신보다 더 현명하겠습니까.’ 이에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는 말 한 마디로 지혜롭다고도 하고, 또 말 한 마디로 무지하다고도 하는지라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되지요. 선생님에게 우리가 미칠 수 없는 것은 마치 하늘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갈 수 없음과 같소. 선생님께서 일단 나라를 맡아 다스리기만 한다면 이른바 백성들을 세워주어 곧 그들이 자립케 하고, 백성들을 인도하여 곧 그대로 행하게 되고, 백성들을 편안케 해주어 곧 모두가 따르게 하고, 백성들을 고무시켜 곧 모두가 평화롭게 될 것이오. 선생님께서는 살아계시면 영광을 받으시고, 돌아가신 후에는 애도(哀悼)를 받으실 것이니, 어찌 그런 분에게 내가 감히 미칠 수가 있겠소.’” 그러나 권신들은 여전히 공자에 대한 비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공자에 대한 비방을 제자인 자공이 훨씬 현명하다는 반어법으로 교묘하게 구사하곤 했는데, 이는 일종의 이간질이었다. 무릇 평화는 이간에서부터 깨어지는 법. 이는 예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성경에 보면 수많은 율법학자들이 예수의 마음을 떠보고 있다.40일간의 단식 끝에 광야에서 받은 악마의 유혹도 결국은 하느님과 예수와의 이간질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무릇 사람들의 칭찬은 대부분 이간질을 부추기는 달콤한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것. 이 유혹에 넘어간다면 허영심은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믿음과 사랑은 깨어지는 것이다. 이간질의 최대효과는 비교법으로, 비교법은 인간의 우월감을 자극하는 최고의 미끼인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라고 선언하였던 것은 위선을 통타하는 만고의 진리인 것이다. 따라서 그 무렵의 권력자들은 공자를 깎아내리기 위해서 자공의 재능을 칭찬하였으며 자신들의 속물근성을 항상 질타하고 있는 불편한 존재인 공자를 죽이기 위해서 달콤한 칭찬을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편한 존재.’ 인류의 스승인 예수와 공자 그리고 석가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에게는 불편한 존재이며 ‘반대 받는 표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이 지닌 권력욕과 명예욕과 육욕의 속성 반대편에 서서 영원의 진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나를 존경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에게는 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히틀러와 같은 전체주의자다.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힘으로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한다. 그러나 전체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엄밀히 말해 진정한 힘은 아니다.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힘을 ‘권위주의’라고 이름한다. 권위주의는 마땅히 청산되어야 옳다. 역사를 살펴 보라.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얼마나 많은 체제가 스러져 갔는지. 나사렛의 예수는 김두한 같은 주먹도 없었다. 빌 게이츠와 같은 돈도 없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12제자의 스승이 되었으며, 왕자로 태어나 부귀와 영화를 내던져버린 석가모니는 또 어떻게 수많은 무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까. 그들에게는 분명 무엇인가가 있었다. 인격으로 사람을 감화시키는 힘, 차분하게 인간의 심성에 호소해 설득을 이끌어내는 힘, 역사상의 종교적 지도자들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히틀러와 같은 자들이 가지고 있는 ‘딱딱한 힘’이 아니라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부드러운 힘’이었다. 나폴레옹이 ‘딱딱함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간디는 ‘부드러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은 분명 타인으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실력만으로는 진정한 존경을 이끌어낼 수 없다. 따뜻한 인간성이 결여된 실력은 권위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우애스러운 사람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성과 도덕성은 훌륭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교사를 생각해보라. 학식과 실력은 인간성과 도덕성의 도움이 없이는 진정한 권위를 가질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동시에 가져야 마땅하다. 부드러움만 있으면 유약하고 딱딱함만 있으면 거칠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딱딱함과 부드러움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움이 반드시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다. 똑똑 떨어지는 물 한 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 법이다.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주인공 패치 아담스는 의사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다. 권위주의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의 차림새는 영락없는 광대다. 그가 의사로서 가진 유일하지만 특별한 무기는 바로 웃음이다. 아담스는 자신의 웃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영화는 패치 아담스를 통해 병원은 근엄한 의사들의 숙소가 아니라 환자들의 것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그 배경에는 의사들의 권위주의에 대한 신랄한 조롱과 풍자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패치 아담스에게 유머라고 하는 부드러움만 있고, 의사로서의 실력과 학식이라는 딱딱함이 결여되어 있다면 우리는 패치 아담스를 진정한 의사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뼈가 있고 살이 있다.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존재한다. 실력과 인간성,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겸비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인간의 진정한 권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토요일 아침에] 기독교 NGO의 미래/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최근 기독교 NGO 출발은 때늦은 감이 있다.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지금쯤은 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해 오해도 많고 변명도 많다. 어느 종교치고 교리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이 겹치는 부분이 없겠는가. 교리적인 부분에만 치중한다면 세상을 외면한 도피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사회적인 면에만 치중한다 해도 정치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교회의 참 모습은 바다 위에 떠있는 배와 같다. 배가 교회라면 바다는 세상과 같다. 아무리 큰 폭풍이 오고 파도가 거세게 쳐도 배는 바다 위에서 항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하며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세상의 방법이나 법칙이 교회를 지배하게 하면 침몰하게 된다. 바다의 물이 배 안에 들어오지 않게 하면서 끊임없이 물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구원선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NGO의 모습이다. 진정한 기독교 NGO를 하려면 첫째, 동기나 행위가 순수해야 한다. 집단의 힘을 믿거나 물리적인 힘을 의지해서 여론을 만들려는 유혹을 단호히 거절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정치적인 사안이라 할지라도 정치적인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 NGO의 목적은 예수님의 정신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원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신뢰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말씀의 원칙과 방법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필요하다.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여론의 향방에 의해 의사를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해서 원칙을 지키며 순교를 각오하면서 화해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고집과 믿음은 다르고 겸손과 아부는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기독교 NGO는 이 사회의 기준과 방향을 세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어떤 혜택과 이익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나 빈손이어야 하고 가난한 마음이 되어서 살면 부끄러움이 없다. 기독교 NGO는 기싸움이나 말싸움이 아니라 자기희생이요, 헌신이다. 그것은 분노와 미움이 아니라 사랑과 긍휼이다. 그래서 어떤 이익이 생길 때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고 피할 수 없을 때 그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는 여유가 필요하다. 넷째, 비폭력이어야 한다. 폭력에는 언어의 폭력이 있고 정신적인 폭력도 있다. 진실을 말하고 사실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지 상대방에게 주먹질을 하고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쥐를 잡으려다 장독을 깨서는 안 되며 빈대를 잡으려고 집에 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을 고치자는 것이지 상처주자는 것이 아니고, 개혁하자는 것이지 혁명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 NGO를 보고 환영하는 사람도 있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환영인가 비판인가가 아니라 정도를 걷고 있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기독교의 존재 모습은 세상을 떠나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 복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독교 NGO에 바라는 것이 있다. 첫째, 이 세상에 거리끼거나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등대가 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빛이 어둠을 밝혀 주듯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될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둘째, 기독교 NGO는 이 세상의 소금이 되어 부패를 막고 음식에 절묘한 맛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잘못된 것을 고치고 구부러진 것을 곧게 하기를 바란다. 셋째, 기독교 NGO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이 되기를 바란다. 갑자기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눈에 보이지 않듯 변하는 것이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말말말˙˙˙

    예수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사상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범으로 잡혀 죽은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다.-김정란(51) 상지대 교수가 인터넷 언론 뉴스앤조이에 기고한 글에서 “예수는 유태의 사제들이 설정해 놓은 율법과 로마의 위정자들의 지정해 놓은 법의 울타리를 파괴한, 비유적으로 말하면 당시의 ‘빨갱이’였다.”며-
  • [농협법개정 국회공청회] 유통·미곡 30~40% 만성적자

    농협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안에서는 자체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외부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하는 개혁의 서슬(농협법 개정)이 시퍼렇다. 농협 임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지만 농민들도 한목소리로 혁신을 요구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변신은 불가피하게 됐다. 농협은 실물과 금융을 아우르는 재벌형 기업집단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말 기준 예수금 규모가 92조원이 넘고 보험영업은 국내업계 4위다. 농협을 통해 유통되는 농산물은 연간 8조원에 달한다. ●중앙회장 권한집중 조합이익 외면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통합한 이후 신용사업(은행·보험)을 중심으로 급속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경영구조는 과거 방식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현재 중앙회의 신용사업은 정책자금 등 정부·지방자치단체 의존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반 은행권보다 생산성·수익성이 낮다. 이를테면 직원 1인당 수신과 대출 규모가 신한은행은 91억원과 76억원인 반면 농협은 63억원과 50억원에 불과하다. ●지역조합 절반 예수금 500억 미만 경제사업도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사업에 배정된 자본금이 전체의 5%에 불과해 만성적인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다. 또 조합원이 선출하는 중앙회장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다 보니 조합이익 대변, 경제사업, 신용사업 등 다양한 업무에 제대로 신경쓸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지역조합의 경우, 대부분 읍·면 단위여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수금 500억원 미만 조합이 전체 1300개 조합 중 760개로 영세해 은행보다도 금리가 1∼3%포인트 높다.2002년 이후 56개 조합이 합병·퇴출되는 등 전문성 부족에 따른 경영난도 심각하다. ●전문성 부족으로 대출부실 심화 예컨대 농협 산하 산지농산물유통센터(APC)나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각각 34%와 45%가 적자로 운영되는 등 영농법인 등 다른 업체들보다 사정이 열악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협법 개정방향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중앙회·지역조합의 지배구조 개선이 골자다. 핵심은 민간경쟁 시스템의 도입과 슬림화다. 정부는 2006년까지 지역조합 수를 현재의 1300개에서 900개로, 장기적으로는 500개 수준으로 감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회의 경우 회장 중심의 중앙집중식 지배구조를 혁신해 회장을 비상임으로 전환하고 사외이사 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신용·경제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계열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조합은 일정규모 이상 조합에 상임이사 도입을 의무화하고 상임조합장 연임을 2회로 제한하기로 했다.1구역 1지역조합 원칙을 시·군 내에서 폐지해 자체 경쟁 및 일반 은행과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레이건 前대통령 딸 페티 회고록 ‘롱 굿바이’ 출간

    |샌타모니카(미 캘리포니아주) 연합|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이자 작가인 페티 데이비스(52)가 아버지의 말년 투병생활과 부녀간의 사랑을 추억하는 회고록 ‘롱 굿바이(Long Goodbye)’를 출간했다. 지난 16일 출간, 전국 대형서점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이 책은 말년에 10여년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했던 아버지를 지켜봐야 했던 딸의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한때 플레이보이 잡지에 누드모델로 나오고 마약에 빠져 자살소동을 벌였는가 하면 반전데모에 앞장섰던 ‘망나니 딸’ 페티는 “이제 이 모든 일을 후회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1994년 레이건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고 발표했을 때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던 그녀는 다음해부터 ‘롱 굿바이’의 집필을 시작했다. 책 제목은 어머니 낸시 여사가 사랑하는 사람의 온갖 기억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 하는 가족에게 이 병이 미치는 영향을 표현한 말에서 따왔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레이건 일가의 생생한 일화들로 가득 찬 이 책에서 데이비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그린 예수의 초상화를 본 뒤 “예수와 결혼하겠다.”는 자신에게 “예수님이 지상에 오시면 너무 스케줄이 바빠 결혼하러 돌아다닐 시간은커녕 함께 저녁 먹으러 나갈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데이비스는 “아버지는 그렇게 자상한 사람이어서 보수파 공화당 정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아버지를 좋아했다.”며 지난 6월 아버지 사망 후 전국민이 보내준 엄청난 애도에 가족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 [종교플러스] 사립학교법 개정안 반대운동 전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예장통합ㆍ총회장 김태범 목사)은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 반대운동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예장통합은 최근 총회장 명의로 전국 교회에 ‘사립학교법 개정 저지를 위한 기도 요청서’라는 제목의 서신을 보내 사립학교법 개정안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예장통합은 서신에서 “사립학교법개정안은 법인 이사회의 권한을 무력화함으로써 기독교학교 건학 정신을 훼손, 학원선교를 통한 복음선교에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예장통합은 교단 산하 23개 중ㆍ고등학교장에게도 “총회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반대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 儒林(230)-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30)-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자로의 현실적 타협안은 얼핏 보면 현명한 것 같지만 실은 교묘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부정과 타락과 부패는 이런 타협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정치가는 자신의 통치술이 오직 국민을 위한 정도(正道)에 충실하면 그만인 것이다. 여론은 인기에 불과한 하나의 유행인 것. 이는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예술가는 그가 창조하는 작품이, 그림이, 음악이 좋은 씨앗의 역할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것이 좋은 열매를 맺고 못 맺음은 작가의 몫이 아닌 것이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씨앗의 수확까지 책임지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탐욕이며 여론을 조작하는 독재인 것이다. 그것이 누구이든 정치가든 기업이든 예술가이든 그들이 목표로 해야 할 일은 가라지가 아닌 좋은 씨앗을 뿌리는 일인 것이다. 궁극적으로 말해 좋은 씨앗을 뿌리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게 되어 있으며, 마찬가지로 좋은 도를 행하면 반드시 그 결과는 좋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만약 공자가 자공의 말처럼 도를 낮추어 현실과 타협하였더라면 공자는 천하를 제패하는 재상은 되었을지는 모르나 2500년 동안 내려오는 동양사상의 정수인 유가사상을 탄생시키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말하였던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것에 비할 수 있다.’라는 비유와 공자가 자로에게 말하였던 ‘훌륭한 농부는 씨를 잘 뿌릴 줄은 아나 반드시 수확을 잘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라는 비유는 결국 같은 하나의 진리인 것이다. 두 제자에게 실망한 공자는 마지막으로 안회를 불러들인다. 그리고 두 제자에게 했던 질문을 여전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던진다. “시경에 보면 ‘외뿔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니거늘 어째서 광야를 헤매고 있는가.’하고 읊고 있다. 그렇다면 나의 도가 그릇된 것일까. 우리가 어찌하여 그런 지경에 빠졌는가.” 이에 안회는 대답한다. “선생님의 도가 지극히 위대하기 때문에 세상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생님은 그 도를 계속 밀고 나가셔야 합니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받아들이지 않는 다음에야 참된 군자가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도가 닦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의 결함이요, 도가 이미 크게 닦여졌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들의 치욕일 뿐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십시오. 받아들여지지 않은 다음에야 참된 군자가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안회의 대답을 들은 공자의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사기는 그 모습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처음으로 공자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공자는 어째서 처음으로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을까. 안회의 대답이 자신의 비위를 맞춘 위로의 말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아니라 안회의 대답이 옳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회의 말이 단지 옳았기 때문에 미소를 떠올린 것일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이다. 공자는 그토록 곤경에 있으면서도 올바른 분별력과 올바른 지혜를 갖춘 안회가 평소의 가르침과 일치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겼기 때문에 미소를 띠어 올렸을 것이다. 안회가 공자의 으뜸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안회가 스승을 ‘있는 모습 그대로의 공자’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마치 석가가 자신의 수제자로 초라하고 어리석은 가섭(迦葉)을 지정하였듯이. 일찍이 석가가 영산(靈山)에서 제자들과 함께 있을 때였다. 그때 허공에서 연꽃이 떨어져 내리자 석가는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집어 들어 제자들에게 이를 보였다. 제자들이 모두 그 뜻을 몰라 침묵하고 있었는데, 오직 가섭만이 얼굴을 환하게 펴서 미소를 지었던 것이다. 염화미소(拈華微笑)란 말은 여기에서 나온 것. 석가의 마음을 가섭의 마음이 순간 꿰뚫어 보았던 것이다.
  • 지역농협 400개 줄인다

    전국의 농업협동조합 수를 2006년까지 900개 수준으로 30%가량 감축하고, 장기적으로 지금의 절반 이하인 500여개로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최고 8.5%인 농협 신용대출 금리를 예금은행 평균인 5%대로 끌어내리는 것도 정책목표로 설정됐다. 농림부는 24일 농협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현재 1300여개인 지역조합 수를 2006년까지 900여개로 줄이기로 했다. 농림부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중앙회·지역조합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농협 구조조정이 이런저런 걸림돌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는 농업과 농촌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예수금 500억원 미만인 지역조합(전체의 70%)에 대해 합병 등을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순자본비율을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2%에서 내년에는 3%,2006년에는 4%로 확대해 한계조합의 퇴출을 촉진하기로 했다. 설립허가 자본금의 규모도 현행 2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무자격 조합원을 끌어들여 외형규모를 부풀리는 조합도 기본적으로 합병 또는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 현재 통상 면(面) 단위로 1개 조합밖에는 영업하지 못하는 ‘1구역 1조합’ 원칙도 없애 조합의 영업범위를 군(郡) 단위로 확대, 여러 조합들이 경쟁토록 함으로써 서비스의 질 향상과 대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농림부는 이와 함께 신용사업의 대출금리를 현재 최고 8.5%에서 예금은행 평균금리 수준으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지난 9월 기준 한국은행 집계 예금은행 평균대출금리는 5.74%로 농협의 상한선보다 3%포인트가량 낮다. 농민이 자금을 빌릴 때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에 내는 보증료를 농협 중앙회가 일부 분담케 해 농민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 도시지역 가계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은행들이 최근 농촌지역 대출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농협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빠르게 낮아지고 농협의 구조조정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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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 악 ■ 제주소리굿 ‘이어도사나’ 25·26일 오후7시,27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 콘서트 ■ 김연우 콘서트 26일 오후8시,27일 오후 4시·8시,28일 오후6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1588-9088. ■ 럼블피쉬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27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라이브극장 1544-1555. ■ 마야 부산 콘서트 28일 오후 3시·7시 부산 KBS홀 1588-9088. ■ 잔향 부산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 인터플레이 1544-1555. ■ 클래지콰이 콘서트 26일 오후7시 워커힐 비스타홀(02)795-4687. ■ 거미 콘서트 27일 오후7시,28일 오후5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02)540-1808. 어린이 ■ 나뭇잎 프레디 12월5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454-3041. 장난꾸러기 나뭇잎 프레디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그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 방귀대장 뿡뿡이의 초록별 대모험 27·28일 어린이공원내 돔아트홀.1566-215.EBS 인기프로그램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 무 용 ■ 하이브리드 25·26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338-6420. 툇마루무용단 출신 안무가 홍혜전의 첫 단독공연.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0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41. ■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472-4480. ■ 한국원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1-5801. ■ 이상연 피아노 독주회 26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3-9574. ■ 오데사 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30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2-0970. ■ 브람스와 말러에 의한 가곡의 밤 26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 미 술 ■ 우창훈 개인전 12월7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태초’‘카오스의 궤적’등 연체동물을 연상케 하는 초현실주의 작품. ■ 사석원 작품전 12월6일까지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특유의 해학적인 동물그림과 산 시리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점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 로버트 프랭크 사진전 내년 3월3일까지 김영섭사진화랑(02)733-6331. 스위스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작품전. 대표작 ‘미국인들’등 25점. 뮤지컬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501-7888. 배해일 연출, 박완규 김동욱 출연. 예수의 최후 7일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히트뮤지컬. ■ 모스키토 12월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12월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12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꼽추, 리처드 3세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셰익스피어 작·한태숙 연출, 안석환 장영남 출연. 권력욕에 사로잡힌 광인의 악행과 파멸. ■ 라이방 12월12일까지 마로니에극장(02)745-0308. 송민호 작·문삼화 연출, 지대한, 윤진호, 최무인 출연. 인생역전을 꿈꾸다 돈 많은 노파의 집까지 털게된 택시기사 3명의 좌충우돌 이야기. ■ 플라스틱 오렌지 12월5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3-2274. 이난영 작·윤우영 연출, 최일화 김선화 출연. 월남전 참전용사 가족의 비극.
  • 儒林(229)-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29)-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공자의 질문에 자공이 대답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너무 큽니다. 그래서 천하가 선생님의 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도를 약간 정도 낮추어 절충하지 않으십니까.” 자공의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역시 실망하여 말을 이었다. “사(賜)야, 훌륭한 농부는 씨를 잘 뿌릴 줄은 아나 반드시 수확을 잘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 또 훌륭한 공인은 물건을 기묘하게 만들 줄은 아나 반드시 사람들 맘에 드는 것만을 만든다고는 할 수가 없다. 군자는 그 도를 닦고 기강을 세우고 이것을 통제하고 정리할 수는 있어도 반드시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용납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지금 그대는 자기의 도는 닦지도 않고 받아들여지기만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사야, 너의 뜻이 원대하지 못하구나.” 똑같은 스승의 질문에 대해 자로와 자공의 대답은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무인 기질이 뛰어나고 용감한 자로의 대답은 외뿔소도 호랑이도 아니면서 거친 광야를 헤매는 것은 아예 우리 자신이 어질지 못하고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철저한 자기부정의 발로였고, 외교술에 뛰어난 자공은 일단 스승의 도가 위대함은 인정을 하면서도 어찌하여 약간 낮춰서 절충하고 타협하지 않는가 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부정은 자기반성과 전혀 다르다. 자신을 부정할 때 인간의 존엄성은 상실되고 존엄성이 상실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쓸데없이 자신을 학대하는 자학이 시작되며, 자신의 파괴가 시작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허무가 가치관을 앗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자기반성은 인간성을 회복시키나, 철저한 자기부정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로의 자기부정은 얼핏 보면 겸손해 보이지만 결국 전부 아니면 무라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는 니힐리즘이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자공의 타협안은 일부부정이다. 도의 위대함은 인정하면서도 어찌하여 그것을 약간 낮추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느냐의 외교적인 논리였던 것이다. ‘씨 뿌리는 사람’ 공자는 자신을 씨 뿌리는 사람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씨앗이 어떻게 수확되는가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분명하게 못 박고 있다. 예수도 자신을 똑같이 ‘씨 뿌리는 사람’으로 비유하고 있음이 성경 곳곳에 나오고 있는데, 이 씨앗이 좋은 땅에 떨어져 큰 수확을 맺고 못 맺음은 받아들이는 땅에 있지 씨를 뿌리는 사람에게 있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비유하고 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 먹었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싹은 곧 나왔지만 흙이 깊지 않아서 해가 뜨자 다 타버려 뿌리도 내리지 못한 채 말랐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에 떨어졌다. 가시나무들이 자라자 숨이 막혔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맺은 열매가 백배가 된 것도 있었다.” 그러고 나서 예수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예수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라고 강조했던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귀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자 역시 자로에게 ‘사야, 너의 뜻이 원대하지 못하구나.’하고 탄식하였던 것은 그토록 함께 있으면서도 공자의 말을 알아들을 귀가 없는 자로에게 실망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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