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산 심사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 레저용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 미디어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 재산권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 부산지역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344
  • 노동개혁·예산안 흔드는 ‘국정교과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마무리됐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노동개혁 등 휘발성 강한 이슈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진영의 세 대결 양상마저 빚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새누리당은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라며 정면 돌파를 공언했다. 반면 야당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오는 13~16일 대정부질문은 물론 이어지는 내년 예산안 심사까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교육부의 한국사 국정화 여부 발표(구분고시)를 앞두고 새누리당은 11일 당정협의와 당내 역사교과서 개선특위 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지원사격 태세를 갖출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9일 “국감 이후 노동개혁 등 중점법안들을 다뤄야 할 시기여서 역사교과서 문제가 정무적으로 부담스럽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이슈”라면서 “총선에 앞서 이참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게 당정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는 유신 역사교육 부활, 친일파 미화”란 메시지를 내세워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여당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본질은 내년 총선은 물론 2017년 대선을 앞둔 보수층 결집이라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색깔론으로 덮어씌워 보수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음모”라고 말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황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포함해 12일 국회 본청 앞 장외집회 개최, 법안·예산 등 의사일정과의 연계, 외부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연대 강화 방안 등이 보고됐다. 여당은 내심 역사교과서 논란에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휘말릴 것을 우려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사안의 본질이 다른 만큼 야당에서 역사교과서와 연계해 법안 처리를 보이콧한다면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쟁점법안은 물론 예산안 처리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장외투쟁은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후순위로 미뤄 둔 상황이다. 여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실업급여 지급을 50%에서 60%로 늘리는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 범위 확대를 다룬 ‘산재보상보호법’에는 동의하지만 ‘기간제 사용기간 2년 연장 조항’ 등 나머지는 합의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성남시 ‘연 100만원 청년배당’ 복지 논쟁

    성남시 ‘연 100만원 청년배당’ 복지 논쟁

    경기 성남시가 제시한 ‘연 100만원 청년배당’ 정책이 8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무상 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 교복’에 이어 세 번째다. 성남시는 지난달 24일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청년에게 분기당 25만원씩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배당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뒤 같은 달 25일 보건복지부에 정책 도입 협의를 요청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청년배당은 기본소득 개념”이라며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사회 기여에 대한 후배당이라면 이번 청년배당은 우리 세대를 부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선투자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내년에 24세 청년 1만 1300명에게 100만원씩 모두 113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후 19세에서 24세까지 점진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청년배당’은 ‘무상 산후조리원’과 ‘무상 교복’과 함께 ‘성남시 3대 복지정책’이다. ‘무상 산후조리원’은 성남시가 지난 3월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가 지난 6월 불수용 입장을 전달받았다. 이 정책은 이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사회보장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됐다. 최근 성남시의회를 통과한 무상 교복 지원 조례 역시 복지부의 수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성남시로부터 ‘성남시 3대 복지정책’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받은 복지부는 최근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2항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한 법리해석을 법제처에 요구했다. 법제처는 복지부의 문의에 ‘협의’가 ‘동의’라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 시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사회보장급여가 중복 또는 누락되지 않도록 협의하라는 것인데 복지부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복지부의 ‘불수용 입장’을 비판했지만, 법제처의 이번 법령해석에 따라 성남시의 복지조례들은 복지부가 ‘동의’하지 않는 한 실현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성남시가 3개의 복지조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중앙정부인 복지부와 다투는 것을 지켜보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심사는 복잡하다. 인구 50만 이상이 가입하는 ‘대도시 클럽’의 한 시장은 “청년배당을 비롯해 무상 산후조리원 등의 복지정책은 성남시만 할 수 있는 복지정책으로 서울 강남구도 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단언했다. 성남의 재정은 탄탄하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입주와 판교테크노밸리 기업 입주 등으로 올해 지방세 수입은 6909억원로 예상된다. 2011년 이후 매년 6000억원 이상의 지방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시장이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뒤 복지정책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성남시의 재정자립도는 56.18%로 경기도 내에서 화성시(59.1%) 다음으로 높다. 다른 지자체는 사정이 다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 243곳 가운데 30%가 넘는 74곳은 올해도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도 대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지역은 11.6%로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경기도 예산부서 관계자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보육료 대상 확대 등 복지예산 증가로 경직성 예산이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 올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성남시 복지조례를 불수용한 보건복지부를 난타했지만, 이 시장과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생활임금’을 도입한 서울의 한 구청장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는 “청년배당은 스위스 같은 선진국에서도 부결된 정책”이라며 “청년 일자리 해결은 비정규직 해소와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與 “교과서 특위” 野 “법으로 저지”… 국정화, 정국의 핵으로

    정부가 다음 주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야의 대치가 교육 정책을 넘어 이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던 여야 모두 계파를 넘어 당력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총선을 겨냥한 대형 정치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새해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새누리당은 8일 ‘검정 교과서=국민 분열, 국정 교과서=국민 통합’ 프레임을 앞세워 당 지도부 전체가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격하하고 오히려 북한을 옹호하는 역사 서술이 만연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어떤 교과서를 선택해도 국민 정체성과 긍정적 역사를 배울 수 없는 구조”라면서 “국론 통일을 위한 국민 통합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앞장섰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현행 검정 교과서는 검정과 집필 기간이 짧아 부실하게 제작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청원 최고위원은 “교과서 편찬 과정이 곧 국민 통합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을동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를 공식 발족시켰다. 오는 11일에는 정부와 역사 교과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정 협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 교과서=친일·군사정권 옹호’라는 구도를 바탕으로 정부와 여당을 대상으로 총공세에 나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중립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교과서 문제를 졸속 처리한다면 극소수 친일·독재 옹호자를 제외한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면서 ▲국정화 방침 발표 중단 ▲여·야·정 합의로 공청회 개최 ▲여론조사에 토대한 개선 방안 마련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교과서 국정화는 시민교육이 아닌 신민교육”,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역사를 재단해 군사정권 시절로 퇴행하려는 시도”라고 각각 비판했다. 야당은 우선 ‘입법 저지 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무리하게 정부가 재량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법률을 어떻게 손볼지 다각도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역사 교과서 문제를 새해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의사 일정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저가 낙찰제’ 관급 공사서 퇴출

    가장 낮은 공사비를 써내는 업체가 수주하는 ‘최저가 낙찰제’가 관급공사에서 퇴출되고 ‘종합심사 낙찰제’가 도입된다. 종합심사낙찰제는 건설사가 써낸 입찰 가격뿐 아니라 공사수행 능력,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낙찰자를 고르는 제도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르면 이번 주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저가 낙찰제는 가장 낮은 공사비를 써내는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사이에 지나친 저가 경쟁구도를 만들어 공사 과정에 산업 재해가 늘어나고 잦은 하자보수 공사를 만들곤 했다. 덤핑 낙찰 이후 공사비가 불어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고 많은 건설업체가 출혈 경쟁을 막으려고 입찰 가격을 담합하는 사례도 많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합심사 낙찰제가 글로벌 잣대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가격, 공사수행 능력, 사회적 책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어서 최저가 낙찰제의 부작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정안에는 담합한 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부작용 많은 ‘최저가낙찰제’ 관급공사에서 퇴출

     가장 낮은 공사비를 써내는 업체가 수주하는 ‘최저가낙찰제’가 관급공사에서 퇴출된다. 앞으로는 건설사가 써낸 입찰 가격뿐 아니라 공사수행 능력,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낙찰자를 고르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르면 이번주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저가낙찰제는 가장 낮은 공사비를 써내는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사이에 지나친 저가 경쟁구도를 만들어 공사 과정에 산업 재해가 늘어나고 결과물의 품질도 떨어뜨리곤 했다. 덤핑낙찰 이후 공사비가 불어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많은 건설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막으려고 입찰 가격을 담합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에 정부는 최저가낙찰제를 대체하는 ‘종합심사낙찰제’를 내놓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합심사낙찰제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가격은 물론 공사수행 능력, 사회적 책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입찰 담합과 같은 부정행위가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테크노밸리·삼봉신도시 건설… 市 승격 향해 완주해야죠”

    [자치단체장 25시] “테크노밸리·삼봉신도시 건설… 市 승격 향해 완주해야죠”

    박성일(60) 전북 완주군수는 ‘범생이 단체장’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군정을 꼼꼼하게 예습하고 복습한다. 원리·원칙을 준수하고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꼼수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살맛 나는 완주시대’를 구현하겠다는 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인물과 정책으로 승리한 만큼 ‘오직 군민을 위한 행정’에 올인한다. ‘군민을 제대로 섬기고 대한민국 으뜸도시를 만들겠다’며 머리를 짜내고 발로 뛰는 박 군수의 하루를 지켜봤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0분 군청 4층 군수실. 간부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박 군수의 주문이 쏟아진다. 그는 “올해도 이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과별 역점 사업과 현안 사업을 챙기기 시작했다. 한가위 연휴로 다소 느슨해진 군정에 고삐를 바짝 조이려는 것이다. “소병수 과장! 와일드푸드 축제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축제는 주민 화합과 참여가 목적이지 ‘매출 장사’를 하는 게 아녜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니까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게 현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도록 하세요”, “유형수 과장! 테크노밸리 2단계 사업 추진상황은 어떤가요? 오늘 현장에 나갈 테니까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보고하세요.” 박 군수는 주문할 때 간단명료하면서 핵심만 꼬집는다. 이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교통복지 사업도 점검과 보완을 지시한다. 이미 오전 6시 종합복지관에 나가 배드민턴 동호회와 면담하고 장날을 맞은 봉동읍 시장을 돌아보면서 시내버스와 택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출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군수는 완주를 ‘교통 복지 1번지’로 변화시킨 장본인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버스요금 단일화를 추진해 최고 7800원이던 시내버스 구간요금을 1200원으로 통일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지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500원 으뜸택시, 통학택시, 부르면 달려가는 콜버스, 장애인 콜택시, 안심택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들은 우수사례로 전국에 소개됐고 타 시·군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했다. 각 실·과의 핵심사업을 점검한 박 군수는 대면 결재를 시작했다. 담당 과장과 계장의 설명을 자세히 듣고 “어떤 시책이 진정으로 군민을 위한 것인지 실무 책임자 선에서 더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결재 후 삼례문화예술촌 현장 점검에 나서려던 박 군수가 갑자기 일정을 바꿨다. 군수를 직접 만나게 해달라는 민원인들이 찾아와서다. 소양면과 구이면에서 찾아온 민원인들은 마을 안길 확장, 농로 포장, 가뭄 대비 관정개발 등을 건의했다. 박 군수는 곧바로 인터폰으로 해당 부서 직원들을 불러 주민들의 민원을 함께 듣고 수첩에 적은 뒤 내년 예산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자녀 취업부탁 등 개인적인 민원은 정중히 거절했다. 점심을 간단히 마친 박 군수는 가장 역점을 둔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현재 야산과 농경지인 이곳이 앞으로 완주군을 먹여 살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며 “하루빨리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토지보상에 착수하고 연말까지 산단 개발계획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완료해 내년 2월에는 착공을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테크노밸리는 1·2단계를 합해 총 343만 9000㎡ 규모다. 이곳은 자동차·기계 관련 부품 기업들이 입주해 완주군은 물론 전북의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완공된 1단계 부지 131만 4000㎡는 박 군수 취임 후 1년 만에 분양률 96%를 기록했고 활력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최근 관광객들이 느는 삼례문화예술촌을 방문했다. 일제강점기 쌀보관창고를 예술촌으로 리모델링한 현장을 두루 살펴본 박 군수는 “2단계 사업 부지에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쉼터와 먹거리촌을 조성하는 계획을 서둘러 추진하라”고 김미경 관광진흥팀장에게 지시했다. 또 1단계 부지에는 그늘이 없는 점을 감안해 큰 나무를 보식하고 옛 골목길의 정취가 살아 있는 후정리 일대 등을 3단계 사업지구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그는 1970년대 새마을사업 당시 쌓은 담장, 일본식 가옥 등도 잘 보존해 근대문화유산으로 가꾸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박 군수는 수행비서로부터 아파트 르네상스 간담회 주민대표들이 기다린다는 메모를 받고 삼례읍을 빠져나오면서도 재래시장을 살펴보는 꼼꼼함을 잃지 않았다. 최근 전남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방역과 예찰을 철저히 하라고 담당 과장에게 전화로 지시했다. 아파트 르네상스 간담회는 박 군수가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다.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소통을 이끌어내겠다는 그의 공약사업이다. 박 군수는 “주민 10명 이상이 모여 취미활동을 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해줘 주민화합과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봉동읍 주공아파트 주민대표와 다문화가정 자원봉사자가 참석한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음꽃이 가득했다. 주민들은 박 군수를 이웃집 아저씨처럼 격의 없이 맞이하고 대화하며 어린이 축구단 등 각종 프로그램 지원을 건의했다. 박 군수도 두서없이 터져 나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청취하고 메모했다. 그는 군청으로 돌아온 뒤에도 다시 결재와 민원인 접견을 이어갔다.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주민들의 민원은 퇴근 시간이 지난 뒤에도 제한 없이 경청했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시간까지 박 군수의 하루를 동행한 뒤 청사를 나서면서 테크노밸리를 3단계까지 확대하고 삼봉신도시를 건설, 시 승격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이던 박 군수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진솔하면서 강력한 실천의지로 충만해 있는 박 군수의 얼굴에서 완주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글 사진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日, 자동차 등 FTA 부진 만회

    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마침내 타결됨에 따라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 출범하게 됐다. 협상에 참여한 12개 국가들이 후속협상을 마무리하고 각국 내 비준절차를 완료해 공식 발효될 경우 세계 무역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도 이에 맞서 자국과 아세안 위주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TPP 타결로 미국, 일본 등 주요 참가국들은 국내 여론을 살피면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 분야에 대한 보완 정책 점검 등 손익계산 속에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주도국 미국과 적극적으로 참여 국가들의 타협을 이끌어 낸 ‘조연’ 일본의 역할이 평가되면서 “버락 오바마(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TPP가 ‘아베노믹스’와 결합해 ‘일본 재생’의 축으로 활용되는 등 수출 주도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양자 FTA를 거의 하지 못하고 뒤처졌던 일본이 TPP 타결을 통해 수출 및 서비스 시장 확대에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은 가장 빨리 관세 철폐의 혜택을 누릴 대표적 업종으로 꼽혔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수출 품목의 80% 이상에 대해 TPP 발효 즉시 2.5%의 수입 관세가 철폐된다. 연간 500억엔 정도 일본의 부담이 준다. 완성차와 관련된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서도 일본 입장을 상당히 반영시켰다. 부품의 원산지 비율에 따라 관세 비율을 정하는 ‘원산지 규정’과 관련, 일본은 40% 정도를 제시했고 멕시코, 캐나다 등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른 70% 안을 고수하면서 난항을 겪어 왔다. 이번 합의에서 55% 정도를 축으로 하는 절충안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흡족해하고 있다. 완성차의 경우 베트남은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70%의 높은 관세를 향후 10년 안에 철폐하게 된다. 캐나다도 6% 관세를 향후 몇 년 안으로 없앨 예정이다. 관세 철폐 등에 따른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속에서 더 힘을 받으며 일본의 상품 수출 및 사업 진출 확대가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협정 타결의 혜택은 관세에만 그치지 않는다. 비관세 장벽 등 기업 활동에 장애를 제거하는 새로운 무역 규칙도 포함시켰다. TPP 참여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의 동남아 지역 금융 및 서비스산업 참여와 투자 등이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외자 편의점에 대한 출자 금지 조치를 풀고 외국 은행들이 점포 외부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를 인정하게 된다. 베트남은 TPP 발효 5년 뒤 외자 기업이 심사 없이 500㎡ 미만의 슈퍼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은행과 통신회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율의 상한선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반면 일본은 쌀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따른 농가 영향을 고려해 농가 지원을 위한 추가 예산 확보 등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쌀, 소고기, 돼지고기 등 농축산 분야에서 관세 철폐의 예외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축산품의 수출 확대를, 베트남 등은 임가공 제조업 등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TPP 참가 12개국에 대한 수출액이 20%가량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철폐, 통관 절차 간소화, 무역 편의 확대로 역내 무역 등 경제활동이 더 촉진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일본 전체 수출액 가운데 TPP 참가 예정 12개국의 비중은 30%가량을 차지한다. TPP의 타결은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를 주도한 미국에는 태평양 주요 연안국과 무역 연대 강화를 통한 전략적 경제공동체를 구축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외교 정책으로 내세운 ‘아시아 재균형’의 전략적 한 축인 경제 동맹 강화가 TPP 협상 타결을 통해 이뤄지게 됐다. 지역적으로 참가국들이 북미 전체와 중남미의 멕시코, 페루, 칠레에서부터 동남아의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으로 이뤄지는 등 중국을 포위하고 있는 것도 상징적이다. 미 정부는 TPP를 통해 중국의 부상에 맞선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통한 경제권 확대를 꾀하자 TPP 타결을 더 서둘러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철밥통’ 깰 공직 인사혁신을 기대한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철밥통’을 깨 보겠다는 정책을 그제 내놓았다. 철저히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하겠다는 요지다. 인사혁신처는 상벌제도를 엄격히 적용해 ‘공무원=철밥통’의 이미지를 깨겠다고 발표했다. 방안대로라면 내년부터는 업무 성과가 미흡한 고위 공무원은 해임이 될 수도 있다. 인사혁신처의 의지는 강력해 보인다. 올해 말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한다. 공무(公務)의 효율과 공직사회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철저한 성과 관리는 필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공무원들은 귀 닫고 눈 감고 ‘마이 웨이’한다는 편견이 뿌리 깊다. 일을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이런 사정에서는 공직사회 개혁을 백날 외쳐 봤자 헛일이다. 연공서열과 온정주의를 떨치겠다는 이번 방안은 그래서 일단 반갑다. 저성과 공무원 퇴출 방안은 실·국장급 고위공무원단에 우선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들 중 성과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두 번 받거나, 최하위 등급을 한 번 받고 6개월 이상 무보직이거나, 무보직 기간이 1년 이상이면 적격심사를 받는다. 부적격자로 최종 판단되면 소속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직권 면직할 수 있다. 일반 기업체의 해고에 해당하는 징계다. 부처 장관의 결정권도 강화된다. 소속 공무원의 업무 역량이 떨어지거나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으면 장관은 일정 기간 무보직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실무직 공무원들도 강화된 성과 관리 제도를 적용받는다.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6개월간 호봉 승급을 제한받는 식이다. 마음먹은 대로 제도가 굴러간다면 공직사회를 보는 국민의 눈부터 달라질 것이다. ‘철밥통’ 소리를 듣지 않으니 공무원들은 또 얼마나 자긍심이 높아지겠는가. 문제는 벌써부터 내부 분위기가 심상찮다는 사실이다. 최하위 등급을 받는 근거가 애매하다는 불만이 당장 터져 나온다. 방안대로라면 예산을 낭비한 정책을 추진했거나 업무 태도 등에 문제가 있으면 꼴찌 등급을 받는다. 이렇게 되자 “정책 실패를 책임지라고 하면 더 복지부동할 것”이라거나 “근무 태도의 평가 기준이 분명하지 않으면 줄 세우기가 극성일 것”이라는 등의 의심과 걱정이 많다. 시작도 하기 전에 회의론이 터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일을 못하면 퇴출시키겠다고 공직사회가 스스로 장담한 게 처음이 아닌 까닭이다. 2006년 3급 이상 공무원들을 계급장 떼고 고위공무원단으로 묶어 업무성과 경쟁을 시켰지만 별 소득이 없다. 성과 없는 고위 공무원은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다. 그런데도 지금껏 면직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중앙 부처 고위 공무원은 1500여명이다. 성과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이도 해마다 둘셋뿐이다. 능력 평가로 철밥통을 깨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가 먼저다. 모두 뒷말 없이 승복시킬 수 있는 평가기준도 없으면서 무능 공직자 퇴출을 말하는 것은 또 말짱 거짓이다. 성과상여금 제도만 해도 시행 14년이 지나고도 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여전한 판이다. 이번만큼은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6] 대학강사 신분보장하고 채용 공정성 높다지만 강사들은 반대, 왜?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6] 대학강사 신분보장하고 채용 공정성 높다지만 강사들은 반대, 왜?

    내년부터 강사도 대학교원에 포함되며 최소 1년은 신분을 보장받게된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강사 임용절차 등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 등을 2일 입법예고했다.  앞서 교육부는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와 생활고 문제를 개선하기위해 일주일에 9시간 이상 강의하는 강사에 한해 공개채용, 재임용 기회 제공, 4대 보험 보장 등 채용요건과 처우를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 법을 개정, 201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간강사 대량 해고 우려, 실효성 논란 등으로 대학과 강사 모두 반발하면서 내년 1월 시행으로 제도개선을 2년간 유예한 상태다. 하지만 2년 유예기간 동안 정부와 강사측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내년 시행을 앞두고 또다시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입법예고 골자는  교육부가 2일 입법예고한 것은 ‘고등육법 시행령’, ‘대학설립·운영 규정’,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4개 법령의 개정안이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정부는 이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한 뒤 규제심사 및 법제심의 등을 거쳐 연말까지 개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경우, 대학이 일주일에 9시간 이상 강의하는 강사 임용시 심사위원 위촉 및 임명, 심사단계·방법 등을 정관이나 학칙에 규정하도록 했다. 강사 임용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 등을 해소하기위해서다. 개정안은 이와함께 강사가 임용기간 만료, 재임용 조건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재임용 절차도 정관 및 학칙에 포함하도록 했다.  ‘대학설립·운영 규정’ 및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 개정안은 대학에서 교원 확보율을 산정할 때 교수, 부교수, 조교수는 포함하되 강사는 제외했다. 정부의 대학평가에 활용되는 교원확보율에 강사를 포함하면 강사 대량해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교원확보율에 주당 수업시수가 9시간 이상의 강사를 포함하면 대학들이 수업이 적은 강사들을 많이 해고할 개연성이 있다.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강사의 자격 기준을 교육·연구경력 2년 이상으로 규정했다. 기존 대학교원의 자격기준은 변함이 없다. 조교수 4년, 부교수 7년, 교수 10년이다. 겸임·초빙교원은 조교수 이상의 자격(4년 이상)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법령개정작업이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내년 1월부터 강사는 임용을 1년 이상 보장받고, 학교내 불체포특권과 의사에 반한 면직 금지 등 신분보장과 고용안정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채용 시 국공립대는 대학인사위원회, 사립대는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강사들은 신분보장보다 강의료 인상 요구  하지만 강사들은 반발한다. 허울뿐인 신분보장보다 강의료 인상과 강의시수 확대 등을 요구한다.  대학들로서는 강사에게 1년 이상 고용을 보장해야 해 전임교원의 강의시수를 늘리고 강사 채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이상 신분을 보장받는 강사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강의시수를 맞추다보면 다른 시간강사가 일자리를 빼앗기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교협 관계자는 “학기별로 강의를 하는 체제에서 강사 신분을 1년 보장하게 되면 두번째 학기 강의는 다른 강사의 강의를 빼았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교원신분 부여보다는 강의료 인상, 강의기회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내년 시행을 유예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현재 시간강사는 전국적으로 6만~7만명 수준이다. 이들은 대학강의의 26.2%(사립대)~29.5%(국공립대)를 맡고 있다. 하지만 강사료는 전임교수에 비해 턱없이 빈약하다. 전임교수 연봉은 국공립의 경우 6400만원(조교수), 7570만원(부교수), 9100만원(정교수)수준이다. 사립대는 5000만원(조교수), 7570만원(부교수), 9570만원(정교수)수준이다. 반면 강사는 일주일에 10시간씩 강의한다고 하더라도 연봉이 1600만원에 그친다.  현 강사료도 국공립과 사립대간 수준차이가 있다. 국공립대의 평균 강사료는 시간 당 7만 300원이나 사립대의 경우 5만 600원이다. 사립대 강사 강의료를 국공립대 수준으로 올리는데는 연간 1308억원이 소요된다. 이밖에 4대 보험료 및 퇴직금 지원에 따른 예산도 350억원으로 추정돼 강사 채용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미 2년이나 법률 시행이 유예된 터라 다른 대안 등이 나오지 않는 이상 더이상 시행령 제정을 미룰 수 없는 실정”이라며 “국립대 강사료 지원과 강사료 정보공시, 재정지원사업의 지표 반영 등으로 강사료 인상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처우 개선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 [사설] 공천권은 민생 위에 있는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터져 나온 여권 내부 파열음은 그 어떤 설명으로도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와 집권 여당 대표 간의 갈등과 불화는 권력투쟁 성격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엄청난 폭발력을 내포한 여권의 공천권 문제가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된다면 각종 국정 과제가 표류할 수밖에 없어 공천권 갈등은 기본적으로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민생이 어떻게 되든 말든 공천권 확보를 놓고 다투는 모습은 집권 세력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제 ‘국군의 날’ 기념식 등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자신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청와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는 특히 청와대에 문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안심번호 문제를 상의했다는 사실까지 밝혀 청와대 측의 전날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당시 이미 김 대표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했다고 재반박했다. 집권당 대표가 당무를 보이콧하고, 청와대 측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철회하라”고 김 대표를 거세게 압박했다. 여권 내부의 공천권 갈등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당장 어제부터 재개된 2차 국정감사가 맥없이 진행되고 있다. 의원들이 온통 공천권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국감은 사실상 파장 상황이다. 이러다 예산안도 졸속 처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도 노동개혁 등 4대 개혁과 주요 국정 과제 추진마저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정·청은 올해를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확고한 공조를 다짐했지만 공천권을 둘러싼 당·청 간의 냉기류가 지속된다면 공염불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은 정치개혁의 대전제이자 그 어떤 세력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다. 문제는 이런 대전제와 시대적 요청을 특정 정치세력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해석한다는 사실이다. 여권의 이번 공천권 갈등도 결국은 비박계가 주도하는 공천룰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친노와 비노로 나뉘어 싸우는 새정치연합도 매한가지다. 게다가 여야 모두 국민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안심번호가 뭔지 관심이 적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공천권 문제는 계파 간 이해관계뿐 아니라 국회의원 각자의 정치적 운명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치권 내부의 최대 관심사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본말이 뒤바뀌어선 안 된다. 무릇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게 이상적인 정치라면 민생을 외면하는 공천권 갈등은 비정상적인 정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정을 책임지는 여권이 그래선 더욱 안 된다. 국정 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여권의 내분은 야당의 내홍보다 훨씬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
  • 인사처 “이젠 온정주의 없다”… 성과 미흡 공직자 과감히 퇴출

    인사처 “이젠 온정주의 없다”… 성과 미흡 공직자 과감히 퇴출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공직사회에서 지금껏 인사관리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온정주의 탓입니다. 이제 단 한번도 가지 않았던 ‘전인미답’의 길을 밟으려 합니다. 늘 강조하면서도 늘 실패했던 여정입니다.” 1일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관리 방안’ 브리핑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5층 콘퍼런스룸에 들어선 황서종 인사혁신처 차장은 이렇게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2006년부터 3급 이상에 대해 ‘계급장’을 떼고 뭉뚱그려 고위공무원단(고공단)을 꾸리며 인사관리 가이드라인을 높인 취지도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성과를 일구도록 채찍질하자는 것이었는데 허사였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성과가 미흡한 고위직에 대해 최악의 경우 직위해제 조치를 내리도록 규정했지만 면직은커녕 적격심사조차 겨우 2차례만 적용됐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적격심사에는 외부 전문가 5명을 포함한 고위공무원임용심사위원회가 참여한다. 인사혁신처는 성과와 능력에 따라 우수한 공무원에겐 획기적으로 대우하고 미흡한 경우 상응하는 특별관리를 하되 특별히 미진한 경우 과감하게 공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행을 위해선 대통령령으로 된 고공단 인사 규정과 성과평가 규정, 수당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먼저 고공단을 대상으로 성과 여부를 명확하고도 엄격하게 가려낼 장치를 부처별로 만든다. 우수한 경우 특별승진, 특별성과급 지급 등 인사·급여상 인센티브를 대폭 부여한다. 반면 미흡자에겐 직무 관련 심리·행동양식을 분석, 분야별로 성과가 낮은 원인을 파악한 뒤 대상자 특성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3개월 이내 과정으로 짠다. 이어 소속 부처 및 인사혁신처 관계자,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평가위원회에서 미흡 판정을 받으면 적격심사와 직권면직 등을 통해 퇴출한다. 대규모 예산 낭비, 사회혼란 야기 등 정책 실패, 복지부동 등 소극적 행정, 업무 조정능력 등 태도·자질 부족, 금품·향응 수수, 공금횡령 등 개인 비위 땐 성과평가 최하위 등급을 부여한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최하위 등급 2회, 최하위 등급 1회에 무보직 6개월, 또는 무보직 1년 이상 땐 적격심사를 거쳐야 한다. 장관의 무보직 발령 권한과 범위도 확대된다. 현행 제도에선 부처 내 직급 정원을 초과할 때만 적용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 공백을 감수하고도 제재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매우 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5단계 상대평가에서 ‘미흡+매우 미흡’ 10%에 적용하던 하위 등급에다 역량·근무태도 점수를 합산해 무보직 결정을 내리도록 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최하위 평가를 받는 고위공무원이라고 해야 해마다 2~3명”이라며 “또다시 온정주의로 흐르거나 특정 목적에 악용되지 않도록 평가 편향성 지수를 도입하는 등 장치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탕웨이·나스타샤 킨스키… 레드카펫에 내려앉은 ★

    탕웨이·나스타샤 킨스키… 레드카펫에 내려앉은 ★

    여름과의 이별을 알리는 거센 비바람도 부산국제영화제(BIFF) ‘스무 살 잔치’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그간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부터 정치적 외압 논란과 예산 삭감 등의 문제로 부침을 겪어야 했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이번 성년식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사회를 맡았다. 개막식의 꽃인 레드카펫 행사는 국내 영화 팬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에서 찾아온 한류 팬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김태용 감독과의 결혼으로 인기가 더욱 치솟은 중국 배우 탕웨이가 남편 없이 홀로 등장하고, 김 감독은 뉴커런츠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한한 월드스타 나스타샤 킨스키를 에스코트해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 이정재, 정우성, 손예진, 하지원, 고아성, 임달화, 진보림 등 국내외 스타들이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으며 차례차례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개막을 선언하자 불꽃 수백 발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축하공연으로 국립부산국악원의 화혼지무(華婚之舞) 공연과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협연이 열렸다.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도 모제즈 싱 감독의 데뷔작 ‘주바안’이 많은 관심 속에 상영됐다.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라며 “아름다운 음악과 가족, 사랑,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등 일반 관객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요소도 많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한편 제20호 태풍 크로반이 몰고 온 궂은 날씨 탓에 김포~김해를 잇는 13편을 비롯해 항공기 40편이 거푸 결항하며 배우들의 부산 방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배우들이 KTX로 교통편을 급히 변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제 측이 김해공항에서 대기하던 의전팀을 부산역으로 급파하는 소동도 있었다. 영화의전당 주변에서는 암표상이 극성을 부려 영화 팬들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가 출연한 영화 ‘글로리데이’ 표 한 장 가격이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9만원에 등장하기도 했다.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초청됐으며 부산 일대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갖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3] ‘카프’ 김복진의 20세기 불상 조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3] ‘카프’ 김복진의 20세기 불상 조각

     카프(KAPF)라는 영문 약칭이 더 익숙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지도자였던 정관 김복진(1901~1940)은 현대적 개념의 조각가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한때 불문(佛門)에 귀의하기도 했다는 그는 불모(佛母)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반면 서양미술에 바탕을 둔 조각 작품은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다. 50점 남짓한 작품 가운데 동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막판 일제의 쇠붙이 공출로 사라졌고, 목조와 소조의 유작도 동생인 팔봉 김기진의 인쇄소 창고에서 6.25전쟁 때 소실됐다고 한다.  불상으로는 충북 보은 법주사의 미륵대불이 그의 작품이었다. 미륵대불은 김복진이 머리 부분을 완성하고 전체 비례를 잡아놓은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미완성으로 남아있던 미륵대불은 1963년에야 완성됐다. 미륵대불은 흔한 시멘트 조각이라는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김복진으로서는 오히려 시멘트라는 새로운 재료를 거대 불상 조성에 이용하는 실험이었다. 미륵대불은 1990년 금동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두 차례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도 김복진의 체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의 본존불도 김복진의 작품이다. 미륵전은 내부가 아래위로 뚫려있는 3층으로 본존불은 높이가 38척이니 12m가 넘는다. 삼존불은 미륵전을 중창한 인조 13년(1635) 조성한 것이다. 서양조각의 재료인 석고로 금산사 미륵본존불은 조성한 것은 특기할 만 하다. 그런데 삼존불 가운데 좌우 협시보살은 제외하고 본존불만 조성했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래선지 그가 본존불을 조성했다는 사실조차 한동안은 묻혀있다시피했다. 미륵전에는 본존불만 조성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남아있다.  미륵전 본존불은 특이하게 커다란 무쇠솥 위에 봉안되어 있다. 참배객들은 삼존불에 배례하고는 무쇠솥과 본존불의 대좌 사이 공간에 시줏돈을 넣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34년 3월 9일 저녁 시줏돈을 거두어 가는 소임을 맡은 동자승이 촛불을 잘못 다루는 바람에 솥 내부에서 불이 났다고 한다. 불길은 곧바로 소조상 내부 목재에 옮겨 붙었고 본존볼은 무너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금산사는 미륵본존의 복원불사를 추진했다. 공모에는 김복진과 보응 문성, 금용 일섭, 이석성 등이 응모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화승들인 보응, 금용, 이석성은 서울 안양암의 천오백불상도 함께 조성한 적이 있다. 금산사 미륵불 역시 세 사람이 공동 응모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이당 김은호 화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복진에게 금산사 미륵불 복원에 응모를 권유한 것도 이당이었다고 한다.  김복진은 도쿄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1923년 신극운동 단체인 ‘토월회’를 조직한다. 1924년에는 일본 제국미술원전람회, 192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각각 나체 조각 작품으로 입선한다. 이듬해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체상 ‘여인’이 특선에 올랐다. 하지만 김복진은 카프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던데다 조선공산당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28년 치안유지법 위반혐의로 일본경찰에 붙잡혀 6년 가까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김기진은 감옥살이 당시의 형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참담한 감옥살이 중에도 김복진은 먹지 않고 남긴 밥을 주물러 점토처럼 만들고는 인물상과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솜씨에 놀란 간수들이 김복진을 목공소로 보내 작은 목조불상을 깎게 해서 감옥소 직매장에서 팔게했다는 것이다. 김복진이 불교조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이 기간이었던 것 같다. 금산사 미존불 조상에 나선 것은 풀려난 직후가 된다.  김복진의 불상 작품으로 남아있는 것은 10점 남짓이다. 금산사 미륵불과 그의 흔적이 여전한 법주사 미륵대불, 서울 영도사 석가모니불입상, 충남 예산 정혜사 관음보살좌상, 충남 공주 계룡산 소림원 미륵입상 등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림원 불상이다. 석고로 만든 높이 117cm의 소림원 미륵입상은 금산사 미륵불을 조성하기 위한 축소모형이라고 한다. 다만 머리 부분의 비례가 소림원 쪽보다 금산사 쪽이 조금 더 커보이는 것은 높이 올려다 보아야 하는 대형 불상인 만큼 의도적인 조정이라는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지자체 행사·축제 원가 공개 ‘풍선효과’

    지방자치단체 행사·축제 비용은 중앙정부가 ‘집중 감시’하는 대상이다.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자체 행사와 축제를 ‘방만한 재정운용의 상징’처럼 지적해 왔다. 2013년부터는 행사·축제 원가정보를 공개하고 투자심사도 강화했다. 그 결과 대규모 행사와 축제는 줄고 소규모는 늘어나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22일 지자체가 지난해 3억원 이상 대규모 축제에 집행한 예산은 전년 대비 29.1%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소규모 행사와 축제(광역 5000만원, 기초 1000만원 미만 기준)는 50%나 증가했다. 소규모 행사·축제가 늘어나면서 개최건수는 2013년 1만 865건보다 23% 증가한 1만 4604건으로 나타났다. 행자부는 2013년부터는 광역 5000만원 이상, 기초 1000만원 이상 행사·축제 원가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모든 행사·축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행자부에 따르면 ‘대규모 행사·축제’(광역 5억원 이상, 기초 3억원 이상 기준)는 395건에서 356건으로 감소한 반면 ‘소규모 행사·축제’는 4871건에서 7405건으로 늘었다. 행자부 회계제도과는 “2013년부터 도입된 행사·축제 원가정보 공개와 투자심사 강화 제도로 주민자율통제가 강해지다보니 공개 대상이 아닌 소규모 행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과 충남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모두 행사와 축제가 증가했다. 특히 제주와 강원은 각각 623건과 563건 늘었다. 전남은 323건, 경기는 240건, 경북은 233건, 전북은 222건 늘어나 1년 만에 행사·축제가 200건 넘게 증가했다. 강원과 제주 등 8개 시도의 행사·축제 경비는 총 509억원 불었다. 재정위기단체 주의 등급으로 지정된 인천과 부산도 1년 전보다 각각 51억원과 45억원을 더 집행했다. 반면 전남, 경남, 경기 등 9개 시도는 행사·축제 예산을 1680억원 줄였다. 전남은 489억짜리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하지 않았고, 경남은 276억짜리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열지 않은 덕분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집필부터 검정까지 총체적 난국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정치·사회적 논란이 거세다. 역사가 정치적 이념과 사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큰 분야이다 보니 접점을 찾기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현행 역사 교과서 검정 시스템이 집필에서부터 검정 과정까지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은 여야 공통이다. 2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이 교육부 등에서 제출받은 검정 제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역사 교과서 집필자에 대한 자격 기준이 없다. 집필 기준 또한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했다. 2013년 검정 과정을 거친 고교 한국사 교과서 한 권당 집필자는 평균 7.3명에 그쳤다. 교과서 400페이지를 기준으로 1인당 평균 57페이지씩이다. 교사 단 7명이 자신의 시대별, 분야별 전공을 뛰어넘어 반만년의 역사 전체를 저술했다는 의미다. 집필자에 대한 처우도 열악하다. 교육부는 집필자 1인당 인세를 재료비, 인쇄제조비, 일반관리비, 발행자 이윤을 모두 더한 값의 9분의1 수준으로 권고한다. 한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경우 3만부를 발행해 2000만원이 산출됐다. 이를 9등분하면 1인당 222만원씩 배당된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집필자에 대한 인세 배분, 계약금 등이 출판사별로 제각각”이라면서 “교사 대부분이 교과서 집필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는 집필진의 질과도 연결된다.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역사학자들은 이런 열악한 처우 탓에 집필진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집필자의 정치적 편향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2013년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집필자 59명 중 36명(61%)이 이른바 진보 성향의 단체에 속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경력은 전교조 소속,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 국가보안법 폐지 및 이명박 정부 비판 시국선언 참여자 등이다. 들쑥날쑥하고 짧은 집필 기간도 문제다. 2012년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집필 기간은 7개월이었지만, 2013년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간은 1년 4개월이었다. 집필이 일과 외 시간이나 휴일에만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집필 시간은 더욱 짧다. 일각에서는 ‘족보’를 통한 교과서 베끼기가 이뤄진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집필 이후 검정 과정에도 문제가 적잖다. 2013년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기초조사’와 ‘본심사’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검정 인력도 부족해 1권당 3명의 연구위원을 위촉해야 하지만 실제는 평균 1.7명 배정에 그쳤다. 인건비도 턱없이 낮다. 위원별·시대별 전공 분포도 고르지 않아 심도 있는 검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실제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오류가 수정·보완된 건수는 2013년 8월 30일부터 지난해까지 2736건에 달했다. 검정위원들이 내용이 아닌 오타 수정만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역사 교과서 39권이 출원돼 38권(97.4%)이 검정에 합격했다. 검정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책 1권당 2000만원에 이르는 검정수수료 전액을 출판사가 부담한다는 것도 문제다. 서 의원은 “검정 심사를 국가 예산 지원 없이 출판사가 낸 돈으로만 운영하다 보니 검정 부실이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日 안보법안 처리 강행] 美·日 vs 中 ‘동북아 패권’ 본격 경쟁… 한국 안보엔 ‘양날의 칼’

    [日 안보법안 처리 강행] 美·日 vs 中 ‘동북아 패권’ 본격 경쟁… 한국 안보엔 ‘양날의 칼’

    아베 신조 내각이 만드는 안보법안은 미국과 일본의 군사 동맹 관계를 한층 강화한 것이어서 의미심장하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표방한 미국은 일본을 지역 대리인으로 내세워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국방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미국은 중국의 군사 근육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 힘에 부치기 시작하자 그 공백을 일본에 기대 메우려 하고 있다. 이는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역 및 국제 안보 활동에서의 일본의 지속적인 노력을 환영한다”며 반긴 데서도 알 수 있다. 일본으로서도 실리를 챙기게 됐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동·남중국해상에서 중국과의 영토 분쟁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미국에 기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를 얻었다. 또 미국의 필요에 응하는 형태로 전후 70년간 드리웠던 ‘전범 국가’ 멍에에서 벗어나 재무장이 가능한 군사적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제력을 갖춘 일본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제적 발언권을 키울 발판도 마련된 것이다. 특히 일본의 숙원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 같은 행보는 ‘신형 대국 관계’를 주창하며 미국 주도의 질서에 대항하고 지역 패권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이해와는 정면으로 부딪친다. 중국은 미·일이 포위망을 옥죄기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중국의 심사를 불편하게 하고 동북아 긴장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8일자 사설에서 “안보법 개정의 배경에는 중국의 굴기를 바라보는 미국과 일본의 초조함이 있다”거나 “아베와 일본은 다시 군국주의 클럽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얻었다”고 비판한 데서 이런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미·일의 중국에 대한 이런 견제 구도는 중국과 경제 등 전방위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한국에 선택의 딜레마를 안겨준다. 미국은 한·미·일 동맹의 틀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활동에 자위대가 병참 보급 등을 보다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일본의 한반도 개입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양날의 칼과 같다. 미국이 중국 견제라는 우선순위에 밀려 아베 정권이 역사적 수정주의를 확산시키는 움직임을 용인하려는 조짐도 한국 외교에 과제와 도전을 던져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생활밀착 정부 3.0 ‘톱30’] 외국인 고용변동 신고 간소화 호응

    [생활밀착 정부 3.0 ‘톱30’] 외국인 고용변동 신고 간소화 호응

    최근 외국인을 고용한 음식점 업주 A씨는 복잡한 행정절차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팠다. 고용허가서를 받기 위해 고용센터에 네 차례나 다녀가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고용허가서를 받아 왔더니 이젠 법무부와 고용보험공단에도 신고를 하란다. 그런데 이번엔 정부3.0 정책에 힘입어 사정이 딴판으로 변했다. ‘고용변동 신고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를 모두 방문하지 않고도 가까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 A씨는 “행정절차로 낭비하던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더할 수 없이 좋다”고 반겼다. A씨와 같은 자영업자에겐 시간이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이전엔 외국인근로자 해고(고용주), 취업 개시(외국 국적 동포)의 경우 사실상 동일한 내용을 법무부(외국인 관리)와 고용부(근로자 관리)에 모두 신고하도록 규정해 기관 방문 및 신고 대기시간 소요 등 불편을 끼쳤다. 외국에 그다지 좋지 않은 국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뒤늦게나마 외국인 고용변동 신고를 간소화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다. 창구 단일화로 얻는 경제적 효과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74억원에 이른다. 고용변동 신고 8만 6175건과 취업 개시 신고 12만 5323건을 줄인 덕분이다. 입대 때 비만으로 골머리를 앓던 B상병은 ‘군 장병 건강검진기록 조회 서비스’ 덕을 톡톡히 봤다. 혈당치 변화를 입대 당시와 비교해 보니 눈에 띄게 좋아졌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운동과 식생활 조절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 군 복무에 자신감을 얻었다. 오히려 군기를 흩트린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내무반 생활이 좋아졌다는 방증이다. 이혼 뒤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42세 여성 C씨는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지만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 5월 ‘고용복지+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취업 성공 패키지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이번엔 양육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이에 센터 담당자가 복지지원팀에 의뢰해 생계비, 자녀 교육비, 가족 상담 등의 서비스를 받게 됐다. 이후 경제적·정서적 안정을 바탕으로 취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열매는 달았다. 8월 드디어 희망하던 사무원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케이블형 이차전지를 개발 중인 D업체는 하나의 제품인데도 출원한 특허별로 심사 시기가 다르고 심사 결과 접수에만 1년이나 걸려 낙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괄심사제도’를 이용해 신청 후 불과 4개월 만에 특허 11건을 한꺼번에 획득해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기업들은 최적의 시장 규모를 고려한 제품 출시 시기 등에 발맞춰 하나의 제품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재산권을 일괄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복수의 지식재산권 처리 기간을 1년 가까이 단축해 31억 2000여만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봤다. 특허·상표 및 디자인 출원 146건을 일괄 심사한 대가다. 보다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이익을 늘린 정부3.0 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설립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 안전을 앞세워 실천한 사례다. 환경부, 고용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민안전처 등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 협업해 산업공단 화학 사고 예방과 대응력 강화에 손을 맞잡았다. 이로써 사고 현장에 30분 안으로 도착하는 비율을 50%로 높였다. 초기 대응 때 ‘골든타임’을 지키게 됐다는 얘기다. 사망 사고도 41%나 줄였다. 5년마다 한 번이지만 국민들에겐 아주 귀찮았던 인구·주택 총조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통계청 등 13개 기관과 370여개 대학이 힘을 모아 행정자료 24종을 활용,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현장에 가야만 조사할 수 있었던 비율을 20%로 줄였다. 절감한 예산은 1400억원이나 된다. 교통사고, 보복운전, 교통법규 위반 등 국민이 목격하고 보유한 영상정보(스마트폰, 블랙박스, CCTV)를 손쉽게 제보해 법치질서 확립에 한몫을 거들기도 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식중독 예방 지도’ 서비스를 펼친 것도 박수를 받는다. 빅데이터란 이전엔 하찮게 여겨지던 숫자 위주의 통계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자료를 말한다. 예컨대 심야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분석한 뒤 발신자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결해 수요자에 맞는 심야버스 노선을 설계한 서울시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심덕섭 행정자치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통관 단계에서 불법·불량 수입제품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어린이 건강을 보장하고 사회적 손실을 줄인 한편 금융사기 피해 예방 조기 경보체계를 갖춘 점도 알려져 널리 이용되기 바란다”며 “시대에 뒤처진 행정 애플리케이션을 없애고 수요에 걸맞은 서비스를 늘리도록 한층 애쓰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입학사정관 정규직 3%… 지원금 어쨌나

    입학사정관 정규직 3%… 지원금 어쨌나

    대학 입시 ‘학생부 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국고 지원을 받은 대학들이 전형 운영에 필수적인 입학사정관의 정규직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지난해 국고 지원을 받았던 64개교 중 10개 대학은 1명이 100명 이상을 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지난 14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된 48개 대학의 입학사정관 3151명 중 정규직은 91명(2.9%)에 불과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이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서류 평가와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데, 학생 개인에 대한 평가는 입학사정관이 담당한다. 교육부는 이 전형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2007년부터 시행했던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지원 사업’을 2014년부터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계속하고 있다. 교육부가 사업에 선정된 대학에 지원한 예산은 2013년 395억원, 지난해 610억원, 올해 510억원이다. 지원금은 대입 전형 개발·연구, 입학 담당자 연수, 고교·대학 연계 활동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입학사정관 인건비다. 대학들은 국고 지원금 중 최대 60%까지 인건비로 지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3년 연속 정부 지원을 받은 48개 대학의 올해 입학사정관 정규직 비율은 2.9%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계약직이었다. 일정 기간만 사정업무를 보는 위촉사정관이 79.2%(2495명), 무기계약 8.0%(252명), 비정규직 6.2%(195명), 교수전임사정관 2.5%(79명) 순이다. 실제로 서울대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20억원, 25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지만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최근 3년 동안 1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교육부가 헛돈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학사정관의 수도 부족해 사정업무를 제대로 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올해 탈락한 성균관대는 1인당 평균 심사 인원이 318명이나 됐다. 중앙대와 경인교대는 200명을 넘겼고 경희대, 한양대, 서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도 1명이 심사해야 하는 지원자가 평균 100명 이상이었다. 정 의원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에만 그칠 게 아니라 사정관 채용 확대와 고용 안정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보통 해당 대학 교수로 구성되는 위촉사정관과 무기계약직은 대부분 고용이 보장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원 사업 선정 평가에서 입학사정관의 신분 및 고용 안정 비율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인당 심사 인원이 많아도 사정 기간이 최소 2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신입생 선발이 허술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최두선 행자부 회계제도과장의 ‘지방회계법 제정’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최두선 행자부 회계제도과장의 ‘지방회계법 제정’

    공급자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려 든다는 말을 듣기 쉬운 게 정책이다. 그래서 정부는 ‘정부3.0’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통해 정부부처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 국민들의 피부에 가닿는 편익을 안겨 주자는 것이다.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에 대해 직접 입안한 담당 공무원에게 주요 내용과 배경, 뒷얘기를 들어본다. 과거 공무원 직급 중 ‘5급을류’란 게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9급이다. 197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남 금산군 남이면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에 첫발을 뗀 최두선 행정자치부 회계제도과장은 읍·면·동사무소와 구청·시청을 모두 거친 데다 30여년에 걸친 공직생활에서도 회계 업무 한우물만 팠다. 지방계약법 제정을 비롯해 업무추진비집행규칙 제정,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집행기준 제정 등 지방회계와 관련한 중요한 정책 생산에 참여했다. 그가 요즘 ‘지방회계법’ 제정에 꽂혀 있다. 다음은 최 과장을 주인공으로 한 얘기다. ●면사무소 9급으로 공무원 첫발 지난해 2월 재정관리과장으로 부임했는데 얼마 전 회계제도과와 재정협력과로 분리되면서 회계제도과를 맡게 됐습니다. 회계제도과는 지방재정 결산과 공유재산 등을 총괄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리 부서의 핵심 과제를 한마디로 줄이면 ‘지방회계법’ 제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법제처에서 법안심사를 하고 있죠. 이달 안으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고 올해 제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년부터는 지방회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회계제도를 개편하게 됩니다. 국가재정은 국가재정법과 국가회계법 두 법률로 구분되지만 지방재정은 아직 지방재정법으로만 돼 있습니다. 지방재정법이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회계·결산 등에 특화된 제도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학술단체만 해도 한국재정학회와 한국회계학회가 따로 있듯이 재정과 회계의 경우 성격에 차이가 있습니다. 회계업무 담당 공무원들에게 강연을 할 때면 “회계는 결국 예산집행”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예산 편성을 아무리 잘해도 집행을 잘못하면 헛수고죠. 사실 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전시 감사관으로 일하면서 현장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일선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고충도 많이 들을 수 있었죠. 그 무렵 배운 게 행자부 돌아와서 지방회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자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예산 결산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결산 지적 사항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에 그치는 데다 결산 검사위원 구성 자체가 부실한 곳도 많습니다. ●공직 30여년 회계업무 한우물 지방의회가 임명하는 결산 검사위원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라면, 결산 시기도 앞당겨 다음 연도 예산안 편성에 반영되도록 하면, 지방재정에 상당한 혁신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 위해 결산 검사위원 선임을 전문기관에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결산 검사위원 실명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려는 게 지방회계법안에서 우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입니다. 지자체 실·국장을 회계책임관으로 지정해 지자체 전체 회계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을 부여하는 것도 내부 책임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입니다. 법적 근거가 없던 자율적 내부통제제도에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면 비위행위를 더 체계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회계공무원이 재정집행을 할 때는 신용카드나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 취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한 것도 있습니다. 회계 업무를 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의무화한 건 지자체 공무원들의 고충을 오래 들어 본 경험에 따른 것입니다. 지자체 회계 담당 공무원들이 고민과 경험담을 나누고 정보교류도 하는 ‘예산회계실무’ 카페가 있습니다. 6년 넘게 이 카페에서 상담을 해 주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규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부터 시작해 난감한 일이 수두룩합니다. 이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처우개선과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지방계약법 제정 때 끝장토론도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대부분의 기간을 회계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지방회계와 관련한 굵직한 제도개선에 참여한 건 충분히 성취감을 느낄 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에 남는 게 재정정책과 사무관으로서 지방계약법 제정을 준비할 때 지자체 공무원과 업계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 30여명이 경기 평택시 무봉산수련원에서 2주간 숙식을 함께하며 토론을 했던 일입니다. 말 그대로 끝장토론을 거쳐 법안을 다듬었습니다. 당시 참석자들은 지금도 가끔 모임을 갖습니다. 당시 가장 큰 쟁점을 손꼽자면 지방의원이 가족이나 친구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뒤 관급공사에 수의계약 당사자로 참여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수의계약 상한선이 1억원이라 규제 사각지대였습니다. 그만큼 비리도 심각했고 쇠고랑 차는 사람도 여럿이었습니다. 시행령을 바꿔 상한선을 물품용역 500만원, 관급공사 1000만원으로 낮추니까 전국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수의계약 비리는 확 줄게 됐습니다. 사실 공무원들조차 회계 업무라고 하면 멀리하는 걸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회계 업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고 보람도 많이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제도를 연구하고 제도를 개선해서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게 바로 공무원으로 일하는 보람이며 재미가 아닌가 합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경북 고령은 찬란한 역사문화도시임을 자랑한다.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과 함께 고대 국가로까지 당당히 성장했던 대가야(42~562)의 도읍지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경주와 부여·공주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정부의 고도(古都) 문화권 보존 및 개발 사업에서 고령이 철저히 소외됐던 탓이다. 결국 고령은 인구 4만명에도 못 미치는 농업 위주의 조그마한 중소도시, 보잘것없는 역사문화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침체일로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대가야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며 불철주야로 뛰는 사람이 있다. 곽용환(57) 군수다. 그는 굵직굵직한 대가야 문화융성 정책들을 끊임없이 개발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역사문화 도시들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예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남달라 해결사로 통한다. 곽 군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당당히 군수 자리까지 꿰찼다. 그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지원은 전폭적이다. 재선 단체장이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무투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0일 기자가 동행한 곽 군수의 행선지는 주로 대가야 역사·문화 재현 현장이었다. 오전 8시 30분쯤 막바지 정비 공사가 한창인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사적 제79호)을 찾았다. 2018년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앞둔 중요한 현장이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현장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둘러본 그는 관계자에게 고분 경관을 헤치는 리기다소나무를 베어 낼 것을 지시했다. 또 유네스코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조그마한 하자도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사업 현장으로 향했다. 도중에 대가야 기마 문화체험장에 잠시 들렀다. 지난 1일 개장 이후 첫 방문이었다. 유치원 어린이 100여명이 승마 체험을 하고 있었다. 곽 군수는 배은미(43) ‘신나는 어린이집’ 원장이 “시골 아이들이 난생처음 말 타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며 “군수님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하자 그 보답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마부(馬夫)로 변신했다. 현장 관계자에게는 안전사고 예방을 신신당부했다. 바로 옆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현장이었다. 책임자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듣고 “인근 농경지 주민들이 제기하는 침수 문제를 책임지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표정엔 긴장감이 묻어났다. 가야국 역사 루트 재현 사업은 대가야읍 고아리 일대 부지 10만 2000㎡에 국비 등 총 573억원을 투입해 가야문화권 최대 관광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30여분을 현장에 머문 뒤 국내 최장 보행자 전용 다리가 건설 중인 대가야교(길이 305m, 폭 4m) 현장, 우곡면 낙동강 레저·레포츠 단지 조성 현장과 스마트팜 농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현장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다니는 2시간 여 동안 곽 군수는 차 안에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의 배경과 당위성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이 법안은 낙후된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영호남 가야문화권 5개 시·도 15개 시·군(고령·성주·달성·합천·거창·함양·남원·산청·의령·장수·창녕·하동·함안·광양·순천)이 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갖은 노력 끝에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 회기 내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지만 국회에서 계속 낮잠만 자고 있어 답답하다. 당장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 군수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올해로 5년째 맡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어느새 낮 12시가 훌쩍 넘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읍내 5일장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때마침 식사를 하던 손님 50여명이 군수에게 달려들어 악수를 청했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일부는 군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령 토박이인 곽 군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소탈한 성격이다. 사람도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점심을 해결한 뒤 다시 움직였다. 곽 군수는 군청으로 직행해 미리 대기하던 민원인들을 차례로 만났다. 인사와 함께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면담을 끝내고 결재를 시작했다. 곽 군수는 도중에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전화식(58)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가야 종묘(宗廟) 및 봉화(烽火)산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전 국장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고령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막역한 친구 사이다. 오후 3시쯤 비서가 일정이 급하다며 결재를 중단시키고 곽 군수를 군청 인근에 새로 지은 ‘대가야 문화누리’로 안내했다. 초현대식 건물 2층에 마련된 ‘선비 아카데미’ 강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잠시 교육생들과 환담했다. 이어 곧장 1층 실내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곽 군수가 이용객들에게 “혹시라도 불편사항은 없느냐”고 묻자 “끝내줍니다”라며 환호성으로 답했다. 문화누리 사무실을 찾아서는 16일로 예정된 건물 준공식과 개관 기념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시 군청으로 돌아와 2층 가야금방에서 열린 ‘대구가톨릭대병원·고령군 우호 교류 협약식’에 참석해 최경환 의료원장과 함께 협약서에 서명하고 공동 노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군수실에서 지역 중소업체로부터 교육발전기금 200만원을 전달받았다. 오후 6시 30분쯤 군수실을 나섰다. 바로 문화누리 헬스장을 찾아 주민들과 어울려 운동을 즐기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다. 8시 무렵 헬스장을 나서는 곽 군수에게 “하루하루가 참 고단하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되레 유쾌한 답이 돌아왔다. “아닙니다. 고령을 위한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는걸요.” 그의 밝은 웃음에서 고령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