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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류·지천 정비 ‘포스트 4대강 사업’ 예산 어떻게

    지류·지천 정비 ‘포스트 4대강 사업’ 예산 어떻게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이어 2015년까지 추진하는 1단계 ‘포스트 4대강 사업’의 예산이 4대강 사업을 웃돌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관련 부처에 따르면 최소 19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4대강 예산이 초기 14조원에서 6개월 만에 22조원까지 불어난 것처럼 포스트 4대강 사업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13일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지역개발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방의 지류와 지천을 되살리기 위한 포스트 4대강 사업의 구체적인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단계에만 19조~2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까지 완공되는 4대강 본류 사업비 22조 2000억원에 맞먹는 규모로, 2단계 사업비까지 감안하면 10년간 최대 40조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총 사업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지방비 등은 제외한 액수다. 지역발전위 관계자는 “1단계 사업 뒤 2020년까지 5년간 2단계 사업을 추진해야 정부가 계획한 지류와 지천 정비가 어느 정도 완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산은 기존 사업비에 정부 추가지원금 등을 더해 조달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비와 별개로 지자체의 지방비 등으로 매칭펀드를 조성, 전체 사업비의 40%가량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수질이 악화된 하천지역에 우선 사업권을 주지만 지자체의 (경제적) 동참이 없다면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역발전위에 따르면 광역시는 국가와 지자체가 절반씩 사업비를 부담하고, 일반 시·군에선 최대 70%까지 국가가 사업비를 댈 예정이다. 구체적인 예산은 15일 지역발전위의 청와대 보고 뒤 지자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6월 말 이후 나온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환경부와 국토부, 농식품부 등 3개 부처가 각각 10조원, 6조원, 3조원 등을 투입하기로 잠정 결론을 냈다. 예컨대 국토부는 올 상반기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연 1조 1000억원 안팎의 관련 예산을 이미 배정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 관련 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5년간 5조 5000억원에 ‘플러스 알파’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도 2011~2015년 지방하천 412개(1667㎞)를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지류·지천 수질개선 계획’을 지난해 7월 내놓으면서 추정 예산만 3조 3000억원이라고 밝혔었다. 5500㎞를 정비하는 이번 1단계 사업에 최소 10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포스트 4대강 사업은 수질 오염 예방 부문을 환경부가, 홍수피해 방지와 친수공간 조성 등을 국토부가 따로 맡아 진행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이번 사업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우선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간 이견 조정이란 과제가 제기된다. 또 그동안 국토부와 환경부가 각각 추진해 온 수질개선 및 하천정비 사업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국토부의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예산도 매년 하천정비 등에 쓰이는 예산에 조금 더 추가하는 수준이란 주장도 있다.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도 기존 사업비 70%에 새로운 사업비 30%를 추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면서 “정부가 나눠서 지불해야 할 비용을 앞당겨 단기간에 집중투자한다는 게 두 사업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힘있는 김태호가 땡긴대이” “정치 물 덜 든 이봉수가 낫제”

    “힘있는 김태호가 땡긴대이” “정치 물 덜 든 이봉수가 낫제”

    4·27 재·보선의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 김해을.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 사이로 이제 막 정치의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의 주인공으로 결정되고 하루가 지난 13일, 지역 최대 행사인 가야문화축제가 시작된 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 분위기까지 무르익으면서 시민들의 선거 입담이 김해 전역을 휘감았다. 김해을은 장유신도시와 내외동, 진영이 전체 인구(28만여명)의 85%를 차지한다. 유권자들의 마음에는 인지도와 지역 발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당보다는 인물 위주로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지도’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앞섰다. 봉황동 일대에서 열린 가야문화축제 현장을 찾은 주부 한모(59)씨는 “허우대도 좋고 잘생겼다 아이가. 머라 해도 김해가 발전하려면 든든한 인물이 확 땡긴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장유신도시 대형마트 앞에서 만난 한 40대 주부도 “도백을 지낸 김 후보가 안 낫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5년째 택시운전을 한다고 밝힌 박원호(52)씨는 “이 후보가 좀 물이 덜 들어서 정치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김 후보는 어차피 김해 사람도 아이다. 중앙에서 그래 깨지고 (김해에) 올라카면 좀 일찍 오든가….”라며 말문을 닫았다. ‘지역 발전’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규모 개발·유치 정책보다 복지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장유신도시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는 김용식(54·대청리)씨는 “장유만 해도 인구가 12만명인데 변변한 복지관 하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파트 단지마다 작은 도서관이 있었는데 예산 문제로 건립이 중단되자 주부들의 원성이 높았다. 장유 팔판마을에 사는 주부 강모(44)씨는 “문화적 자부심을 뺏긴 것 같아 속상하다. 겉 말고 속 살림살이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을은 또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국 최상위권이고, 중소공단·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편이다. 지역 주민들의 고달픈 생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김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이 후보는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나눠 가졌다. 내외동 전통시장에서 14년째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진숙(57·여)씨는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사는 게 힘들다. 암만 해도 힘 있는 여당 후보가 잘 해결해 주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창원공단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장유신도시의 한 대형마트에 들른 이정석(56)씨는 “이 후보가 비정규직의 고충을 잘 알더라. 김 후보는 청문회에서 발개벗겨졌으면 자숙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비교했다. ‘노무현 향수’는 여전히 김해의 상처로 남아 있었다. 노 전 대통령과의 거리로 보면 이 후보가 김 후보보다 가깝다. 내외동 중앙로의 한 공원에서 만난 김삼진(47) 씨는 “김해는 노 대통령 덕을 많이 본 곳이다. 한 획을 그은 분 아이가. 노 대통령과 같이 일한 후보에게 끌린다.”며 잠시 먼 산을 쳐다봤다. 대학생 이동현·서한울(23)씨도 “노무현 영향이 큰 건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후보와 이 후보는 장유신도시 번화가에 각각 캠프를 차렸다. 그것도 마주보는 건물에다. 캠프 사무실은 지근거리지만 두 후보를 바라보는 민심의 길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김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금융사 정보보안 인력·예산 확대하라” 금감원, 경영평가에 반영 계획

    금융당국이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의 정보 보안 관련 인력 및 예산 확대를 적극적으로 유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 내 정보기술(IT) 검사 인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IT 부문 업무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우선 각 금융회사가 정보보호 전담 조직과 인력을 운영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경영실태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독립적인 조직이 정보보호 업무를 맡고 있으나, 제2금융권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지난해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태 뒤 각 금융회사의 정보보호 예산을 전체 IT 예산의 5%까지 확보하고, 정보보호 인력을 전체 IT 인력의 5% 이상 두도록 권고한 행정 지도 사항도 경영실태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정보보호 예산을 조금씩 삭감하는 추세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모호한 정보보호 예산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기준을 만들고, 대규모 IT 설비투자가 이뤄지면 정보보호 예산 비율이 낮아질 수 있는 문제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고쳐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회사 정보보호 업무를 검사하는 금감원의 인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IT서비스실은 현재 검사 인력이 11명인데, 검사 대상인 금융회사가 600여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봄철 공원 제초제 살포 이용객들 안전 주의보

    봄철 공원 제초제 살포 이용객들 안전 주의보

    봄을 맞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에 인체에 유해한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어 이용객 안전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산림청 병해충 방지 지침과 농약 사용 지침에 따르고 있지만, 상당수 농약이 유해 성분을 포함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자칫 일정한 부분에 농약이 뭉쳐 뿌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면역력 약한 어린이 특히 조심해야 10일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벗어난 일부 지자체에서 어린이공원이나 도심 근린공원에 인체에 유해한 살충제와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다. 원주시는 최근 도심 공원 161곳 35만 6388㎡에 잔디용 제초제를 뿌렸다. 지난해도 공원 140곳에 인체에 유해한 제초제를 사용했다. 이 제초제에서는 지난해 8월 한국고분자연구소 성분 분석 결과 독성을 지닌 ‘펜디메탈린’이 검출됐다. 펜디메탈린은 체내에 다량 유입되면 내분비계와 갑상선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주시는 “제초 작업으로 인한 인력난과 예산 절감을 위해 제초제 살포작업을 했다.”며 “특허를 받은 업체의 친환경 제초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펜디메탈린 등 유해물질 포함 강릉시도 지난해 49개 공원에 3회에 걸쳐 살충제인 수프라사이드와 진딧물 방제약인 아타라 등을 뿌렸다. 농촌진흥청 지정 고독성 농약인 수프라사이드에 주기적으로 노출되면 신경계 질환과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물에 잘 녹아 빗물 등을 통해 지하수나 강으로 확산된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인체는 물론 주변 환경에 치명적인 수프라사이드의 생산을 내년부터 금지할 계획이며 독성이 휠씬 낮은 액상 칼립소 등 대체 살충제를 쓰고 도심 사용은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나마 수도권 상수원 인근 지자체와 공원이 적은 시·군 지역은 농약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춘천시는 수변공원이 많은 특성상 상수원 오염을 우려해 농약을 쓰지 않고 인력을 이용한 제초작업을 실시했다. 태백시 역시 주민들 민원 탓에 2008년부터 제초작업만 하고 있다. 서울시 주요 공원들도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시에 지난 3년간 주요 공원 농약 살포 현황에 대해 정보 공개를 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시는 주요 공원에 그라목손과 메코프로프(MCPP) 등 농약을 살포했다. 서울숲과 보라매공원, 시민의숲, 남산공원, 북서울꿈의숲,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삼청공원 등 8곳에 2008년 709.7ℓ, 2009년 722.5ℓ, 2010년 6월까지 308.7ℓ의 농약이 뿌려졌다. 그러나 선유도 공원은 한강에 인접해 있어 농약을 쓰지 않았다. ●서울 “지침따라 물로 희석해 사용” 서울시 관계자는 “산림청 농약 사용 지침에 따라 농약에 1000~2000배 정도의 물을 넣어 희석해 사용하고 있으며, 주변 환경을 고려해 저독성 또는 보통 독성 약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병해충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신속하게 방지하기 위해 속효성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병해충별 피해 상태를 관찰해 약제 살포량과 횟수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장현 강원대 바이오자원환경학과 교수는 “공원의 잔디 등에 남아 있는 농약 성분이 옷가지나 피부에 노출될 개연성은 충분하다.”며 “농약 살포 시기와 양 등에 따라 인체 유해 가능성 여부를 정밀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서울 조현석기자 bell21@seoul.co.kr
  •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충청권과 영·호남에 분산 배치하는 ‘삼각 분산배치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분산배치의 주요 근거로 활용돼 온 해외사례가 실제 현실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연구소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운용되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한계는 고의적으로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독일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지역발전 논리로 의도적인 분산배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는 물론 학문적 퇴보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막스플랑크재단 및 과학자들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개념 자체가 과학벨트와 전혀 다르다. 뮌헨에 재단본부를 두고 79개 연구소로 나뉘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종합연구소의 개념이 아니라 각기 특성화된 개별연구소에 가깝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재단 관계자는 “각기 다른 연구소들은 특성화된 대학 및 기업과 개별적인 관계를 맺고 연구를 진행한다.”면서 “같은 분야에서 중첩되는 연구영역을 가진 경우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벨트위원회 A위원은 “오히려 막스플랑크는 과학연구에 지역발전 논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낙후된 동독 지역의 발전을 위해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등에 일부 연구소를 이전하고 새로운 연구소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전 대상 연구소 연구원들의 반대와 이직 등으로 인해 연구원을 새로 뽑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막스플랑크 플라스마물리연구소의 유정하 박사는 “결국 비슷한 연구소를 새로 만들면서 예산이 낭비됐고, 새로 뽑은 연구원들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물리 등의 분야에서 독일 과학이 10년 이상 정체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복잡계물리연구소 관계자는 “드레스덴이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면서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준의 대학이나 기업이 해당 지역에 없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연구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 내 5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이화학연구소(리켄)의 경우도 지역 발전 등의 논리와는 거리가 멀다. 리켄 본원이 위치한 도쿄 근교 와코시는 주변이 주택가에 완전히 둘러싸인 데다 미군 부대까지 있다. 리켄의 김유수 박사는 “1917년 리켄이 처음 이곳에 세워질 때만 해도, 규모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확장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 분원을 하나씩 세워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리켄 효고분원도 피치 못할 배경이 있다. 리켄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대학 교수는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이 지역 과학기반이 모두 망가지면서 복구 개념에서 분원이 설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과학연구 자체가 효고분원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마치 분원이 지역발전을 이끈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위원회 B위원은 “분산배치의 근거를 찾다 보니 막스플랑크와 리켄 사례를 일부만 활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과학단지를 만들겠다는 논의에서 정작 과학은 배제돼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최종찬 따뜻한 사회]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만들기

    [최종찬 따뜻한 사회]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만들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상업고등학교만 나와서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가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해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은 법조인이 되기가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 서울대 등 일류대학 학생들의 학부모 소득이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가난한 수재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시골의 가난한 수재가 명문대학에 입학하여 아르바이트로 자기 학비는 물론 동생들 학비까지 조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요즈음 우스갯소리로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한다. 요즈음 세계화시대에 각계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를 포함해 외국어를 잘하고, 컴퓨터 등 정보기술(IT)에 능숙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을 어려서부터 해외유학을 보내고, 대학생들은 1년 정도 해외 어학연수를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 또한 가난한 집 아이들은 어려운 일이다. 공교육이 부실하여 사교육의 비중이 커진 것도, 가난한 집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개천에서 용 나기가 훨씬 어렵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평등사회를 원한다. 평등사회는 결과적 평등사회와 기회균등사회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사회는 결과적 평등사회가 아니라 기회균등사회라고 생각한다. 결과적 평등사회는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자는 것인데, 이것은 근로의욕을 빼앗아 모두 가난해지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파멸한 공산주의가 실례이다. 기회균등사회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있지만 빈부에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돈 벌고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사회를 말한다. 사람들은 현재의 처지가 어렵더라도 미래에 희망이 있으면 참고 기다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성취의욕이 강하다.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세대, 손자세대라도 이루기를 희망한다. 우리 사회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면 열심히 일하지만, 그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면 우리 사회시스템을 불신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사회불안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희망이 없는 사회에서 누가 법과 질서에 순응만 하려 하겠는가? 인기영합적인 정책이 많이 나올 것이다. 따라서 신분상승을 원활하게 하는 사회적 유동성(social mobility) 확대는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사회적 유동성은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처럼 정기적으로 통계 수치가 발표되는 것도 아니어서 과연 우리나라의 사회적 유동성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질 때까지 국민적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 앞으로 사회적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모든 정책이나 예산 운용이 사회적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문제점과 보완방안을 제기할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신분상승 수단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실제로 고교평준화 도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사회적 유동성 확대인데, 현재 그와 같은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제대로 분석이 안 되고 있다. 사교육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볼 때 사회적 유동성 확대에 별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과 같은 제도가 사회적 유동성을 억제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단편적으로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제도도 여건변화에 따라 실효성이 없거나 심지어 악용되는 사례도 많으므로 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민과 정책 담당자들이 사회적 유동성 상태에 관심을 갖도록 사회적 유동성 지표를 개발해 정기적으로 발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유동성 백서도 정기적으로 발간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어려워도 내일은 나도 할 수 있다는 꿈이 있는 사회가 살맛 나는 세상이다. 전 건설교통부 장관
  • [차 한잔 하실까요] 김영배 성북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김영배 성북구청장

    “청장님, 재원이 없습니다.” 김영배(44) 성북구청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이래 공무원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다. 젊고 의욕이 넘쳐 새벽 6시면 곳곳을 누비는 그는 동네 한 바퀴를 쭉 돌고 나면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그러나 구 재정과 연결돼 있어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테면 김 구청장이 “청소년을 위한 자기주도학습관(월곡동)을 낮에 놀리지 말고 주민을 위해 강연회도 하고 이를 이용합시다.”라고 제안하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당장 “재원이….”라는 답변이 나온다. 강의료를 구청에서 50~70% 보조하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멋쩍은 얼굴로 뒤통수를 긁으면서 “내년에 할 방법을 찾아볼까요.” 하고 씩 웃을 수밖에 없다. 서울 25개 구청의 연간 예산은 3000억~4000억원 사이이다. 하지만 월급과 복지재원, 토목사업 등 경직성 비용을 빼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300억원 안팎이다. 그러니 구청은 1000만원짜리 사업이나 행사를 추가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세인 취득세·등록세를 50% 인하하겠다니 날벼락일 수밖에.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50% 가까이 차지하는 터에 김 구청장은 ‘지역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자율적 운용 예산 300억 뿐” 지난달 28일 김 구청장은 ‘2011년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현장 행정을 위해 길음 1·2동을 방문하는 길에 첫번째로 ‘가인안과’를 찾았다. 프랜차이즈인 가인안과는 동마다 꾸리는 ‘성북형 복지공동체’ 구성에 적합한 모델을 제공하고 있었다. 김 구청장은 올 초부터 각 동에 동장과 복지기관 종사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주민들이 협력하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해 저소득층이 느끼는 소외감을 극복하고 사회적 관계를 넓혀주려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각 동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교육·종교기관 등으로부터 ‘자발적인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가인안과는 20개 동에 있는 의료기관 중 가장 먼저 참여하겠다며 손을 들고 나섰다. 가인안과 김도균(42) 원장은 당뇨로 백내장과 녹내장, 당뇨성 망막증이 진행된 홀몸 노인을 진료하고, 무료 수술을 위한 날짜를 잡을 예정이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덕담에 바빴다. 김 구청장은 “복지수혜자를 발굴해도 현실적인 제약으로 도와줄 수 없는데, 이렇게 의료봉사에 참여해주니 감사하다.”고 했고, 김 원장은 “의사로 봉사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고민했는데, 구청장님이 기회를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김 원장은 “복지에 대해 큰 뜻을 품고 꾸준히 해나가려는 ‘수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니, 구청장이 하시겠다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선후배 의사들이 많다.”며 외연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김 구청장은 김 원장으로부터 ‘썩어갈 한 알의 밀알’을 발견한 셈이니 입이 턱까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구청장은 “서류상 자식이 있거나 해서 국가가 제공하는 공적부조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민간으로부터 인적·물적 지원을 ‘지역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실현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도시 공동체’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어 김 구청장은 길음2동에 건설 중인 동일하이빌뉴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이 건물은 내진 설계가 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로 이름을 날렸지만, 김 구청장은 2층, 3층에 기부채납을 받아 꾸미게 될 도서관과 평생학습센터 덕분에 꿈에 부풀어 있다. 낙후지역이 재개발됐지만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곳이 없었던 탓이다. 이런 공공 도서관과 평생학습센터가 마련되면 주민들에게 좋은 일이다. 종암동 청사의 일부를 서울시 어린이집과 종암동 주민에게 돌려주게 된 것도 다행스럽다. 하지만 불만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올해 어린이집을 늘린다면서 장소를 달라고 해서 내줬다.”며 “그런데 개조에 드는 5억원 가운데 서울시는 3억원밖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구청 살림살이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주민위한 평생학습센터 추진 숭례초등학교에 들른 그는 물가상승 탓에 무상급식의 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김희숙 영양사의 이야기를 듣고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축구 골대 설치해주세요. 또 유리창을 보호하려면 1층 교실에 쇠창살을 달면 좋아요.”라는 등의 민원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가 청와대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터진 신정아 사건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참여정부 초기에 정무·민정행정관을 지냈지만,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신씨를 충분히 관찰하라거나, 보호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가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부분을 언론보도를 통해 읽었지만, 청와대 체계로 볼 때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며 바람도 많이 불어 쌀쌀했지만, 김 구청장은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물질을 걱정하면서도 길음에서 종암동까지 걸어 현장을 챙기고 또 챙겼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하다]“日경제 6개월 정도 지나면 플러스 성장으로 일어설 것”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하다]“日경제 6개월 정도 지나면 플러스 성장으로 일어설 것”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경제가 침체할 것인지, 부흥할 것인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고미네 다카오 호세이대 교수는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경제가 6개월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겠지만 그 뒤에는 플러스로 돌아서 경기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미네 교수는 엔고 현상과 관련해 “한동안 일본 경제력의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조만간 엔화 약세의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경제가 단기적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예측하나. -이번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액은 많으면 20조엔에 이를 것이다. 고베 대지진의 10조엔 정도를 훨씬 웃돌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대단히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 6월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동북부 지역은 전자, 자동차부품산업이 비중을 많이 차지했는데 이들 업종의 생산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반년 정도는 힘들 것이다. →실물경제와 인프라산업에 대한 영향은? -당장 실물경제가 상당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다. 하지만 재해로 인해 붕괴된 건물이나 다리, 주택, 항만 도로 등을 복구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런 복구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면 마이너스 요인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높아진다. 반년 뒤에는 역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산업별로 어떤 영향이 있나. -단기(반년)와 장기로 나눠서 본다. 단기적으로는 자동차와 전자 산업이 당분간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 등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부흥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토목산업, 건설산업에 일거리가 많이 생겨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지역부흥도 일어날 수 있다. 2~3년 동안은 좋지만 부흥이 끝난 뒤가 문제다. 이후에 어떤 상황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일본 경제가 다시 일어서는 데 변수는 없나. -어떤 형태로든 재기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이 없었더라도 일본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재정적자가 너무 많다든지, 정치가 왜곡돼 있다든가,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돼 있고, 사회복지부담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였다. 경제가 부흥해도 이런 문제들이 그대로 남으니까 재해로 인해 해결방식이 좀 더 어려운 방향으로 갈 것이다. →사회·복지 시스템 문제 해결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데. -그렇다. 재해가 없던 시기에도 힘들었던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지가 과제다. →일본의 고질적인 사회시스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복구 이후에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미래와 연결되는 형태로 일본 경제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하다. 부흥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과제다. 예를 들어 민주당이 매니페스트(선거공약)를 통해 많을 걸 공약했다. 아동수당과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을 내놓았는 데 이걸 전부 그만두고 부흥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래도 모자라니까 세금을 올리거나 부흥세를 걷든가 해야 한다. 국민 전체가 부담을 해야 한다. 그래도 모자라니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지금도 재정적자가 엄청난 데 앞으로 부흥하려면 더욱 적자가 커질 것이다. 어떻게 국가 채무를 줄여야 할지도 사회시스템 해결과 같이 연구해야 한다. →1995년 고베 대지진과 비교해 추진해야 할 부흥 정책의 차이점은. -이번 동일본 대지진은 피해 범위가 넓다. 동북지방 연안이 모두 피해지역이다. 피해액도 많다. 농어촌 지역이다 보니 피해자들중에는 고베 지진때 보다 고령자가 많다. 이런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해나갈 지 어려운 문제다. 젊은 사람이라면 다시 일어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지만 노인분들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들을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과제다. →피해 복구비와 관련해 연구소마다 예상 액수가 다르다. 어느 정도 부흥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지. -(자료를 들이대며) 일본경제연구센터에서 낸 것이다.처음에는 5조엔, 그 뒤에 5조엔이 더 필요하다. 최소한 10조엔은 필요하다. 5조엔은 민주당 공약을 철회해서 마련하고 나머지 5조엔은 증세를 통해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내가 쓴 자료다. →이번 대지진이 20년간 잃어버린 경제, 정체한 경제를 부활하는 계기는 됐다고 볼 수 있나. -계기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엔고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대지진 이후 일본의 경제력이 약해져 일본 통화가 비싸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곧 엔화가 떨어지는 국면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그 이유로 공급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물가는 오를 것이다. 무역수지도 적자가 될 것이다. 수출도 힘들어질 것이고 금융완화정책도 추진될 것이다. 이런 게 모두 엔화 약세 요인이다. 어느 단계를 지나면 엔화 약세가 두드러질 것이다. 그게 자연스럽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고미네 다카오 1947년 사이타마 현 출생.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주로 경제기획청에서 관료생활을 했으며 국토교통성 국토계획국장, 경제기획청 물가국장을 지냄. 2003년부터 호세이(法政)대학 대학원 정책창조연구과 교수. 사단법인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연구고문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 ‘일본 경제의 구조변동’, ‘여성이 바꾸는 일본경제’ 등.
  •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카이스트에서 또 한명의 학생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개월 전 실업계고교 출신 학생이 입학 1년 만에 성적 문제 등을 고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청년이 생때같은 목숨을 버릴 때 겪었을 고통과 불안, 좌절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주위의 6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는 조사 보고가 있다. 카이스트는 실업계교 학생의 자살 이후 ‘자살사고 방지 대책위원회’와 ‘새내기 지원단’ 운영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으나 연이어 또 다른 자살이 발생, 매우 당혹스러워한다고 한다. 군대 내 자살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국방부 ‘군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09년 군내 사고로 사망한 군인은 113명으로 2008년에 비해 21명이 줄어들었지만 자살로 사망한 군인은 75명에서 81명으로 6명이 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방부가 2009년 1월부터 8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자살예방 종합시스템’을 정립해 시행하고 있으나 군 자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단 자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난 26일은 천안함 침몰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사건 기억을 통해 계속적인 재경험을 하게 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심신을 소비하는 질환이다. 신체적 부상보다 후유증이 더 무서운 정신적 상처(Trauma)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이들이 국가 유공자로 등록된다고 해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의 심리질환은 보훈병원에서 지원대상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방보훈병원은 정신, 심리질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 병실이나 전문인력, 상담 클리닉조차 없다. 천안함 침몰과 같은 대규모의 국가적 재난과 지진, 해일, 홍수와 같이 공포스러운 천재지변은 이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우리 곁에 상존하는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위험사회’의 저자인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도처에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위험, 그 위험에 대한 불안”이 현대와 다른 시대를 구별 짓는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 사회가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임을 지적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최고의 자살률, 북한의 위협, 그리고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무한경쟁의 사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와 사건 등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반복적인 위험이 우리 사회를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음은 사실인 듯하다. 더군다나 이러한 위험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거야.’, ‘난 괜찮겠지.’와 같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의 팽배는 체계화되고 조직화된 대책과 예방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미봉책은 이제 만성화된 생존위협에 대한 공포 치료엔 역부족인 듯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대형 참사 피해자들을 상대로 심리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2001년 뉴욕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때는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상담팀이 꾸려져 생존자와 유가족을 도왔다. 9·11 테러 때도 정신과 의사 수백명이 자원봉사팀을 꾸려 생존자와 목격자에 대한 치료에 나섰다. 자살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국가들은 모두 자살 예방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자살 예방과 생명 사랑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위험에 대한 시민 교육이 생애 초기부터 활성화되어야 한다. 재난의 생존자뿐 아니라 만성화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국민들에 대해 의료진의 체계적인 조율과 조정이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내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흘러가고 있다. 일본 지진에 대한 인도주의 물결속에 연평도 주민들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우리나라 문화 예술 행정의 수장에 오른 이후 ‘대국민정책보고회’ 등 도드라진 행보를 보였다. 문화부 모든 부서의 보고회가 끝난 지금 현장의 목소리들을 꿰 보배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 취임 두달을 넘긴 정 장관은 이를 어떻게 정책으로 뒷받침할 생각일까. 29일 서울 와룡동 문화부 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만 11년을 활동했다. ‘준비된’ 장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동안 정부를 비판, 견제하는 입장에 있다가 막상 집행자(장관)가 되려니 쉽지만은 않더라. 대국민정책보고회를 열면서 두번쯤까지는 재밌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걸 집행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들어 겁도 나고 걱정도 된다. →보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텐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건가. -현장에서 건의받은 게 모두 230여건쯤 된다. 이걸 모두 내 방에 그래프로 만들어 놨다. 건마다 체크를 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게임법과 관련해 셧다운제(심야시간 청소년 게임 이용 금지) 적용 범위를 4월 임시국회 전에 여성가족부와 합의해야 한다. 입장 차는 좁혀졌나. -셧다운제를 통해 의도한 목표를 100% 달성할 수 있다면 오케이다. 그러나 게임 전문가나 다른 나라의 경험 등을 볼 때 잘못하면 게임산업에만 치명타를 주고 실효는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적용하자고 여가부에 제안했던 거다. 온라인 게임은 셧다운제를 적용하되 모바일 게임 등은 단계적으로 해 보자는 것에 합의했다. 셧다운제를 얼마 동안 유예할 것인가만 조율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엔 콘텐츠 시장 자체가 없고, 인력이나 자본도 없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관심을 받지만 현실은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예산만 봐도, 예전 산업화 시대에는 총예산 대비 2~7%를 자동차나 선박, 철강, 정보기술(IT) 등에 집중 투자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6%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경쟁력 제고가 될 수 없다.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 콘텐츠산업은 첨단 산업인데 법령이 그걸 따라가지 못한다. →콘텐츠 산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 왔다. 이를 어떻게 정책에 담을 생각인가. -영화나 게임 등 특정 장르에 집중하겠다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영화 예산이 300억이라고 하면 100억은 새로운 싹이 돋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투자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영화 제작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또 예산을 여러 영화에 쪼개서 지원하지 않고 한두편에 집중하겠다. →한두편을 선정하는 과정에 잡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늘 불만은 있다. 그러나 욕 먹을 게 무서워 회피하지는 않겠다. 선정 절차는 객관적으로 하겠다. 산업은 경쟁력이 없으면 산업이 아니다. →영화계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인가. -영화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창작자가 하는 거다. 정부가 할 일은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다. 간섭은 최소화하겠다. 다만 방향은 제시하고 싶다. 영화의 경우 감독 중심의 제작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할리우드처럼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 중국이나 일본 등과의 공동 제작도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 영화 제작 시스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그런 측면으로 지원하겠다. 더 중요한 건 불법 다운로드 근절이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다 도둑질당하고 있다. 그걸 내가 막지 못한다면 국가가 책임을 못 진다는 얘기 아닌가. 내 모든 것을 걸고 불법 다운로드만큼은 지속적으로 단속해서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1000만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대응책은 있는가. -일본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논한다는 게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관광의 양보다 질을 개선할 호기다. 지난해 관광객은 많이 들어왔어도 관광 수지는 개선이 안 됐다. 관광객 수는 줄어도 돈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 →종교계, 특히 불교계와 불편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해결을 위한 복안은 있는가. -특별히 종교계와 관계가 불편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문화부가 오해를 산 일이 있다면 그걸 불식시키고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99일 남았다. 평창 유치 가능성은 있는가.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유치 활동 단계마다 한건의 실수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잘 진행돼 왔다. 이런 페이스를 남아공 더반까지 유지, 관리한다면 잘될 것으로 본다. →문화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재단 등이 투자에 나섰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위기라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는데. -기금을 투자할 때는 위험성이 따르기 마련이다. 손해를 본 건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업계 전체가 손해를 보지 않았나. 더 준비를 철저히 해서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 →일본 드라마 개방과 관련된 정확한 입장은 뭔가. 새 종합편성채널 업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있다. -개방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문화는 내보내고 다른 문화가 들어오면 안 된다? 이런 쇄국적인 생각은 안 된다. 지금 신한류가 잘나가고 있지 않는가. 이 계기를 놓치지 않겠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밝혀 달라. -나에게 주어진 현안이 아니다. 지금 총선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통령께서 판단하시는 시점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정병국 장관은 ▲경기 양평(53) ▲부인 이상희씨와 1남 1녀 ▲1977년 서라벌고 졸 ▲1984년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 ▲1993~97년 대통령 비서관 ▲2004년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16~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새정치 수요모임 대표,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1) 전국 도시숲 현황과 과제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1) 전국 도시숲 현황과 과제

    인간은 녹색과 친숙하다. 녹색은 자연과 생명, 평온함을 상징한다. 급속한 개발과 숨가쁜 일상에 쫓긴 도시민들이 숲을 찾고 있다. 마천루(摩天樓) 경쟁이라도 하듯 높고 화려한 빌딩과 고층 아파트 사이에 녹색 공간이 들어섰다. ‘참살이’(Well-being)가 생활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숲은 바람길이 되고, 도시가 호흡할 수 있는 허파 역할을 한다. 서울신문이 도심에 녹색 정원을 만드는 ‘도시 재건’에 뛰어들었다. 총 8회에 걸쳐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자로 ‘도심 속 허파’를 찾아간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전 국토의 64%(637만㏊)를 차지하는 산림국가다. 지난 30년간 치산녹화로 민둥산이 사라진, 세계 유일의 산림 복원국이기도 하다. 2009년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의 93%인 4481만여명이 도시(읍·동지역 거주자)에 거주한다. 도시 인구가 늘면서 고밀도 개발이 이뤄졌고 도심 속 녹지는 사라져 갔다. 도시숲 조성은 황폐해진 회색 도시에 녹색공간을 확충해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적 안정성을 높이려는 사업이다. 산림 녹화와 목재생산을 위해 산에 집중됐던 조림정책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로 내려왔다. 2009년 기준 면 지역과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구역 및 공원보호구역을 제외한 도시지역 도시림은 전체 산림의 17.3%인 110만 2118㏊나 된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 휴식과 산책 등을 즐기고, 기후 조절 같은 직접적 환경기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생활권 숲은 3만 500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평균 7.76㎡로 국제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9㎡에 미달한다. 9개 도가 평균 8.77㎡인 반면 7개 특별·광역시는 6.78㎡로 더욱 열악하다. 서울의 경우 3.05㎡에 불과하고 대구(5.27㎡)와 대전(8.92㎡)도 권고기준을 충당하지 못했다. ●숲은 대기 정화·기후 조절 역할 세계 주요 도시인 파리(13㎡)와 뉴욕(23㎡), 런던(27㎡) 등과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대도시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1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올해부터 7년간 1만㏊를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숲은 도시공원과 학교숲, 마을숲, 가로수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녹색네트워크는 외곽숲과 도시숲을 연결하는 녹색축이다. 공원 같은 숲은 ‘핵’, 학교숲과 자투리숲는 ‘거점’, 가로수와 하천 녹지 등은 ‘선’으로 설정해 연계시키고 있다. 류광수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도시숲은 100년 후에 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며 “생활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정원 조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무와 숲의 대기 정화 능력은 탁월하다. 도시에 숲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간한 도시숲 기능 및 효과에 따르면 느티나무 1그루가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함과 동시에 산소 1.8t을 방출한다. 이는 성인 7명의 연간 필요 산소량이다.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1그루는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 도시숲의 기후조절 역할도 주목된다. 최근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도심에서 열섬(Heat Island)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열섬이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와 냉·난방에 의한 열 발생 등으로 습도가 떨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서울의 아까시나무 개화시기가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 부산과 비슷한 것은 열섬현상 때문이다. 홍릉숲의 경우 여름철 한낮 기온이 서울 평균보다 3∼7℃ 낮고, 습도는 9∼2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수천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은 “도시별 도시숲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속성지수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공원 및 가로수 조성 시 기능을 고려한 수종 선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숲 기부 세제 혜택 확대 필요 도시숲 사업은 2005년 정부 예산이 투입되면서 본격화됐다. 2005년 이후 조성한 도시숲은 1600㏊에 그쳤다. 왕실이나 수도원 정원을 간직한 유럽과 달리 개발된 도시에 인공 숲을 만들다 보니 사업비가 많이 들고 대규모 숲 조성에 한계가 있다. 폐선부지나 국·공유지, 학교숲, 자투리땅 등으로 대상이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도시계획단계에서 녹지나 임야를 밀어버리고 새로 만드는 개발 방식도 균형 잡힌 도시숲 조성을 불가능하게 했다. 2005년 시민 참여로 서울숲이 만들어지고 2006년 SK가 울산대공원을 조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화재는 올해 산림청에 기업참여 도시숲 조성 사업기금 2억원을 후원키로 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도 시작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의 도시숲 기부가 활발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토지를 조성하고 기업과 단체, 개인 등이 참여해 숲을 조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뉴욕시는 도시숲을 가꾸는 시민조직이 500개나 있으며 연간 5만여명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참여로 새마을운동과 치산녹화라는 성공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광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도시숲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높은 데 반해 숲 조성이나 관리에 민간 참여가 매우 낮은 편”이라며 “도시숲 기부에 대해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2006년 겨울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한 법의학자가 능숙하게 40대 남성 시신의 두피를 벗겨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뇌에 흐르는 피. 자위를 하다 그대로 굳어버린 시신의 사인(死因)은 뇌출혈이었다. 부검대 아래쪽에는 허름한 싱크대와 각종 부검 도구, 장기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놓여 있었다. 유리벽 경계조차 없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유가족은 시신 머리맡에서 부검을 지켜봤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본 넓고 때깔 좋은 부검실은 5년 전 수습기자 당시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과는 너무 달랐다. 드라마가 옳은지, 기자의 기억이 옳은지를 확인하고 싶어 지난 21일 국과수 법의학동 부검실을 다시 찾았다. 외양은 약간 달랐지만 더 이상 칙칙하고, 어둡고, 썩은 내장 냄새 때문에 속이 메스꺼웠던 열악한 공간이 아니었다. 검시관들의 건강을 위한 환기시설은 물론 참관실, 유족대기실, 면접실 등이 깔끔하게 분리돼 있었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에서 부검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에이즈 환자 등 부패와 전염 우려가 높은 시신 부검을 위해 완전 격리된 특수부검실도 갖췄다.  국과수를 전면 리모델링한 정희선(56) 원장을 만났다. 국과수 최초의 여성 소장이다. 지난해 10월 국과수가 ‘원’(院)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원장이 됐다. 임기(3년) 만료를 4개월여 앞둔 그는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장자연 필체 진위 논란,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의혹 등을 감정한 국과수 사령탑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자연 필체와 관련, “명백히 장자연씨의 필체가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감정 결과에 대한 외압, 국과수 내부의 권력 암투 및 증거 조작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과수는 25일 개원 56돌을 맞는다.   ●장자연 필체 가짜 판명 순간 “재검토하라”  SBS가 장자연씨의 ‘친필’ 확인 감정서를 공개한 뒤 필적 감정 의뢰가 들어왔는데, 어땠나.  -필체가 맞다고 했지만 증거물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실험을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져선 안 된다. 앞선 감정 내용들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증거물 양도 많고 주변에서 관심도 많아 고생했다.  지금 생각해도 명백히 가짜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있는 그대로 본다. 특징점들이 달랐고, 이는 아주 정확하다.  가짜로 판명 난 순간 기분은.  -‘친필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그래도 다시 한번 검토하라고 했다. 난 우리 직원들을 100% 신뢰한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반복해서 얻은 결과로 나왔다면 틀림없다고 믿는다. 가짜라고는 안 했다. 내가 봤을 때 특징점들이 달랐다. 직원들이 한 것에 공감하지만 또 검토하라고 그랬다.  SBS가 받은 필체 감정서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그게(SBS 기자가 가져간 편지) 사본이었다. 사본을 가지고 감정하면 무리가 있기에 사본 감정은 안 한다. 원본은 눌러쓴 표시가 있지만 사본은 없다. 사본은 글씨 특징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원본을 갖고 실험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사본’이었다.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베테랑 직원 4~5명이 같이 실험하면서 동료들 간 의견을 거쳐 나왔다.  사건과 연관된 언론사, 정부 등의 입장이 부담되지 않았나.  -전혀 상관없다. 우리는 증거물이 들어오면 과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다. 누가 관여됐는지 상관 없다. 나도 직원들한테 전혀 얘기 안 한다. 오래 근무했지만 그런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듣지도 않을 것이다. 감정서에 내 이름을 쓰고 법정에 가서 증언을 한다. 다른 사람이 (결과를 바꿔달라고) 말한다해서 바꾸겠나. 자기가 증언하고 자기가 책임지는데 그런 일은 생길 수가 없다. 밖에서 누가 뭐라해도 상관 없는 체제로 돼 있다.  ‘왕첸첸(전모 씨)’의 필체인지에 대해 발표하지 않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정자로 쓴 것과 필기로 쓴 것에 대해 맞춤법적으로 틀린 요인들이 몇 개가 나왔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 발표 전까지 충분히 논의하고 자체 리뷰를 여러 번 한 것이기에 확신이 있다.  국과수 결과로 경찰은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이대로 묻히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여성 입장에서 묻는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원장으로서는 그런 것보다 감정이 정확해야 한다. 다음 일은 수사하는 분이 해야 할 일이다. 업무가 다르며 나눠지는 게 원칙이다.  재수사는 필요 없다고 보나.  -국과수는 증거물이 들어왔을 때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최선이다. 재수사 여부는 수사하는 분들이 할 얘기다.   ●최면 걸어 진범 잡아  만삭의 의사 부인 죽음이 타살이라고 확신한 근거는.  -그냥 뒤로 넘어질 때와 누군가에 의해 목 졸려 질식사했을 때 부검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용의자인 남편이 범행을 부인하는데 부검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나.  -어렵다.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그 다음부터는 판사가 결정한다. 우리는 요청에 의해 감정을 하지 먼저 하지 않는다.  범죄 심리를 이용하기도 하나.  -상당히 중요하다. 그 남편도 여기서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했다. 정말 거짓말을 했을 것 같은 부분을 물어봐야 하기에 질문 요령,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국과수는 프로파일러, 거짓말 탐지기, 법 최면도 활용한다. 법 최면은 심리학의 한 분야다. 2003년 오토바이를 친 뺑소니 차량의 끝 번호 하나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목격자를 데려다가 최면을 걸었는데 번호를 다 기억해내 진범을 잡았다. 사람들은 대개 차종은 기억하지만 번호판은 잘 기억하지 못 한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최면에 걸리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봤던 걸 다 기억해낸다.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해적의 멜빵, 석 선장 쏜 용의자를 찾다  지난 2월 오만에서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한발이 해군 것이어서 당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해군의 총탄이란 사실에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총알 한쪽이 편평하게 눌린 자국이 있었다. 이는 직접 쏜 게 아니라 어디 부딪쳤다가 유탄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다.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다.  해적의 거짓말을 밝혀낸 결정적 증거는.  -지난 설 때 여기는 비상이었다. 전날 의뢰를 받은 직원은 쉬지도 못하고 오만으로 갔다. 가장 범인이 유력했던 해적은 ‘나는 총을 한번도 안 쐈다.’고 말했다. 탄환이 발사된 총기를 조사하던 직원은 배 안에서 총기를 어깨에 멜 때 쓰는 멜빵을 발견, 유전자 검사를 했다. 땀이나 손의 지문이 충분히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 해적과 동일한 유전자가 나왔다.  드라마 ‘싸인’, 국과수에서도 인기가 많았나.  -처음부터 대여섯편 정도 봤다. 직원들도, 나도 많이 불편했다. 특히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은 과학하는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우리와 같지 않은 모습을 극화하니까. 다만 전체적으로 연구원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들에게 국과수를 알리는 기회가 돼 긍정적이었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부 대사를 읽어준 뒤)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나.  -‘과학적인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대사도 좋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마지막이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이란 구절이다. 이곳은 그분들이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다. 그분들이 뭔가 마지막까지 몸으로 얘기하려는 걸 들어줘야 한다. 만약 안 들어주면 그분들은 그냥 이 세상을 (억울하게) 떠나게 되는거다. 우리에게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 부검은 숭고하다. 극중 원장으로 나오는 전광렬씨가 자신의 친구가 열악한 근무 조건 때문에 숨지자 다시는 그런 조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지 정말 반성하게 됐다. 극중에서 원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순수하게 국과수와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동이었다.  드라마처럼 자살, 타살에 대한 판단이 즉각 서나.  -질식사도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고, 추락사처럼 자신이 뛰어내린 것과 밀어서 뛰어내린 것들은 금방 판단이 안 된다.  드라마와 현실의 국과수 모습 중 닮은 점은.  -집념이다. 끝까지 진실을 찾아내려는 마음은 우리 직원들과 똑같다. 감정하는 과정은 별 차이가 없었다.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점은.  -아주 큰 차이점은 증거물을 싹 바꾸는 것. 극중 고다경(김아중)이 증거물을 가지고 나간다. 그러나 현실에서 경찰로부터 넘겨진 증거물은 바코드가 다 붙고 어디로 가는지 표시가 난다. 증거물을 빼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증거물 중 일부가 사라지면 실험을 할 수 없다. CCTV가 다 깔려 있다.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법의학자들끼리 부검 결과가 다를 땐 어떻게 하나.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팩트는 하나다. 사실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 계속 전체 토의를 해 팩트에 가장 가까운 답을 내린다.  외압으로 유전자 검사나 부검 시 방해가 될 때가 있나.  -그런 건 받지도 않고, 없다. 외부에 있는 분들이 전혀 감정 얘기를 안 한다.  내부 권력 암투는 존재하나.  -나보고 암투를 거쳐 원장이 됐냐고 누가 묻던데 전혀 아니다. 연구원에 오래 있던 분들 중에 지원해서 뽑는다.  원장과 직원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수평 관계다. 한달 이상 고민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가는 건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거다. 그런 직원들을 참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현실 속 국과수는 어떤 곳인가.  -굉장히 고립돼 있다.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한 케이스를 갖고 씨름하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 융통성이 없다고들 한다. 가족적이긴 하지만 사교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매우 우수한 직원들이 있다. 국과수의 힘은 인재다. 항상 음지에서 수사를 지원하면서 죄가 있는 사람, 죄가 없는 사람을 판정해주는 기관이다.  직원이 가장 갖춰야할 덕목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기가 맡은 케이스에 정말 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거기에는 항상 피해자가 있고 다른 사람들이 연결돼있다. 하나뿐인 과학의 진실은 밝히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험과 지식, 열정을 갖고 해야 한다.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사건 등 대형재해가 났을 때 유가족을 대할 때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국과수에 적합한가.  -이 일은 꼼꼼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모기 눈물만큼 적은 양의 유전자를 분석하려면 꼼꼼해야 한다. 일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드라마 주인공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처럼 일하는 직원도 있나.  -많다. 그분보다 더 낫다. 일에 대한 열정, 집념은 질 사람이 한명도 없다.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 2008년 부임이래 2년 9개월간 목표는 이룬 것 같나.  -원으로 승격한 건 큰 자부심이다. 올해는 5월 아시아국과수학회를 우리나라에서 유치해 아시아를 선도하려 한다. 9월에는 세계학회(2014년 예정)를 유치하고자 한다. 세계 속의 국과수로 가자는 목표로 기초를 만들고 있다.  최근 다른 나라와 연대해 일한 적 있나.  -있다. 뉴질랜드 지진 참사 때 법의학, 법치의학자들이 가서 한·중·일 시신들에 대해 유전자 구분을 하고 왔다. 불에 타도 이는 남는데 이 치료 방법이 국가마다 다르다.  3년간 수장을 맡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일 어렵고 안 되는 게 예산 작업이다. 과학수사는 장비와의 싸움이다. 얼마나 좋은 장비를 가지고 실험하느냐에 따라 시간도 줄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예산 대부분이 장비비용인데 지금 장비는 옛날 것들이 많아 첨단 장비로 바꿔야 한다. 여기 이사온 지 25~30년이다. 건물도 옛날식으로 지어 환기도 안 된다. 에이즈·결핵 환자 시신 등에 대한 부검은 사실 위험 부담율이 매우 크다. 일주일에 2000건씩 들어오는 증거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50명의 인력이 감당하는 것도 무리다.  국과수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분야가 넓고 다양하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부검하는 법의학자 23명. 유전자 분석팀 50명.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10명. 문서감정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이곳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내 딸도 이곳에서 일했으면”  남은 과제는.  -연구원의 감정결과를 전부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우리의 결과가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인정받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 법의학 수준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다. 인도네시아 지진 해일 때 숨진 자국민(18명)을 모두 찾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뉴질랜드 등에 강연도 간다.  부검에 대한 유가족의 인식을 바꾸려면.  -유교사상 때문에 아직도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미래에 영상 부검, 컴퓨터 단층 촬영(CT) 같은 걸 활용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정 원장에게 국과수란 어떤 존재인가.  -국과수와 나는 아주 가깝다. 연구원이 1955년 설립됐는데 내가 1955년생이다. 대학 때 연구원에서 나온 강의를 듣고 여기로 오게 됐다. 하루 일의 90%가 이곳 일이다. 남편(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도 여기서 만났고, 내 딸(고2·유학중)도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다. 너무 매력적이고 지금도 일이 참 재미있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이곳은 매력적인 직장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정희선 원장은 ▲출생 1955년 6월 6일 충북 충주 ▲가족 남편 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 딸 1 ▲학력 충주여고-숙명여대 약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박사 ▲입사 1978년 국과수 이화학과 근무 ▲이력 국과수 초대 원장(2010년 10월), 국과수 최초 여성 소장(2008년 7월), 국과수 법과학부 부장, 국과수 마약분석과 과장, 국과수 약독물 과장 ▲수상 비추미여성대상 별리상, 몽골정부 전문가 훈장, 옛 과학기술부 선정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서울신문 선정 마약퇴치 대상 등 국과수에 들어가려면] “탐구정신 중요… 올부터 학력제한 폐지” 드라마 ‘싸인’의 영향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희선 국과수 원장은 지난 21일 국과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탐구정신”이라면서 “그냥 보지 않고 왜 이럴까, 아까 것과 어떤 게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끈기와 집념이 있어야 한다.”면서 “한 케이스를 맡으면 끝까지 찾아낸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법의학자 외에도 유전자 분석,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문서감정팀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영상분석팀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시켰다고 정 원장은 전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국과수 채용은 행정안전부에서 일괄 배치하는 공채(5·7·9급)를 제외하면 모두 특별채용이다. 인터넷 홈페이지(www.nisi.go.kr) 등을 통해 수시로 뽑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채에는 석사 이상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행안부 방침에 따라 학력제한이 폐지되면서 올해는 지원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소요정원은 26명이다. 자연과학 기술분야(이과)에 근무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는 10년차급 의사들을 뽑으며 행안부에서 공무원 4~5급(의무사무관)을 일괄 채용한다. 약·독극물·마약을 분석하는 보건연구사, 화학 분석을 담당하는 공업연구사,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공중보건연구사 등도 있다. 연구사는 통상 석사 이상, 연구관은 박사 이상이 지원했다. 연구사와 연구관은 공무원 6~7급에 해당한다. 특채는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국과수 인사채용 관계자는 “5월 초 공무원 채용박람회를 하는데 행안부 인사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채용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화학 분야는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과수는 업무강도 대비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현재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의 경우 정원 23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다. 하지만 정 원장은 방송 이후 올라간 국과수의 위상을 실감하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 고등학생이 정식으로 국과수에 민원을 보내 어떻게 해야 국과수에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미래의 직업으로 이곳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법의학자 자리도 지원자가 생겨 조만간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의학자의 연봉은 6000만~7000만원 정도다. 33년간 국과수를 지켜온 정 원장은 “미지의 물질을 찾는 기쁨이 사건의 해결로 이어지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만으로 국과수는 선택된 자부심을 느낄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대고비 맞은 동반성장위 잘 굴러갈까

    중대고비 맞은 동반성장위 잘 굴러갈까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사퇴 검토 발언으로 위원회가 출범 100여일 만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9일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의 잇단 비판에 거세게 반발하며 사퇴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주무부처 장관(최 장관)이 거칠게 비판하고 있어 안타깝다. 나보고 일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 “일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 지난달 23일 동반성장지수안 확정 발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정 위원장이 돌출적으로 주창한 초과이익공유제(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는 제도)는 정치권과 재계로부터 강도 높은 공격을 받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는 급진좌파적 발상”이라고 몰아붙였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사회주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용어인지 모르겠다.”고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색깔론이나 이념의 잣대로 매도하는 분위기에 답답함과 불쾌감을 토로하면서도 “어느 누구와도 만나서 이익공유제의 본래 취지에 대해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동반성장 주무부처 수장인 최 장관이 연달아 직격탄을 날리자 결국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익공유제에 대해 수 차례 반대 의견을 밝혀온 최 장관은 지난 16일엔 급기야 “현실에 맞지도 않는 개념은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며 쐐기를 박았다. 정 위원장이 사퇴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 부족에 대한 불만 표출과 더불어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정 위원장의 사퇴가 현실화할 경우 이제 막 자리를 잡으려는 위원회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13일 민간기구로 출범한 위원회가 그동안 힘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전직 총리인 정 위원장의 무게감과 역할이 컸다. 정 위원장이 그만둔다면 현실적으로 그만한 존재감을 지닌 후임자를 찾기 쉽지 않다. 위원회가 수장을 못 찾고 상당기간 표류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동반성장 정책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정 위원장 사퇴 검토 발언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인 최 장관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20일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퇴땐 후반기 국정운영 큰 차질 다만, 정 위원장이 지적한 위원회의 인력과 예산 부족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위원회에 올해 14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애초 위원회의 예산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지원한 20억원과 중소기업중앙회의 2억원 등 22억원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지경부와 중소기업청이 각 소관 예산을 7억원씩 똑같이 할당해 위원회에 지원하기로 했다. 또 위원회의 정책 실무와 운영 업무를 맡은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인력을 현재 20여명에서 4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맡아온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이사장 후임으로 정 위원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익공유제가 청와대나 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정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국정 핵심과제인 ‘동반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익공유제란 동반성장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정 위원장이) 언급한 것인데 그것이 전부인 양 너무 과대포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익익공유제에 대한 비판이)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는 것은 정 위원장도 잘 알 것으로 본다.(이 문제에 대해) 경제라인 간 의견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당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원희룡 사무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위원장의 핵심측근은 “이익공유제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에 꼭 필요하다는 위원장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결국, 이런 소신이 정부나 여권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위원장을 조만간 그만두겠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이미 이런 뜻을 저쪽(여권주류)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분당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이미 안 나간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면서 “다만, 정권이 명운을 걸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면,예를 들어 민주당에서 손학규 대표가 출마하고, 또 분당을을 제외하고는 (여권의) 전패가 예상되는 상황에 몰린다면 (출마를) 고려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순녀·김성수기자 coral@seoul.co.kr
  • 여성고위공직자 간담회서 쏟아진 말·말·말

    여성고위공직자 간담회서 쏟아진 말·말·말

    “현미경으로 햇빛을 모아서 종이를 태우듯 없는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비장한 정신으로 여성공직자들이 충실하게 길을 열어 왔다. 후배들을 위해 멘토링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보건복지부 장옥주 사회복지정책실장) “2시간 정도 얘기했는데 고군분투한 분들에 대해 동질감을 느꼈는지 점심 때가 아니라 주말에 워크숍을 하면서 교류하자는 얘기도 나왔다.”(여성가족부 이복실 청소년가족정책실장) ●“유연근무제 활성화돼야”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던 제2회 여성고위공직자 간담회에 참석했던 여성 고위공직자들이 들려준 뒷얘기다. 중앙행정기관에 근무하는 전체 여성 고위공직자는 48명.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6명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경우, 여성고위직 7명 가운데 6명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들의 주요 발언을 보면 공직사회에서 여성공직자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모임을 주관한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이들은 ▲유연근무제 활성화 ▲핵심지위로의 여성 진출 확대 ▲여성공직자 멘토링 및 네트워킹 강화 등을 쏟아냈다. 김소연 경찰병원 제2부장 등은 “경찰병원, 도서관 등도 여성이 많은 기관으로 유연근무제나 출산휴가, 육아휴직 시 대체 근무자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전문 인력풀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국립병원이다 보니 민간에 비해 월급이 낮은 데다 가임기 여성들이 근무하다 보니 출산·육아 휴직으로 30명 정도가 늘 비게 돼 고민이 많다.”면서 “출산한 여성들이 편안하게 일할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핵심지위로 여성 진출 확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여성공직자의 질적인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박인화 국회예산분석심의관은 “61개 부처 중 여성고위공직자가 있는 부처는 21곳에 불과하고 개방형 직위로 들어온 분들도 많더라.”면서 “수적 확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예산· 인사관리부처에서도 여성 고위공직자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고위직 진출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식약청의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여성사무관들이 늘어나니 자연적으로 여성고위직으로의 진출이 많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와대 김혜경 여성가족비서관은 능력이 되어서 고위직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기회제공 측면에서 고위직으로 많이 발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적극적인 여성정책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성공무원을 위한 멘토링과 네트워킹 활성화에 대한 주문도 쏟아졌다. 조진우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할 때 여성사무관 모임이 생각난다.”면서 “여성공무원 간 정보교류와 여성 후배들을 위한 멘토링도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가부 여성정책과의 김영숙 주무관은 “이런 모임이 더 활성화돼 양성평등 사회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 같은 건의사항 등을 모아 양성평등정책 실현기관으로서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곡역 일대 의료복합단지 만든다

    광진구는 지하철 7호선 중곡역 근처 국립서울병원을 종합의료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지구단위구역 지정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한다고 16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종합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구도 지난달 말 지구단위계획수립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국립서울병원의 경우 1962년 설립돼 1989년 재건축을 계획했으나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며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무산됐다. 2003년에는 병원시설 기부자 공모 방식에 의한 이전사업을 추진하기로 계획을 바꿨지만 이 또한 주민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해 속만 태웠다. 이에 따라 구는 2009년 2월 지역 국회의원, 복지부, 주민자치위원장 등 20명으로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여론조사를 실시해 가칭 종합의료복합단지를 현 부지에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국립서울병원 자리에 종합의료복합단지를 신설하는 업무 협약을 복지부와 체결했다. 대지 면적 4만 5763㎡ 규모의 종합의료복합단지에는 9개 이상의 각종 보건·의료행정기관이 입주한다. 의약, 의료기술, 바이오벤처 관련 기업이 입주하는 의료바이오비즈니스센터도 2015년까지 들어선다. 복지부는 약 30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 민간기업이나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25년간 빌려 쓰고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국립서울병원은 연구 위주의 국립정신건강연구원과 임상센터로 기능을 완전히 바꿔 정신보건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한다. 특히 중곡동 주민의 숙원인 지구단위계획에 탄력을 받아 현재 4층 내외 건축제한을 받던 중곡역 일대가 20층 규모의 건물 신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중곡역 일대가 고층건물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어서 지역발전에 한계가 많았다.”며 “종합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해 개발되면 동북권 의료 허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동작구 연구모임 출범 생활정책 발굴 큰 기대

    동작구 공무원들이 자발적인 연구모임인 ‘정책동아리’를 출범시켜 구정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15일 구가 밝혔다. ‘상의하달’이 아니라 지방자치 20돌을 맞아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상향식 입안’으로 주민을 섬기는 정책을 위해서다. ●건축·법령 등 다방면 경력자 참여 주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연구모임이어서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도 많이 발굴해 호평을 받는다. 동아리는 공무원들이 다양한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과제를 개발하고 해결책을 찾는 모임이다. 업무성격에 따라 부서별, 동별로 64명이 8개 분임을 만들어 ▲효율적인 행정환경 조성 방안 ▲로야(구의 캐릭터인 아기백로)와 떠나는 동작투어 ▲동 행정 서비스 개선 방안 등의 연구주제를 선정해 과제연구에 치중한다. 동아리는 2기로 나뉘어 3개월간 운영된다. 1기는 5월에 결과 발표회를, 2기는 7월 출범해 10월 발표회를 갖는다. 동아리는 또 선진행정 및 우수지자체 벤치마킹, 분임 토론 등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모든 직원들과 공유한다. 구도 우수한 제안의 경우 구정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정책동아리의 한 회원은 “다양한 근무 경력을 가진 회원들이 모이다 보니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해결책이 쏟아져 고무적”이라며 “개발사업의 경우 건축분야뿐 아니라 예산, 법령, 동사무소 직원 등 다방면의 경력자들끼리 열띤 토론으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책동아리가 태스크포스(TF)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과지향형 토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문충실 구청장은 “창의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남이 하는 일을 잘 보고 우리 지역의 특성에 맞게 고치는 데서 시작된다.”며 “동아리 회원들이 창의적인 정책개발에 활발하게 참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정책동아리는 2007년 구성된 ‘아이디어클럽’에서 발전해 2008년부터 ‘정책연구모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6개 분임을 구성해 ‘상업시설 유치지역 확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연구 발표했다. ●피상적·수동적 모임서 진화 특히 2009년 제안된 동작본동 한강대교 방면 진입로 개설 및 시설개선은 현재 타당성 검토 용역 중이어서 직원들의 활동이 정책 수립을 통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번 동아리 구성은 벌써 5년째 접어들어 언뜻 피상적이고 수동적으로 비치기 십상인 모임을 한 단계 진화시킨 것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日서해서 지진땐 1시간내 쓰나미… 내진 설계 보완해야”

    “日서해서 지진땐 1시간내 쓰나미… 내진 설계 보완해야”

    ‘앞으로 3일 이내에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여진이 일어날 확률이 70% 이상’이라는 지난 13일 일본 기상청의 발표에 우리나라 전문가들도 동의했다. 일부 학자는 7.0 이상의 여진이 일본 동해상뿐만 아니라 서해상 즉 우리나라 동해상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서해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은 불과 1시간 이내에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우리 국가주요시설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진설계가 안 된 오래된 건물들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상청이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여진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는데 어떻게 보나.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이하 손) 가능성이 있다. 주변 지각에 균열이 일어나면 군데군데 지각이 약해져서 지하에 누적돼 있던 응력이 해소되면서 여진이 발생한다. 이번처럼 리히터 규모가 9.0 정도면 여진의 규모가 그만큼 커지고 여진이 발생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한달에서 길면 1년 이상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규모의 지진이었다. 뿐만 아니라 ‘환태평양 지진대’라 불리는 곳은 단층이 많고 어떤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다른 단층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번 강진이 발생하면 도미노현상과 같이 주변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주기로 지진이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정태웅 세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이하 정) 여진이라는 것은 규모가 거의 똑같지는 않지만 본진보다는 낮은 단계의 지진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리히터 규모 9.1)의 경우도 며칠 만에 리히터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경우도 근처 판에서 7.0 정도의 여진은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신진수 한국지질연구원 지진재해연구실장(이하 신) 여진 발생 가능성은 맞는 말이다. 이 정도 지진이 나면 일주일에서 한달 내지 몇달 내에 많으면 수백차례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 →여진이 일본 서쪽(동해)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발생한다면 쓰나미 등 피해가 우려되나. -손 일본의 북동부에서 동편으로 태평양판이 1년에 5~10㎝씩 서쪽으로 밀고 있다. 이번 지진은 이 때문에 발생한 지진이다. 또 단층운동이 수직으로 일어난 지진이다. 쓰나미는 이렇게 단층운동이 수직으로 일어날 때 규모가 커진다. 이번 지진은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기에 좋은 여건이었다. 하지만 일본 동쪽에서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우리 동해에서는 그런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1983년 일본 아키다 현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우리 동해안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어느 정도의 확률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9.0 지진이 일어나기 전보다는 훨씬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지진이 일어나면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 동해는 수심이 깊다. 쓰나미는 수심이 깊을수록 큰 피해를 낸다. 지진이 발생하면 단층이 수직운동을 해야 쓰나미가 생기는데 동해가 바로 그런 곳이라는 것이다. 또 일본 서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일본보다는 느리겠지만 1시간~1시간 30분이면 우리 동해에 도착하기 때문에 대비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따를 수 있다. -정 동해상에서 여진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1997년에도 리히터 규모 4.7의 지진이 경북 경주에서 발생했다. 이 지진은 수년 전 중국 내륙에서 일어난 규모 7.0의 지진이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서도 주위에서 큰 지진이 나면 몇년 뒤에라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 연안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수직지진이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쓰나미를 몰고 올 수 있다. 이번 도호쿠 강진의 경우 10분 만에 쓰나미가 당도했지만 우리는 수심이 그보다 얕아서 쓰나미가 동해안에 닥치는 데 1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가능성이 낮다. 우리나라 동해, 즉 일본의 서해에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이번 지진에 따른 여진이 아니라 또 다른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새로운 지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지역에서도 7.0~7.5 규모 정도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언제 일어날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예측을 못하는 만큼 항상 대비해야 한다. →향후 일본 여진에 대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손 먼저 동해안에 몰려 있는 원전들의 내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이 건물들은 지어진 지 오래됐고 지어질 당시는 지진이 우리나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다. 월성, 울진,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0.2g(중력가속도)을 견디게 지어졌다.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 원전이 0.4g 이상을 견디게 설계됐다. 그런데도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보통 0.2g이라면 리히터 규모로 6.0~6.5 정도를 견디게 지어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진 발생의 역사와 최근 국제적인 지진 발생 강도와 빈도를 살펴보면 6.5 규모 이상의 지진이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당연히 내진 기준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인구밀집지역의 지진 및 쓰나미 대비책이 시급하다. 동해안에는 부산과 같은 대도시도 있고, 큰 공단이 있는 울산 같은 도시도 있다. 최근 소방방재청에서 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봐도 부산에 6.5 규모의 지진이 나면 건물의 60~70%가 완파 또는 반파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내진 설계가 잘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진 재해도조차 그려져 있지 않은 나라다. 그러다 보니 국토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힘들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지진 관련 전문가가 너무 적다.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의 경우 1~2명도 안 되는 걸로 안다. 지진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학자 공무원도 육성해야 한다. 이런 것이 안 돼서 생긴 대표적인 사례가 남해에 쓰나미 경보기를 설치한 것이다. 남해처럼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쓰나미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경보기가 필요없다. 오히려 필요한 곳은 동해인데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정부에 지진전문가가 적어서 생긴 일이다. -정 가장 심각한 문제는 5층 이하의 저층 건물이다. 저층 건물은 특히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88년 이후에 내진 설계 기준이 도입됐기 때문에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정말 문제다. 특히 학교 건물이 큰 문제다. 학교 건물은 대부분 지어진 지 오래됐고,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다. 지진이 나면 그대로 무너질 수 있다.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이번 기회에 보강해야 한다. 또 지진 재해도가 필요하다. 지진이 나더라도 연약지반과 암반층일 때가 다르다. 진동의 차원이 다르다. 후쿠오카 지진이 났을 때 서울도 흔들렸는데 내가 있던 강남의 연약지반 위에 세워진 교회는 흔들림이 강했고, 강북의 암반층 위에 있는 부모님 댁은 흔들림이 없었다. 내진 설계를 하려고 해도 일반인에게 지진 재해도가 공개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예산도 많이 들고 효과도 적다. -신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를 예측하고, 대응 태세가 잘 돼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제일 쉽고 중요한 대비는 내진 설계다. 다만 쉽지 않은 것이, 60~70년대에 지어진 민간 가옥은 내진 설계가 안 돼 있어 지진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다 부수고 새로 지을 수도 없다. 개인 것이니까. 이런 집들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세울지 정책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은 지진을 체험해 보지 못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도 실전에서 그게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지진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몸에 숙달돼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을 것이다.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습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진은 다른 자연재해와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일어난다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준다. 지진의 발생에서 피해까지 한두 시간이면 끝난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피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준비를 하면 그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준비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서 피해를 100에서 10으로도 줄일 수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시론] 석유개발 전문인력 육성 시급/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시론] 석유개발 전문인력 육성 시급/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80~90달러 선을 유지해왔던 유가는 중동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 리비아 사태 등에 따른 공급 차질의 우려로 인해 계속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국제정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석유·천연가스 자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산유국들은 석유를 무기화하려는 자원민족주의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즉, 전세계적으로 메이저 오일기업보다는 국영기업 위주로 석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세와 로열티 인상, 외국인 지분 제한 등을 통해 산유국의 지분 확대를 꾀하는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석유자원은 국가의 전략자원화될 것으로 보이며,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른 고유가 시대가 자주 발생하여 이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국가는 세계 경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석유개발 사업의 형태는 예산이나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투자가 성공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탐사광구사업에 치우쳐 있었다. 반면에 현 정부 들어 최근 2년에 걸쳐 생산유전을 직접 매입하거나 생산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결과, 2010년 말 기준으로 우리가 1990년도부터 꿈꿔 오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목표율 10%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동시에 M&A를 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우수한 기술진의 확보가 가능하여 단숨에 선진기술의 습득이 용이하며 국내 기술진에 기술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제 아침 아주 반가운 뉴스를 접했다. 중동 국가 중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되어 있고 소수의 메이저 기업만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최소 매장량이 10억 배럴이나 되는 초대형 생산유전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다. 이는 석유 개발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우선은 큰 기쁨이 아닐수 없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 봐야 알겠지만, 이 유전은 특히 리스크가 낮은 생산유전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산유전의 경우, 여러가지 기술적 방법에 의해 매장량이 확인된 것이므로 90% 이상 신뢰성이 있다. 탐사광구와는 달리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증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참여와 동시에 곧바로 생산이 가능한 유전이므로 수익률은 낮더라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특징을 갖는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생산유전뿐만 아니라 탐사광구에 대한 투자도 등한시해서는 안 되므로 생산유전에서의 석유 생산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 하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석유개발사업은 기술력이 없으면 아예 개발에 참여도 시키지 않는 등 기술력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은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석유가스의 연구·개발(R&D) 기술력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증진 노력을 통해 고급전문인력을 시급히 양성하고, 또 그에 걸맞은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등과 같은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탐사광구와 생산유전을 적절한 배합으로 추진하는 방향은 옳으나 전문인력의 수적 또는 질적 수준에 대비해 보면 아주 초라한 수준이다. 어렵게 얻어낸 생산유전이 자칫하면 남 좋은 일만 될 공산이 클 수도 있다. 성공적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 산업체, 연구소 및 대학이 하나가 되어 사심없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 “서울에 공연 아이콘 있나? 한강예술섬이 그 답 될것”

    “서울에 공연 아이콘 있나? 한강예술섬이 그 답 될것”

    서울 여의도 ‘한강예술섬’(노들섬). 서울시가 추진하는 핵심 문화사업 중 하나다. 올해 406억원의 건립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백지화 위기에 몰렸다. 문제의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이 편성되면서 불똥이 튄 셈이다. 서울시는 ‘국민모금’을 통한 카드로 대응했다. 논란 속에 가장 난감한 곳은 한강예술섬의 상주단체로 예정됐던 서울시립교향악단. 기자는 김주호(51) 서울시향 사장을 세종대로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 기획 공연들이 잘나간다고 들었다. 이런 선례가 있었나. -물론 없었다. 유료관객 비율이 90%를 넘는다. 올해 티켓 수익이 10억 5000만원으로 예상되는데 벌써 7억원어치가 팔렸다. 연말 공연도 이미 매진이다. 정명훈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하지만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등 한강예술섬 사업이 난관에 봉착해 장밋빛 미래에 제동이 걸렸을 텐데. -세종문화회관에 연습실이 하나 있는데 1978년 건축됐으니 33년이 넘었다. 이러면 오케스트라 기량에 한계가 생긴다. 연주자들은 공연하는 곳에서 직접 리허설하기를 원한다. 그래야 제대로 음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니까. →올해 예산을 확보해도 몇 년에 걸쳐 4000억원이 더 소요된다고 하던데,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위해 너무 거액을 낭비하는 건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극장은 엄청난 문화상품이다. 세계적 공연장을 보면 리허설 투어(오케스트라 리허설 공개), 백스테이지 투어(공연장 무대 뒤 공개), 강의 등을 통해 수익은 물론 국가홍보 효과도 누린다. →지금도 관객 수를 채우지 못하는 극장이 허다하다. 하드웨어만 있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닐 텐데. -10년 전이라면 그런 말이 맞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은 연일 매진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은 세계 유명 오페라단과 손잡고 훌륭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의 소프트웨어는 질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뒷받침해 줄 하드웨어가 절실하다. →사후 비용도 문제다.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유지·보수를 위해 수천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짓는다고 끝이 아니다.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공연장으로서는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 디자인 때문에 공연장의 질을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화 아이콘, 랜드마크로서 성공사례다. 호주 정부가 절대 버릴 수 없는 상품이다. →달리 말하면 호주가 이미 재미를 본 상품 아닌가. 그럼 우리는 일종의 재탕일 수도 있는데, 맹목적인 모방이 아닌가. -오케스트라 혹은 공연장 등 문화 분야는 미래에도 계속 유효한 투자다. 우리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말레이시아도 ‘말레이시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고, 유명 초고층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빌딩에 상주홀을 뒀다. 동남아에도 클래식 성공 사례가 생긴 거다. →핀란드 국립오페라극장은 건립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논란도 컸고 그만큼 토론도 많았다. 그런데 우린 속전속결이다. 토론이 필요하다. -물론 서두르면 안 된다. 하지만 지연시킬 필요도 없다. 동북아가 세계 문화 지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공연 아이콘은 시급한 과제다. →예산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한강예술섬의 대척점은 ‘무상급식’이다. 최근 복지 이슈가 관심사인데, 시민들을 쉽게 설득할 수 있겠나. -문화 시설은 ‘문화복지’ 외에 ‘투자’의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복지만 봤지만 이젠 투자의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빈약함에도 ‘베이징대극장’을 짓고 해외 유명 공연을 유치하고 있다. 동북아 공연축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반면 서울은 문화력을 소화할 공간이 부족하다. →건립예산 확보를 위해 ‘국민모금’을 제안했다. 가능성은 어떤가. -모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나름의 의미를 지닌 제안이다. 기부를 통해 공연장을 건립한 뒤 개·보수하는 선례가 많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의자나 타일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있다.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김주호 사장 1987년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공연기획과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하고 1997년 LG아트센터 운영국장 등을 거친 공연 전문가다.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평가위원,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6인 소위가 10일 내놓은 법조개혁안은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검찰·법원·변호사 개혁 분야 등 3개 특위가 구성된 지 1년 1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그러나 판사, 검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4월 말 법안 처리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수사청은 판사와 검사, 검찰 수사관의 직무 관련 범죄와 각종 비리 사건을 다룬다. 인사 예산, 수사에 대한 독립권을 갖도록 했지만 사실상 수사 대상을 법조계로 한정한 데다 대검 산하에 설치돼 감시자와 감시 대상이 중첩돼 수사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대통령실 등 통상적인 검·경 수사로는 사건 규명이 어려운 권력기관 비리 조사를 전담하고자 추진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보다는 수위가 크게 후퇴했다는 게 중론이다. 고위층 수사를 전담해 왔던 대검 중수부는 폐지하기로 했다. 경찰의 수사권은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와 검찰청법 제53조의 경찰의 복종의무 조항 삭제에 대해서는 검찰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공소장에 기소검사를 실명으로 적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압수수색영장의 대상 범위 기간 규제 조항도 도입해 검·경의 수사권 남용에도 제동을 걸었다. 피의사실공표죄 적용 대상에 변호사를 포함시켜 수사단계에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 명예훼손 등이 일어나는 부분도 막았다. 2017년부터는 검사·변호사 관계 없이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명하는 법조일원화도 시행되고, 전면도입한 뒤에는 로클럭(사법연구관)제도도 시행한다. 대법원 상고심 제도에서는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20명으로 6명 늘리도록 했다. 대법원 1부가 민사와 특허, 2부는 형사와 행정 등을 전담하게 하고, 대법원장을 포함한 각 부가 10명씩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 증원 문제는 대법원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어 대법원과 야권의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에 이번 정권에서 증원하지 않겠다고 단서조항을 붙인 것도 이런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낸 영장이 기각될 경우 재청구하지 않고 상급 법관에게 재심사를 요청하는 영장항고제도와 조건부 석방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수사효율성과 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판·검사 간 자존심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호사 분야와 관련,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실무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했다.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해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가 되면 1년 동안 사건 수임을 못하도록 하고 계좌추적을 어렵게 하는, 명의를 대여한 소송 수행도 금지시켰다. 법무법인 설립 요건을 종전 구성원 5명에서 3명으로 완화하고, 10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한 조건도 7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낮췄다. 대법관·헌법재판관·검찰총장 등 장관급 법조인에 대한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권고규정도 뒀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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