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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면 칼럼] 분노와 자조의 지방자치 이제 끝내자

    [김종면 칼럼] 분노와 자조의 지방자치 이제 끝내자

    우리 지방자치는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 성년의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품에 갇혀 제 길을 가지 못하고 있으니 자치라는 말이 무색하다. 여당 소속의 3선 도지사가 “지방자치법이 불행한 지방자치의 원흉이다”라고 말하는 형편이다. 중앙정부가 시시콜콜 간섭하니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망하려고 해도 망할 수가 없다며 쓴웃음을 짓는 이도 있다. 이쯤 되면 자치가 아니라 ‘탁치’(託治)라는 말이 더 어울릴 법하다. 지방자치가 분노와 자조의 동의어가 돼선 안 된다. 지방자치법이 지방자치의 진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면 바꿔야 한다.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 움직임이 부쩍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지방자치법 개정 논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지방의회 위상 재정립 문제다. 175개 조문의 지방자치법 중 지방의회와 직접 관련된 규정이 67개나 되니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지방자치의 중추기관이어야 할 지방의회는 상대적으로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과는 사뭇 결이 다른 애환을 겪고 있다. 자존감의 위기다. 분명한 것은 지방의회가 바로 서야 지방자치가 바로 선다는 점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은 지방자치에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 지방정부는 ‘극강(極强) 단체장-극약(極弱) 의회’의 형태를 띠고 있으니 지방의회가 비대해진 권력을 행사하는 단체장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고 주민 의사를 대변하는 기능을 다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지 모른다. 지방의회의 입법 기능을 제약하고 자치단체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어렵게 하는 지방자치법은 하루빨리 가다듬어야 한다. 지방의회의 숙원인 유급 정책보좌관제 문제도 조속히 매듭져야 한다. 최근 광역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원들에게는 무급 봉사직으로 출발해 유급 권력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숙명처럼 따라붙는다. ‘지방의원 자질론’, ‘지방의회 무용론’도 간단없이 등장한다. 그동안 지방의원이 과연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왔는가 하는 데서는 누구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예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입법 활동 등 지방의원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 보좌 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지방의회 역량 강화는 절박한 과제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지방의회를 아예 없애 버릴 요량이 아니라면 일단 일을 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해 놓은 뒤에 비판을 해도 비판해야 할 것이다. 여론이나 국민정서법에 기대어 지방의원 정책보좌관 문제를 무작정 내칠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 사무기구 관련 인사권도 단체장으로부터 의회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자치 활성화라는 대의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해가 맞닿아 있지 않는 한 누구도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 지방자치의 딜레마가 있다. 현장의 지방자치 실천 그룹은 중앙정부나 국회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 함께 머리를 싸매야 할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도 적잖은 인식의 괴리를 보인다. 대화와 설득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자치법 개정을 주도하는 단체들은 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추진한다고 한다. ‘위력 시위’의 모양새는 피하는 것이 낫다. 자칫 정치 투쟁으로 비쳐 역작용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아직도 많은 국민은 풀뿌리 민주주의, 현 단계 우리 지방자치의 숨은 실상에 대해 잘 모른다. 지방자치는 일종의 경험재이자 감동재다. 지방자치 서비스라는 상품을 직접 이용한 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평가하고 고마움도 느낄 수 있다. 정치적 이벤트보다는 내적인 자정 운동을 전개하며 한편으로 지방자치의 당위성을 널리 알려 나가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이 아닐까. 특정 지방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지방자치다. 중앙과 지방의 소통만이 살길이다. 우리 지방자치는 이제 행복해질 때가 됐다.
  • [국가재정전략회의] 쓰는 돈 더 많은 나라살림… 현 정부 5년 재정적자 140조 예상

    [국가재정전략회의] 쓰는 돈 더 많은 나라살림… 현 정부 5년 재정적자 140조 예상

    정부가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향후 나라 살림을 아낄 방안을 논의했지만 말보다 실천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세워 들어오는 세금보다 쓰는 돈의 증가율을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 발표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3% 포인트 이상 낮게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12년 총지출 증가율은 6.2%로 총수입 증가율보다 0.4% 포인트 높았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격차가 1.4%, 1.7% 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그 결과 이번 정부에서는 관리재정수지(나라 살림) 적자가 지난해까지 50조 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향후 5년간 1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역대 정권 중 최고액이다. 노무현 정부(10조 9000억원)의 13배이고, 이명박 정부(98조 8000억원)보다 40조원이나 많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뺀 것으로 정부의 순수한 재정 상태를 나타낸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33조 3000억원, 2016년 30조 9000억원, 2017년 24조원 등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부 5년간 총 138조 9000억원이다. 이런 재정건전성 악화는 다음 정권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원인은 공약가계부 달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는데 세금은 잘 걷히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장밋빛 ‘경상성장률’(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으로 세입 예산을 높게 잡았다가 최근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랏돈을 추가로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 재정 전략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세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은데 재정 지출 증가율을 수입보다 낮게 유지한다는 목표는 지켜질 가능성이 없다”면서 “정부가 ‘증세는 없다’는 원칙에서 벗어나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그동안의 대책을 반복할 태세다. 이날 회의에서 지출 구조 조정, 유사·중복 사업 정비,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단골 메뉴가 또 테이블에 올랐다.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은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예정보다 늦춰졌다.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 개혁 방안도 이미 나왔던 대책들이다. 재탕·삼탕 대책들을 갖고 총지출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또 나선 셈이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하반기에 경기 여건, 세수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경기 악화가 온다면 추경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총력전을 편다면 추경을 상반기에 해야 한다”면서 “예전처럼 거품이 낀 성장률 전망을 계속하고 기존 대책에 의존하면 세수 펑크와 재정 악화,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상가 임차인 ‘乙의 권리’ 찾다

    음성적으로 거래되던 상가 권리금이 법적으로 보장돼 임차인의 권리가 크게 신장된다. 임차인의 노력으로 형성된 권리금을 임대인이 가로채는 횡포도 어느 정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차계약 방해·임대료 횡포 제재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법률안은 임차인에게는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고 임대인에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방해할 수 없도록 방해금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할 수 없게 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를 배상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이렇게 되면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보낸 뒤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맺으면서 직접 권리금(바닥 권리금)을 받거나 임차인이 형성한 영업 가치를 대가 없이 사용하려는 횡포가 어느 정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권리금이 인정돼 투명성 확보도 기대된다. 현재 상가 임대차는 주택과 달리 2개의 계약서를 작성한다. 건물주와 세입자 간에는 보증금 및 월세를 정한 건물 임대차계약을 맺고, 현재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에는 권리(시설)양수·양도계약서를 작성한다. 권리양도·양수계약서는 영업집기 및 시설과 함께 권리금(영업권) 내용이 들어가지만 건물주가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임차인 간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임차인의 권리금이 인정되면 권리금을 유추해 해당 영업의 매출액 파악과 상가의 가치, 유망 업종 파악도 지금보다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차인에게 불리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권리금이 법적으로 인정되면 권리금도 투자 재원으로 계산된다. 권리금 노출은 매출액, 소득 노출로 이어져 세원이 모두 드러난다. ●보증금·임대료 상승 부작용도 부정적인 효과도 나올 수 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일부러 계약조건을 현재보다 훨씬 까다롭게 하거나 임대료를 터무니없이 올려 받는 악덕 건물주를 제재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건물주가 직접 상가를 이용할 경우에도 임차인이 권리금 보상을 요구할 경우 자칫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리금 인정이 보증금 및 임대료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규모 점포 또는 준(準)대규모 점포는 법률 적용에서 제외돼 백화점이나 3000㎡ 이상 대형 상가 건물주의 횡포는 막을 수 없다는 한계도 따른다. 권리금을 낮게 신고하는 다운계약서 작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소득세법 등 3건만 국회 문턱 넘어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외에 ‘연말정산 파동’에 따른 환급 대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채를 최대 1조원까지 발행하도록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이들 3건이 전부다.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고도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법안만 54건에 달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무용지물' 15조원 킬 체인·KAMD 구축 대신...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킬 체인·KAMD에15조원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세계 태권도 성지 + 총 211억 효과 = 경제 하이킥!

    전북도가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 경제적 파급효과와 지역 인지도 향상이 기대된다. 전북발전연구원은 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로 총 211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고 11일 밝혔다. 발전연구연은 16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해 이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08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6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회 준비와 개최 등에 따른 고용유발 효과도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오는 8월 무주에서 치러지는 세계유소년대회도 7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 대회에는 100개국에서 1000여명의 선수와 임원, 가족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북은 이번 대회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균형발전, 투자 유치, 지자체 이미지 제고, 관광 홍보 등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국제 규모의 경기장인 태권도원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로 시설을 보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예산 절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거두게 됐다는 평가다. 우선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태권도의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에서 개최돼 전북의 문화관광 자원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태권도인의 교육·수련·연구의 중심이자 태권도 정신과 문화 교류의 장이 될 태권도원이 전북에 있다는 점이 부각돼 지역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태권도원에는 4500석 규모의 세계 최초 태권도 전용 T1경기장과 1400명이 머물 수 있는 연수원, 세계 최대 규모의 태권도 박물관 등이 있어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 불린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것은 전북으로서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국가와 전북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태권도대회 유치를 계기로 태권도원을 중심으로 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북과 충남, 경북 등에서 태권도원에 이르는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해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태권도원 진입도로인 무주 오산~설천 구간 국도 30호선 10.9㎞는 선형이 불량하고 도로가 좁아 최근 3년간 27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봄철 대형사고 겨울의 두 배… 운전중 통화 등 나쁜 습관 버려야”

    “봄철 대형사고 겨울의 두 배… 운전중 통화 등 나쁜 습관 버려야”

    지난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000명 이하로 감소했다. 1978년 이후 가장 적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자동차 증가율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성과다. 교통사고 감소 성과는 교통안전의식을 높이고 차량 안전점검과 사고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취임 6개월째 접어든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을 지난 1일 만나 교통사고 대책을 들어 봤다. 오 이사장은 최초의 민간 교통안전 전문가 출신 최고경영자로 교통학회장과 아주대 교수를 역임했다. →지난해 교통사고가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까.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000명 밑으로 떨어지는 데 무려 36년이 걸렸다. 197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자동차 등록 대수가 50만대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0만대를 넘어선 지난해의 성과는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4명으로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32개국 중 31위)이다. 지난해 대형사고로 위축됐던 관광산업이 올해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하락에 따라 자동차 이용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교통안전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감소세를 이어 가기 위해서는 운전자, 보행자 등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교통안전을 확보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교통안전 수준은 운전자의 의식과 같은 문화적 요인,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는 교통시설, 법률과 같은 사회규범 등이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성과지표다. 잘못된 습관이 형성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처럼 나쁜 운전방법도 습관화되면 바꾸기 매우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운전중 DMB 시청이나 휴대전화 사용이 대표적인 경우다. 법령으로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캠페인·홍보, 단속을 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3E(교육 Education, 단속 Enforcement, 시설 Engineering)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한 교통안전교육 방안은. -교육이 최고의 투자다.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 교육을 통한 안전의식을 확립해야 한다. 인적 요인에 의한 사고는 물론 시설 투자와 제재·단속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함께 감소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교통안전 특화 교육과정을 정규교육에 편성하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실제 도로환경을 반영한 체험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 나이별로 인지적 성숙도나 습득 능력이 다른 만큼 연령에 맞춘 단계적 교육도 동반돼야 한다. →운전자 교육이 중요하단 말인가. -차와 차 사고는 운전자 부주의다. 하지만 보행자 사고 가운데 상당 부분은 보행자 부주의도 있다. 무단횡단, 신호 미준수 등 후진국형 사고다.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 교육도 꼭 필요하다. →강력한 단속 효과는 일시적이지 않나. 바람직한 단속 방안이 있나. -단속은 법과 제도 등을 통한 강제적 수단이다. 단속은 학습된 교통안전 교육이 도로에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전자들의 유인체계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불편·불만도 따르게 마련이다. 맹목적인 범칙금 인상이나 단속보다는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위반자 위주로 강력하게 처벌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불합리한 준수 규정 현실화로 법규 준수율을 높이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교통 시설 투자도 필요하지 않나. -스웨덴의 교통안전 수준은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위다. 스웨덴은 1997년 ‘비전 제로’를 선포하고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전 제로의 핵심은 운전자의 실수까지도 교통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동차와 도로 시설을 개선한다는 게 핵심이다. 우리도 과속방지 시설이나 회전식 교차로 등으로 운전자 스스로가 안전운전을 하게끔 유도하고, 방호 울타리와 차로이탈 시설 등으로 운전자의 의도치 않은 실수를 보완해 주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교육이나 단속을 하려면 운전자의 행태나 도로시설물 상태 파악이 우선돼야 하지 않나. -좋은 지적이다. 사업용 자동차는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달지 않은 차량이 많다. 기록계에는 과속, 급차선 변경 등 12개 항목이 담기는데 이를 분석하면 운전자의 운전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어느 구간이 사고다발 지역인지, 어떤 시설이 문제가 있는지 파악된다.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 맞춤 교육을 할 수 있고 효율적인 시설 투자도 가능해진다. 일본이나 유럽처럼 기록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교육을 의무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형 교통사고 발생이 빈번한 계절이다. 실제 통계는 어떤가. -봄철은 수학여행이나 모임 등으로 단체 이동이 많고 가족이나 친구 등과의 야외활동도 늘어난다. 대형 사고(사망자가 3명 이상이거나 부상자(사망자 포함)가 20명 이상 발생하는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2013년 통계분석 결과 1~2월에는 월평균 4.5건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봄 행락철인 3~5월은 115% 증가한 10건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의 사망자와 부상자도 각각 150%, 123% 증가했다. 특히 승합차 사고가 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수학여행이나 모임 등의 단체 이동이 많아져 승합차 이용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졸음운전도 많이 발생하는 때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무섭다. 사망사고 발생률도 4배나 높다. 최근 5년간 봄철 졸음운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매년 645건의 사고가 발생해 30명이 사망하고 1272명이 부상했다. 매일 7건의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졸음운전은 운전자가 의식이 없기 때문에 돌발상황 발생 대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른 사고에 비해 사망 사고율이 2배 이상 높다. →교통안전공단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사업용 자동차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용 자동차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의 5.8%에 불과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체의 18.1%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사고율이 높다. 사망자 수는 비사업용보다 4배 높다.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일어난다. 교통사고를 경험한 버스운전자 중 60%가 인적 요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27%는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공단은 디지털 운행기록 분석을 통한 운전자의 운행행태 개선, 위험상황을 직접 체험해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안전운전 체험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전세버스 운전자에 대한 교통안전정보 사전 제공, 차내 음주가무를 목적으로 하는 불법 구조변경 단속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전한 운전습관을 체화시키는 교통안전체험교육도 중요하지 않나. -빗길·눈길에서의 미끄러짐, 급제동, 추돌사고 등 다양한 위험상황을 직접 체험 하면 위기상황 대처 능력이 커진다. 공단은 2009년 3월 문을 연 경북 상주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체험 교육을 하고 있다. 그간 사업용 운전자 3만 2000여명을 교육시켰다. 결과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교통사고 건수는 59%, 사망자 수는 68% 감소하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교육생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또 하나의 교통안전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있는데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공단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많은 전문가 확보 아닌가. -교통안전에 관한 세계적인 수준을 갖고 있다. 올해는 미래교통 연구·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업종별 교통사고 예방대책 수립, 고위험군 운전자의 행동개선 및 위반억제기술 개발 등 실행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적용 방안 연구, 공공 및 민간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통안전사업 개발, 긴급구난체계(e-Call) 구축 지원 등 첨단교통기술을 활용한 미래교통안전서비스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행자 충격을 줄이는 기술개발 등도 집중 투자한다. →교통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것만큼은 실천하자는 내용이 있다면. -쉬운 것부터 실천할 것을 당부한다. ‘안전띠는 생명띠’다. 앞자리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는데 뒷자리 안전띠 착용은 아직도 멀었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3배나 올라간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은 행복을 지키는 습관이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DMB 시청은 음주운전보다 위험하다. 최근 보복운전이 사회문제화됐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양보운전은 선진 시민이 지켜야 할 덕목이다. →공단의 자동차 안전점검 수준은. -국내 안전점검 시장에서 공단이 맡고 있는 것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전국 58개 검사소가 있는 데 불편이 많아 출장 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단이 개발하는 기술이나 제도는 민간 지정 검사업체까지 영향을 미친다.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면 민간 업체들도 따라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김천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특조위 “출범 늦출 것”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특조위 “출범 늦출 것”

    국무회의 통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특조위 “출범 늦출 것”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모법을 위반했다며 시행령 개정작업에 착수하고 출범은 늦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저동 특조위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출범이 늦춰지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단계에서 출범을 논의할 수는 없다”면서 “시행령이 특별법에 맞게 앞으로 제정되고 인적구성 등을 갖추게 될 때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관심이 쏠린 공무원 파견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공무원을 파견받느냐 하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추후 (논의과정을) 봐야 한다”고 말해 공무원을 전면 배제하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논란의 중심이었던 ‘행정지원실장’ 등 고위공무원도 파견받을지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조위 출범이 늦어질 것이라는 언급과는 별개로 이 위원장은 “(지금도) 조사활동을 포함해 주어진 여건 내에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 활동을 연기하지는 않으리라고 말했고, 예산에 대해서도 “예산은 원래 받아야 하니 나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올해 내내 해양수산부 등 정부로부터 아무런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모든 활동비를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질의응답에 앞서 발표한 ‘특별법 시행령,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시행령이 상위법인 특별법을 어길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지난 2월 17일 자신들이 제출했던 시행령안을 바탕으로 이날부터 개정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임인 4·16가족협의회 측도 이날 통과된 정부 시행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특조위가 제출할 예정인 시행령 개정안을 정부가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시행령 개정 작업과는 별개로 특별법에 근거해 독자적인 특조위 규칙을 제정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난 4일 대통령과 면담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앞으로도 “활동에 필요하다면 대통령 면담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면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이제 대통령도 끝이다’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심~전원 장거리 출퇴근 ON 비용 부담·소음 스트레스 OFF

    도심~전원 장거리 출퇴근 ON 비용 부담·소음 스트레스 OFF

    제주에 사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전기자동차(SM3)를 몰고 하루 왕복 90㎞ 출퇴근길을 달린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한 달에 5만원 안팎. 김씨는 요즘 기름값 걱정 없는 전기차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 육지에서 해상을 통해 기름을 실어 오기 때문에 제주는 전국에서 기름값 비싸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 비싼 기름값 탓에 평소 100~20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려야 했던 김씨다. 김씨는 “예전에는 값싼 주유소가 있다는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지만 이젠 옛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의 도심이며 한적한 시골길에서도 소리 없이 씽씽 달리는 전기자동차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읍·면·동사무소 등 공공 기관과 일반 단독주택, 아파트 공동 주차장 한편에 전기차 충전기가 나란히 들어선 모습은 제주의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전기차 천국을 꿈꾸는 제주는 전국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해 가며 전기차 보급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름차를 버리고 전기차로 갈아탄 제주 사람들의 전기차 라이프를 들여다봤다. ●기름값 걱정 뚝, 굿바이 주유소 김씨는 지난 1월 전기자동차로 갈아탔다. 제주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인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자택에서 제주시내 직장까지 매일 왕복 90㎞ 이상을 운행한다. 제주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2년 전 전원생활을 꿈꾸며 청수리 시골마을에 집을 짓고 이주, 매일 제주시내까지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한다. 하지만 전원생활의 기쁨도 잠시, 시골로 이주한 후 자동차 기름값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제주시내 거주 당시 월 20만원 정도였던 자동차 기름값이 시골마을로 이주한 후 출퇴근만 하는데도 월 40만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씨는 지난해 하반기 제주도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공모에 신청,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요즘 월 5만원 정도의 전기차 충전요금을 낸다”며 “예전의 차량 기름값에 비하면 거의 공짜로 차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밤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는 전기차 충전요금이 4분의1 수준이어서 자기 전에 충전하면 전기요금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자동차세는 연간 12만원. 예전에 타던 경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은 자동차세와 환경부담금 등을 합쳐 연간 50여만원을 부담했다. 전기차로 바꾼 후 김씨의 출퇴근길에는 작은 행복이 더해졌다. 김씨는 “전기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진 소음이 전혀 없어 운전을 하면서 또렷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출퇴근길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전기차(기아 RAY)를 타고 있는 임모(52)씨는 1년이 넘도록 전기차 충전기 기본요금 수준인 2만여원만 낸다. 집에도 충전기가 설치돼 있지만 임씨는 주로 공공 기관에 설치된 충전기를 수시로 이용한다. 한국환경공단과 제주도 등이 설치한 공공 전기차 충전기는 전기차 보급 확산 등을 위해 현재 전기 충전이 무료다. 한국환경공단은 올 하반기부터 공공 기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이용 시 전기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박모(41)씨도 요즘 전기차(기아 SOUL) 덕에 효자 소리를 듣는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서귀포시 표선면 시골마을 고향집에서 혼자 사는 팔순 노모를 자주 찾는다. 박씨는 “예전에는 자동차 기름값 부담 탓에 전화만 드리고 월 1~2회 정도 고향집을 찾았으나 요즘은 주말마다 고향집을 찾아 노모를 보살펴 드린다”며 “전기차가 효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자녀를 두고 있는 양모(44)씨는 최근 전기자동차 보조금 우선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주택용 충전기가 설치되면 조만간 소형 전기차(기아 RAY)를 인도받는다. 양씨는 “주 3회 재활치료를 위해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지만 버스는 불편해 주로 택시를 이용, 교통비 부담이 컸다”면서 “보조금 이외 전기차 구입비용은 장기 할부로 해서 당장 목돈 부담도 없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기차(기아 SOUL)를 탄다. 지난해 7월 취임과 함께 전기차 홍보맨이 되겠다며 관용차를 전기차로 바꿨다. 그동안 제주지사는 최고급 체어맨 승용차를 관용차로 이용해 왔다. 운전기사는 “차체가 비좁지만 원 지사는 그동안 불편하다는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한라산 고지대를 횡단하는 5·16도로의 가파른 오르막도 거뜬하게 올라가고 내리막에는 자가 충전도 돼 관용차로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글쎄? 불안한 배터리 지난 1월 전기차(기아 SOUL)를 구입한 고모(50)씨는 아직 예전에 타던 일반 승용차를 처분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 중인 전기차는 차종별로 완전 충전 시 130~150㎞ 정도 달릴 수 있다. 제주시내에 살고 있는 고씨는 지난 1월 가족을 태우고 제주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 나들이를 갔다가 낭패를 봤다. 출발 전에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왕복 130㎞ 거리를 확인, 150㎞ 완전 충전을 한 후 떠났지만 돌아오다가 배터리가 모두 소모됐고, 주변에 공공 충전기를 찾지 못해 제주시 외곽 도로에서 견인차를 불러야만 했다. 고씨는 “가족 4명을 태운 데다 추워서 히터까지 튼 때문인지 배터리가 예상보다 빨리 소모됐다”며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지면 왠지 불안하듯 전기차를 운전할 때마다 배터리 잔량 표시에 눈이 가는 등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씨는 당분간 일반 승용차도 처분하지 않고 보유할 생각이다. 이동 중 배터리가 떨어지면 이용 가능한 제주의 공공 전기차 충전시설은 급속 49대, 완속 173대(2014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특히 공공 기관에 설치된 충전기는 관용 전기차들이 모두 선점해 일반인은 충전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모(44)씨는 전기차 신차를 인도받은 지 두 달 만인 지난달 2월 중순 갑자기 차가 도로에 서 버렸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전기부품(인버터 전기모터)이 불량이라며 부품 가격은 290만원이라고 했다. 이씨는 “무상 서비스 기간이 5년이어서 부품값과 수리비는 내지 않았지만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 고장이라도 나면 부품 교환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비스센터 직원이 전기자동차는 아직 초기여서 부품의 안정화가 안 된 상태로 고장이 잦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줬다”고 전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로또? 삼수는 기본 제주도는 최근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자 1483명을 선정했다. 모두 3268명이 신청, 공개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2200만원(국비 1500만원, 지방비 700만원)을 지원해 준다. 완속충전기 설치비 600만원도 따로 지원한다. 그동안 꼭 전기차로 갈아타겠다며 보조금 공모에서 2차례 낙방하고 세 번째 도전한 46명은 이번에 우선 보급 대상자로 모두 선정됐다. 보급차종은 기아 SOUL과 RAY, 삼성 SM3, 쉐보레 스파크, BMW i3, 닛산 리프 등이다. 이들 차량이 조만간 인도되면 제주를 달리는 전기차는 모두 2335대로 늘어난다. 이는 서울시 등 전국 전기자동차 6700대의 40%를 넘는 수치다. 제주도는 내년엔 5000여대의 전기차를 민간에 추가 보급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비 지원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기차 이용자는 충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 하반기에 민간 업자들이 유료 충전시설 구축에 나서면 앞으로 전기차 충전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슈&이슈] “사람부터 살아야” vs “왕버들도 살아야”…상생의 길 없을까

    [이슈&이슈] “사람부터 살아야” vs “왕버들도 살아야”…상생의 길 없을까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병원 건립 예정 부지인 전북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 백석제의 환경보존 문제가 불거져 시민사회단체 간에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최악의 경우 이미 확보한 국가 예산까지 반납해야 할 위기를 맞아 난감한 입장이다. 최근 사업자인 전북대병원이 환경단체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도시계획시설 재입안 서류를 제출한 데 이어 시도 다른 대안이 없다며 밀어붙이기로 나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형 병원 건립은 군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이다. 인구가 30만명이나 되는 서해안의 중심 항구도시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응급환자나 중증 환자들은 외지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뇌졸중, 심근경색 등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이 30~50㎞나 떨어져 있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실제로 군산시에서 타지역으로 유출된 환자는 2013년 한 해 동안 9만 9676명에 이른다. 지역의 유출 진료비도 1186억원이나 된다. 인구 10만명당 질병에 의한 사망자 수도 550.7명으로 전국 평균 465.3명보다 훨씬 많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는 2008년부터 수도권 대형 병원들과 여러 차례 접촉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행히 2010년 전북대병원이 시에 분원 설치 의사를 밝혀 같은 해 12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은 2012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올해까지 132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등 순풍을 타고 진행됐다. 군산 전북대병원은 당북리 백석제 일원에 신축하기로 했다. 백석제는 1930년대에 축조된 농어촌공사 소유 저수지로 현재는 토사가 쌓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군산시는 단일 부지로 병원 건립에 필요한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쉽고 자연녹지 지역으로 별도의 용도변경 없이 도시계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부지를 결정했다. 도심과 산업단지, 전주~군산 간 자동차 전용도로에 근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감안했다. 전북대병원은 이곳에 500개 병상을 갖춘 종합의료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국비 583억원, 시비 260억원, 전북대 1720억원 등 모두 2563억원 규모다. 이곳에는 응급의료센터 등 일반 진료과 11개, 수술실 6개, 중환자실 병상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산 전북대병원이 들어서면 입원환자가 연간 11만 6000명, 외래진료환자 28만명을 수용해 군산시는 물론 인접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의료혜택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사업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병원 예정 부지인 백석제에서 멸종위기종인 독미나리 집단 서식지와 왕버들 군락지가 발견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등 환경단체들은 백석제에 독미나리 군락지는 물론 67종의 다양한 조류가 관찰되고 있어 이곳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건립 부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은 백석제 부지 선정 과정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시가 2010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백석제의 독미나리 집단 서식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누락시켜 부지 선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백석제는 1930년대에 축조된 것이 아니라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저수지로 역사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무리한 사업추진을 중단하고 병원 부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녹색주민연대, 지방행정동우회 군산시분회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이들은 “시민의 생명권이 달린 문제를 환경단체가 좌지우지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30만 군산시민을 위한 가장 현명한 방안이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부모와 자녀들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품을 떠나야 할 때 독미나리와 왕버들을 보며 흐뭇해하고 춤이라고 춰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백석제 부지 내에 병원 건립과 환경보존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군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성명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대병원이 최근 환경단체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애초 13만 6116㎡인 병원 예정부지 가운데 토지주가 반대하고 있는 사유지 3만 2854㎡를 제척한 도시계획시설 재입안 서류를 제출했다. 왕버들 군락지에 건립하려 했던 장례예식장을 다른 곳으로 배치하는 등 독미나리 서식지와 왕버들 군락지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시도 그동안 주춤했던 병원건립사업을 원안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시는 다음달 5일까지 병원부지 일대 주민공람공고를 진행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심의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는 감사원 감사를 하면 병원부지 선정 과정의 특혜 여부가 가려질 것이고 문화재 지표 조사 부실 여부도 문화재청이 심사하면 결론 날 것이라며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사업을 애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전북대병원의 수정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백석제는 보전만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감사원이 감사하면 환경영향평가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 병원 부지로 결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될 것이라고 벼르고 있어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사업의 앞날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장님 비서는 스마트폰

    이장님 비서는 스마트폰

    지난 22일 오전 11시 1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아파트 단지. 한 얌체 운전자가 뻔뻔하게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자신의 승용차를 세워 놓았다. 예전 같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손가락질만 받으면 됐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 생활불편 민원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돼 있으면 바로 신고가 가능해진 세상. 이 현장을 목격한 A씨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어 청주시청 생활민원과로 전송했다. 신고만 하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기능으로 시청 생활민원과는 현장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잠시 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도로가 파손됐다며 보수를 해 달라는 민원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시청에 접수됐다. 이날 하루에만 스마트폰으로 접수된 민원은 15건. 이들 민원은 해당 부서로 넘겨진 뒤 확인절차 등을 거쳐 즉시 처리된다.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불법 주차의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스마트폰이 시민들의 생활불편 민원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지방행정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신고가 관공서의 부족한 단속인력을 대체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욕설 포함된 민원전화 줄고 위치 자동 저장된 사진 민원 환영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스마트폰 생활불편 민원 신고 비율이 2012년 22%에서 2013년 34%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8%로 더 높아졌다. 시행 첫해인 2012년에는 4280건 중 958건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6892건 중 2347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만 2989건의 불편민원 중 4995건이 스마트폰으로 신고됐다. 스마트폰 생활불편 민원 신고는 공무원들과 시민들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정종련 청주시 생활민원 담당은 “바로콜 민원전화를 통해 접수할 때는 시민이 민원현장 위치를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자칫 공무원이 잘 이해하지 못하면 욕설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신고하면 위치가 자동으로 함께 접수돼 민원인과 다툴 필요도 없고, 공무원들이 민원 현장을 금방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담당은 이어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무심코 차를 세웠는데 감시의 눈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 모습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좋아진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거주하는 장경욱(45)씨는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불법주차된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신고했더니 다음날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는 통보가 와 빨라진 세상을 실감했다”며 “시민들의 준법의식 향상을 위해서도 스마트폰 신고는 잘 마련됐다”고 밝혔다. ●불법주차 신고로 이용하는 지자체 늘어 스마트폰 생활민원 신고가 좋은 반응을 얻자 이를 도입하는 지자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는 지난 2월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에 나서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제공하는 ‘생활불편 스마트폰 신고’ 앱을 설치한 뒤 위반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2일 이내에 신고하면 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는 ‘불법 주정차 시민감시관’ 65명을 위촉하고 이들에게 불법 주정차 단속 법령과 방법, ‘생활불편 스마트폰 신고’ 앱 이용법 등을 교육하는 등 시민들을 활용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도 4~5월 홍보 기간을 거쳐 오는 6월부터 불법 주정차 ‘스마트폰 신고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버스승강장, 횡단보도, 인도, 교차로 등 집중단속지역을 선정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민원 신고를 차지한 불법 주정차 문제를 스마트폰 민원 신고로 병행 추진해 과태료 부과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조중기 순천시 교통과장은 “불법 주정차 단속의 사각지대를 스마트폰 신고로 해소하는 동시에 주정차 단속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는 얌체족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올바른 운전문화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요즘 충북 괴산군 이장님들은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다. 스마트폰을 즐기는 도시민들처럼 게임이나 채팅에 중독된 게 아니다. 농사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읍·면사무소를 뛰어다니며 보던 이장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해결하면서 이제는 스마트폰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나이 지긋한 이장님들이 신세대들의 필수품인 스마트폰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군이 개발한 스마트이장넷 때문이다. 스마트이장넷의 가장 큰 기능은 군청이나 읍·면사무소가 이장에게 보낸 문서 수신이다. 그동안 이장들은 읍·면사무소를 찾아 공문함을 열고 문서를 수령해 내용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각종 문서를 확인할 수 있다. 농사일과 마을 살림살이로 정신없는 이장들에게 최고의 비서가 생긴 셈이다. 이장들은 또 이장넷으로 재난·재해 등 마을의 각종 사고를 군청과 읍·면사무소에 알리고 각종 회의결과도 공유한다. 읍·면의 행사 사진과 자랑거리도 이장넷에 올릴 수 있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다른 읍·면에 우리 마을을 홍보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괴산지역 11개 읍·면 이장 281명 중 196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141명이 이장넷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김동현(56) 청천면 사기막리 이장은 “군청에서 이장들 집으로 공문을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마을은 오지라 다른 마을보다 우편물이 하루나 이틀 늦게 온다”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에는 나이 드신 분이 많다 보니 여러 마을이 공동구매로 비료 등을 구입해 나눠 줄 때 마을 이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장넷으로 상황이 전파돼 이장들이 필요한 순간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며 “이장넷이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사용자가 점점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모바일 콜택시·급식보안관·현장교육 정보 제공 등 전방위 서비스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방행정이 확산되면서 지자체들은 자체 앱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시는 모바일 콜택시 앱 ‘고양이택시’를 개발했다. 고양이택시는 언제 어디서나 내 주변의 고양시 택시를 실시간으로 검색한 뒤 승객의 현재 위치 또는 승차를 원하는 위치로 택시를 호출하면 택시가 배차되는 무료 시스템이다. 현재 고양시 택시의 70%인 2000여대가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의 어린이 급식관리 모바일 앱인 ‘급식보안관’, 아토피 등 알레르기 관리용 앱인 경기도의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현장교육과 체험정보를 제공하는 대전 유성구의 앱 ‘딩딩딩’도 있다. 울산시의 모바일 교통정보서비스는 지난해 6월 구축된 이후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이용자 수가 4만명으로 나타나, 지난해 월평균 이용자 수 3만 2718명보다 22%가량 증가했다. 이 앱은 울산 전역에 설치된 132개 폐쇄회로(CC)TV와 각종 차량검지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교통지도, 소통정보, 실시간 CCTV, 주차정보 및 버스정보 등 9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영일 울산시 U시티 정보담당관은 “시민과 행정기관은 모바일을 통한 대민 서비스로 소통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지자체 모바일 서비스는 편의성을 넘어 취업, 일자리 창출, 관련 산업 발전, 예산 절감 등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정하경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본 개인정보 보호·활용법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정하경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본 개인정보 보호·활용법

    디지털 시대, 생활의 편리함과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양면의 칼날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국민 누구나 시·공간을 초월해 원하는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 개인의 신상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 회원들의 신상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통령 소속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정하경(58) 위원장으로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정 위원장은 행안부 시절 정보화전략실장을 맡아 누구보다도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본사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출범한 지 3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잘 모르는 것 같다. -2011년에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법에 따라 그해 9월 30일에 출범한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위원회이다. 위원장을 포함하여 모두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능과 역할 면에 있어 집행보다는 정책과 제도개선 등에 역점을 두고 있어 그런 것 같다. →정부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지만 유출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왜 그런가. -급속한 정보화 추진 과정에서 생기는 악플 등 부작용에 대해 소홀했던 면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제도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는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의식과 행태 그리고 관련 투자에 있어서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 위원회에서 실시한 2014년도 개인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90% 정도가 개인정보 보호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달리 실천적 행동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6.8%는 개인정보 제공 시 동의서나 약관을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과 기업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조직 면에 있어서 공공기관의 경우 5.9%, 기업의 경우 1.4%만이 개인정보보호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연간 예산에 있어서도 공공부문은 평균 7500만원, 기업의 경우 평균 1900만원에 불과하다. 조사 기업의 93.8%는 아예 해당 예산 자체를 편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ICT 선진국 위상에 걸맞는 개인정보보호 수준에 이르려면 국민인식 제고와 공공기관과 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국민들은 각종 계약서 작성 시 동의서나 약관이 복잡하다는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동의한다. 우리 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과도한 동의절차, 동의내용·형식의 복잡·불명료성 등으로 동의가 형식화·수단화되어 있다고 느끼더라. 즉 동의과정이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보다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그쳐 정보주체의 실질적 동의권 및 거부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동의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등 서식을 정보주체가 알기 쉽게 바꾸려 하고 있다. 금융업권별·상품별로 30∼50여개인 수집정보 항목을 필수항목(6∼10개)과 선택항목으로 구분하여 수집을 최소화하도록 했고, 온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알기 쉬운 동의방법의 세부방안을 명시한 ‘온라인 개인정보 취급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나아가 선택정보라는 사실을 정보 주체가 알기 쉽게 표시하도록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도 바꿀 예정이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는 어떻게 방지하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제품 홍보 등을 위한 스팸문자 발송 등 원치 않게 기업의 마케팅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보이스피싱, 파밍, 대포폰 개설 등 사기 범죄에 이용되어 경제적 손실도 생길 수 있다. 나아가 사진 유포, 인신공격, 협박 등 사생활 침해도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의 대표적 사례인 보이스피싱 사기의 경우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피해건수가 약 7만건, 피해액은 3900억원이었다. 개인정보 2차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기업은 유출사고 발생 시 즉시 고객에게 유출사실을 알리고 관계 기관에 신고한 뒤 기술지원 등을 받아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외에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개인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들이 많고 행정자치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도 많은데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개인정보를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 이외에도 정보통신망법과 신용정보보호법과 같은 개별법들로 보호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해 인터넷 이용 등 정보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이, 금융거래 등과 관련된 개인의 신용정보 문제에 있어서는 신용정보보호법이 각각 우선 적용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일반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개별법에서 규정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정보통신망법은 방통위가, 신용정보보호법은 금융위가, 개인정보보호법은 행자부가 각각 관장한다. 개인정보 보호위를 대통령 소속으로 둔 취지는 이러한 다수 부처에 의한 분야별 담당체제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려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컨트롤타워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위원회의 역할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정보보호위는 설립 이후 두 차례에 걸쳐 3년 주기의 개인정보보호 기본계획과 해마다 부처별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가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현황과 국제적 동향 등을 종합하여 매년 국회에 연차보고서도 작성한다. 법령의 유권해석을 통해 기관 간 이견도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카드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분야별 담당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보다 효율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정보보호위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35건이 발의된 상태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지않나. -그럴 수 있다. 개인정보는 개인의 소중한 인권이면서 동시에 정보화 사회에서 부를 창조하는 중요 요소이다. 인권적 측면에서는 보호 대상인 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활용 대상인 셈이다. 이러한 양면성 때문에 개인정보를 두고 ‘활용’과 ‘보호’라는 가치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사회 속에서 정보의 유통과 활용은 산업과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러한 시대에 개인정보보호 제도가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에게 편의와 복지를 제공하려는 정보화 기술이 개인정보의 희생 위에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도 없다. 따라서,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라는 두 가치는 함께 추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정보 보호제도는 정보화 발전에 제동을 거는 ‘브레이크’보다는 바른 방향으로 안전하게 유도하는 ‘가드레일’ 역할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인정보보호제도라는 가드레일이 튼튼할수록 안심하고 더 빠르게 정보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워치 등 IoT 기기 보급이 늘면서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문제점은 없나.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본다. IoT 기기의 각종 센서로 수집되는 개인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개인정보의 융·복합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서 소비자 편익은 증가한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및 개인정보 유·노출 위험 또한 커질 것이다. 설계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기반으로 하는 ‘프라이버시 중심 디자인’(Privacy by Design)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성이 있는지. -그럴 수 있다. 사실 스마트폰에서 많은 개인정보가 처리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기기의 장애 및 기능개선을 목적으로, 통신사는 통신사용에 따른 요금을 징수하고자, 앱 개발사는 앱의 기능개선을 위하여, 운영체제사는 운영상 문제점 개선 등을 목적으로 각각 수시로 우리들의 스마트폰에 접속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활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집되는 정보들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식별코드(IMEI)와 같은 정보로부터 전화번호부, 통화시간 등 통화와 관련된 각종 기록, SMS와 MMS 등 메시지 관련 정보, IP 주소 등 각종 인터넷 사용기록, 그리고 위치정보 등 각종 앱 사용과 관련된 정보 등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신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앱 개발사, 운영체제사 등의 서비스 제공자에게 전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폰 기기 내에서 사용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정보가 생성·저장·갱신 등 처리되고 있으나 사용자 자신은 그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전송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우며 설혹 알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차단할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 위원회는 2013년 7월에 스마트폰의 개인정보 오·남용 등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도개선을 권고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권고했고 현재 상황은 어떤가. -스마트폰 관련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스마트폰으로부터 생성·저장된 정보가 외부로 전송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이를 확인하고 차단하는 수단을 마련,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우리 위원회의 권고 이후 방통위에서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eagleduo@seoul.co.kr ■ 정하경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재학 시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30여년간 공직자로 일했다. 총무처 인사국 복지과장, 급여과장, 인사기획과장을 거쳐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심의관, 고위공무원지원단장 및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역임하는 등 주로 공무원 인사정책 분야에서 근무했다. 특히 ‘개방형 임용제도’와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 시 실무책임을 맡아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개인정보 보호 업무는 2008년 말 종전 행정안전부의 정보화전략실장직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어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과정에 관여했다. 2011년 9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설립 시 초대 상임위원(차관급)을 거쳐 2013년 위원장으로 위촉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방사청 소형헬기 개발 문제" 빗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도태되는 플랫폼으로 개발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시대 역행하는 소형 무장헬기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방사청 LCH/LAH 개발사업 문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저가 집착...곧 단종될 모델 선정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사에 놀아난 한국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소형 무장헬기, 2020년 등장 즉시 '퇴장' 예고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전혀다른 두 헬기 사업 어거지로 묶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4·29 재보선 관전 포인트] 인천 서·강화을

    4·29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바로 인천 서·강화을이다. 이곳에서는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처럼 야권 후보 분열이 없다. 또 경기 성남 중원처럼 이념 대결 구도도 아니다. 그야말로 여야 간 ‘정공법’ 승부가 예상되는 곳이다. 따라서 인천 서·강화을에서 패배하는 정당에 돌아갈 정치적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측의 선거 전략과 판세 분석을 들여다보면 논리가 팽팽하다. 새누리당은 강화군과 검단 지역이 전통적인 여풍지대라는 점과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후보의 높은 인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발전 침체 문제도 결국 집권 여당만이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 후보를 택했던 강화군 유권자들이 몰표를 안겨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선거 막판 핵심 변수로 떠오른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검단 지역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야권으로 쏠리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는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파문 발생 전 1~2% 포인트에서 발생 후 3~4% 포인트로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앞서 나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새정치연합은 ‘준비된 일꾼론’으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 후보 캠프는 ‘성완종 변수’가 오히려 지역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슈에 민감한 야권 성향의 젊은 층 투표율이 미디어 노출 빈도가 낮고 여권 성향인 고령층에 비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검단 지역에 새로 전입해 온 젊은 층의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검단 지역 투표 독려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에 연고가 없고 지난 5일 월세로 전입한 새누리당 안 후보는 ‘떴다방 후보’ ‘철새 후보’”라면서 “안 후보가 시장 시절 검단지구 개발 예산을 청라지구로 돌리며 검단과 강화를 왕따시켰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실정 모르고 ‘학폭’ 예산 281억원 줄인 정부

    정부가 올해 학교폭력 대책 관련 예산을 대폭 줄였다고 한다. 교육부를 비롯한 15개 부처가 편성한 관련 예산은 올해 3082억 9900만원으로 지난해 3264억 500만원보다 281억 600만원이나 적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과 노력으로 학교폭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국이 희망하는 대로 학교폭력이 많이 줄어들어 예산을 적게 편성해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놓고 교육부와는 완전히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정부 설명과 달리 학교폭력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학교폭력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근거는 학생들에 대한 설문 결과에 기초한다. 교육부가 학교폭력 피해를 조사한 결과 피해가 있었다는 학생의 응답률이 2012년 2차에선 8.5%였지만 2013년 2차에선 1.9%, 지난해 2차에선 1.2%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교육부 조사는 학교에서 반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교육부의 다른 자료는 지난해 상반기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각종 학교의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1만 662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 9713건보다 9.8%나 늘어났음을 보여 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총리 주재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제3차 학교폭력 예방 대책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당시 교육부는 앞서 설문 결과를 제시하며 ‘학교폭력 예방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으나, 크고 작은 학교폭력 사건 발생이 여전하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 및 안전 인프라의 양적 확대에 상응하는 질적 수준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인성을 강화하는 학교 문화 개선’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대책을 제시했지만, 실제 예산 편성에서는 바로 그 ‘인성교육 중심 학교폭력 예방 강화’ 항목에서만 298억원이 삭감됐으니 어이없다. 교육부는 자신들의 학교폭력 대책이 마치 큰 성과라도 거둔 양 홍보했다. 하지만 늘려도 시원치 않을 학교 현장 인성교육 예산의 대폭 삭감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예산 당국의 교육에 대한 몰이해를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책 접근이 정직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교육부는 우선 학교폭력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조사에 나서야 한다. 추가 예산 확보는 그 다음 문제다.
  • R&D사업 3대 목표로 방향 전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국토부는 올해 4500억원 규모인 R&D 사업의 성과 목표를 중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외국시장 진출로 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 R&D 사업이 연구 성과의 질적 수준과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투자 규모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데다 R&D 예산을 계속 늘리기는 어려운 여건을 고려한 조치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현재 학계와 국가출연연구소 중심으로 연구과제가 발굴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수요 조사를 통해 기업 등이 실제 원하는 과제도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기획 단계에서는 연구 성과를 이용할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의 의견을 반영해 실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며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더라도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등을 검토해 애초 기획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과 중심의 R&D 평가·관리·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논문과 특허 등 기술적 성과지표 외에도 기술이전, 성능인증 등 실용화 성과지표가 평가에 반영되도록 확대한다. 특히 연구진이 연구 종료 이후에도 실용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도록 연구 결과가 얼마나 실용화됐는지 추적해 평가할 예정이다. 또 국토교통 연구개발 전문기관의 역할도 연구과제 평가와 관리뿐 아니라 실용화 지원 업무로 확대하고 보수와 조직 운영을 성과와 연계하도록 할 방침이다. 윤영중 미래전략담당관은 “앞으로 기술개발 결과가 공공 인프라와 주민생활의 편리성, 안전성, 경제성을 높이도록 해 국민이 정부 R&D 사업의 효과를 체감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與 ‘광주’ vs 野 ‘관악’ 박빙 열세지역 총출동

    與 ‘광주’ vs 野 ‘관악’ 박빙 열세지역 총출동

    4·29 재·보궐 선거 후보 등록이 10일 마감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돌입했다. 후보 등록 마감 결과 4곳의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모두 18명의 후보가 접수를 마쳤다. 전국 평균 경쟁률은 4.5대1이다. 서울 관악을 선거에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인천 서·강화을은 3명, 경기 성남 중원 3명, 광주 서을 5명 등이다.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16일 시작된다.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 광주서 ‘민심 잡기’ 20대 총선(내년 4월 13일)을 1년여 앞둔 시점의 선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내년 표심을 가늠할 시험대로 보고 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첫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정치적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이날 ‘열세’ 지역인 광주에서 민심잡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광주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남 순천·곡성군에 ‘예산 폭탄’ 이정현 최고위원이 있다면 광주 서을에는 ‘예산 불독’ 정승 후보가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표 등 야당 지도부는 관악을 정태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맞불’을 놨다. 특히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상임고문단이 함께 모습을 드러내 당내 분열상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문 대표는 “관악을은 지난 대선 때 저도 박근혜 당시 후보를 60대40 정도로 이긴 곳으로 우리 당이 질 수 없는 보루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경선에서 패한 김희철 전 의원은 불참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각각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전략 지역을 방문했다. 김 대표가 방문한 광주 서을은 야권의 전통적인 ‘텃밭’이지만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1위를 달리면서 여권이 선전을 기대하는 곳이다. 새정치연합은 ‘박빙 열세’로 분류하며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지원·권노갑 등 서울 관악을 발대식 참석 문 대표가 방문한 서울 관악을 역시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의 출마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그리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은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앞선 가운데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가 바짝 뒤를 쫓고 있는 ‘초박빙’ 판세로 본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날 국민모임과 노동당이 연대키로 하는 등 정 후보의 ‘진보 단일후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오 후보와 정 후보 간의 격차를 8~9% 포인트 정도로 분석하며 우세로 판단하고 있다. ●인천선 與 ‘박빙 우세’ vs 野 ‘박빙 열세’ 인천 서·강화을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최근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박빙 열세’로, 새누리당은 ‘박빙 우세’로 분류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성남 중원은 여야 이견 없이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정환석 후보를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3위인 무소속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득표율에 따라 지지율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여야는 현재 판세에 대해 각각 2곳을 사수하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석호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은 “전체 4석 중 2석은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최대 3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도 “전체적으로 박빙 열세로 보지만, 2곳 정도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정부로/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정부로/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지방의 정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정부라는 용어로 지칭하는데 이는 국가마다 다르다. 전자는 지방의 정치 주체를 중앙정부의 통제와 명령하에서 움직이는 피동적인 주체로 볼 때 주로 사용되며 후자는 지역의 의사를 토대로 일정한 범위의 자율과 책임하에서 작동하는 능동적인 주체로서 지방 정치 주체를 인정할 때 사용한다. 전자의 모형하에서 중앙·지방의 관계는 명령과 통제가 정책수단이며 후자의 모형하에서는 대화와 협상이 주요한 정책 수단이다. 우리나라의 실정법과 공식적인 문서는 전자의 모형을 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보면 지방의 정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 이상의 것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지방3.0’이라는 슬로건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공공서비스의 목표를 ‘정부3.0’이라는 용어로 압축해 정보 공개에 기초한 공공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자 했는데, 정부3.0의 지방적인 표현으로 ‘지방정부3.0’ 대신에 ‘지방3.0’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한 셈이다. 1995년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지방은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에 머물지 않고 지방정부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의 정치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지방의 사정에 적합한 정책을 형성했다. 1992년 청주시의회는 중앙정부가 ‘행정정보공개법’을 제정하지 않은 상태하에서도 ‘청주시 행정 공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훗날 중앙정부로 하여금 행정정보의 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게 했다. 광주광역시 북구의회는 주민참여 예산제도를 도입해 이후 중앙정부로 하여금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게 했고 현재는 모든 지방에서 주민참여 예산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담배자판기설치 금지조례를 제정해 청소년 흡연을 방지하고자 했던 부천시의 사례 등 지방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형성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방의 정치 주체는 더이상 중앙정부의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와 지시에 순응만 하지는 않는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회복지정책의 대부분은 지방의 정치 주체를 통해 집행되고 있다. 지방의 정치 주체가 사회복지정책의 주요한 전달 체계인 것이다. 그런데 중앙정부는 사회복지정책의 집행을 지방에 맡기면서 재정의 일정 부분까지 부담시키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기초연금, 양육수당, 장애인 연금, 영육아 보육료 확대 등 중앙정부의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사회복지 전달 체계에서 지방 정치 주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동시에 지방이 부담하는 재정적 부담이 증가해 지방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지방이 받는 재정적 압박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앙·지방의 커다란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복지 정책의 과정에서 보이는 중앙·지방의 갈등은 재정적 압박이라는 가시적인 현상이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중앙이 지방을 단순한 지방자치단체로 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의 지시와 통제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며 지방은 지방의 정치 주체를 지방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부연하면 중앙정부가 지방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과정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계속되는 저성장 기조하에서 중앙정부의 세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사회복지의 확대 등 정부의 재정적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책의 효율적인 집행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런데 사회복지정책의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중앙정부가 지방의 정치 주체를 지방정부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중앙·지방의 관계를 개선해야 효율적인 집행을 도모할 수 있다. 현재의 경제를 고려할 때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으로의 재정 지원은 증가하기 어렵다. 오히려 감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재정적 지원의 축소와 지방분권이라는 빅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에 대한 재정적 축소를 통해 재정난을 해결하고,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정부가 확대된 재량과 자율권을 가지고 집행에 나선다면 중앙·지방의 윈윈전략이 될 것이다.
  • 英도 자녀 숙제는 부모 숙제… 보수당 “학부모 수학과외 공약 검토”

    자녀의 학교 숙제가 부모 부담으로 전가되는 건 한국이나 영국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다음달 7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보수당이 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수학 과외를 실시하는 공약 채택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과거에 비해 수학 교과서 내용이 너무 많이 바뀌어 자녀의 수학 숙제를 돕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줘야 한다”는 보수당 핵심 당직자의 말을 인용했지만, 실제 보수당의 의도는 노동당으로 쏠린 학부모 표심을 되돌리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2010년 집권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추진해 온 ‘자유학교’(프리스쿨) 모델이 영국의 공교육을 황폐화시킨다는 비난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교란 학부모, 종교계, 교사 등이 자유롭게 학교를 설립하면 정부 예산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학교를 말한다. 보수당 집권 기간(2010~2014년)에 자유학교가 400여곳 추가로 설립됐지만, 공립학교로 갈 예산만 축낼 뿐 교사나 교육의 질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혹평이 제기됐다. 보수당이 총선 공약으로 이미 발표한 ‘자유학교 500개 추가 설립 공약’이 노동당 공약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다. 노동당의 교육 공약은 ‘학부모 주도 교육’과 ‘연 6000파운드(약 970만원)의 등록금 상한 설정’으로, 학부모에게 실질적 이득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수당이 검토 중인 ‘학부모 수학 재교육 공약’은 학부모의 고민을 직접 타파해 준다는 점에서 노동당의 정책과 비슷한 면을 지닌 셈이다. 한편 영국 총선의 주요 쟁점이 민생·생활 공약에 맞춰지면서 양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 외 군소 정당들도 교육 공약 개발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군소 정당 교육 공약 중에는 무상급식(자유민주당), 주당 30시간의 만 3~4세 보육(스코틀랜드 국민당), 국가관 교육 강화(영국 독립당), 성과급 위주인 교사의 임금체계 개편(녹색당) 등 한국의 주요 교육 이슈와 맞닿은 대목이 많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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