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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갈등 DNA/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갈등 DNA/진경호 논설위원

    갈등 DNA라는 게 있다면, 적어도 우리 한국인들만큼 차고 넘치는 갈등 DNA를 지닌 족속을 찾기 힘들 겁니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 세밑을 쩍쩍 갈라 놓은 저 대립과 분열, 그리고 그 속에 붉은 용암처럼 웅크린 적의(敵意)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세종시와 4대강, 이건 갈등의 편린에 불과합니다. 그 밑에, 정권을 주고받으며 권력의 단맛에 눈뜬 좌·우 세력의 헤게모니 싸움이 바위처럼 떡 받치고 있습니다. 정책 갈등의 껍질 안에 이념 대립의 속살이 들어 있고, 또 그 속엔 권력 다툼의 씨앗이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정·관계, 법조계, 학계, 교육계, 언론계가 세포 분열하듯 쪼개졌습니다.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에서는 이미 세계 5대 난장판 의회로 꼽힌 18대 국회의원들의 활극이 어김없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닌 갈등 DNA의 흔적은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꼽아온 사자성어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리무중(五里霧中), 이합집산(離合集散), 우왕좌왕(右往左往), 당동벌이(黨同伐異), 상화하택(上火下澤), 밀운불우(密雲不雨), 자기기인(自欺欺人), 호질기의(護質忌醫). 안갯속에서 갈팡질팡하며 편을 갈라 싸우고는 폭발할 것 같은 분노에 짓눌린 채 남을 속이다 못해 제 자신까지 속이는, 그런 극한의 불신 속에서 끝내 귀마저 닫아버린 8년이었습니다. 올해는 뭘까요. 소통 부재의 꽉 막힌 정국이고 보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합니다. 무가내하(無可何)나 노발충관(怒髮衝冠), 당랑규선(?螂窺蟬) 정도가 아닐지요. 덩치 큰 네안데르탈인의 등 뒤에다 활을 쏠 줄 알았던, 그래서 그들을 멸종에 이르게 한, 독한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들입니다.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슨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조차 자기 자신과 종족 번식을 위한 유전적 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고, 땅과 대기·생명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 가이아 이론이 옳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 땅의 악다구니들도 결국은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한국인들의 생존과 번영, 번식을 위해 갈등을 마다않는 유전자들의 전쟁이라고. 그리고 그 싸움이 치열한 것은 그만큼 유전자들이 강하다는 뜻이며, 따라서 밖에 나가 다른 유전자들과 싸워 이길 확률도 그만큼 높은 것이라고. 갈등은 곧 에너지라고. 허튼소리만은 아닐 듯도 합니다. 숱한 갈등 속에서도 우리는 올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첫 나라가 됐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세계 176개 나라에 나가 열사와 혹한, 차별을 마다않는 680여만명의 그 악착을 보면, 갈등으로 허비되는 사회 비용이 한해 300조원에 이른다는 연구보고서가 그저 답답하지만은 않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을 벌충하려는 우파 정권의 갈증과, 정권을 내주고 두 명의 대통령을 떠나보낸 좌파 진영의 허기가 지금 우리의 힘일지 모릅니다. 어떻게든 상대를 꺾고 살아남겠다는 그들의 유전적 본능이 서로를 강하게 만들고,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고 믿습니다. 아니, 그리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지금 새해 예산안을 초읽기에 몰아넣은 여의도의 드잡이를 참아낼 듯합니다. 한숨과 분노로 새해를 맞을까 두려워 이렇듯 애써 자위합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내년 예산 60% 상반기 집행”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자 내년 상반기에 전체 재정의 60%가 조기 집행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제18차 예산집행 특별점검단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재정집행 방향을 확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권오봉 재정부 재정정책국장은 “내년에 우리 경제가 연간 5% 내외 성장이 예상되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회복 추세를 공고히 하고자 상반기에 재정의 60% 내외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즉시 집행이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면서 “특히 내년 1·4분기 중에 일자리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예산 집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조달청의 긴급 입찰제도와 지방비 확보전 국고자금 집행 등 조기집행 촉진을 위해 시행했던 제도를 내년에도 유지할 계획이다. 또 월 2회 점검회의를 통해 조기집행 특별점검체계도 계속 운영한다.한편 11월 말 현재 재정집행 관리대상 272조 8000억원 가운데 250조 2000억원이 집행돼 91.7%의 진도율을 보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국회 상임위원장은 고독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나 예산안을 맨 먼저 ‘집도’하는 위치여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소수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임위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왼쪽) 농림수산식품위원장과 추미애(오른쪽) 환경노동위원장이 요즘 그런 처지다. 18일 만난 이 위원장은 “외롭고, 괴롭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진심을 진심으로 듣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위원장이 요즘 여당에 칭찬을 받는 반면, 추 위원장은 야당과 노동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조정론자이고, 추 위원장은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파다. 조정과 소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4대강 예산 4066억원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합의의 핵심은 700억원을 떼어 4대강 이외의 사업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면서 “내년 전체 예산안도 농식품위 합의를 참고하면 못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예결특위에서 반드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림부 장관을 따로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고, 여야 의원들에게도 최우수 상임위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애원해, 미흡하지만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이끄는 환노위는 법안 처리가 미흡해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환노위에도 4대강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숨어 있고, 뜨거운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 관계법 개정 문제가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위원장의 독선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야 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 단체를 계속 만났고, 지난 17일 정부, 여야, 경영계, 노동계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다. 추 위원장은 “노동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 성격상 의회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이상을 지닌 세력의 요구를 법이라는 현실에 접목하려면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간은 내 편” 與·野셈법 누가 맞을까

    “시간은 내 편” 與·野셈법 누가 맞을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18일에도 이어졌다.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31일이 다가오면서 사상 초유로,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예산을 집행하는 준(準)예산 편성 사태가 생기거나,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예산전쟁’을 통해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계산을 하고 있어 해법 찾기가 더 어렵다. 한나라당의 소위 구성 강행을 막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민주당은 5개조로 나뉘어 이틀째 철야 농성했다.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오전 한때 회의장에 들어가 회의를 열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오후 회담을 가졌으나, 90분 만에 협상은 결렬됐다. 다만 안 원내대표가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을 위해 집행할 예산 6조 7000억원 가운데, 집행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민주당이 구분해 제시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 원내대표는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여지는 남겼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입장이 약간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면서도 “정부 자료로는 어떤 것이 대운하 의심 사업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여야대표 회담’을 통해 4대강 예산 삭감에 대한 여당의 대안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소위 구성 무산에 대비해 독자적으로 새해 예산안 수정동의안을 작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치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누가 끝까지 버티느냐의 ‘시간 싸움’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갈수록 4대강보다 준예산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여론이 민주당에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본다. 여론전에서 이기면 단독처리의 명분이 생긴다. 실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원내대표실에서 상임위에서 걸러진 예산안을 검토했다.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때는 제도가 생긴 1964년 이후 1993년뿐이다. 가장 늦게 구성된 해는 2003년으로, 12월19일에 가동됐다. 민주당도 ‘시간은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영수회담은 시간을 벌 수 있는 호재다. 정세균 대표는 “준예산은 나쁜 것이지만, 그 나쁜 준예산까지 생각할 정도로 4대강 사업은 더 나쁘다.”고 말했다. 해를 넘겨 준예산을 쓰는 게 4대강 예산의 원안 통과보다 낫다는 것으로, 시간에 밀려 섣불리 합의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한편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발표한 마스터플랜상 예산은 22조 2000억원이지만 공공기관에 부담을 전가한 비용까지 찾아낸 결과 이보다 13조 6000억원 많은 35조 800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향후 설계변경과 준설토 오염정화 비용 등을 고려하면 40조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 유지혜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예산 갖고 이러는 국회 세계 어디에 있나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는 국회가 아닐 수 없다. 정기국회 100일을 허송하고도 모자라 임시국회마저 여야의 이전투구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체 새해 정부예산안을 언제 심의하겠다는 것인지, 올해 처리할 생각은 있는지, 이런 직무유기를 서슴지 않는 그 배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온 국민을 부끄럽게 한 국회 폭력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된 어제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에서 또 다시 여야 의원 수십명이 몸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저지하겠다며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의장석을 기습 점거했고, 여야 의원들의 의장석 쟁탈전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로부터 ‘의회 난투극 분야의 세계 최고’라는 조롱을 받은 국회다운 행태다.민주당이 문제삼은 4대강 예산 5조 4000억원은 내년 전체예산 284조 5000억원의 1.8%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겠으나, 여기에 발이 묶인다면 나머지 예산 279조 1000억원의 허실은 누가 어떻게 짚고 솎아낸다는 말인가. 4대강 예산 삭감을 부르짖으면서 뒤로는 지역구 예산 늘리기에 여당과 앞을 다툰 처지에 무슨 철저한 심의, 과감한 삭감을 외칠 수 있는가. 4대강 예산을 깎겠다면 상임위와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등 심의 단계별로 적극 참여해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삭감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아예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떼쓰듯 막아 서는 행태는 의회주의에 대한 정면 부정일 뿐이다. 시간이 없다. 계수소위 활동만 해도 최소 열흘이 필요하다. 올해 남은 열사흘을 다 써도 모자랄 판이다. 보다 못한 여야 중진 12명이 어제 4대강 예산 가운데 대운하 사업으로 오해될 만한 부분을 조정하는 선에서 타결짓자는 중재안을 냈다. 여야 원내대표는 즉각 머리를 맞대고 예결위 정상 가동과 4대강 예산 절충에 나서기 바란다. 4대강과 세종시만 국정 현안이 아니다. 지금 국회엔 세제 개편안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고용보호법,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특별법 등 서민 주름을 조금이나마 펴 줄 법안들이 쌓여 있다. 서민들의 웃음을 4대강에 쳐넣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 군산항일대 역사문화벨트 만든다

    군산항일대 역사문화벨트 만든다

    일제 강점기 전북 군산항 일대의 건축물을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7일 군산시가 마련한 ‘군산 근대역사문화 벨트화 사업’에 따르면 군산항 일대 건축물을 ‘문화벨트 사업지구’와 ‘역사경관 사업지구’로 나눠 복원할 방침이다. 문화벨트 지구는 옛 조선은행과 나가사키 18은행, 옛 미즈상사, 대한통운 창고부지 등 근대 문화의 상징 건축물을 예술공간으로 증개축하는 작업이다. 조선은행 1층에는 당시의 항만과 철도, 물류 등 과학기술을 엿볼 수 있는 근대박물관이, 2층에는 당시의 해양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근대 기초과학 체험 시설이 들어선다. 옛 나가사키 18은행은 군산관광정보를 제공하는 방문자 센터로, 미즈상사는 카페 등의 상업시설로, 대한통운 창고부지는 옛 건물의 외형을 되살려 복합 미니 소극장으로 조성된다. 역사경관 지구는 군산항의 역사성과 현대적 감각이 어울린 문화의 거리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일제 강점기 당시 가옥과 문화재 170여채가 산재한 월명동과 영화동, 장미동 일대를 재조성해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관광객이 걸으면서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근 내항(內港) 일대에도 놀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시는 “근대문화 유산을 관광산업으로 활용함으로써 군산시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면서 “1단계 사업이 모두 끝나는 2013년에는 연간 500여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군산시는 1단계 사업의 진행과정과 성과를 지켜본 후 세부계획과 예산안 등을 새롭게 편성해 2단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유럽 재정적자 줄이기 비상

    유럽 재정적자 줄이기 비상

    유럽 각국이 급증하는 재정적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세금인상과 공공부문 감축을 추진하는 등 재정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각각 11.25%와 12.5%에 달할 전망인 스페인과 그리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그리스는 올해 GDP 대비 국가부채규모도 112.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6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책이 국가부채 감소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그리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유럽 각국의 재정안정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경제위축으로 세입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제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출구전략을 배제하고 경기부양에 힘쓰고 있는 것도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GDP 대비 재정적자가 올해 13%나 되는 영국 정부는 앞으로 4년 안에 재정적자를 절반 이하로 줄이려 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국 정부가 15만파운드(약 3억원) 이상 소득자들에게 적용하는 최고 소득세율을 기존 40%에서 50%로 인상하고, 금융인들의 보너스가 2만 5000파운드(약 4716만원)가 넘는 경우 50%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방안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더 다급한 그리스 정부는 심지어 금융인들의 보너스에 90%까지 세금을 징수할 계획이다. 올해 사상 최대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아일랜드는 지난 9일 40억유로(약 6조 7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으면서 새해부터 공공부문 임금을 5~10% 삭감하고 실업자 수당 등 재정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스페인도 부가가치세율과 소득세율 인상을 검토중이다.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재정안정성이 높은 독일도 대응에 나섰다. 17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이 심각한 재정 위기로 치닫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수단으로는 치솟는 재정적자를 억누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설명하면서 내년 재정적자 규모가 858억유로(약 144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막대한 노력과 비 전통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 부가가치세 인상 등 증세 조치를 시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습점거… 몸싸움… 또 막가는 국회

    기습점거… 몸싸움… 또 막가는 국회

    결국 여야가 충돌했다. 연말 국회에서 야당이 점거 농성을 하고, 여야가 몸싸움을 벌이는 구태가 올해도 반복됐다. 17일 새해 예산안을 확정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 문제를 놓고서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 및 여야 대표간 3자 회담과는 별개로 소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3자 회담에서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대타협이 이뤄져야 소위 활동이 의미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예결위 회의실에서 장기 농성 체제에 들어가 경색 국면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해외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한나라, 해외출장 자제령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을 비롯해 의원 30여명이 오전 9시40분쯤 한나라당 단독의 소위 구성을 막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으로 진입하면서 충돌은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당초 오전 10시에 소위 구성안을 의결하려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리 위원장석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몰려 갔지만 민주당이 이미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있었다. 한나라당 소속인 심재철 예결위원장과 김광림 간사가 몸싸움을 벌이며 위원장석 탈환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오전 7시30분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 여야 의원 12명이 4대강은 살리되,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보(洑)의 개수, 높이, 준설량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여야 지도부에 촉구했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민주, 밤샘농성 돌입 결국 심 위원장은 오전 10시44분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위원장석 단상을 세 차례 두드리며 개회와 정회를 동시에 선언했고, 한나라당은 회의장에서 철수했다. 민주당은 자리를 뜨지 않고 오후 의원총회를 가진 뒤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각 다른 회의실에서 의총을 연 한나라당은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날엔 회의장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심 위원장 등 몇 명만 오후 4시쯤 회의장을 찾아 자리 탈환을 재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6분 만에 철수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4대강 예산 7조 5000억원 가운데 1조원만 쓰라고 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고 아예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영수회담 제안은 최대 현안인 4대강 문제를 대통령과 함께 풀자는 뜻”이라면서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위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날치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소위 불참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동”이라고 일갈했고,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이젠 한나라당과 대통령의 거짓말에 속지 않겠다.”고 받아쳤다. 홍성규 유지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시론] 의원도 최소한의 직업윤리 지켜야/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의원도 최소한의 직업윤리 지켜야/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직업윤리라도 지켰으면 좋겠다. 의원, 특히 국회의원처럼 근사하고 중요한 직업에 직업윤리가 없을 리 있겠는가. 교수, 법조인, 공무원, 언론인, 기업인, 고용근로자, 가사노동 종사자, 심지어 어린 학생에게도 직업윤리가 있는데 말이다. 의원직이 파트타임 명예직이던 시절에도 직업윤리가 있었는데, 수많은 권한을 누리고 방대한 인력의 지원과 상당한 세비를 받는 상근 전문직이 된 현대에 의원 직업윤리가 없을 수 없다. 직종마다 직업윤리는 다소 다를 것이다. 그래도 공통되는 최소한의 직업윤리가 있다. 바로 직무 전념의 원칙이다. 쉬운 말로 자기 맡은 바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이라면 입법과 예산안 심사라는 핵심 직무에 전념해야 한다. 그에 연계해서 행정부 감시, 사회이익 대변, 정책담론 형성, 여론 선도 등의 본분에도 충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꼭 큰 성과를 내란 말이 아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의사과정상 해야 할 직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 직업윤리의 덕목은 한 둘이 아니다. 개인 잇속을 우선시하지 마라, 의사과정상 투명성을 기해라, 정책현안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여라,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독립성을 지켜라, 의원 간 상호존중과 예의를 보여라, 정책 전문성을 쌓아라, 사회의 다양성을 공정하게 반영해라 등 여럿을 생각할 수 있다. 다 중요한 이 원칙들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는 각자의 관점에 달렸지만, 어떤 경우에도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은 직무 전념의 원칙이다. 이 최소한의 의원 직업윤리가 오늘날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국회가 너무 자주 극단적 대치와 공전에 빠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정당대립으로 인해 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이 방치되고 있다.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 차라리 낫다. 아예 회의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한쪽이 회의를 강행하려 하면 다른 쪽은 보이콧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심지어 교육과학기술위에서는 소수당 위원장에 대항해 여당 의원들이 위원회 집단사퇴를 선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거대 이슈에 대한 집단주의적 정쟁 때문에 의원들의 직무수행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국회의 생산성 저하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제출된 법안 중 불과 몇 %만 통과된다는 식의 효율성 관점의 비판은 민주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회에 썩 어울리지 않는다.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국회예산안심의제도의 근본적 한계와 신중성이라는 가치를 고려할 때 다소 공허하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많은 성과를 빨리 내지 못한다는 것보다, 열어야 할 회의도 못 열어 의원 간 진정성 있는 대화라는 덕목은커녕 성실한 직무 전념이라는 최소한의 의원 직업윤리마저 기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일반기업에서 노사갈등이 근로자의 집단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근로자 권익이 신장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그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 이때 일반소비자가 입는 해는 아주 크지 않다. 그러나 국회에서 정쟁이 국회 파행과 현안 방기(放棄)를 초래한다면 단기적으론 일부 의원이 정치적 득을 얻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모든 의원의 직업윤리가 최소한조차 지켜지지 않아 국회에 기대되는 기능이 크게 무너진다. 이래도 국회는 철폐되지 않겠지만 일반유권자가 입는 해는 심각하다. 직무유기로 국민에게 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여야가 한 발자국씩 양보하는 직업윤리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사설] 3자회담·4대강 절충 정치 정상화 계기되길

    여야가 어제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 ‘한발 양보’의 뜻을 동시에 밝히고 나섰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했고,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토론과 협상을 통해 풀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제의한 ‘대통령+여야 대표’ 회담을 민주당이 수용하자 청와대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한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예산 등을 둘러싼 전면 대치로 식물국회를 만들었던 여야가 출구를 찾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100일간의 정기 국회는 물론 이후 소집된 임시국회에서도 정치가 실종되면서 허송세월만 했다. 무엇보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지 않으면 준예산 편성이란 초유의 사태마저 배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 또 다른 파국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민주당 역시 정치투쟁에 매달리며 나라살림을 외면했다는 성난 민심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서로가 벼랑끝 위기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가동을 포함해 정치가 정상화될 단초가 마련됐다. 난관은 산적해 있지만 여야가 타협의 정신으로 풀어간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4대강 예산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사업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삭감 대상을 국토해양부 쪽이 아닌 수자원공사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사실이라면 절충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도 4대강 사업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경제부처 업무보고] 쏟아진 일자리창출… 실효성 의문

    [경제부처 업무보고] 쏟아진 일자리창출… 실효성 의문

    정부가 새해 업무보고 등을 통해 내년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과제인 일자리 확충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기업이지만 상당수 정책들이 이상론에 치우쳤거나 실행력을 담보하기 힘든 것들이어서 기업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 지원 없는 정책도입 거부감 노동부가 지난 14일 여성고용 대책으로 내놓은 ‘시간제(파트타임) 정규직’의 경우 임금과 부대경비를 정부가 책임져 주지 않는 한 민간기업들이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본부장은 “일반 기업이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확 늘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원이 늘어나면 임금 외에 간접 노동비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라면서 “시간제 정규직을 도입하면 사회보험료, 사무실 마련 비용 등 고정비가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육성한다며 예산 축소 정부는 또 베이비붐(1955~63년생) 세대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년연장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기업들은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정부의 인력 감축 계획과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일자리 총량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고용을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비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기업이 인건비 부담으로 직결되는 정년연장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150여개 대학에 구직 상담 등을 도울 ‘취업 지원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좋은 일자리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지원관들이 어떠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이 때문에 취업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없이 그저 사람만 대학에 파견할 경우 교직원 한 명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 외에는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학생 창직·창업 지원도 물질적 지원만 앞세우면 공연히 재정만 축낼 가능성이 높다. 하규수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는 “안정 지향적인 사고가 뚜렷한 대학생들을 상대로 창업을 유도하려면 창업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창업이 소득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현실과 거리… 정부 실행의지 의심 정부는 또 사회적 기업을 대거 육성해 근로 빈곤층(워킹 푸어)의 취업을 돕겠다고 했지만 정작 내년 예산안에는 올해(1885억원)보다 398억원 줄어든 1487억원만 책정됐다. 예산이 20% 이상 깎인 상태에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일자리의 총량 확보에만 신경 쓴 나머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상하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부처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책들을 급하게 꺼내 나열한 것 같다.”면서 “베이비붐 세대나 비정규직 문제 등 근본적 전환이 필요한 부분들은 좀 더 깊이있게 정책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민보호” 생색만 내는 복지부

    “서민보호” 생색만 내는 복지부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서민생활 안정’을 내년도 핵심과제로 제시하고 ‘완벽한 보호망 구축’ 등의 목표를 의욕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오히려 정부 스스로 예산을 삭감했던 것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올려줬거나 교묘히 눈속임을 한 것에 불과해 ‘생색내기’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정책은 최종 예산 의결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커 국민을 상대로 성급한 약속을 남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는 올 6~12월 시행한 ‘한시 생계보호’를 폐지하기로 하고 예산 418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는 일시적 폐업·휴업자 등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로, 41만가구에 월 12만~35만원씩 지급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경기가 좋아져도 서민 경제가 회복되려면 2~3년은 걸린다.”고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복지부는 “원래부터 1회,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사업”이라며 제도 시행 연장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대신 대체 지원을 통한 ‘공백 없는 서민 보호’를 약속했다. 우선 이 가운데 35만가구에 기초노령연금, 장애수당 등 복지급여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언뜻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사실 이 35만가구는 한시적 생계보호와 상관없이 원래 해당 복지급여를 받아온 대상가구였다. 어차피 받기로 되어 있는 돈을 주면서 특별조치처럼 포장했다는 비난이 이는 대목이다. 복지부는 또 공동모금회 등 민간후원금과 연계해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법률상 ‘배분의 독자성’이 인정되는 민간 기부금을 국가가 개입해 예산처럼 쓰겠다는 것으로 위법 소지까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들을 기초생활 수급권자로 흡수하겠다는 방안도 내놨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 대상자는 법률로 규정돼 있어 한시 생계보호 대상자를 무조건 여기에 포함시킬 수도 없다. 복지부는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에 첨단 의료복합단지를 만들기 위해 예산 341억여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현재 예비타당성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다. 최종 예산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돼 사업 시행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복지부는 또 신종 전염병에 대한 ‘완벽한’ 국민보호망을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정부가 881억여원을 요구했던 관련 예산을 상임위에서 2267억여원 증액한 것이다. 저출산 극복을 통해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겠다고 해놓고, 예산은 421억여원에서 313억여원으로 줄여 편성했다. 이 역시 상임위에서 392억여원 늘렸다. 민주당 정책위 허윤정 보건복지 전문위원은 “이번 업무보고는 근거가 미약한 부분이 많아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면 얼마나 차이가 날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시 내년 예산안 논란속 통과

    서울시 내년 예산안 논란속 통과

    ‘복지’와 ‘일자리 창출’ 예산이 크게 삭감된 내년 서울시 예산안이 15일 통과됐다. 시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21조 2570억원 규모의 새해 시 예산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번 예산안을 가리켜 ‘오세훈시장의 관심예산’이라고 부른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소속 시장이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예결위의 민주당 양준욱 의원은 “남산르네상스, 한강지천 뱃길 조성 등 곳곳에 허점이 발견됐다.”면서 “100명의 의원 중 96명, 예결위원 33명 중 31명이 여당이어서 야당의 견제 목소리는 묻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시청사 앞에선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여 내년 시 예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복지예산 실질적 감소 이번 예산안은 민생예산 감소와 한강·남산 르네상스 등 중점사업 유지로 요약된다. 앞서 시는 내년 예산이 서울형 복지와 일자리창출을 지원하는 예산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예산을 올해보다 2배 늘리고 사회복지에 전체 예산의 4분의1을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올 초 편성한 ‘최초예산’과 비교한 것으로 추가경정이 반영된 ‘최종예산’과 비교하면 달라진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의원실에 따르면 최종예산을 기준으로 올해 일자리예산은 6680억원이지만, 내년에는 3900억원으로 2780억원 줄었다. 시는 맞춤형 직업훈련과 민간일자리 개발을 소폭 증액한 반면 사회적 일자리 창출 분야는 3000억원 가까이 삭감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내년 큰 폭으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사회복지예산도 올해 5조 2870억원에 비해 7560억원 감소한 4조 5300억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22%에서 내년 21.3%로 오히려 줄었다. 이중 주택에서 3680억원, 노동 2310억원, 취약계층지원 1770억원, 노인·청소년 1070억원 등이 감액됐다. 다만 보육·가족·여성 부문은 1270억원 증액됐다. 민노당 홍기돈 의정지원부장은 “보육과 가족 등의 예산집행을 통해 오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형 어린이집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오세훈시장 관심예산’만? 특히 생계곤란 등 위기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복지 지원사업’은 올해 437억원에서 내년 86억원으로 무려 350억원이나 줄었다. 대신 서울형 복지사업으로 불리는 희망플러스 통장은 81억원, 꿈나래통장은 43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시의 중점 추진사업인 한강르네상스와 한강공원관리에는 내년에도 1860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하천 복원·정비(730억원), 한강 예술섬 조성(200억원), 중랑천 친수유량 공급(110억원), 한강지천 뱃길조성(50억원) 등은 제외된 액수다. 여기에 시 산하 SH공사가 마곡개발을 위해 조성하는 한강변 요트장 사업에 시 예산과 별도로 9270억원이 추후 투입된다. 이 밖에 산업·경제분야의 ‘디자인서울 만들기’와 주택·도시분야 ‘디자인도시 서울 구축’에 각각 570억원과 440억원이 배정됐다. ‘서울도심 재창조’의 2510억원까지 합치면 ‘디자인’ 관련 예산은 3000억원대를 넘는다. 또 시 체육회 육성과 어린이대공원 노후 테니스장 개선에 각각 250억원과 110억원이 배분됐다. 해외마케팅비를 제외한 시 홍보예산 160억원은 2007년 90억원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이 의원은 “예결위 심의과정에서도 경쟁력강화본부의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원안에 비해 347억원, 공공기관 인턴제운영이 59억원 각각 줄어든 반면 푸른도시국의 공원 조성과 보수 등에 570억원이 증액됐다.”면서 “의원들이 공공시설의 지역별 안배를 통해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국회는 출석체크중

    “국토해양부 장관님, 어디 가셨습니까? 국세청장님 대신 앉아 계신 분은 누구십니까?”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감사 마지막날인 15일 오후 8시30분. 4대강 사업 예산과 관련된 여야 대치로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차명진 의원이 갑자기 ‘출첵(출석체크)’을 시작했습니다. 예산안 심사를 받아야 하는 기관장들이 몇명만 빼고 모두 자리를 뜬 것이죠.국무위원들 대신 자리를 지키던 ‘2인자’들은 졸지에 “모임이….”, “내일 대통령 업무보고라….” 등의 이유를 대며 진땀을 뺐습니다. 차 의원은 “국무위원의 출석률에 따라 예산을 줄 수 있는 규칙이 없는 게 아쉽다. 여당 의원들만 있으니 같은 집안 같아서 그러느냐.”고 쓴소리를 했습니다.지난 11일에는 전날 회의가 끝나기 전 ‘조퇴’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질타를 받았습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몇 분 장관님은 닷새째 화장실 갈 때 빼고는 계속 앉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현 정권의 ‘실세’로 일컬어지는 두 위원장은 각각 “몸 상태가 안 좋아 침 맞으러 갔다.”, “본가에 일이 생겨 내려갔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전날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국회 파행 책임이 야당에 있다는데, 법사위 법안 심사에는 여당보다 야당이 더 충실히 참여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본회의를 앞두고 67건의 법안을 한꺼번에 처리한 지난 11월25일과 30일의 법사위 회의록을 찾아 보니 한나라당 의원은 9명 가운데 7명만 출석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 의원 6명은 전원 출석했더군요. 박 정책위의장이 큰소리칠 만했습니다.최근 한 시민단체 회원은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이 3분의2 이하인 의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불성실함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통을 받았다는 이유였죠. 법원이 “근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기는 했지만, 부디 ‘나랏일’하는 분들이 책무를 다해 앞으로는 이런 소송이 없기를 바랍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뉴스&분석] 4대강發 예산전쟁… 종착역은 파국?

    [뉴스&분석] 4대강發 예산전쟁… 종착역은 파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4대강에 잠겨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종합심사 마지막날인 15일에는 예산안의 증액·삭감 규모를 최종 결정하는 계수조정소위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여야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정을 유보했다. 이날은 여야가 파국의 명분을 쌓는 하루였다.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실에서 만나 소위 구성에 대해 얘기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일방 강행’까지 염두에 둔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예결위 불참을 시작으로 ‘실력 행사’를 경고하자 17일 오전 10시까지 소위 구성을 미루는 것으로 한 발 물러났다. 민주당은 오후에만 잠시 회의에 참석해 수자원공사에 배정된 3조 2000억원 규모의 보(洑) 설치 사업 철회, 수공 이자 지원비 800억원 삭감, 3조 5000억원의 국토해양부 소관 4대강 예산 1조원으로 삭감 등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국토해양위와 농림수산식품위 등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4대강 예산을 예결위로 넘겨준 민주당은 내홍 끝에 ‘강경 투쟁’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오후 9시30분부터는 심야 긴급 워크숍을 열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는 4대강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민주당이 참여를 거부하면 독자적으로 계수조정소위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소위에서 4대강을 포함한 예산안 전체를 조정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팽팽한 대치 속에 이날로 취임 100일을 맞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정식으로 제안하면 고려해 보겠다.”고 했지만, 원내 문제에 정 대표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문제는 여야가 무엇을 더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해를 덜 보기 위해 싸운다는 데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예산 전쟁’에서 밀리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더라도 국정을 발목 잡은 민주당에 쏟아지는 비난에 비해 여론의 채찍이 약할 것이라고 믿는다. 민주당은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 들러리를 서는 것보다 결사 항전의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합의 처리가 되려면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을 자진해서 대폭 삭감해야 하는데, 청와대나 여권의 기류, 내년 예산을 조기 집행하려는 국정 기조로 볼 때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리더십과 정체성의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민주당도 힘없이 밀리면 지지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 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농식품위 4대강 예산 원안대로 통과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으로 난항을 겪던 국회 농림수산식품위가 14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심사, 의결해 예결특위에 넘겼다. 통과된 예산은 17조 6854억원으로 수리시설 개보수 예산이 870억원 증액되는 등 정부 예산안보다 5236억원 순증됐다. 특히 농식품위는 4대강 주변에 있는 96개 저수지의 둑 높임 사업 예산 4066억원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다만 이 가운데 700억원은 4대강 사업과 관계없이 가뭄 대비가 시급한 저수지 개선 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항목을 조정했다. 4대강 예산의 전액 삭감을 주장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예산소위와 전체회의에서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을 저지할 의지가 있느냐는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됐다. 민주당은 각 부처에 흩어진 4대강 예산을 연계해 심사하기로 했고, 농식품부의 저수지 사업을 정부가 숨겨놓은 4대강 예산의 핵심으로 꼽았다. 민주당 우제창 대변인은 “농식품위 소속 의원들이 지도부의 지휘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농식품위의 민주당 간사인 김우남 의원은 “항목이 조정된 700억원은 사실상 삭감한 것”이라면서 “삭감 없이 날치기 통과한 국토해양위에 비하면 선전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인 이낙연 위원장은 “당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상임위에서 합의된 것”이라면서 “4대강 대치 국면에서 숨통을 텄다.”고 밝혔다. 4대강 예산을 놓고 당 지도부와 의원, 당 소속 상임위원장 간 자중지란이 일어날 가능성마저 있다.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 역시 망국적 국책사업의 가담자가 됐음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 계수조정소위’ 밖으론 기세다툼 안으론 자리다툼

    여야가 예산안 계수조정소위 가동을 앞두고 2색(二色) 신경전에 휘말렸다. 여당과 야당은 소위 가동 자체를 4대강 예산 대치의 분수령으로 삼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고, 각당 내부에서는 지역 예산 챙기기에 유리한 소위에 들어가기 위한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내에 구성되는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조정소위’(계수조정소위)는 분과위원회별로 예비 심사를 마친 세입세출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나라당은 ‘성탄절 이전’ 예산안 처리를 목표로 오는 17일부터 소위를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며 여의치 않으면 소위에 불참할 태세다.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가 14일 임시국회 일정과 노동관계법 처리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 여당의 강행처리와 야당의 실력저지로 ‘몸싸움 국회’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여야는 소위에 참여할 ‘대표 선수’를 뽑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위는 예결특위 소속 의원 13명으로 구성된다. 한나라당 7명, 민주당 4명, 비교섭단체 2명이다. 민주당은 ‘공격수’를, 한나라당은 ‘소방수’를 집중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모닝 브리핑] 국방부 아프간 파병동의안 국회 제출

    국방부는 11일 아프가니스탄 파병동의안과 관련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동의안에 따르면 내년 7월1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아프간 파르완주에 주둔하며 지방재건팀(PRT)의 경호·경비를 담당할 파병 병력은 350명 이내에서 운영된다. 이를 위해 내년 한해에만 경상비 200억원, 방위력개선비 240억원 등 4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나라 교과위원 전원 사퇴

    대표적인 ‘불량 상임위’로 꼽혀온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11일 위원직을 사퇴했다. 교과위를 정상 운영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이종걸 교과위원장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커 보인다.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12명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과위원직 사퇴서를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 등은 “18대 국회가 개원한 뒤 지금까지 교과위에 발의된 364건의 법안 가운데 36건만 처리해 법안 처리율이 9.9%에 그쳤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예산부수법안을 포함해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면서 “야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국정감사가 5일간이나 파행으로 얼룩졌고, 내년도 소관 예산안도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고도 아직 의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독선적 교과위 운영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안 원내대표에게 사퇴서를 내면서 상임위 재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법상 모든 의원은 적어도 한 개 이상 상임위원회에 소속된다. 한나라당 교과위원의 전원 사퇴는 전날 안 원내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상임위 활동에 비협조적인 야당을 압박하면서 ‘불량’으로 낙인 찍힌 불명예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불량 상임위의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도 했다. 교과위 소속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면 모를까,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11년만에 처음으로 교육 예산이 1조 4000억원이나 줄어든 상황에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은 대학생의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도 관련 예산이라도 증액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사 정원 수를 최소한으로 늘리자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무조건 정부안대로 하자고 주장하면서 교과위의 갈등이 시작됐다.”고 맞불을 놓았다. 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대입자율화·고교개편 궤도…여권갈등 여전

    대입자율화·고교개편 궤도…여권갈등 여전

    2008년 1월30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영어 공교육 개선방안과 대학 자율화 등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한동안 인구에 회자된 “아륀지” 발언이 화제가 된 것도 이때였다. 당시 여론은 영어몰입교육을 비판하는 쪽이었지만 이 공청회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가 형태를 갖추는 계기가 됐다. 인수위 정책 가운데 교육정책은 직전 참여정부와의 시각 차이를 가장 크게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그만큼 고강도 정책이 수립됐다. 참여정부의 대입 3불정책은 대입 자율화 정책으로 기조가 180도 바뀌면서 아예 대입 전형업무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 이관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교과부 정책은 대부분 인수위 안대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대입 자율화 관련 정책이 중점 추진됐고, 10일 고교 입시 및 체제 개편안이 확정돼 고교 개편안도 큰 틀에서 인수위안에 수렴되고 있다. 11일 한나라당의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이 이종걸(민주) 위원장에게 반발해 위원직을 물러날 만큼 야당이 예산안 처리에 반대해 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육 정책을 둘러싼 비판과 변경 요구가 여당 쪽에서 나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초등학교 조기취학 카드를 꺼냈고,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교과부의 수능 선택과목수 제한안을 반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외고 입시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교육에 관한 한 교과부와 각종 위원회, 국회 등에 ‘사공’이 많은 셈이다. 이런 혼란상이 여권의 시각차라기보다는 추진 속도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교육 경감이라는 목표를 공유하지만, 여권은 사교육과 양육 등의 비용을 줄일 방안을 찾아 성과를 내려고 하는데 비해 교과부는 일선 학교 입장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정책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사교육 경감을 목표로 시작된 영어 공교육 방안에 대해서는 교과부와 여권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교과부는 내년에 영어회화 전문강사 5000명과 정부 초청 해외 영어봉사 장학생 553명을 일선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2013년까지 영어 전용교사 2만 3000여명을 충원하겠다는 인수위안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교과부나 여권 모두 사교육 경감 성과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사교육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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