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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문명과 도시] (5) 분리장벽에 갇힌 동예루살렘

    [이슬람 문명과 도시] (5) 분리장벽에 갇힌 동예루살렘

    학술진흥재단 ‘중동 부족주의 연구’ 프로젝트의 현장조사와 지난 1월25일 팔레스타인 의회선거 국제감시단 활동을 위해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동예루살렘. 저녁 9시가 넘어서야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했다.10달러를 내고 승합차를 타려다 승객이 다 찰 때까지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50달러를 내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그러나 동예루살렘 부근에서 이 운전사는 아랍인 구역은 안전하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팔레스타인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로 갈아탔다. 다음날 아침 찾은 동예루살렘 거리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눈부신 태양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침울한 표정도, 주택과 건물들이 철거된 채 폐허로 남아 있는 것도,50년 이상된 낡은 건물들이 가득찬 거리도. 그날 저녁 팔레스타인 국제연구소(PASSIA)에 들러 식사를 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택시 요금에 대해 물었다. 예루살렘대학 무스타파 아부 스웨이 교수의 말이다.“이스라엘 택시 기사들은 요금 더 받으려고 보안문제를 항상 들먹이죠. 거기다 동예루살렘이 불안하다면서 전세계 관광객들을 서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호텔로 끌어들여요.” 실제 종교유적이 많은 동예루살렘을 보러 겨울철에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수백명 단위의 한국 관광객들도 많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인들이 운영하는 서예루살렘 호텔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의 동예루살렘 호텔들은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고, 필자가 지난해까지 이용했던 팔레스타인 호텔 두 곳은 결국 문을 닫았다. 필자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동예루살렘 옛도시 근처 ‘크리스마스’ 호텔에서 40여일 머물렀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처럼 호텔 주인 에밀 자르아위는 기독교신자다. 기독교 할당으로 이번 의회선거에서 의원으로도 당선됐다. 그러나 이 호텔 직원의 절반은 동예루살렘 근교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 한 명인 무함마드. 두 자녀를 거느린 가장인 그가 한달에 받는 월급은 500달러. 예루살렘 주변 물가가 서울 못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돈으로 한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거기다 이스라엘은 ‘노동허가증’을 받지 못한 그를 불법노동자라며 단속한다. 현장에서 체포되면 수감당한다. 여섯달 전에도 새벽 5시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호텔에 들이닥쳐 4명의 직원들을 체포, 두달 간 가뒀고 호텔 측에는 1만 30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렸다. 그러나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감옥행보다 가족의 생계다. 그래서인지 무함마드는 동예루살렘 주변지역에 둘러쳐지고 있는 분리장벽에 분통을 터뜨렸다. 분리장벽이 완성되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동예루살렘 호텔로 오는 비밀 통로가 완전히 막힌다고 했다.“당신이 내년에 이 호텔로 다시 와도 나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올해엔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가르는 분리장벽이 완성되겠죠. 그러면…. 자식들의 생계가 걱정이에요.” 이내 목이 멘 그는 황소처럼 순박한 큰 눈을 껌벅이며 곧 눈물을 쏟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감시탑과 전기 흐르는 철장까지 합해 8m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콘크리트 분리장벽은 거의 완성 단계다. 완성되면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은 오직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다. 이스라엘 허가 없이 동예루살렘에 들어와 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드나들 방법이 없을게다. 이 검문소를 통과하려면 200m나 되는 철장 미로,3중의 회전철창문, 전자감지 장치를 한사람씩 한사람씩 지나야 한다. 검문소에는 당연히 중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배치된다. 이제 동예루살렘은 서안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도시,‘고립된 섬’으로 남게 된다. 현재 동예루살렘은 막강한 화력을 가진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곳이다. 점령 직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수도라고 선언했다. 당연히 국제법상으로는 불법 점령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있는 이유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예루살렘에 사는 2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이 아닌,‘영주권’만 가지고 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 주민의 33%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예루살렘시가 이들에게 쓰는 예산은 10%에 불과하다. 그것도 채 안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동예루살렘은 상하수도 시설부터 가로등과 도로 등 모든 공공서비스가 부족하고 낡았다.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다 점령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새 건물을 짓는 것을 허가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과 호텔 등 건축물은 그 나이가 기본이 50살이다. 점령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계속 빼앗으면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영구추방하고 있다. 이번 팔레스타인 의회선거에서도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가운데 단 6100명에게만 투표를 허락했다. 그것도 5개의 우체국에서.6100명을 제외하고 투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예루살렘 도시 밖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으로 나가서 투표를 하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사람만의 도시로 생각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 주권을 협상하려 했지만,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독점권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는다. 예루살렘 분쟁의 핵심은 바로 이 대목이다. 오직 땅만 바랄 뿐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추방시키는 것이 이스라엘의 정책이다. 이 주장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까. 예루살렘에 대한 ‘선취권’을 내세운다. 기원전 10세기, 다윗과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유대성전을 건립했다는 게 전부다. 그러나 지금 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름을 보라. 이브라힘(아브라함), 무사(모세), 다우드(다윗), 술레이만(솔로몬), 유세프(요셉), 이사(예수)…….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쓸 뿐 아니라, 이 선지자들이 모두 자신들의 조상이라 말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렇다. 기원전 13세기쯤 유대교가 만들어진 이래 서기 1세기에 기독교가 나오자 이 지역 유대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7세기 중엽부터 19세기까지는 이슬람세력이 예루살렘 지역을 장악하면서, 또 수많은 유대교도와 기독교도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바꿔 말해 이는 유대교도, 기독교도, 이슬람교도들이 문화적으로는 물론, 혈연적으로도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예루살렘 역사를 공유해 왔다는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선취권을 내세워 예루살렘에 대한 독점적 주권을 내세우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홍미정 한국외대 연구교수
  • [씨줄날줄] 기부의 두얼굴/임태순 논설위원

    기부는 서구의 전통이고 문화이다. 로마시대 때 원로원 등 귀족들은 대회당이나 목욕탕 등을 건설해 시민들에게 남겼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장군 등 유공자들에게 전리품이 주어진다. 이처럼 부를 축적한 귀족들이 노후에 사재를 털어 공공시설을 지어 기부했던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부의 사회환원인 셈이다. 여기에다 국가의 안위를 위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 국방의 의무 등을 다하는 것이 이른바 ‘가진 자의 고귀한 의무’로 불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물론 기독교도 기부문화가 뿌리내리는 데 일조했다. 수입의 10%를 하나님께 바치는 십일조, 예수님이 다섯개의 보리빵과 물고기 두마리로 따르는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였다는 ‘오병이어´의 기적은 나눔과 베풂의 힘을 일깨워주는 일화이다. 반면 우리의 기부문화는 아직 인색하다. 나눔운동을 선도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한해 기부액은 5만 1000원이었다. 이는 1998년 미국의 1075달러(105만여원),96년 일본의 240달러(23만여원)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이다. 그나마 미국은 정기적인 기부자가 전체의 70%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18.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를 말해주듯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실적도 ‘개미’보다는 기업 등 ‘큰손’들에 크게 좌우된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금모으기운동, 태풍이나 홍수피해시의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의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역시 기부문화보다는 위기상황에 따른 동원체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엊그제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내역이 공개됐다. 몇백만원 등 고액기부자들은 5·31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공천을 노리고 낸 로비성 또는 대가성 후원금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업무와 연관된 상임위 의원들에게 보험성으로 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 ‘얼짱’ 농구선수 김은혜씨가 거인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는 선배농구인 김영희씨를 위해 연봉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또 정부보조금을 받는 80대 할머니는 20년간 모은 돈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증했다고 한다. 대비되는 우리 시대 기부의 두 얼굴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돈 카밀로 신부의 작은 전쟁(EBS 오후 1시50분)돈 카밀로 신부는 국내에서는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으로 잘 알려진 소설 속에 나오는 캐릭터이다.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작품. 세계 2차대전 직후 1950∼6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이탈리아 중북부 시골마을 바사에를 공간적 배경으로 한 시리즈에서 돈 카밀로 신부와 예수, 그리고 페포네 읍장이 주요 등장 인물로 나온다. 돈 카밀로 신부와 페포네 읍장은 각각 이탈리아 기독교 민주당과 공산주의 혁명 세력을 대변한다. 예수는 돈 카밀로 신부에게는 조언자이자 대화 상대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다혈질을 자랑하는 신부와 읍장은 정치적 입장과 관련해 아이들처럼 다툰다. 마을 사람들도 두 편으로 갈라져 다투기 일쑤다. 하지만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티를 내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돕는다. 이념 대립에 지친 이탈리아 상황을 반영하며 종국에는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돈 카밀로 신부와 혁명주의자이지만 따뜻한 심성을 지닌 페포네 읍장은 따뜻함과 유쾌함을 전달하며 세월이 지나도 사랑을 받고 있는 주인공들이다.‘작은 전쟁’은 6편에 달하는 시리즈 가운데 제일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합작했다. 페르난델이 돈 카밀로 신부로, 지노 체르비가 페포네 읍장으로 단짝을 이뤄 5편에 함께 나왔다.1972년 여섯 번째 시리즈 촬영에도 함께 하려 했으나 페르난델의 건강 악화로 새로운 캐스팅으로 교체됐다. 서부 영화 ‘튀니티’ 시리즈로 유명한 테렌스 힐도 1983년 돈 카밀로 신부를 연기했다.1952년작.10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도니 다코(KBS1 밤 12시30분)이 영화에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안 감독에게 동양인 최초로 감독상을 안긴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국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배우가 나온다. 제이크 질렌할(26)이다. 히스 레저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카우보이가 바로 그.‘도니 다코’는 질렌할의 출세작이며.2004년 개봉한 재난 영화 ‘투모로우’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쾡한 눈빛에 입가에 띠는 묘한 미소가 매력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포함, 지난해에만 기네스 펠트로, 앤서니 홉킨스와 함께 한 ‘프루프’와,‘자헤드-그들만의 전쟁’ 등 3편에 잇따라 출연했다.‘도니 다코’는 지구종말, 시간여행, 정신분열 등 복잡한 이야기를 고등학생의 일상과 함께 엮어내는 500만 달러 저예산 영화다.2001년작.112분.
  • 儒林(556)-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6)

    儒林(556)-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6)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6) 스스로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선언하였던 예수가 자신을 ‘심부름하는 사람’, 즉 ‘섬기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예수는 자신이 이 세상에 ‘섬기러 온 심부름꾼’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후의 만찬을 끝내고 나서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들을 씻겨 주고 허리에 둘렀던 수건으로 직접 닦아 주는 본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렇듯 인류가 낳은 3대 성인들이었던 예수와 공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경, 즉 ‘섬김’에 대해서 설법한 것은 진리란 그 이르는 방법은 달라도 결국 하나임을 드러낸 구경(究竟)인 것이다. 공자가 군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도를 가르친 경은 초기 유가에서는 공경, 외경의 뜻으로 사용되어 예(禮)의 근본을 ‘무불경(無不敬)’이라고까지 표현하였으나 주자가 살던 송대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주일무적(主一無適)’의 뜻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마음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정신통일의 방법’으로서 ‘경(敬)’이 유학자적인 몸가짐과 학문의 태도로 강조되어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후부터 경(敬)은 불가에 있어 선(禪)처럼 유가에 있어 정각도량(正覺道場)을 이루는 방편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원래 ‘거경궁리’란 용어는 ‘대학(大學)’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에서 발전되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은 ‘사서오경’으로, 그중 대학은 유교의 교의를 설명하고 대학의 도를 실현하기 위한 8가지 단계적 방법인 ‘팔조목(八條目)’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옛날에 명덕(明德:천부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히 하고, 그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지식을 지극히 하였으니,‘지식을 지극히 함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에 있다.’” 격물치지란 말은 ‘지식을 지극히 함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에 있다.(致知在格物)’에서 나온 것. ‘사물이나 현상 속에 내재하고 있는 이치를 탐구하여 나의 지식을 완전히 이룬다.’는 뜻의 ‘격물치지’에서 ‘격물(格物)’은 ‘사물에 나아간다.’는 뜻이고,‘치지(致知)’는 ‘앎을 완성한다.’는 뜻인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주자는 ‘격물’에 이르기 위해서는 ‘거경(居敬)’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치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궁리(窮理)’, 즉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야 한다.’고 구체적인 학설을 주장함으로써 신유학(neo-confucianism)을 주창하였던 것이다. 주자는 대학의 내용을 설명한 그의 저서 ‘대학장구(大學章句)’에서 격물치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격물은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고, 치지는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더욱 끝까지 이루어 궁리하는 것이다.”
  • 儒林(555)-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5)

    儒林(555)-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5)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5) 전라도의 특산물인 농선지를 보자 율곡은 생각하였다. 어째서 스승께서는 이처럼 네 겹으로 접힌 고급종이를 자신에게 내렸음일까. 이 종이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겨 있음일까. 율곡은 천천히 종이를 펼쳐보았다. 그러나 종이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넉자의 문장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居敬窮理” 그 문장을 쓴 사람은 퇴계 선생. 이미 스승의 필체에 낯이 익어 있던 율곡은 그 글씨가 다름 아닌 퇴계 선생이 직접 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순간 율곡은 그것이 퇴계 선생이 자신에게 내려준 유가의 화두임을 깨달았다. 불가에서는 스승이 제자에게 화두를 결택하여 준다. 제자는 스승이 내려준 화두를 타파함으로써 마침내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는 성불(性佛)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퇴계 선생은 먼 길을 떠나 다시는 못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율곡을 위해 공안(公案) 하나를 점지해준 것이다. 거경궁리. 물론 율곡은 그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거경궁리’는 송학의 완성자라고 일컬어지는 주자가 학문의 방법으로 주장하였던 정신통일의 수단이었다. 성리학의 요체는 한마디로 ‘거경궁리’.‘거경(居敬)’이란 문자 그대로 ‘경에 머무른다.’는 뜻이요,‘궁리(窮理)’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경에 머무른다.’는 것은 유학자에게 있어 수양론이요,‘궁리’는 유학자에 있어 지식론에 해당하는 것이다. 경(敬). 원래 공자가 주장하였던 이 도는 공경(恭敬)을 의미한다. 이는 남을 대할 때 ‘몸가짐을 공손히 하고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을 존경하는 태도’를 뜻하는 것인데, 공자는 일찍이 정나라의 대부였던 자산(子産)을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공자께서 자산을 평해 말씀하셨다. ‘그에게는 군자의 도가 네 가지가 있으니, 그 자신의 행동이 공손하였고, 윗사람을 섬김에 공경스러웠고, 백성들을 다스림에 은혜로웠고, 백성을 부림에 있어 의로웠다.(有君子之道四焉 其行已也恭 其事上也敬 其養民也惠 其使民也義)’” 자산은 정나라의 재상으로 정나라를 잘 다스린 정치가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공자의 이러한 평가에 의해서 ‘행동이 공손하고, 섬김에 있어 공경스럽고, 은혜롭고, 의로운 행동’을 경이라고 부르고 반드시 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강조하였던 것이다. 예수도 제자들 사이에서 ‘누가 제일 높으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며 다투자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 왕들은 강제로 백성을 다스린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백성들의 은인으로 행세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너희들 중에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중략)…그러나 나는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와 있다.”
  • [토요일 아침에] 카니발과 사순절/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지난 화요일까지 세계 도처에서 카니발이라는 매우 화려한 축제가 열렸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가량 계속되는 카니발 축제들 중에는 이미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된 것들도 있어 이러한 축제를 보기 위하여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도 하고, 축제 지역의 주민들은 그 축제를 위하여 일년 내내 준비하기도 한다. 삼바축제로 불리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라든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환상적인 가면 축제를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고 있노라면 한번쯤 직접 가서 보았으면 하는 강한 끌림이 생겨난다. 강렬한 삼바 리듬에 따라 노래하고 춤추는 출연자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화려한 의상이 남미 사람들의 강렬한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면, 축제 참가자의 얼굴에 그려진 화려하고 세련된 문양과 다양한 형태의 가면 그리고 전통적인 귀족 복장이 어우러진 베네치아 카니발은 유럽의 역사적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모습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제 흥겨웠고 열정적이던 축제가 끝났고, 주민들은 아마 아쉬움 속에서 내년 축제를 준비하는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카니발은 본래 그리스도교 문화에서 나온 축제의 한 형태이다.‘고기로 잔뜩 배 불린다.’는 어원적 의미를 가진 카니발은 그 축제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단식과 금육의 시기인 사순절을 더욱 뜻 깊게 지내기 위한 준비의 특성을 가진 축제로 이해된다. 사순절이란 예수의 부활 전 40일의 기간, 곧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가 겪으신 고난과 죽음에 동참하며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을 말한다. 올해의 사순절은 부활절을 거슬러 계산하여 주일을 뺀 40일 전, 곧 지난 수요일부터 시작되었고, 그 전날인 화요일에 고기의 축제인 카니발이 끝난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지금은 많이 완화되기는 하였지만 1500년 이상 이 사순절 기간 동안 단식과 금육이라는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순절 기간 동안에는 연극·무용 등의 오락 행위도 금지되었으며, 화려한 옷, 좋은 음식 등도 당연히 이러한 전통에 어긋난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들에서는 화려한 공연이라든가 카니발과 같은 축제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다. 사순절 기간 동안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행하는 단식과 금육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동참한다는 고행적·금욕적 의미 외에도 이웃사랑을 위한 자선의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표현되기도 하는 좋은 음식,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절제함으로써 인간 존재가 쾌락과 본능을 뛰어넘는 예수의 삶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작은 노력일 것이며, 나아가 고통과 죽음을 통해 송두리째 자신을 인류에게 내어놓은 예수의 사랑을 닮으려는 사랑 실천의 행위일 것이다. 단식과 금육이 단순히 고행과 금욕으로 끝난다면 그 의미가 반감된다는 말이다. 그 결과가 예수께서 보여주신 이웃사랑의 형태로 드러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은 사순절 동안 매끼 밥을 지으면서 한 줌씩의 쌀을 절식하여 따로 모았고, 사순절이 끝난 다음 그렇게 모인 쌀로 가난한 이웃을 도왔다는 아름답고 소박한 사랑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것은 내가 풍요롭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한줌의 쌀을 덜어낼 수 있는 나눔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절제한 풍성함이 내 주위의 누군가에게 필요한 나눔이 될 때 사순절의 의미는 크게 다가오지 않겠는가. 카니발의 화려함과 열정만큼이나 이웃사랑을 위한 적극적인 사랑이 표현되는 사순절의 삶이기를 다짐해 본다.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사랑은 흘러간다 열정적 사랑, 용기 없는 사랑, 파괴적 사랑 등 세 남녀가 들려주는 세 가지 빛깔의 사랑이야기. 원작은 헝가리 작가 산도르 마라이의 소설 ‘결혼의 변화’. 채승훈 연출, 남명렬 이항나 박인서 출연.334-5915. ■ 타이피스트 3∼4월30일 인켈아트홀2관. 하루의 일상에 40년의 인생을 담아내는 기발한 2인극.‘휴먼코메디’의 사다리움직연구소가 만든 신작이다. 임도완 연출, 정은영 김재구 등 출연.(02)744-0300. ■ 3월의 아트 4월30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그림 한 점 때문에 생긴 오해를 풀어가는 세 남자들의 이야기. 야스미나 레자 작, 황재헌 연출,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화목토)김석훈 오용 이성민(수금일) 출연.(02)764-8760. ■ 그린 벤치 1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자폐적인 가족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수작.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을 각색했다. 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등 출연.(02)745-0308. ■ 복어 6월11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세금도, 병역의 의무도 없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공화국’에서 생긴 일. 김태수 작·차태호 연출, 김태훈 함건수 등 출연.(02)747-5016. 미술 ■ 천경자 작품전 8일∼4월2일 사간동 갤러리 현대·두가헌 갤러리. 천 화백이 1950∼1960년대에 그린 미공개 작품 6점과 1970∼1990년대 대표작 30여점 공개. ■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요제프 보이스 전 10일∼4월 20일 갤러리 더 컬럼스. 보이스의 인물 사진이 담긴 오리지널 및 에디션 사진 70여점과 백남준의 TV 설치작품 모차르트, 첼로 등 2점. 뮤지컬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 초연 50주년을 앞두고 36명의 배우와 2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1544-1599. ■ 행진!와이키키 브라더스 3∼4월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줄거리에 대중가요, 팝을 입힌 편집뮤지컬. 이원종 연출, 이휘재 춘자 안정훈 등 출연.1588-7890.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1588-7890. ■ 빨래 4월23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좁은 달동네 골목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추민주 작·연출, 한정림 음악, 김영옥 박은영 출연.(02)762-91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어린이 ■ 큐빅스 대모험 5일까지 대학로 컬투홀. 아름다운 미래도시 버블타운에서 벌어지는 로봇 큐빅스와 아이들의 신나는 모험담.1544-1555. ■ 재크와 요술저금통 5월28일까지 명동 펑키하우스. 꿈나무가 자라는 요술 저금통을 보며 저축의 소중함을 깨닫는 재크의 이야기.1588-1089. 클래식 ■ 토스카 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국오페라단의 올 시즌 개막작.‘토스카’는 ‘라보엠’‘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 중국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 4일(오후 3시),5일(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중국의 촉망받는 지휘자 리 신차오 지휘.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서울대 교수) 등 협연. ■ 옌스 페터 마인츠 첼로 독주회 2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독일 함브르크 출신인 마인츠의 첫 한국 독주회.‘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3번과 6번 등 연주.
  • 의좋은 3형제 합동결혼식

    의좋은 3형제 합동결혼식

    바빠서 “너먼저” 하는 형에 “형님 먼저 들어가셔야죠” 長幼有序(장유유서)라는 유서깊은 질서원리에 따라 세 신랑과 그들의 신부의 이름을 읽어보자. 신랑 宋榮燮(송영섭) 군(29) 신부 劉澤蓮(유택연) 양(24) 신랑 宋顯燮(송현섭) 군(26) 신부 金景珉(김경민) 양(23) 신랑 宋顯洙(송현수) 군(23) 신부 朴京子(박경자) 양(22) 3형제의 키는 후리후리한 장신.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분간할 수 없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신랑들인데 2시5분이 되자 그중 한 신랑이『형님 빨리 들어가세요!』소리친다.『너 먼저…』정신 없는 형님이 입장순서에 자칫 혼란을 일으키려고 하자 동생이 다시 소리친다.『아니, 형님이 먼저 들어가셔야죠!』 주례 李漢溪(이한계)전도사 (성동구 중곡동 감리교회)가『첫째 신랑 입장』하자 첫째신랑이 씩씩하게 걸어들어오고 뒤를 이어 첫째 신부가 흐르는『웨딩•마치』를 따라 흘러 들어오는데, 신부의 친척되는 이가 팔에 매어달려 따라들어온다. 이어서『둘째 신랑 입장』『세째…』복잡하게 들어온다. 손님들은 와글와글 웃고 주례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나간다. 첫째 한 쌍은 석달 전 중매, 둘째•세째는 오랜 연애로 세 쌍의 신랑신부 6명이 돌아서서 손님들을 향해 선다. 맏형 榮燮군은「워커힐」등에서 일해 왔는데 곧「롯데」제과 판매부에 입사하게 되어 있고 신부 澤蓮양은 영등포우체국 교환원으로 있다가 결혼 결정과 더불어 직장을 그만 두었다. 둘째 顯燮군은 大林산업에 근무중이고, 세째 顯洙군은 韓林農園(한림농원·원장 韓太鉉)의원예사. 첫째「커플」은 3개월 전에 중매로 알게 된 사이고, 둘째와 세째는 4~5년간 熱愛(열애)을 해온 연애졸업생. 신랑 3형제와 그들의 신부들은 한결같이 홀어머니뿐. 그러니까 퍽 신통하게도 세「커플」은 편모슬하라는 점에서부터 평등한 셈. 신랑들의 어머니 朴順伊(박순이·56)씨에 의하면 원래는 첫째만 결혼시키기로 되어 있었는데, 결혼식 불과 1주일 전에 3형제 합동결혼식의 결정을 보았다. 합동결혼 결정의 주요 이유는 경비절약. 가령 3형제가 각각 결혼하려면 50만원쯤 들 경비가 동시에 식을 올리면 25만원으로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이야기. 따라서 가정의례준칙을 솔선이행하는 모범시민의 자격을 선취한 셈이기도 하다. 원래는 첫째만 하려다가, 경비절약 1주 전에 결정 뿐만 아니라 성동구중곡동 山1에 사는 宋씨 3형제는「3형제집」이라고 불릴만큼 동네에서도 우애 있기로 소문난 형제들. 그래서 동네사람들과 중곡동 감리교회(3형제는 모두 감리교 신자)에서는 합동결혼식을 종용, 권유했고 宋씨 일가는 가족회의를 열었다. 모든 집안일에 家長(가장)격으로 관여, 사실상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맏형 영섭군은 가족회의를 주재하면서 동생들과 같이 결혼하기로 결정, 그런 의도를 신부 澤蓮양에게 말해서 동의를 얻었다. 동생들의 신부, 어머니들도 쾌히 승낙, 각「커플」들은 서둘러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주례자의 식사가 끝나자 찬송가.「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합소서…」그리고 주례의 간곡한 기도를 지나서 각「커플」의 서약. 신랑은 신부에게 반지를, 신부는 신랑에게 시계를 각각 예물로 교환. 다시 기도. 공포. 교회 성가대「트리오」의 축혼가. 가족대표의 인사 史上 가장 짧은 인사.『바쁘신 중에 왕림하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쌍의 부부는 네명의 어머니가 앉아 계신 쪽을 향해 돌아서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신랑들의 어머니 朴順伊씨는「예수」의 말처럼『다 이루었다』는 안도감에 푹 젖은 표정으로 세쌍의 부부를 바라본다. 『감격스럽지요…뭐라고 말해야 할지… 아버지는 십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시골에(全北월천면) 땅좀 가지고 있다는데… 남의 빚보를 서다가 다 날리고 병이 나서…』 朴여인은 세 딸과 세 아들 6남매를 데리고 상경, 용산구이태원에 셋방을 얻었고 10년동안 자식들을 키워 시집, 장가 보내기 위해 시장에서 각종 장사를 해왔고 행상 노릇도 했다. 신랑집 두 누나와 3형제, 한울타리 안에서 살기로 세 딸은 아들 3형제의 손위 누나들인데 둘째 딸만 홧병으로 33세에 죽고 나머지 두 딸은 어머니의 집과 한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다. 즉 어머니 및 세 아들이 사는 집과 두 딸들이 사는 집이 서로 통하게 되어 있는 한울타리 안. 3형제가 각각 집은 얻어 놓았느냐고 묻자 영섭군은『아뇨, 같이 살기로 했읍니다』라고. 즉 지금 어머니와 3형제가 살고 있는 셋집에서 맏아들 내외가 살고 바로 옆에 사는 두 누나네 집의 방을 하나씩 비울 수 있으니까 두 동생들은 각각 그 방으로 들어가면 만사는 OK라는 것. 3형제 합동결혼식이 끝나자 가족사진을 3번 찍는데 3형제의 어머니 朴여인은 세번 다 들어가고, 3형제중 맏형 신랑부부가 찍을 때는 나머지 두 동생 신랑이 가족의 자격으로, 다음 둘째가 찍을 때는 다른 두 신랑이 가족의 자격으로 사진을 찍는 식이어서 복잡무쌍. 이번 결혼식에 3형제가 쓴 결혼비용은 24만원. 신혼여행은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생략. [ 선데이서울 69년 7/6 제2권 27호 통권 제41호 ]
  • 쿠바의 헤밍웨이/힐러리 헤밍웨이·칼린 브레넌 지음

    쿠바의 헤밍웨이 혹은 헤밍웨이의 쿠바. 바늘에 실 가듯,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를 이야기할 땐 으레 쿠바를 말하게 된다. 헤밍웨이는 비록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마흔 살이던 1939년 쿠바에 정착해 1960년까지 그곳을 터전삼아 생활하고 글을 썼다. 쿠바의 눈부신 바다는 그에게 문학적 영감을 안겨줬고 바다낚시는 강렬한 도전정신을 내뿜게 만들었다. 청새치를 낚아 올리며 상어와 싸운 경험과 쿠바 어민들의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 그리고 조용한 어촌 마을 코지마는 ‘노인과 바다’라는 위대한 작품을 낳게 한 핵심 동력이 됐다.1954년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밍웨이는 자신은 ‘쿠바인’으로서 이 상을 받은 것이라며 쿠바에 영광을 돌렸다. 쿠바는 그에게 진정한 고향이었던 셈이다. 헤밍웨이의 조카인 다큐멘터리 작가 힐러리 헤밍웨이와 국제헤밍웨이페스티벌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칼린 브레넌이 함께 쓴 ‘쿠바의 헤밍웨이’(황정아 옮김, 미디어2.0 펴냄)는 20세기 대표적인 소설가 헤밍웨이의 문학적 여정과 삶의 초상을 다룬다. 책은 아바나 항구에서 호텔 암보스 문도스, 산프란시스코 부두, 핀카 비히아 등 헤밍웨이의 삶의 흔적과 문학적 향기가 배어 있는 곳들을 짚어가며 그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으며 또 어떻게 그것을 작품으로 남겼는가를 살펴본다. 산프란시스코 부두에서 1마일쯤 떨어진 암보스 문도스 호텔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맨 처음 머물렀던 곳이다. 헤밍웨이는 1932년부터 1939년까지 쿠바를 방문하는 동안 이 호텔에 머물렀다. 많은 이들은 헤밍웨이가 왜 카지노로 명성을 얻은 나시오날 호텔 같은 유명 호텔을 마다하고 이 곳에 묵었는지 의아하게 여긴다. 책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헤밍웨이는 자유로운 사생활을 즐겼고 옛 아바나의 중심부에 머물고 싶어했다. 암보스 문도스가 낚싯배를 정박시킨 부두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이 도시의 붉은 타일 지붕과 예수회가 지은 오래된 성당, 아바나 항의 입구와 등대, 엘모로 요새까지 아우르는 눈부신 전망 때문에도 헤밍웨이는 이 호텔을 즐겨 찾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헤밍웨이의 자취를 좇는 여행의 정점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지낼 때 살던 핀카 비히아다.‘망루(望樓)농장’이란 뜻을 지닌 이 무어풍의 아름다운 집은 그의 세번째 부인이자 종군기자였던 마사 겔혼과 결혼생활을 한 곳이기도 한다. 이 곳엔 9000권의 책이 꽂힌 헤밍웨이의 개인도서관과 더불어 동물 머리와 피카소의 황소 판화 등 예술작품까지 그대로 벽에 걸려 있다.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었다면 카스트로는 헤밍웨이에게서 혁명의 영감을 얻었다. 쿠바의 혁명가이자 대통령인 카스트로가 유일하게 존경한 미국인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헤밍웨이일 것이다. 카스트로는 1959년 헤밍웨이의 새치 낚시대회에서 단 한번 그를 만났지만, 그 만남은 카스트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스트로는 이후 헤밍웨이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보인다. 그는 왜 그토록 헤밍웨이에 관심을 쏟았을까. 의문은 1992년 쿠바에 남아 있는 헤밍웨이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헤밍웨이 프로제트’ 발족 기념식 때 카스트로가 한 짧은 연설에서 비로소 풀린다.“그의 작품을 그저 소설이나 픽션으로 부를 수는 없습니다. 나는 헤밍웨이를 읽으면서 역사를 배웠습니다.‘무기여 잘 있거라’는 역사입니다.‘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도 역사입니다.” 쿠바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이 책이 여느 헤밍웨이 관련 책들과 좀 다른 것은 그와 가까웠던 조카 힐러리 헤밍웨이가 직접 자료를 찾고 글을 썼다는 점, 그리고 헤밍웨이 재단과 헤밍웨이 일가가 소장하고 있는 160장에 이르는 진귀한 흑백사진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세피아 톤으로 바랜 이 사진들은 텍스트에는 드러나지 않은 위대한 작가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다. 헤밍웨이와 카스트로가 헤밍웨이의 낚시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 친구 시드니 프랭클린이 지켜보는 가운데 헤밍웨이가 자신이 잡은 새치를 자랑하는 모습, 권투를 좋아한 헤밍웨이가 비미니 사람들에게 권투을 가르쳐 주는 모습, 헤밍웨이가 신성시했던 자신의 침실 창밖 케이폭나무와 책 근처에 놓아뒀던 부두 인형 등 흥미로운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동물(루시 믹클레스웨이트 글·그림, 허은미 옮김, 토마토하우스 펴냄) 처음으로 미술을 접하게 되는 유아용 그림책. 앤디 워홀, 마쓰모토 호지 등 18개 명화에 등장하는 개성 뚜렷한 동물 그림이 미술적 감식안을 키워준다. 보티첼리, 모네, 고흐 등의 그림을 통해 기본색의 개념을 일러주는 ‘색깔’이 함께 나왔다.4세까지.8000원. ●수학 너 재미있구나(그렉 탱 글, 해리 브릭스 그림, 신한샘 옮김, 달리 펴냄) 미국 하버대 출신 수학자가 쓴 어린이 수학개념서. 구구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림책처럼 대담하고 화려한 그림들에 눈이 즐겁다.7∼10세.9000원. |초등·청소년| ●재미있는 물질 이야기(박용기 글, 임근선 그림, 고래실 펴냄)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사 편지’시리즈 세번째. 딱딱한 과학적 사실들을 인물 위주로 풀어내, 흥미진진하게 호기심을 풀어준다. 바다는 왜 출렁일까, 높은 산의 바위는 무엇으로 이뤄졌을까 등 자연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초등3년 이상.8800원. ●단추와 단춧구멍(한상남 글, 김병남·신유미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한상남의 창작동화집. 단추를 미워하던 단춧구멍이 단추가 떨어져나간 뒤에야 비로소 더불어 사는 가치를 깨닫는 표제작을 비롯해 9편의 단편이 묶였다. 깨진 화분, 찌그러진 밀짚모자, 운동화 등 일상적 소재들이 정겹다. 초등생.8000원. |실용| ●신경섭, 곰같은 사나이 미국고시 3관왕 되다(신경섭 지음, 새로운사람들 펴냄)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변호사,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 시험에 차례로 합격,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법무법인 발해 대표 변호사)가 들려주는 아메리칸 드림의 겉과 속. 대학(고려대)에 입학하고 얼마후 미국으로 건너간 저자는 세탁소, 모텔, 흑인 마을의 옷가게 점원, 택시 운전 등 닥치는대로 막일을 하며 꿈을 이뤄간다. 책에는 스스로 곰이라 여기며 매사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임해 마침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저자의 체험적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9000원. ●행복한 돈 만들기(데이비드 보일 지음, 손정숙 옮김, 디오네 펴냄) 행복한 삶을 위한 대안 화폐시스템 구축 방안을 살폈다. 책은 ‘행복한’ 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테라’와 같은 화폐가치와 실물가치가 연동하는 새로운 통화를 창출하거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같은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등과 같은 대안 화폐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채소화폐, 레츠, 아워즈, 타임뱅크, 타임달러 등 다양한 지역화폐운동들이 그 지역 사회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일러준다.9800원. ●위대한 리더들 잠든 시대를 깨우다(존 어데어 지음, 이윤성 옮김, 미래의 창 펴냄) 넬슨 만델라는 참혹했던 고난을 겪으면서도 백인사회를 단 한번도 비난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십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한 재판에서 그를 기소한 페르시 유타 검사를 훗날 만나서도 이젠 모든 일들이 과거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관용의 리더십 사례다. 책은 지식형 리더(소크라테스), 봉사하는 리더(노자, 예수), 신사형 리더(워싱턴), 카리스마형 리더(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으로 나눠 리더십의 본질을 설명한다.1만 3000원.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김홍신 지음, 해냄 펴냄) ‘난향천리(蘭香千里) 인덕만리(人德萬里)’ 난향은 아무리 그윽해도 천리를 가기 어려우나 사람이 베푼 공덕은 만리 밖에서까지 칭송하고 후대에까지 기억된다는 뜻이다. 자식에겐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세상에 내보내고 부모의 삶이 자식에게 공덕이 되도록 해야 한다.1981년 ‘인간시장’으로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지혜의 한 토막이다. 책에는 이같은 삶의 경구들이 실렸다.9000원. ●위대한 선택(대니얼 카스트로 지음, 변용란 옮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만들어간다. 역사의 위인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어떤 위대한 선택을 했을까. 책은 몇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한발 물러서서 전체 그림을 보라,‘지도’에 얽매이지 말고 끊임없이 ‘지형’을 관찰하라.‘닭의 30㎝ 시야’를 버리고 ‘독수리의 3㎞ 시야’를 가져라.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꼭 보아야 할 것을 보라.‘리허설 없는’ 인생에 방향타가 될 만한 책.9500원.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 극] ■ 3월의 아트 23~4월30일 학전블루 소극장. 그림 한 점때문에 생긴 오해를 풀어가는 세 남자들의 이야기. 알 듯 모를 듯 기묘한 남자들의 우정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다. 야스미나 레자 작, 황재헌 연출,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화목토)김석훈 오용 이성민(수금일)출연.(02)764-8760. ■ 그린 벤치 23∼3월1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자폐적인 가족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수작.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을 각색했다. 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등 출연.(02)745-0308. ■ 복어 6월11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세금도, 병역의 의무도 없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공화국’에서 생긴 일. 김태수 작·차태호 연출, 김태훈 함건수 등 출연.(02)747-5016. [뮤지컬] ■ 그리스 3월2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춤과 노래로 만나는 뮤지컬의 고전.1970년대 미국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과 젊음을 재기발랄하게 그려냈다. 서울 공연에 이어 성남, 대구에서도 공연한다.(02)501-7888. ■ 벽을 뚫는 남자 28∼4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1588-7890. ■ 빨래 4월23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좁은 달동네 골목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추민주 작·연출, 한정림 음악, 김영옥 박은영 출연.(02)762-91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미 술] ■ 멈춤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천연 옷감에 보일 듯 말 듯 그림을 그리고 한지를 여러 겹 붙여 퇴색된 느낌을 표현하는 한국화가 백원선씨의 개인전.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우리 여인네들의 삶의 자락을 섬세한 가락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들은 특히 정지해 있는 말(馬)을 이미지를 차용해 ‘멈춤’ 의미를 극대화시킨다.(02)732-5491. ■ 가위바위보 2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청담동 ‘3story’. 가죽을 도화지처럼 조각 조각 내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작가 홍승수와 점토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김정호, 회화작가 이찬호씨의 공동전시다.(02)549-7767. ■ 박승범 개인전 3월3일까지 서울 서초구 갤러리 우덕. 돌의 표면을 형상화해 독특한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가 열린다. 작가는 수수하게 생긴 크고 작은 돌들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 내면, 본연의 세계, 우주의 탄생과 소멸을 그렸다. 박승범 아트 스튜디오 (031)923-3688, 갤러리 우덕 (02)3449-6071. [어린이] ■ 봄의 소리 왈츠 26일 오후3시,6시 서울열린극장 창동. 어린이를 위한 오케스트라와 발레의 만남.(02)578-7193.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무 용] ■ 한국의 명인명무전 24일까지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17년째 이어져온 전통춤과 소리 무대. 살풀이춤, 승무, 태평무 등 공연. ■ 트러스트무용단 창단 10주년 공연 25,26일 오후 6시 아르코예술극장(구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자체 제작한 신작과 유럽에서 활약중인 단원들의 작품 공연. [클래식] ■ 투란도트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토스카 3월 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국오페라단의 올 시즌 개막작.‘토스카’는 ‘라보엠’‘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 소프라노 김미화 독창회 3월6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홍난파 곡 ‘봉숭아’, 조두남 곡 ‘또 한 송이 나의 모란’ 등 한국 가곡의 밤.
  • 신화의 이미지/조지프 캠벨 지음

    20세기 최고의 신화해설가, 비교신화학자로 꼽히는 조지프 캠벨(1904∼1987). 그는 한때 뉴욕시에서 잘나가는 육상 선수였고 색소폰 주자였다. 대공황이 닥치자 그는 우드스탁의 숲속에 은거하며 재즈밴드에서 연주한 대가(對價)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캠벨의 다채로운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신화’라 할 만하다. 그 이름이 ‘신화학’과 동의어가 될 정도로 견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 캠벨. 그의 후기 저작인 ‘신화의 이미지’(1974)가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홍윤희 옮김, 살림 펴냄. “심상, 특히 꿈의 심상은 신화의 기반”임을 강조하는 캠벨의 저작이 갖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그가 다양한 세계 신화의 스펙트럼 속에서 인류의 ‘정신사적 통일성’을 발견해나갔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벨은 “현대인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신화’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삶을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그래서 현대사회는 혼란 속에 있다.”는 진단을 내린다. 이 책에는 고대 세계의 문명 교류와 관련된 흥미로운 해석들이 가득하다. 캠벨에 따르면 예수의 탄생 장면에 등장하는 나귀와 황소는 이집트 신화에서 각각 세트와 오시리스라는 원수 형제를 상징하는 동물과 연결돼 있다. 때문에 나귀와 황소는 ‘예수 안에서의 원수들간의 화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동방박사들의 모자가 페르시아의 구세주 미트라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묘사된 조각들에 대해서도 캠벨은 독특한 해석을 내린다. 기독교 사회를 위협하는 적대적 전통의 추종자들까지도 예수를 경배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기독교인들의 배려였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책에는 이밖에 성처녀의 출산, 구세주의 탄생일, 성모, 추방당한 아기, 유아 살해 등 여러 문명권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다양한 종교적 모티프들에 대한 탐색과 해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1941년 미국의 부호이자 자선사업가인 폴 멜론이 설립한 볼링겐 재단이 펴내는 볼링겐 시리즈(100권)를 마무리하는 기념비적인 저서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삶·죽음의 길서 엿 본 ‘生의 비애’

    상가(喪家)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떠난 자가 이승과 마지막으로 작별하는 그곳에서 산 자들은 자연의 섭리와 생의 비의(悲意)를 불현듯 깨닫는다. 친구의 빈소를 찾은 황동규(사진 왼쪽) 시인은 허망한 심정을 짐짓 이렇게 눙친다.‘사진은 계속 웃고 있더구나, 이 드러낸 채./그동안 지탱해준 내장 더 애먹이지 말고/예순 몇 해 같이 살아준 몸의 진 더 빼지 말고/슬쩍 내뺐구나!‘(‘참을 수 없을 만큼’중). 문인수(오른쪽) 시인은 친구 아버지의 상가에서 들은 이야기를 시로 썼다.‘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쉬!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쉬’중) 우연일까. 황동규(68)시인의 신작 시집 ‘꽃의 고요’(문학과지성사)와 문인수(61)시인의 새 시집 ‘쉬!’(문학동네)는 이처럼 죽음에 관한 단상으로 시심을 열어젖힌다. 황 시인은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2003년)이후 3년, 문 시인은 김달진문학상 수상작 ‘동강의 높은 새’(2000년)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시집에는 이순(耳順)을 넘긴 중견 시인들이 체득한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이 오롯이 담겨있다. 황 시인은 전작에서 선보였던 석가와 예수의 선문답을 이번 시집에서도 이어간다. 관념은 희석됐고, 목소리는 친근해졌다.‘…‘꽃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답했다./‘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시는가,/왁자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시는가?’(‘꽃의 고요’중) ‘‘요즘 멜 깁슨이라는 자가 만든/그대의 수난 영화가 가히 엽기적이라던데./지금껏 나는 그대가 고통보다는/환희의 존재라고 생각했지.’/불타가 입을 열자 예수가 말했다./‘이른 봄 복수초가 막 깨어나/눈 속에 첫 꽃잎 비벼 넣을 때/그건 고통일까 환희일까?’/‘막 시리겠지.’’(‘고통일까 환희일까?’전문) 시인은 “의미는 왔다가 간다. 이번 시집을 만든 지난 3년여는 ‘유마경’을 읽고가 아니라,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엮은 기간이었다.”고 책 앞머리에 적었다. ‘길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문 시인의 시는 현재진행형이다. 생의 진리를 찾아 늘 집 밖을 떠돈다.‘민박집 바람벽에 기대앉아 잠 오지 않는다./밤바다 파도 소리가 자꾸 등 떠밀기 때문이다./무너진 힘으로 이는 파도소리는/넘겨도 넘겨도 다음 페이지가 나오지 않는다./아 너라는 冊,/깜깜한 갈기의 이 무진장한 그리움.(‘바다책, 다시 채석강’전문) ‘너무 많이 돌아다녀 뒤축이 다 닳은 족적은 그동안/없는 뿌리를 앓아온 통점이거나 죄’(‘樹葬’중)라는 고백은 시인의 고된 여정을 드러낸다. 마흔에 늦깎이로 등단한 시인은 ‘늪이 늪에 젖듯이’‘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뿔’등을 펴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만평시위’ 외국계기업 ‘정조준’

    파키스탄의 ‘마호메트 만평’ 시위가 반미(反美)·반 외국계 기업 정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아부그라이브의 포로 학대 사진 추가공개 여파로 이슬람권의 반서방 정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에서는 16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5만여명이 항의 시위에 나서는 등 폭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화형식을 가졌다. 시위대는 “예언자를 모독한 자들에게 신의 저주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동부의 물탄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날 카라치에 있는 미국계 은행인 시티뱅크와 독일 지멘스 대리점은 검은 천으로 회사 로고를 가리는 등 무슬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위를 주도한 이슬람정당 연합체 통일행동포럼(UAF)이 시위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폭력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파키스탄에서는 5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보이지 않은 손’이 배후에 있다며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은 “불온세력이 시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15일 50억원대의 피해를 낳은 삼미대우의 버스터미널 방화 사건과 관련,365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 불똥이 덴마크 국가대표 축구팀에도 튀었다. 세계적인 유제품 업체인 아를라 푸드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친선경기 때까지 덴마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 부착된 자사 로고를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성인을 희화화한 만평을 게재한 신문이 폐간됐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시당국이 러시아 볼고그라드시(市) 일간지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남용한 책임을 물어 폐간 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경찰은 만평 게재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신문은 지난 9일자에 마호메트·예수·모세·부처 등 4명의 성인이 TV를 보다가 2개의 종교집단이 싸우려고 하자 “우리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거늘…”이라는 만평을 실었다. 당시 만평에서 마호메트는 흉칙한 인상으로, 예수와 모세는 부랑인 차림을, 부처는 귀를 크게 그려 비난을 받았다.안동환기자·외신종합 sunstory@seoul.co.kr
  • 3인3색 안무로 본 예수의 생애

    1973년 초연 이래 국내외 260여회 공연,60여만 관객 동원의 대기록을 세운 무용극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1970년 영국의 팀 라이스와 앤드루 웨버 콤비가 만든 록 오페라를 1973년 육완순 전 이화여대 교수가 현대무용으로 재구성한 이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17일(오후 7시),18일(오후 3시,7시) 서울 도봉구 서울열린극장 창동에서 공연될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는 국내 무용사상 최장기 공연, 최다관객 동원이라는 ‘족보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일단 눈길이 간다. 작품은 예수가 고난 당하던 마지막 며칠 동안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서막에 이어 예수의 활동상과 2000년전 시대상을 무용으로 표현한 1장, 최후의 만찬장면과 예수 체포과정 그리고 베드로의 배신을 다룬 2장,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던 상황을 그린 3장으로 이뤄져 있다. 공연시간은 100분. 이번 공연은 개성 넘치는 세 명의 안무가(김원 서병구 김성한)를 영입, 각 장의 안무를 맡겨 안정된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3인3색을 띠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예수역은 댄스시어터 까두 예술감독인 박호빈, 막달라 마리아역은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회장인 이윤경이 맡았다. 또 류석훈(유다) 박해준(헤롯왕) 황영근(빌라도)등 주목받는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음악감독은 가수 이문세가 맡아 현대적인 감각과 강렬한 비트의 곡들을 선보인다.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의 안무를 총지휘하는 육완순 예술감독은 “‘…예수 그리스도’는 현대무용이 결코 난해한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예술적이고 종교적이고 대중적이고 교육적인 작품”이라며 “특히 이번 공연은 예수를 비롯한 주요 배역진에 새로운 얼굴을 등장시켜 한층 신선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1만 5000∼2만원. 초·중·고생과 50명 이상 단체관람객은 50% 할인.(02)588-6411.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빨래 17일~4월23일 상명아트홀1관. 좁은 달동네 골목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으며 창작뮤지컬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추민주 작·연출, 한정림 음악, 김영옥 박은영 출연.(02)762-9190. ■ 노트르담 드 파리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아름다운 음악과 춤으로 형상화한 프랑스 뮤지컬.(02)516-1598.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미술 ■ 관훈 개인전 17일부터 3월9일까지 서울 신사동 표갤러리.그동안 ‘다완’‘주문’‘기’‘겁’‘시카다’ 등의 시리즈를 선보이며 독특한 조형예술 구축해온 작가의 개인전. 곽훈은 지난 해 5월 중국 미술관의 초청으로 열린 ‘곽훈 화전’을 통해 동·서양의 예술을 한 화면에 융화시켜온 그의 화풍을 공고히 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선 미국적 색채와 동양적 오브제를 통해 ‘기’(氣·CHI)의 생명력을 독특한 조형세계로 표출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02)543-7337. ■ 김종훈·문지영 2인전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가나아트스페이스 1층 전시장. 부부이면서 각기 장작가마와 가스가마를 고집하는 두 사람이 ‘조화’를 주제로 선보이는 도예전. 김종훈은 원토에서 우러나오는 색과 장작불에서 나오는 우연의 느낌을 강조한 작품들을, 문지영은 거칠면서도 장식은 최소화해 ‘오래된 한지’를 보는 것 같은 소박한 그릇들을 내놓는다.(02)736-1020. ♣어린이■ 마법의 날개 26일까지 극장 용. 꿈의 날개를 찾아 떠나는 소녀 나래의 신비한 마법여행.(02)382-5477.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무용■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 2006 17일(오후 7시),18일(오후3시,7시) 서울열린극장 창동. 영국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원로 무용가 육완순이 현대무용으로 안무.1973년 국내 초연작. ■ 창무회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17,18일 서울 포스트극장. 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임학선 댄스 We 공연. ♣클래식■ 투란도트 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토스카 3월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국오페라단의 올 시즌 개막작.‘토스카’는 ‘라보엠’‘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 연극 ■ 그린 벤치 23일~3월1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지난해 서울연극제 5개부문 수상, 올해의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화제작. 자폐적인 가족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이 원작. 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정만식 김도형 출연.(02)745-0308. ■ 시간의 사용 19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시간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라디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신작. 이수연 작·연출, 고창석 고수민 등 출연.(02)744-0300. ■ 사랑아 웃어라 4월9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배우 손숙이 사랑과 연애, 결혼과 섹스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토크 콘서트. 황재헌 연출, 손숙 서정연 등 출연.(02)744-7304. ■ 복어 17일∼6월11일 아리랑소극장. 세금도, 병역의 의무도 없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공화국’에서 생긴 일. 김태수 작·차태호 연출, 김태훈 함건수 등 출연.(02)747-5016.
  • 매물 신세 외환은행 인수 후보보다 알짜

    매물 신세 외환은행 인수 후보보다 알짜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외환은행이 지난해 직원들의 생산성, 자산 및 자본 수익률, 대출 건전성 등에서 ‘5관왕’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4일 주요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을 비교한 결과 외환은행은 직원 1인당 영업이익(대손충당금 적립 이전),1인당 당기순이익,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고정이하 여신비율 등 은행의 주요 생산성 및 건전성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총자산 72조 7000억원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규모 면에서 최강의 ‘리딩뱅크’로 올라선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직원들의 생산성이 뛰어나고 자산이 건전하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한 금융기관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특히 유가증권 투자 수익 등을 뺀 순수 업무이익에서 지난 5년간 계속 1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 탄탄한 영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서는 외환은행 직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독자생존론’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1인당 순익 3억 최고… 국민·하나의 2배 외환은행은 지난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에서 인수 후보자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물론 다른 모든 은행을 제쳤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 은행’의 구성원이 잠재적 인수 은행의 직원들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보기드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직원 숫자가 5310명인 외환은행의 지난해 1인당 영업이익은 3억 5000만원이나 됐다.1인당 당기순이익도 3억 6333억원으로 웬만한 은행들을 2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민은행(직원수 1만 6860명)의 1인당 영업이익은 2억 6252만원,1인당 당기순이익은 1억 3358만원이었다. 하나은행(직원수 7064명)의 1인당 영업이익은 2억 402만원,1인당 순이익은 1억 2836만원이었다. 한편 하나은행은 1인당 원화예수금(102억 6019억원)과 1인당 원화대출금(81억 169억원)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예금과 대출 실적이 가장 좋았다. ●순수 업무이익 5년간 1조이상 흑자기록 외환은행은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에서 각각 3.05%와 43.97%를 기록해 모두 수위에 올랐다.ROA는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이고,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순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산 및 자본의 효율적인 운용을 가늠하는 잣대다. 전통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하나은행의 ROA는 1.05%,ROE는 16.71%였다. 국민은행은 ROA 1.24%,ROE 20.35%를 기록해 2004년보다는 훨씬 좋아졌지만 외환은행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외환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징후가 뚜렷한 대출의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0.90%를 기록, 은행권에서 대출금의 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0.98%로 2위를 차지했고, 국민은행은 1.7%로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13조 4879억원(47.7%), 기업대출이 14조 7901억원(52.3%)을 기록해 기업대출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해외점포수도 28개로 시중은행 가운데 단연 최고다. ●노조 “국민은행의 인수 공식반대” 성명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가 이날 국민은행의 인수를 공식 반대하고 나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민은행은 수출 및 수입금융 실적, 해외점포수, 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비중 등에서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꼴찌”라면서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각자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공멸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외환은행은 한 푼의 공적자금도 받지 않고 모든 부실을 자체 해결했다.”면서 “론스타의 지분매각 과정을 통해 독자 생존해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부고]

    ●이상호(사업)씨 별세 윤택(회사원)연택씨 부친상 김대중 전 대통령 처남상 이희호여사 아우상 이윤복(강원랜드 팀장)씨 빙부상 11일 서울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2072-2022●이강석(서울신문 남원지국장)씨 별세 12일 전북 남원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10시 (063)635-4456●이예수(전 한국조폐공사 기술고문)씨 별세 경철(한국철도기술연구원 팀장)경준(현대엘리베이터 북경지사장)은주씨 부친상 김정관(GS건설 상무)씨 빙부상 나지영(상명대 교수)오선영씨 시부상 1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92-0299●김인옥(경찰청 생활질서과장)씨 부친상 12일 전북 장수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63)351-8050●김민기(KBS 사회교육팀 국장)씨 상배 11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30분(02)2650-2743●박경래(자영업)인화(〃)명화(종합건축사사무소 명선엔지니어링 대표)씨 부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410-6917●노득수(미국 카이저병원 원무과장)정훈(대영컨설팅 대표)정암(대창기계 〃)정식(공인회계사 CPA)정임(사업)씨 모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010-2237●황양연(대우인터내셔널 전무)덕연(아이투스 사장)씨 모친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410-6906 ●조태길(전 구산초등학교 교장)씨 별세 준동(이노삼산 과장)씨 부친상 최용석(원주기독음대 학장)김경수(영송여고 행정실)씨 빙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11시30분 (02)3010-2291●이정일(자영업)정숙(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청래(미국 거주)문대식(서울시 동부교육청 관리국장)씨 빙부상 12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921-7699●정인철(극동도시가스 차장)진철(서울메트로 대리)씨 부친상 12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92-0899●강장기(스마일택배 대표)씨 모친상 12일 진주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10시 (055)763-2643●조수암(성지메디컬의원 원무부장)철수(자영업)철순(해군 상암대 사령부 사무관)씨 모친상 조금란(파이낸셜뉴스 기자)씨 조모상 12일 경북 포항시 오천읍 삼성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054)292-6789
  • [시론] 마호메트 만평사태에서 배워야/ 김능우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마호메트 만평사태에서 배워야/ 김능우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요즘도 하루가 멀다하고 중동 소식이 신문과 뉴스의 단골메뉴가 되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이 지역이 많은 문제로 시름하고 있음을 재차 실감한다. 최근 들어 전세계 이슬람권의 민중이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덴마크의 한 신문사가 이슬람의 사도 마호메트의 얼굴 그림으로 이슬람을 비하했고 이에 대해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다시 프랑스·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신문들이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며 이슬람권에 정면 대응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사도의 그림에 대해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슬람은 유일신 알라(하느님) 외에 그 어떤 대상에 대한 숭배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느님만이 세상의 창조주이며 주관자이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존재인 하느님을 그림으로 형상화한다는 것은 이슬람 신자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신성모독죄이다. 더구나 인물 그림은 우상숭배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것으로 이슬람은 보고 있다. 이슬람에서 마호메트는 하느님이 보낸 최후의 사도로서 경전 ‘코란’을 통해 평등과 선행 실천의 가르침을 설파한 위대한 인물이다. 이슬람은 무슬림들의 존경과 찬미의 대상인 마호메트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하며, 다른 예언자나 성인들의 형상을 그리는 것도 일체 불허한다. 곧 이슬람은 우상타파와 성상(聖像) 불용의 원칙 수호에 철저한 종교이다.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가보면 인물을 그린 그림이 단 한 점도 걸려있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기독교에서 예수, 성모 마리아, 성인 등의 여러 가지 성상(聖像)을 통해 신자들의 믿음을 환기하거나 강화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면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이슬람 사회 구조의 특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호메트 생존시 이슬람 율법에 근거해 통치되는 정교일치의 공동체를 실현했으며, 이는 그의 사후 이슬람 제국의 통치자들에 의해 이어져 왔다. 이슬람에서 통치는 교리와 율법에 근거해 이루어지며 따라서 사회는 종교적 금기 사항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도 곧 종교의 통제 하에 놓이는 것이 이슬람 사회 존립의 원칙이다. 서구에서 언론이 정책비평을 하듯 종교문제를 다룰 수 있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이슬람, 기독교 양 문화권 사회구조의 근본적 차이는 이번 갈등 사태의 보이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필자는 아랍 현지의 신문을 보면서 이번 만평사태로 인해 이슬람권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성전(聖戰)을 통해 이슬람을 모독한 자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 그 하나고, 현 상황의 책임은 그동안 이슬람을 세계에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이슬람 지도부에 있다고 보는 자성론자들의 입장이 다른 하나이다. 양분된 상황에서 폭력은 항상 강경파에 의해 자행된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가 바로 이 점이다.2001년 9·11 테러의 공포가 새삼 떠오른다. 이번 유럽 언론의 만평 게재는 한국을 포함한 비(非)이슬람권 국가들에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다. 상대방 문화를 자신의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타문화와 그 관습을 자체로 인정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슬림들과 함께 있을 때 오른손으로 그들과 악수를 나눌 것,‘코란’을 함부로 만지거나 그 위에 다른 물건을 두지 말 것, 의자에 앉을 때 발바닥이 상대방에게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할 것 등 그들의 기본예절을 익혀야 할 것이다. 간단하지만 이슬람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갈 수 있다.
  • [시사 키워드] 마호메트 풍자만화 논란

    마호메트 풍자만화로 인한 서유럽과 이슬람권간의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서유럽과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이라는 중동권의 문화충돌이다. 이 과정에서 9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 포인트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언론의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마호메트는 테러리스트? 문제의 마호메트 풍자만화가 서유럽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마호메트가 자살폭탄 공격으로 죽어 저승에 온 이들에게 “천당에 처녀가 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장면 등 모두 12컷의 풍자만화가 실리면서부터다. 중동과 유럽 내 이슬람 사회가 격렬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 신문사측은 지난달 말 사과했다. 하지만 잠시 잠잠해 보이던 파문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프랑스 일간지 수아르를 비롯한 프랑스 권위지인 르 몽드,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와 스페인의 엘 페리오디코, 독일의 디 벨트 등 10여개 서유럽 언론이 문제의 만화 일부를 다시 게재했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사설에서 종교는 존중돼야 하지만 자유롭게 분석,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발하는 중동권 이같은 서유럽 언론들의 잇따른 만평게재는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인들은 인도네시아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난입, 덴마크 국기를 찢고 불태웠다. 이번 사건으로 덴마크에서 외교대표부를 철수시킨 국가는 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 등 6일 현재 4개국이나 된다. 항의시위가 격화되면서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발사,3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모두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파문은 외교분쟁에서 경제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시민들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제품 불매, 이들 국가와의 관계단절 등을 촉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도 덴마크 제품 불매운동을 펴고 있다. ●양분되는 서유럽 사태가 확산되자,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만평을 게재한 자크 르프랑 편집장을 해고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민주국가에서는 개인의 사상과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슬람권이 요구하는 정부 차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유럽연합(EU)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아랍세계의 반응은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언론 자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중한 서구언론이나 국가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의 우파 일간지 르 피가로는 언론의 자유가 오용될 수 있다며 마호메트 풍자 만화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나 좌파 성향의 가디언도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마호메트는 누구? 마호메트는 서기 7세기에 이슬람을 창시했다. 유일신 알라를 믿는 10억명을 넘는다는 이슬람인들은 마호메트를 아담·아브라함·모세·예수를 잇는 마지막 예언자로서, 신의 계시를 인간세계에 전한 대리인으로 섬기고 있다. 마호메트가 인간의 언어로 전한 신의 말씀은 이슬람인들이 최고로 숭상하는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으로 나타났다. 마호메트가 영감을 얻어 스스로 말하고 행한 것은 하디스(예언자 언행록)로 구체화돼 모든 이슬람교도들의 언행에 준거가 되고 있다. 코란 42장 11절에는 “(알라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 그분과 닮은 것은 아무 것도 없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 교도들은 이 성구를 아름답고 위대한 알라를 사람의 손으로 묘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알라의 모습을 묘사하려는 시도 자체를 알라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다. 이는 예언자 마호메트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생각 정리하기 이번 파문은 1989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에게 이슬람권의 사형언도가 내려진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사건으로 영국과 이란은 국교를 단절했다. 신성모독을 범죄로 생각하는 이슬람인들과 이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서구인들 사이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빚은 충돌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번 파문은 다른 종교와 문명이 충돌할 때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가져올 문화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론인은 충분히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리옹의 필립 바르바랭 대주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종교를 더욱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라면서 무슬림의 저항 현상을 오히려 환영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이나 풍자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으로 저항하는 행위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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