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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쟁국 뛰는데 한국은 제자리걸음

    우리나라가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은 고속 성장을 하고 있어 우리만 외톨이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2·4분기 경제성장률은 5.5%였으나 싱가포르는 12.5%, 홍콩은 12.1%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다. 중국·타이완·인도도 7% 이상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국가가 고속 성장을 구가하는 사이 우리나라는 성장이니 분배니 하면서 이념논쟁에 치우쳐 있었으니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경기 낙관론에 젖어 있던 것도 상대적 침체를 보인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타이완은 정치·외교적으론 마찰을 빚고 있지만 중국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동포 우대정책에 의해 수출 등에서 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이 타이완 기업과 손잡고 중국 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하기 때문이라는 점은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실업문제 해소 등을 위해 내년에 5%대의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전망은 ‘잿빛’이다. 가계부채와 건설경기 위축 등에 따른 내수침체가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 수출 증가세도 국제유가 폭등으로 둔화될지 모른다. 금리인하나 감세 및 재정확대 등 거시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도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내년 5%대의 성장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도 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으려면 예산 범위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과 정책의 일관성 유지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 [이경형칼럼] 수시 國監으로 바꾸자

    [이경형칼럼] 수시 國監으로 바꾸자

    국회의원은 국정감사를 한번 해봐야 금배지의 위력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8대 국회는 1972년 10월 국정감사 도중에 해산되고 말았다.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정 수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국정감사라고 여겼을 법하다.국정감사권은 그때로부터 15년 후,6·10항쟁의 산물인 제6공화국 헌법에서 비로소 부활된 국회의 소중한 권한이다. 국정감사권은 국정조사권과 함께 국회가 행정부의 권력남용을 방지하고,견제하는 유효한 수단이다.국감은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추진이나 집행을 감독하고 따지는 것이며,필요시 주무 부처의 책임까지 추궁할 수 있다.또 정기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기 앞서 20일간 국정 전반에 관해 소관 상임위별로 국감을 실시토록 국회법이 규정한 것은 예산 심의를 위한 자료 확보에도 그 의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17대 국회 들어 처음 실시하고 있는 국감도 이제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그동안의 국감은 국가기밀 유출,좌파 시각의 교과서 문제,서울시의 행정수도 이전반대 관제데모 시비에 이어 국보법 폐지를 둘러싼 이념 공방,카드 대란의 정부 책임 문제 등을 싸고 여야 간에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이런 가운데서도 상당수 국회의원들은 모처럼 세비 값을 한다는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많은 초선 의원들은 지금 심적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이른바 ‘팀 플레이를 하라.’는 당 지침에 따라 정치 쟁점에 질문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자신이 애써 준비한 정책 제언은 ‘찬밥 신세’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어떤 초선 의원은 석달간 공들여 연구한 학제개혁안을 만들어 심도 높은 질문을 펴려 했으나 ‘친북 교과서 논쟁’으로 빛을 보지 못했고,또 다른 의원도 두 달간 자료수집한 ‘불량 여권 제작’ 문제를 제기했으나 언론조차도 여야 정쟁 보도에 파묻혀 거들떠 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현행 국정감사 운영의 또 다른 문제점은 피감기관의 수가 너무 많고,이에 따라 감사 시간이 매우 촉박해 형식적인 감사에 그친다는 점이다.15·16대 국회 때 매년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은 평균 300개를 상회했고,피감사기관의 평균 실감사시간은 약 4시간이었다.상임위원 전원이 발언을 한다고 할 때,의원별 감사 할당 시간은 3∼6분밖에 안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국감 경우,피감기관은 17개 상임위에 모두 457개로,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난 탓인지 16대에 비해 기관 수도 크게 늘어났다.의원 1명에게 질문·답변을 합해 기껏해야 10여분 내외만 할애된다면 심도 있는 국감은 원천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이러다 보니 어떤 의원은 교육부에 15개 분야 100여개 질문을 책자로 만들어 사전에 전달해 답변을 준비토록 하고 이를 정책자료집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감사의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20일간 밀린 숙제하듯이 ‘벼락치기’ 국감을 할 것이 아니라,연중 때때로 해당 상임위별로,혹은 상임위 소위별로 필요한 국정감사를 하는 수시 국정감사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국회 운영이나 국정 감시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또 국정감사가 정치적 의도에 따라 폭로 선정주의에 매달리고,사안의 진실을 규명하는 대신 문제만 던지는 식으로 끝내는 감사행태도 버려야 한다.행정부의 구체적인 시책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감사를 꾀하기 위해서도 수시 국정감사제 도입을 국회 개혁,정치개혁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고 본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부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부

    11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는 예상했던 대로 성장률 전망·경제정책의 이념편향·환율방어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초선의원들의 날선 공격과 노련한 경제부총리의 공방이 치열했다.관심을 모았던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증인 출석을 마다하지 않아 열기를 높였다. ●성장률 공방-고개숙인 이정우 국감장에서 나온 이헌재 부총리의 ‘내년 성장률 4%대 추락’ 언급은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어서 심각성을 더해준다.대표적인 ‘인위적 경기부양’ 반대론자인 이정우 위원장조차 “경기가 나빠 대책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정부의 경제인식이 안이하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무소속 신국환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대로 떨어졌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에 5%대 성장을 전제하고 예산이나 정책을 짜게 되면 틀림없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은 “정부는 건설경기 연착륙을 강조하지만 이미 경착륙했다.”고 주장했다.이 부총리는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내년 5%대 성장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5% 성장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임을 밝혔다.그동안 ‘의도적으로’라도 낙관론을 펴왔던 이 부총리가 성장률 하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소모적인 좌·우 이념이나 성장·분배 논쟁을 그만하라는 주문이 깔려 있다. 성장률 공방은 이정우 위원장에게도 튀었다.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겨울이 다 지나가는데 난로를 왜 구입하느냐.’는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집중공격해 “그 말을 했을 때는 대부분의 경제예측기관이 하반기 경기회복을 낙관하던 2월이었다.지금은 내수가 어렵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쁜 것은 사실”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구름이 걷히면 (참여정부 경제정책의)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던 이 위원장의 종전 발언과 비교하면 상당히 힘이 빠졌다.물론 그는 “그렇더라도 경제위기는 아니며,병이 깊을 때는 진통제를 놔가며 치료해야 하지만 마약은 안 된다.”고 반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념공방-좌편향 vs 중도도 안돼 국회는 ‘테마 국감’을 야심차게 선언하고서도 소모적인 이념공방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학계에서는 현 정부의 좌편향적,분배우선주의적 정책성향이 경제난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임태희 의원도 “민간연구소는 물론 심지어 KDI,금융연구원 등 공공연구기관에서도 좌편향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쓸데없는 이념공세에 불과하다.”면서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중도적 실용주의”라고 반박했다.김종률 의원은 “경제정책에 대한 좌파 이념논쟁은 대단히 시대착오적이고 소모적인 정쟁”이라며 “특히 경기침체의 원인을 마치 참여정부의 좌파적 경제정책 탓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대단히 악의적인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정덕구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부동산 대책 등을 근거로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좌파적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는데,그렇다면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부동산 공개념에 입각한 정책들은 공산주의의 극치라고 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참여정부가 분배정책을 쓴 적이 없다.”는 이 부총리의 미국 발언을 인용하며 “중도에도 못미친다.”고 다른 각도에서 거세게 비판했다.이정우 위원장은 “10·29 부동산정책 등 참여정부는 분명히 분배정책을 썼다.”면서 “이 부총리는 아마도 재분배정책을 의미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환율정책 공방-재경부·한은 자료 왜 다른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집계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이자 비용이 무려 1조 8000억원가량 차이나 ‘환율정책 공방’에 기름을 끼얹었다.재경부가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8월말까지 외평채 이자지급액은 3조 1132억원이다.반면 한은이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등에서는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1조 3000억원으로 추산됐다.1조 8000억원이나 차이난다. 재경부측은 “외평기금 이자비용이 급증했지만 정책수행과 관련된 비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이자지급 방식의 변화와 기금 증가 때문”이라고 해명했다.외환시장에서는 정부가 역외선물환(NDF) 등 파생상품 시장을 통해 환율에 개입하면서 말못할 비용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과 통화안정증권의 과다발행을 통해 무리한 환율 떠받치기를 계속해오고 있다.”면서 ‘헛발질 외환정책’이라고 성토했다.이 의원은 이 부총리를 집요하게 몰아세워 “외환보유액이 1500억달러 정도면 충분하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이 부총리가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을 공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외환보유액이 1700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정부도 과도하다고 인정했다.”는 이 의원의 자의적 해석에 대해,이 부총리는 “과도가 아니라 넉넉한 것”이라고 받아넘겼다.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외평채 발행으로 늘어난 통화를 흡수하기 위한)통화안정용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포함하면 환율안정 비용이 16조원 3799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31%나 된다.”고 비판했다. 안미현 전광삼기자 hyun@seoul.co.kr
  • 여야 ‘스파이 논쟁’ 국감 파행

    여야 ‘스파이 논쟁’ 국감 파행

    국가기밀 누설 논란 등 여야의 이념 공방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국정감사가 시작된지 나흘밖에 안 됐지만 정책감사 다짐은 이미 실종됐고,감정 섞인 여야의 기싸움만 도를 더하며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여야의 대치 속에 7일 국방조달본부를 상대로 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는 오전 느닷없는 ‘스파이 논쟁’까지 빚으며 정회돼 밤 늦게까지 속개되지 못하는 파행을 겪었다.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박진 의원을 직접 겨냥해 “대한민국에 큰 위험을 주는 행위가 바로 스파이 행위다.스파이가 따로 없다.기밀이 해외로 새나가거나,언론을 통해 새나가게 하는 것이 스파이 행위”라며 박 의원의 제척,즉 회의 참석 배제를 거듭 요구했고 이에 박 의원이 “심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하며 정회 소동으로 비화됐다.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를 급진 좌파로 공격해 곤경에 빠뜨린다는 내용의 한나라당 국감대책 자료는 국헌 문란을 조장하고 국민 불안을 부추기려는 것으로,규탄받아 마땅하다.”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아울러 국가기밀 유출 논란과 관련,박진·정문헌 두 의원을 8일 국회 윤리위 제소와 함께 해당 부처를 통한 형사 고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이부영 의장은 이날 부산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안보를 책임진 여당으로서 군사기밀 폭로만은 용납할 수 없다.”며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열린우리당은 서울시 ‘관제데모’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국회 행정위 위원 이름으로 수사를 요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국감을 살벌한 분위기로 만들어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선전포고”라고 반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의 공세는 야당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며 “이는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모든 수단을 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밀누출 논란 당사자인 박진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이 ‘스파이 행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야당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탄압하려는 정략”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표는 오전 국감대책회의에서 교과서 역사편향 논란과 관련,“교육 현장에서 친북·반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은 백년대계의 문제로,국정감사가 끝나더라도 필요하면 관련 특위를 구성해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언급,주요 현안으로 이어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8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 의원 윤리위 제소와 정부의 자료제출 거부 등을 ‘여당의 국정감사 방해 책동’으로 규정,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다음주부터 민생·정책국감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힐 것으로 알려져 경색 정국의 향배가 주목된다. 한편 국회는 이날 정보통신부·국가보훈처·부패방지위 등 28개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 서훈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법사위에서 “다음달 청와대 예산집행 실태에 대한 재무감사에 착수,정책기획위 등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용역비 집행실태를 포함한 예산 집행실태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감사원의 청와대 예산집행 감사는 참여정부 들어 처음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국감, 정국주도권 싸움터 아니다

    제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어제까지 나흘째 진행되고 있지만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여야가 국감에 앞서 정책국감이니,민생국감이니 외쳐댔지만 막상 국감이 시작되고 나서는 오로지 정쟁으로만 치닫고 있다.여야 할 것 없이 처음부터 한건주의에 매달리더니 폭로전에 이어 이념공방까지 펼치고 있다.이제 여야 지도부까지 나서 ‘흔들리지 말라.’ ‘용납하지 않겠다.’는 등 한심한 표현까지 써가며 소속의원들을 힘겨루기에 나서라고 독려하고 있는 판이다.현장이 과열되더라도 지도부가 말려야 할 텐데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다. 국정감사는 정부정책의 문제점은 없는지,예산은 적재적소에 잘 쓰여지고 있는지를 살펴서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새해예산안 심사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한마디로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회다.그런데도 이런 본 뜻은 외면하고 상대방 흠집내기나 정쟁거리만 찾아다닌다면 굳이 국감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나흘째 국감에서 쏟아낸 논쟁거리만도 교과서 편향성 논란,국가기밀 누설 논란,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관제데모 논란 등 셀 수 없을 지경이다.초반부터 이런데 막바지에 가면 정쟁거리만 잔뜩 모아놓고 끝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금 국감에서 불거진 쟁점들은 국감이 끝나고 차분히 정책대안이나 해법을 찾으면 될 일이다.당장 힘겨루기로 맞서 시간을 허비할 사안이 아니다.더욱이 여야가 정국주도권 싸움이나 선거전처럼 몰아갈 국감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가 남은 기간 동안만큼은 국감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기를 바란다.안 그래도 민생의 어려움에 허덕이는 국민들을 더이상 짜증나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北인권법’과 탈북자문제] 탈북자 ‘동북아 분쟁’ 씨앗 될라

    [‘北인권법’과 탈북자문제] 탈북자 ‘동북아 분쟁’ 씨앗 될라

    탈북자 문제가 동북아 외교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안이 북한주민의 이탈을 지원하게 돼 있어 당사자인 북한을 비롯,남한과 중국·미국 등 관련 4개국간 갈등요소를 양산함으로써 새로운 외교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의 예상처럼 북한인권법안이 지원하는 예산으로 난민 캠프 등이 설치돼 결과적으로 북한주민의 대량 탈북을 유도한다면 이 과정에서 당사국간 마찰은 첨예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기존의 동북아 외교현안인 ‘북핵’은 북한 말고는 주변국이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해법 접근이 용이한 측면도 있었으나,탈북자 문제는 저마다 관점과 대응방식이 달라 국가별로 훨씬 복잡한 이해구조를 만들어낼 공산이 있다.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뿐 아니라 북한·중국·미국 등 당사국들이 유지해온 ‘조용한 외교’도 설 땅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북한은 자존심 등의 이유로,중국은 남북한간 외교적 평형 유지 등을 고려해 이 문제를 공식화하지 않고 물밑 교섭 방식으로 다뤄 왔으나,북한인권법의 통과는 그동안 서로 언급을 꺼려왔던 문제를 수면(水面)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탈북자 문제를 포함한 인권 문제는 북한뿐 아니라 세계 중심국가로 진출하려는 중국에도 ‘아킬레스건’이어서 두 나라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얼마 전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44명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고 공개 요구한 것은 북한인권법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인 동시에 북한의 대량 탈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한 방편이라는 분석도 많다. 특히 북한은 이 법안이 북한을 붕괴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을 맹비난하고 있어 북·미 관계가 장기간 한랭전선을 이어갈 것으로 읽혀진다. 남한에서도 벌써부터 여·야간,보수·진보진영간 논쟁이 벌어짐으로써 남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여당 일부와 진보진영에서는 북한인권법이 남북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인권법은 ‘동북아 중심국가’ 전략을 추진중인 정부 정책과 기본개념에서부터 궤(軌)를 달리하고 있어 향후 한·미 갈등의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동북아에 북핵이라는 기존의 숙제 외에 또 다른 짐이 얹어졌다.”면서 “탈북자 문제는 훨씬 더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푸르른 가을, 그리운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가을이다.하늘의 가을은 절실하게 푸르러서 순정한 무엇을 담고 있는 듯 더할 수 없이 맑다.한번 톡 쳐서 소리를 듣고 싶고,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지상의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지극한 공양을 받아온 감사함을 풍성한 수확으로 예비하고 있다.자연은 이처럼 장엄하고 정직하여 감동을 준다.이 푸른 가을날을 견딜 수 없어 시인은 노래하였던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서정주). 가을은 귀소의 계절이다.한가위가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더도 덜도 없이 고향으로 이끄는 계절이다.고향! 그 얼마나 가슴 벅찬 설렘인가.우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믿는 곳.고향에서 유년의 우리는 일진광풍을 일으켜서는 구름을 불러 타고 동에 번쩍,서에 번쩍 법석을 떠는 길동이었다.남학생은 총싸움,칼싸움으로 고향 율도국을 지키는 병사.여학생은 야무지게 치마를 부여잡고는 노래와 율동으로 고무줄을 출렁이는 요정이었다.생각만 해도 가슴을 치는 미열로 예쁜 흥분이 이는 곳.만남과 이별에 감격시대의 눈물도,아리랑 고개의 발병도 더이상 없는 시대에서 조우하는 이상한 두근거림.고향은 희·비극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이 아무리 과장해도 흉해지지 않는 시절과 언행들을 껴안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을의 고향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함께 한다.이제 와 보면 빛날 것도 어두울 것도 없고,자랑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한숨 같은 추억은 왜 이리 그리운 건지.제자를 잘못케 한 선생이 더 나쁘다며 자신을 때리라고 선생님이 들려주신 회초리와 우리들의 통곡.추상 같은 벌 뒤에는 용서와 더 큰 자애가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거지에게도 쟁반이나 개다리소반에라도 밥과 국을 올려놓던 부모님들. 선생님의 말씀은 세상에서 으뜸이고 부모도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던 시절.우리의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보이지도 않고 듣지도 못했던 이상한 곳에서 전학온 아이도 곧 한 가족처럼 되게 하는 요술쟁이였다.그들은 서로서로의 학연·지연·혈연의 차이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했던 공동체의 전령사였다. 2004년 9월,이 가을에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우리 사회가 서로 신뢰하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사분오열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정부시책을 둘러싼 전부 혹은 전무식의 찬성과 반대가 시국선언과 가두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찬성측과 반대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수백수천의 경찰이 동원된다.국가보안법의 경우 국가의 기본이 뿌리 뽑히므로 손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인권유린,국가 억압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핏대를 올린다. 일제시대를 포함하는 역사청산도 박정희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요설로 그 정신을 훼손해오다가 이제는 우리의 지난 과거 거의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엄정해도 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과거 묻기를 집중과 선택의 기준도 없이,태생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이라는,행정부와 입법부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최고위 경제전문가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정치)와 시장경제체제(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없다.’로 논쟁을 벌였다.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공방인 것이다. 논쟁은 다양하고 치열해야 한다.성역과 금기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그러나 이런 백가쟁명 속에서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공동체감 형성과 고양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쪽은 우선 정부와 여당이다.리더십의 부재는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사설] 경제·민생국회 행동으로 보여라

    여야 원내대표들이 어제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생 문제에 집중하며,모든 의안처리에 있어 정쟁을 지양하고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도출에 노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이전에도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경제·민생을 계속 강조해왔다.그러나 실제 행동은 상호비방과 정치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지금도 여야 정당의 지도부는 국가보안법 등 정치현안에 대한 지지세 확보 활동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여야 모두 인정한다.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도 대체로 수긍한다.그러면서도 여야 정당의 우선 순위를 보면 경제는 뒷전이다.국가보안법,친일규명법,과거사법도 중요하다.문제는 정치 현안에 정당의 명운을 거는 것이다.민생·경제 안건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정치 현안도 차분하게 논의하면 된다.국보법 논쟁 등에 힘을 소진하다 보니 경제·민생 안건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달 들어 정기국회가 열린 뒤 지난해 결산심의가 수박겉핥기식으로 진행됐다.이래서야 내년 예산심의가 심도있게 이뤄지기 힘들다.일자리창출특위,규제개혁특위 등 국회 내에 의욕적으로 만든 민생기구들도 개점휴업이다.공정거래법 개정,기금관리법 개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경제관련 입법들도 여야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집권다수당인 열린우리당은 주요 법안을 당분간 강행처리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민생법안은 물론,국보법 등 정치 쟁점 법안들도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야당을 끝까지 설득하고,절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여야 원내대표가 만났지만,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서로 견해차만 확인했다면 다음 만남에서는 상대 의견을 일부라도 수용하는 절충안을 들고 나와야 한다.2차,3차 등 후속회담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국회내에서 민생을 행동으로 챙기고,정치 현안에는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여성&남성] ‘상아탑 성폭력 퇴치’ 갈길 멀다

    [여성&남성] ‘상아탑 성폭력 퇴치’ 갈길 멀다

    대학에도 사회에 못지않은 문제점이 존재하지만,대학이라는 이유만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성폭력도 그 가운데 하나다.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도 학교의 명예가 걸려 있고 관련자들이 학생이라는 이유로 쉬쉬하며 넘어가기 일쑤이고 피해자는 또 다른 피해를 입곤 한다.지난 10일과 11일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가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가진 ‘대학내 반(反)성폭력 문화 확산을 위한 워크숍’에 비친 대학의 모습을 살펴본다. ●성폭력은 아는 사람이 저질러 F대학을 다닌 A씨는 4학년 마지막 학기에 J교수를 만났다.J교수가 집으로 전화를 걸고 A씨에게 근처에 왔으니 나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방송국일을 하던 A씨는 전화하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듣지 않았다.나아가 종강 모임에서도 거부하는 A씨를 불러 억지로 자신의 옆에 앉히고는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될 것”이라며 어깨를 쓰다듬었다.몇 개월 뒤 상담을 의뢰한 A씨에게 성폭력상담소는 “명백한 성폭력”이라면서 “총여학생회에 신고하라.”고 권유했다. 총여학생회 주재로 A씨와 만난 J교수는 “내 행동이 부담이 됐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것을 성폭력으로 보는 것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강변했다.그는 오히려 “한 사람의 말만으로 학내와 다른 학교,사회 일간지에까지 이를 공론화시켜 본인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결국 지루한 공방 끝에 성폭력 인정과 공개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은 채 J교수가 A씨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워크숍에서 ‘대학내 성폭력 사건 지원과정 매뉴얼’을 발표한 박노상숙 ‘가족과 성 상담소’ 간사는 “대학내 성폭력 사건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사건이 대학내 성폭력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먼저 대학내 성폭력은 서로 아는 사이에서 이뤄지곤 한다.특히 교수나 강사가 관련된 성폭력 사건은 문제제기도 어렵고 사건화돼도 대학의 명예와 직결되면서 저항이 더욱 크다.박 간사는 “학생 간 성폭력도 주위의 시선 등 사건을 드러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체 문화가 바뀌어야 대학내 성폭력도 사라져 대학내 성폭력은 신입생 환영회나 동아리 모임,세미나 뒤풀이 등 공동체 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Q대학의 과총회 뒤풀이에서 한 학생이 ‘마징가 제트’를 남성의 성기로 가사를 바꾸어 노래하고 “창녀가 없으면 강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 것도 한 예다.이 자리에 있던 후배가 실명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온라인에서 논쟁이 붙자 교수진의 개입으로 과내토론이 벌어진 뒤 가해자는 사과문을 썼다.박노상숙 간사는 “대학내 성폭력 사건의 당사자는 물론 공동체의 책임 있는 반성과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한 성폭력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가 공개되면 ‘뭔가 문제가 있으니 이런 일을 당하지.’라는 식의 ‘2차 피해’로 연결되기도 한다. ●반(反)성폭력 학칙은 부족한 점 많아 서울대 성희롱·성폭력 상담소의 연구결과 국내 4년제 대학의 90.9%인 160개 대학이 현재 반(反)성폭력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1998년 부산대를 비롯한 일부 학교에서 시작된 데 이어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가 ‘남녀차별 금지법령의 시행에 따른 업무처리 요령’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성희롱 등의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한 이후 많은 대학이 규정을 만들었다.연구에 참여한 신상숙 서울산업대 강사는 “2002년 6월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체 대학의 94.6%가 성폭력 관련 규정을 별도로 제정하거나 학칙의 개정에 반영했다.”면서 “규정은 제정됐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강사는 대학내 사건 처리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가해자 징계와 처벌보다는 피해자 보호조치라고 강조했다.그는 “성폭력 사건의 조사·처리기간 동안 사건 당사자들의 수업 조정,공간 분리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강사는 또한 피해자 지원도 현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성폭력 규정을 마련한 160개 대학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법적 지원과 의료 지원을 명시한 학교는 각각 58%와 4.4%에 불과하다.그나마 지난 1월 30여개 대학의 성폭력 상담실무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실제로 법적 지원과 의료 지원을 한 사례는 각각 1건에 불구했다. 신 강사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과 지침을 마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원과 서비스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상담기구의 형식보다는 인력과 예산,총장 등 의사 결정자들의 정책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한국영화가 ‘꿈의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올해 우리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의 주요 부문을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김 감독 ‘사마리아’),5월 칸국제영화제(박찬욱 감독 ‘올드보이’)의 수상에 이어 한국영화의 상복이 터진 셈이다.세계영화제에서 우리보다 앞서 주목받아온 일본 중국 타이완 이란 등 아시아권 ‘영화제 강국’들도 세우지 못한 이색기록이다.이번 수상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무엇보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독자적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점이다. 사실 김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됐을 때 수상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한 감독의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한 해 연거푸 주요상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은근히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3대 영화제가 경쟁영화제의 수상 감독에게 잇따라 굵직한 상을 몰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제가 진행되면서 이례적인 수상기록의 조짐은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올리기 시작했다.현지 호응이 기대치를 훨씬 웃돌자 국내 영화관계자들은 ‘빈 집’이 영화제의 경쟁부문(베네치아 61)에 ‘깜짝초청작’(Film Sorpresa)으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진출한 대목에 새삼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김 감독의 ‘상복’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고 영화계는 입을 모은다.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이른바 ‘감독 브랜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1990년대 말부터 거의 해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온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영화를 보는 세계의 눈은 크게 달라졌다.지난 5월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그 분위기는 단적으로 읽혔다.당시 경쟁부문에 진출한 우리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2편.칸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복수로 진출한 첫 사례였다.최근 몇년 동안 한국영화는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홍상수 임상수 송일곤 등 작가주의 ‘브랜드 감독’군을 형성한 영화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예산 영화제작으로 정평난 김 감독은 대자본,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는 충무로 제작관행에도 일침을 가한다.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는 “저예산에 독자적 시스템을 채택하는 김 감독의 제작행태는 충무로에 교훈이 될 만하다.”면서 “그러나 소자본으로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 국내흥행에서도 밀리지 않는 영화보기 풍토가 확립돼야 제2,제3의 김기덕 감독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김기덕은 누구인가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드립니다.”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현지 시상식에서 밝힌 소감이었다. ‘파격’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영화계에서 늘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눈을 감게 만드는 극악한 화면,소외된 인간군상을 부각시키는 등 낯설고 과감한 표현법으로 팬과 ‘안티팬’이 뚜렷이 엇갈려온 감독이었다.“살아온 인생에 감사한다.”는 수상소감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신을 완곡어법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1996년 ‘악어’로 감독데뷔했다.영화계에 입문하기 이전에 정식으로 영화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중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마친 감독은 1990년 그림공부를 하러 무작정 파리로 떠났다.“정식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채 2년여 그곳에서 자유롭게 미술공부한 경험이 영화 화면 구상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파란대문’‘나쁜 남자’‘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드러난 강렬한 장치는 바로 감독의 이같은 감식안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있다. ‘야생동물보호구역’(1997) ‘파란대문’(1998) ‘섬’(2000) 등을 거쳐,‘빈 집’은 그의 11번째 작품.한 부랑자의 밑바닥 삶을 그린 데뷔작 ‘악어’가 그랬듯 그는 매춘여성 등 소외받는 아웃사이더들을 주요 캐릭터로 동원해 왔다.‘섬’‘파란 대문’‘나쁜 남자’ 등은 여성비하 문제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동정없는 끔찍한 화면방식으로도 유명하다.지난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진출한 ‘섬’의 한 장면은 현지 시사회장에서 관객을 졸도시켰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는 뭐니뭐니해도 ‘저예산 감독’.50억원이 평균치가 된 한국영화 제작현장에서 그는 주류 영화시장의 자본논리와 멀찍이 떨어져 소예산 제작을 고수했다.‘빈 집’의 순수제작비도 불과 10억원.‘사마리아’때부터는 아예 독립제작사(김기덕필름)을 차렸다. 스타배우에 기대지 않고 신인 등 과감한 캐스팅을 하는 것도 ‘김기덕 스타일’이다.‘빈 집’에서도 위안부 누드 파문에 휩싸인 이승연을 뜻밖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그가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섬’이 출품되면서부터.이후 ‘수취인불명’(2001,베니스) ‘나쁜 남자’(2002,베를린) 등 지금까지 5차례 3대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출품해 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 연보 ▲2004년 ‘빈 집’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올드보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사마리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2003년 ‘YMCA야구단’ 후쿠오카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바람난 가족’ 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촬영상▲〃 ‘살인의 추억’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최우수감독상·신인감독상▲〃 ‘지구를 지켜라’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2002년 ‘집으로‘ 블라디보스토크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나쁜 남자’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대상▲〃 ‘오아시스’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신인배우상▲〃 ‘취화선’ 칸영화제 감독상▲1999년 ‘오!수정’ 도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밴쿠버영화제 용호상▲1993년 ‘서편제’ 상하이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92년 ‘하얀전쟁’ 도쿄영화제 대상▲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 몬트리올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89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로카르노영화제 그랑프리▲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1987년 ‘씨받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1961년 ‘마부’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
  • [국제경제플러스] 올 美연방적자 4220억달러 추정

    |워싱턴 연합|미 의회예산국(CBO)은 7일 올해 미 연방 적자가 4220억달러(약 490조)라는 기록적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익명을 요구한 CBO 관계자가 밝힌 이같은 수치는 지금까지로는 최대 규모지만 앞서 분석가들이 예측한 것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이같은 올해 적자폭은 선거해를 맞아 공화,민주당 모두에 논쟁 거리를 제공할것으로 보인다.민주당측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 및 경제 정책 실패의 증거로 이같은 적자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이며 공화당측은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로 이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 [아테네 2004] 올림픽강국 ‘기초종목’에 달렸다

    “기초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다른 종목을 아무리 잘해도 ‘스포츠 변방’에 불과합니다.”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한 중국의 한 육상코치가 지난 26일 한국을 향해 던진 말이다.한국은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여전히 ‘후진국’의 오명을 씻지 못했다.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변화의 조짐이 없다는 것.비슷한 환경인 일본과 중국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 냈다. 육상은 먼저 참가선수 규모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우리가 고작 18명을 내보낸 데 견줘 중국은 102명,일본은 61명을 출전시켰다.당연히 성적도 비례했다.중국은 남자 110m허들과 여자 1만m에서 우승,금 2개를 목에 걸었다.일본도 여자마라톤 금메달,남자 해머던지기 은메달을 차지했다.무엇보다도 우리를 자극시키는 것은 트랙에서의 선전이다.단거리 110m허들 우승은 충격 그 자체다.또 일본 남자팀은 400m계주와 1600m계주에서 4위에 올랐다. 수영도 마찬가지.한국은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남유선이 결선에 진출했을 뿐이다.반면 일본은 기타지마 고스케가 2관왕에 오르는 등 금메달을 3개나 따냈고,중국은 다이빙 6개를 포함해 모두 7개를 목에 걸었다. 결국 성적은 신체적 조건이 아니라 관심과 투자에 비례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한국 육상도 예전에 견줘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2001년부터 한국신기록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원하는 등 매년 1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한다.하지만 일본과 중국에 견주면 여전히 ‘새발의 피’. 일본은 지난해 초 수영 육상 등 10여개 유망종목에 약 46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했다.해외 전지훈련 참가 선수도 기존의 연간 252명에서 1000여명으로 늘렸다.중국 육상도 대표선수 1인당 연간 3억원을 투자한다. 한국은 이제 기초종목 ‘올인’을 결정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우선 관계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투자가 먼저냐,성적이 먼저냐의 무익한 논쟁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만이 미래를 밝힐 수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중국 과학계 전면 개혁하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재미 중국 과학자 11명이 중국 최고위층에 중국의 과학 연구 풍토를 질타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띄워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 과학자들은 중국 사회주의 특유의 계획경제에서 파생한 ‘다커쉐(大科學·계획과학)’ 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던지고 경쟁과 창조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요구,중국 과학계의 새로운 논쟁으로 비화 중이라고 10일 중국청년보(中國淸年報)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지정하는 ‘다커쉐’는 1억위안(15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자되고 대규모 과학인력이 수요되는 프로젝트이다.재미 중국 과학자 모임의 하나인 우루이협회(吳瑞協會) 소속 회원인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 정부가 연구 과제를 결정하고 프로젝트의 목표를 지시하는 등의 연구 풍토는 인재 양성과 경쟁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과학자의 창조성을 죽이는 것”이라며 획기적인 과학·연구 개혁을 촉구했다. 지난달 20일 공개서한 발송 사실은 즉각 중국의 인터넷 상으로 퍼졌고 이후 중국 과학계의 관리·운용시스템을 둘러싸고 학술 사이트와 e메일 등을 통해 중국과 해외거주 중국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대형토론으로 확대됐다.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인 조지 워싱턴 대학 라오이(饒毅) 교수는 “과학은 계획할 수 없으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즉각 호응하고 나섰다.라오이 교수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장기 과학계획 발표 직후 중국 과학계의 폐단을 지적하는 ‘국가 과학관리 체제는 개조돼야 한다.’는 문장을 발표,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학 프로젝트 선정을 둘러싼 예산 낭비와 이권 개입도 심각하다.익명으로 인터넷 논쟁에 참가한 한 중국 과학자는 “대과학 항목 선정 과정과 참여 과학자 결정은 기업들간의 입찰 과정과 같다.”고 폭로했다. 과학 국책연구 항목 결정과 예산 배분을 둘러싸고 프로젝트의 비중과 상관없이 관시(關係)와 과학계의 나눠먹기식 관행 때문에 적지 않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중국과학기술대학 주칭스(朱淸時) 교장은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장기계획 속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것은 일부 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빠르게 국제경쟁 대열에 진입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고 가용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선 일정한 국가 개입과 계획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oilman@seoul.co.kr
  • ‘부국강병’ 3國 전문가 진단

    ‘부국강병’ 3國 전문가 진단

    ‘중국 중앙정치국의 부국강병 전략 탐색’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외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대체로 일치했다.주변국의 긴장감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10일 “부국강병 천명은 대내적으로는 국가 통합을 위한 것이며,대외적으로는 위상 강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려는 정지작업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중국은 그간 자신들이 절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주변국의 경계심을 늦추려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나,이제 자신들의 논리를 좀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실상 공산당 내부 용어였던 ‘부국강병’을 공식화·양성화함으로써 중국 내 ‘내셔널리즘’도 한층 강화될 것이며 해외동포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아울러 동북아에서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새로운 지위를 확립하려는 기도도 시도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국어과 교수도 “‘중국 위험론’에 수세적 대응을 해온 중국이 각 분야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이 동북아의 지역 파워(Regional Power)에서 미국처럼 글로벌 파워(Global Power)로 나가는 데 더 이상 주변국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발언 배경에 대해서는 “권력 이양기에 있는 후진타오 주석이 국방을 포함한 여러 방면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로 여겨지며,후진타오 체제의 공고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외교학과 정재호 교수는 “한달반 전쯤부터 중국이 ‘화평굴기’(和平堀起·평화적으로 일어선다)란 표현을 공식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면서 “정확한 진의를 파악해 봐야겠지만,일단 보도내용대로라면 중국에 새로운 슬로건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현재 내부 논쟁이 진행 중이어서 이 표현의 사용을 잠정 유보하고 있는 듯 보인다.”면서 특히 “부국강병이라는 용어가 왜 이 시점에서 새삼 선전의 대상이 되는지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 취안린위안(全林遠)교수는 “부국과 강병은 고정불변의 비례 관계가 아니다.”라며 “현재와 미래의 변화 추이에 따라 선택하는 전략적 관계”라고 말했다. 1980년대는 덩샤오핑이 ‘국방건설보다 경제건설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타이완 문제가 점점 긴박해져 국가 안전이 가장 심각하고 현실적인 위협이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교문제 전문연구소 ‘카잔카이’의 아베 준이치 주임연구원은 “부국강병 전략은 이미 2003년 제16차 당대회 때 공표된 내용으로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연구원은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즉 과학발전과 국방력 발전,지방발전과 중앙정부발전,대도시와 농어촌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아울러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의 권력투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의미가 미묘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경제가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적한 국내문제를 무시하고 부국강병을 위해 예산을 국방쪽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춘규·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부총리, 총재정수지 국민경제영향 분석 지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총재정수지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외부용역을 줘서라도 분석해 보라.”고 재경부 간부진에게 지시했다.적자재정을 감내하고라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비관적인 경제전망에 대해 대응논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불필요한 비관론 조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혀진다.그러나 내년도 경제전망을 놓고 부총리 스스로가 자꾸 말을 바꿔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들린다. ●올 이미 한차례 추경편성 적자폭 확대예상 이 부총리는 이날 재경부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정수지 적자가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가 일반적으로 형성돼 있는데 실제 그런 것인지,나쁜 영향을 준다면 어느 정도 감당 가능한 것인지 분석해보라.”고 주문했다.배경을 둘러싸고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지출 확대에 대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아직은 적립단계여서 구조적으로 흑자일 수밖에 없는 사회보장성 기금과 공적자금 상환원금 등을 제외하면,우리나라의 재정수지는 매년 계속되는 추경 편성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올해도 이미 한차례 추경을 편성해 적자폭 확대가 예상된다. 재경부측은 “국채발행 방식이 바뀌면서 표면적으로 국가부채가 늘어나게 돼있어 국회에서의 나라빚 논쟁에 대비하려는 취지”라며 적자재정 공론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이날 “올해 2차 추경편성 계획은 없지만 내년에 좀 더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硏 비관론,더는 못참겠다” 이 부총리는 모기지론 등 주택시장의 유효수요 창출 대책과 함께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내년도 성장률 3.7% 전망 및 감세주장 등에 대해 대응논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5%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단순한 민·관의 견해차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괴리’가 너무 큰 것이다.자칫 국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고,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전날 청와대 이병완 홍보수석이 언론의 비관적 보도태도를 문제삼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정부의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이 부총리는 “내년에 잠재성장률 5.2∼5.3%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의 표명이지,전망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6%대 성장도 가능하다.”(6월10일 기자간담회)→“올해보다는 낮아지겠지만 5%대 성장은 가능”(6월25일 정례브리핑)→“정책적 의지의 표명”(8월6일 정례브리핑) 등 시간이 지날수록 부총리의 말에는 ‘힘’이 빠지고 있다.지난 주말 정례브리핑 때는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을 섣불리 인용예측했다가 터무니없이 빗나가는 ‘수모’를 자초하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실질금리 마이너스…이자·배당소득세 인하 요구

    실질금리 마이너스…이자·배당소득세 인하 요구

    감세(減稅)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법인세와 근로소득세는 물론 이자·배당소득세 및 증권거래세를 한시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실질금리 마이너스’와 증시 침체의 고통을 이유로 들고 있다.수그러드는 듯했던 감세논쟁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자세·증권거래세 깎아주오” 이 요구에 다시 불을 댕긴 것은 깊어진 ‘실질금리 마이너스’의 골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이자에서 물가상승분과 세금(주민세 포함 16.5%)을 떼고 난 실질금리는 지난해 마이너스 0.13%에서 올해 마이너스 0.42%로 더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사견임을 전제,“내수회복이 더딘 것은 소비심리 위축 탓도 있지만 소비여력 부족이 더 근본원인”이라면서 “이자소득세 등을 한시적으로 인하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김정태 국민은행장도 평소 “과거에 비해 예금금리가 반토막났는데도 이자소득세율은 여전히 16.5%”라면서 “전체적인 세율조정이 어렵다면 이자생활자나 정년퇴직자 등에 한해서만이라도 이자소득세를 감면 또는 비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증권업계도 ‘빈사상태’의 증시를 살리기 위해 배당소득세(주민세 포함 16.5%)와 증권거래세(0.3%)를 깎아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 “감세 불가” 되풀이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효과는 없고 세수(稅收)만 축낸다는 것이다.재정경제부 이경근 소득세제과장은 “지금도 퇴직자나 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생계형 비과세·감면상품이 많다.”면서 이자세율 인하요구를 일축했다.얼마전 관련법 개정으로 생계형 비과세 저축상품의 가입한도가 1인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되고,가입연령도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진 점도 환기시켰다.증권거래세를 주관하는 재산세제과 김문수 과장 역시 “증권거래세 인하로 인한 증시부양 효과는 거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이다.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인하요구와 관련해서도 재경부측은 “내년부터 법인세율이 2%포인트 인하될 예정이어서 추가 감면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이어 “이것저것 세금을 모두 깎아주고 나면 국가경제는 뭘로 운용하느냐.”면서 “모든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감세정책은 일부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삼성,정부 주장 재반박 감세 주장의 선봉에 서있는 삼성경제연구소는 8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정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보고서는 지난해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7조 5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로 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는 편성규모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조 3000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재정의 조기집행(4조 7000억원) 효과는 5000억원으로 더 초라했다고 꼬집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올해도 4조 5000억원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복지나 구조조정 예산비중이 커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보고서는 또 “내수 장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세금과 준조세 부담 증가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라면서 “감세는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 회복과 소비·투자 여력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계 증권사인 JP모건 임지원 이사도 “감세정책을 세수 감소로만 인식하지 말고 (경기부양의)거시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동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행정수도 이전’ 국회로 가나

    ‘행정수도 이전’ 국회로 가나

    여야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국회 특위’ 설치에는 일단 비슷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만나서 논의할 수 있다며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만일 성사되면 서로가 따로 앉아서 공세만 퍼붓던 상황에서 한자리에 모여 공방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하지만 만나는 문제도 쉽지 않고,만나더라도 저마다 다른 속셈을 갖고 있어 성사 여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지금껏 그래왔듯이 소모적인 논쟁은 또다시 지리하게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일본 방문을 마치고 5일 귀국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특위 구성 문제를 협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이전대책특위 위원장인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5일 기자에게 “행정수도 이전 중단이나 원점 재검토를 전제로 달지 않는 국회 특위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이같은 발언은 일단 “한나라당이 수도 이전 중단이나 원점 재검토를 전제조건으로 달지 않는다면 국회에 특위를 만들어 논의할 수 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비쳐진다.이 의장은 그러나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이란 대명제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는 “원점 재검토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것과 찬성한다는 것은 다른 얘기로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며 “우리는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것이고,따라서 논의 결과 수도이전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안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고 말했다.따라서 추후 여야 협의과정에서 ‘원점 재검토 전제’ 부분을 놓고 소모전이 재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열린우리당 김한길 신행정수도건설특위위원장은 이날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국민여론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국민 대토론회’ 개최를 포함해 여론을 광범위하게 들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국민대토론회는 우리당도 제의했던 것”이라며 “토론회 개최를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상임운영위를 열어 수도이전대책특위를 수도이전대책위원회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김덕룡 원내대표는 “우리도 본격적으로 행정수도 이전문제 당론을 확정하고 액션플랜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고,심재철 기획위원장은 “행정수도 대신 행정도시,행정특별시 개념을 정책상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김한길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행정수도 건설에 따라 청와대가 이전하면 그 주변 건물의 고도제한과 토지이용 제한조치가 풀리는 게 상식”이라며 “수도 이전 후 인왕산을 포함,청와대 인근 35만∼40만평이 녹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용산기지 90만평도 녹지로 조성돼 쾌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김 위원장은 또 “청와대 이전 시점은 2010년 이후 몇년쯤 될 것으로 보이며,입지를 확정하고 나면 구체적인 건설계획을 마련하는 데 2년 정도 걸리고 예산투입은 2007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와 여당은 이같은 내용의 ‘수도권개발 종합청사진’을 마련해 이달 말 발표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국민합의를 얻기 전까지는 이전 후보지 최종 선정을 보류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뒷다리 잡아서야 시장경제 되겠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체 사장은 20일 기자와 만나 “도대체 이 나라의 지도층들이 경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성토했다.이 사장은 “위기냐,아니냐 논쟁이 벌어질 정도로 경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정치권은 무슨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임위로 만드네 마네로 싸우질 않나,경제부총리 사임설 소동이 벌어지지 않나,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마조마해서 볼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옆자리에 있던 전직 은행장도 “온 나라가 힘을 합쳐 추락하는 경제를 잡아끌어도 모자랄 판에 온갖 음모설이 횡행하는 등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당장 하반기 더블딥(짧은 회복뒤의 경기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내년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임에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한때 사임설에 휩싸였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점차 회의가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 부총리,“일단 앞만 보고 가겠다” 20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과천청사 집무실로 돌아온 이 부총리는 은연중에 자신의 심기를 살피는 재경부 간부들에게 “앞만 보고 일하라.”고 힘주어 말했다.각종 현안들도 여느 때보다 더 의욕적이고 강도높게 챙겼다.“예상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이런 때일수록 조급해하지 말고 기왕에 마련한 정책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도록 하라.”고 지시했던 이 부총리는 요즘 상황이 영 마뜩지 않은 표정이었다.사임설이 제기됐던 지난 19일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속내를 내보였다.이 부총리는 “요즘은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이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아서야 시장경제가 되겠는가.”라고 한탄했다.이어진 그의 얘기.“3만달러짜리 보석을 프랑스 파리에서 사면 죽일 사람이 된다.그런데 같은 것을 4만달러에 서울에서 사면 더 죽일 사람이 된다.원석 값 6000달러만 나가고 나머지 3만 4000달러는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남는데 이런 것을 거부하면 계속 가난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 평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던 그는 “너무나 명료한 문제에 온 나라가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해프닝”이라고 단언했다.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시행되면 멀쩡한 사람들이 (사유재산권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공직을 떠나야 한다.”며 미래 지향적 정책이 못된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공직에서 물러나 20년 가까이)노는 동안 내공이 쌓였다.”던 그는 “이헌재는 ‘파이팅’이 강한 사람이다.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그만둘 때가 되면 그만둔다.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사임설을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정책이나 현실을 보는 눈은 서로 다를 수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얘기다. ●“386세대에 쓴소리는 분발하라는 뜻” 부총리 취임 초기부터 나돌았던 ‘386세대와의 경제철학(코드) 차이설’을 의식했음인지,이 부총리는 최근 집권여당 보좌관 출신의 ‘386’을 정책보좌관으로 영입키로 했다.관계 개선의 시도가 엿보인다.그러면서도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인간은 30∼40대에 생산성이 급속도로 올라간다.얼마전 386세대가 경제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얘기한 것도 국가를 짊어질 주축세력이 분발해야 한다는 뜻에서였다.그 정도의 얘기도 솔직하게 못하는가.앞으로도 이런 점은 계속 지적할 생각이다.이라크 파병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는 돈을 벌어오기 위해 베트남전쟁에 자원했다.그런데 지금은 이라크 파병이 (386세대에 의해)매도당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게 전할 메시지를 밤새도록 고심하다가 ‘경제하는 법,경제하는 마음’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그러나 사임설의 단초를 제공했던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과 관련,“정보를 흘린 주체가 금융감독원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230개 골프장 조기 허가 추진 재경부는 안팎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정책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다.다음달 16일께 임시국회가 열리면 각종 개정법안들을 신속히 상정해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의지다.당장 골프장 인허가를 앞당겨 서비스업부터 활성화시킬 방침이다.이 부총리는 “골프장 하나를 인허가하는데 평균 5년이 걸린다.”면서 “현재 접수된 230건의 골프장 건설 신청건을 4개월 안에 동시에 심사해 허가해주는 방안을 국무조정실과 협의,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이와 연계해 목포 남쪽에 수십개 골프코스가 들어서는 ‘리조트 경제특구’ 조성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17대 임시국회, 구태여전… ‘기대이하 점수’

    ##장면1 13일 오후 6시쯤 국회 본희의장.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단상에서 대정부 질문에 한창이었다.그런데 한나라당 의석에 앉은 이모(초선) 의원은 고개를 숙여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휴대전화로 어디론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중이었다.국회법 148조는 ‘국회의원은 본회의장 안에서 휴대 전화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면2 14일 오전 11시쯤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이 이해찬 국무총리를 상대로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같은 당 박근혜 전 대표의 패러디 사진이 게시된 경위를 추궁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열린우리당 의석 쪽에서 누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왜 청와대한테 그래.말을 똑바로 해야지.”17대 국회 들어 가장 큰 ‘데시벨(dB)’로 기록될 만한 소음이었다.호기있게 반말로 고성을 지른 주인공은 초선의 윤모 의원이었다. 정치 개혁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17대 국회의 사실상 첫 임시국회는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의 평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특히 신선하고 개혁적이어야 할 초선 의원들이 앞장서 구태를 재연해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4일간 대정부 질문에 나선 41명 가운데 32명이 초선 의원이었으나,질의 수준은 대체로 ‘함량미달’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진지하게 국무위원들을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늘어놓거나 희화적인 질문으로 ‘코미디판’을 만들어 놓기에 바빴다. 지난 9일 한나라당의 다른 이모(초선) 의원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논쟁을 벌이던 중 느닷없이 “헌법에 수도의 정의가 규정돼 있나.”라고 물었다. 강 장관이 “그런 건 없다.”고 하자,이 의원은 “그럼 국어사전엔 뭐라고 돼 있는지 아는가.”라고 질문한 뒤 강 장관이 “모르겠다.”고 하자,사전에 나와 있는 수도의 정의를 읽어 내려가 실소를 불렀다.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는 도중에 옆자리의 의원들과 잡담하고 히히덕거리며 산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의원들은 대부분 초선들이었다.대정부 질문 단상에서 엉뚱하게 지역구 민원성 질의를 하는 구태를 재연한 의원도 초선 의원이었다.강원도가 지역구인 열린우리당 조모 의원은 13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올해가 ‘강원 방문의 해’인 만큼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등의 질문으로 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을 곤혹스럽게 했다. 대정부 질문에 앞서 열린 상임위에서는 상당수 초선 의원들이 자신의 소속 상임위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촌극도 빚었다.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의원석에서 국무위원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게 된 소감에 대해 “국회에 오면 회의 시작할 때까지 오래 기다리는 게 애로다.대책없이 마냥 기다린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것도 의원들로서는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의원들의 폭로성 질의가 사라지고 고성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행정수도 이전 3府 협의하라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천도(遷都) 여부에서 시작,국민투표 찬반 및 이전비용 조달 논란이 어지럽게 전개된다.이런 가운데 국회는 8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속건물을 짓고 있다.입법부가 신행정수도로 옮겨간다면 지금 신축하고 있는 국회 부속건물은 그야말로 예산낭비다.유사 사례는 곳곳에 있을 것이다.사법부 이전과 주한미국대사관 부지이전 등 외교분야까지 포함,지금 당장 전체틀을 재정리하지 않으면 국가적 손해가 불보듯 예상된다. 김안제 신행정수도추진위원장은 “행정,사법,입법부가 다 옮긴다면 수도이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서울시와 다수 야당 의원들은 “3부를 옮기면 수도권은 경제적으로도 공동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찬 자리에서 “모든 것을 이동시키는 상징으로써의 천도개념은 행정수도 이전과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3부가 이전하더라도 서울이 ‘경제수도’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국민투표 실시에도 반대했다. 천도 논란은 소모적이다.국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논의의 장을 구체화하고,그 논란도 이른 시일안에 끝내야 한다.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지만,입법부와 사법부 등 헌법기관 이전은 다시 국회 동의절차를 밟아야 한다.정부가 입법부·사법부와 긴밀한 사전협의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3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신행정수도추진위를 확대 개편해 입법부·사법부 대표를 추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국민투표 회부 여부도 그곳에서 논의하면 된다.이에 앞서 여야 정당과 입법부·사법부는 자체 입장을 정리,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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