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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회담 취소한 트럼프, ‘대북 군사 액션’ 시사

    북미회담 취소한 트럼프, ‘대북 군사 액션’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 후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금융 규제 완화 관련 법안에 서명하기에 앞서 6월 12일로 예정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합동참모본부와 이야기했다”며 “필요하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최근 더 강화된 우리 군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을 펼 경우 한국과 일본이 비용을 분담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과 이야기했다”며 “북한이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을 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준비가 돼 있을뿐 아니라, 불행한 상황이 불가피하게 벌어진다면 작전 중 미국에 생겨날 비용, 재정적 비용의 상당 부분을 기꺼이 떠맡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인과 한국인 모두 화합과 번영, 평화 속에서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며 “핵무기 위협이 제거될 때만 그런 밝고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혹시라도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에 나서기로 선택하면 나는 기다리고 있다”며 “그사이에 우리의 매우 강력한 제재, 지금까지 부과된 가장 강력한 제재와 최대 압박 캠페인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국방력이 더 강화됐다고 또 언급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가 뭘 하든, 미국의 안전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군은 최근 강화됐고 역대 최강 수준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미국 국방예산이 7000억달러, 내년 예산이 7160억달러라고 언급하며 “북한과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기존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고 나중에 다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취소로 전쟁 위험이 커졌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만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100년 마라톤 뛰는 중국/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100년 마라톤 뛰는 중국/최광숙 논설위원

    두 달 전 상가에서 만난 한 전직 고위공직자가 “앞으로 우리 자식 세대들은 중국인들 발마사지나 하면서 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막강한 자본과 풍부한 인재풀을 기반으로 우리의 첨단기술을 맹추격하면서 핵심 산업에서 양국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는 얘기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데도 그런 걱정을 할 정도로 이제 중국의 위협은 현실로 다가온다. 지난달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반도체 제조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2014년 1차 반도체 투자 펀드(약 24조원)를 조성한 데 이어 최근 약 51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한 것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요체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릴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선제투자를 많이 한 데다 최근 10년 AI 논문 수만 봐도 중국이 선두를 달린다. 앞으로 3년간 10만명의 AI 인재 육성책까지 나왔다. 5년 뒤 최강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경제·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입지가 탄탄하다. 향후 수십년 동안 벌어질지도 모를 에너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천연자원 확보에도 사활을 걸 만큼 미래 지향적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니 1972년 닉슨·마오쩌둥 회담 이후 중국이 개방 경제의 길을 가도록 경제·군사적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마저도 이제는 중국을 견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미국이 중국의 통신 제조업체 ZTE에 대해 앞으로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령을 내린 것도 이란·북한에 대한 수출 금지령을 위반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이나 실상은 중국의 5세대 통신(5G) 경쟁력을 의식한 미국의 견제구다. 아예 중국이 더이상 치고 오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겠다는 심사다. 1975년 1인당 평균 소득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에 속했던 중국이 어떻게 미국과 맞짱을 뜰 정도로 급부상했을까.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의 경제 기적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진핑 등 그의 후계자들이 아편전쟁에서 패했던 치욕을 잊지 않고 서구 열강을 꺾어 다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백년 마라톤 대장정’에 기인한다”고 했다. 필스버리는 닉슨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외교 전략을 자문했던 중국 전문가다. 그는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설립한 1949년부터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무너뜨려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원대한 계획 아래 치밀한 행보를 해 왔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경제 기적을 이루긴 했어도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채 이제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수출 효자인 반도체도 수입국인 중국이 자국산 반도체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당장 우리 반도체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다. 반도체 이후 미래의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경고음이 울린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포스트 반도체’가 안 보인다. 중국처럼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갖고 멀리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근시안적 땜질식 처방만 난무한다. AI 기술의 선점을 위해 미국·중국 등이 한창 열을 올릴 때 뒷짐 지고 있다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을 보고서야 뒤늦게 AI 대책들을 쏟아내는 식이다. 최근 정부가 AI 연구개발(R&D)에 5년간 2조여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정부가 내놓은 재탕을 넘어서지 못한다. 선도자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 빠른 추격자의 모습만 있다. 정권과 관계없이 긴 호흡으로 국가 발전을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 흔들리지 않고 매진해도 경쟁국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권 5년마다 제각각 새 역점 사업들을 내놓으면 관료들은 새 사업에 앞장서고, 정부 출연연구기관 역시 일사불란하게 발맞춘다. 다른 나라보다 한 박자 늦은 정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국가 연구개발도 정권 따라 춤을 춘다. 이제 우리도 중국처럼 100년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10, 20년 앞이라도 내다보고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bori@seoul.co.kr
  • 정현백 장관 “군 위안부 연구소 8월 출범”

    정현백 장관 “군 위안부 연구소 8월 출범”

    정부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아 오는 8월 군 위안부 연구소를 연다. 우리나라를 전쟁 내 여성 인권 탄압 관련 이슈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을 확보한 군 위안부 연구소를 올해 8월 중으로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연구를 지속하고 유럽, 미국 지역의 석·박사 논문 등을 수집해 위안부 연구를 보다 체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에 대해 “이미 이사 5명이 사임해 제대로 기능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에서 받은 10억엔은 정부가 마련한 뒤 예비비로 특별 편성해 어느 부처에 둘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슈가 되는 홍대 몰카 사건과 관련해서는 “사건의 본질은 남녀 대립으로 가기보다 여성들의 신고에 대한 늑장 대응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범죄수익으로 찔끔 기부 과시…‘청년 사업가 가면’ 쓴 조폭

    범죄수익으로 찔끔 기부 과시…‘청년 사업가 가면’ 쓴 조폭

    검은색 안경에 스웨터를 즐겨 입으며,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산다. 중국 유명 전자업체 ‘샤오미’ 국내 총판의 대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노인복지시설에 공기청정기 100대를 기부했다. 장기연체자들의 부채 탕감 프로그램에 수백만원을 기부했다. 지역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정치인에게 편의도 제공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우수 기업인이라고 표창도 받았다. 그는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가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하는 과정에서 20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한 국제마피아파 이모(37)씨의 이야기다.●1세대 유흥업소 갈취→2세대 철거·개발 1990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전국 175개 2만 4000여명이 구속되면서, 국내 폭력조직은 합법적으로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탈세·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르는 쪽으로 변신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3세대 조폭의 출현이다. 그 결과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갈취를 통해 이윤을 챙기는 1세대 조폭과는 달리 3세대 조폭은 기업 인수합병(M&A)과 주가 조작, 인터넷 도박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수익구조가 바뀌었다. 2세대 조폭은 1980~1990년대 부동산 활황기에 철거·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들이다. 이 때문에 경기 상황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폭력조직원 1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조직 운영 애로사항 2위가 경기하락(24명·28.2%)이었다. 1위는 일반의 선입견(25명·29.4%), 3위가 사법기관의 수사(16명·18.8%)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경제 상황에 따라서 늘어나는 조폭들이 저지르는 범죄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 휘발유값이 비쌌을 때는 유사휘발유를 판매하거나 유류 관련 탈세를 하는 조직이 많았고,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 때는 그와 관련된 범죄가 늘어난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도박게임장, 특히 인터넷 도박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불법도박 규모는 2015년 기준 정부 예산의 5분의1에 해당하는 83조 70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합법적인 사업체를 같이 운영할까. 범죄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인정 욕구에서 찾는다. 조폭이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고 존경받고 싶은 심리가 있어, 범죄를 통해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나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조폭도 나이가 들고 사업이 안정되면 좋은 아버지, 존경받은 사장님이 되고 싶어 한다”면서 “합법적인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언제라도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상대를 해칠 수 있는 이들이 조폭”이라고 전했다. 부동산·건설 등에 개입하다 정식 사업가가 된 2세대 조폭이 이들에게 롤모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철거나 분양대행을 맡았던 조직들이 용역 대금 대신 토지를 받아서 사업을 시작해 번듯한 사업가로 변신한 곳도 몇몇 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쪽에서는 나름 성공한 케이스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후원 논란도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보이는 행태들도 달라졌다. 지자체 등에 기부를 하거나, 정치인을 지원하기도 한다. 실제 이씨가 운영한 코마트레이드는 이번 지방선거에 성남시장 후보로 나온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2016년 당시 운전기사였던 최모씨에게 월급을 제공하기도 했다. 은 후보 측은 “운전을 해 준 최씨가 순수한 자원봉사자인 줄 알았다”면서 “이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폭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체계를 따라간다”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외 활동을 넓히고, 그 과정에서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어 이후 사업에도 활용을 하고 자신들이 직접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범죄수익 환수해야 조폭 뿌리 뽑을수 있어 조폭들이 진화하면서 검찰 수사도 바뀌고 있다. 일제단속을 통해 조직원 수십명을 일시 검거하는 방식의 수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보다 새로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범죄수익 환수다. 이제까지는 범죄수익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011년 전북 김제 마늘밭에 폭력조직이 불법도박 수익금 110억원을 묻어 뒀다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범죄 수익을 챙긴 수십명에게 탈세 혐의를 적용하면서 2000억원대 세금을 물렸다. 중앙지검 강력부는 이를 위해 검사들이 오랜만에 세법 공부를 다시 하고, 국세청으로부터 인력 지원도 받았다. 도박장 개설·개장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조세포탈 혐의는 액수가 1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고, 포탈액의 최고 5배에 해당하는 벌금도 물릴 수 있다. 박재억 중앙지검 강력부장은 “검거를 통해 조직을 일망타진했다고 해도 범죄수익 환수가 제대로 안 되면 몇 년만 살고 나오면 수십억, 수백억원의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범죄를 통해 얻는 수익을 가질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北의 핵은 체제방어용…핵 없는 안전보장 가능 판단한 듯

    北의 핵은 체제방어용…핵 없는 안전보장 가능 판단한 듯

    오쿠조노 히데키(54)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이번 남북 대화는 조만간 있을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적 성격으로, 평화를 향한 여정에 되돌릴 수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전체적으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요약한다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남과 북의 의지가 분명하게 확인됐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가 명문화됐다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성과는 거뒀다고 본다. →북한의 비핵화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거나 기존 남북 대화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만남이 과거 남북 정상회담과 다른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비핵화의 최종적 해결은 남북한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도출돼야 하는 것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 어떠한 결과를 내는 것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 가는 데 효과적일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대결 모드’에서 ‘대화 모드’로 가는 뚜렷한 흐름을 만들어 미국이 한반도에서 모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막는 모멘텀의 확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에서 커다란 성과를 낼 여지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겨 주어야 하는 부분도 고려됐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제로 평화 행보를 이행할 것인지 아닌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개성연락사무소, 정상회담 정례화 등은 기본적으로 남과 북이 이전으로 되돌려지지 않는 평화의 모멘텀을 확고하게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다. 말하자면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대화의 제도화’ 같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다른 점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권력의 핵심에 한 번 서 있었던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 무엇 때문에 정책이 성공했고, 무엇 때문에 실패했는지를 소상히 아는 인물이다. 실천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말이다. 또 정권에 힘이 실려 있는 집권 초기에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 것도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래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북한에게 핵이라는 것은 아시아의 패권을 쥐고 싶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방위의 핵심적인 도구다. ‘나 자신을 위한 핵’이기 때문에 그걸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들어 ‘핵 없는 안전보장’이란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한국과 일본 등을 위협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두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의 안위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이 자기들에게 군사적 옵션을 감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도 핵·미사일 포기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남북한과 북·미 대화 등 현 국면에서 일본이 소외돼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일은 처음부터 없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관계를 활용해 일본의 국익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으로서는 미국과의 이해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테면 일본은 북한 ‘노동’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고 미국은 완성을 전제로 ‘화성’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는데, 만일 미국이 본토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없는 수준에서 대북 정책의 선을 긋는다면 그것은 일본에 악몽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에 일본의 안전보장을 못 박아 두는 작업이 아베 총리로서는 필수적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그것을 바탕으로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고 북·일 관계가 정상화되는 수순을 일본은 지향하고 있고, 현재 그에 맞춰 행동하고 있다. →북·일 국교 정상화에 대한 전망은. -북한이 국가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만큼 대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얻을 것은 별로 없지만 일본은 다르다. 한국이 1965년 국교 정상화를 하면서 당시 정부 연간 예산의 2.5배에 이르는 5억 달러를 일본으로부터 받았던 것처럼 북한도 경제 건설의 종잣돈이 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일본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 역시 북·일 수교에 따른 일정 수준의 대북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값비싼 ‘불꽃놀이’였던 시리아 공습작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값비싼 ‘불꽃놀이’였던 시리아 공습작전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와 군사시설 인근에서 연이은 폭음이 청취됐다. 곳곳에 배치된 시리아군 진지에서는 대공포탄과 지대공 미사일이 하늘로 솟구쳤고, 지상은 물론 공중에서도 폭음과 화염이 관측됐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으로 미·영·불 연합군이 공습에 나선 것이었다. 현지 시각으로 토요일 새벽 4시를 기해 일제히 실시된 공습에는 미·영·불 3개국의 해군력과 공군력의 최첨단 장비들이 대거 동원됐다. 가장 먼저 불을 뿜은 것은 홍해와 페르시아만에서 대기 중이던 미 해군 이지스함들이었다. 홍해에서 작전 중이던 이지스 순양함 몬터레이(USS Monterey), 이지스 구축함 라분(USS Laboon), 페르시아만에 있던 이지스 구축함 히긴스(USS Higgins) 등 4척의 함정에서 66발의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이 연달아 발사됐다. 지중해에서는 미 해군 최신예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존 워너(USS John Warner)와 프랑스 해군 스텔스 구축함 아키텐(FS Aquitaine)이 토마호크와 스칼프(SCALP) 순항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키프로스섬에서는 영국공군 토네이도 GR.4(Tornado GR.4) 전투기 4대가 최신형 공대지 미사일 스톰 섀도우(Storm Shadow)를 장착하고 이륙했고, 요르단에서도 프랑스 공군 라팔(Rafale)과 미라지 2000(Mirage 2000) 전투기가 공대지·공대공 무장을 장착하고 출격했다. 카타르의 우데이드(Udeid) 공군기지에서도 미 공군 B-1B 초음속 폭격기가 스텔스 순항 미사일인 JASSM을 가득 탑재하고 이륙했고, 시리아 국경 인근 상공에는 러시아·시리아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연합군 전투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EA-6B 전자전기가 대기했다. 구축함과 잠수함, 전투기와 폭격기에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발사된 105발의 미사일은 타이밍을 맞춰 동시다발적으로 시리아 내 미리 설정된 표적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대량으로 동시 발사된 이들 미사일이 향한 곳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조시설과 지휘통제시설이었다. 동구타 화학무기 공격에 사용된 신경가스를 생산한 것으로 의심되어온 바르자(Barzah) 과학연구센터에는 무려 76발의 미사일이 쇄도했고, 힘 신사르(Him Shinsar) 지휘통제소에는 22발의 미사일이 집중됐다. 공습 이후 케네스 메켄지(Kenneth McKenzie) 미 합참 전략기획부장은 “바르자에는 3개의 건물과 격납시설이 있었지만 지금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표적이 초토화되었다고 평가했다. 공습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임무완수(Mission accomplished)”라며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연합군의 이러한 평가와 달리 공습 직후 시리아는 너무도 멀쩡했다. 공습 다음날 시리아 정부군은 동구타 지역을 비롯한 주요 전선에서 대규모 공습을 동반한 총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주요 도시 몇 개가 순식간에 정부군의 손에 떨어졌다.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 역시 언제 공습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공개석상에 나타나 러시아 의회 대표단을 접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1970년대 개발된 러시아제 방공무기로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다”며 여유 있는 모습까지 보였다. 휴일 새벽 연합군이 시리아를 향해 날린 약 2000억 원 어치의 미사일이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 정부군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시리아는 공습 직후 연합군이 발사한 105발의 미사일 가운데 무려 67%인 71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를 부정했지만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 시리아 정부군은 토마호크나 드론과 같은 소형 표적 요격에 특화된 최신형 방공체계인 SA-22, 일명 ‘판치르-S1E‘ 시스템은 물론 저고도-중고도-고고도에 걸친 중첩 방공망을 다수 운용 중이며, 여기에 최신형 방공무기로 무장한 러시아도 이번 방공작전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은 공습에 나서기 전 전자전기 등을 동원해 적 방공망을 마비시킨 뒤 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전술을 구사해 왔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이러한 선제적 방공망 제압 작전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2000억 원어치의 미사일을 쏟아 부었음에도 절반 이상의 미사일이 격추되고 고작 3개소의 표적 건물 몇 동만 파괴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얻고 말았다. 이런 황당한 결과의 배경에는 ‘명분’은 필요했지만 ‘확전’이 두려웠던 트럼프와 푸틴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했다. 트럼프는 국내 정치적으로 여러 복잡한 사건에 얽혀있고 11월 선거 이전에 대외적으로 뭔가 확실한 ‘한방’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푸틴 역시 최근 재선에 성공했지만, 부정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집권 초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 뭔가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트럼프와 푸틴의 이해관계 접점은 시리아였다. 트럼프는 대대적인 시리아 공습을 통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며 인권을 유린하는 전쟁범죄자를 응징했다는 명분을 챙겼다. 최근 무역 분쟁으로 관계가 소원해진 영국·프랑스와 공동작전을 통해 돈독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는 명분은 덤이다. 푸틴은 이번 공습의 최대 수혜자다. 핵심 동맹국인 시리아를 서방세계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냈다는 명분도 챙겼고, 서방세계의 위협으로부터 우방국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던 러시아 초음속 폭격기의 이란 공군기지 배치 협의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사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러시아제 무기의 우수성을 홍보해주는 홍보 효과는 덤이다. 이러한 전략적 이익을 위해 트럼프와 푸틴은 계획된 각본대로 움직였다. 미국은 러시아와 시리아가 공습 예정일을 예측하고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전투기와 군함을 눈에 띄게 이동시켰다. 표적 선정 과정에서도 러시아 관련 시설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쇼맨십을 위해 대량의 미사일이 동원되었지만 대부분의 미사일은 동일 표적에 중복 사용되었다. 가장 많은 미사일을 얻어맞은 바르자 과학연구센터는 축구장 2개 정도 되는 면적 위에 고작 3개 동의 건물이 있었지만 여기에 무려 76발의 미사일이 날아갔다. 상당수는 요격되었지만, 집중 공격을 받은 바르자 연구센터는 잔해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토화됐다. 연합군의 2순위 공습 표적이었던 힘 신사르 지휘소 역시 단 2개뿐인 강화 콘크리트 출입구에 무려 22발의 미사일이 집중되어 문자 그대로 잿더미만 남았다. 미군이 적의 지휘소를 공격할 때 통상적으로 퍼붓는 수준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의 미사일이 불과 2개의 출입구에 집중된 것이다. 미·영·불 연합군의 공습이 시작되기 전 시리아군은 핵심자산을 타르투스와 흐메이님 등 러시아군 주둔 지역으로 대피시키는 한편, 야전군 부대들을 주둔지 밖으로 이동시켜 공습에 대비했다. 미군은 시리아군의 대피 상황을 위성과 정찰기를 통해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덕분에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온전히 보전한 시리아 정부군은 공습 직후 반군을 향해 대공세를 펼 수 있었다. 이후 정부군은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반군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중이다. 막대한 예산을 쓰며 시리아를 공습했지만 서방세계가 당초 예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지적대로 이번 공습은 값비싼 불꽃놀이(Expensive firework display)에 불과했다. 그 불꽃놀이의 수혜자는 푸틴과 아사드였고, 트럼프는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권을 제한하는 전쟁권법 개정과 미국 안팎의 비판이라는 값비싼 청구서 앞에 내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오바마의 미국도 ‘불량 국가’였다…트럼프의 미국처럼

    오바마의 미국도 ‘불량 국가’였다…트럼프의 미국처럼

    파멸전야노엄 촘스키 지음/한유선 옮김/세종서적/420쪽/1만 8000원 불평등의 이유노엄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224쪽/1만 7000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외곽 동구타 지역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던 데 따른 조처다. 미국은 ‘국제사회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한 응징’을 이유로 시리아에 미사일을 겨눴다. 시리아를 원조하는 러시아가 이를 받아 반격할 경우 전쟁은 미-러 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정의의 사자’를 자청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런 식의 전쟁을 벌여 왔다. 이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도 있다. 예컨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인물로 기억된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작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사뭇 달랐다.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부시의 정책이 용의자를 체포하고 고문하는 것이었다면, 오바마는 그냥 암살해 버린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테러 무기로 쓰이는 드론과 암살부대 소속 특수부대원을 활용하는 빈도가 오바마 정부 때 급격히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부시와 오바마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은 전쟁 비용은 대략 4조 4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11년 미국 국방 예산은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방 예산을 합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메리칸 드림’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역동적인 번영, 그리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운 위압적인 카리스마는 종종 우리의 눈을 가린다. 그 뒤에서 벌어지는 깡패 같은 미국의 행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폭로하는 이가 바로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그는 1970년대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국의 진보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미국 비판에 앞장서 오고 있다.최근 국내에 출간한 ‘파멸전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운 ‘원대한 지역’(Grand Area) 장악 전략과 그 위험을 다뤘다. 미국 국무부와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동, 서반구와 극동, 그리고 옛 대영제국 영토를 포함해 ‘미국이 장악해야 할 지역들’을 선정했다. 그러다 ‘건수’가 생기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내세워 개입하고 잇속을 챙겼다. 2차 대전은 미국의 대공항을 종식시켰고 미국 산업의 규모도 네 배로 증가시켰다. 반면 경쟁국들은 전쟁 때문에 산업 전면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휘청거렸다.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국방력을 갖춘 미국은 전쟁이 끝나자 전 세계 부의 절반을 차지했다.그러면 미국인들의 삶은 풍요해졌을까. 촘스키 교수는 이어서 쓴 ‘불평등의 이유’에서 미국의 패권주의가 보통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지적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대한 지역에 개입하며 승승장구했다. 촘스키는 앞선 책 ‘파멸전야’에서 이런 미국이 1970년대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제조업 수익률이 하락했고 금융화에 따른 경제 위기의 증가,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등이 미국의 쇠락을 불렀다. 촘스키는 이와 관련, “고소득층, 특히 상위 0.1% 초고소득층에게 부가 극적으로 집중되면서 이들의 정치력이 강화되는 악순환이 함께 시작되었다(본문 108쪽)”고 분석했다. ‘불평등의 이유’는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10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민주주의를 축소하라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라 ▲경제를 개조하라 ▲부담을 전가하라 ▲연대를 공격하라 ▲규제자를 관리하라 ▲선거를 주물러라 ▲하층민을 통제하라 ▲동의를 조작하라 ▲국민을 주변화하라로 요약된다. 다만 촘스키는 불평등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람들이 조직화한다면, 자신들의 권리를 얻고자 싸운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으며 승리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 권의 책이 담은 메시지는 간결하고도 명확하다.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의 위협, 그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위협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인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연대해 이겨 내라는 것이다. 구순을 맞은 학자가 사회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철하고, 촌철살인의 표현은 꺾이지 않았다. 미국 상류층의 생생한 민낯을 들추며 날카로운 말로 폐부를 찔러 댄다. 미국 보수층이 왜 구순의 노인을 ‘가장 위험한 인물’로 여기며 미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 직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올 성장전망 3% 유지했지만… 고용 쇼크·통상위기 ‘가시밭길’

    올 성장전망 3% 유지했지만… 고용 쇼크·통상위기 ‘가시밭길’

    미·중 무역전쟁 위기 속에서도 올해 한국경제가 3%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고용 쇼크’ 등 국내외에 잠재적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어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다.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와 같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3.6%, 3.3% 늘어 705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도 예상했다. 다만 세계 경제 성장률(3.8%) 및 교역 증가율(4.1%)과 비교하면 만족스러운 성적표는 아니다. 이마저도 힘겨워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통상 갈등과 관련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통상 갈등은 성장률을 갉아먹는 변수지만 반대로 해소되더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은 아니다. 수출이 막히면 내수로 버텨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용이 최대 악재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6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7월의 전망(35만명)보다 무려 9만명을 줄였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지속되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까지 겹친 탓이다. 취업자가 늘지 않으면 가계 소득이 주춤하고, 이는 다시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성장률 잠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2.7%)과 설비투자 증가율(2.9%) 역시 성장을 뒷받침할지는 몰라도 견인차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그나마 ‘기댈 언덕’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북한 리스크 완화 등이다. 다만 추경 규모(3조 9000억원)가 작은 데다 북한 리스크 역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한 것도 이런 고민이 깔려 있다. 지난해 11월 0.25% 포인트 인상 이후 세 번째 동결 결정이다. 향후 인상 시점도 예단하기 쉽지 않다. 한은은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보다 0.1% 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라는 외생 변수만 보고 금리를 올리기에는 아직 ‘설익은 밥’처럼 비쳐진다. 이 총재는 남북 정상회담 등이 원화 강세를 부추겨 금리 인상 여력을 줄인다는 지적에 대해 “통화 정책은 환율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경기, 물가, 금융안정 요인 등을 두루 고려해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광복 후 유명 역사학자들 월북·납북… 남한은 식민사학자들 장악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광복 후 유명 역사학자들 월북·납북… 남한은 식민사학자들 장악

    북한의 역사학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먼저 아래 글을 보자.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완전한 식민지로 만들기에 성공하자 그들의 소위 역사학자들은 조선역사에 대해서 이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들이 입증한 사실의 가장 중요한 것이란 과연 어떠한 것들인가? 첫째 서기전 1세기부터 4세기까지 약 500년 동안 오늘의 평양을 중심으로 한(漢)나라 식민지인 낙랑군이 설치되었다는 것이요, 둘째 신라·백제와 함께 남조선을 분거하고 있던 가라가 본래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것이요….” ‘조선’만 ‘한국’으로 바꾸면 아직도 한국 사학계가 일제 식민사학을 추종한다고 비판하기 위해 엊그제 쓴 글 같다. 그러나 이 글은 ‘임꺽정’(林巨正)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의 아들 홍기문이 1949년에 쓴 ‘조선의 고고학에 대한 일제 어용학설의 검토(상·하)’라는 글의 일부다. 윗글은 일제의 식민사학이 두 축으로 되어 있다고 분석한 글이다. 하나는 낙랑군이 서기전 108년부터 서기 313년까지 500여 년간 평양에 있었다는 ‘낙랑=평양설’이고, 다른 하나는 가야가 임나라고 주장하는 ‘가야=임나설’이다.홍명희는 1948년 4월 백범 김구와 함께 ‘전조선 정당 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남북협상)’ 참석차 방북했다가 내려오지 않은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였다. 아들 홍기문도 훈민정음과 향가 및 이두(吏讀) 등에 정통한 국어학자였는데, 홍씨 부자는 국어뿐만 아니라 국사에도 해박했다. 정상적인 학자들이라면 국어와 국사는 떨어질 수 없다.●北은 ‘낙랑=평양설’ 1949년 이미 비판 홍기문이 1949년에 이미 ‘낙랑=평양설’을 비판한 것은 남한 학계에서 ‘낙랑=평양설’이 100년 전에 논증이 끝난 ‘정설’이라고 우기는 것과 잘 대비된다. 더구나 이때는 김일성 일가 중심의 주체사관이 등장하기도 전이었다. 그런데 이런 글들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었다. 북한이 역사학을 남북한 체제 경쟁의 주요한 요소로 설정한 데서 나온 글들이기 때문이다.1945년 10월 10~13일 평양에서 조선공산당 ‘이북 5도당 책임자 및 열성자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김일성은 박헌영이 당수인 조선공산당에서 북한 지역을 떼어 독립하겠다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 설치를 주장했다. 오기섭, 정달현 등 국내파 공산주의자들이 ‘한 나라에는 하나의 공산당만 존재한다’는 코민테른(제3국제 공산당)의 ‘1국1당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대했지만 소련 군정이 지지하는 김일성의 주장이 관철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같은 해 10월 23일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설치되었다. 이 대회에서 북한을 먼저 사회주의 체제로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남한까지 사회주의화하겠다는 이른바 ‘민주기지론’을 채택한 것은 ‘북조선분국’ 설치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북한에 먼저 사회주의 체제를 수립하고 남한과 체제 경쟁에 나서 통일하겠다는 의미였다. 북한은 이때 역사학을 체제 경쟁의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南선 식민사관을 정설 인정 비난 자초 1946년 7월 31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김일성은 남한에 파견원을 보내 유수한 역사학자들을 초청했다. 박시형·김석형·전석담 같은 마르크시스트 역사학자들이 김일성의 초청에 응해 월북했다. 이외에 경성대학 법문학부 교수였던 역사학자 백남운도 1947년 5월 여운형 등과 근로인민당을 결성해 부위원장을 역임하다가 월북했다. 식민사관에 비판적인 남한의 역사학자 중에서는 국학대학 학장 정인보와 안재홍 등 소수만 남게 되었다. 그나마 이들도 6·25전쟁 때 모두 납북되고 말았다. 그 결과 남한에는 조선사편수회 출신의 이병도·신석호 등만 남아서 역사학계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들이 북한의 학자들처럼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역사학에 의문을 품고 광복된 조국에 맞는 새로운 역사학 연구 기풍을 일으켰다면 지금 남한의 역사학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북한이 남한을 식민지 등으로 폄하하는 논리가 궁색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병도·신석호 등은 조선총독부에서 조작한 역사학을 하나뿐인 ‘정설’로 승격시키고 이를 비판하는 모든 학설을 이단으로 몰아 강단과 국사관련 국가기관에서 내쫓았다. 그 결과 조선총독부가 왜곡한 ‘낙랑군=평양설’이 이미 100년 전에 확립된 ‘정설’이라는 망발이 지금까지 횡행하면서 남한 사학계는 여전히 조선총독부를 추종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된 것이다. ●패수, 신채호 “요령성에” 이병도 “청천강” 북한은 1947년 2월 17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내에 ‘조선력사편찬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가장 과학적이고 선진적인 사상에 의거해서 조선민족의 장구한 역사를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옳게 표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라는 연속성은 역사학의 가장 기초이다. 그러나 남한은 이른바 전공이란 칸막이로 역사학과 다른 학문을 단절시키고, 역사학 내에서도 각각의 전공으로 서로 단절시켜서 ‘전공이 아니라서…’를 입에 달고 사는 분절적 역사학자들만 양산했다. 위원회의 위원장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전개하다가 투옥되었던 이청원이 맡았다. 이청원은 최익한의 사위였는데, 최익한은 조선 말기 영남 유림의 거두이자 파리장서 사건으로 투옥되었던 곽종석의 제자이자 사회주의자였고 1938년부터 ‘동아일보’에 ‘여유당전서를 독(讀)함’을 연재했던 다산 정약용 전문가였다. 위원회는 1948년 10월 2일 관할 기관을 교육성으로 이관했는데, 위원장은 교육상(敎育相: 교육부 장관) 백남운이 겸임했다. 위원회에는 백남운·박시형·김석형·김광진 등의 역사학자와 도유호 같은 고고학자뿐만 아니라 홍명희·한설야·리기영 등의 문학가들과 최창익 등의 정치가들도 참여했다. 그야말로 범국가적인 위원회였다. 이 위원회의 기관지가 앞의 홍기문의 글을 실은 ‘력사제문제’(歷史諸問題)였다. ‘력사제문제’는 1948년부터 1950년 6·25전쟁 직전까지 만 2년이란 짧은 기간에 18집이나 간행되었다. 고대사에 관한 여러 논문이 실렸는데, 그중 하나가 정세호가 1950년 ‘력사제문제’ 16호에 실은 ‘고조선의 위치에 대한 일고찰’이고, 또 하나가 17호에 실은 정현의 ‘한사군고’(漢四郡考)다. 정세호와 정현의 논리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고조선의 서쪽 강역이 지금의 북경 부근까지 이르렀다가 연(燕)나라 장수 진개(秦開)에게 1000~2000리의 땅을 빼앗긴 이후 지금의 대릉하와 요하 사이까지 밀렸다고 보고 있다. 한사군도 당연히 한반도 북부가 아니라 요동 지역에 있었다고 보았다. 남한에서 고조선의 강역을 평안남도에 국한했던 것에 비교하면 큰 차이였다. 이런 역사인식은 다분히 단재 신채호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고조선과 중국의 경계였던 패수(浿水)의 위치에 대해서 일제강점기 식민사학자들은 압록강(쓰다 소키치)·청천강(이병도)·대동강(이나바 이와기치) 등 한반도 내의 강으로 비정했지만 정세호와 정현은 지금의 요하(遼河) 부근으로 비정했다. 그것도 연나라 장수 진개에게 1000~2000여리의 땅을 빼앗겨 축소된 이후의 패수가 그렇다는 것이었다. 신채호는 패수의 위치를 지금의 요령성 해성(海城)시로 비정했는데, 정현은 ‘한사군고’에서 “(신채호는) 패수를 지금 해성현에 있는 헌우락(軒芋樂)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탁월한 고찰 방법이다”고 높였다. ●신채호를 北 “탁월한 고찰” 南 “또라이” 패수의 위치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남한에서는 지지난 정권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진흥사업단장으로 연간 300억원대의 예산을 주무르던 한 역사학자가 공개 학술대회 석상에서 “단재 신채호는 세 자로 말하면 또라이, 네 자로 말하면 정신병자”라고 폄하했다. 신채호의 학설을 ‘참으로 탁월한 고찰’이라고 보는 북한학계와 ‘또라이, 정신병자’로 보는 남한학계 사이의 괴리는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북한 학계는 1960년대 초반까지 고조선의 중심지와 낙랑군의 위치를 고대 요동으로 보는 리지린 등의 문헌사학자들과 평양으로 보는 도유호 등의 고고학자들 사이에 치열한 논쟁을 거치며 학설을 정리해 나갔다. 일체의 논쟁을 봉쇄하고 ‘낙랑군=평양설’이 ‘정설’이라는 따위의 비학문적 논리로 문제제기 자체를 막았던 남한 역사학의 행보와는 달랐다.(계속) 中 국공 내전 때 학자 쟁탈전…대만, 지식인들 학문 기반으로 대륙과 겨뤄 중국의 국공 내전 때 국민, 공산 양당은 문화재 쟁탈전만 전개한 것이 아니라 역사학자 쟁탈전도 전개했다. 1948년 12월 북경에서 이륙한 국민당 비행기에는 북경대 총장을 역임한 호적(胡適)과 청화대 역사학과 교수 진인각(陳寅恪) 등이 타고 있었다. 유수한 학자들을 대만으로 이송하는 ‘학자 이송’의 서막이었다. 그러나 비행기가 남경에 기착하자 진인각은 대륙을 선택해 내렸고, 호적은 대만으로 갔다. 다수의 학자가 대륙을 선택했지만 북경대 총장대리를 역임했던 부사년(傅斯年)도 대만을 선택했다. 부사년, 호적 등은 국립 대만대와 중앙연구원(中央研究院) 등을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시켰다. 현 중화민국(대만)이 그 협소한 영토에도 대륙과 정신적으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원천이 대만을 선택한 지식인들이 만든 학문에 있었다.
  • [월드 Zoom in] 멀어지는 佛·獨…국익 앞에선 작아지는 ‘새로운 EU의 꿈’

    [월드 Zoom in] 멀어지는 佛·獨…국익 앞에선 작아지는 ‘새로운 EU의 꿈’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 독일과 프랑스가 최근 EU 운영 방식을 두고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위대한 프랑스 재건’을 내세우는 EU ‘2인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독자 행보를 일삼으며 신중한 EU ‘좌장’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와 충돌하는 양상이다. ‘메르크롱’(메르켈+마크롱)이라고 불릴 만큼 긴밀하던 양국 공조 체계가 점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독일과 프랑스는 그동안 항구적 안보국방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포퓰리즘 확산으로 약화된 EU의 구심력을 강화한다는 대의에 공감해 왔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최근 EU 회원국 전체를 원활히 이끌어 가려면 프랑스와의 우호 관계에만 신경 쓸 수 없다는 점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한국, EU, 캐나다 등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부과하기로 한 고율의 ‘관세 폭탄’을 일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하자 대부분의 EU 국가들은 당장의 무역 전쟁을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한시적 유예는 만족스럽지도 않다. 우리 머리에 총을 겨누는 국가와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프랑스는 트럼프 행정부에 조건 없는 항구적 관세 예외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 갈 것을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과의 관세 면제 협상을 추구하길 원한다”면서 “모두가 패배하게 되는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이 프랑스와 달리 미국에 더이상의 강경 대응을 자제하기로 한 것은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타협할 용의가 있다는 독일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이 과정에서 독일이 자국 수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 등 다른 EU 회원국을 따돌리고 미국과 협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됐다. 독일은 이에 대해 “협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EU일 뿐 독일은 (미국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는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6월까지 EU 및 유로존(유로화가 통용되는 19개 국가) 개혁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공동 발표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여전히 유로존 개혁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느리고 약하고 비효율적이라며 금융위기에 대비해 유로존 공동 예산 조성, 공동 재정장관 신설, 각국 은행 시스템 통합 등 유로존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더 많은 자원과 책임을 공유하고 회원국 간 예산 장벽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유로존 개혁을 통해 프랑스가 유럽 주도권을 갖겠다는 복안도 반영됐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개혁보다 불법 이민자 관리, EU의 허술한 국경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 등 더 시급한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EU에서 가장 부유한 독일로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이 껄끄럽다. 유로존 통합이 강화될 경우 이탈리아같이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의 부담을 결국 독일 국민들이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출신의 올라프 슐츠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은 모두의 빚을 갚을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말했듯이 국내 비판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 외무부는 EU 회원국들이 지난달 영국의 이중간첩 암살 기도 사건에 대응해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도 오는 5월로 잡혀 있던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하지만 그리스 등 일부 회원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EU의 신중한 대응을 주장한 상황에서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프랑스의 독자 행보는 EU의 공동 전선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독일, 영국 등에 불편하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는 않았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국익이라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는 두 지도자의 선의도 어쩔 수 없다”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자신 있게 새로운 유럽을 건설하겠다는 희망에 가득 찼던 좋은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관광객 마음 흔든 출렁다리… 잠자던 지역경제도 깨웠네

    관광객 마음 흔든 출렁다리… 잠자던 지역경제도 깨웠네

    출렁다리 열풍이 불고 있다. 환경훼손이 거의 없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둘레길이 붐을 이뤘던 때와 같다. 출렁다리를 설치한 뒤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주변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출렁다리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은 경기 파주시가 대표적이다. 9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광탄면 마장호수에 개통한 흔들다리는 길이가 220m로 물 위로 걷는 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당초 연간 3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첫 주말 하루평균 1만 2000여명이 개수기를 통과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60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일 100여명 남짓 찾던 한적한 호숫가 시골마을에 약 5㎞ 차량행렬이 이어지자, 파주 광탄면 보광사 일대뿐 아니라 개점휴업 상태였던 양주시 장흥유원지와 기산저수지 등 인접지역까지 덩달아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주변 땅값도 개통 전 대비 2배로 뛰어 파주시가 주차장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다.2016년 9월 앞서 개장한 적성면 감악산 출렁다리에도 지난해 67만 1790명이 다녀갔다. 감악산은 7년 전 태풍 곤파스로 큰 피해를 입기 전까지만 해도 연간 38만명이 찾던 명산이었으나 계곡과 하천이 폐허가 되면서 15만명으로 줄었다. 2년 전 계곡을 가로지르는 150m 길이 출렁다리 개통 후 파주시는 깜짝 놀랐다. 몰려드는 관광객 수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아 휴일이면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나설 정도였다. 감악산과 마장호수 주변은 파주에서 가장 외지고 낙후한 편이다. 출렁다리가 그저 그랬던 시골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아시아의 레만호수(스위스 제네바)’로 불리는 파주 마장호수는 경기 양주시 기산리 저수지 아래에 있다. 마치 포천 산정호수처럼 지대가 높은 곳에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다. 파주시는 2016년 8월부터 마장호수 일원에 7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관광과 휴양을 접목한 수변 테마 체험 공간을 만드는 ‘마장호수 휴(休)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29일 정식 개장한 이곳은 9만 8000㎡ 규모로 관찰 및 여가의 2가지 테마로 꾸며졌다.관찰테마로 호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은 길이 220m, 폭 1.5m의 흔들다리이다. 물 위를 걷는 다리로는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파주시는 2016년 9월 감악산 계곡 사이 150m를 잇는 출렁다리를 개통하면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흔들다리 건설공사에 나섰다. 몸무게 70㎏ 성인 1280명이 한꺼번에 지날 수 있는 흔들다리는 초속 30m의 강풍도 견딜 수 있고, 진도 7 규모의 강진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리 중간 18m 거리 바닥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돼 호수 위를 실제 걷는 기분이 든다. 무서운 사람은 나무발판이나 철망을 딛고 걸으면 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구명환도 준비돼 있다. 호수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이 15m짜리 전망대와 조망 데크 2곳도 있다. 파주시는 호수 둘레길 총 4.5㎞ 중 3.3㎞ 구간에 산책로를 만들었다. 한 번에 48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완비됐다.여가 공간은 수상체험과 오토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카누·카약을 즐길 수 있도록 계류장 등을 만들었다. 호수에서 수상 레포츠를 즐긴 후 자연에서 캠핑하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캠핑장 3600㎡도 만들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공원과 분수대를 감상하며 곳곳에 쉬어갈 수 있게 마련된 벤치, 야생화가 가득한 하늘계단, 호젓한 둘레길 역시 인상적이다. 가족이나 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맑은 호수 표면에 비친 푸른 하늘과 푸른 산이 한폭의 대형 그림 같다. 마장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갓을 쓴 형태의 용미리마애이불입상, 보광사, 벽초지수목원, 장흥유원지 등 다른 볼거리도 많다. 마장호수는 파주시와 양주시 경계에 있어 두 지자체의 상생이 가능하다. 파주시는 마장호수 흔들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흔들다리 이용객 음식점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흔들다리를 방문한 여행객이 마장호수에서 찍은 사진을 호수 인근 음식점(30곳)에 제시하면 음식값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파주 관광 전자지도(paju.noblapp.com)를 검색하면 할인 음식점의 위치, 메뉴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길찾기도 가능하다.김준태 파주부시장은 “마장 휴 프로젝트 사업으로 연간 30만명 이상 새로운 관광객들의 유입이 예측됐으나 지난 2주를 보면 당초 기대치를 2배 이상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감악산이 있는 적성면은 파주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 중 한 곳이다. 2011년 태풍 곤파스로 산행이 불가능할 만큼 큰 피해를 입어 연간 38만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15만명으로 급감했었다. 그러나 요즘 이 지역 상인들은 “살 만하다”고 말한다. 감악산에 순환형 둘레길과 출렁다리를 만드는 ‘감악산힐링테마파크’가 만들어지면서 그렇다. 특히 운계출렁다리가 개통하자,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다. 초창기 휴일에는 1만여명이 찾았으며, 2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봄가을 행락철에는 하루평균 5000여명이 찾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67만여명이 다녀갔다. 곤파스로 피해를 입기 전보다 2배가량 많다. 같은 기간 42만명이 다녀간 포천아트밸리에는 256억원이, 123만명이 다녀간 광명동굴에는 81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반면 감악산 테마파크에는 67억원이 투입됐다. 감악산 윤계출렁다리는 제1회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 공모 대표사업에 선정돼 경기도에서 대부분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계곡과 계곡을 잇는 구름다리 형태로, 감악산을 연간 60만~70만명이 찾는 명산의 반열에 다시 올려놓았다. 또 안전요원, 여행업자, 식당 개업 20곳 등으로 3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이끌어 냈다. 감악산은 개성 송악산(705m), 포천 운악산(936m), 가평 화악산(1,468m), 서울 관악산(629m)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으로 불리는 명산이다. 산 정상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파주시 적성면, 북동쪽은 연천군 전곡읍, 남동쪽은 양주시 남면 등 3곳과 접한다. 이 때문에 파주시뿐 아니라, 연천군과 양주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감악산은 예로부터 임진강을 끼고 있는 남과 북의 교통 요충지이자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 지배권을 다투던 군사 요충지다. 한국전쟁 때는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했던 영국군 글로스터 출신 부대원들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글로스터 연대 1대대와 왕립 제170 박격포대 C소대 용사들은 설마리 235고지에서 7배나 더 많은 중공군 주력 63군 3개 사단을 맞아 사흘 밤낮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한국군과 유엔군이 서울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줬다. 파주시는 영국군의 헌신적인 사투를 기념하기 위해 출렁다리를 ‘글로스터 영웅의 다리’로 별칭해 부르기로 했다 김 부시장은 “감악산 힐링파크 내 먹거리촌 분양과 화장실 및 주차장을 추가 조성하는 등 방문객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감악산 출렁다리가 파주시를 넘어 경기북부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설렁설렁 ‘야비군’ 잊어라…첨단훈련 ‘특수군’ 나간다

    설렁설렁 ‘야비군’ 잊어라…첨단훈련 ‘특수군’ 나간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직장마다 피가 끓는 드높은 사기/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나오라 붉은 무리 침략자들아/ 예비군 가는 길엔 승리뿐이다.”1980~90년대 전철과 버스, 그리고 거리에서는 군인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어정쩡한 ‘얼룩무늬 아저씨’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덥수룩한 머리 위에 얹혀 있어야 할 모자를 옆구리에 끼고, 상의를 약간 풀어헤친 채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삐딱하게 서서 담배를 꼬나문 모습은 여지없이 불량배처럼 보였다. 월계수가 한반도를 감싸안은 마크를 가슴과 모자에서 확인한 뒤에야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는 예비군임을 눈치채지만 과연 예비군가처럼 ‘붉은 무리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그지없었다. 오죽하면 스스로 ‘야비군’이라고 비하할까 싶기도 했다. 그때 그 예비군들의 머릿속에는 “군대에서 그 고생을 하고 나왔는데 그걸 또 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실제 그들은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훈련장에 나타났다. 2000년대 초까지도 마찬가지였다.창설 50주년을 맞은 예비군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지난 5일 오전 경기 남양주의 육군 56사단 금곡예비군훈련대. 연세대와 한성대에 재학 중인 예비군 1000여명이 입소해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들의 훈련 일부에 동참했다.“교전을 시작합니다.” 교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각각 10명씩 편성된 청군과 황군이 시가지 전투 훈련장에서 교전에 돌입했다. 전투모에 부착된 스티커 색깔로 적 여부를 판별해 M16 소총을 개조한 레이저총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훈련이다. 전투복 위에 덧입은 조끼에는 각종 센서가 부착돼 피탄 여부가 즉각 확인된다. ‘실제 상황이 아니니 설렁설렁하면 되겠지!’라며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이동하는데 갑자기 “삑, 삑, 삑” 경고음과 함께 “경상”이라는 기계음이 귓전에서 울려댔다. 실전과 똑같은 상황을 묘사해내는 마일즈(MILES·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 장비의 정확성이 실감됐다. 소총에서 발사된 레이저빔이 센서 주변에 닿게 되면 경상, 중상, 사망이 정확하게 표시되는 것이다. 경상 판정을 받아 30초 동안 소총을 사용하지 못하고 나서 이번엔 건물 2층에 올라가 잠복하며 저격수처럼 적군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 4분간의 전과는 중상 1명, 경상 1명. 교전이 끝나고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승패가 갈렸다. 탄피가 튀거나 화약 냄새가 나지는 않았지만, 실전과 다를 바 없었다. 육군은 예비군 전투력 향상과 예비군 교육의 효율화 등을 위해 훈련장을 과학화하고 있는데 금곡예비군훈련대는 그 첫 번째 결실이다. 2013년부터 100억여원을 투입해 각종 첨단 시설을 갖춘 이곳은 서울 6개 구 예비군을 하루 1000명씩 연간 14만명을 훈련하고 있다. 훈련 시스템은 20~30년 전과는 천지차이였다. 빈둥빈둥 ‘시간 때우기’는 완전히 불가능해졌다. 훈련 입소를 위한 등록 절차부터 첨단 장비가 활용된다. 신분증 스캐너에 신분증을 집어넣자 사진을 포함한 인적 정보가 디스플레이에 떠올라 대리입소는 꿈꿀 수조차 없다.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나면 웨어러블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훈련이 마무리될 때까지 차고 다녀야 한다. 각종 훈련 기록과 합격·불합격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백명씩 모아 놓고 교관이 고함을 치는 광경도 찾아볼 수 없다. 10~20명 단위의 조별 훈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조는 각각의 훈련장에 도착하면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훈련 개요, 주의사항 등을 전해 듣고 훈련에 임한다. 영상모의사격 훈련은 마치 비디오 사격게임을 하는 것과 같았다. 이날 설정은 군자역과 영동대교에서의 전투였는데 실탄이 아닌 레이저빔을 발사하는 M16 소총으로 쉴 새 없이 달려드는 적들을 사살해 그 실적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렸다. 육군 관계자는 “영점조정 등을 컴퓨터로 하는 것 외에는 실사격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실내사격장에서 진행된 실사격훈련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사격이 끝나면 표적지는 자동으로 눈앞까지 이동해 왔고, 총구는 상하좌우 약간씩만 움직일 수 있도록 사실상 고정돼 있어 위험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강력한 바람을 이용한 환기시스템으로 매캐한 화약 냄새를 순식간에 제거해 실탄사격장인지 실감이 안 됐다. 영상모의사격, 실탄사격, 시가지 전투 등 모든 훈련은 즉각 합격·불합격 판정이 내려졌고, 모든 훈련 과정을 합격하면 2시간 먼저 퇴소하는 특전이 주어졌다. 현재 이처럼 ‘과학화’된 훈련 시설은 금곡을 비롯해 전국에 4곳이 마련됐다. 육군은 2023년까지 과학화훈련장을 40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바뀌지 않은 풍경도 있었다. 훈련장에는 여름에는 냉수, 겨울에는 온수가 공급되는 샤워장이 마련돼 훈련이 끝나면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었지만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퇴소하는 풍경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셈이다. 과거에는 산아제한을 권장하려고 정관수술을 하면 훈련을 면제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의 열외도 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한다.예비군 제도는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취지로 1961년 말 향토예비군법이 제정되면서 비롯됐다. 법만 갖춘 채 지지부진하던 중 1968년 1월 21일 북한 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한 이른바 ‘1·21 사태’를 계기로 같은 해 4월 1일 향토예비군이 창설돼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초창기에는 주로 북한 게릴라 소탕작전 등에 투입됐다. 2011년부터는 여군들도 예비군에 자원할 수 있게 됐고, 특수전예비군부대도 창설됐다.현역 복무를 마친 남성들은 의무적으로 예비역에 편성된다. 사병은 복무 종료 후 8년차까지, 간부는 위관 43세, 소령 45세 등 현역정년 때까지다. 일반 예비군은 기본적으로 4년차까지는 동원예비군으로 편성돼 연간 2박 3일간 부대에 입소해 훈련을 받아야 하며 5~8년차에는 지역예비군으로 편성돼 연간 20시간의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동원 훈련을 받게 되면 1만 6000원, 지역 예비군 훈련에는 교통비 7000원과 중식비 6000원이 지급된다. 예비군은 모두 275만명이 편성돼 있으며 이 중 육군이 237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년 4월 1일을 예비군의 날로 지정해 기념했으나 2007년부터 매년 4월 첫째 주 금요일로 변경했다.군은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현역 감축 등과 연계해 예비군 규모를 180만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특히 예비군 훈련의 과학화, 동원 전력의 정예화 등을 목표로 세워 현재 상비 전력 예산의 0.3%, 1300여억원에 불과한 예비군 예산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동원전력사령부 창설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비군 전력을 상비 전력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목표지만 현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예비군의 가장 기본적 개인 물품인 모포의 경우 113만여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율은 72%에 불과하고, 판초 우의 역시 보유율이 그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예비군용 소총과 방탄헬멧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당장 전투상황이 벌어진다면 절반 넘는 예비군이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여순사건, 4·3사건 처럼 풀어지나

    여순사건 발발 70주기인 올해 여순사건 지원 조례가 여수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제주도 4·3사건 처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등을 위한 위령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지 주목된다. 3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순사건 위령사업 지원 조례는 지난달 29일 제184회 여수시의회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정식명칭은 ‘한국전쟁 전후 지역민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다. 시는 1억 46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역민의 명예회복과 상생·화합을 위한 7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념사업은 모든 유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여순사건 명예회복사업 시민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매년 개최되는 추모행사도 민간인 희생자 유족과 군·경 희생자 유족이 용서와 상생의 분위기 속에서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날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에 마련된 ‘제주4·3과 여순항쟁 희생자 70주기 합동분향소’에 김유화 여수시장 예비후보가 찾아 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전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여수지부가 설치해 시민들을 맞고 있다. 김 후보는 “여순사건도 ‘4·3사건’처럼 풀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그동안 국회에서 수차례 무산됐던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돼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이 조속히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중현 민예총 여수지부 사무처장은 “지역의 수많은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여전히 여순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美, 시리아 재건 예산도 동결

    내전·재건 사업 100% 철수 땐러·이란의 영향권 인정하는 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거론한 데 이어 시리아 재건에 약속한 2억 달러(약 2100억원) 상당의 예산 집행도 동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군의 퇴색이 짙어지자 시리아가 사실상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권임을 인정하고 내전에서 발을 빼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연설과 맞물려 국무부에 렉스 틸러슨 전 장관이 추진했던 시리아 재건 예산 2억 달러의 집행을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지난 2월 쿠웨이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활을 막기 위해 시리아 재건을 돕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투자를 국내 일자리 창출 및 인프라 재건에 사용하자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미국이 중동의 전쟁에 개입해 7조 달러를 낭비했다”면서 “이제 시리아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안보라인 당국자들은 시리아 주둔의 필요성을 고수했다. 현재 IS 격퇴와 내전 종식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 동부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은 2000여명에 달한다. 미국이 시리아 내전과 시리아 재건 사업에서 완전히 물러나면 시리아 바샤르 알사아드 정부의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에서 차지하는 패권적 지위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대대적 공세를 벌여 동(東)구타 주둔 반군들을 대부분 몰아냈다.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마크 더보위츠 대표는 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급격하게 미군을 철수시킨다면 이 공백을 이용해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이란의 영향력도 확대된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똑같은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공군 유린…태극마크 단 F-35A 출고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공군 유린…태극마크 단 F-35A 출고

    세계 최대의 전투기 생산 시설 중 하나인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Fort Worth)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28일, 태극마크를 단 F-35A 전투기 1호기가 출고됐다. 서주석 국방부차관,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 이성용 공군참모차장, 강은호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출고식에서 공개된 F-35A 전투기의 수직 미익에는 대한민국 공군용 첫 번째 기체임을 의미하는 ‘ROKAF 001’이 선명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이번 F-35A 출고는 한국공군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차기 전투기(FX) 사업의 종착역이자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은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당초 차기 전투기 사업은 점차 노후화되어가는 F-4D/E 팬텀 II 전투기 대체를 위해 1980년대 중반에 소요가 제기된 사업이었다. 이 소요제기가 구체화되어 1993년 120대의 고성능 전투기를 2000년대 초반까지 도입한다는 차기 전투기 사업이 발표되었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총 120대의 전투기가 도입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고비를 겪으며 FX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 사업은 120대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달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 여건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없었다. 안팎에서 사업을 축소 또는 취소하라는 압박이 계속됐다. 하지만 노후 전투기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군은 이 사업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했고, 결국 도입 수량을 120대에서 60대로, 60대에서 다시 40대로 줄여 사업을 살려냈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1998년 시작되었지만 당초 목표 수량이었던 120대의 절반인 60대를 확보하는데 14년이 걸렸다. 나머지 60대를 도입하는 3차 FX 사업은 예산 문제 때문에 또다시 40대 규모로 축소되어 2021년까지 지연됐고, 마지막 20대는 2020년대 초반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에 출고된 F-35A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 치러진 3차 FX 사업 수주전에서 저가 공세로 밀고 들어온 F-15SE,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약속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꺾고 선정된 기체다. 계약 체결 4년여 만에 드디어 첫 번째 F-35A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 출고된 F-35A는 공군의 작전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전투기로 평가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껏 보유한 적이 없었던 첫 번째 스텔스 전투기이자 일명 '센서융합'(Sensor fusion)을 통해 전투기는 물론 정찰기와 전자전기로까지 활용이 가능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F-35A는 현존하는 최신, 최강의 레이더와 각종 센서들로 중무장하고 있다. F-35A는 현존 최강의 AESA 레이더 중 하나로 평가되는 AN/APG-81 레이더와 EO-DAS(Electric Optical Distributed Aperture System)라는 신개념 탐지 장비를 탑재해 기존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른 장거리 탐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무려 1,300km 떨어진 곳의 탄도 미사일을 정확히 추적하는 가공할 탐지 능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지상 표적 탐지 능력에 있어서도 수백km 밖의 차량과 장비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평시 공중 초계 중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원거리에서 탐지 및 식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북한 영공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지상의 북한 미사일 발사차량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원거리에서 레이더로 적을 조준하더라도 적이 그 사실을 알아챌 수 없는 저피탐 기술(VLO : Very Low Observable)이 적용되어 있고, 별도의 전자전 포드를 부착하지 않아도 어지간한 전투기의 레이더와 전자 장비를 먹통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전자전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즉, F-35A와 대적하는 일반적인 4~4.5세대 전투기들은 누구에게 공격받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격추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때 논란이 되었던 기동성 부족 문제는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급격한 선회기동 등 고기동이 불가해 F-16보다도 근접 공중전 능력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F-35A는 최근 시험비행에서 110도에 달하는 높은 받음각에서도 선회 비행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높은 수준의 기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통적인 근접 공중전 개념은 기관포나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적기의 꼬리를 물어야 하는 복잡한 기동이 필요했지만, 첨단 센서와 무기로 무장한 F-35A는 360도 전 방향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잡한 기동이 필요 없어졌다. 즉, 압도적인 기술 우위로 근접 공중전의 양상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강력한 성능의 F-35A가 대한민국 공군에 배치되면 북한 공군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그들이 가진 그 어떤 전투기나 방공무기도 F-35A를 볼 수 없으며, 요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F-35A는 자유자재로 북한 영공과 적기를 유린하며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운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태극마크를 단 F-35A가 출고됨으로써 우리 공군이 이러한 압도적 힘의 우위에 서게 될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 출고된 기체를 포함해 올해 인도분 6대는 미국 애리조나 주 루크 공군기지로 옮겨져 미 공군 훈련부대에 임시 배속된다. 여기서 올해 말까지 교관 조종사와 정비사, 무장사 등 운용요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배치 부대는 청주의 제17전투비행단이며 올해 인도된 6대와 내년 인도분 10대,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2대 등 총 40대가 청주 기지에 둥지를 틀 예정인데, 상시 작전태세 유지를 위한 1개 비행단 완편을 위해서는 당초 계획된 20대 추가 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태극마크를 단 F-35A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에게 있어 끔찍한 악몽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보유한 그 어떤 방공무기로도 F-35A를 탐지하거나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F-35A가 북한 영공을 활보하고 다녀도 북한으로서는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공군용 F-35A의 등장은 이제 우리도 독자적인 전력으로 북한에게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 어디서 나타나 불시에 머리 위로 초정밀 유도폭탄을 떨굴지 모르는 스텔스 전투기가 있는 한 김정은이 쉽게 도발을 결심하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미세먼지 관심 육아보다 높아… ‘호흡공동체’ 인식 가져야

    미세먼지 관심 육아보다 높아… ‘호흡공동체’ 인식 가져야

    “무료 대중교통 3일에 서울시 예산 150억원을 썼다.”서울시는 지난 1월 초미세먼지(PM 2.5) 저감을 위해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3차례 실시했다. 이른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다. 승용차 운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려는 취지였다. 정책은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하루 평균 배출량(34t)의 최대 2.6%(0.9t)를 감축하는 데 그치면서 150억원을 쏟아부은 ‘혈세 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서울시는 자평한다. 시민들이 미세먼지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인식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시민들이 늘어난다면 정책의 효과는 높아질 수 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참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공공이 중심이 돼 정책을 실시했다면 앞으로는 시민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 정책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녹색교육센터 에코맘코리아의 이지현 사무처장은 28일 “미세먼지 문제는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이 크게 효과를 볼 수 없다”면서 “중국 탓만 해서는 해결이 안 되고 시민 참여가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지난달 22일 ‘미세먼지 줄이기 나부터 시민 공동행동’(미행·美行)이 출범한 것도 시민 참여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미행은 교통, 여성, 환경, 청년단체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다. 미행은 출범식에서 “우리는 모두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 제공자다. 같은 공기를 마시는 ‘호흡공동체’로서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으로 이들은 시민과의 소통을 토대로 시민사회의 미세먼지 전문성 및 정책능력을 강화하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 대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미세먼지는 점차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 2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99㎍/㎥(1세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초미세먼지를 공식 측정한 이래 서울의 일평균 농도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2월 30일의 95㎍/㎥이었다. 같은 날 경기도 역시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106㎍/㎥까지 올라갔고, 종전 기록인 지난 1월 16일의 100㎍/㎥을 넘어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나쁨 이상’(50㎍/㎥ 초과) 일수는 2015년 3일, 2016년 8일에서 지난해 15일로 증가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민감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밝힌 빅데이터 키워드 분석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5년 새 부쩍 커졌다. 2013년 19위였던 관심도는 2014~2015년 14위, 2016년 10위에 이어 2017년 6위까지 올라갔다. 환경 문제를 벗어난 사회 현안으로서 육아(7위), 출산(9위)보다 더 큰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 공동 대응을 유도하기 위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차량 소유자에게 벌칙을 주고,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차량 2부제 참여 운전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우선 차량의 친환경 수준을 1~5등급으로 나눠 하위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자동차 배기가스 친환경 등급제’를 실시한다. 다음달 환경부가 등급을 고시하면 올해 연말부터 등급 하위인 4~5등급 차량의 사대문 안(녹색교통진흥지역) 운행을 시범적으로 제한하고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이들에게 페널티를 주는 ‘원인자 부담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량 2부제 확산을 위해 ‘비상저감조치 참여 마일리지 제도’도 최근 도입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자동차 운행을 하지 않는 승용차 마일리지 가입 운전자에게 마일리지 3000포인트를 특별 제공하는 것이다. 포인트는 지방세 납부 등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도입한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는 연간 주행거리 감축량·감축률에 따라 연 2만∼7만원 상당의 승용차 마일리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현재 5만여명이 가입해 있다. 무엇보다 시민 참여만큼 법안 통과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수다. 28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기 관련 법안은 올해 발의된 것만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9건,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3건,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 3건 등 총 15건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7일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미세먼지 법안 심의에 들어갔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신우용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공공과 시민의 영역은 나눠져 있지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가야 효과를 낸다”면서 “국회가 4월 임시국회에서는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 등을 통과시켜야 하고 이를 토대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더 많이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중국 역린’ 건드리는 미국… 티베트에 年2200만 달러 지원

    ‘중국 역린’ 건드리는 미국… 티베트에 年2200만 달러 지원

    망명정부·NGO에 역대 최대 지원 여행법 이어 ‘하나의 중국’ 또 침해 中 “내정간섭”… 자치구 통제 응수 미·중 무역전쟁의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의 티베트 지원 예산안이 통과됐다. 지난 21일 미국 의회는 티메트 망명정부와 티베트인들을 지원하는 데 연간 약 2200만 달러의 예산을 쓰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티베트 지원 예산은 티베트 내부의 티베트인 지원에 800만 달러, 인도와 네팔에 있는 흩어진 티베트인 지원에 600만 달러로 편성됐다.800만 달러의 예산은 문화 전통과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 환경의 보전 그리고 티베트 자치구와 비정부기구 활동 지원에 사용된다. 600만 달러는 인도와 네팔로 이주한 티베트 차세대들의 교육과 발전을 통해 티베트 문화를 보존하는 데 쓰게 된다. 티베트 자치구의 역량과 활동 강화에도 300만 달러를 추가 배정했다. 미국의 티베트 후원 활동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70년대부터 티베트 망명 정부에 대한 재정적 후원은 있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티베트 망명 정부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특사를 중국이 초청해야 한다는 내용의 티베트 정책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원조기금(NED)은 티베트 망명인들을 위한 펀드를 책정했다. 2016년 미국은 티베트 망명인들을 위해 600만 달러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올해 편성된 티베트 지원 예산 액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미국은 대만여행법으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집권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을 크게 자극했다. 티베트는 1950년대 무력에 의해 중국 정부에 편입된 뒤 강한 종교적 응집력으로 분리독립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화약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대중국 압박 수단을 동원해 무역적자 해소에 나선 형국이다. 량샹민 중국티베트학연구센터 소장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도 참여해야 한다며 티베트 후원 예산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맘을 바꿨다”며 “중국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에 대한 미국 지원 예산은 엄연한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량 소장은 이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티베트 스파이들을 훈련시켜 이용했고, 티베트 분리독립 운동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키운 정치적 도구이자 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티베트, 신장 등 분리독립 움직임이 계속되는 자치구에 경제발전 지원뿐 아니라 주민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신장자치구의 카스시 경찰은 월 5500위안(약 94만원)의 월급을 주고 전국적으로 3000명의 경찰을 더 뽑아 대테러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5500위안은 지난해 신장 자치정부가 도시 주민의 월 수입 목표로 세운 2500위안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미국의 600억 달러 관세 폭탄에 대해 중국은 한정 부총리가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시장 개방과 개혁을 약속했을 뿐 아직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23일 밝힌 30억 달러 보복 관세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철강과 알루미늄 일괄관세에 대한 대응일 뿐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타오원자오(陶文釗) 연구원은 “중국이 보잉 여객기와 미국 대두를 보복 대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무역전쟁 발발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여행법, 티베트 지원 등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는 것은 백악관 매파들이 중국의 발전과 중·미 관계의 진전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웨이췬(朱維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민족종교위원회 회장은 “달라이 라마 지지자들은 티베트 자치구에서 미국 돈으로 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광장] 교사를 움직이라, 일반고가 산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사를 움직이라, 일반고가 산다/황수정 논설위원

    이즈음 일반고는 동아리 전쟁 중이다. 인기 있는 학교 동아리는 경쟁이 불꽃 튄다. 과열 경쟁에 잡음이 걱정되면 아예 제비뽑기를 하기도 한다. 학교가 조직해 운영하는 정규 동아리들은 사정이 그래도 낫다.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자율동아리는 난감 그 자체다. 새 학기 초 열흘 남짓한 기간에 낯선 친구들과 뜻 맞는 동아리를 만들고 지도 교사까지 섭외해 활동계획서를 제출하는 작업은 간단할 수 없다. 발을 동동 구른다.자율동아리가 이래서 말도 탈도 많은 것이다. 이러니 교육부는 최근 자율동아리를 고교 학생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뜬금없이 변죽만 울려 놓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신학기의 혼란은 그래서 지금 더하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동아리 활동은 비교과 전형의 핵심이다. 자율동아리의 취지를 살리느냐 마느냐는 나중의 문제다. 신학기 들머리에 일반고의 신입생들을 본의 아니게 좌절시키는 주범이 자율동아리다. 특목고에서는 개인별 동아리 활동을 학교가 알아서 챙겨 준다. 특목고에 눌리지 않게 일반고 기를 살려 주겠다고 하면서 출발선에서부터 날개를 꺾고 있는 셈이다. 학생부의 동아리 활동란에 적히는 평가 글은 최대 500자다. 이 500자가 돋보여야 학종으로 대학을 갈 수 있다. 그러니 컨설팅 학원들은 문턱이 닳는다. 어떤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보고서를 내야 하는지 서비스받는 데 한 학기에 200만~300만원이 예사다. 내신 4, 5등급이 차별화된 자율동아리로 ‘인 서울’에 성공한다면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소논문은 더 심각하다. 300만~400만원을 장난처럼 제시하는 곳이 많다. 일반고 학생들은 ‘자력갱생’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들이 컨설팅 학원의 핵심 고객임은 말할 것도 없다. 교육부의 주특기가 있다. 말썽이 되면 거두절미하고 치워 버린다는 것이다. 소논문, 자율동아리 등이 뭉칫돈 사교육을 유발하는 주범임은 틀림없다. 학종은 학생부 전반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학종을 확대하겠다면서 비교과 평가 장치들을 싹둑 잘라 내는 발상은 모순이다. 해법이 없지 않다. 모른 척할 뿐 간명하다. 일반고의 교장과 교사들을 흔들어 움직이면 된다. 그러면 학교는 저절로 살아난다. 특목고 위축 분위기가 몇 년째 이어진다. 그 와중에 일반고의 회생 징후는 감지된다. ‘촉’ 빠른 학부모들은 관내 일반고들에도 서열이 생긴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학종이 확대되니 교장과 진학 책임 교사의 의욕 정도에 따라 진학률이 판이하게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어느 입시 컨설턴트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교사들이 학생부를 체계적으로 기재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자주 토론하고 외부 연수를 받는 일반고가 있다. 그런 학교의 학생부는 질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입시 컨설턴트들은 대학의 입학사정관들과 수시로 접촉한다. 학생부 관리에 교사들이 음양으로 공들인 일반고는 진학 성과가 거짓말처럼 치솟고 있다. 입소문 타는 학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리와 봉사활동 같은 비교과 활동을 교사들이 일일이 챙기고 적극 독려한다는 것이다. 담당교사들의 ‘과세특’(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은 형식적이지 않으며, 무엇보다 교사들의 업무 역량이 고르다. 그런 학교에서는 “담임 교사를 잘 만나면 인생 로또”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학생부 관리에 교장이 정성을 쏟고 교사들이 자주 머리 맞댄다는 소문이 도는 학교는 이듬해 지원 경쟁률이 껑충 뛴다. 우수 학생들이 올해도 제 발로 몰렸다. 특목고의 올해 입시 경쟁률은 곤두박질쳤다. 특목고를 더 협박할 필요가 없다. 일반고가 스스로 일어서도록 당근과 채찍을 정책으로 받쳐 줄 단계다. 이를테면 억지춘향식 자율동아리 대신에 정규 동아리를 더 다양하게 늘리는 방식이다. 그런 공력을 쏟는 학교로 예산과 인센티브를 후하게 돌려 경쟁시키라. “교육 평준화”를 말하는 교육부와 전교조가 이 간단한 해법을 모를 리 없다. 선생님들은 귀찮고 고달파지는 일이다. 그래도, 그래야 일반고는 산다. 잘 살 수 있다. sjh@seoul.co.kr
  • [전문] 대통령 개헌 발의안···137개 조항과 8개 부칙 조항

    [전문] 대통령 개헌 발의안···137개 조항과 8개 부칙 조항

    청와대는 22일 대통령 권한 분산과 지방분권 등을 골자로 한 대통령 개헌안 전문을 공개했다. 다음은 개헌안 전문. 『大韓民國憲法 개정안 大韓民國憲法 전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ㆍ18민주화운동, 6ㆍ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 통일의 사명을 바탕으로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고,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개개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자연과의 공존 속에서 우리들과 미래 세대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9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제1장 총강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③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 제2조 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② 국가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제3조 ①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附屬島嶼)로 한다. ② 대한민국의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바탕을 둔 평화 통일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한다. 제5조 ① 대한민국은 국제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②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제6조 ① 헌법에 따라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② 외국인에게는 국제법과 조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지위를 보장한다. 제7조 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게 봉사하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② 공무원의 신분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된다. ③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④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공무원의 직무상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제8조 ① 정당은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으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 ③ 정당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정당한 목적과 공정한 기준으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 정부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의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제소된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따라 해산된다. 제9조 국가는 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증진하고, 전통문화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제2장 기본적 권리와 의무 제10조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11조 ①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도 성별ㆍ종교ㆍ장애ㆍ연령ㆍ인종ㆍ지역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② 국가는 성별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③ 사회적 특수계급 제도는 인정되지 않으며, 어떠한 형태로도 창설할 수 없다. ④ 훈장을 비롯한 영전(榮典)은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따르지 않는다. 제12조 모든 사람은 생명권을 가지며, 신체와 정신을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제13조 ① 모든 사람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도 법률에 따르지 않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않으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않는다. ② 누구도 고문당하지 않으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③ 체포ㆍ구속이나 압수ㆍ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청구되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는 경우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④ 누구나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경우 즉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변호인을 선임하여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⑤ 체포나 구속의 이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와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않고는 누구도 체포나 구속을 당하지 않는다. 체포나 구속을 당한 사람의 가족 등 법률로 정하는 사람에게 그 이유와 일시ㆍ장소를 지체 없이 통지해야 한다. ⑥ 체포나 구속을 당한 사람은 법원에 그 적부(適否)의 심사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⑦ 고문ㆍ폭행ㆍ협박ㆍ부당한 장기간의 구속 또는 기망(欺罔), 그 밖의 방법으로 말미암아 자의(自意)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는 피고인의 자백, 또는 정식재판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가 되는 피고인의 자백은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으며, 그런 자백을 이유로 처벌할 수도 없다. 제14조 ① 누구도 행위 시의 법률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행위로 소추되지 않으며, 동일한 범죄로 거듭 처벌받지 않는다. ②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遡及立法)으로 참정권을 제한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③ 누구도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 제15조 모든 국민은 거주ㆍ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제16조 모든 국민은 직업의 자유를 가진다. 제 17조 ① 모든 사람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 ② 모든 사람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하려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청구되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③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는다. 제18조 모든 사람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제19조 ① 모든 사람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 국교는 인정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제20조 ① 언론ㆍ출판 등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며, 이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금지된다. ② 통신ㆍ방송ㆍ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③ 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한 배상ㆍ정정을 청구할 수 있다. 제21조 집회ㆍ결사의 자유는 보장되며, 이에 대한 허가는 금지된다. 제22조 ① 모든 국민은 알권리를 가진다. ② 모든 사람은 자신에 관한 정보를 보호받고 그 처리에 관하여 통제할 권리를 가진다. ③ 국가는 정보의 독점과 격차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제23조 ① 모든 사람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② 대학의 자치는 보장된다. ③ 저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제24조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 재산권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행사해야 한다. ③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 보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되,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제25조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은 선거권을 가진다. 선거권 행사의 요건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26조 모든 국민은 공무담임권을 가진다.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27조 ① 모든 사람은 국가기관에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② 국가는 청원을 심사하여 통지할 의무를 진다. 제28조 ① 모든 사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군인ㆍ군무원이 아닌 사람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 다만,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되어 군사법원을 두는 경우 중대한 군사상 기밀ㆍ초병(哨兵)ㆍ초소ㆍ유독음식물공급ㆍ포로ㆍ군용물(軍用物)에 관한 죄 중 법률로 정한 죄를 범한 사람은 예외로 한다. ③ 모든 국민은 재판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지체 없이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④ 형사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 ⑤ 형사피해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 제29조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사람이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30조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제31조 타인의 범죄행위로 생명ㆍ신체에 대한 피해를 입은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 제32조 ① 모든 국민은 능력과 적성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로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 ③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④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된다. 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 ⑥ 학교교육ㆍ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 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33조 ① 모든 국민은 일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고용의 안정과 증진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② 국가는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며,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③ 국가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④ 노동조건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되, 그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⑤ 모든 국민은 고용ㆍ임금 및 그 밖의 노동조건에서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으로 부당하게 차별을 받지 않으며, 국가는 이를 위해 여성의 노동을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⑥ 연소자(年少者)의 노동은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⑦ 국가유공자ㆍ상이군경 및 전몰군경(戰歿軍警)ㆍ의사자(義死者)의 유가족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우선적으로 노동의 기회를 부여받는다. ⑧ 국가는 모든 국민이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제34조 ① 노동자는 자주적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가진다. ② 노동자는 노동조건의 개선과 그 권익의 보호를 위하여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③ 현역 군인 등 법률로 정하는 공무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④ 법률로 정하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제35조 ①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② 모든 국민은 장애ㆍ질병ㆍ노령ㆍ실업ㆍ빈곤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적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③ 모든 국민은 임신ㆍ출산ㆍ양육과 관련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④ 모든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⑤ 모든 국민은 건강하게 살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질병을 예방하고 보건의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36조 ① 어린이와 청소년은 독립된 인격주체로서 존중과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노인은 존엄한 삶을 누리고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③ 장애인은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누리며, 모든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제37조 ① 모든 국민은 안전하게 살 권리를 가진다. ②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 제38조 ①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한다. ② 국가와 국민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③ 국가는 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제39조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바탕으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제40조 ①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이유로 경시되지 않는다. ②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제41조 모든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 제42조 ① 모든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진다. ② 국가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③ 누구도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 제3장 국회 제43조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 제44조 ① 국회는 국민이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로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②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명 이상으로 한다. ③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그 밖에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되, 국회의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하여 배분해야 한다. 제45조 ①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 ② 국민은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다. 소환의 요건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46조 국회의원은 법률로 정하는 직(職)을 겸할 수 없다. 제47조 ①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동안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는다. ②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되거나 구금된 경우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동안 석방된다. 제48조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발언하거나 표결한 것에 관하여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제49조 ① 국회의원은 청렴해야 할 의무를 진다. ②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 ③ 국회의원은 그 지위를 남용하여 국가ㆍ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ㆍ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 제50조 ① 국회의 정기회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1회 열며, 국회의 임시회는 대통령 또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연다. ② 정기회의 회기는 100일을, 임시회의 회기는 30일을 초과할 수 없다. ③ 대통령이 임시회를 요구하는 경우 기간과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제51조 국회는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을 선출한다. 제52조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동수일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 제53조 ①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② 공개하지 않은 회의 내용의 공표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 제54조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 그 밖의 의안은 회기 동안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않는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에는 폐기된다. 제55조 ① 국회의원은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 ② 정부는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 ③ 법률안이 지방자치와 관련되는 경우 국회의장은 지방정부에 이를 통보해야 하며, 해당 지방정부는 그 법률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56조 국민은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다. 발의의 요건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57조 ①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 ② 대통령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제1항의 기간 안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돌려보내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국회의 폐회 중에도 또한 같다. ③ 대통령은 법률안의 일부에 대하여 또는 법률안을 수정하여 재의를 요구할 수 없다. ④ 국회는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재의에 부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 확정된다. ⑤ 대통령이 제1항의 기간 안에 공포나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그 법률안은 법률로 확정된다. ⑥ 대통령은 제4항에 따라 확정된 법률은 정부에 이송된 지 5일 이내에, 제5항에 따라 확정된 법률은 지체 없이 공포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공포한다. ⑦ 법률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포한 날부터 20일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 제58조 ① 국회는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하여 예산법률로 확정한다. ②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법률안을 의결해야 한다. ③ 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법률이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 경우 정부는 예산법률이 효력을 발생할 때까지 다음의 목적을 위한 경비를 전년도 예산법률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1.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설치한 기관이나 시설의 유지·운영 2. 법률로 정하는 지출 의무의 실행 3. 이미 예산법률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④ 예산안의 심의와 예산법률안의 의결 등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59조 ① 한 회계연도를 넘어 계속하여 지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부는 연한(年限)을 정하여 계속비로서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② 예비비는 총액으로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예비비의 지출은 차기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제60조 정부는 예산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 제61조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費目)을 설치할 수 없다. 제62조 국채를 모집하거나 예산법률 외에 국가의 부담이 될 계약을 맺으려면 정부는 미리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제63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 제64조 ① 국회는 다음 조약의 체결ㆍ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1. 상호원조나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2.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3. 우호통상항해조약 4.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5. 강화조약(講和條約) 6.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조약 7.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 8.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조약 ②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 파견 또는 외국 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내 주류(駐留)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제65조 ①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증인의 출석, 증언,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②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의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66조 ① 국무총리ㆍ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은 국회나 그 위원회에 출석하여 국정 처리 상황을 보고하거나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 ② 국회나 그 위원회에서 요구하면 국무총리ㆍ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은 출석하여 답변해야 한다. 다만,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이 출석 요구를 받은 경우 국무위원이나 정부위원으로 하여금 출석ㆍ답변하게 할 수 있다. 제67조 ① 국회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해임건의를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제68조 ① 국회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의사와 내부 규율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② 국회는 의원의 자격을 심사하며, 의원을 징계할 수 있다. ③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④ 제2항과 제3항의 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 제69조 ①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감사위원,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탄핵소추를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발의하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③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다. ④ 탄핵결정은 공직에서 파면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파면되더라도 민사상 또는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제4장 정부 제1절 대통령 제70조 ①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한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과 계속성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며, 헌법을 수호할 책임과 의무를 진다. ③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 통일을 위하여 성실히 노력할 의무를 진다.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있다. 제71조 ①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로 선출한다. ② 제1항의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를 얻은 사람을 당선자로 한다. ③ 제2항의 당선자가 없을 때에는 최고득표자가 1명이면 최고득표자와 그 다음 순위 득표자에 대하여, 최고득표자가 2명 이상이면 최고득표자 전원에 대하여 결선투표를 실시하고, 그 결과 다수득표자를 당선자로 한다. 결선투표에서 최고득표자가 2명 이상일 때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사람을 당선자로 한다. ④ 제3항에 따른 결선투표 실시 전에 결선투표의 당사자가 사퇴ㆍ사망하여 최고득표자가 없게 된 경우에는 재선거를 실시하고, 최고득표자 1명만 남게 된 경우 최고득표자가 당선자가 된다. ⑤ 대통령 후보자가 1명인 경우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득표하지 않으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 ⑥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어야 한다. ⑦ 대통령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72조 ①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 임기만료 70일 전부터 40일 전 사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 ② 대통령이 궐위(闕位)된 경우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그 밖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경우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 ③ 결선투표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첫 선거일부터 14일 이내에 실시한다. 제73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지키며 조국의 평화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 맡은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제74조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만 한 번 중임할 수 있다. 제75조 ①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질병ㆍ사고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국무총리, 법률로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② 대통령이 사임하려고 하거나 질병ㆍ사고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대통령은 그 사정을 국회의장과 제1항에 따라 권한대행을 할 사람에게 서면으로 미리 통보해야 한다. ③ 제2항의 서면 통보가 없는 경우 권한대행의 개시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헌법재판소에 신청하여 그 결정에 따른다. ④ 권한대행의 지위는 대통령이 복귀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때에 종료된다. 다만, 복귀한 대통령의 직무 수행 가능 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을 때에는 대통령, 재적 국무위원 3분의 2 이상 또는 국회의장이 헌법재판소에 신청하여 그 결정에 따른다. ⑤ 제1항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사람은 그 직을 유지하는 한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할 수 없다. ⑥ 대통령의 권한대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76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외교·국방·통일, 그 밖에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제77조 대통령은 조약을 체결ㆍ비준하고, 외교사절을 신임ㆍ접수 또는 파견하며, 선전포고와 강화를 한다. 제78조 ①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군을 통수한다. ② 국군의 조직과 편성은 법률로 정한다. 제79조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사 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發)할 수 있다. 제80조 ① 대통령은 내우외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만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 상태에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 ③ 대통령은 제1항과 제2항의 처분이나 명령을 한 경우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④ 제3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때에는 그 처분이나 명령은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이 경우 그 명령에 의하여 개정되었거나 폐지되었던 법률은 그 명령이 승인을 받지 못한 때부터 당연히 효력을 회복한다. ⑤ 대통령은 제3항과 제4항의 사유를 지체 없이 공포해야 한다. 제81조 ①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구분한다. ③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 계엄을 선포한 경우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제82조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원을 임면(任免)한다. 제83조 ① 대통령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② 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특별사면을 명하려면 사면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③ 사면·감형과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84조 대통령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장을 비롯한 영전을 수여한다. 제85조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하여 발언하거나 문서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 제86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副署)한다. 군사에 관한 것도 또한 같다. 제87조 대통령은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공사(公私)의 직을 겸할 수 없다. 제88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제89조 전직 대통령의 신분과 예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90조 ①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대외정책·군사정책과 국내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국무회의의 심의에 앞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둔다. ②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한다. ③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조직, 직무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91조 ① 평화 통일 정책의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 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조직, 직무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92조 ①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중요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 ②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조직, 직무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2절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제93조 ①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③ 현역 군인은 국무총리로 임명될 수 없다. 제94조 ①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 ③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④ 현역 군인은 국무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 제3절 국무회의와 국가자치분권회의 제95조 ① 국무회의는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한다. ② 국무회의는 대통령ㆍ국무총리와 15명 이상 30명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 ③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의장이 되고, 국무총리는 부의장이 된다. 제96조 다음 사항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1. 국정의 기본계획과 정부의 일반 정책 2. 선전(宣戰), 강화, 그 밖의 중요한 대외 정책 3.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안, 조약안, 법률안 및 대통령령안 4. 대통령 권한대행의 개시 여부에 대한 판단의 신청 5. 예산안, 결산, 국유재산 처분의 기본계획, 국가에 부담이 될 계약, 그 밖에 재정에 관한 중요 사항 6. 대통령의 긴급명령, 긴급재정경제처분 및 명령, 계엄의 선포와 해제 7. 군사에 관한 중요 사항 8. 국회의 임시회 요구 9. 영전 수여 10. 사면ㆍ감형과 복권 11. 행정각부 간의 권한 획정 12. 정부 안의 권한 위임 또는 배정에 관한 기본계획 13. 국정 처리 상황의 평가ㆍ분석 14. 행정각부의 중요 정책 수립과 조정 15. 정당 해산의 제소 16. 정부에 제출되거나 회부된 정부 정책에 관계되는 청원의 심사 17. 검찰총장, 합동참모의장, 각군참모총장, 국립대학교 총장, 대사, 그 밖에 법률로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관리자의 임명 18. 그 밖에 대통령ㆍ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이 제출한 사항 제97조 ① 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추진하고 지방자치와 지역 간 균형 발전에 관련되는 중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가자치분권회의를 둔다. ② 국가자치분권회의는 대통령, 국무총리, 법률로 정하는 국무위원과 지방행정부의 장으로 구성한다. ③ 대통령은 국가자치분권회의의 의장이 되고, 국무총리는 부의장이 된다. ④ 국가자치분권회의의 조직과 운영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4절 행정각부 제98조 행정각부의 장은 국무위원 중에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99조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 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 제100조 행정각부의 설치ㆍ조직과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한다. 제5장 법원 제101조 ①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있다.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배심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 ②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한다. ③ 법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 제102조 ① 대법원에 일반재판부와 전문재판부를 둘 수 있다. ② 대법원에 대법관을 둔다. 다만,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을 둘 수 있다. ③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조직은 법률로 정한다.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제104조 ①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대법관은 대법관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대법관추천위원회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3명,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 법률로 정하는 법관회의에서 선출하는 3명으로 구성한다. ④ 대법원장·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법률로 정하는 법관인사위원회의 제청으로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받아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⑤ 대법관추천위원회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조직과 운영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105조 ①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② 대법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연임할 수 있다. ③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 제106조 ① 법관은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으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해임, 정직, 감봉, 그 밖의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 ② 법관이 중대한 심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하게 할 수 있다. 제107조 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따라 재판한다. ② 명령·규칙·조례 또는 자치규칙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③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절차는 법률로 정하되,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 제108조 대법원은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 규율과 사무 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제109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다만, 심리는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제110조 ① 비상계엄 선포 시 또는 국외파병 시의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 ② 군사법원의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관할한다. ③ 군사법원의 조직·권한 및 재판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 제6장 헌법재판소 제111조 ① 헌법재판소는 다음 사항을 관장한다. 1. 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 2. 탄핵의 심판 3. 정당의 해산 심판 4. 국가기관 상호 간, 국가기관과 지방정부 간, 지방정부 상호 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 5. 법률로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 6. 대통령 권한대행의 개시 또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 가능 여부에 관한 심판 7.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사항에 관한 심판 ②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제2항의 재판관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3명은 대법관회의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④ 헌법재판소의 장은 재판관 중에서 호선한다. 제112조 ①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연임할 수 있다. ②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 ③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제113조 ①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 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② 헌법재판소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심판에 관한 절차, 내부 규율과 사무 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③ 헌법재판소의 조직과 운영,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7장 감사원 제114조 ①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지방정부 및 법률로 정하는 단체의 회계검사, 법률로 정하는 국가·지방정부의 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감사원을 둔다. ② 감사원은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한다. 제115조 ① 감사원은 원장을 포함한 9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하며, 감사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제1항의 감사위원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3명은 대법관회의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③ 감사원장은 감사위원 중에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④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 다만,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사람이 감사원장으로 임명되는 경우 그 임기는 감사위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 ⑤ 감사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 ⑥ 감사위원은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제116조 감사원은 세입·세출의 결산을 매년 검사하여 대통령과 다음 연도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제117조 ① 감사원은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감사에 관한 절차, 감사원의 내부 규율과 감사사무 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② 감사원의 조직, 직무 범위, 감사위원의 자격, 감사 대상 공무원의 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8장 선거관리위원회 제118조 ①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사무를 관장한다. 1. 국가와 지방정부의 선거에 관한 사무 2. 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의 관리에 관한 사무 3. 정당과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 4.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의 관리에 관한 사무 5.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사무 ②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 국회에서 선출하는 3명, 대법관회의에서 선출하는 3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 ③ 위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 ④ 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 ⑤ 위원은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소관 사무의 처리와 내부 규율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⑦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직, 직무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119조 ①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 명부의 작성 등 선거사무와 국민투표 사무에 관하여 관계 행정기관에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지시를 받은 행정기관은 지시에 따라야 한다. 제120조 ① 누구나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후보자 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②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 제9장 지방자치 제121조 ① 지방정부의 자치권은 주민으로부터 나온다. 주민은 지방정부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데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② 지방정부의 종류 등 지방정부에 관한 주요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③ 주민발안, 주민투표 및 주민소환에 관하여 그 대상, 요건 등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조례로 정한다. ④ 국가와 지방정부 간, 지방정부 상호 간 사무의 배분은 주민에게 가까운 지방정부가 우선한다는 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다. 제122조 ① 지방정부에 주민이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로 구성하는 지방의회를 둔다. ② 지방의회의 구성 방법, 지방행정부의 유형, 지방행정부의 장의 선임 방법 등 지방정부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조례로 정한다. 제123조 ① 지방의회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의 자치와 복리에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 ② 지방행정부의 장은 법률 또는 조례를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과 법률 또는 조례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자치규칙을 정할 수 있다. 제124조 ① 지방정부는 자치사무의 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부담한다.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가 위임한 사무를 집행하는 경우 그 비용은 위임하는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② 지방의회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치세의 종목과 세율, 징수 방법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③ 조세로 조성된 재원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사무 부담 범위에 부합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④ 국가와 지방정부, 지방정부 상호 간에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적정한 재정조정을 시행한다. 제10장 경제 제125조 ①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 간의 상생과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③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제126조 ① 국가는 국토와 자원을 보호해야 하며,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 ② 광물을 비롯한 중요한 지하자원, 해양수산자원, 산림자원, 수력과 풍력 등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일정 기간 채취ㆍ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할 수 있다. 제127조 ①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 ②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정된다. 제128조 ①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과 생활의 바탕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 ②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 제129조 ① 국가는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 보전 등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 ②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③ 국가는 농어민의 자조조직을 육성해야 하며, 그 조직의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 제130조 ① 국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육성하고, 협동조합의 육성 등 사회적 경제의 진흥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② 국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조조직을 육성해야 하며, 그 조직의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 제131조 ① 국가는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생산품과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② 국가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비자운동을 보장한다. 제132조 국가는 대외무역을 육성하며, 이를 규제·조정할 수 있다. 제133조 국방이나 국민경제에 절실히 필요하여 법률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 제134조 ① 국가는 국민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기초 학문을 장려하고 과학기술을 혁신하며 정보와 인력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②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 ③ 대통령은 제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자문기구를 둘 수 있다. 제11장 헌법 개정 제135조 ①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②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 제136조 대통령은 제안된 헌법 개정안을 20일 이상 공고해야 한다. 제137조 ① 제안된 헌법 개정안은 공고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국회에서 표결해야 하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② 헌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의결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③ 헌법 개정안이 제2항의 찬성을 얻은 경우 헌법 개정은 확정되며, 대통령은 즉시 이를 공포해야 한다. 부칙 제1조 ① 이 헌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법률의 제정 또는 개정 없이 실현될 수 없는 규정은 그 법률이 시행되는 때부터 시행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 헌법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률의 제정, 개정, 그 밖에 이 헌법의 시행에 필요한 준비는 이 헌법 시행 전에 할 수 있다. 제2조 ① 이 헌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그에 해당하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 ② 종전의 헌법에 따라 구성된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 헌법 제9장에 따른 지방의회와 지방행정부의 장이 선출되어 지방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이 헌법에서 정하는 지방정부, 지방의회, 지방행정부의 장으로 본다. 제3조 이 헌법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제4조 ① 2018년 6월 13일에 실시하는 선거와 그 보궐선거 등으로 선출된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2022년 3월 31일까지로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후임자에 관한 선거는 부칙 제3조에 따른 임기만료로 실시하는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실시한다. 제5조 ① 이 헌법 시행 당시의 공무원은 이 헌법에 따라 임명 또는 선출된 것으로 본다. ② 이 헌법 시행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임명된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대법관회의에서 선출되어 임명된 것으로 본다. ③ 이 헌법 시행 당시 대법원장이 지명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은 대법관회의에서 선출한 것으로 본다. ④ 이 헌법 시행 당시의 감사원장, 감사위원은 이 헌법에 따라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하며, 임기는 후임자가 임명된 날의 전날까지로 한다. 제6조 이 헌법 시행 당시 군사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으로서 이 헌법에 따라 군사법원의 관할에서 제외되는 사건은 법원으로 이관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이미 행해진 소송행위의 효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제7조 ① 이 헌법 시행 당시의 법령과 조약은 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 효력을 지속한다. ② 종전의 헌법에 따라 유효하게 행해진 처분, 행위 등은 이 헌법에 따 른 처분, 행위 등으로 본다. 제8조 이 헌법 시행 당시 이 헌법에 따라 새로 설치되는 기관의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은 이 헌법에 따라 새로운 기관이 설치될 때까지 존속하며 그 직무를 수행한다. 제9조 이 헌법 시행 당시의 지방자치단체 규칙은 이 헌법에 따른 자치규칙으로 본다.
  • [인터뷰] ICRC 한국사무소 대표가 전하는 ‘분쟁지역의 참상’

    [인터뷰] ICRC 한국사무소 대표가 전하는 ‘분쟁지역의 참상’

    “전쟁의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ICRC사진전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1863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한국사무소 요르고스 요르간타스(Georgios Georgantas)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서 무력 분쟁지역 속 피해자들의 뼈아픈 고통과 ICRC의 임무와 활동에 대해 묻고 이번 서울신문과 함께 준비한 사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제적십자위원회, 국내에서는 그 이름이 생소하다. 어떤 기구인가? ICR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주의 기구로, 설립된 지 올해로 155년이 되었다. ICRC의 탄생은 인류가 최초로 인도주의 활동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행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ICRC 설립 이전에는 주로 개인 자선가들이 활동을 했었다. 지난 155년간 ICRC는 전장에서 부상당한 전투원들을 돕는 구호단체에서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을 실행하는 기구로 거듭났고, 임무도 보다 광범위해졌다. 오늘날 ICRC는 무력충돌과 기타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보호와 원조를 제공하는 기구로 알려져 있고 전쟁 중 민간인 보호를 목표로 하는 법인 국제인도법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각국에 있는 적십자사(한국의 경우 대한적십자사)와는 별개의 기구이지만 필요 시 함께 지원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Q. 세계 각국의 무력 분쟁지역에서 어떤 일들을 하나? ICRC의 임무는 분쟁 지역 피해자들을 돕는 것으로, 이들을 위한 매우 다양한 보호 및 원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군사작전 모니터링을 통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로부터의 민간인 보호 ∆분쟁 중 억류된 자 및 전쟁 포로 등 방문 ∆분쟁 중 헤어진 가족간 연락 재개 ∆실향민을 비롯한 분쟁 피해자들에게 식량, 식수 등의 생존 필수품 제공 ∆분쟁 피해자들의 위생 상태 개선 ∆외과 수술 및 신체 재활 치료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이 있다. Q.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이번 ICRC 사진전의 의의는? 앞서 언급했듯, ICRC는 아직 한국 대중들에게 생소한 기구다. 더욱이 한국인들에겐 지구 반대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충돌에 관한 뉴스가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전장 한 복판에서 불과 몇 분 만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분쟁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고 둘째는 ICRC가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Q. 사진전 제목이 ‘Torn Apart: 산산조각난 세상’이다. 사진전의 주제는 무엇인가? 전쟁의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다. 사람들의 삶 구석구석, 그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분쟁 중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있고, 부상을 당할 수 있으며 신체 일부가 절단될 수도 있다. 또한 집과 모든 재산을 두고 피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와 헤어지기도 하고 또 납치 또는 구금되어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 즉 평범함을 상실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진전의 제목은 전쟁으로 사람들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고, 평범한 일상이 산산조각난다는 뜻을 담고 있다. Q. 세계 속 분쟁지역들은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불행히도 오늘날엔 모든 대륙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세계 모든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더 길고 격렬한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및 남수단과 같은 국가에서는 극빈곤, 만성적 저개발, 분쟁의 장기화 등의 악조건들이 겹쳐 사람들의 삶을 견디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중동에서는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전쟁이 수백만 명의 삶을 앗아갔고 살아 남은 사람들에겐 끝이 안 보이는 고통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 유럽 또한 예외가 아니다. 미얀마의 위기 상황이나 우크라이나의 분쟁 또한 해결되려면 갈 길이 멀었다. Q. 분쟁지역의 상황들이 생각보다 훨씬 끔찍하다. 어떤 문제들을 겪고 있나? 보통 분쟁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희생,죽음이다. 이것은 분쟁이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남은 자들이 더 불행하다는 말을 한다. 한 편으론 이 말이 이해가 된다. 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나 마을 혹은 실향민 캠프에 가서 짧게는 하룻밤 사이 삶이 풍비박산 나버린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오히려 더 나은 건가라는 슬픈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분쟁 상황에서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건 가족이나 친척의 행방을 알 수 없는 때인 것 같다.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며 사람들은 서서히 시들어간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권리는 신성한 것이고 이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Q. 지금 이 순간, 분쟁지역 중 ICRC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2018년도 기준 ICRC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시리아, 남수단, 예멘 그리고 이라크이다. 이 네 개 국가에서 활동하는데 사용되는 예산은 ICRC 전체 예산의 30% 정도에 해당된다. ICRC는 총 예산의 41%를 아프리카에서, 그리고 31%를 중동에서 사용한다. 비록 ICRC가 전 세계적으로 80개가 넘는 많은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 수치들은 대부분의 자원이 분쟁이 가장 격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Q. 각 나라에서의 구호활동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오늘날, 분쟁 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 활동은 매우 복잡한 이슈다. 인도적 지원을 실제로 현장에서 실시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분쟁의 요소, 상황, 영역 등)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많은 요소들 중에서 인도적 활동을 실시하기에 가장 필수 적인 두 가지를 꼽자면, 즉 이 두가지 요건들이 성립되지 않으면 인도지원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접근성과 자원이다. 접근성은 분쟁을 야기시키는 모든 단체들이 ICRC의 존재와 활동을 인정하고 분쟁지역에서의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확보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자원에 대한 것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구체적 예를 들어보겠다.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서 격렬한 분쟁이 일어나 많은 부상자들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육로를 통해 의사를 보내고자 한다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의사가 도착하기 전에 사람들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엔 항공 전세기를 현장으로 보내야 할 텐데, 그러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호 요원을 현장으로 보낼 수 없는 걸까? 혹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해서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자원은 돈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인적자원은 자금만큼이나 중요하다. 위와 같은 경우에서, 만약 구호요원을 현장으로 보낼 필요한 돈이 다 준비가 되었다 하더라고, 의사가 없다면 부상자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다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돌아가서, 정리해서 얘기한다면 다음 네 가지로 답변하고 싶다. 분쟁지역에 대한 접근성, 보안, 인도적 지원 자금, 인적자원, 이 네 가지는 인도적 지원활동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사항이다.Q. 사진전 Part 6. ‘니아닌의 이야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도 많을 것 같은데… 니아닌의 이야기는 정말 안타깝다. 니아닌은 내가 앞에서 언급했던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몇몇 지역들 중, 특히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한다. 분쟁과 갈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일 이지만, 이미 극심한 빈곤과 다른 많은 문제들이 있는 국가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그 상황은 더욱 더 참혹해진다. 내가 아프리카 에서 일했을 때의 일이 기억난다. 한번은 정부군과의 대치 상황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소년병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만약 24시간안에 수술을 하지 않는 다면, 그 소년은 생명을 잃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유일하게 의사가 있는 곳인 수도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군 입장에서 보면 ‘적군’인 소년의 이동을 위해 통행 허가가 필요했고, 비행기를 마련해야 했으며, 도착하는 때에 맞춰 병원의 모든 것들이 준비되도록 조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 아침 이 모든 것들은 준비된 듯 보였고, 비행기는 소년을 수도 병원으로 이송시킬 채비가 다 된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활주로 같은 것이 없고, 특히 이렇게 아프리카 시골의 작은 마을들은 활주로라 부를 수 없는 흙바닥에 이착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러한 엄청난 폭풍우가 쏟아지게 되면 금방 땅이 진흙으로 바뀌고, 물이 넘쳐나 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하여, 수술은 하루 늦춰질 수 밖에 없었고, 소년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은 낮아져만 갔다. 이 모든 과정을 최선을 다하여 준비했던 직원들은, 이렇게 어려워져만 가는 상황에 좌절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소년은 우리 생각보다 강했고, 그날 밤을 견뎌냈다. 결국 다음 날, 비행기는 착륙에 성공했고, 무사히 소년을 수도로 이송시킬 수 있었다. 소년은 병원에 도착한 뒤,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고, 결국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다. 그 과정을 지켜본 동료들과 나는 소년이 한쪽 다리로만 남은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안타깝고 슬퍼 하고 있었는데, 정작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나는 아직도 소년이 수술실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오면서 보여주었던 미소를 기억한다. 몇 달 뒤, 우리는 그 소년을 ICRC 가 운영하는 인근 나라의 외과 센터로 이송했고, 후에 소년이 의족을 하고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이 이야기는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며, 아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듦을 이겨내고, 적응하여 살아나가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Q. 사진전을 보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나는 사진전을 본 이들이 사진전을 본 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충격을 받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이 사진들이, 어떤 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일매일 겪어야 하는 일상인 것이 사실이다. 사진전을 통해 보는 이러한 활동들이 ICRC가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것이고, 또한 이것은 ICRC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Q. 앞으로도 ICRC 는 세계 분쟁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지?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ICRC 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발달시켜 왔다. 처음에는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하는 하나의 활동으로만 시작했던 구호 활동이 지금은 수십 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들로 이어지게 됐다. ICRC 는 분쟁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때마다, 그 방법을 모색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왔다. 그 예로, 무기오염방지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분쟁 지역에서의 지뢰나 불발탄 등의 위험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단순한 위험 인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되었으나, 지금은 이런 불발 병기 제거방법에 대한 실직적인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ICRC 는 앞으로도, 분쟁상황에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개발할 것이다. 예를 들어, 너무나 긴 시간 동안 다수의 분쟁들이 지속되어 오면서, 아동 대상 교육이 붕괴되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교육에 대한 접근은 우리가 앞으로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한 부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ICRC는 급변하는 분쟁 상황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인도적 지원활동을 상황에 맞게,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손진호 기자 nsa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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