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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역외상센터 정원도 못 채웠는데…내년 예산 삭감

    권역외상센터 정원도 못 채웠는데…내년 예산 삭감

    전담의사 인건비만 정부지원 받는 병원들 간호사 등 인력은 자체 해결에 운영 꺼려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필사적으로 탈북 북한 병사를 살려낸 것을 계기로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는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지원 강화를 요청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24일 오후 10시 현재 19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조두순 출소 반대’(54만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내년 권역외상센터 운영비가 동결되는 등 현재로서는 지원 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국회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내년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예산은 400억원으로 올해보다 39억원 줄었다. 복지부는 440억원 이상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로부터 “올해 불용예산이 101억원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불용예산은 경남권역외상센터 설치가 무산되면서 발생했다. 외상전문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이 선뜻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나서려고 하질 않기 때문이다.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예산에 포함된 권역외상센터 운영비는 지난해 277억원에서 올해 338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내년은 339억원으로 사실상 동결됐다. 이 교수는 “환자마다 쌓여 가는 진료비 삭감 규모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도 이르렀다. 결국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고 토로했지만 추가 지원은 없는 셈이다. 지난 2월 복지부가 김윤 서울대 의대 예방관리학교실 교수 등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산출한 국내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은 30.5%였다. 그나마 2010년과 비교해 5% 포인트가량 낮아졌다. 그러나 10~20% 수준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 권역외상센터의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분석해 보니 21.4%로 기타의료기관과 비교해 12.6% 포인트나 낮았다. 정부 목표대로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2020년까지 10% 수준으로 낮추려면 권역외상센터 활성화가 절실하다. 현실은 열악하다. 권역외상센터는 전담전문의를 20명 둬야 하는데 권역외상센터 운영 9개 병원 중 한 곳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가천대길병원, 목포한국병원, 부산대병원만 전문의가 각각 18명으로 정원에 근접했고 이 교수가 있는 아주대병원도 15명에 그친다. 정부는 전문의 1명당 1억 20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지만 간호사, 영상기사, 응급구조사, 행정인력 등 의료지원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병원이 자체 지급해야 한다. 특히 외상센터 간호사는 올 6월 현재 829명이지만 장시간 근무가 빈번해 인력 이탈이나 교체가 심각하다. 이런 이유로 복지부는 올해까지 전국에 17곳의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려 했지만 지원이 줄면서 현재 절반 수준인 9곳만 운영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회로 불똥 튄 외상센터 예산···내년에 39억 삭감돼

    국회로 불똥 튄 외상센터 예산···내년에 39억 삭감돼

    야당 “150억원 더 깎아라”…여당 “올해 수준으로” 사경을 헤매던 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의 활약을 계기로 권역외상센터가 주목받는 가운데,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내년 예산이 크게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예산은 400억 4000만원으로 올해 439억 6000만원보다 8.9%가 깎인 39억 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내년 예산이 깎인 것은 지난해 다 쓰지 못한 예산이 100억여원에 달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렇게 삭감된 금액마저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에서 더 삭감될 뻔했다가 겨우 원안을 유지했다. 보건복지위 예산소위에서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가 각 권역외상센터의 적자 발생에 대해 정확한 분석도 하지 않은 채 예산을 짰다며 이제 권역외상센터의 운영도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운영비 지원금 15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이런 주장에 복지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으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최소한 올해 수준으로 권역외상센터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며 측면 지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국회 예결위에서 삭감된 권역외상센터의 내년 예산이 증액될지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혜경 서울시의원 ‘행복나눔 봉사대상’ 수상

    이혜경 서울시의원 ‘행복나눔 봉사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이혜경 의원(중구2, 자유한국당)이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제4회 대한민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에서 광역의원 부문 행복매니페스토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상은 대한민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위원회가 주최하는 상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행복지수 발전에 중심이 된 인물들의 공적을 기리고자 매년 시행하고 있다.중구 제2선거구 출신 이혜경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과 더불어 한옥지원특별위원회,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특별위원회,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지원 특별위원회, 남산케이블카 운영사업 독점운영 및 인·허가 특혜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해왔다.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운영, 공예박물관사업 등 서울시 주요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며, 회현 제2시민아파트에 대한 갈등상황에 대해 소개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등 지역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울관광마케팅(주)의 재단화와 관련, 학계와 관광업계를 망라한 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는데 의정활동의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 의원은 우리 민족의 고유 의상인 한복을 즐겨 입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서울시 한복착용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바 있으며, 현재 전통문화 재현행사 속 복식고증 문제 등을 연구 중이다. 이혜경 의원은 “시민의 행복한 삶이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의정활동에 임해왔던 것을 높게 평가해 주셔서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며 소감을 전한 뒤, “현재 서울시의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과도하게 편성된 항목에 대한 예산삭감과 반대로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에 적절한 예산 배분을 해서 시민의 행복을 지켜가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안전대국 건설이 세월호 잊지 않는 길이다

    세월호 미수습자인 안산 단원고 2학년생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와 일반 승객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의 가족이 그제 전남 목포신항을 떠났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1313일 만이다. 이들 가족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비통하고 힘들지만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목포신항을 떠나기 앞서 추모식을 가졌다. 이어 안산과 서울에서 3일장을 치르고 오늘 유품을 화장한 뒤 가족공원 등에 안장한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철수 결단은 세월호를 묻겠다는 뜻이 아니다. 이들은 가족을 잃은 자신들의 고통보다는 참사 뒤 생긴 국민 간 갈등을 걱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의 비원을 담아 철수를 결정했다. 세월호는 현재진행형이다. 국회에서는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오늘 본회의에 상정돼 24일 표결에 부쳐진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찬성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된 과정과 특조위 위원 9명의 여야 구성 비율을 놓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세월호 7시간’을 비롯해 총체적이고 온전한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할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각 당은 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선체조사위도 선체를 똑바로 세워 내년 3월까지 선내를 조사한다. 3년 반 전의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사고 직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기운이 드높아져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는 듯했으나 그때뿐이었다. 안전보다는 속도, 효율을 우선시하는 고질병이 참사의 기억을 비웃듯 머리를 드밀고 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규모 5.4의 포항 지진에서 보듯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아파트가 건설 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는 등 3000채 가까운 건물이 피해를 봤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의 교훈을 전혀 살리지 않은 채 포항 지진을 맞은 모습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동네의 조그만 건설현장에도 보행자 안전 통로 하나 제대로 만들지 않는 우리다. 시공자, 허가관청, 지나는 시민들조차 이런 안전불감증을 당연히 여긴다. 일본 같으면 안전보행을 유도하는 요원만 여러 명이 배치됐을 것이다. 일본도 대형 사고가 많았지만 수십년간 민관이 노력해 안전한 나라의 대열에 들어섰다. 안전대국 건설에는 돈도 들고, 의식 개혁과 법 정비도 필요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정부의 내년도 지진 방재 예산이 500억원 이상 삭감된 것은 우리의 후진적 현실을 잘 보여준다. 훗날 ‘세월호 참사가 대한민국의 안전대국을 일구는 거름이 됐다’는 기록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를 우리 사회가 잊지 않고 의미 있게 기억하는 길이다. 사회 구성원과 정부가 합심해야 한다.
  • 김미경 서울시의원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재정 뒷받침 요원”

    김미경 서울시의원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재정 뒷받침 요원”

    서울시 문화본부의 정책 추진에 미흡한 부분이 많이 발견됐다.서울시의회 김미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2)은 14일 열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 문화본부의 정책 추진 전반에 걸쳐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지난 2006년, <비전 2015, 문화도시 서울>이라는 정책계획을 수립하고, 2016년 계획연한이 종료됨에 따라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정책계획을 새롭게 수립했다. 기존의 계획이 정책 공급자 입장에서 이루어져 시설 건립과 신규사업 개발에 중심이 맞추어졌다면,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은 수요자인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문화도시’를 ‘문화시민도시’로 변경하고, ‘시민’이 주체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고자 계획됐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는 생활문화, 거리예술, 공공미술, 청년예술인 사업 등이 신규로 편성되거나 예년에 비해 크게 확장되어 서울시 문화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컸다. 그러나 김미경 의원은 이를 견인해야 할 재정적 뒷받침이 한참 부족함을 꼬집었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문화분야 예산을 3조 7천억원 가량 확보하겠다고 계획을 통해 공언하였으나, 서울시 관광분야의 사업을 포함해도 연간 6천억원대의 재원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 문화본부의 예산만을 따질 경우, 총 예산은 연간 5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 의원은 이렇게 재원의 동력을 얻지 못한 서울시 문화 정책과 사업이 시민들에게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또한 김미경 의원은 올해 신규 편성된 생활문화 사업과 예년에 비해 대거 확장 편성된 청년예술인 관련 사업이 문화본부의 직접사업이 아닌 것도 문제 삼았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2017년 생활문화 사업의 추진을 위해 문화정책과에 생활문화팀을 신규 편성했는데, 이와 관련된 사업의 대부분을 서울문화재단에게 맡겨 정책 추진의지에 의문을 갖게 했다. 게다가 올해 추진했던 ‘서울 청년예술단’ 사업은 서울시 문화본부 고유사업으로 편성되었다가 이마저도 내년부터 서울문화재단에게 이관할 계획이어서 서울시 문화본부의 정책 철학이 과연 ‘생활예술’과 ‘청년예술인’에 맞춰져 있는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서울도서관이 추진하는 공공도서관 운영 지원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운영상 난맥을 겪고 있는 서울시 공공도서관의 운영 지원에 2017년 69억원을 편성했었는데, 최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에서 10억원을 삭감했다. 김미경 의원은 “도서관법에 의해 지원해야 할 근거가 분명한 공공도서관의 운영지원 조차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며, “도서관이 시민 문화의 기초임에도 정책 추진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공도서관이 ‘시민이 찾는 도서관’으로 거듭나려면, 서울도서관은 서울시 공공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울시 문화본부는 이런 공공도서관 문화사업에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 의원은 “서울시 문화본부가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정책계획을 수립하고, 시민 문화권 발표식, 문화도시 기본조례의 개정 등을 추진한 것은 분명히 가치있는 성과”라고 밝히며, “그러나 이런 명문화 작업 외에도, 실제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재원과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본부의 고유사업이 바로 서울시 문화정책 철학을 보여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하고, 시민문화의 근간이 되는 사업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고 예산편성을 실행해야 한다”고 서울시 문화본부의 노력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재앙으로 다가오는 지진, 여전한 안전불감증

    어제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 북쪽에서 규모 5.4의 지진과 여러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일어난 규모 5.8의 경주 지진 이후 1년 2개월 만이며 경주 지진에 이은 두 번째의 강진이다. 진원의 깊이가 얕아 수백㎞ 떨어진 서울 광화문에서도 건물의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 피해 규모도 경주 지진보다 작지 않았지만 전 국민의 위험 체감도는 훨씬 더 컸다. 남의 나랏일로만 여겨졌던 지진이 이제 우리에게도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우리의 대비 태세는 여전히 허술하다.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정부도 국민도 그새 지진의 공포를 잊은 듯하다. 초대형 지진이 도미노처럼 지구를 덮치고 있는데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안이하다.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다. 지진 대책은 하루아침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십년, 수백년도 모자란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전국 공공시설물의 내진율(규모 6.0~6.5의 지진에 견디게 설계된 건축물 비율)은 43.7%에 불과하다. 민간 건축물 내진율은 단 7%에 그치고 있다. 물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신축 주택은 층수나 면적에 상관없이 내진 설계를 해야 한다. 주택이 아닌 건축물은 내진 설계 의무 대상이 연면적 200㎡ 이상으로 강화됐다. 문제는 이미 지어져 있는 건축물이다. 정부는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개축해서 내진 설계를 하면 재산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실적이 미미하다. 더 큰 유인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안이한 인식은 예산 배정에서도 나타난다.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지진 관련 올해 예산 250억원 중 77%인 194억원을 삭감했었다. 그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내진 보강 예산 155억원은 전액을 없애 버렸다. 의원들도 경제성 없는 도로 건설을 위한 쪽지 예산 확보에는 혈안이 돼 있으면서도 큰 지진이 일어난 직후에 편성한 예산에서도 지진 대책을 무시했다. 그만큼 내진 증강 일정은 늦어진 것이다. 내년의 지진 대비 인프라 구축 예산이 143억원 증액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다. 교육이 백년대계이듯 지진도 백년을 내다보며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은 이미 경주와 포항의 두 차례 강진에서 확인됐다. 지난 12일 발생해 432명이 숨지고 8000여명이 다친 이란 지진에서뿐이 아니라 큰 지진은 인간이 겪는 최고의 재앙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지진 연구 수준은 수준 이하다. 국가기관의 지진연구센터가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한반도 아래의 지층 상황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부지의 지질 조사도 거의 주먹구구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찬반을 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중장기적인 대책을 점검하기 바란다. 안전을 말로만 외치고 대선 공약으로 떠들어 봐야 허사다. 지진과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 긴축재정 생활화… 서울시 사업 유치… 빚 0원 ‘흑자 동작’

    긴축재정 생활화… 서울시 사업 유치… 빚 0원 ‘흑자 동작’

    “2년 만에 동작구청이 200억원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직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입니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은 지난 10일 동작구청 집무실에서 기획예산과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2년여 만에 재정위기를 탈출하고, 서울시로부터 재정 건전성 우수평가까지 받게 된 것을 자축하는 자리였다.●3년 전 예산 200억 부족… 상황 막막 동작구는 2014년 이 구청장이 처음 취임했을 때 2015년 예산의 필수경비조차 편성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여건이 좋지 못했다. 200억원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고 난 뒤 예산팀장이 갑자기 찾아오더니 ‘큰일났다.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다’고 보고했다”면서 “당시에는 정말 막막한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등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면서 취임하자마자 위기를 맞은 것이다. 주선이 기획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기초수당이나 양육수당 등 필수적인 복지비를 편성하지 못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구는 뼈를 깎는 노력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2014년부터 부서별 소모성 경비를 항목에 따라 5~30% 일괄 삭감하는 등 지출을 최소화해 43억원을 절감했다. 또 초과근무, 여비, 급양비 등 각종 수당의 월별 지급 한도액을 하향 조정해 17억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어 통합 관리기금에서 90억원을 차입하는 방안 등을 통해 위기 상황을 넘겼다. 이후 꾸준한 비용 절감으로 지난해 기금에서 차입한 90억원을 상환할 수 있었다. 2년여 만에 예산 부족분을 모두 정리한 것이다.●초과근무 등 수당 지급액 하향 조정 구 재정이 어렵긴 했지만 구민을 위한 사업만큼은 축소할 수 없었다. 구 재정이 위기에 빠지자 직원들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등 외부 자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 구청장은 “외부 자원 유치를 위해 그야말로 피눈물이 나올 정도로 시청과 국회를 쫓아다니며 설득하고 홍보했다”고 말했다. 노력 끝에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혁신교육지구사업 등에서 동작구가 사업자로 지정되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2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과거 공모사업 등에서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주 팀장은 “이전에는 구청 직원들에게 공모사업에 지원하겠다는 인식조차 없었는데 조직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시 재생 등 사업자로 지정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동작구는 내년도 서울시 조정교부금으로 51억 4000여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에 ‘건전재정 운영평가’를 처음 도입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자치구의 순위대로 조정교부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유일하게 자체 세입으로 지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강남구를 제외하고 동작구는 24개 구 가운데 2등을 차지하며 50억원이 넘는 보너스를 받게 됐다. 이정현 기획예산과장은 “서울시가 평가한 재정 건전성, 안정성, 효율성 등 3개 분야 중 안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로부터 ‘특별 보너스’를 받게 되면서 내년도 동작구 조정교부금은 총 1123억 4000여만원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동작구는 24개 자치구 기준재정수요 충족도에서 106.1%로 1위(강남구 제외)를 차지했다. 이 구청장은 “2년 전만 해도 200억원의 적자가 있었는데, 이제 기준재정수요 충족도에서 서울시 최고구가 됐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내년도 구 전체 예산은 개청 이래 처음으로 5000억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의 재정이 탄탄해지면서 구민을 위한 복지도 강화될 예정이다. 2013년 73만원에 불과했던 동작구 1인당 예산은 올해 110만원을 기록했다. 내년 1인당 예산은 123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구 예산 5000억대 첫 진입 이 구청장은 “늘어난 예산은 미래 세대를 위한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단일 분야로는 가장 많은 986억원을 보육예산으로 편성했다.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를 비롯한 교육 여건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도시환경 개선과 주민 편의시설 확충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서도 숙직 인력 충원, 건강검진 도입 등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이 구청장은 “여기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구 살림살이를 앞으로 더욱 넉넉하게 만들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또 국회 SOC 예산 ‘뻥튀기’…금배지들의 ‘볼썽사나운 매직’

    또 국회 SOC 예산 ‘뻥튀기’…금배지들의 ‘볼썽사나운 매직’

    정부가 불요불급하다며 대폭 축소했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치면서 상당 부분 되살아났다. 국회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챙기기에 열을 올리면서 SOC 예산을 대거 늘린 것이다.13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SOC에 17조 7159억원을 책정한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토목성장을 지양하고 복지를 늘리겠다며 작년보다 20%(4조 4195억원) 삭감했다. 하지만 국회 국토교통위 심의를 거치면서 20조 838억원으로 13.4%(2조 3679억원) 늘어났다. SOC 예산 가운데 해양수산부의 항만 등 3조원을 제외하고 국토부가 지출·관리하는 14조 7000억원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16.1%나 증가한 셈이다. 국회 상임위를 거치면서 증액된 부분은 ▲철도건설 5594억원 ▲도로건설 4984억원 ▲철도 유지보수 및 시설개량 3405억원 ▲지방하천정비 1483억원 등이다. 주로 철도, 도로 건설 및 하천 정비 등 지역 민원과 관련된 예산이다. 지난 9일 국토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는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이 동해선 스크린도어 설치비 200억원을 반영시켰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시재생뉴딜사업 관련 예산 100억원을 되살렸다. 천안~광명 간 광역도로 추가 지정예산 109억원, 천안~청주공항 간 복선전철 예산 10억원 등도 증액됐다. 예년보다 증액 규모가 훨씬 커 정부의 ‘20% 삭감’이 무색한 실정이다. 2015~2017년 정부가 제출한 SOC 예산은 각각 24조 4000억원, 23조 3000억원, 21조 8000억원이었는데 국회를 거치면서 각각 24조 8000억원, 23조 7000억원, 22조 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3000억~400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올해는 상임위만 통과했을 뿐인데도 벌써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와 본회의 심사가 남아 있어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상임위에서 증가 폭이 예년의 6배가 넘기에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에서 보면 자신의 지역구 의원이 열심히 뛴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예산철 생색내기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토부의 예산 및 기금 등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 실적은 28조 6622억원으로 연간계획(37조 6659억원) 대비 76.1%에 머물렀다. 예산만 잡혀 있고 실제로는 쓰지 않고 이월되거나 불용처리되는 예산이 많다는 의미다. 이미 국토부는 올해 이월 예산을 3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산철에 지역 선심성 쪽지예산으로 끼워진 부분은 집행률이 특히 낮다”면서 “타당성이나 실효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늘려 놓고 보자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OC 예산은 14일부터 열리는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예산안에 법안 끼워 넣기’ 正道 아니다

    국회가 내일부터 상임위별로 정부가 마련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429조원에 이르는 새해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사람 중심 경제’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재정 정책의 근간으로, 지난 10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한 국회 심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최저임금 인상 지원 예산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지원 예산, 공무원 증원 예산 등 쟁점은 수두룩하다. 하나같이 내년뿐 아니라 5년, 10년 뒤의 나라 살림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이를 국회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20일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적폐청산을 둘러싼 공방에다 야권 재편 논의로 뒤숭숭한 여야가 과연 이 짧은 시간 안에 자신들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를 온전하게 수행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당장 어제만 해도 여야는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들 복지정책 강화 예산이 소득주도 성장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원안 처리를 주장했으나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들은 “후대의 부담을 외면한 인기영합적 퍼주기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을 다짐했다. 예단할 순 없겠으나 이런 여야의 간극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안 처리 역시 법정 처리 시한까지 여야의 극한대치 속에 파행으로 내달을 공산이 크다. 여당의 더욱 낮은 자세가 요구된다. 내년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5년 임기의 원활한 정책 수행을 위해선 소득주도 성장 등 핵심 정책 기조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더 이루어져야 한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힘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처지라면 더더욱 야당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당 일각에선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아동수당법 등 핵심 법안들을 상임위 의결이 필요없는 예산 부수법안으로 묶어 예산안과 함께 처리를 시도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고 하나 결코 시도해선 안 될 일이다. 호남에 대한 SOC 예산을 늘리고 지역구 ‘쪽지예산’을 늘려 국민의당 중심으로 야당 의원들을 개별 ‘포섭’할 계획일지 모르나, 이는 정도(正道)도 아닐뿐더러 성사 가능성도 희박하고 파행만 부를 뿐이라는 점에서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야당도 발목 잡기 유혹을 떨쳐야 한다. 재정 악화 가능성을 면밀히 짚되 국정 운영의 숨통을 틀어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이 택한 정부임을 잊어선 안 된다.
  • 코딩 교육 예산 ‘0’… ‘제2의 누리’ 되나

    내년부터 초·중학교 의무화 차질 우려 정부·시도교육청 편성 책임 주체 논란 교원 양성 소프트웨어 교육 예산도 시급 정부가 내년부터 초·중학교에서 이른바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정작 관련 예산은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의 핵심이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중심 과제다. 논란의 초점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중 누가 예산을 책임지느냐에 맞춰져 있다. 자칫 제2의 누리과정(3~5세 공동교육과정) 예산 편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당초 코딩 교육 관련 예산으로 2000억원을 요청했지만 예산 편성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이를 전액 삭감했다. 기재부는 학교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관련 예산은 각 시·도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통해 집행하는 항목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반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코딩 관련 예산을 편성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같은 ‘판박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34시간 이상 받도록 의무화하기로 하고, 2019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도 17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코딩 교육을 위한 예산 편성은 물론 교원 양성 등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16만여명 중 소프트웨어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4.7%에 불과하다. 중학교 정보컴퓨터 교원 수는 학교당 0.7명에 그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선 5년 이상 지난 노후 컴퓨터가 전체의 35%에 달하는 데다 개인별 컴퓨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시간 역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평균 50%를 밑돌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가 2018년까지 초등학교 교원 30%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무엇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연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학교 인프라 구축과 함께 양질의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예산 역시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예산전쟁, 복지국가 디딤돌 흔들면 안 돼

    오늘 국회 ‘예산전쟁’이 시작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6~7일 내년 예산안의 종합정책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연 뒤 한 달가량의 예산심사 레이스에 돌입한다. 14일부터는 소위원회 심사에 나서 법정 시한인 12월 2일 본회의 상정과 의결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끝낸다. 여당은 민생·개혁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안을 원안대로 사수하려는 반면 야당은 선심성에 기반을 둔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검증과 견제를 벼르고 있다. 여야는 총 429조원짜리 예산안을 두고 공무원 증원·사회간접자본(SOC)감액·아동수당·최저임금 인상·법인세 인상 등 여러 부문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상임위원회별 예산심사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국토교통·행정안전·보건복지·환경노동·국방·기획재정 위원회 등에서 가장 극심하게 접전을 벌일 것이다. 새 정부는 첫 예산안에서 내년 SOC 예산의 편성액을 17조 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 줄였다. 야당은 SOC 예산 삭감이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지름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행안위에선 1만명 이상의 공무원 증원이, 환노위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문제를 놓고 치열히 맞붙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예산이 올해보다 12.9%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거기에 자유한국당은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을 겨냥한 ‘핀셋 과세’가 기업부담 확대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 등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법인세 인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정부 여당에서 보면 뭐 하나 녹록한 게 없다. 내년 예산안은 새 정부 핵심 정책노선인 경제패러다임 전환, 즉 첫 ‘사람중심’이 주요 골자란 점을 외면해선 안 된다. SOC 예산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복지와 일자리 편성을 대폭 확대해 복지국가로 가는 첫 디딤돌을 놓자는 것이다. SOC 예산 등을 조정한다고 해서 성장을 포기했다는 야당의 논리는 맞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청년들과 취약계층이 계층상승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할 시점 아닌가. 후대에 ‘헬 조선’을 그대로 넘겨줄 셈인가. 활동인구가 모두 일자리를 가지는 나라,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미래 세수를 확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과거 방식대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발목을 더 잡고 몽니를 부리는 것은 구태다. 복지국가의 디딤돌이 되도록 여야 모두 대승적인 견지에서 ‘칼질의 계절’을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기 바란다.
  • 뉴욕 테러, 이민법에 불똥… 비자 추첨제→능력제로 바뀌나

    학력·美에 기여도 등 측정 추진 또 다른 우즈베크 용의자도 검거 범인 “1년 전부터 계획… 만족” 병실에 IS 깃발 게시 요청도 “뉴욕 테러의 또 다른 범인은 척 슈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의 불똥이 이민정책으로 튀었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이풀로 사이포프(29)가 ‘비자 추첨제’를 통해 미 영주권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제도 법제화에 기여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미 극우세력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선봉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테러리스트가 척 슈머의 작품인 소위 비자 추첨제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나는 ‘메리트 베이스’(성과 기반)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척 슈머가 ‘유럽의 문제’(이민 문제를 지칭)를 들여오고 있다고 토니 섀퍼 전 육군 중령은 말한다. 우리는 이 미친 짓을 멈출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자 추첨제는 미 이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에 한해 신청자를 무작위로 추첨, 매년 5만명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가령 이민자가 17만명인 인도, 14만 3200명인 중국(2015년 기준)은 대상국에 들어갈 수 없지만 범인의 출신국인 우즈베키스탄은 미국 내 이민자가 수만명에 불과해 우선순위로 꼽혔다. 비자 추첨제는 인종적 다양성의 존중이 바탕에 깔린 제도로, 1990년 슈머 대표가 하원에 있을 때 주도해 초당적으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고 공화당 출신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서명해 1995년부터 발효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메리트 시스템’은 이민 신청자들의 학력이나 경력, 언어 구사력 등 미국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해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을 희생하더라도 테러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메리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입국자 심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극우세력은 최근 몇 년간 비자 추첨제를 공격해 왔다. 이들은 “이런 잘못된 이민정책으로 인해 테러리즘과 잔인한 범죄가 횡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의 범인이 비자 추첨제의 수혜자로 밝혀진 것은 극우세력에 이민정책과 슈머 대표를 난타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슈머 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성명을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적 재앙을 정치 이슈화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 대신 진짜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는 진짜 해결책인 반테러 자금의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토안보부가 관리하는 ‘중요 테러방지 프로그램’의 예산을 5억 달러(약 5570억원) 이상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럭 테러와 관련해 사이포프와 같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무하마드조아르 카디로프(32)를 수배했다가 “그를 찾았다”면서 수배를 해제해 공범 관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또 미 연방검찰은 사이포프에 대한 예비 공소장에 테러 혐의를 적용했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사이포프는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그는 수사당국에 자신의 범행에 대해 “만족한다”며 되도록 많은 사람을 죽이기 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온라인에서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이슬람국가(IS) 영상물을 보고 영감을 받아 1년 전부터 범행을 결심했으며, 트럭을 이용한 범행은 두 달 전에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병실에 IS 깃발을 걸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범행 트럭에 IS 깃발을 다는 것을 검토하다 시선이 주목될까 봐 단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수거한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IS 관련 90여건 영상과 3800여건의 사진이 발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사이포프에 대해 “사형에 처해야 한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사형!”이라고 올려, 그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자고 한 전날 주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팩트 체크] SOC 20% 삭감… 예산 증감보단 집행률 고려했다

    [팩트 체크] SOC 20% 삭감… 예산 증감보단 집행률 고려했다

    자유한국당이 2일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7대 퍼주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한국당이 꼽은 ‘7대 퍼주기 예산’은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관련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관련 ▲기초연금 ▲아동수당 ▲시민단체 ▲남북교류협력 등이다. 여기에 사회간접자본(SOC) 삭감도 있다. 이에 항목별로 3회에 걸쳐 사실관계 등을 따져 본다.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보다 4조 4000억원(20%)이 줄어든 17조 7000억원이다. 삭감 폭만 보면 역대 최대다. 여기에는 외형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그러나 한국당은 SOC 예산 삭감이 경북, 울산, 부산, 대구 등 한국당의 주요 텃밭에 집중돼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 정책위가 낸 자료를 보면 경북은 전년 대비 1조 9000억원의 SOC 예산이 준다. 절반 넘게(삭감률 52%) 예산을 깎았다. 울산, 부산, 대구도 각각 7000억원(45%), 5000억원(46%), 4000억원(26%)으로 전년 대비 SOC 예산이 평균 삭감 폭인 20%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지역별로 SOC 예산을 나누어 산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OC는 범국가적 계획 체계 안에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SOC 예산은 집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편성하고 있다. 예산과 별개로 국토교통부의 SOC 사업 중 보조 및 출연사업의 실제 집행 현황을 보면 2014년 1조 462억원인 이월액은 2015년 2조 1523억원, 2016년 3조 6337억원으로 해마다 이월액이 계속 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예산 증감보다는 실제 SOC 개발에 예산이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실집행률을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금으로 최저임금을 보상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한 한국당의 분석은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일자리 예산에 일자리 안정자금 2조 9704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가정하면 5년간 국민 세금 40조원이 보전액으로 소요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지원 규모와 관련해 정부가 공식 발표한 자료는 지난 7월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이 유일하다. 그 자료에는 재정지원 규모는 ‘4조원+α’ 수준으로 나와 있다. 정부안보다 한국당은 10배 가까이 더 세금이 많이 든다고 분석한 셈이다. 이 밖에도 한국당은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중소기업은 140조원, 소상공인은 36조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고 대량실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축소는 학문적, 실증적으로 여전히 논쟁이 많은 주제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최저임금이 2002년 2006년 각각 16.8%, 13.1% 인상됐지만 대량 실업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8년 7530원, 2019년 8765원, 2020년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부 계획안의 최저임금 인상폭은 14.1~16.4% 사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국정원 특활비 불법 유용 없도록 제도 손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3인방 가운데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이 해마다 10억원씩 총 40억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그제 체포됐다. 3인방의 다른 한 명으로 구속돼 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도 특수활동비를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 소환됐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기밀을 유지해야 할 정보, 수사 업무 등에 쓰는 예산으로 영수증 처리 의무가 없는 그야말로 눈먼 돈이다.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4930억원에 이르렀다. 국정원은 또 4000억원의 예비비를 별도로 배정받아 쓰고 있다. 청와대로 흘러들어 간 특수활동비는 박 정권 때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고 한다. 과거에는 매월 1일 국정원 간부가 청와대를 한 바퀴 돌았으며, 이는 수십 년 전부터 있어 온 관행이었다는 게 전직 간부의 말이다. 청와대도 매년 100억원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정원이 별도로 활동비를 청와대 간부들에게 떼어 바쳤다면 혈세가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공산이 크다. 지난 5월 검찰 수뇌부의 ‘돈 봉투 회식 파동’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특수활동비는 2018년도 정부 예산안에서는 법무부, 경찰청 19개 기관에서 총 718억원(전년 대비 17.9%)이 삭감된 3289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특수활동비의 삭감 태풍이 유독 국정원만 비켜 나갔다. 감사원은 지난 8월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고도의 비밀 유지 필요성을 감안할 때 다른 기관과는 예산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뇌물 성격으로 쌈짓돈처럼 주고받는 것을 비밀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청와대 3인방에게 건네진 것 외에도 댓글부대를 운영하거나 보수 성향의 인터넷 언론을 설립해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데도 쓰였다. 다른 힘 있는 기관들도 특수활동비의 태반을 부하 격려금 등으로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집에 가져가 생활비로 쓰는 사례도 있었다. 국정원을 제외한 기관의 특수활동비를 폐지하지 못하고 18%가량 줄인 데 그친 것은 아쉽다. 특수활동비 삭감은 국정원도 예외가 아니다. 정보·수사 업무라 용처를 밝히지 않는 일이 당연시돼서도 안 된다. 국정원 개혁이 진행 중이다. 핵심적인 정보 수집을 제외한 예산의 실태 파악이 필요하고 활동비 삭감, 일부 활동비의 용처 공개 등 제도를 혁파할 때다.
  • [단독] 논란의 특활비…국회 원내대표 ‘나홀로 증액’

    [단독] 논란의 특활비…국회 원내대표 ‘나홀로 증액’

    대통령비서실 22.7% 최대 감소 비판 속 국정원 여전히 비공개 ‘불법 전용’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정부의 특수활동비가 내년에 20% 가까이 대폭 삭감된다. 그러나 국회 원내대표들의 특수활동비만 ‘나홀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1일 서울신문이 정의당 정책위원회로부터 단독 입수한 내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정부 전체의 특수활동비는 3224억 1800만원으로 올해 3961억 7100만원에 비해 18.6%(737억 5300만원) 줄었다. 이는 각 부처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세부 내역을 일일히 확인해 취합한 결과다. 정부 부처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청와대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는 올해 124억 8800만원에서 내년에는 96억 5000만원으로 22.7%(28억 3800만원) 줄였다. 대통령경호처도 106억 9500만원에서 85억원으로 20.5%(21억 9500만원) 감액 편성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직후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기관별로 특수활동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청와대가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지시한 것이 반영된 것이다. 감소폭이 20%가 넘는 곳은 대법원과 감사원, 국무조정실,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이다. 예산액을 놓고 보면 국방부가 1814억 3400만원에서 1479억 9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334억 4200만원(18.4%)을 줄였다. 경찰청도 1301억 5700만원에서 103억 900만원으로 271억 4800만원(20.9%)를 깎았다. 국회 역시 특수활동비를 88억원에서 72억원으로 16억원(18%) 감액했다. 그러나 국회 교섭단체 지원을 명목으로 여야 4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지는 특수활동비는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오히려 20.0%(3억원) 늘어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전액 감액하고 업무추진비나 특정업무경비로 전환해 편성·집행해야 예산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자의적 집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올해 기준 4931억원)는 비공개라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예산은 국가정보원법에 의해 재정당국 통제 바깥에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유산 좌절된 위안부 기록/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유산 좌절된 위안부 기록/이순녀 논설위원

    한국, 중국, 네덜란드 등 9개국 15개 시민단체·기관이 공동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사실상 실패했다. 30일(현지시간)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에 차이가 있을 경우 대화 절차가 필요하다’는 새 규정을 적용해 ‘등재 보류 권고’ 판정을 내렸다. 등재 저지를 위해 유네스코 안팎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여 온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2년 뒤 재도전한다고 해도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에 이어 두 번째로 분담금을 많이 내는 일본(10%)은 거액의 후원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지난해 5월 국제연대위원회 등이 위안부 관련 자료 2744건을 모아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란 이름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자 분담금 납부를 미루며 등재 저지에 나섰고, 올해도 분담금 납입을 보류한 채 IAC 회의 결과를 기다렸다.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록물로 세계기록유산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등재심사소위원회의 전문가 평가도 일본의 외교력과 자금줄 앞에선 무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일사불란하고 집요한 일본 정부의 방해 공세와 달리 우리 정부는 낯부끄러울 정도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2014년 1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위안부 기록물 등재 문제를 논의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뒤를 이은 김희정 전 장관도 틈날 때마다 유네스코 등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후로 정부의 태도는 돌변했다. 문화재청 등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던 신청 사업은 갑자기 민간으로 이양됐고,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이런 행보 때문에 위안부 협상 당시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여가부 수장인 정현백 장관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중단한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했고,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서도 정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유네스코 결정을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교부와 여가부는 31일 “IAC 권고와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유감 표명보다 자성이 더 급해 보인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내년 예산 52개 사업 16조 삭감·변경 필요”

    “내년 예산 52개 사업 16조 삭감·변경 필요”

    “기계적 지출 관행 탈피해야”…학교 교부금 80% 인센티브 전용 현역병 건보 지원 등 7개 사업은 5조 7287억원 예산 증액 촉구내년도 예산안에 정부가 그동안 관행적, 기계적으로 편성해 온 사업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라예산네트워크’는 31일 예산 삭감 또는 사업 방식 변경이 필요한 ‘52개 문제 사업’을 발표했다. 예산 삭감 대상은 36개 사업 4조 8766억원, 사업방식 변경 대상은 16개 사업 10조 9515억원이다. 네트워크는 정부 예산 씀씀이를 감시하기 위해 나라살림연구소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이 결성한 단체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682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복권기금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중 사용처를 찾지 못해 쌓아 두기로 한 ‘공공자금예치’ 항목 예산만 35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여파로 쓸 곳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기계적으로 예산을 지출하는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시·도별 교육청에 나눠 주는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금’도 문제 예산으로 꼽혔다. 전체 예산의 80% 정도가 교육청 인센티브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도 1785억원이 편성돼 있다. 네트워크는 “재해 예방에 예산을 쓸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인인증서의 안전성을 높인다며 10억원을 편성한 것에 대해서도 “공인인증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반대로 현역병 건강보험부담금 지원과 긴급 복지 지원 등 7개 사업에 대해서는 모두 5조 7287억원의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현역병이 휴가나 외출을 나가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정부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사업에 대해 “징병 대상인 일반 장병들의 의료비 전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소관 긴급 복지 사업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라는 비극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는 새해 예산안에 대해 “사회간접자본(SOC) 감축과 복지 확대라는 분명한 방향 전환은 있었지만 복지 확대와 재정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저출산·양극화, 일자리 문제 등을 해소하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재정 확대에도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소득세, 법인세, 담뱃세 등 증세를 추진했던 덕분”이라면서 “여야 모두 인정할 건 인정해야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전공의 폭행 병원’ 지원금 1억원 삭감한다

    정부가 수련병원의 고질적 폭력문화를 뿌리 뽑고자 전공의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병원의 지원금을 1억원 이상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전공의 폭행사건이 벌어져도 금전적 제재 방안은 과태료 100만원이 전부였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 폭력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대폭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불이익을 체감할 수 있도록 1억원 이상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공의 폭행 사건이 불거진 전북대병원은 2년간 전공의 모집 중단과 현행법상 최대인 과태료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선택진료비 폐지로 줄어드는 병원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2015년 9월 복지부가 마련한 제도다.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교육수련, 연구개발 등 5개 지표를 평가해 점수가 높으면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병원 전체 지원금 예산은 5000억원이다. 현재 의료질 평가 항목 중 교육수련 분야 항목의 비중은 8%로 예산은 400억원 규모다. 올해 기준으로 1등급을 받으면 입원환자 1명당 지원금으로 1260원을 지급한다.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중 1등급은 34곳, 2등급은 9곳이었다. 종합병원은 1등급 3곳, 2등급 47곳, 3등급 92곳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등급별 지원금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공의 폭행에 금전적 제재 방안을 연계하는 이유는 수련병원의 자정활동으로는 악습을 근절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만 받고 다시 돌아오면 나머지 기간을 같이 근무해야 하는데 어떻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현재는 전공의가 불합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련병원 이동을 신청해도 병원장의 허가 없이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료법상 수련병원 이동 사유에는 ‘폭행’이라는 항목조차 없고 ‘그 밖의 사유’로 돼 있다. 물론 폭행을 이유로 공개적으로 수련병원 이동을 신청한 사례는 지난 5년간 단 1건도 없다. 지난 6월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피해 전공의를 복지부 장관 지시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한 전공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대한병원협회가 강력 반발하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근무여건이 좋은 특정 대형병원으로 전공의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429조 예산안 ‘전운’… 정부 “공무원 증원” vs 3野 “SOC 증액”

    429조 예산안 ‘전운’… 정부 “공무원 증원” vs 3野 “SOC 증액”

    與 “일자리·복지예산 양보 못 해” 3野 “정규직화 예산 등 깎을 것”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반영한 첫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심사를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돈다. 여야 모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세다. 3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쟁점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공무원 증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 크게 다섯 가지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공무원 증원, 정규직, 최저임금 등과 관련된 예산은 깎고 SOC 예산을 늘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정감사를 보이콧했던 한국당이 이날 국회 복귀를 선언한 것도 예산안과 각종 개혁입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복지 예산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새달 1일 시정연설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429조원에 이르는 내년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공청회(11월 3일), 종합 정책질의(11월 6~7일), 부별심사(11월 8~13일) 등을 끝내면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공무원 예산안 확보는 정부가 계획한 ‘2018년 공무원 3만명 증원’과 직결된다. 정부는 파출소·지구대 순찰인력 3500명, 군 부사관 4000명, 생활안전분야 6800명 등 국가직 1만 5000명에 해당하는 인건비 4000억원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지방공무원 1만 5000명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국회 논의 사항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공무원 17만 4000명을 증원할 방침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기 위한 예산도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 7만 7000명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1226억원을 예산안에 반영했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공무원 충원과 정규직화는 국가 재정 부담을 늘리고 민간 고용을 도리어 위축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정부가 올해 대비 20% 축소한 SOC 예산을 증액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홀대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부 지원금 3조원도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인 민주당은 “중소기업 등의 급격한 부담 등을 덜어 주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야3당은 “국가 재정으로 민간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게 맞느냐”며 부정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복지사회 구현과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는 개인과 법인의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미국의 법인세 인하 움직임 등을 들어 사실상의 증세를 저지하겠다는 기류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남시 고교 무상교복 다섯번째 무산…“2018년 본예산 다시 편성”

    성남시 고교 무상교복 다섯번째 무산…“2018년 본예산 다시 편성”

     경기 성남시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복 사업이 의회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시가 지난해 말 2017년 본예산안에 고교 무상교복 예산을 처음 제출한 이후 이번 회기까지 5차례 관련 예산안을 의회에 올렸지만 모두 부결됐다.  성남시의회는 30일 열린 제23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교 무상교복 사업예산 29억여원(약 1만명 대상 29만원씩)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이번 심의에 앞서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기명투표’ 압박을 의식한 듯 사업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 표결을 기명투표로 진행했다.  고교 무상교복 예산은 표결 결과 찬성 16명, 반대 16명으로 가결 요건인 재적의원(32명)의 과반(17명)에 못 미쳐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과 국민의당 의원 1명이 찬성표를, 야당인 자유한국당 15명과 바른정당 의원 1명이 반대표를 던져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관련 예산 삭감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예산은 지난 26일 행정교육체육위원회를 통과한 뒤 예결위에서 부결됐으나 민주당 의원 측이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 본회의에 부의해 이날 심의가 재개됐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야당의 기존 반대 입장에 변화가 없어 고교 무상교복 예산은 상정될 때마다 ‘상임위 통과→예결위 부결→본회의 심의재개 후 부결’ 상황이 반복됐다.  성남시는 2018년도 본예산에 고교 무상교복 예산을 다시 편성해 의회 심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어서 고교 무상교복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관계자는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려면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교부세 감액의 불이익이 있다”며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조례 개정 등 절차상 문제의 보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있어 2018년도 본예산에 고교 무상교복 편성도 쉽지않을 전망이다.  현재 성남시의회는 민주당 의원 15명, 자유한국당 15명, 국민의당 1명, 바른정당 1명으로 꾸려져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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