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산 전쟁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인사혁신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쓰레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창업지원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여성 비하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54
  • [예산 전쟁] 뜨거운 무상복지 싸움… 더 뜨거운 ‘실세·퍼주기 예산’ 따내기

    [예산 전쟁] 뜨거운 무상복지 싸움… 더 뜨거운 ‘실세·퍼주기 예산’ 따내기

    국회의 ‘예산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국회 예결위예산안조정소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의 기 싸움도 만만치 않다. 올해는 예산안을 법정 시한 안에 처리할 수 있을지,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상임위 예산은 어느 정도 깎일지, 여야의 실세 예산은 그 와중에 얼마나 강한 ‘생존력’을 보여줄지 등이 관심사다. 예산안을 둘러싼 5대 관전포인트를 짚어 봤다. ① 무상복지 예산 평행선 5600억 떠넘기기 ‘錢爭’… 누리예산 8일째 파행 3~5세 누리과정 등 무상복지 예산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크다. 19일 여야는 김재원(새누리당), 안규백(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양당 간사들이 만나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의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교문위는 이 문제로 지난 12일 예산안 심사가 중단된 이후 8일째 개점휴업 상태다. 야당은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 2조 1500억원을 정부가 지원하고, 누리과정 확대로 내년에 추가로 필요한 5600억원을 정부 예산안에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상복지로 파산 위기에 몰린 시·도교육청에 더 이상 예산을 떠넘기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누리과정 확대에 필요한 예산은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메꿔야 하고, 지방채 이자만 정부가 대신 내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에 따라 누리과정 사업은 교육청에서 교육교부금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의 속내는 따로 있다. 지난해 예산보다 8조 5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힌 상황에서 올해는 10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등 나라 곳간도 텅 비었기 때문이다. 여야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테이블에 다시 앉을 예정이지만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타협도 예상할 수 있다. 여야 간 협상할 수 있는 기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년 예산에 대해서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고, 추후에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합의할 수도 있다. ② 밥그릇 챙기기 여전 ‘쪽지’는 기본… 이정현·홍문표 지역구 200억 증액 여야의 ‘쪽지예산’ 구태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서 보이지 않았던 사업들이 국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반영된 사례가 많다. 특히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에 대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늘어났다. 지난 7월 보궐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외치며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에는 순천만정원, 도로 건설 등 SOC 예산으로 150억원가량이 증액됐다.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충남 홍성·예산군)에도 홍성~내포신도시 연결도로 사업비로 50억원이 추가됐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증·감액 작업을 하기 전에 상임위의 예산 심사에서 소관 부처 예산을 최대한 늘려 잡는 ‘퍼주기 예산’ 관행도 계속됐다. 예산안 심사를 마친 14개 상임위에서 정부 예산안보다 증액된 금액은 총 9조 5047억원이다. ③ 이번엔 시한 지킬까 “12월 2일” “12월 9일”… 쟁점 법안 빅딜이 관건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공무원연금법과 담뱃세 인상 등 ‘빅딜’을 해야 하는 법안들이 적지 않아 여당의 ‘일방통행’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밑밥을 던지고 있다. 정기국회 기간인 다음달 9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내년 정부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반드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올해는 국회선진화법 적용으로 오는 30일까지 국회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정부 예산안을 상정하고 2일 표결 처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분위기로는 올해도 (법정 시한 내 통과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법안 빅딜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으로 예산안 법정 시한을 강제한 이번에도 어기면 예년과 같은 연말 국회 풍경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올해는 (국회선진화법 발효) 첫해이므로 예외를 두지 않고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며 “헌정사를 새로 쓴다는 각오로 반드시 11월 30일 자정까지 (예결위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④ 몸통보다 뜨거운 깃털 담뱃세·주민세… ‘부수법안’이 예산안 처리 열쇠 올해 여야의 예산 전쟁은 부수법안에서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산안의 기한 내 통과 여부가 부수법안 처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은 30여개의 세출·세입 법안을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한꺼번에 처리하려 하지만 야당은 국회법에 따라 세입 법안만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야당은 이번 예산부수법안의 핵심인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안을 ‘3대 서민 증세’라고 못 박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고소득층, 대기업 증세라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턴다고 비판한다. 특히 담뱃세에 중앙정부의 수입으로 들어오는 개별소비세를 새로 부과하려는 것은 세수 확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회사에 쌓아 놓은 돈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에 쓰지 않으면 10%의 법인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가계 소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대기업 증세 및 임금 인상 효과는 거의 없고 재벌, 대주주 등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고 비난한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22%로 낮춘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인상과 법인세 인상을 맞바꾸는 증세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⑤ 박근혜 예산·사자방 예산 與 “창조경제에 필요” vs 野 “무상복지 위해 삭감” 창조경제 사업 등 일명 ‘박근혜 예산’과 ‘사자방 예산’(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도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야당은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창조경제 및 사자방 예산을 최대 5조원가량 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창조경제 예산을 삭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도 박근혜 예산이 쟁점이었다. 대선 공약인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사업 예산 349억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남북 관계 개선이 먼저라며 전액 삭감을 주장해 심사가 미뤄졌다. 사자방 예산은 국정조사로 불똥이 튄 상태다. 야당은 사자방 예산 삭감은 물론 최근 터져 나오는 비리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예산안 심사와 연계하고 있다. 여당은 사자방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일단 예산안을 처리한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예산안 통과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휴일 없이 산불과 전쟁하는 산림공무원 대우는 ‘찬밥’

    산림 부서 공무원들이 산불 예방과 진화를 위해 연간 150일 이상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나 시간외 근무수당은 일반 공무원과 같아 불만을 사고 있다. 17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자체에 근무하는 산림 부서 공무원들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 장기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비상근무 시기는 매년 2~5월, 11~12월 등 연간 150여일에 이른다. 이 기간에는 주말과 휴일에도 근무해야 하고 산불이 발생하면 바로 현장으로 투입된다. 전북도의 경우 산림 부서 공무원의 매월 휴일 근무는 6~8일이고 평일에도 오후 9시까지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산림 부서 공무원들에게는 별도의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월 50시간의 시간외 근무수당이 전부다. 이 같은 수당은 지자체 다른 부서 직원들에게도 대부분 주는 것이다. 특히 차별대우까지 받고 있다. 축산 부서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근무를 할 경우 월 120시간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는다. 산림 부서 공무원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시간외 근무수당을 월 72시간으로 늘려 줄 것을 수년째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전북도는 내년 본예산에 산림 부서 공무원들의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액을 50시간으로 제한해 편성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넓어진 ‘경제영토’ 걸맞은 농업혁신 강구해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숨 가쁘게 펼쳐진 지난 열흘은 외교안보 차원의 협력과 별개로 세계 각국이 지금 통상과 통화를 축으로 얼마나 치열하게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 준 시간이었다. 우리만 해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세계 3대 경제주체인 중국과 전격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지으며 이른바 ‘경제영토’를 세계 전체시장의 73%로 넓히는 공격적인 통상외교를 펼쳤다. 지난 15일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마저 타결지으면서 이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칠레 다음으로 가장 많은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됐다. 2004년 4월 칠레와의 FTA 발효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48개 나라 및 경제권과 9건의 FTA를 가동하고 있고, 중국·캐나다·호주 등 6개 나라와의 협정 발효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불과 10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미국과 중국, EU, 일본 등 세계 4대 경제주체의 움직임을 보면 우리의 발 빠른 경제외교가 무색해질 만큼 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고도 광범위한 경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당장 중국만 해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국과 아세안을 꼭짓점으로 한 ‘아시아 경제동맹’ 구상을 실현하는 데 한발 더 다가섰다. 조만간 호주와의 FTA 체결로 일본을 제외한 아·태 주요국을 FTA로 묶는 ‘신실크로드’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미국은 FTA보다 개방 수위가 더 높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구축에 속도를 높였다. 일본, 호주, 멕시코 등 12개국 정상들을 베이징 미국 대사관으로 불러 TPP 조기 체결에 합의하는 등 중국의 아시아 경제패권을 억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런가 하면 일본 또한 엔화 약세를 통한 자국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미국과 EU는 세계 통화시장의 교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본에 대해 G20 정상회의에서 거듭 신뢰를 보내는 등 자국 이익 보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의 쏠림 현상이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인위적 통화정책 자제를 촉구했으나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지난 열흘간 지구촌에서 벌어진 통상·통화 전쟁의 일단을 지켜보며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은 경제적 이해 앞에서 그 어떤 영원한 우군도 적군도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우리 스스로 대외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거대 강국들의 패권 경쟁에 운명을 내맡겨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중, 한·뉴질랜드 FTA 타결을 계기로 이제 우리 경제의 왜곡된 구조를 정면으로 바라볼 때가 됐다고 본다. 즉 지난 10년의 FTA 체제에서 줄곧 보호대상에 머물러 온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범국가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쌀시장 개방 피해 보전을 위한 직불금 지급이나 민감 농산물 관세폐지 제외 등과 같은 임시처방식 네거티브 정책으로 농축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농민단체 대표들이 국회 앞에서 삭발하고, 이에 정치권이 ‘신토불이’를 합창하며 농가지원 예산을 늘리는 도돌이표 관행을 넘어 21세기 농업 강대국을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후대의 농업과 농민을 위한 길이다.
  • [사설] 국회 소란 보훈처장 명예를 안다면 물러나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서 보훈처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서류를 던지고 탁자를 내리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여한 미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 건립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한 항의였다고 한다. 박 처장이 그렇게 흥분해 강조하지 않더라도 7000여명의 미군 사상자를 낸 장진호 전투의 의미를 모를 국민은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듯 미국 내 장진호 전투와 관련 있는 기념조형물은 이미 여러 개 있고 내년에 반드시 시행해야 할 긴박한 사업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결국 박 처장은 “장진호 전투를 생각하며 감정이 북받쳐서 흥분했다”며 눈물까지 흘리며 사과했다고 한다. 일국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분노조절장애 환자도 아니고, 코미디 같은 행태를 만천하에 드러냈으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박 처장의 일탈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5월 한 강연에선 세월호 참사와 미국 9·11 테러를 비교하며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고 말해 비탄에 잠긴 국민의 가슴에 염장을 질렀다.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 덕분에 전시작전권 연기 여론이 개선됐다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아 국민의 귀를 의심케 했는가 하면 지난달 국정감사 때는 서면보고를 한사코 거부하며 구두 업무보고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여야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위 공직자로서 그가 보여 준 저열한 공직 인식과 막가파식 행태는 용인의 한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그러나 그렇게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했어도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논리, 섣부른 우국 정조에 사로잡혀 애국을 독점하고 정의를 오로지하려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도 없다. ‘보훈’이라는 것은 보훈처 스스로 내세우듯 국가 통합에 기여하는 정신적·사회적 인프라다. 그런데 정작 보훈처를 이끄는 수장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반목과 갈등을 자초하는 언동을 일삼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어린 아이든, 어른이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가르치고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이 주장해서가 아니다. 문제 각료라면 하루빨리 경질을 하든지 엄중히 주의라도 줘 다시는 ‘뻘짓’을 하지 못하도록 당조짐해야 국가의 기틀이 바로 설 것이다. 이쯤 되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도리다.
  •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실질적인 증·감액 심사를 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16일 가동됐다. 2주간의 국회 ‘예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되면서 이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부의된다. 때문에 여야는 당장 이날부터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산안조정소위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만큼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겠다는 여야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에는 해를 넘겨 올해 1월 1일 아침에 예산안을 처리해 빈축을 샀다. 예산소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뒤 예결위로 넘어온 예산안에 ‘메스’를 대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그래서 어느 지역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새누리당에서는 7·30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안겨 주겠다”고 공약해 당선된 이정현 최고위원이 위원으로 정해졌다가 막판에 강원도 춘천의 김진태 의원으로 바뀌었다. “강원 출신 의원이 예산소위에 3년 연속으로 배제됐다”는 반발 때문이다. 순천·곡성을 탈환해야 하는 야당이 지역구 예산을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판단도 이 최고위원이 빠지게 된 이유라고 한다.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의도다. 이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예산소위 복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호남 예산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비례대표인 홍의락 의원이 빠지고 제주갑의 강창일 의원이 예산소위 위원으로 합류했다. 예산소위 위원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은 결국 의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예산소위 위원이 되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다”는 대전제만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가 예결위원을 1년 했는데 2년을 했으면 지역구에 빌딩 몇 채를 더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이 최고위원이 호남 예산을 더 챙기려고 예결위원이 됐듯이 예산소위 위원도 자기 지역구 예산을 얼마든지 더 챙길 수 있다”면서 “쪽지 예산이 없을 수가 없고 카카오톡 예산이라는 말도 농담 삼아 하는 얘기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 최대 쟁점 항목으로는 ‘무상복지 예산’, ‘박근혜표 예산’,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관련 예산’ 등이 꼽힌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예산소위 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최소 5조원 이상을 삭감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증액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서 “타당성 결여된 밀어붙이기식 예산, 권력형·특혜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핵심 사업 예산에 대한 대규모 ‘칼질’을 예고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 예산’이라며 지키기에 나섰다.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 첫해부터 유명무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은 부실·졸속 심사를 우려하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내달 9일 전에만 처리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소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당이 내달 2일 처리를 불문율로 정하고 야당을 협박하는데, 2일 처리는 여당의 대폭적인 양보 아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불법체류자 최대 500만명 추방 유예”

    “불법체류자 최대 500만명 추방 유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후반 이민개혁 관련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워싱턴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상원까지 장악한 공화당은 이미 오바마 대통령의 단독 행정명령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 터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 한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돌아온 뒤 국토안보부 등과 최종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주 말쯤 이민개혁 관련 행정명령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최종 결정이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오바마 대통령이 연말까지 의회가 이민개혁법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본 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중간선거 직후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독단적 행정명령 추진은 ‘전쟁 선포’이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 예산 삭감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할 행정명령 내용과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최대 500만명의 불법 체류자 추방 유예가 골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는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으로 “미 시민권 또는 합법적 체류 권한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정 기간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취업허가증을 발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숙련 기술을 가진 외국인에게 더 많은 비자를 발급하고, 불법 이민을 막고 범죄자 추방을 강화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민정책연구소 통계를 통해 불법 체류 기간을 최소 5년으로 잡으면 330만명이 혜택을 보고 10년으로 좀 더 까다롭게 하면 250만명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어릴 때 불법 입국한 이민자와 부모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100만여명이 더 추가돼 추방 유예 대상자가 최대 5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로제타’의 꿈/진경호 논설위원

    ‘밤하늘에 긴 금이 갔다 / 너 때문이다 / 밤새도록 꿈꾸는 / 너 때문이다’ 시인 강은교가 노래한 ‘별똥별’, 유성의 모태는 대개 소행성과 혜성이다. 짧게는 몇 십 년, 길게는 몇 백 년 만에 찾아오는 방랑의 별, 혜성이 떨어뜨리고 간 작은 선물이 별똥별이랄까. 긴 꼬리를 달고 밤하늘에 불쑥 나타나선 몇 날 며칠을 기웃대고는 훌쩍 사라지는 혜성은 그러나 사랑을 재촉하는 별똥별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점 하나로 반짝이는 별들에 길든 인간에겐 낯설고 두려운 흉조(凶兆)였다. 특히 우리 조상은 왕의 죽음이나 모반, 역병, 전쟁을 알리는 조짐으로 봤다. 유럽우주국(ESA)이 10년 전 하늘로 띄운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그젯밤 탐사 로봇 ‘필레’를 혜성 ‘추리’(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시켰다. 137억년 우주 역사에서 처음으로 혜성이 인간에게 제 속살을 보여 준 것이다. ‘추리’가 몽블랑산 정도(최대 지름 4.1㎞) 크기에 중력이 거의 없고, ‘필레’가 1입방미터 정도의 작은 김치냉장고만 하다니 착륙보다는 부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으나 총알보다 15배 빠른 속도(시속 6만 6000㎞)로 날아가는 먼지(?)만 한 혜성이고 보면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은 ESA의 기술력이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독일 다름슈타트의 ESA 관제센터에서 원격 조종으로 착륙시켰다니 이에 투입됐을 수학 계산과 공학 기술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러나 이런 기술력보다 우리가 정작 놀라야 할 것은 로제타에 담긴 유럽인들의 꿈이 아닐까 싶다. 2004년 3월 로제타를 하늘로 날린 ESA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공조 무산과 탐사목표 혜성 변경, 13억 유로라는 천문학적 자금 조달과 같은 숱한 어려움을 헤쳐 가면서도 10년의 꿈을 놓지 않았다. 태양계를 떠도는 보잘것없는 돌덩어리가 아니라 46억년 전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간직한 비밀 창고이자 미래 인류가 맞이할 우주 시대를 여는 열쇠라는 유럽인들의 공감대가 없이는 꿀 수조차 없는 꿈인 것이다. 국회 예결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엊그제 “정부로부터 400억원의 달 탐사 예산을 달라는 ‘쪽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려면 우선 내년에 400억원이 필요하다며 협조를 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쪽지예산은 여당도, 야당도 안 되고 정부는 더더욱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누구인지 정부 관계자는 잘못했다. 서 의원에게 ‘쪽지’를 건네기 전에, 그가 ‘엉뚱한 달 탐사 예산’이라 말하기 전에 수억 년을 날아온 밤하늘 별빛을 보며 남은 ‘6년의 꿈’이라도 꿔 볼 ‘망원경’을 건넸어야 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영화 속 ‘공중항모’ 이번엔 현실화될까... 미국, 시동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영화 속 ‘공중항모’ 이번엔 현실화될까... 미국, 시동

    지난 2012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며 무려 15억 달러(약 1조 6,192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 아바타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했던 헐리우드 영화 ‘어벤저스(Avengers)’에는 개성 넘치는 여러 히어로들만큼이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실드(S.H.I.E.L.D) 작전기지 역할을 하는 공중항공모함, 헬리캐리어(Helicarrier)가 그것이다. 어벤저스를 비롯,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오래 전부터 SF 만화를 창작해 온 마블(Marvel)이 지난 1965년 발표한 ‘스트레인지 테일즈(Strange Tales)’에서 처음 등장했던 공중 항공모함은 각 시리즈를 거치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고, 어벤저스에 등장한 헬리케리어는 수상 항해와 공중 비행은 물론, ‘역반사 패널’을 사용해 ‘투명항모’가 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져 관객들의 흥미를 모았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나 등장했던 공중 항공모함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이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역사 속 공중 항공모함들...게속된 실패 20세기 초 항공기가 처음으로 등장하고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 강대국들은 이 항공기를 땅 위의 활주로가 아닌 곳에서 날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지난 수 천년간 2차원 공간에서만 벌어지던 전쟁터의 개념을 3차원으로 확장시켰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과 빠른 속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문제는 항속거리가 짧다는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되었던 영국과 독일의 주요 전투기들은 작전 반경이 길어야 200km를 넘지 못했고, 항속거리가 짧다보니 전선(戰線) 가까운 곳에 이미 비행장을 건설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바다에서는 대형 화물선이나 석탄운반선, 전함 등을 개조해 항공모함을 만드는 방법이 등장했지만, 육지에서는 간이 비행장을 만들거나 들판에서 항공기를 이착륙시켜야 했다. 당시 영국과 독일에서는 항공기라는 새로운 수단을 이용해 바다 건너 상대방의 수도인 런던과 베를린을 폭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했다. 각국은 대전 말기 상대국의 수도를 폭격하고 돌아올 수 있는 폭격기를 개발해 냈지만, 문제는 폭격기만큼 긴 항속거리를 가지고 폭격기를 따라 들어가 호위해줄 수 있는 전투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 등장한 것이 세계 최초의 공중 항공모함(?) R-33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18년 23급(23 class) 비행선에 소형 복엽기였던 솝위드 카멜(Sowith Camel) 전투기를 탑재했던 R-33은 괴상한 것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독특한 발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이 R-33은 공중항모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 비행선에 탑재된 솝위드 카멜 전투기는 ‘탑재’된 것이 아니라 조종사가 탑승한 채로 여러 개의 갈고리를 이용해 비행선에 매달려 있다가 필요할 때 연결 고리를 풀고 출격하는 방식이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 3편에서 주인공이 비행선을 탈출할 때 비행선 아래 매달려 있던 작은 항공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출격’은 가능했지만 비행선으로 돌아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 해군은 아크론(Akron)급 비행선인 마콘(USS Macon) 비행선에 스패로호크(Sparrowhawk) 전투기 4대를 탑재한 ‘공중항모’를 선보였다. R-33과 마찬가지로 4대의 전투기를 고리로 걸어 놓았다가 출격시킨 뒤 복귀할 때는 전투기가 천천히 비행선에 접근해 다시 고리를 걸어 회수하는 방식이었다. 1933년 마콘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혁신’이라며 칭송 받았지만, 불과 2년만에 마콘이 추락하면서 미 해군은 공중항모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 이후에도 ‘출격은 하되 복귀는 생각하지 않는’ 컨셉으로 구소련의 TB-3 폭격기나 일본의 G4M 폭격기 등이 등장했지만, 시험적으로 몇 대만 만들어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냉전 시기 미군은 ‘기생 전투기(Parasite Fighter)’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꺼내면서 또다시 공중항모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대형 폭격기인 B-36의 폭탄창에 ‘고블린(Goblin)'이라고 명명된 XF-85 소형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가, 소련 전투기가 요격하러 오면 이 기생 전투기를 출격시켜 적 전투기에 대응한다는 컨셉이었다. 그러나 XF-85는 폭탄창에서 투하되어 발진은 쉬웠지만, 폭격기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B-36 폭격기가 이 전투기를 갈고리로 낚아채 회수해야 했기 때문에 회수 과정에서 충돌 위험이 컸고, 결국 미 공군은 이 같은 구상을 접어야만 했다. -미군의 또 다른 모험 B-36과 XF-85의 실패 이후 공중항모에 대해 다시는 이야기를 꺼낼 것 같지 않았던 미군이 지난 7일(현지시간), 또다시 공중항모 이야기를 꺼내고 나왔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가 무인전투기를 운용하는 공중항모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한 것이다. DARPA는 기술적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탑재 항공기는 무인전투기(UCAV : 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를 탑재하며, 기존에 운용 중인 B-52H나 B-1B 폭격기, C-130 수송기 등 대형 항공기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4년 이내에 비행 테스트가 가능할 것 등이었다. 공중항모에 탑재되는 무인전투기는 정찰과 폭격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임무 수행 후 다시 모기(母機)로 회수될 수 있어야 하는 조건도 있었는데, 미군이 극심한 예산난 속에서도 이 같은 사업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중국 때문이었다. 중국은 지난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단계적 도련선(Island chain) 확보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중국 해안선에서 2,000km 떨어진 일본 오가사와라-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연결하는 지역까지 가상의 선을 긋고 이 미군 전력이 이 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을 잡기 위한 대함 탄도미사일(Anti Ship Ballistic Missile)과 초음속 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대형 전투기, 항공모함 등을 속속 배치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미 해군 항공모함은 중국의 도련선 안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졌다.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해안선 2,000km 밖에서 전투기를 출격시킨다 하더라도 전투기들의 작전반경이 1,10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본토를 공습할 방법이 없게 되자, ‘공중항모’ 컨셉을 들고 나온 것이다. 미군은 공중항모가 배치되면 공중항모를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련선 안쪽으로 투입시키고, 여기서 무인전투기를 출격시켜 중국 해안을 폭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무인전투기는 이미 F-16 전투기 수준으로 대형화 되었고, 기존의 폭격기나 수송기와 같은 항공기로는 이러한 무인전투기를 수납하거나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 국방부의 이번 공모전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모아져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는 26일까지 관련 아이디어를 접수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총장)
  • [씨줄날줄] 주차 시비/오일만 논설위원

    12일자 조간 신문을 펼치면서 ‘두 자매 피살로 끝난 주차시비’라는 제목에 눈길이 머물렀다. 주택가 골목길에 일자(字)로 나란히 서 있는 문제의 에쿠스 중형차와 모닝 경차 사진도 한눈에 들어왔다. 이웃 사이인 이 차의 주인들이 비좁은 주차 공간을 다투다 말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급기야 칼부림으로 이어진 비극적 사건이다. 주차 시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도시 주택 밀집 지역이면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이다. 더욱이 얼굴을 맞대는 이웃 간에 매일 겪는 문제인지라 감정이 악화되는 속도도 급격하게 빨라진다. 작은 말싸움으로 시작돼 방화와 살인까지 이어지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그만큼 주차 시비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언제 터질지 모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이다.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주택가에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주차 전쟁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조금만 늦게 퇴근해도 온 동네를 몇 바퀴 돌아야 겨우 주차 공간을 찾는 실정이다. 1980년대 불기 시작한 마이카 붐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견된 일이지만 지금까지 방치해 왔다. 아파트 거주 지역이나 차고가 있는 개인 주택이야 문제가 안 되지만 사람도 들어가기 힘겨운 골목길 주택가에서 주차 시비가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주택 밀집 지역에 사설 주차장도 없거니와 설사 생기더라도 비싼 주차요금을 감당하기는 무리다. 전형적인 서민형 애환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았다. 일본은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차를 구입하게 하는 이 제도를 1962년부터 시행해 이웃 간 갈등에 일찍부터 대비해 왔다. 우리도 2007년 제주도에 대형차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고 2012년부터 중형차, 2015년에 소형차 등에 적용하려 했으나 자동차 업계의 반발과 부지확보 미흡 등의 이유로 2017년(중형차), 2022년(소형차)으로 각각 연기됐다. 당분간 법적 뒷받침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서울 구로구나 도봉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 건립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막고 주차난도 해결하자는 취지다. 불법 주차나 교통위반 과태료로 조성된 돈으로 재원을 마련하거나 이것이 모자라면 긴급 예산이라도 편성해야 한다. 지역 내 공동 시설을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해법이 될 수 있다. 교회나 상가, 병원, 학교 등의 주차장이나 공터를 야간에 개방해 부족한 주차장 시설로 활용하면 된다. 의지만 있다면 길은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단독] ‘세대 싸움’ 번지는 무상복지·연금 개혁

    [단독] ‘세대 싸움’ 번지는 무상복지·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편 방향과 보편적 복지 우선순위를 두고 벌이는 여야 논쟁이 ‘세대 간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퇴직자·재직자·임용 대상자 등 세대별로 수익비를 다르게 설계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놓고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커졌다. 만 0~5세 무상보육과 초·중·고교생 대상 무상급식의 정책 우선순위 논쟁은 태생적으로 세대 간 밥그릇 다툼이 될 소지가 컸다. 전문가들은 여·야·정부·청와대가 논쟁을 벌이는 와중에 세대 간 대립까지 불거지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국가의 신뢰가 떨어지는 한편 제도적 문제를 개선하는 일은 요원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체적으로 무상급식 수혜자는 학부모인 40~50대, 무상보육 수혜자는 영유아 부모인 30대로 구별된다. 재정부족을 이유로 둘 중 한 가지 정책만 선별한다면 당장 세대 간 이해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20만원씩 지급되는 기초연금의 적절성 논란까지 더해진다면 또 다른 세대 간 대립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 공약’에 맞춰 설계되면서 복지 정책별로 세대 간 유불리가 엇갈리는 게 ‘뇌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놓고도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확산 일로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발전TF 단장은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여당 안과 같은 안을 검토한 뒤 ‘재직 공무원과 예비 공무원은 국민연금보다 못한 공무원연금이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안전행정부의 의뢰로 작성된 KDI보고서를 공개했다. 여당 안에 따르면 월 500만원까지 받는 퇴직자 연금은 월 20만원 정도 깎이고 20년 전 9급 임용자가 10년 뒤 6급으로 퇴직할 때 초기 연금은 월 21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20% 이상 깎여 낸 돈에 비해 국민연금보다 못한 수익비가 기록되는 격차가 생긴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복지 논쟁이 사회 갈등을 키울까 전문가들은 걱정했다. 주은수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는 합의가 형성되면 예산 확보, 서비스 확충 노력 등을 해야지 예산에 맞춰 제로섬 다툼 식으로 복지 정책을 다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선거용으로 복지 정책이 도입되니 가구마다 보육비를 주느라 정작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미진한 상황이 연출된 것은 문제”라며 “재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관련기사 3면
  • “양보 못해” 복지재원 등 예산전쟁 돌입

    “양보 못해” 복지재원 등 예산전쟁 돌입

    여야가 10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각 상임위별로 예산 심의에 돌입하면서 복지 재원, 부수 법안 범위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시작했다. 무상급식·보육 재원은 보건복지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무대로 불꽃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미 제출된 정부예산안을 11월 안에 손봐야 해서 당장 내년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쟁점인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의 경우 정부 제출 예산안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료 지원, 가정양육수당 지원 명목으로 4조 8646억원이 필요하다. 전년 대비 5475억원(16%)이 증가된 금액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누리과정 재원은 정부 일반회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분담하되 단계적으로 교부금 비율을 높이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소요 재원 전액을 시·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이 예산 지원 거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정부와의 대립이 격화된 상황이다. 교육부 역시 내년도 누리과정 지원금을 예산에 반영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11월 중 정부와 교육청, 지자체 간 극적인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정부예산안이 그대로 12월 1일 본회의에 부의될 공산이 적지 않다. 또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촉박한 기일 내에 다른 사업 예산을 감액해야 해 부실 예산 심사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야당 성향 시·도교육감들은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에 누리과정의 재정 확보, 배분에 대한 명시 없이 시행령에서 타 법(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관련된 재정 확보 방안을 언급하는 게 상위법과 충돌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상임위별 파행도 예상된다. 부수 법안 범위 역시 폭풍의 눈이다. 새누리당은 조세특례제한법 등 최소한 32개 법안을 예산 부수 법안으로 분류해 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담뱃세 및 자동차세, 주민세 인상의 근거가 되는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국가재정법이 두루 포함된다. 반면 새정치연합 원내 관계자는 “국민 조세 부담이 뒤따르는 세출 관련 법안은 상임위별 토론, 가결 절차를 거쳐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법에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은 국회의장이 국회예산정책처의 의견을 참고해 지정하도록 돼 있고 세출·지방세법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야당으로서는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예산 부수법안을 최대한 줄여야 중점추진 법안 논란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넓게 보아 기금 설치, 세입에 관계되는 법안들이라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가난이 낳고 무관심이 키운 病 ‘비만’

    가난이 낳고 무관심이 키운 病 ‘비만’

    [富] 한 달에 600만원을 버는 회사원 최모(42)씨는 아무리 바빠도 점심 때 짬을 내 회사 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점심은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저녁은 채소와 콩 위주로 먹는다. 최씨의 몸무게는 72㎏로 날씬한 데다 피부도 좋아 종종 훈남 소리를 듣는다. [貧] 두 달 전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발을 다친 휴학생 김모(26)씨는 온 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낸다. 생활비도 충분치 않고 딱히 밥을 차려줄 사람도 없어 끼니는 대부분 라면으로 해결한다. 스트레스는 과자를 먹으며 푼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빨리 먹고 빨리 일해야 하니 라면이나 정크푸드, 빵 등을 주로 먹었다. 지금 김씨는 키 173㎝에 몸무게 93㎏로 비만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뚱뚱하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 비만은 가난 탓이다. 과일과 채소는 비싸서 살 엄두도 못 내고, 주로 싸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라면이나 햄 등 고칼로리에 나트륨 덩어리 음식으로 밥상을 차리다 보니 날씬해지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나간 동안 싸구려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 시청에만 매달린다. 어릴 적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저소득층의 비만은 대물림도 된다. 날씬함은 이제 가난한 가정에서는 누릴 수 없는 사치품이 됐다. ‘비만도 나라가 구제해야 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년간 쌓인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9일 초고도비만율을 소득수준별로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이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높고, 건강보험가입자 기준으로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초고도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정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수급자, 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으로 2013년 기준 145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초고도비만율은 1.23%로 재산이나 소득이 높아 보험료를 많이 내는 최상위 집단(보험료 상위 5%)의 0.35%보다 3.5배가 더 높았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비만해 여성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은 1.57%에 달했다. 남성 의료급여 수급권자(0.87%)보다 3배 이상 높다. 건강보험료 가입자 중 보험료 최하위 집단(보험료 하위 5%)과 최상위 집단 간의 초고도비만율 격차도 2002년 0.12%에서 2013년 0.40%로 계속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시골의 비만율 격차도 컸다. 최고도비만율은 2013년을 기준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0.68%)가 가장 높고, 대구·울산(0.39%)이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본부 오경원 건강영양조사과장은 “아무래도 농촌 지역은 도시보다 평균 소득이 낮다 보니 몸 관리에 소홀하고,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만큼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가난병=비만병’이란 씁쓸한 현상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국 해외개발연구소의 ‘미래다이어트’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과체중·비만 인구는 1980년 2억 5000만 명에서 2008년 9억 4000만명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초고도비만율도 2002년 0.17%에서 2013년 0.49%로 상승해 최근 11년간 2.9배가 증가했다. 정부가 우선 저소득층 비만치료를 지원할 대책이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만 예방 대책은 첫발을 뗀 수준이다. 비만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건강보험공단의 비만관리대책위원회가 지난 10월에야 출범했고 아직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담뱃세를 올려 흡연율을 낮추듯 정크푸드 등 고칼로리 음식에 ‘비만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저소득층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반발이 거세 아직은 먼 이야기다. 미국은 2010년 어린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모든 학교 내에 설탕이 들어간 음료와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또 미국 50개 주 가운데 28개 주가 탄산음료 등에 별도의 세금을 매기거나 판매세 면세규정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비만세를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는 식품과 음료광고에 당류·소금·인공감미료에 대한 건강 경고 문구를 넣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연간 광고예산의 1.5%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인구가 서민에 집중돼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만세를 부과하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세금을 걷는 것과 반대로 칼로리가 낮은 건강식품의 부가가치세를 내리거나 보조금을 지급해 서민도 건강식을 사서 먹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건강식품의 가격 수준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은 예산 부족이 문제다. 대한비만학회는 고도비만 치료에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술 비용이 600만~800만 원에 달하는 위 밴드 수술이나 1200만~1300만원이 드는 소매절제술, 위 우회술 등을 건강보험 도움 없이 저소득층이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등 관련 학계는 비만 수술 보험 적용을 위해 10년이나 공을 들여 왔지만 가수 신해철씨의 죽음 이후 위 밴드술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는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주최로 열린 식품건강포럼에서 “비만 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 후 5년 내 사망률은 수술받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보다 89%나 낮다. 즉 고도비만 수술은 득이 실보다 더 크다”면서 “고도 비만과 병적(病的) 비만을 포함한 모든 비만에 대해 예외 없이 건강보험 비급여를 고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 초고도비만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BMI)를 기준으로 비만의 정도를 5단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심한 수준을 말한다. 체질량지수가 18.5 이하면 저체중, 18.5~23은 정상, 23~25는 과체중, 25~30은 비만, 30~35는 고도비만, 35이상은 초고도비만이다.
  • 靑 “누리과정 반드시 편성돼야”… 與 “우선순위 재조정” vs 野 “부자 증세를”

    여야의 ‘무상 시리즈’ 전쟁에 청와대가 직접 가세하며 복지예산 재원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9일 “(무상보육 공약인) 누리과정은 법적 의무 사항이나 무상급식은 지자체 재량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무상보육·급식 정책 간 선 긋기에 나서면서 복지예산 싸움에 청와대까지 동참하는 모양새다. 안 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누리과정은 법적 의무 사항인 만큼 반드시 예산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은 무상급식과 달리 지자체·지방교육청의 의무 사항으로 유아교육법, 영유아교육법, 지방재정교부금법에 의해 반드시 편성하도록 돼 있다”며 “반면 무상급식은 법적 근거 없이 지자체 재량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고 차이점을 강조했다. 안 수석은 “무상급식은 일부 경우이긴 하나 각 지자체·교육청이 과다 편성, 집행해 2011년 대비 거의 5배 정도 예산을 늘린 꼴”이라면서 “의무 조항이 아닌 무상급식에 재원을 쏟아붓고 누리사업에 재원을 투입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개인 맞춤형 복지, 예산의 우선순위 재조정을 거론하며 누리과정 공약 살리기에 주력했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상급식은 대통령 공약도 아닐뿐더러 법적 근거가 미약한 지자체 재량사업”이라며 “저출산 시대에 무상보육을 외면하겠다면 복지정책의 우선순위를 마음대로 뒤바꾼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누리과정 시행이 안 될 경우) 유치원 아동은 지자체가 책임질 대상이고, 보육시설 아동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상급식 재원 방안으로 부자 감세 철회를 통한 ‘10조원 추가 세수’ 확보, ‘박근혜표 예산’ 5조원 삭감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의 무상복지 논쟁 재점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재벌대기업 감세,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혈세 낭비로 인한 국가 재정 손실을 서민과 중산층의 세금으로 메우고, 복지 퇴행에 따른 고통을 국민에게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나라의 의무 보육, 의무 교육, 의무 급식을 책임져야 할 청와대가 ‘우리 것, 네 것’ 갈라치기, 물타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는 증세의 공론화를 공식적으로는 삼가는 분위기지만 내부적으로 불가피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국회 모두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증세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치매’ 세계2위 日 전쟁 선포

    ‘치매 대국’ 일본이 치매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치매 서밋’에 참석해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일본이야말로 사회 차원의 대처 모델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일본의 치매 시책을 가속화하기 위해 새 전략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치매 시책 추진 5개년 계획’(오렌지 플랜)을 대체할 국가전략을 짜기로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말 정부 예산안 편성에 반영하기 위해 연내에 책정, 내년도부터 실시할 방침이다. 새 국가전략은 치매 환자에 대한 의료나 돌봄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환자 생활의 전반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령 국토교통성은 치매 환자의 행방불명, 소비자청은 사기 등 소비자 피해 방지, 문부과학성은 취업·사회참여 분야에서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식이다. 또 시민으로 구성된 ‘치매 서포터’의 양성 목표를 현행 600만명에서 추가로 늘리고, 의료·돌봄서비스 전문가로 이뤄진 ‘초기 집중 지원팀’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치하는 방안 등도 추진한다. 현재 일본 지자체 중에서 초기 집중 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41개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후생노동성은 치매 예방책을 찾고 발병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2016년도부터 치매 환자와 일반인 각각 5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이나 생활 습관의 추적 조사를 검토한다. 일본이 이렇게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은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치매 인구는 462만명(65세 이상·2012년 기준)으로, G7 중 미국(500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NHK가 지난 4월 보도한 ‘치매 800만명 시대’에 따르면 치매로 인해 행방불명이 된 사람은 2012년 한 해에만 총 9607명이다. 이 중 사망이 확인된 환자는 351명에 달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與 이완구·野 우윤근 ‘찰떡 공조’

    與 이완구·野 우윤근 ‘찰떡 공조’

    지난달 31일 ‘세월호 3법’을 기한 내에 처리한 여야 원내대표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조합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이 ‘세월호 3법’이라는 큰 산을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3선’ 국회의원으로서 밀고 당겨야 할 타이밍을 잘 파악해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면서 “셀 수 없이 소통을 한 것도 유효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 취임 뒤 ‘첫 만남’ 자리에서부터 훈훈한 기류는 읽혔다. 우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가 국정을 잘 이끌어 가는 분이기 때문에 협력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 원내대표는 “언제든 말씀을 주시면 정말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돼 있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첫 주례회동에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국회 일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비공개 만남과 전화 통화를 수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 원내대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탈당 파동 이후 지난달 원내 지휘봉을 잡았을 때만 해도 “유약한 사람이 이런 당을 제대로 끌고 가겠느냐”, “선명성이 없다”는 등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일단 내부 잡음 없이 정부조직법 등 세월호 3법을 기한 내에 타결한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남겨진 난관이 많다. 두 사람이 세월호법이란 관문은 넘겼지만 예산과 법안전쟁이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문제, 예산 심사 등은 사실상 청와대와 발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허니문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회 한달간의 예산·입법 전쟁 스타트

    여야가 지난 6개월 동안 첨예하게 대립했던 세월호특별법이 타결되자마자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을 놓고 주도권 잡기에 들어갔다. 개정 국회법에 따라 예산안이 다음달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만큼 11월 한달여간 치열한 예산·입법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2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경제살리기·안전·복지’를 3대 기조로 내세우고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제도 살리고 국민 안전과 복지도 확충하는 생산적인 예산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행여 예산안을 놓고 소모적인 공방으로 날을 지새우다가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새해 예산안은 경제활성화 및 서민복지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편성했다”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지원 4조 9887억원, 창조경제지원 8조 3000억원, 지역경제 활성화 1조 2080억원, 무역 및 투자 유치 5829억원 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창조경제 사업 등 일명 ‘박근혜표 예산’에 대한 삭감과 부자 감세 철회를 내세우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재현 정책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예산안 심사 5대 기본 원칙으로 ‘부자 감세 철회, 가계소득 증대, 지방재정 지원 대책 마련, 안전한 대한민국, 낭비성·특혜성 사업 예산 삭감’ 등을 밝혔다. 특히 글로벌 창조지식경제단지 조성 사업,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 등을 10대 핵심 삭감 사업으로 정해 5조원을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백 의장은 이날 재벌 대기업에 대한 특혜성 비과세 감면 폐지,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등을 통해 연평균 9조 6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 새누리당은 담뱃세 인상 등 증세 논란이 되는 법을 예산부수법에 묶어 원샷에 처리할 방침이고, 새정치연합은 ‘부자 감세 서민 증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金 “경제활성화” 文 “개헌”… 예산전쟁 시동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각각 경제 활성화와 개헌을 강조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루 만에 일괄 실시하는 것은 2002년 4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을 통해 여야가 중심이 돼 범국민운동기구를 만들어 ‘고통 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여야가 정쟁 중단을 선언할 것과 여야 대표가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회동 정례화 의지도 밝혔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공무원들의 애국심에 다시 한 번 호소하면서 “정치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용기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연금 개혁을 야당과 함께 완성시키겠다고 말했지만 개혁작업의 시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그는 세월호 참사와 경기 성남시 판교 환풍구 사고 등 잇단 안전사고에 대해 “안심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 위원장은 대표연설에서 개헌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면서 “내년에는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해 20대 총선을 치르기 전에 개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올해 내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바로 지금이 28년 만에 합의된 최적의 시점이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낡은 정치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관계와 관련, 문 위원장은 “늦어도 내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하고 그 힘으로 우리가 동북아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부터 상임위별로 예산안 심사를 시작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공청회를 여는 등 한 달간의 예산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11월 말까지 국회가 예산안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개정 국회법이 처음 적용돼 12월 2일엔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확장 기조” vs “서민증세 저지”… 여야, 한달간 ‘예산 전쟁’ 돌입

    여야가 30일 한 달간의 ‘예산전쟁’의 총성을 울렸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5개 상임위원회를 열고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심사를 시작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201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특히 올해는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이 처음 적용되면서 11월 말까지 예산안에 대한 국회심의가 끝나지 않으면 12월 1일에는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따라서 12월 2일인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준수를 놓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예결특위는 이날 공청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6일엔 전체회의를 소집해 예산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야가 법정기일 내에 상임위 심사와 예결위 처리 등을 이뤄낼지 미지수다. 정기국회 초반 세월호 후폭풍으로 국회가 오래 공전돼 일정이 어느 해보다 빠듯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큰 틀의 예산 편성 중점 분야를 두고 여야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정부 여당은 재정지출을 확대해서라도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확장예산 편성 방침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서민증세는 저지하고 ‘박근혜표 예산’은 걸러내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따라서 심사가 본격화하면 여야 공방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올해는 반드시 법을 준수해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지원을 위한 8조 3000억원 투입을 비롯한 경제살리기 관련 예산과 안전예산 확대 등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밑거름이 되는 기초 예산을 관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 증세, 부자 감세’ 철회에 당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담뱃세를 비롯한 주민세, 자동차세 증세를 막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중 창조경제 사업 등 박근혜 대통령 관련 예산을 집중적으로 줄이고,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와 자원외교 관련 예산도 철저히 검토할 방침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부실 심장’ 달게 된 K2 흑표 ...적 앞에서 괜찮을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부실 심장’ 달게 된 K2 흑표 ...적 앞에서 괜찮을까

    - 성능 기준까지 완화하며 '국산 파워팩' 장착 결정 방위산업(防衛産業)이란 사전적 의미로 ‘국가 방위를 위하여 군사적으로 소요되는 물자의 생산과 개발에 기여하는 산업’이다. 즉, 방위산업의 목적은 기업이나 개인의 영리를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국가를 방위하는데 필요한 물자를 생산 및 개발해 내는 데 있으며, 국가방위와 사적 영리는 결코 그 우선순위가 뒤바뀔 수 없고 뒤바뀌어서도 안 된다. 전장에서 장병의 생명, 나아가 전쟁이 터지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사상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 터졌다. 육군은 반세기 가까이 사용해 온 노후 전차를 대체하고, 유사시 강력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기동군단을 준비하면서 이 기동군단의 핵심 펀치로 K2 흑표 전차를 개발해 왔다. 화력과 기동력, 생존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K2 흑표 전차는 지난 1995년 기초연구가 시작되고, 2003년부터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들어가 2007년 시제차량이 나왔지만, 실전배치가 이루어지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K2 흑표 기술을 도입해 2008년 개발이 시작된 터키의 알타이(Altay) 전차가 지난 2012년부터 실전배치되기 시작한 점과 대조적이다. 후발주자보다 전력화가 지연된 이유는 바로 전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파워팩(엔진+변속기) 때문이었다. 당초 이 전차에는 우리나라의 K1 계열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전차에서 애용되고 있는 독일제 파워팩이 장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 국내 업체가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국산 파워팩을 만들어 내겠다고 주장하며 사업 참여를 요구했고, 이명박 정부는 ‘국내 방위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이 업체의 파워팩 개발을 승인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국내 방위산업 활성화 명분... 이명박 정부때 선정 이 업체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출력의 전차용 엔진 개발 능력 자체가 없었지만, 사업 참여 요구 당시 약 700여대에 달하는 생산물량과 수출물량을 독점할 경우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욕심에 눈이 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초 2012년에 모든 개발이 완료되고 실전배치가 시작되었어야 했지만,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물고 늘어지는 업체 때문에 양산은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2012년 양산 개시를 목표로 은행 융자를 내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발주를 기다리던 2000여 개 중소 협력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거나 일부는 도산했다. 신형 전차를 전력화 해 대체될 예정이었던 40년 넘은 M48 전차는 대체되지 못하고 일선에서 계속 운용되어야 했다. 국가안보는 물론 경제 전반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군 전력공백과 중소기업 경영난을 일으킨 이 업체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엔진을 개발하라고 지원한 국고 보조금 가운데 70억 원을 횡령해 자사의 굴삭기 개발에 사용했다는 내부 고발이 국민권익위에 접수되기도 했으며, 국산 파워팩 선정에 가장 큰 방해 요소였던 독일제 파워팩 제조사에서 고문을 맡았던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에게 ‘불법 로비스트’ 낙인을 찍어 낙마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산 파워팩 개발에는 1280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정부 투자는 752억 3000만 원, 업체 투자는 527억 6000만 원이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지금까지 수 차례 개발 시한이 연기되었지만, 지체보상금을 물지도, 계약이 파기되지도 않았다. 성능은 더욱 가관이었다. 주행 테스트 도중 냉각팬 속도제어 장치가 불량해 엔진이 수시로 과열됐고, 변속기의 전자식 제어장치인 TCU(Transmission Control Unit)가 불량해 기어 변속이 안 되는가 하면, 조향장치 불량으로 방향 전환 불능에 빠지거나 오일 냉각기 균열로 오일이 새고, 엔진 실린더가 깨지는 등 2009년 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124건의 중대 결함이 보고되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82건은 보완 조치가 이루어졌으나, 실린더 내구도 문제나 오일 및 냉각수 누수 문제는 아직도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1280억 들인 '파워팩' 40년전 것 보다 못한 수준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가속성능 이었다. 당초 합동참모본부가 요구한 가속에 관한 작전요구성능(ROC)은 0 → 32km/h까지 8초 이내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업체가 만든 국산 파워팩은 8.7초가 소요되었고, 아무리 테스트를 해 봐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197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독일의 레오파드 II나 프랑스의 AMX-30이 0 → 32km/h 가속에 소요되는 시간이 6초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40년 뒤에 등장한 엔진이 이들 엔진보다 형편없는 수준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이다. 문제는 8.7초라는 기록이 어떤 환경에서 나왔느냐 하는 것이다. 지상 주행 시험장에서 이루어진 이 기록은 평지에서 공차중량에 가까운 중량 하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시 상황이 되면 전차 안에 40여 발의 포탄과 연료가 완충되고, 승무원들의 완전군장 등이 실리게 된다. K2 흑표 전차는 개량을 통해 적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동방어장치도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제 전투중량은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전차가 작전하는 지형이 반드시 평지라는 보장도 없다. 산악 지형이 워낙 많아 다른 전차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무릎 꿇기’ 기능도 추가하지 않았는가? 경사가 있는 산악지형에서 더 무거운 중량으로 작전한다면 실제 가속 시간은 더 길어지며, 느려진 만큼 피격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당초 합동참모본부는 K2 전차를 국내 개발하면서 시속 32㎞에 도발하는 기준으로 8초를 제시했다. 그러나 결국 합참은 방위사업청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겨 결국 야전교범 해석을 변경하는 꼼수로 ROC를 수정했다. 교범에 따르면 적 포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25초 이내에 100m를 이동해야 하는데,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는 25초에 180m를 이동할 수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교범에서 말하고 있는 25초 이내에 100m 이동은 속도 성능 25.9km/h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가속을 통해 피격 위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능력, 즉 순발력을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합참의 교범 해석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합참은 오는 31일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가속성능 9초 완화' 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 안이 의결되면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12일께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해 K2 전차에 국산 파워팩을 장착해 양산하는 계획을 승인, 국산 '파워팩' K2 전차가 2016년부터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K2 전차는 전투중량 55톤 수준의 비교적 가벼운 전차다. 방어력 증대를 위해 60톤에서 최대 70톤 수준까지 무거워진 미국의 M1A2나 독일의 레오파드IIA7, 영국의 챌린저II보다 가볍다. 이는 무거운 장갑판을 둘러 방어력을 증대시키기보다 경쾌한 기동성으로 적 포탄이나 대전차무기를 회피하는 설계 사상 하에서 개발됐다는 것이다. -이 전차를 탈 장병들은? 그러나 ‘국내 방위산업 보호’를 위해, 또는 ‘0.7초 때문에 1300억 원을 날려버릴 위기’ 때문에 ROC를 완화하고 국산 파워팩을 구입하겠다는 방위사업청과 합참의 결정에 따라 이제 K2 전차 승무원들은 적 대전차 무기의 위협 앞에 던져질 위기에 몰리고 있다. 예정된 납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막대한 예산 지원과 함께 수년간 수차례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요구한 성능과 신뢰성을 갖춘 제품 개발에 실패했다면, 업체는 사업 실패에 대해 국가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그동안 받아 챙긴 정부 지원금에 더해 사업 지연에 따른 벌금을 내는 것이 원칙이고 상식이다. 방위산업은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무겁고 중대한 사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의 이해관계나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논리가 국익보다 먼저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오히려 문제의 업체 편을 들어 작전요구성능 완화를 요구했고, 결국 이를 관철시켰다. 이 같은 행위는 이 전차를 타고 전장에 나설 장병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적행위이자, 그 장병들을 군대에 보내고 십시일반 세금을 모아 무기를 사게 해준 국민들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이다. 이것이 방사청의 ROC 완화 결정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이며, 정부와 정치권, 사정당국이 K2 전차 사업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해 도대체 어떤 배경에서 이 같이 황당한 결정이 이루어졌는지 국민 앞에 명명 백백하게 설명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軍 애기봉 철탑 철거한 자리 두배 높은 전망대 신축 논란

    북한과 가까운 김포 애기봉(해발 165m)에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전망대가 설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국방부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해병대 2사단이 담당하는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에 기존 전망대를 헐고 4층 규모, 54m 높이의 새로운 전망대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이는 현재 설치된 20여m 높이의 전망대를 훨씬 높여 신축하는 것으로, 현재 추진 중인 ‘애기봉 평화공원’ 조성 계획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는 2017년 3월까지 총예산 296억원을 들여 애기봉 주변 4만 9500여㎡에 전망대와 야외 전광판, 6·25 전쟁영상관, 기념품점, 식당 등을 갖춘 애기봉 평화공원을 꾸밀 계획이다. 기존 전망대 옆에 있던 18m 높이의 철탑은 최근 철거된 상태다. 철거된 18m 높이의 이 철탑에서는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점등식이 이뤄져 왔고, 북한은 이에 대해 반발해 왔다. 김포시는 “이번 새로운 전망대 설치가 대북 심리전 차원의 시설물은 아니고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물 보강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기봉 철탑을 철거한 지 얼마되지 않아 전망대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인다는 계획에 대해 북한 측의 반발과 함께 논란이 예상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