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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음…, 글쎄요.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주부 김모(55·여)씨는 비가 오는 날 중소형 유통매장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우산 비닐 포장기를 마주한다. 하지만 쓰고 난 우산 비닐 포장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씨는 “언제부턴가 비 올 때마다 우산 비닐 포장을 자연스럽게 쓰다 보니 낭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한 번 쓰고 휴지통에 버려진 비닐 포장은 수거해서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제는 음식점이나 영화관, 미술관, 백화점, 도서관 등 웬만한 공공 장소에는 비가 내릴 때 우산을 넣을 수 있는 비닐 포장기가 설치돼 있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은 바닥 물기를 제거하느라 비상이 걸린다. 바닥에 물기가 많으면 미끄러져 손님들이 낙상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열 판매되는 제품들도 손님들이 갖고 온 우산의 물기가 떨어지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직원들은 긴장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비 오는 날이면 대형 건물이나 공공장소 입구에 우산 비닐 포장기 비치는 필수가 됐다. 설치된 비닐함에 우산을 꽂아 당기기만 하면 될 만큼 포장기 성능과 사용 방법도 편리하다. 문제는 사용한 비닐 포장이 훌륭한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데 그냥 버려진다는 점이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한 장소에서 쓴 비닐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새로운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또 다른 비닐 포장을 소비한다. 일회용품처럼 쓰이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서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용한 우산 비닐은 수거함에 모아서 일반 쓰레기처럼 버린다”면서 “버린 비닐 포장을 펴서 정리하려면 인건비가 더 들어가고 미관상 좋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리는 우산 비닐 포장의 재활용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조차 없다.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식탁보, 물건을 담을 때 주로 쓰는 검은 비닐은 ‘일회용품’ 규제 목록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우산에 씌우는 비닐은 따로 규정이 없다. 규제 대상 일회용품 품목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산자가 의무적으로 수거해서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적용 대상 품목도 아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라면, 과자봉지와 같은 포장재나 일회용 봉투를 제조하는 업체 가운데 연간 매출이 10억원 이상이고 연간 출고량이 4t 이상 되는 곳이 재활용 의무 생산자”라면서 “우산 비닐을 제조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산 비닐을 규제 대상에 넣으려면 법규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산 비닐은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도 제각각이다.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 필름류를 만드는 업체 중 재활용 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폐기물 부담금’을 내야 한다. 폐기물 부담금을 낸 제품은 재활용이 되지 않고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된다. 그런데 우산 비닐 생산업체 대부분은 연간 매출액이 적어 폐기물 부담금마저 일부 감면받는다. 업체 차원의 재활용 처리 부담이 적다 보니, 우산 비닐은 일반 폐기물처럼 매립지에 그대로 버려지는 형편이다.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은 환경부와 제조업체가 ‘자발적 협약’을 맺는다. 협약을 맺은 업체는 부과된 재활용 의무량을 채울 경우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하지만 우산 비닐 생산자 가운데 이 협약에 응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우산 비닐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든다. 전문가들은 “지하 상하수도용 파이프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는 HDPE는 고농축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자연상태에서 자외선을 받거나 산소, 미생물 등과 결합해도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우산 비닐이 그대로 자연에 버려진다면 토양오염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산 비닐 처리량도 정확히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김두형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은 “폐기물 중에서 ‘플라스틱류’라는 항목은 있는데 비닐류만을 따로 나눠서 폐기물 처리 현황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과 비닐은 똑같이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따로 항목을 나눠 집계한다고 해서 특별히 의미가 있거나 실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산 비닐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음식점, 관공서 등은 비오는 날 우산보관함을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적어 우산 비닐 포장기를 선호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현재 총 9개의 우산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 보관함 1개당 우산 30개를 보관할 수 있다. 보관함 1개의 구입 비용은 약 37만원. 반면 우산 비닐 포장기 가격은 그보다 저렴한 24만원 정도다. 비닐값은 1장에 20원꼴이다. 포장기를 한 번 구입한 다음에는 한동안 비닐만 새로 구입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특별 전시전을 열 때 기존 우산 보관함과 물품 보관함만으로는 많은 관람객의 우산을 보관할 수 없어 우산 비닐도 함께 사용한다”면서 “비닐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별도 구입 시 예산상의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한 백화점은 점포 확장과 함께 우산 비닐 구입량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에는 155만장이었는데 지난해 460만장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기술적으로 모든 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비닐의 경우 발열량이 좋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가연성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비닐은 화력발전소, 시멘트 회사, 제지 회사 등에서 고형연료 제품(SRF)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형연료 제품은 생활 폐기물, 폐고무, 폐타이어, 폐합성수지류 등을 선별, 성형해 고체 상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폐비닐로 만든 연료는 발열량이 kg당 6500~8000kcal로 무연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열량(4000~5000kcal/kg)보다 높다. 양경연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서기관은 “고형연료 제품이 화석연료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약 10년 전부터 산업용 연료로 쓰이고 있다”면서 “어차피 매립, 소각해야 하는 폐기물을 열원으로 재활용하면 그만큼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처리량 못지않게 생산량과 사용량도 가늠할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우산 비닐이 연간 1억여장이 소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규제 대상이 아니다 보니 공식적인 통계로 생산량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원택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회사 약 1만 2000곳 중 필름류를 만드는 회사는 4000개 정도에 달한다”며 “이 가운데 우산 비닐을 만드는 업체 수를 추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생산량도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로서는 우산 비닐이 소비만 될 뿐 사후 재활용이나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기획팀장은 “우산 비닐 등이 플라스틱류로 제대로 분리 배출된다면 훌륭한 재생 제품이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규정을 바꿔서라도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로선 우산 비닐처럼 아까운 자원이 버려져 땅에 묻히거나 불로 태워도 법 테두리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업체도 부담금만 낼 뿐 실질적으로 재활용 처리 책임은 없으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월미은하레일이 준 850억짜리 교훈

    월미은하레일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은 국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정이다. 인천시는 은하레일이 총체적 부실공사로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처리방안에 고심해 왔다. 85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만큼 당초에는 되도록 보수·보강해 사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 포기한 것이다. 한 차례 보수 이후 인천시장과 취재진을 태운 시승행사에서도 멈춰서기 일쑤였고, 역사(驛舍)를 지나쳐 정차하기도 했다니 처음부터 회생 가능성은 없었다고 본다.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역과 월미공원을 잇는 6.1㎞의 관광용 철도이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추진됐지만 새로운 모노레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도 공사 기간은 1년에 불과했다. 결국 지자체가 사업성이나 기술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업적 과시 차원에서 대형 사업을 추진했을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실패 사례가 되고 말았다. 시공자는 철도 건설 경험이 없었고, 차량제작사는 철도완성차를 만든 경험이 없었으며, 감리와 사업관리도 부실했다니 오늘의 참극은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은하레일 시설을 다른 용도로 바꾸어 쓰기로 했다는 인천시의 방침은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안전성이 검증된 다른 방식의 모노레일이나 레일바이크, 하늘둘레길의 세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택해도 기존 설비의 철거와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는 수백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기존에 투입된 예산이 아깝다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매달려 더 많은 세금을 낭비할 가능성은 없는지 더욱 철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남은 일은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다. 인천시는 전 시장 당시의 정치적 사안으로 치부하지 말고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처 관련자를 가려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운행이 불가능한 모노레일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로부터 투입된 예산을 전액 환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런 어이없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해야 한다.
  • 내년 예산절감액 수조원 기대

    감사원은 8일 방위사업청의 군함 계약 등 지난해 감사 결과 가운데 57건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해 수조원의 예산 절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와 가진 ‘예산반영협의회’에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감사결과를 예산 심의에 반영하기로 했다. 감사원과 기획재정부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자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이 회의를 열고 있다. 지난해 시행한 감사로 예산 심의에 반영되는 것은 방위사업청이 노무비를 부풀린 업체와 군함 건조계약을 체결해 324억원을 낭비한 사례,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각각 운영해 연간 2000억원의 건보재정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는 감사, 타당성 검사를 소홀히 해서 다른 부처와 예산 562억원이 중복된 안전행정부의 도서종합개발 10개년 계획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사업 추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방도, 국도, 철도 등의 45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사업도 사업타당성과 수요 재조사 등을 통해 예산절감이 기대된다. 총사업비 1616억원의 국가지원지방도 등 45개 사업의 사업비는 모두 30조원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올해는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 데다 국채 발행으로 추경예산을 편성해 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비엔날레 10여개 난립하는데… ‘평창’은 살아 남을까

    비엔날레 10여개 난립하는데… ‘평창’은 살아 남을까

    해마다 10여개의 비엔날레가 난립하는 ‘비엔날레 공화국’에서 뒤늦게 가세하는 ‘평창비엔날레’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는 20일 닻을 올리는 ‘2013평창비엔날레’를 놓고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세계도자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 굵직한 미술 관련 비엔날레가 이미 ‘포화’인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비엔날레가 설 땅이 있을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평창비엔날레를 주관하는 강원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8월 31일까지 42일간 ‘지구 하모니’를 주제로 작가 130여명의 다양한 작품이 알펜시아리조트와 동해 망상 앙바엑스포전시관에서 열린다. 기존 비엔날레와 차별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신진 작가 발굴, 관객 친화적 미술 축제, 미술은행(아트뱅크) 구축 등을 목표로 잡았다. 이 행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문화올림픽의 의미를 지녔다. 그러나 준비 단계에서부터 여러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2개월여의 턱없이 부족한 준비 기간, 지방자치단체의 구색 맞추기식 전시 행사, 불확실한 수익 구조 등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강원지부 관계자조차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지역 예술계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한 준비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대개 1~2년 전부터 행사 준비에 들어가는 여타의 비엔날레들과는 달리 평창비엔날레는 지난 5월 중순에야 조직위를 대신하는 지원팀을 꾸렸다. 관련 예산이 지난 4월 도의회 추경에서 간신히 확정돼 세부 일정이 뒤로 미뤄진 탓이다. 재정자립도 20%를 겨우 넘는 강원도가 비엔날레에 25억원(국비 10억원 포함)의 예산을 쏟아붓는 게 재정 낭비라는 비난 여론이 영향을 끼쳤다. 관객 동원과 수익 확충도 문제다. 피서철을 맞아 알펜시아리조트와 망상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을 끌어들여 최대 200만여명의 관람객을 모으겠다는 계획은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피서객으로 머릿수를 채우려다 보면 비엔날레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단 측은 식음료와 전시장 아트상품 판매로 수익을 확보할 계산이지만 기존 비엔날레의 전례를 볼 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0여명의 외국 작가와 30~50대 국내 신진 작가를 중심으로 한 실험적인 작품들이 평창비엔날레에서 어떤 예술적 정체성을 구현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원문화재단은 예산과 시간의 부족은 인정하면서도 비엔날레의 성공 여부는 추후 관람객의 판단에 맡겨 달라는 입장이다. 실제 행사 기획은 1년 전부터 이뤄졌고 기존 예술계와의 협업도 전략적인 이유로 생략했다는 주장이다. 안광준 예술총감독은 “유명 작가 초빙과 그들의 명성에 기댄 홍보, 이에 따른 과도한 예산 지출은 그동안 비엔날레의 공식이 돼 왔다”면서 “비엔날레의 홍수 속에서 기존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는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에서 비엔날레가 잇따랐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만 수백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문화적 파급력과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한 전시 기획자는 “1995년 개막해 역사가 가장 오래된 광주비엔날레조차 지난해에는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올해도 9월 이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세계도자비엔날레’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등이 줄줄이 열린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지자체마다 구색 맞추기처럼 개최하는 비엔날레가 정확한 좌표 설정에 실패했고, 제대로 된 중간 점검 장치도 없었다”면서 “비엔날레 스스로 확고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의 홍수 속에서 세계 3대 비엔날레인 상파울루비엔날레가 차별화 전략으로 전시 대신 강연과 토론 위주의 행사를 벌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람객 55만명 수준의 부산비엔날레도 지난달 미술 전문가들을 모아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10년간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부산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 보고, 대형 국제전시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환경공단] 낭비요인 사전차단 공사원가 대폭 절감

    [한국환경공단] 낭비요인 사전차단 공사원가 대폭 절감

    공공환경시설 ‘설계 경제성 검토’(VE=Value Engineering)는 한국환경공단의 위상을 한층 높인 역점 사업이다. ‘설계VE’란 설계 단계에서 전체 공사의 경제성, 현장적용 타당성을 놓고 기능별·대안별로 설계 내용을 분석·검토해 최적 설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낭비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 각종 공사의 원가를 절감하는 기법이다. 상하수도, 폐기물, 생태하천, 가축분뇨처리 등 공공 환경시설에 대한 설계 경제성 검토로 2011년엔 국가 예산 266억원을, 2012년엔 360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남 환경기초시설 사업을 비롯, 대구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등 총 44건의 공사도 사전 경제성 검토를 통해 총공사비 1조 9954억원 중 360억원을 절감했다. 환경공단은 하수관거, 하수처리시설 등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0년 환경 분야에서 유일한 ‘VE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이로써 민간투자로 추진하는 정부·지자체의 환경시설 사업은 경제성과 사업 타당성 검토를 환경공단에 의무적으로 의뢰해야 한다. 환경 VE사업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0년부터 ‘환경VE팀’을 발족했다. 현재 시흥 방산하수도사업, 파주 하수관거사업 등 총 19개 사업 총공사비 7836억원 규모의 설계 경제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공공 환경시설 확충에 따라 사업 영역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 정비 사업도 핵심 사업으로 추진된다. 2010년 서울 광화문 일대가 물난리를 겪은 것에서 보듯 기후변화에 따라 갈수록 강우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도시 침수를 막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하수도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공단은 부천·천안·안동·김해시와 서천·보성군 등 6개 하수도 정비 시범사업 지역을 대상으로 최적의 정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2015년까지 27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단이 사업 전체를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주민의견 무시 주차장·어린이집 추진하다 무산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려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예산만 낭비한 지방자치단체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 지자체는 주차장 사업이 무산된 곳에 무리하게 구립어린이집을 세우려다가 또 민원에 발목이 잡혔다. 5일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 중구는 2011년 4월 지역 관광타운에 관광객을 위한 공영주차장을 지으려다 취소하고 다른 지역에 주차장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대로 사업을 접었다. 결국 이미 지출한 토지매입비 14억여원과 설계비 3225만원을 날리고 사업을 중단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구는 이후 부지 활용 방안으로 A구립어린이집 확장 이전을 계획했지만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자문을 받지 않은 채 추진하다가 사업을 중단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혁신하려면 부처간 담장부터 허물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정부 혁신하려면 부처간 담장부터 허물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 교수

    박근혜 정부의 행정개혁 키워드는 ‘정부 3.0’이다. 정부가 생산하는 공공정보를 일반에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 소통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 3.0’의 요체이다. 이를 통해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우선, 공공정보에 대해서는 국가안보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나 일반 국민이 청구하지 않아도 원칙적으로 원문을 전면 공개하고, 공개 건수도 현재 31만건에서 1억건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지만, 공개대상의 제한과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공개 여부 판단 등 때문에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아 왔던 현실에 비춰보면 가히 혁명적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업무 행태를 보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창조경제를 구현하려면 공공자료의 민간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만은 절절해 보인다. ‘정부 3.0’의 또 다른 숙제인 부처 이기주의 혁파는 역대 정부도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개혁과제이자 고질적인 병폐이다. 노무현 정부는 부처 이기주의와 칸막이 문화를 없애고 경쟁을 통해 관료조직을 개혁하고자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소속과 서열에 관계없이 3급 이상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을 풀(pool)로 묶어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실적주의 인사의 전형이었지만, 계서 중심의 공직체계를 바꾸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도 조직 세분화로 인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부처 할거주의 폐해를 막고자 대부처주의로 정부조직을 개편했다. 조직 통합을 통해 융합행정을 구현하자는 전략이었지만, 오히려 힘 있는 부처의 장벽만 높이 쌓는 꼴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의 협업행정도 등장 배경은 유사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소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고자 인력과 예산을 묶는 통합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사교류 측면에서는 매년 전 부처의 정원 1%(5년간 총 5%)를 통합정원으로 지정하여 부처 간 협업과제에 우선 배정하는 범정부 ‘통합정원제’를 발표했다. 유관 부처의 핵심 보직 간 인사교류를 확대하고, 협업분야의 정원은 10% 이상을 교류 정원으로 지정하여 타 부처 공무원을 의무적으로 임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여기에다 부처 간 협업이 절실한 과제에 대해서는 부처별 예산이 아닌 공동예산을 편성해 할거주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방안도 제시되었다. 기관별·사업별로 예산을 편성하게 되어 있는 국가재정법의 제약이 있지만, 협업 태스크포스(TF)에 관련 예산 조정권한을 부여하고 협업 우수기관에 예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집권 초기에는 어느 정부든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정과제의 추동력을 확보하고자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나 개혁과 변화가 정치적 수사나 의례적인 통과절차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실천 가능한 로드맵을 짜서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조직은 전문화와 분업화가 기본 틀이기 때문에 부처 간 경쟁과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전제를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지향이 다른 조직특성상 부처 간 협업이 어려운 태생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지방에 난립한 각 부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통폐합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도 부처 간 높은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수질과 수량으로 나누어진 물 관리도 해묵은 과제인데 아직도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련부처는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선정한 중앙부처 간 협업과제만도 170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명분과 형식을 중시하고 위계질서에 익숙한 행정문화와 관할권 다툼으로 점철된 공직사회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정부 3.0’도 한때의 흐름으로 흐지부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해마다 혈세 10억… 간판만 외국인 전용 택시

    해마다 혈세 10억… 간판만 외국인 전용 택시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인터내셔널 택시)가 서울시의 잘못된 수요 예측과 홍보 부족으로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외국인 고객이 없다 보니 주로 내국인을 태워 무늬만 외국인 전용택시가 된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10억~15억원을 예산으로 메워주고 있어 시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을 위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390여대의 외국인 전용택시가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실제 운행되는 택시는 330여대 수준이다. 지난해 집계된 외국인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280명으로, 최소 50여대의 택시가 외국인을 하루에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택시업계도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말 A 택시업체는 서울시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계약을 포기했다. 당시 서울시는 택시 1대당 하루 평균 ‘2콜’을 유지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지난 4년간 실적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하루 평균 ‘1콜’도 채우기 힘들다는 게 A 업체의 판단이었다. 서울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지원비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스스로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도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의 확대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 10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은 운전기사 지원비와 콜센터, 안내데스크의 운영비 등으로 쓴다. 외국어 시험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외국인 전용택시 기사도 외국인 승객이 없어 답답해 한다. 그럼에도 매년 외국인 전용택시 운전기사 모집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월급을 일반 택시기사의 2배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익힌 외국인 전용택시기사 박찬경(가명)씨는 4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혔지만 좀처럼 외국어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서 “공항이 아니면 외국인을 태우는 게 쉽지 않고 외국인 콜이 없을 때에는 내국인들도 가리지 않고 태운다”고 털어놨다. 홍보가 부족하고 일반택시와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이용률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인 유학생 윤유(24)는 “인천공항을 여러 번 이용해 봤지만 인터내셔널 택시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일본인 사토 유이(25)는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은 없다”면서 “지하철이나 일반택시도 관광하기에 괜찮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이용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항 안내데스크를 24시간으로 연장하고 택시업체도 관광 사업에 특화된 새로운 사업자로 바꾸었다”면서 “외국인을 위한 안내 팸플릿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불요불급한 대선 지역공약 구조조정해야

    정부가 지난 대선 때 공약한 160개 지역사업 중 90개 신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종 예산 확정에 앞서 새로운 공약사업의 적합성을 먼저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상당수의 공약사업이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차제에 불요불급한 지역공약은 장기 과제로 돌리기 바란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밝힌 조사 대상은 70개 계속사업을 뺀 90개 신규사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대선 공약집에 명기된 105개 지역공약은 이행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대형사업을 중심으로 타당성 조사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익성과 공공성 분석을 통해 불필요하거나 시기가 빠른 사업의 상당수가 축소·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한 데는 빠듯한 예산 때문이다. 정부는 90개 신규사업에 84조원, 70개 계속사업에 40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 및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이 같은 막대한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란 여간 벅차지 않을 것이다. 복지분야 등 중앙과 지역의 공약사업에는 최대 219조원이 들 것으로 어림된다. 또한 장기 불황으로 올 들어 4월 말까지 8조 7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혔다고 한다. 들어올 돈은 한정돼 있는데 나갈 돈은 많은 구조라는 말이다. 지역 사업은 국토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따라서 주민에게 공약한 사업은 꼭 지켜져야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애초에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이와 거리가 먼 게 현실이다. 사업 타당성과 재원 조달방안은 감안하지 않고 공약을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결국 상당수 사업이 예산만 낭비한 채 무용지물처럼 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런 점에서 사업비가 많이 드는 고속화철도, 연륙교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철저한 사전 검토를 거쳐야 마땅하다. 정부는 내일 지방공약가계부를 확정 발표한다. 정치권과 지자체는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적지 않은 공방이 예상된다. 가능한 사업은 우선 순위를 정하되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은 과감히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정치권과 지자체, 지역 주민은 이러한 정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십분 이해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말라 가는 보육예산의 확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타당성 없는 사업을 시행하는 게 국민 다수의 뜻은 아닐 것이다.
  • 아꼈다! 7773만원… 중구, 봉제원단 재활용

    중구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단순 매립하거나 소각했던 봉제 원단 등의 폐기물을 재활용해 2년간 7773만여원의 예산을 아끼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고 2일 밝혔다. 동대문 시장과 인접한 지역 특성상 중구엔 소규모 봉제공장이 많다. 공장에서 주문받은 옷과 가방 등을 만들고 남은 원단을 그대로 버리면서 민원을 빚은 것은 물론 자원 낭비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이에 따라 구는 2011년부터 성우개발과 생활 가내수공업 폐기물 처리계약을 맺고 의류사업장 등에서 나오는 봉제원단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류폐기물을 일반폐기물처럼 종량제 규격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청소대행업체에서 별도로 수거한 후 경기도 양주의 성우개발로 보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2011년 7월부터 처리한 자투리 원단은 4350t이다. 서창수 청소행정과장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선진국형 폐기물관리 형태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다섯 새끼 다 잃은 ‘토종 여우’ 부부의 비극

    다섯 새끼 다 잃은 ‘토종 여우’ 부부의 비극

    서울대가 경북 영양군과 공동 사육 중인 멸종위기종 1급인 북한산 토종 여우들이 최근 2년간 새끼 다섯 마리를 출산했으나 모두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영양군에 따르면 2009년 8월 서울대 수의학과 야생동물의학연구실 측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고 입암면 연당 2리 산촌생활박물관 내 여우증식센터에서 키우는 토종 여우 2쌍(7살 추정) 중 한 쌍이 지난해와 올봄 각각 새끼 세 마리, 두 마리를 낳았다. 2009년 5월 서울대공원이 40년 만에 토종 여우의 자연 번식을 성공한 데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다. 그러나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이들 새끼 여우는 모두 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말~4월 초 태어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어미 여우가 젖을 먹이지 않는 등 돌보지 않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 인공포유를 하던 중에, 다른 한 마리는 생후 3개월쯤에 각각 죽었다. 올 3월 말 출산한 두 마리의 경우 한 마리는 태어난 지 불과 수일 만에, 다른 한 마리는 젖을 뗄 무렵인 생후 1개월여 만에 죽었다. 하지만 서울대와 영양군 등은 이 같은 토종 여우의 출산 및 사망 사실을 지금까지 외부에 숨겨 왔다. 토종 여우 번식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예산 낭비 논란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09년부터 매년 여우 사육을 위해 4000만원 안밖의 예산을 투입해 왔다. 이에 따라 서울대 측은 조만간 환경부와 이들 여우 2쌍을 오는 9월까지 경북 영주 소백산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로 옮겨 자연 번식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영양의 여우증식센터가 인근의 소음 등으로 인해 여우 사육에 부적합하다고 최종 판단된 데 따른 조치다. 서울대 관계자는 “영양군과 야생 여우 복원 및 대량 증식에 심혈을 쏟았으나 제반 여건이 좋지 않아 자연 번식에 실패했다”면서 “영양에서 사육 중인 여우의 나이가 많아 내년 봄 마지막으로 자연분만을 시도해 본 뒤 시험 방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군 관계자는 “새끼 여우 출산 등을 고의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라 생존이 어느 정도 확실시되면 발표하려 했으나 그 전에 죽어 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영양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상)시대 정신을 담다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상)시대 정신을 담다

    21세기는 거버넌스의 시대다. 정치, 경제, 교육, 복지, 환경, 외교, 통일, 지방자치 등 어떤 분야이든 거버넌스를 외면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민·관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부처와 부처가 하나의 주제를 놓고 협치, 융합 운영해야 복잡다단한 문제가 좀 더 간명해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한 실마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3.0’이 표방하는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은 21세기적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실현해야 할 최상의 가치이며 과제다. 아직까지 불신과 우려 또한 만만치 않지만 작게는 정부 혁신을, 궁극적으로는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정부3.0의 의미와 구체적인 변화상,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짚어본다.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는 해마다 전 세계 부패인식지수 및 국가 순위를 발표한다. 한국은 2008년 180개 국가 중 40위였다가 2010년 39위로 게걸음을 하더니 2011년 43위, 2012년 45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부패인식지수 자체도 최근 5년 동안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공공정보에 대한 민간의 접근 제약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한 협업이라는 세계사적인 추세에 역행해 왔던 셈이다. 이율배반적인 것처럼 보이는 다른 통계도 있다. 지난해 한국의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세계 1위다. 세계 평균 보급률 14.8%보다 훨씬 높음은 물론, 2위인 노르웨이(55%)보다 12% 포인트 이상 높다. 2009년 고작 2%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4년 만에 이뤄낸 성과가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은 전자정부 2회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국가다. 전자정부 세계 1위, 스마트폰 보급률 1위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20세기 말 정부가 내걸었던 ‘근대화는 늦었지만, 산업화는 앞서가자’라는 표어처럼 정보기술(IT)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은 집요하게 이뤄졌다. 정부 행정 역시 그에 발맞춰 발전했다. 산업기술의 발전과 신기술의 융합을 지원하는 경제발전의 지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에 맞춰 점점 높아가고 다양해져 가는 국민들의 참여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필요한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고, 개인의 의견을 대중에 전달할 수 있고,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만들어졌다.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정부3.0 비전’은 설령 일시적으로 후퇴하거나 답보했을지언정 충분히 무르익은 시대정신의 반영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정부3.0은 정부, 기업 주도의 사회에서 창의적인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사회로 바뀐다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발전된 정보기술과 창의적인 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반부패 등 스마트행정을 비롯한 새로운 시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변화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1.0이 관 주도의 일방적 계몽형 행정이었다면, 정부2.0은 민간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쌍방향 소통 행정을 추구했다. 정부3.0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 개개인의 이해와 요구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태어나서 학교를 가고, 군대에 가고, 이사를 다니고, 취업 또는 창업을 한 뒤 은퇴해 노령연금을 받는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장애인, 노인 등 수혜자를 유형별로 재분류하는 개인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인 ‘행정서비스 맵’을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원(raw) 데이터베이스를 가감 없이 대대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약속 역시 개개인의 이해와 요구에 따른 맞춤형 환경 조성에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원장은 “새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특정한 정부 단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야 시민적 공감대를 더욱 넓고 깊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맞춤형이라는 적극적인 행정서비스의 핵심이 바로 ‘개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사회의 오랜 역사 속에 적극적인 존재로서의 개인은 없었다. 씨족, 혈족 등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은 있을지언정 개인의 요구와 이해는 국가, 혹은 회사, 학교 등 집단과 전체의 이익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신 개인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부의 축적에 대한 개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을 사회적으로 용인했다. 이는 오히려 개인의 가치를 왜곡되게 표출시켰다. 정부3.0은 왜곡되고 뒤틀렸던 개인의 가치를 자유와 이성, 합리의 존재로 되돌려놓는 데 근본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긍정적 의미를 인정했다. 전진한 투명한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은 “관존민비의 정서가 여전한 사회에서 정부의 자료가 제대로 공개됐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 특히 보수적 철학을 가진 정권에서 보유 정보와 자료 공개를 확대한다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의 콘텐츠 공개는 예산 낭비를 없애고, 국가적 재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다만 “공무원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것만 공개해도 행정의 투명성, 효율성, 경제적 효과 등을 상당 부분 거둘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제로 정부3.0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단속 관련 정보, 환경영향평가 등 몇 가지 자료만 공개해도 사회적 자정 효과는 물론,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시장·구청장 바뀌면 길 새로 내고 청정 숲 파헤쳐 말썽 빚기도…쓸데없는 데크·계단 설치도 문제

    2007년 걷기 열풍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둘레길은 500개가 넘는다. 20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다 보니 탐방객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특히 둘레길의 관리 주체도 틀리고 통합적인 정보관리 시스템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윤문기 길과 문화 사무처장은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산림청 등 여러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가 서로 경쟁하듯 둘레길을 만들다 보니 정보를 통합하는 홈페이지 등이 없고 관리도 엉망”이라면서 “이제는 새로운 둘레길 조성보다는 문화적 콘텐츠를 입히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둘레길 조성에만 신경 쓰고 기존 둘레길 관리에 소홀한 측면도 많다. 관리예산 부족으로 몇 년 전에 조성한 둘레길이 황폐화되고 버려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방의 한 공무원은 “단체장이 바뀌면서 둘레길 예산이 대폭 줄거나 아예 사업을 중단한 곳도 많다”면서 “둘레길 관리 예산삭감→둘레길 황폐화→방문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강송을 뽑아내고 굴착기로 진입로를 만드는 등 둘레길 공사로 청정 숲이 파괴되는 일도 있다. 손성일 아름다운 도보여행 대표는 “둘레길이 단체장의 치적 사업으로 변하면서 무리하게 공사를 벌이기도 한다”면서 “전남 누릿재, 갈재옛길은 쉼터 정자를 만들면서 옛길이 없어져 포장도로같이 변했다”고 말했다. 즉 둘레길에 필요 없는 시설이나 데크와 계단 등을 만들어 예산 낭비뿐 아니라 환경 훼손도 잦다는 것이다. 길을 연결하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157㎞에 달하는 서울 둘레길에 쉼터나 숙소도 없다. 서울시는 길 연결에만 바쁘다 보니 둘레길을 걸을 외국인이나 다른 지역 관광객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손 대표는 “서울 둘레길은 평균 6~7일 동안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중간마다 외국인과 내국인을 위한 숙소는 필수”라고 말했다. 인근 폐가 등을 이용해 유스호스텔 등을 둘레길 중간에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표지판과 명칭 중복부터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사무처장은 “고성의 한 둘레길 이름이 모두 9개나 된다”면서 “명칭과 지도 등 알림판 통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자체 부실사업 예산낭비 심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산업단지 조성 등 사업을 벌이면서 편법으로 민간업체 대출을 보증하거나 사업타당성 조사를 빠트리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11개 광역자치단체와 대규모 사업을 실시한 기초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주요 투자사업 추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업무상 배임 등을 저지른 공무원 6명을 적발에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 요청을 하고 7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충남개발공사 전 기획관리팀장 A씨는 2007년 12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천안 청당지구 공동주택사업’의 시공사 보증채무를 대신 갚아 주는 내용의 공사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공사 측이 지급보증한 대출 원리금 1722억원의 상환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전남 나주시는 미래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방의회 의결을 생략한 채 민간투자금 2000억원의 채무보증을 해 주고, 시공사와 설계·감리 용역업체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시흥시는 타당성 조사를 소홀히 한 채 ‘군자 배곧 신도시사업’을 추진했다가 재정위기에 빠졌다. 경기 화성시는 종합경기타운 사업의 경제성이 없는데도 공익적 이유를 앞세워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가 지난해에만 40억원의 운영비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음성군 생극산업단지의 경우도 음성군이 생극산업단지 주식회사의 대출금 전액 420억원을 채무보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시행자가 주식회사였기 때문에 개발 비용은 모두 주식회사에서 부담해야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64억! 성동구 ‘節錢 선언’

    성동구는 1025억원 규모의 539개 예산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한다고 19일 밝혔다. ‘재정 건전성 강화와 행정 효율성 향상을 위한 세입확충 및 세출절감 계획’에 따르면 예산절감으로 64억원, 체납액 징수 등을 통해 14억원의 세입을 확충한다. 경기침체 때문에 세수 확보는 불투명해지는데 복지사업 확대로 재정상 어려움이 예상돼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다. 구는 늘어나는 복지사업 비용이 고정경비 지출로 잡히는 바람에 다른 사업을 벌이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사무관리비와 업무추진비의 10%를 절감하고, 예산편성 이후 철저한 예산사업 재검토를 통해 예산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껴서 다른 곳에서 쓸 수밖에 없어서다.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 지방예산 집행률 평가에서 전국 자치구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세출예산은 낭비요인부터 검토한다. 일단 소모성 기본경비, 업무추진비 등 경상비나 행사성 경비 등에서 24억원을 줄인다. 급하지 않은 사업이나 변경, 유보된 사업 등을 빨리 정리해서 추가적으로 16억원을 아낀다. 이런 방법을 통해 인건비, 복지사업예산 등 반드시 써야 하는 경비를 제외하면 세출예산에서 6%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숨은 세원 발굴과 체납세입 징수율 제고, 행사성 경비를 줄이고 비슷한 중복사업을 통폐합하는 방안 등을 계속 추진한다. 박기웅 기획예산과장은 “이미 예산 편성 때부터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줄인 편인데 이번 조치를 통해 더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사업은 계속 추진키로 했다. 가령 부모 커뮤니티 동아리 운영 및 부모카페 설치, 구립어린이집 지원금 관리시스템 구축, 다문화 가정 통번역 지원 및 한국생활 지원서비스, 왕십리뉴타운 명품 주거단지화 추진,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친절서비스 사업 등은 비예산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비예산 사업이란 외부에 용역을 의뢰하던 사업을 구청에서 직접 해결하는 것이다. 고재득 구청장은 “예산집행 때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살림살이를 아껴서 그 돈을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민들의 관심이 높은 교육, 복지 분야에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의정 포커스] 강성길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의정 포커스] 강성길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2012년 기준으로 서초구의 신탁부동산 관련 체납액은 185억원이나 됩니다. 여기만 해도 이런데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 금액이 상당할 겁니다. 있는 자들이 법을 악용하는 현실을 법을 개정해서라도 꼭 바꿔야 합니다.” 강성길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은 세수 확보 방안 및 세금 낭비 활동을 막는 의정 활동에 유달리 적극적이다. 특히 신탁부동산을 이용한 재산세 체납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1년 서초구 예산 결산 과정에서 한 건물 부동산 주인의 재산세 체납액이 몇억원이나 됐는데도 명의신탁 탓에 재산 압류를 할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신탁부동산이란 부동산 소유자인 위탁자(납세의무자)가 부동산 유지 관리나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수탁자(납세관리인)에게 신탁한 부동산을 말한다. 본래 건물주가 재산세를 체납할 경우 행정기관이 재산세 회수를 위한 재산 강제 압류 등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신탁한 경우 신탁법 제22조 강제 집행의 금지 규정에 따라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신탁재산을 압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납세의무자(위탁자)의 체납액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월 신탁부동산 체납에 따른 강제 집행 시행 등 실효성 확보에 관한 건의안을 청와대와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경제 1분과), 국회, 안전행정부, 법제처, 국세청 등에 제출했다. 신탁법 22조 강제 집행 금지 규정과 관련됐다. 먼저 ‘신탁등기 이후 위탁자를 납세의무자로 해 신탁재산에 대한 국세 및 지방세가 부과된 경우 조세채권은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해당된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는 게 좋다고 했다. 또 지방세법 44조(연대 납세 의무)에 신탁 관계가 종료된 뒤 위탁자가 탈세 등의 목적으로 제3자에게 매도할 경우 양도자와 양수자가 지방세를 연대해 낼 의무를 진다는 내용의 조항 신설 등 법 개정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강 위원장은 “국회와 청와대 등에 건의했지만 어느 기관도 답변을 해 주지 않았다”면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부당한 세금 탈루 현상과 불필요한 세금 낭비 등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있는 노래도 홍보 안 하면서” 경북도 또 혈세로 독도노래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가 ‘독도 국민가곡 공모전’을 통해 입상작을 선정해 놓고도 특별한 이유 없이 홍보를 하지 않아 빈축<서울신문 6월 14일자 12면>을 사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많은 예산으로 독도 노래(가요)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도가 독도 영유권 강화 등을 위해 대중가요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독도 가요’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 4월 국내 A 지상파 방송의 예술단장에게 2000만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노래는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도의 이번 독도 가요 제작을 놓고 “예산 낭비이자 졸속행정의 표본”이란 비판이 도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도가 예산 1억 5000만원을 들여 독도 가곡 공모전을 개최해 입상작 10편을 선정한 지 불과 1개월여 만에 또다시 많은 예산을 들여 독도 가요 제작에 나섰기 때문이다. 도청의 한 관계자는 “도가 독도 홍보를 위해 가곡을 만들었으나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가요를 제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도는 독도 가곡 공모전과 관련해선 보도자료를 냈으나 가요 제작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가수 윤종신 소속사에 따르면 윤종신은 ‘독도 알리미’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들어도 부담 없는 대중가요처럼 쉽고 경쾌한 멜로디의 ‘독도송’을 만들고 있다. 윤종신은 합창곡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노래를 통한 독도 홍보도 좋지만 도가 뒤늦게 독도 노래 타령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독도 가곡과 가요에 이어 동요까지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도 관계자는 “독도 가요 제작은 당초 계획된 것으로, 노래가 나오면 이미 만들어진 독도 가곡과 함께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도 관련 노래는 1994년 가수 정광태가 발표한 ‘독도는 우리 땅’이 널리 알려졌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말 많고 탈 많던 서울시정 한눈에… 분석과 평가까지

    말 많고 탈 많던 서울시정 한눈에… 분석과 평가까지

    “누구를 비판하기보다 서울시 예산과 정책을 평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이를 교훈 삼아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 장환진(49) 의원이 ‘서울 스캔들’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책을 펴냈다. 서울 시정 가운데 쟁점이 된 정책, 그래서 논란이 됐던 이슈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한 뒤 평가를 내린 정책평론집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최근 서울 시정 관련 이슈를 한눈에 꿰찰 수 있다.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태하천, 양화대교 공사, 우면산 터널, 대장균이 우글거렸던 청계천, 200억원을 들였으나 애물단지로 전락한 디자인 가판대, 하루 5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서울풍물시장, 혈세가 낭비된 신청사 공사장 외장막 치장, 턴키시장 대형 건설사 독식 문제, 영세 상인을 내쫓는 전통시장 정비 사업 문제 등이 차례로 도마에 오른다. 예산 낭비를 낳은 전시 행정에 대해 장 의원은 “당신 돈이면 그렇게 쓰겠나”라고 일갈하거나 시비 지원 사업에 대해 “혈세인데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천사를 통해 “1000만 서울시민을 대변하는 정책 전문가다운 평론집”이라고 평가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던 장 의원은 지난해 제10회 의정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오는 21일 시청 신청사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장 의원은 “누군가에게 혹여 상처를 주거나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망설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서울 시민의 대표로서 해야 할 기본 책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공공토론 회부 최대 8개월 걸린다

    공공토론 회부 최대 8개월 걸린다

    사회 갈등 관리가 주요 국정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갈등 조정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및 관련 기관 구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 논의를 시작했던 국가공론위원회<서울신문 2012년 7월 9일자 1·2면>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드러났다. 국가공론위원회는 프랑스의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를 모델로 하는 기구로,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여론수렴을 담당한다.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위원회 설치 법안은 현재 상임위 심사를 마친 상태다. 국회와 국무조정실이 내놓은 ‘국가공론위원회 설립방안’은 위원회 운영에 관한 세부 지침이 포함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 방안에 따르면 위원회는 특정 사업을 공공토론에 붙일 경우 토론에 최대 6개월, 보고서 작성에 2개월 등 최대 8개월의 ‘숙의 과정’을 거친다. 대상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을 고려하면 앞으로 국책사업은 사실상 1년여의 논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추진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상설기구와 임시기구로 구성되는 이원적 구조로 꾸려진다. 상설기구인 공론위원회가 대상사업의 선정 및 의결 기능을 갖는다. 공공토론위원회는 사안마다 실제 토론을 진행해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임시기구다. 이들 위원회에 대한 지원 업무를 맡는 사무국도 설치한다. 위원회의 위원은 19명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추천하고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의견을 모아 4명을 추천한다. 갈등관리전문가 3명, 시민단체 관계자 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호선으로 선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지명해 임명하는 프랑스의 CNDP와는 다른 형식이다. 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토론위원회의 위원은 3~7명으로 임시기구이기 때문에 위원 임기를 따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공공토론 여부를 의무적으로 검토하는 대상 사업은 총사업비 5000억원 이상의 대형 국책사업이다. 2011년 말 현재 이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사업은 103개에 이른다. 안전행정부가 검토하는 대형 국책사업 온라인 공공토론을 의무화하는 방안에서도 대상이 소요 예산 5000억원 이상의 사업이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의 ‘투 트랙’ 토론이 상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토론의 원칙은 ▲객관성▲ 중립성▲투명성이다. 특히 위원과 사무국 직원들은 실제 공공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없다. 이렇게 수집된 토론 결과는 보고서로 정부에 제출된다. 정부는 이러한 권고안을 수용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하는 ‘갈등관리정책협의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위원회의 토론 결과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 일부 단체들이 공공토론을 지나치게 요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행정력 낭비 등에 대한 지적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 13일 한국을 방문한 장 프랑수아 베로 CNDP 사무총장은 위원회 설립과 관련해 “위원회가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면서 “위원회는 내용 관리가 아니라 절차관리만을 엄격하게 진행해 민의를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21일 장환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위원장 ‘서울스캔들’ 출판기념회

    21일 장환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위원장 ‘서울스캔들’ 출판기념회

    장환진(사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이 21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첫번째 저서 ‘서울 스캔들’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장 위원장은 저서에 대해 “서울시정과 관련해 논란이 된 핵심 이슈를 수집해 분석한 뒤 평가를 한 일종의 정책평론집”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자만의 일방적 평가로 그친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두루 읽어보면서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배련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저서는 본문 2개 장과 서울시의회 민주당 정책부대표의 입장에서 기안한 문서를 실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된 생태하천에 1급 발암물질 석면검출 ▲대표적 예산낭비 사업인 양화대교공사가 준 교훈 ▲‘밑 빠진 독’우면산 터널 ▲도심 속 명소 청계천에 대장균 ‘우글우글’ ▲신청사공사장 외장막 치장에 ‘혈세 펑펑’ 등 서울시민이 궁금해 할만한 각종 이슈를 정성스럽게 담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천사에서 “1000만 서울시민을 대변하는 정책전문가다운 평론집”이라고 극찬했다. 장 위원장은 “이 글은 누구를 비판하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시의 예산과 정책을 평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이를 교훈삼아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안점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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