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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 채우고 서로 나눈다”… 지역에 부는 공유 바람

    “서로 채우고 서로 나눈다”… 지역에 부는 공유 바람

    ‘경계를 허물고, 자원을 공유한다’ 인구 감소와 재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협치를 통해 지역 현안을 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에도 지자체들 간의 협치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 협치의 주인공은 광역지자체였다. 실제 몇년 전부터는 지역균형발전의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메가시티’ 전략도 광역지자체가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광역지자체에 비해 행정력과 재원이 부족한 기초지자체들이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내용도 달라졌다. 광역지자체들 간의 협치와 공유는 대부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기초지자체들 간의 협력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이 핵심이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재한 책임연구원은 “지역 인구 감소로 인해 병원과 화장장, 상수도 등 도시를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인프라를 갖추기 힘든 지자체들이 늘면서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도시 간 시설공유가 지역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의 삶 개선과 생존을 위해 전국 기초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공유바람’을 살펴봤다. ●친환경 급식 위해 합체! 강북·노원·도봉·성북 지난 29일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동북4구 공공급식센터’. 급식센터 내 물류장에는 다음 날 새벽 서울 4개 자치구의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복지시설 639개 시설에 배송할 채소와 과일 등 친환경 농산물이 시설별로 가지런히 분류돼 있었다. 강서구 친환경유통센터 내에 있다가 2021년 9월 이곳으로 이전한 동북4구 공공급식센터는 성북구,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 등 서울의 동북쪽에 있는 4개 자치구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공공급식은 서울시 자치구와 농촌 지자체가 한 지역씩 인연을 맺고 안전한 식재료를 공공 급식시설에 직거래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동북4구를 비롯한 서울 13개 자치구가 공공급식에 참여하고 있으며, 센터 운영비와 배송비, 급식비 일부를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지원한다. 4개 자치구가 한 공간을 공유하게 된 건 지역적으로 인접한 만큼 식자재 배송을 할 때 효율적인데다 다른 자치구가 협약을 맺은 도시의 농산물도 골고루 받을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유명섭 동북4구 공공급식센터장은 “각 농가가 출하 전 안전성 검사를 받은 후 거기서 통과한 농산물이 공공급식센터에 도착하면 센터에서 또 표본 검사를 한다”면서 “어린이집 원장, 학부모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지킴이단’이 농산물 생산지와 급식센터 환경 등을 점검하고 조언을 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순환으로 뭉친 서울 마포·서대문·은평 서울 서북권 이웃사촌인 서대문·마포·은평구 등도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우선 3개 자치구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지능형 응급의료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구급차 내에서 응급 환자의 다양한 정보(음성·영상·생체 신호)를 5G망을 통해 전송하면 통합 플랫폼에서 이 정보를 분석해 환자의 중증도와 증상별 치료에 가장 적합한 병원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응급실 의료진에게는 구급차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치료 준비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2018년 기준으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이송 환자 중 중증 외상 환자의 20%,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36%가 처음 도착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중증 응급환자가 치료 적정 병원으로 바로 이송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마련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3개 자치구는 또 은평구에 광역자원순환센터를 만들어 폐기물을 상호 교환 처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서대문구와 마포구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는 광역자원순환센터에서 처리하고, 은평구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 처리시설을 보유한 서대문구에서, 생활폐기물은 소각시설이 있는 마포구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폐기물을 서로 주고받는 ‘환경 빅딜’이다. 은평구 광역자원순환센터는 지난해 4월 토목 공사를 시작했고, 2024년 4월 완공 예정이다. ●병원도 함께 화장장도 같이 전북 정읍·고창·부안 전북 정읍시·고창군·부안군은 응급실을 같이 쓴다. 2016년 정읍에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서남부권 응급의료센터’가 들어섰다. 응급의료센터는 정읍아산병원을 거점으로 응급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응급사고 발생 시 이송차량 도착 이전까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마을이장 중심의 응급의료 도우미 제도를 운영한다. 또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화장장을 같이 쓴다. 2015년 11월 정읍시와 고창·부안군이 공동으로 조성한 ‘서남권 추모공원’은 전국 최초 광역화장장이다. 정읍시 감곡면 4만여㎡의 부지에 화장로 5기와 납골 봉안당·수목장·잔디장 등이 들어섰다. 공사비·지역발전기금 등 200억원 가까운 사업비는 3개 지자체가 인구 비례에 맞춰 분담했다. 정읍·고창·부안이 제각각 따로 지을 경우 600억~700억원이 들어갈 뻔했지만 비용을 3분의 1로 줄였다. 서남권 추모공원은 2014년 행정자치부로부터 ‘정부 3.0 지방자치단체 간 사회기반시설 공동활용분야 우수사례 및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화장장을 같이 쓰는 곳은 강원 동해·삼척시도 있다. 양 지자체는 동해와 삼척의 접경지역인 동해 강원남부로 하늘정원에 공동화장장을 지난달 23일 준공했다. 공동화장장은 연면적 2046m²에 지상 2층 규모이고, 화장로 3기와 고별실, 관망실, 유족 휴게실, 식당 및 카페, 옥상 정원 등을 갖췄다. 운영비는 동해시와 삼척시가 절반씩 부담하고, 두 도시의 시민은 누구나 10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한우물 먹고 사는 전남 강진·장흥 탐진강의 물줄기를 공유하고 있는 전남 강진군과 장흥군은 지난해 11월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수도 서비스 상생협력을 위한 수도시설 연계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6월 착공에 들어간다. 완공은 12월이다. 강진군 구간은 2.4㎞. 장흥군 지역은 1.2㎞로 총 구간은 3.6㎞다. 강진군이 10억 500만원을 전액 부담한다. 강진군 마량면 상·하분마을과 장흥군 대덕읍 분토마을은 실개천을 사이로 행정구역이 나눠져 있다. 두 지역은 동일 생활권이지만 장흥 분토마을은 광역상수도가 공급되고 있고, 상·하분마을은 마량 숙마마을에서 5.3㎞의 상수관로를 설치해야 하는 등 광역상수도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호 협력에 따라 장흥군은 가동중인 상수도관을 강진군이 연결해 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상시 지자체간 상호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강진군은 마량면 상분, 하분마을 87가구 140여명이 안전한 수돗물을 10년이상 앞당겨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관로 설치비 7억원도 절감하게 됐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병원의 정원에서 받는 위로 ‘치유 정원’/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병원의 정원에서 받는 위로 ‘치유 정원’/식물세밀화가

    4년 전 다리 수술을 하는 엄마의 보호자가 돼 한 달여 긴 병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엄마 곁에서 수술 후 건강 회복을 도왔다. 내 역할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작은 병실 안에서 매일 같은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시간이 갈수록 나의 마음은 조금씩 지쳐 갔다. 그런 내가 병실을 나서 틈틈이 찾았던 곳은 다름 아닌 병원의 옥상이었다. 옥상에는 꽤 큰 규모의 정원이 있었다. 회양목과 화살나무 그리고 산딸나무와 자작나무가 자라고, 맥문동과 비비추 같은 들풀과 민트, 로즈메리 등 허브식물이 뒤섞인 정원이었다. 나는 엄마가 잠이 들면 매일 그 정원으로 가 가만히 앉아 쉬거나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때웠다. 정원은 그야말로 각박한 병원 생활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나 엄마는 퇴원을 했고, 나는 다시는 그 정원에 갈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나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또 다른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목이 아파 긴 검사를 받을 때에도 병원에 갔다. 내가 가는 병원마다 크고 작은 정원이 있었다. 1990년대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오랫동안 연구되던 원예 치료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힐링 가든, 테라피 가든이라고 하는 치유 정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치유 정원은 이름 그대로 식물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성된 정원이다. 그리고 이 정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바로 병원이다. 여느 병원의 정원 풍경을 떠올려 보자. 환자와 보호자는 정원을 돌며 산책을 하고,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병원의 정원은 사람들을 움직이거나 운동하게 하고, 생동하는 풀과 나무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식을 취하거나 아픔을 잊게도 하며, 다른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외로움에서 벗어나게도 한다. 이것이 병원 정원의 역할이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그녀의 간호 노트를 통해 말했다. ‘사람들은 식물의 효과가 마음에만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몸에서도 드러납니다.’ 현대에 들어 수많은 논문을 통해 증명된 식물이 주는 신체 치유 효과를 그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인류가 병원에 정원을 만든 역사는 1000년이 훌쩍 넘는다. 9세기 초 한 승려가 기록했다고 추정되는 문서에는 오늘날의 병원이라 할 수 있는 수도원의 정원이 묘사돼 있다. 명상을 하기 위한 산책로, 물이 뿜어 나오는 우물과 분수 그리고 약초를 얻기 위한 허브 정원과 잔디밭. 그야말로 오늘날 병원의 정원 풍경과 동일하다. 정원에는 수도원의 성직자와 노동자, 방문자의 식량 제공을 위한 과일과 채소밭도 묘사돼 있다. 현대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의 병원이 만들어진 후에는 오랜 시간 치료에 지친 환자가 휴식할 수 있는 외부 공간과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 보호자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목적의 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식물 문화가 흥하던 빅토리아 시대에는 병원의 정원이 가장 활발하게 조성됐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이후 병원 정원의 식물은 자동차에 공간을 내주어야 했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병원 정원이 있어야 할 공간이 모두 주차장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병원 정원의 경쟁자는 주차장이다. 주차 문제는 접근성의 문제다. 더 많은 차를 수용할 수 있는데 굳이 그 땅을 정원으로 만들 이유는 없다. 그렇게 정원은 대부분 옥상에 조성됐다. 그뿐만 아니라 정원을 관리하려면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히 예산이 든다는 점도 병원의 정원이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다. 치유 정원이 발달한 미국의 병원에는 정원뿐만 아니라 산책용 온실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정원 품질을 높여 환자의 운동을 유도하고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꾸준한 원예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요양병원에 한해 원예 활동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차머스공과대학의 울리히 박사가 2002년 발표한 ‘병원 정원의 건강상 이점’ 논문에 따르면 식물은 환자의 스트레스와 통증 감소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을 높이고 재감염 가능성을 줄여 입원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고 한다. 게다가 병원 정원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몇 번의 내 짧은 병원 생활에서 가장 위안이 됐던 공간 역시 정원이었다. 넓은 병원에서 유일하게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 이것이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속보] 靑, 집무실 용산 이전 예산 단계적 승인 제안…尹측과 실무협의

    [속보] 靑, 집무실 용산 이전 예산 단계적 승인 제안…尹측과 실무협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과 내일 실무협의5월10일 취임과 동시에 입주하긴 어려울듯청와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 이전 관련 예비비 지출을 분할해 승인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측이 요구하는 496억원 중 국가 안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부 이전 비용을 1차적으로 우선 지급하는 방안이다. 당선인 비서실 소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30일 통화에서 “국방부·합참을 당장 옮기지 않는 조건으로 일부 예비비를 우선 받아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안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간 후속 협의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TF는 오는 31일 실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TF 관계자에 따르면, 합참 청사에 입주한 일부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새 대통령 관저로 개조하는 예산이 우선 지급분에 포함될 수 있다. 절충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윤 당선인이 오는 5월10일 취임과 동시에 용산 집무실에 입주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 윤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전남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 열악한 처우 시달려

    전남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 열악한 처우 시달려

    전남 지역 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지역사회 아동 돌봄의 사각지대를 책임지고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이 미흡해 시급한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남은 경기·서울에 이어 지역아동센터의 이용 아동 수가 세 번째로 많다. 인구대비 이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음에도 종사자의 처우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전남지역 종사자의 평균 임금이 다른 시도와 비교해도 월 최고 15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갓 입사한 종사자와 10년 넘게 일한 종사자의 급여 모두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와 재정 여건이 비슷한 강원도 등 대다수의 지자체는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때문에 전남도의 적극적인 처우개선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종사자의 처우는 극명하게 대비돼 격차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 열린 전라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민병대(여수3)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이같은 전남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전남도가 인구정책에 사용하는 한해 예산이 1760여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와 맞닿은 돌봄 기반의 아동복지시설은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의욕을 상실한 종사자들이 센터를 떠나면 돌봄의 질이 악화되고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전가된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실제 내용이다”며 “도가 빠른 시간 내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해 꾸준히 개선책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중·러·북 겨냥 美 내년 국방예산 8.1% 대폭 증액

    중·러·북 겨냥 美 내년 국방예산 8.1% 대폭 증액

    이달 초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3년 만에 최대 폭인 7.1%(전년 대비) 인상한 가운데 미국이 맞불을 놓듯 2023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5년 만에 최대인 8.1% 증액했다. 미 국방장관이 발간하는 연간 안보전략인 ‘국가국방전략’(NDS)에는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억지보다 중국의 위협을 최우선으로 명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미중 간 군비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북한·이란 대응 전략도 포함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5조 8000억 달러(약 7076조원) 규모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 1일~2023년 9월 30일) 예산안에 따르면 8000억 달러(약 976조원)가 넘는 국가 안보 예산 중에 국방예산은 7730억 달러(약 943조원)를 차지했다. 지난해(7150억 달러)보다 8.1% 오른 2018년(12.4%) 이후 5년 만의 최대 폭 인상이다. 국방예산 증액이 겨냥한 것은 중국이다.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은 “러시아의 악의에 찬 행동에 직면했지만 방어전략은 우리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이자 당면한 도전인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시급히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중국은 국제 질서에 도전할 군사적, 경제적, 기술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이날 핵심 내용을 공개한 NDS에도 ‘중국의 위협에 맞선 미국 본토 방어’를 우선 업무 중 첫 번째라고 명시했다. 러시아의 유럽에서의 도전 억지, 북한과 이란 등의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 등도 포함됐다. ●中도 美에 맞서 10년 새 국방비 2배로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국방예산 중 신형 B21 전략폭격기 구입에 50억 달러(약 6조 1000억원)를 배정하는 등 핵무기 근대화 및 연구개발에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등을 포함한 국방 연구개발비에는 역대 최대인 1301억 달러(약 158조 7000억원)를 배정했다. 중국도 미국의 견제에 맞서고자 국방예산 증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재정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1% 늘어난 1조 4504억 5000만 위안(약 280조원)으로 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군사비 증액 폭은 0.3% 포인트 높였다. 2012년 중국의 국방예산이 6702억 위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새 국방비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최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데도 국방예산을 꾸준히 늘리는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펼치는 대(對)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미국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으로 동맹국을 규합하는 한편 중국의 반발에도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과 대만해협 군함 통과 등의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 “기후 변화·안보 등 해양력 개념 확대… 승격된 해양 조직 절실”

    “기후 변화·안보 등 해양력 개념 확대… 승격된 해양 조직 절실”

    해수부, 정책조정 제 역할 못해총리실에 해양위원회 설치하고소관업무 유관 부처로 이관 등발전적 해체 방안도 검토하길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서해 5도를 다시 보다’와 ‘세상 밖의 사람들 해양경찰’ 연재를 통해 미래 해양정책이 넓고 깊어져야 함을 알려 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인수 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여러 부처들에 대한 논의가 나오지만 정작 해양정책에 관해서는 별다른 관심과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 이에 연구소는 28일 해양법 전문가이며 해양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를 많이 해 온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인터뷰를 갖고 새 정부에서 왜 해양정책을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하는지, 이를 충실히 담아 내려면 어떤 정부조직 개편 논의가 있을 수 있는지 들어봤다. 이 교수는 현재 해양수산부 업무를 여러 부처로 이관하는 발전적 해체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제안을 내놓아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해양정책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문제 인식은 어떻게 나왔나.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 발효 이후 영유권 중심의 분쟁 상태였던 동북아는 미국과 중국의 지역패권화 정책에 따라 해양공간 자체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 상황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미중일의 지역해 세력 확대에 따라 대양 진출과 연계된 ‘해양공간’ 자체가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돼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동해~이어도~황해~남북 북방한계선(NLL)~남부대륙붕(JDZ)은 북극해와 남중국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핵심 해로(海路·SLOC)이자 군사활동의 요충이 되고 있다. 해양안보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기후변화는 해양과 불가분 관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지구적 절대명제이다. 기후변화는 해양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육지에서 기인한 환경오염의 결과도 해양에서 발생한다. 전통적인 해양의 시각으로만 대응하기에는 외부의 움직임이 너무 크다. 해양 현안에 대한 결정이 미래지향적인 해양의 담론 안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유기적인 해양력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해양력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하려면, 또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그 중요성을 깨닫게 하려면 새 정부에서 관련 부처의 역할 및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현재 정부조직은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대통령의 명을 받아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는 국무총리, 국무총리가 특별히 위임하는 사무를 수행하는 부총리와 18부 5처, 18청, 2원 4실, 7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부처의 개편은 당시의 시대정신과 미래지향성, 그리고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항상 있어 왔다. 시대정신과 미래지향성 없이 정무적인 판단에만 의존하는 개편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부처 변경과 개폐에 따른 혼선은 최소화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변경과 개폐가 필요한데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정부 출범 이후 명칭 그대로 존속된 부처는 국방부와 법무부밖에 없으며 두 부처 안에서의 개편 및 재편 작업은 늘 있었다.” -해양수산부의 연혁부터 살펴보자면. “현재의 해양수산부는 1955년 2월 신설된 해무청과 성격이 대단히 비슷하다. 수산, 해운, 항만, 조선 및 해양경찰 업무를 총괄하는 강력한 해사기구였는데 1961년 5·16 군사정부의 기구개혁 때 해체돼 수산업무는 농림부, 해운업무는 교통부로 이관됐다가 1966년 2월 수산청과 1976년 3월 해운항만청이 신설되면서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8월 13개 부·처·청에 분산돼 있던 해양 관련 업무를 통폐합해 해양수산부가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됐다가 박근혜 정부 때 부활했다.” -해양경찰청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경비과 소속 해양경찰대로 신설됐다가 1955년 상공부 해무청 소속 해양경비대로 변경, 다시 내무부 소속 해양경찰대로 바뀐 뒤 1991년 7월 경찰청 소속 해양경찰청이 됐다. 그 뒤에도 소속기관이 해양수산부, 국토해양부, 다시 해양수산부로 바뀌었다가 2014년 11월 새로 창설된 국민안전처에 흡수되면서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됐다. 해양경찰청은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의 외청으로 복원됐다.”●각국 통합적 행정체계 지향 -해양정책은 어떤 특징을 갖는지, 미국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해양에서의 활동은 수산·해운·항만·조선·관광 등 경제부문과 해양오염·수산자원·기후관리 등 해양환경 부문, 해양과학기술, 해양안전과 해양안보 등 여러 부문이 상호 연관돼 있어 통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정치경제, 사회문화 환경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해양행정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통합관리 방향성을 띠고 있다. 미국은 해양대기청(NOAA)이 해양정책을 주관하고 있으며 특히 해양과학기술과 해양환경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운, 항만과 같은 해양산업정책은 소관부처에서 수행하고 있으나 부처 간 및 부내 협력을 전담하는 조직이 NOAA에 설치돼 해양 관련 정책을 조율한다.” -현재 해양수산부의 문제는 무엇인가. “해양수산부가 바다와 관련된 다른 부처의 이질적인 정책기능들을 조정하고 협업을 유도했는지 의문이다.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된 현행 정부부처와 달리 바다란 정책대상을 기준으로 조직된 해양수산부는 산업, 환경, 과학기술, 건설 등 다른 부처 업무와 겹치는 대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부처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다른 부처가 인정하는 정책 영역이 상대적으로 넓지 못했다. 따라서 새로운 영역을 발굴할 때마다 다른 정부부처와 상당 기간 마찰을 겪는 등 기능별 통합, 조정과 관리를 위한 역량이 성숙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비전과 전략에 관한 강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지 못했으며 본질적인 해양의 국제성도 부각시키지 못해 해양 현안이 연근해에만 국한된 상황이다. 수산과 해운항만이 이질적인데 이를 화학적으로 결합시키지 못했다. 기후변화, 해양환경보호, 조선, 해양레저의 수요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도 있다. 단일 부처로 존속하는 것 자체에 만족하는 경향마저 엿보인다. 2008년 해양수산부 폐지와 2013년 부활 논의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그러면 어떻게 바꿔야 하나. “먼저 다른 부처와의 조정과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해양정책 기획과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역량, 정부 내 존재감, 한정된 인력과 예산을 감안하면 선진해양국처럼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고 국제화된 미래 핵심 기능을 발굴해 낼지 의문이다. 따라서 인수위가 해양 분야 정부조직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해양 현안을 확대하고 해양산업, 기후변화, 해상안보 등 다른 부서의 기능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해양부로 승격시키는 방안이다. 그게 안 되면 현행대로 존속시키거나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다.” ●해경청 관계 재설정 꼭 필요 -발전적 해체라니 다소 충격적이다. “해운물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운물류청으로, 수산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산청으로, 해사·항만은 국토교통부의 해사항만청으로 분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해양위원회’를 설치해 각 부처에 산재한 해양업무를 조정하게 한다. 해양수산부를 존속시켜도 해양경찰청과의 관계 설정은 절대 필요하다. 해상치안기관으로서의 해양경찰청과 경제부처로서의 해양수산부가 어색하게 결합한 점을 감안해 해경을 행정안전부의 외청으로 이관해 경찰청, 소방청과 함께 위치하게 한다. 데이터 분석 기능이 없는 집행기관으로서의 해경의 문제점은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공무원 피살 사건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해양경찰청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국립해양조사원, 한국항로표지기술원과의 통합 및 업무 조정도 필요하다.”
  • [자치광장] 도심 생태하천이 도시의 미래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광장] 도심 생태하천이 도시의 미래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은 한강에 나타난 괴수와 인간과의 사투를 그렸다. 한 주한미군이 하수구에 버린 화학 폐기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 괴물이 탄생한다. 이야기는 도시와 가까운 하천 관리가 부실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현상을 보여 준 것이기도 하다. 산업화로 대부분의 도심 하천엔 산업 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돼 수질이 극심하게 오염되기 시작했다. 악취를 막기 위해 일부 하천은 시멘트로 복개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었다. 인간은 물과 함께 살 수밖에 없다. 특히 도심 하천은 홍수와 가뭄 재해를 방지하고 용수를 획득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삶터와 연결돼 생태적, 정서적인 역할로도 그 가치가 크다. 도시 열섬화 현상과 도시인의 자연 결핍 현상을 완화시키는 등 도시 삶의 질에도 영향이 매우 크다. 하천은 생물들에게는 먹을거리가 풍부한 보금자리이고 주민들에게는 휴식과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은평에는 북한산 큰 숲에서 발원한 물줄기인 불광천이 흐르는데, 봄철마다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또 생태하천인 구파발천을 비롯해 진관천, 못자리골천, 백화사천, 창릉천 등 다양한 하천들이 있다. 은평구는 전국 최초로 하천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 원칙을 담은 ‘하천보호 헌장’을 제정하고 이를 안내판에 게시했다. 헌장 제정 등을 위해 지난해 10월엔 ‘서울특별시 은평구 하천관리 및 보존 등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했다. 하천의 다양한 기능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하천 보전과 이용 방안을 제도화한 것이다. 모든 노력은 민관이 함께했다. 2019년 은평 주민들은 ‘지속가능한 하천 보전과 이용방안’을 참여예산?협치 주민총회에서 채택했다. 구는 월 1회 정기 회의를 열어 사업 계획을 잡고 하천 현황을 조사해 진단하고 책자 ‘은평구 하천 가이드북’도 발간했다. 하천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하천에 관한 이해와 인식을 키웠다. 민관 공동실행단은 ‘도시하천의 보전과 이용, 그 접점 찾기’, ‘녹번천 복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주제로 4차에 걸쳐 토론회를 열었다. ‘하천을 보전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물의 흐름을 저해하지 않고 지나친 생태계 훼손이 없도록 보존하며, 자연스럽게 관리하고 이용한다.’ 주민들이 하천보호 헌장을 조용히 읊조리며 청둥오리와 왜가리, 수많은 들풀이 자라는 하천을 행복하게 거닐기를 바라 본다.
  • 부동산·원전 ‘정책 유턴’… 文경제 지우는 尹인수위

    부동산·원전 ‘정책 유턴’… 文경제 지우는 尹인수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와 정반대 방향의 경제 정책 기조를 강조하며 ‘정책 유턴’을 선언했다. ‘문재인표’ 경제 정책의 흔적을 싹 지우고 그 빈자리를 ‘윤석열표’ 공약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됐던 부동산·원전·기업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180도 뒤집힐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인수위와 정부에 따르면 인수위 6개 분과는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부처별 업무보고와 토론을 바탕으로 국정과제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최종안은 윤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5월 초쯤 공개된다. 인수위는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각 부처도 이를 수용하고 정책 기조 전면 수정에 나섰다. 인수위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50조원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한국판 뉴딜, 지역화폐, 직접 일자리, 소비쿠폰 등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 예산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가 대폭 강화한 다주택자 양도세에 대해서도 중과세율 적용을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비판을 받은 국토교통부는 정책 대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투기꾼’으로 내몰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할 계획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이 된 공급 규제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역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정하는 등 대출 정책 기조를 정반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을 ‘현금 부자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는 지적에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확실하게 뒤집힐 정책 중 하나다. 인수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를 주문했고, 두 기관은 “원전 정책을 재정립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와 기업 간 관계 설정도 확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기업 반발을 불러일으킨 중대재해처벌법을 고쳐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고용노동부는 “하위법령을 개정해 기업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보고했다. 네이버·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엄정한 규제를 공언해 온 공정거래위원회도 인수위 의중에 따라 ‘자율 규제’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 정책 기조를 선회할 방침이다.
  • 문 대통령-윤 당선인, 28일 靑 만찬…대선 19일만에 첫 회동(종합)

    문 대통령-윤 당선인, 28일 靑 만찬…대선 19일만에 첫 회동(종합)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첫 회동을 가진다.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이다. 이번 회동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형식으로 이뤄지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오전 같은 시간 각각 브리핑을 통해 회동 일정을 동시에 발표했다. 文 “가급적 이른 시일”…尹 “의제없이 대화”양측 브리핑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취지의 답변을 청와대에 전하면서 만찬 회동이 성사됐다. 이러한 일정 조율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사이에서 이뤄졌으며 전날 저녁 최종적으로 일정이 확정됐다. 회동을 위한 양측 실무 협의는 지난 25일 오후 재개됐다는 것이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양측은 이번 회동이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양측이 의제와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접근을 이뤘을지 주목된다. 당초 윤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등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청와대의 (회동) 제안을 보고받자마자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다”면서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안보 우려와 관련해 직접 국민들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의미 있으려면 유의미한 결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선 늘 일관된 기조였다”면서 “그런 점에서 결론을 도출하고, 자연스럽게 두 분이 국가적 현안과 과제를 이야기할 기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치러진 지 19일만에 회동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이는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으로서는 가장 늦게 이뤄지는 것으로, 이전까지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당선인 간 9일 만의 회동이 ‘최장 기록’이었다 양측은 당초 지난 16일 만나기로 했으나 의제와 절차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오찬을 4시간 앞두고 회동이 무산된 바 있다. 감사원 감사위원 등 인사권 행사 문제와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구상을 둘러싼 이견이 회동 불발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감사원이 지난 2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새 감사위원 제청을 사실상 거부, 현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감사위원 임명 문제는 일단 해소된 상황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협의 자리를 가졌지만 번번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이날 드디어 공식 회동 날짜를 발표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된 배경에는 신·구 권력 간 충돌 양상이 장기화하는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한 양측 부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 “6월 전 용산 간다”…尹당선인측 ‘집무실 설계’ 실측 착수

    “6월 전 용산 간다”…尹당선인측 ‘집무실 설계’ 실측 착수

    통의동 집무실, 이동식 방탄유리 설치‘AI·무인로봇 활용’ 경호 패러다임 변화 계획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선언한 용산 집무실 이전이 청와대 반대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 10일부터 ‘용산 시대’를 열겠다고 한 만큼 ‘속도전’이 예상됐으나 첫 단추인 예비비 승인부터 가로막혔다. 이러한 기류에도 인수위 산하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설계업체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건물 실측을 진행하며 공간 구성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업체 선정이 정식으로 이뤄진 것은 아닌 만큼 ‘사전준비’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TF측 설명이다. 공식 입찰은 예산이 마련되면 조달청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국방부 사무실이 옆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이사를 완료하는 데 최소 20일, 청사 건물·한남동 임시공·리모델링에 한 달 안팎이 걸릴 것이라는 게 TF측 예상이다.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이 기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TF 팀장인 윤한홍 의원은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소요 예산에 대해 협조를 안 해주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조금 늦어질 수 있다”며 “그래도 실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지금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예산과 관계없이 사전에 실무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면 빠르면 한 달, 늦어도 한 달 보름 정도면 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오는 6월 전에는 새 집무실로 출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기 시작까지 집무실 이전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현재 인수위원회가 꾸려진 ‘통의동 집무실’을 쓰겠다고 공언한 만큼 TF는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통의동 집무실의 한계는 ‘경호 불안’·‘안보 공백’으로 요약된다. TF는 ‘이동식 방탄유리’를 경호 대책으로 준비하고 있다. 임기가 시작되면 윤 당선인 주변 자리에 이동이 가능한 방탄유리를 가림막처럼 설치하는 계획이다. 용산으로 가기 전까지 단기간 사용하는 통의동 건물에 방탄유리를 두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고육책이다. 한 TF 관계자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한 끝에 강구한 방법이다”라며 “청와대 경호처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게 있어 이를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 대신 이동용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등을 이용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소집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미니버스 크기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은 화상회의시스템·재난안전통신망·국가비상지휘망 등을 갖춘 시설이다. 이 또한 이미 경호처가 구비하고 있다. 윤 당선인측은 ‘경호 패러다임’의 변화도 적극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력 중심 경호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공지능(AI)과 무인로봇을 활용해 위험 요소를 미리 감지하는 경호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TF 관계자는 “과학화 시스템으로 대통령 주변 인력은 줄이면서 경호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0.001%의 유해 요인 때문에 국민들 접근을 온전히 차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가까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회동이 이르면 이번주 초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예비비 승인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취임 당일 ‘용산 시대’ 개막 구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 文 양산 사저 경호시설에 철쭉 등 심는 데 3억 든다

    文 양산 사저 경호시설에 철쭉 등 심는 데 3억 든다

    산철쭉 1480그루, 조팝나무 640그루 등 경호처 입찰 공고에 업체 3억 3600만 낙찰“담장 높지 않아 외부로부터 경호·보안 목적”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 사저의 경호시설 등에 철쭉 등 조경 및 차폐 시설을 조성하는 데 3억여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파악됐다. 23일 조달청 용역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지난달 8일 조경식재 및 시설물공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이 입찰은 총 5개 업체가 뛰어들어 한 업체가 총 3억 3591만원에 낙찰했다. 공사내용에 따르면 사저 경호시설에는 산철쭉 1480그루, 조팝나무 640그루, 영산홍 400그루 등 각종 조경용 수목이 심어질 예정이다. 또 피라칸시스 320주, 흰말채나무 110주, 측백나무 50주, 대나무 30주, 독일가문비 18주 등 조경용 수목 수천여주가 심어진다. 정원석, 조경석, 울타리 뿐 아니라 초화류 식재 5930주, 화초 등도 포함됐다. 경호처는 문 대통령 사저의 담장이 높지 않아 경호상 어려움이 있어 경호와 보안을 위한 차폐 목적의 수목 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 퇴임 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내려간다. 사저는 이달 말쯤 준공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또 퇴임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전기차를 탄다. 나라장터에 게시된 행정안전부의 ‘전직 대통령 지원차량 구매(리스) 계약’ 입찰공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퇴임 후 48개월 동안 제네시스 G80 전기차 2022년형을 지원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차량 리스 비용은 212만 7400원으로, 총 1억 211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험료 등은 문 대통령 측에서 예우보조금으로 지원되는 차량 유지비로 납부될 예정이다. 
  • 전문대·지자체 연계해 고등직업교육 거점 키운다

    전문대·지자체 연계해 고등직업교육 거점 키운다

    전문대와 기초자치단체가 연계해 고등직업교육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올해 450억원이 투입된다. 교육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 기본계획을 제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다고 밝혔다.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은 전문대가 기초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맞게 교육체계를 연계·개편하는 사업이다. 올해 선정된 30개 연합체에는 각각 15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수도권, 충청·강원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호남·제주권 등 권역별로 6개 안팎의 연합체를 선정한다. 총 사업비의 10%인 45억원은 지방비로 충당한다. 선정된 연합체는 3년 간 국고와 지방비를 지원받는다. 사업을 위해 교육부는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행안부는 기초자치단체가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을 수립할 때 연계할 수 있는 다부처 협업사업에 해당 사업을 포함하는 등 홍보 및 참여를 지원한다. 산자부는 특화분야 선정과 관련하여 지역 내 산업 정보를 제공하고, 상생형 지역일자리 지원 사업과의 연계 등을 모색한다. 참여 연합체는 사업추진 방향과 계획, 사업비 집행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고등직업교육혁신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위원회는 전문대 총장, 기초자치단체장, 교육지원청 교육장,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 등의 이해관계자로 꾸려질 예정이다. 또한 지역 특화 분야에 맞게 전문대학 내 학과를 개편하고, 지역 내 산업체 재직자 재교육 등 직업교육 심화과정을 운영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적·물적 기반이 집약된 전문대학과 기초자치단체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문대학은 연계 지역 특화분야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지역사회는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실 개혁 청사진은 아직 선명하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먼저 두드러진 정부조직 개편 방향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을 시도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5년 뒤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신문은 22일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 대통령실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대통령의 과도한 권한을 국무총리와 장관들에게 실질적으로 분산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대통령 참모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대체로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과 국민 공감대 확보를 제언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 ■정부조직 개편 ‘붙였다 떼었다’ 방식은 최소화 국민 삶의 질 높이는 방향 설계 여가부 폐지 실현 의지 강할 것 -정부조직 개편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나. 노승용 교수(이하 노)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도구가 정부조직 개편은 아닐 것이다. 5년마다 되풀이됐던 정부조직 개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 삶을 향상하는 방식으로 정부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조직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임을 명심해야 한다.”이영범 교수(이하 이) “과거 새 정부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했다. 통상 기능은 외교통상부에서 산업부로 넘어갔다가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외교부로 옮긴다는 말이 나온다. 과학기술부총리도 노무현 정부 때 없어졌는데 다시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시대의 사회문제는 융복합적인데, 여전히 정부조직은 기능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5년 뒤 이 정부를 평가할 때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떼었다 붙이는 것보다는 조직개편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조진만 교수(이하 조)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약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것을 보면 여가부 폐지와 청와대 개혁이다. 제시된 것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실현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다.” 청와대 개편 선출되지 않은 참모 역할 축소 대통령 보좌조직으로 재조정 비서실장 빼고 수석 다 없애야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려면 청와대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민주주의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다.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이 나를 뽑아 줬으니 어느 정도는 내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문제는 나타난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역할과 기능을 국무총리, 장관에게 상당 부분 위임해야 한다.” 이 “청와대 개편과 정부조직 모두 시대정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대선에서 최다 득표 당선과 최다 득표 낙선이 나왔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 통합과 포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의 다양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나 이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가 모든 정책으로 변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약속했다. 현재 청와대 구성, 조직, 위치 등은 효율적 국정 운영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 공통적 의견이다. 청와대 개혁은 역사적 소임이 됐다. 핵심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다. 임기 초반 제왕적 대통령, 임기 후반 레임덕 대통령이라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 보좌와 비서 조직으로 기능을 재조정해 축소하고 내각과 중첩되는 기능은 없애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 중심의 국정 운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개혁 방안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 “청와대에 집중된 권한을 국무총리와 각 부처에 나눠야 한다.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수석, 비서관은 대통령 보좌에만 신경써야 한다.” 조 “경제수석, 사회수석 모두 필요 없다. 비서실장 빼고 다 없애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청와대에 정책 기능이 있을 필요가 없다. 대통령 권한 분산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핵심은 정책실을 없애는 것이다. 정책은 국회, 정치권이 하고 집행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다. 장관보다 청와대 수석이 더 큰 힘을 가지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가 아니라 국무회의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취지 공감하나 속도 조절 필요 소통은 공간적인 문제가 아냐 건물보다 국민 직접 대화 중요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는데. 노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목적이 국민 소통이라면 옮기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소통은 건물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마음, 자세, 실천 아니겠나. 물론 건물과 공간까지 소통에 최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백악관 코앞까지 가고, 우리는 청와대 코앞까지 가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보다 소통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수시로 국민 앞에 나와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를 한다. 한국 대통령은 대체로 제3자를 통해 국민과 소통해 왔다. 국무회의, 수보회의에서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취지는 상당히 공감된다. 그런데 물리적 공간 개념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공약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선 기간에 광화문에 대해 경호, 보안, 비용 측면 점검을 완료했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모든 측면에서 말이 많이 나오는 용산을 졸속으로 발표했다. 왜 그런 것인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간을 두고 비용, 보안, 경호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탈권위주의와 탈제왕적 대통령을 말했으니 그런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여야 모두 소모적으로 몰두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안과 정책 기조를 논의하는 것이다.”조 “청와대를 옮기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있어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중요한 정책을 너무 급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런데 광화문을 이야기했다가 용산으로 급선회했다. 대선 과정에서 용산을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결국 광화문을 이야기할 당시에 큰 고민이 없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어디로 옮기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상징성에 걸맞은 개혁이 이뤄지느냐다.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조직이 비대하게 커졌고 민주화 이후에도 줄어든 적이 없다. 백악관 직원이 400명인데, 청와대가 (경호실 포함) 1000명이다. 장관은 인사청문회라도 거치지만, 청와대는 없지 않나. 선출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청와대 비서들이 장관, 국무총리보다 더 위에 있다.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라도 옮겨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옮겨서까지 구중궁궐에 똑같은 조직, 예산이면 가장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박 대통령 3선개헌 때 만든 것 역할·권한 과도해 폐지 바람직 인사검증 위한 특별기구 필요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데. 노 “민정수석실 업무 영역이 지나치게 넓었다. 민정, 공직 기강, 법무, 반부패 기능에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직무 관찰, 대통령 친인척 관리까지 했다.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총괄했다. 5대 사정기관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권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인사 검증과 공직 기강, 반부패 등을 수행하고 이를 철저히 감시한다면 굳이 민정수석실을 폐지할 필요가 있을까.” 이 “청와대가 정책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사 검증과 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폐지는 바람직하다. 장관부터 고위공무원단,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 등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 대상이 지나치게 넓다. 제왕적 대통령의 한 모습이다. 인사권을 다 대통령이 갖고 있으니 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분권과 책임 기조에 따라서 가는 것이 맞다.” 조 “민정수석실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이 3선개헌을 추진하면서 만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 내각과 중첩되는 비서실 기능을 줄이면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했었다. 비서실 차원에서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기존 민정수석실에서 한 인사 검증 등은 특별기구를 마련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업무는 어디서 해야 하나. 노 “미국의 ‘플럼북’(Plum Book)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이 끝나면 차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의회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 행정부 리스트와 자격 요건 등을 규정한 플럼북을 발행한다. 이를 활용하는 노력을 통해 정상적으로 민정수석실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분권화 기조에 맞는 책임장관제에 따라 각 부처 소속 공무원 인사는 장관이 책임지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인사 검증까지 스스로 하긴 어렵다. 인사혁신처에서 하는 것이 맞다. 공공기관은 담당 부서인 기획재정부에서 하면 된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를 신설해 인사 검증을 맡기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인사 검증 업무는 대폭 축소해 장관, 대통령 직속 위원회, 대통령실 인사만 전담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과 함께 일할 사람을 다른 곳에서 인사 검증하는 것은 이상하다.” 조 “사전 검증은 청와대가 해야 한다. 다만 민정수석실에서 불투명하게 하는 것보다는 국세청, 경찰청, 국토교통부 등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정리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 산하에 팀을 만들어서 하면 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후보자인데 대통령이 꼭 임명하고 싶다면 왜 이 사람이 필요한지 얘기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맞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국무총리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정이다. 총리실 내 주요 기구가 국무조정실 아닌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러 부처의 노력이 필요한데, 다부처 협력 네트워크를 조정하려면 국무조정실의 역할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헌법을 개정하기 전에 실질적으로 책임총리제를 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대통령이 밀어줘야 한다.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하면 부처 장관들이 총리실에 안 가고 청와대에 가서 수석과 비서관을 만난다. 2018년부터 2년간 총리실에서 규제심사국장으로 일해 보니 총리실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총리실 직원이 750명 정도인데, 파견자가 50% 이상이다. 1년 근무하고 떠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무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하기 힘들다. 내부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 조 “사실 대통령제에서 국무총리가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개헌하지 않는 이상 총리를 인정한다면 청와대의 수석 권한을 국무총리, 내각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총리가 대통령의 최고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일일이 다 할 수 없지 않나. 지금은 가장 아끼는 사람을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으로 불러들이는데, 국무총리를 시켜야 한다.”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1968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숭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행정학 석사,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행정학 박사 ▲한국조직학회 회장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1969년 서울 출생 ▲성남 성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행정학 박사 ▲국무조정실 규제심사관리관 ▲현 한국국정관리학회 회장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70년 인천 출생 ▲동산고, 인하대 정치외교학 학사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사·박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 최기찬 서울시 교육위원장 “유치원 예산 지원 확대 추진”

    최기찬 서울시 교육위원장 “유치원 예산 지원 확대 추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치원에 대한 예산 지원 확대가 추진된다. 최기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금천2·더불어민주당)은 교육위원회의 요청과 지원을 바탕으로 3월 중 제출 예정인 「2022년 제1차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에 사립유치원 학급운영비 증액 및 공립유치원 수업 지원 강사 배치를 위한 예산 81억여 원이 편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안에는 유치원 지원 예산 81억여 원 외에도 신속항원키트 구매를 비롯한 학교 방역 지원을 위해 400억 원이 포함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필수 예산이 담겼다. 이번 추경 예산안에 편성될 유아교육 예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급 당 30만 원씩 지원되는 사립유치원 학급운영비를 추가 지원하기 위한 예산 40억 5천여만 원과 공립유치원에 방역이나 급?간식 지도 등을 지원하는 시간강사를 배치하기 위한 예산 40억 8천여만 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사립유치원 학급운영비 증액은 그동안 서울시의회가 코로나19 방역관리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에 따른 원비 인상 억제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 상황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여러 차례 적극적으로 요청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더욱이 지난해 기준으로 유치원 학급수는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지만, 학급운영비는 가장 적은 금액을 지원하는 서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에 추진되는 예산 지원 확대는 필요성과 시급성의 관점에서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예산안이 확정되면 사립유치원의 학급운영비가 증액되고, 공립유치원에 유아 지도 및 놀이 지원 등을 위한 시간강사가 배치되어 유치원 교육의 질을 높임은 물론 원비 인상이 제한된 사립유치원의 경영 애로 해소 및 사립유치원 재학 자녀 가정의 교육비 부담 완화, 공립유치원 교직원의 방역 부담 경감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안도현의 꽃차례] 소나무의 운명/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소나무의 운명/시인

    열두어 살 무렵 나무젓가락과 깡통을 하나씩 들고 송충이 잡기에 동원된 적이 있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깡통이 가득 채워질 때까지 송충이를 잡았다. 선생님은 무엇보다 소나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둥산에다 나무를 심는 산림녹화사업은 1970년대 초반부터 범국가적으로 이루어졌다. 빨리 성장하는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일본잎갈나무, 편백 등이 이때부터 꾸준히 식재됐다. 국가가 주도한 이 조림 사업은 나무 대신 석탄과 석유를 주연료로 사용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가던 젊은이들은 상경해서 공장 노동자가 됐고, 이제는 봄날 근교의 산벚나무꽃을 지그시 관망하는 나이가 됐다. 50년이 지나간 것이다. 불땀이 좋아 나무꾼들에게 수난을 당하던 소나무는 울울창창 숲을 이루게 됐다. 숲에서 오래 성장한 소나무는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목재로 주로 이용됐으나 근래에는 업자들에 의해 도시로 이주했다. 조경업자들은 관공서와 아파트의 조경수로 소나무를 빠뜨리는 법이 없다. 몸값이 불어난 소나무는 21세기에도 그야말로 한국인들의 생활 밀착형 나무가 됐다. 소나무의 품종 중에 금강산에서 경북 울진까지 동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사는 금강송이 있다. 산림청과 문화재청이 울진 소광리 일대를 금강송 군락지로 지정할 무렵 시 한 편을 쓴 적이 있다. “소나무의 정부(政府)가 어디 있을까?/소나무의 궁궐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시작하는 시인데, 군락지 입구에 시비가 세워져 있기도 하다.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울진, 삼척 산불이 휩쓸고 간 곳은 금강송의 최남단 지역이다. 금강송은 가지를 옆으로 펼치지 않고 수형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아주 잘생긴 나무다. 폭설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몸을 곧추세워 눈 피해를 덜 입는 똑똑한 나무이기도 하다. 금강송이 자라는 숲을 일찍이 김명인 시인은 눈물겹게 아름다운 시로 노래한 적이 있다. ‘너와집 한 채’라는 시다. 앞부분은 이렇다.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이 금강송이 자라는 숲이 이번 산불로 대거 사라졌다. 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에 의한 실화다. 그렇다고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고 헬기와 소방장비,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린다고 못된 산불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산불이 지나간 지역의 산림복구사업에는 거의 다 소나무를 심는다. 치산녹화 정책 50년 동안 빼곡하게 소나무를 심어 산을 푸르게 만들었으나 산불에는 속수무책이다. 소나무에 대한 애착이 혹시 산불의 크기를 키웠던 것은 아닐까? 숲에 소나무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산불의 행동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소나무 한 종을 편애하면 그 주위에 오히려 멸종위기종이 늘어날 수도 있다. 다양한 나무가 자라는 숲이 건강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 두기도 생각할 때다.
  •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비대면진료 가능? 중고차 시장 개방?…‘윤석열 시대’ 바라보는 기업 우려

    “비대면진료 가능? 중고차 시장 개방?…‘윤석열 시대’ 바라보는 기업 우려

    규제 혁파,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외쳐 온 ‘윤석열 시대’를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은 남다르다. 그간 역대 정부마다 ‘규제 전봇대’(이명박), ‘손톱 밑 가시’(박근혜), ‘붉은 깃발법’(문재인) 등 하나같이 산업 발목을 잡는 낡은 규제를 뿌리뽑겠다고 설파했지만 단단한 기득권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중도하차했다. “규제 개혁 전담기구를 만들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그의 공언에 그 어느 때보다 산업계의 시선이 쏠린 이유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업의 우려와 기대를 산업별 쟁점이슈를 통해 13일 짚어봤다. ■전자·반도체업계: 윤 당선인은 4차 산업혁명 먹거리산업으로 디지털헬스케어를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는 세계 주요국이 선점에 나서고 있는 이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비대면 진료(전화상담·처방)를 불법으로 하는 현재의 의료법 개정이 먼저라고 지적한다. 또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커 가려면 법과 규정이 정해놓은 것만 허용하는 국내의 고질적인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고 규제의 ‘그레이존’(신사업에 대한 규제 적용 여부가 불명확한 상태)을 해소하는 것도 관건이다. 이런 제약으로 ‘세상에 없던 제품’은 규제 유무 파악, 인허가 행정 절차 등에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허비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가 한 예다. 일회용 마스크 대신 내부 필터만 갈아끼우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는 2020년 7월 처음 공개됐다. 이후 홍콩,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출시국이 40여개국으로 늘며 세계 시장에서는 주목받았지만 정작 제품을 만들어낸 우리나라에서는 제품 공개 이후 2년여가 지난 올 상반기에야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도체 인력 수급이 선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 당선인도 이번 대선에서 ‘반도체 기술 인력 10만명 양성’을 공약으로 내세워 업계의 기대가 지펴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인력 부족난 해결을 위해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총정원 한도 내에서만 학과별 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손질해야 한다. ■유통업계: 인구가 144만명에 달하지만 광주는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복합쇼핑몰이 없다. 광주신세계가 2015년 복합쇼핑몰을 세우려 했지만 전통시장이나 지역 상권이 죽는다는 이른바 ‘골목 상권 침해’를 이유로 든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무산됐다. 유통업계는 윤 당선인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기대를 걸며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코로나 19에 따라 온라인 쇼핑 등 소비자의 쇼핑 행태가 다변화 된 만큼 2010년 도입된 영업시간 제한, 월 의무휴업일 지정, 전통시장 반경 내 출점 금지 등 대형 유통 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더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0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무 휴업 등으로 대형마트에 못 갈 경우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소비자는 8.3%에 불과했다. 현재 오프라인 대형 점포는 2010년 지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현재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 하고 있다. 당시 전통 시장 반경 500m 출점 제한 법은 2011년 반경 1㎞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어 2020년에는 20㎞까지 제한 반경을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발의됐다. ■자동차업계: 업계는 당선인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내실있는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소는 도심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른 주유 시설과 전기자동차 충전 설비 간 이격 거리 규정 탓이다.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지난해말 기준 23만 1443대로 크게 증가했으나 충전기 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7만 6715대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서울시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일부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차기 정부는 아예 이를 완화해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안전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민간 충전소 구축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부지와 비용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또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정책을 추가로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고차 시장 개방 여부도 관건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포함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2013년 정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6년간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금지됐으나 이후 일몰되면서 중고차 분야의 진출 제한은 사라졌다. 지난 7일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고차 단체는 2019년 2월 생계형 적합업종에 중고차 판매를 포함,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주무부서인 주소벤처기업부는 양측 합의 명목으로 결론을 미루다 차기 정부로 공을 넘겼다. 윤 후보가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둔 만큼 완성차 업체들에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3사(르노삼성·쌍용·한국GM) 등도 중고차 시장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되었지만, 기존의 재해예방 목적과는 달리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 중이다. 이에따라 건설업계는 처벌만으로는 사고를 방지할 수 없고 현행법이 적용범위나 대상 기준 등이 모호해 여전히 혼란스러워 손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의 관리범위 밖의 일까지 책임을 묻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기업들은 해당 법률의 보완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예컨대 실질적인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 및 교육·컨설팅 등 지원활동이 필요한데 특히 중소규모 현장의 경우 인력 및 예산 등의 문제로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쉽지 않은만큼 이런 곳에 정부 역량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또 당선인이 주택공급 확대를 약속한만큼 당장 민간 건설사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실거래가를 현실적으로 반영한 분양가 보증이 필요하며, 아파트 가격의 상승 우려로 실거래 반영이 쉽지 않다면 대규모 공급과 부동산 거래 관련 규제(세제 및 대출 등)를 과감히 끊어내 집값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사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로제에 대한 정부의 미비한 지원 역시 건설업계 큰 문제점”이라며 “정부가 ‘공공공사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일을 몰아서 해야하는 건설업 특성상 공사기간이 부족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연히 안전관리 등 필요한 공사기간이 있는데 무조건 52시간에 맞추다보니 결국 공사 후 하자보증기간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단 얘기다. 하지만 새 정권의 기업 규제 혁파 과정은 녹록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한 예다. 재계 관계자는 “당선인의 공약에 전속고발권 폐지 이야기는 없었으나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기업에 대한 고소·고발이 지금보다 난무하며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박빙 승부로 탄생한 정권과 여소야대 구도에서 올 파장이 만만치 않을 거란 위기감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여야간 갈등이 극심한 상황이라 정권 초기 힘겨루기로 야당에서 반기업적인 법안을 발의하거나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을 무산시키는 상황도 자주 야기될 것으로 보여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 시흥시, 지역 대학생 20만원 지원

    시흥시, 지역 대학생 20만원 지원

    경기 시흥시는 관내 대학생의 더 큰 성장을 도울 지원금 접수를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동별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접수받는다. 관내 대학생 지원금은 지역 내 유입된 우수한 인재들이 시흥시에 정주의식을 갖고 건강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대학이 지역사회와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 혁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지난해 처음 시행한 관내 대학생 지원금은 시흥시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주민등록법상 시흥시에 3개월 이상 거주 중인 대학생(대학원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 20만원을 시흥화폐 ‘시루’로 최초 1회에 한정해 지원한다. 대상자는 신분증을 지참해 관할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신청하면 되고, 지원금은 확인 절차를 거쳐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 시는 지난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1200여 명의 학생들을 지원했다. 관내 대학교 내 학생 인터뷰 결과, 다양한 지원 정책 덕분에 모교 도시인 시흥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질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 관계자는 “시흥시에 유입된 관내 대학생들이 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다양한 지원과 참여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니 관내 대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모두가 다양한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 대통령 당선인 어떤 ‘예우’ 받나…최고수준 경호·무료진료

    대통령 당선인 어떤 ‘예우’ 받나…최고수준 경호·무료진료

    김건희 여사에도 무료진료차량·사무실·통신 등 제공최고수준 ‘갑호’ 경호당선인 월급X, 활동비는 받아 국·공립병원 무료 진료, 민간 의료기관 비용도 국가 부담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면서 이날부터 대통령 취임 전날까지 ‘대통령 당선인’으로 어떤 예우를 받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차량과 사무실, 통신서비스 등이 지원된다. 윤 당선인과 김건희 여사는 국·공립병원에서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민간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소요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이 법에 따라 당선인은 자신을 보좌해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설치하게 된다. 위원회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뒤에도 30일의 범위에서 존속한다.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24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의 준비 등의 역할을 한다. 당선인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해 임기 시작 전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게 할 수 있는데, 위원회는 이때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담당한다.당선인은 후보자 지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중앙인사관장기관의 장에게 인사기록과 인사관리시스템 등의 열람 또는 활용을 요청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선인의 예우에 필요한 경비와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산정해 당선인과 협의를 거친 뒤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예비비 등의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취임 전 서초동 자택 머무를 듯 당선인은 월급은 받지 않지만 이 예산의 범위 내에서 활동비를 받는다. 당선인은 사저에 머물러도 되고 정부가 제공하는 안전가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윤 당선인의 경우 대통령 취임 전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당선 이틀 뒤에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인근의 삼청동 안가로 거처를 옮겼고,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각각 종로구 명륜동과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머물렀다.인수위 사무실은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차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금융연수원과 금융감독원 연수원 등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금융연수원에 인수위 사무실을 뒀다. 윤 당선인은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수준의 최고 등급인 ‘갑호’ 경호를 받는다. 경호의 주체는 경호처다. 당선인 본인과 자택, 사무실 등에는 현직 대통령 수준에 준하는 경호 인력이 배치된다. 방탄차와 호위 차량도 제공되며, 당선인을 만나려는 방문객에 대한 철저한 점검도 이뤄진다. 이동 경로 곳곳에 경찰특공대가 배치되고 폭발물처리반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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